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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1년 12월 2일 01시 2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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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 벨기에 러시아 튀니지와 시합을 갖게 된 데 대해 “상대적으로 수월할 것”이라며 안도하는 분위기.
위성방송 채널을 통해 조 추첨 행사를 생방송으로 보도한 NHK는 H조에 배정된 세 팀의 성적과 특징 등을 자세히 분석하면서 “영국 이탈리아 등 세계 강호들을 피했다”며 추첨 결과에 비교적 만족.
마이니치신문은 “비교적 추첨 운이 좋았다”고 평가했으며 요미우리신문도 “일본이 싸우게 될 세 팀 모두 중급이어서 일본은 충분히 찬스가 있다”고 16강 진출에 대한 기대감을 피력.
언론들은 첫 월드컵 진출이었던 1998년 프랑스대회 때 1차 리그에서 3전 전패했던 일을 떠올리면서 첫 경기인 벨기에전에서 반드시 이겨야 한다고 주문. 조 추첨 행사에 참석한 일본의 투르시에 감독은 “벨기에는 간단한 팀이 아니다”며 “첫 시합은 팀의 활력을 결정하는 만큼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가모 슈 전 일본 대표팀 감독은 “벨기에와 러시아에는 키 큰 선수가 많기 때문에 일본이 고공 플레이에 고전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으며 모리오카 류조 선수는 “세 팀 모두 일본이 잘 모르는 팀이라는 점이 부담”이라고 신중론을 제기했다. 일본은 99년 벨기에와의 시합에서 무승부를 기록했으며 튀니지에는 96년 1 대 0으로 이긴 바 있다.이날 신문들은 조 추첨 결과를 인터넷신문을 통해 신속히 전했지만 마사코 황태자비의 출산 소식을 생중계한 대부분의 방송에선 조 추첨 결과는 뒷전으로 밀렸다.
<도쿄〓이영이특파원>yes202@donga.com
▼중국▼
중국은 내년 6월 4일 월드컵 본선 첫 경기를 코스타리카와 갖게 되면서 상당히 흥분하는 분위기다. 사상 처음 월드컵 본선에 진출한 중국이 본선 진출 후 갖는 첫 경기에서 승리를 바라볼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중국 언론들은 부산에서 열린 월드컵 조 추첨을 신속하게 타전했다. 열광적인 ‘추미(蹴迷·축구팬)’로 조 추첨 과정을 위성 TV로 지켜본 취안스둥(權石東)씨는 “코스타리카와 첫 경기를 갖게 돼 다행”이라며, “중국팀이 현재 상승세를 타고 있어 해 볼 만하다”고 말했다.
중국팀이 코스타리카와 첫 경기를 갖게 되면서 중국 응원단이 대거 한국으로 몰릴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베이징에서 건축업을 하는 리더쉬(李德旭·39)씨는 “중국팀 응원을 위해 친구들과 함께 가기로 약속했다”며 “코스타리카와의 첫 경기는 응원만 뒷받침되면 중국팀으로서는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말했다.
여행사에서 홍보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후잉(胡潁·23)씨도 “첫 게임이 승산이 있어 중국의 ‘라라두이(拉拉隊·응원단)’들이 대거 한국을 찾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브라질은 중국으로서는 아직 넘보기 어려운 상대이고 터키는 서구의 축구 강호지만 한번 부딪쳐 볼 만하다는 게 중국 축구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베이징〓이종환특파원>ljhzip@donga.com
▼유럽▼
영국은 BBC방송이 TV와 라디오, 인터넷 등으로 조 추첨 행사를 생중계하고 이어 결과 분석을 위한 대담방송까지 진행하는 등 축구의 종주국다운 열기를 과시. 그러나 조 추첨 결과 우승 후보로 꼽히는 아르헨티나와 아프리카의 강호 나이지리아, 철벽수비의 대명사 스웨덴과 함께 F조에 속하자 일제히 ‘죽음의 조’에 떨어졌다고 우려.
영국 대표팀의 스벤 고란 에릭슨 감독은 모국인 스웨덴과 월드컵 첫 경기를 치르게 돼 눈길.
지난 대회 우승국인 프랑스도 TF1 TV를 통해 월드컵 본선 조 추첨 실황을 생중계하는 등 높은 관심. 이 방송은 프랑스 대표팀이 속하게 된 A조에 껄끄러운 상대가 없다는데 일단 안도하면서 본선 첫 관문의 무난한 행진에 이은 월드컵 연속 우승을 기대.
