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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인기 시트콤 ‘프렌즈’의 주연배우 매튜 페리(54)에게 치사량의 케타민을 공급한 상담가에게 실형이 선고됐다.14일(현지 시간) AP통신에 따르면, 전날 로스앤젤레스 연방법원 셰릴린 피스 가넷 판사는 페리의 사망과 관련해 기소된 에릭 플레밍(56)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다.법원은 플레밍에게 45일 이내에 자진 출두해 수감 생활을 시작하고, 출소 후 3년간 보호관찰을 받을 것을 명령했다.● 마약상과 배우 연결한 중간책…‘마약 상담가’ 활동도플레밍은 ‘케타민 퀸’이라 불리는 대형 마약상 재스빈 상하(Jasveen Sangha)와 페리를 잇는 핵심 인물이다.영화·TV 제작자 출신인 그는 상하의 집에서 약물을 넘겨받아 페리 측에 전달했으며, 이 과정에서 중간 이윤을 챙겼다. 조사 결과 페리가 사망하기 나흘 전에는 케타민 25병을 약 6000달러(약 893만 원)에 판매한 것으로 드러났다.마약 상담가로 활동하던 플레밍은 지인을 통해 페리와 연결됐다. 페리 측이 우울증 치료를 위해 의사로부터 처방받은 케타민에 중독 증세를 보이자, 상하로부터 약물을 조달해준 것으로 조사됐다.플레밍은 페리의 비서인 케네스 이와마사에게 약물을 넘겼고, 이와마사는 2023년 10월 28일 이 약물을 페리에게 주입했다. 페리는 몇 시간 뒤 자택 욕조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사인은 케타민 급성 부작용이다.● ‘케타민 퀸’ 정체 밝혔지만…“도덕적 책임 크다”다만 검찰은 플레밍이 수사에 협조한 점을 고려해 당초 징역 4년에서 2년으로 형량을 낮췄다. 실제 플레밍은 이번 사건에서 최초 제보를 통해 공급책 상하의 정체를 밝히는 데 기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상하는 지난달 징역 15년형을 선고받았다.검찰은 플레밍이 수사에 협조했음은 인정하면서도, 약물 중독과 싸우는 피해자에게 불법 약물을 판매했다는 점에서 도덕적 책임이 매우 크다고 지적했다.재판부도 선고 과정에서 플레밍이 사건 발생 후 수개월간 침묵했으며, 오직 자신의 처벌을 면하기 위해 수사에 협조했다고 질책했다.플레밍은 선고 전 발언대에서 “매일 내가 저지른 과오로 괴롭다”며 “유가족과 팬들에게 준 상처 때문에 참담하다”고 고개를 숙였다.이번 사건은 비서 이와마사에 대한 선고를 끝으로 마무리될 예정이다. 선고 공판은 2주 뒤 열린다.향년 54세로 세상을 떠난 페리는 1994년부터 2004년까지 방영된 ‘프렌즈’에서 챈들러 빙 역을 맡아 전 세계적인 사랑을 받았다.김영호 기자 rladudgh2349@donga.com}

성범죄로 복역 후 출소한 60대 남성이 접근금지 명령을 어기고 피해자 주거지 주변을 반복적으로 배회하다 다시 실형을 선고받았다.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울산지법 형사4단독 임정윤 부장판사는 ‘전자장치 부착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A 씨(60대)에게 징역 6개월을 선고했다. A 씨는 2018년 주거침입 성폭행 혐의로 징역 7년을 선고받고 복역하다 지난해 3월 출소했다. 당시 법원은 A 씨에게 10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부착을 명령했다. 이와 함께 △야간(오전 0시~6시) 외출 금지 △혈중알코올농도 0.03% 이상 음주 금지 △피해자 측에 대한 연락 및 접근 금지 등을 명령했다. 그러나 A 씨는 지난해 8월 초 피해자 주거지 인근을 찾아갔다. 당시 위치를 확인한 보호관찰관이 “접근금지 구역 인근에 있으니 주의하라”고 연락했지만, A 씨는 12분가량 주변을 배회했다. 이틀 뒤에는 저녁 시간대 피해자 집 근처를 53분 동안 맴돌다 보호관찰관에게 적발됐다. 수사 과정에서는 다른 준수사항 위반 사실도 드러났다. A 씨는 심야 시간대 나이트클럽과 노래방에서 술을 마시는 등 모두 4차례에 걸쳐 음주 및 외출 제한 명령을 어긴 것으로 조사됐다.재판부는 A 씨가 법질서를 경시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임 부장판사는 “피고인은 이미 준수사항을 위반해 벌금형 약식명령을 받았음에도 다시 위반했다”며 “실형 선고가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다만 잘못을 인정하고 새로운 삶을 다짐한 점 등을 양형에 참작했다고 덧붙였다.김영호 기자 rladudgh2349@donga.com}

올해 1분기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 수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특히 중국의 ‘한일령(限日令)’ 이후 일본 대신 한국을 찾는 중국인 관광객이 늘어나면서 약 11년 만에 관광수지가 월간 기준 흑자로 돌아섰다.13일 야놀자리서치가 발표한 ‘2026년 1분기 국내외 관광 실적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3월 방한 외래객은 약 474만3000명으로 집계됐다.이는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같은 기간보다 23.4% 증가한 수치다. 분기 기준으로는 역대 가장 많은 외국인 관광객이 한국을 방문한 것으로 나타났다.관광객 유입 경로도 달라지고 있다. 인천·김포공항 등 수도권 공항 입국객이 19.0% 증가하는 동안 지방 공항 입국객은 40.1% 급증했다. 방한 관광 수요가 서울 중심에서 지방 도시로 확산되며 지역 경제 활성화 효과도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중국 ‘한일령’에 한국으로 몰린 관광 수요올해 1분기 한국을 찾은 외국인 가운데 가장 많은 국적은 중국인이었다. 중국인 관광객은 142만4000명으로 집계됐으며 일본(94만명), 대만(54만3000명), 미국(30만9000명)이 뒤를 이었다.특히 중국인 관광객 증가 배경에는 지난해 11월부터 이어진 중·일 외교 갈등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당시 중국에서는 이른바 ‘한일령’ 분위기가 확산되며 일본 여행 수요가 급감했다. 실제 올해 1분기 일본을 찾은 중국인 관광객은 전년 동기 대비 54.6% 급감한 107만4000명으로 위축됐다. 반면 같은 기간 한국을 찾은 중국인 관광객은 26.9% 증가했다. 일본 대신 한국을 선택한 관광 수요가 상당 부분 이동했다는 해석이 나온다.야놀자리서치의 홍석원 수석연구원은 “중국인의 해외여행 총량은 매년 느는 추세다”라며 “주요 목적지인 일본 노선이 위축되며 수요 일부가 지리적으로 가까운 한국으로 분산 유입된 것”이라고 설명했다.또한 “한일령 이후로 일본을 목적지로 하던 크루즈 여행이 부산으로 목적지를 바꾼 경우도 있었다”며 “유류할증료 증가의 영향이 있겠지만, 원화가치가 낮은 현재 한국을 찾는 유인은 강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면세점은 주춤…의료 관광이 새 성장축관광객 증가에 힘입어 관광수지는 약 11년 4개월 만에 흑자로 전환됐다.올해 1분기 관광수지는 22억40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했지만, 월별로 봤을 때 3월 관광수지는 2억6000만 달러 흑자로 집계됐다.다만 외국인 관광객 1인당 평균 지출액은 감소했다. 올해 1분기 1인당 평균 지출액은 1231.4달러로 2019년(1290.4달러)보다 4.6% 줄었다.특히 면세점 소비 감소가 두드러졌다. 외국인 관광객 1인당 면세점 매출은 2019년 914.3달러에서 올해 544.2달러로 크게 감소했다.대신 의료 관광이 새로운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떠오르고 있다. 외국인 의료 소비액은 2019년 1분기 841억5000만 원에서 올해 약 4911억 원으로 5.8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관광업계에서는 단순 쇼핑 중심 관광에서 의료·체험·지역 관광 중심으로 소비 구조가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김영호 기자 rladudgh2349@donga.com}

