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향기]도시계획에도 차별과 편견이 묻어 있다
1940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조선소가 우후죽순 들어서자 곳곳에서 근로자들이 몰렸다. 5년 새 인구가 5배 가까이 폭증하자 연방정부는 흑인과 백인 공영주택을 갈라놓는 주거 정책을 내놓았다. 흑인 공영주택은 일터에서 차량으로 1시간 넘게 떨어진 외곽에, 백인 공영주택은 도심 깊숙한 곳에…
- 2022-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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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0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조선소가 우후죽순 들어서자 곳곳에서 근로자들이 몰렸다. 5년 새 인구가 5배 가까이 폭증하자 연방정부는 흑인과 백인 공영주택을 갈라놓는 주거 정책을 내놓았다. 흑인 공영주택은 일터에서 차량으로 1시간 넘게 떨어진 외곽에, 백인 공영주택은 도심 깊숙한 곳에…
장베델 보카사는 역사상 악명 높은 독재자 가운데 한 명이다. 군사 쿠데타로 집권한 그는 국명을 중앙아프리카공화국에서 중앙아프리카제국으로 바꾸고, 스스로를 황제 보카사 1세라 칭했다. 1977년 대관식에는 정부 예산의 4분의 1에 해당하는 2200만 달러(현 환율로 약 263억 원)가 …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긴장이 임계점을 향하고 있다. 지난해 아프가니스탄에서의 미군 철수를 지켜본 세계는 불안하다. 유일 초강대국의 입지를 잃어가는 미국은 자유세계의 방패를 계속 자처할 수 있을까. 저자는 1998년 미군 소령 복무 시절 내놓은 책 ‘직무유기: 존슨, 맥나마라, 합동참모본…
집 샀다는 사람들은 흔히 ‘영끌했다’고 말한다. 영혼까지 끌어모으듯 최대한으로 대출을 받았다는 뜻이다. ‘내가 산 게 아니라 은행이 샀다’는 우스갯소리도 있다. ‘2030 영끌족’이 수도권 아파트를 대거 사들이기 시작했다는 한 온라인 기사를 보며 ‘서영동 이야기’ 마지막 장의 주인…
독일 앙겔라 메르켈 총리(67)는 퇴임 직전까지도 폭넓은 지지를 받는 드문 정치인이다. 평범하고 친숙한 이미지로 ‘무티(Mutti·엄마)’로 불리는 그에 대한 독일 국민의 지지율은 75%에 이른다. 책은 독일을 넘어 세계에서 가장 신뢰할 수 있는 지도자로 꼽히는 메르켈의 리더십을 다…
“전통문화의 우수성만 되뇐다고 우리 문화의 정체성이 확립되는 건 아니다. 보통 사람들이 하루하루 살아가는 일상이 정말 ‘한국적’이라고 느낄 수 있을 때 문화 경쟁력이 생긴다.” 올 7월 국립중앙박물관의 ‘고 이건희 회장 기증 명품전’에 소개된 고인의 어록은 문화재 담당기자인 내게 깊은…
“동맹국 요원을 죽게 내버려 둘 수는 없었어요.” 첩보영화 ‘미션 임파서블: 로그네이션’(2015년)에서 영국 해외정보국(MI6)의 여성요원 일사가 자신의 상관에게 내뱉는 대사다. 사전에 부여된 임무가 아닌데도 목숨을 걸고 미국 정보요원 에단을 구출해낸 이유를 ‘동맹국’에서 찾은 것이…
최근 논란이 된 화천대유자산관리는 자본금 5000만 원으로 설립됐다. 이 소규모 회사가 92만 m² 부지에 5903채의 대단지 아파트를 짓는 경기 성남시 대장동 개발사업을 주도할 수 있었던 건 금융 덕분이었다. 화천대유는 3년간 약 6300억 원의 자금을 프로젝트 파이낸싱(PF)을 통…
올해 초 구글 본사에 노동조합이 생겼다. 노조 이름은 모기업 이름을 딴 ‘알파벳 노동조합’. 소수자 차별, 성차별, 사내 성폭력을 겪은 직원들이 1년간 노조 결성을 비밀리에 준비했다. 알파벳 노조는 “우리는 공정한 노동조건을 만들고 괴롭힘이나 편견, 차별, 보복이 없는 일터를 위해 노…
