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지원

최지원 기자

동아일보 산업1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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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산업1부에서 과학계 및 바이오 업계를 취재하고 있습니다.

jwchoi@donga.com

취재분야

2024-04-23~2024-05-23
산업37%
경제일반21%
기업16%
우주/천체8%
인사일반5%
컴퓨터3%
미국/북미3%
중국3%
과학일반3%
국제일반1%
  • “AI 기술 규제땐 모두가 패자 될것… 좋은 앱-나쁜 앱 구분해 규제해야”

    “인공지능(AI) 기술을 규제하는 것은 전기 모터를 규제하는 것과 같습니다.” 22일 서울 성북구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에서 열린 ‘AI 글로벌 포럼’에 참석한 세계적 석학 앤드루 응 미국 스탠퍼드대 교수는 글로벌 AI 규제 방향에 대해 “(기술 자체를 막으면) 모든 사람이 패자가 될 것”이라며 이처럼 말했다. 많은 제품에 범용으로 사용되는 전기 모터를 규제하면 산업 전반이 위축되는 것처럼 AI 기술 자체를 규제하면 산업이 발전할 수 없다는 얘기다. 응 교수는 “전기 모터는 전기차에도 유도 폭탄에도 사용된다”면서 “전기 모터가 아니라 유도 폭탄을 규제해야 한다. AI 기술 자체가 아니라 어떤 앱이 좋고 나쁜지를 구분해 규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날 개회식에서는 14개 기업이 책임감 있는 AI를 개발하겠다는 내용의 ‘서울 AI 기업 서약’을 발표했다. 응 교수의 조언처럼 기업들이 나쁜 AI 서비스에 대해 스스로 규제에 나서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번 서약에는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오픈AI 등 해외 빅테크 8곳과 삼성전자, LG AI연구원, 네이버, 카카오, SK텔레콤, KT 등 국내 기업 6곳이 서명했다. 이날 열린 여러 논의를 관통하는 메시지는 기업의 자율 규제를 신뢰하되 AI의 안전성을 평가할 수 있는 최소한의 거름망을 만들자는 것이었다. 이에 대해 이홍락 LG AI연구원 최고AI과학자(CSAI)는 “AI 발전을 위해 기업에 자율성을 허용하면서 국제적인 (안전)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이번에 만들어졌다”고 했다. 이날 모인 20개국 장관급 인사들은 안전 평가에 대한 필요성에 공감하고 각국에 ‘AI 안전 연구소’를 설립하고 협력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이들은 논의 내용을 담은 ‘AI 안전, 혁신, 포용 증진을 위한 서울 장관 성명’을 채택했다. 현재 AI 안전 연구소가 없는 한국은 하반기(7∼12월)에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산하에 관련 조직을 만들고 향후 독립적인 기관 창립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궁극적으로는 큰 규모의 기관으로 만들어 AI 안전 문제에 대해 신속하고 체계적으로 대응할 예정”이라고 했다. 전날 열린 ‘AI 서울 정상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 역시 AI 안전 연구소 설립을 강조한 바 있다. 한국과 영국 정부가 공동 주최한 AI 서울 정상회의에서는 9개국의 정상들이 안전과 혁신, 포용 등 3대 AI 규범 가치를 담은 ‘서울 선언’을 채택했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남혜정 기자 namduck2@donga.com}

    • 12시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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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HLB發 개미들의 비명… 반복되는 ‘K-바이오 악몽’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신약 승인 불발로 이틀 연속 하한가를 맞은 국내 바이오 업체 HLB의 주가가 간신히 추락을 멈췄다. 이번 사태가 국내 바이오주의 동반 하락으로 번지는 최악의 시나리오는 막았지만 단기간 주가가 폭락하면서 개인투자자들의 피해는 불가피해졌다. 신라젠, 카나리아바이오 등 연이어 국내 신약 개발에 제동이 걸리면서 K바이오 산업에 대한 투자자 신뢰도에 경고등이 켜졌다. ● ‘신약 불발’에 시총 6조 증발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HLB 주가가 전날 대비 3.19% 오른 4만85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앞서 HLB의 항암 신약 ‘리보세라닙’이 17일 미 FDA 승인 문턱을 넘지 못하면서 시작된 주가 급락세가 멈춘 것이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4만∼5만 원대에 거래됐던 HLB의 주가는 항암 신약이 미 FDA를 통과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급등했다. 올해 3월 26일엔 장중 12만9000원까지 오르며 연초(5만700원) 대비 154.4% 치솟았다. 하지만 미 FDA 승인이 불발되면서 HLB의 주가는 연초 수준으로 내려왔다. 단기간에 HLB 주가가 급등락해 개인투자자들의 손실이 클 것으로 보인다. 연이틀 하한가를 맞으면서 HLB의 시가총액은 6조 원가량 증발했다. HLB 측은 미 FDA가 지적한 사안을 수정 보완해서 신약허가신청서(NDA)를 다시 제출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투자자들은 주식 카페 등에서 HLB 경영진에 대한 불신을 표출하고 있다. 한 주주는 HLB 종목 게시판에 “30대 전업주부인데 신랑 모르게 집 담보대출 받아 몰빵했다”고 토로했고, 또 다른 주주는 “미 FDA 보고서 원문을 공개하라”는 날 선 반응을 보였다.● 되풀이되는 K바이오 잔혹사 국내 증시에서는 바이오주 급락 사태 때마다 개인투자자들이 대규모 손실을 보는 잔혹사가 끊이지 않고 있다. 앞서 신라젠의 항암 바이러스 물질 ‘펙사벡’이 2019년 8월 미 데이터모니터링위원회(DMC)의 임상 시험 중단 권고를 받았을 때도 신라젠 주가가 10분의 1 토막이 났다. 올해 초 카나리아바이오의 난소암 치료제 ‘오레고보맙’이 임상 시험 중단 권고를 받았을 때도 주가가 폭락했다. 바이오 업체들이 자금 조달을 위해 과도한 기대감을 불어넣고, 일확천금을 노리는 개인투자자들이 몰리면서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신약 개발에 대한 기대감만으로 바이오주에 접근해서는 곤란하다”며 “회사의 실적이나 개발 인력, 자금 조달 능력 등을 꼼꼼히 따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HLB그룹의 코스닥 상장사 8곳의 주가가 동반 하락하며 17일 이후 코스닥 제약지수는 12.0% 급락했다. 하지만 같은 기간 코스피 의약품 지수 하락률은 1.6%에 그쳐 사태가 바이오 전반으로 확산되지는 않았다. 바이오 업계는 이번 사태가 한국 바이오산업이 한 걸음 나아가는 과정이라고 보고 있다. FDA의 허들을 넘어 본 경험이 현저히 부족했을 뿐이지 바이오산업 전반의 경쟁력이 낮다고 볼 수는 없다는 것이다. 이승규 한국바이오협회 부회장은 “국내 바이오 기업이 연구개발(R&D) 수준이 낮거나 경쟁력이 없는 게 아니다”라며 “글로벌 임상 시험 설계나 FDA 승인에 필요한 자료 등을 준비하는 경험이 부족할 뿐이기 때문에 이를 제도적으로 지원해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신아형 기자 abro@donga.com}

