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육시설 서비스 다양…「24시간제」도입,영아도 맡아

  • 입력 1997년 3월 31일 09시 50분


[고진하 기자] 어린이 보육시설이 제공하는 서비스가 눈에 띄게 다양해지고 전문화하고 있다. 먼저 눈에 띄는 것은 시설이 △만2세미만 영아 보육 △장애아 보육 △방과후 보육 △24시간 보육 △시간제 보육 등으로 다양해진 점이다. 서울 성동구 왕십리1동 홍익어린이집. 고개도 제대로 못가누는 지민이부터 보행기를 끌고다니는 진선이까지 1세 미만 어린이 12명이 보살핌을 받고 있다.이곳의 영아는 모두 57명. 홍익어린이집은 지난해 서울시의 지원으로 1세 미만아반의 시설을 완전히 개조했다. 온도가 자동조절되는 바닥난방재 냉온수샤워기 아기욕조 공기청정기 침대 우유병소독기 등 젖먹이들에게 필요한 설비를 새로 갖춘 것. 저항력이 약해 병균에 쉽게 감염되는 특성을 감안, 방에는 아기 엄마의 출입도 금지한다. 또 경험이 풍부한 기혼교사가 어린이 3명당 1명꼴로 배치돼 있다. 아기의 연약한 엉덩이살이 짓무를까봐 기저귀도 천으로 된 것만 사용한다. 두달전부터 9개월된 아들을 맡기고 있는 취업 주부 尹守京(윤수경·27·강서구 화곡동)씨는 『시어머니가 편찮으셔서 이곳에 아기를 맡기고 있다』며 『시설도 괜찮고 정성껏 돌봐줘 안심』이라고 말했다. 기존의 서울시내 어린이집은 만3세이상 유아에 맞춰 지어져 영아는 기피해왔다. 이때문에 젖먹이를 둔 맞벌이 부모들의 어려움이 컸다. 서울시가 지난해 40개 어린이집에 대해 영아보육에 맞게 시설을 개보수할 수 있도록 6천만원씩을 지원한 것은 이런 수요를 감안해서였다. 서울 송파구 마천동 인성 장애아어린이집. 어린이와 교사가 손을 잡고 원을 그리며 돌아간다. 노래를 제대로 따라 하는 아이는 드물지만 표정은 마냥 즐겁다. 이곳에서는 자폐아 뇌성마비아 등 장애어린이 25명이 보육과 치료를 받고 있다. 유리창 너머로 아이가 노는 모습을 지켜보던 한 주부는 『집에 데리고 있자니 교육이 걱정되고 사설 시설에 보내자니 비용이 엄청나 엄두를 못냈다』며 『정부가 지원하는 장애아 보육시설이 많으면 얼마나 좋겠느냐』고 말했다. 강동구 천호4동 곡교어린이집과 서초구 반포4동 성모어린이집은 보기 드물게 정상아 장애아 통합보육을 실시하고 있다. 근무형태의 다양화로 인해 야간보육을 필요로 하는 부모들을 위해 24시간 문을 여는 어린이집도 생겨나고 있다. 마포구 신공덕동 사랑의 전화 어린이집에는 25명의 어린이들이 밤에도 남아있다. 야간보육 대기자가 20∼30명이나 된다. 14명의 야간보육 어린이가 있는 영등포구 신길6동 꿈나무어린이집 관계자는 『엄마가 호텔 병원에 근무하거나 부부가 같이 가게를 운영하는 경우가 많고 편부 편모 자녀는 주말이 돼야 집에 돌아가기도 한다』고 말했다. 각 지역 사회복지관 등에서는 초등학교 저학년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학교가 끝난 뒤 학습 놀이 취미활동을 지도하는 방과후보육을 실시하고 있다. 서울시는 올해 학교 교회 등 1백16곳에 이같은 시설을 확대 설치할 계획이다. 또 종로구의 5개 어린이집은 지난달부터 시간제 보육을 시범실시하고 있다. 연극 영화 전시회 취미강좌 등 문화생활이나 그밖의 볼일로 토막 시간이 필요한 엄마들을 위해 3∼6시간 어린이를 돌봐주는 방식이다. 서울시 가정복지과 金愛良(김애량)과장은 『보육시설의 양적 확충과 함께 질적 향상을 위해 시설비와 인건비 등 지원을 확대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