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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더소비’ ‘셀고리즘’ ‘N놀러’ ‘듣폴트’ ‘Ai:tionship(에이아이션십)’. KT가 25일 Z세대가 선정한 5가지 트렌드 키워드를 발표했다. 10, 20대 Z세대들의 문화, 소비 트렌드를 반영하는 키워드다. KT는 22일 서울 KT광화문빌딩에서 ‘2025 Y트렌드 콘퍼런스’를 개최하고 5가지 키워드를 공개했다. 이 행사는 KT 대학생 마케팅 서포터스 ‘Y퓨처리스트’ 100명과 Z세대 트렌드 연구기관 대학내일20대연구소가 함께하는 행사다. 이번에 선정된 ‘폴더소비’는 넘쳐나는 소비 정보 속에서 트렌드를 놓치지 않기 위해 일단 정보를 저장하고 실제 소비 순간에 활용하는 Z세대의 저장형 소비다. ‘N놀러’의 경우 거창한 취미 활동보다는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취미를 여러 개 가지는 여가 트렌드다. ‘듣폴트’는 영상 콘텐츠를 소비할 때 집중해서 보는 것이 아니라 배경음악처럼 틀어두는 방식을 말한다. ‘Ai:tionship’은 AI를 단순 도구가 아닌 감정 교류의 대상으로 인식하는 새로운 관계 방식을 일컫는다. ‘셀고리즘’은 알고리즘을 길들여 나를 표현하는 수단으로 활용하는 트렌드를 말한다. 권희근 KT 마케팅혁신본부장 상무는 “Z세대의 생각과 문화를 깊이 이해할 수 있었다”며 “향후 이 결과를 KT 상품과 서비스에 적극 반영할 것”이라고 말했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폴더소비’ ‘셀고리즘’ ‘N놀러’ ‘듣폴트’ ‘Ai:tionship’KT가 25일 Z세대가 선정한 다섯 가지 트렌드 키워드를 발표했다. 10~20대 Z세대들의 문화, 소비 문화 트렌드를 반영하는 키워드다. KT는 22일 KT광화문빌딩에서 ‘2025 Y트렌드 컨퍼런스’를 개최하고 다섯 가지 키워드를 공개했다. 이 행사는 KT 대학생 마케팅 서포터즈 ‘Y퓨처리스트’ 100명과 Z세대 트렌드 전문 연구기관 대학내일20대연구소가 협업해 최신 라이프스타일 키워드와 마케팅 아이디어를 공유하는 행사다.이번에 선정된 키워드는 관계·소통, 소비, 자기계발, 콘텐츠, 취미·여가 등 다섯가지 영역에서 도출됐다. ‘폴더소비’는 일단 정보를 저장해두고 실제 소비 순간 활용하는 Z세대의 ‘저장형 소비’ 형태를 의미한다. 인스타그램, 유튜브 등 각종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넘쳐나는 소비 정보 속에서 트렌드를 놓치는 ‘FOMO(Fear of Missing Out)’ 위험을 해소하기 위해 등장한 소비 행태다. ‘N놀러’의 경우 거창한 취미활동보다는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취미를 여러 개 가지는 여가 트렌드다. ‘듣폴트’는 영화, 드라마, 유튜브 등 영상 콘텐츠를 소비할 때 집중해 ‘보는’ 것이 아니라 배경음악처럼 틀어두고 귀로 즐기는 방식을 의미한다. ‘Ai:tionship’은 AI를 단순 도구가 아닌 감정 교류의 대상으로 인식하는 새로운 관계 방식을 일컫는다. AI와 유대감을 쌓으면서 관계를 확장해 나가는 것이다. ‘셀고리즘’은 알고리즘을 길들이고 조정해 단순히 추천을 받는 것이 아니라 나를 표현하는 수단으로 활용하는 트렌드를 말한다.KT는 발굴된 키워드를 실제 사업과 마케팅 전략에 반영해왔다. 권희근 KT 마케팅혁신본부장 상무는 “Z세대의 생각과 문화를 깊이 이해할 수 있었다”며 “향후 이 결과를 KT 상품과 서비스에 적극 반영하겠다”고 했다. 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동아일보 IT사이언스팀 기자들이 IT, 과학, 우주, 바이오 분야 주목할만한 기술과 트렌드, 기업을 소개합니다. “이 회사 뭐길래?” 기술로 세상을 바꾸는 테크 기업들의 비하인드 스토리! 세상을 놀라게 한 아이디어부터 창업자의 요즘 고민까지, 궁금했던 그들의 모든 것을 파헤칩니다.‘국가대표 인공지능(AI)’을 선발하는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사업이 닻을 올렸다. 1차 주관사업자로 5곳의 컨소시엄이 선정됐고, 이들은 6개월마다 평가를 통해 한 팀씩 탈락하는 토너먼트식 경쟁을 하게 된다. 경쟁 끝에 2026년 말 단 두 곳만이 국가대표 AI라는 타이틀을 거머쥘 수 있다. 네이버클라우드는 1차 주관사업자로 선정된 5개의 정예팀 중에서도 유력한 후보로 손꼽히는 곳이다. 12일 성남 분당의 네이버클라우드 사옥에서 만난 성낙호 네이버클라우드 하이퍼스케일 기술총괄에게서는 이런 기대감에 충분히 부응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엿보였다. 키워드 ① 사람과 가장 유사한 ‘옴니모달’그의 자신감의 원천을 한 단어로 표현하자면 ‘옴니모달’이다. 최근 AI 업계의 ‘핫 트렌드’인 옴니모달은 ‘모든 것(omni)’이라는 단어와 형태를 의미하는 ‘모달(modal)’이 합쳐진 단어다. 텍스트, 사진, 영상 등 다양한 형태의 정보들을 종합적으로 이해해 맥락에 맞는 답변을 내놓을 수 있는 AI를 의미한다. 사람이 세상을 바라보고 이해하는 것과 가장 유사한 형태라고 볼 수 있다. 성 총괄은 “(앞서 유행했던) 멀티모달이 텍스트 중심의 거대언어모델(LLM)에 추가적으로 ‘눈(사진 ,영상 등)’과 ‘귀(음성)’를 붙인 것이라면, 옴니모달은 처음으로 눈과 귀로 들어오는 모든 정보를 종합해 결과를 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옴니모달의 경우 미래먹거리로 꼽히는 ‘피지컬 AI’ ‘제조 AX’ 등 여러 산업 분야에 적용하기가 훨씬 수월하다. 로봇의 움직임을 글로 먼저 배운 멀티모달보다는 눈으로 보고 익힌 옴니모달의 성능이 뛰어난 것은 당연한 결과라는 것이다. 이는 결국 정부가 독자 AI 파운데이션 사업을 진행하는 최종 목표와도 일치한다. 한국만의 AI 모델을 개발해 제조업과 같은 한국의 주요 산업에 AI를 적용해 혁신을 이뤄내겠다는 것이다. 성 총괄은 “데이터 유출에 예민한 국가 보안과 연관된 산업은 국내 AI에 대한 수요가 분명히 있다”며 “정부가 ‘소버린 AI’를 강조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그는 국가대표 AI 선발전을 통해 소버린 AI ‘원조 맛집’의 저력을 보여주겠다는 의지를 내보였다.키워드 ② AI 에이전트 플랫폼 성 총괄이 강조한 옴니모달 AI는 향후 네이버의 주요 비즈니스 모델과도 연관이 깊다. 현재 국내에서 ‘그래픽처리장치(GPU)’를 가장 많이 확보하고 있는 기업으로 꼽히는 네이버가 기업의 자원을 투자하면서까지 이번 사업에 참여한 이유도 이 때문이다. 성 총괄은 “우리는 ‘플러스 X’라고 표현하는데 옴니모달 AI 모델이 있으면 다양한 산업에 특화된 AI를 개발하기가 수월해진다”고 했다. 그는 네비게이션 시스템을 예로 들었다. 많은 AI가 가장 구하기 쉬운 데이터인 텍스트를 기반으로 LLM을 개발한 뒤 지도 데이터를 추가로 학습시키는 방식을 취하고 있는데 이 경우 ‘할루시네이션(환각)’ 현상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성 총괄은 “자율주행 자동차에 사용되는 네비게이션 시스템이라고 하면 작은 오류도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며 이런 점에서 옴니모달 AI가 큰 강점을 가진다고 강조했다. 즉 향후 네비게이션 AI, 피지컬 AI, 제조 AI 등 다양한 분야의 ‘버티컬 AI(특화 AI)’ 개발을 도울 수 있는 큰 틀이 되는 AI를 이번 기회에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네이버는 장기적으로 이렇게 개발되는 ‘플러스 X’ AI들을 한 데 모을 수 있는 AI 에이전트 플랫폼을 구상하고 있다. 