    • 1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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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천서 韓 우주시대 열 것… 위성개발 스타트업 집중 육성”

    “국내 우주 시대를 열 곳이 바로 이곳입니다. 아직 정리 중이라 내부는 정신없지만 바다가 펼쳐진 ‘뷰’ 하나는 정말 멋있죠.” 우주항공청 개청을 일주일 앞둔 20일 경남 사천에 있는 우주청 임시 청사(아론비행선박산업 건물)를 방문했다. 사천공항에서 차로 10여 분 거리에 있는 임시 청사 앞에는 사천만 바다가 펼쳐져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관계자는 우주청 임시 청사를 소개하며 “22일 현판도 새로 달 예정”이라며 “내일부터는 본격적인 청소 작업도 시작돼 개청 즉시 직원들이 업무를 할 수 있도록 차질 없이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27일 개청 예정인 우주청은 세계적인 흐름인 ‘뉴스페이스 시대’에 유연하게 대응하기 위해 조직됐다. 국가의 주요 사업을 기업들이 이끌어 가야 하는 만큼 기업과의 ‘스킨십’이 중요하다. 정부는 이를 위해 우주청 중심으로 우주항공 기업들을 배치해 나가겠다는 계획이다. 이날 본 임시 청사의 오른편에는 165만 m²(약 50만 평) 규모의 사천일반산업단지가, 왼편에는 올해 말 완공 예정인 항공국가산업단지(사천지구)가 있었다. 일반산단에는 이미 우주항공 부품을 개발하는 기업들이 모여 있으며, 항공국가산단 역시 우주항공 분야에 종사하는 기업들로 채워질 예정이다. 김동엽 경남도 우주항공산업과 사무관은 “항공국가산단에는 기업들이 공동 활용할 수 있는 장비 구축, 스타트업의 육성 등을 위한 위성개발혁신센터가 들어올 예정”이라고 했다. 정부는 3월 우주청을 중심으로 사천과 경남 진주에 인재를 영입해 사천(위성), 전남 고흥(발사체), 대전(연구)을 우주산업 삼각 클러스터로 조성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를 위해 올해 6000억 원의 예산이 투입되며, 사천의 위성개발혁신센터와 진주에 설립 예정인 우주환경시험시설 구축에는 총 2178억 원의 예산이 투입될 예정이다. 경남도는 사천을 ‘제2의 툴루즈’로 만들기 위해 도시 정비 및 정주 여건 개선에 나섰다. 툴루즈는 프랑스 국립우주연구센터(CNES) 산하 툴루즈우주센터(CST)와 에어버스 등이 모이며 유럽 항공우주의 중심지로 떠오른 도시다. 사천시는 우주청에 근무하기 위해 이주하는 직원 및 가족에게 사천시 내 아파트 50채, 과기정통부는 사천시와 진주시에 총 147채를 지원한다. 이사에 드는 비용은 경남도와 사천시가 각각 지원할 예정이다. 경남도와 사천시는 각각 이주 직원 및 가족 1인당 200만 원을 이주 지원금으로 지원하기로 했다. 중복 수령이 가능해 가족당 최대 1800만 원의 정착금을 받을 수 있다. 교육 인프라에 대한 문제도 꾸준히 지적돼 온 만큼 자녀 양육 지원금 역시 도와 시에서 각각 자녀 1인당 월 50만 원씩 2년간 지원한다. 서울과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KTX, 항공, 시외버스 등의 노선 증편과 신설도 준비하고 있다. 개청 준비를 모두 마친 우주청에 남은 과제는 직원 선발이다. 현재 우주청은 선임연구원급 임기제 공무원 50명의 선발을 마치고, 수요 조사를 통해 프로그램장 및 R&D부문장을 채용 중으로 개청 후 임용될 것으로 보인다. 이재형 과기정통부 우주청설립추진단장은 “하반기(7∼12월)에 추가 채용을 통해 총 정원인 293명을 모두 채울 것”이라고 했다.사천=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 1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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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 “인수합병 통해 사업 다각화”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가 단독 체제 전환 후 처음으로 성장 전략 메시지를 내놨다. 임 대표는 21일 사내 전산망을 통해 임직원들에게 “한미사이언스가 더 큰 성과를 달성할 수 있는 잠재력을 펼쳐야 할 시기”라며 성장을 강조했다. 임 대표가 밝힌 주요 성장 전략은 유통 사업 성장과 인공지능(AI) 기술 활용, 인수합병 등이다. 임 대표는 “한미사이언스의 계열사인 ‘온라인팜’ 중심의 유통 사업 성장을 가속화하고, 과감한 인수합병을 통해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겠다”고 밝혔다. 또 AI 기술을 활용해 의사 결정 속도와 업무 효율성을 높일 것을 당부했다. 한미사이언스는 오너 일가 내 경영권 분쟁으로 홍역을 앓았다. 임 대표는 경영권 갈등 당사자인 어머니 송영숙 한미사이언스 회장과 한동안 공동대표로 있었지만, 이달 15일 이사회에서 송 회장은 대표에서 해임됐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 1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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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성-네이버, ‘AI 서울 회의’ 빅테크들과 글로벌 규범 논의

