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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이란과 휴전 협상을 추진하면서 이란 지도부 최고위급 인사 2명을 일시적으로 암살 표적에서 제외했다고 25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전했다. 이란이 협상 전 선결 조건으로 미국 측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진 ‘암살 중단’을 미국이 수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란은 “미국과의 공식 협상은 없다”면서도 중재국을 통해 미국과 메시지를 주고받고 있음은 인정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토요일(28일)에 이란과의 휴전을 전격 선언할 가능성이 있다는 이스라엘 언론의 보도도 나오면서 일단 협상을 위한 양측의 물밑 움직임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 美, 이란 최고위급 2명 암살 명단서 제외WSJ에 따르면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국회의장과 아바스 아라그치 외교장관은 최대 4, 5일간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격 대상 명단에서 빠졌다. 이들은 이란의 새 최고지도자 모즈타바 하메네이의 측근 중 공습을 피해 살아남은 몇 안 되는 인사들이다. 특히 갈리바프 의장은 트럼프 행정부가 유력한 협상 파트너로 지목한 인물인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이 23일 이란 발전소 등에 대한 초토화를 ‘5일간 유예’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협상 대표로 나올 수 있는 주요 인사들에 대해 ‘암살 유예’ 조치를 내린 것으로 보인다.이란은 “현재 미국과 진행 중인 대화가 전혀 없다”면서도 중재국을 통해 미국과의 휴전 조건을 타진하고 있다. 아라그치 장관은 25일 이란 국영TV에서 “이란 지도부가 중재국을 통해 미국이 제시한 휴전안을 검토 중”이라며 “다양한 중재자를 통해 메시지가 전달되고는 있으나, 메시지 교환이 미국과의 협상을 의미하는 건 아니다”라고 했다. 이어 “이란은 전쟁을 갈구하지 않으며 분쟁의 영구적 종식을 원한다. 종전을 위해선 전쟁의 완전한 종식과 파괴한 시설에 대한 배상이 반드시 선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이란은 미국의 핵 포기, 미사일 개발 제한, 무장단체 지원 등 15개 요구조건을 거부하는 대신 자신들의 5대 종전 조건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는 △이란 고위 인사에 대한 암살 중단 △이란 침략 재발 방지 메커니즘 구축 △전쟁 피해 및 배상금 지급 △중동 전역에 걸친 모든 전선과 저항 조직에 대한 전쟁 완전 종결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이란의 합법적 주권 행사가 포함돼 있다. 협상과 관련해 상대적으로 미국이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는 것을 두고 뉴욕타임스(NYT)는 자국 여론을 다독이고, 유가 급등을 조금이라도 막기 위한 시도라고 분석했다. 휴전 기대감을 높이는 게 유리하다는 것. 반면 이란은 유가가 불안해져야 서방국들을 경제적으로 압박하는 게 수월하기 때문에 협상에 강경한 태도를 보인다는 것이다. 다만, NYT는 “트럼프 대통령에겐 11월 중간선거 전 정국 안정이, 이란엔 체제 붕괴 방지라는 과제가 놓여 있다”며 결국 양측 모두 협상에 나설 것이라고 전망했다.협상 성사를 위한 주변국들의 중재 노력도 이어지고 있다. 파키스탄은 이번 주말 수도 이슬라마바드에서 회담을 열자고 양측에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과거 미-이란 핵협상에 관여했던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도 미-이란 회담이 이르면 이번 주말 이슬라마바드에서 시작될 수 있다고 이탈리아 일간지 코리에레 델라 세라에 말했다. ● 이스라엘, 조기 휴전 우려하며 이란 타격 속도 높여이스라엘은 자국이 배제된 채 트럼프 대통령에 의해 일방적으로 휴전이 선언되는 상황을 우려하고 있다. 이스라엘 채널12 방송은 미국이 이란에 제안한 15개 종전안에 대한 합의가 마무리되기 전 이르면 28일 트럼프 대통령이 휴전을 전격 선언할 가능성에 대해 이스라엘 정부가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이에 따라 이스라엘군은 미국의 휴전 선언 전 이란에 치명적 타격을 입히기 위해 핵심 표적을 재설정하고, 공습강도도 높이고 있다. 이스라엘 국방부는 26일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지휘해온 이란 혁명수비대 알리레자 탕시리 해군 사령관이 공습으로 사망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 카츠 국방장관은 “호르무즈 해협에 기뢰를 부설하는 등 테러 작전을 지휘해온 탕시리를 제거했다”고 밝혔다.파리=유근형 특파원 noel@donga.com안규영 기자 kyu0@donga.com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24일(현지 시간) 중재국 파키스탄을 통해 이란 측에 15개 요구 사항을 전달했다고 뉴욕타임스(NYT) 등이 보도했다. 이스라엘 매체 채널12는 미국이 이 ‘15개 항’을 논의하기 위해 한 달간 휴전하는 방안도 모색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란은 미국과의 협상을 공식적으로 부인하고 있다. 다만 CNN과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 등은 이란이 해외 비(非)개입주의 성향이 강한 J D 밴스 미국 부통령을 협상 상대로 선호한다는 입장을 미국에 전달하는 등 물밑에서 움직이고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협상 의지를 강조하고 있지만 핵 개발 포기, 우라늄 농축 중단 등 미국의 요구 사항을 이란이 현실적으로 수용하긴 어려울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전쟁 발발 뒤 이란이 봉쇄 중인 중동의 핵심 원유 수송로 호르무즈 해협에 대해서도 미국은 ‘공동 관리’를, 이란은 ‘단독 관리’를 주장하고 있다. 특히 이란에선 지난해와 올해 전쟁 모두 미국과 핵 협상을 벌이는 도중 발발했기에 트럼프 대통령의 대화 제안이 함정일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정치매체 액시오스에 따르면 이란 관계자들은 중재국에 “더 속고 싶지 않다”고 밝혔다. ● 호르무즈 해협, 미-이란 입장 첨예채널12 등에 따르면 미국이 이란에 요구한 15개 항에는 이란이 보유한 핵 능력을 해체하고 핵무기를 추구하지 않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또 △우라늄 농축 금지 △60% 농축 우라늄(약 450kg) 국제원자력기구(IAEA)로 이관 △나탄즈, 이스파한, 포르도의 핵 시설 해체 △역내 무장단체 지휘 및 지원 중단 △미사일 사거리와 수량 제한 △호르무즈 해협의 자유로운 통행 보장 등도 포함됐다. 미국은 그 대신 2002년 이란의 핵 개발 의혹이 제기된 후 국제사회가 부과했던 여러 제재를 해제하고 부셰르 원자력발전소의 전력 생산을 포함한 민간 원자력 프로그램을 지원하기로 했다. 이란이 핵 관련 합의를 위반하면 경제 제재를 자동으로 복원하는 ‘스냅백(Snapback)’ 조항도 폐기하겠다고 한 것으로 전해졌다. 영국 일간 가디언 등은 미국의 15개 요구 조건이 지난해 6월 미국·이스라엘이 이란과 벌인 ‘12일 전쟁’ 직전 핵 협상 당시 미국이 이란에 제시했던 내용과 유사하다고 진단했다. 또 이란이 수용할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평가했다. 미국이 1년 전 요구를 다시 전달한 것 자체가 이란과의 협상 의지 부족을 보여준다는 지적도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란이 파키스탄, 튀르키예, 이집트 등 중재국과 협상을 위한 기초 여건이 마련됐는지를 타진하는 ‘예비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교장관과 스티브 윗코프 백악관 중동특사가 제3자를 통해 간접 대화를 진행하고 있다는 보도도 나왔다. 이르면 이번 주에 파키스탄 수도 이슬라마바드에서 양국 간 회담이 열릴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때 이란에선 혁명수비대 출신으로 강경파로 분류되는 갈리바프 의장과 온건파인 아라그치 장관이 나설 것으로 보인다. 로이터통신은 이란이 협상에 임할 경우 △미군의 군사 행동 중단 보장 △이번 전쟁 피해에 대한 금전적 배상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통제권 인정 등을 요구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란은 미사일 프로그램의 제한에 대해선 ‘절대 불가’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 “이란은 밴스 선호하고, 윗코프와 쿠슈너는 불신”이란이 협상 파트너로 밴스 부통령을 선호하는 것 또한 주목받고 있다. 밴스 부통령은 2024년 미국 대선 때부터 “이란과의 전쟁을 반대한다”는 뜻을 밝혔다. 특히 이란이 윗코프 특사와 트럼프 대통령의 맏사위 재러드 쿠슈너 전 백악관 선임고문이 주도했던 미국과의 핵 협상 중 이번 전쟁이 발발해 두 사람을 신뢰하지 않는다는 평가가 많다. 