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9한복의상전]벽화-탱화등 보고 '우리 옛옷' 재현

  • 입력 1999년 9월 26일 18시 58분


고구려 사람들은 어떤 한복을 입었을까. 통일신라, 고려시대를 거치면서 우리 옷은 어떤 변화를 거쳤을까.

단기 4332년 개천절을 앞두고 한복의 원류를 찾아 자료 속의 한복을 재현한 ‘99 한복의상전’이 28일∼10월3일 서울 종로구 세종로 동아일보사 광화문사옥 1층 일민미술관에서 열린다.

주제는 ‘우리 옷의 기원을 찾아서’. 학계와 업계의 한복전문가49명이 참가, 한국복식의 원형을 재현한 42개 작품이 전시된다. 한복문화학회주최, 동아일보사후원. 문의02―721―7772

▼삼국시대~고려까지▼

한복문화학회 조효순 회장은 “삼국시대부터 통일신라와 발해, 그리고 고려시대까지 고구려 고분벽화나 통일신라의 토용, 고려의 불화 탱화 등의 자료를 고증해 우리의 옛옷을 재현했다”며 한복학계에서 이같은 전시회는 처음이라고 말했다.

“조선시대의 옷을 출토유물을 통해 자주 재현됐으나 통일신라와 고려전기의 옷은 가시적 자료가 없어 재현에 어려움이 많았다”는 것이 동의대 문광희교수의 말. 작가의 창의력이 보태지기는 했으나 여러차례 심사와 고증을 거쳐 재현에 주력했다는 설명이다.

고구려시대의옷은 쌍영총 고분벽화속의 귀부인복을 보고 국민대강사인 조선희씨가 재현했다. 치마의 길이가 길고 폭이 넓으며 잔주름이 잡혀있다.

백제시대의 옷은 문교수와 동의대 대학원생 류정순씨가 일본 타카마츠즈카 고분벽화에 나온 옷을 보고 만들었다. 백제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

▼백제 색동 사용 눈길▼

겉저고리의 길이가 엉덩이를 덮을 정도이고 이미 이 시대에 치마에 색동을 사용했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통일신라에 이르면 여성복은 무척 사치스러워져 흥덕왕때 복식금제(服飾禁制)가 생겼을 정도. 명지대생 이지영씨는 이 자료를 근거로 통일신라시대 서민 여자목식을 재현했는데 직물과 문양색상이 무척 화려하다.

KBS 의상고증자문위원인 건국대 이상은교수는 고려시대 귀부인을재현했다. 겉저고리의 길이가 고대보다 짧아지고 고대부터 고려중엽까지 있었던 허리띠가 없어졌으며 매듭 단추나 실용성 고름이 생겨난것을 볼 수 있다.

지난해 봄 제1회 ‘한복의상전’을 열어 한복의 패션상품화 가능성을 모색한 한복문화학회는 8000만원의 예산을 들여 지난해 가을부터 고려시대 이전의 한복고증과 복원에 매달렸다. 전시장에는 고증자료를 함께 설치, 어린이 청소년들에게 산 교육이 되도록 했다.

▼한복 변천사 한눈에▼

조회장은 “전통한복의 원형을 정확히 복원함으로써 한복을 21세기 세계속의 문화상품으로 만들기 위한 기초자료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진경기자〉kjk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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