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해식

박해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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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사람이 챔피언. 여러분의 건강한 하루를 위해 ‘피와 살’이 되는 건강 정보를 발굴해 전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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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분야

2026-01-14~2026-02-13
건강100%
  • 독감 백신 맞았더니 치매 위험↓…생물학적 근거는 무엇?[노화설계]

    독감 백신과 치매 위험 감소의 연관성을 다룬 관점 분석 논문이 나왔다. 학술지 에 논문을 발표한 이탈리아 연구진은 매년 맞는 계절성 독감 예방접종이 고령층의 치매 발병 위험을 낮추거나 발현 시점을 늦출 수 있는 실용적이고 접근성 높은 예방 전략이 될 수 있다며, 그 근거가 되는 생물학적 기전에 대한 가설을 제시했다.이번 분석 논문은 이탈리아 비타-살루테 산 라파엘레 대학교의 테뉴어 트랙(종신교수 임용 과정) 조교수인 로렌초 블란디(Lorenzo Blandi) 박사와 피렌체 대학교의 공중보건 전문의 마르코 델 리치오(Marco Del Riccio)가 썼다.뇌과학·심리학 분야를 주로 다루는 과학 전문 매체 사이포스트(PsyPost)에 따르면, 두 연구자는 독감 백신이 중증 심혈관 사건의 위험을 낮추고 전신 염증을 줄임으로써, 호흡기 질환 예방을 넘어 뇌 건강을 보호하는 효과를 제공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고 주장했다.이러한 관점의 근거는 독감이 단순한 호흡기 질환이 아니라는 점에서 출발한다. 독감은 전신 감염으로, 몸 전체에 심각한 합병증을 일으킬 수 있다. 저자들은 독감에 걸린 직후 며칠 동안 심근경색과 뇌졸중 위험이 심하게 증가한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이러한 혈관 사건은 뇌 손상을 누적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두 연구자는 독감 백신 접종과 인지 기능 개선 사이의 연관성을 보여주는 기존 연구들을 체계적으로 검토해 “바이러스성 손상을 예방하는 것이 고령층의 치매 위험 경로를 바꿀 수 있다”는 가설을 제시했다.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두 연구자는 독감 예방접종과 치매 감소의 연관성을 보여주는 4개의 주요 역학 연구를 소개했다. 첫 번째 근거는 2023년 ‘Journal of Alzheimer’s Disease’에 실린 메타분석이다. 약 209만 명(평균 연령 62~76세)을 대상으로 4~13년간 추적관찰 한 연구들을 종합했다. 그 결과 독감 예방접종을 받은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치매 발생 위험이 31% 낮았다.두 번째는 2022년 ‘Journal of Alzheimer’s Disease’에 게재된 보험 청구 자료 활용 코호트 연구였다. 기저 특성이 유사한 65세 이상 고령자 93만 5887쌍의 데이터를 분석했다. 그 결과, 독감 예방접종을 받은 고령자들은 약 4년의 추적 기간에 알츠하이머병(치매의 가장 흔한 유형) 발생 위험이 40% 낮았으며, 절대 위험 감소는 3.4%로 계산됐다. 이는 약 29명이 예방접종을 받으면 1건의 알츠하이머병 발생을 예방할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한다.세 번째는 2021년 ‘Vaccine’에 발표한 연구로, 미국 재향군인 보건국의 자료를 활용했다. 평균 연령 75.5세, 여성 3.8%였다. 연구 결과, 예방접종을 받은 고령자의 치매 위험에 대한 위험비(hazard ratio)는 0.86으로, 약 14%의 위험 감소를 의미했다. 또한 여러 해에 걸쳐 6회 이상 반복적으로 백신을 맞은 사람들에서 보호 효과가 더 강하게 나타나는 ‘용량-반응 관계(dose-response relationship)’도 확인됐다.네 번째는 영국 바이오뱅크 자료를 활용한 분석으로, 네이처 자매지 ‘npj Vaccines’에 실렸다. 60세 이상 남녀 7만 938명을 평균 12.2년 추적관찰 하는 동안 백신 미접종자 3만 2610명 중 1806명, 백신 접종자 3만 8328명 중 281명이 치매 진단을 받았다. 백신 접종자는 모든 원인의 치매 위험이 감소했으며(위험비 0.83), 특히 혈관성 치매 위험 감소가 더욱 뚜렷하게 나타났다(위험비 0.58). 이 연구 역시 예방접종을 반복적으로 받을수록 인지 기능 보호 효과가 커지는 경향을 보였다. 위험비 0.83이란 백신 접종군의 치매 위험이 비 접종군의 0.83배, 즉 상대적으로 약 17% 낮았다는 뜻이다.두 연구자는 이러한 보호 효과를 설명할 수 있는 여러 생물학적 기전을 제시했다. 핵심 경로는 혈관 손상 예방이다. 독감 감염은 강력한 염증 반응과 혈액 응고를 촉발한다.연구에 따르면 독감에 걸린 뒤 첫 1주일 동안 급성 심근경색 위험이 최대 6배까지 증가할 수 있다. 독감을 예방함으로써 백신은 이러한 혈관성 공격을 막을 가능성이 크다. 혈관 건강은 곧 뇌 건강과 직결되기 때문에, 이러한 사건을 피하는 것은 인지 예비력(cognitive reserve)을 보존하는 데 도움이 된다. 반복적인 미세 뇌졸중이나 뇌 혈류 감소의 누적 부담은 인지 저하의 주요 예측 인자다.혈관 보호 외에도 저자들은 신경 염증(neuroinflammation)의 역할을 언급했다. 독감으로 인한 전신 염증은 신경계로 전달될 수 있는데, 예방접종이 이러한 염증 폭증을 완화할 수 있다고 저자들은 설명했다. 또한 백신이 면역 체계를 더욱 효율적으로 반응하도록 ‘훈련’하는 ‘훈련된 면역(trained immunity)’ 가설도 언급됐다. 이는 특정 병원체에 대한 면역 기억이 아니라, 선천면역 체계가 이후의 자극에 보다 효율적이고 균형있게 반응하도록 기능적으로 재조정된다는 개념이다.이러한 면역 반응의 변화가 전신 염증 반응의 과도한 활성화를 억제함으로써, 뇌에 대한 비특이적 염증 손상을 줄일 수 있다는 가설이 제기되고 있다.이에 두 연구자는 65세 이상 고령자에게 고용량 또는 면역증강 백신을 우선 사용할 것을 권고했다. 이러한 백신은 노화로 인해 약해진 면역 반응을 보완하도록 설계됐다. 또한 심장이나 폐 질환으로 입원했던 고령 환자가 퇴원할 때 예방접종을 기본치료의 일환으로 받게 할 것을 제안했다.저자들은 연구의 한계도 인정했다. 근거가 된 연구 대부분이 관찰 연구로, 인과 관계를 입증할 순 없다. 또한 예방접종을 받은 사람들이 평소 건강한 생활 습관을 지닐 가능성이 있고, 이런 사람들이 연구 대상에 대거 포함돼 실제 약물 효과보다 건강 결과가 더 좋아 보이게 되는 ‘건강한 피험자 편향’ 가능성도 언급했다.한편, 이번 논문이 다룬 근거는 대부분 65세 이상 고령자를 대상으로 한 관찰 연구에 기반한다. 중년층에서의 예방 효과는 아직 충분히 검증되지 않았으며, 이를 확인하려면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 참고로 우리나라는 65세부터 독감 무료 예방접종 대상이다.관련 연구논문 주소: 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 17시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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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요요 없는 체중 감량의 조건… “덜 먹고 ‘○○ 운동’ 해야”[바디플랜]

    체중 감량을 결심한 사람 대부분은 식사량을 줄이고 운동을 병행한다. 에너지 소모가 상대적으로 더 많은 유산소 운동을 흔히 선택한다. 하지만 살을 빼는 과정에서 근육까지 줄어드는 부작용을 종종 겪는다. 근육은 휴식 중에도 에너지를 소비하는 조직이다. 근육이 빠지면 기초대사량이 떨어지고 요요현상이 오기 쉬워 장기적으로 체중 관리에 불리하다.비슷한 수준의 열량 제한 식단을 따를 경우, 운동 방식에 따라 체중 감량의 질이 크게 달라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결론을 미리 말하면, 열량 제한 식단을 전제로 할 때, 근력(저항) 운동이 ‘질 좋은 체중 감량’을 달성하는 데 가장 효과적인 방법으로 나타났다. 즉, 열량 제한 식사와 근력 운동을 병행하는 것이 체지방을 줄이면서 근육량을 보존 혹은 늘리는 데 가장 뛰어난 전략이라는 뜻이다.이스라엘 텔아비브대학교가 수행한 이번 연구는 체계적인 체중 감량 프로그램에 참여한 20~75세 남녀 304명(남성 183·여성 121명)의 데이터를 분석했다. 모든 참가자는 열량을 제한한 저칼로리 식단을 따랐으며, 운동 방식에 따라 ▲운동을 하지 않은 그룹 ▲유산소 운동 그룹 ▲근력 운동 그룹의 세 집단으로 나뉘었다.연구 결과, 평균 5.1개월 후 총 체중 감소량은 세 그룹 모두에서 비슷했다. 남성은 무(無) 운동 그룹이 평균 -8.5㎏, 유산소 운동 그룹 -9.0㎏, 근력 운동 그룹 -7.7㎏으로 측정됐다. 여성은 감소 폭이 조금 작아 각각 -7.13㎏, -6.43㎏, -5.42㎏이었다. 체중계 숫자만 보면 “근력 운동이 덜 빠진 것 아니야?”라고 오해할 수 있다. 하지만 감량된 체중의 ‘구성’은 전혀 달랐다.근력 운동 그룹은 다른 그룹보다 체지방을 더 많이 감량했으며, 동시에 근육량을 보존하거나 오히려 늘린 유일한 그룹이었다.반면 무 운동 그룹과 유산소 운동 그룹은 체중 감량 과정에서 상당한 근육 손실을 겪었다.전체 체중 감소량은 비슷했지만, 감량의 ‘질’에서 차이를 보인 것. 연구진은 “근력 운동 없이 이뤄진 체중 감량, 또는 유산소 운동만 병행하면 근육량 감소가 동반됐다. 반면 근력 운동을 병행한 경우, 체중 감소의 대부분이 체지방 감소로 이뤄졌고 근육량은 유지되거나 증가했다”며 “이는 체중계 숫자만 줄어드는 것이 아니라, 더 건강하고 안정적이며 장기적으로 효과적인 체중 감량임을 의미한다”라고 설명했다.근육량은 건강과 대사에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근육은 성인의 경우 전체 체중의 약 30~40%를 차지하며, 휴식 상태에서도 하루 에너지 소비의 상당 부분을 담당한다. 근육량이 줄어들면 기초대사량이 낮아지고, 체중 감량은 더 어려워지며, 다이어트 후 체중이 다시 증가할 위험도 커진다. 따라서 근육을 보존하지 못하는 체중 감량은 장기적으로 지속 가능성이 작고, 오히려 건강에 해로울 수 있다.또한 근육량 유지는 일상생활에서의 움직임, 근력, 안정성, 균형 유지에 필수적이다. 근육 손실은 신체 기능 저하를 초래하고, 부상과 낙상 위험을 높이며, 불균형한 다이어트를 할 때 비교적 젊은 연령대에서도 노화 관련 근육 퇴화 질환인 근감소증(sarcopenia)의 진행을 앞당길 수 있다.아울러 허리둘레 감소 측면에서도 열량 제한과 근력 운동을 함께 할 때 더욱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허리둘레는 복부비만(내장지방)과 심혈관·대사 질환 위험을 나타내는 핵심 지표다. 근력 운동 그룹의 허리둘레 감소 폭이 가장 컸는데, 이는 체지방 감소와 연관돼 심장과 대사 건강을 개선할 가능성이 있다. 연구진은 모든 체중 감량이 똑같은 가치를 갖는 게 아니라는 점을 이번 연구가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좋은’ 체중 감량이란 체지방을 줄이고 근육을 보존하며, 건강과 장기적인 체중 유지를 지원하는 것이라고 정의한 연구진은 “근력 운동은 체중 감량 프로그램에서 선택 사항이 아니라, 여성과 남성 모두에게 필수적인 요소”라고 지적했다.연구 결과는 내분비학 분야 국제 학술지에 게재됐다.한편, 작년 국제 학술지 ‘운동 과학·신체 단련 저널’(the journal of Exercise Science and Fitness)에 게재된 연구에 따르면, 근력 운동과 유산소 운동을 함께하는 경우 운동 순서에 따라 체지방 감소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연구 결과를 종합하면, 근력 운동을 먼저 하고 유산소 운동을 나중에 하는 방식이 체지방 감량에 더 도움이 될 가능성이 크다. 특히 심혈관 질환 위험을 높이는 내장지방 감소량도 더 많은 것으로 관찰됐다. 또한 전반적인 체력 증진 효과도 더 큰 것으로 나타났으며, 특히 근지구력과 폭발적 근력 향상에서 두드러졌다.관련 연구논문 주소: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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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지방이 고탄수화물보다 더 위험?…저탄고지의 역설[건강팩트체크]