성 총괄은 “여러 개의 AI 에이전트를 사용하는 사용자들이 많은데, 그때마다 새롭게 사용자의 정보나 관심사들을 입력해야 AI 에이전트가 맥락을 이해할 수 있다”며 “여러 AI 에이전트를 모아놓은 플랫폼을 통해 사용자가 검색했던 정보(로그)들을 공유함으로써 이런 불편함을 없애고자 하는 것이 AI 에이전트 플랫폼의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특화된 AI가 늘어나면 여러 종류의 AI를 사용하고자 하는 수요 또한 늘어난다. 네이버는 이에 대비해 사용자 편의성을 극대화한 AI 에이전트 플랫폼 사업을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성 총괄은 “옴니모달 AI가 플러스 X를 개발하는 데 기반이 되고, 플랫폼을 통해 사용자와의 접근성을 높여주는 것 모두 국내 AI 생태계를 확장하는 데 크게 기여할 수 있다”고 했다.키워드 ③ 범국민 AI 프로젝트성 총괄은 이번 국가대표 AI 사업을 통해 국민들이 범용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AI가 개발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현재 빅테크들이 개발 중인 프론티어 AI들은 성능은 뛰어나지만 가격이 매우 비싸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창업한 xAI의 ‘그록 4’의 월 사용료는 300달러(약 42만 원)다. 성 총괄은 “이에 대한 수요도 있겠지만 일반 국민이 수학 문제 하나 푸는데 수십 만원씩 내고 쓰라면 쓰겠냐”며 “우리의 목표는 AI 시장을 세분화해 국민들이 범용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수준의 성능, 가격의 AI를 개발하겠다는 것”이라고 했다.그는 범국민이 AI를 사용함으로써 국가경쟁력도 강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앞서 골드만삭스는 AI가 국내총생산(GDP)의 7%를 끌어올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성 총괄은 “7% 중 3~4%는 내수 시장에서 발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고 했다. 즉 네이버를 포함해 국내 AI 기업들이 개발한 AI도 국내 GDP 성장에도 기여할 부분이 있다는 것이다.성 총괄은 “네이버가 잘하는 ‘(AI 기반의) 서비스’ 방식으로 국민들의 AI 역량을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되고 싶다”고 했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국내 연구진이 물 위를 걸어다니는 소금쟁이를 모방한 초소형 로봇을 세계 최초로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향후 수질 탐사 및 환경 모니터링 등에 소형 수상 로봇이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고제성 아주대 교수(사진)팀이 수면 위를 자유롭게 움직이는 곤충 라고벨리아(부채다리 소금쟁이)를 모사한 초소형 로봇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 연구는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22일자 표지 논문으로 게재됐다. 라고벨리아는 소금쟁잇과로 다리 끝의 부채꼴 구조를 순간적으로 펼쳐 빠른 물살에서도 민첩하게 움직일 수 있다. 아주대 연구진은 미국 버클리 캘리포니아대, 조지아공대 연구팀과 함께 21개의 끈 형태 인공 털로 부채꼴 구조의 인공 팬(fan)을 제작해 곤충 크기의 로봇에 적용했다. 실험 결과 로봇에 장착된 부채꼴 구조가 물속에서 강한 추진력을 발휘해 민첩한 방향 전환을 가능하게 한다는 것을 확인했다. 0.23g 무게의 초소형 로봇은 인공 팬을 통해 1초에 206도를 돌 정도로 빠른 회전 속도를 보였다. 연구진은 라고벨리아의 다리 끝 부채꼴 구조가 근육의 힘으로 펼쳐지는 것이 아니라 얇고 유연한 털과 물의 표면장력에 의해 0.01초 만에 스스로 펼쳐진다는 것도 밝혀냈다. 기존에는 라고벨리아가 물 위에서 빠르게 움직이는 것이 근육의 움직임 때문이라고 여겨져 왔지만 이번 연구를 통해 부채꼴 모양의 털 구조가 핵심이라는 것을 밝힌 것이다. 이번 연구 결과는 수중 환경에서 스스로 펼쳤다 접을 수 있는 자기 전개형 초소형 로봇 추진 장치를 구현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복잡한 원리나 구동 장치 없이도 로봇을 움직일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낸 것이다. 연구를 이끈 고제성 교수는 “향후 환경 모니터링, 구조 활동, 생물 모방 로봇 공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정부가 올해 경제성장률이 1%를 밑돌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소비쿠폰을 통한 내수 진작 대책에도 0%대 성장에 그칠 것으로 본 것이다. 이재명 정부는 인공지능(AI)과 초혁신기술로 잠재성장률을 3%로 끌어올려 저성장을 탈출하겠다는 청사진을 내놨다. 정부는 2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브리핑을 열고 이 같은 내용의 ‘새 정부 경제성장전략’을 발표했다.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0.9%로 제시했다. 1월 내놓은 기존 전망치(1.8%)의 절반으로 현실화하면 팬데믹 충격으로 역성장한 2020년(―0.7%) 이후 가장 낮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추산한 2025∼2030년 연평균 잠재성장률(1.5%)에도 못 미친다. 정부는 국가 역량을 총동원해 ‘기술 선도 성장’을 이루겠다고 밝혔다. 로봇, 자동차, 선박 등 AI 대전환과 첨단소재·부품, 기후·에너지·미래대응 등 초혁신경제 과제를 선정해 집중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정부는 AI 관련 예산을 포함한 내년 연구개발(R&D) 예산을 역대 최대인 35조 원 규모로 편성하기로 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첫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에서 “AI 분야는 향후 2∼3년이 골든타임”이라며 “이 시기에 반 발짝 앞서면 선도자가 되겠지만, 뒤처지면 영원히 추격자로 남게 된다”고 강조했다. 정부의 성장전략이 혁신산업 투자에만 치우쳐 구조개혁 방안은 미흡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규제 개선이나 노동시장 개혁 없이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AI 대전환’ R&D 예산 35조 역대최대 편성… “백화점식 나열 한계”[새 정부 경제성장전략]초혁신경제 등 30개 과제 집중투자기업 AI 전환때 정부가 패키지 지원… 전국민 ‘AI 한글화 교육’ 인재 양성“전체 산업 성장환경 만드는 게 중요… 기업활동 막는 법-규제 개선이 우선”정부는 인공지능(AI)을 앞세운 기술 혁신이 1%대로 추락한 잠재성장률을 반등시킬 돌파구가 될 것으로 판단했다. 이에 AI 대전환과 초혁신경제 선도 프로젝트 30개를 선정해 집중 투자하는 방안을 22일 발표한 ‘새 정부 경제성장전략’의 핵심으로 삼았다. 