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선희

박선희 기자

동아일보 문화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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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박선희 기자입니다.

teller@donga.com

취재분야

2025-11-06~2025-12-06
문학/출판50%
음악37%
인사일반10%
문화 일반3%
  • [어린이 책]‘절친’ 불곰과 라쿤… 달라도 항상 함께

    “불곰아, 오늘 아침 날씨가 환상적이야. 같이 산책 갈래?” 라쿤의 말에 시큰둥한 불곰. “산책 싫어, 귀찮아…….” 하지만 투덜대면서도, 불곰은 라쿤의 뒤를 따라 길을 나선다. 비탈길 아래 푸른 호수를 만난 둘. “물에 풍덩 들어가볼까?” 라쿤이 신이 나서 제안하지만, 불곰은 팔짱을 낀 채 고개를 가로젓는다. 물에 젖는 건 딱 질색이니까. 하지만 먼저 호수로 뛰어든 라쿤과 함께 불곰 역시 물놀이를 시작한다. 물 위에 둥둥 뜬 채로 둘은 한가로운 시간을 함께 보낸다. 한참 놀다 햇볕에 털을 말려야 할 때도, 배가 고파서 뭔가를 먹어야 할 때도 라쿤은 제안하고 곰은 일단 싫다고 하는 대화가 반복된다. 하지만 어느새 라쿤이 제안한 것을 누구보다 즐기면서 하고 있는 불곰. 하자고 하는 일마다 퉁명스레 “싫다”고 거절하는 불곰이 좋아하는 유일한 일이란 아마도 라쿤과 함께 있는 것, 그리고 그 전에 일단 ‘싫다’고 말해보는 게 아닐까. 서로 다르지만, 다르기 때문에 더 깊어지는 우정을 단순하게 반복되는 리드미컬한 대화를 통해서 재밌게 그려낸다.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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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정약용의 실학, 강진 유배에서 나왔다

    ‘벼락이 산의 나무를 친다 해도/무슨 뜻이 있어 그런 것이겠느냐/그저 힘써 착한 일을 행해야지/천지는 원래 돌고 도는 거니까’ 1802년 강진에서 유배 중이던 다산 정약용(1762∼1836)이 지은 ‘벽력행’의 한 구절이다. 명문가에서 태어나 탁월한 학문과 문장력으로 관직에 진출한 다산은 초계문신과 한림학사를 모두 거머쥐는 등 정조의 지극한 총애를 받았다. 하지만 1800년 정조가 승하(昇遐)한 뒤 정치적 기반을 잃었고, 천주교 탄압 사건인 신유박해에 연루됐다는 이유와 정적들의 견제가 겹쳐 마흔이 되던 무렵 강진으로 유배된다. 정조의 개혁 정치 선봉에서 거침없이 활약했던 그로서는 하루아침에 죄인 신세가 된 처참한 추락이었다. 그 역시 울분, 고통, 슬픔의 시편을 썼다. 하지만 ‘벽력행’을 쓴 이후 다산은 절망과 상실보다는 넉넉한 품과 단단한 성찰로 사유를 확장시키기 시작했다. 책상 앞에서 글만 읽는 유학자가 아니라, 들판과 장터를 거닐고 백성의 삶을 가까이서 지켜보며 실천적 지식인이 됐다. ‘경세유표’ ‘목민심서’ ‘흠흠신서’에 이르는 위대한 저술의 밑그림이 모두 이곳에서 그려졌다. 실학박물관장이던 저자가 조선 후기 지성의 정점으로 평가받는 다산의 일생을 그가 남긴 수많은 편지와 시, 산문 등을 통해 면밀히 살펴본다. 느닷없는 절망과 실패를 성찰과 성장으로 전환시킨 다산의 삶을 들여다봄으로써 비슷한 문제를 겪고 있는 이들에게 지혜와 위로를 건넨다.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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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음악은 표현의 장르… 틀리지 않는 것만으론 ‘음악가’ 될수 없어”

    “음악은 빨리 결승선에 들어오면 이기는 스포츠 같은 게 아니잖아요. 틀리지 않는 것만으론 절대로 ‘음악가’가 될 수 없어요. 자신이 음악을 어떻게 보는지를 표현하는 게 중요합니다.”올해 바이올린 부문으로 열리는 ‘LG와 함께하는 제20회 서울국제음악콩쿠르’에서 심사위원장을 맡은 이미경 전 독일 뮌헨 국립음대 학장은 1일 오후 서울교육대 종합문화관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음악에 대한 취향과 기준은 모두 다르지만 결국 누가 음악가로서 끝까지 갈 수 있는지 연주자들의 미래를 보려고 한다”고 강조했다.제20회 서울국제음악콩쿠르는 예비심사를 통과한 13개국 연주자 34명이 지난달 30일부터 사흘에 걸쳐 예선을 치르기 시작했다. 올 10월 뮌헨 국립음대를 정년 퇴임한 뒤 귀국한 이 위원장은 “클래식 음악에 대한 자부심이 강한 독일에서 오래 지냈는데도, 유럽인지 서울인지 구분이 잘 가지 않을 정도로 대회나 참가자 면면의 완성도가 높았다”고 평했다.“예선을 지켜보니 한국의 저력이 대단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국내에서 이렇게 각국에서 참가한 연주자들과 세계 수준의 대회를 치르는 게 무척 뜻깊습니다.”올해 바이올린 부문 1차 예선은 파가니니 카프리스, 바흐 무반주 소나타 또는 파르티타, 모차르트 소나타로 치른다. 테크닉과 음악성을 두루 보기 위한 선곡. 이 위원장은 “모차르트 소나타를 넣는 경우가 많지 않은데 음악성을 보려고 포함시켰다”며 “젊은 연주자들이 음악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금방 드러날 수밖에 없는 곡”이라고 했다. 심사할 때 가장 중요한 기준은 뭘까. 이 위원장은 음악성과 개성(Personaility), 테크닉의 조화를 꼽았다.“어떤 연주자들은 무대에서 연주만 하는 게 아니라 그 공간도 채워 나갑니다. 연주만 봐도 연주자의 개성과 성격이 드러나죠. 물론 콩쿠르니까 틀리면 안 되겠지만 설령 한 번 정도 소리가 엇나가도 관중과 심사위원들의 마음을 울릴 수 있다면 그게 훨씬 중요합니다.” 이 위원장은 독일 명문인 베를린 국립음대 초빙교수를 거쳐 뮌헨 국립음대 전임교수와 학장 자리까지 오른 최초의 아시아 여성 음악가다.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뮌헨ARD 국제음악콩쿠르 등 젊은 시절 치렀던 콩쿠르와 관련된 기억이 적지 않다. 이번 콩쿠르에서의 남다른 인연도 소개했다.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3차에 함께 올랐던 딘 올딩 전 골드너 현악 사중주단 제1바이올린을 40년 만에 서울에서 심사위원으로 다시 만났다. 올딩 위원이 “지옥에서 같이 지냈는데”라며 무척 반가워했다고 한다. 이 위원장은 뮌헨 콩쿠르 때는 팔을 다쳐 3주 동안 전혀 연습하지 못한 채 출전했는데 우승했던 기억도 있다.“콩쿠르가 어땠는지에 대한 기억은 사람마다 달라요. 어차피 모든 콩쿠르에서 우승하는 사람은 없고, 지나고 보면 입상하지 못한 콩쿠르에서 더 많은 걸 배웠거든요. 모든 게 한 단계, 한 단계 지나가는 과정이니까요.” 그는 올해 참가자들뿐만 아니라 바이올리니스트를 꿈꾸는 이들에게도 “빨리 가는 게 능사가 아니다”라고 여러 차례 당부했다.“테크닉도, 빠른 성과도 중요한 게 아니에요. 음악가로 살아남으려면 무대에서의 시간과 공간을 같이 채워야 하거든요. 애정과 호기심을 갖고 내가 ‘음악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늘 기억했으면 좋겠어요.”‘LG와 함께하는 제20회 서울국제음악콩쿠르’는 4, 5일 2차 예선과 7, 8일 준결선에 이어 10일 결선 경연과 시상식으로 이어진다. 2차 예선과 준결선은 서울교육대 종합문화관, 결선은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다. 시상식은 같은 장소에서 10일 오후 6시 반에 열린다. 2차 예선과 준결선 1만 원, 결선 전석 2만 원. 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 2025-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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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선희 기자의 따끈따끈한 책장]잊혀지는 쓰기 감각, 필사로 되살려볼까

