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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펜딩 챔피언’ 광주일고가 2년 연속 우승을 향한 첫 걸음을 내딛었다. 광주일고는 20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열린 제73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에서 주말리그에서 같은 조(전라권A)에 속한 화순고를 9-0, 7회 콜드게임으로 완파하고 16강에 진출했다. 공수 양면에서 화순고를 압도했다. 선발 투수 이승훈(3학년)은 정교한 제구를 바탕으로 5와 3분의1이닝 4안타 2볼넷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구원 등판한 2학년 왼손 투수 이의리와 3학년 사이드암 투수 김형준 역시 무실점 투구를 이어갔다. 타선에서는 박시원(3학년)의 방망이가 불을 뿜었다. 톱타자로 나선 박시원은 6-0으로 앞선 6회말 화순고 3번째 투수 조승범을 상대로 오른쪽 담장을 넘기는 3점 홈런을 쏘아 올리는 등 4타수 2안타 3타점으로 팀 공격을 이끌었다. 우투좌타 외야수 박시원은 공수주 3박자를 고루 갖춘 선수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올해 전반기 주말리그에서 13경기에 나서 타율 0.392, 도루 8개를 기록하며 최우선선수(MVP)와 도루왕을 휩쓸었다. 2학년이던 지난해에도 팀에서 가장 많은 33경기에 나서 타율 0.372를 기록한 바 있다. 한 수도권 구단 스카우트는 “정확성 뿐 아니라 파워도 갖췄다. 발도 빠르고 수비도 잘 한다. 신인 드래프트에서 상위 지명이 유력하다. 프로에서도 몇 년 안에 주전 외야수로 성장할 재목”이라고 말했다. 박시원은 연고 프로 팀인 KIA의 유력한 1차 지명 후보로도 손꼽히고 있다. 광주일고 2번 타자 전광진 역시 적시타와 희생플라이 등으로 3타점을 올리며 뒤를 받쳤다. 광주일고는 16강전에서 강호 휘문고와 맞붙는다. 휘문고 역시 이날 강원고를 5-1로 가볍게 누르고 16강에 올랐다. 선발 투수 박주혁이 6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했고, 3루수 이재호가 4타수 3안타를 때렸다. 23일 오후 2시 반에 열리는 양 팀의 16강전은 에이스들이 격돌하는 ‘빅 매치’로 펼쳐질 전망이다. 광주일고는 20일 에이스 정해영(3학년)을 등판시키지 않고도 완승을 거뒀다. 성영재 광주일고 감독은 “지난해에 그랬듯 우리 선수들의 조직력이 경기를 거듭할수록 좋아질 것”이라며 “23일 휘문고전에는 이날 충분히 힘을 비축한 정해영을 내세워 8강 진출을 노리겠다”고 말했다. 휘문고 역시 17일 개막전에 선발 등판해 7이닝 1실점(비자책)으로 잘 던진 오른손 강속구 투수 이민호(3학년)를 23일 경기에 등판시킬 예정이다. 서울 지역 넘버 원 투수로 평가받는 이민호는 1순위 지명권을 가진 LG행이 유력하다. 한편 2014년 창단해 올해 처음 황금사자기 무대에 데뷔한 부산정보고는 에이스 남지민(3학년)의 6이닝 무실점 호투를 발판삼아 광천고를 7-0, 8회 콜드게임으로 꺾고 16강에 올랐다. 선수가 22명밖에 되지 않는 부산정보고는 지난해 11월 열린 롯데기 야구대회에서 지역 야구 명문 부산고와 경남고를 연파하고 우승하는 파란을 일으킨 바 있다. 경기고도 배명고를 5-3으로 이기고 16강에 합류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

“오늘은 최수형 때문에 이겼어요.” 11회 연장 승부치기에서 극적인 역전승을 일궈낸 선린인터넷고 선수들은 그야말로 정신없이 기뻐하는 와중에도 이렇게 말했다. 최수형(3학년·사진)은 19일 팀이 0-3으로 뒤지던 6회초 등판해 연장 11회 혈투가 끝나는 순간까지 마운드를 지켜 팀의 극적인 5-4 역전승을 이끌어내고 승리투수가 됐다. 이날 경기에서 최수형은 타자 24명을 상대해 1실점(0자책점), 4탈삼진을 기록했다. 피안타는 단 한 개. 마운드 밖에서도 최수형은 팀을 승리로 이끄느라 바빴다. 팀이 공격 중일 때 더그아웃에 들어가면 후배와 동료 선수들을 이끄는 ‘응원대장’ 역할을 자처했다. 최수형이 목 터져라 응원 구호를 선창하면 다른 선수들이 어깨동무를 하고 타석에 나간 타자를 응원했다. 그는 “원래 뭘 해도 신나게 하려는 성격이라 그렇게 하는 게 좋다”며 웃었다. 성격만큼 외모도 밝다. 186cm의 큰 키에 서글서글하고 큰 눈으로 주변 인기를 끌고 있다. 큰 무대에 서게 된다면 ‘스타의 요건’은 이미 갖추고 있는 셈이다. 초등학교 3학년 때 수영이 하기 싫어 현재 성남고에서 3루수로 뛰고 있는 친구 박지호와 함께 리틀야구단 문을 두드렸다가 야구에 푹 빠지게 됐다는 최수형은 “이번 대회에서 꼭 4강 안에 든 다음 2년 선배인 LG 김영준 투수처럼 프로에 진출해 뛰고 싶다”고 말했다.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

