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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헨티나의 성녀일까, 혹은 포퓰리즘의 상징일까. 지난달 서울 강남구 광림아트센터 BBCH홀에서 막을 올린 뮤지컬 ‘에비타’는 사실 어떤 내용인지 모르는 이가 별로 없다. 아르헨티나의 영부인이자 배우, 정치인이었던 에바 페론(1919∼1952)의 삶을 그린 작품으로, 에비타는 에바의 애칭인 ‘귀여운 에바’란 뜻이다. 27세에 영부인이 된 에바는 가난한 이들에게 손을 내밀었던 지도자이자, 대중의 감정을 능숙하게 이용한 정치적 전략가란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뮤지컬 ‘에비타’는 그를 단선적으로 규정하는 대신 다층적인 면모를 보여주며 긴장감을 자아낸다.‘에비타’는 ‘캣츠’, ‘오페라의 유령’ 등을 만든 작곡가 앤드루 로이드 웨버가 1978년 처음 선보인 작품. 미국 토니상 7관왕에 올랐으며, 세계 각지에서 꾸준히 무대에 올려져 왔다. 한국에선 2006년 초연, 2011년 재연 이후 14년 만에 돌아왔다. 이번 공연은 올 7월 영국 웨스트엔드 리바이벌(Revival·이전 공연을 새로 만듦) 버전. 스스로 운명을 개척한 여성의 삶에 초점을 맞췄다. 에바는 시골에서 태어나 배우를 꿈꾸며 수도로 온 뒤 라디오 스타, 배우 등으로 활동했다. 훗날 대통령이 되는 후안 페론과 결혼한 뒤 남편 못지않은 권력을 휘둘렀다. 남성들을 발판으로 삼았다는 비판도 있지만, 당시 사회가 여성에게 허락된 선택지가 많지 않았단 걸 감안해야 한다. 에바의 복합적인 면모를 보여주는 장치는 해설자 ‘체(Che)’다. ‘영원한 혁명가’ 체 게바라(1928∼1967)에서 모티브를 얻은 캐릭터로 ‘민중의 시선’을 상징한다. 냉소와 의문, 때로는 공감으로 에바를 바라보며 이야기를 이끈다. 음악은 ‘에비타’의 가장 큰 힘. ‘돈트 크라이 포 미 아르헨티나(Don’t Cry for Me Argentina)’는 뮤지컬을 잘 몰라도 친숙한 곡. 드라마틱한 멜로디와 서사가 결합해 강렬한 무대를 만든다. 소녀의 야망을 그린 ‘부에노스아이레스(Buenos Aires)’, 새 나라를 꿈꾸는 ‘어 뉴 아르헨티나(A New Argentina)’ 등 33곡이 대사 없이 ‘성스루(sung-through)’로 이어진다. 무대는 화려한 장치 대신 배우와 조명에 집중해 간결하게 연출했다. 앙상블의 힘 있는 군무도 재미를 더한다. 파워풀한 보컬이 필수인 에바 페론 역은 김소현, 김소향, 유리아가 맡았다. 14년 만에 돌아온 ‘에비타’는 “우리에겐 어떤 지도자가 필요한가”에서 나아가 “지도자는 왜 필요한가”란 질문을 던진다. 관객은 각자의 자리에서 에바를 바라보며 어떤 답을 찾게 될까. 사지원 기자 4g1@donga.com}

아르헨티나의 성녀일까, 혹은 포퓰리즘의 상징일까. 지난 달 서울 강남구 광림아트센터 BBCH홀에서 막을 올린 뮤지컬 ‘에비타’는 사실 어떤 내용인지 모르는 이들은 별로 없다. 아르헨티나의 영부인이자 배우, 정치인이기도 했던 에바 페론(1919~1952)의 삶을 그린 작품으로, ‘에비타’는 에바의 애칭으로 ‘귀여운 에바’라는 뜻이다. ‘국민의 어머니’라 불리며 숭배에 가까운 사랑을 받았던 에바. 26세 나이에 영부인이 된 그는 가난한 이들에게 따뜻한 손을 내밀었던 지도자이자, 대중의 감정을 누구보다 능숙하게 이용한 정치적 전략가라는 상반된 평가를 동시에 받는다. 하지만 뮤지컬 ‘에비타’는 그를 영웅이나 악인과 같이 단선적으로 규정하는 대신, 다층적인 면을 보여주며 드라마의 긴장감을 만들어낸다.‘에비타’는 ‘캣츠’, ‘오페라의 유령’ 등을 만든 작곡가 앤드루 로이드 웨버가 1978년 웨스트엔드에서 처음 선보인 작품. 미국 토니상 7관왕을 수상하는 등 반응이 뜨거웠고, 세계 각지에서 꾸준히 무대에 올려져 왔다. 한국에선 2006년 초연, 2011년 재연 이후 14년 만에 돌아왔다. 이번 공연은 올 7월 영국 웨스트엔드에서 개막한 리바이벌(Revival·과거의 공연을 새롭게 만듦) 버전. 스스로 운명을 개척한 여성으로서의 삶에 좀더 초점을 맞췄다.에바는 가난한 시골에서 태어나 배우를 꿈꾸며 수도로 올라온 뒤 라디오 스타, 배우 등으로 활동했다. 그러다 나중에 대통령이 된 후안 페론과 결혼했고, 남편 못지 않은 권력을 휘둘렀다. 사회적 지위 상승의 과정에서 영향력 있는 남성들을 발판으로 삼았다는 비판도 있지만, 당시 사회에서 여성에게 허락된 선택지가 제한적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인물이 보다 더욱 입체적으로 다가온다.에바의 다양한 면모를 보여주기 위한 장치가 바로 해설자 ‘체(Che)’다. ‘영원한 혁명가’ 체 게바라(1928~1967)에서 모티브를 얻은 이 캐릭터는 ‘민중의 시선’을 상징한다. 에바의 행보를 냉소와 의문, 때로는 공감을 섞어 바라보며 이야기를 리드미컬하게 이끈다.뭣보다 음악은 ‘에비타’의 가장 큰 힘이다. 국민 앞에서 부르는 ‘돈트 크라이 포미 아르헨티나(Don’t Cry for Me Argentina)’는 뮤지컬을 잘 모르는 이들에게도 친숙한 곡. 감정을 끌어 올리는 드라마틱한 멜로디와 서사가 결합해 강렬한 무대를 만든다. 성공을 향한 소녀의 야망을 그린 ‘부에노스 아이레스(Buenos Aires)’, 새로운 나라를 꿈꾸는 ‘어 뉴 아르헨티나(A New Argentina)’ 등 33곡이 대사 없이 이어지는 ‘성 스루(sung-through)’ 형식이지만 전혀 단조롭지 않다.무대는 화려한 장치 대신 배우와 조명의 움직임에 집중해 간결하게 연출했다. 앙상블의 힘 있는 군무 역시 무대의 재미를 더한다. 파워풀한 보컬이 필수인 에바 페론 역은 김소현, 김소향, 유리아가 맡았다.14년 만에 돌아온 ‘에비타’는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지도자는 어떤 사람인가”, 나아가 “지도자는 왜 필요한가” 같은 질문을 자연스럽게 던진다. 객석에 앉은 관객은 각자의 자리에서 에바를 바라보며 어떤 자신만의 답을 찾게 될까. 사지원 기자 4g1@donga.com}

