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해식

박해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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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사람이 챔피언. 여러분의 건강한 하루를 위해 ‘피와 살’이 되는 건강 정보를 발굴해 전달하겠습니다.

pistols@donga.com

취재분야

2025-04-20~2025-05-20
건강98%
미국/북미2%
  • ‘편두통엔 콜라와 감튀’ 속설, 의학적 근거 있다

    편두통은 누구나 한 번쯤 겪는 매우 흔한 질환이다. 흔히 “머리가 깨질 듯 아프다”, “쿵쾅쿵쾅 울린다”, “찌릿찌릿하다”라고 증세를 표현한다. 편두통은 머리 한 쪽에서 나타나는 두통뿐만 아니라 맥박이 뛰는 것 같은 박동성 통증이 일정 시간 이상 지속되고, 구역과 구토 등의 위장 증상을 동반하는 두통을 통칭하는 개념이다.동영상 플랫폼 틱톡에는 ‘큰 사이즈의 코카콜라와 감자튀김 조합이 편두통에 즉각적인 효험이 있다’라고 주장하는 콘텐츠가 많다. 조회 수 400만 건을 기록한 영상을 보면 한 여성이 맥도날드 드라이브 스루에서 구입한 콜라와 감자튀김을 먹으며 “이틀 동안 두통이 있었는데 틱톡에서 도움이 될 거라고 해서 이렇게 하고 있다”라고 말한다. 놀랍게도 이 같은 주장은 꽤 신빙성이 있다.영국 잉글랜드 더럼 대학교 의과대학 신경과학과 교수로 두통에 관한 책 ‘머리가 깨질 것 같아’(원제 Splitting: The inside story on headaches)를 쓴 어맨다 엘리슨 박사가 연구자들이 직접 기고하는 비영리 학술 매체 ‘더 컨버세이션’에 콜라와 감지 튀김이 어떻게 두통을 낫게 할 수 있는지 설명하는 글을 게재했다.이에 따르면 코카콜라에 함유된 카페인은 혈관을 수축하는 혈관 수축제 역할을 한다. 이는 편두통으로 인해 발생하는 혈관 확장을 막는 데 도움이 된다. 혈관의 지나친 확장은 통증의 주요 원인이다. 혈관이 확장하면 근처의 통증 감지 신경, 특히 머리와 얼굴에서 뇌로 촉각, 통증, 온도에 대한 감각 정보를 전달하는 삼차신경계를 자극하여 편두통에서 가장 일반적인 욱신거리는 두통을 유발할 수 있다. 이것이 바로 약국에서 구입할 수 있는 일반 의약품 두통약에 대부분 카페인 포함되는 이유다.콜라와 감자튀김에 함유된 설탕과 소금도 역할을 한다. 혈당과 전해질 균형을 회복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는데, 이 두 가지 모두 편두통 발작 중에 발생할 수 있다.미국의 신경과 전문의 제시카 로우 박사도 틱톡 동영상을 통해 비슷한 견해를 밝혔다.만성 편두통에 시달린다고 밝힌 로우 박사는 영상에서 ‘맥도날드 편두통 해소법’에 관해 설명했다. 그녀는 “큰 콜라 한 잔과 라지 사이즈 감자튀김을 주문하면 기적적으로 편두통을 사라지게 할 수 있다”며 “콜라에 들어있는 카페인과 감자튀김에 들어있는 소금 때문”이라고 말했다.“맥도날드에서 판매하는 라지 사이즈 콜라(약 950㎖) 한 잔에는 약 80㎎의 카페인이 들어있어 편두통을 멈추기에 충분하다.”쉽게 구할 수 있는 두통약 한 알에 포함된 카페인은 60~65㎎이며 대개 한꺼번에 두 알을 먹기에 큰 사이즈 콜라 한잔이면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로우 박사는 설명했다.영국 데일리 메일에 따르면 카페인은 혈관 축소뿐만 아니라 두통 발작 시 증가해 통증을 유발하는 신경전달물질인 아데노신의 작용을 차단할수도 있다.로우 박사는 이어 “맥도날드는 가장 짠 감자튀김을 파는 곳으로 잘 알려졌다”며 “소금과 전해질이 풍부해 간단히 보충 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나트륨과 같은 필수 미네랄인 전해질 불균형은 편두통을 유발할 수 있다. 따라서 짠 음식을 섭취하면 체내 나트륨 농도가 증가해 편두통 통증을 완화하고 발작 빈도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가정의학 전문의 브리타 바사가르 박사는 콜라의 탄산 성분이 두통과 함께 메스꺼움을 겪는 사람들의 위를 진정시키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폭스 뉴스에 말했다.감자튀김의 탄수화물도 도움이 된다. 그녀는 “많은 사람이 배고픔이나 혈당이 떨어지기 시작할 때 편두통을 겪기 때문에 탄수화물 섭취가 확실히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틱톡 사용자들은 다이어트 콜라가 아니라 오리지널 제품만 효과가 있다고 주장한다.이에 대해 바사가르 박사는 “어떤 콜라가 편두통 치료에 더 효과적이라는 과학적 근거는 없다”며 “사람들이 아플 때 편안함을 느끼는 심리적인 부분과 관련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바사가르 박사는 이 같은 음식 조합이 편두통 치료법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편두통이 생길 때마다 콜라와 감자튀김이 효과를 낼 수 있는 것은 아니며 어떤 사람은 상태를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는 것.“편두통 유발 요인은 사람마다 다르다. 따라서 어떤 사람들에게는 이 같은 조합이 편두통을 악화시킬 수 있다.”내과 전문의인 타니아 엘리엇 박사는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더 나은 임시방편 이라며 “말차나 녹차를 통해 카페인을 조금 보충하고 전해질을 충분히 섭취하라”고 폭스 뉴스를 통해 조언했다.다른 전문가들도 감자튀김처럼 포화지방이 높은 음식은 장기적으로 혈관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으며 특히 반복적으로 이 조합에 의존할 경우, 오히려 카페인 의존이나 염분 과다 섭취에 따른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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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술 버섯’ 환각 성분, 불치병 파킨슨병 잡는 묘약 가능성

    ‘마술 버섯’(magic mushroom)으로도 불리는 환각버섯 속(학명 Psilocybe)에 포함된 환각 물질 실로시빈(psilocybin)이 파킨슨병 환자의 기분, 인지 능력, 운동 기능을 개선할 수 있다는 유망한 임상 시험 결과가 나왔다.미국 캘리포니아 대학교 샌프란시스코 캠퍼스(UCSF) 연구자들이 치매와 함께 대표적 신경 퇴행성 질환으로 꼽히는 파킨슨병 환자를 대상으로 환각제의 효능을 시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임상 시험 결과는 학술지 네이처의 자매지인 에 발표했다.파키슨병은 주로 도파민(dopamine)을 생성하는 뇌의 신경세포(뉴런)가 손상되거나 죽으면서 발생하는 신경퇴행성 질환이다. 근본적인 치료제는 아직 없다. 도파민은 운동 조절과 관련된 주요 신경전달 물질로, 이 신경세포가 손상되면 몸의 떨림, 근육 경직, 느린 운동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세로토닌(serotonin)도 파킨슨병에 일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일부 연구에서는 파킨슨병 환자가 세로토닌 기능 장애를 경험하기도 한다는 점을 발견했다. 세로토닌은 기분과 수면 등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호르몬이다.연구진은 경증 또는 중등도 파킨슨병 환자 12명을 대상으로 실로시빈을 투여하는 소규모 임상시험을 진행했다. 처음 10㎎ 투여한 뒤 2주 후 25㎎을 추가로 투여했다. 복용 1주일 후와 1개월 후 진행한 추적 관찰 결과 환자들은 기분, 인지·운동 기능에서 유의미한 개선 효과를 보였다. 효과는 복용 이후 최소 3개월 이상 지속됐다. 일부 참가자에게서 메스꺼움, 불안, 혈압 상승과 같은 부작용이 관찰되었지만, 의학적 치료가 필요할 만큼 심각한 사례는 없었다.마법 버섯의 환각 성분이 이 같은 효능을 낼 수 있는 이유에 대한 가설 중 하나는 뇌 염증에 영향을 미쳐 신경가소성(뇌가 신경 연결을 재구성하고 새로운 신경 연결을 생성하는 능력)을 자극하는 능력이 있다는 점이다.실로시빈은 뇌에서 세로토닌과 동일한 수용체를 사용하여 뇌로 들어간다. 연구자들은 실로시빈이 뇌에서 추가적인 변화를 유발하지만, 이러한 변화가 증상 개선으로 이어지는 메커니즘을 아직 완전히 이해하지 못 했다고 밝혔다.연구자들은 100명을 대상으로 한 더 큰 규모의 임상 시험을 준비하고 있다. 이 임상 시험은 익명의 기부자 및 마이클 J. 폭스 파킨슨병 연구 재단의 지원을 받을 예정이다. 영화 ‘백 투 더 퓨처’로 유명한 배우 마이클 J. 폭스(63)는 29세에 파킨슨병 진단을 받았다. 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 9시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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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첫 알람에 기상, 절반 이하…평균 11분 더 자고 일어나