윗코프 특사와 쿠슈너 전 고문 모두 유대계이며 이스라엘 정부와 가깝다는 것도 단점이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24일 ‘밴스 부통령이 이란과의 협상을 주도하고 있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밴스도 관여하고 있고 나와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쿠슈너 고문, 윗코프 특사도 관여하고 있다”고 답했다. 밴스 부통령에게 협상의 전권을 주지 않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파리=유근형 특파원 noel@donga.com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4일(현지 시간) “이란이 우리에게 큰 선물을 줬다”면서 지난달 28일부터 전쟁 중인 이란과의 협상에 큰 진전이 있었음을 시사했다. 그는 이 선물이 “핵과 관련이 없다”면서도 “원유, 가스, 호르무즈 해협 등과 관련된 것”이라고 했다. 이와 관련된 세부 설명은 없었지만 전쟁 발발 뒤 이란이 봉쇄 중인 중동의 핵심 원유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의 항행 정상화 방안 등을 놓고 이란과 협상 중임을 시사한 발언이란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워싱턴 백악관에서 취재진에 “어제 그들(이란)은 놀라운 일을 했다. 매우 크고 엄청난 가치를 지닌 선물을 줬다”고 주장했다. 이어 “우리는 올바른 상대와 협상하고 있다. 지금 협상 중인 집단이 있다”고도 했다. 이란이 미국과의 대화 사실을 부인하고 있음에도 이란 고위 관계자와 협상하고 있다는 점을 거듭 강조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이 “절대로 핵무기를 갖지 않겠다고 했다”면서 “(우라늄) 농축도 하지 않겠다는 데 동의했다”고 밝혔다. 이어 “지금 이란 지도부는 (과거와) 완전히 다르다. 정권 교체라고 말할 수 있다”고 했다. 알리 하메네이 전 이란 최고지도자 등 이란 정권의 수뇌부 중 다수를 전쟁 발발 당일 제거한 것을 부각시키며 미국의 승리를 강조하고, 동시에 전쟁의 출구 전략을 마련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이스라엘 매체 채널12도 미국이 이란에 전달한 ‘15개 요구 항목’을 논의하기 위해 전쟁을 한 달간 휴전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란 측은 23∼25일 3일 연속 “미국과 어떠한 협상이나 대화도 진행된 바 없다”고 밝혔다. 다만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등은 이란이 국제해사기구(IMO) 회원국에 서한을 보내 자국과 사전 조율을 거친 ‘비(非)적대적 선박’에 한해 호르무즈 해협 통과를 허용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이란이 겉으로는 미국과의 협상을 부인하지만 제3국을 통한 간접 접촉이나 물밑 대화에 나섰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실제로 워싱턴포스트(WP)는 스티브 윗코프 백악관 중동특사와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교장관이 중재자를 통해 간접 대화를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CNN 등은 이란이 올 1∼2월 핵협상 때 미국 측 대표였던 윗코프 특사와 트럼프 대통령의 맏사위 재러드 쿠슈너 전 백악관 선임고문 대신 J D 밴스 미 부통령을 협상 파트너로 선호한다고 전했다. 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파리=유근형 특파원 noel@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3일(현지 시간) 플로리다주 팜비치공항에서 테네시주 멤피스로 떠나기 전 취재진에게 “이란의 핵 포기를 포함해 15개 항목에서 이란과 합의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이란이 봉쇄 중인 원유 수송로 호르무즈 해협의 관리를 놓고도 협상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해협이) 열릴 것”이라며 “나와 아야톨라(이란 최고지도자)가 공동으로 (해협을) 관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이란 발전소 초토화’ 등 강경 대응을 시사했던 트럼프 대통령이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인한 에너지 공급 불안정, 유가 급등, 금융시장의 혼란을 고려해 협상에 나서려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또 지난달 28일 발발한 전쟁이 4주 차에 접어들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군사적으로 이란을 어느 정도 무력화했다고 판단해 ‘출구’를 모색한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이스라엘 매체 와이넷은 미국이 다음 달 9일을 전쟁 종식 목표일로 정했다고 보도했다. 미 정치매체 폴리티코와 액시오스 등은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국회의장을 미국의 협상 상대로 지목했다. 갈리바프 의장은 모즈타바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의 측근이다. 모즈타바는 8일 최고지도자로 선출됐지만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어 신변 이상설이 제기되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미국과 이란 간 협상이 빠르면 이번 주 안에 파키스탄 수도 이슬라마바드에서 열릴 수 있다고 전했다. 반면 이란은 “미국과 어떤 회담도 가진 적 없다”고 부인했다. 에스마일 바가에이 이란 외교부 대변인은 23일 국영 IRNA통신에 “최근 며칠간 몇몇 우호 국가를 통해 미국이 전쟁을 끝내기 위한 협상을 요청한다는 메시지를 받았고, 우리는 원칙적 입장만 전달했다. 미국과 어떤 협상과 대화도 없었다”고 했다. 갈리바프 의장도 X에 대화 사실을 부인하며 “트럼프 대통령이 금융시장을 조작하려는 시도”라고 주장했다.다만 두 나라 모두 전쟁 장기화로 부담이 커진 만큼 제3국을 통한 간접 접촉이나 물밑 대화에 나섰을 가능성은 상당한 편이다. 특히 이란은 보수 강경파의 반발 등을 우려해 미국과의 대화 사실을 공개적으로 인정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에 지상군을 투입하는 데 필요한 시간을 벌기 위해 ‘연막전술’ 차원에서 5일간의 공격 유예를 발표했고, 이란과의 협상을 강조한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한편 사우디아라비아의 알아라비야방송은 24일 이스라엘 신문 예디오트 아흐로노트를 인용해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교장관이 스티브 윗코프 백악관 중동특사에게 ‘모즈타바가 미국과의 회담을 승인했다’는 메시지를 비밀리에 전달했다”고 보도했다.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파리=유근형 특파원 noel@donga.com장은지 기자 jej@donga.com}

“이란의 핵 포기를 포함해 15개 부문에서 합의했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미국과 어떤 협상이나 대화도 없었다.”(이란 외교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3일(현지 시간) 이란의 핵 포기를 포함해 15개 부문의 합의가 이미 이뤄졌고, 전쟁 발발 후 이란이 봉쇄 중인 중동의 핵심 원유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 또한 향후 공동 관리할 뜻을 밝혔다. 그는 이란이 보유한 농축 우라늄 비축분에 대해서도 미국이 직접 수거할 것이라며 사실상 종전을 위한 출구 전략을 제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02년 이란의 핵개발 의혹이 제기됐을 때부터 가해진 경제 제재의 일부를 해제할 뜻도 내비쳤다. 정치매체 액시오스는 미국이 동결 중인 이란 자산의 일부를 해제해 이란이 요구하는 전쟁 배상금을 충당할 가능성을 제기했다. 이란이 이런 수준의 합의를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다. 일단 이란은 미국과 어떤 협상도 없었다고 반박하며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미국의 후퇴’라고 규정했다. 다만 두 나라 모두 전쟁 장기화에 대한 부담이 상당해 어떤 식으로든 물밑 접촉은 진행되고 있다는 것이 중론이다. CNN 또한 “이란이 잠재적 협상 재개 가능성을 타진하기 위해 양측 메시지가 오갔다는 점 자체는 부인하지 않았다”고 진단했다.● 트럼프 “이란 핵 포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취재진과의 대화 등을 통해 이란과 “많은 합의점이 있다. 15개 정도”라며 “이란은 협상을 원하고 있고 우리도 마찬가지”라고 밝혔다. 이어 “그들은 핵무기를 갖지 않을 것이다. 그게 1, 2, 3번”이라고 했다. 이란의 핵개발 포기를 협상 최우선 조건으로 제시한 것이다. 또한 그는 “우리는 핵 물질을 원한다. 그것(이란의 농축 우라늄)을 확보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전쟁 발발 뒤, 트럼프 대통령이 농축 우라늄을 확보한 후 승전 선언을 할 것이란 관측이 꾸준히 제기됐다. 그는 “가능한 한 많은 석유가 시장에 공급되길 원한다”며 이란산 원유에 대한 제재 완화 가능성도 시사했다. 특히 자신과 이란 최고지도자(아야톨라)가 호르무즈 해협을 공동 관리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20일 “이기는 중에는 휴전하지 않는다”고 했다. 21일에는 “이란 발전소를 초토화시키겠다”고 위협했다. 