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선희

박선희 기자

동아일보 문화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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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박선희 기자입니다.

teller@donga.com

취재분야

2026-04-09~2026-05-09
문학/출판47%
문화 일반17%
칼럼13%
언론7%
음악7%
학술3%
인사일반3%
기타3%
  • [어린이 책]선생님 안 나오신 날, ‘숙제 없애기’ 대작전

    숙제가 우주에서 제일 싫은 봉수에게 이번 숙제는 정말이지 고역이다. 담임 선생님이 반 친구들을 관찰해서 공책에 적어 내는 숙제를 주셨다. 서로를 잘 알아가자는 취지지만, 참으로 귀찮고 성가신 숙제가 아닐 수 없다. 한동안 숙제가 있다는 것조차 잊고 있다가 덜컥 숙제 검사날을 맞이한 봉수. 어떡하나 전전긍긍하고 있는데, 놀랍게도 담임 선생님이 나오지 않으신다. 선생님이 다리를 다쳐 병원에 입원하셨다는 것. 선생님이 편찮으신 건 슬프지만, 가만 생각해 보면 이 숙제는 이대로 잊혀질 가능성이 크다. 숙제 검사도 슬그머니 넘어갈 수 있을 것이다. 공식적으로 ‘안 해도 되는 숙제’가 된 것 아닌가. 하지만 누구보다 숙제를 열심히 한 나은이는 선생님이 오시는 대로 숙제 검사를 받으려고 벼르고 있다. 나은이가 숙제를 제출하면 이 귀찮은 숙제를 ‘잊혀진 숙제’로 만들어 버리려던 봉수의 계획은 물거품이 돼 버린다. 과연 봉수는 나은이를 막아내고 이 숙제를 ‘안 해도 되는 숙제’로 만들 수 있을까. 모든 어린이의 ‘공공의 적’인 숙제를 소재로 반 친구들 사이에 일어나는 일을 재미있게 그려냈다.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 1시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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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린이 책]월요일이 사라지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주말이 지났다. 월요일이 왔다는 뜻. 다시 학교에 가고, 공부하고 숙제해야 한다. 늦잠도 자고 싶고, 더 놀고 싶은데. 유치원생도 초등학생도 월요일이 싫은 마음은 매한가지다. 다들 한목소리로 외친다. “월요일, 오지 마! 저리 가!” 문제는 이 말을 들은 월요일이 그만 상처를 받아버렸다는 것. 사람들을 일상으로 데려다주는 일을 했을 뿐인데, 이토록 미움을 받다니. 월요일은 조용히 사라진다. 드디어 일요일 다음에 월요일이 오지 않는다. 그러자, 문제가 생긴다. 학교에 계속 못 가니 친구들을 못 만나고 배울 수도 없다. 어른들도 회사에 못 간다. 돈을 못 버니 맛있는 것도 못 먹는다. 월요일 오지 말라고 외치던 이들은 어느새 간절히 월요일을 찾기 시작한다. 사실 월요일은 소중한 날이다. 친구를 만나는 월요일, 학교에서 배우는 월요일, 맛있는 급식을 먹는 월요일, 바쁜 하루를 보내고 꿀잠을 잘 수 있는 월요일. 월요일 속에 숨은 행복을 깨달은 이들 덕분에 월요일은 ‘사랑받는 월요일’이 돼 다시 돌아온다. 가야 할 곳이 있고, 해야 할 일이 있는 한 주의 시작을 감사한 마음으로 다시 보게 해준다.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 2026-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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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방미통위, TBS 3년간 조건부 재허가…상업광고도 허용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가 29일 TBS 교통방송에 대해 조건부 재허가를 승인했다. 방미통위는 이날 가진 제5차 전체회의에서 TBS에 대한 재허가 심의 결과 유효기간 3년의 조건부 재허가를 의결했다고 밝혔다. 앞서 TBS를 비롯한 한국방송공사(KBS) 14개, MBC경남 2개 등 3개사 17개 라디오 방송국은 2024년 지상파방송사업자 재허가 심사에서 기준 점수에 미달해 청문을 거쳤으며, 공공성·지역성 강화와 제작 투자 확대 등 개선계획 이행을 조건으로 재허가를 받았다. TBS의 경우 서울시 출연기관 지정 해제 이후 재정 여건이 악화된 점을 고려해 기존에 불허했던 상업광고도 허용하기로 했다. 이를 논의하는 과정에서 특혜 우려도 불거졌지만 비상 경영 상황에서 정상화를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는 것으로 의견이 모였다. 향후 공적 지원 확대 등 경영 여건이 바뀔 경우 광고 허용 여부를 재검토할 예정이다. 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 2026-0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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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린이 책]결혼식 앞둔 소방관, 불 앞에선 ‘슈퍼 파워’

    어두운 밤 사이렌을 울리며 도로를 가로지르는 소방차. 그 안에 탄 대현 씨의 손에는 그날 오후 찾은 결혼 반지가 끼여 있다. 열흘 뒤 지영 씨와 결혼식을 올릴 예정인 예비 신랑. 두 사람 앞에는 많은 날이 펼쳐질 것이다. 두 사람을 똑 닮은 아이가 태어날 것이고, 그 아이가 자라는 모습을 볼 것이고, 아이와 함께하는 경이로운 날들이 하루하루 쌓여갈 것이다. 그림책은 아름답게 번지는 수채화 그림을 배경으로 평범하면서도 행복한 대현 씨의 미래를 그려낸다. 어느덧 열 살이 된 딸은 ‘아빠처럼 용감한 소방관이 될래요’란 제목으로 백일장에 나가고, 가족은 호숫가로 가족 캠핑을 떠나 더없이 행복한 여름 날을 보낼 것이다. 하지만 이 문장이 나오면서 모든 게 반전된다. “하지만 대현 씨는 지금, 자신의 미래에 대해 생각하지 않는다. …2층에 아이가 있다는 외침을 듣는 순간, 망설임 없이 몸을 돌려 검은 연기 속으로 뛰어들어갈 뿐이다.” 타인을 위해 자신의 삶과 미래를 던지는 용기는 어떤 것일까. 검게 끝나는 마지막 장에서 감동과 숙연함이 동시에 밀려든다. 김성은 시인의 동시 ‘지금은 미래에 대해 생각하지 않는다’를 그림책으로 풀어냈다. 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 2026-0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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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언론 감시 기능 위축시키는 공정성 심의제 재검토 필요”