    오래전 혼자 오스트리아 빈을 여행할 때였다. 유명 작가들이 많이 들렀다는 수백 년 된 카페를 찾아갔는데, 여느 때처럼 주문을 마치고 다이어리를 꺼낸 뒤에야 알게 됐다. 펜을 잃어버렸다는 걸. 그때부터 불안증이 있는 사람처럼 초조해졌다. 커피숍의 웅성거리는 백색소음 속에서 종이를 앞뒤로 넘겨보다가 커피잔을 만지작거렸고, 수시로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금단증상이었다. 써야 할 때 못 쓰고 있으면 찾아오는 눈에 띄는 산만함. 그때 몇 발치 뒤에 앉아 있던 한 중년 여성이 조용히 다가오더니 ‘그것을’ 내밀었다. 펜이었다. 가끔 그녀가 어떻게 나에게 필요한 걸 그렇게 정확하게 알았을까 생각해 본다. 안절부절못했던 건, 만성 두통 혹은 선천적 산만함 때문일 수도 있지 않나. 하지만 요즘 내린 답은 이렇다. 아마도 그녀 역시 ‘쓰는 사람’이었을 것이라고. 그 시절만 해도 여행자들은 허리춤에 ‘유럽 100배 즐기기’나 ‘론니 플래닛’ 같은 굵직한 책을 끼고 돌아다녔다. 카페에서든, 열차 객차에서든 종이 위에 여행하며 느낀 낯선 감각에 대해 쓰고 싶은 마음에 굶주렸던 낭만적 시절이었다. 나만 그런 게 아니라 대개 그랬다. 그러니까 다이어리를 펼쳐 놓고 한숨만 쉬는 여행객에게 필요한 게 펜 한 자루란 걸 선뜻 알아채고 선물해 주는 인류애도 가능했다. 하지만 이후로 많은 것들이 달라졌다. 여행자들은 더 이상 책이나 펜을 들고 낯선 곳을 헤매지 않는다. 구글맵이 있으니까. 여행 서적이 없어도 수만 명이 평점을 매겨 놓은 관광지, 식당, 명소를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일상에서는 말할 필요도 없다. 어디에서나 자판을 두드릴 수 있다. 필요하면 휴대전화로 녹음하거나 촬영한다. 중요한 링크는 복사해 놓고, 일정은 휴대전화 캘린더에 메모하는 게 훨씬 편하다. 결국 자기 글씨체가 생각나지 않을 정도로 손 글씨를 쓸 일이 줄었다. 등기우편이나 카드 수령 때 아니면 펜을 들 일이 없다. 드물게 손 글씨를 써야 할 때면 오랫동안 필체를 통제하던 손끝의 균형감이 완전히 상실됐다는 것을 느낀다. 쓰지 않는 능력은 퇴화한다는 진리를 실감한다. 필체며 자간이며 모두 낯설다. 그런데 그렇게 무너진 필체가 어쩐지 다른 뭔가의 반영이란 생각도 든다. 요즘 서점가에선 매주 자기계발·명언·고전 필사책부터 베스트셀러 필사판까지 새로운 필사책이 쏟아진다. 책의 대부분이 백지인데도 2만 원 안팎씩 하다 보니, 출판사들의 손쉬운 돈벌이 수단이란 비판도 나온다. 개인적으로도 의문이었다. 학창 시절 일명 ‘깜지’로 불린 빽빽한 필사형 숙제를 제일 싫어했는데, 필사는 미화된 형태의 ‘깜지’로 느껴졌다. 문장을 곱씹기 위해서라면 음미하며 읽는 게 낫고, 문장을 내 것으로 만들기 위해서라면 나만의 글을 써보는 게 낫지 않나. 하지만 인공지능(AI) 시대 필사의 인기는 좀 다른 시선에서 바라볼 필요도 있는 것 같다. 필사의 정서적·인지적 효능만으로도, 텍스트 힙이란 트렌드만으로도 시대에 역행하는 이 인기를 다 설명할 수 없기 때문이다. 어쩌면 사람들은 잊혀진 손끝의 감각, 그 자체의 회복을 원하는 건 아닐까. 그 신경에 신비롭게 연결돼 있었으나 이제는 빠르게 퇴화 중인 내면의 어떤 균형추를 찾기 위해서 말이다. 오래전 빈의 커피숍에서처럼 유난히 산만했던 날 책장에 끼여 있던 쓰다 만 수첩과 펜을 찾아냈다. 글이 아니라 ‘글자’를 쓰고 싶은 충동도 존재한다는 걸 처음 깨달은 날, 나도 필사를 시작했다.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 2025-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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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린이 책]밤하늘 대청소했더니, 별도 달도 떨어졌어요