    잠이 부족한 현대인들에게 아침 기상은 하루의 첫 번째 난관이다. 많은 사람이 스마트 폰의 알람 기능에 의지한다. 수면 전문가들은 알람이 울린 후 스누즈(잠깐 뒤 다시 울리는 알람 기능)를 사용하는 것을 권장하지 않지만, 두 명 중 한 명은 알람 다시 울림기능을 사용하며 첫 번째 알람 후 평균 11분 동안 쪽잠을 더 자는 것으로 나타났다.미국 보스턴에 본사를 둔 대규모 비영리 의료기관 네트워크인 매스 제너럴 브리검(Mass General Brigham) 연구자들은 수면 분석 앱을 활용해 세계 각국 2만 1000명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를 국제 학술지 에 발표했다.알람 사용자들은 총 300만 일 밤 중 55.66%에서 ‘□분 후 다시 울림’(스누즈) 버튼을 눌렀다. 이 기능을 사용한 경우 일어나기까지 평균 2.4회 버튼을 눌렀다. 스누즈 알람 평균 사용 시간은 10.8분이었다. 남성에 비해 여성의 사용 빈도가 높았다.연구 대상자 중 약 45%는 10번의 아침 중 8번(80%) 이상 스누즈 버튼을 눌렀으며, 평균 20분 정도 더 잔 뒤 침대를 벗어났다.스누즈 기능 사용 빈도는 요일에 따라 달라졌다. 평일(월~금)에 더 많이 사용했고, 토요일과 일요일 아침의 사용 빈도가 가장 낮았다. 첫 번째 알람에 바로 일어나 스누즈 버튼을 누르는 빈도가 가장 낮은 사람은 평균 수면 시간이 5시간 이하였다. 이런 사람들은 직업적 책임감 때문에 잠자는 시간을 줄이고 일찍 하루를 시작해야 하기 때문에 스누즈 기능을 사용할 여유가 거의 없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연구자들은 설명했다.반면 권장 수면 시간(7~9시간) 보다 더 길게 잔 경우 스누즈 알람 사용 빈도가 높았다. 잠자리에 늦게 들어도 그러했다.알람 다시 울림 버튼 사용률이 가장 높은 나라는 미국, 스웨덴, 독일이었으며, 일본과 호주가 가장 낮은 사용률을 보였다.(한국은 조사 대상국에 포함되지 않았다)브리검&여성 병원의 수면 전문의이자 논문 제1저자인 레베카 로빈스 박사는 “안타깝게도, 스누즈 알람은 수면의 가장 중요한 단계를 방해한다”라고 지적했다. 로빈스 박사는 “기상 직전의 시간은 REM(수면 중 꿈을 꾸는 구간인 ‘급속 안구 운동’) 수면이 활발하게 일어나는 때다. 스누즈 버튼을 누르면 이 중요한 수면 단계가 방해를 받고, 다음 알람이 울릴 때 까지 얕은 수면만 취하게 된다”며 “수면을 최적화하고 하루의 수행 능력을 높이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가능한 한 가장 늦은 시각으로 알람을 설정한 후, 첫 알람이 울릴 때 바로 일어나는 것이다”라고 조언했다.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 11시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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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트레스성 폭식에 대한 오해와 진실…피할 방법은?

    스트레스를 받으면 한꺼번에 많은 음식을 먹는 것으로 푼다고 대부분의 사람이 생각한다. 하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라고 한다. “실제로 더 많이 먹는 것이 아니라, 스트레스를 받을 때 더 많이 먹는다고 생각하는 것은 단순히 음식의 양이 더 많다고 느끼기 때문이다”라고 최근 뇌·행동 연구 재단(Brain & Behavior Research Foundation) 주최 웹 세미나에서 연구 결과를 발표한 하버드 대학교 의과대학 크리스틴 자바라스 교수(심리학 박사)가 NBC뉴스에 말했다.자바라스 교수에 따르면 스트레스로 인한 과식에 대한 연구는 대개 힘든 시기를 겪었을 때 무엇을 먹었는지 기억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를 기반으로 하는데, 사람들의 기억은 정확하지 않다. 잘못된 정보를 토대로 내린 결론이 널리 퍼지면서 오해가 사실로 굳어졌다는 것이다.사람들이 이별 후 아이스크림을 먹은 순간을 기억하지만, 직장에서 스트레스를 받아 평소보다 덜 먹었던 순간들은 떠올리지 못 한다고 자바라스 교수는 설명한다. 많은 사람이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을 때 실제로 덜 먹는데, 특히 상황의 심각성이 커질수록 식사시간이 줄어들기 때문이다.이전 연구에 따르면 스트레스를 받으면 약 40%는 더 많이 먹고, 40%는 덜 먹으며, 나머지 20%는 평소 식습관을 유지한다.스트레스를 받으면 허기가 지는 이유?위장병과 비만 전문의인 크리스토퍼 맥고완 박사는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으면 우리 몸은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 수치가 상승해 식욕을 자극할 뿐만 아니라 특히 복부지방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코르티솔은 식욕 억제 호르몬인 렙틴 분비를 줄이고, 식욕 촉진 호르몬인 그렐린 분비를 증가시켜 식욕을 높인다. 또한 코르티솔은 수면을 방해하는데, 이로 인해 식욕 증가와 신진대사 문제가 악화할 수 있다고 맥고완 박사는 설명한다.이런 상황에서 사람들은 종종 당분과 지방 함량이 높은 ‘위안 음식’을 찾게 되는데, 이는 뇌의 쾌락 중추를 자극하여 도파민을 방출함으로써 일시적인 안도감을 갖게 한다. 하지만 이러한 안도감은 오래 가지 않으며 후회나 죄책감을 느끼기 쉽다고 맥고완 박사를 말했다.당분이 높은 음식은 혈당 수치를 급등시켰다 급락시키며, 포화지방과 트랜스 지방(가공 식품, 동물성 지방, 튀김류)이 많은 음식은 체내 염증을 증가 시킨다. 혈당과 염증의 극격한 변화는 불안감을 키우고 기분을 변화시킬 수 있다.과거 연구에 따르면 ‘위안 음식’이 스트레스를 줄이는 데 효과적이지 않으며, 건강에 좋은 대체 음식(예를 들면 과일, 채소, 견과류)으로 바꿨을 때 스트레스 수준에 차이가 없었다.과식을 피하고 음식에 대한 갈망을 조절하는 방법?스트레스에 반응하여 먹는 횟수가 많아질수록 스트레스와 갈망하는 음식 사이에 강력한 연결성이 생겨 시간이 지날수록 스트레스성 과식 반응이 더욱 굳건해질 수 있다고 공인 영양사 레이첼 가르가노가 말했다.음식에 대한 갈망은 20~30분 지속되기 때문에 이 시간만 잘 견디면 식욕이 가라앉고 마음을 더 잘 다스리게 된다고 가르가노 영양사는 설명했다. 배가 고프지 않고 단순히 ‘감정적 배고픔’일 경우 주의를 다른 데로 돌리는 게 도움이 된다. 책을 몇 장 읽거나, 주변을 산책하거나, 요가 동작을 취하는 등이다.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잠깐 동안의 신체 활동이다.“운동은 신체의 스트레스 반응을 조절하고, 코르티솔 수치를 낮추며, 기분을 개선하고, 수면의 질을 높이며, 신체적·대사적 건강을 돕는다”라고 맥고완 박사는 말했다.이전 연구에 따르면 스트레스성 과식은 당장은 스트레스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장기간 지속되면 우울증 증상 증가 및 정신 건강 악화 위험을 높인다. 아울러 체중 증가 및 비만으로 이어져 암, 심장 질환, 당뇨병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다.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 1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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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피 검사로 알츠하이머병 진단 …美 FDA, 혈액검사법 최초 승인

    피 검사로 알츠하이머병을 진단할 수 있는 기술을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지난 16일(현지시각) 처음 승인했다.후지레비오 다이어그노스틱스(Fujirebio Diagnostics)에서 개발한 알츠하이머병 혈액 검사법 루미펄스(Lumipulse)는 혈장에 들어 있는 두 가지 단백질의 비율을 측정해 알츠하이머병 발병 여부를 판별한다. 이 비율은 뇌의 아밀로이드 베타 및 타우 단백질과 관련이 있다.치매의 가장 흔한 원인 질환인 알츠하이머병은 아밀로이드 베타라는 단백질이 뇌에 쌓여 플라크를 형성하고 타우 단백질 엉킴이 발생하는 게 특징이다.알츠하이머병 진단을 위해 그동안 뇌척수 액을 뽑는 요추천자나 자기공명영상(MRI), 양전자방출단층촬영(PET)과 같은 매우 비싸고 침습적인 검사에만 의존해 왔다.이번에 승인된 혈액 검사는 채혈만으로 가능해 접근성이 매우 높다.복수의 현지 언론에 따르면 FDA는 루미펄스 검사를 알츠하이머병 증상이 있는 55세 이상의 환자에 한해 승인했다. 인지 기능 저하 증상이 있는 전문 진료기관의 환자를 대상으로, 검사 결과는 반드시 환자의 다른 임상 정보와 함께 종합적으로 해석해야 한다고 밝혔다.마티 마카리 FDA 국장은 “알츠하이머병은 유방암과 전립선암을 합친 것보다 더 많은 사람에게 영향을 미친다”며 “65세 이상 인구의 10%가 알츠하이머병을 앓고 있으며, 2050년까지 환자 수가 두 배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새로운 의료 제품이 환자들에게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현재 FDA 승인을 받은 알츠하이머병 치료제는 레카네맙과 도나네맙 두 가지가 있다. 레카네맙과 도나네맙은 아밀로이드 플라크를 표적으로 삼아 인지기능 저하를 다소 늦추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알츠하이머병을 완전히 치료하지는 못한다.발병 초기에 치료를 시작하면 효과가 더욱 좋은 것으로 알려져 빠른 진단이 중요하다.임상 시험 결과 혈액 검사법은 요추전자나 MRI, PET 분석 결과와 거의 비슷한 정확성을 보였다.개발사는 검사 비용을 아직 공개하지 않았다.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 1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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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숨찬 활동’ 하루 5분만 해도, 노인 인지기능 크게 향상