    미디어 환경 변화에 맞춰 방송 공정성 심의 제도를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학계의 의견이 나왔다.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와 온라인 플랫폼의 확대로 미디어 환경이 달라진 만큼 새로운 방송 심의 패러다임이 필요하다는 취지다. 한국방송학회 주최로 18일 부산 남구 국립부경대에서 열린 기획 세미나 ‘방송뉴스 심의 체계의 재구성’에서 발제자로 나선 홍성철 경기대 미디어영상학과 교수는 “공정성 개념은 추상성이 커 적용 과정에서 해석 논란이 반복돼 왔다”며 “정치적·논쟁적 사안에 대한 심의가 보도 위축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언론의 감시 기능을 위축시키는 공정성 심의를 폐지하고, 방송 심의 기구가 정치로부터 독립할 수 있는 구조적 개편이 필요하다는 취지다. 홍 교수는 “심의 결과가 재승인 심사에 반영되면 방송사는 논란이 예상되는 사안에 대해 목소리를 낮추거나 보도를 자제할 수밖에 없다”며 “이 경우 방송이 공적 토론의 장에서 수행해야 할 역할이 충분히 발휘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토론자로 참여한 박영흠 성신여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는 “문제의 근본 원인은 공정성 같은 특정 조항 자체보다 정치적 후견주의 구조에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공적 책무’ 등 추상적이고 해석의 폭이 넓은 개념이 남아 있는 한, 자의적 해석의 여지는 여전히 존재한다”며 “정치적 영향을 받는 구조 자체를 근본적으로 개선하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세미나에선 방송 영향력이 변화하는 상황에서 특정 매체에만 엄격한 규제를 유지하는 게 적절한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박성복 한양대 미디어학과 교수는 “현재 규제는 지상파와 종합편성채널에 집중된 반면에 유튜브나 OTT는 상대적으로 무규제에 가까운 상황”이라며 “이 같은 비대칭 구조가 지속될 경우 규제의 실효성과 형평성 모두 약화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유튜브 등 온라인 플랫폼에 대해서도 일정한 책임과 규율을 부과하는 방안을 함께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 2026-0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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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방송학계 “공정성 심의 재검토 필요…변화한 미디어 환경 반영해야”

    미디어 환경 변화에 맞춰 방송 공정성 심의 제도를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학계의 의견이 나왔다.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와 온라인 플랫폼의 확대로 미디어 환경이 달라진 만큼 새로운 방송 심의 패러다임이 필요하다는 취지다.한국방송학회 주최로 18일 부산 남구 국립부경대에서 열린 기획 세미나 ‘방송뉴스 심의 체계의 재구성’ 에서 발제자로 나선 홍성철 경기대 미디어영상학과 교수는 “공정성 개념은 추상성이 커 적용 과정에서 해석 논란이 반복돼 왔다”며 “정치적·논쟁적 사안에 대한 심의가 보도 위축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언론의 감시 기능을 위축시키는 공정성 심의를 폐지하고, 방송 심의 기구가 정치로부터 독립할 수 있는 구조적 개편이 필요하다는 취지다. 홍 교수는 “심의 결과가 재승인 심사에 반영되면 방송사는 논란이 예상되는 사안에 대해 목소리를 낮추거나 보도를 자제 할 수밖에 없다”며 “이 경우 방송이 공적 토론의 장에서 수행해야 할 역할이 충분히 발휘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토론자로 참여한 박영흠 성신여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는 “문제의 근본 원인은 공정성 같은 특정 조항 자체보다 정치적 후견주의 구조에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공적 책무’ 등 추상적이고 해석의 폭이 넓은 개념이 남아 있는 한, 자의적 해석의 여지는 여전히 존재한다”며 “정치적 영향을 받는 구조 자체를 근본적으로 개선하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이날 세미나에선 방송 영향력이 변화하는 상황에서 특정 매체에만 엄격한 규제를 유지하는 게 적절한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박성복 한양대 미디어학과 교수는 “현재 규제는 지상파와 종편에 집중된 반면, 유튜브나 OTT는 상대적으로 무규제에 가까운 상황”이라며 “이 같은 비대칭 구조가 지속될 경우 규제의 실효성과 형평성 모두 약화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유튜브 등 온라인 플랫폼에 대해서도 일정한 책임과 규율을 부과하는 방안을 함께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 2026-0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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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린이 책]보통끼리 힘 합치면 무엇이든 될 수 있어

    ‘안녕, 나는 보통이야.’ 그림책을 열면 작은 사각형 보통이 웃으며 인사를 건넨다. 보통이 뭘까? 보통도 보통이 뭔지 정확히 말하지 못한다. 보통은 수많은 건물에 난 똑같은 크기의 창문이 되기도 하고, 큐브의 한 칸이 되기도 하고, 달력의 한 칸이 되기도 한다. 무조건 외워야 하는 공식 같기도 하고 지루하게 반복되는 무엇 같기도 하다. 보통은 가끔 특별해지는 상상을 해보지만, 쉽지 않다. 행복하고 안정된 삶을 위해선 보통으로 살도록 강요받기 때문이다. 책 속에서 보통은 금방 수많은 점 중의 튀지 않는 하나가 된다. 그러면서도 사람들은 어떤 보통이 더 보통에 가까운지 재단하고, 따지고 든다. 주인공 보통은 선 긋는 보통이 아니라 서로 달라서 아름다운 보통, 함께라면 뭐든지 될 수 있는 보통의 세상을 꿈꾼다. 차별하고, 경쟁하고, 배제하기 위한 보통이 아니라 다름을 포용할 줄 아는 다정한 보통의 세상을 꿈꾸게 되는 이야기다. 수많은 작은 네모를 다채롭게 조합해 가면서 메시지를 전달해 나가는 그림이 재미있다.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 2026-0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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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광화문에서/박선희]연결될수록 고립되는 아이들… 청소년 SNS 사용 해법 찾아야

