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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르릉, 따르릉.”서울 송파구 석촌호수 인근 자전거·보행자 겸용 도로에서 걷던 시민들 뒤로 날카로운 경적이 울렸다. 분명 보행자 구역을 걷고 있었지만 자전거 이용자는 ‘비키라’는 신호를 보낸 것이다. 보행로와 자전거 통행로의 구분이 모호하고 복잡하게 엇갈리는 탓에 사람과 자전거가 뒤엉킬 수밖에 없는 구조였기 때문이다. 아스팔트를 붉게 칠한 자전거 통행로에서는 거꾸로 보행자가 나란히 걸어 자전거를 탄 사람이 난감해하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지난달 16일 오후 2시경부터 1시간가량 지켜본 이곳의 상황은 보행자와 자전거가 서로 걸림돌이 된 채 길을 함께 쓰는 ‘불편한 동거’에 가까웠다.● 사람·자전거 뒤섞이게 하는 도로 구조현장에서 만난 보행자들은 자전거에 대한 불만을 숨기지 않았다. 박지현 씨(35)는 “경계석으로 구간을 나눴는데도 굳이 보행로 위로 올라온 자전거 때문에 위협을 느낀다”며 “이럴 거면 바닥에 선은 왜 그었는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통상 자전거는 차량 진행 방향에 맞춰 주행해야 하지만 이를 어기는 아찔한 모습도 종종 보였다. 남자 중학생 5명은 속도를 줄이지 않은 채 역방향으로 달리다가 맞은편에서 오던 자전거와 보행자 사이를 비집고 지나갔다. 순간 산책 중이던 시민들이 황급히 길 가장자리로 몸을 피했고, 다른 자전거 이용자도 급히 핸들을 틀어야 했다.자전거 이용자들의 사정도 다르지 않았다. 적잖은 보행자가 경계선을 의식하지 않고 자전거 통행로를 점유한 채 천천히 걸었기 때문이다. 자전거 이용자 고모 씨(76)는 “보행자는 자전거가 오면 보행로 쪽으로 비켜줘야 하는데, ‘알아서 피해 가라’는 식으로 당연하게 자전거 통행로를 침범하는 경우가 많다”며 “서로의 영역이 지켜지지 않으니 오히려 더 혼란스럽다”고 토로했다. 이날 고 씨는 자전거 통행로를 메운 인파에 가로막혀 결국 자전거에서 내려 끌고 이동해야 했다.● 2만7754km 중 74.4%가 ‘겸용’문제는 이 같은 갈등이 개인의 운전 습관이나 보행 매너의 문제가 아닌, 설계 단계부터 내재한 구조적 결함이라는 점이다. 국내 자전거도로 10곳 중 7곳은 보행자와 자전거가 함께 쓰는 겸용 도로다. 행정안전부의 ‘2025년 자전거 이용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전국 자전거도로 총연장 2만7754km 중 74.4%에 달하는 2만660km가 겸용 도로로 집계됐다.겸용 도로는 경계석이나 분리대 등으로 통행로를 물리적으로 구분한 ‘분리형’과 노면 표시만으로 구분한 ‘비분리형’으로 나뉜다. 원칙적으로는 분리형으로 설치하되, 자전거가 차로 횡단을 위해 대기해야 하거나 도로 폭을 확보하기 어려운 지역 등 불가피한 경우엔 비분리형 설치도 허용된다.문제는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도심의 좁은 도로 여건 속에서 자전거도로 연장 실적을 빠르게 늘리기 위해 겸용 도로, 특히 비분리형 위주로 인프라를 확충해 왔다는 점이다. 이수범 서울시립대 교통공학과 교수는 “기존 도로는 처음 설계될 당시 자전거 통행 자체를 고려하지 않았다”며 “뒤늦게 자전거도로를 넣으려 했지만 차로 폭을 줄이면 정체 민원이 빗발칠 게 뻔하니 상대적으로 저항이 적은 보행로 쪽을 활용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전문가들은 겸용 도로라는 명칭 자체가 모순이라고 꼬집는다. ‘서로 속도가 다른 이용 주체의 공간을 구분해 사고를 막는다’는 기본 원칙을 정면으로 어기기에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태반이라는 것이다. 비분리형은 말할 것도 없고, 분리형도 경계석의 단차가 거의 없어 이용자가 뒤섞일 수밖에 없는 구조다. 결국 사고 예방을 보행자와 자전거 이용자 개개인의 주의와 양보에만 의존하는 셈이다.● “보행로에 선만 그은 자전거 도로는 그만”그 결과 사고 지표는 악화하고 있다. 한국교통안전공단 등에 따르면 전체 자전거 사고 중 사람과 부딪힌 사고의 비중은 2023년 26.3%에서 지난해 32.0%로 늘었다. 보행로에서 발생한 자전거 사고도 2023년 365건에서 2024년 461건, 지난해 488건으로 2년 새 33.7% 증가해 도심 보행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사망자 또한 2023년 64명, 2024년 75명, 지난해 85명으로 증가세가 뚜렷하다.전문가들은 이제는 ‘보행로 위 선 긋기’ 방식의 자전거도로 정책을 폐기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네덜란드와 덴마크 등 자전거 선진국은 보행자와 자전거를 물리적으로 완전히 분리하거나, 자전거를 차도의 일부로 편입시키는 정책을 쓴다. 구간을 명확하게 나눠야 보행자도, 자전거 이용자도 스스로 자신의 통행 영역에 대한 인식을 갖고 안전하게 움직일 수 있기 때문이다.따라서 차로 일부를 줄여 옆에 자전거 전용도로를 신설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실적으로 어렵다면 무리하게 보행로에 겸용 도로를 남기기보다, 자전거는 차로로 우회시키고 보행로는 온전히 보행자에게 환원하자는 것이다. 김진유 경기대 도시교통공학과 교수는 “도심에서 보행자의 평균 속도는 시속 5km 수준이지만 자전거는 20km, 차량은 25km 안팎”이라며 “속도 차이가 큰 보행자와 자전거를 한 공간에 몰아넣는 설계는 공학적으로 옳지 않다”고 말했다.다행히 일부 지자체에서는 변화의 움직임이 감지된다. 대전시는 올해 1월 광역시 최초로 ‘대전형 자전거도로 정비 표준안’을 수립해 제도 개선에 나섰다. 보행로 폭이 2.7m 미만인 취약 구간은 자전거 도로를 과감히 삭제해 보행자에게 돌려주고, 충분한 폭이 확보된 곳에만 분리형 도로를 설치하겠다는 원칙이다. ‘무늬만 자전거 도로’를 만들지 않겠다는 선언적 조치다.특별취재팀▽권구용 사회부 기자 9dragon@donga.com▽김윤진(국제부) 기자 kyj@donga.com임유나(산업2부) 기자 imyou@donga.com주현우(경제부) 기자 woojoo@donga.com최효정(사회부) 기자 hyoehyoe22@donga.com한채연(산업1부) 기자 chaezip@donga.com}

