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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동구가 주최한 문학상 공모에 한 달여 만에 400편에 가까운 작품이 접수됐다. 동구는 ‘초량 168계단’을 모티브로 처음 시행한 ‘제1회 계단문학상 공모전’에 399편의 작품이 접수됐다고 15일 밝혔다. 이번 공모전은 초량 168계단을 ‘문학 계단’으로 만들기 위해 처음 시행됐다. 동구는 우리나라 근현대사의 발자취와 서사를 담은 초단편 문학 작품을 모집했다. 작품 분량을 200자 원고지 10∼12장으로 제한해 참여자의 부담을 줄이고자 했다. 동구는 심사위원회를 구성해 다음 달 최종 당선작 1편을 선정할 예정이다. 선정된 작품을 초량 168계단에 새겨 동구를 대표하는 관광 콘텐츠로 활용한다. 동구 관계자는 “한 달여라는 짧은 공모 기간에 400편에 가까운 문학 작품이 접수된 것은 기록적인 일”이라며 “3000만 원이라는 파격적인 상금을 내걸어 관심을 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초량 168계단은 부산에 정착한 6·25전쟁 피란민의 삶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는 장소다. 피란민은 168개로 이뤄진 가파른 계단 옆 산비탈에 판잣집을 짓고 살았다. 경사 40도에 달하는 이 계단은 이들이 생활용수와 생필품을 운반하기 위해 매일 여러 번 오르내려야 했던 애환이 서린 생활로였다.김화영 기자 run@donga.com}
부산 동구가 주최한 문학상 공모에 한 달 만에 400편에 가까운 작품이 접수됐다.동구는 ‘초량 168계단’을 모티브로 처음 시행한 ‘제1회 계단문학상 공모전’에 399편의 작품이 접수됐다고 15일 밝혔다. 이번 공모전은 초량 168계단을 ‘문학 계단’으로 만들기 위해 처음 시행됐다. 동구는 우리나라 근현대사의 발자취와 서사를 담은 초단편 문학 작품을 모집했다. 작품 분량을 200자 원고지 10매~12매로 제한해 참여자의 부담을 줄이고자 했다.동구는 심사위원회를 구성해 다음 달 최종 당선작 1편을 선정할 예정이다. 선정된 작품을 초량 168계단에 새겨 동구를 대표하는 관광 콘텐츠로 활용된다. 동구 관계자는 “한 달 반만이라는 짧은 응모기간에 400편에 가까운 문학 작품이 접수된 것을 기록적인 일”이라며 “3000만 원이라는 파격적인 상금을 내걸어 관심을 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초량 168계단은 부산에 정착한 한국전쟁 피란민의 삶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는 장소다. 피란민은 168개로 이뤄진 가파른 계단 옆 산비탈에 판잣집을 짓고 살았다. 경사 40도에 달하는 이 계단은 이들이 생활용수와 생필품을 운반하기 위해 매일 여러 번 오르내려야 했던 애환이 서린 생활로였다.김화영 기자 run@donga.com}
“스리, 투, 원! 잘 다녀오세요.” 10일 오전 6시경 부산 사상구 신라대 운동장. 사회자의 카운트다운이 끝나고 출발을 알리는 딸랑딸랑 종소리가 울리자 가슴 부위에 물통이 달린 경량 배낭을 멘 러너 수백 명이 출발선을 박차고 달려 나갔다. 이들은 백양산 임도를 거쳐 해발고도 801.5m의 금정산 최고봉 고당봉을 올랐다가 돌아오는 총 50km 거리의 트레일러닝 대회 ‘부산 50K’에 참가했다. 트레일러닝은 트레일(Trail)과 러닝(Running)의 합성어로, 포장되지 않은 산길과 오솔길, 강변 등을 달리는 레저 스포츠다. 산길을 빠르게 달려 올라가는 최선두권 주자를 제외한 대부분이 여유롭게 대회를 즐겼다. 삼삼오오 무리를 지어 이야기를 나누며 달리다 가파른 오르막에서는 걸었다. 빽빽하게 우거진 편백숲이나 진분홍 철쭉군락 앞에선 멈추고 기념사진을 찍으며 활짝 웃었다. 기록에 연연하기보단 대회 자체를 즐기는 모습이었다. 선암사 근처에서 만난 김모 씨(34·서울)는 “제한 시간인 13시간 안에만 완주하면 된다는 생각으로 천천히 달릴 것”이라며 “금정산과 백양산 구석구석을 누비며 부산의 봄을 만끽하겠다”고 말했다.대회는 4개 코스로 나뉘었다. 가장 긴 ‘50K’를 비롯해 절반 거리인 ‘24K’, 임도를 따라 백양산을 크게 한 바퀴 도는 ‘둘레길 22K’, 백양산 애진봉을 오르는 ‘12K’ 등이었다. 완주자는 국제트레일러닝협회(ITRA) 포인트를 1점 이상 획득할 수 있다. 50K 완주자에게는 ITRA 포인트 3점이 주어진다. 부산에서 ITRA가 인증한 대회가 열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세계적인 트레일러닝 대회인 UTMB(Ultra-Trail du Mont-Blanc) 등에 참가하려면 일정 수준 이상의 ITRA 포인트가 필요하다. 이날 대회는 PTR(파워트레일러닝)이라는 부산 지역 러닝 동호회가 열었다. PTR은 지방자치단체의 예산 지원 없이 200여 명의 소속 회원 모금 등으로 대회 운영 자금을 마련했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5월 같은 구간에서 열린 40km 시범 대회가 원활한 운영으로 호평받으면서 첫 공식 대회에 많은 러너가 몰렸다. 지난해 540명이었던 참가자 수가 올해 약 1000명으로 2배로 늘었다. 정덕수 PTR 회장(62)은 “참가 신청이 몰려 일주일 만에 접수를 마감할 수밖에 없었다”며 “부산 참가자는 전체의 10%이고 수도권과 충청권 참가자가 많다. 외국인도 30명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PTR은 유명 대회에 버금가는 운영을 목표로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고 강조했다. 10km마다 설치된 체크포인트(CP)에서 음료와 주먹밥, 과일 등을 제공했고, 병원과 제휴해 응급차도 코스 곳곳에 배치했다. 레이스를 중도 포기하는 참가자를 지원하는 운영팀도 가동했다. 이날 6시간 15분 만에 50K를 완주해 상위권에 랭크된 박진영 씨(42)는 “길을 잘못 들지 않게 방향을 안내하는 리본이 꼼꼼하게 부착됐던 점이 기억에 남는다”며 “열심히 훈련해 내년에는 꼭 입상하겠다”고 말했다. PTR은 대회 규모를 더 키울 계획이다. 정 회장은 “부산은김해국제공항과부산항국제여객터미널, 부산역 등을 두고 있어 강원도나 제주도의 트레일러닝 대회보다 접근성이 뛰어나다”며 “금정산뿐 아니라 낙동강, 해수욕장 등을 아우르는 100km 이상 코스의 대회를 개최하고 싶다”고 말했다.김화영 기자 run@donga.com}
