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가품목 「IMF내수시장」주도…할인점 98% 신장

  • 입력 1999년 1월 24일 20시 10분


국제통화기금(IMF) 체제이후 소비부문에서 가장 두드러진 현상은 단연 저가(低價)품목의 선호경향.

이 여파로 백화점같은 고가의 ‘대체(代替)시장’이 죽을 쑤는 등 시장판도가 1년사이 크게 바뀌었다.

전국경제인연합회 부설 자유기업센터는 전국의 재래시장과 할인점 백화점 등 1백개 시장 및 품목을 선정해 97년 1월∼98년 6월까지 시장주도 사업자의 점유율과 매출규모를 분석한 결과 이같은 양상이 나타났다고 24일 밝혔다.

▽저가품목 득세〓97년 하반기부터 시작된 경제위기로 시장이 급격히 위축되었으나 소비패턴의 변화로 라면과 할인점 등 저가시장이 급부상했다.

라면시장은 98년 초 봉지면의 매출증가율이 40%에 달하는 등 전체 시장이 IMF체제 들어 34% 커졌다. 할인점 98%, 경차 81%, 통신판매 37%, 소주시장은 8%가 신장했다.

반면 백화점시장은 25%의 매출감소를 기록했으며 항공서비스 시장이 20%, 광고시장 26%, 맥주시장은 19%가 감소했다. 가전시장도 품목에 따라 25∼50% 줄었다.

▽시장 대체 활발〓새로운 저가시장이 형성되면서 기존 시장이 급격히 축소되는 대체현상이 두드러졌다. 통신분야에서 무선호출시장이 퇴조, 이동전화시장으로 대체된 것이 대표적 사례. IMF체제이후 수십만원대 무선전화기의 값이 급락한 것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유통부문에서는 백화점이 할인점 위주로, 자동차부문에서는 중형차가 경차 및 1t트럭시장 위주로 재편됐다.

주류시장도 맥주 위스키시장 우위에서 소주의 약진형태로, 건전지는 한번쓰고 버리는 1차전지에서 충전이 가능한 2차전지 중심으로 변모하고 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외국기업의 급속한 시장잠식〓외자유치로 경영권이 외국에 넘어간 기업이 늘면서 기존 경쟁관계도 복잡한 양상을 띨 전망. 월마트와 까르푸 등 외국의 대형유통업체가 국내 점포를 늘리면서 유통시장에서 차지하는 외국자본의 역할이 갈수록 커질 것으로 유통업계는 분석.

종자시장에서는 국내 점유율 1위업체인 흥농종묘가 다국적기업인 세미니스에 매각되고 제지시장에서도 외국기업의 자본참여가 두드러져 국내업체와 외국기업간 경쟁양상도 격화하는 양상.

〈박래정기자〉eco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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