신고전주의 주류 경제학에서 인간의 욕망은 부의 증대를 가져오는 절대 이로운 가치다. 하지만 인간 욕망을 무한 긍정하면 모두가 충분한 부를 누릴 수 있을까. 저자는 지나치게 간단한 이 공식을 고집하는 주류 경제학자들이 되레 경제를 실패로 이끌고 있다고 지적한다. 그가 보기에 주류 경…
미국 5대호 주변 공업지대를 일컫는 러스트벨트(Rust Belt). 그 일대 인디애나주 게리라는 공업도시에서 제2차 세계대전 중인 1943년, 한 소년이 유대인 가정에서 태어났다. 그의 유년기는 미국 자본주의의 황금기로 불리기도 했지만 동시에 인종차별, 심각한 불평등, 노동쟁의가 만연…
저자의 이력은 21세기 세계 정보기술(IT) 발전과 함께했다. ‘반도체 메모리 용량이 매년 2배씩 증가할 것’이라는 ‘황의 법칙’을 2002년 발표한 뒤 이 법칙은 현재도 실현되고 있다. 이 통찰이 현실로 이어진 현장을 저자는 삼성전자 사장으로 이끌었다. 2014년 이후에는 KT 회장…
‘과거에 상식이었던 리더십에 대한 사고방식이 이제 더 이상 통용되지 않는다.’ 저자는 서문에 이렇게 썼다. 과거의 ‘상식’이 이제 ‘직장 내 괴롭힘’이 될 수 있을 정도로 리더십에 대한 시대의 요구가 달라졌음을 밝힌 것이다. ‘미움받을 용기’로 국내에서도 이름이 알려진 저자는 그의 …
아마존 창업자인 제프 베이조스와 전기차 테슬라 창업자 일론 머스크는 세계 최고 부자를 다투는 억만장자들이다. 그들이 2015년 설전을 벌였다. 베이조스가 로켓 발사에 성공한 머스크에게 “클럽에 들어온 걸 환영한다”며 우위를 표하자 머스크는 베이조스의 로켓이 지구 궤도를 아주 잠깐 벗어…
‘첫 번째 날’은 아마존 주요 건물부터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가 매년 주주들에게 보내는 편지에서도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문구다. 매일매일이 ‘언제나 첫 번째 날(Always Day One)’인 것처럼 일하라는 의미에서 베이조스가 아마존 창립 후 20여 년간 강조해 온 메시지다. 2017년…
‘스타트업’이라는 말에서 우리는 이미 열정, 창의력, 엄청난 잠재력 같은 걸 떠올린다. 테슬라, 에어비앤비, 우버처럼 업계의 기존 질서를 무너뜨리고 사회 혁신을 불러온 스타트업 기업들은 창업을 꿈꾸는 많은 이들에게 가슴 뛰는 모델이다. 대기업들도 스타트업처럼 작고 유연한 조직문화를 갖…
앨버트 허시먼(1915∼2012)은 보수(혹은 반동)의 수사학을 분석한 ‘보수는 어떻게 지배하는가’라는 책으로 국내에 잘 알려져 있다. 언뜻 정치학자나 사회학자처럼 보이지만, 분배기능이 경제발전의 동력일 수 있다는 ‘터널이론’이나 1960, 70년대 제3세계(저개발국)의 개발경제론으로…
올 7월 온라인으로 진행된 미국 하원 반(反)독점 청문회는 세간의 이목을 끌었다. 페이스북 구글 아마존 애플 등 이른바 ‘빅테크(Big Tech)’ 기업의 최고경영자(CEO)들이 참석했기 때문이다. ‘온라인 황제’들의 등장으로 청문회장 분위기는 뜨거웠다. 한 의원은 “우리 선조들은 왕…
스타트업에서 고군분투 중인 기획자, 개발자들의 구미를 당길 책 두 권이 나란히 출간됐다. 각각 세계 최고의 기업인 아마존, 애플을 상대로 승리를 거둔 기업을 다뤘다. 한 권은 가로세로 6cm의 조그마한 카드 리더기로 아마존을 이긴 ‘스퀘어’를, 다른 한 권은 ‘해적당’의 나라 스웨덴에…
도시의 난개발 문제를 지적할 때 성냥갑같이 빼곡히 지은 아파트가 늘 등장한다. 지난해 국토교통부 주거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내 인구 절반이 아파트에 살고 있지만 아파트는 여전히 ‘환경적이지 못한 것’으로 인식되곤 한다. 10년 넘게 이라크 베트남 인도 등 세계의 토목건설 현장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