“신호등 걸릴 때 빼고는 멈출 일이 거의 없으니까 자전거 탈 맛 나죠.” 지난달 19일 서울 강서구 마곡지구에서 만난 회사원 정모 씨(31)는 자전거를 세우며 이렇게 말했다. 매일 자전거로 출퇴근한다는 그가 꼽은 마곡지구의 가장 큰 장점은 ‘끊기지 않는 자전거 도로’다. 집에서 나와 공원과 지하철역을 지나 사무실까지 이동하는 동안 차로나 보행로를 위태롭게 오갈 일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자전거 도로가 곳곳을 모세혈관처럼 촘촘하게 연결하고 있어서다. 마곡지구는 서울의 대표적인 ‘자전거 특화 지구’다. 서울시는 2017년 이곳을 특화 지구로 지정한 뒤 조성 초기부터 자전거 도로와 공공자전거 따릉이 대여소 등 인프라를 집중적으로 구축했다. 2021년에는 강동구 고덕강일 등에서도 끊겨 있던 자전거 도로를 연결하는 사업을 추진했다. 설계 단계부터 ‘연속성’을 염두에 둔 결과 이용자가 차로나 보행로로 밀려나지 않고 목적지까지 안전하게 이동할 수 있는 자전거 친화적 환경이 자리 잡은 것이다. 실제 서울 지하철 5호선 마곡역에서 따릉이를 빌려서 인근을 달려보니 공사 중인 일부 구간을 제외하면 보행자나 자동차와 마주치지 않고도 이동할 수 있었다. 서울식물원과 습지생태공원, 9호선 마곡나루역 등을 지나서 마곡역으로 돌아오는 약 6km에 걸쳐 자전거도로가 끊김 없이 이어졌다. 하지만 마곡지구는 어디까지나 예외적인 사례다. 서울 시내 곳곳을 자전거로 조금만 달려보면 자전거 도로가 예고 없이 끊기는 구간을 만나게 된다. 별다른 안내나 유도선 없이 도로가 끊기면 이용자는 차로로 내려갈지, 보행로로 올라갈지 갈팡질팡하게 된다. 차로는 자동차가 위협적이고, 보행로로 올라타면 보행자 안전을 침범하는 악순환이 매번 반복되는 셈이다. 전문가들은 진정한 의미의 연속성은 자전거 도로의 물리적 연결뿐만 아니라 ‘정보의 연속성’까지 포함하는 개념이라고 강조했다. 도로가 끊기는 지점에서 이용자가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명확한 노면 표시와 표지판으로 가이드라인을 줘야 한다는 제언이다. 정경옥 한국교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현재의 도로교통법은 자동차가 자전거를 추월할 때 ‘안전한 간격’을 두라는 식의 모호한 기준뿐”이라며 “외국처럼 1∼1.5m 등 구체적인 이격 기준을 제도화해 자전거 이용자가 차도 주행 시 느끼는 공포감을 줄여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최근 미국 뉴욕시도 자전거 도로의 연속성 강화에 나섰다. 뉴욕시 교통국은 ‘72번가 보호형 자전거 도로 계획안’을 통해 맨해튼 서쪽 허드슨강 변과 센트럴파크, 동쪽 어퍼이스트사이드 요크애비뉴를 하나로 잇는 동서축 자전거 연결망 구축 계획을 발표했다. 뉴욕시는 ‘끊기지 않는 자전거 네트워크’가 자전거를 레저가 아닌 일상적인 교통수단으로 정착시키는 핵심 인프라라고 보고 있다. 이에 따라 기존처럼 차도 가장자리에 선만 긋는 방식 대신에 차량, 주차 공간, 보행 공간과 물리적으로 분리된 양방향 보호형 자전거 도로를 설치하기로 했다.공동 기획: 행정안전부 국토교통부 경찰청 소방청 서울시 한국교통안전공단 손해보험협회 한국도로공사 한국도로교통공단 한국교통연구원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교통 문화를 개선하기 위해 독자 여러분의 제보와 의견을 e메일(lifedriving@donga.com)로 받습니다.특별취재팀▽팀장 권구용 사회부 기자 9dragon@donga.com▽김윤진(국제부) 기자 kyj@donga.com임유나(산업2부) 기자 imyou@donga.com주현우(경제부) 기자 woojoo@donga.com최효정(사회부) 기자 hyoehyoe22@donga.com한채연(산업1부) 기자 chaezip@donga.com}

‘게임 세상으로 통하는 차원의 문이라도 열린 것일까.’ 8일 오후 3시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월드파크 잔디광장. 비눗방울이 흩날리는 잔디밭 위로 ‘메이플 스토리’ 게임 속에서 보던 형형색색의 버섯 몬스터들이 하나둘 모습을 드러냈다. 아이들은 주황버섯 풍선을 흔들며 조형물 사이를 뛰어다녔고, 부모들은 스마트폰을 꺼내 연신 셔터를 눌렀다. “메이플이 아직도 있네.” “어릴 때 진짜 많이 했는데.” 잔디밭 곳곳에서 옛 추억을 떠올리는 대화가 오갔다. 평일 낮 시간대였지만 귀여운 캐릭터에 이끌려 발걸음을 멈춘 일반 방문객부터, 메이플 대륙을 누비던 20∼30대 게임 유저들까지 잔디광장은 종일 사람들로 북적였다. 이곳은 넥슨이 마련한 ‘헤네시스 머쉬룸 파크’. 메이플스토리의 대표 몬스터인 주황버섯과 좀비버섯이 잔디광장을 게임 속 마을 ‘헤네시스’로 착각해 점령했다는 설정으로 꾸며졌다. 넥슨은 지난달 22일부터 이달 21일까지 ‘메이플 어택! 위드 롯데’를 진행하며 잠실 일대를 메이플스토리 세계관으로 꾸미고 있다. 최근 게임업계가 게임 캐릭터와 세계관 등을 적극적으로 ‘오프라인’, 현실 공간으로 옮겨오고 있다. 국내 게임 이용률이 절반 수준까지 떨어지자 게임 안에서 이용자를 기다리는 대신 팝업스토어와 체험 공간, 테마존 등으로 비게이머에게 먼저 다가가고 있는 것이다. 게임을 하지 않는 사람도 캐릭터와 세계관을 자연스럽게 접하게 함으로써 신규 이용자를 끌어들이고, 게임 캐릭터 등 지식재산(IP)의 영향력도 함께 키우겠다는 구상이다. 달라진 여가 환경에 게임 산업은 위기를 마주하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의 ‘2025 게임 이용자 실태조사’에 따르면 국내 게임 이용률은 2022년 74.4%에서 2025년 50.2%로 떨어졌다. 게임을 하지 않는 이유로는 이용 시간 부족(44.0%), 게임에 대한 흥미 감소(36.0%), 대체 여가 활동의 등장(34.9%) 등이 꼽혔다. 숏폼 영상과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여행·공연·전시 등 즐길 거리가 늘어나면서 게임이 밀려나기 시작한 것. 이에 게임사들은 오프라인 행사를 바꾸고 있다. 과거에는 충성 이용자와 만나는 팬 서비스 무대, ‘그들만의 리그’에 머물렀다. 하지만 이제 게임 캐릭터와 세계관을 내세우며 팝업스토어와 전시회를 열고, 외부 브랜드와의 협업에 나선다. 게임을 하지 않는 사람까지 끌어들이며 ‘IP 팬 만들기’에 나선 것이다. 크래프톤은 젊은 세대가 선호하는 서울 성동구 성수동에 배틀그라운드 IP를 활용한 복합 문화 공간 ‘펍지 성수’를 운영하며 공연과 전시, 브랜드 협업 등을 선보이고 있다. 지난달에는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8주년을 맞이해 기아와 협업해 RC카 레이싱과 레이저 배틀 등 참여형 프로그램을 마련했고, 행사 기간 약 6000명이 방문했다.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의 플레이 경험을 펍지 성수라는 실제 공간에서 즐길 수 있도록 기획한 것이 주효한 것. 데브시스터즈도 잠실 롯데월드 아쿠아리움과 손잡고 ‘쿠키런 in 롯데월드 아쿠아리움: 바다모험전’을 열었다. 아쿠아리움 곳곳을 쿠키런 캐릭터로 꾸미고 9개 테마존과 증강현실(AR), 스탬프 투어, 굿즈 판매 등을 선보이며 게임 밖에서도 IP를 즐길 수 있도록 했다. 이미 포켓몬과 슈퍼마리오 등 글로벌 게임 캐릭터들은 게임 속 캐릭터를 넘어 강력한 IP로 성장했다. 게임을 하지 않아도 캐릭터와 세계관을 소비하는 이용자가 늘면서 하나의 문화 콘텐츠로 자리 잡았다. 지난달 1일 성수동에서 열린 포켓몬 30주년 이벤트 ‘포켓몬스터 메가페스타’에는 약 16만 명이 몰리면서 행사가 잠시 중단되기도 했다. 슈퍼마리오 역시 영화와 테마파크, 굿즈 사업 등으로 영역을 넓힌 게임 IP의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 꼽힌다.한채연 기자 chaezip@donga.com}