생성형 인공지능(AI)이 보급된 후로 대학생들의 ‘A학점’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취업난으로 기업들이 학점 비중을 높이는 가운데, 신입사원의 역량 평가에 구멍이 생겼다는 지적이 나온다.11일(현지 시간) UC버클리 고등교육연구소가 공개한 발표에 따르면, 챗GPT가 출시된 2022년 11월 이후 A학점 비율이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연구팀이 2018년부터 2025년까지 미국 소재 한 공립대학교의 학점 데이터 약 50만 건을 분석한 결과다.● AI 노출 높은 강의서 ‘A학점’ 30% 급증연구에 따르면 챗GPT가 등장한 2022년 11월 이후 글쓰기나 코딩 등 AI 활용도가 큰 강의에서 A학점 비율은 약 30%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반면 A-나 B+ 학점 비중은 오히려 줄어들었다.전체 학점 평균(GPA)은 0.12점 상승했다. 반면 표준편차는 소폭 감소했는데, 이는 성적이 상향 평준화돼 상위권에 집중됐기 때문이다. 특히 집에서 수행하는 과제가 많을수록 A학점을 받을 확률이 더욱 높게 나타났다. 이를 두고 연구를 주도한 이고르 치리코프 수석연구원은 “학생들은 성적을 높이기 위해 학습량을 늘린 것이 아닌 생성형 AI에 의존했다”고 분석했다.● 기업들 ‘평점 요구’ 늘었지만 신뢰도는 하락최근 기업들은 채용 과정에서 학점 비중을 높이고 있는 추세인데, 학점 마저 신뢰도가 떨어진 것이다. 미국 대학·고용주협회(NACE) 조사 결과, 채용 과정에서 평점을 활용하는 기업 비율은 2023년 37%에서 올해 42%로 상승했다. 바클레이스와 모건스탠리 등 주요 금융사도 특정 직무에 대해 최소 평점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그러나 전문가들은 AI로 인해 학점 신뢰도 자체가 떨어지고 있다고 지적한다. 치리코프 연구원은 대학 졸업생들이 비판적 사고 능력을 기르지 못하고 그때그때 쓸 수 있는 발표 자료나 데이터 분석 수준에 머물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에 전했다.채용 담당자들의 고심도 크다. 채용정보 분석 업체 베리스 인사이트의 첼시 샤인 부사장은 “기업들이 지원자의 AI 사용은 원치 않으면서도 관련 기술은 다룰 줄 알기를 바라는 모순된 태도를 보인다”고 지적했다.미국 명문대들도 대응에 나섰다. 하버드대는 A학점 수여 인원 제한을 검토 중이며 예일대 또한 성적이 본연의 변별력을 상실했다고 진단했다.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은 AI 대필이 쉬운 과제 비중을 낮추는 대신 대면 시험 비중을 높이는 방식으로 전환하고 있다.김영호 기자 rladudgh2349@donga.com}

미국 프린스턴 대학교가 인공지능(AI) 확산에 따른 부정행위를 막기 위해 133년간 지켜온 ‘무감독 시험’ 원칙을 포기하기로 했다. 12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최근 프린스턴대는 올여름부터 모든 대면 시험에 감독관 배치를 의무화하기로 결의했다. 교수진과 시험 위원회가 만장일치로 찬성한 결과다.이에 따라 앞으로 프린스턴대의 지도 교수는 시험장에 상주하며 목격한 모든 위반 사항을 기록해야 한다. ● 133년 이어진 ‘무감독 시험’ 전통 끝나그간 프린스턴대는 1893년부터 이어진 무감독 시험 원칙인 ‘명예 규율(Honor Code)’을 채택해왔다. 부정행위를 하지 않고, 발견하더라도 자율적으로 신고하겠다는 학생들의 서약만으로 충분하다는 믿음 때문이었다.그러나 최근 생성형 AI의 보편화로 부정행위가 급증하며 ‘학문적 정직성’이 위협받고 있다는 문제가 제기되자 133년간 유지해온 규율을 폐지한 것이다.마이클 고딘 프린스턴 학장은 서한을 통해 교내 시험 내 부정행위가 만연해졌다는 인식이 학생과 교수진 사이에 널리 퍼졌다고 밝혔다. 그는 “AI가 부정행위를 용이하게 만든 반면 적발은 어렵게 만들었다”며 “SNS에서의 비난을 우려해 학생들이 동료의 부정행위를 제보하기 꺼리는 점도 이번 결정의 배경이 됐다”고 설명했다.학생들 사이의 부정행위는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다. 프린스턴대 학보사가 지난해 졸업 예정자 500여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의 29.9%가 과제나 시험에서 부정행위를 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반면 부정행위 사실을 인지하고도 이를 실제로 보고한 비율은 0.4%에 불과했다. 프린스턴대 명예위 의장을 지낸 나디아 마쿠크(22)는 노트북 화면을 전환하거나 책상 아래에서 휴대전화를 사용하는 등 학생들 사이 부정행위의 유혹이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도 예외 아냐…美대학가 ‘아날로그 회귀’ 가속프린스턴대만의 문제도 아니다. 퓨 리서치 센터의 조사에 따르면, 2024년 미국 10대 학생 중 약 26%가 AI를 과제에 활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직전 해(13%) 대비 두 배 늘어난 숫자다.한국에서도 상황은 다르지 않다. 지난해 서울대·연세대·고려대 등 국내 주요 대학에서는 AI를 활용한 부정행위 정황이 포착된 바 있다. 이에 따라 교육부와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은 ‘대학 AI 활용 윤리 가이드라인’을 공개하기도 했다.이에 최근 미 대학가는 AI를 활용한 부정행위를 방지하기 위해 필기시험이나 구술시험으로 돌아가는 모양새다. 일부 대학은 AI 탐지 소프트웨어를 도입하기도 했다.국제 학문 무결성 센터 이사 크리스천 모리어티는 AI를 활용한 부정행위가 학위의 가치를 훼손하고 있다며 “교육의 본질인 비판적 사고 능력 배양을 위해 학문적 정직성 회복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김영호 기자 rladudgh2349@donga.com}