1000억분의 3. 저자는 자신의 딸과 아내가 1년 사이 나란히 뇌종양 진단을 받을 확률이 이보다 낮다고 계산했다. 네 살 딸은 어린이 7500만 명 중 매년 300명에게만 나타나는 두개인두종을, 아내는 15만 명 가운데 1명에게 발생하는 교모세포종을 진단 받았다. 생물지구화학을 공부한 과학자인 그는 통계적으로 거의 일어나기 어려운 일이 한 번에 닥치면서 깊은 절망의 시기를 지나게 된다. 신간은 이러한 극한의 상황 속에서 저자가 어떻게 다시 삶을 붙잡았는지 기록한 에세이다. 그는 생물지구과학자로서 자연의 질서와 생명의 순환에서 위안을 찾는다. 인간의 삶이 유한하지만, 자연의 흐름 속에서는 또 다른 형태로 이어질 수 있다는 관점이 그의 상실을 이해하는 토대가 된다. 책은 가족들의 병 진단 과정과 자연에서 발견한 통찰을 차분한 호흡으로 엮어낸다. 특히 저자는 오래도록 기억 속에 남아 있던 ‘우주 먼지’ 개념에 깊이 기대게 된다. 별에서 비롯된 원자들이 오랜 시간을 거쳐 생명체를 이루고, 죽음 뒤에는 다시 세계의 다른 일부가 된다는 사실이다. 그는 이 순환을 통해 사랑했던 사람의 존재가 완전히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다른 방식으로 남아 있을 수 있다고 받아들인다. 저자가 자연에서 관찰한 여러 장면이 인상적으로 묘사된다. 번데기 속에서 완전히 해체된 뒤 새로운 생명으로 재구성되는 애벌레, 강풍을 버티며 화산암 틈에 뿌리를 내리는 나무, 멸종 위기에서 다시 복원된 미국밤나무처럼 다양한 생명체의 지속과 변화는 회복이 반드시 ‘이전 상태로의 회귀’를 뜻하지 않음을 보여준다. 책의 또 다른 중심인 아내 다이애나의 이야기는 깊은 울림을 준다. 신경생물학자였던 다이애나는 세상을 떠나기 전 남편에게 “내 이야기가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길 바란다”는 유언을 남겼고, 이 말이 책의 출발점이 됐다. 다이애나는 신경생물학을 연구한 과학자로서 호기심과 탐구심을 갖고 극심한 스트레스 속에서도 스스로를 단단하게 유지해 나간다. 큰 상실을 겪은 한 사람이 현실을 다시 받아들이는 과정을 색다른 방식으로 보여주는 책. 개인적 경험과 과학적 시선이 적절히 어우러져, 절제된 문장으로 오래 지속되는 여운을 남긴다.사지원 기자 4g1@donga.com}

2023년 지분 매각 단계부터 시끄러웠던 YTN 최대 주주 변경에 법원이 28일 제동을 걸며 YTN 민영화 논란은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 특히 정부가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의 후신인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방미통위)의 첫 위원장 후보자로 김종철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를 같은 날 지명하며, 1심이 확정될 경우 새로운 방미통위가 YTN의 승인 절차를 다시 검토할 가능성도 높아졌다. ● “방미통위(방통위)는 합의제 행정기관” 법원이 YTN의 민영화 승인 결정을 취소한 가장 큰 이유는 ‘2인 체제’로 운영된 방통위(현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의 결정은 절차상 위법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서울행정법원 행정3부(부장판사 최수진)는 방통위에 대해 “위원들의 상호 토론과 설득, 숙의를 통해 의사를 형성해 결정을 내리는 ‘합의제 행정기관’”이라며 주요 의사결정이 위원 5인 참여를 원칙으로 하되, 최소 3인 참여가 전제돼야 한다고 판단했다.YTN 민영화 승인이 허가된 지난해 2월 방통위의 재적 상임위원은 윤석열 전 대통령이 임명한 김홍일 방통위원장과 이상인 부위원장 등 2명뿐이었다. 국회 몫인 나머지 3인은 여야 대립 등의 이유로 임명이 되지 않은 상태였다. 재판부는 “2인 체제의 의결이 가능하다고 해석할 경우 대통령이 국회 추천 위원 3인에 대한 임명을 의도적으로 지연하거나, 다수 여당이 야당 추천 위원의 임명을 막기 위해 국회 추천 절차를 의도적으로 미루는 등의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법조계에선 방통위를 사실상 독임제 기관처럼 운영한 윤석열 정부 당시의 기형적인 운영 방식에 대해 제동을 건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 방미통위에서 승인 절차 재검토하나YTN 민영화 논란의 시작은 2023년 10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준공영 방송사’인 YTN의 지분 가운데 한전KDN과 한국마사회가 보유한 30.95%가 유진그룹으로 넘어갔다. 이듬해인 2024년 2월 방통위는 유진그룹의 YTN 최대 주주 변경 신청을 승인했으며, 이에 반발한 YTN 노조와 우리사주연합이 최고액 출자자 변경 승인 처분 취소 소송을 제기하고 집행정지도 신청했다. 현 정부와 여권 등은 이런 과정에 대해 지속적으로 문제를 제기해 왔다. 더불어민주당은 올해 국정감사에서 YTN 지분 매각을 ‘국유재산을 헐값으로 넘긴 사례’로 규정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달 3일 “공공자산 매각이 원칙 없이 추진됐다”며 모든 부처와 공공기관에 매각 절차 중단을 지시했으며, 김민석 국무총리는 YTN 지분 매각을 대표적인 사례로 꼽았다. 대통령실은 이날 판결 뒤 “법원 결정을 존중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여야 입장은 엇갈렸다. 민주당 박경미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윤석열 정부가 무리하게 밀어붙인 YTN 민영화가 법치와 상식을 벗어난 정치적 개입이었음을 사법부가 분명히 확인한 것”이라고 반색했다. 반면 국민의힘 박성훈 수석대변인은 “법원이 정권의 입맛에 맞는 결정을 내려 언론노조 손에 YTN을 넘겨준 판결은 납득할 수 없는 결과”라고 말했다. 방미통위는 “판결문을 받아본 뒤 검토하겠다”며 항소 여부를 즉답하지 않았다. 한 미디어 전문가는 “새로 구성될 7인 방미통위 체제에서 재승인 절차를 다시 밟아야 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YTN지부는 “방미통위를 즉시 정상화해 유진그룹의 최고액 출자자 자격을 취소하라”고 촉구했다. 반면 유진그룹은 “법원의 판결문을 면밀히 검토해 항소를 적극적으로 결정하겠다”고 밝혔다.사지원 기자 4g1@donga.com여근호 기자 yeoroot@donga.com조동주 기자 djc@donga.com}

