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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방귀를 뀌지만, 하루 몇 번 정도가 정상 범위인지는 아직 명확한 기준이 없다. 방귀는 소화기관 내 압력을 낮게 유지하고 위와 장이 과도하게 팽창해 통증이 생기는 것을 막아주는 중요한 생리 기능이다. 따라서 방귀는 장 건강 상태를 가늠하는 하나의 단서가 될 수 있다.호주 연방과학산업연구기구(CSIRO) 연구진은 ‘차트 유어 파트(Chart Your Fart)’라는 스마트폰 앱을 자체 개발해 ‘평균 방귀 횟수’를 조사했다.참가자 6416명은 방귀 횟수를 실시간으로 앱에 기록했다.그 결과 대부분의 참가자는 하루 2~7회 범위에서 방귀를 뀌었고, 전체 평균은 하루 약 5회 였다. 또한 남성이 여성보다 조금 더 자주 가스를 배출했다.방귀 횟수는 하루 동안 고르게 분포하지 않았으며, 시간이 지날수록 점차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시간이 지날수록 꾸준히 증가해 오후 6시부터 밤 10시 사이에 정점을 찍는 경향이 관찰됐다. 연구진은 이 시간이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가장 많은 열량과 식이섬유를 섭취하는 시간대와 겹친다고 설명했다.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에 게재됐다.방귀는 어떻 생길까?방귀는 두 가지 서로 다른 원인에서 만들어진 가스가 몸 밖으로 배출되는 현상이다.첫 번째는 음식을 먹거나 음료를 마실 때 함께 삼킨 공기다.두 번째는 장내에 살고 있는 수십억 마리의 미생물이 음식을 분해하는 과정에서 만들어 내는 가스다.삼킨 공기는 대부분 냄새가 없고 해롭지 않다. 반면 장내 미생물이 음식물을 분해하면서 생성하는 가스에는 황(Sulfur) 화합물이 포함돼 있어 우리가 흔히 아는 방귀 냄새의 원인이 된다.식이섬유가 많은 음식은 방귀 횟수를 늘릴 수 있으며, 과민성장증후군(IBS) 같은 소화기 질환도 방귀 증가와 관련이 있다.“보리밥을 먹으면 방귀가 자주 나온다”는 사람이 많은데, 실제로 그럴 가능성이 있다. 보리에 풍부한 베타글루칸(beta-glucan)은 장내 미생물의 먹이가 되는 수용성 식이섬유다. 장내 세균이 이를 분해·발효하는 과정에서 수소, 이산화탄소, 메탄 같은 가스가 만들어져 방귀 횟수가 늘어날 수 있다. 이는 장내 미생물이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는 신호일 수 있어 반드시 나쁜 현상은 아니다. 다만 복통이나 복부팽만이 심하게 동반된다면 다른 소화기 문제 여부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방귀는 너무 잦은 것보다 오히려 너무 드문 것이 더 큰 문제일 수 있다.평소 나오던 방귀가 갑자기 전혀 나오지 않고 복통이나 복부팽만이 동반된다면 장 폐색 등 심각한 소화기 질환의 신호일 수 있어 진료가 필요하다.하루 몇 번이 정상 범위일까?연구진은 안드로이드와 iOS에서 사용할 수 있는 ‘차트 유어 파트’ 앱을 이용해 일상적인 방귀 습관을 조사했다. 참가자는 14세 이상이며 최근 식습관에 큰 변화가 없는 사람으로 제한했다.등록 후에는 최소 3일 동안 방귀를 뀔 때마다 앱에 기록하도록 했다. 평균 10일 동안 총 36만 192회의 방귀 기록이 수집됐다.분석 결과 참가자의 약 80%는 하루 2~7회 범위에 속했다.14~25세의 젊은 층은 하루 평균 4.4회로 다른 연령대보다 방귀 횟수가 적었다. 반면 26~45세의 참가자들은 5.2회로 가장 많았다.남성은 하루 평균 5.2회, 여성은 4.8회로 남성이 조금 더 많았다.시간대별로 보면 정오 무렵에는 기록이 적었고, 오후 6시 이후부터 증가하기 시작했다.이는 사람들이 가장 많은 열량과 식이섬유를 섭취하는 저녁 식사 시간과 관련이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다만 방귀 횟수는 참가자들이 직접 앱에 기록한 자가보고 기록인 만큼 기록 누락이 있을 수 있다. 특히 수면 중 발생한 방귀는 기록되지 않았다는 점이 한계로 지적된다.방귀 횟수에 대한 연구 결과는 측정 방법에 따라 상당한 차이를 보이기도 한다. 앞서 미국 메릴랜드대학교 연구진이 국제 학술지에 게재한 연구에서는 자체 개발한 전기화학 센서를 부착한 스마트 속옷을 성인 38명에게 착용시켜 측정한 결과 하루 평균 32회의 방귀가 감지됐다. 이는 이번 연구의 하루 평균 5회보다 훨씬 많은 수치다. 이는 스마트 센서가 수면 중 발생하는 방귀나 참가자가 인지하지 못하는 소량의 가스 배출까지 포착할 수 있어 이런 차이가 나타났을 가능성이 있다.방귀, 건강 지표 될 수 있어연구진은 이번 연구가 일반인을 대상으로 실시간 방귀 습관을 대규모로 조사한 최초의 연구 가운데 하나라고 평가했다.지금까지 건강한 사람의 정상적인 방귀 횟수에 대한 자료가 부족했다는 것이다. 기존 연구들은 소규모 집단을 대상으로 하거나 위장관 질환 환자들에만 초점을 맞춘 경우가 많았다.정상적인 방귀 횟수에 대한 기준이 마련되면 방귀가 지나치게 많거나 지나치게 적은 경우를 평가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연구진은 방귀를 지나치게 민망한 현상으로만 볼 것이 아니라, 소화기 건강을 보여주는 자연스러운 생리 현상으로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또한 정상 범위에 대한 기준이 마련되면 장 건강을 평가하는 기준으로 활용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방귀를 민망한 현상으로만 바라보는 사회적 인식을 바꾸는 데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관련 논문 주소: 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콜라나 사이다, 스포츠음료, 설탕을 첨가한 과일 주스 등 가당 음료를 자주 마시는 습관이 간암의 일부 아형 위험과 관련이 있다는 대규모 연구 결과가 나왔다.151만 명 이상을 평균 약 18년간 장기 추적 관찰한 결과 설탕 함유 음료를 많이 마실수록 간암의 두 가지 주요 아형인 간세포암(HCC)과 간내 담관암(ICC) 위험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반면 인공 감미료를 사용한 다이어트 음료나 제로 음료 섭취는 전체 간암 위험이나 두 간암 아형 위험과 유의한 연관성이 확인되지 않았다. 이번 연구에서 ‘인공감미료 음료’는 주로 아스파탐, 아세설팜칼륨, 수크랄로스 같은 감미료를 사용한 음료를 의미한다. 국내에서 판매되는 제로 음료에도 이러한 인공감미료가 사용되는 경우가 많다.이번 연구는 미국 국립암연구소(NCI)의 코디 와틀링(Cody Watling) 연구원이 주도했으며, 10일(현지 시각) 국제 학술지 ‘에 발표됐다.연구진은 미국 10개 코호트와 유럽 1개 코호트 등 총 11개의 전향적 코호트 연구 자료를 통합 분석했다. 참가자는 151만 명 이상(평균 연령 58세), 중앙 추적 기간은 17.8년이었다. 추적 관찰 기간에 총 2811건의 간암이 진단됐다.이 중에는 간세포암 1699건과 간내 담관암 444건이 포함됐다.간세포암은 간을 구성하는 주된 세포인 간세포에서 발생하는 암 유형으로 전체 간암의 약 75~90%를 차지한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간암은 대부분 간세포암이다.간내 담관암은 간 안에 있는 담관(쓸개즙이 지나가는 관)에서 발생하는 암으로, 간세포암보다 훨씬 드물지만 치료가 어렵고 예후가 좋지 않은 경우가 많다고 알려졌다.전향적 코호트 연구는 건강한 사람들의 생활습관을 먼저 조사한 뒤 수년에서 수십 년 동안 추적 관찰해 질병 발생 여부를 비교하는 연구 방식이다. 이번 연구에서는 연구 시작 시점에 인공감미료 음료와 가당 음료를 얼마나 마시는지 조사한 뒤, 평균 약 18년 동안 추적해 전체 간암, 간세포암, 간내 담관암 발생 여부를 확인했다.연구진이 섭취량을 범주별로 나눠 분석했을 때 가당 음료를 하루 1잔 넘게 마신 사람의 전체 간암 위험은 거의 마시지 않는 사람보다 약 6% 높게 추정됐지만 통계적으로는 유의하지 않았다. 반면 가당 음료 섭취량이 하루 1잔씩 늘어날 때마다 간세포암 위험은 10%, 간내 담관암 위험은 15%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가당 음료 섭취는 전체 간암 위험과는 뚜렷한 관련성을 보이지 않았다. 연구진은 일부 코호트에서 상반된 결과가 나타난 영향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미국 남부 코호트(SCCS)에서는 가당 음료를 많이 마시는 사람의 간암 위험이 오히려 낮게 나타났다. 연구진은 당뇨병 환자들이 진단 후 가당 음료를 줄였을 가능성 때문에 결과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그럼에도 연구 전체를 종합해 분석한 결과, 가당 음료 섭취량이 늘어날수록 간세포암과 간내 담관암 위험은 증가하는 경향이 확인됐다.가당 음료가 간암 위험을 높이는 이유는 뭘까.연구진은 설탕 함유 음료가 체중 증가, 제2형 당뇨병, 지방간(MASLD) 위험을 높인다는 사실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가당 음료에 많이 들어 있는 과당(fructose)이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봤다. 과당은 간에서 주로 대사되며 지방 생성을 늘리고 지방 산화를 억제해 지방간 발생을 촉진할 수 있다.일부 동물실험에서는 과당이 장내 세균 과증식, 장 점막 손상, 장 투과성 증가를 유발해 간으로 유입되는 독성 물질을 늘릴 수 있다는 결과도 보고됐다.연구진은 이러한 기전들이 당뇨병이나 비만 외에도 가당 음료가 간암 위험을 높일 수 있는 추가 경로일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연구진은 이번 연구가 150만 명 이상을 대상으로 한 현재까지 최대 규모 분석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그러면서 “가당 음료 섭취는 간세포암과 간내 담관암 위험 증가와 관련이 있었고 인공감미료 음료는 전체 간암이나 간암 아형 위험과 관련이 있다는 근거가 발견되지 않았다”고 결론 내렸다.이어 “인공감미료 음료, 특히 아스파탐이 간암 위험을 높인다는 주장을 강하게 뒷받침할 증거는 발견하지 못했다”며 “가당 음료는 여러 건강상 부정적 영향과 관련돼 있는 만큼 섭취를 줄이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또한 이번 연구의 핵심 결과는 전체 간암 위험 증가가 아니라 간암의 주요 아형인 간세포암과 간내 담관암 위험 증가와의 연관성이라고 강조했다.다만 이번 연구는 관찰연구인 만큼 가당 음료가 간암을 직접 유발한다는 사실을 입증한 것은 아니며, 두 요인 사이의 연관성을 보여주는 결과다.연구진은 가당 음료를 많이 마시는 사람들이 운동 부족이나 불건강한 식습관 같은 다른 위험 요인을 함께 가지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따라서 이번 결과를 음료만의 영향으로 단정하기는 어렵고, 비만이나 당뇨병과 무관하게 가당 음료가 독립적으로 간암을 유발한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관련 논문 주소: 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하루 단 4분의 근력 운동만으로도 노인의 삶의 질을 좌우하는 중요한 신체 기능이 크게 향상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특히 이번 연구는 이미 걷는 데 불편함을 겪고 있는 고령자를 대상으로 수행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미국 펜실베이니아 주립대학교 의과대학이 수행한 연구에 따르면 65세 이상 노인 참가자들은 단 12주(3개월) 만에 근력과 이동 능력이 유의하게 향상됐다.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에 게재됐다.이동 능력은 노인의 삶의 질을 결정하는 핵심 요소 중 하나다. 