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 얻는 '총리 교체설' ＂내각 면모일신 아들문제 매듭＂

이한동 국무총리 '착잡' - 연합

금명간 개각이 단행될 것으로 알려졌으나 이한동(李漢東) 국무총리의 경우엔 여전히 유임설과 교체설이 엇갈리고 있다. 그런 가운데 10일 구속기소된 김홍업(弘業)씨 비리사건이 이번 개각에 어떤 변수로 작용할지 주목된다.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으로선 홍업씨 비리 여파가 향후 국정운영의 걸림돌도 작용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서라도 이번 개각을 국정전념의 의지를 확인시키는 시험대로 삼아야 할 형편이기 때문이다.

총리 교체설이 계속 흘러나오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김 대통령으로선 아들 문제를 털어버리기 위해서라도 면모를 일신한 내각의 모습을 국민 앞에 내놓고 국민의 평가를 받을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물론 유임설도 만만치 않다. 유임설은 이 총리 만한 인물을 찾기 쉽지 않다는 대안부재론에 바탕하고 있다. 민주당 일각에선 8·8 재·보선 이후 상황을 보아가며 총리 경질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총리가 교체될 경우엔 '의외의 인물'이 발탁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후임 총리는 △국민에게 신선한 이미지로 어필할 수 있고 △국회 인준 과정을 감안해 정치권이 비토하기 어려운 인물이어야 하며 △임기 말 안정적인 국정마무리를 위해 실무능력도 겸비해야 한다는 점 때문이다.

이를 뒤집어 보면 이를 뒤집어 보면 '명망가 형의 친(親) DJ 인사'는 인선 대상에서 제외될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가 된다. 이미 청와대 실무선에선 이같은 기준을 토대로 김 대통령에게 상당한 숫자의 후보군에 대한 인사파일을 올렸다는 후문이다.

최근 청와대 주변에선 실무형 총리후보로 이종남(李種南) 감사원장이 거론되고 있다. 재계 쪽 인사로는 남덕우(南悳祐·전 총리) 산학협동재단 이사장, 박용성(朴容晟)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등의 이름도 나온다.

결국 어떤 선택을 할지는 김 대통령의 최종 결심에 달려 있다. 하지만 박지원(朴智元) 대통령비서실장 등 청와대 관계자들은 이 총리의 교체 여부에 대해 여전히 "결정된 바 없다"며 함구하고 있다.

<이철희 기자>klim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