볼 끝은 위협적으로 흔들린 반면 멘털은 전혀 흔들리지 않았다. 원주고 이병길(3학년·사진)은 제73회 전국고교야구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 둘째 날인 18일 목동야구장에서 벌어진 전통의 강호 경북고와의 경기에서 5이닝 1실점으로 호투하며 팀 승리를 견인하고 자신도 승리투수가 됐다. 그는 “강팀이라고 기죽지 않고 타자들을 상대하려 했다”며 “한 개 한 개 던지다 보니 이길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생겼다”고 말했다. 이날 5회까지 이병길은 한 점도 내주지 않았다. 1실점은 6회초 무사 상황에서 경북의 선두타자인 3루수 고경표에게 허용한 솔로홈런이다. 이 홈런 전까지 이병길이 맞았던 위기 상황은 4회 자신의 견제구 실책 등으로 만든 1사 만루 상황 한 번뿐이다. 이병길은 이때 들어선 경북고 포수 박정환을 3루 앞 내야땅볼로 유도했고 3루수 김재훈은 이 공을 홈으로 던져 실점을 막아냈다. 자신의 존재감과 함께 팀의 탄탄한 수비 조직력까지 입증한 셈이다. 그는 원래 팀 내에서도 에이스로 꼽히지는 않았다. 원주고에는 좀 더 주목받는 하영진(3학년)이 있다. 하지만 안병원 원주고 감독은 이날 이병길에게 팀 운명을 맡겼다. “공의 무브먼트가 좋고 멘털도 강해 경북고의 타선을 잘 막을 수 있을 것 같았다”는 판단이었다. 그리고 이병길은 이날 감독의 요구에 부응한 동시에 프로구단 스카우트들의 눈도장까지 확실히 찍었다. “변화구가 좋고 경기 운영도 잘한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병길 스스로도 자신의 강점과 약점을 잘 알고 있다. 그는 “프로에 갈 수 있다면 제 강점인 변화구를 더 발전시켜 신정락 선수(LG·32)처럼 변화구를 잘 던지는 선수가 되고 싶다”며 “프로 지명이 되지 않더라도 대학에 진학해 끝까지 도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1차전에서 우리 팀 조직력이 얼마나 좋은지 알게 됐다”면서 “2차전 상대인 충암고는 우승 후보로 꼽히지만 이길 자신을 갖게 됐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

신구(新舊) 대결, 역전에 재역전, 9회말 홈런. 짜릿한 명승부가 개막전부터 펼쳐졌다. 서울의 강호 휘문고가 17일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개막한 제73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 1회전에서 천신만고 끝에 경기상고를 8-7로 꺾고 2회전에 진출했다. 1907년 창단한 휘문고는 전반기 주말리그 서울권A에서 1위를 차지한 강팀이다. 이에 비해 올해 재창단한 경기상고는 서울권B에서 7위에 머물렀다. 하지만 경기는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었다. 초반 흐름은 ‘명품 투수전’이었다. 6회까지 양 팀 선발 투수들은 모두 상대에게 단 한 점도 허용하지 않는 철벽투구를 뽐냈다. 고교 투수 최대어로 평가받는 휘문고 에이스 이민호(3학년)는 고비마다 삼진을 빼앗으며 위기를 벗어났다. 경기상고 오른손 투수 이준기(2학년) 역시 6회까지 단 1안타만 허용하며 상대 타선을 압도했다. 양 팀은 7회에 들어서야 첫 점수를 얻었다. 경기상고는 7회초 2사 3루에서 1번 타자 문보성의 2루수 앞 땅볼 때 상대 실책을 틈타 선취점을 얻었다. 휘문고는 7회말 3개의 안타와 2개의 볼넷을 집중시키며 2-1로 역전에 성공했다. 8회에는 한 점씩을 주고받아 여전히 휘문고의 3-2 리드였다. 진정한 승부는 9회 이후에 벌어졌다. 경기상고는 에이스 이민호가 물러난 휘문고 마운드를 마음껏 유린했다. 