그랬던 그가 불과 며칠 만에 이란과의 협상으로 눈을 돌린 건 전쟁 장기화에 따른 고유가, 국내외 여론 악화 때문으로 풀이된다.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그는 전쟁 후 치솟은 미국 휘발유 값과 출렁이는 금융시장 상황을 두고 볼 수 없는 상황인 것. 그의 이란 발전소 공격 위협 발언 후 이런 상황은 더 심화됐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번 전쟁은 전 세계적인 에너지 부족 사태를 초래하고 광범위한 경제적 고통을 불러왔다”고 진단했다. CNN은 걸프국 등 중동의 미국 우방국이 “이란 발전소를 타격하면 재앙적 수준의 확전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트럼프 대통령을 설득했다고 전했다.● “美, 갈리바프와 대화 추진” vs “군사계획 위한 시간 벌기”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과의 협상을 강조하면서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정부 고위 관계자가 대거 숨진 이란의 어떤 인물이 대화에 나설지도 관심사다. 8일 새 최고지도자에 오른 모즈타바 하메네이는 공습으로 다리와 얼굴 등에 부상을 입은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아직까지 행방이 묘연하다.폴리티코와 타임스오브이스라엘 등은 모즈타바의 측근인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국회의장을 주목했다. 갈리바프가 그간 미국에 보복을 강조한 강경파이지만 협상이 가능한 상대로 꼽힌다는 것이다. 액시오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의 맏사위 재러드 쿠슈너 전 백악관 선임고문, 스티브 윗코프 백악관 중동 특사 등이 갈리바프 의장과 막후 접촉을 시도 중이라고 전했다. 갈리바프 의장은 1961년생으로 이란 혁명수비대 항공우주군 사령관을 지냈다. 또 대선에도 3번 출마할 만큼 권력의지도 강하다. 1999년 7월 학생들이 주도한 반(反)정부 시위 당시 유혈 진압을 주장해 알리 하메네이 전 최고지도자의 신임을 얻고 승승장구했다. 폴리티코는 미국이 델시 로드리게스 베네수엘라 임시 대통령 같은 인물을 이란에 세우는 것을 목표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은 앞서 1월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축출했다. 당시 마두로 정권의 2인자 겸 부통령이던 로드리게스를 포섭해 미국에 협조하도록 했다.다만 갈리바프 의장은 X를 통해 “미국과 어떠한 협상도 없었다. 금융, 석유 시장을 조작해 미국과 이스라엘이 갇힌 수렁에서 탈출하기 위한 가짜뉴스”라고 밝혔다. 이란 국영 프레스TV는 고위 안보 분야 관계자를 인용해 “트럼프가 이란의 군사적 위협과 미국과 서방에서 증가하는 경제위기로 인한 압박 뒤 후퇴했다”며 “심리전으로 호르무즈 해협을 되살리거나 에너지 시장을 안정시킬 수 없다”고 전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의 협상 움직임이 종전을 위한 외교적 선택이라기보단, 지상군 투입 등 추가 군사 옵션 실행을 위한 ‘연막 작전’일 가능성도 제기된다. 전력 재배치와 작전 계획 정비를 위한 ‘시간 벌기’ 의도일 수 있다는 것. 실제로 미국은 중동 지역으로 병력과 자산을 계속 이동시키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1∼2월 이란과 협상을 진행하던 중 공습을 결정했다. 이란 메르통신도 트럼프 대통령의 ‘협상’ 발언을 “군사 계획을 실행하기 위한 시간 벌기 의도”라고 비판했다.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 또한 23일 의회에서 이번 전쟁이 “조기에 끝날 것이란 잘못된 안도감에 빠져선 안 된다. 전쟁이 상당 기간 지속될 것이라는 근거에 따라 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밝혔다.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파리=유근형 특파원 noel@donga.com김윤진 기자 kyj@donga.com}

이스라엘군이 23일(현지 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5일간 공습 유예 발표 직후에도 이란 수도 테헤란을 공습했다고 밝혔다. 이란도 23, 24일 이스라엘과 미국의 중동 내 군 기지를 공격하는 등 양측의 교전이 이어지고 있다. 이스라엘군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발전소 등에 대한 공격을 5일간 유예할 것이라고 트루스소셜에 밝힌 지 약 1시간 만에 텔레그램을 통해 “테헤란 심장부에 있는 이란 테러 정권의 표적을 공습 중”이라고 밝혔다. 구체적인 공습 지점과 규모는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이스라엘에서 테헤란까지 전투기로 2시간 반 정도 걸리는 점을 감안하면 트럼프 대통령의 발표 이전에 출격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이스라엘은 트럼프 대통령의 방침에 따라 이란 발전소와 에너지 시설에 대한 공격은 5일간 유예할 방침이라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즉 이란에 “언제든 공격을 재개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기 위해 일부러 미국의 발표 직전 전투기를 출격시켰다는 분석이 나온다.이에 맞서 이란도 이스라엘의 핵심 공군기지와 요르단의 미군 기지를 드론으로 공격했다. 이란군은 23일 성명을 통해 “육해공군 드론 부대가 전국 각지에서 출격해 시온주의 정권(이스라엘)의 텔노프 공군기지와 미군의 아즈라끄 공군기지를 정밀 타격했다”고 밝혔다. 이란군은 “자폭 드론을 동원해 미군 기지 내 F-35 및 F-15 전투기 주둔 시설과 전자전 항공기 운영센터를 타격했다”고 주장했다. 이란은 24일에도 이스라엘을 향해 미사일을 발사했다. 이란 메르통신 등은 24일 최근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숨진 알리 라리자니 이란 최고국가안보회의 사무총장의 후임으로 혁명수비대 장성 출신이며 강경파인 모하마드 바게르 졸가드르(72)가 발탁됐다고 보도했다. 한편, 이스라엘이 최근 남부 디모나와 아라드에 가해진 이란 탄도미사일 공격을 막지 못한 건 비용 절감 차원에서 장거리가 아닌 중거리 요격용 방공 체계를 사용했기 때문이라고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이 23일 전했다. 이스라엘의 중거리 방공체계 ‘다윗의 돌팔매(David’s Sling)’는 21일 이란 탄도미사일 두 발을 요격하는 데 실패했다. 이로 인해 디모나와 아라드에서 최소 수십 명의 부상자가 나왔다. 다윗의 돌팔매는 한 발당 비용이 약 100만 달러(약 15억 원)다. 이스라엘의 장거리 방공체계 ‘애로 3’(약 37억5000만 원)보다 싸다.파리=유근형 특파원 noel@donga.com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

이스라엘군이 23일(현지 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5일간 공습 유예 발표 직후에도 이란 수도 테헤란을 공습했다고 밝혔다. 이란도 비슷한 시각에 이스라엘과 미국의 중동지역 내 군사기지를 공격했다고 발표했다.이스라엘군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발전소 등에 대한 공격을 5일간 유예할 것이라고 트루스소셜에 밝힌 지 약 1시간 만에 텔레그램을 통해 “테헤란 심장부에 있는 이란 테러 정권의 표적을 현재 공습 중”이라고 밝혔다. 이스라엘군은 구체적인 공습 지점과 규모는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이스라엘에서 테헤란까지 전투기로 2시간반 정도가 소요되는 걸 감안하면 트럼프 대통령의 발표 이전에 출격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이스라엘은 트럼프 대통령의 방침에 따라 이란 발전소와 에너지 시설에 대한 공격은 5일간 유예할 방침이라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이에 따라 이스라엘이 공습을 멈추기 직전 테헤란 공격 사실을 공개하며 “언제든 공격이 재개될 수 있다”는 점을 상기시킨 것으로 해석된다.또 이스라엘은 레바논의 친이란 무장단체 헤즈볼라 무력화를 위해 레바논 남부에 투입시킨 지상군을 당분간 계속 주둔시킬 예정이다. 이스라엘군의 레바논 장기 주둔 및 일부 지역 점령이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이란군도 이스라엘의 핵심 공군기지와 역내 미군 기지에 대한 드론 공격을 감행했다고 23일 트럼프 대통령의 발표 직후 발표했다. 이란군은 성명을 통해 “육해공군 드론 부대가 전국 각지에서 출격해 시온주의 정권(이스라엘)의 텔노프 공군기지와 미군의 아즈라끄 공군기지를 정밀 타격했다”고 밝혔다.특히 요르단에 위치한 미군의 아즈라끄 기지(무와파끄 살티 공군기지)는 중동 내 미군의 핵심시설 중 하나로 꼽힌다. 이란군은 “자폭 드론을 동원해 미군 기지 내 F-35 및 F-15 전투기 주둔 시설과 전자전 항공기 운영센터를 타격했다”고 주장했다. 이란은 24일에도 이스라엘을 향해 미사일을 발사했다고 AFP통신이 전했다.한편, 이스라엘이 최근 남부 도시 디모나와 아라드에서 이란 탄도미사일 공격을 못 막은 건 비용 절감 차원에서 중거리 요격용 방공체계를 사용했기 때문이란 분석이 나왔다. 23일 타임스오브이스라엘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의 중거리 방공체계 ‘다윗의 돌팔매(David’s Sling)’가 21일 이란 탄도미사일 두 발을 요격하는 데 실패했다. 이로 인해 이스라엘의 핵심 핵시설이 있는 디모나와 아라드에서 최소 수십 명의 부상자가 나왔다.다윗의 돌팔매는 한 발당 약 100만 달러(약 15억 원)로, 이스라엘의 장거리 방공시스템 ‘애로 3’(약 37억5000만 원)보다 싸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은 “이스라엘이 고가의 장거리 요격 미사일 재고를 아끼려는 의도였다”고 전했다.파리=유근형 특파원 noel@donga.com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