    K팝 가수의 광화문 무대가 세계에 생중계되고, 한국 작가들의 작품이 세계 주요 문학상에 오르내린다. 세계 속의 한국은 어느 때보다 화려한데 한국인의 행복 지수는 그렇지 못하다. 최근 발표된 유엔 지속가능발전해법네트워크(SDSN)·옥스퍼드 웰빙연구센터·갤럽의 ‘2026년 세계행복보고서(WHR)’에 따르면 한국인이 스스로 평가한 행복 지수는 세계 147개국 중 67위였다. 지난해 58위에서 6단계 더 떨어진 것으로, 2012년 첫 보고서 발간 이후 최저다. ‘관용’ ‘부패 인식’ 등에서 좋지 않은 점수가 나와서다. 그런데 올해는 이 부진한 행복 성적표에서 한 가지가 더 눈에 띈다. 세계행복보고서는 매년 행복과 관련한 주제를 잡아 연구 결과를 내는데, 올해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사용이 행복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했다. 그 결과 한국을 포함한 다수 국가 청소년의 행복도가 최근 10년간 하락한 것에 SNS 사용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SNS 사용이 적은 집단일수록 삶의 만족도가 높았고, 사용 시간이 길어질수록 행복감이 낮아졌다. 특히 하루 5시간 이상 사용하는 경우 삶의 만족도가 크게 떨어졌다. SNS 사용 시간이 행복감과 반비례하는 이유는 가공된 타인의 삶에 반복 노출되면서 상대적 박탈감, 자존감 하락을 겪기가 쉽기 때문이다. 연결을 위해 만들어진 소셜미디어가 오히려 사회적 연결감을 감소시키고 고립감만 주는 셈이다. 여기에 무한 스크롤, 맞춤형 알고리즘 등으로 중독을 유발하는 소셜미디어 시스템은 플랫폼 의존도를 높이고, 일상적인 활동과 관계에도 파괴적 영향을 미치게 된다. 아직 자아가 완전히 형성되지 않은 데다 또래 평가에 민감한 청소년들에게는 더 치명적일 수밖에 없다. 치열한 경쟁과 학업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한국 청소년의 행복도는 이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최하위 수준이다. 비교와 중독을 부르는 SNS는 또 다른 덫이 되고 있는 셈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2025년 기준 국내 청소년 10명 중 4명이 스마트폰 과의존 위험군이었다. 한국인 전체의 과의존 위험군 비율이 전년보다 0.2%포인트 감소한 22.7%인 데 반해 청소년은 0.4%포인트 증가한 43%에 달했다. 또 다른 설문에서는 현재 고등학교 3학년인 2008년생 청소년들의 하루 평균 스마트기기 이용 시간이 6.02시간으로 집계됐다. 여학생의 경우 SNS에 1.65시간을 썼다. 지난해 말 호주가 16세 미만 미성년자의 소셜미디어 이용을 세계 최초로 전면 금지한 이후 영국, 프랑스 등에서 비슷한 규제를 검토하는 움직임이 늘고 있다. 한국에서도 청소년의 SNS 계정 생성 금지나 이용 시간 제한 등의 방안을 놓고 일부에서 논의 중이지만, 관련 법안은 국회에서 계류 중인 상태다. 표현의 자유를 위협할 수 있는 일방적인 규제도 문제지만, 이 문제를 계속 방치하는 것도 답이 될 수 없다. 우리도 사회적 합의를 끌어내기 위해 보다 적극적인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박선희 문화부 차장 teller@donga.com}

    • 2026-0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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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린이 책]긍정의 단어 모았더니 세상이 따뜻해졌어요

    우표도 장난감도 아니라, 낱말을 모으는 제롬의 이야기 ‘단어수집가’로 잘 알려진 저자의 후속작. 눈이 쌓인 겨울날 제롬은 평소처럼 단어를 수집하기 위해 길을 나선다. 하지만 주변에 보이는 수많은 말 중 제롬의 마음을 움직이는 단어는 없다. ‘초특가 세일’ ‘폐업 정리’ ‘주차 금지’ ‘허가 없이 무단 침입 시 고발 조치’. 마음이 따뜻해지는 단어를 찾기는 더 힘들다. 신문·잡지 가판대에는 더 차가운 말이 가득하다. ‘구경 금지’ ‘세계 경제 빈곤 위기’ ‘돈 내고 보시오’. 주변 사람들 역시 “이런 날씨는 질색이야” “시끄러워!”처럼 날 선 말만 주고받는다. 세상에 꼭 필요한 따뜻한 말을 전해줄 방법은 정말 없을까? 고민하던 제롬은 그동안 열심히 모은 낱말 책에서 온기와 배려, 사랑이 가득한 아름다운 단어만 모아 공원으로 나온다. 그리고 사람들과 함께 듣고 싶은 말, 좋아하는 말을 모아 나무에 건다. 마침내 ‘도움을 준 친구들 고마워’ ‘이 모든 순간을 즐겨요’ 같은 아름다운 문장이 열매처럼 나무에 가득 찬다. 서로를 위한 따뜻한 말 한마디, 긍정을 담은 단어의 힘을 느끼게 해주는 책.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 2026-0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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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메릴 스트립 “스마트폰 등장에 모든 게 달라진 상황 담아”