    주요국 정상들이 인공지능(AI) 거버넌스를 논의하는 국제회의에 삼성과 네이버가 참석한다. 글로벌 AI 규범을 마련하는 자리에서 한국 기업이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20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21일과 22일 ‘AI 서울 정상회의’가 열린다. 윤석열 대통령이 영국 리시 수낵 총리와 공동으로 주재하는 ‘정상 세션’이 21일 비대면으로 진행된다. 주요 7개국(G7) 싱가포르 호주 등 9개국 정상(대리 참석 포함)과 유엔·유럽연합(EU) 등 국제기구 수장 그리고 주요 글로벌 빅테크 기업이 참석한다. 빅테크 기업에는 구글, 아마존, 메타, 마이크로소프트, 오픈AI와 더불어 삼성과 네이버가 포함됐다. 지난해 영국 블레츨리 파크에서 열린 첫 회의에는 구글, 구글 딥마인드, 오픈AI, 메타, MS, 아마존웹서비스(AWS), 앤트로픽·미스트랄AI, 인플렉션AI 등 9개 빅테크 기업이 참석했지만 한국 기업들은 참석하지 못했다. 이상욱 한양대 철학과 교수는 “AI 안전성에 대한 합의, 다시 말해 누구를, 어디까지 규제할 것이냐에 대한 논의가 이뤄지기 때문에 각국 정부와 기업과의 합의는 매우 중요하다”며 “그런 점에서 올해 국내 기업이 포함됐다는 것은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특히 이번 정상회의에서는 AI 안전성과 더불어 AI 국제기구 설립 등이 논의될 것으로 보이면서 한국 기업들의 참여가 더욱 의미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원자력 분야에서 국제원자력기구(IAEA)처럼 AI 규제와 진흥을 동시에 담당하는 국제기구 설립이 논의될 예정인데, 한국 기업의 의견이 반영될 것이기 때문이다. 왕윤종 국가안보실 제3차장은 20일 브리핑에서 “윤 대통령은 그동안 새로운 AI 규범 정립에 있어 혁신과 포용의 중요성을 강조했다”며 “이런 윤 대통령의 제안을 국제사회가 받아들여 이번 AI 정상회의 의제로 포함됐다”고 밝혔다. 또 “정상 세션에서 안전하고 혁신적이고 포용적인 AI를 위한 합의문 채택도 추진 중”이라고 설명했다. 22일에는 19개국 이상의 장관급 인사들이 서울 홍릉의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에서 직접 만나 진행하는 ‘장관 세션’이 예정돼 있다.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과 영국 과학혁신기술부의 미셸 도넬런 장관이 공동으로 의장을 맡는다. 참석자들은 AI 안전성 확립 역량 강화와 지속 가능한 AI 발전 촉진이라는 주제로 논의한다. 대통령실은 이번 회의 정상 세션에 중국 정상은 초청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미중 기술 패권 경쟁이 심화하는 국제 정세를 의식한 조처라는 해석이 나온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남혜정 기자 namduck2@donga.com이상헌 기자 dapaper@donga.com}

    • 2024-0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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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주관광 경쟁 재점화… 블루오리진, 2년만에 사업 재개

    미국 우주 개발 업체 블루오리진의 우주 관광용 발사체 ‘뉴 셰퍼드’가 탑승객 6명을 태우고 우주 여행을 한 뒤 성공적으로 귀환했다. 민간 기업인 스페이스X, 버진갤럭틱 등이 잇따라 민간인을 우주로 보내고 있는 가운데 블루오리진까지 2년 만에 관련 사업을 재개하며 우주 관광 시장 경쟁이 불붙고 있다. 블루오리진은 19일 오전 9시 45분(현지 시간) 미국 텍사스주 반혼 지역에 있는 발사 단지에서 탑승객 6명을 태운 우주 관광용 발사체 ‘뉴 셰퍼드’를 발사했다고 밝혔다. 탑승객들은 우주선을 타고 고도 105.7km까지 올라갔다가 약 10분 만에 지구에 착륙했다. 탑승객 중 가장 고령인 90세의 에드워드 드와이트는 착륙 후 두 팔을 번쩍 들며 “오랜만이다”라며 “황홀한 경험이었다. 모두가 이 경험을 해야 한다”는 소감을 밝혔다. 그는 1960년대 우주 비행사 훈련 프로그램을 받고,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우주 비행사 명단에 이름을 올렸지만 당시 흑인 차별 문화로 인해 최종 선발되지는 못했다. 드와이트 외에도 벤처 투자자 메이슨 에인절, 프랑스 수제 맥주 양조장 대표인 실뱅 시롱 등이 탑승했다. 탑승객들은 약 3∼4분간 무중력 상태를 경험하고, 고도 105km 상공에서 지구의 모습을 바라본 뒤 다시 지구로 돌아왔다. 탑승객이 탄 캡슐이 착륙하는 과정에서 캡슐에 장착된 낙하산 3개 중 1개가 작동하지 않았지만 블루오리진은 “안전하게 착륙하는 데는 문제가 없었다”고 밝혔다. 이번 임무는 블루오리진의 7번째 유인 비행으로 직전 마지막 유인 우주 비행은 2022년 8월이었다. 발사 한 달 뒤 진행된 무인 비행이 엔진 노즐 결함으로 실패하면서 발사를 전면 중단한 바 있다. 블루오리진이 유인 우주 비행을 재개하면서 우주 관광 경쟁이 다시 불붙는 모양새다. 유인 우주 비행 역사에서 최초의 민간인 우주 관광객은 미국인 사업가 데니스 티토로 기록돼 있다. 그는 2001년 당시 러시아 소유스 우주선에 올라 국제우주정거장(ISS)에 도착해 8일간 체류한 바 있다. 이후 우주개발의 주역이 국가에서 민간으로 넘어간 ‘뉴스페이스’ 시대가 도래하면서 스페이스X, 블루오리진, 버진갤럭틱 등이 우주관광 사업을 진행 중이다. 블루오리진은 2021년 7월 창업자인 제프 베이조스가 직접 약 3분간 고도 100km를 돌파해 우주 공간을 경험한 후 지속적으로 우주에 민간인을 보내고 있다. 2021년 9월에는 민간인 4명이 일론 머스크의 우주기업 스페이스X의 우주선 ‘크루 드래건’에 탑승해 500km 이상 고도의 궤도를 사흘 동안 돌고 돌아왔다. 이 회사는 민간인을 달에 보내는 ‘디어 문’ 프로젝트도 진행 중이다. 또 다른 우주 기업 버진갤럭틱도 지난해부터 상업용 우주 관광 서비스를 진행 중이다. 시장조사기관 마켓닷어스에 따르면 2022년 8억4770만 달러(약 1조1503억 원)에 머물던 우주 관광 시장은 2032년 177억4240만 달러(약 24조764억 원)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

    • 2024-0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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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종차별에 꿈 접은지 60년…美흑인 90세에 최고령 우주비행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가 설립한 미국 우주 개발 업체 블루오리진이 2년 만에 우주 관광 사업을 재개했다.블루오리진은 19일 오전 9시 45분(현지시간·한국시간 20일 0시 45분) 미국 텍사스주 반 혼 지역에 있는 발사 단지에서 탑승객 6명을 태운 우주 관광용 발사체 ‘뉴 셰퍼드’를 발사했다고 밝혔다. 탑승객들은 우주선을 타고 고도 105.7km까지 올라갔다가 약 10분 만에 지구에 착륙했다. 탑승객 중 가장 고령인 90세의 에드워드 드와이트는 착륙 후 두 팔을 번쩍 들며 “오랜만이다”라며 “황홀한 경험이었다. 모두가 이 경험을 해야 한다”는 소감을 밝혔다. 그는 1960년대 우주 비행사 훈련 프로그램을 받고,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우주 비행사 명단에 이름을 올렸지만 당시 흑인에 대한 차별적 문화로 인해 최종적으로 선발되지는 못했다. 드와이트 외에도 벤처 투자자 메이슨 엔젤, 프랑스 수제 맥주 양조장 대표인 실바인 시론(Sylvain Chiron) 등이 탑승했다.탑승객들은 약 3~4분간 무중력 상태를 경험하고, 고도 105km 상공에서 우주에서 지구의 모습을 바라본 뒤 다시 지구로 돌아왔다. 탑승객이 탄 캡슐이 착륙하는 과정에서 캡슐에 장착된 낙하산 3개 중 1개가 작동하지 않았지만 블루오리진은 “안전하게 착륙하는 데는 문제가 없었다”고 밝혔다. 이번 임무는 블루오리진의 7번째 유인 비행으로, 마지막 유인 우주 비행은 2022년 8월이었다. 당시 발사 한 달 뒤 진행된 무인 비행이 엔진 노즐의 결함으로 실패하면서, 회사는 발사를 전면 중단했다. 블루오리진은 지난해 12월 무인 비행을 다시 시작했으며, 이번 발사로 유인 비행까지 재개하게 됐다. 블루오리진의 우주 비행 요금은 공개되지 않았다. 우주 관광에서 블루오리진의 경쟁사인 버진 갤럭틱은 4명의 탑승객을 실을 수 있는 ‘VSS 유니티’ 발사체를 운영 중이다. 우주선 탑승 비용으로 1인당 45만 달러(약 6억 원)을 책정하고 있다. 버진 갤럭틱은 다음달 8일 우주 관광을 위한 발사를 준비 중이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 2024-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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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I 서울 정상회의 21일 개막… ‘AI 안전 연구소’ 설립 논의