하지만 첨단산업에 대한 투자만으론 잠재성장률을 끌어올리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역대 최대 R&D 예산 편성해 AI 대전환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우리 경제는 잠재성장률이 빠르게 하락하는 가운데 실제 경기는 잠재성장률에도 못 미치고 있다”며 “추격경제에 맞게 설계된 국가 시스템을 초혁신 선도경제형으로 대혁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이날 발표된 AI 대전환을 위한 15개 과제에는 로봇, 자동차, 선박, 가전, 드론, 팩토리, 반도체 등 기업 중심 AI 선도 프로젝트가 포함됐다. 기업이 앞장서 이를 추진하면 정부가 연구개발(R&D), 실증, 규제 완화, 판로, 금융 등을 패키지로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복지·고용, 납세 관리, 신약심사 등 공공부문도 AI를 도입하고, 정부의 혁신제품 구매 규모를 지난해 1조 원에서 2030년 3조 원 규모로 늘려 초기 수요를 창출하겠다고도 했다.이와 별개로 초혁신경제 15개 프로젝트도 선정했다. 첨단소재·부품 분야의 SiC전력반도체와 초전도체, 기후·에너지 대응 분야의 그린수소, 스마트 농·수산업 등이다. 바이오·의약품, 웹툰·게임 등 콘텐츠, 식품 등의 글로벌 수출을 늘리는 ‘K붐업’ 과제들도 포함됐다. 정부는 AI 인재 양성을 위해 전 국민 대상 ‘AI 한글화’ 교육을 추진하고, 국내외 인재 확보를 위한 각종 인센티브도 마련한다. 초중고 및 대학생, 청년과 군인, 소상공인 등에게 맞춤형 온라인 교육 등을 제공하고, AI 분야 석·박사를 전문연구요원으로 우선 배정하는 병역특례를 신설한다. 국내로 복귀하는 재외 한인을 대상으로 ‘박사 후 연구원 복귀트랙’을 만들어 연구비 등을 지원한다. 정부는 내년 정부 R&D 예산을 역대 최대인 35조3000억 원 규모로 편성하기로 했다. 올해보다 약 19.3% 늘어난다. 특히 AI 분야에는 올해의 2배 수준인 2조3000억 원이 투입된다. 이날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에서 의결된 R&D 예산에는 AI를 중심으로 양자컴퓨터, 합성생물학, 방산 등에 투자하는 사업이 담겼다. 미국, 중국으로의 인재 유출을 막기 위한 ‘인재유치 프로젝트’ 등에도 총 1조3000억 원을 편성했다.● “나열식 투자 초점 성장전략 한계” 정부는 잠재성장률 반등을 위해 선정 과제별로 기업이 앞장서고 정부가 뒷받침하는 추진단을 구성해 집중 지원한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정부 기금채와 한국산업은행 출연 등으로 구성하는 50조 원 규모의 첨단전략산업기금에 민간 자금 50조 원 이상을 더해 100조 원 규모의 ‘국민성장펀드’를 조성할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기술 혁신으로 생산성을 끌어올리려는 정부의 방향성에는 공감하면서도 백화점식으로 나열한 핵심 과제에 투자하는 방식은 실효성이 떨어진다고 평가했다. 양준석 가톨릭대 경제학과 교수는 “몇몇 산업 투자를 늘리기보다 전체 산업이 성장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주는 게 더 중요하다”며 “기업 활동을 가로막는 법과 규제 개선이 더 우선순위”라고 말했다. 기업에 주도적 역할을 주문하면서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2·3조 개정안) 등 기업 부담을 키우는 정책을 병행한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석병훈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정부와 여당이 추진 중인 노란봉투법, 상법 개정안, 기업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기관투자자의 역할(스튜어드십코드) 확대 등은 오히려 기업들이 투자를 줄이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했다.세종=주애진 기자 jaj@donga.com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국내 연구진이 물 위를 걸어다니는 소금쟁이를 모방한 초소형 로봇을 세계 최초로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향후 수질 탐사 및 환경 모니터링 등에 소형 수상 로봇이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고제성 아주대 교수팀이 수면 위를 자유롭게 움직이는 곤충 라고벨리아(부채다리 소금쟁이)를 모사한 초소형 로봇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 연구는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22일자 표지 논문으로 게재됐다. 라고벨리아는 소금쟁이과로 다리 끝의 부채꼴 구조를 순간적으로 펼쳐 빠른 물살에서도 민첩하게 움직일 수 있다. 아주대 연구진은 미국 버클리 캘리포니아대, 조지아공대 연구팀과 함께 21개의 끈 형태의 인공 털로 부채꼴 구조의 인공 팬(fan)을 제작해 곤충 크기의 로봇에 적용했다. 실험 결과 로봇에 장착된 부채꼴 구조가 물속에서 강한 추진력을 발휘해 민첩한 방향 전환을 가능하게 한다는 것을 확인했다. 0.23g 무게의 초소형 로봇은 인공 팬을 통해 1초에 206도를 돌 정도로 빠른 회전 속도를 보였다. 연구진은 라고벨리아의 다리 끝 부채꼴 구조가 근육의 힘으로 펼쳐지는 것이 아니라 얇고 유연한 털과 물의 표면장력에 의해 0.01초 만에 스스로 펼쳐진다는 것도 밝혀냈다. 기존에는 라고벨리아가 물 위에서 빠르게 움직이는 것이 근육의 움직임 때문이라고 여겨져 왔지만 이번 연구를 통해 부채꼴 모양의 털 구조가 핵심이라는 것을 밝힌 것이다. 이번 연구 결과는 수중 환경에서 스스로 펼쳤다 접을 수 있는 자기 전개형 초소형 로봇 추진 장치를 구현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복잡한 원리나 구동 장치가 없이도 로봇을 움직일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낸 것이다. 소형 수상 로봇은 수질 탐사나 환경 모니터링 등 여러 방면에서 적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를 이끈 고제성 교수는 “향후 환경 모니터링, 구조 활동, 생물 모방 로봇 공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정부는 인공지능(AI)을 앞세운 기술 혁신이 1%대로 추락한 잠재성장률을 반등시킬 돌파구가 될 것으로 판단했다. 이에 AI 대전환과 초혁신경제 선도 프로젝트 30개를 선정해 집중 투자하는 방안을 22일 발표한 ‘새 정부 경제성장전략’의 핵심으로 삼았다. 하지만 첨단산업에 대한 투자만으론 잠재성장률을 끌어올리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역대 최대 R&D 예산 편성해 AI 대전환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우리 경제는 잠재성장률이 빠르게 하락하는 가운데 실제 경기는 잠재성장률에도 못 미치고 있다”며 “추격경제에 맞게 설계된 국가 시스템을 초혁신 선도경제형으로 대혁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이날 발표된 AI 대전환을 위한 15개 과제에는 로봇, 자동차, 선박, 가전, 드론, 팩토리, 반도체 등 기업 중심 AI 선도 프로젝트가 포함됐다. 기업이 앞장서 이를 추진하면 정부가 연구개발(R&D), 실증, 규제 완화, 판로, 금융 등을 패키지로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복지·고용, 납세 관리, 신약심사 등 공공부문도 AI를 도입하고, 정부의 혁신제품 구매 규모를 지난해 1조 원에서 2030년 3조 원 규모로 늘려 초기 수요를 창출하겠다고도 했다.