“워낙 팬이 많은 작품이라 부담감이 컸어요. 기존 배우들이 잘 만들어 놓은 공연을 어떻게 이어갈까 계속 고민했죠.” 10주년을 맞은 뮤지컬 ‘데스노트’가 지난달 서울 구로구 디큐브 링크아트센터에서 막을 올렸다. 인기 일본 만화가 원작인 작품은 홍광호, 김준수 등 굵직한 배우들이 거쳐가며 확고한 팬층을 형성했다. 이름을 적어 넣으면 사람을 죽일 수 있는 ‘데스노트’를 손에 쥔 뒤 범죄자를 처단하는 고등학생 ‘키라’(킬러의 일본식 표현) 라이토, 그리고 그를 추적하는 천재 탐정 엘의 치열한 두뇌 싸움을 그렸다.● 새 얼굴로 돌아온 ‘데스노트’ 이번 시즌은 주요 배역 대부분을 새로운 캐스트로 꾸려 화제를 모았다. 라이토에 조형균 김민석 임규형, 엘엔 김성규 산들 탕준상이 이름을 올렸다. 이후 규현(라이토)과 김성철(엘)도 2차 캐스팅으로 합류한다. 12일 극장에서 만난 조형균 배우는 “직전 시즌 공연을 봤을 때 음악이 너무 좋아 이번 시즌 라이토를 맡게 된 게 진심으로 기뻤다”고 했다. 그는 라이토를 “초반엔 따뜻하고 정의롭지만 후반으로 갈수록 오만으로 무너져가는 인물”로 해석했다. “원작 만화의 라이토는 굉장히 차갑죠. 학교에서도 혼자 창밖을 바라보는 인물인데, 뮤지컬은 상대와의 호흡이 중요하니까 감정을 더 역동적으로 보여주고 싶었어요.” 조 배우는 여동생 사유가 느끼는 ‘겉으론 차갑지만 속은 따뜻한’ 오빠를 출발점으로 삼았다고 한다. 이후 ‘키라’를 추종하는 이들의 환호에 젖어 점점 욕망에 휘둘리는 라이토의 변화를 섬세하게 대비시키려 했다. 그의 직전 작품인 뮤지컬 ‘시라노’와 무척 결이 달랐다고. “시라노가 약자를 지키는 고결한 인물이라면, 라이토는 출발선은 비슷하지만 결국 스스로 심판자가 되어 버리는 캐릭터죠.” 엘 역을 맡은 세 배우와의 호흡는 어떨까. 그는 “성규 배우는 결이 읽히지 않고, 산들은 에너지가 대단하다”며 “준상이는 영리해서 연기하며 제가 ‘긁히는’ 지점이 생긴다”고 했다.● 강렬한 넘버와 만화적 무대 조 배우가 꼽는 ‘데스노트’의 가장 큰 힘은 “원작의 서사를 밀어 올리는 강렬하고 중독성 있는 음악”이다. 법과 정의에 대한 라이토의 의문을 드러내는 ‘정의는 어디에?’와 엘의 집요한 추리를 풀어낸 ‘게임의 시작’, 두 인물의 긴장 관계를 드라마틱하게 담은 ‘놈의 마음속으로’ 등 중독성 있는 넘버가 많다. 그는 여동생 사유의 넘버 ‘나의 히어로’를 가장 아끼는 곡으로 꼽았다. “라이토가 어떻게 타락하는지 알고 들으니까 더 슬프더라고요.” 발광다이오드(LED) 무대는 원작 특유의 만화적 질감을 제대로 살렸다. 조 배우는 “영상이 객석으로 쏟아지는 듯한 장면에서 본능적으로 뒤로 물러났을 정도로 몰입감이 컸다”고 했다. 2007년 ‘찰리 브라운’으로 데뷔한 그는 소극장과 대극장을 넘나들며 여러 작품에서 폭넓은 역할을 소화해 왔다.“초반에 공백도 길었고 아르바이트도 많이 했는데, 지금도 무대에 설 수 있다는 게 감사하죠. 사람과 함께 작업하는 게 좋아서 뮤지컬을 계속하는 것 같아요.” 그의 무대는 쉴 틈이 없다. 다음 달 21일 라이토 역할을 마치기 전에, 같은 달 11일 개막하는 뮤지컬 ‘보니앤클라이드’에서 클라이드 역으로 출연한다. 1930년대 미국 대공황을 배경으로 한 작품. ‘데스노트’와 확연히 다른 서사를 펼친다.“데스노트엔 ‘록 음악’ 넘버가 많아 공연을 보며 도파민을 느끼셨으면 해요. 학구적으로 너무 많은 생각을 할 필요 없이, 직관적으로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작품이라고 자신합니다.”사지원 기자 4g1@donga.com}

정부가 인공지능(AI) 학습에 필요한 공공·민간 데이터의 활용 장벽을 낮춰 AI 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저작권법상 저작물을 AI 학습에 활용할 수 있는 ‘공정 이용(fair use)’ 범위를 구체화하는 가이드라인을 연말까지 마련하고, AI 기업과 저작권자의 거래 활성화를 위한 플랫폼도 개발할 방침이다. 정부는 이런 내용의 AI 분야 규제 개혁 로드맵을 27일 발표했다. 이재명 정부가 밝혀온 신성장산업 규제 개혁 로드맵이 AI 분야에서 처음 발표된 것이다.● 저작권 데이터 ‘공정 이용’ 기준 연내 마련정부는 AI 기업, 전문가들과의 협의를 거쳐 67개 세부 과제를 마련했다. 먼저 문화체육관광부는 AI 학습을 위한 저작권 데이터 활용 관련 ‘공정 이용’의 판단 기준 및 사례 등을 담은 가이드라인을 다음 달까지 만들 예정이다. 저작권이 있는 데이터와 관련해 AI 학습에 이용할 수 있는 범위를 제시하겠다는 것. 문체부는 다음 달 4일 공개 설명회를 갖고, 관련 부서는 물론이고 각계각층의 의견을 수렴해 가이드라인을 구체화할 것으로 알려졌다. 문체부는 저작권 보호에 대해서도 함께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문체부 관계자는 “저작권 주무 부서로서 AI 학습에 데이터를 활용하는 것에 대해 창작자들이 고민하는 대목을 잘 알고 있다”며 “현 정부도 ‘K컬처 300조 시대’를 지향하는 만큼 콘텐츠의 권익 보호를 기본적인 원칙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AI 학습용 저작권 데이터에 대한 거래 체계를 함께 마련하면 AI를 육성하면서 저작권을 보호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AI 업체가 콘텐츠 기업 등과 공정한 계약을 맺고 학습 데이터를 이용하는 해외 사례를 가이드라인의 근거로 삼을 방침이다. 문체부 관계자는 “이를 계기로 공정한 데이터 사용에 대한 기준을 만들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날 정부 발표에 대해 언론·문화계는 가이드라인이 발표되면 구체적인 내용을 살펴본 뒤 입장을 정리한다는 계획이다. 한국신문협회 등 언론단체들은 앞서 “생성형 AI 사업자가 학습에 사용한 데이터를 투명하게 밝히고, 저작권자가 열람을 요청할 경우 자료를 제공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신문협회 관계자는 “우려되는 대목이 없진 않으나, 공정 이용은 데이터 출처를 명확히 하고 저작권자의 허락을 받아야 한다는 게 전제로 깔린 개념이라 불합리한 건 아니다”라며 “가이드라인이 나오면 내용을 검토해 대응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정부는 공공데이터 개방을 확대해 AI 학습에 활용도를 높이는 방안도 마련한다. ‘AI·고가치 공공데이터 톱(Top)100’을 이달부터 선정하고 AI 학습에 활용 가능한 공공데이터의 세부 기준과 관리 체계도 만들기로 했다.● 金 “AI 분야 과도한 규제, 끊임없이 개선해야” 정부는 AI 산업 활성화를 위해 모빌리티와 로봇, 데이터센터 구축 관련 규제 완화 방안도 함께 제시했다. 자율주행 분야에선 내년 1분기(1∼3월) 중으로 지금까지 노선 위주였던 시범운행지구를 도시 단위로 대폭 확대 지정하기로 했다. 국토교통부 장관이 가진 시범운행지구 지정 권한도 각 지방자치단체에 부여해 행정절차도 간소화한다. 데이터센터와 관련해선 상주 인력이 적고 외부인 출입이 통제되는 특성을 고려해 미술작품 및 승강기 설치 의무 등 규제를 없애 사업자 부담을 줄여주기로 했다. 그 밖에 공공행정 분야에선 AI 세금 업무 컨설턴트, 소상공인 상담 AI 도우미 등 대국민 서비스도 개발한다. 이날 김민석 국무총리는 세종시에 위치한 네이버 데이터센터를 방문해 시설을 둘러본 뒤 AI 관련 기업인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김 총리는 “정부와 민간의 AI 혁신을 가속화하고 해외 투자와 기술 협력을 공고히 하기 위해서는 AI 분야에 불합리하거나 과도한 규제가 없는지, 끊임없이 고민하고 개선해 나가는 노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권오혁 기자 hyuk@donga.com사지원 기자 4g1@donga.com}