‘게임 세상으로 통하는 차원의 문이라도 열린 것일까.’ 8일 오후 3시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월드파크 잔디광장. 비눗방울이 흩날리는 잔디밭 위로 ‘메이플 스토리’ 게임 속에서 보던 형형색색의 버섯 몬스터들이 하나둘 모습을 드러냈다. 아이들은 주황버섯 풍선을 흔들며 조형물 사이를 뛰어다녔고, 부모들은 스마트폰을 꺼내 연신 셔터를 눌렀다. “메이플이 아직도 있네.” “어릴 때 진짜 많이 했는데.” 잔디밭 곳곳에서 옛 추억을 떠올리는 대화가 오갔다. 평일 낮 시간대였지만 귀여운 캐릭터에 이끌려 발걸음을 멈춘 일반 방문객부터, 메이플 대륙을 누비던 20~30대 게임 유저들까지 잔디광장은 종일 사람들로 북적였다. 이곳은 넥슨이 마련한 ‘헤네시스 머쉬룸 파크’. 메이플스토리의 대표 몬스터인 주황버섯과 좀비버섯이 잔디광장을 게임 속 마을 ‘헤네시스’로 착각해 점령했다는 설정으로 꾸며졌다. 넥슨은 지난달 22일부터 이달 21일까지 ‘메이플 어택! 위드 롯데’를 진행하며 잠실 일대를 메이플스토리 세계관으로 꾸미고 있다. 최근 게임업계가 게임 캐릭터와 세계관 등을 적극적으로 ‘오프라인’, 현실공간으로 옮겨오고 있다. 국내 게임 이용률이 절반 수준까지 떨어지자 게임 안에서 이용자를 기다리는 대신, 팝업스토어와 체험 공간, 테마존 등으로 비게이머에게 먼저 다가가고 있는 것이다. 게임을 하지 않는 사람도 캐릭터와 세계관을 자연스럽게 접하게 함으로써 신규 이용자를 끌어들이고, 게임 캐릭터 등 IP(지적재산)의 영향력도 함께 키우겠다는 구상이다. 달라진 여가 환경에 게임 산업은 위기를 마주하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의 ‘2025 게임이용자 실태조사’에 따르면 국내 게임 이용률은 2022년 74.4%에서 2025년 50.2%로 떨어졌다. 게임을 하지 않는 이유로는 이용시간 부족(44.0%), 게임에 대한 흥미 감소(36.0%), 대체 여가 활동의 등장(34.9%) 등이 꼽혔다. 숏폼 영상과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여행·공연·전시 등 즐길 거리가 늘어나면서 게임이 밀려나기 시작한 것. 이에 게임사들은 오프라인 행사를 바꾸고 있다. 과거에는 충성 이용자와 만나는 팬 서비스 무대, ‘그들만의 리그’에 머물렀다. 하지만 이제 게임 캐릭터와 세계관을 내세우며 팝업스토어와 전시회를 열고, 외부 브랜드와의 협업에 나선다. 게임을 하지 않는 사람까지 끌어들이며 ‘IP 팬 만들기’에 나선 것이다. 크래프톤은 젊은 세대가 선호하는 서울 성수동에 배틀그라운드 IP를 활용한 복합 문화 공간 ‘펍지 성수’를 운영하며 공연과 전시, 브랜드 협업 등을 선보이고 있다. 지난달에는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8주년을 맞이해 기아와 협업해 RC카 레이싱과 레이저 배틀 등 참여형 프로그램을 마련했고, 행사 기간 약 6000명이 방문했다.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의 플레이 경험을 펍지 성수라는 실제 공간에서 즐길 수 있도록 기획한 것이 주효한 것. 데브시스터즈도 잠실 롯데월드 아쿠아리움과 손잡고 ‘쿠키런 in 롯데월드 아쿠아리움: 바다모험전’을 열었다. 아쿠아리움 곳곳을 쿠키런 캐릭터로 꾸미고 9개 테마존과 증강현실(AR), 스탬프 투어, 굿즈 판매 등을 선보이며 게임 밖에서도 IP를 즐길 수 있도록 했다. 이미 포켓몬과 슈퍼마리오 등 글로벌 게임 캐릭터들은 게임 속 캐릭터를 넘어 강력한 IP로 성장했다. 게임을 하지 않아도 캐릭터와 세계관을 소비하는 이용자가 늘면서 하나의 문화 콘텐츠로 자리 잡았다. 지난달 1일 서울 성수동에서 열린 포켓몬 30주년 이벤트 ‘포켓몬스터 메가페스타’에는 약 16만 명이 몰리면서 행사가 잠시 중단되기도 했다. 슈퍼마리오 역시 영화와 테마파크, 굿즈 사업 등으로 영역을 넓힌 게임 IP의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 꼽힌다. 한채연 기자 chaezip@donga.com}

카카오 노조가 2006년 창사 이래 처음으로 파업에 돌입한 데 이어 29일 추가 파업을 예고했다.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카카오지회(카카오 노조)는 10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3시까지 부분 파업을 진행한 데 이어 29일에는 조합원이 업무 시스템에서 일제히 로그아웃하는 방식의 추가 파업에 나설 계획이다. 성과급 산정 방식을 둘러싼 노사 갈등이 경영진 책임론과 고용안정 문제로 확산되며 장기화하는 양상이다. 10일 낮 12시 경기 성남시 판교역 광장. 검은색 티셔츠를 맞춰 입은 카카오 노조 조합원 약 500명이 일제히 행진에 나섰다. 조합원들은 ‘카카오 파업 승리로 공동교섭 쟁취하자’고 적힌 손팻말을 들고 ‘무책임한 경영진은 퇴진하라’는 현수막을 앞세운 채 대왕판교로를 따라 약 2.2km를 행진했다. 점심시간을 맞아 거리로 나온 판교 직장인들이 발걸음을 멈추고 이를 지켜봤다. 이날 파업에는 카카오 본사를 비롯해 카카오페이, 카카오엔터프라이즈, 디케이테크인, 엑스엘게임즈 등 5개 법인 조합원들이 참여했다. 지난달 27일 경기지방노동위원회 조정 중지 결정으로 쟁의권을 확보한 노조는 이달 1일 파업 계획을 발표했으며, 이후 추가 교섭에서도 사측과 견해차를 좁히지 못하면서 결국 파업에 나섰다. 노조에 따르면 오전 10시부터 오후 3시까지 진행된 부분 파업에는 현장 집회 참가 인원 800명을 포함해 약 1500명이 온·오프라인으로 동참했다. 해당 수치는 중복 집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은 노조 측 추산치다. 노사는 임금·단체협약 교섭 과정에서 지난해 영업이익의 몇 퍼센트를 성과급 재원으로 활용할지와 양도제한조건부주식(RSU)의 성과급 포함 여부를 두고 맞섰지만 끝내 접점을 찾지 못했다. 이날 거리로 나온 조합원들의 목소리는 경영진을 향했다. 박성의 카카오지회 부지회장은 “(오늘의 파업은) 돈 몇 푼 때문이 아니다”라며 “경영 실패는 경영진의 판단에서 비롯됐는데 왜 그 결과인 구조조정과 정리해고의 고통은 오롯이 노동자들이 감내해야 하느냐”고 말했다. 카카오 노조는 29일 추가 파업을 이어간다. 서승욱 카카오지회장은 백브리핑에서 “6월 29일 로그오프데이를 준비하고 있다”며 “업무 툴에서 일제히 로그아웃하고 하루 동안 오프(연차)를 사용하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박 부지회장은 “업무 툴에서 로그오프되면 서비스 장애 발생 시 대응이 늦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부분 파업이 진행되는 동안에도 카카오톡과 카카오페이 등 주요 플랫폼 서비스는 정상 운영됐다.성남=한채연 기자 chaezip@donga.com}

