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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을 지워 드립니다.” 영화 ‘이터널 선샤인’의 두 주인공은 서로의 기억을 지우기 위해 특정 기억만 삭제해 주는 회사 ‘라쿠나’를 찾는다. 이처럼 오랜 시간 영화 속 상상에 머물러 있던 ‘선택적 망각’이 인공지능(AI) 업계에서는 현실 과제로 떠올랐다. 방대한 데이터를 닥치는 대로 학습하며 성장해 온 AI가 회사 기밀 정보까지 그대로 ‘기억’해 출력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기업용 AI’에 매진하고 있는 빅테크들 사이에서 민감한 정보만 AI에서 선택적으로 제거하는 ‘언러닝(unlearning)’ 기술이 주목받고 있는 가운데 ‘선택적 망각’ 현실화의 기반이 될 도구도 등장했다. ● 기밀 정보 ‘선택적 망각’하는 AI 나오나 25일(현지 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린 국제학습표현학회(ICLR)에서는 AI가 ‘무엇을 어디에 기억하고 있는지’를 분석할 수 있는 오픈소스 연구 도구 ‘허블’이 공개됐다. ICLR은 2013년 AI 4대 천왕으로 불리는 얀 르쿤 뉴욕대 교수와 요슈아 벤지오 토론토대 교수가 창립한 세계 최고 권위의 AI 학회 중 하나로, 최신 AI 연구 흐름을 가늠하는 바로미터로 평가된다. 로빈 지아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USC) 교수와 독일 막스플랑크 연구진 등이 공동 개발한 ‘허블(Hubble)’은 AI가 특정 데이터를 언제, 어떤 방식으로 학습할 때 더 강하게 기억하는지, 또 반대로 기억이 사라지는지 분석하는 도구다. 쉽게 말해 허블을 이용하면 AI의 암기력을 높이거나 혹은 낮추는 방법을 알 수 있는 것이다. 연구자들이 주목한 것은 암기력을 ‘낮추는’ 쪽이다. 주요 기업들이 업무에 AI를 도입할 때 가장 민감하게 보는 요소가 바로 회사의 기밀 정보 유출 가능성이다. AI가 내부 문서나 고객 데이터를 그대로 기억해 이를 외부에 노출시키는 경우 치명적인 리스크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국제학술지 사이언스는 “대규모언어모델(LLM)이 민감한 정보를 그대로 복사하는 ‘암기’ 문제는 AI 개발자들에게 큰 골칫거리”였다고 언급했다. 허블을 활용하면 AI가 회사의 기밀 정보를 기억하고 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고, 더 나아가 특정 데이터는 암기하지 않도록 설계하거나 선택적으로 기억을 제거하는 ‘언러닝’ 기술 개발로 이어질 수 있다는 평가다. 특히 AI 인프라 구축에 수천만 달러를 쏟아부으며 매출 압박에 시달리고 있는 빅테크들 입장에서 기밀 유출 리스크를 제거한 ‘기업용 AI’는 ‘황금알 낳는 거위’가 될 수 있다. 허블에 대한 관심이 커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우사이먼성일 성균관대 소프트웨어학과·인공지능대학원 교수는 “특정 데이터가 실제로 모델 학습에 영향을 미쳤는지를 확인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언러닝’ 이후 해당 정보가 실제로 제거됐는지를 입증하는 수단으로도 활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 “기억, 무엇을 남겨야 하냐가 핵심” 저작권 소송에도 허블의 영향력이 커질 수 있다는 관측이다. 뉴욕타임스는 오픈AI의 챗GPT가 자사 기사를 그대로 베끼고 복제했다며 저작권 침해 소송을 제기했다. 기존에는 이를 파악하려면 수천만 건의 사용자 대화 기록 등을 분석해야 했지만, 허블과 같은 도구를 활용하면 AI가 데이터를 어떻게 기억하고 활용하고 있는지 기술적으로 빠르게 입증할 수 있다. 업계에서는 그간 ‘미지의 영역’로 여겨졌던 AI 내부의 기억 저장 과정을 들여다볼 수 있는 도구가 등장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평가도 나온다. AI를 보다 통제 가능한 시스템으로 전환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렸다는 것이다. 최병호 고려대 AI연구소 교수는 “(AI의) 기억은 지금도 중요하지만 앞으로는 절대적인 요소가 될 것”이라며 “피지컬 AI나 월드모델(현실세계) 환경에서는 기억의 양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만큼 무엇을 남기고 어떻게 저장할지가 핵심 과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한채연 기자 chaezip@donga.com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기억을 지워 드립니다.” 영화 ‘이터널 선샤인’의 두 주인공은 서로의 기억을 지우기 위해, 특정 기억만 선택적으로 삭제해주는 회사 ‘라쿠나’를 찾는다. 이처럼 오랜 시간 영화 속 상상에 머물러 있던 ‘선택적 망각’이 인공지능(AI) 업계에서는 현실 과제로 떠올랐다. 방대한 데이터를 닥치는 대로 학습하며 성장해온 AI가 회사 기밀 정보까지 그대로 ‘기억’해 출력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기업용 AI’에 매진하고 있는 빅테크들 사이에서 민감한 정보만 AI에서 선택적으로 제거하는 ‘언러닝(unlearning)’ 기술이 주목을 받고 있는 가운데, ‘선택적 망각’ 현실화의 기반이 될 도구도 등장했다. ● 기밀 정보 ‘선택적 삭제’하는 AI 나오나 25일(현지 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린 국제학습표현학회(ICLR)에서는 AI가 ‘무엇을 어디에 기억하고 있는지’를 분석할 수 있는 오픈소스 연구 도구 ‘허블’이 공개됐다. ICLR은 2013년 AI 4대 천왕으로 불리는 얀 르쿤 뉴욕대 교수와 요슈아 벤지오 토론토대 교수가 창립한 세계 최고 권위의 AI 학회 중 하나로, 최신 AI 연구 흐름을 가늠하는 바로미터로 평가된다. 로빈 지아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USC) 교수와 독일 막스플랑크 연구진 등이 공동 개발한 AI 제어 기술 ‘허블(Hubble)’은 AI가 특정 데이터를 언제, 어떤 방식으로 학습할 때 더 강하게 기억하는지 또 반대로 기억이 사라지는지 분석하는 도구다. 쉽게 말해 허블을 이용하면 AI의 암기력을 높이거나 혹은 낮추는 방법을 알 수 있는 것이다. 연구자들이 주목한 것은 암기력을 ‘낮추는’ 쪽이다. 주요 기업들이 업무에 AI를 도입 시 가장 민감하게 보는 요소가 바로 회사의 기밀 정보 유출 가능성이다. AI가 내부 문서나 고객 데이터를 그대로 기억해 이를 외부에 노출시키는 경우 치명적인 리스크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국제학술지 사이언스는 “대규모 언어 모델(LLM)이 민감한 정보를 그대로 복사하는 ‘암기’ 문제는 AI 개발자들에게 큰 골칫거리”였다고 언급했다. 이제 허블을 활용하면 AI가 회사의 기밀 정보를 기억하고 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고, 더 나아가 특정 데이터는 암기하지 않도록 설계하거나 선택적으로 기억을 제거하는 ‘언러닝’ 기술까지 이어질 수 있다. 