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지원

사지원 기자

동아일보 문화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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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의 편견을 허물 수 있는 기사를 쓰고 싶습니다.

4g1@donga.com

취재분야

2025-04-03~2025-05-03
음악33%
문화 일반22%
문학/출판12%
연극10%
인사일반10%
국제일반5%
국제인물2%
미술2%
검찰-법원판결2%
무용2%
  • [책의 향기]점토판에 새겨진 고대인들의 삶

    “어둠 속에 있던 아가야. 이제 나와서 햇빛을 보았구나. 울지 마라, 걱정 마라.” 고대 바빌로니아 왕국에서 불렸던 자장가의 일부다. 옛 부모들도 현대인처럼 우는 아이를 달래려고 진땀을 뺐던 것을 어렵지 않게 상상할 수 있다. 세계 최초의 문자 체계로 알려진 쐐기문자가 새겨진 점토판들은 이처럼 고대인들의 삶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고대 메소포타미아에서 출토된 유물들을 중심으로 당대의 삶을 들여다 보는 책이다. 사우디아라비아 출신인 저자는 법학대학원을 준비하다 우연히 고대 서적에 대한 강의를 들은 뒤 메소포타미아를 연구하는 고고학자가 된다. “(수업을 들은 지) 불과 몇 시간 뒤 쐐기문자에 홀딱 빠져 남은 생애 동안 점토판을 읽을 태세가 되어 있음을 알았다.” 저자에게 유물은 누군가 손으로 빚고, 기록하고, 남기려 했던 ‘삶의 증거’다. 수메르인이 메소포타미아 남부에 건설한 도시 우르에는 엔니갈디난다 공주의 궁전이 있었다. 이 궁전에서 발굴된 유물들은 서로 다른 시대의 것이라고 한다. 박물관처럼 고대인들이 의도적으로 유물을 모아 놓았다는 추정이 가능한 대목이다. 저자는 “고대인도 역시 현대인처럼 자신보다 더 오래된 시간과 연결되려 했다”고 했다. 수수께끼 같던 유물에서 초기 인류의 다양한 면모를 제시하는 게 흥미롭다. 궁전에 흩어진 채로 발견된 학습용 서판에선 교육과 학교 생활의 불안함을 읽어내고, 점토 원뿔을 가지고 사람들이 어떻게 신과 소통했는지를 탐구한다. 탄탄한 연구와 합리적인 추론으로 고대 문명에 대한 호기심을 채워준다.사지원 기자 4g1@donga.com}

    • 12시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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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키드, 찰떡 캐스팅-최고 앙상블로 13년 만에 내한

    “누구나 세상을 살면서 따돌림당했거나 분리된 것 같은 경험이 있잖아요. 다른 사람과 달라도 괜찮다는 것을 느끼게 해준 작품이에요.”(셰리든 애덤스) “작은 사랑이 먼 곳까지 닿을 수 있다고 느꼈어요. 사랑하는 사람한테든 스쳐 가는 사람한테든, 조그만 사랑으로 세상이 바뀔지도 모르잖아요.”(코트니 몬스마) 7월 개막하는 뮤지컬 ‘위키드’의 투톱 주인공 글린다(몬스마)와 엘파바(애덤스)를 맡은 배우들은 지난달 30일 서울 용산구 현대카드 언더스테이지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이 작품의 매력을 이렇게 소개했다. ‘오즈의 마법사’를 재해석한 그레고리 맥과이어의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위키드는 초록 피부의 마녀 엘파바와 야망 가득한 금발 마녀 글린다의 우정과 성장을 그린 뮤지컬. 2003년 브로드웨이에서 초연된 뒤 세계 16개국에서 7000만 명이 관람했다. 누적 매출은 60억 달러(약 8조5400억 원)에 이른다. 지난해 가수 신시아 어리보와 아리아나 그란데가 출연한 영화도 국내에서 220만 명이 관람했을 만큼 인기가 높다. 이번 공연은 브로드웨이 초연 20주년을 맞아 2023년 성사된 월드투어의 일환이다. 위키드 내한 공연은 2012년 이후 13년 만이다. 뮤지컬 슈퍼바이저 데이비드 영은 “지난 한국 공연 마지막 날에 팬들이 축구장에 온 것처럼 소리 지르던 걸 기억한다”며 “이번에도 꼭 그렇게 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국 프로듀서인 신동원 에스앤코 대표는 “‘찰떡 캐스팅’인 주연 배우들은 물론이고 앙상블까지 저희가 원하는 오리지널리티를 실현하기에 가장 완벽한 팀”이라고 소개했다. 배우들은 위키드가 20여 년간 꾸준히 사랑받는 이유로 ‘공감’을 꼽았다. 몬스마는 “어떤 사회나 시대에서도 고개를 끄덕일 만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며 “무대와 의상도 완벽해 블록버스터 뮤지컬로서 많은 사랑을 받은 것 같다”고 말했다. 애덤스도 “인류가 예전부터 호기심을 가졌던 것들을 언급했기에 사랑받지 않나 싶다”고 했다. 위키드는 눈앞에서 펼쳐지는 배우들의 현란한 액션도 주요 볼거리. 수천 개의 비누 거품과 함께 하늘에서 나타나는 글린다, 무대 가장 높은 곳까지 솟아오르는 엘파바는 화려한 조명이나 입체적인 음향과 잘 어우러진다. 몬스마는 “높은 곳의 거품 속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면 부들부들 떨리고 긴장될 때도 있지만, 그만큼 무대에 서는 것에 감사하게 된다”고 했다. 애덤스는 “의상도 무겁고 빗자루도 타야 하지만 그만큼 멘털을 관리하고 잘 쉬어가면서 공연하고 있다”고 말했다. ‘디파잉 그래비티(defying gravity·중력을 거슬러)’와 ‘파퓰러(Popular)’ 등 많은 이들의 귀에 익숙한 음악들도 많다. 영은 “이전 공연보다 음악의 속도감을 올리고, 개그 코미디도 현시대에 맞게 바꿨다”며 “관객들이 달라진 곳을 찾아보면 재미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위키드는 7월 12일부터 10월 26일까지 서울 용산구 블루스퀘어 신한카드홀에서 먼저 선보인다. 올 11월에는 부산 드림씨어터, 내년 1월에는 대구 계명아트센터에서 공연을 이어간다.사지원 기자 4g1@donga.com}

    • 1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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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성장 정체된 한류, 지속적 수익 낼 수 있게 구조 변화를”

