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페라「성웅 이순신」,내달 순회공연 앞두고 연습 한창

  • 입력 1998년 8월 24일 09시 48분


“대단한 작품입니다. 연습이 진행될수록 곡에 빠져들게 돼요. 우리의 정감을 살리면서도 화성(和聲)의 깊이가 무궁무진합니다.”

18일 충남 공주 성곡오페라단 연습실. 창작오페라 ‘성웅 이순신’지휘를 맡은 지휘자 곽승(부산시립교향악단 상임지휘자)은 이탈리아인 작곡가 이우콜라노가 쓴 곡을 거듭 칭찬했다.

9월19일 충남 아산 현충사 야외공연을 시작으로 7개 도시 순회공연에 들어가는 ‘성웅 이순신’. 9월초 총연습 돌입을 목표로 출연자들이 독창과 앙상블연습에 구슬땀을 쏟고 있다. 충무공 부인역 소프라노 박정원, 원균역 테너 강무림 등 주요 배역이 속속 합류하면서 연습은 부쩍 활기를 띠어간다.

“임금께서도 당신의 충절을 아시리… 모함이 처음은 아니오니 걱정마시고 백성을 위해 진력하소서.”

5음계의 선율을 이용한 방씨부인의 아리아는 우리 처마의 우아한 곡선처럼 그윽한 자취를 그리며 간절한 기원으로 끝을 맺었다.

우리 민족의 영웅을 그린 첫 오페라인 ‘성웅 이순신’은 화려한 배역진으로 더욱 눈길을 끈다. 이순신역에 고성현, 부인 방씨역에 박정원 박미혜, 선조역에 김인수 김요한, 원균역에 강무림 김상곤씨 등 가장 활발하게 활동중인 국내 스타급 성악가가 대거 포진했다.

곽승의 정밀하면서 박력있는 지휘도 기대를 모으는 부분. 그는 96년까지 13년간 미국의 소도시 관현악단인 오스틴 교향악단을 맡아 준 정상급 악단으로 격상시켰다.

일반적 배역 선정과 달리 이순신역을 저역가수인 바리톤이, 원균역을 높은 음역의 테너가 맡고 있는 점도 관심거리. 작곡자인 이우콜라노는 “한국적 영웅은 정신적 깊이가 뒷받침된 선비”라며 “충무공의 깊이를 묘사하는데 바리톤이 더 어울린다고 여긴데다 고성현 등 우수한 바리톤이 한국에 많다는 점도 고려했다”고 덧붙였다.

이탈리아 국립음악원 교수인 이우콜라노는 ‘성웅 이순신’작곡을 위해 97년 대전 연정국악원에서 한국음계와 악기 장단 등을 익히는 열성을 보였다. 우리 정서를 가능한 한 깊이 작품에 반영하기 위해 지금은 대전에서 생활하며 관현악 편곡(오케스트레이션) 마무리에 열중하고 있다.

공연준비를 총지휘하는 백기현 성곡오페라단 단장은 “관계자들의 헌신적 열성으로 성공적인 공연을 예상하고 있지만 비용문제가 완결되지 못해 걱정”이라며 “여러 지방자치단체와 충무공을 추앙하며 음악을 사랑하는 뜻있는 분들의 도움을 바란다”고 말했다. 042―526―1016∼7(성곡오페라단)

〈유윤종기자〉gustav@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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