특히 AI 인프라 구축에 수천만 달러를 쏟아 부으며 매출 압박에 시달리고 있는 빅테크들 입장에서 기밀 유출 리스크를 제거한 ‘기업용 AI’는 ‘황금알 낳는 거위’가 될 수 있다. 허블에 대한 관심이 커질 수 밖에 없는 이유다. 우사이먼성일 성균관대 소프트웨어학과·인공지능대학원 교수는 “특정 데이터가 실제로 모델 학습에 영향을 미쳤는지를 확인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언러닝’ 이후 해당 정보가 실제로 제거됐는지를 입증하는 수단으로도 활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 “기억, 무엇을 남겨야 하냐가 핵심” 저작권 소송에도 허블의 영향력이 커질 수 있다는 관측이다. 뉴욕타임스는 오픈AI의 챗GPT가 자사 기사를 그대로 베끼고 복제했다며 저작권 침해 소송을 제기했다. 기존에는 이를 파악하려면 수천 만 건의 사용자 대화 기록 등을 분석해야 했지만, 허블과 같은 도구를 활용하면 AI가 데이터를 어떻게 기억하고 활용하고 있는지 기술적으로 빠르게 입증할 수 있다. 업계에서는 그간 ‘미지의 영역’로 여겨졌던 AI 내부의 기억 저장 과정을 들여다볼 수 있는 도구가 등장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평가도 나온다. AI를 보다 통제 가능한 시스템으로 전환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렸다는 것이다. 최병호 고려대 AI연구소 교수는 “(AI의)기억은 지금도 중요하지만 앞으로는 절대적인 요소가 될 것”이라며 “피지컬 AI나 월드모델(현실세계) 환경에서는 기억의 양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만큼, 무엇을 남기고 어떻게 저장할지가 핵심 과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한채연 기자 chaezip@donga.com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구글이 인공지능(AI) 스타트업 앤스로픽에 최대 400억 달러(약 59조 원)를 투자하기로 하면서 빅테크 간 ‘경쟁과 협력’ 구도가 한층 복잡해지고 있다. 24일(현지 시간)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앤스로픽은 구글로부터 우선 100억 달러를 투자받고, 향후 성과 목표 달성 시 최대 300억 달러를 추가로 유치하기로 했다. 현재 앤스로픽의 기업가치는 약 3500억 달러(약 520조 원)로 평가된다. 구글 입장에서 앤스로픽은 AI 모델 개발에 있어서는 경쟁자이지만, 동시에 구글 클라우드와 자체 AI 반도체인 텐서처리장치(TPU)를 사용하는 핵심 고객사다. 최근 앤스로픽은 사용자가 급증하면서 서비스 장애를 겪을 정도로 인프라 수요가 급격히 늘었다. 이에 구글 클라우드는 향후 5년간 앤스로픽에 총 5GW(기가와트) 규모의 연산 자원을 제공할 계획이다. 앤스로픽은 앞서 아마존으로부터도 50억 달러(약 7조 원)를 투자받고, 향후 최대 200억 달러(약 30조 원)를 추가로 유치한다고 밝혔다. 구글까지 포함하면 확보 가능한 투자 규모는 최대 650억 달러(약 96조 원)에 달한다. 이처럼 투자금이 대거 앤스로픽으로 몰리는 것은 이 회사가 올해 말 기업공개(IPO)를 준비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시장 일각에서는 이처럼 빅테크 두 곳이 동시에 앤스로픽 한 곳에 대규모 자금을 투입하는 구조를 두고 ‘순환 거래’에 대한 우려도 제기한다. 앤스로픽이 구글과 아마존에서 투자를 받고 두 회사의 클라우드를 이용하기 위해 돈을 지불하는 위험한 형태라는 것. 오픈AI가 엔비디아로부터 투자를 받은 뒤 해당 자금으로 엔비디아의 GPU를 구매하기로 했던 과정에서도 유사한 우려가 제기된 바 있다.한채연 기자 chaezip@donga.com}

삼성SDS와 LG CNS가 각각 구글 클라우드와의 협력을 확대하며 기업용 인공지능(AI)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생성형 AI를 실제 업무에 적용하는 ‘인공지능 전환(AX)’ 수요가 늘면서 글로벌 빅테크와 국내 정보기술(IT) 서비스 기업 간 협업 구도가 빠르게 자리 잡는 모습이다. 삼성SDS는 23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구글 클라우드 넥스트 2026’에서 구글 클라우드와 AI·클라우드·보안 분야 사업 협력 확대를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을 발표했다고 밝혔다. 양 사는 공공·금융 등 규제가 강하고 높은 보안이 요구되는 산업을 중심으로 AI·클라우드 사업 기회를 발굴할 계획이다. 특히 구글의 분산형 클라우드(GDC)를 활용해 데이터 주권과 규제 대응 역량을 강화하고, 제미나이 엔터프라이즈 기반 ‘에이전틱 AI’ 솔루션을 삼성 클라우드 플랫폼(SCP)을 통해 통합 제공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LG CNS는 같은 행사에서 ‘구글 클라우드 올해의 파트너 2026’ 한국 부문에 선정돼 구글 생태계 내 핵심 파트너로서 입지를 재확인했다. LG CNS는 구글의 AI 제미나이와 기업용 AI 플랫폼 버텍스 AI를 기반으로 제조, 금융, 유통, 공공 등 다양한 산업에서 수백 건의 AI 서비스를 구축했다. 특히 아시아·태평양과 미주 지역을 중심으로 기업 전반의 AX를 지원하며 글로벌 사업 확장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한채연 기자 chaezip@donga.com}

국내 연구진이 항암제가 암세포를 죽이는 새로운 작동 원리를 밝혀냈다.KAIST는 임정훈 생명과학과 교수·김동욱 의정부을지대병원 혈액암센터 교수·김홍태 울산과학기술원(UNIST) 생명과학과 교수 공동연구팀이 23일 만성골수성백혈병 항암제의 반응을 조절하는 새로운 분자 기전을 규명했다고 밝혔다. 만성골수성백혈병은 조혈모세포에 문제가 생기면서 시작되는 병이다. 조혈모세포 유전자에 이상이 생기면 ‘BCR::ABL1’이라는 비정상 단백질이 만들어지는데, 이 단백질은 암세포에게 성장 신호를 멈추지 않고 보내는 고장난 스위치 같은 역할을 한다. 현재는 이 단백질의 작용을 억제하는 ‘표적항암제’가 치료에 쓰이고 있다. 다만 일부 환자에게는 시간이 지나며 약물 내성이 생겨 치료 효과가 떨어지는 한계가 있었다.이번 연구의 핵심은 기존과 다른 ‘암세포 사멸 방식’이다. 지금까지 표적항암제는 암을 유발하는 특정 단백질의 기능을 억제하는 방식으로 작용한다고 알려져 왔다. 하지만 연구팀은 여기에 더해 약물이 세포 내 단백질 생산 과정에서 ‘리보솜 충돌’을 일으켜 강한 스트레스를 유발하고, 결국 암세포가 스스로 죽도록 만든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리보솜은 단백질을 만드는 ‘단백질 공장’ 역할을 하는 분자 기계로, 단백질 합성 과정에서 여러 리보솜이 줄지어 작동하는데 앞선 리보솜이 멈추거나 속도가 느려지면 뒤따르던 리보솜과 부딪히는 리보솜 충돌이 발생할 수 있다. 연구팀은 이 과정에서 ‘ZAK 단백질’이 핵심 역할을 한다는 점을 밝혀냈다. ZAK 단백질은 평소에는 암세포 성장을 돕지만, 항암제 치료 상황에서는 리보솜 충돌을 감지해 세포 사멸을 유도하는 두 가지 역할을 수행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백혈병 환자 유래 암세포 실험에서 리보솜 충돌을 인위적으로 증가시키자 항암 효과가 크게 향상됐으며, 반대로 ZAK 기능이 떨어지면 약물 반응도 감소하는 것으로 확인됐다.연구팀은 이번 결과가 약물 내성의 원인을 ‘ZAK 기능 이상’과 ‘리보솜 스트레스 반응’으로 설명할 수 있는 근거를 제시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향후 환자별 특성에 맞는 맞춤형 치료 전략과 병용 요법 개발에도 중요한 단서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한채연 기자 chaezip@donga.com}