“워낙 팬이 많은 작품이라 부담감이 컸어요. 기존 배우들이 잘 만들어놓은 공연을 어떻게 이어갈까 계속 고민했죠.”10주년을 맞은 뮤지컬 ‘데스노트’가 지난달 서울 구로구 디큐브 링크아트센터에서 막을 올렸다. 인기 일본 만화가 원작인 작품은 홍광호, 김준수 등 굵직한 배우들이 거쳐가며 확고한 팬층을 형성했다. 이름을 적어넣으면 사람을 죽일 수 있는 ‘데스노트’를 손에 쥔 뒤 범죄자를 처단하는 고등학생 ‘키라(킬러의 일본식 표현)’ 라이토, 그리고 그를 추적하는 천재 탐정 엘의 치열한 두뇌 싸움을 그렸다.● 새 얼굴로 돌아온 ‘데스노트’이번 시즌은 주요 배역 대부분을 새로운 캐스트로 꾸려 화제를 모았다. 라이토에 조형균·김민석·임규형, 엘엔 김성규·산들·탕준상이 이름을 올렸다. 이후 규현(라이토)과 김성철(엘)도 2차 캐스팅으로 합류한다.12일 극장에서 만난 조형균 배우는 “직전 시즌 공연을 봤을 때 음악이 너무 좋아 이번 시즌 라이토를 맡게 된 게 진심으로 기뻤다”고 했다. 그는 라이토를 “초반엔 따뜻하고 정의롭지만, 후반으로 갈수록 오만으로 무너져가는 인물”로 해석했다. “원작 만화의 라이토는 굉장히 차갑죠. 학교에서도 혼자 창밖을 바라보는 인물인데, 뮤지컬은 상대와의 호흡이 중요하니까 감정을 더 역동적으로 보여주고 싶었어요.” 조 배우는 여동생 사유가 느끼는 ‘겉으론 차갑지만 속은 따뜻한’ 오빠를 출발점으로 삼았다고 한다. 이후 ‘키라’를 추종하는 이들의 환호에 젖어 점점 욕망에 휘둘리는 라이토의 변화를 섬세하게 대비시키려 했다. 그의 직전 작품인 뮤지컬 ‘시라노’와 무척 결이 달랐다고. “시라노가 약자를 지키는 고결한 인물이라면, 라이토는 출발선은 비슷하지만 결국 스스로 심판자가 되어버리는 캐릭터죠.” 엘 역을 맡은 세 배우와의 호흡는 어떨까. 그는 “성규 배우는 결이 읽히지 않고, 산들은 에너지가 대단하다”며 “준상이는 영리해서 연기하며 제가 ‘긁히는’ 지점이 생긴다”고 했다.● 강렬한 넘버와 만화적 무대조 배우가 꼽는 ‘데스노트’의 가장 큰 힘은 “원작의 서사를 밀어 올리는 강렬하고 중독성 있는 음악”이다. 법과 정의에 대한 라이토의 의문을 드러내는 ‘정의는 어디에?’와 엘의 집요한 추리를 풀어낸 ‘게임의 시작’, 두 인물의 긴장관계를 드라마틱하게 담은 ‘놈의 마음 속으로’ 등 중독성 있는 넘버들이 많다. 그는 여동생 사유의 넘버 ‘나의 히어로’를 가장 아끼는 곡으로 꼽았다. “라이토가 어떻게 타락하는지 알고 들으니까 더 슬프더라고요.”발광다이오드(LED) 무대는 원작 특유의 만화적 질감을 제대로 살렸다. 조 배우는 “영상이 객석으로 쏟아지는 듯한 장면에서 본능적으로 뒤로 물러났을 정도로 몰입감이 컸다”고 했다.2007년 ‘찰리 브라운’으로 데뷔한 그는 소극장과 대극장을 넘나들며 여러 작품에서 폭넓은 역할을 소화해 왔다.“초반에 공백도 길었고 아르바이트도 많이 했는데, 지금도 무대에 설 수 있다는 게 감사하죠. 사람과 함께 작업하는 게 좋아서 뮤지컬을 계속하는 것 같아요.”그의 무대는 쉴 틈이 없다. 다음 달 21일 라이토 역할을 마치기 전에, 같은 달 11일 개막하는 뮤지컬 ‘보니앤클라이드’에서 클라이드 역으로 출연한다. 1930년대 미국 대공황을 배경으로 한 작품. ‘데스노트’와 확연히 다른 서사를 펼친다.“데스노트엔 ‘록 음악’ 넘버가 많아 공연을 보며 도파민을 느끼셨으면 해요. 학구적으로 너무 많은 생각을 할 필요 없이, 직관적으로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작품이라고 자신합니다.”사지원 기자 4g1@donga.com}