내년 4월경으로 예상되는 프랑스 대통령 선거를 1년 앞두고 열린 지방선거에서 국민연합(RN) 등 극우 세력이 약진했다. 동시에 최대 승부처인 파리시장 선거에서는 범좌파 후보인 에마뉘엘 그레구아르 파리 부시장이 과반(50.52%)을 얻어 당선됐다. 이처럼 극우와 좌파 세력의 협공 양상에 중도 성향인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의 국정 운영 동력이 약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프랑스 내무부에 따르면 22일 실시된 지방선거 결선투표에서 RN은 카르카손 등 중소도시 60여 곳에서 시장 당선인을 배출했다. 6년 전 지방선거 당시 12곳에서 당선인을 배출한 것과 비교하면 큰 성과다. 특히 우파 공화당(LR)에서 탈당해 RN과 손잡은 에리크 시오티 공화국우파연합(UDR) 대표가 남부 거점 도시 니스에서 중도 성향의 현 시장을 누르고 승리한 것도 주목받고 있다. 조르당 바르델라 RN 대표는 “이번 선거에서 당 역사상 가장 큰 돌파구를 마련했다”고 반겼다. 다만 RN은 소도시에서는 약진했지만 파리, 마르세유, 툴롱 등 대도시에서는 큰 성과를 내지 못했다. 내년 대선에서 극우 후보를 견제하려는 심리 또한 확인됐다는 의미다. 제2도시 마르세유에서는 중도좌파 사회당 소속인 브누아 파양 현 시장이 54.6%를 얻어 RN의 프랑크 알리지오 후보를 누르고 당선됐다. 툴롱에서도 역시 현직 시장인 중도보수 성향의 조제 마시 후보가 1차 투표에서 1위를 기록했던 RN의 로르 라발레트 후보를 결선 투표에서 누르고 역전승했다. 즉, RN 시장 후보 다수가 1차 투표에서 득표율 1위를 기록했음에도 결선투표에서 연합한 중도우파·중도좌파 후보에게 최종 패배한 패턴이 내년 대선에서 그대로 나올지 관심을 모은다. 파리 시장 선거에서는 사회당과 녹색당이 중심이 된 좌파연합의 그레구아르 부시장이 마크롱 정권에서 문화부 장관을 지낸 우파 연합 소속 라시다 다티 후보를 누르고 당선됐다. 사회당 소속 안 이달고 현 시장의 정책을 계승하겠다는 그레구아르 당선인은 승리 연설에서 “좌파의 도움이 필요한 모든 취약계층을 돕고 보호할 것”이라고 밝혔다. 집권 여당인 르네상스는 인구 10만 명이 넘는 도시 안시에서 시장을 배출했지만 전국적인 지지를 확보하는 데 실패했다. 특히 파리시장 선거에서 패하는 바람에 마크롱 대통령의 레임덕 또한 가속화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다만 내년 대선에서 범여권의 유력 대선 후보인 에두아르 필리프 전 총리는 북부 항구도시 르아브르 시장 선거에서 3선에 성공했다. 3선에 성공한 필리프 당선인이 내년 대선에서 중도 보수 및 중도 좌파 등의 지지를 받을지 관심이다.파리=유근형 특파원 noel@donga.com}

“전쟁부(국방부)에 이란의 발전소와 에너지 시설에 대한 모든 군사 공격을 5일간 연기하도록 지시했다. 이란과 이번 주 내내 대화를 지속할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3일(현지 시간) 트루스소셜에 “미국과 이란은 최근 이틀 동안 중동에서의 적대 행위를 완전히 종식하기 위한 매우 훌륭하고 생산적인 대화를 나눴다”며 이같이 밝혔다. 앞서 21일 “48시간 내 이란이 봉쇄 중인 원유 수송로 호르무즈 해협을 개방하지 않으면 이란의 민간 발전소 등을 공격해 초토화시키겠다”고 위협한 마감 시한(한국 시간 24일 오전 8시 44분)을 약 12시간 남겨두고 외교적 해법을 타진해 보겠다는 입장으로 선회한 것이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 여파로 국제 유가 등 글로벌 경제의 부담이 커지고, 미국 지지층 내에서도 “전쟁의 주도권을 이란에 내줬다”는 비판이 제기되자 외교적 해결책 모색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란은 “미국과 어떤 대화도 없었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을 반박했다. 이란 메흐르통신은 “트럼프의 후퇴-이란의 전력 인프라에 대한 위협은 역시나 공허했다”며 “폭등하는 에너지 가격을 낮추려는 정치적 수사이자 자신의 군사 계획을 실행하기 위한 시간을 벌려는 의도적인 노력의 일환”이라고 평가절하했다. 이란에 대한 강경 대응을 강조해온 이스라엘은 트럼프 대통령의 ‘공격 5일 유예’ 발언 직후 이란 수도 테헤란에 대한 공습을 감행했다.● ‘강 대 강’ 대치 속에서도 협상 준비한 미국 뉴욕타임스(NYT)와 액시오스 등에 따르면 미국은 지난달 28일 이란과의 전쟁이 발발한 후 ‘강 대 강’ 대치 속에서도 이란과의 대화를 준비해 왔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맏사위인 재러드 쿠슈너 전 백악관 선임고문, 스티브 윗코프 백악관 중동 특사 등이 이란과의 대화에 관여해 왔다. 폭스뉴스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23일 취재진에 “일요일(22일)에 윗코프와 쿠슈너가 이란과 집중적으로 대화를 했다”고 말했다. 또 그는 “대화가 잘되면 5일 안에 전쟁이 끝날 수 있다”고도 했다. 또 미국은 이란과의 협상을 중재한 오만 등을 통해 6대 요구를 이란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체적으로 △5년간 미사일 프로그램 가동 중단 △우라늄 농축 중단 △미국과 이스라엘이 지난해 6월 폭격한 이란의 나탄즈 포르도 이스파한 등의 핵시설 해체 △레바논 헤즈볼라 등 역내 친이란 무장단체에 대한 지원 중단 △핵무기 개발 관련 장비에 대한 외부 감시 허용 △미사일 보유량을 100기 이하로 제한 등이다. 반면 22일 이란 메흐르통신에 따르면 이란도 △배상금 지급 △중동 내 미군기지 폐쇄 △전쟁 재발 방지 보장 △모든 전선에서의 전쟁 종식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새로운 법적 체계 수립 △반(反)이란 활동에 가담한 미국 내 이란 언론인에 대한 기소 및 송환 등 6개 조건을 내걸었다. 양쪽의 조건들이 첨예해 실질적인 합의점 마련은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많다. 다만, 미국은 이란 측 조건에 부정적이지만 배상금 등은 타협의 여지가 있다고 보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 관계자는 액시오스에 “미국 내 이란 관련 동결 자산을 이란에 반환하고, 이란이 이를 배상금으로 간주하는 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전쟁 발발 이후 트럼프 대통령이 내내 예측이 어려운 변화무쌍한 행보를 보였다는 점에서 ‘5일 유예’ 후 전쟁의 향방은 여전히 미지수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NYT도 그가 광범위한 휴전을 약속한 건 아니라고 전했다. 월가의 유명 투자 분석가 짐 비앙코 비앙코리서치 대표는 22일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사태에서 ‘타코(TACO·Trump Always Chicken Out·트럼프는 항상 겁먹고 물러난다는 의미)’ 행보를 보인다면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통제권을 갖게 돼 상황이 더 악화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 美, 해병대 중동에 추가 배치 양측이 합의점을 못 찾을 경우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의 발전소들을 공격하고, 나아가 지상군을 이란에 투입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미국은 일본에 주둔하던 제31 해병 원정대 병력 2500명을 중동으로 이동시키고 있다. 또 22일에는 중동에 2500여 명의 해병 원정대가 추가 파견될 것이란 미 언론의 보도가 잇따랐다. 미 육군의 최정예 부대인 82공수사단의 배치 가능성도 거론된다. 한편 마르크 뤼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은 22일 폭스뉴스에 출연해 나토 회원국과 한국, 일본 등 22개국이 호르무즈 해협의 통항 재개를 위해 결집할 것이라면서 북한도 거론했다. 그는 “북한 사례에서 봤듯 (이란과의 핵) 협상을 너무 오래 끌면 (이란의 핵 개발을) 멈출 수 있었던 시점을 놓치게 된다. 지금 북한은 핵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했다.파리=유근형 특파원 noel@donga.com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안규영 기자 kyu0@donga.com}