우리나라와 달리 유럽 주요 국가 등에서 ‘오토바이는 보행로로 다니지 않는다’는 상식이 교통 문화로 자리 잡는 데엔 각종 의무 교육과 자격시험이 큰 역할을 했다. 영국에서 배달용 오토바이로 흔히 사용되는 125cc 이하의 이륜차를 몰기 위해서는 ‘강제 기초 훈련(CBT)’을 이수하고 ‘DL196’ 면허를 발급받아야 한다. 이 훈련은 총 5단계로 구성되며, 단순 이론이 아닌 실제 조작법과 도로 주행 능력을 꼼꼼히 평가한다. 면허는 2년마다 갱신해야 하며, 교육을 새로 받지 않으면 면허가 취소돼 배달할 수 있는 자격 자체가 박탈된다. 프랑스는 2024년 1월부터 모든 배달 플랫폼에 라이더 안전 교육과 장비 제공 의무를 법적으로 부과했다. 이를 어길 시 최고 37만5000유로(약 6억5000만 원)의 벌금을 물릴 만큼 제재 수위가 높다. 국내에서도 제도적 보완에 나섰다. 지난해 12월 국회를 통과한 개정 생활물류서비스법에 따라 올해 12월 3일부터 배달 플랫폼은 라이더와 계약하기 전 교통안전교육 이수 여부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문제는 법 시행을 앞두고도 실제 교육을 담당할 인프라가 턱없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현재 한국교통안전공단이 운영하는 이륜차 실습 시설은 경북 상주, 경기 화성, 강원 인제 등 전국 6곳에 불과하다. 연간 배달업 신규 종사자가 2만∼5만 명으로 추산되고 1곳당 연간 교육 인원이 1000명 수준임을 감안하면 센터 확충이 시급하다. 전문가들은 “전국에 최소 24곳 이상의 교육 센터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이에 따라 국토교통부는 우선 온라인 교육 과정과 기존 6개 실습장을 병행 운영할 방침이다. 이어 2031년까지 전국 24곳에 실습 교육장을 마련하고 전문 강사를 양성한다는 계획이다. 한국교통안전공단 관계자는 “실질적인 운전 습관 교정을 위해 실습장 추가 설립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특별취재팀▽팀장 권구용 사회부 기자 9dragon@donga.com▽김윤진(국제부) 임유나(산업2부) 주현우(경제부)최효정(사회부) 한채연(산업1부) 기자공동 기획: 행정안전부 국토교통부 경찰청소방청 서울시 한국교통안전공단 손해보험협회한국도로공사 한국도로교통공단 한국교통연구원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교통 문화를 개선하기 위해 독자 여러분의 제보와의견을 e메일(lifedriving@donga.com)로 받습니다.}

‘부아앙∼!’ 13일 오후 7시 반경 서울 영등포시장사거리. 보행 신호를 기다리던 시민 사이로 오토바이가 굉음을 내며 파고들었다. 대각선으로 사거리를 가로지른 오토바이는 보행로 위로 거침없이 올라섰고, 행인은 소스라치게 놀라 뒤로 물러섰다. 취재팀이 지켜본 1시간 동안 보행로를 주행한 오토바이는 17대에 달했다. 이곳은 경찰청이 지난달 16일부터 번호판 인식 단속 장치를 시범 설치해 이륜차의 보행로 통행을 단속한 전국 5곳 중 1곳이다. 단속 표지판이 무색하게 한 달간 이곳에서만 415건, 전국적으로는 978건이 적발됐다. ‘차는 찻길, 사람은 보행로’라는 수칙은 상식이고, 위반은 범칙금 4만 원에 벌점 10점이 부과되는 범법 행위다. 하지만 배달 산업이 커지고, ‘다들 어기니까’라는 방심이 겹치면서 보행로는 ‘무법 오토바이’의 무대가 됐다. 지난해 이륜차 교통사고로 인한 사망자는 388명으로 전년보다 7.5% 늘었다. 이는 전체 교통사고 사망자가 2549명을 기록하며 13년 만에 증가세로 돌아선 핵심 원인이 됐다. 동아일보는 교통기획 ‘로드 리부트: 사망 제로를 향해’를 통해 무너진 도로 위 질서를 점검한다. 교통사고 사망자를 줄이기 위해 느슨해진 안전 의식을 다시 습관으로 안착시키자는 취지다. 첫 회는 보행자의 안전을 위협하는 오토바이의 보행로 통행 실태를 조명했다.오토바이, 인도 보행자 사이 ‘칼치기’… 시민들 “부딪힐까 겁나”로드 리부트: ‘사망 제로’를 향해 〈1〉 인도를 보행자에 돌려주자 폭 2m 길 보행자 어깨 스칠듯 질주… “속도 빨라 아이들 크게 다칠라 걱정”5곳 시범단속, 하루 32건꼴 적발보행로 인명사고 매년 200명 이상… “라이더 인식변화 교육 시급” 지적배민, 연 1만 명 라이더 안전교육“저기 좀 봐.” 13일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시장 사거리의 보행로에서 헬멧을 쓰던 배달 기사가 머리 위를 가리키며 동료에게 나지막이 말했다. 그가 가리킨 건 경찰이 설치한 ‘이륜차 보행로 통행 단속 장비’ 안내 표지판이었다. 잠시 표지판을 응시하던 운전자는 이내 오토바이에서 내려 차체에 몸을 기댄 채 천천히 건널목을 건넜다. 오토바이를 끌고 이동하는 이른바 ‘끌바’였다. 이날 취재팀이 오후 7시부터 한 시간 동안 현장에서 목격한 18대의 오토바이 중 단속 장비를 의식해 끌바를 선택한 운전자는 그가 유일했다. 나머지 17대는 보행자 사이를 누비며 보행로를 차로처럼 질주했다.● 단속 비웃는 ‘보행로 폭주’, 1시간에 17대 주행이 사거리는 평소 오토바이 관련 사고와 보행로 통행 민원이 빗발치는 곳이다. 경찰청이 지난달 16일부터 번호판 인식 단속 장비를 시범 설치해 운영 중인 전국 5개 거점 중 하나이기도 하다. 하지만 현장의 실태는 ‘단속’이라는 단어를 무색하게 했다. 보행로를 침범한 이들은 대부분 배달용 스쿠터 운전자였다. 배달 시간을 단 몇 초라도 줄여 수익을 극대화하려는 목적으로 보였다. 차로와 보행로 경계에 오토바이를 세우고 음식점까지 걸어가는 게 원칙이지만, 이들은 보행자의 어깨를 스칠 듯 지나쳐 가게 문 앞까지 오토바이를 몰았다. 현장에서는 위험천만한 장면이 여러 차례 목격됐다. 한 스쿠터는 가게에서 음식을 픽업한 뒤 폭 2m 남짓한 좁은 보행로를 20m 이상 주행해 도로로 나갔다. 이 과정에서 어린 자녀의 손을 잡고 걷던 남성이 급히 멈춰 서며 아이를 자기 몸 뒤로 숨기기도 했다. 보행자의 등 뒤 사각지대에서 빠른 속도로 불쑥 튀어나오는 오토바이 앞에서 시민들은 연신 가슴을 쓸어내렸다. 회사원 허모 씨(39)는 “보행로나 건널목에서 오토바이가 옆을 지나간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라며 “속도도 빨라 어린아이들이 크게 다치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했다. 