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후 7개월되면 문장구조 식별”…美 실험결과

  • 입력 1999년 1월 4일 19시 10분


유아는 후천적인 훈련에 의해 말을 배우는 것이 아니라 자궁속에서부터 언어를 배우고 분석하는 능력을 갖고 태어난다는 새로운 학설이 미국심리학자에 의해 제기됐다.

미국 뉴욕대 심리학과 개리 마커스 박사는 과학전문지 ‘사이언스’ 신년호에 발표한 연구보고서에서 유아는 생후 7개월만 돼도 문장이 어떻게 짜여지는지를 배울 수 있는 능력을 지니고 있다는 새로운 사실이 시험에 의해 밝혀졌다고 말했다.

마커스 박사는 또 유아는 부모가 가르치지 않아도 주위를 열심히 둘러보면서 이를 표현하는 방법을 배우려 노력한다고 밝히고 이번 연구결과는 언어장애아의 조기진단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마커스 박사는 생후 7개월된 유아 48명을 대상으로 문장구조 식별능력을 시험했다. 그는 아무 의미가 없는 발음을 가지고 여러가지 구조의 문장을 만들어 유아의 사고과정을 테스트했다. 예를 들어 ‘리(A) 티(B) 리(A)’와 ‘워 피 워’ 같은 3마디의 발음으로 ‘ABA’ 문장구조를 만들었다.

마커스 박사는 유아에게 말이 나올 때 마다 반짝반짝 불빛이 점멸하도록 해 처음에는 ABA문장을 2분동안 들려주고 다음 2분동안은 발음의 배열 순서를 ‘리 티 티’ 또는 ‘워 피 피’ 로 바꾼 ABB구조의 문장과 ABA구조의 문장을 섞어 들려준 뒤 반응을 살폈다.

결과 46명이 먼저 들은 ABA구조의 문장보다 나중 들은 ABB구조에서 점멸하는 불빛을 약 9초동안 더 오래 쳐다보았다. 이는 생후 7개월된 유아도 언어처럼 들리는 소리에서 간단한 법칙을 추상적으로 생각해낼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마커스박사는 분석했다.

그는 “실험 결과는 스스로 자극의 모양을 인식하고 누가 가르쳐주지 않아도 ‘법칙’을 만들어 머리속에 넣는 능력을 가지고 태어난다는 것을 시사하는 것”이라과 설명했다.

이에 대해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의 심리학자 스티븐 핑커 박사는 상징적 모양이나 구조의 법칙을 인식하는 것이 인간 뇌의 기본 메커니즘임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평했다.

〈뉴욕UPI연합〉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