    “K컬처의 전성기가 계속될지는 우려스럽다. 하지만 기회는 있다. 이제 숨 고르기를 넘어 체질 개선이 필요한 시점이다.” 동아일보의 기획시리즈 ‘K컬처, 해외 석학에게 길을 묻다’와 관련해 한류를 대표하는 엔터테인먼트사의 고위 관계자가 보내온 메시지다. 갈수록 글로벌 콘텐츠의 경쟁이 치열해지며 수익 구조에 경고등이 켜지고 있는 상황이란 진단이다.한류는 여전히 뜨겁다. 방탄소년단(BTS)과 블랙핑크가 여전하고, ‘폭싹 속았수다’ 등 새로운 콘텐츠가 쏟아진다. 하지만 내부에서 바라보는 한류 핵심 종사자들의 시선은 다소 다르다. 한류가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경쟁력을 확보할 교두보가 마련돼야 한다고 본다.이에 동아일보는 K컬처 기업 핵심 종사자 20인을 대상으로 한류의 현재와 미래를 점검하는 설문조사 및 심층 인터뷰를 진행했다. 하이브와 SM, JYP, YG, 카카오 등 대형 엔터테인먼트사를 비롯해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대형 드라마 제작사, 영화 배급사 등 K콘텐츠 산업을 대표하는 기업들의 대표 및 전략책임자, 고위급 실무자가 참여했다. ● “한류, 정체 위기 경고등 켜졌다” 인터뷰에 응한 이들 다수는 K컬처가 현재 성장 정체기에 도달했다는 데 동의했다. 20명 가운데 13명(65%)이 “한류가 정체 상태에 들어섰다”고 답했다. 한 대형 기획사 관계자는 “성장 둔화 신호와 여러 형태의 구조적 문제가 이미 나타나고 있다”며 “최근 정치·경제적 불안정 상황도 영향을 미쳤다”고 답했다. 또 한 제작사 관계자는 “K팝 시장은 하락세에 있지만 드라마 부문은 여전히 성장세여서 분야별로 정체 양상이 다르게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류 성장 정체의 원인으로는 ‘글로벌 콘텐츠 경쟁 심화’(11명)를 가장 많이 지목됐다. 이어 ‘해외 플랫폼 전략 변화’(9명), ‘콘텐츠 포맷 반복과 차별화 부족’(9명) 등의 복합적인 요인이 꼽혔다. K팝 분야에선 유사한 외형과 전략을 반복하는 제작 방식에 대한 문제의식이 컸다. 한 응답자는 “비슷한 비주얼과 전략을 가진 K팝 그룹들이 연달아 데뷔하면서 피로감이 커지고 있다”며 “기획사들도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지만, 소비자 입장에선 그 차이가 쉽게 느껴지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한류 산업의 가장 큰 위협 요소로는 ‘수익 모델의 지속 불가능성’(8명)이 꼽혔다. 특히 K드라마 분야는 넷플릭스 등 글로벌 플랫폼의 영향력이 지나치게 커졌다고 짚었다. K팝은 공연과 부가 사업의 수익이 기대만큼 성장하지 못하고 있다고 봤다. 한 대형 기획사 관계자는 “해외 팬덤 이탈도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했다. 롯데컬처웍스의 한 관계자는 “영화 흥행 실패가 재투자 축소로 이어지며 제작 규모 자체가 줄어들고 있는 것이 가장 우려된다”고 밝혔다. 또 다른 응답자는 “피프티피프티, 뉴진스 사태 등에서 보듯 K팝은 저작권과 아티스트 관계, 팬덤의 과도한 개입 같은 문제를 쉽게 해결하기 어렵다”고 했다.● “익숙한 공식 버리고 현지화 전략 나서야”응답자들은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전략으로 ‘해외 현지화 강화’(10명)를 최우선 과제로 꼽았다. 단순히 콘텐츠를 수출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각국의 창작자들과 협업해 현지 문화를 반영한 콘텐츠를 함께 기획·제작해야 한다는 인식이다. “K팝 시스템 자체를 수출하고, 다국적 아티스트를 육성해 각국 시장에 맞춰 현지화해야 한다”는 응답도 있었다. 한 대형 기획사 관계자는 “장르물, 실험작 등 장르 및 포맷의 다변화가 필요하다”고 했으며, 또 다른 기획사 관계자는 “창작자 중심의 수익 배분과 제작 구조 개편이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류 산업의 전망을 묻는 질문에는 11명이 ‘중장기 반등’을 내다봤다. K팝의 성장 여지가 여전히 남아 있고, BTS가 군입대로 완전체 활동을 멈추는 등 일시적인 악재들이 해결되면 어느 정도 숨통이 트일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중소 기획사들의 빠른 성장과 글로벌 팬덤의 확장 등은 한류 성장의 긍정적 신호로 받아들여졌다. 손승애 쇼박스 드라마사업총괄 대표는 “성장률 둔화는 피할 수 없지만, 제작과 유통 방식을 전면적으로 ‘리셋’ 한다면 중장기 반등은 가능하다”고 말했다. “중국 시장 재개방 등 환경 변화에 따라 시장이 확대될 여지도 충분하다”는 응답도 있었다. 이를 위해서는 익숙해진 성공 공식을 반복하는 제작 관행이나 불균형한 수익 구조, 폐쇄적인 제작 환경 등에서 벗어나 근본적인 구조 개편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제언도 많았다. 제작자와 창작자가 존중받는 환경과 유연한 협업 모델, 변화하는 팬덤 생태에 대응할 수 있는 수익 시스템을 갖추는 것이 가장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이정하 콘텐츠판다 총괄이사는 “OTT의 득세로 인한 시장 구조 변화, 수익 악화가 현재 위기의 핵심”이라며 “글로벌 OTT에 종속되지 않고 자생력을 키워야 한다. 지속적으로 좋은 지식재산권(IP)을 확보하는 것이 한류의 생존 조건”이라고 강조했다.사지원 기자 4g1@donga.com이호재 기자 hoho@donga.com이지윤 기자 leemail@donga.com}

    • 1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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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른 사람과 달라도 괜찮아”…두 마녀의 우정 그린 위키드 13년만에 내한

    “누구나 세상을 살면서 따돌림당했거나 분리된 것 같은 경험이 있잖아요. 다른 사람과 달라도 괜찮다는 것을 느끼게 해준 작품이에요.”(셰리든 아담스)“작은 사랑이 먼 곳까지 닿을 수 있다고 느꼈어요. 사랑하는 사람한테든 스쳐 가는 사람한테든, 조그만 사랑으로 세상이 바뀔지도 모르잖아요?” (코트니 몬스마)7월 개막하는 뮤지컬 ‘위키드’의 투톱 주인공 글린다(몬스마)와 엘파바(아담스)를 맡은 배우들은 4월 30일 서울 현대카드 언더스테이지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이 작품의 매력을 이렇게 소개했다. ‘오즈의 마법사’를 재해석한 그레고리 맥과이어의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위키드는 초록 피부의 마녀 엘파바와 야망 가득한 금발 마녀 글린다의 우정과 성장을 그린 뮤지컬. 2003년 브로드웨이에서 초연된 뒤 세계 16개국에서 7000만 명의 관객들이 관람했다. 누적 매출은 60억 달러(약 8조5400억 원)에 이른다. 지난해 가수 신시아 에리보와 아리아나 그란데가 출연한 영화도 국내에서 220만 명이 관람했을 만큼 인기가 높다. 이번 공연은 브로드웨이 초연 20주년을 맞아 2023년 성사된 월드투어의 일환이다. 위키드 내한 공연은 2012년 이후 13년 만이다. 뮤지컬 수퍼바이저 데이비드 영은 “지난 한국 공연 마지막 날에 팬들이 축구장에 온 것처럼 소리 질러주던 걸 기억한다”며 “이번에도 꼭 그렇게 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국 프로듀서인 신동원 에스앤코 대표는 “‘찰떡 캐스팅’인 주연 배우들은 물론 앙상블까지 저희가 원하는 오리지널리티를 실현하기에 가장 완벽한 팀”이라고 소개했다. 배우들은 위키드가 20여년 간 꾸준히 사랑받는 이유로 ‘공감’을 꼽았다. 몬스마는 “어떤 사회나 시대에서도 고개를 끄덕일만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며 “무대와 의상도 완벽해 블록버스터 뮤지컬로서 많은 사랑을 받은 것 같다”고 말했다. 아담스도 “인류가 예전부터 호기심을 가졌던 것들을 언급했기에 사랑받지 않나 싶다”고 했다.위키드는 눈앞에서 펼쳐지는 배우들의 현란한 액션도 주요 볼거리. 수천 개의 비누 거품과 함께 하늘에서 나타나는 글린다, 무대 가장 높은 곳까지 솟아오르는 엘파바는 화려한 조명이나 입체적인 음향과 잘 어우러진다. 몬스마는 “높은 곳의 거품 속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면 부들부들 떨리고 긴장될 때도 있지만, 그만큼 무대에 서는 것에 감사하게 된다”고 했다. 아담스는 “의상도 무겁고 빗자루도 타야 하지만 그만큼 멘탈을 관리하고 잘 쉬어가면서 공연하고 있다”고 말했다.‘디파잉 그래비티(defying gravity·중력을 거슬러)’와 ‘파퓰러(Popular)’ 등 많은 이들의 귀에 익숙한 음악들도 많다. 영은 “이전 공연보다 음악의 속도감을 올리고, 개그 코미디도 현시대에 맞게 바꿨다”며 “관객들이 달라진 곳을 찾아보면 재미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위키드는 7월 12일부터 10월 26일까지 서울 블루스퀘어 신한카드홀에서 먼저 선보인다. 올 11월에는 부산 드림씨어터, 내년 1월에는 대구 계명아트센터에서 공연을 이어간다. 사지원 기자 4g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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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한령 9년만에… K팝 ‘이펙스’, 내달 中공연