10일 오전 11시 30분 경기 성남시 판교역 광장. 검은색 티셔츠를 맞춰 입은 카카오 노조 조합원 약 300명이 하나둘 모여들었다. 이들은 ‘카카오 파업 승리로 공동교섭 쟁취하자’고 적힌 피켓을 들고 H스퀘어까지 약 800m 구간을 행진했다. 행렬이 차로를 따라 지나가자 점심시간을 맞아 거리로 나온 판교 직장인들이 걸음을 멈추고 지켜봤다. ‘국민 메신저’를 만드는 회사에서 창사 20년 만에 처음 펼쳐진 풍경이었다.카카오 노조(전국화학섬유식품노조 카카오지회)가 창사 이래 처음으로 파업에 나섰다. 2006년 카카오의 전신인 아이위랩이 설립된 지 약 20년 만이다. 노조는 이날 오전 10시부터 오후 3시까지 부분 파업을 벌이기로 했다. 파업에는 카카오 본사를 비롯해 카카오페이, 카카오엔터프라이즈, 디케이테크인, 엑스엘게임즈 등 5개 법인 조합원이 참여했다. 행진을 마친 조합원들은 낮 12시 30분부터 유스페이스 광장으로 자리를 옮겨 집회를 이어간다. 노조는 오후 집회에 추가로 합류하는 인원까지 더하면 파업 참여 규모가 총 800여 명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경영 실패 책임지라”…고용안정 요구파업의 발단은 성과급이었다. 노사는 임금·단체협약 교섭에서 지난해 영업이익의 몇 %를 성과급 재원으로 삼을지를 놓고 맞서다 끝내 접점을 찾지 못했다. 노조는 영업이익의 13~14%에 해당하는 1인당 약 1000만 원의 성과급을 요구하면서, 사측이 지급해 온 500만 원 규모의 양도제한조건부주식(RSU)은 여기에 포함하지 말 것을 요구했다. 반면 사측은 RSU를 포함한 영업이익의 약 10%를 제시하며 “노조가 요구하는 보상안 규모가 회사 경영에 큰 부담이 되는 수준”이라고 맞섰다. 미래 투자 여력과 주주가치를 고려하면 성과 보상은 지속 가능한 범위여야 한다는 논리다. 지난달 27일 경기지방노동위원회 조정 중지로 쟁의권을 확보한 노조는 이달 1일 파업 계획을 발표했고, 이후 추가 교섭에서도 입장 차는 좁혀지지 않았다.이처럼 교섭 테이블의 쟁점이 숫자였다면, 거리로 나온 조합원들의 목소리는 경영진을 향했다. 행진에 앞서 현장에 마련된 커피차에는 “고용불안 성과독점 경영진은 퇴진하라 모두가 모든 것을 멈춰!”라는 문구가 붙어 있었고, 행진 내내 “고용안정 쟁취! 무책임한 경영진 퇴진!”이라는 구호가 거리에 울려 퍼졌다. 앞서 노조는 파업을 예고하며 “지속적인 경영 실패로 매각과 분사, 구조조정이 반복되고 있다”며 “잘못된 의사결정으로 고용 불안을 초래하고도 압도적인 보상을 독점하는 경영진 중심의 보상체계를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성과급 갈등 이면에 전현직 경영진의 거듭된 판단 착오가 근로환경 악화와 내부 혼란으로 이어졌다는 불신이 쌓여 있었다는 얘기다. 실제 노조에 따르면 분사한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구조조정을 거치며 직원이 1200명에서 500명 수준으로 줄었다.● 카톡 차질 가능성 낮아…정부도 점검파업에도 카카오톡 등 주요 서비스가 차질을 빚을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게 카카오 측의 설명이다. 서비스 운영에 필요한 필수 인력이 자리를 지키고 있는 데다 주요 시스템 상당 부분이 자동화돼 있기 때문이다. 카카오 관계자는 “카카오는 수많은 이용자의 일상을 연결하고 소상공인과 파트너들의 비즈니스를 지원하는 플랫폼 기업”이라며 “어떤 상황에서도 이용자 불편이 발생하지 않도록 필요한 대응 체계를 갖추고 안정적인 서비스 운영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도 8일 카카오와 점검회의를 열어 카카오톡, 카카오맵 등 주요 서비스의 비상대응체계와 장애 대응 방안을 살폈다. 다만 노조가 교섭 상황에 따라 파업 수위를 단계적으로 높이겠다고 예고한 만큼, 노사 갈등이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성남=한채연 기자 chaezip@donga.com}
챗GPT 개발사 오픈AI가 기업공개(IPO) 절차에 돌입했다. 최근 앤스로픽이 상장 절차를 밟기 시작한 데 이어 오픈AI까지 가세하면서 생성형 인공지능(AI) 선두 기업들의 증시 입성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8일(현지 시간)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오픈AI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IPO 비공개 신청서를 제출했다. 오픈AI는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를 주관사로 선정해 이르면 올가을 상장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상장에 앞서 임직원들이 보유한 주식을 현금화할 수 있도록 하는 주식 공개 매각(텐더 세일)도 진행할 계획인 것으로 파악됐다. 오픈AI는 “아직 상장 시기를 결정하지 않았으며 비상장 기업으로서 더 쉽게 할 수 있는 일들이 남아 있어 시간이 걸릴 수 있다”면서도 “필요할 경우 더 빨리 상장할 수 있는 선택권을 확보하기 위해 이번 절차를 진행한 것”이라고 밝혔다. 오픈AI는 2022년 말 챗GPT 출시로 생성형 AI 열풍을 주도했지만 최근 앤스로픽과 구글 등 경쟁사들의 거센 추격에 부딪힌 상황이다. 오픈AI가 내부 매출 및 이용자 성장 목표 달성에 어려움을 겪고 주요 임원들의 이탈을 겪는 사이, 앤스로픽은 클로드 코드를 앞세워 기업용 AI 시장에서 빠르게 영향력을 확대했다. 앤스로픽은 한발 앞서 1일 IPO 비공개 신청서를 제출했으며, 최근 시리즈H 투자 라운드에선 기업가치 9650억 달러(약 1325조 원)를 인정받아 처음으로 오픈AI를 앞질렀다. 오픈AI의 이번 IPO는 AI 데이터센터와 연산 인프라 구축에 필요한 막대한 투자 재원을 확보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다만 스페이스X 등 대규모 IPO가 잇따르고 있어 오픈AI의 투자금 확보가 녹록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한채연 기자 chaezip@donga.com}

