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세기말]「천년왕국」과 관련저서

  • 입력 1997년 10월 6일 20시 24분


밀레니엄(천년왕국). 기독교에서 예수가 재림하여 지상에 자신의 왕국을 건설하고 통치하는 1천년의 기간을 말하는 이 개념은 유태교의 종말론에서 유래했다. 기독교도들이 세상에서 승리할 날이 가까웠음을 의미하는 이말은 곧 사탄의 패배와 최후의 심판으로 상징되는 엄혹한 처벌의 순간을 암시했다. 그래서 천년전 현실세계의 인간들에게 불안과 공포를 야기하기도 했으나 그건 한낱 기우였다. 9백년대말 이래 1천년이 새로 흘렀다. 미국의 라이프지는 이기간에 독일 구텐베르크의 금속활자발명을 제1의 사건으로 꼽았다. 콜럼버스의 신대륙발견 산업혁명 세계대전 등을 겪으며 달려온 역사는 정보혁명 생명복제시대를 통과하며 또다른 1천년의 세월을 눈앞에 두고 있다. 새로운 밀레니엄에 대한 세계의 인식은 과연 어떠한가. 최근 발간되는 밀레니엄관련 서적들은 이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담고 있다. 프랑스 역사학자 조르주 뒤비는 「서기 1000년과 서기2000년」(양영란옮김·동문선)에서 1천년전과 오늘의 세기말을 비교분석한다. 뒤비는 1천년전의 사람들이 종말론에 절망한 나머지 집단공포를 겪었으며 재산을 팽개치고 공포로 사망하기도 했다고 적었다. 뒤비는 요즘에도 소외 실업 에이즈 등으로 인해 사람들이 공포를 겪고 있다고 본다. 영국 역사학자 펠리프 페르난데스 아메스토의 「밀레니엄」(허종열옮김·한국경제신문)은 지난 1천년간의 문명의 흐름을 조망해본다. 그는 인류 역사의 주도권이 태평양주변국가에서 대서양주변국가로 그리고 다시 태평양주변국가로 옮아가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경영컨설턴트 하워드 민킨의 「미래예측―밀레니엄 리포트」(구본형옮김·해냄)은 30년간의 현장분석경험을 토대로 전망있는 미래사업을 추측하고 있다. 그는 민족의 개념이 점차 사라지고 세계화가 가속화되며 과학기술의 발달로 인한 경영환경의 변화를 예측한다. 그는 TIP(Trend Implication Prediction·경향 함축 예상)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또다른 경영컨설턴트 윌리엄 카노크는 「21세기 쇼크」(황태호 최기철 옮김·경향신문)에서 생태계 파괴 정보화 개인화 등의 다양한 신세기 모습을 예측하고 있다. 이밖에 금세기 사상의 흐름을 조망한 장 마리 도므나크의 「세기말의 사상」(김성택옮김·솔), 금세기 예술양식을 탐구하는 빌리 하스의 「세기말과 세기초, 벨 에포크」(김두규옮김·까치) 등의 책이 나와 있다. 〈이원홍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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