    나이 들어서도 뇌 건강을 유지하려면 숨이 차는 신체활동을 매일 해야 한다.빠르게 걷기, 가벼운 조깅, 계단 오르기와 같은 심박 수를 높이는 신체활동이 인지기능을 향상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호주 사우스오스트레일리아 대학교(UniSA)와 미국 애드벤트헬스 연구소의 공동 연구에 따르면 중강도에서 고강도의 신체활동이 노년층의 인지능력, 즉 처리속도(뇌의 사고 속도), 작업기억(경험한 것을 수 초 동안 머릿속에 받아들이고 저장하고 인출하는 정신 기능), 집행기능(목표를 설정하고 계획을 세우고 이를 효율적으로 실행하는 능력) 향상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국제 학술지 발표한 이번 연구는 65세에서 80세 사이의 미국 노인 585명을 대상으로 했다. 이들의 24시간 생활방식을 측정한 후 수면시간, 앉아서 생활하는 시간, 가벼운 신체활동, 중강도~고강도 신체활동과 인지기능 간의 연관성을 조사했다.그 결과 ‘숨차게’ 하는 신체활동과 뇌 건강 사이에 양방향 관계가 있음을 발견했다. 숨이 차며 심장을 빠르게 뛰게 하는 신체활동을 많이 하면 뇌 건강이 향상되지만, 이 같은 활동을 적게 하면 뇌 건강이 나빠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활동량이 늘어나면 수면의 질이 좋아진다. 숙면을 취함으로써 다음 날 신체활동을 더 잘 할 수 있는 몸 상태가 돼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진다. 특히 중강도~고강도 신체활동을 전혀 하지 않다가 하루 5분 만 할 경우 가장 큰 인지기능 향상 효과를 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UniSA 연구원으로 논문 공동 제1저자인 매디슨 멜로우 박사는 ”중강도에서 고강도 신체활동, 즉 심박 수와 호흡을 증가시키는 강도 높은 신체활동이 많을 수록 인지능력이 향상 된다“며 “특히, 유산소 운동과 같은 ‘숨 가쁘게’ 하는 신체활동은 처리속도, 집행기능, 그리고 작업기억력을 향상 시킨다”라고 말했다.이어 “중요한 것은 그 반대였다. 숨차게 하는 신체활동이 적을수록 인지검사에서 낮은 성적을 보였다”고 덧붙였다.다만 격렬한 신체활동이 일화기억(사건의 내용, 장소, 시간 등 개인의 경험에 관한 기억)이나 시공간 기능 결과(장소를 인식하고 공간을 탐색하는 능력) 향상과는 연결되지 않았다.공동 제1저자 애드벤트헬스 연구소의 오드리 콜린스 박사는 “하루는 24시간밖에 없으므로 우리는 매일 시간을 어떻게 보낼지 결정한다. 예를 들어, 8시간 동안 잠을 잔다면 신체활동이나 좌식생활과 같은 깨어 있는 활동을 할 수 있는 시간은 16시간 남는다. 이것이 기본적인 현실”이라며 “이번 연구 결과는 하루 24시간을 ​​어떻게 사용하느냐가 뇌 건강에 서로 다른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심박 수를 높이는 신체활동을 우선시해야 한다는 것을 이해하는 것이 핵심이다”라고 말했다.한편, 중강도 신체활동이란 심장이 더 빨리 뛰고 호흡도 가빠지지만,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정도의 활동 강도를 말한다. 시속 5~6㎞로 빠르게 걷기, 평지에서 자전거 타기, 가벼운 에어로빅 등이 이에 속한다.고강도 신체활동은 심장이 매우 빠르게 뛰고, 숨이 차서 대화가 어려운 정도의 강도다.빠르게 달리기, 빠르게 자전거 타기(오르막길 포함), 격렬한 에어로빅, 수영, 축구나 농구와 같은 구기 종목 등이 이에 속한다.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 1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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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식후 15분 걷기, 이보다 쉬운 건강 관리법이 있을까?

    건강을 얻고 유지하는 비결은 몸에 좋은 습관을 오랫동안 지속하는 것이다.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누구나 할 수 있는 운동, 걷기가 대표적이다. 한 운동 과학자는 “밥을 먹은 후 움직이라”고 조언한다. 식후 바로 걷기다. 이론적 뒷받침도 있다. 2011년 에 실린 소규모 연구에 따르면 식사 직후 걷는 것이 1시간 후 같은 시간을 걷는 것보다 체중 감량 효과가 더 컸다. 식후 30분 걷기를 한 달 동안 한 참가자는 체중이 약 3㎏ 줄었으나 식사 1시간 후 같은 양을 걸은 다른 참가자는 1.5㎏ 감량에 그쳤다.식후 걷기가 체중 감량 효과가 더 큰 이유는 포도당 급증을 억제했기 때문으로 여겨진다.미국 앨라배마 대학교 운동 과학과 조교수로 걷기를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엘로이 J 아귀아르(Elroy J Aguiar) 박사는 “(식사 직후 운동은) 짧게 하더라도 즉각적인 효과가 있다”며 “혈당과 혈압이 바로 낮아진다”라고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에 말했다.2013년 국제 학술지에 게재된 연구에 따르면 당뇨병 위험이 큰 사람은 식후 15분 걷기로 당뇨병 예방 효과를 볼 수 있다.미국 조지 워싱턴 대학교 보건대학 연구팀은 공복혈당이 정상범위를 벗어나 당뇨병 진단 기준에 가까운 사람이 식사 후 15분씩 걷는 것만으로도 혈당 개선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공복 혈당은 70~100㎎/dL이 정상범위이며 126㎎/dL이 넘으면 당뇨병으로 진단된다.식후 15분만 걸어도 혈당 뚝!공복혈당이 105에서 125 사이인 60세 이상 비만 남녀 10명을 대상으로 실험한 결과 하루 세 번 식사 30분 후 15분씩 걷는 것이 아침이나 저녁에 같은 양의 운동을 하는 것 보다 혈당 상승 억제 효과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식후 바로 걷는 사람들이 하루 종일 혈당 반응이 가장 낮았고, 최고치와 최저치의 폭도 작았다.음식을 통해 섭취한 탄수화물은 포도당으로 분해돼 혈액 속으로 들어간다. 하지만 운동 중에는 근육이 포도당을 흡수해 에너지로 사용하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혈당이 낮아진다. 이는 혈당을 일정하게 유지해야 하는 췌장의 부담을 덜어준다.“식사 후 15분 간 운동을 하면 혈당 스파이크를 줄이고 혈당 수치를 최장 24시간에서 48시간 동안 다 나은 범위에서 유지할 수 있다”라고 아귀아르 박사가 설명했다.그는 “운동 간식과 같다. 더 많은 양의 운동을 잘게 나누는 것이다. 한 시간 동안 뛰면서 땀을 흘릴 필요가 없다. 아침 점심 저녁 식사 후 15분간 걷기만으로도 건강에 유익한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식후 15분 걷기는 당뇨병 환자나 위험이 높은 사람들에게 가장 이점이 많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들 뿐만 아니라 거의 모든 사람이 건강 개선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아귀아르 박사는 강조한다.“혈류 내 여분의 포도당을 처리하기 위해 췌장이 해야 하는 작업을 줄여주기 때문에 누구에게나 도움이 된다. 당뇨병, 대사증후군과 같은 질환은 그 영향이 수년에서 수십 년에 걸쳐 누적되기 때문에 침묵의 살인자라고 부른다.” 우리 몸은 포도당을 세포에 운반하기 위해 췌장에서 인슐린을 분비한다. 인슐린 분비에 문제가 생기거나 인슐린 저항성이 높아져 혈당이 비정상적으로 높아지는 게 제2형 당뇨병이다. 대사증후군은 고혈압, 고혈당, 낮은 고밀도(좋은) 콜레스테롤, 고지혈증, 복부 비만 등과 같은 위험 요인이 복합적으로 나타나는 신진대사 관련 질환이다. 아귀아르 박사는 “운동 직후에는 혈압과 혈당이 낮아진다. 수년에서 수십 년에 걸쳐 나타나는 이러한 효과기 대사증후군, 당뇨병, 고혈압을 예방한다. 이러한 증상들은 오랜 기간에 걸쳐 천천히 축적되지만 운동을 하면 문제가 되기 전에 개선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빠르게 걷기의 장점식후 걷기의 운동효과를 높이는 방법도 있다. 걷는 속도를 높이는 것이다. 분당 130보 이상이 권장된다.“숨이 살짝 차거나 피부에 가벼운 땀이 날 정도로 빠른 속도를 유지하는 것이 좋다. 대화는 할 수 있지만 노래는 부를 수 없는 속도로 걷는 것, 이것이 중강도 운동이다.”세계보건기구(WHO)는 성인 운동 지침으로 주당 150~300분의 중강도 운동을 권장한다. 하루 세 번 식후 걷기만 해도 이를 충족한다.그는 “매일 또는 적어도 이틀에 한 번 중강도 운동을 하면 혈압과 혈당 수치가 개선된다”고 말했다.빠르게 걷기가 심장 건강을 개선한다는 증거도 점점 쌓이고 있다.지난 1월 에 게재된 연구 논문에 따르면 매일 14분씩 하던 산책을 7분간 빠르게 걷기로 대체하자 심장 질환 발병률이 14%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식후 걷기는 꾸준하게 해야 효과가 높다.하루에 50분 동안 한 번 걷는 것과 하루에 25분씩 두 번 걷는 것을 비교한 연구에 따르면, 두 번의 짧은 걷기를 한 사람들이 한 번의 긴 걷기를 한 사람들보다 허리둘레와 체중이 더 많이 준 것으로 나타났다.“시간이 지남에 따라 좋은 콜레스테롤인 고밀도 지단백(HDL) 콜레스테롤 수치가 개선되고, 나쁜 콜레스테롤인 저밀도 지단백(LDL) 콜레스테롤 수치가 감소하며, 체중 변화와 허리둘레 감소로 이어진다. 즉, 대사 증후군의 다섯 가지 위험 요소를 모두 충족할 수 있다는 의미다.”걷기는 가장 훌륭한 약 최근 연구에 따르면 걷기 운동은 13가지 암 유형의 위험 감소와 관련이 있었다. 다른 연구에 따르면 신체 건강 외에도 뇌 활동을 촉진하여 창의적인 아이디어 생성을 두 배로 증진시킨다.현대 의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히포크라테스는 “걷기는 인류에게 최고의 약이다”라는 유명한 말을 남겼다. 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 2025-0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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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루 7000~9000보 뚜벅뚜벅, 암 위험 ‘뚝뚝’