“쓰리, 투, 원! 잘 다녀오세요.”10일 오전 6시경 부산 사상구 신라대 운동장. 사회자의 카운트다운과 함께 출발을 알리는 딸랑딸랑 종소리가 울리자, 가슴 부위에 물통이 달린 경량 배낭을 멘 러너 수백 명이 출발선을 박차고 달려 나왔다. 이들은 백양산 임도를 거쳐 해발고도 801.5m의 금정산 최고봉 고당봉을 올랐다가 돌아오는 총 50㎞ 거리의 트레일러닝 대회 ‘부산 50K’에 참가했다. 트레일러닝은 트레일(Trail)과 러닝(Running)의 합성어로, 포장되지 않은 산길과 오솔길, 강변 등을 달리는 레저 스포츠다. 산길을 빠르게 달려 올라가는 최선두권 주자를 제외한 대부분이 여유롭게 대회를 즐겼다. 삼삼오오 무리를 지어 이야기를 나누며 달리다 가파른 오르막에서는 걸었다. 빽빽하게 우거진 편백숲이나 진분홍 철쭉군락 앞에선 멈추고 기념사진을 찍으며 활짝 웃었다. 기록에 연연하기보단 대회 자체를 즐기는 모습이었다. 선암사 근처에서 만난 김모 씨(34·서울)는 “제한 시간인 13시간 안에만 완주하면 된다는 생각으로 천천히 달릴 것”이라며 “금정산과 백양산 구석구석을 누비며 부산의 봄을 만끽하겠다”고 말했다.대회는 4개 코스로 나뉘었다. 가장 긴 ‘50K’를 비롯해 절반 거리인 ‘24K’, 임도를 따라 백양산을 크게 한 바퀴 도는 ‘둘레길 22K’, 백양산 애진봉을 오르는 ‘12K’ 등이었다. 완주자는 국제트레일러닝협회(ITRA) 포인트를 1점 이상 획득할 수 있다. 50K 완주자에게는 ITRA 포인트 3점이 주어진다. 부산에서 ITRA가 인증한 대회가 열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세계적인 트레일러닝 대회인 UTMB(Ultra Trail Mont-blanc) 등에 참가하려면 일정 수준 이상의 ITRA 포인트가 필요하다.이날 대회는 PTR(파워트레일러닝)이라는 부산 지역 러닝동호회가 열었다. PTR은 지방자치단체의 예산 지원 없이 200여 명의 소속 회원 모금 등으로 대회 운영 자금을 마련했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5월 같은 구간에서 열린 40㎞ 시범대회가 원활한 운영으로 호평받으면서 첫 공식 대회에 많은 러너가 몰렸다. 지난해 540명이었던 참가자 수가 올해 약 1000명으로 2배 늘었다. 정덕수 PTR 회장(62)은 “참가 신청이 몰려 1주일 만에 접수를 마감할 수밖에 없었다”며 “부산 참가자는 전체의 10%였고 수도권과 충청권 참가자가 많았다. 외국인도 30명에 달했다”고 설명했다.PTR은 유명 대회에 버금가는 운영을 목표로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고 강조했다. 10㎞마다 설치된 체크포인트(CP)에서 음료와 주먹밥, 과일 등을 제공했고, 병원과 제휴해 응급차도 코스 곳곳에 배치했다. 레이스를 중도 포기하는 참가자를 지원하는 운영팀도 가동했다. 이날 6시간 15분 만에 50K를 완주해 상위권에 랭크된 박진영 씨(42)는 “길을 잘못 들지 않게 방향을 안내하는 리본이 꼼꼼하게 부착됐던 점이 기억에 남는다”며 “열심히 훈련해 내년에는 꼭 입상하겠다”고 말했다.PTR은 대회 규모를 더 키울 계획이다. 정 회장은 “부산은 김해국제공항과 부산항국제여객터미널, 부산역 등을 두고 있어 강원도나 제주도의 트레일러닝 대회보다 접근성이 뛰어나다”며 “금정산뿐 아니라 낙동강, 해수욕장 등을 아우르는 100㎞ 이상 코스의 대회를 개최하고 싶다”고 말했다.김화영 기자 run@donga.com}
부산교통공사는 부산도시철도 1호선 서대신역∼동대신역 약 1km 구간의 노후 침목을 콘크리트 침목으로 전면 교체하는 공사에 착수했다고 13일 밝혔다. 이 구간은 지상에서 깊지 않은 지점에 도시철도 선로가 깔려 있어 열차 통과 때 진동이 지상으로 전달되기 쉬운 구조다. 교통공사는 진동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그동안 해당 구간을 통과하는 열차 속도를 줄이고 레일에 윤활장치를 설치하는 등의 조치를 했다. 이번에 열차 주행 때 발생하는 진동이 지반으로 전달되는 것을 원천 차단하기 위해 침목을 교체하는 것. 올 8월 말까지 교체되는 ‘방진 콘크리트 침목’은 침목 아래에 두께 20mm의 폴리우레탄 방진 패드가 부착된다. 기존 침목보다 구조적 안정성도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부산교통공사 관계자는 “콘크리트 침목으로 교체한 뒤 4개 지점에서 침목 교체 전후의 진동을 분석할 예정”이라며 “교체 효과가 크다고 확인되면 다른 진동 취약 구간에 확대 설치하겠다”고 말했다.김화영 기자 run@donga.com}
부산교통공사는 부산도시철도 1호선 서대신역~동대신역 약 1㎞ 구간의 노후 목침목을 콘크리트 침목으로 전면 교체하는 공사에 착수했다고 13일 밝혔다. 이 구간은 지상에 멀지 않은 지점에 도시철도 선로가 깔려 있어 열차 통과 때 진동이 진상으로 전달되기 쉬운 구조다.교통공사는 진동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그동안 해당 구간을 통과하는 열차 속도를 줄이고 레일에 윤활장치를 설치하는 등의 조처를 시행했다. 열차 주행 때 발생하는 진동이 지반으로 전달되는 것을 원천 차단하기 위해 침목을 교체한 것. 올 8월 말까지 교체되는 ‘방진 콘크리트 침목’은 침목 아래에 두께 20㎜의 폴리우레탄 방진 패드가 부착된다. 기존 목침목보다 구조적 안정성도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부산교통공사 관계자는 “콘크리트 침목으로 교체한 뒤 4개 지점에서 침목 교체 전후의 진동을 측정해 분석할 예정”이라며 “교체 효과가 크다고 확인되면 다른 진동 취약 구간에 확대 설치하겠다”고 말했다.김화영 기자 run@donga.com}
부산 남부경찰서 김원섭 경사는 초등학교에 입학한 아들을 위해 올 2월까지 1년 동안 육아휴직을 썼다. 김 경사는 “맞벌이 상황에서 아들에겐 엄마보다 아빠의 밀착 돌봄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며 “주변 동료들도 적극 육아휴직을 쓰려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전체 직원 85%가 남성인 ‘남초 직장’ 경찰에서 남성 육아휴직자가 4년 새 2배 이상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MZ세대(밀레니얼+Z세대) 경찰을 중심으로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을 중시하는 경향이 확산하고 있기 때문인데, 내부에선 업무 공백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11일 경찰청 자료에 따르면 남성 육아휴직자 수는 2020년 1319명, 2021년 1497명, 2022년 1995명, 2023년 2054명, 2024년 2744명 등 최근 4년간 2.1배로 늘었다. 