    “후속작까지 20년은 꼭 필요한 시간이었어요. 지금 나와야만 하는 시나리오거든요. 관객들이 1편을 보고 놀랐던 것처럼, 2편을 보고도 놀랄 수 있을 거예요.”(메릴 스트립)“아이디어는 많지만 서툴렀던 사회 초년생 앤디가 기자로서 경력을 쌓은 뒤 관점과 시각이 생긴 사뭇 달라진 모습을 보실 수 있을 거예요.”(앤 해서웨이) 화려한 패션업계의 이면을 다룬 영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2006년)가 20년 만에 속편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2’로 돌아온다. 29일 세계 최초로 한국에서 개봉되는 작품 홍보를 위해 한국을 찾은 두 배우가 8일 오전 서울 종로구의 한 호텔에서 간담회를 가졌다. 해서웨이를 일약 스타덤에 올려놨던 전편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는 개봉 당시 3억2600만 달러(약 4816억 원)의 흥행 수익을 거뒀던 세계적인 히트작. 기자를 꿈꾸다가 패션잡지에 입사한 앤디(해서웨이)가 전설적인 편집장 미란다(스트립) 밑에서 성장하는 이야기를 다뤘다. 동명의 ‘칙릿’(chick+literature·젊은 여성이 즐겨 읽는 문학)이 원작이다. 스트립은 “(1편을) 젊은 여성 관객이 좋아할 거라고는 생각했지만, 솔직히 그 정도로 성공을 거둘 줄은 몰랐다”며 “게다가 남성들이 회사 중역으로 고충을 겪을 수밖에 없는 미란다란 캐릭터를 이해하고 공감하는 것도 의미 있었다”고 했다. 22세에 1편에 출연했던 해서웨이에게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는 자신의 필모그래프에서 빼놓을 수 없는 작품. 해서웨이는 “신인 배우로 신참 역을 맡았고 스트립 같은 멋진 여배우에게 모든 면에서 도움을 받으며 성장했다”며 “이후 많은 기회의 문이 열렸다. 인생의 큰 선물 같은 작품”이라고 말했다. 속편에선 잡지사를 관둔 뒤 탐사전문 기자로 성장한 앤디가 다시 미란다와 재회하며 얘기가 전개된다. 스트립은 “1편이 나왔을 땐 아이폰도 없던 시절이었다”며 “스마트폰이 나온 뒤 미디어 지각 변동으로 저널리즘과 인쇄 매체, 엔터테인먼트 산업까지 모든 게 달라진 상황이 담겼다”고 귀띔했다. 2편엔 두 배우 외에도 반가운 얼굴이 많다. 각자의 위치에서 패션계를 이끌어 온 에밀리(에밀리 블런트 분)와 나이절(스탠리 투치 분) 등 전편 주요 인물들이 그대로 등장한다. 올해로 77세인 스트립은 노장의 역할에 대해서도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70대 여성이 보스 역할을 맡는 건 매우 드물다”며 “나이 든 여성의 역할이나 의견이 진지하게 받아들여지지 않는 사회에서 이런 역할로 우리 나이대 여성들을 대표하게 된 게 행복하다”고 말했다. 두 배우는 K컬처에 대한 애정도 드러냈다. 처음으로 한국을 찾은 스트립은 “한국 바비큐를 좋아한다. 손자들은 ‘케이팝 데몬 헌터스’ 이야기를 매일 한다”며 “거리가 멀어도 서로 영향을 받는다는 건 참 멋진 일”이라고 했다. “최근 한국 젊은 세대가 문화를 이끌면서 음악과 패션, 뷰티 등에서 위세를 떨치고 있잖아요. (영화처럼) 기획 에디터라면 이런 부분을 독자에게 어필할 것 같아요. 박찬욱, 봉준호 감독과 인터뷰도 해보고 싶네요.”(해서웨이)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 2026-0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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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후속작까지 20년 걸린 ‘악마는 프라다2’…“지금 나와야 할 이야기”