이와 별개로 초혁신경제 15개 프로젝트도 선정했다. 첨단소재·부품 분야의 SiC전력반도체와 초전도체, 기후·에너지 대응 분야의 그린수소, 스마트농·수산업 등이다. 바이오·의약품, 웹툰·게임 등 콘텐츠, 식품 등의 글로벌 수출을 늘리는 ‘K붐업’ 과제들도 포함됐다.정부는 AI 인재 양성을 위해 전 국민 대상 ‘AI 한글화’ 교육을 추진하고, 국내외 인재 확보를 위한 각종 인센티브도 마련한다. 초중고 및 대학생, 청년과 군인, 소상공인 등에게 맞춤형 온라인 교육 등을 제공하고, AI 분야 석·박사를 전문연구요원으로 우선 배정하는 병역특례를 신설한다. 국내로 복귀하는 재외 한인을 대상으로 ‘박사 후 연구원 복귀트랙’을 만들어 연구비 등을 지원한다.정부는 내년 정부 R&D 예산을 역대 최대인 35조3000억 원 규모로 편성하기로 했다. 올해보다 약 19.3% 늘어난다. 특히 AI 분야에는 올해의 2배 수준인 2조3000억 원이 투입된다. 이날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에서 의결된 R&D 예산에는 AI를 중심으로 양자컴퓨터, 합성생물학, 방산 등에 투자하는 사업이 담겼다. 미국, 중국으로의 인재 유출을 막기 위한 ‘인재유치 프로젝트’ 등에도 총 1조3000억 원을 편성했다.● “나열식 투자 초점 성장전략 한계”정부는 잠재성장률 반등을 위해 선정 과제별로 기업이 앞장서고 정부가 뒷받침하는 추진단을 구성해 집중 지원한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정부 기금채와 산업은행 출연 등으로 구성하는 50조 원 규모의 첨단전략산업기금에 민간 자금 50조 원 이상을 더해 100조 원 규모의 ‘국민성장펀드’를 조성할 계획이다.전문가들은 기술 혁신으로 생산성을 끌어올리려는 정부의 방향성에는 공감하면서도 백화점식으로 나열한 핵심 과제에 투자하는 방식은 실효성이 떨어진다고 평가했다. 양준석 가톨릭대 경제학과 교수는 “몇몇 산업 투자를 늘리기보다 전체 산업이 성장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주는 게 더 중요하다”며 “기업 활동을 가로막는 법과 규제 개선이 더 우선순위”라고 말했다.기업에 주도적 역할을 주문하면서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2·3조 개정안) 등 기업 부담을 키우는 정책을 병행한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석병훈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정부와 여당이 추진 중인 노란봉투법, 상법 개정안, 기업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기관투자자의 역할(스튜어드십코드) 확대 등은 오히려 기업들이 투자를 줄이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했다.세종=주애진 기자 jaj@donga.com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SK바이오사이언스가 세계 최대 비영리 재단인 게이츠 재단과 단독으로 만나 글로벌 보건 증진을 위한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20일 서울 여의도에서 게이츠 재단과의 단독 미팅을 열고 트레버 먼델 게이츠재단 글로벌 헬스 부문 회장을 비롯한 재단 핵심 관계자와 만났다고 21일 밝혔다. 해당 미팅에는 최창원 SK디스커버리 부회장, 안재용 SK바이오사이언스 사장이 참석했다. 게이츠 재단은 2000년 설립돼 국제 보건의료를 확대하고 아동 사망 및 빈곤 퇴치를 위해 결성된 세계 최대 규모의 기금을 운용하는 민간 기관이다.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가 창립한 재단으로, 2000년 세계백신면역연합(GAVI), 2017년 감염병혁신연합(CEPI) 설립에 기여하기도 했다. 이번 미팅에 빌 게이츠 게이츠재단 이사장은 참석하지 않았으나, 21일로 예정된 만찬에서 최태원 SK그룹 회장을 만나 관련된 이야기를 나눌 예정이다.이번 미팅에서 SK바이오사이언스와 게이츠 재단은 글로벌 공중보건 프로젝트에 대한 협력 방안을 모색하고 현재 진행 중인 백신 개발 상황을 점검했다. 특히 SK바이오사이언스가 CEPI의 지원을 받아 진행 중인 ‘넥스트 팬데믹 대비 백신 개발’을 포함해 차세댸 예방 의약품 연구 개발에 대한 협력 방안을 검토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와 게이츠 재단은 2013년부터 장티푸스, 소아장염 등 다양한 백신 개발을 해오고 있다. 2022년 SK바이오사이언스가 개발한 한국 첫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은 게이츠 재단과 협력해 개발한 성공 사례다. 당시 게이츠 이사장과 먼델 회장은 한국을 방문해 축하 메시지를 전하기도 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 관계자는 “앞으로도 세계적인 파트너들과 함께 공중보건 향상과 백신 접근성 확대에 기여할 계획”이라고 했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SK텔레콤 유심(USIM) 정보 유출 사태가 발생한 데 이어 예스24, SGI서울보증 등 금융권까지 사이버 공격에 노출되며 보안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애플, 삼성전자 등 스마트폰 제조사들도 제품의 보안을 강화하며 보안을 하나의 ‘차별화 포인트’로 내세우고 있다. 20일 애플이 주관한 개인정보보호 관련 브리핑에 따르면 9월 중순경 출시될 것으로 예상되는 아이폰의 운영체제 iOS26에는 여러 보안 기능이 추가됐다. 우선 최근 늘고 있는 피싱 사고를 막기 위해 모르는 발신자로부터의 전화, 메시지를 보호하는 기능이 탑재됐다. 알 수 없는 발신자가 전화를 할 경우 사용자에게 바로 통화 표시가 뜨는 것이 아니라 발신자가 누구인지, 어떤 용무로 전화했는지 등을 기기가 먼저 확인한다. 이런 통화 스크리닝 기능을 통해 사용자는 원치 않는 전화거나 피싱이 의심되는 전화는 받지 않을 수 있다. 아이폰16 모델부터 적용되는 애플의 인공지능(AI) 에이전트인 ‘애플 인텔리전스’ 역시 서버를 통하지 않고 기기 내에서 작동하는 ‘온디바이스’ 형식을 선택했다. 만약 기기에서 처리하기 어려운 요청은 비공개 클라우드 컴퓨팅 시스템을 통해 수행되며, 이 데이터에는 애플도 접근하지 못하도록 설계돼 있다. 삼성전자 역시 최근 출시한 ‘갤럭시 Z 플립7·폴드7’에 보안 기능이 한층 강화된 AI 플랫폼 ‘One UI 8’을 탑재했다. One UI 8에는 신규 보안 솔루션 ‘킵(KEEP)’이 도입돼 앱마다 분리된 암호화 저장 공간을 생성하도록 했다. 즉, 앱 간에 개인 정보가 오고 갈 수 없도록 원천적으로 차단한 셈이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국내 우울증 환자가 100만 명을 넘어서며 우울증은 단순한 질병이 아닌 사회 문제로 부상하고 있다. 이렇듯 우울증은 한국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가장 흔한 정신 질환이지만, 아직 왜 우울증이 발생하는지 뇌 속 분자나 단백질, 유전자 수준에서는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그런데 최근 국내 연구진이 우울증에 영향을 미치는 단백질 및 신호 전달 과정을 규명해냈다. 이는 새로운 우울증 치료법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19일 KAIST는 허원도 생명과학과 석좌교수팀이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아주대의료원과 함께 극단적 선택을 한 환자의 뇌 조직을 분석해 우울증의 새로운 분자 기전(機轉)을 규명했다고 밝혔다. 