통계청이 집계한 2023년 전체 남성 육아휴직자 5만455명 가운데 4.07%가 경찰일 정도다. 경찰 내 육아휴직자 중 남성 비율도 2020년 46.05%(2864명)에서 2022년 55.50%(3594명)로 처음 여성을 추월했다. 2024년엔 61.81%(4439명), 올 2월 기준으로는 1107명 중 764명(69.01%)에 이르렀다. 육아휴직자 10명 중 7명이 남성인 셈이다. 맞벌이 부부 증가로 남성의 육아 참여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가 확산하고 제도적 지원이 강화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한 경찰관은 “근무 경력으로 인정해주는 육아휴직 기간이 기존 1년에서 3년으로 늘어나 승진 불이익 부담이 줄었다. 휴직을 안 쓰면 손해라는 인식이 늘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내부에선 우려도 적지 않다. 50대 한 경정은 “젊은 직원이 워라밸을 중시하거나 6개월 이상 번갈아 육아휴직을 떠나면 업무 연속성이 깨져 조직 분위기가 나빠질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한 경찰 관계자는 “업무 공백은 물론 기강 해이 우려까지 나온다”고 했다. 격무 부서인 형사기동대나 정보과를 피하고, 출퇴근 시간이 일정한 지구대나 기동대를 선호하는 젊은 경찰 직원이 늘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그럼에도 육아휴직은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 등에 보장된 권리인 만큼 시대 흐름에 맞춘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제언했다. 김상운 대구가톨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계급정년 등으로 퇴직한 경찰관을 활용해 대체 인력 풀을 구성하고, 휴직 공백 부서에 투입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장기적으론 육아휴직을 여러 차례 사용한 다자녀 경찰관에게 인사상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등 휴직을 우려할 대상이 아닌 장려할 대상으로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김화영 기자 run@donga.com}
김원섭 부산 남부경찰서 경사(42)는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아들을 돌보려고 지난해 2월부터 올 2월까지 휴직했다. 김 경사는 “맞벌이인데 아들의 학교 적응을 도우려면 엄마보다 아빠가 밀착해 돌보는 것이 낫다고 판단했다”며 “하교 후 반갑게 달려오는 아이 표정을 평생 잊지 못할 것 같다”고 했다. 또 다른 30대 경위는 “기존에는 육아휴직 1년까지만 경력으로 인정됐지만 지금은 자녀 1명당 최대 3년까지 인정돼 승진 불이익에 대한 부담도 줄었다”고 말했다.보수적인 조직문화와 남성 중심 구조로 대표되는 경찰 조직에서 남성 육아휴직자가 최근 4년 새 두 배 가까이 증가하는 등 빠르게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 남성 육아휴직자 가운데 4% 이상이 경찰관이었다. 일과 삶의 균형을 중시하는 문화가 경찰 내부로 확산하는 긍정적인 흐름이지만, 일각에선 잇따른 휴직으로 인한 인력 공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남성 경찰 육아휴직자 4년 새 2배…전국 男 육아휴직자 25명 중 1명꼴경찰청이 동아일보에 제출한 ‘경찰공무원 휴직 현황’에 따르면, 경찰 내 남성 육아휴직자는 2020년 1319명에서 2024년 2744명으로 4년 만에 두 배 이상 증가했다. 같은 기간 전체 경찰관 수는 13만 1807명, 이 중 남성은 84.1%인 11만 807명이다. 지난해 기준 전체 남성 경찰관 가운데 2.48%가 육아휴직을 쓴 셈이다.통계청이 집계한 2023년 전체 남성 육아휴직자 수는 5만 455명으로, 이 가운데 4.07%인 2054명이 경찰이었다. 전국 남성 육아휴직자 25명 중 1명꼴이다. 육아휴직자 비율을 경찰 내부로 한정해보면 남성 휴직자의 증가가 더 뚜렷하게 잘 보인다. 2020년 전체 경찰 육아휴직자 중 46.05%(전체 2864명), 2021년 49.68%(3074명), 2022년 55.50%(3594명), 2023년 56.39%(3642명), 2024년 61.81%(4439명)가 남성이었다. 올해는 2월 기준 1107명 중 764명이 남성으로 그 비율이 69.01%에 달했다. 육아휴직을 쓴 10명 중 7명이 남성이라는 뜻이다.이 같은 흐름은 맞벌이 가정의 증가와 남성 육아휴직 제도 개선이 맞물린 결과로 분석된다. 특히 최근 들어 급증은 과거 3개월이었던 육아휴직 급여 지원 기간이 6개월로 늘어난 점, 휴직 기간에 대한 승진 경력 인정 범위가 자녀 1명당 최대 3년까지 확대된 점 등이 배경으로 꼽힌다. ●“업무 공백 우려”…MZ 경찰들 ‘격무 부서’ 기피 분위기도하지만 조직 내 ‘허리’로 불리는 30대 남성 경찰 가운데 휴직자가 늘면서 내부 우려도 크다. 50대 한 경정은 “대부분 남자로 구성된 조직인데 근태를 따지거나 젊은 직원이 돌아가며 6개월 이상 휴직하는 문화가 뉴노멀로 굳어진다면 업무 연속성이 깨져 조직 분위기가 나빠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실제 젊은 MZ세대(밀레니얼+Z세대·대체로 30대 이하 젊은 층)경찰들은 워라밸을 중시하는 분위기가 강한 것으로 전해진다. 과거 승진에 유리하다고 판단했던 형사기동대와 교통과, 정보과 등 격무부서를 꺼리는 경향도 뚜렷해지고 있다. 40대 초반의 한 경감은 “가족과 시간을 중시해 상대적으로 출퇴근이 일정한 기동대와 지구대 등을 선호하는 젊은 직원이 많다”고 귀띔했다.● “대체인력 풀 만들고 격무 부서 근태 개선해야”우려에도 불구하고 육아휴직은 ‘남녀고용평등과 일 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 등에 보장된 개인의 권리이자 일·가정 양립 문화를 위한 필수 조건이라는 점에서 경찰 조직 차원의 구조적, 제도적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전문가들은 먼저 육아휴직에 따른 업무 공백을 보완하기 위한 대체 인력 시스템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김상운 대구가톨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계급정년 등으로 퇴직한 50, 60대 경찰관으로 인력풀을 구축해 휴직에 따른 공백 부서에 배치하는 정책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격무 부서로 알려진 부서들의 근태도 개선해야 한다는 제언도 있다. 