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생각 저생각]공동브랜드 「귀족」부도와 신발패션

  • 입력 1996년 12월 9일 20시 24분


최근 세계적으로 젊은이들의 패션이 신발을 중심으로 움직이고 있다고 한다. 특히 여자의 경우 종전에는 의복이나 핸드백 액세서리 등이 패션을 주도해왔으나 점차 차별화하기 쉬운 신발쪽으로 옮겨가고 있다는 분석이다. 필리핀의 모대통령부인이 수백켤레의 구두를 수집한 심리와 비슷한 것인지. 어쨌든 요즈음 샌들식 신발 또는 옛군화스타일의 뭉툭한 신발이 유행하는가 하면 구두를 신되 양말을 안신는 패션까지 선보이고 있다. 여자의 경우 한때 프랑스제 구두를 선호했지만 요사이는 이탈리아제 패라가모, 그중에서도 로힐의 팸파스 바라시리스가 베스트 셀러로 되어있다. 또 후에 제화계에 뛰어든 팡디, 프라다 등 브랜드도 인기절정이다. 그런가하면 남녀 공히 팬시한 캐주얼신발이 대유행이며 농구화 조깅화 등 스포츠화에 이르기까지 다채롭게 브랜드화가 선보이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유치원생 초등학생까지도 나이키 아식스 아디다스 등 브랜드를 찾는데 이러한 신발 한두개 못가지면 친구도 사귈 수 없을 정도란다. 이렇듯 세계의 브랜드신발업계 경기가 활황인데도 제화기술에 있어 최고의 정평을 받고있는 우리나라에서는 부산 등지의 신발산업이 사양화되어가고 있음을 볼때 안타깝기 그지없다. 이미 중병에 걸려 명맥만 유지하고 있는 섬유산업의 경우도 세계의류패션계를 주름잡는 프랑스 이탈리아패션에 홍콩의 브랜드가 도전하여 선풍을 일으키고 있는 현실에서 배울 교훈이 있을 것이다. 신발의 경우 좀더 과감하게 연구개발(R&D)에 투자하여 우리 고유의 디자인과 패션을 개발, 독자적인 마케팅 능력을 키우고 유효적절한 광고선전에 힘을 쏟는다면 우리 브랜드도 세계적으로 인정받지 못할 이유가 없을 것 같다. 패션은 소비를 창조하고 선도하는 것으로 우연한 착상과 기발한 아이디어에서 탄생한 일견 우스꽝스럽게 느껴지는 제품이 세계시장에서 공전의 대히트를 치는 예는 허다하다. 신발 공동브랜드 「귀족」의 부도소식에 접하여 착잡한 마음 금할길 없다. 홍 세 표<한미은행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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