    하루 5000보 이상 걸으면 13가지 암 위험을 줄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지난 4월 에 게재됐다.미국 국립보건원(NIH) 산하 암 연구소와 영국 옥스퍼드 대학교가 8만 5000명 이상의 영국 성인을 대상으로 평균 6년간 추적조사 해 얻은 결과다.중위 연령 63세의 참가자들은 일주일 동안 하루 활동량, 활동 강도, 걸음 수를 측정하는 손목 가속도계를 착용하고 생활했다. 그 결과 걷는 속도에 상관없이 더 많이 걸을수록 암 발병 위험이 감소하는 명확한 추세가 나타났다.영국 러프버러 대학교(Loughborough University)의 스포츠·운동&건강과학 대학 교수인 마이리 모리스(Mhairi Morris) 박사가 이번 연구를 평가하는 글을 비영리 학술매체 더 컨버세이션(The Conversation)에 기고했다.이에 따르면, 암 위험 감소는 5000걸음 정도부터 나타나기 시작했다. 그보다 적은 걸음 수는 큰 보호 효과가 없었다. 하루 5000보 이하를 걷는 사람과 비교해 매일 7000보를 걷는 사람은 발암 위험이 11% 감소했다. 9000보를 걸으면 위험 감소 확률이 16%로 증가했다. 다만 9000걸음을 넘으면 추가 적인 이점은 없었다. 인구 통계학적 요인, 체질량 지수(BMI), 흡연과 같은 기타 생활 습관 요인을 조정한 결과에서도 이러한 연관성이 확인되었다. 이는 하루 평균 걸음 수와 암 발병 사이에 연관성이 높다는 뜻이다.걸음 강도, 즉 걷는 속도의 영향도 분석했다.연구진은 걷는 속도가 빠를수록 암 위험이 낮아진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그러나 전체적인 신체 활동량을 고려했을 때, 걷는 속도는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바꿔 말해, 얼마나 빠르게 걷는지가 아니라 얼마나 많이 걷는지가 중요하다.또한 앉아 있는 시간을 저강도 또는 중강도 활동으로 대체할 경우 암 위험이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데 저강도 활동을 중강도 활동으로 바꾸더라도 추가적인 이점이 없었다. 따라서 어떤 강도로든 더 많이 움직이는 게 가장 중요해 보인다.연구진은 식도암, 간암, 폐암, 신장암, 위암, 자궁내막암, 골수성 백혈병, 골수종암, 대장암, 두경부암, 직장암, 방광암, 유방암 등 13가지 특정 암의 발병 위험을 조사했다.6년간의 추적 관찰 기간 동안 참가자의 약 3%가 이러한 암 중 하나를 진단 받았다. 가장 흔한 암은 남성의 경우 대장암, 직장암, 폐암이었고, 여성의 경우 유방암, 대장암, 자궁내막암, 폐암이었다.신체 활동 수준이 높을수록 위암, 방광암, 간암, 자궁내막암, 폐암, 두경부암까지 6가지 암의 위험 감소와 밀접한 관련이 있었다.이번 연구는 격렬한 운동에만 초점을 맞추지 않았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과거 많은 연구에서 고강도 운동이 암 위험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을 입증했다. 하지만 격렬한 운동을 감당하거나, 일부러 시간을 내 할 수 있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이번 연구는 걷기와 같은 가볍고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운동으로도 암 예방 효과를 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하루 5000보는 점심식사 후 주변 걷기, 엘리베이터 대신 계단 사용하기, 자가용 대신 대중교통 이용하기, 목적지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주차하기와 같이 일상생활에서 작은 변화만 줘도 충분히 달성할 수 있는 수치다. 지금까지 과학이 밝혀낸 사실은 명확하다. 덜 앉아 있고, 더 많이 움직이면 더 나은 건강을 얻을 수 있다.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 2025-0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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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청력 잃어 외로움? “알고보니 그 반대”…통념 뒤집은 연구결과

    외로움을 느끼는 사람의 청력 손실 위험이 24% 높다는 획기적인 연구 결과가 나왔다. 나이, 소득, 우울증, 만성 질환, 유전자까지 다양한 요인을 고려한 후에도 이 같은 연관성은 강하게 유지됐다.이는 기존 통념을 완전히 뒤집는다. 청력 손실이 외로움으로 이어져 사회적 고립·인지 저하의 부작용을 낳는다는 것이 기존 이론이었다. 이번 연구는 그 반대도 가능하다는 전혀 새로운 증거를 제시한다.국제 학술지 에 지난 2일(현지시각) 발표한 논문은 영국 바이오뱅크에 등록된 성인 49민865명(여성 54.4%, 평균 나이 56.5세)의 건강·의료 정보를 조사하고, 이들을 12년 동안 추적 관찰해 얻은 결과를 분석했다.연구 초기 ‘당신은 자주 외로움을 느끼십니까?’라는 설문에 참가자의 약 5분의 1(18.5%)이 “예”라고 답했다.이후 12.3년의 추적 관찰 기간 동안 1만 1596명(2.4%)이 새롭게 청력 손실 진단을 받았다. 감각신경성 난청이 가장 흔했다. 서울 아산병원에 따르면 감각신경성 난청은 달팽이관의 청각 세포로부터 뇌의 청각을 담당하는 부위까지의 신경조직에 이상이 생겨 청력이 저하되는 현상이다.연구진은 데이터를 심층 분석하면서 나이, 성별, 신체 건강, 흡연, 음주와 같은 생활 습관, 우울증, 사회적 고립, 사회경제적 지위, 심지어 청력 손실에 대한 유전적 소인까지 조정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외로운 사람들은 외롭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청력 손실 위험이 24% 더 높았다. 외로움이 귀에 해로운 이유는?여러 가지 경로가 있다. 이전 연구에 따르면, 외로움은 생리적 스트레스 반응(염증 증가, 혈압 상승, 스트레스 시스템 활성화)을 유발하며, 이는 귀의 섬세한 구조를 손상시킬 수 있다.외로운 사람들은 흡연이나 음주, 신체활동 부족과 같은 위험한 행동을 할 가능성이 더 높다. 하지만 이번 연구에서는 이러한 요소들이 청력 손실과 유의미한 상관관계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신 경제적 어려움이 더 크게 작용했다. 외로움과 청력 손실 사이의 연관성에서 16.7%를 차지했다.연구진은 “축적된 증거에 따르면 외로움이 사회경제적 어려움을 초래하고, 이로 인해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외로움 → 청력 손실, 여성에게 더욱 두드러져외로움과 청력 손실과의 연관성은 여성에게서 더욱 뚜렷하게 나타났다. 외롭다고 토로한 여성은 청력 손실 위험이 30% 증가했다. 반면 외로운 남성은 18%에 그쳤다.연구진은 외로운 여성이 심혈관 질환과 염증에 더 취약하다는 이전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여성의 외로움이 건강 상태에 더 민감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추정했다.이번 연구는 외로움이 청력 손실의 선행 지표 중 하나라는 것을 밝혀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외로움이 청력 손실의 부작용으로 나타난 게 아니라 외로운 사람들이 청력을 잃을 위험이 높다는 것이다연구자들은 “외로움과 청력 손실, 특히 감감신경성 난청의 위험 증가 사이에 주목할 만한 연관성이 있다”며 “외로움을 해결하는 것이 청력 손실 예방의 중요한 전략이 될 수 있다”고 결론지었다.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 2025-0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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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에너지 음료 속 타우린, 백혈병 세포 성장 촉진

    레드불(Red Bull), 몬스터(Monster)와 같은 에너지 음료에 들어 있는 아미노산인 타우린(taurine)이 혈액 암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미국 로체스터 대학교 윌모트 암 연구소(Wilmot Cancer Institute)가 주도해 학술지 에 최근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대표적인 혈액 암인 백혈병 세포가 골수에서 생성되는 타우린을 흡수해 성장에 활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에 따르면 백혈병 세포가 타우린을 흡수하면 해당 작용(glycolysis·포도당을 분해하여 에너지를 얻는 과정)이 촉진 되며 암 세포가 이를 통해 성장한다. 백혈병에는 여러 아형이 있는데, 급성 골수성 백혈병(AML), 만성 골수성 백혈병(CML), 골수이형성증후군(MDS)을 포함한 여러 아형의 성장에 타우린이 필수적임을 연구자들이 알아냈다.타우린은 우리 몸에서 자연적으로 만들어지는 아미노산의 일종이다. 골수, 뇌, 심장, 근육 등에 자연적으로 존재한다. 육류와 생선 계란과 같은 식품에도 함유되어 있다. 피로 누적, 수면 부족 등에 시달릴 때 찾게 되는 에너지 음료에도 널리 사용한다. 중추신경계를 자극해 각성과 집중력을 높임으로써 정신적 수행 능력을 향상시키고 염증을 줄이는 등의 이점을 제공한다고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그런데 이번 연구에 따르면, 특히 보충제나 에너지 음료를 통해 타우린을 과도하게 섭취하면 암세포에 추가 연료를 제공, 백혈병을 악화시킬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타우린이 암세포 성장을 촉진하는 역할을 한다는 사실은 이번에 처음 밝혀졌다고 연구자들은 말했다.연구는 SLC6A6이라는 특별한 유전자를 가진 쥐를 대상으로 수행했다. 이 유전자는 타우린을 체내에서 이동시키는 운반체 역할을 한다. 연구진은 쥐들에게 인간의 백혈병 세포를 주입해 반응을 관찰했다. 그 결과, 건강한 골수 세포가 타우린을 생성하고, SLC6A6 유전자가 이를 백혈병 세포로 운반하여 성장을 촉진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연구진은 타우린의 추가 섭취가 백혈병 환자와 에너지 음료 소비자에게 미치는 위험과 이점을 신중히 평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연구를 이끈 비비샤 바자즈(Jeevisha Bajaj) 박사는 맥락이 중요하다고 말했다.예를 들어 작년 셀(Cell) 저널에 실린 한 논문은 타우린이 위암에 효과적이라는 증거를 제시했다. 타우린 보충제가 면역 세포인 T세포를 증가시켜 위암 세포를 공격해 치료에 도움이 될 수 있음을 확인했다.반면 이번 연구에 따르면 타우린은 백혈병을 악화시킬 수 있다.논문 공동 저자인 암 전문의 제인 리스벨드(Jane Liesveld) 박사는 “타우린 보충제가 일부 환자에게 면역 체계를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연구도 있지만, 이번 연구는 골수의 타우린 농도가 백혈병 성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므로 고용량 타우린 보충제 사용에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연구진은 “타우린은 에너지 드링크의 흔한 성분이며 항암 화학 요법의 부작용을 완화하기 위한 보충제로 자주 제공되기 때문에, 이번 연구는 백혈병 환자에게 타우린 보충제의 이점을 신중하게 고려할 필요가 있다”라고 논문에 썼다.이번 연구의 긍정적인 면은 백혈병 세포로 향하는 타우린을 차단하는 방법이 새로운 치료법이 될 수 있다는 희망을 봤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유전적 도구를 사용해 타우린이 암 세포에 들어가는 것을 차단함으로써 동물 모델과 인간 백혈병 세포 샘플에서 백혈병의 성장을 막을 수 있음을 확인했다.바자즈 박사는 타우린이 백혈병 세포로 들어가는 것을 안정적이고 효과적으로 차단하는 방법을 개발하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 2025-0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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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밤잠 너무 많아도 문제…“○시간 넘게 자면 인지기능 뚝”