조현 외교부 장관이 23일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교장관과 전화 통화를 하고 호르무즈 해협에 고립된 한국 선박과 선원의 안전을 요청했다.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 발발 이후 양국 외교수장의 통화는 처음이다. 조 장관은 이날 약 15분간의 통화에서 “이란 내 우리 국민의 안전을 위한 이란 측의 각별한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며 해협 내 정박 중인 우리를 포함한 다수 국적의 선박들에 대해 이란 측에 안전 조치를 요청했다. 현재 해협에 고립된 한국 선박은 26척, 외국 선박 탑승자를 포함한 한국 선원은 179명이며, 현지에 체류 중인 교민은 40여 명이다. 조 장관은 최근 중동 상황이 글로벌 안보와 경제에 영향을 미치는 데 대해 깊은 우려를 표명했다고 외교부는 밝혔다. 또 걸프 국가의 민간인 및 민간시설에 대한 공격 중단과 호르무즈 해협 항행 안전 보장 및 글로벌 에너지 공급 정상화를 위한 이란의 긴장 완화 조치도 촉구했다. 정부는 앞서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네덜란드, 일본, 캐나다 등이 참여한 ‘호르무즈 해협 봉쇄’ 규탄 공동성명에 동참한 바 있다. 이에 아라그치 장관은 현재 중동 상황에 대한 이란의 입장을 설명했고, 앞으로도 지속 소통해 나가기로 했다고 외교부는 전했다. 아라그치 장관은 22일(현지 시간)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항행의 자유는 통상의 자유 없이는 존재할 수 없다”며 미국 측에 책임을 돌렸다. 마르크 뤼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은 22일 “한국, 미국, 일본 등 22개국이 호르무즈 해협 개방을 위해 미국과 결집 중”이라며 “이들과 협력해 시기가 무르익는 대로 어떤 행동에 나설지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파리=유근형 특파원 noel@donga.com}

내년 4월경으로 예상되는 프랑스 대통령 선거를 1년 앞두고 열린 지방선거에서 국민연합(RN) 등 극우 세력이 약진했다. 동시에 최대 승부처인 파리시장 선거에서는 범좌파 후보인 에마뉘엘 그레구아르 파리 부시장이 과반(50.52%)을 얻어 당선됐다. 이처럼 극우와 좌파 세력의 협공 양상에 중도 성향인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의 국정 운영 동력이 약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프랑스 내무부에 따르면 22일(현지 시간) 실시된 지방선거 결선투표에서 RN은 카르카손 등 중소도시 60여 곳에서 시장 당선인을 배출했다. 6년 전 지방선거 당시 12곳에서 당선인을 배출한 것과 비교하면 큰 성과다.특히 우파 공화당(LR)에서 탈당해 RN과 손잡은 에리크 시오티 공화국우파연합(UDR) 대표가 남부 거점 도시 니스에서 중도 성향의 현 시장을 누르고 승리한 것도 주목받고 있다. 조르당 바르델라 RN 대표는 “이번 선거에서 당 역사상 가장 큰 돌파구를 마련했다”고 반겼다.다만 RN은 소도시에서는 약진했지만 파리, 마르세유, 툴롱 등 대도시에서는 큰 성과를 내지 못했다. 내년 대선에서 극우 후보를 견제하려는 심리 또한 확인됐다는 의미다.제2도시 마르세유에서는 중도좌파 사회당 소속인 브누아 파얀 현 시장이 54.6%를 얻어 RN의 프랭크 알리시오 후보를 누르고 당선됐다. 툴롱에서도 역시 현직 시장인 중도보수 성향의 조세 마시 후보가 1차 투표에서 1위를 기록했던 RN의 로흐 라발레트 후보를 결선 투표에서 누르고 역전승했다.즉, RN 시장 후보 다수가 1차 투표에서 득표율 1위를 기록했음에도 결선투표에서 연합한 중도우파·중도좌파 후보에게 최종 패배한 패턴이 내년 대선에서 그대로 나올지 관심을 모은다.파리 시장 선거에서는 사회당과 녹색당이 중심이 된 좌파연합의 그레구아르 부시장이 마크롱 정권에서 문화부 장관을 지낸 우파 연합 소속 라시다 다티 후보를 누르고 당선됐다. 사회당 소속 안 이달고 현 시장의 정책을 계승하겠다는 그레구아르 당선인은 승리 연설에서 “좌파의 도움이 필요한 모든 취약계층을 돕고 보호할 것”이라고 밝혔다.집권 여당인 르네상스는 인구 10만 명이 넘는 도시 안시에서 시장을 배출했지만 전국적인 지지를 확보하는 데 실패했다. 특히 파리시장 선거에서 패하는 바람에 마크롱 대통령의 레임덕 또한 가속화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다만 내년 대선에서 범여권의 유력 대선 후보인 에두아르 필리프 전 총리는 북부 항구도시 르아브르 시장 선거에서 3선에 성공했다. 3선에 성공한 필리프 당선인이 내년 대선에서 중도 보수 및 중도 좌파 등의 지지를 받을지 관심이다.파리=유근형 특파원 noel@donga.com}

유럽연합(EU)이 21일 회원국들에 향후 수개월간 천연가스 비축 목표를 낮출 것을 권고했다. 미국, 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 장기화가 우려되면서 에너지 가격 상승 압박을 완화하기 위한 조치에 나선 것이다.이날 AFP통신 등에 따르면 단 요르겐센 EU 에너지 담당 집행위원은 회원국들에 서한을 보내 “당초 12월까지 저장고의 90%까지 채워야 하는 가스 비축 목표치를 80%로 낮추고, 늦여름 수요가 몰리며 가격이 급등하는 것을 피하기 위해 가급적 조기에 비축 물량을 확보하라”고 했다. 지난달 28일 미-이란 전쟁 발발 이후 EU 내 유가는 50% 이상, 천연가스는 30% 이상 각각 급등했다. 봄철로 접어들며 가스 수요가 줄고 있지만, 전쟁 여파로 제한된 공급처를 놓고 아시아 각국과 에너지 수급 경쟁을 벌이고 있다. 특히 액화천연가스(LNG) 세계 3위 수출국인 카타르의 라스라판 산업단지가 이란의 공격으로 가동에 차질이 생기면서 이탈리아, 벨기에 등 유럽 주요국들이 타격을 받고 있다. 유럽 국가들은 과거 러시아산 천연가스도 적극 수입했지만 2022년 2월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뒤에는 러시아 제재 차원에서 수입을 크게 줄였다. 그 대신 중동산 천연가스 수입 비중을 늘려왔다.이런 가운데 미국은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급등한 국제유가를 안정화시키기 위해 이란산 원유 판매를 한 달간 허용하기로 했다.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은 20일 소셜미디어 X에 “현재 해상에 발이 묶여 있는 이란산 원유에 대한 판매를 허용하는 매우 제한적이고 단기적인 조치를 승인했다”고 썼다. 미 재무당국은 이란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하루 1000만∼1400만 배럴의 공급 부족이 발생하고 있는데, 이번 조치로 1억4000만 배럴이 공급되면 약 3주간 시장을 안정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미국은 러시아산 원유에 대한 제재를 일부 완화하고, 전략비축유 1억7200만 배럴도 방출하겠다고 밝혔다.다만, 베선트 장관은 판매를 일시적으로 허용하는 이란산 원유를 이미 운송 중인 원유로 엄격히 제한하겠다고 했다. 새로 생산되는 이란산 원유 판매는 허용하지 않겠다는 것. 그는 “미국이 이란의 국제금융망 접근을 계속 차단할 계획인 만큼 이란이 원유 제재 일시 해제를 통해 발생하는 수익을 확보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주장했다.이에 대해 이란 석유부는 “현재 이란은 해상에 남아 있는 원유가 없고 다른 국제시장에 공급할 물량도 없다”며 “미 재무장관의 발언은 구매자들에게 희망을 주기 위한 것에 불과하다”고 반박했다.파리=유근형 특파원 noel@donga.com}

“난 휴전을 원하지 않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0일(현지 시간)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미국이 이란을 궤멸시키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하지만 하루 뒤 트루스소셜을 통해 “이란이 48시간 내 호르무즈 해협을 완전히 개방하지 않으면 이란 발전소들을 초토화하겠다”며 공격 범위를 확대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런 가운데 미 국방부는 상륙강습함 ‘복서함’ 등 군함 세 척과 해병대·해군 병력 약 2500명을 중동에 추가 파견할 예정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당국자를 인용해 전했다. 미국은 일본에 주둔 중이던 해병대 2500여 명을 이미 중동으로 이동시키고 있다. 이란의 반격도 거세다. 이란은 20일 자국에서 4000km 떨어진 인도양의 디에고가르시아 영국·미국 공동 군사기지에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한 발은 비행에 실패하고 다른 한 발은 요격됐지만, 영국 런던과 프랑스 파리 등 서유럽 주요 도시까지 겨냥할 수 있음을 과시했다. 또 21일에는 걸프지역 등의 미국 관련 에너지와 정보기술(IT) 인프라, 그리고 담수화 시설을 겨냥한 보복 의지를 밝혔다. 식수 공급에 절대적인 담수화 시설 공격은 사막기후인 걸프지역 특성상 대규모 인명 피해를 불러올 수 있다. 이처럼 미국과 이란 모두 ‘강경 대응’을 강조하면서 이번 전쟁이 더욱 격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美 증시 하락, 연료값 상승에 트럼프 불안 폭발” 그동안 미국은 이란의 미사일 기지, 드론·해군 전력, 방공망 등 주로 군사시설을 표적으로 집중 공습에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이 경고한 발전소 공격은 군사 분야는 물론이고 산업·통신·행정 등에도 심각한 피해를 주는 ‘국가기능 타격’ 전략에 해당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런 초강수를 경고한 건 세계 원유의 약 20%가 지나는 호르무즈 해협을 안정시키지 못하면 국제유가 급등을 막기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올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그로선 고유가로 인한 물가 상승과 유권자들의 불만을 의식할 수밖에 없다. AP통신은 “미 증시가 금요일에 큰 폭으로 하락하고 미국 내 연료 가격이 크게 오르자 트럼프의 불안감이 토요일(21일) 밤 폭발했다”고 진단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메시지가 전쟁의 ‘출구’를 찾지 못한 초조함을 보여주는 사례란 지적도 있다. 