이 연구는 국제 학술지 ‘익스페리멘털 앤드 몰레큘러 메디신’ 15일자에 게재됐다. 연구진은 기억과 감정을 담당하는 뇌 부위인 ‘해마’, 그중에서도 ‘치아이랑’에 주목했다. ‘치아이랑’은 해마에 정보가 처음 들어올 때 새로운 기억을 생성하는 부위로, 감정 조절 및 우울증과 연관이 있는 곳이다. 연구진은 우울증 쥐 모델을 이용해 이 부위를 관찰했다. 그 결과 스트레스가 발생하자 치아이랑 부위에서 세포 성장에 관여하는 ‘FGFR1’이라는 신호 수용체가 눈에 띄게 늘었다. FGFR1이 스트레스를 조절하는 역할을 할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로, 이를 확인하기 위해 연구진은 쥐의 치아이랑에서 FGFR1을 제거해봤다. 그 결과 스트레스에 더 취약하고 우울 증상이 빨리 나타나는 것을 확인했다. 반대로 광유전학 기술을 이용해 FGFR1을 인위적으로 활성화하자 우울 증상이 개선되는 것을 확인했다. 광유전학 기술은 빛을 이용해 마치 스위치를 켜고 끄듯이 특정 단백질을 활성화하거나 비활성화시키는 기술이다. 단, 노화된 쥐에서는 FGFR1을 활성화해도 우울 증상이 쉽게 개선되지 않았다. 연구팀의 분석 결과 노화된 쥐의 뇌에서는 ‘Numb’라는 단백질이 과도하게 발현됐는데, 이 Numb가 FGFR1의 활성화를 막고 있었다. 연구진은 인간 뇌 분석에서도 나이 든 우울증 환자에게서만 Numb 단백질이 많이 발현된 것을 확인했다. 허 석좌교수는 “고령 환자에게 항우울제가 잘 듣지 않는 이유를 분자적으로 규명하고, 향후 Numb 단백질을 표적으로 하는 새로운 치료법 개발의 실마리를 제공했다”고 했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최근 성별에 따라 남성은 심혈관 질환 위험이, 여성은 알츠하이머 질환 위험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여성과 남성이 가지고 있는 서로 다른 성염색체와 호르몬에 의해 이런 차이가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과학계에 따르면 최근 라르스 포르스베리 스웨덴 웁살라대 교수팀은 나이가 들면서 남성의 면역세포에서 Y 염색체가 줄어들며 심혈관 질환 위험이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를 의학 논문 사전 공개 사이트 ‘메드아카이브’에 발표했다. 남성과 여성은 성염색체로 구분되는데, 남성은 X와 Y를, 여성은 X 염색체 두 개를 가지고 태어난다. 학계에서는 성염색체 차이로 인해 성별에 따라 질병 위험도가 다를 것이라고 추측해 왔다. 연구진은 50∼64세 사이 3만154명의 혈관 영상과 혈액 DNA 결과를 분석했다. 논문에 따르면 Y 염색체가 많이 소실된 남성의 경우 여성에 비해 심혈관 질환 중 하나인 관상동맥 죽상경화증 발생 위험이 매우 높았다. 관상동맥 죽상경화증은 혈관 안쪽에 콜레스테롤이 쌓이며 혈관이 좁아지거나 막히게 되는 질환이다. 남성 그룹에서도 Y 염색체의 소실 정도에 따라 위험도가 달라졌다. Y 염색체는 주로 백혈구와 같이 빠르게 분열하는 면역세포에서 소실된다. 연구진은 남성 참가자를 혈액 내 백혈구에서 Y 염색체가 소실되지 않은 그룹, 10% 이하로 소실된 그룹, 그 이상 소실된 그룹 등 세 그룹으로 나눴다. 그룹별로 혈관이 좁아진 정도, 즉 ‘혈관 협착 정도’를 비교하자 Y 염색체가 가장 많이 사라진 그룹은 약 75%, 10% 이하인 그룹은 약 60%, 소실이 없는 그룹은 약 55%에서 혈관 협착이 발견됐다. 여성의 경우 30% 이하였다. 반면 여성의 경우 남성보다 알츠하이머에 걸릴 위험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3월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에 이 같은 내용을 발표한 안나 본코프 미국 매사추세츠종합병원 교수팀은 여러 연구를 메타 분석한 결과 이 같은 결론을 내렸다. 연구진은 에스트로겐과 같은 여성 호르몬이 영향을 미친다고 봤다. 여성의 경우 50대에 접어들면 폐경으로 인해 에스트로겐과 같은 성호르몬의 분비가 크게 줄어든다. 연구진은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폐경 연령이 빠를수록 알츠하이머 위험이 증가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에스트로겐이 기억력을 높이고 알츠하이머를 치료할 수 있는 유력한 약물 후보 중 하나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본코프 교수는 “폐경 시기에 뇌와 면역 시스템에 어떤 변화가 일어나고 어떤 연관성이 있는지를 밝히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항암제로는 국내 처음으로 미국식품의약국(FDA)의 장벽을 뚫은 유한양행의 ‘렉라자’가 출시 1년 만에 한국을 포함해 미국, 유럽, 영국, 일본, 캐나다, 중국 등 7개국에서 판매 허가를 받았다. 업계에서는 국내 최초로 연 매출 1조 원 이상의 ‘블록버스터’ 항암제가 탄생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새어 나온다. 국산 폐암 치료제 ‘렉라자’는 19일로 FDA 허가 1주년을 맞았다. 폐암 세포의 성장에 관여하는 성장인자수용체(EGFR)를 차단해 암 세포가 더 이상 자라지 못하게 하는 렉라자는 지난해 8월 19일 국산 항암제로는 처음으로 FDA의 허가를 받아 큰 주목을 받았다. EGFR은 비소세포폐암 환자의 약 40%가 가지고 있는 유전자 돌연변이로, 렉라자가 등장하기 전에는 아스트라제네카의 ‘타그리소’가 이 수요를 담당하고 있었다. 하지만 올해 3월 렉라자의 글로벌 판권을 보유한 존슨앤드존슨이 유럽폐암학회(ELCC)에서 렉라자의 임상 3상 결과를 발표하며 분위기가 반전됐다. 먹는 약인 렉라자와 주사 형태의 항체치료제 ‘리브리반트’의 병용 치료 시 타그리소보다 환자의 전체생존기간(OS)이 1년 이상 연장된 것. 이에 따라 존슨앤드존슨은 2027년 렉라자-리브리반트 매출 목표를 약 50억 달러(약 7조 원)로 제시했다. 올해 2분기(4∼6월) 글로벌 매출은 1억7900만 달러(약 2479억 원)로 전년 동기 대비 159% 늘었다. 렉라자의 매출 상승에 따라 유한양행의 실적도 개선되고 있다. 유한양행은 2018년 존슨앤드존슨에 렉라자를 총 9억5000만 달러(약 1조3158억 원)에 기술 수출했다. 이 중 미국 및 일본 상업화 등에 따라 1억7500만 달러는 수령한 상태로, 향후 7억2500만 달러의 경상기술료(단계별 기술료, 마일스톤)가 남아 있는 상태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인 빌 게이츠 빌앤드멀린다게이츠재단 이사장(사진)이 21일 방한해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회동한다. 이 자리에서 SK바이오사이언스 등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와의 협력 방안을 모색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방한은 2022년 이후 3년 만이다. 18일 국회 등에 따르면 게이츠 이사장은 21일 한국을 찾아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및 기업들과 잇따라 만나 백신 등 보건의료, 인공지능(AI), 소형모듈원자로(SMR) 분야 협력 방안을 논의한다. 재단 차원에서 진행해 온 저소득 국가 백신 보급 프로젝트를 위해 한국 제약바이오 기업들에 협업을 제안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최 회장과의 만찬에서 구체적인 협업 계획이 나올지 주목된다. 