    K팝 보이그룹 ‘이펙스’(사진)가 다음 달 중국 푸저우(福州)에서 단독 콘서트를 연다. 한국 국적의 아이돌이 중국 본토에서 콘서트를 여는 것은 9년 만으로, 중국 정부가 한한령(限韓令)을 단계적으로 완화시킬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가요기획사 C9엔터테인먼트는 29일 “소속 그룹 이펙스가 다음 달 31일 푸저우에서 단독 콘서트 ‘청춘결핍 인 푸저우’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12월 서울에서 시작한 ‘청춘결핍’ 아시아 투어로, 중국 마카오와 대만 타이베이에 이어 푸저우를 방문한다. K팝 아이돌은 2016년 한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이후 중국 본토에서 콘서트나 공연을 갖지 못했다. 하지만 지난해 말 미국 국적인 한국계 싱어송라이터 ‘검정치마’가 산시성 등에서 공연했으며, 이달 3인조 힙합 그룹 ‘호미들’이 우한에서 공연했다. 가수 겸 배우인 김재중도 이달 충칭에서 팬미팅을 열었다. 가요계에선 이펙스의 공연이 아이돌 그룹의 단독 콘서트임을 감안할 때 더 많은 K팝 스타들의 중국 공연이 성사될 가능성을 기대하고 있다. 현재 방탄소년단(BTS) 제이홉과 세븐틴 등 대형 K팝 가수들은 마카오 등에서 중화권 팬들을 만나고 있다. 한 연예기획사 관계자는 “한한령 해제는 중국 본토에서 1만 석 이상의 공연이 허가가 나느냐가 관건”이라며 “중국 정부가 소규모 공연을 허용하며 추이를 살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사지원 기자 4g1@donga.com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

    • 2025-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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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TS-오징어게임… 한류, 일시적 현상 넘어 주류문화로 영향력”

    “요즘 한국 드라마는 나올 때마다 거의 항상 세계 넷플릭스 ‘톱 10’ 안에 들어갑니다. 모두가 방탄소년단(BTS)을 알고 있고, ‘오징어 게임’은 오랜 기간 사랑받고 있죠. 한류가 세계 대중문화의 주류(mainstream)라는 건 의문의 여지가 없다고 봐요.” 영국 킹스칼리지런던의 라몬 파체코 파르도 국제관계학 교수(45)는 최근 동아일보와 가진 영상 인터뷰에서 이미 K콘텐츠는 영미 작품들과 같은 반열이라고 설명했다. 한류의 인기는 “일시적 ‘현상(Phenomenon)’이 아닌 주류 문화로 접어든 게 명백하다”는 설명이다. 스페인 출신인 파르도 교수는 유럽 내 한국 전문가로 손꼽힌다. 벨기에 브뤼셀자유대에서 한국 이슈를 다루는 ‘한국 석좌’도 겸하고 있다. 2022년 영국 옥스퍼드대에서 출간된 저서 ‘새우에서 고래로: 잊혀진 전쟁부터 K-팝까지’는 전쟁으로 폐허가 됐던 한국이 세계적인 문화 강국이 되기까지를 다뤘는데, 지난해 한국어판(열린책들)으로도 출간됐다. 파르도 교수는 “앞으로도 한류는 세계적인 영향력을 꾸준히 유지해 나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K콘텐츠가 이렇게 사랑받는 이유를 뭐라고 보나.“한국 아티스트들은 자기만의 방식으로 자신을 표현하고 있다. 이는 외국인들에게 매우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특히 한국 영화를 보면, 한국 사회를 배경으로 하면서도 보편적인 의미를 담아낸다. 한국의 다양하고 자유로운 메시지에 세계가 반응하는 것이다.” ―25년 전 초기 한류는 ‘겨울연가’나 ‘H.O.T.’ 같은 몇몇 대박 상품이 주도했다. 지금과 달라진 점은 뭘까. “솔직히 극적으로 달라졌다고 보긴 어렵다. 당시나 지금이나 한국 문화 소비자들은 적극적으로 콘텐츠를 찾아 나선다는 점이 닮았다. 다만 그때와 비교해 오늘날 팬덤은 규모가 훨씬 커졌다. 연령대도 10대부터 노년층까지 훨씬 다양해졌다. 또 다른 주목할 변화는 K콘텐츠를 더 깊이 이해하려고 한국어를 배우는 이들이 많아졌다는 점이다. 지금 한류 팬들은 단순히 콘텐츠 소비를 넘어서, 한국의 언어와 문화를 이해하고자 한다.” ―한류가 너무 상업화되거나 획일화됐다는 비판도 있다.“그런 시각에 동의하지 않는 편이다. 물론 K콘텐츠 중 일부는 매우 대중적이다. 하지만 마이너한 것 역시 존재한다. 이건 지극히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예를 들어, 영화 ‘기생충’을 보면 상당히 상업적이다. 하지만 2000∼2010년대 국제 영화제에서 수상한 한국 영화들은 상업성이 옅었다. 드라마도 해외 시청자를 염두에 두고 제작된 것이 있는 반면, 한국 시청자를 타깃으로 한 작품들도 있다.” ―K팝은 어떻게 평가하나.“K팝은 분명히 (영화나 드라마보다) 상업적인 측면이 짙다. 하지만 그런 만큼 가장 파급력이 강하다. 하지만 BTS를 예로 들어보자. 데뷔 초부터 곡을 직접 썼고, 소속사는 당시 ‘빅 3(SM·YG·JYP엔터테인먼트)’도 아니었다. 이후 스트레이 키즈도 직접 곡을 만들며 다양한 스타일을 시도하고 있다. 블랙핑크 역시 솔로 활동에선 (그룹 때보다) 훨씬 덜 상업적인 프로젝트를 내놓았다.” ―K콘텐츠가 진화하고 있단 뜻인가. “그렇다. 아이돌들이 만들어지는 공식(formula)을 보면, 2000∼2010년대보다 덜 획일적이다. 다양성 측면에선 과거보다 오히려 상업성이 덜하다고 볼 수 있다. 뭣보다 K팝 아티스트 육성 방식을 보라. 아티스트의 정신 건강이나 가족 문제 등 개인적인 삶을 배려하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지 않나.” ―아직 한류가 아시아와 북미, 유럽에서만 인기라는 지적도 나온다.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지역에선 여전히 덜 알려진 편인 것 같다. 넷플릭스나 유튜브 같은 플랫폼이 제한적인 데다 인터넷 접근성이 낮기 때문이다. 이런 곳에선 여전히 주류인 TV나 라디오 같은 전통적인 미디어 채널을 활용해 K콘텐츠를 알릴 필요가 있다.” ―K콘텐츠에 한국적 요소는 꼭 필요하다고 보나.“이제 K콘텐츠는 세계적인 주류가 됐다. 꼭 한국적인 것을 담아야 한다는 강박에선 벗어나야 한다. 봉준호 감독의 영화 ‘미키17’을 보라. 출연진이 다 외국인이고, 한국적인 배경도 없었다. 하지만 봉 감독은 분명 한국인이다. 이게 현재 한류가 위치한 지점이다. 한국에서 만들었어도 내용은 완전히 글로벌한 콘텐츠들이 세계인에게 더 큰 매력으로 다가갈 수 있다. 아까도 언급했듯, 다양성이 중요하다.” ―K팝 기획사들도 현지와 협력해 외국인 아이돌을 만들기도 한다.“긍정적인 현상이라고 본다. 단지 한국 문화를 ‘소비’하는 것을 넘어섰단 뜻이다. 이제 세계 각지에서 K콘텐츠를 ‘창작’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UEFA 챔피언스리그(유럽축구클럽 대항전)을 보라. 어느 나라 선수가 뛰는지는 더 이상 중요하지 않다. 어느 클럽이 최고인지가 중요하다. K팝도 세계 최고 수준의 음악 콘텐츠가 한국에서 나오고 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글로벌화된 것이다.” ―중국 ‘한한령(限韓令)’ 등 여전히 한류에 민감한 나라들이 있다. “중국은 기본적으로 외국 문화에 대한 검열이 심한 나라다. 한국이 중국 시장에 맞추려고 콘텐츠를 자체 검열하기 시작하면, 글로벌 시장에서의 매력을 잃게 된다. 이는 경제적 손해로도 이어진다. 중국을 너무 의식하기보단 (한류를 좋아하는) 중국 젊은 세대들과 직접 소통하려는 노력이 중요하다고 본다.” ―K콘텐츠의 미래는 어떤 모습일까. “한류는 이제 너무나도 다양해졌다. 앞으로도 세계적인 영향력을 지속적으로 유지할 것이다. 하지만 특정 장르가 주도하는 형태는 아닐 것으로 본다. 팝과 영화, 드라마부터 문화, 패션, 뷰티 등 다양한 분야가 각각의 순간에 주목받을 수 있다.”사지원 기자 4g1@donga.com}