이러한 ‘무법 주행’은 수치로도 증명된다.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달 16일부터 이달 15일까지 한 달간 이곳 영등포시장 사거리에서만 총 415건의 보행로 통행이 적발됐다. 울산 중구 병영 사거리(457건)를 포함해 서울 중랑구 상봉역 앞 교차로(68건), 경기 수원시청 앞(19건) 등 전국 5개 지점의 전체 적발 건수는 978건에 달했다. 단속 장비가 번호판을 찍고 있는데도 하루 32건꼴로 위반이 이어진 셈이다.● 가중 처벌에도 사고 속출, ‘자토바이’ 사각도현행 도로교통법 제13조는 차량 운전자의 차도 통행 의무를 명시하고 있다. 오토바이 운전자가 이를 어기고 보행로로 주행할 경우 벌점 10점에 범칙금 4만 원(과태료 5만 원)이 부과된다. 단순 법규 위반을 넘어 보행로에서 보행자와 충돌해 인명 피해를 내면 ‘12대 중과실’에 해당해 보험 가입 여부와 상관없이 형사처벌을 받는다. 그런데도 보행로 위 인명 사고는 끊이지 않는다. 보행로에서 오토바이와 부딪혀 다친 사람은 최근 5년간 매년 200명 이상 발생했다. 2021년과 2022년, 그리고 지난해엔 각각 1명의 보행자가 오토바이에 치여 목숨을 잃었다. 새로운 사각지대도 등장했다. 이른바 ‘자토바이’로 불리는 고출력 전기자전거다. 외형은 오토바이와 흡사하지만 번호판이 없어 현재의 지능형 단속 장비로는 적발이 불가능하다. 현행 자동차관리법상 최고 속도가 시속 25km 미만인 기기는 자전거로 분류돼 번호판 부착이나 보험 가입 의무가 없다. ● “단속은 임시방편, ‘기본’ 세우는 교육 시급” 경찰은 6월까지 주요 지점에서 번호 인식 장비로 오토바이의 보행로 통행 위반을 시범 단속한 뒤 그 결과를 바탕으로 효과를 분석해 전국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교통사고 사망자를 2000명대 이하로 감소시키기 위해서는 오토바이의 보행로 침범을 비롯해 일상에서 당연시되는 위법 운전 습관이나 ‘빨리빨리’ 문화를 바꿔야 한다고 지적한다. 강력한 단속만큼이나 운전자의 인식 변화를 위한 교육과 캠페인이 필요하다는 취지다. 주재홍 한국교통안전공단 연구위원은 “전국적으로 오토바이 운전자를 실질적으로 교육할 수 있는 시설과 인력을 확충해 운전 습관 자체를 교정하는 교통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도로교통공단 관계자는 “배달 서비스를 빠르게 이용하려는 시민들이 오토바이의 보행로 침범을 암묵적으로 허용하는 문화도 바뀌어야 한다”고 했다. 민간 차원의 움직임도 시작됐다. 배달 플랫폼 배달의민족은 경기 하남시에 ‘배민라이더스쿨’을 운영하며 지난해 5700명에 이어 올해 1만 명의 라이더에게 안전 교육을 실시할 계획이다. 교육 과정에는 보행로 주행의 위험을 경고하고, 실제 현장에서 끌바를 습관화하는 실습이 포함된다. 도로교통공단도 지난해 배달 플랫폼과 함께 소속 라이더 등 2만5260명을 대상으로 안전운전 교육을 진행했다. 14일 교육에 참여한 마모 씨(61)는 “범칙금을 낸 적이 있는데, 이번 교육을 통해 보행로 주행이 얼마나 큰 잘못인지 비로소 깨닫게 됐다”고 말했다.특별취재팀▽팀장 권구용 사회부 기자 9dragon@donga.com▽김윤진(국제부) 임유나(산업2부) 주현우(경제부)최효정(사회부) 한채연(산업1부) 기자}

한국 게임 산업의 지형도가 바뀌고 있다. ‘모바일, 중국 유통’에 기대온 오랜 공식을 걷어내고 북미·유럽의 PC·콘솔 이용자를 겨냥한 프리미엄 대작들이 세계 시장을 잇달아 흔들고 있다. 펄어비스 ‘붉은사막’은 출시 26일 만인 15일 세계 누적 500만 장을 돌파하며 한국 콘솔 게임 사상 최단기 흥행 기록을 세웠다. 네오위즈 ‘P의 거짓’이 2년 6개월간 쌓은 400만 장 기록을 한 달도 채 안 돼 뛰어넘은 수치다.● 글로벌 흥행·獨 게임스컴 진출 러시22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산 PC·콘솔 게임은 올해 글로벌 시장에서 잇단 성과를 거두고 있다. 지난해 6월 PC 버전을 선보인 시프트업 ‘스텔라 블레이드’는 올해 1월 콘솔·PC 합산 610만 장의 판매량을 나타냈다. 넥슨은 스웨덴 자회사 엠바크스튜디오가 개발한 ‘아크 레이더스’의 글로벌 유통(퍼블리싱)을 맡아 지난해 10월 출시 이후 약 3개월 만에 누적 판매량 1400만 장을 달성했다. 우리 게임사들은 신작 데뷔 무대로 세계 최대 게임 전시회인 독일 ‘게임스컴’을 택하며 북미·유럽 콘솔 수요를 직접 공략하고 있다. 실제로 넥슨 ‘퍼스트 버서커: 카잔’, 크래프톤 ‘인조이’, 펄어비스 ‘붉은사막’ 등 최근 글로벌 흥행을 주도한 대작들 모두 정식 출시 전인 2024년 게임스컴에 나란히 단독 부스를 마련하고 데모(시연 버전)를 선보인 바 있다. 국내 게임사들이 서구권 PC·콘솔로 눈을 돌린 것은 기존 수익 구조의 한계가 뚜렷해진 탓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 ‘2025 대한민국 게임백서’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게임산업 매출 23조8515억 원 가운데 모바일이 14조710억 원(59.0%)으로, 콘솔은 1조1836억 원(5.0%)에 그쳤다. 문제는 국내 모바일 시장은 ‘리니지 라이크(리니지 모방 양산작)’와 확률형 아이템 등 과금 모델에 치우쳐 성장 한계에 부딪힌 상태라는 점. 세계 시장의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PC·콘솔을 파고들지 않고서는 해외 공략도, 새 성장 동력 확보도 어렵다는 위기감이 번지고 있다. 중국 유통망 종속을 끊으려는 움직임도 맞물렸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텐센트는 자회사 에이스빌을 통해 시프트업 지분 34.48%를 보유한 2대 주주이며, 크래프톤(15.02%)과 넷마블(17.52%)에도 주요 주주로 올라 있다. 시프트업은 2023년 매출의 97%가 텐센트 계열 배급사 한 곳에서 나와 단일 유통사 의존도가 지나치다는 지적을 받아 왔으나, ‘스텔라 블레이드’ 흥행에 힘입어 올해 그 비중을 56.13%까지 낮췄다.● 하반기 PC·콘솔 대작 줄 잇는다 이런 흐름 속에 하반기(7∼12월)에도 PC·콘솔 대작이 잇달아 출격한다. 엔씨(NC)의 변신이 특히 두드러진다. 엔씨는 폐허가 된 서울을 무대로 한 오픈월드 택티컬 슈터 ‘신더시티’를 PC·콘솔로 내놓고 한국적 배경으로 서구권을 공략한다. 22일 ‘아이온2’ 글로벌 출시를 2026년 하반기로 확정하기도 했다. 넷마블은 지난달 17일 PS5·스팀에 오픈월드 역할수행게임 ‘일곱 개의 대죄: 오리진’을 선공개했고, 크래프톤은 ‘블랙버짓’, ‘PUBG: 블라인드스팟’ 등을 차례로 투입한다. 한 게임 업계 관계자는 “K게임이 텐센트 등 중국 유통사에 지식재산권(IP)을 넘기고 수수료를 받는 구조에 수년간 안주해 왔다”며 “서구권 직접 진출로 진정한 ‘IP 독립’을 이뤄가는 상징적 시기”라고 말했다.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한채연 기자 chaezip@donga.com}