게이츠 이사장은 세계백신면역연합(GAVI) 설립에 기여하고, 이를 통해 백신 구매에 어려움을 겪는 개발도상국에 저렴한 가격으로 백신을 공급하는 비영리활동을 이어왔다. 이번 방한에는 빌앤드멀린다게이츠재단 핵심 인사들도 동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재단 글로벌헬스 부문을 담당하는 트레버 먼델 재단 회장이 보건복지부와 국립보건연구원, SK바이오사이언스, LG화학 등 주요 기업들과 만나 백신 협력 관련 논의를 할 것으로 전해졌다.장은지 기자 jej@donga.com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인간을 뛰어넘는 인공지능(AI) 모델 개발을 목표로 자원과 인력을 총동원하고 있는 메타가 핵심 부서인 ‘슈퍼인텔리전스 랩스’를 4개 부문으로 나누는 등 대대적인 조직 개편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4월 출시된 메타의 ‘라마-4’에 대한 혹평이 이어지자 재정비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미성년자와의 성적인 대화를 일부 허용하는 메타 내부 AI 가이드라인이 공개되며 논란이 불거진 만큼, AI 안전에 대한 부분까지 강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15일(현지 시간) 정보기술(IT) 전문 매체 더 인포메이션은 메타가 초지능 AI 개발을 위해 구성한 슈퍼인텔리전스 랩스를 4개로 쪼갤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현재 결정된 팀은 ‘TBD(To Be Determined)’ 팀과 ‘FAIR(Fundamental AI Research)’ 팀이다. TBD 팀은 ‘라마-4’ 업그레이드 버전 출시와 추론 기능 확장 등을 맡아 당장 발표를 앞두고 있는 AI 모델 개발에 전념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팀은 스케일AI의 창립자인 알렉산더 왕 메타 AI 최고책임자(CAIO)가 이끌게 된다. 슈퍼인텔리전스 랩스를 공식화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메타가 대대적인 조직개편에 나선 것은 4월 출시된 ‘라마-4’의 부진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개편은 초지능 AI에 앞서 우선 라마의 추후 모델에 집중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이번 개편을 통해 AI 안전에 대한 부분도 강화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14일 로이터는 ‘GenAI: 콘텐츠 위험 기준’이란 메타의 AI 및 챗봇 가이드라인에서 미성년자의 성적 대화를 허용한 내용을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해당 가이드라인에는 AI 챗봇이 미성년자와 주고받을 수 있는 대화 내용이 구체적으로 나와 있는데, ‘네 어린 시절은 예술 작품이야’와 같은 표현을 허용한다고 명시됐다. 이에 대해 메타는 “해당 문서를 개정 중이며 어린이와의 그런 대화는 결코 허용돼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메타의 해명에도 조시 홀리 미국 상원의원이 15일 메타에 대한 조사에 착수하는 등 논란이 거세지면서, 메타가 AI 가이드라인 등 여러 안전 정책을 전면 검토할 것이라는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구글이 개발한 생성형 인공지능(AI) ‘제미나이’가 우주에서 첫 시험 운영에 나선다. 제미나이가 정상적으로 운영되는 것이 확인되면 우주 데이터센터 설립 경쟁이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17일 정보통신(IT) 업계에 따르면 13일(현지 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마운틴뷰에서 열린 한국 스타트업 지원 프로그램 행사에서 맷 라이더노워 구글 스타트업 엑셀러레이터 총괄은 “우주 데이터센터를 구축 중인 스타트업 스타클라우드가 곧 엔비디아 그래픽처리장치(GPU) H100을 탑재한 위성을 발사할 계획”이라며 이 데이터센터에서 제미나이를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올해 말 스타클라우드가 쏘아올리는 소형 데이터센터 ‘스타클라우드-1’에서 GPU 기반으로 제미나이가 원활하게 작동하는지 확인하겠다는 것이다.● 우주 데이터센터, 지상 5% 비용으로 운영 가능업계에서는 이번 도전이 우주 데이터센터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가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제미나이가 많은 전력을 활용하는 생성형 AI인 만큼 그간 이상적으로 그려오던 우주 데이터센터의 사업성을 증명할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이다.최근 AI 학습을 위한 거대 데이터센터들이 대거 설립되며 지구온난화가 가속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자, IT 기업들은 지속가능한 에너지 확보를 위해 다양한 방안을 모색 중이다. 우주 데이터센터도 그 중 하나다. 우주에서 데이터센터를 운영하게 되면 환경 문제에서도 자유로울 수 있을 뿐더러 경제적으로도 여러 이점이 있다. 무한한 태양 에너지를 이용해 데이터센터 운영이 가능하고, 영하의 온도를 유지하는 우주에서는 서버에서 발생하는 막대한 열을 냉각하기 위한 추가적인 조치가 필요 없다. 지상에서는 열을 시키기 위해 차가운 공기나 액체 등을 활용하는 등 많은 비용이 들어간다. 스타클라우드에 따르면 10년간 지상에서 40MW(메가와트) 데이터센터를 운영하려면 약 1억6700만 달러(약 2321억 원)의 비용이 발생하지만, 우주에서 운영하면 약 20분의 1 수준인 820만 달러(약 114억 원)로 가능하다. ● 美-中 세계 각국 우주 데이터센터 구축 나서우주 데이터센터의 가능성을 본 여러 세계 스타트업들은 지구저궤도에 데이터센터 설립을 추진 중이다. 스타클라우드는 장기적으로 가로, 세로 각각 4km 크기의 초대형 태양광 발전 모듈을 우주로 띄워 5기가와트(GW)급 데이터센터를 운영할 계획이다. 올해 띄우는 ‘스타클라우드-1’은 일종의 시제품으로 제미나이의 운영뿐 아니라 방사선 차폐 및 오류 진단 시스템을 확인한다. 내년에는 상업용 위성인 ‘스타클라우드-2’를 발사할 예정이다.미국의 론스타 데이터 홀딩스 역시 최근 우주에 양장본 책 크기의 소형 데이터센터를 발사해 성공적으로 작동하는 것을 확인했다. 론스타는 달 궤도에서 중앙처리장치(CPU)와 메모리, 전력 등이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것을 확인했으며, 향후 달 표면에 데이터센터를 운영하겠다는 구상이다. 유럽에서는 항공우주 기업 탈레스와 레오나르도의 합작법인인 탈레스 알레니아 스페이스가 ‘ASCEND’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이들은 가로 200m, 세로 80m 크기의 위성 13기로 10MW급 데이터센터를 구축할 계획이다. 이는 약 5000대의 서버를 가진 지상 데이터센터 규모다. 중국에서도 ADA스페이스가 2800개의 위성으로 구성된 거대한 AI 데이터센터를 구축하고 나서며, 올해 5월 첫 12개의 위성을 발사했다. 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위고비의 대항마로 불리는 비만치료제 ‘마운자로’가 한국에 상륙했다. 