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부 60% 『반찬 준비 부담스럽다』

  • 입력 1997년 6월 24일 19시 52분


주부 가운데 60% 이상이 우리 음식에서 반찬 수가 많은 데다 조리과정이 복잡하고 조리하는데 시간마저 많이 걸려 부담을 느끼고 있다. 이같은 사실은 한국여성단체협의회 주최의 「식생활 개선 간담회」(30일 오후, 女協 강당)를 앞두고 한국갤럽연구소 나선미 부장이 지난 5월16일부터 10일간 서울에 사는 주부 8백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밝혀졌다. 우선 식생활 패턴이 급격하게 변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매일 아침 혹은 저녁 식사를 가족이 함께 먹는 경우는 3가구중에 1가구에 불과했으며 20%는 아침을 가족과 함께 먹는 일이 거의 없었다. 외식이 일상화된 것도 눈에 띄었다. 절반 이상의 가정에서 월 1∼2회 이상 가족이 함께 외식을 하고 있었으며 특히 20∼30대 젊은 주부층에서는 70%이상이 월 1∼2회 외식을 한다고 답변했다. 꼭 밥을 먹어야 식사가 된다는 의식이 아직 상당히 남아있어 「식사는 밥이거나 밥이 아닌 것이라도 상관없다」는 답변은 37.1%에 불과했다. 이같은 생각에 관한 한 주부들 사이에 세대차는 없었다고 갤럽의 나 부장은 밝혔다. 또 주부들은 하루 평균 6시간 가사노동을 하고 있었는데 그 가운데 음식물 준비를 하고 먹은 음식을 치우는데 3시간20분 가량을 소비하고 있었다. 빨래 청소는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을 수 있으나 음식준비는 대부분이 주부의 몫이라는 점도 고려대상이 되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응답자의 63%가 식생활과 관련된 가사노동이 부담스럽다고 답했는데 연령이 낮을수록 그 정도가 심했다. 가족외식의 3분의 1은 식사부담을 피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됐는데 이같은 이유는 연령층이 낮아질수록 많았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가공식품도 괜찮다」는 의식이 상당히 침투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절반이 손질을 한 채소나 즉석식품을 구입한 적이 있었으며, 4명중 1명은 만들어 파는 반찬을 산 경험이 있다고 답변했다. 구체적으로 김치를 사먹는다는 5.3%에 불과했으나 취업주부들 사이에서는 10%에 이르렀다. 간장 된장 고추장 경우에는 완제품을 산다가 26.4%였다. 특히 20∼30대의 젊은 주부들 사이에서는 만드는 방법을 몰라 사먹다는 답변도 많았다고 한다. 만들어 파는 반찬 김치 장류 등에 대해 60% 이상이 「필요에 따라 구입할 수도 있다」는 반응을 보인 반면 「가능한 한 구입하지 않겠다」는 소신은 장류 17.6% 김치 32.1% 만들어 파는 김치 36.3% 등에 불과했다. 특히 20대층에서 「사먹는 것이 오히려 낫다」는 생각이 김치에서 9.8%, 장류에서 25.6%로 반찬상품 가속화는 피할 수 없는 추세로 보였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