걷고 움직이는 능력이 유지돼야 장보기나 병원 방문 같은 일상 활동을 스스로 수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넘어지거나 미끄러지는 등의 낙상사고는 65세 이상 노인에서 치명적 손상의 주요 원인 가운데 하나다. 특히 낙상으로 고관절 골절이나 머리 손상이 발생하면 거동이 어려워져 독립적인 생활 능력을 잃을 뿐 아니라, 폐렴·혈전증 같은 합병증 위험이 커져 사망으로 이어질 수 있다.연구를 이끈 내과 전문의 크리스토퍼 사이아만나(Christopher Sciamanna) 교수는 짧은 4분 운동만으로도 이동 능력을 나타내는 여러 지표를 개선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사이아만나 교수는 “인체는 생각보다 매우 빠르게 적응하도록 설계돼 있다. 몇 번의 동작만 꾸준히 반복해도 큰 변화를 만들 수 있다”며 “운동은 미래를 위한 투자다. 앞으로도 계속 하고 싶은 활동이 있다면 그것을 할 수 있도록 몸을 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최근 근력 운동의 중요성이 여러 연구에서 입증되고 있다. 근력 운동을 꾸준히 하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조기 사망 위험이 낮고, 일부 연구에서는 인지 기능 저하와 치매 위험 감소와도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고됐다.근력 운동은 몇 달 만에도 근력을 크게 향상시킬 수 있지만 실제 실천율은 매우 낮다.주요 보건 기관은 일주일에 2회 이상 근력 운동을 하도록 권고하지만 이를 실천하는 노인은 20%가 채 안 된다.우리나라 사정도 다르지 않다.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65세 이상 노인은 3명 중 한 명이 유산소 운동을 실천하고 있지만, 근력 운동을 하는 노인은 5명에 한 명도 안 된다. 근력 유지가 가장 절실한 노인들이 정작 근육을 지키려는 노력은 가장 적게 하고 있는 셈이다. 그 이유는 유산소 운동보다 동작이 어렵고, 통증이나 신체적 제한이 있기 때문이다.공동 저자인 스미타 단데카(Smita Dandekar) 교수는 “근력 운동은 생각보다 복잡하다. 반복 횟수와 세트 수, 휴식 시간, 주당 운동 횟수를 모두 결정해야 한다”며 “운동 자체가 힘든데 이런 요소까지 고려해야 하니 사람들이 운동을 지속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운동 시간을 짧게 만들 수 있다면 문제의 상당 부분을 해결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연구진은 앞서 수행한 ‘FAST-1 연구’에서 노인 24명을 대상으로 매일 30초 동안 팔굽혀펴기와 스쿼트를 실시하도록 했고, 6개월 후 스쿼트 수행 능력이 향상된 것을 확인했다.다른 일부 연구에서도 비교적 적은 양의 근력 운동만으로도 의미 있는 근력 향상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결과가 보고됐다.연구진은 이를 바탕으로 더 짧고 간단한 프로그램인 ‘FAST-2(Functional Activity Strength Training-2·일상 기능 향상을 위한 근력 운동 프로그램)’를 개발했다. 의자에서 일어나기, 계단 오르기, 걷기 같은 일상 기능 유지에 초점을 맞춘 근력 운동 프로그램이다.이번 연구에는 65세 이상의 노인(평균 연령 74세) 97명이 참가했다. 모두 평소 걷는 데 불편을 겪고 있어 이동 능력 저하 위험이 높은 집단이었다. 연구 시작 전 이들의 평균 운동 시간은 주당 약 18분에 불과했다. 이는 성인에게 권장되는 주당 150분 이상의 중등도 또는 주 75분 이상의 고강도 신체활동 및 주 2회 이상의 근력 운동 지침에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었다.‘FAST-2 프로그램은 다음 네 가지 운동으로 구성됐다.첫째, 팔굽혀펴기 운동. 운동 수행이 어려운 사람은 무릎을 바닥에 대거나 벽 또는 주방 조리대를 짚고 팔굽혀펴기를 했다. 이 운동은 가슴과 팔 근육을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둘째, 의자에서 일어서기 운동. 양팔을 가슴 위에 두고 의자에 앉았다가 일어서는 동작을 반복하는 스쿼트 형태의 운동이다. 이 동작이 어려운 사람은 손으로 무릎을 짚고 의자에서 일어서기를 했다. 허벅지와 엉덩이 근육을 단련할 수 있다.셋째, 양팔 로잉 운동. 손잡이가 있는 탄성 밴드를 발에 걸고 노를 젓듯 팔을 뒤로 당기는 등 근력 운동이다. 등과 어깨 근육 강화 훈련이다.넷째, 계단 오르기 동작. 스테퍼(stepper) 또는 낮은 계단형 발판을 사용한 계단 오르기 운동이다. 허벅지와 엉덩이 근력은 물론 균형 감각과 보행 능력 향상을 위한 운동이다.연구진은 참가자들에게 매일 네 가지 운동을 실시하도록 했다. 각 운동은 30초 동안 가능한 한 많이 반복하도록 했으며, 운동 사이에는 30초의 휴식 시간이 주어졌다. 참가자들은 팔굽혀펴기, 의자 일어서기, 양팔 로잉 운동, 계단 오르기 동작을 정해진 순서에 따라 매일 반복했다. 네 가지 운동과 휴식 시간을 모두 합쳐 하루 4분씩 운동하는프로그램이었다.참가자들은 연구 시작과 중간, 종료 시점에 각각 ‘의자에서 반복해 일어서는 능력’과 ’한발로 오래 서기 능력‘을 평가받았다. 이러한 검사는 실제 생활에서 필요한 움직임과 비슷해 향후 낙상 위험이나 돌봄 필요성을 예측하는 데 활용된다.12주 후 운동 능력 평가에서 근력 운동군은 운동을 하지 않은 대조군보다 다음과 같은 개선을 보였다.‣30초 의자 일어서기 횟수 4.2회 증가‣한발 서기 시간 3.6초 증가‣5회 앉았다 일어서기 시간 2.3초 단축연구진은 이러한 변화가 ‘의자에서 일어서기’, ‘계단 오르기’, ‘걷기’ 같은 일상 활동 능력 향상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사이아만나 교수는 “이 지표들은 향후 요양시설 입소 위험, 낙상 위험, 보행 장애 발생 위험을 예측할 수 있다”며 “앞으로도 독립적으로 활동할 수 있을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신호”라고 말했다.짧은 근력 운동 프로그램의 또 다른 장점은 높은 실천율이다.참가자들은 연구 기간 동안 전체 날짜의 81%에서 운동을 수행했다. 연구진은 이 같은 실천율은 시간 부족이나 통증 때문에 운동을 포기하는 노인들도 충분히 실천할 수 있는 수준임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사이아만나 교수는 “운동은 자유를 위한 열쇠”라며 “자유란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는 능력이다. 20년 뒤에도 하고 싶은 일을 생각하고, 그것을 할 수 있도록 지금부터 운동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연구진은 “하루 4분의 짧은 기능성 근력 운동 프로그램은 하체 운동 시간이 1분에 불과했음에도 노인의 하체 기능을 의미 있게 개선했다”며 “이러한 기능 지표는 향후 장애 발생 위험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만큼, 향후 장애 발생 위험 감소와 독립적인 생활 능력 유지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결론 지었다.관련 논문 주소: 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노화를 늦추거나 되돌리는 ‘꿈의 기술’이 실현될 수 있을까.네이처 뉴스(Nature News)는 노화된 세포를 젊은 상태로 되돌리는 부분 재프로그래밍 유전자 치료가 처음으로 사람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에 들어갔다고 9일(현지 시각) 보도했다.미국 보스턴에 본사를 둔 생명공학 스타트업 라이프 바이오사이언스(Life Biosciences)는 이날 첫 환자에게 노화된 세포 기능을 회복시키기 위해 세포 재프로그래밍 유전자 치료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전까지는 쥐와 원숭이 대상 연구만 수행해 왔다. 연구진은 세 개의 특정 유전자를 활성화해 노화된 세포가 다시 젊은 세포처럼 기능하도록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한다.이번 임상시험의 목적은 노화 자체를 치료하는 것이 아니라 질병 치료 가능성을 검증하는 것이다. 대상 질환은 실명을 유발할 수 있는 녹내장이다.녹내장 환자들은 시신경이 손상된다. 이러한 신경세포는 거의 재생되지 않는다. 연구진은 활성화된 유전자가 만드는 단백질이 눈과 뇌를 연결하는 시신경을 이루는 신경세포 재생을 가능하게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이번 임상시험은 재프로그래밍 기술의 안전성을 평가하는 중요한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앞선 여러 동물 실험에서는 부분 재프로그래밍이 비교적 안전하게 이뤄진다는 결과가 나왔다. 하지만 일부 세포가 암세포로 변할 수 있다는 우려는 여전히 남아 있다.장수의학 기업 옵티스팬(Optispan) 공동 창업자이자 생물학자인 매트 케이벌린(Matt Kaeberlein)은 네이처 뉴스에 “재프로그래밍 기술이 사람에게 안전하게 사용될 수 있다면 엄청난 잠재력이 있다. 하지만 아직 매우 초기 단계이며, 치명적인 부작용이 발생할 위험도 존재한다”고 말했다.그는 이러한 이유로 눈은 이 기술의 안전성을 평가하는 첫 대상 부위로 적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눈에서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다른 장기보다 생명을 위협할 가능성이 낮기 때문이다.부분 재프로그래밍의 목표는 노화된 성체 세포를 젊은 상태로 일부 되돌리는 것이다. 다만 너무 많이 되돌려 줄기세포처럼 만들어버리면 원래의 기능과 정체성을 잃게 된다. 따라서 세포의 고유 기능은 유지하면서 젊은 특성만 회복시키는 것이 핵심이다.라이프 바이오사이언스는 실험실에서 성체 세포를 줄기세포 상태로 되돌리는 데 사용되는 네 개의 이른바 야마나카 인자(Yamanaka factors) 가운데 세 개를 활용했다.2007년 일본의 과학자 야마나카 신야는 성인의 세포를 줄기세포와 비슷한 상태로 되돌리는 데 성공했다. 이 연구 성과로 그는 2012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받았다.그가 발견한 원래 우리 몸에 존재하는 네 가지 전사인자는 현재 야마나카 인자로 불리며, 이를 활성화하면 성체 세포를 줄기세포와 비슷한 상태로 되돌릴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래서 ‘세포의 시간 되돌리기 스위치’로 불린다. 연구진은 암 발생 위험을 줄이기 위해 종양 유발 가능성이 있는 c-Myc를 제외한 3개 유전자만 사용했다. 앞서 2020년 미국 하버드 의대의 데이비드 싱클레어(David Sinclair) 연구팀은 동물실험에서 이 세 유전자를 활성화해 손상된 시신경 세포의 재생과 시력 회복을 유도하는 데 성공한 바 있다.이번 임상시험에서는 녹내장 환자 최대 12명을 치료할 예정이다. 향후에는 시신경 손상을 유발하는 중증 질환인 비동맥염성 전방 허혈성 시신경병증(NAION) 환자도 포함할 예정이다.연구진은 유전자를 ‘켜고 끄는’ 것을 상당히 정밀하게 조절할 수 있으며, 안전 장치도 마련했다고 강조했다. 이번 치료는 환자가 독시사이클린(doxycycline)이라는 항생제를 복용할 때만 유전자가 활성화되도록 설계됐다. 약 복용을 중단하면 유전자도 꺼지기 때문에 안전성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이번 시험이 성공한다면 녹내장과 NAION 환자들에게 큰 도움이 될 수 있다.