“관객들이 단순히 관람하는 것이 아니라, 상상력을 갖고 함께 해주셔야 하는 특별한 공연입니다. 소년 ‘파이’의 여정에 함께 하며 동물들과 함께 살아나게 되는 경험을 얻게 되실 겁니다.”공연 ‘라이프 오브 파이’의 리 토니 인터내셔널 연출은 26일 서울 강남구 GS아트센터에서 열린 제작진 공동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이날 인터뷰에는 케이트 로우셀 협력 무브먼트 겸 퍼펫 디렉터와 신동원 에스앤코 대표(한국 프로듀서)가 함께했다. 다음 달 2일 GS아트센터에서 개막하는 이 공연은 얀 마텔의 동명 소설을 무대로 옮긴 작품으로, 배에 침몰해 망망대해에 남겨진 소년 ‘파이’와 벵골 호랑이 ‘리처드 파커’의 227일간의 생존기를 그렸다. 리안 감독의 영화가 2012년 미 아카데미 상을 수상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한국에선 ‘파이’역으로 배우 박정민과 박강현이 동시에 캐스팅 돼 화제를 모았다. 이번 공연은 2019년 영국 셰필드 초연 후 웨스트엔드와 미 브로드웨이, 캐나다, 아랍에미리트, 인도 등을 거쳤다. 미 토니상 3개 부문, 영국의 토니상으로 불리는 로런스 올리비에상 5개 부문을 수상했다. 이번이 한국 무대 초연으로, 영어가 아닌 다른 나라 언어로 공연이 제작된 것은 처음이다. 신 대표는 이 작품의 장르를 ‘뮤지컬’도 ‘연극’도 아닌 ‘라이브 온 스테이지’라고 불렀다. 그는 “무대 위에서 살아 움직이는 모든 무대 예술의 총집합체라 생각했다”며 “인형을 조종하는 퍼펫티어들이 2022년 웨스트엔드에서 올리비에 남우조연상을 탄 것을 볼 때 기존의 틀을 깨고 새로운 기준을 찾는 작품이라 생각해서 ‘라이브 온 스테이지’라는 명칭을 쓰게 됐다”고 말했다. 이 작품의 가장 독특한 매력은 퍼펫티어들이 섬세하게 조종해 살아 움직이는 것처럼 보이는 야생동물들이다. 특히 퍼펫티어 3명은 벵골 호랑이 ‘리처드 파커’의 ‘머리’, ‘심장’, ‘뒷다리‘’역할을 하며 한 몸처럼 움직인다. 로우셀 퍼펫 디렉터는 “세 명의 퍼펫티어들이 살아 숨쉬듯 서로에게 귀를 기울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실제 벵갈 호랑이의 무게는 250kg에 달하지만, 퍼펫티어들은 15kg 정도 나가는 퍼펫을 쓰고 연기하게 된다. 이날 퍼펫티어들은 취재진 앞에서 리처드 파커의 움직임을 섬세하게 시연했다. 귀와 입의 움직임, 으르렁대는 소리와 야생동물 특유의 거친 숨소리까지 재현해 냈다. 제작진은 배우 박정민과 박강현이 맡을 파이 역할에도 많은 기대를 드러냈다. 토니 연출은 두 배우에 대해 “우리 작품은 어둠속에서도 희망을 찾는 파이의 모습을 보여주는데, 그 감정의 깊이를 잘 표현하는 배우들”이라고 했다. 신 대표는 “박정민 배우는 섬세한 감정표현과 몰입감, 박강현 배우는 캐릭터 소화 능력과 존재감이 뛰어나기 때문에 파이의 여정을 생생하게 경험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조명과 영상 디자인, 음향이 결합된 무대 예술도 볼거리다. 바닥과 천장, 벽면을 가득 채운 스크린은 거대한 폭풍우가 몰아치는 바다, 수평선과 맞닿은 광활한 밤하늘 등 경이로운 자연을 생생하게 구현해 낼 것으로 보인다. 사지원 기자 4g1@donga.com}

“미국 토니상 수상과 10주년이 주는 무게가 무척 무겁지만, 너무나도 매력적인 작품에 참여하게 돼 행복해요.”(배우 방민아) 미 공연계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토니상에서 작품상 등 6개 부문을 석권했던 ‘어쩌면 해피엔딩’이 올해 10주년을 맞아 다시 한국 관객을 찾았다. ‘소극장 뮤지컬의 신화’로 꼽히는 이 작품은 지난달 30일 서울 종로구 두산아트센터 연강홀에서 개막했다. 이번 시즌은 10주년 무대를 기념해 전미도, 최수진, 김재범 등 역대 출연진이 총출동했다. 여기에 걸그룹 ‘걸스데이’ 출신 방민아(클레어 역)와 배우 정휘(올리버 역)가 ‘막내 라인’으로 새롭게 합류했다. 21일 극장에서 만난 두 사람은 “2015년 트라이아웃 공연부터 다섯 시즌 동안 꾸준히 사랑받은 건 이유가 있다”고 입을 모았다.‘어쩌면 해피엔딩’은 가까운 미래 서울의 한 아파트에서 고장 난 헬퍼봇 올리버와 클레어가 사랑에 눈뜨는 과정을 그린다. 옛 주인 제임스를 기다리는 단조로운 일상을 보내던 올리버 앞에 “충전기를 빌려달라”는 클레어가 나타난다. 사소한 인연에서 시작해 서로의 빈틈을 채워주며 감정이란 세계에 다가가는 로봇들의 여정은 인간의 사랑보다 더 솔직한 울림을 준다.“기계가 사랑을 한다는 게 처음엔 의아하게 느껴졌어요. 하지만 극을 보고 난 뒤엔 저런 순수함에서 나오는 사랑이 내가 돌아가야 하는 그런 사랑이 아닐까 되짚어보게 됐죠.”(방민아)“10년 전 이 작품이 만들어졌을 때 (로봇과의 교감이) 상상에 불과했다면, 이젠 머지않은 미래에 현실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요. 그런 지점들이 시간이 흐를수록 ‘어쩌면 해피엔딩’을 더 좋은 작품으로 만들어주는 것 같아요.”(정휘) 처음엔 두 배우 모두 ‘사람 같지만 사람은 아닌 존재’를 연기하며 많은 고민을 했다고 한다. 방민아는 “최대한 과하게 로봇을 연기한 뒤 줄여나가는 식으로 맞춰나갔다”면서 “처음엔 로봇 연기가 어색해서 겨드랑이와 팔이 안 붙기도 했다”며 웃었다. 정휘도 “올리버는 클레어보다 ‘하위 버전’ 로봇이라 더 뚝딱이면서 움직여야 했다”며 “디테일을 찾기 위해 박천휴·윌 애런슨 작가와 많은 얘기를 나눴다”고 말했다. 방민아는 2010년 걸스데이로 데뷔한 뒤 드라마 ‘미녀 공심이’와 영화 ‘최선의 삶’, 뮤지컬 ‘그날들’ 등을 거치며 연기 스펙트럼을 넓혀왔다. 그는 “내가 만족하지 못하는 작품은 괜히 했다는 생각이 들 것 같아 매번 새롭게 도전해왔다”고 했다. 2013년 뮤지컬 ‘사운드 오브 뮤직’으로 데뷔한 정휘는 ‘여신님이 보고 계셔’, ‘베어 더 뮤지컬’, ‘니진스키’ 등을 거치며 안정된 보컬과 탄탄한 연기로 경력을 쌓아온 배우. 그는 “‘어쩌면 해피엔딩’은 드라마와 음악이 사람을 울리는 힘이 있는 작품”이라며 “연습 때마다 울 정도로 몰입하고 있다”고 전했다.‘어쩌면 해피엔딩’의 또 다른 매력은 사랑이란 감정에 점차 스며드는 과정을 세심하게 보여주는 노래들이다. 방민아의 ‘최애 넘버’는 ‘그럼에도 불구하고’라고. 그는 “사랑에 빠진 클레어가 처음으로 상실의 아픔을 알게 되는 곡”이라며 “아픔까지 우리를 위해 ‘받아들이겠다’고 다짐을 하는 과정이 와닿았다”고 말했다. 정휘는 올리버가 제임스와 재회하는 순간을 꿈꾸며 부르는 ‘고맙다, 올리버’를 꼽았다. “진심을 전하는 말 한마디가 감동적임을 알려주는 노래”라고 했다.“한국의 작은 극장에서 출발한 작품이 10년을 버텨 세계에서 인정받았잖아요. 이 초심을 계속 이어가고 싶습니다.”(정휘)“왜 이 작품이 사랑받아왔는지 준비하면서 잘 알게 됐어요. 제게도 정말 소중한 작품이란 얘길 하고 싶어요.”(방민아) 내년 1월 25일까지.사지원 기자 4g1@donga.com}