    • 2025-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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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한령 풀리나…이펙스, 내달 中 본토서 단독 콘서트

    K팝 보이그룹 ‘이펙스’가 다음 달 중국 푸저우(福州)에서 단독 콘서트를 연다. 한국 국적의 아이돌이 중국 본토에서 콘서트를 여는 것은 9년 만으로, 중국 정부가 한한령(限韓令)을 단계적으로 완화시킬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가요기획사 C9엔터테인먼트는 29일 “소속 그룹 이펙스가 다음달 31일 푸저우에서 단독 콘서트 ‘청춘결핍 인 푸저우’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12월 서울에서 시작한 ‘청춘결핍’ 아시아 투어로, 중국 마카오와 대만 타이베이에 이어 푸저우를 방문한다.K팝 아이돌은 2016년 한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이후 중국 본토에서 콘서트나 공연을 갖지 못했다. 하지만 지난해 말 미국 국적인 한국계 싱어송라이터 ‘검정치마’가 산시성 등에서 공연했으며, 이달 3인조 힙합 그룹 ‘호미들’이 우한에서 공연했다. 가수 겸 배우인 김재중도 이달 충칭에서 팬미팅을 열었다. 가요계에선 이펙스의 공연이 아이돌 그룹의 단독 콘서트임을 감안할 때 더 많은 K팝 스타들의 중국 공연이 성사될 가능성을 기대하고 있다. 현재 방탄소년단(BTS) 제이홉과 세븐틴 등 대형 K팝 가수들은 마카오 등에서 중화권 팬들을 만나고 있다. 한 연예기획사 관계자는 “한한령 해제는 중국 본토에서 1만 석 이상의 공연이 허가가 나느냐가 관건”이라며 “중국 정부가 소규모 공연을 허용하며 추이를 살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미국 팝스타 케이티 페리도 올해 11월 중국 항저우에서 1만8000석 규모 공연장에서 콘서트를 가진다. 이번 공연은 2017년 페리가 반(反)중 성향의 의상을 착용했었단 이유로 중국 입국이 거부됐다는 보도가 나온 지 8년 만이다.사지원 기자 4g1@donga.com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

    • 2025-0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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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아빠의 몸속에도 ‘양육 호르몬’… 부성애의 재발견

    영국 생물학자 찰스 다윈(1809∼1882)의 이론에 따르면 육아는 ‘어머니의 일’이다. 여성은 본능적으로 남성보다 상냥하고 이기심이 덜하다. 이 때문에 남성은 짝과 지위를 얻기 위해 경쟁하고, 여성은 최상의 유전자를 가진 수컷의 자녀를 낳아 양육에 집중해야 한다.시대가 변하기도 했지만, 요즘엔 여성은 물론 남성들도 여기에 동의하지 않는 이들이 더 많다. 자녀 양육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남성들도 훨씬 늘어났다. 그렇다면 이런 남성들은 본능을 거스르고 있는 것일까.책 ‘아버지의 시간’에 따르면 답은 ‘아니요’다. 이 책은 “남성에게도 양육에 대한 본능이 있다”고 본다. 미국의 저명한 인류학자이자 모성 연구자인 저자는 ‘남성들의 양육’으로 관심사를 넓혔다. 저자에 따르면 오늘날 남성들이 적극적으로 자녀 양육에 참여하는 것은 단지 성 역할의 사회문화적 변화 때문만은 아니다. 책은 생후 1000일 전후의 영아와 아버지의 관계를 다루면서 남성 양육 감정의 기원을 탐구한다.흥미로운 점은 아기를 돌보는 남성에게 일어나는 신체적 변화다. 한 연구에 따르면 곧 아기가 태어날 아빠에게 신생아가 덮던 담요로 감싼 아기 인형을 안게 하고, 녹음된 신생아 울음소리를 들려줬다. 그랬더니 남성들의 프로락틴(포유류 암컷의 모유 분비를 촉진하는 호르몬) 수치는 상승하고, 남성 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 수치는 하락했다. 아기와의 놀이 시간을 가진 아빠가 애착 형성 호르몬인 옥시토신 분비가 늘어났다는 연구 결과도 있었다.여성이 배제된 ‘남성 커플’ 간의 양육에 대한 자연 실험은 통념을 뒤집는다. 동성 커플 사이에선 ‘의도하지 않은’ 임신이 없다는 점을 고려할 때, 아버지가 이성 부모보다 따뜻하게 자녀와 상호 작용한다는 것은 충분히 합리적이다.하지만 이들의 뇌 편도체와 시상하부를 포함한 ‘감정 처리 네트워크’가 활성화됐다는 사실은 놀랍다. 이 네트워크는 그동안 포유류 ‘어머니’가 아기의 안전을 유지하도록 발달된 것으로 알려졌다. 저자는 “남성과 여성은 성 염색체를 제외하면 거의 동일한 유전자를 가지고 있다. 각 성별은 서로에게 발견되는 특성을 표현할 수 있는 동일한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고 말한다.영장류 수컷이 제 아이를 돌보는 경우도 있다. 르완다의 비릉가 화산 고지대에 사는 산악고릴라는 우두머리 수컷 ‘실버백’이 새끼를 돌본다. 어미와 함께 실버백을 따르는 새끼들은 그의 보호를 받는다. 50여 년간 추적 관찰한 결과 두 살에서 여덟 살 사이에 어미를 잃은 산악고릴라 새끼 고릴라 59마리는 수컷의 보살핌 덕에 어미가 있는 새끼 고릴라와 동일한 생존율을 보였다.세계적으로 결혼 연령이 늦어지며 출산이 늦어지는 현상도 다룬다. 저자에 따르면 보조 생식 기술로 태어난 아이들은 자연적으로 잉태된 아이들보다 더 나은 양육 환경에서 자라날 가능성이 높다. 대체로 부모들이 간절히 원해서 태어난 아이들이기 때문이다. 저자는 “양육에 대한 법적, 개인적, 정치적 관점은 다양할 수 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정서적 보살핌”이라며 “아이에게 함께 살며 보살핌을 제공하면 모두 가족”이라고 분명히 한다.오늘날 여성의 경제 활동 증가로 남녀 간의 ‘육아 분담’은 대체로 당연하게 받아들여진다. 그러나 동시에 ‘남성적 본능’을 근거로 이에 반발하는 의견 또한 만만치 않다. 이 책은 자연에 기대 남성의 육아 참여를 등한시하는 게으른 통념을 시원하게 무너뜨린다. 저자의 경험과 그동안의 연구 결과를 토대로 제시한 “남성도 매우 세심하고 부드러운 보살핌을 수행할 수 있다”는 통찰은 현대 사회에 또 다른 규범을 제시하고 있다.사지원 기자 4g1@donga.com}

    • 2025-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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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팝의 심장’ 서울에 스타들 누빌 대형 공연장이 없다