챗GPT 개발사 오픈AI가 기업공개(IPO) 절차에 돌입했다. 최근 앤스로픽이 상장 절차를 밟기 시작한데 이어 오픈AI까지 가세하면서 생성형 인공지능(AI) 선두 기업들의 증시 입성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8일(현지 시간)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오픈AI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IPO 비공개 신청서를 제출했다. 오픈AI는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를 주관사로 선정해 이르면 올 가을 상장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상장에 앞서 임직원들이 보유한 주식을 현금화할 수 있도록 하는 주식 공개 매각(텐더 세일)도 진행할 계획인 것으로 파악됐다. 오픈AI는 “아직 상장 시기를 결정하지 않았으며 비상장 기업으로서 더 쉽게 할 수 있는 일들이 남아 있어 시간이 걸릴 수 있다”면서도 “필요할 경우 더 빨리 상장할 수 있는 선택권을 확보하기 위해 이번 절차를 진행한 것”이라고 밝혔다. 오픈AI는 2022년 말 챗GPT 출시로 생성형 AI 열풍을 주도했지만 최근 앤스로픽과 구글 등 경쟁사들의 거센 추격에 부딪힌 상황이다. 오픈AI가 내부 매출 및 이용자 성장 목표 달성에 어려움을 겪고 주요 임원들의 이탈을 겪는 사이, 앤스로픽은 클로드 코드를 앞세워 기업용 AI 시장에서 빠르게 영향력을 확대했다. 앤스로픽은 한발 앞서 1일 IPO 비공개 신청서를 제출했으며 최근 시리즈H 투자 라운드에선 기업가치 9650억 달러(약 1325조 원)를 인정받아 처음으로 오픈AI를 앞질렀다. 오픈AI의 이번 IPO는 AI 데이터센터와 연산 인프라 구축에 필요한 막대한 투자 재원을 확보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다만 스페이스X 등 대규모 IPO가 잇따르고 있어 오픈AI의 투자금 확보가 녹록치 않을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결국 투자자들에게 막대한 AI인프라 투자 비용에 상응하는 성장성과 수익성을 입증하는 것이 핵심 과제가 될 전망이다.한채연 기자 chaezip@donga.com}

5일 경기 파주시 월롱면 LG유플러스 인공지능 데이터센터(AIDC) 건설 현장. ‘LG로’ 도로 옆 입구를 지나 단지로 들어서니 지하 1층∼지상 5층 5개 동, 연면적 약 15만2000㎡로 상암 월드컵경기장(16만6000㎡)에 맞먹는 거대한 규모가 눈앞에 펼쳐졌다. 4층 구조물을 올리는 작업이 한창인 전산 1동 주변으로 타워크레인 5대가 자재를 나르고, 콘크리트 타설에 분주한 펌프카들이 오갔다. 가장 먼저 문을 열 1동(50MW)도 준공을 1년여 앞두고 있지만, 폭발적인 AI 인프라 수요를 입증하듯 이미 글로벌 기업 및 주요 기업들을 중심으로 입주 계약이 ‘완판’됐다. ● 서버 한 대가 수백 대 전력 삼킨다 전체 단지 공정은 약 20%로, 인근 변전소에서 200MW 전력을 안정적으로 끌어오게 돼 다른 수도권 AIDC와 달리 안정적인 전력 인프라를 확보했다. 엔비디아 블랙웰 B200 기준 GPU(그래픽처리장치) 약 7만 장을 수용할 수 있는 것. LG유플러스는 2027년 6월까지 전산 1동과 부속동을 준공한 뒤 2∼4동을 차례로 늘려, 수도권 인구 전체가 생성형 AI를 쓸 수 있는 하이퍼스케일러(초거대 데이터센터 운영 기업)급 센터로 키운다는 구상이다. 이를 통해 2030년까지 AI 데이터센터 사업 누적 수주 5조 원을 올린다는 목표다. 파주 AIDC는 랙(서버를 쌓아 올리는 선반)당 전력 밀도부터 기존 센터와 차원이 다르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우정 LG유플러스 AIDC기술·운영담당은 “평촌 데이터센터가 랙당 10kW 수준이었다면 파주는 그 10배인 100kW 이상, 최대 200kW까지 감당한다”고 말했다. 고전압이 몰리는 만큼 ‘발열을 어떻게 다스리느냐’도 AIDC 성패의 관건으로 꼽힌다. AI 작업의 중심이 학습에서 추론으로 옮겨가며 전력과 발열량은 더 크게 늘고 있다. 실제로 엔비디아의 로드맵에 따르면 랙당 전력 사용량은 2028년 1MW까지 불어날 것으로 점쳐진다. 일반 서버 수백 대가 나눠 쓰던 전력을 AI 서버 랙 한 대가 통째로 빨아들이는 셈이다. 그래서 LG유플러스는 냉각 시설을 공기로 열을 식히는 공랭에 LG전자와 협력해 D2C(Direct to Chip) 방식 액체냉각을 더한 하이브리드 구조로 설계했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자체 실증 결과 기존 공랭보다 에너지 효율이 약 24% 좋아졌다”고 설명했다.● ‘서버 임대’ 넘어… 전력·냉각이 경쟁력 파주 AIDC의 냉각 설비, 배터리, 전력 설비 등 핵심 장비는 모두 ‘원(One) LG’ 생태계로 채워질 예정이다. 안형균 LG유플러스 엔터프라이즈 AI사업그룹장은 “AI 데이터센터는 설계부터 전기·냉방 구축, 운영, 고객 서비스까지 모두 해낼 수 있는 사업자가 많지 않다”며 “국내 AIDC 시장이 여러 지역으로 커질 것인 만큼, 그룹사가 저마다의 역량으로 시장을 함께 키우겠다”고 말했다. 기존 인터넷데이터센터(IDC)가 서버 공간과 전력, 네트워크를 빌려주는 ‘부동산 임대업(코로케이션)’이었다면, 이제 GPU 자원 관리와 전력·냉각 인프라, 운영 플랫폼까지 묶어 파는 ‘종합 인프라’로서의 AIDC를 공급하겠다는 목표다. AI 인프라를 둘러싼 경쟁은 이미 뜨겁다. LG유플러스의 AIDC 설계·구축·운영 사업에 맞서 SK텔레콤은 GPU를 필요한 만큼 빌려 쓰는 구독형 GPUaaS(GPU-as-a-Service)를, KT클라우드는 GPU 서버와 전용 네트워크·운영 플랫폼·유지보수를 묶은 ‘콜로닷 AI(Colo.AI)’를 앞세우고 있다.파주=한채연 기자 chaezip@donga.com}

5일 경기 파주시 월롱면 LG유플러스 인공지능 데이터센터(AIDC) 건설 현장. ‘LG로’ 도로 옆 입구를 지나 단지로 들어서니 지하 1층∼지상 5층 5개 동, 연면적 약 15만2000㎡로 상암 월드컵경기장(16만6000㎡)에 맞먹는 거대한 규모가 눈앞에 펼쳐졌다. 4층 구조물을 올리는 작업이 한창인 전산 1동 주변으로 타워크레인 5대가 자재를 나르고, 콘크리트 타설에 분주한 펌프카들이 오갔다. 가장 먼저 문을 열 1동(50MW)도 준공을 1년여 앞두고 있지만, 폭발적인 AI 인프라 수요를 입증하듯 이미 글로벌 기업 및 주요 기업들을 중심으로 입주계약이 ‘완판’됐다. ● 서버 한 대가 수백 대 전력 삼킨다전체 단지 공정률은 약 20%로, 인근 변전소에서 200MW 전력을 안정적으로 끌어오게 돼 다른 수도권 AIDC와 달리 안정적인 전력 인프라를 확보했다. 엔비디아 블랙웰 B200 기준 GPU(그래픽처리장치) 약 7만 장을 수용할 수 있는 것. LG유플러스는 2027년 6월까지 전산 1동과 부속동을 준공한 뒤 2∼4동을 차례로 늘려, 수도권 인구 전체가 생성형 AI를 쓸 수 있는 하이퍼스케일러(초거대 데이터센터 운영 기업)급 센터로 키운다는 구상이다. 이를 통해 2030년까지 누적 수주 5조 원을 올린다는 목표다.파주 AI DC는 랙(서버를 쌓아 올리는 선반)당 전력 밀도부터 기존 센터와 차원이 다르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우정 LG유플러스 AIDC기술·운영담당은 “평촌 데이터센터가 랙당 10kW 수준이었다면 파주는 그 10배인 100kW 이상, 최대 200kW까지 감당한다”고 말했다.고전압이 몰리는 만큼 ‘발열을 어떻게 다스리느냐’도 AI 데이터센터 성패의 관건으로 꼽힌다. AI 작업의 중심이 학습에서 추론으로 옮겨가며 전력과 발열량은 더 크게 늘고 있다. 실제로 엔비디아의 로드맵에 따르면 랙당 전력 사용량은 2028년 1MW까지 불어날 것으로 점쳐진다. 일반 서버 수백 대가 나눠 쓰던 전력을 AI 서버 랙 한 대가 통째로 빨아들이는 셈이다.