    고지방 식단이, 고탄수화물 식단보다 건강에 더 해로울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2025년 한국인 영양소 섭취기준에 따르면 하루 총열량에서 탄수화물 50~65%, 단백질 10~20%, 지방 15~30% 비중으로 구성된 식단이 권장된다.체중 감량이나 대사 건강 등의 이유로 이러한 권장 비율에서 크게 벗어난 식사법이 있다. 키토제닉 식단이 대표적이다. ‘저탄수화물과 고지방’, 흔히 ‘저탄고지’로 줄여 부르는 이 식단은 목표에 따라 다르지만, 1:2:7(탄수화물 5~10%):단백질(20~30%):지방(60~75%) 비율이 일반적이다.이 식단을 따르는 가장 큰 이유는 탄수화물이 비만을 유발하고 혈당을 높이는 등 몸에 해롭게 작용할 위험이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하지만 생쥐를 활용한 실험에서 일반적인 생각에 반하는 결과가 나와 주목된다.국제 학술지에 논문을 발표한 미국 펜실베이니아주립대학교(Penn State) 연구자들은 단백질 비중이 같지만, 지방과 탄수화물 비율이 서로 다른 식단이 시간이 지나면서 대사 건강과 간 기능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분석했다.쥐들은 다음의 네 가지 식단 중 하나를 섭취했다.고탄수화물 식단: 탄수화물 70%, 지방 11%, 단백질 18%고지방 식단: 탄수화물 42%, 지방 40%, 단백질 18%키토제닉 식단: 탄수화물 1%, 지방 81%, 단백질 18%실험용 표준 사료: 탄수화물 57.5%, 지방 13.5%, 단백질 29%식단에 포함된 지방은 대부분 포화지방으로, 실온에서 고체 상태다. 미국심장협회(AHA)는 포화지방 섭취를 하루 총열량의 6% 이하로 제한할 것을 권고한다.탄수화물은 대부분 정제 탄수화물이었다. 흰 밀가루, 설탕처럼 가공식품인 정제 탄수화물은 대사 문제와 신체·정신적 건강에 부정적 결과를 초래하는 것으로 여겨진다. 반면 표준 사료는 연구를 통해 건강에 이점이 많은 것으로 나타난 통곡물이 풍부했다.연구진은 16주 동안 정기적으로 혈당과 간 기능 등 다양한 건강 지표를 측정했으며, 실험 종료 후 추가 분석도 수행했다.연구 결과, 고지방 식단과 케토 식단 모두 비만을 촉진했으며, 16주 동안 쥐의 체중은 두 배로 증가했다. 반면 대조군 쥐는 같은 열량을 섭취했음에도 체중이 약 10% 증가하는 데 그쳤는데, 이는 해당 연령대 쥐에게 정상적인 증가 폭이다. 모든 쥐가 비슷한 열량을 섭취했음에도 체중 변화가 크게 다른 것은 에너지 저장과 대사 방식의 차이 때문이라고 연구진은 설명했다.또한 고지방·케토 식단을 섭취한 쥐들은 포도당 내성 저하와 간 기능 손상도 나타났다. 두 식단 모두 실험 시작 2주 만에 간 손상과 혈당 상승이 관찰됐다.특히 케토 식단을 섭취한 쥐는 중성지방 수치 상승(심장병·뇌졸중 위험 요인), 전신 염증 증가, 간 내 지방 축적 및 염증·간 섬유화 관련 유전자 발현 증가가 나타났다.케토 식단은 탄수화물 섭취를 극단적으로 제한해, 몸이 포도당 대신 지방을 에너지원으로 사용하는 케토시스(ketosis) 상태를 유도한다. 아주 단순하게 설명하면, 몸이 포도당 대신 지방을 주요 에너지원으로 사용하도록 유도해 체중 감소를 기대하는 방식이다. 일부 연구에서는 단기적으로 혈당과 중성지방 수치가 개선되는 등 대사 건강에 긍정적인 효과가 보고되기도 했다.하지만 이번 결과는 일부 연구에서 나타난 긍정적 효과와는 다른 방향이었다.교신 저자인 비샬 싱(Vishal Singh) 영양학과 부교수는 “케토 식단은 정상 체중의 쥐에게 간과 전반적인 건강에 매우 해로웠다”며, “몸이 지방을 에너지원으로 사용할 수는 있지만, 지방 대사가 증가하면서 대사적 대가가 따른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체중 감량 효과 때문에 케토 식단을 시도하려는 사람들이 있지만, 이번 연구의 메시지는 분명하다. 케토 식단은 주의가 필요하다. 이 식단은 반드시 의사나 영양사의 관리하에서만 고려돼야 한다”라고 강조했다.다만 이번 실험에 사용된 지방의 대부분은 포화지방이었다는 점은 주의할 필요가 있다. 실제 케토 식단은 불포화지방(올리브유, 견과류 지방 등)을 중심으로 구성하는 경우가 많아, 조성에서 차이가 있을 수 있다.특히 이번 실험은 지방의 질(포화지방 중심)과 탄수화물의 질(정제 탄수화물 중심)이 모두 극단적으로 설계됐다는 점에서, 사람들이 실제 먹는 다양한 식단 구성과는 차이가 있을 수 있다.고탄수화물 식단을 섭취한 쥐들은 고지방 식단 그룹처럼 지속적인 체중 증가나 심각한 간 손상을 겪지 않았다. 그렇다고 고탄수화물 식단이 건강하다는 뜻은 아니다. 정제 탄수화물 위주의 식사는 장기적으로 대사 이상 등 여러 건강 문제를 촉발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들이 있다.싱 부교수는 고도로 가공된 탄수화물 위주의 식단이 건강하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고지방 식단보다는 간 손상이 덜했다고 설명했다.가장 좋은 결과를 보인 것은 통곡물이 풍부한 표준 사료를 섭취한 쥐들이었다.싱 부교수는 “통곡물 기반 식단은 쥐에게도, 사람에게도 언제나 이득”이라고 말했다.이번 결과는 한계가 뚜렷하다. 포화지방과 정제 탄수화물 비중이 매우 높은 식단을 사용해 동물 실험에서 얻은 결과다. 연구진은 이번 결과가 곧바로 인간에게 그대로 적용된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사람과 생쥐는 대사 구조가 다르다. 특히 이번 실험은 정상 체중의 쥐를 대상으로 수행했다. 다만 체중 감량을 목적으로 고지방·초저탄수화물 식단을 무분별하게 따른다면 간과 대사 건강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한편, 식이섬유 보충제가 케토 식단의 부작용을 어느 정도 완화하는 보완제가 될 수 있다는 사실도 알아냈다.비만 쥐를 대상으로 한 별도의 실험에서도, 고지방·케토 식단은 추가적인 체중 증가를 유발했다. 그러나 케토 식단에 식이섬유를 보충하자, 고지방 식단 또는 섬유질 추가 없는 케토 식단을 먹은 쥐들보다 체중과 다른 일부 건강 지표가 더 안정적으로 측정됐다.연구진은 또한 식이섬유 보충이 케토시스 자체를 방해하지 않는다는 점도 확인했다. 케토 식단은 간질 같은 특정 질환의 치료 목적으로 사용하기 때문에 중요한 결과다. 싱 부교수는 “케토 식단에 식이섬유를 추가하면, 매우 고지방인 식단과 관련된 위장관 합병증을 줄이면서도 치료적 케토시스의 이점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연구진은 결론적으로 체중 감량이나 대사 건강을 위한 ‘마법의 식단’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싱 부교수는 “건강 문제를 겪고 있거나 식단이 걱정된다면 반드시 의료진과 상담해 과학적 근거에 기반한 개인 맞춤형 식단 계획을 세워야 한다”라고 조언했다.관련 연구논문 주소: 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 1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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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루 방귀 몇 번?…“센서로 재보니 평균 32번 뿡!뿡!”[건강팩트체크]

    사람은 하루에 몇 번이나 방귀를 뀔까?대개 “10번쯤” 아니면 “많아야 20번”이라고 답할 것이다. 실제 기존 연구에서 흔히 인용하는 수치도 10~20회였다.그런데 직접 재본 결과, 이 수치는 크게 빗나갔을 가능성이 있다.미국 메릴랜드대학교 연구진이 개발한 전기화학 센서를 부착한 스마트 속옷을 성인 38명에게 입혀 측정한 결과, 하루 평균 32회 방귀를 뀌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사람들이 스스로 보고한 횟수의 약 두 배에 해당한다. 연구진은 “사람들이 거짓말을 한 게 아니라, 제대로 세지 못했을 가능성이 크다”라고 설명했다. 잠자는 동안 나온 방귀는 기억할 수 없고, 소량의 가스 배출은 인식조차 못 할 수 있기 때문이다.개인 차가 매우 크다는 점도 흥미로웠다.최소 4회에서 최대 59회까지 하루 방귀 횟수는 무려 14배 차이가 났다. 이는 “과연 ‘정상적인 방귀 횟수’라는 개념이 성립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을 던진다.분석화학 분야 국제 학술지에 게재한 연구에 따르면, 엉덩이 근처에 센서가 부착된 스마트 속옷은 방귀 횟수뿐 아니라, 식이섬유 섭취 후 장내 세균에 의한 발효 증가 반응을 94.7%(38명 중 36명)의 정확도로 포착했다.연구진이 방귀에 주목한 이유는 분명하다.방귀 속에는 장내 미생물의 활동 흔적이 담겨 있다. 장내 미생물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알려주는 생리적 출력값인 셈이다.혈당, 혈압, 콜레스테롤처럼 대부분의 생리 지표에는 정상 범위가 있다. 하지만 방귀에 대해서는 지금까지 객관적인 기준 자체가 없었다. 이유는 간단하다. 방귀를 제대로, 연속적으로 측정할 방법을 찾지 못했기 때문이다.연구진은 수소에서 답을 찾았다.방귀에는 수소, 이산화탄소, 질소가 대부분이며 메탄도 일부 들어 있다. 이 가운데 수소는 인간 세포가 만들지 않는다. 오직 장내 세균만이 생성한다. 우리가 소화하지 못한 섬유질과 탄수화물을 장내 미생물이 분해할 때 만들어진다. 방귀 속 수소를 지속해서 측정하면 장내 미생물이 언제, 얼마나 활발하게 음식 성분을 발효시키는지를 직접적으로 알 수 있다.연구진은 속옷에 부착하는 작은 센서를 만들어 방귀 속 수소를 24시간 자동 측정했다. 그 결과, 이 장치는 섭취한 음식의 변화를 매우 정확하게 포착했다.참가자 38명은 먼저 이틀 동안 섬유질과 소화가 어려운 탄수화물을 피했다. 사실상 장내 세균을 굶기는 식단이었다. 이후 실험은 ‘젤리’로 진행했다.실험 4일 차. 인간은 소화할 수 없지만 장내 미생물은 매우 좋아하는 식이섬유 ‘이눌린’ 6g이 들어간 젤리 6개를 섭취한 38명 중 36명(정확도 94.7%)에서 명확한 차이가 관찰됐다. 섬유질 젤리를 먹은 뒤 3~4시간 후 방귀 속 수소 수치가 급증했는데, 이는 음식이 대장에 도달하는 시간과 정확히 일치했다.센서 데이터와 주관적 증상이 어긋나는 흥미로운 상황도 관찰됐다.실험 3일 차에 참가자들은 섬유질이 없는 고과당 옥수수 시럽과 설탕으로만 만든 젤리를 섭취했다. 단순당으로 만들어 소장에서 대부분 흡수되기에 장내 미생물에는 거의 도달하지 않는다. 그런데 셋 중 한 명꼴로 “속이 더부룩하다”, “속이 불편하다”고 보고했다. 하지만 센서에는 수소 수치가 거의 측정되지 않았다. 연구진은 장내 발효 증가 없이 나타난 증상으로, 위약(플라세보) 효과를 포함해 심리적 요인이 개입했을 수 있다고 봤다. 즉, 장 증상의 일부는 실제 생리 반응이 아닌, 기대감이나 불안 또는 선입견의 영향을 받을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해석했다.연구진은 한발 더 나아가, 방귀라는 생리 지표의 기준선을 만드는 작업에 착수했다. 메릴랜드대 세포생물학·분자유전학과의 브랜틀리 홀(Brantley Hall) 부교수(교신 저자)는 “우리는 정상적인 방귀 생성이 어떤 모습인지조차 정확히 알지 못한다”며 “기준선이 없으면, 누군가의 가스 생성이 정말 과도한지 판단하기 어렵다”라고 정상적 방귀 범위의 과학적 정의 필요성을 설명했다.이를 해결하기 위해 홀 부교수와 동료들은 ‘인간 방귀 아틀라스’ 프로젝트를 시작한다. 이 프로젝트는 스마트 속옷을 활용해 수백 명의 참가자를 대상으로 낮과 밤을 가리지 않고 방귀 패턴을 객관적으로 측정하고, 이를 식단과 장내 미생물 구성과 연관 지을 계획이다.참가자는 크게 세 부류로 나눈다.고섬유 식단에도 방귀가 거의 없는 사람방귀가 유난히 잦은 사람그리고 그 중간의 일반 군이다.연구진은 이들을 통해 같은 음식을 먹어도 왜 어떤 사람은 조용하고, 어떤 사람은 가스가 많은지. 그 차이를 만들어 내는 장내 미생물의 행동을 밝히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관련 연구논문 주소: 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 1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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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루 커피 두세잔, 치매 위험 18% 감소…디카페인은 소용없어[노화설계]