프랑스 국민은 최근 잇따른 여론조사에서 과반수 이상이 월드컵 연속 우승을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앞서 르몽드지도 월드컵 특집판을 내고 한국과 일본의 월드컵 경기장과 각국 전력 등을 소개. 이 신문은 각국에서 단 1명만을 뽑는 스타 선수에 한국에서는 홍명보를 선정.
독일에선 게르하르트 슈뢰더 총리가 “추첨 결과에 매우 만족한다”며 “독일이 본선 1차전을 무난히 통과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언급. 74년과 90년 대표팀의 선수와 감독으로 월드컵 우승을 거머 쥔 프란츠 베켄바워도 크게 만족.
G조에 속한 이탈리아 축구 대표팀의 조반니 타라파토니 감독도 추첨 직후 “아르헨티나와 잉글랜드가 속해 있는 F조를 보라”며 안도. B조의 스페인 축구 관계자들도 “이보다 더 운좋을 수는 없다”거나 “이번에 잘 못하면 영원히 못한다”고 즐거운 표정.한편 BBC방송은 조별 전력 분석에서 한국은 월드컵에 5번이나 연속 출전하고 기술적으로 많은 진전을 이뤘지만 경기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체력에서 열세를 드러내고 있다고 분석. 이 방송은 한국과 일본, 국제축구연맹(FIFA) 합의에 의해 내년 대회 명칭에서 한국을 앞세우게 돼 있는 것과 달리 ‘일한(Japan and Korea) 월드컵’이라고 표기.
<파리〓박제균특파원>phark@donga.com
▼미국▼
한국과 같은 D조에 편성된 미국은 조 편성에 대해 만족해하는 모습. 조 추첨식에 참석한 브루스 아레나 감독은 추첨 직후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쉬운 조가 없지만 우리가 속한 조에 만족한다”며 “16강 진출 가능성을 낙관한다”고 말했다. 스코틀랜드의 글라스고우 레인저스팀에서 뛰고 있는 미국대표팀 주장 클라우디오 레이나는 “조 편성에 대해 너무 불평할 것 없다”면서 “더 나빴을 수도 있다”고 평가.
아레나 감독은 추첨 전 워싱턴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프랑스와 아르헨티나를 일단 우승후보로 꼽으면서 “결코 무시할 수 없는 강팀인 잉글랜드와 다른 조가 되면 좋겠다”고 언급. 그는 또 “한국은 일본에 비해 경기장 시설이 훌륭할 뿐만 아니라 경기장간 이동거리가 짧은 장점이 있다”면서 “태릉선수촌에 미국팀 훈련 캠프를 설치하는 방안을 고려중”이라고 밝혔다.
90년 이탈리아 대회부터 4회 연속 본선무대에 얼굴을 내민 미국은 탄탄한 조직력이 최고강점으로 유럽리그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이 절반 이상이어서 기술 위주인 중남미 스타일보다는 유럽 스타일에 가깝다.
<김성규기자>kimsk@donga.com
▼러시아▼
9번째 본선에 진출하는 러시아는 개최국 일본 등 비교적 약체팀과 함께 H조에 포함되자 16강 진출이 무난해졌다고 크게 기뻐했다. 러시아 NTV는 “러시아가 가장 이상적인 조에 속하게 됐다”고 보도했다.
FIFA 랭킹 22위 러시아는 벨기에(20위)는 버거운 상대지만 일본(35위)이나 아프리카의 튀니지(28)보다는 한수 위라고 자평. 특히 프랑스와 브라질, 아르헨티나, 독일 등 유력한 우승 후보들을 피한 것에 아주 만족하고 있다. 러시아 전문가들은 당초 러시아가 한국과 맞붙게 되기를 기대했었다.
96애틀랜타올림픽 한국팀 사령탑이었던 아나톨리 비쇼베츠 전 감독은 NTV 특집프로그램에 나와 “약팀 튀니지와 1차전을 치르게 됐다”고 안도하면서 일본과 함께 예선 통과를 낙관. 그는 “한국도 대진운이 좋다”며 “아르헨티나와 잉글랜드 등이 맞붙는 F조는 죽음의 조, 프랑스 우루과이 등의 A조는 혈전조”라고 분석했다. NTV 등 러시아 언론매체들은 개최국 표시 없이 ‘2002년 월드컵’으로 쓰고 있다.구 소련 시절 월드컵 4강에도 올랐던 러시아 축구는 90년대 소연방 해체 이후 약세를 보이다 최근 되살아나고 있다.
<모스크바〓김기현특파원>kimki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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