    청소하는 걸 엄청 좋아하는 루자빗. 이른 아침부터 산, 구름, 나무까지 싹싹 쓸고 탈탈 털면서 살뜰히 청소한다. 어느덧 깜깜한 밤이 왔는데, 무심코 하늘을 보던 루자빗이 깜짝 놀란다. 하늘이 너무 더러웠기 때문이다. 그길로 당장 산 위로 올라간 루자빗은 밤하늘을 잘 걷어서 있는 힘껏 탈탈 털고 다시 휙 넌다. 밤하늘은 칠흑같이 아주 깨끗해졌다. 하지만 문제가 생겼는데, 밤하늘에 달려 있던 별과 달까지 먼지와 함께 다 지상으로 떨어져 버렸다. 다음 날 가족을 잃어버린 아기 별이 바닥에서 울고 있는 걸 본 루자빗은 구석구석 청소하는 장기를 이용해 곳곳에 떨어져 있는 달과 별을 찾아낸다. 흙 위를 뒹구느라 꼬질꼬질해진 달과 별을 깨끗하게 씻겨 주고, 이제 다시 하늘에 달아 줘야 할 시간. 하지만 산 위에서 아무리 높이 뛰게 해봐도 원래 높이로 올라가는 게 쉽지 않다. 루자빗은 달과 별을 원래대로 하늘에 돌려놓기 위한 방법을 찾을 수 있을까. 밤하늘을 큰 이불처럼 털어서 다시 널고 개어 둔다는 발상이 재밌는 그림책. 청소에 진심인 루자빗의 캐릭터가 웃음을 자아낸다.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 2025-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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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말 수놓을 34色의 울림… ‘바이올린 샛별’ 누가 될까

    올 연말 ‘K클래식의 수도’ 서울이 세계에서 모인 젊고 유망한 바이올린 연주자들의 무대로 뜨거워진다. 올해로 20회째를 맞는 ‘LG와 함께하는 서울국제음악콩쿠르’가 30일부터 12월 10일까지 서울교육대 종합문화관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바이올린 부문으로 개최된다. 1996년 시작된 콩쿠르는 국제 문화 교류와 유망 신인 발굴 및 육성을 목표로 해마다 피아노와 바이올린, 성악 세 부문이 번갈아 개최된다. 지난해엔 피아노 부문으로 열렸다. 서울국제음악콩쿠르는 첫 회 피아니스트 아비람 라이케르트(서울대 교수)를 우승자로 배출한 것을 비롯해 바이올린 부문으로 열린 다음 회에서 백주영(서울대 교수)과 리비우 프루나루(전 로얄콘세르트허바우 오케스트라 악장)를 공동 우승자로 선정하는 등 국내외에서 활동하는 수많은 명인을 배출했다. 바이올리니스트 클라라 주미 강과 김동현, 피아니스트 한지호 신창용 김준형, 바리톤 김기훈 공병우, 테너 슈테판 포프 등 역대 우승자를 비롯한 수많은 입상자가 국내외 무대에서 활약하고 있다. 올해 콩쿠르엔 20개국 103명이 도전장을 내밀었으며, 예비심사를 통과한 13개국 34명(국내 15명, 해외 19명)이 1차 예선 무대에 오른다. 대부분 카를 닐센, 브람스, 센다이 국제콩쿠르 등 주요 국제콩쿠르 상위 입상자들로 세계 최고 수준의 치열한 경연이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인으로는 2022 시벨리우스 콩쿠르에서 최연소 입상한 이예송, 2018 메뉴인 콩쿠르 3위 임현재, 2024 윤이상 콩쿠르 3위와 2022 크라이슬러 및 2020 바흐 콩쿠르 입상 경력을 가진 심동영이 눈에 띈다. 외국인 참가자로는 2018 크라이슬러 콩쿠르 2위를 수상한 캐나다 엘리스 해교 이, 2019 쇤탈 콩쿠르 특별상을 받은 오스트리아의 막심 체코프가 도전한다. 심사위원으로는 이미경 독일 뮌헨 국립음대 학장 및 교수, 백주영 서울대 음대 교수, 마틴 비버 미국 콜번 음대 교수, 로널드 코프스 줄리아드 음악원 교수, 허웨이 중국 톈진 줄리아드 음악원 최고경영자(CEO) 겸 예술감독, 호리 마사후미 도호가쿠엔 음대 특별임용교수, 강동석 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 및 프랑스 뮤직알프페스티벌 예술감독, 딘 올딩 전 골드너 현악 사중주단 제1바이올린, 마르코 리치 독일 만하임 국립음대 교수, 울프 발린 독일 한스 아이슬러 국립음대 교수 등 세계에서 활동해온 국내외 저명 바이올리니스트 10명이 참여한다. 입상자에게는 1위 5만 달러(약 7300만 원) 등의 상금과 함께 국내외 정상급 오케스트라 협연, 리사이틀 초청 등 다양한 연주 기회가 제공된다. 특히 내년 체코 프라하 스메타나홀에서 열리는 노스 체코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정기연주회에 협연자로 초청되는 특전이 주어진다. 2위 이상 한국인 입상자에게는 병역특례 혜택이 부여된다. ▽대회 일정 △1차 예선: 11월 30일∼12월 2일 △2차 예선: 12월 4∼5일 △준결선: 12월 7∼8일(서울교육대 종합문화관) △결선: 12월 10일(협연 한경아르떼필하모닉, 지휘 장윤성·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10일 결선 뒤 시상식). 02-361-1412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 2025-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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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린이 책]베테랑 제빵사 고양이, 공룡의 주문도 받았죠

