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만대장경 「화려한 외출」…5월 서울서 전시회

  • 입력 1997년 3월 5일 08시 02분


[이광표기자] 팔만대장경이 해인사를 떠나 서울 나들이길에 오른다. 국보 제32호이자 유네스코 지정 세계문화유산인 팔만대장경이 해인사를 떠나는 것은 6백년만에 두번째. 지난 93년 서울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렸던 책의 해 기념 「한국의 책문화 특별전」 출품 이후 4년 만이다. 이번 나들이는 해인사와 호암미술관이 5월1일부터 28일까지 서울 호암갤러리에서 개최하는 「해인사와 대장경판 전시회」(가칭)를 위해서다. 이번 전시회는 팔만대장경 전산화를 추진중인 고려대장경연구소가 문화유산의 해를 맞아 대장경 전산화 작업을 국민들에게 널리 알리고 기금을 모으기 위한 취지로 마련됐다. 출품되는 경판(經板)은 팔만대장경의 첫번째 경(經)인 「대반야바라밀다경(大般若波羅蜜多經)」 권1의 첫 장과 대장도감(大藏都監·대장경 제작을 주관한 관청)의 분사(分司)에서 제작한 경판, 간행 연대가 기록된 경판중 맨 처음과 맨 나중에 만들어진 것 등 모두 네장. 대장경 외에 대장경의 탁본과 모형, 경판전(經板殿·팔만대장경이 보관된 건물·국보 제52호)의 대형 사진, 통도사 화엄사 소장의 석경판(石經板), 해인사와 동국대가 소장중인 패엽경(貝葉經) 등 각종 불교경전 등도 함께 전시한다. 팔만대장경판 제작 과정도 재현할 예정이다. 해인사측은 팔만대장경의 나들이를 알리고 무사 귀환을 기원하는 이운법회(移運法會)를 해인사와 서울 조계사 경내에서 성대하게 치를 계획도 세우고 있다. 그러나 팔만대장경의 안전을 고려, 조계사에서 전시장까지의 이운행사 실시 여부는 신중히 검토 중이다. 팔만대장경은 초조(初雕)대장경이 1232년 몽골군의 침입으로 불타자 불력(佛力)을 통해 몽골 침입을 격퇴하려는 염원으로 1237년 간행에 착수해 1251년에 완성한 것이다. 대장경은 강화도 선원사에 봉안돼 오다 조선초 1398년 해인사로 옮겨왔으며 현재의 보관 장소인 경판전은 1488년 만들어진 것이다. 대장경은 이후 단 한번도 경판전 밖으로 나오지 않다 93년 경판 석장이 처음으로 외출, 책문화 특별전에 참가하고 팔만대장경이 제작됐던 강화도를 찾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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