문보성의 2루타에 이은 안진과 김서진, 박성재의 적시타 등으로 대거 5득점하며 단숨에 경기를 7-3으로 뒤집었다. 대회 첫날부터 대이변이 일어나는 듯했다. 하지만 9회말 또 하나의 반전이 기다리고 있었다. 휘문고는 상대 포수 안진의 실책을 틈타 한 점을 따라붙었다. 곧이어 4-7로 뒤진 1사 1, 3루에서 문상준이 경기상고 4번째 투수 김태욱을 상대로 왼쪽 담장을 살짝 넘기는 극적인 동점 3점 홈런(비거리 105m)을 쏘아 올렸다. 휘문고는 연장 승부치기에서 박성준의 끝내기 안타로 기적 같은 역전 드라마를 완성했다. 이번 대회는 결승전을 제외하고 경기가 연장에 돌입할 경우 주자 두 명을 1, 2루에 진루시킨 상태에서 시작하는 승부치기 제도를 도입하고 있다. 이날 팀을 벼랑 끝에서 구해낸 문상준은 자신의 홈런에 취하기보다는 3회 저질렀던 실책을 반복하지 않기 위한 다짐을 되뇌고 있었다. 유격수인 그는 3회 수비 때 평범한 땅볼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했다. 그는 “너무 긴장하다 보니 안 했어야 할 실책을 했다”며 “내 장점이 수비라고 생각하는 만큼 다시는 실수를 반복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날 펼쳐진 다른 경기에서도 역전을 거듭하는 경기가 속출하며 고교 야구의 재미를 한껏 끌어올렸다. 신월야구장에서 벌어진 마산고와 배명고의 경기에서는 0-5로 뒤지던 배명고가 4회말에만 대거 7득점하며 8-5로 역전승했다. 시종일관 치고받는 화끈한 공격전을 벌인 인천고와 광주동성고의 경기도 4차례 역전과 재역전을 반복한 끝에 광주동성고가 8-6으로 승리했다.이원주 takeoff@donga.com·이헌재 기자}

연장 10회 말 2사 주자 만루에서 타석에 들어선 LG 타자 김현수가 때린 공이 1루수와 2루수 사이로 빠르게 날아갔다. 롯데 1루수 이대호가 몸을 던져 공을 내야에서 막았지만 이 공을 받아줄 수비수가 1루에 없었다. 마무리 투수였던 손승락이 급히 달려왔지만 간발의 차로 김현수의 발이 1루에 먼저 닿았다. ‘끝내기 내야 안타’로 LG가 4-3 극적인 역전승을 만드는 순간이었다. LG가 13일 잠실에서 열린 롯데와의 안방경기에서 또 한 번 10회 연장 승부 끝에 승리를 챙겼다. LG는 하루 전인 12일 경기에서도 10회말 타자 오지환이 ‘삼진 낫아웃’으로 1루를 밟으면서 ‘끝내기 폭투’로 행운의 4-3 승리를 챙겼다. 이날 연장전으로 LG와 롯데는 프로야구 역대 세 번째로 3연전을 모두 연장 혈투로 치렀다. 프로야구 사상 두 팀이 3연전을 모두 연장전으로 치른 적은 1984년 5월 15∼17일 삼미-MBC와 1997년 4월 15∼17일 해태-LG의 3연전 등이다. 모두 LG 혹은 LG의 전신인 MBC가 관여해 있고 장소 역시 잠실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이날 롯데 유니폼을 입고 처음으로 선발 등판한 다익손은 7회까지 공 95개를 던지면서 5피안타 삼진 6개를 잡아내는 등 호투했지만 3-3 동점 상황에서 물러나 승패를 기록하지는 않았다. 다익손은 “6이닝을 막아주면 좋겠다”는 양상문 감독의 기대에는 부응했지만 4회 김현수에게 안타를, 뒤이은 타자인 조셉에게 좌측 담장을 크게 넘어가는 홈런을 맞는 등 결정적인 순간마다 적시타를 맞으며 승리를 이끌지 못했다.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

“올해는 정말 어느 한 팀을 우승 후보로 꼽기 어렵네요. 춘추전국시대예요.” KBO리그 10개 구단 스카우트 담당자들은 마치 약속이나 한 듯 이렇게 대답했다. 17일 서울 목동구장과 신월야구장에서 막을 올리는 제73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을 앞두고 판도를 물었을 때였다. 출중한 기량을 갖춘 선수를 앞세워 전력을 끌어올린 팀들이 그만큼 많다는 의미다. 특히 참가 학교 수가 지난해 42개에서 46개로 늘어나면서 프로 스카우트들은 “올해는 그 어느 때보다 혼전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치열한 접전 양상 속에서 충암고는 우승권에 근접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1990년, 2009년, 2011년에 황금사자 트로피를 들어올린 충암고는 지난해에는 16강전에서 강릉고에 덜미를 잡혔다. 