    언제부터 빵을 구웠는지조차 잘 생각나지 않는 제빵사 고양이. 분명한 건 처음 빵 주문을 받은 건 공룡으로부터였다는 것이다. 하지만 화덕에 구운 빵이 다 익기도 전에, 공룡이 멸종해 버릴 줄은 몰랐다. 그 밖에도 오랜 세월에 걸쳐 별의별 손님들이 다 찾아온다. 절대 권력을 유지할 빵을 구워 달라고 위협한 벌거벗은 임금님, 영원히 아름다울 수 있는 빵을 구워 달라고 한 마법 거울을 가진 왕비…. 그러다 바닷가에서 모래놀이를 하던 아이를 마주친다. ‘노을을 닮은 빵’도 있냐고 묻던 아이는 모래알처럼 가득한 시간, 파도처럼 사라지는 시간을 빵으로 굽고 싶다고 한다. 긴 세월 일해온 고양이는 직감한다. 드디어 시간이 구워지는 빵 냄새를 맡으며 햇볕 아래서 뒹굴거릴 수 있는 때가 왔다는 걸. 장성한 아이는 고양이 뒤를 이어 단골들이 줄 서 기다리는 인기 빵집의 제빵사이자 고양이 집사가 된다. 고양이 한 마리가 늘 낮잠을 자는, 달큼한 냄새 풍기는 동네 빵집. 이곳에 왠지 있을 법한 비밀 이야기를 전래동화와 아기자기한 상상력으로 재밌게 풀어냈다.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 2025-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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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슬로베니안만의 깊은 선율에 빠져보세요”

    “슬로베니아인들은 절제돼 있으면서도 깊은 표현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슬로베니안 필하모닉 역시 정교하고 서정적인 감정의 깊이가 특징이에요. 그 섬세한 연주에 한국 관객분들도 빠져드실 거라고 확신합니다.”슬로베니안 필하모닉이 처음으로 내한 공연을 갖는다. 19일 대구 콘서트하우스를 시작으로 20일 서울 롯데콘서트홀, 21일 경기 고양아람누리까지 사흘간 열린다. 지난해부터 수석 지휘자로 활동하고 있는 조지아 출신 지휘자 카키 솔롬니시빌리는 최근 동아일보 서면 인터뷰에서 “슬로베니안 필하모닉이 지닌 음악적 감수성에 늘 감탄한다”며 “지휘자의 모든 제스처에 놀랄 만큼 섬세하게 반응하는, 지휘자와 강한 유대감을 지닌 매우 감성적 오케스트라”라고 소개했다.1701년 창단한 슬로베니안 필하모닉은 세계적으로도 오랜 역사를 가진 악단이다. 한국에서 처음 선보이는 이번 공연에서 이들은 슬로베니아 출신 작곡가 조르주 미체우즈의 오페라 ‘더 페어리 차일드’의 서곡을 한국 초연한다. 솔롬니시빌리 지휘자는 이 곡을 선정한 이유로 “슬로베니아 특유의 명랑하고 낙천적 기질을 잘 보여주는 곡”이라며 “첫 한국 방문을 기념해 우리의 기쁨과 행복을 슬로베니아식으로 표현하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이 밖에 ‘브람스 교향곡 1번’ ‘차이콥스키 교향곡 5번’ 등도 이번 공연에서 선보인다. 그는 “언제나 제 영혼과 가장 가까운 작품, 음악이 지닌 언어를 통해 작곡가의 메시지를 가장 진솔하게 표현할 수 있는 곡을 택하려 한다”며 “브람스는 언제나 저의 큰 바람이며, 차이콥스키는 어떤 곡보다 섬세한 만큼 슬로베니안 필하모닉이 탁월한 이해로 해석할 수 있는 곡”이라고 했다.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을 함께 연주할 협연자인 손민수와의 공연에 대한 기대감도 드러냈다. 악장을 맡고 있는 아나 도잔은 “한국 관객들의 열정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들었는데 직접 그 에너지를 느낄 수 있게 돼 영광”이라며 “특히 영감을 주는 예술가인 손민수와 함께 무대에 오를 날이 기다려진다”고 말했다. 솔롬니시빌리 지휘자는 “라흐마니노프의 음악은 아주 영적인 음악”이라며 “손민수와 함께 독특한 울림을 만들어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 2025-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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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절제 속 깊은 감수성, 슬로베니아 식 울림 전한다

    “슬로베니아인들은 절제돼 있으면서도 깊은 표현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슬로베니안 필하모닉 역시 정교하고 서정적인 감정의 깊이가 특징이에요. 그 섬세한 연주에 한국 관객분들도 빠져드실 거라고 확신합니다.”슬로베니안 필하모닉이 처음으로 내한 공연을 갖는다. 19일 대구 콘서트하우스를 시작으로 20일 서울 롯데콘서트홀, 21일 고양아람누리까지 사흘 간 열린다. 지난해부터 수석 지휘자로 활동하고 있는 조자아 출신 지휘자 카키 솔롬니쉬빌리는 최근 동아일보 서면 인터뷰에서 “슬로베니안 필하모닉이 지닌 음악적 감수성에 늘 감탄한다”며 “지휘자의 모든 제스처에 놀랄만큼 섬세하게 반응하는, 지휘자와 강한 유대감을 지닌 매우 감성적 오케스트라”라고 소개했다.1701년 창단한 슬로베니안 필하모닉은 세계적으로도 오랜 역사를 가진 악단이다. 한국에서 처음 선보이는 이번 공연에서 이들은 슬로베니아 출신 작곡가 조르주 미체우즈의 오페라 ‘더 페어리 차일드’의 서곡을 한국 초연한다. 솔롬니쉬빌리 지휘자는 이 곡의 선정 이유로 “슬로베니아 특유의 명랑하고 낙천적 기질을 잘 보여주는 곡”이라며 “첫 한국 방문을 기념해 우리의 기쁨과 행복을 슬로베니아 식으로 표현하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이밖에 ‘브람스 교향곡 1번’ ‘차이콥스키 교향곡 5번’ 등도 이번 공연에서 선보인다. 그는 “언제나 제 영혼과 가장 가까운 작품, 음악이 지닌 언어를 통해 작곡가 메시지를 가장 진솔히 표현할 수 있는 곡을 택하려 한다”며 “브람스는 언제나 저의 큰 바람이며, 차이콥스키는 어떤 곡보다 섬세한만큼 슬로베니안 필하모닉이 탁월한 이해로 해석할 수 있는 곡”이라고 했다.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을 함께 연주할 협연자인 손민수와의 공연에 대한 기대감도 드러냈다. 악장을 맡고 있는 아나 도잔은 “한국 관객들의 열정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들었는데 직접 그 에너지를 느낄 수 있게 돼 영광”이라며 “특히 영감을 주는 예술가인 손민수와 함께 무대에 오를 날이 기다려진다”고 말했다. 솔롬니쉬빌리 지휘자는 “라흐마니노프의 음악은 아주 영적인 음악”이라며 “손민수와 함께 독특한 울림을 만들어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 2025-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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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린이 책]1월부터 12월까지 네가 항상 행복하길