부산의 한 의류공장에서 직원이 작업 중 잃어버린 고가의 금팔찌를 경찰이 찾아준 사연이 뒤늦게 전해졌다.12일 부산 연제경찰서에 따르면 9일 거제지구대에 A 씨(70대·여)가 딸과 함께 찾아와 “공장에서 작업 중 착용하던 순금 팔찌를 잃어버렸다”며 도움을 요청했다. 분실물은 24k 순금 10돈으로 만든 팔찌로, 시세 1000만 원 상당의 고가품이다. 당시 지구대 근무 중이던 강영훈 경사는 동아닷컴과의 통화에서 “A 씨가 매우 상심한 표정으로 지구대를 방문했다”며 “분실 장소와 시간이 명확하고, 분실물도 워낙 고가라 자세히 상황을 물었다”고 설명했다.기지를 발휘한 이는 같은 지구대 백상훈 경감이었다. 그는 금속탐지기가 순금에도 반응한다는 점을 떠올렸다. 마침 지구대에는 금속탐지기가 있었다. 그자리에서 A 씨 딸의 목걸이를 테스트해 보니 반응이 있었다. 두 경찰관은 의류공장으로 이동해 본격적인 탐지를 시작했다. 2층 작업장과 4층 물류창고에 쌓인 수많은 박스와 쓰레기봉투, 작업장 내 옷더미 등을 꼼꼼히 수색했다.경찰관들이 땀범벅이 된 채 수색을 이어가자 미안함을 느낀 A 씨는 “그만 찾아도 된다”고 포기하려 했다. ● ‘삐’ 소리와 함께 터진 오열 “당연한 일 했을 뿐”수색 시작 약 35분 뒤, 2층 작업장에서 ‘삐’ 하는 신호음이 울렸다. 옷더미 바구니 속에 파묻혀 있던 순금 팔찌가 모습을 드러낸 순간이었다. 강 경사가 옷더미 속에서 팔찌를 꺼내자 지켜보던 A 씨와 동료들은 환호하며 서로를 껴안았다.강 경사는 동아닷컴에 “현장에 놓인 수출용 옷가지 박스 수십 개를 일일히 뒤져보느라 매우 지친 상태였다“라며 ”마지막으로 작업 동선을 훑어보던 중 팔찌가 나왔다”고 전했다.A 씨는 안도와 기쁨의 눈물을 쏟으며 현장을 떠나는 경찰관들에게 연신 고개를 숙여 감사 인사를 전했다. 강 경사는 “팔찌를 보자마자 어머니는 엎드려 우시고 따님도 너무 좋아하시더라”라며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다시 한 번 찾아본 건데, 찾아서 정말 보람찼다”고 회상했다.이후 A 씨 딸은 다시 지구대를 찾아와 재차 감사를 표했다. 강 경사는 “시민이 어려움을 겪을 때 현장에서 최선을 다해 돕는 것이 경찰의 당연한 임무”라고 담담한 소회를 밝혔다.김영호 기자 rladudgh2349@donga.com}

인공지능(AI) 코딩 열풍으로 노트북을 완전히 닫지 못한 채 이동하는 개발자들이 늘고 있다. AI 코딩 프로그램 특성상 끊임없는 네트워크 연결과 전력 공급이 필요하다 보니, 노트북을 완전히 닫지 못하는 ‘웃픈’ 장면도 벌어지고 있다.최근 오픈AI는 공식 SNS에 “아는 분들은 아는(IYKYK), 조만간 업계에서 벌어질 흥미진진한 일”이라며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 속 개발자는 노트북을 살짝 연 상태로 거리를 걷고 있었다. 노트북을 닫았다가 AI 도구가 멈추는 ‘대참사’를 막기 위해서다.현재 널리 쓰이는 ‘클로드 코드’나 ‘오픈AI 코덱스’ 같은 AI 코딩 서비스들은 로컬 환경 실행과 실시간 네트워크 연결 의존도가 높다. 이 때문에 노트북을 닫으면 작업이 중단되거나 데이터가 끊길 수 있다는 불안감이 개발자들 사이에 퍼져 있다.● 노트북 사이 ‘손가락’ 살짝…“닫혔다가 작업 다 날아갈라”상황이 이렇다 보니 사용자들은 화면과 키보드 사이에 손가락을 끼워 넣거나, 90도 미만으로 살짝 열어둔 채 이동한다. 개발자들 사이에선 이 모습이 ‘작은 타코’ 같다는 우스갯소리도 나온다.실제 국내 컴퓨터공학 대학원에 재학 중인 강모 씨(25)는 “최근엔 작업 대부분을 AI에 의존하고 있는데, 이 때문에 AI를 돌리기 위해 노트북을 끄지 않는 일이 많다”고 말했다.이어 그는 “어차피 이동할 땐 와이파이가 끊긴다. 웬만한 ‘헤비 유저’가 아니라면 굳이 항상 열어둘 필요는 없다”면서도 “그래도 웬만하면 항상 노트북을 닫지 않으려 한는 편이다”라고 말했다.그런가하면 개발자 취준생 A 씨가 ‘노트북 잡는 손에서 시대가 보인다’며 올린 글은 조회수 66만을 돌파하며 누리꾼들의 공감을 사고 있다. 여기에는 “개발자님이 노트북 안에서 일하고 계셔서 닫으면 안된다”는 농담섞인 댓글이 달리기도 했다.AI 기업이라고 상황은 다르지 않다. AI 클라우딩 업체인 ‘레이븐 AI’의 제품 총괄 제프 찬(39)은 딸들의 아이스 스케이팅 연습이 끝난 뒤에도 노트북을 반쯤 연 상태로 탈의실에 들어간다. 그는 “아이의 스케이트 끈을 풀어주면서도 선반 위의 노트북이 작업을 마쳤는지 수시로 확인한다”고 비즈니스 인사이더에 전했다.주변의 시선을 의식해 나름의 전략을 세우는 이들도 있다. 화면을 최대한 낮춰 닫히기 직전까지 덮거나, 미리 주변 사람에게 설명을 건네는 식이다. 한 개발자는 “가끔은 내가 ‘아이패드 키즈(iPad Kids·디지털 기기에 과하게 몰입하는 아동)’처럼 느껴질 때가 있어 민망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밈처럼 자리잡은 ‘노트북 열고 걷기’사실 기술적으로는 노트북을 꼭 열어둘 필요는 없다. 애플의 맥OS는 ‘Caffeinate’ 명령어를 터미널에 입력해 항시 켜둘 수 있으며, 윈도OS의 경우는 ‘전원 옵션’을 변경하거나 ‘powercfg’ 명령어로 절전 모드 진입을 해제할 수 있다.그럼에도 ‘노트북 열고 걷기’는 개발자 커뮤니티 안에서 하나의 밈(meme)처럼 자리 잡고 있다. 퇴근 이후에도 AI 작업을 완전히 멈추지 못하는 엔지니어들의 현실과 불안, 그리고 과몰입 문화를 상징하는 장면이라는 평가도 나온다.애플(Apple) 엔지니어 출신인 팀 몬주레스(Tim Monzures)는 “노트북을 들고 뛰는 모습이 우스꽝스러워 보일 수 있다는 걸 안다”면서도 “하지만 길에서 나와 같은 처지의 개발자들을 마주치면 묘하게 안심이 된다”고 했다. 김영호 기자 rladudgh2349@donga.com}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핵탄두 탑재가 가능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RS-28 ‘사르마트(Sarmat)’를 올해 말까지 실전 배치하겠다고 선언했다.12일(현지 시간) AP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당국은 사르마트 미사일의 발사 실험 성공을 발표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3일간의 휴전이 종료된 직후 나온 발표다. 푸틴 대통령은 사르마트를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미사일 시스템”이라며 탑재된 탄두의 총 위력이 기존 서방의 유사 무기보다 4배 이상 강력하다고 주장했다.러시아 측은 사르마트가 약 3만5000km으로, 준궤도 비행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사르마트는 1988년 구소련제 R-36M2 ‘보예보다(Voyevoda)’ 미사일을 대체할 예정으로, 핵탄두 10여개가 탑재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개발 난항에 연이은 배치 시도 ‘무산’사르마트는 러시아가 2011년부터 개발에 매진해온 중량급 ICBM이다. 푸틴 대통령은 2018년 3월 연설에서 “미국의 미사일 방어 체계를 무력화할 수 있는 신무기 중 하나”라며 사르마트를 처음 대중에 공개했다. 당초 러시아 정부는 사르마트 배치를 2022년 말까지 완료하겠다고 공언했으나 개발 과정에서 결함이 발견되며 일정이 수차례 미뤄졌다. 이후 2023년에도 전투 임무 배치를 발표했으나 무산됐고, 이번에 또 다시 실전 배치를 선언한 것이다.● 軍전문가 “정치적 목적 크다”군사 전문가들은 사르마트의 성능보다 시험 발사 성공 자체에 주목하고 있다. 영국 런던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의 군사항공우주 부문 선임연구원 더글러스 배리는 “사르마트의 개발 과정은 결코 순탄하지 않았다”며 “러시아 측에는 위력보다 발사에 성공했다는 사실이 더 중요할 것”이라고 짚었다.이번 발사 실험을 군사적 목적보단 정치적 목적으로 보는 관점도 있다. 유엔 군축연구소(UNIDIR)의 미사일 전문가 파벨 포드빅은 이번 시험이 2022년 이후 두 번째로 성공한 사례라며 “이번 선언은 정치적 투자의 성격이 강하다”고 블룸버그에 전했다. 그는 “엄격한 군사적 관점에서 볼 때 전력 균형이나 핵 억제 정책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김영호 기자 rladudgh2349@donga.com}