마운자로가 위고비보다 낮은 출고가를 책정하며 위고비도 덩달아 가격을 인하하는 등 두 비만치료제 간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르면 이달 20일부터 마운자로의 유통이 시작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이미 병의원들은 사전 예약에 나섰다.마운자로의 개발사인 일라이릴리는 14일 한국에 마운자로를 출시한다고 밝혔다. 국내에 우선적으로 공급되는 제품은 저용량 제품인 2.5mg과 5mg이다. 2.5mg 제품의 출고가는 약 28만 원으로 위고비 최초 출고가 37만 원보다 약 24% 가량 저렴하다. 이에 따라 위고비의 개발사 노보노디스크는 최근 위고비의 가격을 약 최대 42% 가량 낮춰 이에 대응하고 있다. ●마의 ‘20%’ 벽 넘은 마운자로이번에 출시된 마운자로는 주 1회 투여하는 주사형 비만치료제로 위고비와 동일하게 ‘글루카곤유사펩타이드-1(GLP-1)’ 치료제다. 다만 GLP-1과 유사한 기능을 하는 ‘포도당 의존성 인슐린 분비 촉진 폴리펩티드(GIP)’도 동시에 자극하는 이중작용제다. GLP-1과 GIP는 모두 인슐린 분비를 촉진해 당을 분해하고 식욕 조절, 포만감 유지 등의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 호르몬이다. 마운자로는 앞서 임상 3상을 통해 위고비보다 체중 감량 효과가 더 크다는 것을 보여 많은 주목을 받았다. 비만 환자 751명을 대상으로 한 임상 시험에서 마운자로는 72주 투여 시 평균적으로 체중을 20.2% 감소했으며, 위고비는 13.7% 감량했다. 이런 효능에 힘입어 마운자로는 올해 2분기(4~6월) 처음으로 위고비의 매출을 넘어섰다. 한국에서는 당뇨병과 비만에 모두 마운자로라는 브랜드명으로 처방되지만, 다른 국가에서는 당뇨병 치료제는 마운자로, 비만치료제는 젭바운드라는 브랜드명으로 처방된다. 2분기 마운자로와 젭바운드의 매출은 약 11조 9000억 원이었으며, 위고비와 오젬픽(위고비의 당뇨병 치료제 브랜드명)의 매출은 약 11조1000억 원이었다.●병의원들 이미 사전 예약 시작업계에서는 마운자로의 한국 상륙으로 국내 비만치료제 시장이 격변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현재 국내 비만치료제 시장은 위고비가 장악하고 있다. 의약품 조사기관인 아이큐비아에 따르면 올해 1분기(1~3월) 국내 비만치료제 시장에서 위고비는 73%를 점유하고 있다. 마운자로의 등장으로 위고비와 마운자로의 양강 구도가 구축될 것으로 전망된다.이미 병의원들은 행동에 나섰다. 일부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마운자로 사전 처방을 예약하고 왔다”며 이른바 ‘성지’를 공유하는 글들이 올라오고 있다. 사전 예약을 하고 있는 병의원들에 따르면 현재 마운자로의 한 달 처방 가격은 약 30만 원대에 형성돼 있다. 의료계에서는 위고비와 마찬가지로 마운자로 역시 부작용이 있을 수 있으니 과도한 사용은 자제해야 한다고 경고한다. 가장 흔한 부작용은 구토, 복부 팽만, 설사 등이지만 급성 췌장염이 발생하는 사례도 최근 다수 발생하고 있다. 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0건.’ 2020년부터 현재까지 국내 기업이 개발한 세포유전자치료제 허가 건수다. 세계적으로 희귀병 치료를 위한 세포유전자치료제 개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지만, 2005년 ‘황우석 사태’ 이후 한국의 시계는 멈춰서 있다. 국내 기업이 개발한 세포유전자치료제가 보건당국의 허가를 받은 것은 2019년이 마지막이다. 그사이 이 분야 선도국으로 평가받는 일본은 세계 최초로 유도만능줄기세포(iPSc) 치료제 승인을 앞두고 있다. 업계에서는 2030년 125조 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점쳐지는 세포유전자치료제 시장에서 한국이 뒤처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日 세계 최초 유도만능줄기세포 치료제 허가 임박 13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일본 스미토모 제약은 최근 후생노동성에 유도만능줄기세포를 활용한 파킨슨병 치료제 ‘라구네프로셀’의 제조 및 판매 허가를 신청했다. 만약 판매가 허가되면 세계 최초의 유도만능줄기세포 치료제가 탄생하게 되는 것이다. 유도만능줄기세포란 피부나 근육 등에서 채취한 체세포를 다시 줄기세포로 되돌린 것이다. 이미 성숙해 형태가 갖춰진 어른의 상태라 할 수 있는 체세포를, 무엇이든 될 수 있는 어린아이 같은 ‘만능’ 줄기세포로 바꿔주는 것이다. 유도만능줄기세포를 이용하면 원하는 기능의 세포를 얻어낼 수 있다. 스미토모 제약은 파킨슨병이 뇌 속 도파민을 생성하는 신경세포가 손실돼 발생하는 퇴행성 뇌질환이란 점에 착안해 유도만능줄기세포로 도파민 생성세포를 만들었다. 이 세포를 뇌에 이식하면 도파민이 정상적으로 분비되고 파킨슨병을 근본적으로 치료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렇듯 세포유전자치료제가 파킨슨병처럼 치료제가 없는 질병이나 희귀 질환의 ‘구원투수’로 등장하며 많은 바이오 기업이 이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글로벌데이터는 세포유전자치료제 시장은 2024년 201억 달러(약 28조 원)에서 2030년 898억 달러(약 125조 원)로 약 4배로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韓 제도 있어도 적용 안 돼 ‘빛 좋은 개살구’ 각국 정부도 세포유전자치료제 시장 선점을 위해 규제 완화에 나서고 있다. 일본의 경우 2013년부터 세포유전자치료제에 중대한 안전성 문제가 없고 효능이 있을 가능성이 큰 경우 조건부로 승인받을 수 있도록 제도를 마련했다. 그만큼 개발 기업이 빠르게 시장에 진출할 수 있다. 그 결과 현재 진행 중인 유도만능줄기세포 임상시험 60여 건 중 3분의 1이 일본에서 이뤄지고 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 역시 세포유전자치료제 승인에 전향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다. FDA는 2016년 재생의료치료제 활성화를 위해 ‘첨단재생의학치료제(RMAT)’ 가속 심사 프로그램을 지정했다. 중증 질병에 대한 세포유전자치료제의 경우 이 트랙을 통해 우선 심사와 가속 승인이 가능하다. 반면 한국은 줄기세포에 대한 연구 결과를 조작해 큰 물의를 일으킨 황우석 전 서울대 교수 사건 이후 세포유전자치료제 허가에 매우 보수적이다. 국내에서 세포유전자치료제를 개발 중인 한 기업 관계자는 “국내에도 신속 심사 제도가 있지만 ‘빛 좋은 개살구’인 상황”이라고 털어놨다. 이 가운데 국내 세포유전자치료제 시장은 점점 쪼그라들고 있다. 이 관계자는 “세포치료제를 개발하는 많은 기업이 국내 시장이 안 뚫리니 일본으로 많이 넘어가는 추세”라며 “결국 세포유전자치료제에 대한 우리나라 국민의 접근성만 떨어지게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미국의 유인 달 탐사 프로그램 ‘아르테미스’의 2번째 우주선에 한국 큐브위성이 실린다. 우주항공청은 아르테미스 2호에 탑재될 큐브위성 ‘K-라드큐브’(사진)를 12일 미국 항공우주국(NASA) 케네디 우주센터로 이송한다고 밝혔다. K-라드큐브는 항공 운송을 통해 케네디 우주센터로 이송돼 NASA의 우주발사시스템(SLS)에 실려 우주로 발사될 예정이다. 아르테미스 2호는 우주비행사 4명이 오리온 우주선에 탑승해 달 주위를 돌아 지구로 귀환하는 임무를 수행할 예정이다. K-라드큐브는 지구를 둘러싸고 있는 방사선 영역인 밴앨런복사대(Van Allen radiation belt)의 우주방사선을 측정하는 임무를 맡았다. K-라드큐브에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에서 개발한 반도체 소자도 탑재되는 만큼 반도체 소자의 방사선 내성 특성도 우주 환경에서 검증할 계획이다. 