한국 게임 산업의 지형도가 바뀌고 있다. ‘모바일, 중국 유통’에 기대온 오랜 공식을 걷어내고 북미·유럽의 PC·콘솔 이용자를 겨냥한 프리미엄 대작들이 세계 시장을 잇달아 흔들고 있다. 펄어비스 ‘붉은사막’은 출시 26일 만인 15일 세계 누적 500만 장을 돌파하며 한국 콘솔 게임 사상 최단기 흥행 기록을 세웠다. 네오위즈 ‘P의 거짓’이 2년 6개월간 쌓은 400만 장 기록을 한 달도 채 안 돼 뛰어넘은 수치다.● 글로벌 흥행·獨 게임스컴 진출 러시22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산 PC·콘솔 게임은 올해 글로벌 시장에서 잇단 성과를 거두고 있다. 지난해 6월 PC 버전을 선보인 시프트업 ‘스텔라 블레이드’는 올해 1월 콘솔·PC 합산 610만 장의 판매량을 나타냈다. 넥슨은 스웨덴 자회사 엠바크스튜디오가 개발한 ‘아크 레이더스’의 글로벌 유통(퍼블리싱)을 맡아 지난해 10월 출시 이후 약 3개월 만에 누적 판매량 1400만 장을 달성했다.우리 게임사들은 신작 데뷔 무대로 세계 최대 게임 전시회인 독일 ‘게임스컴’을 택하며 북미·유럽 콘솔 수요를 직접 공략하고 있다. 실제로 넥슨 ‘퍼스트 버서커: 카잔’, 크래프톤 ‘인조이’, 펄어비스 ‘붉은사막’ 등 최근 글로벌 흥행을 주도한 대작들 모두 정식 출시 전인 2024년 게임스컴에 나란히 단독 부스를 마련하고 데모(시연 버전)를 최초로 선보인 바 있다.국내 게임사들이 서구권 PC·콘솔로 눈을 돌린 것은 기존 수익 구조의 한계가 뚜렷해진 탓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 ‘2025 대한민국 게임백서’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게임산업 매출 23조8515억 원 가운데 모바일이 14조710억 원(59.0%)으로, 콘솔은 1조1836억 원(5.0%)에 그쳤다.문제는 국내 모바일 시장은 ‘리니지 라이크(리니지 모방 양산작)’와 확률형 아이템 등 과금 모델에 치우쳐 성장 한계에 부딪힌 상태라는 점. 세계 시장의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PC·콘솔을 파고들지 않고서는 해외 공략도, 새 성장 동력 확보도 어렵다는 위기감이 번지고 있다.중국 유통망 종속을 끊으려는 움직임도 맞물렸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텐센트는 자회사 에이스빌을 통해 시프트업 지분 34.48%를 보유한 2대 주주이며, 크래프톤(15.02%)과 넷마블(17.52%)에도 주요 주주로 올라 있다. 시프트업은 2023년 매출의 97%가 텐센트 계열 배급사 한 곳에서 나와 단일 유통사 의존도가 지나치다는 지적을 받아 왔으나, ‘스텔라 블레이드’ 흥행에 힘입어 올해 그 비중을 56.13%까지 낮췄다.● 하반기 PC·콘솔 대작 줄 잇는다이런 흐름 속에 하반기(7~12월)에도 PC·콘솔 대작이 잇달아 출격한다. 엔씨(NC)의 변신이 특히 두드러진다. 엔씨는 폐허가 된 서울을 무대로 한 오픈월드 택티컬 슈터 ‘신더시티’를 PC·콘솔로 내놓고 한국적 배경으로 서구권을 공략한다. 22일 ‘아이온2’ 글로벌 출시를 2026년 하반기로 확정하기도 했다.넷마블은 지난달 17일 PS5·스팀에 오픈월드 역할수행게임 ‘일곱 개의 대죄: 오리진’을 선공개했고, 크래프톤은 ‘블랙버짓’, ‘PUBG: 블라인드스팟’ 등을 차례로 투입한다.한 게임 업계 관계자는 “K게임이 텐센트 등 중국 유통사에 지식재산권(IP)을 넘기고 수수료를 받는 구조에 수년간 안주해 왔다”며 “서구권 직접 진출로 진정한 ‘IP 독립’을 이뤄가는 상징적 시기”라고 말했다.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한채연 기자 chaezip@donga.com}

세계 각국이 미성년자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이용에 하나둘씩 제동을 걸고 있는 가운데 일본도 SNS 연령 제한 조치를 신설하려는 움직임이다. 22일 요미우리신문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일본 총무성은 SNS 연령 제한을 사업자에 요구하고 각 플랫폼의 위험성을 평가하는 제도를 신설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관련 법 개정도 검토하고 있으며 올여름 중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총무성은 인스타그램, 틱톡, X(옛 트위터) 등 SNS 사업자에게 연령별 필터링 기능을 탑재할 것을 요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구체적인 ‘제한 연령’ 기준은 추후 논의를 거쳐 확정될 예정이다. 휴대전화 단말기 구매 시 이뤄지는 본인 인증 정보를 활용해 통신사업자나 운영체제(OS) 사업자와 연계해 연령 확인 체계를 구축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최근 세계 각국은 SNS가 미성년자에게 미치는 악영향이 임계점을 넘었다는 판단 아래 이들의 SNS 이용을 제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호주가 지난해 말 세계 최초로 16세 미만의 SNS 계정 접근을 차단한 것을 시작으로 브라질과 인도네시아도 유사한 조처에 나섰다. 유럽에서도 영국, 노르웨이, 오스트리아, 프랑스, 덴마크 등 최소 12개국 이상이 소셜미디어 이용 최소 연령을 13~16세 사이로 설정하는 법안을 추진 중이다. 국내에서도 SNS가 아동·청소년에게 주는 폐해를 줄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국회에 미성년자의 SNS 이용 제한과 알고리즘 규제를 골자로 한 법안들이 잇따라 발의되고 있다. 한채연 기자 chaezip@donga.com}
폴더블 스마트폰의 고질병인 ‘화면 주름’ 문제를 완전히 해결할 기술이 개발됐다. KAIST는 20일 이필승 기계공학과 교수 연구팀이 폴더블 스마트폰의 최대 약점으로 꼽혀 온 화면 주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해 지난해 9월 국내에서 특허 등록을 마쳤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국내를 비롯해 미국, 중국, 유럽연합(EU)에도 특허를 출원하며 글로벌 기술 경쟁력 확보에 나섰다. 화면이 접히는 부분에 힘이 계속 몰리면서 생기는 ‘주름’은 화면이 울퉁불퉁해 보이게 만들고, 오래 사용하면 고장을 초래하는 폴더블 스마트폰의 최대 약점이었다. 그간 글로벌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폴더블 스마트폰의 주름 제거를 위해 막대한 연구개발비를 투자했지만, 주름을 완전히 없애지는 못했다. 이 교수 연구팀은 주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중고 폴더블 스마트폰 수십 대를 분해하고 다양한 실험을 반복했다. 그 결과 화면과 지지판 사이의 ‘접착 영역’을 새롭게 설계해 접힐 때 가해지는 힘이 한 지점에 몰리지 않고 주변으로 분산되도록 하는 해법을 찾아냈다. 특정 부위에만 무리가 가지 않도록 힘을 나눠 주름이 생기지 않게 하는 것이 핵심이다. 한채연 기자 chaezip@donga.com}