그러나 이것이 곧 세포가 실제로 젊어졌음을 의미하는지, 나아가 인간의 수명을 연장할 수 있는지는 또 다른 문제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호주 안과연구센터(Centre for Eye Research Australia)의 신경생물학자 피트 윌리엄스(Pete Williams)는 네이처 뉴스에 “이번 치료가 성공하더라도 그것이 곧 장수나 전신 노화 역전으로 이어진다고 말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라이프 바이오사이언스 역시 현재 목표는 온몸을 젊게 되돌리는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라이프 바이오사이언스는 “우리는 현재 노화 관련 질환을 하나씩 공략하고 있다”며 “지금 당장은 전신 회춘을 목표로 하는 것이 아니다. 언젠가는 가능하길 바라지만 아직은 그 단계가 아니다”라고 말했다.네이처 뉴스는 “이번 임상시험은 단순한 녹내장 치료 연구를 넘어, 노화된 세포 기능을 회복시키는 부분 재프로그래밍 기술이 인간에게도 안전하게 적용될 수 있는지를 처음 검증하는 시험이라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고 전했다.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하루 한 잔의 술만 마셔도 알코올 관련 질병이나 부상으로 인한 평생 사망 위험이 증가하고, 하루 평균 두 잔을 마시면 그 위험이 25명 중 1명 수준까지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여기서 말하는 하루 두 잔은 미국 표준음주량 기준으로 16도 소주 약 0.6병에 해당한다. 이번 연구는 미국 바이든 행정부 시절인 2022년 미국 식생활 지침을 개정하기 위해 의뢰한 두 개의 보고서 가운데 하나다. 하지만 올 초 새로운 식생활 지침을 발표한 트럼프 행정부는 이 결과를 수용하지 않았다. 미국 식생활 지침은 5년마다 개정된다.반면 미 정부가 채택해 새 권고에 반영한 보고서는 보다 우호적인 결론을 내렸다.미국 국립과학·공학·의학원(NASEM)이 구성한 전문가 패널은 ‘남성 하루 최대 2잔, 여성 하루 최대 1잔’ 수준의 적당한 음주는 오히려 전혀 마시지 않는 것보다 건강에 유리할 수 있다고 결론 내렸다. 다만 이 보고서 역시 적당한 음주가 유방암 위험 증가와 관련된다는 점은 인정했다.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1월 발표한 새로운 식생활 지침에서 “건강을 위해 술을 덜 마시라”라고 권고했다. 과거처럼 ‘남성 하루 2잔 이하, 여성 하루 1잔 이하’ 같은 구체적인 수치는 제시하지 않았다.새 식생활 지침에 반영되지 않은 보고서를 작성한 미국·캐나다·영국 공동 연구팀은 연구 결과를 8일(현지 시각) 국제 학술지 에 발표했다.연구진은 알코올과 건강의 관계를 다룬 56건의 체계적 문헌고찰을 검토한 뒤, 이를 미국의 사망률 자료에 적용해 분석했다.그 결과 남성은 주당 6.5잔 이상, 여성은 주당 7잔 이상 마실 경우 알코올 관련 질병이나 부상으로 사망할 평생 위험이 1000명 중 1명(0.1%)을 초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또 남녀 모두 주당 8.5잔 이상 마시면 그 위험은 100명 중 1명(1%) 이상으로 증가했다.주당 14잔(하루 평균 2잔) 수준에서는 평생 위험이 25명 중 1명(4%)까지 상승했다.공동 저자인 캐나다 토론토대학교 중독·정신건강센터(CAMH)의 위르겐 렘(Jürgen Rehm) 교수는 “25명 중 1명이라는 것은 매우 높은 위험 수준이다”라고 말했다.미국 국가안전위원회(NSC·National Safety Council)는 미국에서 자동차 사고로 사망할 평생 위험이 2024년 기준 약 95명 중 1명(1.05%)이라고 추산했다.단순 비교하면 하루 평균 두 잔을 마시는 사람의 알코올 관련 평생 조기 사망 위험은 미국인의 평생 자동차 사고 사망 위험보다 약 4배 높은 수준이다. 다만 이 수치는 하루 평균 두 잔의 음주를 장기간 지속했을 때를 가정한 추정치로, 자동차 사고 사망 위험과 직접 비교에는 한계가 있다.여성은 하루 한 잔만 마셔도 간암, 유방암으로 사망할 위험이 증가했다.남녀 모두 하루 한 잔 수준에서도 간경변, 구강암, 식도암, 각종 부상으로 인한 사망 위험이 증가했다.음주량이 늘어날수록 위험도 계속 상승했다.특히 한 번에 여러 잔을 마시는 과음이나 폭음 같은 음주 패턴은 유방암, 심혈관질환, 외상 및 사고위험 증가와 관련됐으며, 일부 심혈관계 보호 효과도 사라지는 것으로 나타났다.다만 일부 질환에서는 음주가 위험 감소와 관련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하루 한 잔 수준에서는 여성의 당뇨병 위험이 낮았고, 남녀 모두에서 뇌졸중 위험 감소와의 관련성이 관찰됐다. 그러나 가끔이라도 폭음하는 경우 이러한 뇌졸중 위험 감소 효과는 사라지는 것으로 나타났다.뉴욕 타임스에 따르면 두 연구가 상반된 결론을 내린 이유는 분석 방법의 차이에 있다.국제 연구팀은 알코올이 직접 원인이 되는 질병과 사망에 초점을 맞췄다. 반면 NASEM 보고서는 음주자의 전체 사망률을 분석했다. 여기에는 알코올과 무관한 사망도 포함된다. 이에 일부 전문가들은 “적당히 술을 마시는 사람들은 운동을 더 많이 하고, 소득 수준이 높고, 건강관리도 잘하는 경우가 많다”며 “이런 요인들이 적당한 음주의 건강 효과로 잘못 해석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국제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미국 스탠퍼드대학교 의대 정신의학과 키스 험프리스(Keith Humphreys) 교수는 NBC 뉴스에 “음주가 건강에 좋다는 것은 신화에 가깝다”며 “아직도 하루 한두 잔을 마시면 더 오래 산다고 믿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연구진은 “2020~2025년 미국 식생활 지침이 남성에게 허용한 하루 최대 두 잔의 음주는 알코올 관련 사망 위험을 상당히 높이는 수준으로 평가됐다”며 “2025~2030년 지침에서는 현재 음주하는 성인에게도 하루 한 잔 이하를 권고하는 방향으로 기준을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한편 이번 연구에서 말하는 한 잔은 미국 표준음주량 기준으로, 순수 알코올 14g에 해당한다.일반 맥주 약 355㎖, 와인 약 148㎖, 증류주 약 44㎖ 수준이다. 한국인이 즐겨 마시는 16도 소주로 환산하면 약 110㎖(소주잔 2잔 조금 넘는 양)이다. 즉 연구에서 말하는 ‘하루 한 잔’은 한국인이 흔히 말하는 소주 한 잔이 아니라 소주잔으로 두 잔이 조금 넘는 양에 해당한다. 관련 논문 주소: 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외롭거나 울적할 때 많은 사람이 음악을 듣는다. 음악에 ‘기분 전환’ 효과가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하지만 치료 목적이 아닌 일반인이 평소 음악을 자주 듣는 습관이 정신 건강을 개선한다는 증거는 발견되지 않았다.독일 막스 플랑크 경험 미학 연구소(Max Planck Institute for Empirical Aesthetics·MPIEA) 연구진이 수행한 연구 결과는 최근 학술지 에 발표됐다.연구진은 2012년 약 1만500명, 2022년 약 9500명 등 총 약 2만 명의 쌍둥이 자료를 분석했다.음악 감상 습관, 특히 얼마나 자주 음악을 듣는 지, 음악을 기분 조절 수단으로 사용하는 지 등을 조사했다.분석 결과 일상생활에서 음악을 더 자주 듣는 사람이 정신 건강이 더 좋거나 나쁘다는 증거를 발견하지 못했다. 즉 음악 감상 빈도 자체는 우울증이나 불안, 전반적인 정신 건강 상태와 뚜렷한 관련성이 없었다. 반면 우울증·불안장애가 있거나 외로움을 많이 느끼고, 평소 걱정과 불안을 쉽게 느끼는 사람들은 음악을 기분 조절 수단으로 더 자주 활용하는 경향을 보였다.연구진은 이러한 관계를 더 정확히 이해하기 위해 쌍둥이 연구와 유전 분석을 함께 수행했다.그 결과 연구진은 “우울하거나 불안한 사람이 음악을 더 많이 찾는 것이지, 음악을 많이 듣기 때문에 우울증이 줄어드는 것은 아닐 수 있다”고 결론 지었다.제1 저자인 로라 베셀데이크(Laura Wesseldijk) 연구원은 “유전적으로 동일한 일란성 쌍둥이 가운데 음악을 기분 조절 목적으로 더 많이 사용하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을 비교했지만, 음악을 더 많이 활용하는 쪽이 정신 건강 문제를 더 많이 겪는 것은 아니었다”며 “이는 음악 감상 자체보다 가족 환경이나 유전적 특성 같은 공통 요인이 음악 감상 습관과 정신 건강 사이의 관계를 설명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음악 감상이 우울증이나 불안장애에 대한 유전적 취약성을 낮춰준다는 증거도 발견되지 않았다.공동 저자인 미리엄 모싱(Miriam Mosing) 연구원은 “이번 연구 결과는 단순히 일상생활에서 음악을 더 많이 듣는다고 해서 반드시 정신 건강이 좋아지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다만 이는 음악 감상 자체의 효과를 평가한 연구로, 치료 목적으로 시행되는 음악치료와는 구분할 필요가 있다.연구진은 일반적인 음악 감상과 정신 건강 개선을 목적으로 설계된 구조화된 음악치료 프로그램은 그 효과가 다를 수 있다고 강조했다.이전 연구에서 전문 음악 치료사가 체계적으로 진행하는 구조화된 음악치료가 치매 환자의 우울감과 불안을 줄이고 인지 기능과 삶의 질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으며, 뇌졸중 환자의 언어·운동 기능 회복에도 긍정적인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고됐다.구조화된 음악치료는 단순히 음악을 듣는 것이 아니라 전문 음악 치료사의 지도 아래 노래 부르기, 악기 연주, 리듬 활동 등을 일정한 프로그램에 따라 수행하는 치료법이다.연구진은 “전문가가 설계한 구조화된 음악치료와 일상적인 음악 감상은 구분해서 봐야 한다”며 “음악이 정신 건강에 도움이 될 수는 있지만, 단순히 많이 듣는 것만으로 치료 효과를 기대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관련 논문 주소: 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콜라겐 보충제가 피부 보습과 탄력 개선, 골관절염 통증 완화에 효과가 있다는 대규모 연구 결과가 나왔다. 다만 효과는 중간 정도 수준으로 극적인 변화는 없었다. 반면 운동 능력 향상 효과는 확인되지 않았으며, 구강 건강과 심혈관·대사 건강에 대한 근거는 아직 충분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이번 연구는 세계 각국 약 8000명이 참여한 113건의 무작위 대조시험과 16건의 체계적 문헌 고찰을 통합 분석한 것으로, 지금껏 수행한 연구 중 최대 규모로 평가된다.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에 게재됐다.연구를 수행한 영국 앵글리아 러스킨대학교 연구진은 방대한 연구 결과를 한꺼번에 분석함으로써 복용량과 복용 기간에 따른 효과 차이도 평가할 수 있었다. 이를 위해 연구마다 결과가 다르게 나온 원인을 분석하는 통계 기법인 메타회귀 분석도 실시했다. 그 결과 콜라겐을 더 오랫동안 복용한 사람일수록 피부 수분 함량과 탄력 개선 효과가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또 골관절염 환자에서는 복용 기간이 길수록 통증과 관절의 뻣뻣함(경직)이 줄어드는 경향이 확인됐다.연구진은 피부와 관절 건강 외에도 콜라겐 보충제가 근육량과 증가와 근육·힘줄 상태의 긍정적인 변화와 관련이 있다는 점도 확인했다.이러한 결과에 대해 연구진은 콜라겐이 건강한 노화(healthy aging)를 돕는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뒷받침한다고 설명했다.다만 효과는 전반적으로 중간 정도 수준이었으며, 일부 광고에서 주장하는 것처럼 극적인 변화가 나타난 것은 아니었다.즉 콜라겐이 근골격계 건강 유지에 어느 정도 도움을 줄 수는 있지만, 만병통치약처럼 해석해서는 안 된다는 의미다.반면 운동선수나 운동 애호가를 겨냥한 광고에서 흔히 강조하는 운동 능력 향상 효과는 충분한 근거가 확인되지 않았다.