    하루에 커피 두세 잔, 차 한두 잔을 마시는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치매 위험이 낮고 인지 기능도 약간 더 좋은 경향이 있다는 관찰 연구 결과가 나왔다.13만 명 이상의 건강 기록을 분석한 결과, 카페인 함유 커피나 차를 장기간 꾸준히 마신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치매 위험이 20% 가까이 낮게 나타났다. 이들은 또한 인지 기능 저하가 약간 덜했고, 일부 하위집단(70세 이상 여성)에서는 연령 대비 인지 저하 속도가 약 7개월 정도 느린 것으로 추정됐다. 단 디카페인 커피나 카페인 성분이 없는 차는 이러한 보호 효과가 없었다.미국 하버드대학교 의과대학 계열 의료 시스템인 매스 제너럴 브리검(Mass General Brigham)이 주도한 연구 결과는 에 게재됐다.연구진은 미국의 두 가지 대규모 공중 보건 연구인 ‘간호사 건강 연구’(Nurses‘ Health study)와 ‘건강 전문가 추적 연구’(Health Professionals Follow-up study)에 참여한 남녀 13만 1821명의 자료를 분석했다. 두 연구 모두 참가자들의 식단, 치매 진단, 인지 기능 저하 여부, 객관적인 인지 기능 검사 점수 등을 최대 43년 동안 반복적으로 평가했다. 이 기간에 1만1033명이 치매를 진단받았으며, 이는 사망진단서나 의사 진단 기록으로 확인했다.분석 결과 카페인 함유 커피를 가장 많이 마신 사람은 카페인 음료를 거의 또는 전혀 섭취하지 않은 사람에 비해 치매 위험이 18% 낮았다. 차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하루 한 잔 이상의 카페인 차를 마신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치매 위험이 약 15% 낮았다. 다만 커피를 하루 2.5잔 이상 마시면 추가적인 이점은 증가하지 않았다. 이는 인체가 커피와 차에 들어 있는 생리활성 물질을 그 이상 대사하지 못하기 때문일 수 있다고 대니얼 왕 하버드 공중보건대학원 영양학과 조교수 겸 브리검 여성 병원 연구원이 말했다. 그는 논문 공동 저자 중 한 명이다.이번 연구는 치매뿐 아니라, 기억력과 사고력이 떨어지고 있다고 느끼는 주관적 인지 저하도 함께 평가했다. 이는 치매로 가는 초기 신호로 여겨진다. 카페인 함유 커피나 차를 더 많이 섭취한 참가자들은 이러한 주관적 인지 저하를 보고할 가능성이 더 낮았다.다만 이번 연구 결과는 차와 커피를 규칙적으로 마시는 것이 뇌에 좋다는 것을 시사하지만, 카페인 섭취자가 치매에 덜 걸리는 다른 이유가 있을 수 있으므로 이를 입증할 수는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참가자들의 건강 상태, 복용 약물, 식단, 교육 수준, 사회경제적 지위, 치매 가족력, 체질량지수(BMI), 흡연, 정신질환 등 다양한 변수를 보정했기에 의미 있는 결과라고 평가하는 전문가들이 많다고 뉴욕타임스가 전했다.치매 위험 감소 및 인지 기능 보호 효과는 커피와 차에 포함된 카페인과 폴리페놀이 관여 했을 가능성이 있다. 이러한 성분들은 혈관 건강을 개선하고 염증과 산화 스트레스를 줄여 뇌 노화를 예방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산화 스트레스란 활성산소라고 불리는 해로운 원자와 분자가 세포와 조직을 손상하는 것을 말한다. 또한, 이러한 음료에 함유된 물질들은 신진대사 건강을 개선하는 데에도 효과가 있을 수 있다. 예를 들어, 카페인은 인슐린 감수성을 개선해 치매의 주요 위험 요인으로 알려진 제2형 당뇨병 발병률을 낮추는 것과 관련이 있다.카페인 함유 커피와 차가 실제로 뇌를 보호하는지 확인하기 위해서는 무작위 대조 시험을 통해 실증해야 한다. 하지만 사람들에게 무작위로 카페인 함유 음료와 디카페인 음료를 수십 년 동안 섭취하게 한 후 치매 진단 차이를 확인하는 방식의 표준적인 임상 시험은 현실적으로 어렵다.일부 전문가는 카페인이 뇌에 긍정적인 영향과 부정적인 영향을 모두 마칠 수 있으므로 명확한 결론을 내리기 어렵다고 지적한다.차와 커피에는 모두 항산화 물질이 함유되어 있어 유익할 수 있으며, 카페인은 사람들에게 일, 학습, 운동에 대한 동기를 부여할 수 있다. 그러나 카페인은 일부 사람에게 혈압을 상승시키는데, 이는 치매의 주요 원인 중 하나다. 영국 글래스고대학교의 심혈관·대사 질환 전문 의사인 나비드 사타르 교수는 “카페인은 여러 가지 작용을 하는데, 어떤 것은 유익하고 어떤 것은 해로울 수 있으며, 무작위 대조 시험을 하기 전까지는 그 순 효과를 예측할 수 없다”라고 가디언에 말했다.이번 연구 결과는 카페인 함유 커피나 차 섭취가 치매를 예방한다는 뜻은 아니며, 생활 습관 전반이 함께 작용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논문 제1 저자인 유장 브리검 여성병원 부교수는 “커피나 차를 만병통치약처럼 생각해선 안 된다”며 “건강한 생활 습관을 유지하고, 규칙적으로 운동하며, 균형 잡힌 식사를 하고, 충분히 잠을 자는 것이 모두 뇌 건강을 개선하는 데 중요하다”라고 가디언에 말했다.커피와 차는 건강한 생활 습관의 일부로 작지만 의미 있는 도움이 될 가능성이 있다. 다만 카페인의 부작용 때문에 카페인 함유 커피나 차를 피하고 있다면 뇌 건강을 위해 굳이 마실 필요까지는 없다.국제적으로 저명한 치매 전문가 27명이 활동하는 ‘랜싯 치매 위원회’는 고혈압, 비만, 흡연, 과도한 음주, 난청, 사회적 고립과 같은 조절 가능한 14가지 위험 요인을 관리할 경우, 전 세계 치매 발병의 최대 45%를 예방하거나 발병 시점을 늦출 수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관련 연구논문 주소: 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 2026-0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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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운동하면 살 쏙쏙 빠진다? 생각만큼 효과적이지 않은 이유[바디플랜]

    운동을 꾸준히 하는데, 체중계 숫자는 거의 변화가 없다. 체중 감량을 목표로 운동한다면 매우 실망스러운 상황이다. 많은 사람이 ‘운동=체중 감소’라고 믿지만, 실상은 다르다. 운동을 하면 칼로리를 태우니 살이 빠질 것 같지만, 우리 몸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연구에 따르면 운동량이 늘어나면 몸은 이를 보상하려는 방향으로 반응한다. ‘에너지 보상(energy compensation)’ 이론이다. 식욕이 증가하거나 무의식적인 일상 활동량(기초대사·면역·호르몬 기능 등)에서 에너지 소비를 줄여 균형을 맞춘다.실제로 대규모 연구에서 운동만 늘린 사람들의 체중 감소는 6개월에 몇 kg 미만인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2024년 발표된 무작위 대조 연구에서도 식단 변화 없이 규칙적으로 운동한 중년 과체중 참가자들은 체력과 대사 지표는 개선됐지만 체중 변화는 거의 없었다.나이가 들수록 이 현상은 더 뚜렷해진다. 기초대사량은 감소하고 근육량(근감소증)이 줄면서 같은 운동을 해도 에너지 적자가 쉽게 생기지 않는다. 결국 체중을 눈에 띄게 줄이려면 현실적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의 운동량이 필요하다. 하지만 직업 운동선수가 아닌 일반인에겐 현실적으로 불가능에 가깝다.‘에너지 보상’ 가설을 반박하는 일부 연구 결과도 있긴 하다. 최근 ‘미국 국립과학원 회보’(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PNAS)에 실린 국제 연구에 따르면, 몸은 운동량이 늘면 실제로 하루 전체 에너지 소비를 더 늘리며, 이를 다른 생리 기능에서 상쇄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단, 조건이 있었다. 열량을 충분히 섭취한 상태에서만 그러했다. 다만 이 연구 역시 운동만으로 큰 체중 감소가 자동으로 이뤄진다는 의미는 아니다. 이러한 결과는 체중 감량을 위해 섭취 칼로리를 극단적으로 줄이기보다 충분히 먹으면서 장기간 꾸준히 몸을 움직이는 전략이 체중 감량에 더 유리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그래서 과학은 운동을 바라보는 관점을 새롭게 바꿀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운동을 ‘살 빼는 수단’이 아니라 건강을 지키는 도구로 다시 생각해야 한다는 것이다.운동 동기와 근육 유지가 어떻게 건강한 노화와 장수로 이어지는지를 다룬 책 ‘PUSH: 건강한 노화와 장수를 위한 운동 동기 부여의 과학’의 저자이자 미국 뉴욕의 ‘특수 외과병원’((Hospital for Special Surgery) 소속 스포츠의학 전문의인 조던 D. 메츨(Jordan D. Metzl)은 최근 워싱턴포스트를 통해 “운동은 체중 감량에는 그다지 효과적이지 않지만, 신체·정신적 건강에는 엄청난 이점을 제공한다”라고 강조했다.그는 운동을 수단으로 삼아 살을 빼려다 실패한 사람들은 “효과 없다”라고 느낄 수 있겠지만, 애초에 운동은 체중 감량을 주된 임무로 설계된 것이 아니라고 설명한다.메츨에 따르면 운동의 진짜 강점은 신진대사 건강 증진이다. 인슐린 감수성 개선, 내장지방 감소, 혈당 안정, 심혈관 질환 위험 감소 등이 과학적으로 입증된 운동의 이점이다.이런 변화는 체중이 줄지 않아도 나타난다. 겉보기엔 그대로지만, 몸속은 분명히 달라진다.전문가들은 체중계 숫자 대신 허리둘레(내장지방), 근육량, 심폐 체력, 혈당과 같은 지표에 주목할 것을 권한다. 이런 지표들은 실제 질병 위험과 더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최근 연구에서는 하루에 몇 분씩 나눠서 하는 ‘틈새 운동(exercise snacks)’만으로도 질병 위험이 의미 있게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1분 안팎의 짧은 운동(계단 한두 층 빠르게 오르기, 빠르게 걷기 등)을 하루 중 여러 차례 나눠서 하는 방식인데, 심박수를 조금 더 빠르게 뛰게 하는 게 핵심이다. 즉, 운동은 양보다 ‘꾸준한 자극’이 중요하다.실제로 체중과 무관하게 체력이 좋은 사람은 체력이 나쁜 사람보다 오래 산다는 점도 여러 연구에서 반복 확인됐다. 대표적으로 ‘비만 역설’이라고 불리는 관찰 연구 결과들이 있다. 노년기에 약간 높은 체중이 오히려 사망 위험을 낮추는 경향을 보였는데, 질병이나 생리적 스트레스 상황에서 저장된 에너지와 근육량이 보호 작용을 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다만 이는 인과관계를 증명할 수 없고, 모든 상황에서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최근 GLP-1 계열 비만 치료제 보급으로 체중 감량이 한결 쉬워졌다. 비만은 많은 합병증을 유발하기에, 약물이 많은 사람에게 도움이 되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체중 감소가 곧 건강을 담보하는 것은 아니다.약물로 빠르게 살이 빠지면 근육 손실, 기초대사량 저하, 낙상·골절 위험 증가 같은 문제가 뒤따를 수 있다. 특히 문제가 되는 것은 근육 감소다. 근육은 단순히 힘을 쓰는 조직을 넘어 이동성, 혈당 조절, 노년기 자립과 장수를 좌우하는 핵심 자산이다. 메츨은 운동의 목표를 바꿀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체중 감량의 수단이 아니라 ‘건강한 노화와 장수의 도구’로 삼으라는 것이다.아울러 운동을 따로 시간 내서 하는 것이 아니라 일상으로 끌어들일 필요가 있다. 누구나 바로 실천할 수 있는 ‘틈새 운동’을 예로 들면 다음과 같다.대중교통 + 걷기: 한 정거장 먼저 내려 걷기계단 오르기: 엘리베이터 대신 계단걸어서 장보기: 장바구니 들고 귀가 = 자연스러운 근력 운동짧고 자주 움직이기: 식후 또는 업무 중간에 5~10분이라도 하루 여러 번이런 활동만으로도 근육과 뼈, 심혈관 건강에 충분한 자극을 줄 수 있다. 핵심은 강도와 꾸준함이다. 1분 안팎의 틈새 운동이라도 심장을 자극하는 강도로 하루 여러 차례 실천하면 건강 개선을 기대할 수 있다.체중 변화가 없다고 운동을 포기하기보다는, 몸이 어떻게 기능하고 있는지를 기준으로 삼을 필요가 있다.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 2026-0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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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젬픽으로 감량 여가수, 부작용 토로…“미용 목적 사용 후회”[바디플랜]

    외모를 이유로 음반사로부터 계약 해지를 당했다고 밝힌 한 젊은 여성 가수가 체중 감량 목적으로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 수용체 작용제(GLP-1 RA)를 의사 처방 없이 구입 해 복용한 후 심각한 부작용에 시달리고 있다고 밝혀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GLP-1은 우리 몸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으로 식욕을 조절하고 혈당 항상성 유지에 관여한다. GLP-1 계열 치료제는 이 호르몬의 작용을 모방해 식욕을 줄이고, 포만감을 오래 유지하며, 혈당을 안정시키는 효과로 체중 감량을 돕는다. 미국 애리조나 피닉스 출신의 에이버리(Avery·30)는 자신의 이야기를 인스타그램 계정을 통해 공유했다. 이에 따르면, 그녀는 오젬픽(Ozempic)을 약 1년 정도 투여했다. 이후 만성 통증에 시달렸다. 병원 검사 결과 신체 일부에서는 골다공증이, 다른 부위에서는 골감소증이 발견됐다.오젬픽은 당뇨 치료제로 잘 알려졌다. 하지만 같은 회사의 비만 치료제 위고비와 성분 차이가 사실상 없다. 기본적으로 작용 기전이 거의 같으며, 부작용 또한 유사하다. 다만 허가된 적응증과 최대 용량에는 차이가 있다.두 약물 모두 의사의 처방전이 없으면 구매할 수 없는 전문 의약품이다. 하지만 에이버리는 의사의 처방 없이 비공식 경로로 구매해 투여했다고 밝혔다.골다공증은 골밀도가 감소해 뼈의 미세 구조가 약화하면서 골절 위험이 크게 높아진 상태이며, 골감소증은 정상보다 뼈 밀도가 낮아진 상태이다.오젬픽이 이를 직접적으로 유발한다는 명확한 증거는 없다. 하지만, GLP-1 RA 사용으로 급격한 체중 감소가 동반될 때 골 흡수 증가, 골밀도 감소가 관찰됐다는 일부 연구 결과가 있다. 골 흡수가 증가했다는 것은 새로운 뼈를 만드는 ‘골 형성’ 속도보다 낡은 뼈를 분해·흡수하는 ‘골 흡수’ 속도가 더 빨라진 상태를 가리킨다. 이렇게 되면 장기적으로 뼈의 강도가 약화해 골감소증이나 골다공증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 약 25만 명의 팔로워를 둔 여가수는 “상당한 골 손실이 있었다”고 밝히며, “(자신의 건강 상태를) 설명해야 할 의무는 없지만, 앞으로 나아가고 다시 긍정적인 콘텐츠를 올리기 위해 설명하고 싶었다”라고 밝혔다. 단, 이 사례는 개인의 경험에 기반한 것으로, GLP-1 RA 사용이 골다공증을 직접 유발한다고 일반화할 수는 없다.그녀는 이 약이 필요하지 않은 사람이 복용할 경우 어떤 일이 생길 수 있는지에 대한 경각심을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 실제 정상 체중인 사람들이 미용 목적으로 이를 사용하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에이버리는 “요즘은 오젬픽을 구하기 너무 쉽다. 문제는 필요하지도 않은 사람들이 이 약을 많이 사용하고 있다는 점”이라며 “나는 일부 사람이 말하듯 오젬픽을 악마화하려는 게 아니다. 이 약이 누군가의 생명을 구한 사례도 있다는 걸 알고 있다. 하지만 이 약은 특정 체중 대의 사람들을 위한 게 아니다. 비만과 당뇨병 치료를 위해 만들어진 약”이라고 지적했다. 그녀는 또한 섭식장애를 앓고 있으며, 현재 오젬픽 부작용과 함께 치료받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어떤 종류의 섭식장애인지는 구체적으로 공개하지 않았다. 섭식장애는 정신과 질환으로 분류되며, 신경성 식욕부진증(거식증), 신경성 과식증(폭식증)이 대표적이다. 에이버리는 애플 뮤직, 스포티파이 등에 활동 이력이 있는 싱어송라이터이지만, 대중적으로 널리 알려진 스타급은 아니다. 최근 오젬픽 부작용 공개로 언론에 오르내리며 지명도가 올라갔다.비만 치료제를 미용 목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비정상적 경로로 구입하는 일은 미국만의 문제가 아니다. 우리나라에서는 당뇨나 고도비만 환자가 아니면 이들 약물을 처방받기 까다롭다. 하지만 사각지대가 비교적 넓게 존재한다. 온라인에서는 해외 직구 대행 불법 유통 경로가 다양하게 존재한다.일부 의료기관에서는 비급여 이윤 등을 이유로 미용 목적 환자에게 의약 분업 원칙을 어기고 병원 안에서 직접 약을 판매(원내 조제)하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일본 우회로도 등장했다. 후쿠오카, 도쿄 등지의 일부 일본 미용 클리닉에서는 체질량지수(BMI)와 무관하게 처방을 내주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일본에서 약물을 구매해 들여오는 사례도 생겼다. 전문 의약품이지만 여행자가 직접 들여오는 경우, 전수조사가 이뤄지지 않는 한 사실상 자유롭게 세관을 통과할 수 있다. 오젬픽과 위고비의 제조사 노보 노 디스크(Novo Nordisk) 측은 반드시 의사와 상담 후 사용하라고 경고한다.업체 측은 “오젬픽은 처방전이 있어야만 사용할 수 있는 전문 의약품이다. 즉, 의료 전문가의 엄격한 감독 아래에서만 처방돼야 한다”며 “유효한 처방 없이 또는 의료진의 관리 없이 전문 의약품을 사용하는 것은 건강에 직접적인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라는 처지를 밝혔다.전문가들은 GLP-1 계열 약물을 사용할 때 체중 변화뿐 아니라 골밀도, 근육량, 영양 상태를 함께 관리해야 한다고 조언한다.빠른 체중 감량 과정에서 근육량 손실이 흔히 동반된다. 이는 곧 기초대사량 감소와 신체 기능 저하로 이어져 낙상 위험을 키운다.골밀도 감소도 뒤따르기 쉽다. 체중이 감소하면 뼈가 받는 하중이 줄어들고 그에 따라 뼈의 재형성 과정이 약화할 수 있다. 또한 식사량이 감소하면서 단백질·칼슘·비타민 D 섭취가 부족해지면 뼈 대사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약물 자체가 골밀도를 저하시킨다고 단정할 근거는 아직 제한적이다. 그러나 급격한 체중 감소가 골흡수 증가와 골밀도 저하를 통해 골다공증 위험을 높인다는 점은 다수의 연구로 뒷받침되고 있다.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 2026-0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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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이들이 코딱지 먹는 이유…정말 ‘천연 예방접종’일까?[건강팩트체크]