    밤잠을 너무 길게 자는 것도 뇌 건강에 나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미국 텍사스 대학교 보건과학센터(UT Health San Antonio)가 주도한 국제 연구에 따르면 밤에 9시간 이상 자는 과도수면은 인지 기능 저하와 관련이 있다. 우울증 환자는 특히 더 그렇다.에 발표한 이번 연구는 치매나 뇌졸중이 없는 27세에서 85세 사이의 매사추세츠 주 프레이밍햄 주민 1853명(평균 나이 49.8세)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연구 결과 과도수면은 전반적인 인지 기능 저하와 기억력, 시공간 기술(시각 정보를 이해하고 분석하며, 주변 환경에서의 공간적 관계를 해석하는 능력), 실행 기능( 인간의 사고, 행동, 감정을 조절하고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필요한 고차원적인 인지 능력. 주로 뇌의 전두엽에서 이를 조정하며 계획, 결정, 문제 해결 등에 중요한 역할)과 같은 특정 인지 능력 저하와 관련이 있었다. 이러한 연관성은 항우울제 사용 여부와 관계없이 우울증 증상이 있는 사람들에게서 더욱 강하게 나타났다.논문 제1저자이자 UT Health San Antonio 산하 알츠하이머&신경퇴행성 질환 연구소의 임상 연구 프로젝트 매니저인 바네사 영(박사 과정)은 “장시간 수면을 취하는 사람들은 우울증을 앓을 확률이 높았다”며 “수면은 우울증 환자의 인지 기능 저하를 조절할 수 있는 위험 요소일 가능성이 있다”라고 설명했다.수면 장애는 인지 기능 저하는 물론 치매의 가장 큰 원인 질환인 알츠하이머병 발병 위험을 키운다.세계뇌건강위원회(Global Council on Brain Health)는 성인의 뇌 건강 유지를 위해 매일 밤 7~8시간의 수면을 권장한다.이전 연구들에 따르면 권장 수면 시간보다 짧거나 길게 자면 기억력, 주의력, 계획, 문제 해결, 충동 조절과 같은 정신 과정을 관리하고 통제하는 능력을 포함한 인지 영역의 장애를 초래할 수 있다. 하지만 연구 대상의 연령대와 건강 상태에 따라 일관성 없는 결과가 나온다는 것이 한계로 지적됐다.그럼에도 우울증이 수면 장애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증거는 탄탄한 편이다. 우울증 환자의 약 90%가 수면 장애를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연구에서 과학자들은 우울증이 수면 시간과 인지 기능 간의 연관성에 영향을 미치는지 조사했다. 연구팀은 과도한 수면 시간이 전반적인 인지 기능 저하와 관련이 있으며, 이는 우울증 증상이 있는 사람들에게서 가장 강하게 나타난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는 항우울제 사용 여부와 관계없이 동일하게 나타났다. 연구진은 이러한 결과를 바탕으로 “긴 수면 시간은 전반적인 인지 기능 저하와 기억력, 시공간 기술, 실행 기능과 같은 특정 인지 능력 저하와 관련이 있었다. 이러한 연관성은 항우울제 사용 여부와 관계없이 우울증 증상이 있는 사람들에게서 더 강하게 나타났다”고 결론을 내렸다.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 2025-0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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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혼-사별후 ‘상심증후군’, 여성에 많지만 사망률은 男이 두배

    이혼이나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과 같은 극심한 감정적 고통을 겪은 후 가슴 통증과 호흡 곤란을 경험할 수 있다. 이를 흔히 상심증후근(broken heart syndrome)이라고 부른다. 에 14일(현지시각) 게재된 최신 연구에 따르면 상심증후군을 앓는 남성의 사망률이 여성보다 두 배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이번 연구는 2016년부터 2020년까지 상심증후군으로 입원한 18세 이상 미국 성인 약 20만 명의 데이터를 분석했다. 전체 사망률은 6.5%로 집계됐다. 남성의 사망률(11.2%)이 여성(5.5%)보다 두 배 높았다.서울 아산병원에 따르면 싱심증후군의 의학적 명칭은 타코츠보 심근증(takotsubo cardiomyopathy)이다. 극도의 스트레스 상황에 직면했을 때 나타나는 신체 증상을 말한다. 가슴을 쥐어짜는 듯 한 통증, 호흡곤란, 메스꺼움과 같은 증상을 동반한다.이 질환의 원인은 명확하지 않다. 하지만 과학자들은 아드레날린과 같은 스트레스 호르몬의 급증으로 인해 심장의 대동맥 또는 소동맥이 일시적으로 압박되어 혈류가 저하되면서 심장이 제대로 수축하지 못해 일어나는 것으로 추정한다. 대부분의 환자는 빠르게 회복하지만, 일부 소수는 심부전으로 고통 받을 수 있다.이번 연구에 따르면 상심증후군은 후유증도 상당했다. 주요 후유증을 살펴보면, 환자의 6.6%가 심장이 신체에 필요한 혈액을 공급하지 못할 때 발생하는 심인성 쇼크, 35.9%가 울혈성 심부전, 20.7%가 심방세동(부정맥), 5.3%가 뇌졸중, 3.4%가 심장마비를 겪었다.상심증후군, 여성이 더 취약사망률은 남성이 높지만 이 병에 걸릴 확률은 여성이 훨씬 더 높다.이번 연구에 따르면 상심증후군으로 입원한 환자의 대다수(약 83%)는 여성이었다.연구의 주 저자인 애리조나 대학교 의과대학의 심장 전문의 무하마드 무바헤드(Mohammad Movahed) 박사는 남성이 스트레스를 관리하는 데 도움이 되는 사회적 지원, 즉 다른 사람과의 사회적 연결과 정서적 지지가 적어 이 병에서 회복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추정했다.“스트레스 유발 요인이 있고 그 스트레스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이는 심장에 계속 해를 끼치거나 회복 가능성을 줄일 가능성이 있다”라고 무바헤드 박사가 말했다.스트레스가 유일한 발병 원인?일부 전문가들은 단순히 스트레스만이 아니라 기저 질환이 있는 사람들이 이 병에 걸리기 쉽다고 지적했다.이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존스홉킨스 대학교 의대의 심장 전문의 일란 위트스타인(Ilan Wittstein) 박사는 “어떤 사람들은 단순히 직장에서 약간 좌절하거나, 조깅을 조금 과하게 하거나, 빨간 신호에 걸려 짜증이 났을 뿐인데도 이 증후군이 발병 한다”라고 NBC뉴스에 말했다.위트스타인 박사의 연구에 따르면 스트레스 호르몬이 심장을 둘러싼 작은 혈관들을 수축시켜 혈류를 감소시킬 수 있다. 이는 고혈압이나 고콜레스테롤을 가진 사람들이 이 병에 특히 더 취약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폐경기 여성도 상심증후군에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위트스타인 박사는 이는 심장 주변의 작은 혈관들을 확장하는 데 도움이 되는 에스트로겐 감소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심장 전문의들은 가슴통증이나 호흡곤란이 생기면 스트레스 때문일 것이라고 지레 짐작하지 말고 병원에 가서 원인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위트스타인 박사는 이번 연구에서 집계된 사망자 중 일부는 상심증후군에서 회복된 후 다른 합병증으로 사망했을 수 있다고 추정했다. 이 연구가 입원 환자의 진단 코드에 의존했기 때문에 특히 뇌졸중이나 다른 신경학적 문제가 있는 환자의 경우 사망 원인을 명확하게 파악하지 못했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 2025-0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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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 병원 분만실 간호사 14명 전원 임신…어떻게 이런 일이?