인천 강화도에서 남편의 중요 부위를 절단해 변기에 버린 50대 아내가 항소심에서도 징역형을 선고받았다.1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인천원외재판부 형사1부(부장판사 정승규)는 살인미수 등 혐의로 기소된 A 씨(58)에게 원심과 같은 징역 7년을 선고했다.당초 검찰은 A 씨 등이 피해자인 남편을 살해할 의도가 있었다며 살인미수 혐의를 적용했다. 그러나 1심 재판부는 증거 불충분을 이유로 살인미수 혐의에 대해선 무죄로 판단하고, 특수중상해 혐의에 대해서만 징역 7년을 선고했다.항소심 재판부의 판단도 같았다. 재판부는 “원심에서 여러 증거를 종합해 A 씨 등의 미필적 고의를 인정하지 않았고, 중상해의 고의만 인정했다”며 “원심 판단이 잘못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사위 B 씨에 대해서는 처벌 수위를 낮췄다. 같은 혐의로 기소된 사위 B 씨(40)에게는 징역 4년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죄질이 가볍지 않으나 장모의 부탁으로 범행에 가담했고 주도적으로 실행하지는 않았다”며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고 합의했다”며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외도’ 의심해 범행…남편 하체 흉기로 50차례 찔러A 씨는 지난해 8월 1일 오전 1시쯤 인천 강화군의 한 카페에서 흉기로 남편의 신체 중요 부위를 절단한 혐의를 받고 있다.이 과정에서 A 씨는 남편의 하체를 약 50차례 찌르고, 절단 부위를 변기에 넣어 물을 내린 것으로 드러났다. 이때 사위 B 씨는 피해자를 테이프로 결박하는 등 범행에 가담했다.범행 동기에 대해선 ‘남편의 외도 때문에 그랬다’는 취지로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사건 이후 보완 수사를 통해 친딸 C 씨(37)도 함께 기소했다. C 씨는 흥신소를 찾아 피해자의 위치를 불법 추적한 혐의(위치정보법 위반)를 받고 있다. 그는 1심에서 벌금 300만 원을 선고받았으나 항소하지 않아 형이 확정됐다. 피해자인 남편은 사건 직후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으며,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로 알려졌다.김영호 기자 rladudgh2349@donga.com}

일본 봅슬레이 연맹 수장이자 올림픽위원회(JOC) 부회장직을 겸임하고 있는 키타노 타카히로(北野貴裕) 회장이 공식 회의 자리에서 한국인 비하 발언을 한 사실을 인정하고 사죄했다.12일 일본 봅슬레이·루지·스켈레톤연맹(JBSF)의 키타노 회장은 연맹 홈페이지를 통해 “회의 중 부적절한 발언이 있었다는 보도와 관련해 선수 및 관계자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사건은 일본 연맹 측의 실수로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출전 자격을 상실하며 시작됐다. 연맹은 2023년 변경된 ‘4인승 경기 필수 출전’ 조건을 인지하지 못하다가, 올해 1월 경기 현장에서 타국 선수의 지적을 받고서야 뒤늦게 자격 박탈 사실을 파악했다.문제의 발언은 이를 질책하는 회의에서 나왔다. 키타노 회장은 한 이사를 향해 20분간 폭언을 이어가던 중 “바보나 ‘조센징(チョン)’이라도 할 수 있는 일”이라며 비하 표현을 사용했다. 조센징은 일본이 한국인을 비하하는 데 사용하는 대표적인 혐오 용어다.키타노 회장은 사과문에서 “공익 체육 단체를 책임지는 사람으로서 결코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본인의 안일한 인식을 깊이 반성한다”고 밝혔다.키타노 회장의 ‘혐한’ 발언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 증언도 나왔다. 연맹 관계자들은 키타노 회장이 과거에도 한국을 깎아내리는 발언을 반복했다고 허프포스트에 전했다. 특히 코로나19로 유럽 원정이 어렵던 2020년, 연맹이 추진하던 한국 전지훈련을 “한국은 신용할 수 없다”는 이유로 일방적으로 무산시켰다는 폭로도 나왔다.● “질책·폭언 일삼아…연맹 떠난 선수도 많다”기타노 회장은 2012년 취임 이후 14년째 연맹 회장직을 유지하고 있다. 연맹 내규상 임기 제한(최장 12년)이 있음에도 그가 자리를 지키고 있는 이유에 대해 공식적인 설명은 없는 상태다.그는 현재 일본올림픽위원회(JOC) 부회장직도 겸임하고 있으며, 키타노 건설의 대표이사와 회장을 맡고 있다.그와 함께 일한 연맹 관계자들은 “평소 회장의 마음에 들지 않으면 질책만 당해 건설적인 논의가 불가능했다. 이에 실망해 연맹을 떠난 선수도 많다”고 전했다.문제의 ‘조센징’ 발언을 들은 이사도 회의 직후 연맹을 떠난 것으로 확인됐다. 그는 원래 스포츠 과학 전문가로 ‘팀 아시아’ 구상 및 연계 강화 재건안을 제안하는 업무를 담당했다.김영호 기자 rladudgh2349@donga.com}