    한국에서 안전하고 공정한 인공지능(AI) 활용을 논의하기 위한 ‘AI 서울 정상회의’가 열린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1일부터 이틀간 ‘AI 서울 정상회의’와 ‘AI 글로벌 포럼’을 개최한다고 17일 밝혔다. AI 서울 정상회의에는 영국, 미국, 일본 등 10여 개국의 정상들이 화상으로 참석할 예정이다. 이번 회의는 지난해 11월 영국 블레츨리 파크에서 처음 개최된 ‘AI 안전성 정상회의’에 이어 두 번째다. 한국과 영국이 공동 개최하며 ‘정상 세션’과 ‘장관 세션’으로 나눠 진행된다. 정상 세션은 21일 오후 8시 30분부터 10시까지 화상 방식으로 개최된다. 주요국 정상, 국제기구 수장, 빅테크 대표들이 참석한다. 지난 회의에서는 AI의 안전성에 집중해 논의했지만, 정부는 논의 범위를 넓혀 AI 거버넌스의 3대 목표로 안전·혁신·포용을 국제사회에 제시할 계획이다. 장관 세션은 22일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에서 대면으로 진행된다. 이 자리에는 19개국 이상의 정부, 산업계, 학계 주요 인사가 참석할 예정이다. ‘AI 안전 연구소’ 설립이 집중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같은 날 열리는 AI 글로벌 포럼은 고위급 라운드 테이블과 전문가 세션으로 구성되며, 전문가 세션은 유튜브를 통해 생중계된다. 이 포럼에는 한국계 인사인 제이슨 권 오픈AI 최고전략책임자(CSO)와 너태샤 크램턴 마이크로소프트 최고 AI 책임자(CAIO), 이상호 카카오 CAIO, 하정우 네이버 AI 이노베이션 센터장 등이 참석할 예정이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 2024-0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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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다서 최대 82% 생분해”… KAIST, 친환경 포장재 개발

    국내 연구진이 바다에서 최대 82%까지 생분해되는 포장재를 개발했다. KAIST는 17일 명재욱 건설및환경공학과 교수, 양한슬 생명과학과 교수, 서종철 연세대 패키징및물류학과 교수 공동 연구팀이 지속 가능한 해양 생분해성 종이 코팅재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일상에서 흔히 사용되는 종이 포장재는 친환경 포장재이지만 물에 약하고 잘 찢어지는 단점이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폴리에틸렌 같은 코팅재가 사용되지만 이런 코팅재는 분해가 되지 않는다. 연구진은 생분해성 플라스틱인 폴리비닐알코올에 붕산을 이용해 필름을 제작했다. 이를 종이에 코팅해 분해가 잘되면서도 물과 산소를 차단할 수 있는 고강도 패키징 소재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 연구진은 코팅 종이의 생분해성을 확인하기 위해 가장 분해되기 어려운 환경인 해양환경에 코팅 종이를 노출시켰다. 111일간 코팅 종이를 관찰한 결과 59∼82%까지 생분해되는 것을 확인했다. 또 쥐 생체 반응 실험을 통해 코팅 종이의 안전성도 확인했다. 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 2024-0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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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건강관리 최신 트렌드 배우고 체험도”… 혈당관리 앱-테이핑 치료 부스 긴줄

    “온라인과 모바일 중심으로 바뀌고 있는 최신 건강 관리 트렌드를 체험하러 왔습니다.” 16일 서울 중구 서울광장에 마련된 카카오헬스케어 부스를 찾은 대학생 허지아 씨(23)는 “스포츠학을 전공하는데 학교 과제를 위해 방문했다. 빠르게 바뀌는 트렌드를 눈으로 확인하는 소중한 기회가 됐다”며 이렇게 말했다. ‘2024 서울헬스쇼’ 마지막 날인 이날도 인기 체험 부스에는 시민들이 길게 줄지어 차례를 기다리는 모습이었다. 카카오헬스케어는 방문자들에게 인공지능(AI) 기반 모바일 혈당 관리 서비스 ‘파스타’를 활용한 혈당 측정 체험을 제공했다. 스마트폰에 파스타 애플리케이션(앱)을 설치하고 부착한 혈당 측정 센서와 연동하면 실시간으로 혈당이 측정되는 방식이다. AI는 혈당 등 건강 정보를 분석해 생활 습관과 약 복용 등에 대한 조언을 해 준다. 이 업체 관계자는 “3일 동안 수천 명이 부스를 찾아 혈당 관리 서비스를 체험했다”며 “최근 젊은 당뇨 환자들이 증가하는 추세라 중장년층뿐 아니라 젊은층도 관심을 보였다”고 말했다. 다양한 경품을 주는 부스에도 시민들이 몰렸다. 유한양행은 부스를 찾은 시민들에게 룰렛 이벤트를 통해 숙취해소제 ‘내일N’과 소염진통제 ‘안티푸라민’, 뿌리는 파스 ‘에어파스’ 등을 제공했다. 유한양행 관계자는 “시민들은 약국에서만 판매하는 프리미엄 유산균 ‘덴마크 프리미엄 프로바이오틱스’에도 큰 관심을 보였다”며 “덴마크 유산균 전문 기업 크리스찬한센의 특허 균주를 국내 최초로 배합한 제품”이라고 말했다. 건강 상담 부스에는 중장년층이 많이 방문했다. 2, 3주 전부터 왼손이 아팠다는 강성희 씨(66)는 이날 행사장에서 무료 뜸 상담을 받았다. 강 씨는 “아픈 부위에 피가 몰려 있다고 한다”며 “상담을 통해 뜸보다 침이 효과적이라는 얘길 들었다. 이제 한의원에 가볼 생각”이라고 했다. 고도일병원 부스에선 혈압·혈당 측정과 인바디 체크를 무료로 제공했다. 또 물리치료사가 긴장한 근육을 이완시켜 주는 테이핑 치료를 해줘 외국인 관광객 등도 많이 찾았다. 카자흐스탄에서 왔다는 존 맥기 씨(47)는 “부스에 시민들이 많이 몰려 있어 호기심을 갖고 찾게 됐다”며 “평소 목과 어깨가 불편했는데 마침 테이핑 치료를 받을 수 있었다. 건강 관련 정보도 많이 들을 수 있어서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 2024-0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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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AIST-포스텍에 ‘원자력 안전 인재’ 대학원 과정 만든다