똑같이 먹어도 빵을 먹으면 살이 더 찌는 과학적 이유가 밝혀졌다. 단순히 칼로리가 높아서가 아니라 탄수화물 위주의 식단이 신체의 에너지 소비 효율을 떨어뜨려 몸을 ‘살찌기 쉬운 상태’로 만들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일본 오사카공립대 인간생활환경과학연구과 마쓰무라 시게노부 교수 연구팀은 14일(현지 시간) 국제 학술지 ‘분자 영양 및 식품 연구’에 탄수화물이 식습관과 대사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연구팀은 쥐를 여러 그룹으로 나눠 빵, 밀가루, 쌀가루 등 탄수화물 식품에 일반 사료나 고지방 사료를 섞어 먹이며 체중과 에너지 소비 변화를 관찰했다. 그 결과 쥐들은 탄수화물이 포함된 사료를 강하게 선호하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밀가루와 쌀가루 등 탄수화물이 풍부한 사료를 섭취한 그룹은 전체 섭취 열량이 크게 늘지 않았음에도 체중과 체지방이 유의미하게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마쓰무라 교수는 “체중 증가가 특정 곡물의 영향이라기보다 탄수화물에 대한 강한 선호와 이에 따른 대사 변화에서 비롯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연구팀은 추가로 호흡가스 분석을 통해 에너지 소비량을 측정, 체중 증가의 원인이 ‘과식’이 아니라 ‘에너지 소비 감소’에 있음을 확인했다. 같은 양을 섭취하더라도 에너지로 쓰이지 못한 부분이 지방으로 전환·축적되면서 체중 증가로 이어질 수 있는 것. 실제로 탄수화물을 많이 먹은 쥐들은 혈액 속 지방이 늘어나고, 몸에 꼭 필요한 영양소인 필수 아미노산은 줄어드는 변화가 나타났다. 에너지 소비가 줄어들면서 사용되지 못한 에너지가 지방 형태로 저장되고, 동시에 단백질 대사 균형이 흔들린 결과로 해석된다. 간에는 지방이 쌓이고, 지방을 만들고 옮기는 유전자 활동도 더 활발해졌다. 하지만 식단에서 밀가루를 빼자 체중과 이런 이상 변화가 비교적 빠르게 정상으로 돌아오는 모습이 확인됐다.연구팀은 “이러한 결과가 인간의 실제 식습관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나는지를 검증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나아가 정제되지 않은 곡물이나 식이섬유가 풍부한 식품, 단백질과 지방의 조합, 식품 가공 방식, 섭취 시간 등이 탄수화물 대사에 미치는 영향을 종합적으로 분석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맛’과 ‘건강’을 동시에 고려한 식단 설계의 과학적 근거를 마련하겠다는 목표다.한채연 기자 chaezip@donga.com}

똑같이 먹어도 빵을 먹으면 살이 더 찌는 과학적 이유가 밝혀졌다. 단순히 칼로리가 높아서가 아니라 탄수화물 위주의 식단이 신체의 에너지 소비 효율을 떨어뜨려 몸을 ‘살찌기 쉬운 상태’로 만들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일본 오사카공립대 인간생활환경과학연구과 마쓰무라 시게노부 교수 연구팀은 14일(현지시간) 국제 학술지 ‘분자 영양 및 식품 연구’에 탄수화물이 식습관과 대사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쥐를 여러 그룹으로 나눠 빵, 밀가루, 쌀가루 등 탄수화물 식품에 일반 사료나 고지방 사료를 섞어 먹이며 체중과 에너지 소비 변화를 관찰했다. 그 결과 쥐들은 탄수화물이 포함된 사료를 강하게 선호하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밀가루와 쌀가루 등 탄수화물이 풍부한 사료를 섭취한 그룹은 전체 섭취 열량이 크게 늘지 않았음에도 체중과 체지방이 유의미하게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마쓰무라 교수는 “체중 증가가 특정 곡물의 영향이라기보다 탄수화물에 대한 강한 선호와 이에 따른 대사 변화에서 비롯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추가로 호흡가스 분석을 통해 에너지 소비량을 측정, 체중 증가의 원인이 ‘과식’이 아니라 ‘에너지 소비 감소’에 있음을 확인했다. 같은 양을 섭취하더라도 에너지로 쓰이지 못한 부분이 지방으로 전환·축적되면서 체중 증가로 이어질 수 있는 것. 실제로 탄수화물을 많이 먹은 쥐들은 혈액 속 지방이 늘어나고, 몸에 꼭 필요한 영양소인 필수 아미노산은 줄어드는 변화가 나타났다. 에너지 소비가 줄어들면서 사용되지 못한 에너지가 지방 형태로 저장되고, 동시에 단백질 대사 균형이 흔들린 결과로 해석된다. 간에는 지방이 쌓이고, 지방을 만들고 옮기는 유전자 활동도 더 활발해졌다. 하지만 식단에서 밀가루를 빼자 체중과 이런 이상 변화가 비교적 빠르게 정상으로 돌아오는 모습이 확인됐다. 연구팀은 “이러한 결과가 인간의 실제 식습관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나는지를 검증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나아가 정제되지 않은 곡물이나 식이섬유가 풍부한 식품, 단백질과 지방과의 조합, 식품 가공 방식, 섭취 시간 등이 탄수화물 대사에 미치는 영향을 종합적으로 분석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맛’과 ‘건강’을 동시에 고려한 식단 설계의 과학적 근거를 마련하겠다는 목표다.한채연 기자 chaezip@donga.com}

폴더블 스마트폰의 고질병인 ‘화면 주름’ 문제를 완전히 해결할 기술이 개발됐다. KAIST는 20일 이필승 기계공학과 교수 연구팀이 폴더블 스마트폰의 최대 약점으로 꼽혀온 화면 주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해 지난해 9월 국내에서 특허 등록을 마쳤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국내를 비롯해 미국, 중국, 유럽연합(EU)에도 특허를 출원하며 글로벌 기술 경쟁력 확보에 나섰다. 화면이 접히는 부분에 힘이 계속 몰리면서 생기는 ‘주름’은 화면이 울퉁불퉁해 보이게 만들고, 오래 사용하면 고장을 초래하는 폴더블 스마트폰의 최대 약점이었다. 그간 글로벌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폴더블 스마트폰의 주름 제거를 위해 막대한 연구개발비를 투자했지만, 주름을 완전히 없애지는 못했다. 이필승 교수 연구팀은 주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중고 폴더블 스마트폰 수십 대를 분해하고 다양한 실험을 반복했다. 그 결과 화면과 지지판 사이의 ‘접착 영역’을 새롭게 설계해 접힐 때 가해지는 힘이 한 지점에 몰리지 않고 주변으로 분산되도록 하는 해법을 찾아냈다. 특정 부위에만 무리가 가지 않도록 힘을 나눠 주름이 생기지 않게 하는 것이 핵심이다. 실제로 연구팀이 제작한 시제품에 일직선 형태의 LED 조명을 비춘 결과, 접힘 부위에서 반사된 빛이 휘지 않고 곧게 유지됐다. 연구팀은 다양한 폴더블 디스플레이 기기로 해당 기술이 확장될 수 있다는 점에서 높은 산업적 활용성을 기대하고 있다. 한채연 기자 chaezip@donga.com}