단돈 6000원짜리 가방과 1200만원이 넘는 명품가방이 ‘2026년 인기 가방’ 순위에 나란히 이름을 올렸다.소비자의 관심이 브랜드의 정통성을 상징하는 ‘헤리티지(Heritage)’에서 일상과 밀접하게 맞닿은 ‘동시대성(Relevance)’으로 이동했다는 분석이 나온다.최근 글로벌 패션 플랫폼 리스트(Lyst)는 2026년 현재까지의 참여도와 판매량을 바탕으로 선정한 ‘가장 인기 있는 제품(Hottest Product)’ 순위를 공개했다. 800만 개 가량의 후보 중, 이번 순위에 이름을 올린 가방은 샤넬의 ‘맥시 플랩 백(Maxi Flap Bag)’과 미국 대형마트 트레이더 조(Trader Joe’s)의 ‘토트백’이다.두 가방의 가격 차이는 2000배가 넘는다. 샤넬 가방은 8500달러(약 1260만 원)를 호가하는 반면, 트레이더 조의 토트백은 미국 전역 매장에서 단돈 3.99달러(약 6000원)에 판매된다. ● 4달러 가방 사러 ‘오픈런’…장바구니의 반전트레이더 조의 토트백은 그간 패션과 거리가 먼 ‘장바구니’ 정도로 여겨져 왔다. 그러다 2024년 인스타그램, 틱톡 등 SNS를 중심으로 ‘미국 감성 에코백’으로 소개되며 선풍적인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트레이더 조는 인기에 힘입어 2.99달러의 미니 버전을 출시한 데 이어, 지난 3월에는 기존 남색을 변주한 라벤더(연보라) 색상을 선보였다. 당시 매장 앞에는 가방을 구하려는 사람들이 몇 시간씩 줄을 서는 진풍경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러한 열풍은 국내에서도 확인된다. 쿠팡 등 커머스에는 트레이더 조 토트백을 3~4만 원에 판매하고 있는 것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3년 전 친구에게 가방을 선물 받아 사용 중인 직장인 김 씨(28)는 “무게가 가볍고 세척이 쉬워 오랫동안 애용해 왔다”고 말했다. 특히 구조가 단순하고 튼튼해 장소에 구애받지 않는 편리함이 강점이라는 설명이다. 김 씨는 “디자인이 화려하진 않지만, 쓰기 편하니 언제든 손이 간다”고 덧붙였다.● “소비자 가치, 헤리티지에서 동시대성으로”리스트의 부사장 케이티 루빈은 소비자가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가 ‘헤리티지’에서 ‘동시대성’으로 옮겨왔다고 짚었다.100년이 넘는 역사를 지닌 샤넬에 비해 트레이더 조는 1958년 창업해 올해로 67주년을 맞은 기업이다. 그러나 미국 전역에 걸친 매장 네트워크를 통해 소비자의 일상과 깊게 연결돼 왔다.루빈 부사장은 “소비자들은 그 순간 자신과 가장 관련이 깊다고 느껴지는 브랜드에 반응한다”며 “선망의 대상이 되기 위해 반드시 수십 년의 브랜드 구축 과정이 필요한 것은 아니라는 점을 증명했다”고 분석했다.다만 헤리티지의 영향력이 완전히 소멸한 것은 아니다. 트렌드 예측 전문가 리지 보링은 “젊은 소비자들은 빈티지 럭셔리와 헤리티, 문화적 상징성을 각자의 방식대로 조합해 본인만의 정체성을 구축하고 있다”고 강조했다.김영호 기자 rladudgh2349@donga.com}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한 현직 시장이 중국 정부의 지시를 받아 친중 선전물을 유포하다 적발됐다. 11일(현지 시간) 미 법무부에 따르면, 캘리포니아주 아케이디아 시장 에일린 왕(58)은 미등록 중국 대리인 활동 혐의를 인정했다. 전날 공개된 문건에 따르면, 왕 시장은 2020년 말부터 2022년까지 ‘U.S. 뉴스 센터’ 웹사이트를 운영하며 친중 게시물을 게재했다. 왕 시장은 모바일 메신저 ’위챗’을 통해 친중 관리로부터 받은 기사를 사이트에 게시했다. 그는 중국 내 소수 민족인 신장 위구르 지역에 대해 “집단 학살은 없었으며 어떤 생산 활동에도 강제 노동은 없다”며 “중국의 발전을 억제하려는 모함”이라고 주장했다.그는 기사 게시 후 조회수를 갈무리해 중국 관리에게 보냈고, 중국 관리는 “훌륭하다!(Great!)”고 답했다. 이에 왕 시장은 “감사합니다, 리더님(Thank you Leader)”이라고 화답했다. 공범인 야오닝 선(65)은 이미 같은 혐의로 지난해 10월 유죄를 인정받아 현재 징역 4년 형을 복역 중이다.● “중국 지시 받는 인물이 공직…심각한 일”이번 사건으로 그는 시장직에서 사임했다. 왕 시장은 2022년 아케이디아 시의원에 당선된 후 시장직을 지냈다. 이 도시는 시의원이 돌아가며 시장직을 역임한다. 존 A 아이젠버그 법무부 차관보는 “미국 공직자는 오직 자신이 대표하는 국민만을 위해 행동해야 한다”며 “외국 정부의 지시를 받는 인물이 공직에 있었다는 점은 매우 우려스러운 일”이라고 지적했다.로만 로자브스키 연방수사국(FBI) 방첩 및 스파이 담당 부국장은 성명에서 “이번 사건이 외국 정부를 대신해 우리의 민주주의에 영향을 끼치려 하는 자들에 대한 명확한 경고가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법원은 수주 내에 정식 절차를 거쳐 왕 시장의 최종 형량을 확정할 예정이며, 최대 10년 형까지 처해질 수 있다.김영호 기자 rladudgh2349@donga.com}