    최근 인공지능(AI) 구동에 필요한 막대한 전력 생산 방식으로 ‘소형모듈원자로(SMR)’가 급부상하면서 원자력 안전 분야 전문 인력 수요가 늘고 있다. 정부가 원자력 안전 전문인력을 양성하기 위해 KAIST, 포스텍(포항공대)에 대학원 과정을 개설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두산에너빌리티, 삼성물산 등 산업계와 학계, 연구기관 등 39곳이 협력할 계획이다. 원자력안전위원회(원안위)는 16일 서울 중구 코리아나호텔에서 ‘원자력 안전 전문인력 양성을 위한 협약(MOU) 체결 및 다짐대회’를 개최했다. 이날 협약식에서는 39개 기관이 서명했다. 원안위는 기존에 대학 학사 과정을 대상으로 진행하던 원자력 안전 관련 강의 개설과 현장 실습 등의 교육과정을 대학원까지 확대해 석박사급 인력을 양성할 방침이다. 올해는 KAIST와 포스텍 등 2개 대학이 선정됐다. 선정된 대학원은 총 5년간 지원을 받을 수 있고, 1년 차에는 과정 기획 및 인프라 구축에 2억 원, 2년 차부터는 과정을 운영하는 데 매년 최대 4억 원까지 지원받게 된다. 신설되는 원자력 안전 교육 과정에서 정부가 강조하는 것은 ‘융합’과 ‘현장’이다. 통합적 전문지식을 갖춘 인력을 양성해 원자로 설계, 장비 개발, 원전 정책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할 수 있는 융합인재를 키울 계획이다. 이에 따라 KAIST는 원자력·방사선, 정책학, 심리학 등을 융합한 ‘마이크로 그래듀에이트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포스텍 역시 미래 기술과 인문사회 분야를 원자력에 적용한 ‘CNEMAS(Center for Nuclear Energy and MegA Science Technology)’를 개설할 예정이다. 두 대학은 내년부터 해당 과정을 운영할 계획이다. 이날 협약식에 참석한 두산에너빌리티, 삼성물산, 한국수력원자력 등 기업 12곳은 현장맞춤형 교육과정 개발 및 운영, 대학원생 인턴십 및 현장실습 추진 등에 협력할 예정이다. 유국희 원안위 위원장(사진)은 “원자력 안전은 현장의 언어다. 현장 없이 책상에만 앉는 것은 의미가 없다”며 현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 2024-0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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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70조 비만치료제 시장 잡아라”… 글로벌 제약사들 선점경쟁

    올해 70조 원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예상되는 비만치료제 시장의 왕좌를 차지하기 위한 제약사 간 경쟁이 치열하다. 선두 제약사는 심혈관 및 간 질환으로까지 비만치료제의 적용 대상 질병을 넓혀 시장을 키우려 하고 있고, 후발 주자들은 부작용을 줄인 비만치료제로 틈새시장을 노리고 있다. 15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덴마크 제약사 노보노디스크가 최근 음주로 인해 간이 손상된 환자들을 대상으로 비만치료제 ‘위고비’의 효과를 확인하는 임상시험에 나섰다. 10일(현지 시간) 미국 임상시험 등록 사이트 ‘클리니컬 트라이얼’에 게재된 임상시험 계획에 따르면 20일 첫 환자 등록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노보노디스크는 일론 머스크가 다이어트에 활용했다고 알려지며 유명해진 위고비와 ‘삭센다’ 등 비만치료제를 개발한 기업이다. 미국 제약사 일라이릴리와 함께 비만치료제 시장의 95%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이미 시장을 선점한 선두 그룹은 비만과 연관된 다른 질병으로 치료제의 범위를 확대해 가며 시장의 ‘파이’를 키우는 데 집중하고 있다. 실제 노보노디스크는 지난해 11월 위고비가 심혈관 질환의 위험을 18% 낮춰 준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올해 3월 비만치료제로서는 처음으로 위고비를 심혈관 질환 예방 치료제로 허가했다. 최근 시작한 노보노디스크의 간 손상 환자 임상시험도 이런 전략의 일환이다. 회사는 위고비에 ‘카그릴린타이드’라는 약물을 병용하는 임상을 진행할 예정이다. 카그릴린타이드는 굶거나 음주를 했을 때 간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인 ‘FGF21(섬유아세포 성장인자 21)’이 많이 나오도록 하는 약물이다. 앞서 FGF21이 숙취 해소에 도움이 되고 간 질환 치료에 효과가 있을 수 있다는 기초 연구들이 나오면서 제약사들의 주목을 받았다. 알코올성 간 질환은 금주, 식단, 스테로이드 약물 치료 이외에는 적당한 치료법이 없다. 만약 노보노디스크가 긍정적인 결과를 얻을 경우 시장을 크게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회사는 내년 6월까지 임상 2상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상대적으로 늦게 비만치료제를 출시한 일라이릴리도 다른 질환에 대한 효용을 검증하고 있다. 회사는 글루카곤유사펩타이드-1(GLP-1) 비만치료제 ‘마운자로’의 심혈관 질환 예방 효과를 확인하기 위해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다. 2027년 10월 완료할 예정이다. 노보노디스크와 일라이릴리의 양강 구도의 시장에 출사표를 낸 후발 주자들은 비만약의 부작용을 줄여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전략을 짜고 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현재 비만치료제에 뛰어든 기업들이 정말 많지만 두 기업보다 앞서 나가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며 “얼마나 차별화된 제품을 내놓느냐가 승부를 가를 것”이라고 했다. 시장조사기관 에어피니티에 따르면 현재 임상에 진입한 비만치료제는 232개다. 미국의 리제네론은 비만치료제의 부작용으로 꼽히고 있는 ‘요요’ 현상을 줄일 수 있는 의약품을 개발 중이다. 근육 감소 치료제로 개발 중이던 항체의약품(트레보그루맙, 가레토스맙)과 위고비를 병용 투여하는 임상을 준비 중이다. 근육을 유지시켜 줄어든 체중을 오래 지속시키겠다는 전략이다. 미국의 아드바크 세러퓨틱스는 GLP-1 치료제에 소화 호르몬인 콜레키스토키닌(CCK)을 결합해 비만치료제의 고질적인 문제인 메스꺼움을 줄이는 시도를 하고 있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 2024-0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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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韓 낮은 약값에… 글로벌 제약사들, ‘韓 패싱’ 中-日부터 신약 출시