연구진은 운동 후 근육 회복, 근육통 감소, 힘줄의 기계적 특성 개선 등과 관련해 의미 있는 이점을 발견하지 못했다. 이에 따라 연구진은 콜라겐을 운동 능력을 높여주는 ‘지름길’처럼 생각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또한 구강 건강과 심혈관·대사 건강에 미치는 영향도 함께 검토했다.구체적으로 콜레스테롤, 혈압, 혈당, 잇몸 질환, 치과 미용 효과 등을 분석했으나 결과가 일관되지 않았다.연구진은 “구강 건강과 심혈관·대사 건강 지표에 대해서는 결과가 일관되지 않았으며, 효과가 혼재돼 있었다”며 “콜라겐이 대사 건강이나 치주질환 개선에 도움이 된다고 결론 내릴 만큼 강력한 근거는 아직 부족하다”고 평가했다.공동 저자인 리 스미스 교수는 “이번 연구는 콜라겐 보충제에 대한 현재까지 가장 강력한 근거를 종합한 것”이라며 “콜라겐은 만병통치약은 아니지만, 꾸준히 복용할 경우 특히 피부 건강과 골관절염 분야에서는 신뢰할 만한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연구는 건강한 노화와 관련된 핵심 영역에서의 이점을 보여주는 동시에 콜라겐에 대한 일부 과장된 주장도 바로잡았다”고 덧붙였다.콜라겐은 아미노산으로 구성된 구조 단백질로 피부, 힘줄, 연골, 뼈 등 인체의 결합조직에 존재한다. 인체 전체 단백질의 약 25~30%를 차지하는 매우 풍부한 단백질이다. 콜라겐은 젊을 때 가장 많고, 나이가 들수록 자연스럽게 감소한다. 20~30대부터 줄어들기 시작해 40세 이후에는 해마다 약 1%씩 감소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콜라겐 감소는 피부 탄력 저하, 관절 기능 저하, 근육·뼈 건강 변화 등 노화 과정의 여러 현상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콜라겐 보충제는 섭취 후 대부분 아미노산과 펩타이드 형태로 분해되기 때문에 과거에는 효과에 회의적인 시각도 적지 않았다. 그러나 이번 대규모 통합 분석은 피부 보습과 탄력 개선, 골관절염 통증 완화 등 일부 영역에서는 일관되고 임상적으로 의미 있는 효과가 확인됐다. 연구진은 “콜라겐은 만병통치약은 아니지만, 피부·뼈·근육 및 근골격계 건강에서는 임상적으로 의미 있는 효과가 확인됐으며 단순한 미용 목적 보충제를 넘어 노화에 따른 결합조직 기능 저하를 관리하는 보조 수단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결론 내렸다.관련 논문 주소: 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지방이 적은 육류나 해산물, 두부와 콩류, 치즈 같은 단백질이 풍부한 자연식품을 안주 삼아 술을 마시면 체중 증가 위험을 낮출 수 있다는 최신 연구 결과가 나왔다.반면 단백질이 부족한 안주를 선택하면 짭짤한 초가공식품을 과식할 가능성이 높아져 체중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많은 사람이 술을 마시면 자연스럽게 감자칩, 피자, 라면 같은 짭짤한 안주를 찾는다. 몇 가지 이론이 있다. 알코올이 식욕을 유발하는 신경세포를 활성화한다거나, 음주가 뇌의 보상회로에 영향을 미친다는 설명 등이다.하지만 최근 연구는 술이 호르몬 변화를 일으켜 특정 음식을 찾게 만들 수 있다고 제안한다.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에 게재됐다.호주 시드니대학교 찰스 퍼킨스 센터(Charles Perkins Centre) 연구진에 따르면 술을 마시면 우리 몸에선 FGF21(Fibroblast Growth Factor 21)이라는 호르몬 분비가 증가한다.FGF21은 원래 몸에 단백질이 부족할 때 증가하는 호르몬으로 알려졌다. 이 호르몬은 뇌에 작용해 단백질 섭취 욕구를 높이고, 감칠맛(우마미)이 강한 음식에 대한 선호를 증가시킨다.반대로 단 음식에 대한 선호는 감소시킨다.연구를 이끈 아만다 그레치 박사는 “많은 사람이 술을 몇 잔 마신 뒤 갑자기 감자칩이나 피자 같은 짭짤한 음식이 당기는 경험을 한다”며 “이번 연구는 그 배경에 FGF21이라는 호르몬이 관여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실제로 연구진이 호주 국민영양·신체활동조사 자료를 분석한 결과, 사람들은 술을 마신 날에 그렇지 않은 날보다 짭짤한 음식을 더 많이 먹는 경향을 보였다.음주량이 늘어날수록 감칠맛이 강한 음식 섭취는 증가했고, 단 음식 섭취는 감소했다. 그렇다면 왜 술과 함께 먹는 안주가 체중 증가에 영향을 미칠까.연구진은 그 이유를 ‘단백질 미끼(protein decoy)’라는 개념으로 설명했다.원래 우리 몸은 감칠맛을 단백질이 풍부한 음식의 신호로 인식한다. 육류, 생선, 갑각류, 달걀, 콩류 등이 대표적이다.하지만 현대 식품 환경에서는 상황이 달라졌다. 과자, 라면, 피자 등은 인공 감칠맛 조미료와 향미 성분 등을 이용해 감칠맛은 강하지만 실제 단백질 함량은 상대적으로 낮은 경우가 많다.연구진은 이런 식품이 몸의 단백질 식욕 시스템을 속인다고 설명한다. 몸은 단백질을 원하고 있는데 실제로는 지방과 탄수화물이 많은 음식을 먹게 되는 것이다. 쉽게 말해 몸은 고기를 찾고 있는데, 실제로는 감자칩이나 라면으로 대신하는 셈이다.그 결과 사람들은 부족한 단백질 욕구를 충족하기 위해 이런 음식을 더 많이 먹게 되고, 결국 지방과 탄수화물, 총 열량 섭취가 증가할 수 있다.이를 영양학에서는 ‘단백질 지렛대 효과(protein leverage)’라고 부른다.이번 연구는 술 자체보다 술과 함께 먹는 음식이 체중 증가에 더 큰 영향을 줄 수 있음을 시사한다.공동 연구자인 스티븐 심슨 교수는 “알코올이 체중에 미치는 영향은 술 자체의 칼로리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며 “어떤 식단 환경에서 술을 마시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연구진은 특히 단백질 함량이 낮은 초가공식품이 많은 환경에서는 알코올이 과식을 더욱 부추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반면 단백질이 풍부한 자연식품을 선택하면 이러한 효과를 줄일 가능성이 있다.연구진이 추천하는 단백질이 풍부한 식품으로는 두부, 삶은 콩(병아리콩 포함), 새우, 굴, 닭가슴살 등 지방이 적은 육류, 훈제 연어, 치즈 등이다.반면 감자칩 등 과자류, 라면, 피자처럼 짭짤하며 감칠맛은 나지만 단백질 함량이 낮은 초가공식품은 되도록 술과 함께 먹지 않는 것이 좋다.다만 연구진은 이번 연구가 음주를 권장하거나 특정 안주만 먹으면 체중 증가를 막을 수 있다는 의미는 아니라고 설명했다. 술 자체도 상당한 열량을 제공하고 각종 질환 위험을 높이는 만큼, 체중 관리와 건강을 위해서는 안주 선택뿐 아니라 음주량 자체를 줄이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관련 논문 주소: 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덴마크 축구 국가대표 크리스티안 에릭센(34)이 경기 도중 또 쓰러졌으나 곧바로 의식을 되찾았다. 덴마크 축구협회는 “에릭센은 의식이 있으며, 상황을 고려하면 잘 지내고 있다”고 밝혔다.독일 프로축구 볼프스부르크 소속의 에릭센은 8일(한국시간) 덴마크 오덴세 이스타디온에서 열린 우크라이나와의 A매치 평가전에서 후반 20분께 가슴 부위를 만지는 듯한 모습을 보인 뒤 갑자기 그라운드에 쓰러졌다.양 팀 선수들이 에릭센을 둘러싼 가운데 두 팀 의료진이 달려가 응급 처치를 했다. 이후 에릭센은 스스로 걸어서 대기 중이던 구급차에 올라 병원으로 이송돼 검사를 받았다.에릭센은 2021년 덴마크와 핀란드의 유럽선수권대회(유로 2020) 조별리그 경기 도중 심정지로 쓰러졌다 살아났다. 에릭센은 그 사건 이후 체내형 제세동기(ICD)를 삽입했다. ICD는 비정상적인 심장 리듬을 감지해 전기 자극을 보내 정상 박동을 회복시키는 장치다. 심실세동이나 심실빈맥처럼 생명을 위협하는 부정맥이 발생하면 자동으로 전기 충격을 가해 정상 리듬 회복을 돕는다.다만 ICD가 있다고 해서 모든 위험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장치는 치명적인 부정맥을 교정하는 데 도움을 주지만, 실신이나 흉통이 발생한 원인이 반드시 부정맥 때문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어 추가 검사가 필요하다.스포츠 전문 매체 디 애슬레틱에 따르면 덴마크 대표팀 주치의 모르텐 보센(Morten Boesen)은 “에릭센은 스스로 걸어서 경기장을 빠져나갔다”며 “내가 보기에는 ICD가 정상적으로 작동했다. 그는 잠시 의식을 잃었지만 매우 빠르게 회복했고, 우리는 곧바로 대화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그는 이어 “현재 병원에서 이번 사건의 원인을 확인하기 위한 추가 검사를 받을 예정이다. 우리는 에릭센은 물론 병원 의료진과 계속 연락을 유지하고 있다”며 “다행히 그의 상태가 좋다. 그는 자신은 괜찮다며 선수들에게 안부를 전해 달라고 했다”고 덧붙였다.에릭센은 이날 선발 출전했으며, 경기는 덴마크가 2-1로 앞선 상태에서 그대로 종료됐다. 에릭센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토트넘 홋스퍼에서 손흥민과 한동안 호흡을 맞춰 한국 팬들에게도 친숙하다.그는 처음 심정지로 쓰러졌을 때 이탈리아 세리에A 인터 밀란 소속이었다.세리에A 규정상 ICD를 몸에 삽입한 선수는 경기에 출전할 수 없어 그는 결국 팀을 떠나야 했다.그는 2022년 1월 토트넘 이적 전 몸담았던 프리미어리그 브랜트포드 유니폼을 다시 입고 그라운드로 돌아왔다. 에릭센은 이후 약 4년 반 동안 세 개의 클럽에서 150경기 이상 소화했고, 덴마크 대표팀에서도 40경기 이상 더 출전했다.에릭센은 2022년 2월 BBC와 인터뷰에서 “축구 복귀가 위험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ICD가 있기 때문에 무슨 일이 생겨도 나는 안전하다”고 말했다.이번에 쓰러진 원인이 정확히 무엇인지 아직 밝혀지지 않았으며, 의료진은 추가 검사를 통해 원인을 파악할 예정이다. 향후 선수 생활 지속 여부 역시 검사 결과가 나온 뒤에서 판단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전문가들은 운동 중 갑작스러운 실신이나 의식 소실은 심장 질환의 경고 신호일 수 있는 만큼 반드시 원인 평가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한다.한편, 덴마크는 북중미 월드컵 본선 진출에 실패했다. 이 경기는 이번 월드컵과 무관한 두 국가간 평가전이었다.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무릎 연골이 닳아 걷기조차 힘들다. 계단은 물론 집안 이동도 버겁다. 의사는 인공관절 수술을 권하지만 선뜻 결정하기 어렵다. 수술을 받으면 통증은 줄고 활동성은 좋아질 수 있지만, 나이가 들수록 수술 자체가 몸에 큰 부담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실제로 많은 고령자가 무릎 인공관절 치환술이나 고관절 치환술 같은 정형외과 수술을 앞두고 비슷한 고민을 한다. “통증은 해결하고 싶지만 수술 후 더 쇠약해지지는 않을까?”라는 걱정이다.그런데 여기에 한 가지 고민거리가 더 추가됐다. 수술 후 신체 회복뿐 아니라 ‘뇌 건강’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최신 연구 결과가 나온 것이다.미국 하버드 의대와 브라운 의대 연구진이 70세 이상 고령자 560명을 최대 6년간 추적한 결과, 주요 수술을 받은 환자의 약 15%는 수술 후 인지 기능이 다른 참가자들보다 더 빠르게 저하되는 ‘심각한 인지 저하 궤적’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반면 59%는 노화 과정에서 흔히 나타날 수 있는 경미한 수준의 인지 기능 저하를 보였고, 26%는 인지 저하가 거의 없는 비교적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했다.연구 결과는 에 게재됐다.