올해는 주말리그 전반기 대회에서 서울권B조 우승을 차지하면서 황금사자기 출전권을 따냈다. 충암고의 강점은 두꺼운 투수층이다. 지난해부터 투구 수 제한(1일 105개) 및 의무휴식일 제도가 시행되면서 충암고는 ‘가장 기복 없는 경기력을 펼칠 수 있는 학교’로 주목받고 있다. 에이스급으로 활약할 수 있는 선수가 3명이나 있다. 2학년 강효종은 184cm, 84kg의 당당한 체격을 바탕으로 시속 145km를 오가는 ‘파이어볼’을 던진다. 올해 주말리그에서는 3경기에 출전해 이 중 두 경기에서 평균자책점 ‘0’을 기록했다. 1학년이었던 지난해에도 16경기에 출전해 8경기를 무자책으로 마쳤다. 다만 한번 흔들리기 시작하면 대량 실점을 허용하는 것이 약점이다. 여기에 3학년 김범준과 배세종도 든든한 선발 투수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배세종은 큰 키(190cm)를 무기로 상대 팀 타자들이 보기에 내리찍는 듯한 공을 뿌린다. 김범준은 공격적인 피칭이 인상적이다. 한 스카우트팀장은 김범준에 대해 “제구력이 좋아 타자들이 상대하기에 까다로운 데다 멘털도 강해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화려한 투수진이 돋보이는 충암고와 달리 탄탄한 조직력을 바탕으로 황금사자기 트로피를 노리는 팀들도 있다. 북일고과 유신고다. 북일고는 공수에 걸친 탄탄한 조직력이 강점으로 꼽힌다. 최고 구속 시속 153km에 이르는 강속구를 던지는 신지후가 상대 타자를 압도한다. 다양한 포지션을 경험한 뒤 우익수로 자리 잡은 북일고 임종찬은 강한 어깨와 빠른 발을 바탕으로 ‘거포형 날쌘돌이’로 불리며 팀의 핵심 타자로 자리 잡았다. 유신고는 수준급 투수로 평가받는 소형준과 함께 배터리를 이루는 3학년 포수 강현우가 팀을 진두지휘한다. 투수 리드와 수비 지휘 등 모든 면에서 고교 넘버 원 포수로 꼽히는 강현우는 벌써부터 프로 팀들이 눈독을 들이고 있다. 강현우는 지난해 주말리그 후반기 홈런상, 황금사자기 최다홈런상을 휩쓸 정도로 화끈한 공격력도 갖추고 있다. 지난해 우승팀인 광주일고도 2연패를 노리는 전통의 강호다. 지난해 청소년 대표로 뽑혔던 에이스 정해영은 올해 8경기에서 평균자책점 2.53, 경기당 평균 안타를 4개도 내주지 않을 정도로 강한 어깨를 과시했다. 칼 같은 제구력은 올해 더욱 빛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

“이길 수밖에 없는 경기였다. 한국 축구는 한 단계 더 성장할 것이다.” 대한민국 축구 사상 처음으로 국제축구연맹(FIFA) 주관 남자 대회에서 팀을 결승으로 이끈 정정용 20세 이하(U-20) 대표팀 감독(50·사진)의 목소리에서는 자신감과 흥분이 동시에 묻어났다. 그는 “응원해 주신 국민 여러분과 활약한 선수들이 하나가 되어 뛰었다”며 “남은 경기도 최선을 다해 뛸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정 감독은 에콰도르와 맞붙은 준결승에서 1-0으로 승리한 데 대해 “상대를 한쪽으로 몰아넣고 압박하는 전술을 세우고 그 역할을 해 줄 선수로 고재현과 김세윤을 투입했다”며 “선수들이 평가전에서 에콰도르를 이긴 적이 있어서 자신감이 있었기 때문에 전략이 잘 먹혔다”고 말했다. 한국 대표팀은 이번 대회를 앞두고 지난달 치른 에콰도르와의 평가전에서 1-0으로 이긴 바 있다. 신화를 써 내려가고 있는 어린 선수들의 흥과 자신감도 하늘 끝까지 뻗친 상태라고 정 감독은 전했다. 에콰도르전을 이긴 직후 한국 대표팀 선수들은 정 감독에게 물을 뿌리며 승리를 자축했다. 정 감독은 “라커룸에서도 선수들이 흥에 겨워했다”며 “오늘은 충분히 기뻐해도 되는 날”이라고 말했다. 2008년 14세 이하 대표팀 코치를 시작으로 유소년팀 지도자로만 10년 넘게 한 우물을 파고 있는 정 감독은 “유소년 축구의 체계가 잡혀 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며 “이들이 한국 축구의 뿌리가 되고 이번 대회를 계기로 한국 축구도 한 단계 성장해 세계 무대에서 대등하게 경쟁하게 될 것이라 생각한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 4강전 패장 에콰도르 셀리코 감독 “한국수비 철벽… 뚫을 수가 없었다” ▼막판 ‘오프사이드 VAR’엔 의구심“한국의 수비를 뚫기 어려웠다. 더 강한 팀이 한국이었다.” 