    “혹시 일본에 레켐비(알츠하이머 치료 신약) 맞으러 가시는 분 계신가요? 투약 가능한 병원 공유 부탁드립니다.” 최근 국내 알츠하이머 환우들이 정보를 교환하는 한 커뮤니티에 알츠하이머 신약 ‘레켐비’ 투약을 위한 ‘원정 치료’에 대해 문의하는 글이 올라왔다. 국내 치료가 요원하니 이미 약이 출시된 일본에서 투약하겠다는 것이다. 인지 기능 저하를 27%가량 개선해 ‘기적의 치매약’으로 불리는 레켐비는 현재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품목허가 심사 중이다. 올해 하반기(7∼12월)면 허가가 날 전망이지만, 정부와 제약사 간 약가(약값) 협상이 난항일 것으로 예상되면서 환자들은 전전긍긍하고 있다.● 韓 제치고 中·日부터 신약 출시 한국에 신약이 도입되는 데 걸리는 시간은 평균 46개월, 통상 4년이다. 미국제약협회(PhRMA)에 따르면 출시된 뒤 한국에 1년 안에 진입하는 신약은 단 5%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국 34곳 중 28위다. 1년 내 신약 도입률이 32%인 일본에 비하면 국내 환자들의 선택지는 매우 좁다. 한국에 신약이 늦게 도입되는 이유로는 낮은 약값과 복잡한 허가 절차가 꼽힌다. 특히 낮은 약값은 신약 개발사들이 국내에 신약 출시를 망설이게 하는 가장 큰 원인이다. 최근에는 글로벌 제약사들이 중국과 일본에 먼저 신약을 출시하고 한국 출시를 뒤로 미루는 이른바 ‘코리아 패싱’ 현상이 심해지고 있다. 한국에서 먼저 신약 가격을 낮게 책정하면 다른 나라들이 이를 근거로 약값을 더 낮추거나 비슷한 수준으로 유지하려고 하기 때문이다. 반대로 중국이나 사우디아라비아 등 한국보다 약값을 높게 책정하는 나라들에서 먼저 신약 가격을 책정하면 다른 나라에도 높은 가격으로 신약을 팔 수 있게 된다. 레켐비 역시 미국, 일본에 이어 올해 1월 중국에서 먼저 승인을 받았다. 업계에서는 중국과의 약값 협상이 이뤄지는 올해 9월 이후 한국 출시 시기가 결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싼값에 약을 들여오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과정에서 피해를 보는 건 결국 환자”라고 주장했다.●건보 재정 신약에 더 투입돼야 업계에서는 정부가 건강보험(건보) 재정을 신약에 더 많이 투입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종혁 중앙대 약대 교수가 2012년부터 2021년까지 10년간 국내 급여 신약 227개에 사용된 건보 재정 지출을 분석한 결과, 전체 의약품 지출 중 단 8.5%만이 신약에 사용되고 있었다. 희귀질환·중증질환 중심의 최근 신약 개발 트렌드를 고려하면 신약에 투입되는 재정이 너무 적다는 것이다. 실제 미국제약협회가 발표한 국가별 항암 신약 도입률을 보면 미국은 94%, 독일 71%인 반면 한국은 40%에 그쳤다. 희귀질환 역시 한국은 33%로 미국(93%), 독일(72%) 등에 비해 매우 적게 도입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권용진 서울대병원 공공진료센터 교수는 “건보 재정의 상당 부분이 제네릭 의약품(복제약)이나 경증 질환에 쓰이고 있다”며 “신약의 혁신성을 인정하고 제네릭에 대한 지출을 줄이는 방향으로 건보 재정의 운영 방식이 바뀌어야 한다”고 했다. 정부에서도 문제를 인식하고 약값 개선 방안 마련에 나섰다. 보건복지부는 지난해 12월 신약의 경제성 평가에 혁신성에 대한 평가 요소를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이중규 복지부 건강보험정책국장은 “제네릭은 경쟁을 통해 더 낮은 가격에 도입할 수 있도록 하고 신약은 혁신성을 인정해 더 높은 가치를 부여하는 방향으로 가려고 한다”고 했다. 구체적인 개선안은 올해 7, 8월에 발표될 예정이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 2024-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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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원안위 “국내 원전에 설치된 일부 원전 수소제거설비 성능 미달”

    일본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원전) 사고 이후 비슷한 사태를 막기 위해 만들어진 ‘수소제거설비(PAR)’가 한국 원전에서 성능 미달인 것으로 나타났다.원자력안전위원회(원안위)는 9월 오전 회의를 열고 국내 원전에 설치된 일부 PAR의 성능이 구매 규격에 미치지 못한다고 결론 내리고 교체를 요구했다.PAR은 원자로 건물에서 중대사고가 발생했을 때 백금을 이용해 수소 농도를 낮춰주는 안전 장비다. 사고 상황에서 이 장비가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면 수소 폭발로 이어질 수 있다. 만약 2011년 발생한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 당시 PAR 장비가 있었다면 대형 참사로 이어지지 않았을 것이라는 견해도 있다. 이번 원안위 조사는 2021년 국민권익위원회에 국내 PAR 제작사인 세라컴이 생산한 PAR 수소 제거율이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 구매규격에 미달이라는 공익 신고에서 시작됐다. 국내 원전에는 KNT와 세라컴 두 회사가 제작한 PAR가 설치돼 있다. KNT의 경우 2022년 11월 성능검증을 통해 문제가 없다는 것을 확인했다.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은 세라컴의 PAR에 대해 중대 사고 발생시 수소 농도가 8%까지 오를 때를 가정해 초당 수소제거율이 얼마인지를 실험했다. 그 결과 평균 초당 0.320g으로, 한수원 구매규격인 0.5g에 못미쳤다. 앞서 지난해 3월 원안위가 발표한 중간결과에 따르면 수소 농도가 4%일 때 역시 초당 수소 제거율은 0.131~0.137g으로 역시 구매규격(0.2g)에 못미쳤다. 다만 원안위는 “수소 농도가 8% 이상인 조건에서 수소 제거 성능 실험을 하는데 백금이 떨어지며 불꽃이 튀었고, 그로 인한 화재 위험이 있다”는 공익신고에 대해서는 “가능성이 낮다”는 결론을 내렸다. 실험 결과 불꽃(불티)이 직접접촉에 의한 화재 및 기기손상 가능성은 없는 것을 확인했다. 원안위는 “원전 격납건물 안에는 가연성 물질(탈 수 있는 물질)이 없어 화재 가능성은 없다”고 했다.원안위는 세라컴 PAR가 설치된 원전 14기(한울 1·2호기, 고리 3·4호기, 한빛 1~6호기, 한울 3~6호기)에 대한 성능 복구를 요구했다. 사실상 교체를 요구한 셈이다. 이에 대해 한수원은 우선 PAR를 추가 설치하고, 순차적으로 PAR를 신규 교체할 예정이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 2024-0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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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韓 연구진, 양자컴퓨터 개발 앞당길 초저전력 레이저 기술 개발