고관절·무릎 수술 고민하는 고령자에게 더 현실적인 연구이번 연구가 주목받는 이유는 응급 수술이 아닌 선택적 비심장성 수술을 받은 사람들만 대상으로 했으며, 그 중 상당수가 현실에서 흔히 접하는 정형외과 수술 환자였기 때문이다. 전체 참가자의 81%가 고관절 치환술, 무릎 인공관절 치환술 같은 정형외과 수술을 받았다. 고령층에서 매우 흔하게 시행되는 수술들이다.나머지 13%는 위장관 수술, 6%는 혈관 수술을 받았다.연구진은 수술 전 치매가 없는 70세 이상 환자들을 대상으로 기억력·주의력·집행 기능 등을 평가하는 신경심리검사를 실시한 뒤 수술 후 6년 동안 정기적으로 추적했다.그 결과 환자들은 크게 세 그룹으로 나뉘었다.참가자 중 26%는 6년간 인지 기능이 거의 유지됐다. 59%는 일반적인 고령자에게서 관찰되는 수준의 완만 감소를 보였다.반면 15%는 수술 후 기억력과 사고력 검사 점수가 다른 참가자들보다 더 빠르게 감소하는 양상을 보였고, 이러한 저하가 수년간 지속됐다. 연구진은 이를 ‘심각한 인지 저하 궤적’으로 분류했다.가장 위험한 신호는 ‘수술 후 섬망’심각한 인지 기능 저하를 겪은 사람들의 가장 강력한 위험 인자는 수술 후 섬망(delirium)이었다.섬망은 수술 후 갑자기 정신이 혼란스러워지는 상태를 말한다. 시간과 장소를 헷갈리거나, 가족을 알아보지 못하거나, 횡설수설하거나, 낮과 밤이 뒤바뀌는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예를 들어 병실에서 갑자기 집에 가겠다고 고집을 부리거나, 이미 세상을 떠난 가족을 찾거나, 밤새 잠을 자지 못하고 불안해하는 모습이 나타나기도 한다.고령 환자 보호자들이 흔히 “수술하고 나서 갑자기 사람이 이상해졌다”고 표현하는 상태와 비슷하다.이번 연구에서는 수술 후 섬망을 경험한 환자가 그렇지 않은 환자보다 장기적인 심각한 인지 저하를 겪을 위험이 2배 이상 높았다.연구진은 수술 후 섬망이 향후 수년간 이어질 수 있는 인지 기능 저하를 예측하는 가장 강력한 신호라고 설명했다.나이 많고 수술 전 기억력 저하 심할수록 위험나이도 중요한 변수였다.연령이 1세 증가할 때마다 심각한 인지 저하 위험은 약 6%씩 증가했다.수술 전 인지 기능 검사 점수가 낮은 사람도 위험이 높았다.즉 평소 건망증이 심하거나, 경도 인지장애가 의심되는 사람은 수술 전 의료진과 충분한 상담이 필요하다는 의미다.경도 인지장애는 정상 노화와 치매의 중간 단계로, 기억력이나 판단력이 또래보다 떨어지지만 일상생활은 가능한 상태를 말한다. 향후 치매로 진행할 위험이 일반인보다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그렇다고 수술을 피해야 할까?고관절이나 무릎 관절 질환을 방치하면 걷기 능력이 급격히 떨어지고 낙상과 골절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 활동량 감소는 근육 감소와 우울증, 사회적 고립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오히려 적절한 시기에 수술을 받아 통증을 줄이고 활동성을 회복하는 것이 건강은 물론 전반적인 삶의 질 향상에 도움이 되는 경우도 많다.특히 무릎이나 고관절 통증으로 활동이 크게 제한된 고령자에게는 수술이 신체 활동량을 늘리고 독립적인 생활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따라서 이번 연구는 수술을 피하라는 메시지가 아니라, 수술 전 인지 건강 상태를 평가하고 수술 후 섬망 예방에 더욱 신경 써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하는 것이 적절하다.중요한 것은 ‘수술을 받을 것인가 말 것인가’보다 ‘어떤 환자가 위험한지 미리 파악하고 대비하는 것’이다.이번 연구 결과를 “수술을 받으면 치매가 온다”는 의미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 다만 나이가 많거나 인지 기능이 다소 떨어진 상태라면 수술 후 섬망과 장기적인 인지 저하 위험까지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즉 이번 연구는 어떤 고령자가 특히 위험한지 보여줌으로써 수술 전 상담과 위험 평가가 도움이 될 수 있으며, 특히 수술 후 섬망 예방이 장기적인 뇌 건강 보호의 중요한 표적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특히 섬망은 예방 가능한 경우가 적지 않다고 알려져 있다.전문가들에 따르면 수술 후 안경과 보청기 착용이 도움이 될 수 있다. 시력과 청력이 떨어지면 병실 환경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해 혼란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낮에는 햇빛을 보며 활동하게 하고, 밤에는 충분히 잠을 자도록 하는 것만으로도 위험을 줄일 수 있다. 가족이 자주 대화를 나누고 날짜와 장소를 반복적으로 알려주는 것도 도움이 된다.연구진은 고령자가 무릎이나 고관절 수술을 앞두고 있다면 통증 개선 효과뿐 아니라 수술 후 인지 건강 관리 계획까지 함께 의료진과 상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관련 논문 주소: 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차가운 아이스크림이나 빙수, 음료를 급하게 먹다가 갑자기 이마가 깨질 듯 아파 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얼마 안 가 사라지지만 꽤 강력하다. 이 통증을 ‘아이스크림 두통(ice cream headache)’ 혹은 ‘뇌 동결(brain freeze)’이라고 부른다. 아이스크림 두통의 원인은 입천장이나 목 뒤쪽이 갑자기 차가워지면서 혈관이 급격히 수축한 뒤 다시 확장되는 과정이 주요 원인으로 추정된다.이 과정에서 혈관 주변 통증 신호가 얼굴과 이마 감각을 담당하는 삼차신경을 자극해 실제로는 입안이 차가워졌는데도 머리 깊숙이 통증이 느껴진다는 것이다.미국 버지니아공대 카릴리언 의대의 신경과 전문의 크리스토퍼 라우(Kristofer Rau) 교수에 따르면, 차가운 자극은 입천장 주변 혈관을 빠르게 수축한다. 뇌의 중요한 역할 중 하나는 몸의 특정 부위 온도를 일정하게 유지하는 것이다. 특히 머리는 매우 중요한 부위이기 때문에 머리 안쪽에서 차가운 자극이 느껴지면 몸은 그 부위를 다시 따뜻하게 만들려고 반응한다. 이를 위해 입천장 혈관으로 따뜻한 혈액을 빠르게 보내 혈류를 증가시키는데, 이 과정에서 혈관이 갑자기 확장된다. 문제는 신경세포가 이 급격한 혈관 확장을 감지하고, 뇌가 이를 ‘통증’으로 해석한다는 점이다. 흥미로운 점은 실제 자극은 입천장에서 시작되는데, 통증은 주로 이마와 얼굴 위쪽에서 느껴진다는 것이다.존스 홉킨스 의대 이비인후·두경부외과 보이텍 미들라즈 교수에 따르면 이 현상에는 삼차신경이 관여한다. 삼차신경은 얼굴과 머리 곳곳으로 나뭇가지처럼 퍼져 있는데, 주요 가지 중 하나가 이마까지 뻗어있다.그는 아이스크림 두통이 연관통의 한 예라고 설명했다. 연관통은 실제 변화가 일어난 부위와 다른 곳에서 통증을 느끼는 현상이다.즉 입천장 부위의 혈관과 신경이 갑자기 자극을 받지만, 실제 통증은 머리 위쪽이나 이마에서 느껴진다는 것이다.아이스크림 두통을 특별히 잘 느끼는 사람도 있다. 연구에 따르면 편두통 환자가 이를 경험할 가능성이 높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평소 편두통이 있는 사람은 삼차신경이 더 예민하기 때문에 아이스크림 두통에도 더 취약할 수 있다. 아이스크림 두통은 대개 편두통보다 훨씬 짧고 날카로운 통증으로 나타나지만, 둘 다 이마 부위에서 욱신거리는 통증을 일으킬 수 있다. 실제로 아이스크림 두통은 수십 년 동안 편두통 연구에서 실험 모델로 활용돼 왔다. 차가운 자극으로 짧은 시간 안에 삼차신경을 활성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신경과 전문의인 안양윌스기념병원 뇌신경 센터 구경모 원장은 동아닷컴에 “아이스크림 두통과 편두통은 병태생리학적으로 유사한 기전이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두 질환 사이의 연관성은 비교적 높은 편”이라며 “실제로 편두통 병력이 있는 사람은 편두통 병력이 없는 사람보다 아이스크림 두통을 경험할 가능성이 약 2~3배 높다고 보고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다만 아이스크림 두통이 자주 나타난다고 해서 모두 편두통 환자인 것은 아니다.구 원장은 “두통의 양상, 지속 시간, 유발 요인, 동반 증상 등을 종합적으로 확인해야 한다”며 “예를 들어 한쪽 머리가 욱신거리거나, 빛과 소리에 예민해지거나, 메스꺼움이 동반되거나, 두통이 수 시간 이상 지속되며 일상생활에 영향을 준다면 편두통 가능성을 고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반면 같은 음식을 먹어도 멀쩡한 사람도 있다. 전문가들은 삼차신경의 민감도와 혈관 반응 정도의 개인차가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다행히 통증은 대부분 오래 지속되지 않는다. 보통 30~60초 안에 사라진다.일반적으로 건강에 해를 끼치지도 않는다.라우 교수는 버지니아텍 뉴스를 통해 “통증 자체는 매우 불쾌하지만, 이는 몸을 보호하기 위한 뇌의 자연스러운 반응”이라며 “실제로는 잠깐의 차가운 자극이 몸에 손상을 주지는 않는다”고 말했다.통증을 완화하는 방법도 있다.만약 아이스크림 두통이 생겼다면 혀를 입천장에 대어 따뜻하게 하거나 온기가 있 음료를 마시면 도움이 된다.전문가들이 공통적으로 조언하는 예방법도 있다.차가운 음식이나 음료를 조금씩 천천히 먹고 마시면 몸이 적응할 시간을 벌 수 있어 아이스크림 두통 발생 위험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하나 더. 아이스크림 두통처럼 느껴지지만 병원 진료가 필요한 증상도 있다.구 원장은 “차가운 자극이 사라진 뒤에도 심한 두통이 계속되거나, 편마비·구음장애·심한 어지럼증 같은 신경학적 증상이 동반되거나, 50세 이후 처음 경험하는 두통이라면 단순한 아이스크림 두통으로 넘기지 말고 신경과 진료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아침에 씨리얼 한 그릇, 점심은 햄버거와 콜라, 저녁엔 냉동 피자에 아이스크림 디저트. 바쁜 직장인이나 혼자 사는 사람이 한 번쯤 선택해 봤을 법한 식단이다. 편하고 맛있지만 이런 초가공식품 중심 식사가 장기적으로 뇌 건강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콜라·스포츠음료 같은 가당 음료, 햄·소시지 같은 가공육, 라면·과자류 등 초가공식품을 가장 많이 섭취한 사람은 가장 적게 섭취한 사람보다 치매 위험이 58%, 경도 인지장애 위험은 46%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반면 과일·채소·통곡물 등 최소 가공 식품을 주로 먹은 사람들은 치매 위험이 41% 낮은 것으로 관찰됐다.초가공식품은 단순히 많이 가공한 식품이 아니라, 유화제·향미증진제·인공감미료·고과당 옥수수 시럽 등 가정집 주방에서는 보기 어려운 첨가물이 들어 있는 식품을 의미한다.연구 결과는 3일(현지 시각)에 게재됐다.미국 하버드대학교 T.H. 챈 공중보건대학원 연구진은 평균 연령 64.5세인 50세 이상 성인 5370명(여성 55.2%)을 평균 8.7년간 추적했다. 이 기간에 266명(5.0%)이 치매, 1191명(22.2%)이 치매가 없는 인지장애(경도 인지장애) 진단을 새롭게 받았다.분석 결과 초가공식품을 가장 많이 먹는 상위 20%는 가장 적게 먹는 하위 20%와 비교해 치매 발병 위험이 58%, 경도 인지 장애 위험이 46% 높았다.또한 초가공식품을 가장 많이 먹는 사람들은 치매 또는 경도 인지장애가 발병할 위험이 47% 높았다.참가자들은 평균적으로 섭취 열량의 42%를 초가공식품에서 얻었다. 초가공식품 섭취량의 주요 공급원은 가당 음료 31.2%, 기타 음료(가당 커피·차 음료 등) 22.2%, 유제품(초코우유·가당 요거트 등) 11.2%, 과자·디저트류 9.7%, 곡물 및 곡물가공품 6.2% 등 이었다.