    코딱지 한 번 안 먹고 자란 사람이 있을까? 코 파기는 어른이 되어서도 한다. 하지만 성인 대부분 그걸 먹진 않는다. 적어도 겉보기엔 그렇다.아이들은 왜 코딱지를 먹을까? 혹시 그 행동에는 나름의 이유가 있는 걸까?사람만 코딱지를 먹는 것은 아니다. 최소 12종의 영장류가 코딱지를 먹는 습성을 가졌다.스위스 베른 대학교의 진화생물학자 앤 클레어 파브르(Anne-Claire Fabre) 부교수는 아이아이(aye-aye)라고 불리는 특이한 생김새의 원숭이를 관찰하다가 길고 가는 손가락을 콧구멍에 넣어 묻힌 점액을 깨끗하게 핥아먹는 모습을 보고 깜짝 놀랐다.파브르 부교수는 직접 관찰과 문헌 조사를 통해 고릴라, 보노보, 침팬지, 카푸친 원숭이 등 다른 영장류도 코를 파서 점액을 먹는다는 증거를 발견했다. 다만 이러한 관찰이 곧바로 인간, 특히 어린이의 행동이 진화의 흔적이라는 의미는 아니다.파브르 부교수는 점액의 성분은 물이 98% 이상이라고 과학 전문 매체 ‘라이브사이언스’에 설명했다. 나머지는 뮤신(mucin)이라고 부르는 단백질-탄수화물 복합체와 염분으로 이뤄져 있다. 일부 과학자들은 콧속 점액을 섭취하는 이유가 어떤 건강상 이득을 얻기 위해서라고 추정한다.콧물은 우리가 숨을 들이마실 때 먼지, 포자, 병원성 미생물을 붙잡아 폐에 도달하지 못하도록 막는 보호막 역할을 한다. 캐나다 서스캐처원대학교의 생화학자 스콧 내퍼 부교수는 2013년 “점액이 세균을 붙잡아 몸에 들어오지 못하게 막지만, 만약 우리가 그 점액을 섭취한다면 그 안에 담긴 세균에 면역 체계가 훈련되면서 면역 반응을 훈련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라는 가설을 제시했다. 하지만 이 가설은 실증 연구로 검증되진 않았다.2016년 독일 튀빙겐대학교 연구진은 사람의 콧속에 사는 세균 포도상 구균 루그두넨시스(Staphylococcus lugdunensis)가 루그더닌(lugdunin)이라는 항균 물질을 만들어 낸다는 사실을 발견하여 국제 학술지 네이처(Nature)에 발표했다. 루그더닌은 코점막에 사는 특정 세균이 합성하는 새로운 항생 화합물(일종의 항생제)이다. 다만 코딱지 자체에서 루그더닌을 발견한 것이 아니라, 콧속 세균이 루그더닌을 생성한다는 사실을 확인한 것이라 코딱지 자체가 항균 효과를 가진다고 보기는 어렵다.코딱지가 이른바 ‘천연 예방접종’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주장은 현재로선 과학적 설득력이 높지 않다.그렇다고 건강상 문제를 일으키는 것도 아니다. 실제로 대부분의 사람은 의식하지 못한 채 비강 점액을 삼켜 소화기관으로 보내고 있으며, 이 과정 자체가 건강에 특별한 문제를 일으킨다는 근거는 없다.2001년 청소년 대상 코 파기 연구를 수행한 인도 벵갈루루 국립 정신건강·신경과학연구소 치타란잔 안드라데 박사는 “점액 속에서 건조 과정을 견디는 면역 관련 물질은 매우 소량일 가능성이 크고, 섭취 후에도 소화될 가능성이 높다”라고 라이브사이언스에 설명했다. 코딱지의 면역력 향상 주장을 반박한 것.다른 전문가들은 비강 점액이 폐렴을 일으키는 박테리아를 전파할 수 있으므로, 면역저하자가 주변에 있을 때 아이들의 코 파기와 코딱지 먹기 행동은 제어할 필요가 있다고 경고한다.코딱지가 면역력을 높인다는 주장을 뒷받침할 과학적 근거는 현재까지 거의 없다. 이에 연구자들은 아이들이 코딱지를 먹는 행동에 관한 보다 직관적인 이유를 찾고 있다.코딱지는 가려움, 압박감, 불편함을 유발할 수 있고, 그로 인해 아이들이 코를 파게 되며, 호기심 많은 아이는 결국 그것을 맛보게 될 수 있다는 것이 파브르 부교수의 추측이다.2009년 출간된 한 책의 저자는 아이들에게 왜 코딱지를 먹는지 직접 물어본 결과를 한 장(chapter)에 실었다. 이는 동료 평가를 거친 논문은 아니었고, 표본도 10명으로 매우 적었다. 아이들은 “식감과 맛이 좋아서”라고 코딱지를 먹는 이유를 댔다.안드라데 박사는 아이들이 코딱지를 먹는 습관을 갖게 되는 이유는 아직 그 행동에 부정적인 사회적 의미가 부여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본다.“아이들은 공개적으로 그 행동을 하고, 어른들에게 들키면 꾸중을 듣는다. 코를 파는 것과 먹는 행위 모두 낙인이 찍히기 때문에, 내 생각엔 아이들이 나이가 들면서 적어도 공개적으로는 그 행동을 반복하지 않게 되는 것이다.”2019년 미취학 어린이(3~4세) 39명을 대상으로 한 실험 연구에서는 아이들에게 비누로 손 씻기, 휴지 사용 등 코 위생을 높이는 행동을 격려하는 놀이 기반 교육을 시행한 결과, 휴지로 코딱지를 제거하고, 올바르게 버리는 행동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코를 파고 먹는 행동 자체에 관한 연구는 아니지만, 위생 습관 교육을 통해 코를 파는 행동을 줄일 가능성을 보여줬다.코 파는 행동이나 습관을 정신과적으로 접근한 연구도 있다.일부 연구에서는 이런 행동이 불안, 강박행동(OCD)과 연관될 수 있다고 보고했다. 이는 모든 아이에게 해당하는 설명은 아니며, 반복적·강박적 행동으로 나타나는 일부 사례에 국한된다.다시 원점으로 돌아가서, 아이들이 ‘단순히 코를 파고 먹는 행동’을 다룬 진짜 실험 연구는 매우 희소하다. 따라서 아이들이 왜 코딱지를 먹는지 그 원인을 직접적으로 규명하는 실험 연구가 나오기 전까지는 정확한 답을 알 수 없다. 파브르 부교수는 아이들의 발달 과정에서 코딱지를 먹는 행동이 어떤 이점이나 해로움을 가질 수 있는지 이해하기 위해 더 연구할 가치가 있다고 본다. 하지만 궁극적으로는 아이들의 말을 그대로 받아들인다. 아이들이 코딱지를 먹는 이유는 단순히 좋아서일 더 모른다는 것이다. “바삭하고 약간 짭짤하거든요.”전문가들은 코딱지를 먹는 행동 자체보다 손 위생과 비강 손상 예방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한다.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 2026-0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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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30도 안심 못 해”…30년 경력 심장 전문의 “혈압 목표 120/80”[노화설계]

    고혈압은 ‘침묵의 살인자’로 불린다. 증상이 거의 없지만 심근경색, 뇌졸중, 심부전, 신장 손상 심지어 인지 저하 위험까지 슬금슬금 키운다.과거에는 고혈압을 주로 노년층 질환으로 여겼다. 하지만 최근 연구에 따르면 35~64세의 ‘젊은 성인’도 고혈압 관련 심장질환 사망이 증가하고 있다.혈압은 혈액이 동맥벽에 가하는 압력을 수치로 나타낸 것이다. 정상 혈압은 120/80㎜Hg 미만이다. 위의 숫자는 심장이 혈액을 내보낼 때의 압력인 수축기 혈압, 아래 숫자는 심장이 다시 혈액을 채울 때의 이완기 혈압이다.우리나라는 수축기 혈압이 140㎜Hg 이상이거나 이완기 혈압이 90㎜Hg 이상인 경우 고혈압으로 진단한다. 미국은 더 엄격하다. 수축기 혈압 130㎜Hg 이상이거나 이완기 혈압 80㎜Hg 이상이다. 미국심장협회와 미국심장학회는 2017년에 고혈압 진단 기준을 140/90㎜Hg에서 130/80㎜Hg으로 낮췄다. 근거는 2015년 발표한 ‘수축기혈압 중재임상시험(Systolic Blood Pressure Intervention Trial·이하 SPRINT 연구)’이다. SPRINT 연구에서는 고혈압 환자들의 수축기 혈압을 120㎜Hg 미만 목표로 치료한 결과, 140㎜Hg 미만 치료군과 비교해 심근경색·뇌졸중·심부전 같은 주요 심혈관 사건 발생률과 전체 사망 위험이 유의하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요한 점은, 이 효과가 ‘고혈압이 심한’ 사람에게만 국한되지 않았다는 것이다.‘조금 높은 정도’라 여겨졌던 혈압에서도 더 낮게 관리할수록 장기 위험이 줄어들었다.30년 경력의 심혈관 전문의가 이를 근거로 “혈압 치료에서 가장 흔한 실수는 ‘대충 괜찮은 수치’에 만족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뉴욕에 기반을 둔 심장 전문의 에반 레빈(Evan Levine·내과·심장학·심장핵의학 전문의 자격 보유)이 강조하는 고혈압 치료 목표는 명확하다. 120/80㎜Hg이다.그는 최근 게재한 에서 “혈압이 이상적 수치에 가깝더라도 충분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SPRINT 연구 결과를 인용하며 정확히 120/80㎜Hg를 목표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그는 “의사가 130/80 또는 120/88도 괜찮다고 말한다면 가장 중요한 데이터를 놓치고 있는 것”이라며 “정확한 목표는 120/80이다. 135도, 128도 아니고, 120이다”라고 말했다.참고로 SPRINT 연구는 수축기 혈압을 120㎜Hg 미만으로 낮추는 전략이 심혈관 위험과 전체 사망률을 유의하게 낮추는 것과 관련 있음을 보여줬다. 연구에서는 이완기 혈압(80㎜Hg)은 목표로 삼지 않았다. 아울러 SPRINT 연구는 당뇨병 환자나 뇌졸중 병력이 있는 사람은 제외한 집단에서 수행한 결과라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혈압 낮추는 생활 전략최근 뉴욕타임스는 전문가들의 의견을 토대로 효과적인 혈압 조절 전략을 제시했다.고혈압 예방 DASH 식단과도한 나트륨 섭취는 혈압을 높이는 주요 원인 중 하나다. 그래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식단이다. ‘고혈압 예방을 위한 식이요법’이라는 뜻의 ‘Dietary Approaches to Stop Hypertension’은 흔히 고혈압 예방 식사법 또는 DASH 식단으로 불린다. 100편 이상의 연구를 분석한 결과, DASH 식단은 22가지 생활습관·스트레스 관리 전략 중 혈압을 낮추는 데 가장 효과적인 방법으로 나타났다.이 식단은 칼륨이 풍부한 음식을 중심으로 한다. 칼륨은 체내 나트륨 배출을 돕고 혈관을 이완시킨다. 반대로 나트륨은 체내 수분을 증가시켜 혈압을 높인다.바나나, 아보카도, 멜론이 칼륨이 풍부한 대표적인 과일이다. 오렌지 같은 감귤류, 키위, 토마토, 복숭아, 자두에도 비교적 칼륨이 많이 들어 있다. 또한 시금치·근대 같은 잎채소, 콩류와 호박류(애호박 포함)도 훌륭한 공급원이다.한국형 DASH 식단을 예로 들면 ‘밥을 백미에서 현미로 바꾸고, 국물을 줄이고, 김치·장아찌·젓갈 같은 소금 절임 식품은 적게, 대신 생선·두부·채소(시금치나 애호박 무침)를 늘리는 상차림이다.등척성 근력 운동최근 주목받는 방법이다. 2023년 ‘영국 스포츠의학 저널’(British Journal of Sports Medicine)에 게재된 메타분석에 따르면 유산소, 인터벌 등 모든 운동이 혈압 강하에 도움이 됐지만 등척성 운동이 가장 효과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등척성 운동이란 근육의 길이가 변하지 않은 상태에서 힘을 지속적으로 주는 운동이다. 즉, 관절을 움직이지 않고 버티는 동작이 핵심이다.해당 연구에선 발을 어깨 너비로 벌리고 등을 벽에 댄 채 무릎을 90도 각도로 구부려 앉은 자세를 취하고 정해진 시간 동안 자세를 유지하는 ‘벽 스쿼트’가 매우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2분 운동-2분 휴식’을 한 세트로 하루에 4세트씩, 일주일에 3번 정도 규칙적으로 ‘벽 스쿼트’ 운동을 하는 것을 추천했다전반적인 건강 상태가 더 좋은 사람이라면, 머리부터 발까지 몸을 일자로 유지한 채 버티는 플랭크도 좋은 선택지다. 한 번에 30~45초 유지, 1~2분 휴식을 한 세트로 하루 6~8회 반복하면, 연구에서 혈압 강하 효과가 관찰된 총 운동 시간(하루 4~8분)에 부합한다.체력이 약한 사람은 횟수를 줄이거나 팔꿈치가 아닌 손바닥으로 지탱하는 수정 플랭크, 이른바 ‘엎드려뻗쳐 자세’를 해도 효과를 볼 수 있다. 이 또한 등척성 근력 운동에 해당한다. 주의할 점은 복부와 엉덩이에 힘을 주고 몸을 일직선으로 유지하는 것이다. 허리가 꺾여 코어의 긴장이 끊기면 단순 버티기, 조금 과장해 ‘운동이 아닌 노동’이 된다.스트레스 관리사실 가장 쉽지 않은 과제 중 하나다. 하지만 불가능한 일도 아니다. 운동, 명상, 종교활동, 규칙적인 수면 등이 스트레스 감소 효과가 있다. 스트레스 관리는 혈압 문제를 해결함에 있어 보조가 아니라 핵심 요소다.약물 치료를 두려워하지 말 것일반적인 치료 목표는 130/80㎜Hg 미만, 가능하다면 120/80㎜Hg 미만이다. 잦은 소변, 다리 부종 같은 부작용이 생길 수 있으나, 약물 조정으로 대부분 관리가 가능하다. 약을 복용하더라도 식단과 운동을 병행하면 혈압뿐 아니라 전반적인 건강 위험을 줄일 수 있다.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 2026-0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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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7세 제니퍼 애니스톤, ‘복근운동’ 없이 복근 만든 비결![바디플랜]