12일 폴란드에서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 준결승에서 한국에 패한 에콰도르 대표팀 호르헤 셀리코 감독(사진)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결과를 받아들인다”며 이같이 말했다. 셀리코 감독은 “특히 전반전은 매우 복잡하게 경기가 흘러갔다”며 “하지만 한국의 수비는 매우 강했다”고 말했다. 에콰도르는 전반전에 공격점유율 57%를 기록했지만 득점에 성공하지 못했다. 한국 수비진은 에콰도르 공격 루트를 사전에 차단했고 몇 차례 날카로운 슈팅은 한국 골키퍼 이광연의 슈퍼세이브에 막히거나 골대에 맞고 튀어나왔다. 한국 수비진은 상대의 위협적인 공격이 전개될 때는 오프사이드를 만들어내는 지능적인 움직임으로 에콰도르의 공격을 효과적으로 봉쇄했다. 셀리코 감독은 “우리 선수들은 자기의 모든 것을 경기장에 쏟아붓고 최선을 다해 뛴 자랑스러운 선수들이다”며 “경기를 변화시킬 가능성은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특히 셀리코 감독은 이번 대회 승패를 가른 핵심 변수로 부각된 비디오 판독(VAR)에 대해서는 아쉬운 감정을 드러냈다. 에콰도르는 후반 추가시간 2분 30초경에 한국 골대 안으로 공을 집어넣었지만 VAR 결과 오프사이드로 판독돼 득점이 인정되지 못했다. 이에 대해 셀리코 감독은 “그 장면을 아직 제대로 보지 못했지만 오프사이드가 아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VAR는 판정을 명확하게 하기 위해 도입된 기술인데 의구심이 드는 장면이 있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루블린=이승건 why@donga.com / 이원주 기자}

“이길 수밖에 없는 경기였다. 한국 축구는 한 단계 더 성장할 것이다.” 대한민국 축구 사상 처음으로 국제축구연맹(FIFA) 주관 남자 대회에서 팀을 결승으로 이끈 정정용 20세 이하(U-20) 대표팀 감독(50)의 목소리에서는 자신감과 흥분이 동시에 묻어났다. 그는 “응원해 주신 국민 여러분과 활약한 선수들이 하나가 되어 뛰었다”며 “남은 경기도 최선을 다 해 뛸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정 감독은 에콰도르와 맞붙은 준결승에서 1-0으로 승리한 데 대해 “상대를 한 쪽으로 몰아넣고 압박하는 전술을 세우고 그 역할을 해 줄 선수로 고재현과 김세윤을 투입했다”며 “선수들이 평가전에서 에콰도르를 이긴 적이 있어서 자신감이 있었기 때문에 전략이 잘 먹혔다”고 말했다. 한국 대표팀은 이번 대회를 앞두고 지난달 치른 에콰도르와 평가전에서 1-0으로 이긴 바 있다. 신화를 써 내려가고 있는 어린 선수들의 흥과 자신감도 하늘 끝까지 뻗친 상태라고 정 감독은 전했다. 에콰도르전을 이긴 직후 한국 대표팀 선수들은 정 감독에게 물을 뿌리며 승리를 자축했다. 정 감독은 “라커룸에서도 선수들이 흥에 겨워했다”며 “오늘은 충분히 기뻐해도 되는 날”이라고 말했다. 2008년 14세 이하 대표팀 코치를 시작으로 유소년팀 지도자로만 10년 넘게 한우물을 파고 있는 정 감독은 “유소년 축구의 체계가 잡혀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며 “이들이 한국 축구의 뿌리가 되고 이번 대회를 계기로 한국 축구도 한 단계 성장해 세계 무대에서 대등하게 경쟁하게 될 것이라 생각한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루블린=이승건 기자 why@donga.com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