    어느새 한 해가 저물어가고 있다. 새로운 한 해가 시작된다면 세상의 엄마들은 어떤 걸 가장 바라게 될까. 이 책에선 아이를 향한 엄마의 따뜻한 마음이 월별로 펼쳐진다. 1월에는 아이가 설렌 마음으로 뛰어나가 놀 때까지 펑펑 내리는 함박눈이 그치지 않는 것. 2월에는 감기쯤 씩씩하게 이겨내는 것. 3월엔 네가 얼마나 잘 웃는 아이인지 친구들이 알게 되길 바란다. 시간이 흘러 봄이 오면 한 번도 해보지 않은 것을 함께 도전해 보길 바란다. 꽃씨 심기, 별 보기, 먼 곳으로 여행하기, 둘만의 비밀 만들기. 장마철이 돼도 괜찮다. 비가 오는 날이 이어져도 빗속에서 춤출 수 있다는 걸 가르쳐 주면 되니까. 먹구름 뒤에 파란 하늘이 아이를 기다리고 있다는 것도 알게 해주고 싶다. 사랑의 마음으로 수놓아진 매달의 바람은 시간이 흐르면서 가을로, 겨울로 이어진다. 한 해의 끝 12월엔 아이가 받은 사랑만큼 세상을 사랑하기를. 물론 무엇보다 정말 바라는 건, 그 모든 순간 네가 행복한 것! 사랑하는 아이에게 바라는 부모의 한 해 소망을 나긋한 문장, 포근한 일러스트로 따뜻하게 그려냈다.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 2025-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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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베베른서 슈베르트까지… 하겐 콰르텟의 ‘마지막 絃’

    45년간 탁월한 앙상블을 선보여온 현악 4중주단 ‘하겐 콰르텟’이 8, 9일 경북 포항시청 대잠홀과 서울 송파구 롯데콘서트홀에서 내한 공연을 갖는다. 2016년 내한 이후 9년 만이다. 하겐 콰르텟은 내년 여름 은퇴를 앞두고 있어 이번이 마지막 내한공연일 수도 있어 팬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하겐 콰르텟은 1981년 루카스, 앙겔리카, 베로니카, 클레멘스 등 오스트리아 음악 명문가인 하겐 가문의 네 남매가 창단한 가족 앙상블이다. 1984년 잘츠부르크 페스티벌에서 공연한 뒤 도이체 그라모폰 등 메이저 음반사에서 50여 장의 음반을 냈다. 전 시대와 사조를 아우르는 프로그램과 단원들 간의 연주 호흡, 다양한 스타일로 음악적 성과와 영향력을 동시에 인정받아왔다. 이들은 이번 내한 공연에서 ‘황혼과 초심’을 테마로 올해 서거 70주년을 맞은 오스트리아 작곡가 베베른의 ‘현악사중주를 위한 5개의 악장(Op. 5)’과 ‘현악사중주를 위한 6개의 바가텔(Op. 9)’, 슈베르트의 ‘죽음과 소녀’(D.810) 등을 선보인다. 포항 공연은 포항국제음악제 프로그램 중 하나이며, 서울 공연은 아시아 투어 일환이다. 공연을 기획한 목프로덕션 측은 “40여 년간 이어온 팀 활동을 마무리 짓는 시즌 투어의 일환으로 내한공연을 진행한다”며 “은퇴 전 마지막 한국 무대가 될 수도 있는 만큼 연주 인생을 회고하는 프로그램으로 꾸려졌다”고 설명했다.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 2025-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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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은퇴 앞두고 韓 찾은 ‘하겐 콰르텟’, 45년 빚은 하모니 선보인다

    45년간 탁월한 앙상블을 선보여온 현악 4중주단 ‘하겐 콰르텟’이 8, 9일 경북 포항시청 대잠홀과 서울 송파구 롯데콘서트홀에서 내한 공연을 갖는다. 2016년 내한 이후 9년 만이다. 하겐 콰르텟은 내년 여름 은퇴를 앞두고 있어 이번이 마지막 내한공연일 수도 있어 팬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하겐 콰르텟은 1981년 루카스, 안겔리카, 베로니카, 클레멘스 등 오스트리아 음악 명문가인 하겐 가문의 네 형제가 창단한 가족 앙상블이다. 1984년 잘츠부르크 페스티벌에서 공연한 뒤 도이치 그라모폰 등 메이저 음반사에서 50여 장의 음반을 냈다. 전 시대와 사조를 아우르는 프로그램과 단원들간의 연주 호흡, 다양한 스타일로 음악적 성과와 영향력을 동시에 인정받아왔다.이들은 이번 내한 공연에서 ‘황혼과 초심’을 테마로 올해 서거 70주년을 맞은 오스트리아 작곡가 베베른의 ‘현악사중주를 위한 5개의 악장(Op. 5)’과 ‘현악사중주를 위한 6개의 바가텔(Op. 9)’, 베토벤의 ‘마지막 현악사중주 제16번(Op. 135)’, 슈베르트의 ‘죽음과 소녀’(D.810) 등을 선보인다.포항 공연은 포항국제음악제 프로그램 중 하나이며, 서울 공연은 아시아 투어 일환이다. 공연을 기획한 목프로덕션 측은 “40여 년간 이어온 팀 활동을 마무리 짓는 시즌 투어의 일환으로 내한공연을 진행한다”며 “은퇴 전 마지막 한국 무대가 될 수도 있는만큼 연주 인생을 회고하는 프로그램으로 꾸려졌다”고 설명했다.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 2025-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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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린이 책]토끼vs거북이 재대결, 이번에는 누가 이길까