    콜드플레이, 오아시스, 트래비스 스콧….이름만 들어도 설레는, 올해 내한했거나 할 예정인 해외 팝스타들이다. 하지만 이들은 모두 경기 고양종합운동장 주경기장을 공연장으로 택했다. 다음 달 31일 내한하는 카녜이 웨스트 역시 인천문학경기장에서 팬들을 만난다.물론 대형 콘서트가 꼭 서울에서 있어야 하는 건 아니다. 오히려 다양한 지역에서 열리는 건 권장할 만하다. 문제는 이들이 서울에 마땅한 대규모 공연장이 없어서 다른 곳으로 간다는 점이다. 서울엔 전용 공연장도 없어 음향이나 안전 면에서도 만족스럽지 않다. K팝의 세계적인 위상은 갈수록 높아지는데, 정작 이를 뒷받침할 공연장 인프라는 아쉬운 상황이다.●“공연장 없어 테일러 스위프트 섭외 못 해”현재 서울에서 1만 명 이상 수용할 수 있는 공연장은 1만5000석 규모인 서울 송파구 케이스포돔(옛 체조경기장)뿐이다. 일본은 도쿄도에 닛산스타디움(약 7만 석) 등 3만 명 이상 들어갈 수 있는 공연 장소가 5곳이나 된다. 공연장 부족 현상은 최대 관객 10만여 명을 수용할 수 있는 잠실종합운동장 올림픽주경기장이 2023년 8월 리모델링에 들어간 뒤 더 심해졌다. 게다가 잠실 주경기장은 2026년 12월 준공(예정)되더라도, 잠실 돔구장이 신설되는 2031년까지 야구장으로 쓰여 주요 공연장으로 활용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최대 6만6000여 명을 수용할 수 있는 서울월드컵경기장도 ‘잔디 훼손’ 논란으로 그라운드석 판매를 안 하는 등 사용이 까다로워졌다. 고척스카이돔(2만5000명) 역시 프로야구 시즌에는 사용이 불가능하다. 세계 최대 규모의 K팝 전용 공연장을 표방했던 ‘CJ라이브시티’는 공사비 상승 등으로 인해 지난해 결국 무산됐다.가요계에 따르면 한국의 공연 인프라는 팬데믹 사태 이후 급격히 커진 공연 수요를 전혀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 한 공연계 관계자는 “K팝 가수들의 공연을 보려고 세계에서 몰려드는데 마땅한 공연장이 없다”고 하소연했다. 대형 슈퍼 콘서트를 유치해 온 현대카드의 정태영 부회장은 지난해 2월 일본 도쿄돔 테일러 스위프트 공연 관람 뒤 소셜미디어에 “우린 대형 공연장이 없어서 (섭외) 말도 꺼내지 못했다”고 한탄했다. 이렇다 보니 K팝 아이돌도 대형 공연장이 많은 해외 투어에 집중하는 경향이 뚜렷해졌다.●日, 1만 석 이상 공연장 40개 넘어공연 관계자들도 죽을 맛이다. 몇 안 되는 공연장을 놓고 늘 ‘대관 전쟁’을 치르고 있다. 한 연예기획사 관계자는 “대규모 공연장은 몇 개월 전부터 신청해도 하늘의 별 따기”라고 했다. 또 다른 기획사 관계자도 “비교적 규모가 큰 고양종합운동장으로 몰리지만, 야외라 날씨 영향을 많이 받는 데다 전문 공연장이 아니라서 아쉽다”고 말했다. 고양종합운동장은 스포츠 경기 전용이라 VIP 좌석인 ‘스카이박스’에 앉으면 무대를 측면에서 봐야 한다.그나마 1만5000석 규모의 인스파이어 아레나가 전문 공연장이지만 한계가 뚜렷하다. 인천 영종도에 있어 팬들의 대중교통 접근성이 떨어진다. 최근 이곳에서 열린 아이돌 콘서트에 다녀온 정모 씨(32)는 “공연장이 여기라고 하면 팬들이 한숨부터 내쉰다”고 말했다.한국대중음악공연산업협회(음공협)에 따르면 일본은 전국에 1만 석 이상 공연장이 40곳이 넘는다. 사이타마 슈퍼 아레나(3만7000석)와 요코하마 아레나(1만7000석), 피아 아레나(1만2000석), 오사카 아레나(1만5000석) 등 음악 중심 공연장도 4곳이다.음공협의 고기호 부회장은 “현재 정부와 협의해 유휴 공간들을 공연장으로 활용하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충분치가 않다”며 “K팝 음악 시장의 수준에 맞는 전문 공연장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사지원 기자 4g1@donga.com}

    • 2025-0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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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교황 “광장으로 다시 데려와줘 고마워요” 선종 전날 간병인에 인사

    “나를 광장으로 다시 데려와 줘서 고마워요.” 프란치스코 교황이 선종하기 전날인 20일(현지 시간)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서 마지막으로 신자들을 만난 뒤 자신의 건강관리 보좌관이자 간병인인 마시밀리아노 스트라페티에게 건넨 말이다. 22일 교황청은 프란치스코 교황의 생전 마지막 하루를 전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20일 성 베드로 대성당 발코니에서 부활절 축복 메시지를 전한 뒤 바로 앞 광장에 모인 5만여 명의 신자들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폐렴으로 37일간 치료 후 퇴원한 교황은 평소보다 지친 얼굴이었지만 전용차인 ‘포프모빌’을 타고 광장을 돌며 손을 흔들었다. 평소 아이들을 좋아한 교황은 아기를 보자 차를 세워 손을 어루만지기도 했다. 교황은 광장에서 신자들을 만날지를 놓고 잠시 망설였다고 한다. 체력이 받쳐 줄지 의문이었고, 의료진은 최소 두 달간 휴식을 취해야 한다고 강조했기 때문이다. 이에 교황은 스트라페티에게 “해낼 수 있을까요”라고 물었고, 그는 교황을 격려했다고 한다. 광장에서 신자들을 만난 뒤 교황은 피곤해했지만 만족하면서 스트라페티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교황청은 “(교황의 광장 방문은) 신자들 가운데 있고자 하는 깊은 소망과, 자신의 교황직의 상징이 된 인간적 유대감을 누리고자 하는 깊은 열망을 드러낸 것”이라고 설명했다. 스트라페티는 2022년부터 교황의 개인 간병인에 임명된 남성 간호사다. 그는 교황을 24시간 밀착 간호해 왔다. 교황청에 따르면 교황은 21일 오전 5시 반경 급작스러운 뇌졸중 증후를 보였고, 약 1시간 후 스트라페티에게 작별하듯 손 인사를 한 뒤 혼수 상태에 빠졌다. 교황청은 “교황은 고통받지 않았으며, 모든 것이 순식간에 일어났다”고 밝혔다.‘가난한 자의 성자’로 불린 프란치스코를 자신의 교황명으로 삼은 이답게 고인이 남긴 재산은 100달러(약 14만 원)에 불과하다고 아르헨티나 매체 암비토가 유명인들의 자산 정보를 제공하는 셀레브리티 넷워스를 인용해 보도했다. 추기경 월급은 4700∼5900달러(약 671만∼843만 원) 정도이지만 교황은 즉위 뒤 월급을 받지 않은 채 무보수로 일했다. 평생 청빈한 삶을 살겠다는 ‘가난 서약’을 했기 때문으로 전해졌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역대 교황이 머물던 사도궁 관저 대신 사제들의 기숙사인 ‘성녀 마르타의 집’에서 기거했다.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사지원 기자 4g1@donga.com}

    • 2025-0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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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흥식 추기경, 伊매체 선정 차기 교황 후보 12인에

    교황청 성직자부 장관인 유흥식 추기경(사진)이 21일(현지 시간) 선종한 프란치스코 교황을 애도하며 “한국 사랑이 정말 남달랐던 분”이라고 회고했다. 유 추기경은 22일 가톨릭평화방송에서 공개한 애도 영상에서 “교황은 한국을 진심으로 사랑한 분이었다”며 “한국의 분단을 안타까워했다”고 말했다. 이어 “형제와 가족이 갈라진 고통을 조금이나마 덜 수 있다면, 직접 북한에 갈 의향이 있다고 하셨다”고 전했다. 유 추기경은 “교황은 생명의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순간에도 사람들을 만나는 걸 멈추지 않았다”며 “교황의 선종에서 희망과 부활을 보았으며, 우리 자신이 또 다른 부활의 모습으로 이웃과 사회로 나아갈 용기를 얻는다”고 했다. 유 추기경은 이날 교황 선종 뒤 소집된 첫 추기경 회의에 참석해 장례 절차를 논의했다. 추기경단은 26일 오전 10시 성 베드로 광장에서 장례 미사를 거행하기로 했다. 2, 3주 뒤 시스티나 성당에서 교황을 뽑는 추기경단 비밀투표인 ‘콘클라베(Conclave)’에도 참여한다. 유 추기경은 이탈리아 일간지 코리에레델라세라가 선정한 차기 교황 후보 12명에도 이름을 올렸다. 피에트로 파롤린 교황청 국무원장(70·이탈리아)과 에르되 페테르 추기경(73·헝가리), 프리돌린 암봉고 베숭구 추기경(65·콩고민주공화국) 등이 유력 후보로 꼽혔다. 매체는 유 추기경에 대해 “남북한 화해를 모색한 ‘포콜라레 운동’(가톨릭 영성 운동)의 일원”이라고 설명했다.사지원 기자 4g1@donga.com}