그는 이란 발전소를 ‘초토화’할 수 있다고 밝히기 하루 전엔 트루스소셜에 “우리는 이란에 대한 중동에서의 대규모 군사적 노력을 점차 축소(wind down)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상반된 메시지를 냈다. 로이터통신은 “전쟁이 4주째에 접어들었지만, 트럼프는 미국의 목표에 대해 전혀 다른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며 “토요일의 최후통첩은 이런 혼선의 가장 극적인 사례”라고 꼬집었다. 뉴욕타임스(NYT)도 “늘 그렇듯 트럼프 대통령의 메시지는 일관성이 없다”고 지적했다. ● 이란, 사거리 4000km 미사일 발사… 이스라엘 ‘핵시설’도 공격이란도 강하게 대응하고 있다. WSJ에 따르면 이란이 20일 중거리 탄도미사일 두 발을 발사한 인도양의 디에고가르시아 기지는 미군의 B-2 스텔스 폭격기 운용이 가능한 전략 요충지다. 이란이 사거리가 4000km에 달하는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건 처음으로, 미국의 동맹인 서유럽의 주요 도시도 타격할 수 있음을 과시한 거라고 블룸버그통신은 평가했다. 이란은 미사일 사거리를 2000km로 제한한다고 주장해 왔다. 사거리 2000km만으로 ‘주적’ 이스라엘 공격이 가능하고 미국에 공격 명분을 주지 않기 위해서였다. 한편 AP통신 등에 따르면 이란은 21일 이스라엘의 핵심 핵시설이 있는 남부 사막도시 디모나를 공격해 78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디모나엔 핵원자로를 갖춘 시몬 페레스 네게브 핵연구센터가 있다. 이번 공격은 이스라엘이 이란 핵심 핵시설인 나탄즈 핵단지를 공격한 데 따른 보복 조치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 등에 따르면 같은 날 이스라엘 카츠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이번 주 이스라엘과 미국은 이란 테러 정권과 그들이 의존 중인 시설을 겨냥한 공격 강도를 대폭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스윔, 스윔. 아이 저스트 워너 다이브(Swim, swim, I just wanna dive).”BTS의 광화문 컴백공연이 펼쳐진 21일(현지 시간) 프랑스 파리 최대 도서음반 판매점 프낙(Fnac)에 마련된 특별 공간. BTS 새 앨범 아리랑의 타이틀곡 스윔을 100여 명의 파리 아미들이 함께 불렀다. 20일 공개된 지 하루밖에 안 됐지만 파리의 아미들은 떼창을 완벽하게 소화하며 BTS의 4년 만의 완전체 복귀를 환영했다.프랑스 BTS 팬들은 이곳에서 컴백쇼 생중계를 함께 관람했다. 안전 문제로 100명만 입장이 허용됐는데 표는 오픈 직후 매진됐다. 파리에 사는 아미 쉬룬 씨는 “BTS는 제 삶의 전부다. 한 번도 실망하게 한 적이 없지만, 오늘 복귀 공연은 정말 최고였다. 7월 파리에서의 콘서트가 벌써 기대된다”고 말했다. 사마리나 씨도 “K팝 왕들이 돌아왔다. 퍼포먼스 안무 모두 최고의 기량을 유지하고 있었다. 10월에는 직접 한국까지 가서 BTS를 보고 싶다”고 말했다.파리 아미들의 열기는 복귀 하루 전인 20일 시작됐다. 새 앨범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판매됐지만, 파리 최대 앨범 판매점 중 하나인 프낙에는 오전 7시경 이미 300여 명이 줄을 섰다. 선착순으로 빨리 앨범을 사는 사람에게만 주어지는 특별 증정품 받기 위해서였다. 전날 밤부터 밤샘 줄을 선 아미들도 적지 않았다. 시리아 씨는 “신곡 한 곡 한 곡에서 BTS의 고민이 느껴졌다. 군 생활 등 시련을 통해 그들의 음악적 깊이가 더해진 것 같다”고 말했다.프랑스 팬들은 다양한 방식으로 BTS 컴백 축제를 즐길 예정이다. 프랑스 전역 카페 20곳에선 BTS 특별 메뉴를 팔고 있다. 이곳에 가면 BTS의 상징색인 보라색 음료, 멤버 7명을 상징하는 과일 7가지로 만든 디저트 등을 맛볼 수 있다. 아미들은 7월 17일, 18일 파리에서 열리는 BTS 콘서트 직전까지 ‘리스닝 파티’를 곳곳에서 개최할 계획이다. 파리=유근형 특파원 noel@donga.com}

“글로벌 천연가스 시장에서 가장 두려워했던 일들이 펼쳐지고 있다.” 이스라엘과 이란이 천연가스 생산 관련 시설에 대한 맞불 공습을 감행한 데 대해 블룸버그통신은 18일(현지 시간) 이렇게 평가했다. 세계 원유 공급량의 약 20%가 지나가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이어 천연가스 관련 핵심 시설까지 공격 대상이 되면서 심각한 에너지 공급 위기가 초래될 수 있다는 공포감이 커지고 있다.● 이란, 우호 관계였던 카타르부터 공격 천연가스 관련 인프라에 대한 공격 포문을 연 건 이스라엘이다. 이스라엘은 이날 이란 천연가스 생산량의 70%를 차지하는 페르시아만의 사우스파르스 천연가스전과 여기서 추출한 천연가스를 가공 및 정제하는 시설이 자리 잡고 있는 아살루예 파르스특별경제에너지단지(PSEEZ)를 공격했다. 이스라엘이 테헤란의 연료탱크를 공격한 적은 있어도 이란 에너지 생산시설을 공격한 건 처음이다. 이란은 즉각 걸프국의 원유와 천연가스 시설에 대한 보복 공습에 나섰다. 카타르 내무부에 따르면 18일 이란의 공격으로 카타르 북부 해안 라스라판 지역의 국가 핵심 가스 시설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라스라판은 카타르 수도 도하에서 북쪽으로 약 70km 떨어진 산업도시로 액화천연가스(LNG), 석유화학, 발전, 담수화 관련 인프라가 집중돼 있는 곳이다. 전 세계 LNG 공급량의 약 20%를 차지하는 카타르의 ‘경제 심장’으로 통하는 지역이다. 카타르 국영 에너지기업인 카타르에너지는 “광범위한 피해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란은 19일에도 라스라판에 대한 공격을 감행했다. 이란이 걸프국 중 오만과 함께 가장 원만한 관계를 유지해 온 카타르의 천연가스 시설을 공격한 것을 두고 강경한 대응 의지를 나타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카타르는 이란과 페르시아만의 천연가스전을 공유하는 사이이며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협상 중재 과정 등에선 이란 측의 입장을 직간접적으로 전달하는 역할도 했기 때문이다. 이란은 18일 아랍에미리트(UAE) 합샨의 천연가스 시설과 밥 유전도 공격했다. 이로 인해 해당 시설의 가동이 한동안 멈췄다. 또 19일에는 사우디아라비아 서부 홍해 연안의 아람코-엑손모빌 합작 정유시설, 쿠웨이트의 미나알아흐마디와 미나압둘라 정유공장에도 공격을 감행했다. 다만 피해는 미미한 것으로 알려졌다.● 호르무즈 우회로 개척 움직임 활발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장기화되면서 중동 산유국들이 원유 수출 우회로 찾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19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사우디는 최근 원유 수출을 전쟁 이전의 절반 수준까지 늘리는 데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대신 약 1200km 길이의 동서 내륙 송유관을 통해 서부 홍해 연안 항구인 얀부로 우회 수출을 한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이라크는 튀르키예 제이한 항구를 거쳐 원유를 수출할 계획이다. 한편 이슬람권 12개국 외교장관들은 이날 사우디 리야드에서 회의를 갖고 이란의 걸프국 공격을 규탄했다. 파이살 빈 파르한 알 사우드 사우디 외교장관은 “우리는 군사 조치를 할 권리를 갖고 있다. 확전에는 확전으로 맞서겠다”고 밝혔다.파리=유근형 특파원 noel@donga.com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

이란이 카타르, 아랍에미리트(UAE), 사우디아라비아, 쿠웨이트의 천연가스와 원유 생산시설에 대한 공격을 18일(현지 시간)과 19일 감행했다. 이스라엘이 18일 이란의 최대 천연가스전과 관련 생산시설을 공습하자 즉각 보복에 나선 것이다.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이 군사시설을 넘어 핵심 에너지 인프라로도 확대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또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촉발된 국제 유가 급등 현상이 더 심각해질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19일 영국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브렌트유 선물은 전장보다 10% 이상 오른 배럴당 119.13달러에 거래됐다. 유럽 천연가스 대표적 지표인 네덜란드 TTF 선물은 이날 장중 한때 전장보다 35% 급등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이란은 18일과 19일 카타르 수도 도하에서 북쪽으로 약 70km 떨어진 라스라판에 위치한 액화천연가스(LNG) 시설에 대한 공습을 감행했다. 카타르 정부는 “라스라판 국가 핵심 가스 시설이 미사일 공격의 표적이 돼 광범위한 피해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카타르는 전 세계 LNG 공급량의 약 20%를 차지하고 있으며 라스라판은 카타르산 천연가스가 생산, 가공되는 허브다. 카타르의 ‘경제 심장’으로 꼽힌다. 카타르는 즉각 이란 외교관에 대한 추방 명령을 내렸다.18일 UAE 합샨의 천연가스 시설과 밥 유전도 이란의 공격을 받고 가동이 중단됐다. 19일엔 사우디아라비아의 홍해 연안 아람코-엑손모빌 합작 정유시설, 쿠웨이트의 미나알아흐마디와 미나압둘라 정유공장도 이란의 공격을 받았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이란의 이 같은 공격은 전날 이스라엘이 이란 천연가스 생산량의 70%를 차지하는 페르시아만의 사우스파르스 천연가스전과 아살루예의 천연가스 정제시설을 폭격한 뒤 즉각적으로 이뤄졌다. 이란 국영방송에 따르면 사우스파르스 천연가스전의 3∼6광구가 공습에 따른 화재로 가동이 중단됐고, 본토에 위치한 아살루예의 파르스특별경제에너지단지도 손상을 입었다. 이에 이란은 카타르, UAE, 사우디아라비아 등의 에너지 시설을 거론하며 “완전히 파괴될 때까지 걸프 지역 에너지 시설을 공격하겠다”고 공언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8일 트루스소셜을 통해 “이란이 카타르를 다시 공격하면 이란 가스전 전체를 대대적으로 날려버릴 것”이라면서도 “이란이 카타르를 공격하지 않는 한 이스라엘도 사우스파르스 시설을 더 이상 공격하지 않을 것”이라며 에너지 시설로의 확전 자제를 촉구했다. 한편 19일 카타르 국영 에너지기업인 카타르에너지의 사드 알카비 최고경영자는 한국, 이탈리아, 벨기에, 중국과의 장기 LNG 공급 계약에 대해 최대 5년간 ‘불가항력(Force Majeure)’을 선언해야 할 수도 있다고 로이터에 밝혔다.파리=유근형 특파원 noel@donga.com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