5인조 걸그룹 피프티피프티 전원이 최근 한국음악실연자연합회(음실련)의 회원으로 가입했다고 24일 음실련이 밝혔다.이날 음실련에 따르면 음실련에는 키나, 하나, 예원이 기존 회원으로 가입돼 있었다. 그런데 연합회가 지난해 미국의 저작인접권 대표 단체인 ‘사운드익스체인지(SoundExchange)’와 맺은 다자간 실연자 상호관리계약에 따라 분배된 수익을 정산 받게 되면서 문샤넬과 아테나 두 멤버까지 합류하게 됐다. 피프티피프티는 2023년 첫 싱글 ‘큐피드(Cupid)’를 발매하며 글로벌 음악 시장에서 ‘역주행의 아이콘’으로 자리 잡은 걸그룹이다. 전속계약 관련 분쟁을 겪고 5인조로 재편된 후 발표한 ‘가위바위보(Eeny Meeny Miny Moe)’도 귀여운 음색과 친근한 가사로 호평을 받았다. 특히 괴수 영화 ‘Yoroi’ 오리지널사운드트랙(OST) 앨범에 수록된 ‘Oulalalala’는 프랑스 애플뮤직, 아이튠즈 앨범 차트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음실련은 국내 유일의 음악실연자 저작인접권 관리단체다. 음실련 측은 “사운드익스체인지 등 해외 파트너사와 협업하며 케이팝과 국내 음악 실연자의 권리 보호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5만 번째 회원으로 레드벨벳 웬디가 가입한 데 이어, 프로미스나인까지 회원으로 이름을 올린 바 있다. 김승민 음실련 전무이사는 “미국 내 K팝 청취 증가에 따라 국내 아티스트의 저작인접권 정산 규모도 꾸준히 확대되고 있다”며“앞으로도 더 많은 실연자가 음실련을 통해 권리를 보호받고, 공연과 작품 활동에 전념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했다.사지원 기자 4g1@donga.com}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사진)가 내년 미국 아카데미상(오스카) 장편 애니메이션 후보 자격을 갖춘 작품 35편에 포함됐다. 최종 공식 후보작은 내년 1월 22일 공개된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케데헌’은 미 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AMPAS)가 21일(현지 시간) 공개한 제98회 아카데미상 시상식 장편 애니메이션 부문 후보가 될 자격을 갖춘 작품 35편에 포함됐다. 이 목록엔 월트디즈니가 제작한 ‘엘리오’와 ‘주토피아2’, 일본 애니메이션 ‘극장판 귀멸의 칼날: 무한성편’ ‘극장판 체인소맨: 레제편’ 등이 함께 포함됐다. 중국에서 역대 최고 흥행 기록을 세웠던 중국 애니메이션 ‘너자 2’는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제98회 아카데미상 시상식은 내년 3월 15일 열린다. 케데헌은 넷플릭스에서 공개됐지만 올 6월 미 뉴욕과 로스앤젤레스(LA), 샌프란시스코 등에서 소규모로 극장 개봉을 하면서 오스카 후보에 오를 자격 요건을 충족했다. 다만 영국 아카데미상(BAFTA) 후보 자격은 얻지 못했다. 넷플릭스는 2022년 ‘기예르모 델 토로의 피노키오’로 첫 아카데미 장편 애니메이션 부문 수상작을 배출한 바 있다. 한편 박찬욱 감독의 ‘어쩔수가없다’는 AMPAS가 이날 함께 공개한 국제장편영화 부문 후보 자격이 있는 작품 명단에 포함됐다.사지원 기자 4g1@donga.com}

1970~1990년대 코믹한 감초 연기를 선보였던 원로배우 남포동(본명 김광일)이 23일 지병으로 별세했다. 향년 81세. 1944년생인 고인은 1965년 코미디 영화 ‘나도 연애할 수 있다’로 데뷔한 뒤 ‘고래사냥’(1984년), ‘겨울 나그네’(1986년), ‘투캅스 2’(1996년) 등 여러 영화에서 감초 연기로 사랑받았다. 특히 1987년 출연한 드라마 ‘인간 시장’(1988년), ‘인생은 아름다워’(2001년) 등에도 출연하는 등 출연작만 400여 편에 이른다. 그는 1996년 SBS 연기대상에서 우정상을 수상하며 존재감을 인정받았고, 소시민의 정서를 담백하게 보여주는 ‘생활연기’로 호평을 받았다. 고인은 굴곡진 인생사도 겪었다. 그는 2014년 채널A에서 방영된 ‘그때 그 사람’에 출연해 “두 번의 이혼과 사업 실패, 간암 수술과 뇌출혈을 겪으며 힘든 시간을 보냈다”고 밝히기도 했다. 2020년에도 한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 “2000년도에 큰 사기를 당해 수십억 원의 피해를 입었다”고백했다. 고인은 10년 넘게 모텔 생활을 전전하며 생활고를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월엔 경남 창녕군의 한 주차장에서 의식을 잃은 채 발견돼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당시 차량 내부에선 술병과 잿가루가 담긴 양동이가 발견됐다. 빈소는 경기 의정부 을지대학병원 장례식장. 발인 25일 낮 12시.사지원 기자 4g1@donga.com}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가 내년 미국 아카데미상(오스카) 장편 애니메이션 후보 자격을 갖춘 작품 35편에 포함됐다. 최종 공식 후보작은 내년 1월 22일 공개된다.AP통신 등에 따르면 ‘케데헌’은 미 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AMPAS)가 21일(현지 시간) 공개한 제98회 아카데미상 시상식 장편 애니메이션 영화 부문 후보가 될 자격을 갖춘 작품 35편에 포함됐다. 이 목록엔 월트디즈니가 제작한 ‘엘리오’와 ‘주토피아2’, 일본 애니메이션 ‘극장판 귀멸의 칼날: 무한성편’ ‘극장판 체인소맨: 레제편’ 등이 함께 포함됐다. 중국에서 역대 최고 흥행기록을 세웠던 중국 애니메이션 ‘너자 2’는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제98회 아카데미상 시상식은 내년 3월 15일 열린다.케데헌은 넷플릭스에서 공개됐지만 올 6월 미 뉴욕과 로스엔젤레스(LA), 샌프란시스코 등에서 소규모로 극장 개봉을 하면서 오스카 후보에 오를 자격 요건을 충족했다. 다만 영국 아카데미상(BAFTA) 후보 자격은 얻지 못했다. 넷플릭스는 2022년 ‘기예르모 델 토로의 피노키오’로 첫 아카데미 장편 애니메이션 부문 수상작을 배출한 바 있다.한편 박찬욱 감독의 ‘어쩔수가 없다’는 AMPAS가 이날 함께 공개한 국제장편영화 부문 후보 자격이 있는 작품 명단에 포함됐다.사지원 기자 4g1@donga.com}

후한이 무너져 가며 중국은 혼란에 빠졌고, 각지의 영웅들은 천하를 두고 다퉜다. 조조, 유비, 손권을 중심으로 위·촉·오 삼국 구도가 굳어지는 과정에서 관우, 장비, 하후연, 조인 같은 장수와 제갈량, 순욱 같은 책사들은 대업을 위해 치열하게 움직였다. 당시 난세를 헤쳐 간 인물들의 사상과 성격, 전략을 추적한 책이다. 서울시립대 명예교수인 저자는 1992년 ‘삼국지를 사랑하는 교수들의 모임’을 만들어 20여 년간 세미나를 이끌었다고 한다. 2008년부터는 삼국지 강의까지 맡았다. 이런 평생의 연구를 이번 책에 담았다. ‘삼국지 조조 천하 꿈 펼친…’은 ‘난세의 영웅’으로 불리는 조조의 생애에 더해 정욱, 곽가, 하후돈, 장료 등 조조 진영의 핵심 전력의 면면을 보여준다. 짝을 이루는 ‘삼국지 유비 한실 꿈 펼친…’은 유비를 비롯해 방통, 법정, 위연, 강유 등 촉나라에서 핵심적 역할을 한 인물들을 조명했다. 저자는 제갈량의 “사람의 꾀(인모·人謀)가 하늘의 때(천시·天時)를 이긴다”는 말을 인용하며 삼국을 움직인 힘이 결국 인간의 의지와 선택이었다고 강조한다. 역사 속 ‘사람의 역할’을 궁금해하는 독자들에게 흥미로울 책이다.사지원 기자 4g1@donga.com}