    • 2025-0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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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대 인근 소극장서 동시다발 ‘K팝 잔치’

    “홍대를 K팝의 성지로 만들고 싶습니다.” 다음 달 1일부터 11일까지 ‘K팝 위크 인 홍대’를 선보이는 개그맨이자 공연제작자 윤형빈(사진)은 23일 서울 마포구 H-스테이지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이런 포부를 밝혔다. ‘K팝 위크…’는 K팝 아티스트들이 서울 홍익대 인근에 있는 여러 소극장에서 잇달아 공연하는 행사다. 윤형빈은 “일본 도쿄 신오쿠보에는 K팝을 듣는 소규모 공연장이 활성화됐는데 ‘(정작) 한국엔 어디있지?’ 싶었다”라며 “가장 적합한 곳이 홍대가 아닐까 싶었다”라고 말했다. 이번 행사는 ‘홍대 레드로드’, ‘H-스테이지’, ‘K팝 스테이지’ 등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열린다. K팝 스테이지는 개그 공연장인 ‘윤형빈소극장’을 새단장한 곳이기도 하다. 엠블랙 양승호, 틴탑 천지 등 아이돌그룹 멤버를 비롯해 류필립, 군조크루 등 총 12팀이 참여한다. 이런 소극장 공연을 기획한 건 아티스트와 팬들이 더욱 가깝게 교감하길 기대해서다. 대형 콘서트 위주의 K팝 시장에서 소극장에 바탕을 둔 다양한 라이브 공연 문화를 확산시키겠다는 취지다. 군조크루는 “파워풀한 보컬을 앞세운 퍼포먼스 중심으로 K팝의 ‘매운맛’을 보여드리겠다”라며 “관객을 가까이서 볼 수 있는 공연장이라 기대가 크다”라고 했다.사지원 기자 4g1@donga.com}

    • 2025-0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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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난 서약’ 무보수로 일한 교황, 단돈 100달러 남기고 떠나

    21일(현지 시간) 선종한 프란치스코 교황이 남긴 재산이 100달러(약 14만 원)밖에 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아르헨티나 매체 암비토는 유명인 순자산 전문 인터넷 사이트 ‘셀레브리티 넷워스’를 인용해 이같이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보통 추기경의 월급은 4700~5900달러(671만~843만 원) 선이라고 한다.그러나 프란치스코 교황은 2013년 3월 교황에 즉위한 뒤 월급을 수령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히고 무보수로 일했다. 예수회 출신 성직자로서 평생 청빈한 삶을 살겠다는 ‘가난 서약’을 했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졌다.1936년 아르헨티나에서 태어난 프란치스코 교황은 부에노스아이레스의 빈민촌에서 가난한 이웃을 위해 헌신했다. 2001년 추기경에 서임된 후에도 작은 아파트에 살며 추기경에게 배정된 고급 승용차 대신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등 검소한 모습을 보여왔다.최초로 ‘프란치스코’라는 교황명을 사용한 것에서도 교황의 성품이 드러난다. ‘가난한 자의 성자’로 불리는 이탈리아 아시시 출신의 프란치스코(1182~1226)의 이름을 따 교황명을 지었다. 바오로, 베네딕토 등 전임 교황들이 많이 사용하던 이름을 사용하지 않고 소외된 이웃을 잊지 않기 위해 프란치스코란 교황명을 택했다고 밝힌 바 있다.교황이 된 뒤에도 바티칸 내 전용 숙소 대신 교황청 사제들의 기숙사인 ‘성녀 마르타의 집’에서 거주했다. 또 교황의 상징인 금 십자가 대신 낡은 십자가를 착용했고, 교황을 상징하는 빨간 구두 대신 검은 구두를 신었다. 2014년 한국을 방문했을 때도 국빈용 고급 의전차량이 아닌 기아의 ‘소울’ 차량을 이용해 화제가 됐다.프란치스코 교황의 장례식은 26일 바티칸에서 거행된다. 그는 지난해 11월 장례법을 개정해 절차를 대폭 줄인 바 있다. 그는 교황의 묘지로 알려진 성베드로 성당이 아닌 로마의 산타 마리아 마조레 대성당에 안장될 예정이다.사지원 기자 4g1@donga.com}

    • 2025-0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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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류-환경… ‘펑크록 대모’ 스미스의 ‘끝나지 않을 대화’

    “모든 새들이 노래하고 있었다. 그리고 모든 음표가 무(無)를 낳았다. 모두가 사라졌기에.” 19일 서울 중구 복합문화공간 피크닉에서 개막한 전시 ‘끝나지 않을 대화’에선 1986년 소련에서 발생한 체르노빌 원전 사고를 소재로 한 시 낭송과 함께 한 영상물이 재생됐다. 원전에서 살아남은 아이들의 목소리, 방사능에 오염된 피아노에서 나는 소리 등이 어우러진 ‘체르노빌의 아이들’이란 작품이다. 이 시는 미국에서 재니스 조플린의 후계자로 불렸던 ‘펑크록의 대모’ 패티 스미스가 지은 것이다. 해당 전시는 스미스와 뉴욕, 독일 베를린을 주무대로 활동하는 2인조 그룹 ‘사운드워크 컬렉티브’의 멤버인 스테판 크라스닌스키가 10여 년간 주고받은 편지에서 영감을 얻어 기획됐다. 전시는 기후변화와 대형 산불, 동식물의 위기 등 인류가 직면한 위기를 조명하는 비디오 작품 8편과 드로잉 등을 선보인다. 각 비디오 작품의 사운드 트랙은 크라스닌스키가 세계 각지의 역사적 장소에서 수집한 다양한 소리 위에 스미스가 자신이 쓴 시를 낭송하는 소리를 얹어 만들었다. 전시작 중엔 스미스가 태어난 해인 1946년부터 최근까지의 대형 산불을 다룬 ‘산불’이 특히 강렬한 인상을 준다. 20세기 이탈리아 영화 황금기의 대표 주자로 꼽히는 피에르 파올로 파솔리니(PPP·1922∼1975) 감독의 삶과 미공개 영상을 조명한 ‘파솔리니’, 고대 신화 속 메데이아의 서사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메데이아’ 등도 선보인다. 개막 날 전시장에서 만난 스미스는 “노래하든, 시를 쓰든, 그림을 그리든 정서적으로 사람들과 소통한다는 측면에선 모두 동일하다”며 “우리가 세상을 되돌릴 수 있다는 ‘희망’을 전달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크라스닌스키는 “단층 건물에서 진행됐던 다른 나라 순회전과 달리 4층 건물인 피크닉에선 좀 더 많은 아이디어를 구현할 수 있었다”고 했다. 7월 20일까지.사지원 기자 4g1@donga.com}

    • 2025-0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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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펑크록 대모’ 패티 스미스가 들려주는…인류와 환경, 그 끝나지 않을 대화