    오는 11일 57세 생일을 맞는 할리우드 스타 제니퍼 애니스톤. 어느덧 중년 후반기에 접어들었지만, 최근 공개된 사진 속 그녀는 나이를 잊게 하는 탄탄한 복근을 자랑한다.많은 사람의 머릿속에서 “하루에 복근운동을 몇 시간 동안 했기에 저런 굴곡이 생긴 걸까?”라는 궁금증이 생길 법한 몸이다. 하지만 답은 예상과 달랐다. 애니스톤은 복근을 따로 떼어내 훈련하지 않았다.애니스톤이 지난 5년간 꾸준히 해온 운동 방식은 저충격 기능성 훈련이다. 그녀의 개인 트레이너이자 그녀가 즐겨 하는 피트니스 프로그램 ‘Pvolve’의 트레이닝 총괄 부사장 대니 콜먼은 “복근은 따로 훈련하지 않는다. 대신 모든 동작에서 코어를 사용하게 만든다”라고 여성 건강 잡지 ‘우먼스 헬스’(Women’s Health)에 말했다.콜먼에 따르면, 애니스톤의 운동은 크런치만 반복하는 식이 아니다. 스쿼트, 힌지 동작, 플랭크, 한 발 균형, 회전 동작처럼 여러 관절을 동시에 쓰는 전신 움직임이 중심이다. 복근은 이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그리고 지속적으로 사용함으로써 단련된다.대부분 사람은 복근운동이라고 하면 윗몸 일으키기나 크런치를 떠올린다. 크런치는 상체를 바닥에서 완전히 들어 올리는 윗몸 일으키기와 달리 어깨만 살짝 들어 올려 허리에 가해지는 부담을 줄인다. 복직근(겉으로 보이는 복근)을 직접 자극하는 데 효과적이라 복근 강화 대표 운동으로 꼽힌다.하지만 크런치만으로는 허리를 지탱하고 몸을 안정시키는 깊은 핵심(코어) 근육을 충분히 단련하기는 어렵다.애니스톤은 복근을 직접 노리는 것이 아니라, 복근이 동원될 수 있는 다른 여러 동작을 통해 복근을 단련하는 접근법을 사용한다.그녀의 운동 루틴에는 다음과 같은 동작이 포함된다.-힌지(hinge) 동작: 엉덩이를 접어 상체를 숙이는 움직임, 데드리프트가 대표적이다. 허리를 중립을 유지하고, 복부와 엉덩이 근육이 함께 작동해야 한다.-싱글 레그 데드리프트(single-leg deadlift): 한 발로 서서 몸을 숙이며 균형을 잡는 동작. 복근·엉덩이·허벅지·발목 안정근이 동시에 동원된다.-한 발 균형 동작(single-leg stability): 한쪽 다리에 체중을 싣고 버티는 움직임, 코어가 약하면 쉽게 흔들린다.-회전 동작(rotational movement): 몸통을 비틀며 힘을 전달하는 동작. -플랭크(plank): 척추를 중립 상태로 유지한 채 복부와 엉덩이를 동시에 수축해 몸통의 흔들림을 억제하는 동작.이런 동작들은 공통점이 있다. 복근을 몇 분만 쓰는 것이 아니라 운동 내내 계속 쓰게 만든다는 점이다.이 같은 운동 방식의 목표는 사실 복근이 아니다. 나이 들어서도 건강하게 독립적인 생활을 할 수 있는 몸을 만드는 것이 진짜 목표다.그 결과로 따라 오는 것이 복근 강화, 허리 통증 감소, 자세 안정, 근력 향상, 낙상 위험 감소 등이다.특히 중년 이후 여성에게는 근력과 신체 안전성이 매우 중요하다. 코어 근력과 균형 능력이 요통 예방과 낙상 방지에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는 연구 결과들이 있다.2021년 ‘Journal of the Pakistan Medical Association’에 실린 연구에 따르면, 요통을 호소하는 40~60세 폐경 여성을 대상으로 전통적인 물리치료 단독군과 코어 안정화 운동 치료를 병행한 군을 12주간 비교한 결과 코어 운동 병행군이 허리 통증을 더 효과적으로 줄이고 삶의 질과 근력을 더 크게 개선한 것으로 나타났다.애니스톤은 주 3~4회, 한 번에 40~60분 운동을 기본으로 하되, 그날 몸 상태에 맞춰 강도를 조절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지속 가능성이다.애니스톤은 몸의 변화를 만드는 데 가장 큰 영향을 준 요인으로 “단기 성과를 좇지 않는 태도”라고 강조했다. 이 같은 운동 루틴을 5년간 지속한 그녀의 목표는 “장수, 근력, 그리고 잘 움직이는 몸”이다.선명한 복근은 목표가 아니라 그 과정에서 따라온 결과일 뿐이다. 재니퍼 애니스톤은 중년 이후 몸 관리에서 중요한 것이 ‘얼마나 날씬한가’가 아니라 ‘얼마나 오래, 얼마나 잘 움직일 수 있는가’라는 점을 몸으로 잘 보여주고 있다.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 2026-0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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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기 먹어야 100세까지 산다? 최신 연구가 말한 ‘진짜 조건’[노화설계]

    고기를 먹지 않는 사람들은 고기를 먹는 사람들에 비해 100세까지 살 가능성이 작을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관심을 끌었다. 2월호에 실린 이번 연구는 중국 노인 건강·장수 종단조사(CLHLS) 자료를 바탕으로, 80세 이상 중국 노인 5203명을 20년간 추적했다. 1998~2018년의 연구 기간 종료 시점에서 100세를 넘긴 이는 1459명 이었다. 식단이 수명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 고기를 포함하는 잡식성 식습관을 가진 노인들에 비해 채식군은 100세 도달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낮게 관찰됐다(OR 0.81).완전 채식주의자는 육식군에 비해 100세까지 살 가능성이 더 낮아(OR 0.71) 격차가 가장 컸다. 단 생선,달걀,유제품을 섭취하는 채식 하위유형에서는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다.수치 해석에서 OR은 확률이 아니라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 ‘100세가 될 가능성’ 과 ‘100세가 못 될 가능성’의 비율을 뜻한다.채식군의 OR 0.81이란 동전 던지기에서 육식(잡식)군의 상대적 유리함을 1로 볼 때 채식군은 0.81 수준으로 완전히 불리하진 않지만 평균적으로 덜 유리하게 관찰됐다는 의미다.이는 식물성 식단이 건강에 좋다는 수십 년간의 연구 결과와 모순되는 것처럼 보인다. 실제로 채식 중심 식습관은 심혈관 질환(특히 허혈성 심장 질환), 제2형 당뇨병, 체중 증가 위험이 낮은 것과 연관된다는 보고가 많다. 다만 뇌졸중은 연구에 따라 결과가 일관되지 않는다. 이는 식물성 식단이 장 건강에 중요한 식이섬유 섭취를 늘리고, 심혈관계 건강에 중요한 포화지방 섭취를 줄이기 쉬운 구성이라는 점에서 도움이 됐을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이번 연구는 “육식이 채식보다 장수에 유리하다”라고 단순하게 해석할 수 없는 복잡성을 품고 있다. 영국 본머스대학교의 영양·행동과학자 클로이 케이시(Chloe Casey) 박사가 연구 결과를 정밀하게 분석한 글을 비영리 학술 매체 더 컨버세이션에 기고했다.케이시 박사에 따르면, 육식에 따른 장수 효과는 특정 집단에만 해당했다. 저체중(BMI〈18.5) 고령자에서 더욱 뚜렷했고, 정상 체중 이상에서는 같은 효과가 거의 관찰되지 않았다. 연구 대상자는 모두 80세 이상 고령자였다. 이들의 영양 요구는 젊은 성인과 크게 다르다. 나이가 들면 생리적 변화로 섭취량과 필요한 영양소의 종류가 모두 바뀐다. 에너지 소비는 줄고, 근육량과 골밀도, 식욕은 감소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변화는 영양결핍과 허약 위험을 높인다.고기를 제외한 식단의 건강상 이점에 대한 근거 대부분은 젊은 성인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나온 것이다. 일부 연구는 비(非) 육식 고령층의 경우, 칼슘과 단백질 섭취가 부족해 골절 위험이 더 클 수 있다고 시사한다. 노년기에는 우선순위가 달라진다. 장기적인 질병 예방보다 근육량 유지, 체중 감소 방지, 한 끼 한 끼에서 최대한 많은 영양을 얻는 것이 더 중요해진다.저체중 노인의 경우, 육류를 배제한 식단은 제한된 식사량 안에서 충분한 열량·단백질·미량 영양소 섭취를 더욱 어렵게 만들 수 있다.중요한 점은 굳이 육식을 고집하지 않더라도, 생선·달걀·유제품 등 다른 동물성 식품을 섭취하면 수명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런 식품은 비타민 B12, 칼슘, 비타민 D, 고품질 단백질 등 노년기 근육과 뼈 건강에 중요한 영양소를 제공한다.다른 동물성 식품을 섭취한 고령자들과 고기를 먹은 사람들 사이에선 100세까지 살 가능성에 차이가 없었다. 연구진은 소량의 동물성 식품을 포함하는 것이, 엄격한 식물성 식단에 비해 초고령 시기 영양실조와 제지방량 감소를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이 같은 결과에 대해 케이시 박사는 “노년기 저체중이 허약 및 사망 위험 증가와 강하게 연관돼 있다는 증거가 여럿 있다”며 “체중이 이번 결과를 설명하는 핵심 요인일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또한 이번 결과는 이른바 ‘비만 역설’과도 맥이 닿아 있다. 노년기에 약간 높은 체중이 오히려 사망 위험을 낮춘다는 관찰 연구 기반 이론인데, 질병이나 생리적 스트레스 상황에서 저장된 에너지와 근육량이 보호 작용을 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이번 연구의 핵심 메시지는 어떤 식단이 더 낫다는 우열 가리기가 아니다. 삶의 단계에 따라 필요한 영양분이 달라지며, 그에 맞춰 조정해야 한다는 것이다.2022년 ‘유럽 영양학 저널’(European Journal of Nutrition)에 실린 메타분석은 젊은 성인과 중년층에겐 식물성 식단의 건강상 이점이 분명히 존재한다는 점을 보여준다. 84만 명 이상을 대상으로 한 13개의 연구를 통합 분석한 결과, 채식 중심 식단은 육류 포함 식단에 비해 심혈관 질환 위험이 15%, 허혈성 심장질환 위험이 21% 낮은 것과 관련 있었다. 완전 채식주의자(비건)들도 허혈성 심장질환에서 비슷한 보호 효과를 보였다.식물성 식단은 여전히 건강한 선택이 될 수 있다. 다만 80세에 필요한 영양분과 50세에 필요한 영양분은 다를 수 있다. 특히 고령기에는 영양 균형을 맞추기 위해 충분한 단백질, 비타민 B12, 칼슘, 비타민 D 섭취가 중요하다. 꼭 고기를 먹어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 생선, 달걀, 우유와 치즈 같은 다른 동물성 식품에서도 필요한 영양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중요한 건 ‘육식이 장수의 비결’이라는 뜻이 아니라, 초고령기에 저체중이나 식사량 감소 같은 조건이 겹치면 동물성 단백질과 미량영양소를 충분히 섭취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는 점이다. 이런 상황에 맞춰 이를 보완하는 식이 전략을 선택하는 것이 보다 건강하게 삶을 연장하는 데 이로울 수 있다.관련 연구논문 주소: 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 2026-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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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운동의 개념이 바뀌었다…‘계단 오르기’가 최고인 이유[노화설계]

