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요표절 실태]『히트하면 그만』 베끼기 불감증

  • 입력 1996년 11월 12일 20시 10분


<최근 가수 김민종이 자신의 히트곡 「귀천도애」가 표절이라며 가수활동을 중단하겠다고 선언, 해마다 수차례 되풀이되는 표절소동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고 있다. 김민종에 따르면 활동중단선언은 일종의 「양심선언」. 그러나 가요계에서는 음반이 50만장 넘게 팔린 상황에선 선언이 무의미하며 표절가수로 낙인찍히기 전에 빨리 불을 끄려는 「작전」이라는 등 의혹의 시선을 보내는 이들이 적지 않다. 그만큼 가요계에서도 표절행위에 대한 불신이 팽배하고 있는 것이다. 가요계의 고질병처럼 되어 버린 표절의 실태와 방식, 대책을 알아본다. 「許 燁 기자」 ▼ 표절실태와 원인 ▼ 요즘도 표절의혹을 사고 있는 노래는 부지기수다. 표절의혹곡과 원곡을 전화로 들려주는 「PC통신속의 표절시비뉴스」(700―9956)는 정상급 가수 S, K와 일부 그룹의 히트곡을 비롯해 영화주제가 등 30곡을 비교해서 정보를 제공한다. 또 하이텔에 있는 「Go Mania 22」의 게시판에는 「표절의혹」에 대한 고발문이 빼곡하다. 여기에 알려지지 않은 신인들의 노래까지 합하면 표절시비를 살만한 노래는 1백여곡 이상일 것이라고 가요관계자들은 진단하고 있다. 표절은 특히 90년대 들어 수십만장 판매가 예사인 가요시장의 급성장과 전자음악의 대중화에 발맞춰 극성기를 맞았다. 히트할 만한 멜로디나 매력적인 연주음 등이 수록된 샘플링을 통해 간단한 설비만으로 노래를 만들 수 있게 됐고 시장규모가 1백만장 시대로 커지면서 히트곡의 수익금은 수억원대에 이르게 됐다. 가요계의 표절은 관계자들의 양심문제와 아울러 구조적 결함에서도 비롯된다. 영세성과 전근대적인 관리구조를 완전히 벗어나지 못한 가요계에서 몇손가락으로 꼽을 수 있는 「히트 메이커」에 주문이 몰리다 보면 표절곡이 나온다는 것이다. 특히 20대 안팎의 짧은 연륜을 가진 인기작곡가들이 재충전의 기회없이 히트에 대한 압박감에 시달리다가 표절을 감행할 우려가 있는 것이다. 이와 함께 음반의 홍보수단이 매스컴에 한정되어 몇몇 노래가 집중적으로 방송되는 구조도 표절을 재촉한다. 한해 2천곡 이상 쏟아져 나오는 현실에서 방송홍보의 呪냄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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