    “후속작까지 20년은 꼭 필요한 시간이었어요. 지금 나와야만 하는 시나리오거든요. 관객들이 1편을 보고 놀랐던 것처럼, 2편을 보고도 놀랄 수 있을거예요.“ (메릴 스트립)“아이디어는 많지만 서툴렀던 사회초년생 앤디가 기자로서 경력을 쌓은 뒤 관점과 시각이 생긴 사뭇 달라진 모습을 보실 수 있을 거예요.”(앤 해서웨이) 화려한 패션업계의 이면을 다룬 영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2006)가 20년 만에 속편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2’로 돌아온다. 26일 세계 최초로 한국에서 개봉되는 작품 홍보를 위해 한국을 찾은 두 배우가 8일 오전 서울 종로구 한 호텔에서 간담회를 가졌다. 해서웨이를 일약 스타덤에 올려놨던 전편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는 개봉 당시 3억2600만 달러(약 4816억 원)의 흥행 수익을 거뒀던 세계적인 히트작. 기자를 꿈꾸다 패션잡지에 입사한 앤디(헤서웨이)가 전설적인 편집장 미란다(스트립) 밑에서 성장하는 이야기를 다뤘다. 동명의 칙릿(chick+literature·젊은 여성이 즐겨읽는 문학)이 원작이다.스트립은 “(1편을) 젊은 여성 관객이 좋아할 거라고는 생각했지만, 솔직히 그 정도로 성공을 거둘 줄은 몰랐다”며 “게다가 남성들이 회사 중역으로 고충을 겪을 수밖에 없는 미란다란 캐릭터를 이해하고 공감하는 것도 의미 있었다”고 했다. 22세에 1편에 출연했던 해서웨이에게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는 자신의 필모그래프에서 빼놓을 수 없는 작품. 해서웨이는 “신인 배우로 신참 역을 맡았고 스트립 같은 멋진 여배우에게 모든 면에서 도움을 받으며 성장했다”며 “이후 많은 기회의 문이 열렸다. 인생의 큰 선물같은 작품”이라고 말했다. 속편에선 잡지사를 관둔 뒤 탐사전문 기자로 성장한 앤디가 다시 미란다와 재회하며 얘기가 전개된다. 스트립은 “1편이 나왔을 땐 아이폰도 없던 시절이었다”며 “스마트폰이 나온 뒤 미디어 지각 변동으로 저널리즘과 인쇄 매체, 엔터테인먼트 산업까지 모든 게 달라진 상황이 담겼다”고 귀띔했다. 2편엔 두 배우 외에도 반가운 얼굴이 많다. 각자의 위치에서 패션계를 이끌어 온 에밀리(에밀리 블런트 분)와 나이젤(스탠리 투치 분) 등 전편 주요 인물들이 그대로 등장한다.올해로 77세인 스트립은 노장의 역할에 대해서도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70대 여성이 보스 역할을 맡는 건 매우 드물다”며 “나이든 여성의 역할이나 의견이 진지하게 받아들여지지 않는 사회에서 이런 역할로 우리 나이대 여성들을 대표하게 된 게 행복하다”고 말했다.두 배우는 K컬처에 대한 애정도 드러냈다. 처음으로 한국을 찾은 스트립은 “한국 바베큐를 좋아한다. 손자들은 ‘케이팝 데몬 헌터스’ 이야기를 매일한다”며 “거리가 멀어도 서로 영향을 받는다는 건 참 멋진 일”이라고 했다. “최근 한국 젊은 세대가 문화를 이끌면서 음악과 패션, 뷰티 등에서 위세를 떨치고 있잖아요. (영화처럼) 기획 에디터라면 이런 부분을 독자에게 어필할 것 같아요. 박찬욱, 봉준호 감독과 인터뷰도 해보고 싶네요.”(해서웨이)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 2026-0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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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린이 책]오징어와 땅콩의 전쟁… 오해에서 시작됐어요

    ‘모든 전쟁의 시작은 오해 때문일지도 모른다.’ 작은 오해가 평화로운 바다를 전쟁터로 바꿔놓는다. 오징어들이 자꾸 사라지는 것을 이상하게 여긴 오징어왕국은 오징어땅콩 제조 공장에서 ‘땅콩과 오징어는 완벽한 짝꿍’이라는 신제품 개발보고서를 발견한다. 오징어들이 대량으로 공장에 잡혀간 것이 땅콩 때문이라는 결론을 낸 오징어들은 전쟁을 선포한다. 모든 건 땅콩 때문이라며. 난데없이 공격을 당한 땅콩들은 사력을 다해 저항한다. 전쟁의 피해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지지만, 양측 강경론자들의 의견이 득세하면서 협상의 기회를 놓치고 만다. 전쟁이 치열해질수록 전쟁의 진짜 이유는 묘연해진다. 심지어 오징어가 대량 사라진 이유가 오징어잡이 어선 때문이라는 진실이 뒤늦게 밝혀지지만, 아무도 신경 쓰지 않는다. 결사항전 가운데 양측의 피해는 커지고 전쟁의 이득은 엉뚱한 이들이 얻어가기 시작한다. ‘오징어땅콩’이란 익숙한 과자를 모티브로 전쟁의 맹목성을 풍자한 그림책. 오해와 편견의 위험성이란 묵직한 주제를 위트 있게 그려냈다.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 2026-0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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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린이 책]길에서 주운 주인 찾아 삼만리

    길에 떨어진 돈을 줍는 경험을 누구나 한두번쯤 해본다. ‘대체로 정직하고 착한’ 초등학교 3학년 두민이도 바로 이런 경험을 한다. 가족과 외식을 마치고 나왔는데, 길에서 한 번에 몇만 원이 떨어진 채 날리고 있는 걸 잽싸게 주운 것.하지만 가족들의 의견은 갈린다. 주운 돈이니 빨리 맛있는 걸 사 먹는 데 써버리자는 아빠, 점유물 이탈 횡령죄로 쇠고랑을 찰 수 있으니 있던 곳에 그대로 두라는 누나…. 두민이는 열심히 검색해본 뒤 지구대에 돈을 맡긴다. 정직한 어린이라고 칭찬 받지 않을까 잔뜩 기대하지만 습득물 신고서 등 사무적인 안내만 받고는 김이 샌다.그런데 며칠 뒤 아파트 야시장에서 다시 누군가 흘린 만 원짜리 지폐 두 장을 줍게 된다. 두민이는 지난번 경험을 살려서 이번엔 직접 주인 찾아주기에 나선다. 동네 아이들이 줄줄이 뒤를 따라붙으며 같이 주인을 찾아보겠다고 한다. 과연 아이들은 이름표도 꼬리표도 없는 돈의 주인을 제대로 찾아 줄 수 있을까. 누구나 겪어볼 법한 상황을 매개로 돈에 대한 아이들의 호기심과 다양한 생각을 재밌게 풀어냈다.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 2026-0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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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방미심위 김우석 상임위원 선출…1기 집행부 구성 마무리

    방송미디어통신심의위원회(방미심위)가 23일 서울 목동 방송회관에서 전체 회의를 열고 상임위원에 김우석 위원(사진)을 선출했다고 밝혔다.앞서 방미심위는 지난 12, 16일 두 차례 회의에서 야당 추천 몫 상임위원으로 김 위원 선출을 시도했으나 일부 여당 추천 위원들의 반대로 무산된바 있다. 김 위원은 류희림 전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위원장 시절 비상임위원을 지냈으며 국민대 행정대학원 객원교수, 대통령직속 국민통합위원회 자문위원 등으로 활동했다.이날 김 위원 선출로 방미심위 1기는 고광헌 위원장, 김민정 부위원장, 김우석 상임위원 체제로 집행부가 구성됐다. 고 위원장은 다음 달 1일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대통령이 임명할 예정이다.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 2026-0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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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 우리 7명 묶는 키워드… ‘아리랑’ 선택 책임감”