그래서 LG유플러스는 냉각 시설을 공기로 열을 식히는 공랭에 LG전자와 협력해 D2C(Direct to Chip) 방식 액체냉각을 더한 하이브리드 구조로 설계했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자체 실증 결과 기존 공랭보다 에너지 효율이 약 24% 좋아졌다”고 설명했다.● ‘서버 임대’ 넘어…전력·냉각이 경쟁력파주 AIDC의 냉각 설비, 배터리, 전력 설비 등 핵심 장비는 모두 ‘원(One) LG’ 생태계로 채워질 예정이다. 안형균 LG유플러스 엔터프라이즈 AI사업그룹장은 “AI 데이터센터는 설계부터 전기·냉방 구축, 운영, 고객 서비스까지 모두 해낼 수 있는 사업자가 많지 않다”며 “국내 AIDC 시장이 여러 지역으로 커질 것인 만큼, 그룹사가 저마다의 역량으로 시장을 함께 키우겠다”고 말했다. 기존 인터넷데이터센터(IDC)가 서버 공간과 전력, 네트워크를 빌려주는 ‘부동산 임대업(코로케이션)’이었다면, 이제 GPU와 전력·냉각 인프라, 운영 플랫폼까지 묶어 파는 ‘종합 인프라’로서의 AIDC를 공급하겠다는 목표다. AI 인프라를 둘러싼 경쟁은 이미 뜨겁다. LG유플러스의 AIDC 설계·구축·운영 사업에 맞서 SK텔레콤은 GPU를 필요한 만큼 빌려 쓰는 구독형 GPUaaS(GPU-as-a-Service)를, KT클라우드는 GPU 서버와 전용 네트워크·운영 플랫폼·유지보수를 묶은 ‘콜로닷 AI(Colo.AI)’를 앞세우고 있다.파주=한채연 기자 chaezip@donga.com}

앤스로픽이 전 세계 주요 인공지능(AI) 연구소들을 향해 AI 개발 속도를 늦추거나 일시 중단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AI가 인간의 개입 없이 스스로 성능을 개선하는 ‘재귀적 자기개선’ 단계에 예상보다 빠르게 도달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4일(현지 시간) 자사 블로그를 통해 앤스로픽 연구기관인 ‘앤스로픽 인스티튜트’의 마리나 파바로 연구총괄과 잭 클라크 앤스로픽 공동창업자는 “AI 안전성 연구와 사회 제도가 기술 발전 속도를 따라갈 수 있도록 최첨단 AI 개발을 늦추거나 일시 중단할 수 있는 선택지를 확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이들은 AI 개발 속도를 조절하기 위한 국제적 합의와 경쟁사들이 이를 실제로 준수하는지 확인할 수 있는 검증 체계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앤스로픽은 최첨단 AI 모델의 발전 속도가 매우 빠르며 현재 기술 발전 흐름이 재귀적 자기개선 단계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아직 재귀적 자기개선이 현실화된 것은 아니지만 관련 사회 제도와 안전장치가 마련되기 전에 나타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잭 클라크 공동창업자도 최근 강연에서 “이 같은 기술은 인류 역사상 존재한 적이 없으며 향후 2년 안에 등장할 수도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재귀적 자기개선은 AI가 더 뛰어난 AI를 설계하고 훈련하는 과정을 반복하며 스스로 발전하는 현상을 뜻한다. AI 업계에서는 인간 수준의 범용인공지능(AGI) 이후 나타날 수 있는 핵심 변곡점으로 꼽히지만, 일각에서는 과도한 우려라는 반론도 제기된다. 메타의 전 최고 AI 과학자인 얀 르쿤은 현재 대규모언어모델(LLM) 기반 시스템이 인간 수준의 지능에 도달하기 어렵다고 주장해 왔다. 한채연 기자 chaezip@donga.com}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리는 두산베어스 안방경기에 시구자로 나선다.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은 시타를 맡기로 했다. 두산그룹은 황 CEO가 7일 열리는 키움히어로즈와의 정규시즌 안방경기에서 시구, 박 회장이 시타에 나선다고 4일 밝혔다. 황 CEO는 평소 야구에 대한 관심이 각별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 메이저리그와 대만 프로야구 경기에서도 시구를 한 적이 있다. 이번 두산 안방경기에선 엔비디아 창립연도(1993년)를 의미하는 93번을 새긴 두산베어스 유니폼을 입고 마운드에 오른다. 두산베어스 구단주인 박 회장도 대학 시절 야구 동아리에서 2루수로 활약하기도 했다. 그는 두산 창립연도(1896년)를 의미하는 96번을 유니폼에 새기고 타석에 설 예정이다.경기에 앞서 박 회장을 비롯한 주요 두산그룹 계열사 경영진은 별도의 공간에서 황 CEO 등과 환담을 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진다. 엔비디아의 인공지능(AI) 플랫폼과 두산의 로보틱스 기술 협력 등 피지컬 AI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시구 이후 황 CEO는 엔비디아 직원 약 200명과 함께 야구 경기를 관람할 예정이다. 이번 이벤트는 엔비디아 측의 요청으로 성사된 것으로 알려졌다. 엔비디아 측에서 시구를 제안하자, 두산그룹이 박 회장의 시타로 화답한 것이다. 두산베어스 안방경기에서 기업인들이 시구와 시타를 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한편 게임업계에 따르면 황 CEO는 7일 장병규 크래프톤 이사회 의장, 이강욱 최고인공지능책임자(CAIO), 장태석 ‘배틀그라운드’ 지식재산권(IP) 프랜차이즈 총괄 등과도 회동을 가진다. 아울러 황 CEO는 리그 오브 레전드의 황제로 불리는 프로 게이머 ‘페이커’ 이상혁과도 만남을 추진 중이다.변종국 기자 bjk@donga.com한채연 기자 chaezip@donga.com}
메디포스트는 골관절염 줄기세포 치료제 ‘카티스템’이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품목허가를 위한 임상 3상을 단일 임상시험으로 진행할 수 있도록 승인받았다고 4일 밝혔다. FDA가 신약 허가 과정에서 통상 두 건 이상의 독립적인 임상 3상 결과를 요구하는 점을 고려하면 개발 기간과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메디포스트는 한국과 일본에서 확보한 임상시험 결과와 투약 후 3년이 지난 국내 환자 약 560명의 치료 데이터를 바탕으로 한 실사용근거를 FDA에 제출해 이번 결정을 이끌어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미국 임상 3상 대상 환자 수는 기존 600명에서 300명 수준으로 절반가량 줄어들고, 임상 기간도 약 48개월에서 42∼45개월로 단축돼 상업화 시점을 앞당길 수 있을 전망이다. 임상 규모 축소에 따라 전체 개발 비용 역시 기존 대비 20∼30% 절감될 것으로 예상된다.한채연 기자 chaezip@donga.com}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리는 두산베어스 홈경기에 시구자로 나선다.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은 시타를 맡기로 했다. 