    “모든 새들이 노래하고 있었다. 그리고 모든 음표가 무(無)를 낳았다. 모두가 사라졌기에.”19일 서울 중구 복합문화공간 피크닉에서 개막한 전시 ‘끝나지 않을 대화’에선 1986년 소련에서 발생한 체르노빌 원전 사고를 소재로 한 시 낭송과 함께 한 영상물이 재생됐다. 원전에서 살아남은 아이들의 목소리, 방사능에 오염된 피아노에서 나는 소리 등이 어우러진 ‘체르노빌의 아이들’이란 작품이다.이 시는 미국에서 재니스 조플린의 후계자로 불렸던 ‘펑크록의 대모’ 패티 스미스가 지은 것이다. 해당 전시는 스미스와 뉴욕, 독일 베를린을 주무대로 활동하는 2인조 그룹 ‘사운드워크 컬렉티브’의 멤버인 스테판 크라스닌스키가 10여 년간 주고받은 편지에서 영감을 얻어 기획됐다.전시는 기후 변화와 대형 산불, 동식물의 위기 등 인류가 직면한 위기를 조명하는 비디오 작품 8편과 드로잉 등을 선보인다. 각 비디오 작품의 사운드 트랙은 크라스닌스키가 세계 각지의 역사적 장소에서 수집한 다양한 소리 위에 스미스가 자신이 쓴 시를 낭송하는 소리를 얹어 만들었다.전시작 중엔 스미스가 태어난 해인 1946년부터 최근까지의 대형 산불을 다룬 ‘산불’이 특히 강렬한 인상을 준다. 20세기 이탈리아 영화 황금기의 대표주자로 꼽히는 피에르 파올로 파솔리니(PPP·1922~1975) 감독의 삶과 미공개 영상을 조명한 ‘파솔리니’, 고대 신화 속 메데이아의 서사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메데이아’ 등도 선보인다.개막 날 전시장에서 만난 스미스는 “노래하든, 시를 쓰든, 그림을 그리든 정서적으로 사람들과 소통한다는 측면에선 모두 동일하다”라며 “우리가 세상을 되돌릴 수 있다는 ‘희망’을 전달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크라스닌스키는 “단층 건물에서 진행됐던 다른 나라 순회전과 달리 4층 건물인 피크닉에선 좀 더 많은 아이디어를 구현할 수 있었다”고 했다. 7월 20일까지.사지원 기자 4g1@donga.com}

    • 2025-0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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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日 싱어송라이터 아이묜, 첫 내한 콘서트… “한국어 공부” 공개도

    “밀짚모자의 네가 흔들리는 마리골드를 닮았어.” 19일 오후 경기 고양시 킨텍스 제2전시장에서 일본 톱 싱어송라이터 아이묜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사랑하는 사람을 꽃에 비유한 노래 ‘마리골드’는 아이묜이 2018년 발표한 곡으로, 일본에서 사상 처음으로 스트리밍 1억 회를 달성할 만큼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이날 열린 아이묜의 첫 내한 콘서트 ‘돌핀 아파트먼트(Dolphin Apartment)’는 청춘을 위로하는 다정함이 가득한 공연이었다. 누군가를 아끼는 따뜻한 시선이 담긴 노랫말, 이와 잘 어울리는 밴드 음악이 관객들을 울고 웃게 했다. 2015년 데뷔한 아이묜은 일본의 대표적 싱어송라이터 중 한 명이다. 일상적 언어로 표현하는 아름다운 가사, 록과 포크에 바탕을 둔 통기타 멜로디가 매력적이다. 길거리 버스킹으로 시작해 2019년 도쿄 부도칸, 2022년 한신 고시엔 구장까지 서게 된 그의 사연도 많은 대중을 감동시켰다. 2017년 발표한 ‘사랑을 전하고 싶다든가’는 국내 음원차트 멜론 ‘톱100’에 오를 정도로 인기가 많다. 19, 20일 이틀 동안 열린 아이묜의 한국 콘서트는 티켓 1만6000장이 예매 시작 10분 만에 매진됐다.‘공연형 가수’답게 아이묜은 약 2시간 반 동안 탄탄한 라이브 실력으로 23곡을 선보였다. “어차피 죽는다면 한 번 깼다가 죽고 싶어.” 무반주로 노래 ‘어차피 죽는다면’의 첫 소절을 쩌렁쩌렁하게 부른 뒤 푸른 돌고래가 그려진 흰 티셔츠에 청바지를 입고 등장했다. 소박한 밴드 반주에 맞춰 직접 기타를 치며 노래하는 그의 매력은 화려한 무대 장치나 의상이 없어도 고스란히 느껴졌다.“(그동안) 모르는 척했는데, 사실은 나 한국어 가능해.” 이날 공연에서 아이묜은 지난해 5월부터 한국어 공부를 했다는 사실도 ‘깜짝 공개’했다. “밴드 반주자들과 스태프에게도 모두 비밀로 했다”는 그는 “혼토니(本当に·정말로) 어려워요” “귀여워? 아리가토 고자이마스(ありがとうございます·감사합니다)” 등 한국어와 일본어를 섞어 쓰며 웃음을 자아냈다. 두 나라 말로 만화 캐릭터 ‘짱구’ 성대모사를 하는 등 능청스러운 유머도 매력적이었다. 공연의 하이라이트는 어쿠스틱 버전으로 편곡해 부른 ‘봄날’이었다. “초조해하지 않아도 돼. 언젠가는 꽃다발이 되어줘.” 고된 겨울을 이겨낸 뒤 함께 있을 때의 행복을 노래하는 그의 담담한 목소리가 위로처럼 다가왔다. ‘사랑을 전하고 싶다든가’ ‘너는 록을 듣지 않아’ 등 히트곡들을 부를 땐 다시 생기 넘치는 에너지를 뿜어냈다. 기교 없이 청아한 고음과 여린 가성을 자유자재로 오가는 아이묜의 헝클어진 머리와 땀에 젖은 모습은 왜 그가 국내외에서 이렇게 큰 사랑을 받는지 보여줬다. 관객들과 소통하려는 면모도 돋보였다. ‘돌핀 아파트먼트’라는 공연명을 언급하며 블랙핑크 로제의 히트곡 ‘아파트’를 부르기도 하고, 팬들의 손팻말을 가져가며 “최고”라고 말하기도 했다. “제 콘서트는 여러분과 대화하며 노래하는 공연이에요. 모두 함께 불러주세요!”고양=사지원 기자 4g1@donga.com}

    • 2025-0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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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6000석 첫 내한 공연 매진… ‘J팝 열풍’ 아이묭 누구?

    “밀짚모자의 네가 흔들리는 마리골드를 닮았어.”19일 오후 경기 고양시 킨텍스 제2전시장에서 일본 싱어송라이터 아이묭의 목소리가 울려퍼졌다. 사랑하는 사람을 꽃에 비유한 노래 ‘마리골드’는 아이묭이 2018년 발표한 노래로, 일본에서 처음으로 스트리밍 1억 회를 달성할 만큼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이날 열린 아이묭의 첫 내한 콘서트 ‘돌핀 아파트먼트(Dolphin Apartment)’는 청춘을 위로하는 다정함이 가득한 공연이었다. 누군가를 아끼는 따뜻한 시선이 담긴 노랫말, 이와 잘 어울리는 밴드 음악이 관객들을 울고 웃게 했다.2015년 데뷔한 아이묭은 일본의 대표적 싱어송라이터 중 한 명이다. 일상적 언어로 표현하는 아름다운 가사와 록과 포크에 기반한 통기타 멜로디가 매력적이라는 평을 받는다. 길거리 버스킹에서 시작해 2019년 도쿄 부도칸, 2022년 한신 고시엔 구장 등 큰 공연장을 채워간 그의 사연도 많은 대중들을 감동시켰다. 2017년 발표한 ‘사랑을 전하고 싶다든가’는 음원차트 멜론 ‘톱100’에 오를 정도로 국내에서도 인기를 끌었다. 19, 20일 이틀에 걸쳐 열린 아이묭의 한국 콘서트 티켓 1만6000장은 예매 시작 후 10분 만에 매진됐다.‘공연형 가수’답게 아이묭은 약 2시간 반 동안 탄탄한 라이브 실력으로 23곡을 선보였다. “어차피 죽는다면 한 번 깼다가 죽고 싶어.” 무반주로 노래 ‘어차피 죽는다면’의 첫 소절을 쩌렁쩌렁하게 부른 뒤 푸른 돌고래가 그려진 흰 티셔츠에 청바지를 입고 등장했다. 소박한 밴드 반주에 맞춰 직접 기타를 치며 노래하는 그의 매력은 화려한 무대 장치나 의상 없이도 고스란히 느껴졌다.“(그동안) 모르는 척 했는데, 사실은 나 한국어 가능해.” 지난해 5월부터 한국어 공부를 했다는 사실도 ‘깜짝 공개’했다. “밴드 반주자들과 스태프들에게도 모두 비밀로 했다”는 그는 “혼토오니(本当に·정말로) 어려워요”, “귀여워? 아리가또고자이마스(ありがとうございます‧감사합니다)” 등 한국어와 일본어를 섞어 사용해 관객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일본어와 한국어로 만화 캐릭터 ‘짱구’의 성대모사를 하는 등 특유의 능청스러운 유머도 매력적이었다.하이라이트는 어쿠스틱 버전으로 편곡해 부른 ‘봄날’. “초조해하지 않아도 돼. 언젠가는 꽃다발이 되어줘.” 고된 겨울을 이겨낸 뒤 함께 있을 때의 행복을 노래하는 담담한 목소리가 위로처럼 다가왔다. ‘사랑을 전하고 싶다든가’, ‘너는 록을 듣지 않아’ 등 히트곡 퍼레이드를 부를 땐 다시 생기 넘치는 에너지를 뿜어냈다. 기교 없이 청아한 고음과 여린 가성을 자유자재로 오가며 열창했다. 헝클어진 머리와 땀에 젖은 모습에 관객들의 함성은 더욱 커졌다.관객들과 소통하려는 면모도 돋보였다. ‘돌핀 아파트먼트’라는 공연명을 언급하며 블랙핑크 로제의 히트곡 ‘아파트’를 부르기도 하고, 팬들의 손팻말을 가져가며 “최고”라고 말하기도 했다. “제 콘서트는 여러분과 대화하며 노래하는 공연이에요. 모두 함께 불러주세요!” 사지원 기자 4g1@donga.com}