류현진(32·LA 다저스)이 메이저리그 최고의 타자로 꼽히는 LA 에인절스의 마이크 트라우트(사진)를 꽁꽁 묶어놓는 호투를 펼치고도 동료들의 지원을 받지 못해 10승 기회를 날렸다. 류현진은 11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애너하임의 에인절 스타디움에서 열린 LA 에인절스와의 방문경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1실점 7안타 6탈삼진을 기록했다. 다저스는 2회초 크리스 테일러의 2타점 2루타 등으로 3점을 뽑으며 앞서 나갔다. 2회말 상대 우익수 콜 캘훈에게 1점 홈런을 맞은 것이 류현진의 이날 유일한 실점이었다. 시즌 7번째 피홈런이었다. 몸값이 12년 총액 4억3000만 달러(약 4860억 원)에 달하는 트라우트는 타율은 0.295로 크게 높지 않지만 홈런 18개를 때려냈고 출루율은 0.466에 달한다. 코디 벨린저(다저스)와 함께 양대 리그 최고 타자로 평가받는 선수지만 류현진 앞에서만은 꼼짝도 하지 못했다. 1회 두 번째로 타석에 들어선 트라우트를 시속 148km 직구로 범타 처리한 류현진은 3회에는 풀카운트 승부 끝에 트라우트의 방망이를 헛돌게 했다. 5회에도 비슷한 광경이 연출됐다. 주자 2명이 출루한 2아웃 상황에서 타석에 들어선 트라우트는 류현진의 날카롭게 제구된 공에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다. 이날 경기로 트라우트는 류현진과의 통산 맞대결에서 10타수 무안타를 기록했다. 류현진은 트라우트를 상대로 모두 컷패스트볼을 결정구로 삼았다. 3회 트라우트를 삼진으로 잡을 때는 시속 143km의 컷패스트볼을 가운데로 꽂았다. 5회에도 마지막 공은 컷패스트볼이었다. 시속 141km의 공이 스트라이크존 바깥쪽 경계선에 절묘하게 걸치며 트라우트의 방망이를 헛돌게 했다. 이날 류현진은 평소보다 컷패스트볼 비중을 5%포인트가량 높여 상대 타자들을 헷갈리게 만들었다. 하지만 7회 류현진에 이어 마운드를 넘겨받은 불펜진이 무너지면서 류현진의 통산 50승 도전은 다음 경기로 미뤄졌다. 류현진이 교체되자 트라우트가 펄펄 날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트라우트는 주자 한 명이 나간 상황에서 다저스 계투진인 딜런 플로로를 상대로 한가운데 담장을 넘기는 3-3 동점 투런 홈런을 터뜨리며 류현진의 승리를 지워버렸다. 류현진 교체 이후 시종일관 답답한 경기를 펼친 다저스는 결국 역전을 허용하며 3-5로 졌다. 한편 이날 관심이 높았던 류현진과 오타니 쇼헤이의 대결은 성사되지 못했다. 오타니가 선발 출전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8회 대타로 출전한 오타니는 다저스 투수 조 켈리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을 얻어내 걸어 나간 뒤 이어진 타선의 연속 볼넷 출루와 다저스 수비진의 판단 미스로 홈을 밟으며 결승점을 만들었다. 이날까지 9승 1패를 기록 중인 류현진의 평균자책점은 1.35에서 1.36으로 높아졌지만 메이저리그 1위를 지켰다.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

류현진(32·LA다저스)이 메이저리그 최고의 타자로 꼽히는 LA에인절스의 마이크 트라우트를 꽁꽁 묶어놓는 호투를 펼치고도 동료들의 지원을 받지 못해 10승 기회를 날렸다. 류현진은 11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애너하임의 에인절 스타디움에서 열린 LA에인절스와의 방문경기에서 선발 등판해 6이닝 1실점 7안타 6탈삼진을 기록했다. 다저스는 2회초 크리스 테일러의 2타점 3루타 등으로 3점을 뽑으며 앞서 나갔다. 2회말 상대 우익수 콜 칼훈에게 1점 홈런을 맞은 것이 류현진의 이날 유일한 실점이었다. 시즌 7번째 피홈런이었다. 상대팀 에이스 트라우트는 류현진 앞에서 꼼짝도 하지 못했다. 1회 두 번째로 타석에 들어선 트라우트를 148km 직구로 범타 처리한 류현진은 3회에는 풀카운트 승부 끝에 트라우트의 방망이를 헛돌게 했다. 5회에도 비슷한 광경이 연출됐다. 주자 2명이 출루한 2아웃 상황에서 타석에 들어선 트라우트는 류현진의 날카롭게 제구된 공에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다. 류현진은 트라우트를 상대로 모두 컷패스트볼을 결정구로 삼았다. 3회 트라우트를 삼진으로 잡을 때는 시속 143km의 컷패스트볼을 가운데로 꽂았다. 5회에도 마지막 공은 컷패스트볼이었다. 시속 141km의 공이 스트라이크존 바깥쪽 경계선에 절묘하게 걸치며 트라우트의 방망이를 헛돌게 했다. 이날 류현진은 평소보다 컷패스트볼 비중을 5%가량 높여 상대 타자들을 헷갈리게 만들었다. 하지만 7회 류현진에 이어 마운드를 넘겨받은 불펜진이 무너지면서 류현진의 통산 50승 도전은 다음 경기로 미뤄졌다. 