    한국인 연구진이 양자컴퓨터의 개발을 크게 앞당길 수 있는 초소형·초저전력 레이저 기술을 개발했다. 7일 남동욱 싱가포르 난양공대 전기전자공학과 교수팀은 한국과학기술원(KAIST)을 포함한 국제 공동연구를 통해 기존 방식보다 1000만 배 적은 전력을 사용해 빛을 파장을 조절하는 ‘파장가변 레이저’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이 연구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나노테크놀로지’ 4월 29일자에 실렸다.파장가변 레이저는 넓은 범위에 걸쳐 파장을 자유롭게 바꿀 수 있는 레이저로, 빛을 이용한 광양자컴퓨터 개발, 광통신 등에 필수적인 기술이다. 파장을 바꾸기 위해서는 물질의 특성을 바꿔야 한다. 기존의 파장가변 레이저는 주변에 열을 가하는 방식을 주로 사용했지만, 에너지가 많이 소모되고 크기가 커 응용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연구진은 나노전자기계시스템(NEMS)의 ‘공진’ 현상을 이용해 적은 전력으로도 큰 힘을 가해 파장을 바꿀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했다. 공진 현상은 물질이 가진 고유한 진동수와 외부의 진동수가 같아지면 진폭, 즉 힘이 커지는 현상이다. 특정 높이의 소리를 내면 와인잔이 깨지거나, 작은 바람에 의해 건물이나 다리가 크게 흔들이는 현상이 모두 공진에 의한 것이다.연구진은 공진 현상을 이용해 기존에 비해 1000만 분의 1 수준의 적은 전력으로 나노전자기계시스템이 레이저에 가할 수 있는 힘을 키웠고, 결과적으로 레이저의 파장을 바꿀 수 있었다. 이번에 개발된 기술은 초전력, 초소형이라는 점에서 응용 범위가 매우 넓다. 빛을 이용하는 광양자컴퓨터의 경우 여러 개의 레이저가 모두 같은 파장을 가져야 하기 때문에, 파장을 미세하게 조절할 수 있는 파장가변 레이저가 반드시 필요하다. 연구진이 개발한 기술을 이용하면 적은 전력으로 여러 파장가변 레이저의 가동이 가능하고, 크기도 작기 때문에 집적도도 높일 수 있다.논문의 제 1저자인 주효준 난양공대 박사과정생은 “이번 연구를 바탕으로 광양자컴퓨터 및 양자 광통신을 포함한 다양한 응용 분야 개발에 많은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한다”고 했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 2024-0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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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간 유인 우주왕복선 ‘스타라이너’, 안전 문제로 발사 연기

    6일 오전 10시 34분(현지 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케이프커내버럴 우주군 기지에서 발사 예정이었던 보잉의 유인 우주왕복선 ‘스타라이너’가 안전 문제로 발사를 연기했다. 발사를 약 1시간 정도 앞두고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X(옛 트위터)를 통해 발사가 연기됐다는 소식을 알렸다. NASA에 따르면 스타라이너를 싣고 국제우주정거장(ISS)으로 발사될 예정이었던 ‘아틀라스 V’ 발사체의 상단부(켄타우로스 스테이지)에서 산소를 방출하는 밸브가 오작동한 것으로 확인됐다. 아틀라스 V는 보잉과 록히드마틴의 합작사인 유나이티드런치얼라이언스(ULA)가 제작한 발사체다. 이에 따라 NASA는 발사 연기를 결정했으며, 스타라이너에 탑승할 예정이었던 부치 윌모어, 수니 윌리엄스 NASA 우주비행사는 발사 준비를 종료하고 숙소로 돌아갈 예정이라 밝혔다.재발사 일정은 산소 밸브 점검 후 결정된다. 산소 밸브를 교체해야 하는 경우 12일에 발사에 재도전할 예정이다. 만약 간단한 정비로 고칠 수 있는 경우라면 7일 오후 10시 11분(한국시간 8일 오전 11시 11분) 혹은 10일 오후 9시(한국시간 11일 오전 10시)에 발사할 전망이다.스타라이너는 앞서 여러 차례 발사를 연기하거나 실패한 바 있다. 2019년 첫 무인 시험 비행을 시도했지만 우주선이 올바른 궤적에 도달하지 못해 ISS 도킹에 실패했다. 이어 2021년에는 로켓 발사대에 밸브가 막히는 등 기술적인 문제로 발사가 연기돼 2022년에서야 무인 비행에 성공했다. 지난해 첫 유인 비행에 도전했지만, 우주선이 지구 대기권으로 다시 돌아올 때 속도를 늦추는 낙하산 시스템에 문제가 발생하며 다시 연기된 바 있다. 수 차례 이어진 발사 실패로 스타라이너 프로그램의 예산이 14억 달러(1조9000억 원) 가량 초과되기도 했다. 만약 스타라이너가 이번 비행에 성공했다면 스페이스X의 ‘크루 드래건’에 이어 민간 기업이 개발한 두 번째 우주왕복선이 될 예정이었다. NASA는 국제우주정거장(ISS)에 우주비행사를 실어줄 우주왕복선 개발을 위해 2014년 스페이스X와 보잉과 계약을 맺은 바 있다. 딜런 라이스 ULA 엔지니어는 “현재 보이는 데이터가 이전과 조금이라도 다르다면, (유인 비행이기 때문에) 어떤 위험도 감수할 의향이 없다”고 언급했다. 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 2024-0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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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과총 “지원받은 학술지, 의무 기탁”… 학계 반발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과총)가 올해부터 과총의 발간 지원을 받은 국내 학술지는 모두 자사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전체 공개해야 한다고 의무화하자 과학기술계가 반발하며 논란이 일고 있다. 6일 과학기술계에 따르면 과총은 지난달 국내 학술지 지원사업의 결과물을 과총의 학술연구성과 온라인 플랫폼 ‘사이언스센트럴’에 의무적으로 기탁해야 한다고 밝혔다. 국내 최대 과학기술인 민간 단체인 과총은 매년 국내 학회들을 대상으로 학술지 발간 비용 지원 사업을 진행한다. 올해는 227곳에 총 19억8700만 원을 지원할 예정이다. 한 곳당 875만 원가량 지원금을 받는 셈이다. 학회들은 반발하고 나섰다. 국내 학술지를 사이언스센트럴에 기탁하려면 문서 서식을 전환해야 하는데, 논문 한 건당 6만∼10만 원이 든다. 한 해 100편의 논문만 발행해도 최소 600만 원 이상이 소요되는 것이다. 또 과총 플랫폼은 누구나 무료로 볼 수 있어 저작권 문제도 있다는 주장이다. 민간 학술지들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민원을 제기한 상태다. 과학계 관계자는 “정부가 만든 플랫폼을 키우기 위해 강압적으로 국내 학술지를 기탁하게 하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과총 측은 “서적으로 발행하던 학술지를 온라인으로 전환해 인용 지수를 높이자는 취지”라고 밝혔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 2024-0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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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I 생태계서 고립된 中… 美보다 5 10년 뒤처져”