두산그룹은 황 CEO가 7일 열리는 키움히어로즈와의 정규시즌 홈 경기에서 시구, 박 회장이 시타에 나선다고 4일 밝혔다. 젠슨 황 CEO는 평소 야구에 대한 관심이 각별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 메이저리그와 대만 프로야구 경기에서도 시구를 한 적도 있다. 이번 두산 홈 경기에선 엔비디아 창립연도(1993년)를 의미하는 93번을 새긴 두산베어스 유니폼을 입고 마운드에 오른다. 두산베어스 구단주인 박 회장도 대학 시절 야구 동아리에서 2루수로 활약하기도 했다. 그는 두산 창립연도(1896년)를 의미하는 96번을 유니폼에 새기고 타석에 설 예정이다.경기에 앞서 박 회장을 비롯한 주요 두산그룹 계열사 경영진들은 별도의 공간에서 황 CEO 등과 환담을 가질 예정인 것으로 전해진다. 엔비디아의 인공지능(AI) 플랫폼과 두산의 로보틱스 기술 협력 등 피지컬AI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전망이다. 시구 이후 황 CEO는 엔비디아 직원들 약 200명과 함께 야구 경기를 관람할 예정이다. 이번 이벤트는 엔비디아 측의 요청으로 성사된 것으로 알려졌다. 엔비디아 측에서 시구를 제안하자, 두산그룹이 박 회장의 시타로 화답한 것이다. 두산베어스 홈경기에서 기업인들이 시구와 시타를 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한편 게임업계에 따르면 젠슨 황 CEO는 이번 주 서울에서 장병규 크래프톤 의장, 이강욱 최고인공지능책임자(CAIO), 장태석 ‘배틀그라운드’ 지식재산권(IP) 프랜차이즈 총괄 등과도 회동을 가진다. 피지컬 AI를 비롯한 휴머노이드 로봇 사업과 엔비디아의 AI PC 브랜드 ‘RTX 스파크’ 기반 게이밍 협력 방안이 주요 안건이 될 전망이다.변종국 기자 bjk@donga.com한채연 기자 chaezip@donga.com}

메디포스트는 골관절염 줄기세포 치료제 ‘카티스템’이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품목허가를 위한 임상 3상을 단일 임상시험으로 진행할 수 있도록 승인받았다고 4일 밝혔다. FDA가 신약 허가 과정에서 통상 두 건 이상의 독립적인 임상 3상 결과를 요구하는 점을 고려하면 개발 기간과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메디포스트는 한국과 일본에서 확보한 임상시험 결과와 투약 후 3년이 지난 국내 환자 약 560명의 치료 데이터를 바탕으로 한 실사용근거를 FDA에 제출해 이번 결정을 이끌어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미국 임상 3상 대상 환자 수는 기존 600명에서 300명 수준으로 절반가량 줄어들고, 임상 기간도 약 48개월에서 42~45개월로 단축돼 상업화 시점을 앞당길 수 있을 전망이다. 임상 규모 축소에 따라 전체 개발 비용 역시 기존 대비 20~30% 절감될 것으로 예상된다.한채연 기자 chaezip@donga.com}

국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티빙’에서 회원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발생했다. 티빙은 3일 “전날 신원 미상의 해커가 개인정보가 저장된 데이터베이스(DB)에 접속해 개인정보 파일을 외부로 전송했다”고 밝혔다. 유출된 개인정보는 회원 아이디(ID)와 이름, 생년월일, 성별, 휴대전화 번호, 이메일, 환불 계좌번호, 비밀번호, 연계정보(CI), 중복가입확인정보(DI) 등이다. 티빙 측은 이와 관련해 “주민등록번호와 결제 관련 유효 정보는 유출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현재 티빙은 구체적인 피해 규모를 파악하고 있다. 4월 기준 티빙의 월간활성이용자(MAU) 수는 약 770만 명이며 이 중 상당수 이용자가 피해를 입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티빙에 따르면 회사는 2일 사고를 인지한 뒤 관련 법령에 따라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에 신고했으며, 3일 오전 1시경 홈페이지에 공지했다. 이후 정확한 사고 원인과 영향 범위 등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 티빙 측은 “현재 공격자 인터넷 프로토콜(IP)의 접근을 차단하고 클라우드 접근 통제 정책을 변경했다”며 “피해 예방을 위해 동일한 계정 정보를 사용하는 다른 서비스의 비밀번호는 바꾸는 게 좋다”고 설명했다. 티빙은 피해 구제를 위한 고객센터도 운영 중이다. 최주희 티빙 대표이사는 “이번 개인정보 유출 사고로 이용자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보안 체계를 원점에서 재점검해, 다시는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민관합동조사단을 구성하고 티빙의 회원정보 유출 사고 조사에 착수했다. KISA는 ‘피해사실 조회’ ‘환불’ 등의 키워드를 활용한 보이스피싱 등 범죄가 우려되므로 주의가 필요하다고 공지했다.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한채연 기자 chaezip@donga.com}

일론 머스크의 우주기업 스페이스X가 기업가치 1조7500억 달러(약 2625조 원)를 목표로 사상 최대 기업공개(IPO)에 도전한다. 3일(현지 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스페이스X는 이르면 12일 나스닥 상장을 목표로 4일부터 기관투자가 대상 로드쇼에 돌입한다. 회사는 주당 135달러에 5억5560만 주를 발행해 총 750억 달러(약 112조5000억 원)를 조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계획대로 상장이 이뤄질 경우 스페이스X의 기업가치는 1조7500억 달러로 평가받게 된다. 이번 상장은 기존 주주의 구주 매각 없이 신주만 발행하는 ‘올 프라이머리’ 방식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조달 자금 전액이 회사로 유입되며 기존 주주들은 상장 직후 보유 지분을 매각할 수 없다. 통상 180일간의 보호예수 기간이 적용되지만, 스페이스X는 실적과 주가 수준에 따라 일부 물량의 보호예수를 단계적으로 해제할 수 있도록 했다. 머스크와 주요 투자자들은 이보다 긴 366일 동안 보유 주식을 처분하지 않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체 공모 물량의 최대 30%를 개인 투자자에게 배정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데, 이는 대형 IPO에서는 보기 드문 수준으로 머스크를 지지하는 개인 투자자층의 참여를 확대해 상장 초기 주가 안정을 꾀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스페이스X는 확보한 자금을 스타링크 위성 인터넷망 확대와 인공지능(AI) 컴퓨팅 자원 확충 등에 투입할 계획이다. 현재 안정적인 수익을 내고 있는 사업은 사실상 스타링크가 유일하지만, 투자자들은 화성 탐사와 우주 기반 AI 데이터센터 등 미래 사업의 성장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1조7500억 달러에 이르는 기업가치 역시 현재 실적보다는 미래 성장성에 대한 기대를 반영한 결과라는 평가가 나온다.한채연 기자 chaezip@donga.com}