장기적으로 일·가정 양립은 피할 수 없는 시대적 과제이기 때문에 젊은 직원들에게 희생과 충성만을 강요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남성 경찰관이 육아휴직을 눈치 보지 않고 쓰는 문화가 자리 잡으면 다른 ‘남초’ 민간 기업에 긍정적인 선례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 30대 경찰관은 “보직 공모 대 육아휴직이나 육아시간을 쓸 건지 물으며 눈치 주는 지휘관이 여전히 많다”고 했다. 김 교수는 “육아휴직을 여러 번 쓴 다자녀 경찰관에게 인사상 혜택을 부여하는 등 인센티브 정책을 시행해 경찰의 육아휴직 제도를 활성화하고 저출산 극복의 선도 모델로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김화영 기자 run@donga.com}
근로자 6명이 숨진 부산 기장군 ‘반얀트리 해운대 부산’ 리조트 화재 사고를 수사 중인 경찰이 인허가 비리에 연루된 감리업체 직원과 공무원 등 30여 명을 입건했다. 시행사는 아직 공사가 진행 중인 리조트를 완공된 것처럼 꾸미기 위해 감리업체 직원과 공무원에게 수천만 원의 뇌물과 호텔 식사권을 제공한 것으로 드러났다. 부산경찰청 형사기동대는 반얀트리 리조트 시행사의 본부장과 감리업체의 소방 담당 직원을 뇌물공여와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했다고 8일 밝혔다. 또 건축법 위반과 업무상과실치사상 등의 혐의로 시행사 대표와 감리업체 관계자, 기장군청과 기장소방서 공무원 등 29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시행사와 시공사는 감리업체 관계자를 압박해 공사가 끝난 것처럼 허위감리보고서를 작성하도록 한 뒤 이를 기장군 등에 제출하게 했다. 시행사는 지난해 11월 27일까지 건물을 완공해 사용 승인을 받는 조건으로 3250억 원의 부동산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을 받았다. 조건을 지키지 못하면 남은 채무액 2438억 원을 즉시 상환해야 했는데, 당시 공정률은 91%였다. 이에 시행사와 시공사는 “(허위 서류 등에) 도장을 찍어줄 다른 감리업체가 많다”며 감리업체를 압박했다. 이후 감리업체에 허위 ‘감리 완료보고서’와 ‘소방공사감리 결과보고서’를 작성해 기장소방서와 기장군에 제출하게 했다. 감리업체의 소방 담당에게 가짜 서류를 제출하면 1억 원을 주겠다는 확약서를 써주고, 서류가 접수된 것을 확인하고 실제 3000만 원을 전달했다. 허위 서류를 접수한 기장군은 실제 사용 승인과 관련한 현장 조사와 검사 업무를 건축사에 위임했다. 이 건축사는 현장 조사를 하지 않고 사용 승인이 적합하다는 취지의 ‘사용 승인 조사 및 검사 조서’를 썼다. 경찰 조사 결과 시행사는 15만 원 상당의 호텔 식사권 124장을 구입해 이 중 30장을 기장군과 소방서 공무원 등에게 로비 명목으로 줬다. 관련 비리에 연루된 주무관과 과장, 국장급 공무원들은 “감리업체와 건축사가 작성한 보고서를 토대로 적법하게 인허가를 내줬다”며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불법적인 사용승인은 국민 생명을 위협하는 중대 범죄이기에 철저하게 수사했다”고 밝혔다.부산=김화영 기자 run@donga.com}
“광안대교와 선박 외부에도 벽화를 그려보고 싶어요.” 독일을 대표하는 팝 아티스트 짐 아비뇽 작가(57)는 2일 부산 수영구 복합문화공간 ‘포디움다이브’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다시 부산을 찾는다면 어디서 작업을 하고 싶냐’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광안리해수욕장에서 도보로 5분 거리인 포디움다이브에서 지난달 17일 시작된 ‘짐 아비뇽: 21세기 스마일전’은 8월 말까지 이어진다. 부산에서의 첫 개인전을 기념해 아비뇽 작가는 지난달 29일부터 3일까지 포디움다이브 외벽에 벽화를 그리는 라이브 페인팅쇼를 선보였다. 2일, 사다리차에 올라 외벽 위아래를 오가며 직접 벽화를 그리는 그의 퍼포먼스를 보기 위해 현장에는 많은 관람객이 몰렸다. 그는 햄버거 모양의 열기구에 탄 캐릭터 그림 등을 건물 기둥에 그렸고, “안녕 광안리”, “우리는 분명 연결될 거다” 같은 한글 문구도 새겼다. 스마트폰으로 그의 작업 모습을 담던 김모 씨(32)는 “붓질을 망설임 없이 휙휙 해 나가는데도 캐릭터의 익살스러운 표정이 섬세하게 표현되는 것 같아 신기하다”고 말했다. 아비뇽 작가는 “바다를 보면서 벽화를 그릴 수 있어서 좋았고, 휴식 시간에 해변을 걸으며 여유를 즐겼다”며 “부산은 좋은 느낌을 주는 도시”라고 소감을 밝혔다.아비뇽 작가는 1990년 무너진 독일 베를린 장벽에 가로 20.4m, 세로 3.6m 크기의 벽화 ‘Doin’ It Cool for the East Side(동쪽을 위한 멋진 행보)’를 그려 유명해졌다. 갑작스러웠던 통일 후 혼란이 이어졌던 독일 사회를 비판하는 메시지를 벽화에 담았다. 이 작품은 현재 베를린 이스트사이드 갤러리에 전시돼 있다. 아비뇽 작가는 “독일 통일이 사회에 긍정적이라는 것을 이해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렸다”며 “통일이 되면 많은 곳을 여행할 수 있게 되고, 많은 이들과 만나 교류할 수 있게 된다. 남과 북도 통일해 서로에 대한 이해의 폭이 넓어지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벽화를 ‘모두를 위한 예술’이라고 규정했다. 아비뇽 작가는 “거리 벽화는 작가가 대중을 만나기 위해 먼저 다가서야 한다. 특정 작가의 작품을 보기 위해 관람객이 찾아가야 하는 미술관 전시와는 다르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그는 어른과 아이들이 함께 이해하고 즐길 수 있는 작품을 벽화로 그리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아비뇽 작가는 “사회에 어떤 변화가 일어나는지 예의 주시하고, 그 변화 속에 어려움을 겪는 이들을 위로하는 메시지를 벽화에 담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아비뇽이 그린 벽화는 포디움다이브 외벽에서 누구나 감상할 수 있지만, 그의 작품 120여 점이 전시된 포디움다이브 내 개인전 입장은 유료다. 전시는 △내 이름은 짐 아비뇽 △음악을 크게 틀어봐 △잠들지 않는 도시 △미소 번역기 △그럼에도, 스마일 등 5개 주제로 나뉘어 진행된다. 포디움다이브는 약 1200평 규모의 건물 지하를 예술 공간으로 꾸민 곳이다. 지하 2층 갤러리에서 짐 아비뇽 전시가 진행 중이며, 지하 1층은 카페, 지하 3층은 서점으로 구성돼 있다.김화영 기자 run@donga.com}
