21세기엔 동서양 美-건강미 아우른 '토탈 미인' 각광

  • 입력 1999년 12월 31일 19시 36분


고소영의 눈, 명세빈의 코, 이소라의 다리, 김희선의 얼굴형, 김혜수의 가슴….

1999년말 우리나라 여성들이 갖고 싶어했던 얼굴과 몸매는 이와 같았다. 실리콘과 보톡스 식염수주머니 등 이물질을 몸에 집어 넣어서라도. 21세기, 한없이 예뻐지고 싶어했던 인간의 욕구는 어떻게 변할까.

성형외과 전문의들은 “여성의 아름다움에 대해 글로벌 스탠더드화가 이루어질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인종 특성에 따라 달리 적용됐던 아름다움의 기준은 정보통신의 발달과 함께 사라질 것이라는 전망. 서양과 동양의 미가 교묘하게 어울린 탈 인종적 미인이 탄생하는 동시에 이 속에서 개성을 찾으려는 노력이 나타날 것이라는 예측이다.

김희선 고소영처럼 매스미디어가 ‘강요’한 서구적인 아름다움이 사라지는 대신 변정수 배두나처럼 개성 있는 얼굴에 건강미가 첨가된 ‘토탈 뷰티’가 새 천년 초반을 장식하리라는 것.

한 발 더 나아가 못생긴 얼굴로 태어나는 것을 미연에 방지하는 기술도 선보일 전망. 턱뼈 머리뼈 등 곳곳에 자리 잡고 있는 ‘성장점’을 자극해 얼굴 윤곽이 멋있게 자라도록 하는 일도 가능해진다.

성형외과 의사들은 2000년대초 완성 예정인 게놈프로젝트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코 성형수술을 할 때 고어텍스를 주물러 명세빈의 코 모양을 만드는 대신, 명세빈의 유전자정보를 가져다 코만 따로 배양시켜 이를 고객에게 이식하면 그만이기 때문이다.

SF영화 ‘스타워즈’에서 칼 싸움을 하다가 손목이 잘린 루크는 인공적으로 합성한 손을 이식해 즉석에서 정상이 됐다. 유전정보만 확보되고 배양기술이 발달한다면 머지 않은 장래에 이것도 공상과학이 아닌 실제상황이 될 수있다. 즉 의족 의수를 하거나 휠체어를 타고 다니는 사람은 이번 세기 안에 사라지리라는 전망.

그렇다면 ‘개성미와 건강미의 조화’의 유행이 지나간 다음에는?

단연 ‘인체의 패션화’다. 피부의 색깔과 무늬 골격의 모양을 자유자재로 바꿀 수 있는 ‘인체 미용실’이 서울 강남구 청담동 거리에 등장, “지난 번엔 마늘모양의 살짝 들린 코로 했는데 키스할 때 좀 불편하더라구요. 이번에는 조금 납짝한 명세빈코로 해주시고 입줄은 좀 더 도톰하게 만들어 주세요”같은 소리가 여기저기서 나올지도 모른다.

(도움말〓서울중앙병원 성형외과 박상훈교수·02―2224―3607, 세란성형외과 정일화원장·02―3444―7300, 김준호성형외과원장·02―518―7001)

〈나성엽기자〉newsd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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