    • 2025-0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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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콜드플레이, 트와이스와 협업 ‘위 프레이’ 새버전 발매

    영국 밴드 콜드플레이(사진)가 한국 걸그룹 트와이스와 협업한 노래를 선보였다. 18일 워너뮤직코리아에 따르면 콜드플레이는 이날 트와이스가 한국어로 일부를 부른 버전의 ‘위 프레이(WE PRAY)’ 음원을 공개했다. ‘WE PRAY’는 콜드플레이가 지난해 10월 발매한 10번째 정규 앨범 ‘문 뮤직(Moon Music)’에 수록된 노래로 원곡은 영국 래퍼 리틀 심스와 나이지리아 가수 버나 보이 등이 피처링했다. 콜드플레이는 이 앨범으로 미국의 ‘빌보드 200’과 영국의 오피셜 앨범 차트 ‘톱 100’ 1위를 기록하며 21세기에 가장 많은 1위 앨범을 보유한 영국 출신 아티스트가 됐다. 콜드플레이는 16일 경기 고양종합운동장 주경기장에서 막을 올린 내한공연 무대에서 트와이스와 함께 ‘WE PRAY’를 부르기도 했다. 트와이스는 “‘WE PRAY’는 모두 함께 어려움을 극복하고 평화와 희망의 메시지를 나누는 곡”이라며 “각자의 파트를 한국어로 녹음할 수 있어서 더욱 의미 있었다”고 밝혔다. 콜드플레이의 내한공연은 이번이 두 번째로, 2017년 4월 이후 8년 만이다. 25일까지 총 여섯 차례 무대에 오를 예정이다.사지원 기자 4g1@donga.com}

    • 2025-0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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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콜드플레이, 트와이스와 협업한 ‘WE PRAY’ 발매…한국어 가사 담겨

    영국 밴드 콜드플레이가 한국 걸그룹 트와이스와 협업한 노래를 선보였다.18일 워너뮤직코리아에 따르면 콜드플레이는 이날 트와이스가 한국어로 일부를 부른 버전의 ‘위 프레이(WE PRAY)’ 음원을 공개했다. ‘WE PRAY’는 콜드플레이가 지난해 10월 발매한 10번째 정규 앨범 ‘문 뮤직(Moon Music)’에 수록된 노래로 원곡은 영국 래퍼 리틀 심즈와 나이지리아 가수 버나 보이 등이 피쳐링했다. 콜드플레이는 이 앨범으로 미국의 ‘빌보드 200’과 영국의 오피셜 앨범 차트 ‘톱 100’ 1위를 기록하며 21세기에 가장 많은 1위 앨범을 보유한 영국 출신 아티스트가 됐다.콜드플레이는 16일 고양종합운동장 주경기장에서 막을 올린 내한공연 무대에서 트와이스와 함께 ‘WE PRAY’를 부르기도 했다. 트와이스는 “‘WE PRAY’는 모두 함께 어려움을 극복하고 평화와 희망의 메시지를 나누는 곡”이라며 “각자의 파트를 한국어로 녹음할 수 있어서 더욱 의미 있었다”고 밝혔다. 콜드플레이의 내한공연은 이번이 두 번째로, 2017년 4월 이후 8년 만이다. 25일까지 총 여섯 차례 무대에 오를 예정이다.사지원 기자 4g1@donga.com}

    • 2025-0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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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운드 체크’ 붐 타고… 아이돌 티켓값 30만원 찍었다

    27만5000원. 7월 5, 6일 경기 고양종합운동장 주경기장에서 열리는 걸그룹 블랙핑크 월드투어 한국 공연의 티켓 중 가장 비싼 ‘블링크석’ 가격이다. ‘블랙석’은 24만2000원, ‘핑크석’과 ‘R석’은 20만9000원이었고, 가장 저렴한 B석도 13만2000원에 이른다. 다음 달 8∼11일 진행되는 티켓 선예매에 참여하기 위해선 팬 플랫폼에서 2만5000원 상당의 멤버십도 가입해야 한다. 안정적으로 티켓을 구해 가장 좋은 좌석인 블링크석에서 공연을 관람하기 위해선 거의 30만 원이 드는 것이다. 구체적인 좌석 배치도와 좌석별 혜택이 공개된 것은 아니지만, 가격이 비싼 좌석은 본공연 시작 전 리허설을 관람할 수 있는 ‘사운드 체크’와 굿즈 등이 포함되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티켓 예매 일정이 공개된 후 음악 팬들은 갑론을박을 벌였다. “오랜만에 돌아오는 블랙핑크 공연이 반갑다”는 반응도 있었지만 “너무 비싸다”, “티켓값 30만 원 시대가 정말 오는 건가”라는 부정적인 반응도 적지 않았다. 이는 비단 블랙핑크 공연만의 문제는 아니다. 유명 K팝 아이돌의 콘서트 티켓 가격이 20만 원대가 된 지 오래다. 지난달 28, 29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월드투어를 연 지드래곤 콘서트의 경우 가장 비싼 티켓이 22만 원, 저렴한 좌석이 15만4000원이었다. KSPO돔에서 2월 28일∼3월 2일 열린 BTS 멤버 제이홉 콘서트의 최고가도 22만 원이었다. 공연예술전산통합망에 따르면 지난해 대중음악 콘서트 티켓 평균가는 12만104원으로 2020년(8만3540원) 대비 43.8% 올랐다. 한 연예기획사 관계자는 “팬데믹 후 무대와 조명 등은 물론 인건비도 크게 올랐다”며 “그동안 억눌렸던 대면 공연 수요가 폭발한 데다 제작비 상승을 감안하면 콘서트 비용 상승도 자연스러운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공연 기획사 관계자도 “아이돌 콘서트는 스크린과 폭죽 등 각종 특수효과를 많이 사용하기 때문에 특히 비싼 편”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선 아이돌 콘서트 가격대가 20만 원대로 정착된 것은 ‘사운드 체크’ 관람 도입 이후로 보고 있다. 본공연 전 음향 점검 현장까지 관람할 수 있는 티켓은 일반석보다 20∼30%가량 비싸다. 2022년 BTS 콘서트에 처음 도입된 뒤 유명 아이돌 공연에서 보편화했고, 전체적인 티켓 가격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음악 팬들은 비싼 가격에 비해 ‘돈값’을 못 한다는 불만을 토로하기도 한다. 공연 3, 4시간 전에 입장하지만 리허설을 볼 수 있는 시간은 20분 남짓인 데다, 한번 입장하면 퇴장하지 못하고 본공연 시작 전까지 기다려야 하는 경우가 많다. 유명 아이돌 그룹의 사운드 체크를 관람한 적이 있다는 윤모 씨(32)는 “기다린 시간에 비해 아티스트를 볼 수 있는 시간이 짧았다”고 말했다. 오른 티켓값만큼 소비자 만족도를 높일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명예교수는 “K팝 팬의 확대를 가로막을 수 있는 무리한 가격 인상에는 신중해야 한다”고 했다.사지원 기자 4g1@donga.com}

    • 2025-0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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