“광안대교와 선박 외부에도 벽화를 그려보고 싶어요.”독일을 대표하는 팝 아티스트 짐 아비뇽 작가(57)는 2일 부산 수영구 복합문화공간 ‘포디움다이브’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다시 부산을 찾는다면 어디서 작업을 하고 싶으냐’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광안리해수욕장에서 도보로 5분 거리인 포디움다이브에서 지난달 17일 시작된 ‘짐 아비뇽: 21세기 스마일전’은 8월 말까지 이어진다. 부산에서의 첫 개인전을 기념해 짐 아비뇽 작가는 지난달 29일부터 3일까지 포디움다이브 외벽에 벽화를 그리는 라이브 페인팅쇼를 선보였다.2일, 사다리차에 올라 외벽 위아래를 오가며 직접 벽화를 그리는 그의 퍼포먼스를 보기 위해 현장에는 많은 관람객이 몰렸다. 그는 햄버거 모양의 열기구에 탄 캐릭터 그림 등을 건물 기둥에 그렸고, “안녕 광안리”, “우리는 분명 연결될 거다” 같은 한글 문구도 새겼다. 스마트폰으로 그의 작업 모습을 담던 김모 씨(32)는 “붓질을 망설임 없이 휙휙 해나가는데도 캐릭터의 익살스러운 표정이 섬세하게 표현되는 것 같아 신기하다”고 말했다. 짐 아비뇽 작가는 “바다를 보면서 벽화를 그릴 수 있어서 좋았고, 휴식 시간에 해변을 걸으며 여유를 즐겼다”며 “부산은 좋은 느낌을 주는 도시”라고 소감을 밝혔다.짐 아비뇽 작가는 1990년 무너진 독일 베를린 장벽에 가로 20.4m, 세로 3.6m 크기의 벽화 ‘Doin’ It Cool for the East Side(동쪽을 위한 멋진 행보)’를 그려 유명해졌다. 갑작스러웠던 통일 후 혼란이 이어졌던 독일 사회를 비판하는 메시지를 벽화에 담았다. 이 작품은 현재 베를린 이스트사이드 갤러리에 전시돼 있다. 짐 아비뇽 작가는 “독일 통일이 사회에 긍정적이라는 것을 이해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렸다”며 “통일이 되면 많은 곳을 여행할 수 있게 되고, 많은 이들과 만나 교류할 수 있게 된다. 남과 북도 통일해 서로에 대한 이해의 폭이 넓어지면 좋겠다”고 말했다.그는 벽화를 ‘모두를 위한 예술’이라고 규정했다. 짐 아비뇽 작가는 “거리 벽화는 작가가 대중을 만나기 위해 먼저 다가서야 한다. 특정 작가의 작품을 보기 위해 관람객이 찾아가야 하는 미술관 전시와는 다르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그는 어른과 아이들이 함께 이해하고 즐길 수 있는 작품을 벽화로 그리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짐 아비뇽 작가는 “사회에 어떤 변화가 일어나는지 예의주시하고, 그 변화 속에 어려움을 겪는 이들을 위로하는 메시지를 벽화에 담으려고 한다”고 말했다.짐 아비뇽이 그린 벽화는 포디움다이브 외벽에서 누구나 감상할 수 있지만, 그의 작품 120여 점이 전시된 포디움다이브 내 개인전 입장은 유료다. 전시는 △내 이름은 짐 아비뇽 △음악을 크게 틀어봐 △잠들지 않는 도시 △미소 번역기 △그럼에도, 스마일 등 5개 주제로 나뉘어 진행된다. 포디움다이브는 약 1200평 규모의 건물 지하를 예술 공간으로 꾸민 곳이다. 지하 2층 갤러리에서 짐 아비뇽 전시가 진행 중이며, 지하 1층은 카페, 지하 3층은 서점으로 구성돼 있다.김화영 기자 run@donga.com}
“위압적 명비 건립 반대! 교육 공간의 일방적 침해 거부한다.” “졸속 명비 건립을 일시 중단하고, 학내 의견을 수렴하라.”지난달 29일 오전 부산 금정구 부산대 물리관 앞에 이런 문구가 적힌 플래카드가 걸려 있었다. 여러 장이 건물 입구와 보행로 주변에도 걸렸다. 플래카드 내용에 대해 아는 것이 있는지 학생들에게 묻자 대부분 고개를 저으며 발걸음을 재촉했다. 한 재학생은 “6·25전쟁에 참여한 동문 선배를 추모하는 기념비를 세우는 행위가 왜 학습권 침해에 해당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부산대 대학본부에 따르면 플래카드는 부산대교수회와 한국비정규노동조합 부산대분회 소속 교수들이 지난달 15일 전부 게시했다. 이들은 “6·26 참전 호국영웅 명비 건립이 졸속으로 추진되고 있다”며 사업 중단을 촉구하고 있다.부산대는 국가보훈부와 지난해 9월부터 올 6월 준공을 목표로 물리관 앞 새벽뜰 광장에 호국영웅 명비(기념비) 설치 사업을 진행했다. 1억 원의 국비를 들여 너비 6m, 높이 2m 규모의 기념비를 세우고 6·25전쟁에 참전해 공을 세운 255명의 동문 이름을 앞면에 새길 예정이었다. 또 부산대 캠퍼스 확장에 도움을 준 리처드 위트컴 유엔군 부산 미 제2군 사령관을 기리는 조형물 등을 뒷면에 설치하려고 했다. 위트컴 장군은 50만 평에 이르는 현재 장전동 캠퍼스가 구축될 수 있도록 한국 정부를 설득했다. 당시 부산대는 1946년 개교 뒤 종합대학으로 승격했으나 마땅한 부지를 확보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는 상황이었다. 위트컴은 미군 공병부대를 동원해 온천동과 부산대를 잇는 도로가 개통되게 돕기도 했다.6·25 참전 동문과 위트컴 장군을 기리는 기념비 설치를 일부 교수는 반대하고 있다. 부산대교수회는 지난달 중순 “학내 구성원이 몰랐던 사업 추진을 일시 중단하고 의견 수렴 절차를 다시 거쳐야 한다”는 취지의 공문을 대학본부로 발송했다. 보수 정권에서 추진하는 기념비를 부마민주항쟁이 시작된 민주화의 성지인 부산대 교정에 세울 수 없다고 반발하는 교수들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념비 건립 반대 이유 등을 듣기 위해 기자가 여러 차례 교수회에 연락했으나 교수회는 “공식 입장을 밝힐 수 없다”고만 답했다.여태껏 절차상 하자는 없었다는 것이 대학본부의 입장이다. 대학본부 관계자는 “교수와 교직원 등 15명 안팎의 구성원으로 꾸려진 캠퍼스기획위원회가 지난해 이 사업 추진을 충분히 검토했다. 교수회가 추천했던 교수들도 2명 이상 포함돼 있었다”고 말했다. 교무회의를 비롯해 다른 의견 수렴 절차도 여러 차례 진행됐다고 강조했다.대학본부는 반발 의견이 있는 만큼 캠퍼스기획위원회를 다시 소집해 기념비 건립에 관한 제반 사항을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위원회 개최가 6월로 검토되고 있는 만큼 당초 6월로 예정됐던 기념비 준공도 연기가 불가피해 보인다. 대학본부 관계자는 “캠퍼스기획위원회에서 기념비의 설치 입지와 디자인, 조성 시기 등이 최종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김화영 기자 run@donga.com}