    조선시대에 건강을 위해 달리기를 한 사람이 몇이나 됐을까? 아마 거의 없었을 것이다. 우리 조상들도 걷고, 들고, 오르고, 뛰는 활동을 했다. 단 건강을 위해 일부러 운동한 것이 아니라 생존을 위한 활동이었다. 몸을 움직여야 살 수 있었기 때문이다. 활발한 신체활동이 건강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는 인식은 최근에 생겨났다. 오늘날 우리가 쓰는 의미의 ‘운동’(exercise) 개념은 19세기 중후반~20세기 초 산업화 시기에 형성됐다는 데 대체로 의견이 일치한다. 기계화와 도시화로 일상에서 신체활동이 급격히 줄자, 비만·대사질환·심혈관 질환 같은 만성 질환이 급격히 늘어나기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운동을 따로 해야 한다는 해법을 찾아냈다.우리에게 익숙한 ‘주 3회 이상·한 번에 최소 30분·중등도~고강도 유산소 운동’이라는 기준은 20세기 중반 이후 등장했다. 심장병과 비만이 사회 문제로 부상한 시기의 예방 전략이었다. 효과는 분명히 있었다. 하지만 별도의 시간과 비용을 들여야 했다. 그 결과 많은 사람에게 ‘운동은 좋은 것’이지만 동시에 ‘하기 어려운 것’도 됐다.그런데 최근 10여 년 사이, 운동과 건강에 대한 인식에 또 다른 큰 전환이 있었다. 몸에 착용하는 활동량 계를 활용한 대규모 추적 연구에서 운동 시간보다 움직임의 누적이 더 중요할 수 있다는 사실이 확인되기 시작한 것이다. 이에 따라 세계보건기구(WHO)는 신체활동 지침에서 기존의 ‘한 번에 최소 10분 이상 운동해야 효과가 있다’는 기준을 삭제했다. 대신 ‘짧은 활동이라도 꾸준히 움직여 누적되면 건강 효과가 있다’라는 쪽으로 가이드라인을 바꿨다.이 흐름 속에서 주목받는 개념이 일상에서의 모든 움직임은 의미가 있다는 VILPA(Vigorous Intermittent Lifestyle Physical Activity·고강도 간헐적 생활 신체활동)과 NEAT(Non-Exercise Activity Thermogenesis·비(非)운동성 활동에 의한 열 생성) 개념이다. 이는 “운동을 해야 건강해진다”에서 “움직이지 않는 시간이 위험하다”로 관점이 이동했음을 의미한다. 헬스장에서 계획적으로 하는 운동이 아니라 농경·채집 시대처럼 ‘생활 속 짧게 반복되는 고강도 움직임’을 실천하는 것이 더욱 중요할 수 있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예가 계단 오르기다.2022년 ‘영국 스포츠의학 저널’(British Journal of Sports Medicine)에 실린 연구에 따르면, 평소 운동을 거의 하지 않던 성인들이 하루 30~45초짜리 고강도 활동을 9~10회 반복한 결과, 조기 사망 위험이 크게 낮아지는 경향이 관찰됐다. 운동 시간이 늘수록 이점은 커졌지만, 위험 감소의 대부분은 하루 처음 몇 분의 활동에서 나타났다.매일 계단을 이용하는 것만으로도 체중이 줄고, 뇌졸중과 심장병 위험이 줄어든다는 연구 결과들이 여럿 있다. 계단 오르기는 특히 하체 근력 강화에 도움이 된다.2015년 학술지 ‘노인학’(Gerontology)에 게재된 연구에 따르면, 다리의 힘이 뇌 노화를 예측하는 강력한 지표 중 하나로 나타났다. 중년 여성 쌍둥이 324명을 10년간 추적한 연구에서, 다리 근력 중에서도 순간적으로 힘을 내는 ‘폭발적 근력(파워)’가 강할수록 10년 후 인지 기능 저하와 뇌 위축이 덜한 경향이 나타났다.전문가들이 짧은 운동으로 최대 효과를 얻고 싶을 때 계단 오르기를 추천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계단은 몸에 독특한 자극을 주기 때문이다. 한 발 한 발 내디딜 때마다 한쪽 다리에 체중을 싣고 균형을 잡아야 한다. 올라가 때마다 중력을 거슬러 몸무게를 들어올려야 한다. 이 과정에서 심박수와 산소 소비량이 빠르게 올라가 심폐 기능이 자극된다.계단 오르기는 특히 평소 활동량이 적은 사람에게 더 큰 효과를 보인다. 운동 전문가들이 입을 모아 강조하는 것이 있다. 땀을 흘리는 것보다 심장 자극이 더 중요하다는 점이다. 계단을 빠르게 오르면 숨이 가빠진다. 호흡이 빨라져 대화가 어려운 정도라면 이미 ‘고강도 활동’ 영역에 들어섰다고 볼 수 있다.계단 오르기의 가장 큰 장점은 따로 준비할 게 없다는 점이다. 장비도, 비용도 필요 없다. 따로 시간을 내지 않아도 된다. 따라서 돈과 시간 문제로 ‘운동’을 하기 어려운 사람들에게 현실적인 대안이 된다.과학은 이제 “운동과 생활의 경계를 허물어야 한다”라고 말한다. 즉, 구조적 운동(목적·시간·강도가 정해진 계획적 운동)을 못 하더라도 생활 속 움직임만으로도 건강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헬스장에 가거나, 운동복을 차려입고 조깅 코스를 달려야만 운동이 아니다. 계단 몇 층을 오르는 짧지만 강렬한 움직임이 심장과 근육, 뇌 건강을 개선할 수 있다. 엘리베이터 버튼을 지나쳐 계단으로 향하는 생활 습관이 쌓이면, 노년의 삶을 바꿀 수 있다. 특히 하체 근력과 심폐 체력이 동시에 자극되는 활동은 노년기 독립성 유지와 직결된다는 점에서 공중보건적 가치가 크다.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 2026-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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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서진 무릎으로 올림픽 도전…‘스키 여제’ 린지 본의 위험한 선택

    한때 ‘스키 여제’로 불린 미국의 스키 선수 린지 본(41)이 왼쪽 무릎의 전방십자인대(ACL) 파열·뼈 타박상·반월상 연골 손상에도 불구하고 밀라노 동계올림픽에 출전하겠다고 밝혔다. 정형외과와 스포츠의학 전문의들은 위험한 결정이지만 전혀 불가능한 일은 아니라고 설명했다.본은 3일(이하 현지 시각) 이탈리아 코르티나담페초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집중적인 치료를 받으며 운동하고, 의사들과도 상의하고 있다. 오늘은 스키도 탔다”면서 “무릎 상태는 안정적이며 힘이 있다고 느낀다”라고 밝혔다.본은 지난달 30일 스위스 크랑몽타나에서 열린 FIS(국제 스키·스노보드연맹) 월드컵 활강 경기에 출전했다가 레이스 도중 넘어져 왼쪽 무릎을 크게 다쳤다.본은 “전방십자인대가 완전히 파열됐다. 전방십자인대 파열 시 흔히 동반되는 골 타박상과 반월상 연골 손상도 있다”면서 “반월상 연골 손상은 원래 있던 것인지, 충돌로 인한 것인지 확실하지 않다”라고 상태를 설명했다.본은 물리치료를 받고 의료진의 조언을 들은 뒤 올림픽 출전을 강행하기로 했다. “무릎이 붓지 않았고, 무릎 보호대를 착용하면 일요일(8일) 경기에서 충분히 경쟁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미국 스키·스노보드 국가대표팀 주치의 출신의 정형외과 의사 캐서린 로건은 “엘리트 선수들에게선 종종 볼 수 있는 일”이라며 “일반인이라면 감히 시도하지 않을 일을, 엘리트 선수들은 목표가 훨씬 크기 때문에 밀어붙이는 경우가 많다”고 AP통신에 말했다.본은 올림픽 금메달 1개와 동메달 2개, FIS 월드컵 84승을 기록한 여자 알파인 스키의 ‘살아 있는 전설’이다. 이 같은 성과는 수많은 부상과 싸워 이긴 훈장이다.2010년 밴쿠버 올림픽 때 정강이를 다친 상태에서 활강 금메달을 딴 그녀는 2014년 소치 올림픽엔 오른쪽 무릎 전방십자인대 파열로 출전하지 못했다. 2018년 허리 부상에도 여자 활강 동메달을 목에 건 본은 이듬해 은퇴했다. 2024년 4월 오른쪽 무릎에 부분 인공관절(티타늄) 수술을 받았고, 이후 약 6년 만인 2024~25시즌 복귀해 이번 올림픽을 준비해 왔다. 올림픽이 열리는 이번 시즌 FIS 월드컵에서 우승 2회, 준우승 2회, 3위 3회 등의 성적을 내며 올림픽 메달 추가 기대를 키웠다.부상 때문에 5번째 올림픽 출전의 꿈을 접는가 했으나, 강인한 의지로 반전 드라마를 쓰려한다.전방십자인대 파열에 반월상 연골 손상이 동반된 본의 상태는 중증 부상으로 분류된다. 전방십자인대는 대퇴골(허벅지 뼈) 과 경골(정강이뼈)을 연결하는 인대다. 파열은 인대가 찢어졌다는 뜻이다. 축구나 농구 그리고 스키처럼 방향 전환이 빠른 스포츠에서 흔히 발생한다. 보통 무릎에서 ‘뚝’ 소리가 난다. 관절의 지지력 상실로 즉시 무릎이 꺾인다. 이후 심한 부기가 동반되는 게 일반적이다. 반월상 연골은 대퇴골과 경골 사이에서 충격을 흡수하는 고무 같은 연골 조직이다. 반달 모양과 닮았다고 해서 이런 이름이 붙었다. 손상되면 상하 무릎 연골의 완충 기능이 제한된다. 장기적으로 골 관절염으로 이어질 수 있다.미국 정형외과학회(AAOS) 지침에 따르면, 이러한 부상은 보통 부상 후 수개월 내 수술로 치료한다. 수술 후 회복에는 9개월에서 1년이 걸릴 수 있다.스포츠의학 외과의인 미아 하겐은 “일부는 더 빨리 복귀하기도 하지만, 어떤 선수들은 다시는 해당 종목으로 돌아오지 못하기도 한다”고 AP에 말했다.전방십자인대가 파열된 상태에서 어떻게 스키를 탈 수 있을까?정형외과 의사 로건은 무릎 보호대 착용이 어느 정도 도움이 되겠지만, 무엇보다 자신의 강인한 신체 능력에 기대야 한다고 말했다.“전방십자인대가 파열된 상태에서도 스키는 가능하다. 핵심은 대퇴사두근의 힘, 엉덩이 근력, 그리고 신경근 조절 능력이 핵심이다.”무릎관절에 부종이나 관절액이 많이 차면 힘과 근력, 그리고 엣지 컨트롤(스키의 각도를 정교하게 조절하는 능력)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요소들을 잘 관리할 수 있다면 경쟁력을 유지할 가능성도 있다고 로건은 말했다.“린지 본 같은 최정상급 알파인 스키 선수라면, 올림픽 무대에서 훌륭한 경기력을 내는 것이 여전히 불가능하지만은 않다.”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 2026-0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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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술 마시기 전 우유로 위벽 보호?…알고 보니 ‘거짓 신화’[건강팩트체크]

    설 연휴가 멀지 않았다. 민족 최대의 명절. 가족끼리 술잔을 기울이며 정을 나누는 풍경이 흔하다. 술을 마시기 전 우유로 ‘위벽을 코팅’해 알코올로부터 보호한다는 사람들이 있다. 이는 사실일까?결론부터 말하면 과학적 근거가 없는 주장이다. 음식물 섭취를 통해 위 내벽 자체를 코팅한다는 개념은 생리학적으로 성립하지 않는다. 또한 알코올 대부분은 소장(약 90%)에서 흡수된다. 설령 위벽에 방어막을 구축한다고 해서 알코올로 인한 손상이나 흡수를 극적으로 줄일 수는 없다.하지만 다른 이유로 어느 정도 도움은 될 수 있다.우유나 달걀처럼 단백질이 많은 음식은 위 배출 속도를 늦춰 음주 시 알코올이 소장으로 빠르게 넘어가는 것을 지연시킬 수 있다. 소장은 길어 전체 면적이 위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넓다. 알코올이 소장에 도달하면 순식간에 흡수된다. 위에서 소장으로 넘어가는 시간을 늦출 수 있다면 혈중알코올농도가 빨리 오르는 것을 어느 정도 막아줄 수 있다.이들 식품(우유는 전지 우유(full-fat)만 해당)에는 일정량의 지방도 포함돼 있다. 지방 역시 소화 시간이 길어 위에서 오래 머문다. 단백질과 마찬가지로 알코올이 소장으로 넘어가는 속도를 늦추는 데 기여할 수 있다.달걀의 경우 특정 아미노산(시스테인)이 간에서 알코올 대사에 관여한다는 일부 연구 결과가 있으나 사람에게 효과가 있는지는 불분명하다. 정리하면, 음주 전 우유 섭취를 통해 ‘위를 코팅한다’라는 표현은 잘못이다. 음식의 알코올 흡수 속도를 늦출 수는 있지만, 알코올로 인한 위 점막 손상이나 독성을 직접 예방할 수는 없다. 비슷한 이유로 술 마시기 전에 먹으면 도움이 되는 음식들이 있다.과학적 조언과 영양 전문가들의 의견을 종합하면 다음과 같은 음식들이 음주 부작용 완화에 도움을 줄 수 있다.1. 단백질이 풍부한 음식단백질은 위에서 오래 머물러 알코올 흡수를 지연시킬 수 있다.달걀, 그릭 요거트, 콩과 두부, 견과류 등이 대표적이다.2. 식이섬유가 풍부한 음식 섬유질은 음식이 위에서 비워지는 시간을 늦춰 알코올 흡수를 천천히 진행하게 하는 데 도움이 된다.3. 건강한 지방지방은 소화가 느린 성분으로 알코올 흡수를 상대적으로 더디게 한다.아보카도나 올리브유, 견과류로 미리 속을 채우면 좋다.4. 수분 & 전해질 보충 음식술은 탈수를 유발한다. 음주 전 물이나 전해질이 풍부한 음료와 음식은 도움이 된다.수박, 바나나, 오이, 토마토가 좋은 예다.반대로 음주 전 혹은 술자리에서 피해야 할 음식과 행동도 있다.무엇보다 빈속에 술 마시기는 지양해야 한다. 알코올이 빠르게 흡수돼 부작용 위험이 크다.맵거나 지나치게 기름진 음식 또한 멀리하는 게 좋다. 소화에 부담이 되고 위를 자극한 위험이 있다.일부 전문가들은 우유 섭취 역시 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우유는 일시적으로 위를 편안하게 느끼게 할 수 있지만, 이후 위산 분비를 자극해 오히려 속쓰림이나 위장 불편을 유발할 수 있다는 것이다.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 2026-0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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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매년 암 700만 건, 예방할 수 있다…흡연·감염이 최대 원인