    미국의 한 병원 산부인과 분만실 근무 간호사 14명이 동시에 임신 중인 사실이 밝혀져 화제다.중북부 위스콘신 주 그린베이 소재 HSHS 성 빈센트 병원(HSHS St. Vincent Hospital)은 최근 보도자료를 통해 이 같은 사실을 공개했다.병원에 따르면 이 간호사들은 병원의 동료들로부터 산전 관리와 검진을 받고 있다.이 병원 여성&유아 센터(Women and Infant Center) 에이미 바든 센터장은 “우리 간호사들에겐 굉장히 의미 있는 순간이다. 이들 중 일부는 이제 곧 처음 엄마가 될 예정이다. 이들은 이미 각자의 분야에서 전문성을 갖춘 아기 돌봄 전문가였지만, 이제 그들 중 다수가 자신의 아기를 직접 돌보고, 산모가 되는 경험을 통해 그 전문성이 더욱 깊어질 것”이라고 말했다.병원은 간호사 주간(5월 6일~12일)을 맞아 이 소식을 공유했다.병원이 함께 공개한 사진에서 수술복 차림의 간호사들(14명 중 11명만 사진 촬영)은 아직 태어나지 않은 배 속의 아이를 안는 포즈를 취하며 밝은 미소를 지었다.간호사들은 환자들이 산부인과 병동에 임신한 간호사들이 많이 있는 것을 발견하곤 재미있다는 반응을 보인다고 전했다.14명의 간호사 중 첫 번째 출산은 이번 달에 마지막 14번째 출산은 10월에 예정 돼 있다.총 87명이 근무 하는 이 병동의 관리 책임자는 출산 휴가로 인한 결근에 대비할 충분한 시간을 갖고 있으며, 환자 치료에 공백이 없도록 계획을 세워놓았다고 말했다.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 2025-0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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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 세계 실명 원인 2위 녹내장, 비타민 B가 ‘구원의 빛’ 되나

    비타민 보충제가 실명을 유발하는 대표적인 안과 질환인 녹내장의 시신경 손상을 늦추는 것으로 나타났다. 안압 상승을 치료하지 않은 상태에서 얻은 결과라 더욱 주목된다.녹내장은 전 세계 실명 원인 2위다. 환자 수는 6000만 명 이상으로 추산된다. 국내에선 황반변성, 당뇨망막병증과 함께 3대 실명 질환으로 꼽힌다.녹내장은 시신경이 손상 돼 최악의 경우 실명하는 질환이다. 안압 상승이 주요 원인이나 정상 안압 녹내장도 있다.녹내장 연구자들은 호모시스테인이라는 독성 아미노산과 어떤 식으로든 연관이 있다고 오랫동안 생각했다.스웨덴 카롤린스카 의과대학교 연구원들은 호모시스테인이 녹내장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집중적으로 탐구했다.연구진은 녹내장을 앓고 있는 쥐에게 고농도의 호모시스테인을 투여해 수치를 높였음에도 질환이 악화하지 않는다는 것을 확인했다. 또한 녹내장 환자의 혈중 호모시스테인 수치가 질병 진행 속도와 상관관계가 없으며, 유전적으로 호모시스테인 수치가 높은 사람에게서 녹내장이 더 흔하게 나타나지 않는다는 사실도 알아냈다. 이러한 결과를 바탕으로 연구진은 호모시스테인이 녹내장의 원인이 아니라 질병의 결과라는 결론을 내렸다.호모시스테인의 신진대사 경로를 분석한 연구진은 녹내장을 앓는 경우 망막의 특정 비타민 이용 능력이 떨어지며, 망막의 국소적인 대사 속도 저하가 녹내장 발병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우리의 결론은 호모시스테인이 질병 과정에서 직접적인 역할을 하는 작용자가 아니라 단지 ‘방관자’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호모시스테인 수치 변화는 망막이 건강한 신진대사를 유지하는 데 필요한 특정 비타민을 사용하는 능력을 잃었음을 나타내는 표지일 가능성이 높다. 그래서 우리는 이러한 비타민 보충제가 망막을 보호할 수 있는지 조사하고자 했다”라고 카롤린스카 의대 임상신경과 제임스 트리블 조교수가 말했다. 그는 이 논문의 공동 저자다.연구진은 녹내장을 앓고 있는 동물 대상 실험에서 비타민 B6, B9, B12와 콜린 보충제를 투여했다. 그러자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났다. 녹내장 진행 속도가 느린 생쥐에서는 시신경 손상이 완전히 중단되었다. 더 공격적이고 진행 속도가 빠른 녹내장을 앓던 생쥐는 질병 진행 속도가 느려졌다.이 실험에서 안압은 치료하지 않고 방치했다. 연구진은 이 점이 특히 흥미롭다고 강조했다. 이는 비타민 보충제가 안압을 낮추는 것과는 다른 방식으로 질병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시사하기 때문이다.이번 결과에 고무된 연구자들은 스웨덴 녹내장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임상 시험에 돌입했다고 밝혔다.임상시험에는 원발성 개방각 녹내장(진행 속도가 느림·가장 흔한 녹내장 유형)과 가성 각막 박리 녹내장(진행 속도가 빠름) 환자 모두 포함됐다.연구 결과는 미국의 의학 전문 학술지 에 지난 8일(현지시각) 발표했다.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 2025-0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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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콜라겐 단백질 바, 다이어트 효과 있다”…바로 이런 원리

    콜라겐 함량이 높은 단백질 바가 체중 감량을 돕는 안전하고 효과적인 다이어트 보조제로서 가치가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2025년 유럽 비만 학회(EOC·5월 11~14일)에서 발표하고 국제 학술지 에도 게재한 논문에 따르면, 과체중·비만인 사람들이 콜라겐이 풍부하게 들어 있는 단백질 바를 섭취한 결과, 이를 먹지 않은 대조군에 비해 체중 감량 효과가 두 배 더 높았다. 또한 혈압과 허리둘레 감소폭도 더 컸으며, 간 건강도 나아졌다. 골격근과 제지방(체지방을 뺀 나머지 무게)도 증가했을 가능성이 있다.스페인 팜플로나 나바라 대학교의 연구원인 파올라 모냐-팰라에즈(Paola Mogna-Peláez) 박사는 콜라겐의 특성에 주목했다.콜라겐은 비싼 비만 치료제와 달리 저렴하며 쉽게 구할 수 있다. 콜라겐은 부작용이 거의 없는 안전한 물질이다. 콜라겐은 인체에서 가장 흔한 단백질 중 하나로 우리 몸에 있는 전체 단백질의 약 30%를 차지한다.무엇보다 콜라겐은 구조를 바꿀 경우 물을 더 많이 흡수해 크게 부풀어 오른다.“우리는 콜라겐 화합물이 위에서 팽창할 때 포만감을 줘 식욕을 줄이고 결과적으로 체중 감소로 이어지는지 알고 싶었다”라고 연구 배경을 설명했다.모냐-팰라에즈 박사와 동료들은 과체중 또는 비만인 20~65세(여성 50%, 평균 체중 83.9㎏, 평균 BMI 29.65㎏/㎡) 성인 64명을 대상으로 무작위 대조 시험을 12주간 진행했다.모든 참가자는 건강한 식습관에 대한 조언을 받았다. 참가자의 절반에게는 매일 점심과 저녁 식사 전에 콜라겐 함량이 높은 초콜릿 맛 단백질 바(개당 콜라겐 10g 포함)을 물 한 컵과 함께 섭취하도록 했다.소에서 추출한 콜라겐은 물과 함께 섭취하면 부피가 커져 수분을 더 많이 흡수하도록 처리했다. 참가자들은 식욕에 대한 설문지를 작성하고 연구기간 동안 체중, 허리둘레, BMI, 간 건강 지표, 근육량 및 기타 신체 지표를 주기적으로 측정하고 생체 검사도 받았다.12주 후 콜라겐 바 섭취 그룹은 평균 3㎏의 체중이 줄었다. 대조군(1.5㎏)의 두 배 이었다. 두 그룹의 섭취 칼로리는 동일했음에도 이러한 결과가 나왔다고 연구진을 밝혔다.수축기 혈압은 콜라겐 바 섭취 그룹에서 8㎜Hg 떨어진 반면, 대조군은 0.4㎜Hg 상승했다.허리둘레(2.8㎝ 대 2.5㎝), BMI(1.2단위 대 0.78단위) 그리고 간 건강 지표인 지방간 지수 또한 콜라겐 바 그룹이 대조군보다 더 많이 감소했다.콜라겐 바 섭취 그룹은 체지방을 뺀 비(非)지방 조직의 무게를 나타내는 제지방 량이 증가했다. 이는 근육량 증가 때문으로 해석할 수 있다. 반면 대조군은 제지방에 변화가 없었다. 근육량을 측정하는 다른 지표인 근 감소 지수 또한 양쪽 모두에서 증가했다.연구진은 이 같은 결과를 종합할 때 체중 감소가 근육량이 줄어들어서 생긴 게 아니라고 밝혔다.설문 조사 결과, 콜라겐 바 섭취 그룹은 대조군보다 배고픔은 덜 느끼고 포만감은 더 크게 느꼈다. 동물 실험에서 콜라겐이 식욕 자극 호르몬인 그렐린 수치를 감소시킨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콜라겐 바는 위에서 원래 크기의 20배 가까이 부풀어 오르고 소화율도 낮았다. 부작용도 보고되지 않았다.모냐-펠라에즈 박사는 “연구 결과에 따르면 콜라겐이 위를 부풀게 함으로써 참가자들의 배고픔을 덜 느끼게 했고, 이는 섭취량을 줄여 체중 감량으로 이어졌을 것”이라고 설명했다.그는 “콜라겐은 참가자들의 근육 생성에도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으며, 근육은 지방보다 더 많은 칼로리를 소모한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라며 “아울러 콜라겐이 장내 박테리아 구성을 변화시켰을 수 있다. 이는 체중 감량과 식욕 조절에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 2025-0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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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치매에 최악? 오래 앉아 있기 …“운동 많이 해도 상쇄 안 돼”