글로벌 빅테크가 인공지능(AI) 사업에 대한 ‘선택과 집중’을 위해 조직 재편과 인력 감축을 이어 가고 있다. 연내 기업공개(IPO)를 목표로 사업들을 재조정 중인 오픈AI에서는 핵심 임원들이 잇달아 이탈하는 모습이다. 18일(현지 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영상 생성 AI 서비스인 ‘소라’ 개발을 이끌던 빌 피블스는 최근 X(옛 트위터)를 통해 퇴사를 알렸다. IPO를 앞두고 오픈AI가 안정적인 수익 확보를 위해 기업 고객(B2B) 중심으로 사업 구조를 바꾸는 과정에서 소라 사업을 정리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케빈 웨일 오픈AI 과학계획 담당 부사장도 오픈AI에서의 마지막 근무 소식을 전했다. 웨일은 X를 통해 자신이 이끌던 ‘과학을 위한 오픈AI’ 팀이 “다른 연구팀으로 분산될 것”이라고 말했다. 과학 연구용 AI ‘프리즘’ 연구진 역시 향후 기업용 코딩 도구 ‘코덱스’ 개발 조직으로 통합될 예정인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오픈AI 측은 이 같은 핵심 인력의 퇴사에 대해 “회사의 제품을 재조정하고 통합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개인 고객 의존도가 높은 오픈AI는 장기적이고 대규모 계약이 가능한 기업 고객 비중을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기업 고객 비중이 높은 경쟁업체 앤스로픽이 상대적으로 매력적인 투자처로 평가되자 오픈AI 역시 시장 주도권을 유지하기 위해 곁가지 사업을 정리하고 슈퍼앱 개발에 나서는 등 기업 고객 확보에 사활을 거는 모습이다. 한편 메타는 조직 효율화를 위한 감원을 지속하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메타가 5월 20일 1차 구조조정을 실시할 계획이며, 하반기 추가 감원도 이어질 것이라고 전했다. 1차 구조조정 감원 규모는 약 8000명으로 전체 임직원 7만9000명의 약 10% 수준이다.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는 AI를 중심으로 회사를 재편하는 과정에서 수익성이 낮은 사업부의 비중을 줄여 나가고 있다. 시장에서는 하반기 2차 구조조정 인원을 합치면 연내 전체 인력의 약 20%(약 1만6000명)가 회사를 떠나게 될 것이란 전망까지 제기되고 있다.한채연 기자 chaezip@donga.com}

호주, 인도네시아 등이 아동 및 청소년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이용을 전면 금지한 가운데 유럽연합(EU)은 SNS 접속 시 나이를 확인하는 전용 앱을 도입하기로 했다. 유럽 내 청소년 SNS 규제를 위한 사전 조치로 풀이된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15일(현지 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EU는 어린이들을 보호하지 않는 SNS 플랫폼에 엄중히 책임을 물을 것”이라며 조만간 SNS에 접속할 때 사용하는 연령 확인 앱을 출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해당 앱은 모바일과 PC에서 모두 사용할 수 있다. 이용자들은 여권이나 신분증을 업로드해 나이를 인증할 수 있다. 이미 세계 각지에서 아동 및 청소년에 대한 SNS 규제 흐름이 가속화되고 있다. 지난해 12월 호주가 세계 최초로 부모 동의 여부와 관계없이 16세 미만 아동 및 청소년의 SNS 계정 접근을 차단했다. 이어 인도네시아도 지난달 같은 조치를 취했다. 그리스는 연내에 입법을 마무리한 뒤 내년 1월 1일부터 15세 미만의 SNS 사용을 전면 금지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유럽 내 움직임도 분주하다. 영국과 노르웨이 등 비EU 회원국을 포함해 최소 12개 유럽 국가가 SNS 이용 최소 연령을 13∼16세로 제한하는 법안을 추진하고 있다. 유럽의회는 지난해 11월 전체 회원국에 SNS 최소 이용 연령을 16세로 정하도록 촉구하는 결의안을 통과시킨 바 있다. 헤나 비르쿠넨 EU 집행위원회 부위원장은 이날 “모든 회원국이 실효성 있는 SNS 연령 확인을 할 수 있도록 유럽 차원의 체계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한채연 기자 chaezip@donga.com}

호주, 인도네시아 등이 아동 및 청소년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이용을 전면 금지한 가운데 유럽연합(EU)은 SNS 접속시 나이를 확인하는 전용 앱을 도입하기로 했다. 유럽 내 청소년 SNS 규제를 위한 사전 조치로 풀이된다.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15일(현지 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EU는 어린이들을 보호하지 않는 SNS 플랫폼에 엄중히 책임을 물을 것”이라며 조만간 SNS에 접속할 때 사용하는 연령 확인 앱을 출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해당 앱은 모바일과 PC에서 모두 사용할 수 있다. 이용자들은 여권이나 신분증을 업로드해 나이를 인증할 수 있다.이미 세계 각지에서 아동 및 청소년에 대한 SNS 규제 흐름이 가속화되고 있다. 지난해 12월 호주가 세계 최초로 부모 동의 여부와 관계없이 모든 16세 미만의 SNS 계정 접근을 차단했다. 이어 인도네시아도 지난달 같은 조치를 취했다. 그리스는 연내에 입법을 마무리한 뒤 내년 1월 1일부터 15세 미만 SNS 사용을 전면 금지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유럽 내 움직임도 분주하다. 영국과 노르웨이 등 비EU 회원국을 포함해 최소 12개 유럽 국가가 SNS 이용 최소 연령을 13~16세로 제한하는 법안을 추진하고 있다. 유럽의회는 지난해 11월 전체 회원국에 SNS 최소 이용 연령을 16세로 정하도록 촉구하는 결의안을 통과시킨 바 있다. 헤나 비르쿠넨 EU 집행위원회 부위원장은 이날 “모든 회원국들이 실효성 있는 SNS 연령 확인을 할 수 있도록 유럽 차원의 체계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한채연 기자 chaezip@donga.com}