    전 세계에서 매년 새로 발생하는 암 가운데 최소 700만 건은 흡연·감염·비만·음주·대기 오염 등 조절할 수 있는 위험 요인을 줄이면 예방 가능하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 과학자들이 작성한 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암의 약 37%는 감염, 생활 습관, 환경 오염 등 피할 수 있는 요인으로 인해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된다.여기에는 인유두종바이러스(HPV) 감염으로 발생하는 자궁경부암(백신 접종으로 예방 가능)과 담배 연기에 의해 발생하는 다양한 종양이 포함된다.의학 저널 ‘에 3일(현지 시각) 게재된 연구 결과에 대해 연구자들은 “수백만 명의 삶을 바꿀 강력한 기회가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라고 짚었다. 물론 모든 암을 예방할 수 있다는 것은 아니다. 암 위험을 높이는 유전자를 물려받았거나, 노화에 따른 DNA 이상 같은 요인은 개인의 통제 범위 밖이다.그럼에도 연구진은 “10개의 암 중 거의 4개가 예방 가능하다는 것은 놀라운 사실”이라며 “이는 매우 큰 수치”라고 밝혔다.연구진은 IARC가 구축한 전 세계 암 통계 데이터베이스(GLOBOCAN) 자료를 사용해 암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알려진 30가지 예방할 수 있는 암 요인을 분석했다.여기에는 △DNA를 직접 손상하는 흡연과 자외선(UV) 노출 △염증과 호르몬 변화를 통해 암 위험을 높이는 비만과 신체활동 부족 △잠복 상태의 암 발생 과정을 촉진할 수 있는 대기오염 등이 포함된다.아울러 HPV, 간염 바이러스(간암 유발), 헬리코박터 파일로리(H. pylori·위암 유발) 등 9가지 암 유발 감염도 함께 살펴봤다.연구진은 2022년 전 세계에서 발생한 암 자료와 그로부터 10년 전의 30가지 위험 요인 노출 빈도 데이터 등을 활용해 185개국에 대한 통계 분석을 수행했다.그 결과 36개 유형의 신규 암 환자 1870만 명 가운데 약 710만 명의 발병 원인이 조절 가능한 위험 요인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추산됐다.암 발생에 가장 크게 기여한 상위 3대 요인은 △흡연(330만 건·15.1%) △감염(230만 건·10.2%) △음주 (70만 건·3.2%) 순으로 나타났다. 또한 폐암(흡연·대기 오염 관련), 위암(H. pylori 감염 관련), 자궁경부암(HPV 감염 관련)이 전체 예방 가능한 암의 거의 절반을 차지했다.연구진은 현재 추세가 이어진다면, 전체 신규 암 발생이 2040년까지 약 50%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조절 가능한 위험 요인에 대한 노출을 줄이는 것이 암 예방을 위한 가장 효과적이고 지속 가능한 전략 가운데 하나라고 강조했다.그러면서 적극적인 금연 정책과 HPV 백신 무료 접종을 통해 관련 암 발생을 낮춘 일부 국가의 사례가 희망적인 소식이라고 덧붙였다.관련 연구논문 주소: 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 2026-0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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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탄수화물 다이어트’ 의사들이 경계하는 이유 [바디플랜]

    체중을 빠르게 줄이고 싶은 사람들이 가장 흔하게 선택하는 식이 전략은 탄수화물 섭취 제한이다. 밥과 빵, 과일을 줄이고 대신 생선, 고기, 달걀, 견과류, 유제품과 같은 단백질 위주의 식단을 짠다. 이는 ‘저탄고지’로 통하는 키토제닉 식단과 매우 유사하다.키토제닉 다이어트는 탄수화물 섭취를 크게 줄여 몸이 포도당 대신 지방을 주요 에너지원으로 사용하기 시작하는 케토시스(ketosis)라는 대사 상태에서 유래했다. 몸에 저장된 지방을 연료로 태우기 때문에 체중 감량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하지만 이를 장기간 유지할 경우 대사 건강 악화는 물론, 동물 실험에서 간암 발생 위험 증가와 연관된 결과도 보고돼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키토제닉 식단, 체중은 줄었지만…미국 유타대학교 연구진이 생쥐를 대상으로 9개월 이상 진행한 실험에 따르면, 키토제닉 식단을 섭취한 쥐들은 체중 증가는 억제됐지만, 동시에 고지혈증과 지방간 그리고 인슐린 저항성과는 무관한 심각한 혈당 조절 장애가 나타났다. 즉, 인슐린이 잘 들지 않는 문제가 아니라, 인슐린 자체를 충분히 분비하지 못하는 문제가 관찰된 것이다.식단 시작 2~3개월 이내에 혈당과 인슐린 수치가 떨어져 겉보기엔 긍정적인 징후로 보였다. 하지만 추가 분석 결과 이는 인슐린 감수성이 좋아진 것이 아니라, 췌장 베타 세포의 인슐린 분비 능력이 손상된 결과였다. 다시 탄수화물이 몸에 들어오자, 혈당이 급격히 치솟고 쉽게 내려오지 않는 현상이 관찰됐다.연구진은 “체중 감소라는 이점에도 불구하고, 장기간의 극단적 저탄고지 식단은 간 대사와 혈당 조절에 복합적인 이상을 초래할 수 있다”라고 경고했다.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 연구진이 주도한 다른 동물 연구에서는 저탄고지 식단을 장기간 지속하면 간암 발생 위험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에 따르면, 식단 초기에는 간세포 생존에 도움이 되는 유전자가 활성화했다. 하지만 장기간 이어지자, 고지방 식단에 따른 스트레스 반응으로 간세포가 줄기세포와 유사한 미성숙 상태로 역분화했다. 미성숙 상태의 세포는 돌연변이에 훨씬 취약해 암에 걸릴 위험이 크다. 고지방 식단을 따른 쥐들은 1년 이내에 대부분 간암에 걸렸다. 연구진은 인간의 경우 이와 유사한 과정이 나타난다면, 훨씬 더 긴 시간(약 20년)에 걸쳐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고 추정했다.왜 저탄수화물은 곧 ‘고지방’이 되기 쉬울까?탄수화물은 하루 섭취 열량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이를 크게 줄이면, 부족한 열량을 채우기 위해 지방 섭취가 자연스럽게 늘어날 수밖에 없다. 실제 식단 분석 연구를 보면, 저탄수화물 식단은 이론과 달리 단백질보다는 지방 섭취 증가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이는 의도하지 않더라도, 식단 구성이 결과적으로 저탄고지에 가까워질 수 있음을 의미한다.일반적인 키토제닉 식단에선 탄수화물 비중을 하루 총칼로리의 5~10%로 제한한다. 이는 작년 말 개정된 ‘한국인 영양소 섭취기준’의 50~65%에 훨씬 못 미친다.뉴욕타임스가 최근 소개한 전문가 분석에 따르면, 실제 저탄수화물 식단을 따르는 사람들은 붉은 고기, 포화지방 함량이 높은 유제품, 가공육 섭취 비율이 높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문제는 이런 지방 구성이 지방간, 심혈관 질환, 대사 이상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점이다.질 좋은 ‘탄수화물’, 적당히 섭취하면 오히려 체중 관리에 도움전문가들은 모든 탄수화물이 문제는 아니라고 한목소리로 지적한다. 이들은 탄수화물의 양보다 질에 집중하는 것이 낫다고 조언한다.정제된 설탕, 흰 밀가루, 백미처럼 빠르게 흡수되는 탄수화물은 혈당을 급격히 올리지만, 과일, 채소, 통곡물, 콩류처럼 섬유질이 풍부한 탄수화물은 소화와 흡수 속도가 느리고 포만감을 오래 유지해 오히려 체중 관리에 도움이 된다고 설명한다.뉴욕타임스에 따르면 하버드대학교 공중보건대학원의 프랭크 후 교수(영양·역학)는 “전체 탄수화물 섭취량을 줄이되, 통곡물과 식물성 식품 중심으로 구성한 식단은 체중 감량과 장기적인 체중 유지 모두에 유리하다”라고 말했다.이런 탄수화물에는 식이섬유도 풍부한 편이다. 식이섬유는 제2형 당뇨병과 기타 주요 질환의 위험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되며, 장내 유익균을 먹여 살린다.예일대학교 의과대학의 내과·비만 전문의 네이트 우드 박사는 “체중을 줄이고 이를 유지하고 싶다면, 탄수화물의 양보다 질에 집중하라”고 강조한다.빠른 감량 vs 요요 없이 건강 유지극단적 탄수화물 제한은 단기간 체중을 줄이는 데는 효과적일 수 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간 건강 이상, 혈당 조절 문제, 영양 불균형이라는 대가를 치를 위험이 있다는 것을 여러 연구가 보여준다.전문가들이 제안하는 현실적인 대안은 명확하다.탄수화물을 조금 줄이되 백미, 흰 밀가루, 설탕 같은 정제 곡물은 피하고 대신 통곡물, 채소, 과일 중심으로 섭취하는 편이 여러 측면에서 낫다. 지방을 선택할 때도 붉은 고기, 버터, 가공육 등 포화지방이 많은 식품은 멀리하고 올리브유, 견과류, 생선 위주로 섭취하는 게 좋다.체중 감소와 대사 건강을 동시에 노릴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이고 지속 가능한 전략은, 탄수화물 섭취량을 무조건 줄이기보다 양질의 탄수화물을 적정 수준으로 섭취하면서 건강한 지방을 곁들이는 식단이라는데 전문가들의 의견이 모인다.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 2026-0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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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7:1’ 수면 규칙 뭐길래… “최대 4년 수명 연장 효과”[노화설계]

    ‘7:1’ 수면 규칙을 지키면 수명을 최대 4년 늘어날 수 있다는 연관성을 보여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잠이 부족하면 신체와 정신건강에 나쁜 영향을 끼친다는 사실은 이미 널리 알려졌다. 여러 연구에서 잠을 충분히 못 자면 기분, 면역 기능, 기억력 등에 악영향을 미칠 뿐 아니라, 수명이 단축될 위험이 있다는 것까지 밝혀졌다. 반대로 수면을 개선하면 건강한 상태로 더 오래 살 수 있을까?최근 영국 런던정경대학교(LSE)가 건강보험 업체 바이탈리티(Vitality)와 공동으로 수행한 연구에 따르면, 비교적 간단한 수면 습관을 일주일에 5일간 실천하면 삶의 기대수명이 최대 4년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제시됐다.연구진은 웨어러블 장치를 착용한 약 10만 5000명의 참가자로부터 수년간 수집한 4700만 개의 수면 데이터를 건강·웰빙 정보, 사회 경제적 자료, 보험료 청구 자료 등과 비교해 분석했다.그 결과 매일 7시간 이상 자면서 수면 시간이 규칙적인 사람들은, 수면 시간이 7시간 미만이며 잠들고 깨는 시간이 불규칙한 사람들에 비해 조기 사망 위험이 약 24% 낮은 경향을 발견했다.이 수치는 개인의 연령대와 기본 기대수명 등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2~4년의 수명 연장 효과로 환산할 수 있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참고로, 나쁜 식습관을 가진 사람이 이상적인 식단으로 개선하면 최대 4.5년, 신체활동이 적은 상태에서 매우 활동적으로 바꾸면 최대 6년의 수명 연장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연구결과가 있다.핵심은 ‘7:1’ 수면 규칙수면 관련 연구 중 상당수가 얼마나 많이 자야 건강에 도움이 되는 지에 초점을 맞춘 경향이 있었다. 이번 연구는 그것과 함께 일정한 시각에 잠들고 깨는 것 또한 매우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한다. 연구에 따르면 잠들고 깨는 시각을 일정하게 지키는 것만으로도 조기 사망 위험을 최대 31%, 병원 입원율은 7%까지 줄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이는 이전 연구들과도 거의 일치한다. 기존 연구들에 따르면 적절한 수면의 양(7~9시간)은 면역, 대사, 심혈관 기능 유지, 사망 위험 감소와 관련 있다.또한 수면의 규칙성은 몸의 생체 리듬(서캐디언 리듬) 유지에 도움을 줘 호르몬, 신진 대사, 심혈관계, 면역계 등 전신 기능의 유지 안정에 중요하게 작용한다. 연구진은 이를 바탕으로 ‘7:1’ 수면 규칙을 제안했다.이는 매일 최소 7시간 이상 수면을 취하고, 잠자리에 드는 시간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매일 밤 10시에서 11시 사이에 잠자리에 들어 최소 7시간을 자는 습관을 일주일 중 5일 이상 유지하는 방식이다. 잠드는 시간대는 ±1시간의 유연성을 둘 수 있다.연구진이 유럽과 북미 8개국의 수면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이상적인 수면 패턴을 지키는 사람은 전체의 약 10%에 불과했다. 반대로 말하면 10명 중 9명이 이 기준에 미치지 못한다는 뜻이다.연구진은 7:1 수면 규칙을 일상에서 실천하는 방법들도 제안했다.-매일 비슷한 시간대에 잠들기-잠자기 8~10시간 전부터 카페인 섭취 자제-잠자기 3시간 전부터 술과 음식 금지-잠들기 1시간 전부터 스마트폰 등 화면 시청 금지-조용하고 어두운 환경(암막 커튼 등) 조성 등이다.관련 자료는 바이탈리티 홈페이지에서 볼 수 있다.()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 2026-0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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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식후 커피는 국룰? 전문가들은 ‘손사래’…“문제는 타이밍”[건강팩트체크]