    물가에 앉아 있던 토끼가 육지에 닿은 바다거북이에게 달리기 시합을 제안한다. 오랫동안 토끼를 고통받게 한 거북이와의 시합 이야기를 다시 쓰고 싶다는 게 이유다. 거북이는 자신이 ‘그 거북이’가 아니라 ‘바다거북이’라 상관 없다고 거절하지만, 토끼는 집요하다. 거북이와의 재대결을 위해서라면 거북이가 시키는 모든 것을 다 불사하고 덤벼든다. 호랑이와의 대결신청, 달팽이와의 대결부터 이종격투기 등에 이르기까지. 결국 토끼의 집요한 청을 받아들인 거북이. 둘의 마지막 대결이란 소문에 다른 거북이와 토끼들도 몰려들어 응원전을 펼친다. ‘지면 토끼도 아니다’라는 현수막을 들고 응원하는 토끼 친구들. 토끼는 최선을 다해서 오른쪽 끝에 있는 결승선 코앞에 도착한다. 하지만 책장을 다음 장으로 넘기면 결승 라인은 왼쪽 끝 저 멀리 떨어져 있던 거북이에게로 이동하도록 디자인돼 있다. 얼결에 거북이 최종 승. 거북이가 외친다. “인생은 속도가 아닌 방향!” 이탈리아 볼로냐국제아동도서전 라가치상 수상 작가인 저자가 이솝 우화 ‘토끼와 거북이 이야기’를 재밌게 재해석했다.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 2025-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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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선희 기자의 따끈따끈한 책장]아이의 ‘읽기 독립’, 세상을 향한 첫발

    독서하는 장면을 그림으로 남긴 유명한 화가들이 많다. 르누아르, 마티스, 피카소에 이르기까지. 예술가들이 독서라는 사적이면서도 정적인 순간에 주목한 건, 읽는 행위가 주는 감성이 그만큼 매력적이기 때문일 것이다. 책을 매개로 자기 안에 깊이 몰입한 사람에겐 보는 이까지 끌어당기는 어떤 힘이 있다. 사색 속의 고요함, 집중, 몰두와 평안. 책 읽는 모습에 대한 이야기를 꺼낸 건 최근 뜻밖에 목격하게 된 ‘독서의 장면’ 때문이다. 내년에 학교 입학을 앞둔 둘째와 함께 도서관에 갔는데, 몇 권 재밌어 보이는 책을 뽑는가 싶더니 혼자 책장을 넘기기 시작했다. 언젠가 올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바로 그때가 될 것이라고 미처 예상치 못했던 순간이었다. 아이들이 어릴 땐 부모가 곁에 끼고 책을 읽어주는 게 일이고, 나 역시 그랬다. 목이 아플 때까지 읽어줬다. 심지어 만화책도 읽어달라고 해서 연기와 내레이션을 동시에 하다 “이건 진짜 아니지 않냐?”고 묻기도 여러 번 했다. 한글을 빨리 뗐으면서도 꽤 오랫동안 책만 들면 읽어달라고 조르던 첫째를 겨우 떼놓자, 다섯 살 터울인 둘째가 그 자리를 대신했다. 그런데 마침내, 둘째까지 ‘읽기 독립’의 문턱에 들어선 것이었다. 혹시 눈이 마주치면 다시 “읽어줘”라고 나올까 봐 아이를 몰래 흘끔거렸다. 다행히 아이는 엄마의 존재조차 잠시 잊은 듯, 골똘히 책장을 넘겼다. 가끔 키득거리기까지 하면서. 두 아이를 키우면서 신통방통한 장면을 많이 봤지만 그때 느낀 감정은 또 특별했다. 열람실은 조용했지만, 내 내면은 자축의 팡파르로 소란스러웠다. 하지만 그게 단순히 육아의 한고비를 또 넘겼다는 안도감 때문만은 아니었던 것 같다. 독서는 세상을 지적으로 탐험하는 출발점이다. 그러니까 정서적·지적 독립의 기원을 거슬러 올라가보면 거기엔 ‘읽기 독립’이 있다. 혼자 책을 읽는 아이는 한 인격체로서 세상을 자신만의 속도와 방식, 방향으로 섭렵해 나갈 수 있게 된다. 책장을 넘길 때마다 새로운 문장, 자극, 상상, 발견이 계속될 것이고, 어느새 아이가 인식하고 체험하는 세상의 진폭은 부모의 것을 훌쩍 넘어설 것이다. 그러니 사실 아이가 처음으로 혼자 책을 읽는 순간은 골방이나 도서관 한 구석에서 벌어졌다 대충 잊혀질 일이 아니라, 각별히 기억되어지고 축하받을 만한 순간인지도 모른다. ‘읽기 독립’ 파티를 해도 모자랄 중요한 순간 말이다. 하지만 온갖 파티와 축하가 넘치는 세상에서 왜 ‘읽기 독립 파티’ 같은 게 없는 건지, 이젠 너무 잘 안다. 그런 걸 하자고 하는 순간, 아이는 뭔가 잘못됐음을 직감할 것이고 다시 ‘엄마가 읽어줘’라고 태세를 전환하겠지. 그래서 다들 눈물 나게 기쁜 이 장면을 마치 아무렇지 않은 척, 못 본 척 쉬쉬하며 넘어간다. 그래도 기억한다. 아이가 처음 책을 혼자 읽게 된 날. 읽는 것과 일평생 계속 좋은 친구가 되기로 한 날. ‘읽는 사람’으로의 첫발을 뗀 날.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 2025-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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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5세 김현서양, 파가니니 콩쿠르 역대 최연소 3위

    바이올리니스트 김현서 양(15·사진)이 25일(현지 시간) 이탈리아 제노바에서 열린 제58회 파가니니 국제 콩쿠르에서 역대 최연소로 3위에 올랐다. 김 양은 청중상, 최연소 결선 진출자상 등 2개 부문 특별상도 함께 차지했다. 2010년생인 김 양은 대회 최연소 참가자이자 역대 최연소 수상자가 됐다. 3위 및 특별상 상금으로 총 1만5000유로(약 2511만 원)를 받으며 부상으로 산타 체칠리아 국립 아카데미 오케스트라 등 세계 각지에서 연주할 기회를 얻는다. 1954년 시작된 파가니니 국제 바이올린 콩쿠르는 2년마다 이탈리아 제노바에서 열리는 세계적인 바이올린 경연 대회다. 한국 바이올리니스트 양인모가 2015년 한국인 최초로 우승한 바 있다.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 2025-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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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린이 책]달토끼 후계자 모집, 거북이도 가능할까?