한국적 현대무용의 선구자로 꼽히는 김복희 한양대 명예교수가 22, 23일 서울 종로구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에서 5년 만의 신작 ‘윤회적 맥베스’를 선보인다. 셰익스피어 희곡 ‘맥베스’에서 영감을 얻어 인간 내면과 삶의 흐름을 춤으로 풀어낸 작품이다. 김 교수가 원작과 다양한 매체에 등장한 맥베스의 모습을 분석해 안무를 했다. 김복희무용단이 대표작 ‘우담바라’와 함께 공연한다.사지원 기자 4g1@donga.com}

“최근 생성형 인공지능(AI)이 확산되며 누구나 작사·작곡가가 될 수 있는 시대가 됐어요. 한국음악저작권협회(KOMCA·음저협)가 발빠르게 대응해야 할 골든타임이라고 봅니다.” 신승훈의 ‘I Believe’와 성시경의 ‘내게 오는 길’, 나윤권의 ‘나였으면’ 등 수많은 히트곡을 만든 스타 작곡가 김형석 씨(59)가 다음 달 16일 치러지는 음저협의 제25대 회장 선거에 나섰다. 18일 서울 강남구에서 만난 그는 “AI 학습 과정에서 사용되는 음악에 대한 보상 규정을 신설해야 한다”며 “AI가 만든 2·3차 창작물의 매출이 원저작자에게 정당하게 돌아가는 체계를 구축하겠다”고 했다. 음저협은 작사·작곡가들의 저작재산권을 대신 관리하고 저작권료를 징수·분배하는 국내에서 가장 큰 저작권 단체다. 현재 회원만 약 5만 명. 하지만 최근 사무처 직원 2명이 중대 비위를 저질러 해임됐고, 임원들이 전현 소속사를 행사 수행업체로 선정해 연출료를 지급했다가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개선 명령을 받았다. 김 작곡가는 “협회 재무제표를 비롯한 자료들을 들여다보니 바꿔야 할 부분이 많았다”고 쓴소리를 쏟아냈다. “60년 된 음저협이 아직도 옛날 방식에 머물러 있어요. 지금 시스템이면 전 돈을 맡기지 않을 겁니다. 협회 내부 운영에 대대적인 개혁이 필요해요. 회장이 된다면 첫날부터 글로벌 회계법인에 컨설팅을 맡기겠습니다. 전문경영인 제도도 도입해 음저협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김 작곡가는 해외 저작권료 징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현실도 개선하겠다고 했다. 그는 “미국 저작권 관리 단체 MLC(Mechanical Licensing Collective)가 걷는 금액이 연간 7000억 원인데, KOMCA로 들어오는 돈은 연 1억7000만 원 수준”이라며 “2% 남짓 되는 K팝의 시장 점유율을 생각하면 적어도 140억 원은 들어와야 한다”고 짚었다.이번 음저협 회장 선거엔 2003년 데뷔한 남성 2인조 록 밴드 ‘더크로스’의 가수 이시하 씨도 출마했다. 2022년부터 음저협 이사로 재직해 온 이 씨는 올해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중국 음원 플랫폼에서 지급한 수백억 원대 K팝 저작권료가 계약 관계가 불분명한 퍼블리셔(대리중개업자)에 의해 증발했다”고 폭로하기도 했다. 그는 이번 선거에서 △한국 작곡가들의 해외 스트리밍 지분 상향 △중국, 중동, 동남아 등 저작권료 징수 확대 △넷플릭스 등 OTT 플랫폼 미납 저작권료 징수 등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이 씨는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총 저작권료를 목표로 내세우기보단 저작권자에게 돌아가는 실질적인 금액을 늘려 작가들의 삶이 개선하는 게 우선”이라며 “양적으론 팽창했으나 질적 향상을 하지 못한 현재의 음저협을 개선해 나가겠다”고 했다. 회장 임기는 4년.사지원 기자 4g1@donga.com}

1990년대 큰 인기를 누린 힙합 듀오 ‘듀스’가 28년 만에 신곡을 낸다. 고 김성재(오른쪽)의 목소리는 인공지능(AI)으로 복원해 노래에 담는다. 19일 듀스 멤버 이현도(53)가 이끄는 와이드컴퍼니에 따르면 듀스는 27일 오후 6시 정규 4집의 시작을 알리는 신곡 ‘라이즈(Rise)’를 공개한다. 이 노래는 듀스 하면 떠오르는 뉴잭스윙 사운드의 곡. AI 보컬 복원 기술로 김성재의 목소리를 담았다. 와이드컴퍼니 관계자는 “라이즈는 듀스가 3집 이후 앨범을 발표했다면 어떤 음악을 들려줬을지 상상하며 만든 곡”이라며 “‘다시 일어선다’는 제목의 뜻처럼, 듀스의 음악적 유산을 현재의 감각으로 되살려 귀환을 알리는 노래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듀스 측은 신곡을 위해 음성 AI 전문 기업과 파트너십을 맺고, 듀스의 목소리와 감성을 현대적으로 복원하려 노력했다. 정규 4집 프로젝트는 이현도가 총괄 프로듀서를 맡았다. 1993년 데뷔한 듀스는 한국 힙합을 대중화한 대표 주자로 꼽힌다. ‘나를 돌아봐’ ‘여름 안에서’ 등으로 큰 사랑을 받았으나, 1995년 정규 3집 ‘포스 듀스’를 마지막으로 해체했다. 두 사람의 목소리가 담긴 마지막 앨범은 1997년 베스트 앨범 ‘듀스 포에버’다. 듀스는 올해 라이즈 공개를 시작으로 내년 상반기를 목표로 정규 4집을 준비하고 있다. 와이드컴퍼니와 KT는 27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KT스퀘어와 세종문화회관 뜨락에서 청음 행사 ‘더 사운드 스테이지 위드 KT’를 개최한다.사지원 기자 4g1@donga.com}