류현진이 교체되자 트라우트가 펄펄 날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트라우트는 주자 한 명이 나간 상황에서 LA다저스 계투진인 딜런 플로로를 상대로 한가운데 담장을 넘기는 3-3 동점 투런 홈런을 터뜨리며 류현진의 승리를 지워버렸다. 류현진 교체 이후 시종일관 답답한 경기를 펼친 LA다저스는 결국 역전을 허용하며 5-3으로 졌다. 한편 이날 관심이 높았던 류현진과 오타니의 대결은 성사되지 못했다. 오타니가 선발 출전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8회 대타로 출전한 오타니는 LA다저스 투수 조 켈리에게 스트레이트볼넷을 얻어내 걸어나간 뒤 이어진 타선의 연속 볼넷 출루와 LA다저스 수비진의 판단 미스로 홈을 밟으며 결승점을 만들었다. 이날까지 9승 1패를 기록 중인 류현진의 평균자책점은 1.35에서 1.36으로 높아졌지만 메이저리그 1위를 지켰다. 이원주기자 takeoff@donga.com}

“이젠 시대가 변했습니다. 선수들이 신명나도록 분위기를 만들고 응원을 해줘야 합니다.” 팔순을 넘긴 원로 축구인은 손자뻘 되는 후배들이 해낸 일이 자랑스럽기만 했다. 1983년 멕시코에서 열린 세계 청소년축구선수권에서 4강 신화를 이끌었던 박종환 전 감독(81)이다. 9일 서울 용산구의 한 커피숍에서 만난 박 전 감독은 이날 새벽 폴란드에서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 월드컵에서 36년 만에 다시 4강에 오른 한국 대표팀의 쾌거가 누구보다 반가운 듯 보였다. 9일 한국과 세네갈의 8강전 내용은 박 전 감독이 멕시코 대회에서 치렀던 조별예선 멕시코전과 여러모로 비슷했다. 36년 전에도 한국 대표팀은 10분 만에 선제골을 내준 뒤 ‘목숨 걸고’ 뛰어 경기 종료 직전 역전골을 성공시켰다. 신연호 현 단국대 감독이 터뜨렸던 당시 결승골은 89분으로 기록돼 있다. 박 전 감독은 자신이 이뤄낸 4강 신화의 원동력을 ‘모진 훈련’이라고 말했다. 기술이 상대에 못 미치니 조직력과 체력을 바탕으로 공격 가담 인원을 최대한 끌어올리는 ‘벌 떼 축구’로 승부를 걸었다. 그는 “조직력과 머릿수로 압도하지 않으면 이길 수 없다고 판단해 기술이 있는 선수들도 ‘전체’에 맞추도록 훈련할 수밖에 없었다”고 회고했다. 박 전 감독의 말대로 당시 대표팀은 멕시코의 고지대 경기장에 적응하기 위해 마스크를 쓰고 육상 트랙을 뛰고 성인 국가대표팀(A대표팀)과 연습경기를 치러야 했다. 땀과 눈물로 4강을 이뤄낸 대표팀은 귀국 후 서울 도심에서 카퍼레이드까지 하며 열광적인 환영을 받기도 했다. ‘맹장’으로 유명했던 박 전 감독은 축구에서만큼은 ‘고집스럽다’는 평가를 들을 정도로 자신의 스타일에 집착했다. 하지만 36년 만에 다시 큰일을 해낸 이번 대표팀을 바라보는 그의 시선은 한결 부드러워져 있었다. 선배 세대들은 갖고 있는 기량이 100이라면 경기장에선 50밖에 뛰지 못했다는 게 그의 얘기다. 큰 무대 경험이 부족했고, 조직력을 위해 개인기를 희생시키는 경우도 많았다. 지금은 다르다. 세계 최강과 붙어도 두려워하지 않는 이 발랄한 10대들은 경기장에서 120%를 뛴다. 긴박한 승부차기 상황에서도 그들은 서로를 격려하며 미소를 잃지 않았다. 요즘 선수들은 뛰어난 신체조건과 창의적인 기술, ‘하고자 하는 의지’까지 갖췄다는 평가다. 박 전 감독은 “시대가 바뀌었고 사람이 바뀌었다. 그래서 다르게 보고 다르게 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36년의 세월을 뛰어넘어 똑같은 4강 진출의 성적표를 받아 들었지만 그 과정은 달랐다는 의미였다. 1983년 한국 대표팀은 준결승에서 패해 결승 문턱에서 주저앉았다. “4강 상대인 에콰도르는 6 대 4 정도로 승산이 있다고 본다. 결승까지 꼭 가기를 바란다.” 승부사로 유명했던 박 전 감독의 덕담이 예사롭지 않게 들렸다. 이원주 스포츠부 기자 takeoff@donga.com}