앤스로픽의 초거대 최신 인공지능(AI) 모델 ‘미토스(Mythos)’에 맞서 오픈AI가 보안 특화 AI 모델을 선보였다. 보안 특화 AI 모델이 속속 등장하고 있는 가운데 한국·미국·영국 등 주요국 정부에서는 이 같은 AI가 해킹에 악용되면 금융·정보기술(IT) 기반 시스템이 위험에 빠질 수 있다는 두려움도 번지고 있다. ‘방패’가 강해지는 것이 아니라 도리어 사이버 시스템을 겨누는 ‘창’만 강해질 수 있다는 얘기다. 14일(현지 시간) 오픈AI는 소프트웨어(SW) 보안 취약점 탐지·대응에 특화한 ‘GPT-5.4-사이버’를 검증된 전문가 그룹에 먼저 공개했다. 이는 프로그램의 설계도인 ‘소스코드’ 없이 소프트웨어 실행파일만으로 보안 허점을 잡아내는 모델이다. 자동차 보닛을 열지 않고 외부 소음과 진동만으로 “엔진 밸브에 이상이 있다”고 짚어내는 셈이다. 다만 오픈AI는 악용 가능성을 고려해 배포 대상을 엄격히 제한했다. 오픈AI가 2월 출범시킨 사이버 보안 연구 지원 프로그램 ‘사이버를 위한 신뢰할 수 있는 접근(TAC)’ 참여자 가운데 최고 등급을 받은 고객 수백 명에게만 우선 배포한다. 그 후 신원 검증과 상시 모니터링을 거쳐 수주 내 수천 명으로 공급 대상을 넓힐 방침이다. 앞서 앤스로픽도 비슷한 고민 속에 선제 조치를 취했다. 고성능 보안 역량을 갖춘 AI모델 미토스가 철통 보안으로 꼽히는 운영체제(OS) ‘오픈BSD’에서 27년간(1999년 발생) 잠복해 온 결함을 단숨에 찾아내자, 12개 주요 빅테크 파트너사에만 해당 모델을 제한적으로 제공하고 있다. 가뜩이나 AI의 영향으로 보안 위협이 갈수록 커지는 형편이다. 글로벌 보안 지표 사이트 ‘제로데이 클락’에 따르면 취약점 공개 후 실제 해킹 공격까지 걸리는 시간이 2018년 2년 이상에서 지난해 단 23일로 급감했다. 사이버 안보 지형을 뒤흔드는 고성능 AI의 등장에 각국 정부의 발등에도 불이 떨어졌다. 물리적으로 분리된 금융권의 ‘폐쇄망’마저 뚫릴 수 있다는 위기감에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과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은 최근 주요 은행 최고경영자(CEO)들을 소집해 보안망 긴급 점검을 지시했다. 영국도 중앙은행과 금융행위감독청(FCA), 국가사이버보안센터(NCSC)가 합동으로 미토스의 금융권 파장을 정밀 평가하고 있다. 국내도 비상 대응 체제에 돌입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15일 오전 화이트해커를 보유한 주요 정보보호 기업 CEO들과 간담회를 연 데 이어, 오후에는 주요 기업 40곳의 최고정보보호책임자(CISO)를 긴급 소집했다. AI가 취약점 탐지를 넘어 해킹 시나리오를 자율 설계하는 국면에 대비해 민관 합동 보안 태세를 점검하고 방어 체계 자동화 방안을 집중적으로 논의한 것이다. 배경훈 부총리 겸 과기정통부 장관은 14일 “미토스 같은 고성능 AI 보안 서비스는 보안 수준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릴 기회이자, 악용되면 큰 위협이 될 수 있다”며 “국내 기업과 기반 시설이 이런 위협에 노출되지 않으면서도 보안 역량을 높여야 한다”라고 말했다.한채연 기자 chaezip@donga.com}

앤스로픽이 초거대 최신 인공지능(AI) 모델 ‘미토스(Mythos)’에 맞서 오픈AI가 보안 특화 AI 모델을 선보였다. 보안 특화 AI 모델이 속속 등장하고 있는 가운데 한국·미국·영국 등 주요국 정부에서는 이같은 AI가 해킹에 악용되면 금융·IT 기반 시스템이 위험에 빠질 수 있다는 두려움도 번지고 있다. ‘방패’가 강해지는 것이 아니라 도리어 사이버 시스템을 겨누는 ‘창’만 강해질 수 있다는 얘기다. 14일(현지시간) 오픈AI는 소프트웨어(SW) 보안 취약점 탐지·대응에 특화한 ‘GPT-5.4-사이버’를 검증된 전문가 그룹에 먼저 공개했다. 이는 프로그램의 설계도인 ‘소스코드’ 없이 소프트웨어 실행파일만으로 보안 허점을 잡아내는 모델이다. 자동차 보닛을 열지 않고 외부 소음과 진동만으로 “엔진 밸브에 이상이 있다”고 짚어내는 셈이다. 다만 오픈AI는 악용 가능성을 고려해 배포 대상을 엄격히 제한했다. 오픈AI가 2월 출범시킨 사이버 보안 연구 지원 프로그램 ‘사이버를 위한 신뢰할 수 있는 접근(TAC)’ 참여자 가운데 최고 등급을 받은 고객 수백 명에게만 우선 배포한다. 그 후 신원 검증과 상시 모니터링을 거쳐 수 주 내 수천 명으로 공급 대상을 넓힐 방침이다. 앞서 앤스로픽도 비슷한 고민 속에 선제 조치를 취했다. 고성능 보안역량을 갖춘 AI모델 미토스가 철통 보안으로 꼽히는 운영체제(OS) ‘오픈BSD’에서 27년간(1999년 발생) 잠복해 온 결함을 단숨에 찾아내자, 12개 주요 빅테크 파트너사에만 해당 모델을 제한적으로 제공하고 있다. 가뜩이나 AI의 영향으로 보안 위협은 갈수록 커지는 형편이다. 글로벌 보안 지표 사이트 ‘제로데이 클락’에 따르면 취약점 공개 후 실제 해킹 공격까지 걸리는 시간이 2018년 2년 이상에서 지난해 단 23일로 급감했다. 사이버 안보 지형을 뒤흔드는 고성능 AI의 등장에 각국 정부의 발등에도 불이 떨어졌다. 물리적으로 분리된 금융권의 ‘폐쇄망’마저 뚫릴 수 있다는 위기감에 스콧 베센트 미 재무장관과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은 최근 주요 은행 최고경영자(CEO)들을 소집해 보안망 긴급 점검을 지시했다. 영국도 중앙은행과 금융행위감독청(FCA), 국가사이버보안센터(NCSC)가 합동으로 미토스의 금융권 파장을 정밀 평가하고 있다. 국내도 비상 대응 체제에 돌입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15일 오전 주요 정보보호 기업 CEO들과 간담회를 연 데 이어, 오후에는 주요 IT 기업 40곳의 정보보호최고책임자(CISO)를 긴급 소집했다. AI가 취약점 탐지를 넘어 해킹 시나리오를 자율 설계하는 국면에 대비해 민관 합동 보안 태세를 점검하고 방어 체계 자동화 방안을 집중적으로 논의한 것이다. 배경훈 부총리 겸 과기정통부 장관은 14일 “미토스 같은 고성능 AI 보안 서비스는 보안 수준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릴 기회이자, 악용되면 큰 위협이 될 수 있다”며 “국내 기업과 기반 시설이 이런 위협에 노출되지 않으면서도 보안 역량을 높여야 한다”라고 말했다.한채연 기자 chaezip@donga.com}
최신 정보를 묻는데 과거 데이터를 기반으로 답하는 인공지능(AI). 국내 연구진이 이렇듯 맞는 듯 보이지만 이미 시효가 지난 답을 내놓는 AI의 고질적인 ‘시간 오류’를 걸러낼 평가 기술을 내놓았다. 14일 KAIST는 황의종 전기및전자공학부 교수 연구팀이 마이크로소프트 리서치와 공동으로 대형언어모델(LLM)의 시간 오류를 자동으로 잡아내는 평가 시스템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AI는 ‘무엇이 맞는지’는 곧잘 알지만 ‘지금 시점에서 맞는지’를 구별하는 데는 취약하다. 챗GPT에 “지난달 취임한 장관이 누구냐”고 물으면 1년 전 인물을 답하거나, “오늘 원-달러 환율이 얼마냐”고 질문하면 몇 개월 전 수치를 제시하는 식이다. LLM의 활용 범위가 의료, 법률 등 전문 영역으로 확대됨에 따라 답변의 신뢰성 검증이 중요해지는 데 반해 기존의 AI 평가 방식은 정답 여부만 확인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었다. 이에 연구팀은 정보가 시간에 따라 어떻게 바뀌는지를 함께 기록하는 ‘시간 데이터베이스’ 개념을 AI 평가에 도입했다. AI가 답을 맞혔는지만 보는 데 그치지 않고, 답변 과정에서 제시한 날짜와 기간까지 정확한지 따로 검증했다. 이를 통해 겉으로는 정답처럼 보이지만 시간적 근거가 잘못된 이른바 ‘시간 환각(Temporal Hallucination)’ 현상을 기존 방식 대비 평균 21.7% 더 정확하게 탐지하는 성과를 거뒀다. 황 교수는 “방대한 전문 데이터를 평가 자원으로 전환함으로써 향후 의료, 법률 등 다양한 분야의 AI 성능 검증에 실질적인 기반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한채연 기자 chaezi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