    “가장 우리다운 것이 무엇인지 고민했다. 한국적인 요소는 일곱 명을 묶을 수 있는 중요한 키워드였다.”방탄소년단(BTS)은 20일 발표한 정규 5집 ‘아리랑(ARIRANG)’에 대해 “한국적 정체성을 강조하면서도 정해진 틀을 넘어 우리답게 풀어내는 데 집중했다”고 설명했다.BTS 리더 RM은 이날 하이브 레이블 빅히트뮤직이 공개한 일문일답에서 “한국적인 요소는 우리가 출발한 곳, 뿌리와 맞닿아 있다”며 “한국적인 것이 무엇인지는 지금도 계속 재정의되고 변화하고 있는데, 우리도 그 흐름의 일부가 되면 재미있을 것 같았다”고 앨범 콘셉트를 소개했다. 이번 앨범에 들어가지 않았지만, ‘태권도’를 소재로 곡을 만든 적도 있었다고 한다.진과 슈가는 정체성을 표현할 때 세운 기준에 대해 “한국적인 요소를 억지로 넣기보다는 우리답게 녹여내는 데 집중했다”고 했다. 지민도 “한국인이라면 어릴 때부터 수없이 접해온 단어이자 민요인 만큼, 이걸 앨범 제목으로 선택하는 데 부담과 책임감이 따랐다”고 소회를 밝혔다.앨범 타이틀 곡인 ‘SWIM(스윔)’에 대해서는 “평양냉면 같은 매력이 있다”며 한국 전통 음식에 빗대 얘기했다. RM은 “담백하고 스근한 매력이 있다고 느꼈다”고 했으며, 다른 멤버들 역시 “이 곡이 오랫동안 사람들 곁에 남은 ‘아리랑’처럼 많은 사람들의 마음에 남는 곡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BTS는 이날 발매 직후 팬 플랫폼 위버스에서 진행한 컴백 기념 단체 라이브에서도 앨범 제작 후기를 생생하게 밝혔다. 슈가는 민요 ‘아리랑’이 삽입된 수록곡 ‘바디 투 바디’에 대해 “개인 작업에서 국악을 많이 시도해본 입장에서, 초기엔 ‘아리랑’을 굉장히 반대했다”면서 “해외 아티스트들이 자기 나라 음악을 샘플링하듯 그런 과정을 거치니 좋아졌다”고 했다. RM 역시 “처음엔 ‘이거 진짜 아니지’ 했다. 그 다음엔 ‘한 번 더 들어볼까?’ 했고, 이후엔 인정했다”고 전했다.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 2026-0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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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린이 책]유령은 어둠 싫어하고, 눈사람은 추위가 싫어

    누구에게나 싫은 것들이 있다. 때로는 이래도 싫고, 저래도 싫다. 이 책은 싫은 것에 대한 그림책이다. 예를 들어 아이스크림은 뭘 싫어 할까. 아이스크림은 더운 게 싫다. 금방 녹아버리니까. 하지만 추운 것도 싫다. 아무도 먹고 싶어 하지 않으니까. 오늘은 어제가 싫다. 이미 지난 일이니까. 하지만 오늘은 내일도 싫다. 아직 오지 않은 일 따위에는 관심이 없으니까. 심술 같기도 하고, 불평 같기도 한 ‘이것도 저것도 다 싫어’는 계속된다. 밤은 불빛이 싫다. 밤답지 않으니까. 하지만 불을 끄는 것도 싫다. 어쩐지 쓸쓸하기 때문이다. 어느 장단에 춤을 춰야 할지 모르는 투정이 계속되지만, 읽다 보면 왠지 수긍이 가기도 하고 공감이 가기도 한다. 어둠이 싫은 유령, 추위가 싫은 눈사람처럼 형용모순적으로 느껴지는 투정이 나올 땐 웃음도 터진다. 종국엔 싫은 것조차 싫어진다. ‘싫은 것도 싫어. 싫다고 하는 것도 싫어. 싫으냐고 묻는 것도 싫어.’ 논리적으로 설명하기 힘들고, 이해받기도 힘든 불쑥불쑥 뾰족해지는 마음을 위로해 준다.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 2026-0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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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것도 싫어, 싫은 것도 싫어! 뾰족해지는 마음, 다독이는 그림책

    누구에게나 싫은 것들이 있다. 때로는 이래도 싫고, 저래도 싫다. 이 책은 싫은 것에 대한 그림책이다. 예를 들어 아이스크림은 뭘 싫어할까. 아이스크림은 더운게 싫다. 금방 녹아버리니까. 하지만 추운 것도 싫다. 아무도 먹고 싶어하지 않으니까. 오늘은 어제가 싫다. 이미 지난 일이니까. 하지만 오늘은 내일도 싫다. 아직 오지 않은 일 따위에는 관심이 없으니까. 심술 같기도 하고, 불평 같기도 한 ‘이것도 저것도 다 싫어’는 계속 된다. 밤은 불빛이 싫다. 밤답지 않으니까. 하지만 불을 끄는 것도 싫다. 어쩐지 쓸쓸하기 때문이다. 어느 장단에 춤을 춰야할지 모르는 투정이 계속되지만, 읽다보면 왠지 수긍이 가기도 하고 공감이 가기도 한다. 어둠이 싫은 유령, 추위가 싫은 눈사람처럼 형용모순적으로 느껴지는 투정이 나올 땐 웃음도 터진다. 종국엔 싫은 것조차 싫어진다. ‘싫은 것도 싫어. 싫다고 하는 것도 싫어. 싫으냐고 묻는 것도 싫어.’ 논리적으로 설명하기 힘들고, 이해받기도 힘든 불쑥 불쑥 뾰족해지는 마음을 위로해준다. 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 2026-0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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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RM “한국적인 건 계속 변화…우리가 그 흐름의 일부 되길”