    미국의 중국 제재로 인해 인공지능(AI) 생태계에서 고립된 중국의 경쟁력이 빠르게 후퇴하고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국제학술지 네이처는 3일(현지 시간) 미국이 중국에 고품질 반도체 판매를 금지하면서 중국의 AI 기술 발전이 저해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중국 화웨이가 자체적으로 AI 반도체 ‘어센드910B’를 개발하기도 했지만, 현재 널리 사용되고 있는 엔비디아의 H100 모델에 비해 성능이 현저히 떨어지는 상황이다. 아메드 바나파 미국 새너제이주립대 교수는 “중국이 미국에 비해 적어도 5∼10년은 뒤처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화웨이의 어센드910B는 중국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기업 SMIC를 통해 7nm(나노미터·1nm는 10억분의 1m) 공정으로 생산한 AI 반도체다. 대만 TSMC의 4·5nm 공정을 활용해 생산하는 엔비디아의 H100과 비교했을 때 한참 부족한 수준이다. 공정의 단위가 작을수록 반도체의 집적도가 높아지기 때문에 이는 반도체의 성능과 직결된다. 삼성전자의 경우 2025년까지 2nm 공정을 도입할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하드웨어의 차이는 한순간에 따라잡을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중국이 한동안은 AI 개발에 고전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미국은 지난해부터 중국에 대한 반도체 수출 통제를 강화해 초당 300조 개 이상의 연산처리 능력을 가진 반도체의 중국 판매를 금지했다. 이 때문에 중국은 엔비디아가 중국 수출용으로 개발한 저사양 그래픽처리장치(GPU)를 이용하거나, 게임용 GPU를 이용해 AI를 개발해야만 했다. 암시장을 통해 고사양 엔비디아 GPU를 수급하기도 했지만, 최근 세계적으로 AI 반도체의 공급이 부족해지고 있어 그마저도 어려워진 상황이다. 미국은 중국에 대한 반도체 제재가 효과를 내고 있다고 보고 있다. 지나 러몬도 미국 상무장관은 지난달 CBS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의 칩은 미국보다 몇 년은 뒤처져 있다. 수출 통제가 작동하고 있는 것”이라며 “더 공격적으로 (중국에) 대처해야 한다”고 언급했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 2024-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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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만치료제, 이젠 요요현상 차단에 초점

    최근 비만치료제 개발 트렌드가 ‘양’에서 ‘질’로 변하고 있다. 체중을 감량하는 데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체중을 유지하는 기능까지 더하겠다는 것이다. 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제약사 리제네론은 노보노디스크의 비만치료제 ‘위고비’에 근육량 유지 효과가 있는 항체를 함께 병용하는 임상 2상을 시작할 예정이다. 이번 임상을 통해 체중 감량뿐 아니라 근육 유지량, 치료제 중단 후 체중 유지가 되는지까지 검토해 보겠다는 계획이다. 위고비와 일라이릴리의 ‘젭바운드’는 환자 체중의 15∼20%를 감량해 주는 것으로 나타나, 세계적으로 비만치료제 신드롬을 일으켰다. 하지만 최근 치료제를 중단하면 다시 10% 이상 체중이 늘어나는 ‘요요 현상’이 발생한다는 연구 결과들이 발표되고 있다. 리제네론이 개발한 2개의 항체(트레보그루맙, 가레토스맙)는 당초 노화로 인해 근육이 감소되는 ‘근감소증’ 치료제 후보물질로 개발돼 오던 것이다. 즉, 근육의 손실을 막는 역할을 하는 항체다. 일라이릴리 역시 젭바운드와 지난해 인수한 근감소증 치료제 ‘비마그루맙’의 병용 치료를 계획하고 있다. 지난주 있었던 실적 발표에서 대니얼 스코브론스키 일라이릴리 연구소장은 “비마그루맙의 근육 유지 효과가 기존의 비만치료제와 함께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지 확인할 것”이라고 언급했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 2024-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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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AI 생태계서 고립…美보다 5~10년 뒤쳐져”

    미국의 중국 제재로 인해 인공지능(AI) 생태계에서 고립된 중국의 경쟁력이 빠르게 후퇴하고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국제학술지 네이처는 3일(현지 시간) 미국이 중국에 고품질 반도체 판매를 금지하면서 중국의 AI 기술 발전이 저해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중국 화웨이가 자체적으로 AI 반도체 ‘어센드910B’를 개발하기도 했지만, 현재 널리 사용되고 있는 엔비디아의 H100 모델에 비해 성능이 현저히 떨어지는 상황이다. 아메드 바나파 미국 새너제이주립대 교수는 “중국이 미국에 비해 적어도 5~10년은 뒤처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화웨이의 어센드910B는 중국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기업 SMIC를 통해 7nm(나노미터·1nm는 10억분의 1m) 공정으로 생산한 AI 반도체다. 대만 TSMC의 4·5nm 공정을 활용해 생산하는 엔비디아의 H100과 비교했을 때 한참 부족한 수준이다. 공정의 단위가 작을수록 반도체의 집적도가 높아지기 때문에 이는 반도체의 성능과 직결된다.삼성전자의 경우 2025년까지 2nm 공정을 도입할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하드웨어의 차이는 한순간에 따라잡을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중국이 한동안은 AI 개발에 고전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미국은 지난해부터 중국에 대한 반도체 수출 통제를 강화해 초당 300조 개 이상의 연산처리 능력을 가진 반도체의 중국 판매를 금지했다. 이 때문에 중국은 엔비디아가 중국 수출용으로 개발한 저사양 그래픽처리장치(GPU)를 이용하거나, 게임용 GPU를 이용해 AI를 개발해야만 했다. 암시장을 통해 고사양 엔비디아 GPU를 수급하기도 했지만, 최근 세계적으로 AI 반도체의 공급이 부족해지고 있어 그마저도 어려워진 상황이다.미국은 중국에 대한 반도체 제재가 효과를 내고 있다고 보고 있다. 지나 러몬도 미국 상무장관은 지난달 CBS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의 칩은 미국보다 몇 년은 뒤처져 있다. 수출 통제가 작동하고 있는 것”이라며 “더 공격적으로 (중국에) 대처해야 한다”고 언급했다.하지만 일각에서는 중국이 여전히 AI 인재나 인프라 면에서 좋은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기 때문에 2등 자리를 쉽게 빼앗기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백서인 한양대 중국학과 교수는 “중국이 전략적으로 범용 AI보다 한 분야에 특화된 AI에 집중한다면 세계적인 AI를 만들어낼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 2024-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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