    옛날부터 달에 살아온 달토끼는 아주 중요한 일을 한다. 별 씨를 뿌리고 꽃이 피어나면 방아를 찧어 별 가루를 내고, 그걸 반죽하고 잘 구워서 새 별을 다는 일이다. 고되고 힘들지만 그만큼 보람찬 일을 평생 해온 달토끼는 이제 나이가 들어 후계자를 찾는다. 유구한 역사와 전통을 이을 달토끼의 후계자. 후계자 조건은 까다롭다. 총명하고 용감하고 성실하고 끈기 있고 건강하며 용모도 단정해야한다. 그런데 아무리 기다려도 지원자가 안 나타난다. 기다리다 못해 직접 현장 채용으로 찾기에 나서지만, 만난 건 ‘진심으로 달토끼가 되고 싶다’는 거북이뿐이다. 아무리 지원자가 없어도, 어떻게 거북이가 달토끼가 될 수 있을까. 산속으로 바다로 계속 달토끼 후계자를 찾으러 돌아다니는 원조 달토끼. 후계자 조건을 거의 다 포기하고 이젠 ‘토끼이기만 하면 된다’고 기준을 낮추지만 여전히 따라다니는 건 거북이뿐이다. 토끼 분장까지 하고 나선 거북이의 진심이 통할까. 안 되는 게 없는 세상, 경계 없는 도전정신의 중요성을 재밌게 일러준다. 이야기 곳곳에 전래동화에 대한 오마주가 나와 읽는 재미를 더한다.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 2025-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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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클래식 미래 짊어질 21명의 샛별

    “매 순간 음악에 진심을 담으려 노력했는데 좋은 결과가 따라줘 너무 감사합니다.” 제65회 동아음악콩쿠르에서 피아노 부문 1위를 차지한 노윤서 씨(23·서울대 대학원 1년)는 세 번의 동아음악콩쿠르 도전 끝에 올해 입상에 성공했다. 그는 “본선에서 리스트 작품을 연주했는데 경연이란 걸 잊고 내 이야기를 풀어 낸다는 마음으로 깊이 빠져들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2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아트센터 도암홀에서 제65회 동아음악콩쿠르 시상식이 개최됐다. 동아일보사가 주최하고 포스코가 협찬, 서울교육대학교·서울아트센터 도암홀이 후원한 올해 콩쿠르에선 총 21명이 입상의 영예를 안았다. 부문별 격년제로 개최하는 콩쿠르는 9월 21일부터 10월 21일까지 서울교육대에서 1, 2차 예선을 거친 8개 부문 28명이 19∼21일 본선에 올라 기량을 겨뤘다. 작곡 부문 1위 수상자인 김진호 씨(32·브레멘대 2년)는 “귀국길에 비행기를 놓치는 등 우여곡절이 많았지만 좋은 결실을 맺었다”며 “특히 올해 신설된 ‘김순남 작곡상’을 수상해 영광”이라고 말했다. 올해 작곡 부문 1위에겐 특별상인 ‘김순남작곡상’과 ‘TIMF 앙상블상’이 함께 수여됐다. 바순 1위에겐 곽정선바순상이 함께 수여됐다. 아래는 부문별 수상자. ▽클라리넷 △1위 김민석(19·한양대 2년) △2위 최지웅(19·한예종 2년) △3위 공성민(20·서울대 3년) ▽오보에 △1위 박형준(23·연세대 3년) △2위 정유민(22·서울대 3년) △3위 최세린(23·한예종 3년) ▽바순 △1위 문서영(17·한예종 1년) △2위 이소영(22·서울대 3년) ▽피아노 △1위 노윤서(23·서울대 대학원 1년) △2위 여윤지(21·서울대 2년) △3위 지인호 (22·서울대 4년) ▽작곡 △1위 김진호(32·브레멘대 2년) △2위 공태현(23·한양대 4년) ▽플루트 △1위 최예은(19·서울대 3년) △2위 박지성(20·한예종 1년) △3위 남예원(19·한예종 3년) ▽여자성악 △1위 윤예영(23·한예종 4년) △3위 윤재원(28·한예종 졸업) ▽남자성악 △1위 박상민(29·서울대 졸업) △2위 정강한(20·서울대 3년) △ 3위 박성민(24·서울대 4년) 31일부터 동아음악콩쿠르 홈페이지(www.donga.com/concours/music)에서 심사위원별 채점표와 심사평을 확인할 수 있다. 제9회 동아주니어음악콩쿠르 시상식도 이날 같은 곳에서 함께 거행됐다. 올해 처음으로 초등부를 저학년부와 고학년부로 세분화했으며, 초·중·고등부 피아노, 바이올린, 첼로, 플루트 부문으로 치러졌다. 9월 8∼10일 예선을 거친 52명이 9월 21일 본선에 올랐고, 고등부 피아노 부문 1위 마경록(16·홈스쿨링)을 비롯한 38명이 입상했다. 중등부 각 부문 수석 입상자에게 라율인재상이, 피아노 부문 1위 입상자 전원에겐 코스모스악기상이 수여됐다. 수상자 명단은 동아주니어음악콩쿠르 홈페이지(www.donga.com/concours/juniormusic)에서 확인할 수 있다.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 2025-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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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65회 동아음악콩쿠르 시상식…노윤서·김진호 등 21명 영예