인공지능(AI)발 고용 불황과 구조조정이 이어지면서, 취업에 성공하거나 회사에 남아 살아남고도 죄책감과 우울을 느끼는 이른바 ‘생존자의 죄책감(Survivor’s guilt)’ 현상이 Z세대 사이에서 확산하고 있다. 과거에는 전쟁이나 대형 참사 생존자에게 주로 쓰이던 표현이 이제는 극심한 취업난과 고용 불안 속 청년 세대의 심리를 설명하는 단어로 번지고 있다는 분석이다.10일(현지 시간) 미국 비즈니스인사이더에 글을 기고한 모세스 장프랑수아는 “2년 기다림 끝에 첫 직장을 구했을 때 느낀 것은 기쁨보다 ‘생존자의 죄책감’이었다”고 고백했다. 모세스는 대학 내내 걱정했던 일자리 부족이 졸업 직후 현실로 다가왔다고 회상했다. 그는 “아르바이트가 본업 같고, 내 꿈은 한낱 취미처럼 느껴질 때도 있었다”고 토로했다. 문제는 취업 이후에도 불안이 끝나지 않았다는 점이다. 모세스는 “지금은 취업에 성공했지만, 여전히 고군분투 중인 친구들을 보며 이 기회를 누릴 자격이 있는지 의문이 든다”고 밝혔다. 이어 “어떻게든 동기들을 돕고 싶지만, 사회초년생으로서 망가진 고용 구조를 바꿀 수 없다는 무력감이 죄책감을 키우고 있다”고 덧붙였다.비슷한 현상은 한국 사회에서도 나타난다. 또래보다 일찍 일자리를 찾은 오모(25) 씨는 친구들과의 만남에서 ‘취업’이 화두가 될 때마다 말수가 적어진다. 오 씨는 “친구들은 여전히 서류 전형 탈락(서탈)하거나 인턴직인데, 이 앞에서 일 이야기를 하는 것이 껄끄럽게 느껴질 때가 있다”며 “자랑하는 것처럼 보일까 봐 아예 대화 주제를 돌려버릴 때도 있다”고 토로했다. ● ‘생존’했지만 여전한 압박감 “남겨져도 반송장”원래 ‘생존자의 죄책감’은 대형 참사나 구조조정 이후 살아남은 사람들이 느끼는 심리적 외상을 뜻하는 표현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채용 축소와 반복되는 해고 속에서 살아남은 청년 직장인들의 우울과 불안을 설명하는 용어로 확장되고 있다.직장인 커뮤니티 잡플래닛에는 최근 구조조정을 겪은 서울 소재 기업 직원의 리뷰도 올라왔다.해당 직원은 “이번 구조조정으로 상상도 못 할 많은 사원이 해고됐다”며 “회사가 아무리 좋아도 한순간에 회사 생활이 끝나는데, 공포심 속에 다녀야만 하는가. 나간 사람은 상처받고, 남겨진 사람은 반송장이 된다”고 적었다.Z세대가 취업에 대해 느끼는 감상은 복합적이다. 가족과 친구들의 응원에 고마움을 느끼면서도, 취업에 대한 압박감과 취업 이후 진로에 대한 혼란이 동시에 작용하고 있다.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25년 항우울제 처방 건수는 약 2440만 건으로 5년 전보다 36.7% 급증했다. 특히 30대는 74.7%, 20대는 55.9%의 증가율을 보여 타 연령대보다 높았다. ● ‘과잉 경쟁’이 불지핀 박탈감…죄책감 허덕이는 청년들주목할 점은 그간 청년 세대의 정신 건강을 위협하던 ‘외로움’ 등 사회적 고립은 오히려 나아졌다는 것이다.국가데이터처의 ‘2025년 한국의 사회지표’에 따르면, 지난해 국민 중 ‘외롭다’고 응답한 비율은 16.9%로 전년(21.1%) 대비 오히려 하락했다. 특히 2030세대의 외로움은 타 연령대보다 더 낮았다. 전문가들은 대신 청년층 정신 건강 악화의 핵심 원인으로 ‘상대적 박탈감’과 ‘과잉 경쟁’을 지목한다.경기연구원(GRI) 연구논총의 지난해 보고서에서 연구진은 “사회 구조적 불안정성과 경쟁에 익숙한 청년층은 타인과의 비교를 통해 자신을 평가하는 경향이 강하며, 이는 청년들의 심리·정서 상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고 짚었다.그러면서 “청년층의 정신 건강 문제를 개인의 문제로 치부하기보다, 사회적 비교에서 비롯되는 박탈감과 정서적 경험이라는 복합적인 기제를 통해 이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김영호 기자 rladudgh2349@donga.com}

부부가 숨지고 주민 6명이 다친 경기 의왕시 아파트 화재 사고는 60대 남편이 아내를 살해한 뒤 가스 폭발 형태로 방화하고 투신한 사건으로 잠정 파악됐다. 경찰은 현장에서 발견된 메모와 부검 결과 등을 토대로 남편의 단독 범행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특히 불이 난 아파트는 20여 년 전 준공돼 14층에 스프링클러가 설치되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되면서 피해가 커졌다는 지적이 나온다.11일 경기남부경찰청은 기자간담회를 열고 “아내가 자창(날카로운 물건에 찔린 상처)에 의해 사망한 것으로 확인돼 남편이 아내를 살해한 후 투신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경찰은 또 “화재는 인위적인 착화에 따른 가스 폭발 형태로 파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다만 실제 폭발 과정과 화재 발생 경위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정밀 감정 결과가 나와야 최종 확인될 전망이다.앞서 지난달 30일 오전 10시 30분경 의왕시 내손동의 20층짜리 아파트 14층에서 화재가 발생했다.이 사고로 해당 세대에 거주하던 남편 A 씨(60)는 추락해 숨졌고, 아내 B 씨(50)는 집 안 화장실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주민 6명은 연기 흡입 등으로 다쳤고, 11명이 긴급 대피했다.경찰은 투신한 A 씨의 옷 안에서 발견된 메모를 토대로 사건 경위를 파악하고 있다. A 씨는 그간 사업상 어려움을 겪어 왔으며 채무 문제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A 씨 부부가 거주하던 집 역시 최근 경매에 넘어갔다가 매각된 상태였다.반면 숨진 아내 B 씨는 별도의 메모나 유서 등을 남기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경찰은 이 같은 정황을 종합해 A 씨가 아내를 살해한 뒤 방화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경찰은 가스 밸브 등 현장에서 수거한 잔해물을 모두 국과수에 감식 의뢰했으며 A 씨와 B 씨에 대한 부검도 진행 중이다.경찰 관계자는 “현재까지는 남편의 단독 범행 가능성을 중심으로 수사 중”이라며 “정확한 화재 원인은 정밀 감정 결과가 나와야 알 수 있다”고 전했다.화재가 발생한 아파트는 지상 20층, 지하 1층 규모로 총 78가구가 거주 중이다. 화재 당시 경보 설비 등 모든 소방시설은 정상 작동했으나 해당 아파트가 2002년 준공돼 16층 이상에만 스프링클러 의무 설치 대상이었던 탓에 불이 난 14층에는 스프링클러가 설치되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김영호 기자 rladudgh2349@donga.com}

인공지능(AI)이 노동시장에 미칠 영향을 두고 정작 AI 모델들조차 의견이 갈린 것으로 나타났다. AI의 자기 평가는 각종 정책의 바탕이 되는 ‘AI 노출 점수’의 핵심 지표임에도 AI 모델마다 다른 결과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10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노스웨스턴대 공동 연구진은 최근 전미경제조사국(NBER) 웹사이트에 이 같은 내용의 논문을 공개했다. ● 일자리 정책 바탕되는 ‘AI 노출 점수’그간 경제학자들은 AI로 인한 일자리 위기를 가늠하기 위해 ‘AI 노출 점수’를 평가해 정책 입안의 기초자료로 삼아왔다. WSJ에 따르면 이 점수를 산출하는 방식은 크게 3가지다. △AI 업무 처리 능력에 대한 직접 평가 △AI 사용 노동자를 대상으로 하는 설문조사 △AI에 맡기는 자체 평가다. 이 가운데 직접 평가나 설문은 사람이 실시하기에 주관적이거나 특정 업계에 편향적일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반면 AI 자기 평가는 상대적으로 비용이 적게 들고 대규모 분석이 가능하다는 이유로 널리 활용돼 왔다.● AI도 ‘위험 일자리’ 몰라…모델별 평가 갈렸다그러나 노스웨스턴대 공동 연구진은 AI 자체 평가만을 기준삼기는 위험하다고 지적한다. AI 모델에 따라 AI 노출 점수 판단이 판이했기 때문이다. 연구진은 △오픈AI의 챗GPT-5 △구글 딥마인드의 제미나이 2.5 △앤스로픽의 클로드 4.5 등 3종의 AI 모델을 대상으로 직종별 AI 노출 점수를 분석했다. 분석 결과 각 AI 모델이 평가한 위험도 점수는 같은 직종에서도 크게 엇갈렸다. 클로드는 회계사를 AI에 매우 취약한 직업으로 평가했지만, 제미나이는 상대적으로 낮은 위험도를 부여했다. 광고 관리자와 최고경영자(CEO) 등 다른 직군에서도 비슷한 차이가 나타났다.가장 유사한 결과를 보인 챗GPT와 제미나이조차 전체 직업의 약 4분의 1에서는 서로 다른 판단을 내렸다.● “AI 노출 점수에만 의존해 직업 정해선 안 돼”연구진은 이 같은 현상의 원인으로 ‘데이터 학습의 특성’을 지목했다. AI를 조기에 도입한 직종은 방대한 데이터가 쌓이므로 현직에서 어떤 AI 모델을 주로 사용하느냐에 따라 순위가 갈렸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또 연구진은 AI 모델 자체가 설계된 특성이 영향을 줬을 수도 있다고 짚었다.문제는 어느 쪽이든 AI로 인한 일자리 위험을 정확하게 예측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연구진은 정책 입안자와 고용주들이 AI 노출 점수를 무분별하게 수용해서는 안 된다고 조언했다. 특히 실제 연구 편의를 위해 AI에 의존할 것이 아니라 현장의 의견을 들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공동 저자인 미셸 인 교수는 “단 하나의 지표에 의존해 전공을 바꾸거나 직업을 결정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밝혔다.김영호 기자 rladudgh2349@donga.com}