상위 20%는 가공육과 가당 음료, 과자류 등을 포함해 하루 약 1㎏의 초가공식품을 섭취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이는 콜라·과일주스·가당 커피류 등 음료 무게까지 포함한 수치여서 실제 음식량보다 크게 보일 수 있다. 반면 가장 적게 먹은 그룹은 5분위의 4분의 1(약 250g) 이하 수준이었다.연구진은 초가공식품을 가장 많이 먹는 사람들에게서 위험 증가가 가장 뚜렷하게 나타났으며, 일부 인지 기능 지표에서는 섭취량이 증가할수록 위험도가 높아지는 경향도 관찰됐다고 설명했다.식품 종류에 따라 위험도도 달랐다.연구진이 분석한 초가공식품 세부군 가운데 베이컨·햄·소시지 같은 가공육만이 치매 및 경도 인지장애 위험 증가와 일관된 연관성을 보였다. 가공육 섭취가 가장 많은 그룹은 가장 적은 그룹에 비해 치매 위험이 125% 증가했다. 경도 인지장애는 32%, 둘 중 어느 하나라도 발병할 위험은 38%였다.초가공식품의 반대편에 있는 최소 가공 식품은 반대 결과를 보였다.과일, 채소, 생선, 통곡물 등 거의 가공을 하지 않았거나 최소한으로 한 식품을 가장 많이 먹은 사람들은 치매 위험이 41% 감소했으며, 경도 인지장애 위험은 24% 감소했다. 치매 또는 경도 인지장애가 발생할 위험은 26% 낮았다.연구진은 초가공식품에 많이 포함된 각종 첨가물과 당분이 장내 미생물 환경을 변화시키고 산화 스트레스(oxidative stress)를 증가시키며 만성 염증을 촉진할 가능성이 있으며, 이러한 변화는 뇌세포 손상과 신경퇴행을 촉진해 인지 기능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다만 이번 연구에는 몇 가지 한계가 있다. 식습관은 참가자의 기억에 의존한 설문으로 평가해 실제 섭취량과 차이가 있을 수 있다. 또한 관찰연구의 특성상 연구진이 측정하지 못한 생활습관 요인들이 식습관과 뇌 건강 모두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도 있다. 예를 들어 기억력이 떨어지기 시작한 사람들은 요리나 장보기가 번거로워지면서 보다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가공식품이나 포장 식품을 더 많이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이다.따라서 초가공식품 섭취가 치매나 경도 인지장애를 직접 유발한다고 단정할 수는 없으며, 인과관계를 확인하기 위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연구진은 밝혔다.관련 논문 주소: 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음식 메뉴에 ‘첨가당 경고’ 표시를 하면 소비자의 당분 섭취를 줄이는 데 효과적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설탕은 비만, 당뇨병, 고혈압, 심혈관질환 등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첨가당은 과일이나 우유 같은 천연 식품에 자연적으로 들어 있는 당이 아니라 음료·디저트·가공식품 제조 과정에서 추가한 설탕이나 액상과당 등을 말한다.미국 캘리포니아대학교 데이비스 캠퍼스(UC Davis) 연구진은 2024~2025년 6주 동안 미국 전역 성인 1만 명 이상을 대상으로 온라인 실험을 진행했다.연구진은 첨가당 경고 표시가 있는 메뉴와 없는 메뉴를 제시한 뒤 참가자들의 음식 선택 변화를 비교 분석했다.그 결과 일반 음식점과 패스트푸드점 저녁 메뉴에서 숟가락과 느낌표가 들어간 삼각형 경고 아이콘과 설명 문구를 함께 본 사람들은 경고 표시가 없는 메뉴를 본 사람들보다 주문한 음식의 첨가당 함량이 평균 10.4g적었다. 또 설명 문구 없이 눈에 잘 띄는 빨간색 경고 아이콘만 표시한 경우에도 주문한 음식의 첨가당 함량이 평균 6.6g 감소했다. 연구를 이끈 UC 데이비스 제니퍼 팔비(Jennifer Falbe) 교수는 “하루 첨가당 권장 상한선이 50g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상당한 감소 폭”이라고 설명했다.그는 “만약 한 사람이 일주일에 5번 외식한다면 매주 약 50g의 첨가당, 즉 약 200칼로리에 해당하는 설탕 섭취를 줄일 수 있다”며 “1년으로 환산하면 약 2.6㎏의 첨가당을 덜 먹게 되는 셈”이라고 덧붙였다.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에 게재됐다.연구진은 일반 음식점과 패스트푸드점 메뉴를 대상으로 경고 표시가 소비자의 주문 선택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가장 효과적이었던 것은 검은색 경고 아이콘과 설명 문구를 함께 넣은 표시였다. 특히 검은색 아이콘과 ‘당분 경고(SUGAR WARNING)’ 문구를 함께 표시한 형태가 가장 효과적이었다. 경고 표시는 첨가당 함량이 높은 메뉴 옆에 부착됐다.연구진은 “아이콘만 있을 경우 소비자가 의미를 즉시 이해하지 못할 수 있지만 ‘당분 경고’ 같은 문구가 함께 있으면 경고 메시지가 명확해진다”고 설명했다.실제로 식품 포장 전면 경고 표시나 담배 경고 그림 연구에서도 ‘눈에 띔 → 주목 → 이해 → 기억 → 행동 변화’라는 과정이 행동 변화의 핵심 경로로 확인된 바 있다.현재 미국 뉴욕시에서는 1회 제공량에 첨가당 50g 이상이 들어 있는 메뉴에 경고 표시를 적용하고 있다.캘리포니아 의회 또한 일반 음식점에서 판매하는 첨가당 25g 이상 함유 음식에 ‘고당분(high sugar)’ 경고 표시를 의무화하는 법안을 검토 중이다.팔비 교수는 “레스토랑 메뉴에 눈에 잘 띄는 첨가당 경고 표시를 의무화하는 것은 소비자가 선택하는 음식의 첨가당 함량을 줄이고 공중보건을 개선할 수 있는 유망한 정책 수단”이라고 말했다.관련 논문 주소: 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골관절염은 연골이 점차 손상되고 소실되면서 진행하는 대표적인 퇴행성 관절 질환이다. 연골을 재생하거나 손실을 뚜렷하게 늦추는 효과가 입증된 승인 약물은 아직 없다. 현재 사용하는 스테로이드 주사는 통증을 일시적으로 완화할 수는 있지만 관절 자체가 망가지는 진행을 막지는 못한다.그런데 간질 치료에 이용하던 약물이 통증을 줄이는 동시에 손상된 연골을 회복하는 효과를 보였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미국 예일대학교 의과대학 연구진은 국제 학술지 에 발표한 논문에서 간질 치료제 라코사미드(lacosamide)가 전임상 실험에서 골관절염의 통증을 줄이는 동시에 연골 손상을 회복시키는 효과를 보였다고 밝혔다. 특히 자체 제작한 특수 하이드로겔을 사용해 약물을 관절 안에 직접 전달했을 때 효과가 더욱 뛰어났다고 덧붙였다.골관절염은 흔히 ‘관절이 닳아서’ 생기는 병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실제로는 훨씬 복잡한 생물학적 과정이 관여한다.관절 속 연골세포(chondrocyte·콘드로사이트)는 새로운 연골을 만들고 오래된 조직을 분해하는 일을 끊임없이 반복하며 균형을 유지한다.그러나 골관절염이 생기면 이 균형이 무너진다. 연골 ‘파괴’ 작용이 우세해지면서 연골 손실이 가속화하고, 결국 뼈와 뼈가 직접 마찰하게 된다. 심해지면 인공관절 치환술이 필요할 수 있다.연구진은 세포가 전기 신호를 전달하도록 돕는 ‘Nav1.7’이라는 단백질이 정상 관절에서는 비교적 조용히 작동하지만 골관절염 관절에서는 과도하게 활성화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Nav1.7의 과활성화는 단순히 통증 신호를 증가시키는 데 그치지 않고, 연골세포가 스스로 연골을 파괴하도록 유도하는 역할도 한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연구 책임자인 정형외과·재활의학과 추안쥐 류(Chuan-Ju Liu) 교수는 “Nav1.7이 제대로 조절되지 않으면 통증과 관절 퇴행이 동시에 진행된다”며 “이 단백질 하나만 차단해도 통증을 줄이고 연골세포가 스스로 복구하도록 유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연구진은 간질 치료제로 승인된 라코사미드를 인간 연골 조직(무릎 인공관절 수술 과정에서 확보한 조직)과 쥐에게 투여했다.실험 결과 적정 농도의 라코사미드는 연골 생성 단백질 생성을 촉진하고 연골 분해를 억제했다. 연구진에 따르면 매우 낮은 농도에서 강한 효과를 보였으며 안전성도 상대적으로 우수했다. 용량이 지나치게 많거나 적으면 효과가 감소했다.라코사미드가 조직 재생을 돕는 ‘HSP70’과 염증 및 조직 손상을 억제하는 ‘미드카인(midkine)’이라는 두 가지 신호 단백질 분비를 늘린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두 단백질은 관절 내 환경 자체를 연골 회복에 유리한 상태로 바꾸는 데 기여한다.문제는 관절 내부에 주입한 약물이 빠르면 몇 시간 안에 빠져나간다는 것이다.연구진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제2형 콜라겐(Type II collagen) 기반 하이드로겔을 개발했다. 2형 콜라겐은 연골에서 ‘철근’ 역할을 하는 단백질로, 연골의 탄력과 충격 흡수 능력 유지에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골관절염이 진행되면 이 단백질이 점차 파괴되면서 연골 손상이 심해진다.라코사미드를 품은 하이드로겔은 주사기 안에서는 액체 상태지만 체온에 닿으면 젤처럼 굳는다. 그 결과 약물이 관절 안에 머무르며 수주에 걸쳐 천천히 방출된다.동물실험에서는 4주에 한 번 주사하는 라코사미드 하이드로겔이 매일 먹는 경구약보다 연골 보호 효과가 더 뛰어났다.이번 결과는 전임상 단계에서 얻었다.하지만 연구진은 해당 약물이 Nav1.7 유전자 이상으로 발생하는 신경통 환자에서 통증 완화 효과가 이미 입증돼 있어 실제 골관절염 환자에서도 효과가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기대하고 있다.또한 라코사미드가 이미 간질 치료제로 승인된 약물이기 때문에 새롭게 개발한 신약보다 임상시험 허가 과정이 훨씬 빠를 것으로 보고 있다.연구진은 사람에게서도 실제 연골 보호 및 회복 효과가 나타나는지, 장기간 안전한지 확인하기 위한 임상시험을 계획하고 있다.만약 사람 대상 임상시험에서도 효과가 확인된다면, 골관절염 진행을 늦추고 인공관절 치환술이 필요한 시점을 늦추는 데 도움이 될 가능성이 있다.관련 논문 주소: 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일주일에 90분에서 2시간 정도 근력운동(웨이트트레이닝)을 하면 조기 사망 위험을 의미 있는 수준까지 낮출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걷기나 달리기 같은 유산소 운동과 병행할 경우 건강 효과가 더욱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세계보건기구(WHO)를 비롯해 주요 보건 기관들은 주당 150분 이상의 중등도 또는 75분 이상의 고강도 유산소 운동과 함께 주 2회 이상의 근력운동을 권고한다.걷기나 달리기, 자전거 타기, 수영 같은 유산소 운동은 심장병과 뇌졸중, 제2형 당뇨병 위험을 낮추고 스트레스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는 사실이 이미 잘 알려졌다.반면 근력 운동이 조기 사망 위험 감소에 어떤 역할을 하는지는 상대적으로 덜 명확하다. 에 논문을 발표한 미국 하버드대학교 T.H. 챈 공중보건대학원 연구진은 14만7374명의 참가자(남성 3만1540명, 여성 11만5834명)를 최장 30년간 추적 관찰한 3개의 대규모 코호트 연구를 종합 분석했다.참가자 중 3만5798명이 사망했다. 연구진은 유산소 운동의 영향을 통계적으로 보정한 뒤에도 근력운동 자체가 전체 사망(all-cause mortality)과 원인별 사망 위험 감소에 독립적으로 관련되는지를 분석했다.그 결과 매주 90분에서 2시간 정도 꾸준히 근력운동을 한 사람들은 모든 원인에 의한 조기 사망 위험이 13%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또 심근경색이나 뇌졸중 같은 심혈관질환으로 인한 조기 사망 위험은 19% 낮았으며, 치매를 포함한 신경계 질환으로 인한 조기 사망 위험은 27% 낮았다.