고려대가 개교 120주년을 맞아 ‘MIT 글로벌 인문학 이니셔티브(GHI)’와 손잡고 ‘인공지능(AI) 시대 대학의 미래’를 논의하는 국제학술대회를 연다.‘고려대 글로벌인문학연구원 HK3.0 사업단’과 ‘고려대 인문사회 디지털융합인재양성사업단(HUSS) 사업단’, ‘MIT GHI’는 20, 21일 이틀간 서울캠퍼스에서 ‘고려대 개교 120주년 기념 MIT 글로벌 인문학 이니셔티브 초청 국제학술대회’를 연다고 19일 밝혔다. 이번 학술대회의 대 주제는 ‘STEMAH(STEM+예술+인문학)=대학의 미래’다.‘STEMAH’는 과학·기술·공학·수학(STEM)에 예술(Arts)과 인문학(Humanities), 사회과학(Social Sciences)을 통합한 접근법이다. 글로벌인문학연구원 측은 “오늘날 인류가 직면한 각종 위기에 대응해 융합적인 학습 및 지식 창출 모델을 설계하려는 시도”라고 설명했다.이번 학술대회는 과학·기술 중심으로 기울어진 대학의 패러다임 속에서 인문학·예술·사회과학이 어떤 방식으로 미래 지식 생태계를 재구성해야 하는지 살피는 자리다. 이번 행사의 개회사는 송혁기 고려대 글로벌인문학연구원 원장이 맡으며, MIT GHI를 이끄는 빕케 데네케 교수와 정병호 고려대 HUSS 사업단장이 환영사를 전한다. 윤성택 고려대 연구부총장, 아구스틴 라요 MIT 인문·예술·사회과학대학(SHASS) 학장이 축사를 한다.기조강연으로 프리츠 브라이트하우프트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교수가 과학과 인문학의 접점을 다루며 문을 연다. 인도 출신 신화학자 데브두트 파타나이크는 STEM 분야와 예술·인문학이 사회적 감정 및 갈등을 완화하는 역할을 어떻게 수행할 수 있는지 질문을 던진다.이어지는 네 개 세션에서는 AI와 인지 등 미래 학문의 방향을 종합적으로 탐색한다. MIT 미디어랩 패티 메스 교수와 아랍에미리트의 모하메드 빈 자이드 AI대학(MBZUAI)의 모노짓 초우두리 교수와 MIT의 샹카 라만 교수 등 세계적인 연구진들이 △AI와 감정지능 △언어·인지·신경과학 △인문학과 과학의 대화 △인간과 지구의 웰빙 등을 주제로 발표한다.라운드테이블에선 데네케 교수가 좌장을 맡은 가운데 “대학의 미래는 어디에 있는가”를 주제로 한국과 MIT 교수진이 함께 토론한다. 현재 대학이 직면한 여러 도전과 대학이 그려나가야 할 핵심 과제들이 토의될 전망이다. 사지원 기자 4g1@donga.com}

1990년대 큰 인기를 누린 힙합 듀오 듀스가 28년 만에 신곡을 낸다. 고(故) 김성재의 목소리는 인공지능(AI)으로 복원돼 노래에 담길 예정이다.19일 듀스 멤버 이현도(53)가 이끄는 와이드컴퍼니에 따르면 듀스는 27일 오후 6시 정규 4집의 시작을 알리는 신곡 ‘라이즈(Rise)’를 공개한다. 이 노래는 듀스 표 뉴잭스윙 사운드에 AI 보컬 복원 기술을 적용해 김성재의 목소리까지 담았다. 듀스 컴백을 기념해 와이드컴퍼니와 KT는 27일 광화문 KT스퀘어와 세종문화회관 뜨락에서 특별 청음 행사 ‘더 사운드 스테이지 위드 KT(THE SOUND STAGE with KT)’를 공동으로 연다. 초대형 미디어월인 KT스퀘어를 통해 신곡이 공개된다. 이번 신곡을 위해 듀스 측은 음성 AI 전문기업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고, 듀스의 목소리와 감성을 현대적으로 복원하려 노력했다.1993년 데뷔해 올해 데뷔 32주년을 맞은 듀스는 한국 힙합을 대중화한 대표주자로 꼽힌다. ‘나를 돌아봐’, ‘여름 안에서’ 등 히트곡으로 큰 사랑을 받았으나 1995년 해체했다. 두 사람의 목소리가 담긴 마지막 앨범은 1997년 나온 베스트 앨범 ‘듀스 포에버’다. 듀스 측은 올해 Rise 공개를 시작으로 내년 상반기를 목표로 정규 4집을 준비 중이다. 앨범이 예정대로 나오면 31년 만의 정규 앨범이 된다.사지원 기자 4g1@donga.com}

지난달 초 충북 제천 청풍호가 내려다보이는 케이블카 정상.한국 여행 첫날을 맞은 외국인 관광객들이 가을빛으로 물든 호수를 바라보며 연신 감탄사를 쏟아냈다. 이들은 제천 내토전통시장과 카페를 둘러본 뒤, 해가 질 무렵 글램핑장으로 이동했다. 시장에서 손수 고른 재료로 자연 속에서 바비큐를 하고, 모닥불 앞에서 별을 올려다보는 낭만도 즐겼다. 한 참가자는 “서울이나 부산 같은 대도시를 빼면 외국인을 위한 투어가 드문데, 이번 여행은 세심하게 기획된 일정과 정성 가득한 현지 음식이 인상 깊었다”고 말했다.이 여행 코스는 관광 스타트업 ‘굿메이트트래블’이 운영하는 4박 5일 프로그램 ‘서울 그 이상의 한국(Korea is more than Seoul)’의 첫 일정이었다. 제천을 시작으로 경주, 울산, 통영 등 여러 지역을 방문해 서울 외 지역의 자연과 문화를 경험하도록 짜였다.굿메이트트래블은 지난해 한국관광공사의 ‘BETTER里(배터리)’ 사업을 통해 제천에서 ‘관광택시 연계 웰니스 투어’를 운영하며 외국인 관광객 약 100명을 유치했다. 올해는 이 모델을 바탕으로 여러 지역을 아우르는 장기 체류형 상품으로 확장했다. 내년엔 한국어 교육과 결합한 프로그램을 선보이는 게 목표. 최재효 굿메이트트래블 대표는 “외국인 여행자가 단순한 관광을 넘어 지역의 삶을 경험하도록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배터리’ 사업은 인구 감소 지역에 관광 스타트업을 유치해 지역 관광을 강화하고, 생활 인구를 늘리는 것을 목표로 한다. 지난해 제천과 충북 단양, 경북 안동, 봉화 등 4개 지역에서 16개 스타트업을 지원했다. 지원 2년 차를 맞은 이들 기업은 올해 각 지방자치단체와 협력해 보다 발전적인 모델을 선보이고 있다.경북 안동에선 스타트업 ‘이공이공’이 ‘한국 전통주의 수도, 안동’을 콘셉트로 ‘전통주 팝업 스토어’를 선보였다. 팝업 스토어는 올 9월 말부터 10월 초까지 열린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 기간에 맞춰 전통주 120여 종을 선보였는데, 관광객 300여 명이 방문했다. ‘토크 살롱’과 전통 공연, 페어링존을 결합해 전통주를 문화 콘텐츠로 확장시켰다는 평. 이공이공의 김태욱 대표는 “이번 팝업 스토어로 지역 양조장, 셀러, 예술가들이 함께 하는 로컬 플랫폼이 만들어졌다”며 “앞으로도 관광객이 안동에 다시 오고 싶게 만드는, 선순환 구조의 문화 모델을 이어가고 싶다”고 했다.봉화의 ‘내일의 식탁’은 사업 2년 차를 맞아 군이 사업 대상으로 발굴한 사례다. 이들은 지난달 지역 식재료를 활용한 다이닝 프로그램을 포함한 ‘봉화 슬로우 위크’를 운영했다. 5일간의 농가 체험과 숲속 다이닝, 양조장 투어 등을 진행했는데, 수도권에서 관련 창업을 준비하는 이들과 발효 전문가 40여 명이 방문해 교류하기도 했다.이영근 한국관광공사 관광기업지원실장은 “배터리 사업 1년 차에 성공한 벤처회사가 이듬해 사업을 확장하고, 지자체가 필요한 새로운 기업을 스스로 발굴하며 자생적 관광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어 고무적”이라고 밝혔다.사지원 기자 4g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