    “매 순간마다 음악에 진심을 담으려 노력했는데 좋은 결과가 따라줘 너무 감사합니다.”제65회 동아음악콩쿠르에서 피아노 부문 1위를 차지한 노윤서 씨(23·서울대 대학원 1년)는 세 번의 동아음악콩쿠르 도전 끝에 올해 입상에 성공했다. 그는 “본선에서 리스트 작품을 연주했는데 경연이란 걸 잊고 내 이야기를 풀어낸다는 마음으로 깊이 빠져들었다”고 소감을 밝혔다.2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아트센터 도암홀에서 제65회 동아음악콩쿠르 시상식이 개최됐다. 동아일보사가 주최하고 포스코가 협찬, 서울교육대학교·서울아트센터 도암홀이 후원한 올해 콩쿠르에선 총 21명이 입상의 영예를 안았다. 부문별 격년제로 개최하는 콩쿠르는 9월 21일부터 10월 21일까지 서울교육대학에서 1, 2차 예선을 거친 8개 부문 28명이 19∼21일 본선에 올라 기량을 겨뤘다.작곡 부문 1위 수상자인 김진호(32· 브레멘대 2년) 씨는 “귀국길에 비행기를 놓치는 등 우여곡절이 많았지만 좋은 결실을 맺었다”며 “특히 올해 신설된 ‘김순남 작곡상’을 수상해 영광”이라고 말했다. 올해 작곡 부문 1위에겐 특별상인 ‘김순남작곡상’과 ‘TIMF 앙상블상’이 함께 수여됐다. 바순 1위에겐 곽정선바순상이 함께 수여됐다. 아래는 부문별 수상자. ▽클라리넷 △1위 김민석(19· 한양대 2년) △2위 최지웅(19·한예종 2년) △3위 공성민(20· 서울대 3년) ▽오보에 △1위 박형준(23·연세대 3년) △2위 정유민(22·서울대 3년) △3위 최세린(23· 한예종 3년) ▽바순 △1위 문서영(17·한예종 1년) △2위 이소영(22· 서울대 3년) ▽피아노 △1위 노윤서(23·서울대 대학원 1년) △2위 여윤지(21·서울대 2년) △3위 지인호 (22·서울대 4년) ▽작곡 △1위 김진호(32· 브레멘대 2년) △2위 공태현(23· 한양대 4년) ▽플루트 △1위 최예은(19· 서울대 3년) △2위 박지성(20·한예종 1년) △3위 남예원(19· 한예술종 3년) ▽ 여자성악 △1위 윤예영(23· 한예종 4년) △3위 윤재원(28· 한예종 졸업) ▽ 남자성악 △1위 박상민(29· 서울대 졸업) △2위 정강한(20· 서울대 3년) △ 3위 박성민(24· 서울대 4년) 31일부터 동아음악콩쿠르 홈페이지(www.donga.com/concours/music)에서 심사위원별 채점표와 심사평을 확인할 수 있다. 제9회 동아주니어음악콩쿠르 시상식도 이날 같은 곳에서 함께 거행됐다. 올해 처음으로 초등부를 저학년부와 고학년부로 세분화했으며, 초·중·고등부 피아노, 바이올린, 첼로, 플루트 부문으로 치러졌다. 9월 8∼10일 예선을 거친 52명이 9월 21일 본선에 올랐고, 고등부 피아노 부문 1위 마경록(16· 홈스쿨링)을 비롯한 34명이 입상했다. 중등부 각 부문 수석 입상자에게 라율인재상이, 피아노 부문 1위 입상자 전원에겐 코스모스악기상이 수여됐다. 수상자 명단은 동아주니어음악콩쿠르 홈페이지(www.donga.com/concours/juniormusic)에서 확인할 수 있다.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 2025-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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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왈츠서 탱고까지… 서울, 클래식과 함께 춤을

    서울국제음악제(SIMF·포스터)가 30일부터 11월 6일까지 서울 예술의전당과 세종문화회관,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린다. 올해로 17회째를 맞은 이번 축제의 주제는 ‘춤곡’(Dance with Me). 왈츠, 탱고, 발레 등 서양 음악사에 깊이 녹아든 ‘춤’과 관련된 다양한 무대가 마련됐다. 류재준 음악감독은 “활기 있고 즐거운 주제를 드리고 싶어 주제를 춤으로 선택했다. 이번 음악회를 통해 힘을 얻을 수 있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30일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리는 개막공연은 ‘춤과 호른’을 주제로 다양한 작품을 선보인다. 작곡가 김홍걸이 대규모 관현악 연주로 편곡한 ‘탱고의 역사’를 베를린 필하모닉 호른 수석을 지낸 라데크 바보라크 지휘로 감상할 수 있다. 예술의전당 IBK기업은행챔버홀과 세종문화회관 세종체임버홀에서 각각 31일과 11월 1일 열리는 공연은 SIMF 실내악으로 진행된다. 스트라빈스키의 관현악곡 ‘봄의 제전’을 실내악으로 편곡해 선보이는 등 독일과 러시아 작곡가들이 남긴 춤곡이 연주된다. 이어 11월 2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선 SIMF 오케스트라와 함께 요한 슈트라우스 2세의 ‘왈츠의 왕’ 등 왈츠의 역사를 조망하는 무대를 선보인다. 11월 5일 공연에선 세계적인 첼리스트 게리 호프먼이 ‘베토벤과 함께 춤을’이란 주제로 베토벤 첼로 소나타 전곡을 연주한다. 다음 날인 6일 폐막 음악회에선 SIMF오케스트라가 한일 수교 60주년을 기념해 일본 현대음악의 거장 다케미쓰 도루의 비올라 협주곡 ‘가을의 현’을 국내 초연한다. 류 감독은 “지난 기억을 모두 부둥켜안고 새로운 길로 나아가자는 의미를 담은 곡으로, 한일 수교 60주년의 의미와 서울국제음악제의 취지에 잘 어울리는 곡”이라고 설명했다.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 2025-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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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린이 책]나무 이발이 별로야? 괜찮아, 다시 자라니까

    나무 이발사는 어떤 일을 하는 사람일까. 말 그대로 나무의 이파리를 단정히 가꿔 새로운 스타일을 선물해 주는 이다. 예약 손님 확인은 매일 아침 찾아오는 참새가 맡고 있다. 하루 일정을 확인한 뒤엔 고양이 조수와 함께 이발소를 나선다. 오랫동안 앞머리를 길러온 어린이 나무, 이발소 단골 손님으로 뽀글머리를 즐기는 할머니 나무, 샛노란 색으로 염색하며 새로운 분위기를 내는 은행나무. 나무 이발사는 그 어떤 나무에게라도 척척 새로운 스타일을 선물해 준다. 줄기가 엉켜버린 나무, 찬 바람에 메마르고 푸석해져 버린 나무, 나뭇잎이 너무 덥수룩하게 자라 붙어버린 나무를 관리해 주는 것도 나무 이발사의 몫이다. 최선을 다해 일하긴 하지만, 모든 이발이 다 성공적인 건 아니다. 가끔 어떤 손님은 불만을 드러낸다. 오늘도 마지막 손님은 새로운 스타일이 싫은지 울음을 터뜨리고 만다. 하지만 괜찮다. 이파리는 결국 다시 자라니까. 길가의 나무를 보며 미용사가 된 듯 자유롭게 상상력을 펼치게 해주는 책. 이파리가 자라듯 매일 쑥쑥 자라는 아이들이 떠오른다.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 2025-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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