“위압적 명비 건립 반대! 교육 공간의 일방적 침해 거부한다.” “졸속 명비 건립을 일시 중단하고, 학내 의견을 수렴하라.”지난달 29일 오전 부산 금정구 부산대 물리관 앞에 이런 문구가 적힌 플래카드가 걸려 있었다. 여러 장이 건물 입구와 보행로 주변에도 걸렸다. 플래카드 내용에 대해 아는 것이 있는지 학생들에게 묻자 대부분 고개를 저으며 발걸음을 재촉했다. 한 재학생은 “한국전쟁에 참여한 동문 선배를 추모하는 기념비를 세우는 행위가 왜 학습권 침해에 해당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부산대 대학본부에 따르면 플래카드는 부산대교수회와 한국비정규노동조합 부산대분회 소속 교수들이 지난달 15일 전부 게시했다. 이들은 “6·26 참전 호국영웅 명비 건립이 졸속으로 추진되고 있다”며 사업 중단을 촉구하고 있다.부산대는 국가보훈부와 지난해 9월부터 올 6월 준공을 목표로 물리관 앞 새벽뜰 광장에 호국영웅 명비(기념비) 설치 사업을 진행했다. 1억 원의 국비를 들여 너비 6m, 높이 2m 규모의 기념비를 세우고 한국전쟁에 참전해 공을 세운 255명의 동문 이름을 앞면에 새길 예정이었다. 또 부산대 캠퍼스 확장에 도움을 준 리처드 위트컴 유엔군 부산 미 제2군 사령관을 기리는 조형물 등을 뒷면에 설치하려고 했다. 위트컴 장군은 50만 평에 이르는 현재 장전동 캠퍼스가 구축될 수 있도록 한국 정부를 설득했다. 당시 부산대는 1946년 개교 뒤 종합대학으로 승격했으나 마땅한 부지를 확보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는 상황이었다. 위트컴은 미군 공병부대를 동원해 온천동과 부산대를 잇는 도로가 개통되게 돕기도 했다.6·25 참전 동문과 위트컴 장군을 기리는 기념비 설치를 일부 교수는 반대하고 있다. 부산대교수회는 지난달 중순 “학내 구성원이 몰랐던 사업 추진을 일시 중단하고 의견 수렴 절차를 다시 거쳐야 한다”는 취지의 공문을 대학본부로 발송했다. 보수 정권에서 추진하는 기념비를 부마민주항쟁이 시작된 민주화의 성지인 부산대 교정에 세울 수 없다고 반발하는 교수들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념비 건립 반대 이유 등을 듣기 위해 기자가 여러 차례 교수회에 연락했으나 교수회는 “공식 입장을 밝힐 수 없다”고만 답했다.여태껏 절차상 하자는 없었다는 것이 대학본부의 입장이다. 대학본부 관계자는 “교수와 교직원 등 15명 안팎의 구성원으로 꾸려진 캠퍼스기획위원회가 지난해 이사업 추진을 충분히 검토했다. 교수회가 추천했던 교수들도 2명 이상 포함돼 있었다”고 말했다. 교무회의를 비롯해 다른 의견 수렴 절차도 여러 차례 진행됐다고 강조했다.대학본부는 반발 의견이 있는 만큼 캠퍼스기획위원회를 다시 소집해 기념비 건립에 관한 제반 사항을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위원회 개최가 6월로 검토되고 있는 만큼 당초 6월로 예정됐던 기념비 준공도 연기가 불가피해 보인다. 대학본부 관계자는 “캠퍼스기획위원회에서 기념비의 설치 입지와 디자인, 조성 시기 등이 최종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김화영 기자 run@donga.com}
경남정보대는 부산 시민 40명을 유튜브 크리에이터와 쇼호스트로 양성하는 사업을 추진한다고 30일 밝혔다. 경남정보대 미디어영상학과는 부산시와 부산여성가족과 평생교육진흥원이 주관하는 ‘2025년 부산시민대학’ 신규 학과 운영 기관으로 최종 선정됐다. 경남정보대는 사업비 2000만 원을 투입해 이달부터 11월까지 시민 40명을 영상 콘텐츠 전문가로 키운다. 수업은 1·2학기로 나뉘어 경남정보대 센텀캠퍼스에서 진행된다. 학기마다 20명이 참여하는데 1학기에는 1인미디어 크리에이터학과, 2학기에는 라이브커머스 제작학과가 운영된다. 경남정보대는 영상 콘텐츠 기획부터 촬영, 편집, 실시간 방송 운영, 마케팅 실습 등의 교육을 학기당 90시간씩 진행한다. 센텀캠퍼스에는 영상제작 스튜디오와 스트리밍 부스 등이 갖춰져 있으며 고급 촬영·편집 장비도 구비됐다. 학교 교수진 외에도 콘텐츠 전문기업인 ㈜모카, 코끼리미디어의 실무진이 특강을 진행할 예정이다. 조숙희 경남정보대 미디어영상과 교수는 “연령에 관계없이 누구나 영상을 촬영하고 편집해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운영할 수 있게 돕겠다”며 “2학기에는 자영업자들이 인터넷 실시간 방송으로 판로를 확대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교육을 진행한다”고 말했다. 부산 시민이면 누구나 부산시민대학에 참여할 수 있으며 신청은 부산여성가족과 평생교육진흥원 홈페이지를 통해서 할 수 있다.김화영 기자 run@donga.com}
경남정보대학교는 부산 시민 40명을 유튜브 크리에이터와 쇼호스트로 양성하는 사업을 추진한다고 30일 밝혔다.경남정보대 미디어영상학과는 부산시와 부산여성가족과 평생교육진흥원이 주관하는 ‘2025년 부산시민대학’ 신규 학과 운영기관으로 최종 선정됐다. 경남정보대는 사업비 2000만 원을 투입해 다음 달부터 11월까지 시민 40명을 영상 콘텐츠 전문가로 키운다.수업은 1·2학기로 나뉘어 경남정보대 센텀캠퍼스에서 진행된다. 학기마다 20명이 참여하는데 1학기에는 1인미디어 크리에이터학과, 2학기에는 라이브커머스 제작학과가 운영된다. 경남정보대는 영상 콘텐츠 기획부터 촬영, 편집, 실시간 방송 운영, 마케팅 실습 등의 교육을 학기당 90시간씩 진행한다. 센텀캠퍼스에는 영상제작 스튜디오와 스트리밍 부스 등이 갖춰져 있으며 고급 촬영·편집 장비도 구비됐다. 학교 교수진 외에도 콘텐츠 전문기업인 ㈜모카, 코끼리미디어의 실무진이 특강을 진행할 예정이다.조숙희 경남정보대 미디어영상과 교수는 “연령에 관계없이 누구나 영상을 촬영하고 편집해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운영할 수 있게 돕겠다”며 “2학기에는 자영업자들이 인터넷 실시간 방송으로 판로를 확대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교육을 진행한다”고 말했다.부산 시민이면 누구나 부산시민대학에 참여할 수 있으며 신청은 부산여성가족과 평생교육진흥원 홈페이지를 통해서 할 수 있다.김화영 기자 run@donga.com}