일론 머스크의 우주기업 스페이스X가 기업가치 1조7500억 달러(약 2625조 원)를 목표로 사상 최대 기업공개(IPO)에 도전한다.3일(현지 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스페이스X는 이르면 12일 나스닥 상장을 목표로 4일부터 기관투자가 대상 로드쇼에 돌입한다. 회사는 주당 135달러에 5억5560만 주를 발행해 총 750억 달러(약 112조5000억 원)를 조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계획대로 상장이 이뤄질 경우 스페이스X의 기업가치는 1조7500억 달러로 평가받게 된다.이번 상장은 기존 주주의 구주 매각 없이 신주만 발행하는 ‘올 프라이머리’ 방식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조달 자금 전액이 회사로 유입되며 기존 주주들은 상장 직후 보유 지분을 매각할 수 없다. 통상 180일간의 보호예수 기간이 적용되지만, 스페이스X는 실적과 주가 수준에 따라 일부 물량의 보호예수를 단계적으로 해제할 수 있도록 했다. 머스크와 주요 투자자들은 이보다 긴 366일 동안 보유 주식을 처분하지 않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체 공모 물량의 최대 30%를 개인 투자자에게 배정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데, 이는 대형 IPO에서는 보기 드문 수준으로 머스크를 지지하는 개인 투자자층의 참여를 확대해 상장 초기 주가 안정을 꾀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스페이스X는 확보한 자금을 스타링크 위성 인터넷망 확대와 인공지능(AI) 컴퓨팅 자원 확충 등에 투입할 계획이다. 현재 안정적인 수익을 내고 있는 사업은 사실상 스타링크가 유일하지만, 투자자들은 화성 탐사와 우주 기반 AI 데이터센터 등 미래 사업의 성장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1조7500억 달러에 이르는 기업가치 역시 현재 실적보다는 미래 성장성에 대한 기대를 반영한 결과라는 평가가 나온다.한채연 기자 chaezip@donga.com}
자율주행 시대가 성큼 다가오면서 미래 모빌리티 시장의 주도권을 둘러싼 신경전이 거세지고 있습니다. ‘로보택시 시대의 주인은 누구인가’를 놓고 주도권 경쟁이 시작된 것이죠. 지난달 27일 열린 국토교통부 산하 ‘자율주행택시 사회적 협의체’ 회의에서도 갈등이 표면화됐습니다. 렌터카 업계의 협의체 참여 안건이 7 대 5로 부결되자 한국렌터카사업조합연합회는 1일 과거 렌터카 기반 호출 서비스였던 ‘타다’가 택시업계 반발로 사업을 접은 사례를 거론하면서 “‘제2의 타다 사태’가 우려된다”며 반발하고 나섰습니다. 사실 지금은 택시와 렌터카의 역할이 비교적 명확합니다. 택시는 사람을 태워 목적지까지 운송하고, 렌터카는 차량을 빌려주는 사업입니다. 하지만 운전자가 사라지는 완전자율주행 시대에는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스마트폰 앱으로 차량을 호출하면 운전석이 비어 있는 자동차가 스스로 찾아와 목적지까지 데려다주는 세상이 온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이 차량은 택시일까요, 렌터카일까요? 경계가 모호해집니다. 렌터카 업계는 자율주행 시대의 경쟁력이 운전이 아니라 대규모 차량 운영과 정비 역량에 있다며, 렌터카 기업도 자율주행 산업에 기여할 수 있는 만큼 협의체 참여가 필요하다고 주장해 왔습니다. 반면 택시업계는 고용 충격과 ‘택시 면허 체계’ 붕괴 가능성을 고려해 기존 운송 체계의 단계적 전환이 필요하다며, 렌터카 업계의 참여가 굳이 필요하지 않다고 선을 그었죠. 업계에서는 이번 논란이 2020년 ‘타다 사태’와 겹쳐 보인다고 이야기합니다. 새로운 혁신의 물결에 맞선 기존 운송업계 간 업역 갈등이 자율주행 시대에도 되풀이되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반면 해외는 어떨까요. 미국에서는 웨이모가 이미 여러 도시에서 유료 로보택시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고, 중국에서는 바이두의 아폴로 고가 무인 택시 사업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글로벌 시장이 ‘누가 먼저 자율주행 서비스를 상용화할 것인가’를 두고 경쟁하는 동안 국내에서는 여전히 ‘누가 시장에 들어올 수 있는가’를 둘러싼 논쟁이 이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결국 이번 갈등의 핵심은 자율주행 시대에도 현재의 택시 면허 체계를 유지할 것인지, 아니면 새로운 사업자에게 문을 열 것인지에 대한 문제로 보입니다. 서로 다투는 사이 K-로보택시의 골든타임은 속절없이 지나가고 있습니다.한채연 기자 chaezip@donga.com}

넥슨이 투자 전문 법인을 설립하고 게임 산업의 미래를 이끌 스타트업 발굴에 나선다.29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넥슨은 지난달 말 투자 전문 법인 ‘넥슨파트너스’를 설립했다. 넥슨파트너스는 넥슨코리아가 지분 100%를 보유한 자회사로 국내 게임 산업의 초기 투자 활성화를 목적으로 한다.대표이사에는 이정헌 넥슨 일본법인 최고경영자(CEO)가 선임됐다. 사내이사에는 김한준 넥슨코리아 최고투자책임자(CIO)가 이름을 올렸다. 김 CIO는 도이체방크와 맥쿼리 등을 거쳐 2021년 엔씨소프트 투자 담당 전무를 지낸 투자 전문가로 2024년 넥슨코리아에 합류했다. 넥슨파트너스는 피아오얀리 전 텐센트 부사장도 이사로 영입했다. 피아오얀리 이사는 넥슨의 ‘던전앤파이터’와 스마일게이트의 ‘크로스파이어’ 등을 중국 시장에서 성공적으로 안착시키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 인물이다. 과거 텐센트코리아 대표를 맡으며 한국 게임과 중국 시장을 연결하는 가교 역할을 수행한 바 있다.넥슨 관계자는 “유망한 지식재산권(IP)을 발굴하고 개발 인재를 육성할 수 있는 기업을 중심으로 투자할 계획”이라며 “선임된 사내이사들은 투자 대상 법인에 대한 심의와 의사결정에 참여하게 된다”고 밝혔다. 다만 넥슨파트너스의 구체적인 투자 규모와 운용 계획은 공개되지 않았다.한채연 기자 chaezi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