    “가장 우리다운 것이 무엇인지 고민했다. 한국적인 요소는 일곱 명을 묶을 수 있는 중요한 키워드였다.” 방탄소년단(BTS)은 20일 발표한 정규 5집 ‘아리랑’(ARIRANG)에 대해 “한국적 정체성을 강조하면서도 정해진 틀을 넘어 우리답게 풀어내는 데 집중했다”고 설명했다. BTS 리더 RM은 이날 하이브 레이블 빅히트뮤직이 공개한 일문일답에서 “한국적인 요소는 우리가 출발한 곳, 뿌리와 맞닿아 있다”며 “한국적인 것이 무엇인지는 지금도 계속 재정의되고 변화하고 있는데, 우리도 그 흐름의 일부가 되면 재미있을 것 같았다”고 앨범 컨셉을 소개했다. 이번 앨범에 들어가지 않았지만, ‘태권도’를 소재로 곡을 만든 적도 있었다고 한다. 진과 슈가는 정체성을 표현할 때 세운 기준에 대해 “한국적인 요소를 억지로 넣기보다는 우리답게 녹여내는 데 집중했다”고 했다. 지민도 “한국인이라면 어릴 때부터 수없이 접해온 단어이자 민요인 만큼, 이걸 앨범 제목으로 선택하는 데 부담과 책임감이 따랐다”고 소회를 밝혔다.앨범 타이틀 곡인 ‘SWIM(스윔)’에 대해서는 “평양냉면 같은 매력이 있다”며 한국 전통 음식에 빗대 얘기했다. RM은 “담백하고 스근한 매력이 있다고 느꼈다”고 했으며, 다른 멤버들 역시 “이 곡이 오랫동안 사람들 곁에 남은 ‘아리랑’처럼 많은 사람들의 마음에 남는 곳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BTS는 이날 발매 직후 플랫폼 위버스에서 진행한 컴백 기념 단체 라이브에서도 앨범 제작 후기를 생생하게 밝혔다. 슈가는 민요 ‘아리랑’이 삽입된 수록곡 ‘바디 투 바디’에 대해 “개인 작업에서 국악을 많이 시도해본 입장에서, 초기엔 ‘아리랑’을 굉장히 반대했다”면서 “해외 아티스트들이 자기 나라 음악을 샘플링하듯 그런 과정을 거치니 좋아졌다”고 했다. RM 역시 “처음엔 ‘이거 진짜 아니지’ 했다. 그 다음엔 ‘한 번 더 들어볼까?’ 했고, 이후엔 인정했다”고 전했다. “2026년판 ‘손에 손잡고’ 같은 노래”(제이홉) “김치 얹은 페이스트리 같은 퓨전”(RM)이라고도 했다. 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 2026-0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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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참가자 기량 세련, 어디 내놔도 손색없는 수준”

    “전반적으로 참가자 기량이 세련되고 표현력도 좋아졌어요. 몇몇은 이미 경연 무대가 아니라 프로 무대에 내놔도 부족함이 없을 정도로 뛰어나 인상적이었습니다.”‘LG와 함께하는 제21회 서울국제음악콩쿠르’ 심사위원장을 맡은 소프라노 신영옥(65)은 15, 16일 서울 종로구 평창동 서울아트센터 도암홀에서 열린 1차 예선 심사에 참여한 소감을 이렇게 밝혔다. 성악 부문으로 열리는 올해 대회는 11개국 175명이 도전장을 냈으며, 영상 예비심사를 통과한 10개국 55명(국내 35명, 해외 20명)이 1차 예선 무대에 올랐다. 16일 서울 강남구의 한 호텔에서 만난 그는 “만점을 주고 싶은, 아주 기대가 되는 참가자가 몇 명이나 눈에 띄었다. 아마 내 느낌이 맞을 것 같다”며 기대를 드러냈다. 신 성악가는 1990년 4월 미국 뉴욕 메트로폴리탄(메트) 오페라 콩쿠르에서 우승한 뒤 그해 12월 메트에 데뷔했다. 이듬해 1월 메트의 베르디 ‘리골레토’에서 테너 루치아노 파바로티의 상대역 여주인공 질다로 출연하며 월드 스타 반열에 올랐다. 도니체티 ‘람메르무어의 루치아’ 타이틀 롤 등을 통해 메트를 대표하는 소프라노로 손꼽힌다. 올해 두 번째로 서울국제음악콩쿠르 심사위원으로 참여하는 그는 동아일보와 인연이 깊다. 신인 시절부터 참여하는 콩쿠르마다 1위를 휩쓸던 그가 유일하게 1위를 못 했던 대회가 선화예고 재학 당시 3등으로 입상했던 동아음악콩쿠르였다. 신 성악가는 당시를 떠올리며 “편도선이 부은 채 나갔다. 너무 긴장해서 몸에 탈이 났던 것 같다”며 “마지막 날 부른 가곡 ‘못 잊어’가 아직도 생각난다”며 웃었다. 이후 미 뉴욕 줄리아드음악원으로 유학을 간 뒤 해외에서 10년 넘게 활동하다가, 1992년 국내에서 처음으로 개최한 독창회도 동아일보 주최 공연이었다. “아직도 공연을 앞두고는 떨려서 목이 아프거나 예민해진다”는 그는 긴장한 채 무대에 서는 콩쿠르 참가자들의 마음을 누구보다 더 잘 이해한다고 했다.“긴장할수록 가슴을 더 펴고 가장 중요한 걸 끝까지 잡고 있는 게 중요해요. 소리가 크든 작든 나의 말과 뜻을 감정을 담아 표현할 수 있어야 하거든요. 쉬운 일은 아니지만 곡에 빠져서 무대를 즐길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합니다.”신 성악가는 심사 때 소리와 표현력, 딕션뿐만 아니라 무대 매너도 중요하게 본다고 한다. 그는 “체형에 가장 적절한 옷을 골라 입는 것, 공연을 마치고 들어갈 때까지가 모두 무대 매너”라며 “기쁨을 주는 무대 매너에 의상까지 갖춰진다면 금상첨화”라고 했다. 물론 잠재력도 중요하다. “콩쿠르에서 부를 몇 곡만 집중적으로 연습하는 것으로 몇 번은 수상할 수 있을진 몰라도 계속 노래를 부를 순 없어요. 작은 소리라도 메시지와 감동이 있는 게 중요합니다.”올해는 특별히 준결선에서 한국 가곡을 가장 뛰어나게 해석한 참가자에게 ‘김순남 특별상’이 수여된다. 신 성악가는 “한국 가곡은 이탈리아 벨칸토(18세기 이탈리아 가창 기법)와 비슷하다. 발음뿐 아니라 한(恨)의 정서까지 살려서 부드럽게 연결해야 한다”며 “외국인 참가자들이 한국 가곡을 겨루는 국제콩쿠르가 있다는 것 자체가 특별하고 뜻깊다”고 했다.월드 스타인 그가 후배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건 뭘까. 신 성악가는 “꾸준히 준비하면 반드시 기회가 온다”고 강조했다.“콩쿠르는 참가자들이 매우 긴장된 가운데 서로 듣고 경연하며 실력이 많이 늘어요. 당장 선발되지 않아도 이런 경험이 결국 해외 오페라 극장 발탁 등 문을 열어주는 역할을 한다고 믿습니다. 마음을 열고 같이 겨누고 씩씩하게 나서면 뻗어 나갈 수 있는 기회가 누구에게나 온다는 말을 꼭 해주고 싶어요.”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 2026-0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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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광화문에서/박선희]두쫀쿠 가니 봄동에 버터떡 알고리즘이 만든 기이한 유행