    ‘식후 커피는 국룰’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한국인은 유독 식사 직후 커피를 마시는 습관이 강하다. 점심을 먹고 나서 바로 카페로 향하거나, 회사 탕비실에서 커피 머신 버튼을 누르는 풍경은 이제 일상이다.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소화를 돕고, 졸음을 쫓기 위해서다.식후 커피, 정말 소화를 더 잘 되게 할까? 최근 장 건강 연구와 영양학적 분석을 종합하면, 커피는 소화와 장 건강에 분명 도움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언제 마시느냐’가 중요하다.커피, 소화와 장 건강에 실제로 도움커피의 가장 잘 알려진 효과 중 하나는 장 운동 촉진이다. 카페인은 장의 평활근 수축을 자극해 음식물이 장을 통과하는 속도를 조절한다.영국 킹스칼리지 런던의 영양학자 에밀리 리밍(Emily Leeming) 박사는 “소화가 느린 사람에게는 커피가 장의 리듬을 깨워주는 역할을 할 수 있다”라고 가디언에 설명했다.장기적으로는 장내 미생물 환경을 개선할 수 있다. 여러 연구에 따르면 커피를 꾸준히 마시는 사람들은 수조 마리의 미생물로 이뤄진 장내 미생물군(microbiome) 구성이 다른 경향을 보인다. 소화와 면역, 대사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특정 미생물, 이른바 ‘유익균’이 더 많다는 것이다.그 배경에는 커피에 풍부한 폴리페놀(polyphenols)이 있다. 이 항산화 물질은 장내 미생물의 먹이가 되어, 미생물 균형을 개선하는 데 기여한다. 커피에 소량 포함된 식이섬유 역시 이 과정에 도움을 준다.즉, 커피는 단순한 각성 음료가 아니라 배변 활동을 촉진하고, 장내 미생물 환경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식사 직후’ 커피 섭취는 득보다 실?하지만 식사 직후 커피를 섭취하면 이런 이점이 그대로 이어지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식사를 막 끝낸 직후에는 위와 장이 음식물을 소화·흡수하는 데 집중한다. 이때 커피를 바로 마시면 카페인의 자극으로 장 운동이 과도하게 빨라지거나, 위산 분비가 늘어나 속쓰림·복부 불편감을 유발할 수 있다. 특히 소화가 민감한 사람들에게는 위산 역류 등 더 심한 증세가 나타날 수 있다. 2022년 학술지 ‘뉴트리언츠’(Nutrients)에 실린 리뷰 연구에 따르면, 커피는 담즙 분비를 자극하고 배변을 촉진하는 역할도 한다. 식사 직후 커피를 마시면 담즙 분비와 장 운동성이 과도하게 자극돼 민감한 사람의 경우 복통, 경련, 묽은 변 등을 유발할 수 있다. 디카페인 커피도 안전한 선택지는 아니다. 디카페인 커피는 카페인을 제거했지만 산성도(pH)가 일반 커피와 비슷해 일부 사람에게는 위 점막 자극을 일으킬 수 있다. 다만 카페인이 없기 때문에 장 운동 자극이나 각성 효과는 훨씬 적어, 전반적인 부작용 위험은 낮다는 평가가 많다.식후 커피의 또 다른 문제는 영양소 흡수다. 커피 속 폴리페놀 성분은 철분 같은 일부 미네랄의 흡수를 방해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철분(주로 식물성 식품에 풍부한 비헴 철분)은 폴리페놀과 결합하는 성질이 있다. 이렇게 되면 영양소로 흡수되지 않고 대변으로 배출된다. 칼슘 또한 장에서 철분의 흡수 과정에 간섭해 흡수율을 떨어뜨릴 수 있다. 따라서 라떼(우유+커피)를 마셔도 철분 흡수가 방해받는다.특히 철분 섭취가 중요한 사람(임신부 등)은 식사 직후 커피를 피하는 편이 낫다.가장 무난한 타이밍은 ‘식후 약 1시간’전문가들이 권하는 절충점은 식후 약 1시간 뒤다.이 정도 시간이 지나면 위에서의 소화가 어느 정도 진행돼 중요 영양소의 흡수가 이뤄진다. 따라서 커피가 장 운동과 미생물 환경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여지가 커진다. 소화 보조 효과와 장 건강 이점을 비교적 안전하게 기대할 수 있는 시점이다.다만 과민성 장 증후군(IBS)이 있는 사람은 커피 자체에 대한 주의가 필요하다. 이 경우 카페인이 장을 과도하게 자극해 복통이나 설사를 악화시킬 수 있어, 식후 커피 자체를 피하는 편이 낫다는 의견이 많다.결국 커피가 장 건강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사실과, 식사 직후 커피가 항상 좋은 선택이라는 말은 같지 않다는 뜻이다.카페인 커피, 섭취 ‘시간대’도 중요카페인은 체내에서 오래 작용한다. 사람에 따라 최대 10~12시간까지 영향이 지속될 수 있다. 리밍 박사는 장 건강은 신체의 다른 모든 시스템의 건강과도 연결돼 있기 때문에 마시는 시점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특히 수면과 밀접한 연관성이 있다.수면의 질이 나빠지면 장 건강도 악화된다는 점은 이미 여러 연구에서 확인된 사실이다. 수면 부족은 장내 미생물 균형을 흔들고, 다음 날의 식습관까지 나쁘게 만든다. 고열량·고당 식품 선택을 늘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이 때문에 리밍 박사를 포함해 많은 전문가가 카페인 커피는 점심 이전, 늦어도 정오 무렵까지만 마시고, 이후에는 디카페인 커피나 카페인이 없는 허브차로 바꾸는 전략을 권한다. 장 건강을 생각한다면 각성 효과보다 생체 리듬을 우선해야 한다는 이야기다.‘식후 커피는 국룰’? 개념 전환 필요정리하면 이렇다.커피는 소화와 장기적인 장 건강(미생물 균형)에 도움이 될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식사 직후 커피는 이런 이점을 충분히 살리지 못하고, 오히려 위·장 불편이나 영양 흡수 방해를 일으킬 수 있다. 과학이 뒷받침하는 비교적 안전한 커피 섭취 시점은 식후 약 1시간 뒤다. 과민성 장 증후군이 있다면 식후 커피는 피하는 것이 좋다. 카페인의 지속 작용을 고려해 점심 이전엔 일반 커피, 이후엔 디카페인이나 무카페인 차가 현명하다.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 2026-0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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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탄고지’ 다이어트, 살은 빠지지만…지방간·혈당 이상 초래[바디플랜]

    저탄수화물·고지방(‘저탄고지’)이 특징인 키토제닉 식단은 체중 감소 효과로 주목 받아 왔지만, 이를 장기간 유지하면 대사 건강에 복합적인 이상을 초래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생쥐를 대상으로 9개월 이상 진행한 장기 실험에서 키토제닉 식단을 섭취한 쥐들은 체중 증가는 억제됐지만, 고지혈증과 지방간이 발생했고, 인슐린 저항성과는 무관한 심각한 혈당 조절 장애가 함께 관찰됐다.동물 실험 결과가 반드시 인간에게서 재현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번 연구는 체중 감량이나 당뇨 관리 목적으로 널리 사용하고 있는 엄격한 키토제닉 식단을 장기간 유지할 경우 기대와 달리 간 대사와 혈당 조절 측면에서 해로운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음을 시사한다.키토제닉 다이어트라는 이름은 이 식단이 유도하는 케토시스(ketosis)라는 대사 상태에서 유래했다. 케토시스란 몸이 포도당 대신 지방을 주요 에너지원으로 사용하기 시작하는 상태를 말한다. 이를 유도하려면 지방 섭취를 늘리고 탄수화물 섭취를 크게 줄여야 한다. 간질(뇌전증) 환자의 발작 조절을 위해 도입한 이 식이요법은 최근 체중 감량과 비만 치료, 제2형 당뇨병 관리 등의 목적으로 활용되고 있다. 연구를 주도한 미국 유타대학교의 몰리 갤럽 해부생리학과 조교수(제1 저자)는 “단기 연구나 체중 변화만을 본 연구는 있었지만, 이 식단을 장기간 유지할 때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혹은 대사 건강의 다른 측면에서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살핀 연구는 거의 없었다”라고 말했다.연구진은 네 가지 서로 다른 식단을 생쥐들에게 최소 9개월 동안 제공한 뒤 생체 내 변화를 분석했다.전통적인 키토제닉 식단, 고지방 서구식 식단, 단백질 함량을 키토제닉 식단과 맞춘 저지방 식단, 저지방·고탄수화물 식단 중 하나를 자유롭게 섭취하도록 했다.연구 결과, 엄격한 전통적 키토제닉 식단을 섭취한 생쥐는 다른 식단을 먹은 생쥐보다 체중 증가가 현저히 적었지만, 동시에 지방간 질환, 혈중 지방 수치 상승, 혈당 조절 장애가 나타났다.키토제닉 식단을 섭취한 쥐들은 실험 시작 2~3개월 이내에 혈당과 인슐린 수치가 낮아졌다. 언뜻 보면 긍정적인 변화다. 하지만 추가 분석 결과 이는 인슐린 저항성이 줄어서가 아니라, 췌장 베타세포 내부의 인슐린 분비 과정 자체에 장애가 생긴 데 따른 것으로 나타났다.그로 인해 다시 탄수화물을 공급하면 혈당이 급격히 상승한 뒤 오랫동안 높은 상태로 유지됐던 것이라고 연구진은 설명했다.연구의 책임저자인 유타대 아망딘 셰(Amandine Chaix) 영양·통합생리학과 조교수는 “매우 고지방 식단을 섭취하면 지방은 결국 어딘가로 가야 하고, 대개 혈액과 간에 쌓이게 된다는 점이 매우 분명하다”며 “문제는 이 생쥐들에게 탄수화물을 조금만 다시 줘도, 탄수화물에 대한 반응이 완전히 왜곡된다는 점이다. 혈당이 매우 높게 올라간 뒤 오랫동안 내려오지 않는데, 이는 상당히 위험한 상태”라고 설명했다.성별에 따른 차이도 관찰됐다. 키토제닉 식단을 섭취한 수컷 생쥐에서는 지방간과 간 기능 저하가 더 뚜렷하게 나타났지만, 암컷 생쥐에서는 같은 조건에서도 이러한 간 지방 축적이 동일하게 나타나지 않았다.키토제닉 다이어트는 기아 상태와 유사한 대사 효과를 모방해, 몸이 포도당 대신 체지방을 연료로 사용하도록 만든다. 연구자들은 이러한 낮은 포도당 이용 상태가 간질 발작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체중 감소라는 잠재적 이점에도 불구하고, 엄격한 키토제닉 식단을 장기간 유지할 경우 지방간을 포함한 간 대사 이상과 인슐린 분비 장애에 따른 심각한 혈당 조절 문제 등 예상치 못한 건강 위험을 초래할 수 있음을 이번 연구는 시사한다.연구 결과는 과학 저널에 게재됐다.관련 연구논문 주소: 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 2026-0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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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명의 55%는 유전…생활습관 효과는 ±5년”[노화설계]

    사람이 얼마나 오래 살 수 있는지는 절반 이상이 이미 유전자에 쓰여 있다는 새로운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예를 들어 유전적으로 평균 기대수명이 80세인 사람이라면, 건강한 생활 습관으로 수명을 몇 년 늘릴 수는 있지만 어떤 노력을 하더라도 100세까지 수명을 끌어올리기는 어렵다는 것이다.이스라엘 바이츠만 연구소 우리 알론(Uri Alon) 교수와 동료들이 저명한 과학 저널 에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인간의 수명 결정에서 유전적 요인이 차지하는 비중이 50~55% 수준으로 분석됐다.인간의 다양한 형질이 얼마나 유전의 영향을 받는지는 보통 쌍둥이 연구를 통해 산출한다. 이 방법은 DNA를 거의 100% 공유하는 일란성 쌍둥이와 약 50%를 공유하는 이란성 쌍둥이를 비교하는 방식이다. 연구진은 서로 다른 세 개의 스웨덴 쌍둥이 코호트(동일 집단) 연구 자료를 분석했다. 여기에는 각각 다른 환경에서 자란 쌍둥이를 대상으로 한 연구도 포함됐다. 연구 결과의 일반화 가능성을 검증하기 위해, 100세 이상 장수한 미국인 444명의 형제자매 2092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자료도 함께 살펴봤다. 연구진의 목표는 감염이나 사고처럼 개인의 수명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외부 요인과 유전자라는 내부 요인을 분리해 분석하는 것이었다.유전학자, 의사, 생물통계학자 등으로 구성된 연구진은 수학적 모델, 인간 사망률 시뮬레이션을 통해 사망 원인을 분석 목적상 내재적 요인과 외재적 요인으로 구분했다. 외재적 사망은 사고, 살인, 감염병, 환경위험과 같은 신체 외부에서 발생하는 요인에 의한 사망을 의미한다. 반면, 내재적 사망은 유전적 돌연변이, 연령 관련 질환, 나이에 따른 생리적 기능 저하 등 신체 내에서 기원하는 과정에서 비롯되는 사망이다.연구진은 사고나 감염병 등 외부 요인에 의한 사망을 통계적으로 보정하면, 인간 수명 차이의 상당 부분은 유전적 요인으로 설명된다고 결론지었다. 이는 식이요법, 운동, 건강한 생활 습관이 수명을 좌우한다는 기존의 의학적 통념과 배치되는 결론이다. 이전 연구에서는 인간의 자연 수명에서 유전적 요인의 영향을 20~25%로 봤다. 하지만 이번 연구는 이보다 2배 이상 큰 50~55%로 추산했다. 이는 다른 포유류에서 관찰되는 수명 유전력(보통 약 50%)과 비슷하다.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교신 저자인 알론 교수는 기존 연구와 차이가 발생한 이유에 대해 “이전 연구들은 사고 혹은 유전자와 무관한 질병처럼 비교적 젊은 나이에 사망한 사람들까지 포함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경우 유전적 영향은 작게 보이지만, 생활 습관의 역할은 과대평가 됐다는 것이다.그는 생활 습관의 중요성을 부정하지는 않았다. 다만 유전이라는 ‘운’에 의해 정해진 기대수명을 기준으로, 건강하거나 불건전한 습관이 수명을 약 5년 늘리거나 줄일 수 있다고 계산했다. 예를 들어 유전적으로 80세까지 살 가능성이 있는 사람은 건강하지 못한 생활을 하면 75세에 사망할 수 있고, 모든 건강한 습관을 지키면 85세까지 살 수 있다는 것이다.유전자가 수명의 상한을 정하고, 생활 습관은 그 범위 안에서만 작동한다는 학설을 펴는 대표적인 학자인 S. 제이 올샨스키 미국 일리노이 공공보건대학 교수의 표현을 빌리면 “아주 오래 사는 것은 태어날 때 이미 장수 유전자의 복권에 당첨되지 않으면 불가능하다”라는 의미다. 하지만 여전히 생활 습관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학자들도 있다.보스턴대학교 ‘뉴잉글랜드 장수인 연구’의 책임자이자 노인의학자인 토머스 펄스 박사는 유전자가 수명에 강한 영향을 미친다고 해서 생활 습관을 무시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특히 장수 유전자를 타고나지 않은 사람들에게 더욱 그렇다. 균형 잡힌 식사. 금연, 정상 체중 유지, 규칙적인 신체활동은 수명에 분명한 차이를 만든다. 그는 좋은 습관과 나쁜 습관 사이의 수명 차이는 알론 교수가 말한 10년보다 더 클 수 있다고 NYT에 말했다. 펄스 박사는 하버드대학교의 관찰 연구 결과를 예로 들었다. 건강한 생활 습관을 지닌 50세 여성은 93세까지 살 수 있지만, 만약 그 여성이 그런 습관이 전혀 없다면 즉, 흡연과 과도한 음주를 하고 건강에 해로운 식습관을 가지며 운동은 하지 않는다면 79세가 한계라고 지적했다. 연구에 따르면 50세 남성이 건강한 생활 습관을 유지하면 76세가 아닌 88세까지 살 수 있다고 펄스 박사는 덧붙였다.알론 교수의 추정에 따르면, 유전적 요인으로 결정된 기대수명을 기준으로 건강한 또는 불건전한 생활 습관은 평균적으로 수명을 약 5년 정도 늘리거나 줄일 수 있다. 반면 펄스 박사가 인용한 관찰 연구에서는, 생활 습관에 따른 수명 차이가 이보다 더 커 최대 14까지 나타나기도 했다.관련 연구논문 주소: 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 2026-0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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