연구진은 충분한 유산소 운동(하루 1~1.5시간 정도의 빠른 걷기 또는 주 4~5시간의 조깅 수준)과 함께 주 60~119분의 근력운동을 실시한 사람들에게서 조기 사망 위험이 가장 낮게 관찰됐다고 밝혔다.특히 이 수준의 유산소 운동과 근력운동을 병행한 사람들은 유산소 운동이 부족(빠른 걷기 주 2시간 정도에 해당하는 최소 권장 신체 활동량에 못 미치는 경우)하고 근력운동을 전혀 하지 않은 사람보다 모든 원인에 의한 조기 사망 위험이 45%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다만 근력운동을 주당 2시간 이상 한다고 해서 추가적인 건강상 이점이 더 커지지는 않았다.즉 근력운동은 무조건 많이 하기보다 적정량을 꾸준히 하는 것이 중요하며, 유산소 운동과 병행할 때 가장 큰 건강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의미다.유산소 운동의 이점은 이번 연구에서도 확인됐다.근력운동 여부와 상관없이 유산소 운동량이 ‘빠른 걷기 주 11시간 안팎’ 또는 ‘조깅 주 5시간 이상’ 수준인 사람들은 모든 원인에 의한 조기 사망 위험이 42~47% 낮았다.연구진은 유산소 운동만으로도 상당한 조기 사망 위험 감소 효과가 나타났지만, 근력운동을 함께 할 경우 조기 사망 위험이 추가로 낮아지는 경향이 관찰됐다고 설명했다.이번 연구는 유산소 운동과 근력운동을 경쟁 관계로 볼 것이 아니라 서로 보완적인 운동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점을 보여준다. 유산소 운동이 조기 사망 위험 감소에 더 큰 영향을 미치지만, 근력운동 역시 독립적인 이점을 제공했고 두 운동을 함께 실천한 사람들에게서 가장 낮은 조기 사망 위험이 관찰됐기 때문이다. 관련 논문 주소: 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소주 1~2잔, 맥주 반 캔 정도의 음주라도 주요 암과 만성 간 질환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대규모 분석 결과가 나왔다. 반면 일부 심혈관 질환과 대사 질환, 신경계 질환에서는 ‘소량’ 음주가 위험 감소와 연관된다는 관찰연구 결과도 확인됐다.국제 학술지 에 게재된 이번 연구는 2023년까지 발표된 환자·대조군 연구와 코호트 연구 843편을 메타 분석했다. 미국 워싱턴대학교 보건계량평가연구소(IHME) 연구진은 서로 다른 연구 결과 사이의 차이를 반영하면서 가장 신중한 위험 추정치를 제시하는 ‘부담 근거(Burden of Proof·BoP)’ 분석 프레임워크를 적용했다.연구진은 각 질환과 음주의 연관성을 근거 강도에 따라 0~5개의 별점으로 평가했다.분석 결과 암과의 연관성이 가장 일관되게 나타났다. 조사한 10가지 암 모두에서 음주량이 늘수록 위험이 증가하는 경향이 확인됐다. 특히 하루 1잔 미만, 즉 순수 알코올 10g 이하 수준의 음주에서도 간암, 구강암, 대장암, 식도암, 인두암, 유방암, 전립선암, 췌장암, 후두암과의 연관성이 나타났다. 다만 소량 음주와 위암 위험의 연관성은 추가 근거가 더 필요하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순수 알코올 10g은 대략 맥주(5%) 250㎖, 소주(16%) 80㎖, 와인(13%) 100㎖ 정도에 해당한다. 맥주 반 캔, 소주 1.6잔, 와인 반 잔 정도다.인두암은 음주량이 늘어날수록 위험이 크게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위험 증가 폭은 최소 105%에 달했다. 후두암과 대장암, 구강암 역시 최소 22~49% 위험 증가와 관련된 것으로 나타났다.또한 음주는 간경변과 만성 간질환 위험을 최소 40%, 췌장염 위험을 최소 22% 높이는 것으로 분석됐다.반면 심혈관·대사·신경계 질환에서는 보다 복잡한 양상이 나타났다. 일부 질환에서는 음주량과 위험 사이가 이른바 J자형, 또는 U자형 관계를 보였다. 즉 전혀 마시지 않는 사람보다 소량~중등도 음주자에서 위험이 낮게 나타나는 경우가 있었지만, 음주량이 많아질수록 다시 위험이 증가했다는 뜻이다.이는 일부 관찰연구에서 제기돼 온 ‘소량 음주의 심혈관계 보호 가능성’과 유사한 방향의 결과다. 또한 제2형 당뇨병과 알츠하이머병을 포함한 치매에서는 소량~중등도 음주가 각각 최소 4.5%, 6.4% 위험 감소와 연관됐다.허혈성 심장질환과 허혈성 뇌졸중, 출혈성 뇌졸중에서도 소량 음주에서 위험 감소 가능성이 관찰됐지만 결과 일관성이 크지 않았다. 반면 음주량이 많아질수록 위험 증가 경향이 뚜렷했다.심방세동과 심방조동 역시 음주량 증가와 함께 위험이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으며, 최소 6%의 위험 증가와 연관됐다.연구진은 음주 결과의 차이는 연령과 성별, 음주 패턴, 사회경제적 수준, 생활습관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심혈관질환 부담이 큰 고령층에서는 소량~중등도 음주가 일부 심혈관계 이점과 연관될 가능성이 있는 반면 젊은 층은 상대적으로 심혈관질환과 치매 위험이 낮기 때문에 술을 마시지 않는 편이 더 바람직할 수 있다는 것이다.다만 연구진은 일부 질환에서 나타난 이런 결과를 “적당한 음주는 건강에 좋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소량~중등도 음주와 일부 질환 위험 감소의 연관성은 관찰연구 기반이며 불확실성이 존재하는 반면, 암 위험 증가는 매우 낮은 수준의 음주에서도 일관되게 나타났기 때문이다.교신 저자인 에마누엘라 가키두(Emmanuela Gakidou) 교수는 “암에서는 아주 적은 음주에서도 위험 증가가 일관되게 나타났으며 음주량이 증가할수록 위험이 높아지는 경향도 뚜렷했다”며 “일부 심혈관질환과 치매에서는 소량 음주가 낮은 위험과 연관됐지만, 음주량이 많아질수록 이런 경향이 약해지거나 반대로 바뀌었다”고 설명했다.그는 이어 “일부 질환에서의 이같은 결과는 음주를 권장하는 근거가 아니라, 질환별로 근거가 강한 부분과 약한 부분, 서로 엇갈리는 부분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연구진은 특히 유방암과 대장암처럼 일반인들이 술과의 연관성을 잘 인식하지 못하는 암에 대해서는 보다 적극적인 경고와 공중보건 메시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관련 논문 주소: 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국물의 민족’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한국 사람들은 유독 따끈한 국물 요리를 즐긴다. 그런데 뜨거운 국물만 먹으면 콧물이 줄줄 흐르는 사람이 있다. 매운 음식을 먹을 때도 비슷한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특히 회식이나 소개팅 같은 자리에서 이런 증상이 생기면 여간 신경 쓰일 일이 아니다.이처럼 특정 음식을 먹을 때 콧물이 새는 증상을 ‘미각성 비염’이라고 한다. 2022년 국제 학술지 ‘Allergy’에 게재된 연구에 따르면 일반 인구의 약 40%가 만성 비염을 경험하며, 이 가운데 약 65%는 알레르기와 관계없는 비알레르기성 비염으로 분류된다. 미각성 비염은 꽃가루나 집먼지진드기 같은 알레르기 반응과는 다른 비알레르기성 비염의 한 종류다.이 연구에 따르면 미각성 비염은 비알레르기성 비염 환자의 약 4%를 차지한다. 미각성 비염은 맵거나 뜨거운 음식을 먹을 때 흔하다. 실제로 미각성 비염 환자들은 뜨거운 국밥이나 라면, 짬뽕 같은 음식을 먹을 때 갑자기 휴지를 찾게 되는 경우가 많다.하지만 콧물을 유발하는 핵심은 음식 종류보다 코 신경 자극 강도다.고려대 안산병원 이비인후·두경부외과 김동혁 교수는 동아닷컴에 “미각성 비염은 코 점막의 감각신경이 과민해진 상태로, 뜨겁거나 매운 음식 자극에 코 혈관과 분비샘이 과도하게 반응해 콧물이 나는 질환”이라며 “음식의 맵기나 온도 자체보다 코 신경을 얼마나 강하게 자극하느냐가 더 중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즉 맵지 않더라도 뜨거운 음식은 증상을 유발할 수 있고, 반대로 차갑거나 미지근한 음식이라도 향신료 자극이 강하면 콧물이 날 수 있다는 것이다.미각성 비염이 생기는 주된 이유는 부교감신경의 과활성화다. 음식을 보거나 냄새를 맡으면 부교감신경이 활성화돼 침이 나온다. 부교감 신경은 우리 의지와 상관없이 자동으로 작동하는 자율신경이다. 정상인은 이 반응이 침샘에서 적절히 조절된다. 그러나 미각성 비염 환자는 침샘과 연결된 코 점막의 분비샘까지 과도하게 자극된다. 김 교수는 “결과적으로 음식을 먹는 순간 침이 고임과 동시에 코 분비샘도 과도하게 반응해 맑은 콧물이 쏟아진다”며 “코막힘이나 재채기, 가려움 없이 콧물만 나오는 경우가 많은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라고 말했다.연구에 따르면 미각성 비염은 20~60세에 흔히 나타날 수 있지만 나이가 들면서 더 쉽게 겪을 수 있다. 노인성 비염과 구분이 쉽지 않고, 두 질환이 함께 나타나는 경우도 많다. 그럼에도 차이를 꼽자면 미각성 비염은 식사가 끝나면 멈추지만, 노인성 비염은 특별한 유발 요인 없이 하루 종일 맑은 콧물이 흐른다.미각성 비염의 가장 효과적인 관리법은 증상을 유발하는 인자를 파악해 가능한 한 피하는 것이다. 다만 모든 유발 인자를 피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약물 치료를 병행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김 교수는 코막힘, 콧물, 재채기가 복합적으로 나타난다면 스테로이드나 항히스타민 비강 스프레이를 같이 쓰면 증상 억제에 도움이 될 수 있으며, 특히 음식 섭취 후 맑은 콧물이 주증상인 미각성 비염에는 코 분비샘 과반응을 직접 억제하는 항콜린 스프레이가 비교적 효과적인 치료로 알려져 있다고 설명했다.미각성 비염은 위험한 질환은 아니지만, 생활 속에서 유발 요인을 줄이고 필요할 경우 약물 치료를 병행하는 접근이 중요하다.비염 억제 보조 수단으로 잘 알려진 생리식염수 세척이 미각성 비염에 효과가 있다는 직접적인 임상적 근거는 뚜렷하지 않다. 생리식염수 세척은 코 안의 점액과 자극 물질을 씻어내 비염 증상 완화에 보조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다. 다만 미각성 비염 자체에 대한 직접적인 효과는 아직 충분히 입증되지 않았다. 김 교수는 콧물이 주된 증상일 경우 항콜린성 비강 스프레이가 더 직접적인 치료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중요한 회식이나 소개팅, 상견례 같은 자리에서 연신 휴지로 콧물을 닦아내야 한다면 특히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다. 예방법은 없을까.김 교수는 “식사 30분~1시간 전 항콜린성 스프레이를 미리 사용하는 것이 현재 가장 효과적인 예방법”이라며 “음식 선택에서는 뜨겁거나 맵고 자극적인 음식을 피하고, 조금 식은 후 천천히 먹으면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 증상은 의지의 문제가 아니라 신경 과민이 원인이다. 동반 증상이 없다면 크게 걱정할 일은 아니다.다만 한 쪽 코에서만 콧물이 나오거나 막히는 경우, 특히 과거에 외상이나 수술 병력이 있다면 종양이나 뇌척수액 누출 가능성이 있어 반드시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한다고 김 교수는 강조했다. 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불면증이 50세 미만 젊은 층에서 증가하는 조기 발병 암 위험과 관련될 수 있다는 대규모 연구 결과가 나왔다. 연구 결과는 미국임상종양학회(ASCO) 연례 학술대회에서 발표됐다. 아직 정식 논문으로 출판되기 전 예비 연구 단계다.최근 세계적으로 50세 미만에서 발생하는 조기 발병 암이 빠르게 늘고 있다. 1990년 약 182만 건이던 조기 발병 암은 2019년 326만 건으로 약 80% 증가했다. 같은 기간 40대 이하 암 사망자 수도 27% 늘었다.유전, 초가공식품 위주의 식습관, 비만, 운동 부족 등 여러 원인이 의심되지만 아직 정확한 이유는 밝혀지지 않았다.