    피스타치오 가격을 천정부지로 올려놨던 두쫀쿠(두바이쫀득쿠키) 인기가 시들해지자마자 ‘제2의 두쫀쿠’가 등장했다. 갑자기 봄동비빔밥이 소셜미디어 게시물을 도배하며 봄철 평범한 집 반찬이었던 봄동 가격을 한 주 만에 30%가량 올려놓더니, 유행이 그새 버터떡으로 옮겨붙었다. 오픈런을 해도 못 사먹던 두쫀쿠는 매대에서 남아 도는데, 버터떡으로 유명한 유명 베이커리엔 3시간짜리 줄이 생기기 시작했다. 이 유행이 어떤 수순을 밟을지 다들 알고 있다. 소셜미디어 중심의 인증·후기 열풍으로 정점을 찍으면 프랜차이즈와 편의점까지 합세하며 유행이 꺾인다. 3, 4개월이면 시들해지고 길어도 반년을 못 간다. 그런데도 매번 새로운 유행이 나타날 때마다 모두 들썩인다. 두바이 초콜릿, 말차 인기처럼 인스타그램이나 틱톡을 통해 특정한 식음료 유행이 퍼지는 건 세계적인 현상이라고 해도, 한국에선 최근 그 정도가 유별나다. 한국은 원래도 유행과 그로 인한 업종 변화 주기가 빨랐다. 트렌드에 민감하고, 집단주의와 심리적 동조 현상이 강한 탓이다. 하지만 쇼츠나 릴스 등 알고리즘 기반의 짧은 콘텐츠 범람까지 더해져 유행의 속도와 강도가 과열되고 있다. 두쫀쿠 유행으로 피스타치오 수입 단가가 1년 사이 84% 상승(1월 기준)한 게 대표적이다. 이런 가격 왜곡 현상은 불필요한 사회적 비용을 발생시킬 수밖에 없다. ‘나도 안 해 볼 수 없다’는 사회적 압박이 작용하면서 소비의 피로감도 높아진다. 무엇보다 우려스러운 건 사회 현상이 될 정도로 떠들썩한 유행을 만든 주인공이 알고리즘이란 점이다. 알고리즘은 쫀득한 찰기, 바삭한 식감 등 시각적 자극이 높아 호기심을 끌면서도 따라 하기 쉬운 영상을 집중적으로 노출시킨다. 유행의 주체가 사람이라고 착각하기 쉽지만, 사실은 알고리즘의 유도대로 움직이고 있는 셈이다. 콘텐츠는 넘쳐나지만 쏠림과 복제뿐이고 문화적 다양성은 오히려 감소한다. 주의력을 파괴하는 현대 사회의 구조를 지적한 ‘도둑맞은 집중력’이란 책에 따르면 알고리즘은 사용자의 의지나 주의력을 탈취하는 데 최적화돼 있다. 가급적 오랜 시간 사용자를 플랫폼 안에 붙잡아 두고 수익을 내는 게 목적이기 때문이다. 필연적으로 짧고 강한 콘텐츠를 반복해서 노출한다. 이런 환경에 둔감해지면 취향은 사라지고 즉각적 반응만 남게 된다. 이 책은 디지털 시대 집중력 저하는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시스템의 문제’라고 지적한다. 같은 맥락에서 불 붙었다 꺼지길 반복하는 최근의 유행 역시 소비자의 주체적 선택이라기보단 알고리즘 시대의 기형적 산물로 보인다. 남들이 다 하니까 재미로 따라 해 보는 게 유행이라고들 한다. 하지만 한 사회의 문화가 편향성과 상업성을 양 축으로 하는 알고리즘에 의해 좌우된다는 건 한번쯤은 고민해 봐야 할 문제다. 속을 들여다볼수록, 단순히 재미로만 치부하고 넘기기 어려워진다.박선희 문화부 차장 teller@donga.com}

    • 2026-0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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