“모래 작품을 만들기에 최적의 조건이었어요.” 모래 조각가인 김길만 작가(66)는 29일 동아일보 기자에게 부산 사하구 다대포 해수욕장에서 설치했던 작품을 설명하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다대포 모래는 적당한 수분을 머금고 있어 작품 제작이 편했다”며 “해운대 등 다른 해수욕장에서는 굴착기 작업자에게 좋은 모래를 요청해야 했지만, 다대포에서는 그럴 필요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김 작가는 ‘국내 1호 모래 조각가’로 알려졌다. 1987년 부산 해운대에 첫 작품 ‘인어’를 조각하고 본격적인 활동에 나선 그는 2000년 이후 미국 시카고 등 국내외 모래 작품전에 초청받았다. 국내 대표 이벤트인 ‘해운대 모래축제’에는 2005년 1회 행사 때부터 참여하고 있다. 이런 김 작가가 지구의 날(22일)을 앞둔 20일 다대포 백사장에 가로 4m, 세로 3m 크기의 모래 작품 ‘북극곰의 눈물’을 제작했다. 작품은 어미 북극곰이 아기곰, 철새, 펭귄 등과 함께 있는 모습을 입체적으로 표현해 기후 변화로 인한 위기감을 담아냈다. 그는 “북극의 빙하가 모두 녹으면 북극곰과 펭귄이 부산 다대포 해안까지 밀려올 수 있다는 점을 표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김 작가는 이틀에 걸쳐 삽과 나무젓가락을 사용해 작품을 완성했다. 그는 “조각칼보다 나무젓가락을 사용하면 곡선을 한층 부드럽고 정교하게 표현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 작가는 기후 변화로 인한 야생동물 서식지 파괴 우려를 알리기 위해 전국 해안을 돌며 ‘게릴라 모래 전시회’를 이어 가고 있다. 부산 기장군 임랑해수욕장과 울산 동구 일산해수욕장에 이어 다대포를 세 번째 작품 장소로 택했다. 부산외국어대 특임교수인 김성훈 사단법인 한국모래예술학교 총장은 “낙동강 하구와 바다가 만나는 곳에 드넓은 백사장이 조성된 다대포 해수욕장에서 모래를 활용한 체험과 전시 프로그램이 활성화된다면 관광객 유치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대포 해수욕장이 서부산권을 대표하는 예술 표출의 공간으로 주목받고 있다. 드넓은 모래 해안을 전시장과 축제의 장으로 활용하려는 움직임이 최근 활발해지고 있다.사하구는 8월 8일부터 10일까지 사흘 동안 다대포 해수욕장 일원에서 ‘2025년 선셋 영화 축제’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2022년 시작된 ‘부산 락스퍼국제영화제’를 계승한 이 영화 축제는 해변 노을과 영화를 함께 즐기는 이색 영화제로 호평받았다. 지난해에는 약 1만8000명이 다녀갔다. 사하구는 올해 예산을 지난해보다 약 1억 원 늘려 6억5000만 원을 투입한다. 사하구 관계자는 “부산 출신 고 김영애 배우 회고전과 청년 영화인 단편영화제 공모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9월 27일부터 11월 2일까지는 다대포 일원에서 ‘2025 바다미술제’가 열린다. 바다미술제는 홀수 해마다 열리는 현대 미술축제로, 1987년 88서울올림픽 사전 문화행사의 일환으로 시작됐다. 올해 미술제는 ‘언더커런츠(Undercurrents)―진동하는 물결’을 주제로 삼았다. 낙동강 하구와 남해가 만나는 다대포의 생태를 다양한 시각으로 재해석한 전시가 마련된다. 미술제 관계자는 “‘바다의 밑 물결’이라는 주제를 통해 눈에 보이지 않지만 확실히 존재하는 것들에 대해 고민하는 시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김화영 기자 run@donga.com}
“모래 작품을 만들기에 최적의 조건이었어요.”모래 조각가인 김길만 작가(66)는 29일 동아일보 기자에게 부산 사하구 다대포 해수욕장에서 설치했던 작품을 설명하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다대포 모래는 적당한 수분을 머금고 있어 작품 제작이 편했다”며 “해운대 등 다른 해수욕장에서는 굴삭기 작업자에게 좋은 모래를 요청해야 했지만, 다대포에서는 그럴 필요가 없었다”고 설명했다.김 작가는 ‘국내 1호 모래 조각가’로 알려졌다. 1987년 부산 해운대에 첫 작품 ‘인어’를 조각하고 본격적인 활동에 나선 그는 2000년 이후 미국 시카고 등 국내외 모래 작품전에 초청받았다. 국내 대표 이벤트인 ‘해운대 모래축제’에는 2005년 1회 행사부터 참여하고 있다.이런 김 작가가 지구의 날(22일)을 앞둔 20일 다대포 백사장에 가로 4m, 세로 3m 크기의 모래 작품 ‘북극곰의 눈물’을 제작했다. 작품은 어미 북극곰이 아기곰, 철새, 펭귄 등과 함께 있는 모습을 입체적으로 표현해, 기후 변화로 인한 위기감을 담아냈다. 그는 “북극의 빙하가 모두 녹으면 북극곰과 펭귄이 부산 다대포 해안까지 밀려올 수 있다는 점을 표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김 작가는 이틀에 걸쳐 삽과 나무젓가락을 사용해 작품을 완성했다. 그는 “조각칼보다 나무젓가락을 사용하면 곡선을 한층 부드럽고 정교하게 표현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김 작가는 기후 변화로 인한 야생동물 서식지 파괴 우려를 알리기 위해 전국 해안을 돌며 ‘게릴라 모래 전시회’를 이어가고 있다. 부산 기장군 임랑해수욕장과 울산 동구 일산해수욕장에 이어 다대포를 세 번째 작품 장소로 택했다. 부산외국어대 특임교수인 김성훈 사단법인 한국모래예술학교 총장은 “낙동강 하구와 바다가 만나는 곳에 드넓은 백사장이 조성된 다대포 해수욕장에서 모래를 활용한 체험과 전시 프로그램이 활성화된다면 관광객 유치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다대포 해수욕장이 서부산권을 대표하는 예술 표출의 공간으로 주목받고 있다. 드넓은 모래 해안을 전시장과 축제의 장으로 활용하려는 움직임이 최근 활발해지고 있다. 사하구는 오는 8월 8일부터 10일까지 사흘 동안 다대포 해수욕장 일원에서 ‘2025년 선셋영화 축제’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2022년 시작된 ‘부산 락스퍼국제영화제’를 계승한 이 영화 축제는 해변 노을과 영화를 함께 즐기는 이색 영화제로 호평받았다. 지난해에는 약 1만 8000명이 다녀갔다.사하구는 올해 예산을 지난해보다 약 1억 원 늘려 6억 5000만 원을 투입한다. 사하구 관계자는 “부산 출신 고 김영애 배우 회고전과 청년 영화인 단편영화제 공모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9월 27일부터 11월 2일까지는 다대포 일원에서 ‘2025 바다미술제’가 열린다. 바다미술제는 홀수 해마다 열리는 현대 미술축제로, 1987년 88서울올림픽 사전 문화행사의 일환으로 시작됐다.올해 미술제는 ‘언더커런츠(Undercurrents)-진동하는 물결’을 주제로 삼았다. 낙동강 하구와 남해가 만나는 다대포의 생태를 다양한 시각으로 재해석한 전시가 마련된다. 미술제 관계자는 “‘바다의 밑 물결’이라는 주제를 통해 눈에 보이지 않지만 확실히 존재하는 것들에 대해 고민하는 시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김화영 기자 run@donga.com}