    하루 운동 권장량을 충족하더라도 앉아서 보내는 시간이 많으면 뇌 수축과 정신력 감퇴가 더 빠르게 나타난다는 주목할 만한 연구 결과가 나왔다.이는 ‘규칙적인 운동이 앉아 있는 시간의 해로움을 상쇄 한다’는 많은 사람의 생각에 반한다. 7년간의 연구에 따르면, 참가자 대부분이 세계보건기구(WHO)의 운동 지침 즉, 주당 150~300분의 중강도 또는 75~150분의 고강도 신체활동 기준을 충족할 만큼 활동적이었다. 그러나 앉아서 보내는 시간이 많으면 이런 사람들의 뇌 건강에도 해가 됐다.앉아서 생활하기, 뇌에 얼마나 해로운가?미국 테네시 주에 있는 밴더빌트 대학교의 기억&알츠하이머 센터 연구원들은 손목에 착용하는 활동량 측정기를 사용하여 7년 동안 치매가 없는 404명의 노인(평균 연령 71세)의 활동 패턴을 정확하게 추적했다. 연구진은 초당 30회씩 움직임을 측정하는 첨단 장비를 사용했다. 이를 통해 연구진은 가만히 앉아 있는 상태, 가볍게 걷는 것과 같은 가벼운 활동, 그리고 더 격렬한 움직임을 정확하게 구분할 수 있었다. 또한 연구 시작 시와 추적 관찰 기간 참가자들을 방문할 때마다 광범위한 인지검사와 정밀한 뇌 MRI 영상을 촬영했다.분석 결과, 참가자들은 평균적으로 매일 약 13시간 동안 앉아 있었다. 길게 느껴질 수 있지만 출퇴근 시간, 책상에서의 업무 시간, 식시 시간, 퇴근 후 소파에서 즐기는 여가 시간을 모두 합쳐보면 수긍이 가는 수치다.오래 앉아 있는 것과 관련된 뇌 변화는 일반적으로 알츠하이머병에 취약한 영역에서 발생했다. 더 많이 앉아 있는 사람들은 알츠하이머병과 관련된 영역의 피질 두께가 얇아졌고, 과거 경험과 사건을 회상하는 기억 검사에서 성적이 더 나빴다.더 오래 앉아 있는 사람들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해마의 부피가 더 빨리 감소했고, 사물의 이름을 대고 정보를 빠르게 처리하는 능력이 더 크게 감소했다. 기억 형성과 학습에서 중요 역할을 하는 해마는 알츠하이머병의 영향을 받는 뇌 영역 중 하나다.장시간 앉아서 생활하는 습관, 유전적 위험 요인에 의한 문제 증폭가장 우려스러운 점은 알츠하이머병 위험을 증가시키는 아포지 단백질 ε4(APOE-ε4) 유전자 변이를 가진 사람들에게 오래 앉아 생활하는 습관이 더 나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참가자들을 유전적 상태에 따라 분류했을 때, APOE-ε4 유전자 변이를 가진 사람들은 비슷하게 오래 앉아 생활하는 습관을 가진 비보유자들에 비해 전체 뇌 부피, 전두엽 부피, 두정엽 부피의 감소가 의학적으로 의미 있는 수준으로 나타났다.연구자들은 “APOE-ε4 보유자는 신체 활동 수준과 관계없이, 앉아 있는 시간이 길수록 신경 퇴행 위험이 증가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이전 연구에서 앉아 있는 시간이 길면 심장 질환, 당뇨병, 암의 위험이 증가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번 연구는 뇌 건강 역시 앉아 있는 시간에 큰 영향을 받는다는 증거를 추가한다. 연구진은 장시간 앉아 있는 것이 뇌 혈관 손상, 염증 증가, 뇌 세포 간의 연결 약화를 일으키는 것으로 본다.뇌 건강 보호 어떻게?이 연구가 전하는 메시지는 분명하다. 운동 지침을 철저히 따르더라도 남은 시간의 대부분을 앉아서 보내는 것은 ​​뇌에 해롭다는 것이다. 바꿔말해 앉아 있는 시간을 줄이는 것이 운동량을 늘리는 것만큼 중요하다. 일상생활에 앉아 있는 시간을 줄일 방법을 찾는 것은 인지 기능 저하를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업무 중 수시로 일어나 스트레칭을 하거나 주변 걷기, 스탠딩 책상 사용하기, 대중교통 이용하고 짧은 거리는 걸어서 이동하기 등을 예로 들 수 있다. 신체 활동만큼이나 신체 활동 중간에 어떻게 생활하느냐가 뇌 건강을 좌우한다. 이 연구의 결론은 가만히 앉아 있는 시간을 최소화하라는 것이다.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에 13일(현지시각) 발표했다.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 2025-0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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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달달한 음식 먹어도 먹어도, 왜 배가 계속 고플까?

    설탕은 맛있다. 하지만 많이 먹으면 여러 건강 문제를 불러온다. 단맛을 내기 위해 인위적으로 식품에 넣는 첨가당이 특히 문제가 된다. 미국 심장협회 기준 하루 적정 첨가당 섭취량은 남성 36그램(150칼로리·티스푼 9개), 여성 25그램(100칼로리·티스푼 6개)이다.첨가당을 과도하게 섭취하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설탕 섭취량이 너무 많으면 우리 몸은 이상 반응을 보인다. 식사를 한 뒤에도 만족감을 느끼지 못 하고 계속해서 음식을 찾게 된다. 이는 과도한 첨가당 섭취가 배고픔과 포만감을 조절하는 신호를 방해하기 때문으로 여겨진다. 연구에 따르면 설탕과 지방 함량이 높은 음식은 배고픔 신호를 증가시키는 동시에 포만감 신호를 저하시킬 수 있다. 즉, 설탕이 많이 든 음식은 식사 후 식욕과 포만감을 조절하는 신체의 자연적 능력을 방해한다. 이로 인해 하루 동안 더 많은 칼로리를 섭취하게 되어 결국 체중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설탕 과다 섭취가 반복되면 장기적인 건강 문제로 이어 질 수 있다.권장 섭취량(남성 9 티스푼, 여성 6 티스푼)을 초과하면 설탕은 장기적으로 건강에 큰 해를 끼친다.충치, 제2형 당뇨병과 비만, 고혈압, 심혈관 질환, 암, 알츠하이머병 등 심각한 건강 문제를 야기한다. 2023년 공개된 연구에 따르면, 과도한 설탕 섭취는 45가지 건강 문제와 관련이 있다. 연구자들은 하루 첨가당 섭취량을 25그램(티스푼 6개)이하로 줄이고, 첨가당 함유 음료는 주 1회 이하로 제한할 것을 권장했다. 참고로 250㎖ 콜라 1캔에 26그램의 첨가당이 들어 있다. 다른 연구에 따르면 첨가당 함유 음료를 주 4회 이상 마신 사람은 1회 미만으로 마신 사람보다 우울감을 느낄 확률이 두 배 더 높았다.설탕은 중독성이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 책 ‘설탕 중독’의 저자는 설탕의 중독성이 코카인의 8배라고 주장한다. 중독에서 벗어나는 방법은 대체물을 통해 당분을 섭취하는 것이다. 금단 증상을 피하기 위해 첨가당 섭취를 점진적으로 줄이는 동시에 단백질, 섬유질, 통곡물을 충분히 섭취해 혈당 수치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면 도움이 된다.하지만 설탕 중독을 스스로 극복할 수 있는 사람은 극소수에 불과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그러면서 설탕에 중독된 사람들을 구하기 위해서는 정책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역설한다.설탕세는 사람들이 설탕이 함유된 식품과 음료를 구매하지 않도록 하는 효과적인 방법 중 하나로 보인다. 미국 4개 주에서 설탕이 함유된 음료에 대한 세금을 33% 인상하자 청량음료 판매량이 33% 감소했다.영국 정부도 2018년 설탕세를 도입했다. 식품의 설탕 함량에 따라 세금을 차등 부과하는 방식이다. 이 정책은 제조업체들이 청량음료의 설탕 함량을 줄이도록 유도했으며, 전체적인 소비량도 줄이는 결과를 가져왔다.하지만 건강 전문가들은 더 강력한 효과를 위해 세율을 높이고 청량음료뿐만 아니라 첨가당 함량이 높은 모든 식품에 설탕세를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한다.WHO는 지난 2016년 각국에 20% 세율의 설탕세 도입을 공식 권고했다. 현재 30여 개국에서 탄산음료 등에 설탕세를 도입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아직 논의 단계다.(독일 도이치벨레(DW), 미국 NBC 방송 등 참조)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 2025-0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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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나나, 기후 위기 직격탄…“세계 최고 인기 과일 죽여”

    세상에서 가장 인기 있는 과일 중 하나인 바나나의 미래가 어둡다. 중남미와 카리브해 지역의 바나나 재배지 3분의 2가 2080년까지 바나나 재배를 못하게 될 것이라는 새로운 연구 결과가 나왔다.기온 상승, 극심한 기상 이변, 기후 변화에 따른 해충 번성이 과테말라, 코스타리카, 콜롬비아와 같은 바나나 재배 국가를 강타하여 수확량 감소 등 지역 사회를 황폐화시키고 있다고 영국 자선 단체 에서 밝혔다.바나나는 세계에서 가장 많이 소비되는 과일이며 밀, 쌀, 옥수수에 이어 4번째로 중요한 식량 작물이다. 전 세계적으로 재배되는 바나나의 약 80%는 현지에서 소비되며, 4억 명 이상의 사람이 하루 섭취 칼로리의 15~27%를 바나나에 의존한다.세계 각국의 슈퍼마켓에 공급되는 바나나의 약 80%를 중남미와 카리브 해 지역에서 생산해 수출한다. 이 지역들은 극심한 기상 변화와 기후 재해에 가장 취약한 곳에 속한다.지금 우리가 먹는 바나나의 대부분은 캐번디시 종이다. 원래는 향이 짙고 당도가 높은 그로 미셸 종이 대세였다. 하지만 1960년대 치명적 곰팡이 병인 파나마 병이 유행하면서 사실상 멸종했다. 캐번디시 종은 병충해에 강한 내성을 갖도록 개발한 새로운 품종이다.바나나 품종은 수백 가지다. 하지만 과일 대기업들은 풍미, 내한성(추위를 견디어내는 성질), 높은 수확량 때문에 캐번디시 종을 선택했다. 캐번디시는 지난 40여 년간 수출 물량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단일 종으로 자리 잡았다.하지만 캐번디시 바나나는 민감한 과일이다. 잘 자라려면 15℃~35℃의 기온과 적당한 양의 물이 필요한데, 물이 너무 많으면 안 된다. 캐번디시 바나나는 폭풍우에 취약하다. 강풍에 잎이 찢어지고 떨어지면 광합성이 훨씬 어려워진다. 캐번디시 바나나는 유전적 다양성이 부족하기 때문에 급변하는 기후에 특히 취약하다.기후 위기는 재배 환경에 직접적인 피해를 끼친다. 해당 지역에선 곰팡이 병이 확산해 바나나 재배지를 파괴하고 있다. 흑엽 곰팡이는 바나나의 광합성 능력을 80%까지 떨어뜨릴 수 있다. 기온 상승과 불규칙한 강우와 홍수는 습한 환경을 좋아하는 이 곰팡에게 최적의 서식 환경을 제공해 더욱 번성케 한다. 기후변화는 특히 바나나 뿌리를 썩게 만드는 또 다른 곰팡이 병인 파나마 병의 확산을 부채질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기온 상승과 잦아진 기상 이변 등의 영향으로 파나마 병을 유발하는 토양 매개 미생물인 푸사리움 열대종 4 (Fusarium Tropical Race 4)가 퍼지기 좋은 환경을 만들기 때문이다.한 바나나 재배 농민은 기후 위기가 바나나를 죽이고 있다고 호소했다.과테말라에서 바나나를 재배하는 농부 아우렐리아 팝 소(53) 씨는 “기후 변화로 작물이 죽어가고 있다. 팔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기에 수입이 없다. 내 농장이 죽어가고 있다. 그러니까 지금 일어나고 있는 일이 바로 죽음”이라고 크리스천 에이드 연구원들에게 토로했다.“바나나는 세계인이 가장 좋아하는 과일일 뿐만 아니라 수백만 명의 사람에게 필수적인 식량이기도 하다. 기후변화가 이 중요한 작물에 미치는 위험에 대해 우리는 경각심을 가져야한다”라고 크리스천에이드 정책 책임자 오사이 오지그호가 말했다.이 단체는 기후 위기에 가장 큰 책임이 있는 부유한 국가들이 기후 변화와 무관함에도 생계를 위협받고 있는 이 지역 사람들에게 재정적 지원을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 2025-0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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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체중 감량 주사, 비만 관련 13가지 암 위험 50% 가까이 줄여”