‘출산장려금 1억 원’ 지급으로 화제가 된 부영그룹이 건설 부문 신입 및 경력사원 채용을 실시한다고 11일 밝혔다. 이번 채용은 정부 정책 부응 및 핵심 사업지를 중심으로 한 주택 개발 사업의 확대를 위한 것이다.부영그룹은 자녀 1인당 출산장려금 1억 원을 제공하는 파격적인 지원책으로 화제가 된 바 있다. 회사는 2024년 출산장려금 제도를 도입해 3년간 총 134명의 아이에게 134억 원을 지급했다. 1억 원을 받은 뒤 퇴사해도 반환하는 규정은 없다. 저출산 문제 해결을 위한 장려금 지급으로, 입퇴사 시점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취지다.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은 지난 3월 말 CBS 라디오 ‘박성태의 뉴스쇼’에 출연해 “2024년 2월 5일 시무식 때 출산장려금을 시작했다”며 “그때 2021~2023년까지 3개년 동안 태어난 아이에게 직접 지급했다”고 밝혔다.이 회장은 “받고 회사를 나가면 어떡하냐”는 물음에 “이미 줘버린 돈”이라며 “입사한 지 하루 만에 아이를 낳은 분도 있었는데 당연히 출산장려금 처리했다”고 설명했다.장려금을 지급받은 직원의 감사 인사에 이 회장은 “회사 전체의 즐거움이자 사회와 국가 장래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기대를 갖게 한다”고 밝혔다.부영그룹의 이번 모집 부문은 신입(안전), 경력(건축·토목·안전)이다. 공통으로 학사 이상의 학위 소지자이면서 해외여행 결격 사유가 없어야 한다. 또한 영어·제2외국어 등 외국어 능통자 및 가능자는 우대한다.오는 15일까지 부영그룹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서류를 접수하며, 1차 서류 전형 후 2차 면접을 거쳐 최종 합격자를 발표한다. 근무지는 전국 및 해외로, 모집 부문에 맞춰 부영주택 및 그룹 내 관계사로 배치된다. 입사 후 배치 지역은 개인과 협의 후 변경될 수 있다.김영호 기자 rladudgh2349@donga.com}

헝가리 신임 총리 페테르 머저르가 16년 장기 집권을 무너뜨리고 취임한 가운데, 취임식 현장에서 나온 차기 보건부 장관 후보의 ‘막춤’이 화제다.10일(현지 시간)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전날 헝가리에서는 머저르 신임 총리의 취임식이 열렸다.화제가 된 것은 유력한 차기 보건부 장관 졸트 헤게두스(56)의 춤사위다. 그는 수만 명의 인파가 몰린 공식 연단에서 ‘에어 기타(Air guitar·기타 치는 시늉을 하는 춤)’나 ‘오징어 춤’을 선보였다. 그는 밴드의 연주에 맞춰 관객의 호응을 유도하거나, 다른 의원들을 무대 위로 올리는 등 흥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 춤사위는 약 3분간 이어졌다.취임식 이후 그는 “음악이 시작되자 관중들이 얼마나 이 순간을 기다려왔는지가 느껴졌다”며 “시민들을 실망시키고 싶지 않았다”고 가디언에 전했다.● 다 같이 거리 모여 춤추는 헝가리 전통문화 ‘탄하즈’헝가리에는 거리와 광장에서 시민들이 다 함께 춤을 추는 ‘탄하즈(Táncház·춤추는 집)’ 문화가 있다. 이는 전통 계승의 가치를 인정받아 2011년 유네스코(UNESCO) 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되기도 했다.이번 막춤으로 유명해진 헤게두스는 “건강한 생활 방식과 정신 건강의 중요성을 독려하는 데 내 인기가 사용됐으면 좋겠다”고 소감을 밝혔다.페테르 머저르(45)는 친유럽 성향의 중도 우파 지도자로, 16년간 이어져 온 장기 독재를 무너뜨렸다. 헝가리는 그간 ‘유럽판 트럼프’라 불린 빅토르 전 총리가 선보인 친러·민족주의 노선에서 벗어나 앞으로는 유럽연합(EU)과의 관계 회복에 집중할 전망이다.김영호 기자 rladudgh2349@donga.com}