부산상공회의소는 제21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지역 현안 해결을 위한 24개 대선 공약 과제를 담은 ‘부산경제계 제언집’을 제작해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부산시당에 전달했다고 28일 밝혔다. 부산경제계 제언집은 4대 인프라 확충 과제로 부산글로벌허브도시특별법의 신속한 제정과 한국은행 본점 부산 이전, 제2차 공공기관 부산 이전, 맑은 물 공급 등을 제시했다. 부산상의 관계자는 “KDB산업은행 본점 이전은 부산상의가 국민동의 청원까지 주도할 정도로 지역 경제 발전을 위한 핵심 현안이다. 맑은 물 확보는 시민 건강과 부산의 정주환경 개선에 큰 영향을 미치는 사안인 만큼 중앙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제언집은 5대 전략과제로 해양수산부 기능 강화 및 부산 이전, 북극항로 구축지원 특별법 제정, 부산 해사법원 설립, 부산 해운거래소 설립, HMM 본사 부산 이전 등을 담고 있다. 이외에 외국인 근로자 규제 완화와 쿼터 확대, 전력 자립률 기반 지역별 차등 전기요금제 도입 등이 9대 기업 정책과제에 포함됐다. 양재생 부산상의 회장은 “제언집에는 남부 경제권의 거점도시 역할을 할 부산의 미래 성장 전략이 담겼다”며 “대선 후보들은 수도권 일극주의에서 탈피해 부산을 비롯한 지방의 목소리에 적극적으로 화답하길 바란다”고 말했다.김화영 기자 run@donga.com}
부산에서 SK텔레콤(SKT) 가입자의 휴대전화가 먹통이 됐다가 가입자도 모르게 다른 통신사 전화로 개통된 뒤 가입자 계좌에서 수천만 원이 빠져나갔다. 경찰이 수사에 착수한 가운데 이번 SKT 유심(USIM) 정보 유출 사고와의 연관성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28일 부산 남부경찰서는 24일 부산에 거주하는 60대 남성에게 이 같은 취지의 신고를 접수해 경위를 파악 중이라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 남성은 22일 자신이 사용하던 SKT 휴대전화가 갑자기 먹통이 돼 통신사 대리점을 찾았다. 이 과정에 본인 명의로 갑자기 다른 알뜰폰이 KT에 개통되고, 본래 쓰던 휴대전화는 사용이 정지된 사실을 파악했다. 같은 날 남성의 통장 계좌에선 1000만 원씩 5차례에 걸쳐 총 5000만 원이 모르는 사람에게 이체됐다. 남성은 경찰에 피해 사실을 신고했다.경찰은 SKT 유심 정보 유출과의 연관성은 낮을 것으로 보면서도 사건 경위를 수사 중이다. 경찰청 관계자는 “유심 정보 탈취만으로 다른 통신사에 가입하고 휴대전화를 개통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말했다. SKT 관계자도 “휴대전화 개통을 위해서는 이름, 주민등록번호, 금융 정보 등이 필요한데, 탈취된 유심 정보에는 암호화된 개인 식별 정도만 있다”고 설명했다. 정보통신(IT) 당국은 피해자가 부고 문자를 위장한 피싱 문자 속 링크를 눌렀다는 점 등을 고려했을 때 유심 유출보다는 스미싱 피해 사건일 가능성이 더 크다고 보고 있다.경찰은 60대 남성의 돈이 입금된 계좌를 파악해 예금주 등을 쫓고 있다. 사건을 배당받은 부산 남부서 수사팀은 “유심 정보 유출 외에 스미싱과 보이스피싱 등의 전화금융 사기 때문에 사건이 발생했을 가능성도 살펴보겠다”고 밝혔다. 이날 경찰청은 SK텔레콤 해킹 공격 사건과 관련해 “이달 22일 SKT로부터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로 수사 의뢰를 접수하고 서울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에 배당해 입건 전 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해킹 세력 등이 특정된 단계는 아니라는 게 경찰 측의 설명이다. 경찰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꾸린 민관 합동 조사단에도 참여할 예정이다.부산=김화영 기자 run@donga.com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부산상공회의소는 제21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지역 현안 해결을 위한 24개 대선 공약 과제를 담은 ‘부산경제계 제언집’을 제작해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부산시당에 전달했다고 28일 밝혔다.부산경제계 제언집은 4대 인프라 확충과제로 부산글로벌허브도시특별법의 신속한 제정과 한국은행 본점 부산 이전, 제2차 공공기관 부산 이전, 맑은 물 공급 등을 제시했다. 부산상의 관계자는 “산업은행 본점 이전은 부산상의가 국민동의 청원까지 주도할 정도로 지역경제 발전을 위한 핵심 현안이다. 맑은 물 확보는 시민 건강과 부산의 정주환경 개선에 큰 영향을 미치는 사안인 만큼 중앙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또 제언집은 5대 전략과제로 해양수산부 기능 강화 및 부산 이전, 북극항로 구축지원 특별법 제정, 부산 해사법원 설립, 부산 해운거래소 설립, HMM 본사 부산 이전 등을 담고 있다. 이외에 외국인 근로자 규제 완화와 쿼터 확대, 전력 자립률 기반 지역별 차등 전기요금제 도입 등이 9대 기업 정책과제에 포함됐다. 양재생 부산상의 회장은 “제언집에는 남부 경제권의 거점도시 역할을 할 부산의 미래 성장 전략이 담겼다”며 “대선 후보들은 수도권 일극주의에 탈피해 부산을 비롯한 지방의 목소리에 적극적으로 화답하길 바란다”고 말했다.김화영 기자 r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