이란이 18일 알리 라리자니 이란 최고국가안보회의 사무총장, 골람레자 솔레이마니 이란 혁명수비대 바시즈 민병대 총사령관 등 수뇌부의 사망을 인정하며 이스라엘과 미국에 ‘가혹한 복수’를 다짐했다. 이에 맞서 이스라엘은 라리자니 사무총장 및 솔레이마니 총사령관에 더해 에스마일 하티브 이란 정보장관까지 제거했다고 각각 17일, 18일에 밝혔다. 또 8일 이란의 새 최고지도자로 선출된 모즈타바 하메네이도 제거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이스라엘 카츠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18일 “오늘 추가적인 중대 기습이 있을 것”이라며 “모든 전선에 전쟁의 수위를 높일 중대한 서프라이즈(surprise)가 예상된다”고 했다. 다만 이스라엘이 주도하는 연이은 이란 수뇌부 제거가 강경파들의 힘을 더 키워줘 외교와 협상을 통한 전쟁 종식을 어렵게 만든다는 지적도 나온다. 미국과 이스라엘이 바라는 민중 봉기에 따른 이란의 신정일치 체제 종식 역시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영국 더타임스는 그간 여러 반(反)정부 시위를 유혈 진압했던 바시즈 민병대가 이번 전쟁 과정에서도 이란 곳곳에 검문소를 설치하고 휴대전화 및 가택 수색을 일삼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란 “복수” vs 이스라엘 “모즈타바도 제거” 마수드 페제슈키안 이란 대통령은 18일 라리자니 사무총장, 솔레이마니 총사령관을 ‘순교자’로 칭하며 두 사람의 사망을 시인했다. 그는 “두 사람을 죽인 테러범을 기다리는 건 가혹한 복수”라며 강력한 보복을 천명했다. 반면 에피 데프린 이스라엘군 대변인은 “이란 정권의 모든 지도부를 타격하고 있다. 모즈타바 또한 찾아내 무력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모즈타바는 최고지도자에 오른 후 한 번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카츠 장관은 “문어의 머리(이란 수뇌부)를 반복적으로 잘라내고 다시 자라지 못하게 하라”고 군에 명령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역시 이란 수뇌부의 연속 제거가 정당하다며 “라리자니와 솔레이마니의 제거는 이란 정권을 흔들고 이란 국민에게 (신정일치) 정권을 축출할 기회를 주려는 목표의 일환”이라고 주장했다. 많은 이란 관리들은 신변의 위협을 느끼고 있다. 한 관리는 뉴욕타임스(NYT)에 “다음 공격 대상이 누가 될지 걱정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수뇌부 참수만으로는 신정일치 체제를 붕괴시키는 것이 어렵다는 반론도 상당하다.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의회 의장 등 강경파 인사의 입지만 오히려 강화시켜 주는 역효과가 나타난다는 것이다. 특히 보수파지만 실용적 성향이고 미국과의 협상에도 열려 있다는 평가를 받아 온 라리자니 사무총장의 사망으로 이번 전쟁이 외교와 타협으로 종식될 가능성이 크게 줄었다는 평이 나온다. 그는 이란 혁명수비대 등 강경파와 페제슈키안 대통령 등 온건파의 의견을 조율해 왔다. 또 2015년 이란이 미국 등 서방 5개국과 핵합의(JCPOA)를 타결할 때도 깊이 관여했다. 지난해 6월 미국·이스라엘과 벌인 ‘12일 전쟁’ 때도 알리 하메네이 당시 최고지도자를 설득해 미국과의 협상을 유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 바시즈 민병대, 반대파 색출… 일부 처형설 더타임스는 이란 강경파가 전쟁 상황을 빌미로 내부 단속을 강화하며 민중 봉기 차단에 주력하고 있다고 17일 보도했다. 최근 2주 동안 많은 이란인이 당국으로부터 ‘온라인에 전쟁 이야기를 올리지 말라’ ‘거리에서 시위를 하지 말라’ 등의 위협적인 메시지를 받았다는 것이다. 바시즈 민병대는 현재 수도 테헤란 등 곳곳에서 민간인 차량을 수색하고 주민들의 휴대전화를 검사하고 있다. 가택 수색 등을 통해 주민들을 체포하고 반역 혐의자를 색출하는 작업도 뒤따른다. 이란 타스님통신은 지난해 ‘12일 전쟁’ 당시 이스라엘을 위한 첩보 활동을 한 혐의로 기소된 쿠로시 케이바니라는 남성이 18일 처형됐다고 전했다. 로이터통신 또한 이란 당국이 최소 55명의 미국·이스라엘 협력자를 체포했다고 했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이스라엘 또한 이란의 민중 봉기가 쉽지 않으며 이란 당국이 이번 전쟁을 빌미로 반대파에 대한 대규모 학살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유엔 세계식량계획(WFP)은 현재 굶주림에 시달리는 세계 인구가 최소 3억1900만 명이며 이번 전쟁이 오는 6월까지 계속되면 4500만 명이 추가로 극심한 기아에 시달릴 것으로 우려했다.파리=유근형 특파원 noel@donga.com김윤진 기자 kyj@donga.com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이란이 18일 알리 라리자니 이란 최고국가안보회의 사무총장, 골람레자 솔레이마니 이란 혁명수비대 바시즈 민병대 총사령관 등 수뇌부의 사망을 인정하며 이스라엘과 미국에 ‘가혹한 복수’를 다짐했다. 이에 맞서 이스라엘은 라리자니 사무총장 및 솔레이마니 총사령관에 더해 에스마일 하티브 이란 정보장관까지 제거했다고 각각 17일, 18일에 밝혔다. 또 8일 이란의 새 최고지도자로 선출된 모즈타바 하메네이도 제거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이스라엘 카츠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18일 “오늘 추가적인 중대 기습이 있을 것”이라며 “모든 전선에 전쟁의 수위를 높일 중대한 서프라이즈(surprise)가 예상된다”고 했다.다만 이스라엘이 주도하는 연이은 이란 수뇌부 제거가 강경파들의 힘을 더 키워줘 외교와 협상을 통한 전쟁 종식을 어렵게 만든다는 지적도 나온다. 미국과 이스라엘이 바라는 민중 봉기에 따른 이란의 신정일치 체제 종식 역시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영국 더타임스는 그간 여러 반(反)정부 시위를 유혈 진압했던 바시즈 민병대가 이번 전쟁 과정에서도 이란 곳곳에 검문소를 설치하고 휴대전화 및 가택 수색을 일삼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란 “복수” vs 이스라엘 “모즈타바도 제거”마수드 페제슈키안 이란 대통령은 18일 라리자니 사무총장, 솔레이마니 총사령관을 ‘순교자’로 칭하며 두 사람의 사망을 시인했다. 그는 “두 사람을 죽인 테러범을 기다리는 건 가혹한 복수”라며 강력한 보복을 천명했다.반면 에피 데프린 이스라엘군 대변인은 “이란 정권의 모든 지도부를 타격하고 있다. 모즈타바 또한 찾아내 무력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모즈타바는 최고지도자에 오른 후 한 번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역시 이란 수뇌부의 연속 제거가 정당하다며 “라리자니와 솔레이마니의 제거는 이란 정권을 흔들고 이란 국민에게 (신정일치) 정권을 축출할 기회를 주려는 목표의 일환”이라고 주장했다.많은 이란 관리들은 신변의 위협을 느끼고 있다. 한 관리는 뉴욕타임스(NYT)에 “다음 공격 대상이 누가 될지 걱정하고 있다”고 전했다.다만 수뇌부 참수만으로는 신정일치 체제를 붕괴시키는 것이 어렵다는 반론도 상당하다.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의회 의장 등 강경파 인사의 입지만 오히려 강화시켜 주는 역효과가 나타난다는 것이다.특히 보수파지만 실용적 성향이고 미국과의 협상에도 열려 있다는 평가를 받아 온 라리자니 사무총장의 사망으로 이번 전쟁이 외교와 타협으로 종식될 가능성이 크게 줄었다는 평이 나온다. 그는 이란 혁명수비대 등 강경파와 페제슈키안 대통령 등 온건파의 의견을 조율해 왔다. 또 2015년 이란이 미국 등 서방 5개국과 핵합의(JCPOA)를 타결할 때도 깊이 관여했다. 지난해 6월 미국·이스라엘과 벌인 ‘12일 전쟁’ 때도 알리 하메네이 당시 최고지도자를 설득해 미국과의 협상을 유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 바시즈 민병대, 반대파 색출… 일부 처형설더타임스는 이란 강경파가 전쟁 상황을 빌미로 내부 단속을 강화하며 민중 봉기 차단에 주력하고 있다고 17일 보도했다. 최근 2주 동안 많은 이란인이 당국으로부터 ‘온라인에 전쟁 이야기를 올리지 말라’ ‘거리에서 시위를 하지 말라’ 등의 위협적인 메시지를 받았다는 것이다.바시즈 민병대는 현재 수도 테헤란 등 곳곳에서 민간인 차량을 수색하고 주민들의 휴대전화를 검사하고 있다. 