영국 일간 가디언과 데일리 익스프레스에 따르면 미국 텍사스주 옥스너 MD앤더슨 암센터(Ochsner MD Anderson Cancer Center)와 제퍼슨 헬스 뉴저지(Jefferson Health New Jersey) 연구진은 18~50세 성인 약 1880만 명의 의료 데이터를 분석했다. 이 가운데 약 41만3000명은 불면증 진단을 받은 사람들이었다.연구진은 불면증과 조기 발병 암의 연관성을 분석했다. 그 결과 불면증 진단을 받은 사람은 조기 발병 대장암과 유방암, 자궁암, 난소암 위험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특히 불면증 진단을 받은 50세 미만 성인은 유방암 발생 위험이 5년 내 최대 3배까지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궁암 위험은 약 2배, 대장암 위험도 약 2배 가까이 높았으며, 난소암 위험도 57% 증가했다.연구진은 “불면증은 조기 발병 암 위험에서 임상적으로 의미 있는 조절 가능한 위험 요인이 될 가능성이 있다”며 추가 연구 필요성을 강조했다.다만 전문가들은 이번 결과를 지나치게 단정적으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는 연관성을 보여준 것일 뿐, 불면증이 암을 직접 유발한다는 의미는 아니라는 것이다.영국 브리스톨의 ‘베터 슬립 클리닉(Better Sleep Clinic)’ 디렉터인 데이비드 갈리(David Garley) 박사는 “불면증으로 인한 수면 부족 자체가 신체에 여러 생리적 변화를 일으킬 가능성이 있지만, 생활습관 요인이 함께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도 크다”고 설명했다.실제로 수면 부족 상태에서는 음주와 흡연이 늘고 운동량은 줄어들며 비만 위험도 커지는 경향이 있다. 이런 요인들이 암 위험 증가와 연결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또 수면은 면역 체계를 회복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연구진은 장기간 불면증과 수면 부족이 면역 기능과 염증 반응에 영향을 미쳐 일부 암 위험 증가와 관련될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반대로 아직 진단되지 않은 암이 수면 패턴 변화를 먼저 일으켜 불면증을 겪을 가능성도 제시됐다. 전문가들은 특히 불면증 환자들이 이번 연구 결과만 보고 과도한 불안에 빠지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갈리 박사는 “불면증은 불안과 매우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며 “잠을 못 자면 암에 걸릴 수 있다는 식의 공포를 지나치게 강조하면 오히려 수면 문제가 더 악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현재까지 과학적으로 입증된 암 위험을 줄이는 가장 확실한 방법으로는 금연과 절주(더 엄격히는 금주), 적정 체중 유지, 규칙적인 운동 등이 꼽힌다.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나이가 들수록 부모나 주변 어르신의 근력이 점점 약해지는 모습을 보는 것은 흔한 일이다. 하지만 근력은 노년기에 더욱 중요해진다. 근력이 유지돼야 걷기와 계단 오르기, 물건 들기 같은 기본적인 일상 기능을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노년기 근력 유지에 가장 필요한 두 가지는 단백질 섭취와 근력 운동이다. 그렇다면 둘 중 어느 것이 더 중요할까. 정답은 “둘 다”였다.최근 발표된 대규모 연구 분석 결과에 따르면 단백질 섭취와 근력 운동을 함께할 때 노년기 근육과 근력 감소를 가장 효과적으로 늦출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에 게재됐다.연구진은 수십 년 동안 진행된 무작위 대조 임상시험들을 종합 분석했다. 연구 대상은 지역 사회 거주 노인과 허약 노인, 근감소증 환자, 입원 환자 등 다양한 고령층이었다.근감소증은 나이가 들며 근육과 근력이 점점 줄어드는 현상이다. 이는 단순히 “기운이 없다” 수준에서 끝나지 않는다. 근육이 줄면 걷는 속도가 느려지고, 계단 오르기가 힘들어지며, 낙상과 골절 위험도 커진다. 심하면 혼자 장을 보거나 화장실을 이용하는 기본적인 생활조차 어려워질 수 있다.연구진은 유청 단백질과 류신(leucine), 크레아틴(creatine), 우유·유제품, 복합 영양 보충제 등 다양한 단백질 공급원을 비교했다.분석 결과 근력 운동과 충분한 단백질 섭취를 함께 했을 때 근육량과 악력, 보행 속도, 전반적인 신체 기능 개선 효과가 가장 뚜렷했다.반면 단백질 보충만 하거나 운동만 한 경우에는 두 가지를 병행했을 때보다 효과가 상대적으로 제한적이었다.특히 근력 운동과 함께 유청 단백질을 섭취했을 때 근육량과 보행 속도 개선 효과가 가장 뚜렷하게 나타났다.유청 단백질은 우유에서 치즈를 만들 때 남는 액체 성분에서 추출한 단백질이다. 흡수가 빠르고 근육 생성에 중요한 아미노산인 류신 함량이 높아 운동 후 근육 회복과 근육 유지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연구진은 노년기 근육 감소가 심해지는 주요 원인 중 하나로 ‘동화 저항성’ 현상을 꼽았다. 나이가 들수록 근육이 단백질 섭취에 덜 민감하게 반응해 젊을 때와 같은 양의 단백질을 먹어도 근육 합성이 충분히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이다.하지만 근력 운동은 나이가 들며 둔감해진 근육 반응을 다시 깨우는 역할을 한다. 운동을 하면 근육이 단백질을 더 효과적으로 활용하게 된다는 것이다.연구진은 밴드 운동이나 웨이트트레이닝 같은 근력 운동을 주 2~3회 꾸준히 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스쿼트와 런지, 의자에서 일어나 앉기, 계단 오르기 같은 하체 중심 운동은 노년기 이동 능력 유지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연구진은 단백질 공급원 가운데에서도 류신 함량이 높은 단백질 식품이 도움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류신은 근육 생성 신호를 활성화하는 데 중요한 핵심 아미노산이다.대표적인 류신 공급원으로는 유청 단백질과 달걀, 닭고기, 생선, 그릭요거트, 코티지치즈 등이 꼽혔다. 콩류 같은 식물성 단백질도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일반적으로는 동물성 단백질보다 류신 함량이 낮은 편이라고 연구진은 설명했다.예를 들어 아침에는 달걀이나 우유, 점심에는 생선이나 두부 반찬, 저녁에는 살코기와 콩류를 포함하는 식으로 매 끼니 단백질을 의식적으로 챙기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또 단백질 섭취량이 많고 운동 기간이 길수록 효과가 더 컸으며, 남성과 비교적 젊은 노년층에서 개선 폭이 더 크게 나타났다.다만 연구진은 단백질 보충제를 무조건 많이 먹는다고 근력이 유지되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만성 질환과 신장 기능, 운동 능력에 따라 적절한 단백질 섭취량과 운동 강도는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전문가들은 건강한 노인의 경우 체중 1㎏당 하루 1.0~1.2g 정도의 단백질 섭취를 권고한다. 근감소증 위험이 높거나 만성질환이 있는 경우에는 1.2~1.5g까지 더 필요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하루 세 끼를 먹는다면 끼니마다 약 25~30g의 단백질을 나눠 섭취하는 것이 근육 유지에 유리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달걀 2개와 그릭요거트, 우유를 함께 먹거나, 닭가슴살·생선·두부 등을 한 끼에 적절히 포함하면 약 25~30g 정도의 단백질을 비교적 쉽게 채울 수 있다.연구진은 “노년기 근육 건강은 단순히 오래 사는 문제를 넘어 얼마나 오래 스스로 움직이고 독립적으로 생활할 수 있는지와 직결된다”며 “단백질 섭취와 근력 운동을 함께 실천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이면서 효과적인 전략 중 하나”라고 말했다.관련 논문 주소: 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새로 개발한 실험용 경구 치료제가 생존율이 가장 낮은 암 가운데 하나인 췌장암 환자의 생존 기간을 두 배로 늘렸다는 임상시험 결과가 발표됐다. 기존 항암치료를 받았지만 암이 계속 진행된 췌장암 환자 중 일부는 이 약을 매일 한 알씩 복용한 후 통증이 줄고 일상 활동을 다시 할 수 있을 정도로 증상이 개선된 것으로 나타나, 치료 선택지가 매우 제한적이었던 진행성 췌장암 분야에서 큰 관심을 끌고 있다.연구진은 “완치는 아니지만 췌장암 치료 역사에서 매우 큰 진전”이라고 평가했다.연구 결과는 미국임상종양학회(ASCO) 연례학술대회에서 31일(현지 시각) 발표됐으며, 국제학술지에도 동시 게재됐다.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연구를 이끈 미국 UCLA의 제브 웨인버그(Zev Wainberg) 박사는 “이 약은 암을 완전히 치료하지는 못 하지만 매우 큰 도약”이라고 말했다.화제의 신약은 ‘다락손라십(daraxonrasib)’이다. 하루 한 번 먹는 알약 형태의 치료제로, 췌장암 환자의 90% 이상에서 발견되는 KRAS 변이 단백질을 표적으로 한다. KRAS는 췌장암 성장에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이번 임상시험에는 약 500명의 진행성 췌장암 환자가 참여했다. 모두 1차 항암치료 이후 암이 계속 진행된 환자들이었다.연구진은 환자들을 무작위로 나눠 다락손라십 또는 기존 항암화학요법을 추가로 시행했다.그 결과 다락손라십 투여군은 기존 항암치료군보다 전체 사망 위험이 약 60% 감소했다. 또한 종양 진행이 멈추거나 크기가 줄어든 비율은 약 30% 수준으로, 기존 항암치료군(약 10%)보다 크게 높았다.앞서 지난 4월 공개된 예비 결과에서는 진단 후 전체 생존 기간 중앙값이 다락손라십 투여군에서 13.2개월, 기존 항암화학요법군에서 6.7개월로 나타난 바 있다. 즉 생존 기간이 거의 두 배 가까이 늘어난 셈이다.미국 애리조나대학교 암센터의 라치나 슈로프(Rachna Shroff) 박사는 “항암치료 실패 후 암이 계속 진행된 췌장암 환자에서 생존 기간이 두 배 늘고 사망 위험이 감소한 결과는 이전에는 거의 볼 수 없었던 수준”이라고 평가했다.이번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슈로프 박사는 “16년 동안 췌장암 환자를 치료해 왔지만 이런 결과를 보고 실제로 눈물이 날 정도였다”고 말했다.국내 췌장암 환자의 5년 상대 생존율은 약 17%(국가암등록통계)로 주요 암 가운데 가장 낮은 편에 속한다.부작용도 있었다.가장 흔한 부작용은 발진과 구내염이었다. 일부 환자에서는 심한 발진이 나타나기도 했다. 다만 연구진은 전반적으로 기존 항암화학요법보다 심각한 부작용은 더 적은 편이었다고 설명했다.이번 연구는 다락손라십을 개발한 제약사 레볼루션 메디슨(Revolution Medicines)이 지원했다. AP통신에 따르면 미국 식품의약청(FDA)은 현재 신속 심사 절차를 검토중이며, 일부 환자에게는 확대 접근(expanded access) 프로그램을 통해 약 사용을 허용하고 있다.이번 결과는 큰 진전으로 평가되지만, 췌장암의 근본적 해결책이 나온 것은 아니라는 평가도 나온다.이번 치료 역시 완치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며, 장기 생존 효과와 실제 임상 현장에서의 안전성을 확인하기 위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했다.관련 논문 주소: 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