‘로봇 심판’은 자비가 없었다.메이저리그(MLB)가 도입한 자동 투구 판정 시스템(ABS)의 영향으로 볼넷 비율이 70년 만에 최고 수준까지 치솟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람 심판의 재량이 사라지면서 투수들의 유인구와 포수의 ‘미트질’이 힘을 잃고 있다는 분석이다.6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이번 시즌 MLB의 타석당 볼넷 비율은 9.5%로 집계됐다. 이는 제2차 세계대전 직후인 1940년대 후반과 1950년대 초반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수십 년간 8.5% 내외를 유지하던 볼넷 비율이 ABS 도입 6주 만에 급등한 것이다.● 스트라이크 존 ‘1인치 오차’도 없다 변화의 핵심은 스트라이크 존 판정 방식이다.과거에는 투수가 스트라이크 존 경계 부근에 공을 던지면 포수가 미트(글러브)를 살짝 움직여 스트라이크처럼 보이게 만드는 ‘프레이밍(Framing)’ 기술을 구사했다. 이른바 ‘미트질’이다. 심판의 시각과 경험, 재량이 일부 작동했던 영역이다.하지만 ABS 도입 후 상황은 완전히 달라졌다. ABS는 공이 홈플레이트 중간 지점을 통과할 때를 기준으로 스트라이크를 판정하는데, 이 때문에 포수가 수를 쓰기도 전에 판정이 내려진다. 스트라이크 존 자체가 이전보다 좁아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ABS는 스트라이크 존 상단을 타자 키의 53.5% 지점으로 정밀하게 설정하는데, 이 때문에 존 상단 부분이 더 좁아졌다는 것이다.● 공 더 까다롭게 고르는 타자들…투수는 “왜 우리만” 불만이에 타자들의 대응도 달라졌다. 심판 판정에 이의 제기가 가능해지자 공을 더욱 까다롭게 고른다는 것이다. 실제로 올해 타자들의 스윙 비율은 46.6%로 지난해보다 1%포인트 낮아졌다. 반면 스트라이크 존 안으로 들어오는 공의 비율도 47.3%로 전년 대비 3%포인트 넘게 하락했다.워싱턴 내셔널스의 투수 잭 리텔은 “타자들이 애매한 공에 이의를 제기할 수 있어 공을 골라내는 능력이 좋아졌다”고 설명했다. 반면 투수들의 고충은 깊어만 간다. 뉴욕 메츠의 구원 투수 AJ 민터는 “언제나 불이익을 받는 쪽은 투수들”이라며 “예전에는 표적에 정확히 던지면 스트라이크 판정을 이끌어낼 수 있었으나 이제는 불가능해졌다”고 토로했다. 뉴욕 양키스의 제이크 버드 역시 마이너리그 시절 이 시스템에 상당한 좌절감을 느꼈다고 밝혔다. ● 볼넷 늘자 ‘평균 득점·경기 시간’도↑볼넷 증가는 경기 전반의 데이터에도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5월 5일까지 경기당 평균 8.6점이던 득점은 이번 시즌 들어 같은 기간 9점으로 늘었다. 경기 시간도 길어졌다. 올해 9이닝 평균 경기 시간은 2시간 41분으로, 피치 클락(투수와 타자의 준비 동작에 두는 제한 시간)이 도입된 2023년 이후 가장 길어졌다.상황이 이렇다 보니 MLB 사무국은 볼넷 비율 추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통상 시즌이 진행될수록 볼넷 비율은 낮아지는 경향이 있지만, 현재 추세라면 2000년 이후 처음으로 9%대를 돌파할 전망이다. 뉴욕 메츠의 클레이 홈스는 “모두가 공정함을 원하지만 관건은 그 기준선이 어디에 그어지느냐다”라고 강조했다.김영호 기자 rladudgh2349@donga.com}

미성년자 성착취 혐의로 수감 중 사망한 제프리 엡스타인의 유서로 추정되는 자필 메모가 미국 연방법원에 의해 공개됐다. 6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뉴욕주 화이트플레인스 연방지방법원 케네스 카라스 판사는 엡스타인의 유서로 추정되는 문서를 공개했다. 공개된 문서는 줄이 쳐진 종이에 알아보기 힘든 필체로 휘갈겨 쓴 형태다. 엡스타인은 메모에 “그들이 나를 몇 달 동안 조사했지만 아무것도 찾아내지 못했다!!!(FOUND NOTHING!!!)”고 적었다. 이어 “내가 어떻게 하길 바라나, 울음을 터뜨리기라도 하란 말인가” “재미도 없고 그럴 가치도 없다” 등의 문구를 썼다. 특히 ‘재미없다’는 내용에 밑줄을 그었다.다만 당국은 해당 메모의 작성 주체를 아직 공식 확인하지 않았다. ● 전직 경찰 수감 동료가 발견, ‘만화책 속에서 발견’ 주장 이 문건은 엡스타인과 맨해튼 교도소에서 같은 방을 썼던 니콜라스 타르탈리오네가 2019년 7월에 발견했다고 주장하며 세상에 알려졌다. 억만장자였던 엡스타인은 미성년자 성착취 혐의로 체포 및 기소된 뒤 2019년 8월 뉴욕 맨해튼 메트로폴리탄 교정센터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당시 뉴욕시 검시관은 그의 사인을 자살로 결론 내렸다. 그러나 이후 교도소 내 보안 실패 정황이 발견되거나, 고위 공직자 및 유명 인사와의 관계가 드러나면서 타살 의혹이 제기돼 왔다. 당시 엡스타인은 감방 동료였던 타르탈리오네에게 공격을 받았다고 주장했지만, 이후 교도관 측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며 말을 번복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타르탈리오네는 2023년 유죄 판결을 받아 네 번의 종신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다. 뉴욕타임스로부터 공개 요청을 받은 카라스 판사는 공개 전 검찰에 의견을 물었지만 반대하지 않았다. 맨해튼 연방검찰은 법원에 “엡스타인의 사망을 둘러싼 공익적 관심이 높다”고 밝혔다.김영호 기자 rladudgh2349@donga.com}

서울에 거주하는 중년층(40~59세) 5명 중 1명은 미혼인 것으로 나타났다.이들은 과거 부모에게 의존하던 ‘캥거루족’ 이미지에서 벗어나, 경제력을 바탕으로 독립한 1인 가구로 급격히 재편되는 양상을 보였다.7일 서울시가 공개한 ‘서울시 중년 미혼의 삶’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서울 40~59세 중년 인구는 약 274만 299명으로 집계됐다. 서울시 내국인 전체 인구 수인 약 896만 명의 31%다.이 가운데 미혼 비율은 20.4%로 나타났다. 2022년 18.3%, 2023년 19.4%에 이어 매년 1%포인트가량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성별로는 남성 미혼율이 24.1%로 여성(16.9%)보다 높았다.● 경제력 갖춘 독립 가구 대세 늘어중년 미혼 가구의 대부분은 1인 가구로 이동하는 모양새다. 중년 미혼 가구 중 1인 가구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5년 61.3%에서 2025년 80.5%로 급증했다. 반면 부모 등과 함께 거주하는 2세대 이상 가구 비율은 같은 기간 33.5%에서 17.7%로 절반 가까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경제력은 중년 미혼의 삶의 질을 나누는 핵심 지표였다. 보고서에 따르면, 모든 조사 대상에서 월 소득이 낮아질 수록 삶의 질 지수는 전반적으로 낮아지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월 소득 800만 원 이상의 고소득 미혼 1인 가구는 삶의 만족도(7.7점)와 행복지수(7.8점)가 전체 조사 대상 중 가장 높았다. 외로움을 느끼는 정도도 2.4점으로 가장 낮게 나타났다.반면 소득이 200만 원 미만으로 부모와 함께 사는 미혼 가구의 경우 삶의 만족도와 행복지수가 각각 4.8점, 5.3점으로 나타났다. 그런가 하면 외로움 점수는 5.1점으로 조사 집단 중 가장 높았다. 가족과 함께 살더라도 경제적 빈곤이 겹치면 더 심한 소외감을 느낀 것이다. ● 고립되는 미혼 1인 가구들…“사회적 가족 체계 논의 돼야”사회적 관계망은 미혼 가구의 취약점으로 지적됐다. 중년 미혼 1인 가구의 지역사회 소속감은 3.4점으로 기혼 가구(4.3점)보다 현저히 낮았다. 특히 40대 미혼 남성 1인 가구는 3.0점으로 성별과 연령대를 통틀어 최하위를 기록했다.서울시는 “중년 미혼 1인 가구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상황에서 사회적 고립과 외로움 문제가 사회문제로 대두될 위험이 있다”며 “현재의 사회적 지원은 이들에게 충분히 미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과거 혈연 중심 돌봄 체계가 아닌 ‘사회적 가족’ 제도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김영호 기자 rladudgh234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