아르테미스 2호는 내년 4월 발사될 예정이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미국 의회가 중국 바이오 기업들과의 거래를 제한하는 내용을 담은 ‘생물보안법’ 재추진에 나섰다. 생물보안법은 지난해 공화당과 민주당 양당의 지지를 받으며 통과가 확실시됐지만 일부 주요 의원들의 반대로 상원에 막혀 불발됐다. 생물보안법이 통과되면 글로벌 제약사들이 중국 기업과 거래하던 물량이 국내 기업으로 넘어올 수 있어 업계의 기대감이 다시 커지고 있다. 10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31일(현지 시간) 미국 공화당의 빌 해거티 상원의원과 게리 피터스 민주당 상원의원이 2026 국방수권법에 생물보안법 내용을 포함한 개정안을 상원에 제출했다. 국방수권법은 매년 미국 의회가 통과시키는 국방 예산 및 정책을 담은 법안이다. 현지 언론들은 이번 개정안이 올해 9월 상원에서 심의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美 의회, 생물보안법 재추진지난해 발의된 생물보안법에는 우시바이오로직스, 우시앱텍, 베이징유전체연구소(BGI), MGI, 컴플리트 지노믹스 등 중국의 대표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과 유전자 분석 기업 등 5곳이 규제 대상으로 적시됐다. 중국에 대한 글로벌 의약품 생산 의존도를 낮추고, 미국 국민들의 유전자 정보 등이 중국으로 흘러가지 않도록 하겠다는 의도에서다. 하지만 당시 5개 기업을 지정한 이유나 지정 해제에 대한 내용이 법안에 포함되지 않아 논란이 있었다. 이번에 제안된 개정안에는 이를 보완해 지정된 이유를 기업에 제공하고, 해당 기업이 90일 내 해명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규정이 포함됐다. 국방수권법이 발효되면 1년 내 관리예산국이 ‘우려 바이오 기업’ 명단을 공표해야 한다. 업계에서는 지난해 적시됐던 기업 5곳을 포함해 명단이 더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다. 이번 개정안에 따르면 미국 행정기관은 우려 바이오 기업으로 지정된 곳이 생산하거나 제공하는 바이오 장비와 서비스를 조달할 수 없다. 미국 정부로부터 대출 혹은 보조금을 받은 기업, 대학, 연구기관 역시 우려 바이오 기업과의 거래가 제한된다. ● 韓 바이오 기업들 반사이익 기대 국내 바이오 업계에서는 이번 개정안으로 반사이익을 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중국 기업이 차지하던 거래 물량을 한국 기업들이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바이오협회에 따르면 우려 바이오 기업으로 지정될 가능성이 높은 우시바이오로직스는 2023년 매출액 기준 글로벌 CDMO 시장에서 스위스 론자에 이어 세계 2위다. 변수는 다음 주 발표 예정인 미국의 의약품 관세다. 지금은 의약품 관세 규모와 적용 범위, 대상 국가가 전혀 정해지지 않은 상황이다. 미국의 관세 발표 내용에 따라 글로벌 제약사들의 공급망이 다시 심하게 요동칠 가능성이 크다. 일본이나 유럽, 인도의 CDMO 기업들의 공세도 만만치 않다. 일본 후지필름의 경우 지난해까지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제조시설 확대를 위해 총 32억 달러(약 4조4500억 원)를 투자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오기환 한국바이오협회 전무는 “아직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지만 다음 주 발표되는 의약품 관세와 생물보안법 등을 모두 고려해 치밀한 대미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미국 의회가 중국 바이오 기업들과의 거래를 제한하는 내용을 담은 ‘생물보안법’ 재추진에 나섰다. 생물보안법은 지난해 공화당과 민주당 양당의 지지를 받으며 통과가 확실시 됐지만 일부 주요 의원들의 반대로 상원에 막혀 불발됐다. 생물보안법이 통과되면 글로벌 제약사들이 중국 기업과 거래하던 물량이 국내 기업으로 넘어올 수 있어 업계의 기대감이 다시 커지고 있다. 10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지난 달 31일(현지 시간) 미국 공화당의 빌 해거티 상원의원과 게리 피터스 민주당 상원의원이 2026 국방수권법에 생물보안법 내용을 포함한 개정안을 상원에 제출했다. 국방수권법은 매년 미국 의회가 통과시키는 국방 예산 및 정책을 담은 법안이다. 현지 언론들은 이번 개정안이 올해 9월 상원에서 심의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美 의회, 생물보안법 재추진지난해 발의된 생물보안법에는 우시바이오로직스, 우시앱텍, 베이징유전체연구소(BGI), MGI, 컴플리트 지노믹스 등 중국의 대표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과 유전자 분석 기업 등 5곳이 규제 대상으로 적시됐다. 중국에 대한 글로벌 의약품 생산 의존도를 낮추고, 미국 국민들의 유전자 정보 등이 중국으로 흘러가지 않도록 하겠다는 의도에서다. 하지만 당시 5개 기업을 지정한 이유나 지정 해제에 대한 내용이 법안에 포함되지 않아 논란이 있었다. 이번에 제안된 개정안에는 이를 보완해 지정된 이유를 기업에 제공하고, 해당 기업이 90일 내 해명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규정이 포함됐다. 국방수권법이 발효되면 1년 내 관리예산국이 ‘우려 바이오 기업’ 명단을 공표해야 한다. 업계에서는 지난해 적시됐던 기업 5곳을 포함해 명단이 더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다.이번 개정안에 따르면 미국 행정기관은 우려 바이오 기업으로 지정된 곳이 생산하거나 제공하는 바이오 장비와 서비스를 조달할 수 없다. 정부로부터 대출 혹은 보조금을 받은 기업, 대학, 연구기관 역시 우려 바이오 기업과의 거래가 제한된다. ●韓 바이오 기업들 반사이익 기대국내 바이오 업계에서는 이번 개정안으로 반사이익을 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중국 기업이 차지하던 거래 물량을 한국 기업들이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바이오협회에 따르면 우려 바이오 기업으로 지정될 가능성이 높은 우시바이오로직스는 2023년 매출액 기준 글로벌 CDMO 시장에서 스위스 론자에 이어 세계 2위다. 변수는 다음 주 발표 예정인 미국의 의약품 관세다. 지금은 의약품 관세 규모와 적용 범위, 대상국가가 전혀 정해지지 않은 상황이다. 미국의 관세 발표 내용에 따라 글로벌 제약사들의 공급망이 다시 심하게 요동칠 가능성이 크다.일본이나 유럽, 인도의 CDMO 기업들의 공세도 만만치 않다. 일본 후지필름의 경우 지난해 까지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제조시설 확대를 위해 총 32억 달러(약 4조4500억 원)를 투자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오기환 한국바이오협회 전무는 “아직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지만 다음 주 발표되는 의약품 관세와 생물보안법 등을 모두 고려해 치밀한 대미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