가택 수색 등을 통해 주민들을 체포하고 반역 혐의자를 색출하는 작업도 뒤따른다. 이란 타스님통신은 지난해 ‘12일 전쟁’ 당시 이스라엘을 위한 첩보 활동을 한 혐의로 기소된 쿠로시 케이바니라는 남성이 18일 처형됐다고 전했다. 로이터통신 또한 이란 당국이 최소 55명의 미국·이스라엘 협력자를 체포했다고 했다.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이스라엘 또한 이란의 민중 봉기가 쉽지 않으며 이란 당국이 이번 전쟁을 빌미로 반대파에 대한 대규모 학살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유엔 세계식량계획(WFP)은 현재 굶주림에 시달리는 세계 인구가 최소 3억1900만 명이며 이번 전쟁이 오는 6월까지 계속되면 4500만 명이 추가로 극심한 기아에 시달릴 것으로 우려했다.파리=유근형 특파원 noel@donga.com김윤진 기자 kyj@donga.com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호르무즈 해협 파병 요구에 대해 유럽과 일본 등 동맹국들이 난색을 표하고 있다. 영국, 프 랑스, 독일은 이란 전쟁에 휘말릴 위험을 감안해 즉각적인 파병에 분명한 선을 긋고 있다. 19일 미일 정상회담을 앞둔 일본도 즉답을 피하며 신중한 모습이다. 미-이란 전쟁이 미국과 동맹국들의 균열을 가져와 유럽 및 아시아에서 기존 안보 질서를 저해할 수 있단 우려가 나오고 있다. 카야 칼라스 유럽연합(EU)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16일(현지 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EU 외교장관 회의 직후 “EU 해군의 호르무즈 해협 파병 가능성은 없다”고 밝혔다. EU는 이날 홍해에서 예멘 반군 후티의 공격으로부터 상선을 보호하는 아스피데스(Aspides·방패) 작전을 호르무즈 해협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하지만 EU 회원국들은 작전 확대에 강하게 반대한 것으로 전해졌다. 칼라스 대표는 “누구도 이란 전쟁에 적극 나서길 원치 않는다. 현재로선 아스피데스 작전 권한을 변경하려는 의지는 없다”고 했다. 또 “이것은 유럽의 전쟁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도 이날 “우리는 군사 수단을 통해 호르무즈 해협의 자유로운 통행을 보장하는 데 관여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 전쟁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이 명백하다”고 밝혔다. 메르츠 총리는 미국이 이란 공습 전 EU와 전혀 상의하지 않았다는 점도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인도양 디에고 가르시아 공군기지 제공 문제로 갈등을 빚었던 영국도 파병에 소극적인 태도다.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는 이날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에 필요한 집단 계획을 세우기 위해 유럽 파트너를 비롯해 모든 동맹국과 협력하고 있다”면서도 “이는 나토의 임무는 아니다. 영국은 더 확전된 전쟁으로 휘말리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스타머 총리는 “영국군을 위험 지역에 파병하려면 아주 최소한의 합법적인 근거가 있고 제대로 숙고된 계획에 따라 행동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의회 승인 등 국내 정치 문제로 파병이 쉽지 않다는 점을 우회적으로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중해에 핵추진 항공모함을 파견하는 등 유럽 주요국 중 미-이란 전쟁에 적극 대응했던 프랑스도 한발 빼는 분위기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이날 “상선 호위 임무는 전쟁의 가장 뜨거운 단계가 종료된 이후 (가능하다)”라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이후 카트린 보트랭 프랑스 국방장관은 “호르무즈 해협으로 함선을 보낼 즉각적인 계획은 없다”고 했다. 그리스, 폴란드, 스페인, 스웨덴, 리투아니아, 에스토니아 등 다른 유럽 국가들도 호르무즈 해협 파병 여부에 대한 직접적 언급을 피하며 모호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로프 예턴 네덜란드 총리는 “호르무즈 해협에서 단기로 성공적인 임무를 수행하기는 대단히 어렵다”고 했다. 19일 미일 정상회담을 코앞에 둔 일본의 고심은 더 깊어지고 있다.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일본 총리는 16일 참의원(상원) 예산위원회에 출석해 호르무즈 해협 함정 파견에 대해 “(미국 측에서) 아직 요구하지 않아 대답하기 어렵다”며 말을 아꼈다. 이어 “일본과 관계있는 선박, 승무원의 생명을 어떻게 보호할지, 무엇이 가능할지 등을 법적인 관점도 포함해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아사히신문은 17일 일본 정부가 트럼프 대통령이 요구한 호르무즈 해협 함정 파견과 관련해 자위대를 보내는 게 가능한지 검토하는 작업을 시작했다고 전했다.파리=유근형 특파원 noel@donga.com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호르무즈 해협 파병 요구에 대해 유럽과 일본 등 동맹국들이 난색을 표하고 있다. 영국, 프랑스, 독일은 이란 전쟁에 휘말릴 위험을 감안해 즉각적인 파병에 분명한 선을 긋고 있다. 19일 미일 정상회담을 앞둔 일본도 즉답을 피하며 신중한 모습이다. 미-이란 전쟁이 미국과 동맹국들의 균열을 가져와 유럽 및 아시아에서 기존 안보 질서를 저해할 수 있단 우려가 나오고 있다.카야 칼라스 유럽연합(EU)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16일(현지 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EU 외교장관 회의 직후 “EU 해군의 호르무즈 해협 파병 가능성은 없다”고 밝혔다. EU는 이날 홍해에서 예멘 반군 후티의 공격으로부터 상선을 보호하는 아스피데스(Aspides·방패) 작전을 호르무즈 해협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하지만 EU 회원국들은 작전 확대에 강하게 반대한 것으로 전해졌다. 칼라스 대표는 “누구도 이란 전쟁에 적극 나서길 원치 않는다. 현재로선 아스피데스 작전 권한을 변경하려는 의지는 없다”고 했다. 또 “이것은 유럽의 전쟁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도 이날 “우리는 군사 수단을 통해 호르무즈 해협의 자유로운 통행을 보장하는 데 관여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 전쟁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이 명백하다”고 밝혔다. 메르츠 총리는 미국이 이란 공습 전 EU와 전혀 상의하지 않았다는 점도 지적했다.트럼프 대통령과 인도양 디에고 가르시아 공군기지 제공 문제로 갈등을 빚었던 영국도 파병에 소극적인 태도다.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는 이날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을 위한 집단 계획을 세우기 위해 유럽 파트너를 비롯해 모든 동맹국과 협력하고 있다”면서도 “이는 나토의 임무는 아니다. 영국은 더 확전된 전쟁으로 휘말리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스타머 총리는 “영국군을 위험 지역에 파병하려면 아주 최소한의 합법적인 근거가 있고 제대로 숙고된 계획에 따라 행동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의회 승인 등 국내 정치 문제로 파병이 쉽지 않다는 점을 우회적으로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지중해에 핵추진 항공모함을 파견하는 등 유럽 주요국 중 미-이란 전쟁에 적극 대응했던 프랑스도 한발 빼는 분위기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이날 “상선 호위 임무는 전쟁의 가장 뜨거운 단계가 종료된 이후 (가능하다)”라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이후 카트린 보트랭 프랑스 국방장관은 “호르무즈 해협으로 함선을 보낼 즉각적인 계획은 없다”고 했다.그리스, 폴란드, 스페인, 스웨덴, 리투아니아, 에스토니아 등 다른 유럽 국가들도 호르무즈 해협 파병 여부에 대한 직접적 언급을 피하며 모호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로프 예턴 네덜란드 총리는 “호르무즈 해협에서 단기로 성공적인 임무를 수행하기는 대단히 어렵다”고 했다.19일 미일 정상회담을 코앞에 둔 일본의 고심은 더 깊어지고 있다.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일본 총리는 16일 참의원(상원) 예산위원회에 출석해 호르무즈 해협 함정 파견에 대해 “(미국 측에서) 아직 요구하지 않아 대답하기 어렵다”며 말을 아꼈다. 이어 “일본과 관계 있는 선박, 승무원의 생명을 어떻게 보호할지, 무엇이 가능할지 등을 법적인 관점도 포함해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아사히신문은 17일 일본 정부가 트럼프 대통령이 요구한 호르무즈 해협 함정 파견과 관련해 자위대를 보내는게 가능한지 여부를 검토하는 작업을 시작했다고 전했다.파리=유근형 특파원 noel@donga.com김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