    체중 감량 주사가 비만 수술에 견줘 비만 관련 암 예방 효과가 41%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암 전문가들은 ‘획기적’인 연구 결과라며 “예방 암 의학의 완전히 새로운 시대를 열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비만은 총 13가지 암과 관련이 있다. 체중 감량은 이러한 위험을 줄이는데, 과학자들은 체중 감량 주사가 몸무게를 감소시키는 것 이상으로 더 큰 보호 효과가 있다고 계산했다.이스라엘 연구자들은 암 병력이 없는 비만(BMI 35㎏/㎡ 이상)또는 제2형 당뇨병 환자 중 최소 6개월 이상 1세대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 수용체 작용제(GLP-1RA) 치료를 받거나 비만 수술을 받은 6356명(평균 연령 52세, 평균 BMI 41.5㎏/㎡)의 비만 관련 암 발생 위험을 평균 7.5년(최장 12.9년)간 비교했다.GLP-1RA는 체내에서 혈당과 식욕 조절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호르몬인 GLP-1을 모방해 혈당 수치를 낮추고 포만감을 더 오랫동안 느끼게 해주는 물질이다. 애초 제2형 당뇨병 치료제로 개발됐으나 비만 치료제로 용도가 확대됐다.1세대 GLP-1RA에는 리라글루티드(당뇨 치료제 빅토자, 비만 치료제 삭센다)와 엑세나티드(당뇨 치료제 바이에타), 2세대 GLP-1RA에는 세마글루티드(당뇨치료제 오젬픽, 비만 치료제 위고비)가 있고, 티르제파티드(당뇨 치료제 마운자로, 비만 치료제 젭바운드)는 차세대 약물로 분류된다.스페인 말라가에서 열린 2025 유럽비만학회(ECO 2025)에서 발표하고 국제 학술지에 게재된 이번 연구에 따르면 비만 수술 환자의 체중 감량 효과는 비만 치료제 투여 환자보다 약 두 배 정도 높았다. 하지만 암 위험 감소 효과는 거의 동일했다.추적 기간에 298명이 비만 관련 암 진단을 받았다. 폐경 후 유방암 발병이 77명(26%), 대장암 49명(16%), 자궁암 45명(15%) 등이었다. 비만 수술 그룹에서는 3178명 중 150명(1000 인년(Person-Year)당 5.76건), GLP-1RA 치료 그룹에서는 6178명 중 148명(1000 인년당 5.64건)이 비만 관련 암에 걸렸다.추적 기간 참가자들의 최대 BMI 변화율을 반영해 치료 후 체중 감량으로 인해 줄어드는 암 위험 감소를 넘어서는 암 예방 효과를 비교한 결과 GLP-1RA는 체중 감량 외에도 비만 관련 암 예방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약물 요법의 상대적 위험 감소 효과는 비만 수술보다 41% 큰 것으로 분석됐다.연구진은 비만 수술이 암 위험을 30~42% 감소시킨다고 밝혔다. 하지만 수술에 따른 여러 가지 문제를 감안하면 약물이 비만 관련 암 예방에 더 효과적이라고 강조했다.논문의 공동 주 저자인 이스라엘 페타티크바 소재 라빈 메디컬 센터 하샤론 병원의 드로르 디커 박사(텔이바브 대학교 교수)는 “비만 관련 암에 대한 GLP-1 수용체 길항제(생체 내에서 특정 수용체와 결합하여 해당 수용체가 활성화하지 못하도록 방해하는 물질)의 보호 효과는 염증 감소를 포함한 여러 메커니즘에서 비롯될 가능성이 높다”며 새로운 비만 치료제가 훨씬 더 효과적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체중 감량 효과가 더 높은 차세대 고효능 GLP-1 수용체 작용제는 비만 관련 암 위험 감소에 더욱 큰 이점을 제공할 수 있지만, 이러한 약물이 비만과 관련되지 않은 암 위험을 증가시키지 않는지 확인하기 위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디커 박사는 덧붙였다.가디언에 따르면, 에 게재되고 이번 학회에서 발표한 다른 연구에서 비만 치료제를 직접 비교한 결과 마운자로 투여 환자의 체중 감량률이 위고비 사용 환자보다 47%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마운자로 투여 환자는 임상 종료 시 체중이 평균 20.2% 감소한 반면, 위고비 투여 환자는 13.7% 감소했다. 마운자로 투여군은 평균 22.8㎏의 체중이 감소했고, 세마글루티드 투여군은 평균 15.0㎏ 체중이 줄었다.세계적인 암 연구 전문가인 영국 북아일랜드 벨파스트 퀸즈 대학교의 마크 로울러 교수는 “우리는 이미 비만 수술이 비만 관련 암 위험을 3분의 1 정도 줄인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새로운 연구의 데이터는 표적 GLP-1이 그 위험을 거의 50%까지 줄일 수 있음을 시사하며, 이는 비만 관련 암 예방에 획기적인 접근법이 될 것”이라고 가디언에 말했다.해당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로울러 교수는 “GLP-1의 작용 기전에 대한 추가 연구가 필요하지만, 이번 데이터는 GLP-1 주사가 유방암, 대장암과 같은 흔한 암과 췌장암, 난소암과 같은 치료가 어려운 암을 포함한 일반 인구의 여러 암을 예방할 수 있다는 흥미로운 가능성을 제시한다. 이 연구는 예방 암 의학의 새로운 시대를 열 수 있다”고 덧붙였다.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 2025-0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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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린 시절 과체중 → 성인 돼 비만일 확률 2배 더 높다

    어린 시절 과체중인 경우 성인기 비만 위험이 두 배로 증가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특히 6세 어린이의 체질량지수(BMI)가 성인기 비만을 예측하는 데 가장 신뢰할 수 있는 지표이며, 체중 증가를 예방하는 데 있어 생후 첫 5년이 매우 중요하다고 연구자들은 밝혔다.이번 연구는 ‘R세대’라고 알려진 현재 진행 중인 연구 데이터를 사용해 네덜란드 어린이와 청소년 수천 명의 2세, 6세, 10세, 14세, 18세의 BMI를 추적 조사해 얻었다. 연구에 참여한 3528명 중 32.3%가 2세 때 과체중 또는 비만으로 분류되었고, 6세에는 22.3%, 10세에는 24.7%, 14세에는 20.6%가 과체중 또는 비만 상태였다. 어려서 비만이었던 어린이 중 다수가 18세에도 여전히 과체중이나 비만으로 분류되었다.연구 결과 6세 때 BMI가 1단위 증가할 때마다 18세에 과체중 또는 비만이 될 가능성이 두 배 이상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BMI는 몸무게(㎏)를 키의 제곱(㎡)으로 나눈 값이다. BMI가 1단위 증가했다는 것은 특정 키를 가진 사람이 체중 증가로 인해 BMI 값이 1만큼 늘어났다는 뜻이다. 예를 들어 키가 150㎝인 사람의 체중이 2.25㎏(1.5² = 2.25) 늘어나면 BMI가 1만큼 증가한다. 키 180㎝인 사람의 BMI가 1만큼 증가하는 데 필요한 체중은 3.24kg (1.8² = 3.24)이다.참고로 세계보건기구(WHO) 기준 BMI 18.5 미만은 저체중, 18.5~24.9는 정상 체중, 25~29.9는 과체중, 30이상은 비만으로 분류한다.연구 결과는 스페인 말라가에서 11일부터 14일까지 열리는 2025년 유럽 비만 학회(European Congress on Obesity 2025)에서 발표했다.네덜란드 연구자들은 또한 6세 이전에 체중이 정상 범위로 돌아온 과체중 어린이는 십대 후반에 과체중이나 비만 위험이 높지 않지만, 6세 이후에 체중을 감량한 경우에는 여전히 비만 위험이 높다는 사실을 알아냈다.로테르담 에라스무스 대학교 의료센터(Erasmus University Medical Center)의 야스민 드 그루트(Jasmin de Groot) 박사는 “아이들이 성장하고 발달하는 과정을 이해해야 미래 세대가 더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돕고, 모든 아이가 행복하고 건강한 삶을 살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며 “아이의 생후 첫 5년은 다가올 미래 수년간의 체중 증가를 예방할 수 있는 엄청난 기회를 제공한다”라고 강조했다.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 2025-0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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