류현진(32·LA 다저스)은 ‘두려움을 잊은 선수’였다. 류현진은 5일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 체이스필드에서 열린 애리조나와의 메이저리그 방문경기에서 시즌 9승을 수확했다. 류현진은 이날 7이닝 동안 공 104개로 타자 25명을 상대하며 3안타 2탈삼진 무실점 호투를 펼쳤다. 팀은 9-0으로 이겼다. 류현진의 무실점 투구는 올해만 5번째다. 이날 경기에서 단 한 점도 내주지 않으면서 류현진의 평균자책점은 1.48에서 1.35로 떨어졌다. 다저스가 속한 내셔널리그는 물론이고 아메리칸리그까지 모두 아우른 메이저리그 전체에서 1위다. 다저스의 역대 선발 투수 중에 12경기 이상 등판하고도 평균자책 1.35를 기록한 선수는 류현진이 유일하다. 해발 300m가 넘는 고도에 위치한 체이스필드는 공기 밀도가 낮아 타자들이 때린 타구가 멀리 나간다. 반면 투수들이 던진 공은 공기 저항을 받지 못해 커브가 꺾이는 각도가 줄어들며 제구력이 떨어진다. 전형적인 타자 친화적 구장이 체이스필드다. 여기에 류현진은 이곳에서 4이닝 동안 홈런 3개를 맞기도 하고 사타구니 통증을 느끼며 시즌을 제대로 마무리하지 못하기도 하는 등 아픈 기억이 있는 곳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날은 커브 대신 체인지업을 주무기로 내세우며 ‘제구의 왕’다운 면모를 보였다. 이날 류현진이 던진 체인지업은 총 41개. 이 중 12개는 상대 타자를 뜬공이나 땅볼로 유도했다. 이날 류현진의 체인지업 중 애리조나 타자들이 안타로 연결한 공은 단 하나도 없다. 애리조나는 메이저리그에서 타선의 폭발력을 보여주는 대표 지표인 OPS(출루율+장타력)가 좌완투수를 상대로 0.89를 기록하며 가장 높은 팀이었지만 류현진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특히 이날 류현진은 야수들의 실책으로 1회에만 공 25개를 뿌려야 했다. 비슷한 상황은 7회에도 나왔다. 하지만 이날 류현진은 끝까지 상대 주자가 홈을 밟도록 허용하지 않았다. 류현진은 이날 경기 직후 인터뷰에서 “스트라이크존 가장자리에 들어가는 공들을 애리조나 타자들이 치려고 하면서 범타를 많이 만들었다”고 말했다. 류현진은 최근 “안타를 맞아도 금방 잊어버린다”고 했다. 다음 투구에 집중하는 류현진의 강철 마인드가 갈수록 빛나고 있다.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

올해 팀 주장을 맡은 롯데 손아섭은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시즌 타율이 3할 아래로 떨어진 적이 없지만 올해만은 0.283에 그치고 있다. 그래서 타석에 들어서는 손아섭의 눈은 더 독하게 빛났다. 독기 품은 손아섭이 4일 울산에서 열린 한화와의 안방경기에서 팀에 3-2 극적인 역전승을 선사했다. 시작과 끝에 손아섭이 있었다. 앞선 세 번의 타석에서 직선타(1회), 삼진(4회), 삼진(6회)으로 허무하게 물러났던 손아섭은 팀이 1-2로 뒤지던 9회 선두타자로 들어서 이날 첫 2루타를 때려내면서 역전 드라마를 쓰기 시작했다. 다음 타자인 이대호 타석 때 상대팀 마무리 정우람의 보크로 3루까지 진루한 손아섭은 전준우의 적시 2루타로 직접 홈을 밟으며 동점을 만들었다. 연장 11회에 다시 선두타자로 타석에 들어선 손아섭은 이번엔 한화 안영명과 공 9개 승부 끝에 스윙을 참아내며 1루로 걸어 나갔다. 이대호의 안타로 2루까지 나간 손아섭은 7번 타자 오윤석이 때린 좌익수 앞 적시타를 놓치지 않고 두 베이스를 파고들어 간발의 차로 홈을 밟으며 울산 팬들에게 짜릿한 역전승을 선물했다.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

메이저리그에서 계절의 여왕 5월의 주인공은 류현진(32·LA 다저스)이었다. 지난달 더할 나위 없이 잘 던졌던 류현진이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선정한 ‘이달의 투수’로 선정됐다. 한국 출신 메이저리거 투수 중에서는 1998년 7월 이 상을 받았던 박찬호에 이어 두 번째, 아시아 전체 선수 중에서는 5번째 수상이다. 류현진은 지난달 6경기에 등판해 5승 무패, 탈삼진 36개, 평균자책점 0.59라는 성적을 올렸다. 한 달 동안 담당한 이닝도 45와 3분의 2이닝으로 이 기간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많은 이닝을 소화했다. 이 중 32이닝은 연속 무실점 행진이었다. 박찬호의 기록인 33이닝 연속 무실점에 딱 1이닝 모자랐다. 타자 163명을 상대하면서 내준 볼넷은 단 3개뿐이었다. 아시아 선수 수상자 중에서는 1995년 6월 이달의 투수가 됐던 노모 히데오(6경기 6승)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승리를 거뒀다. 평균자책점으로 보면 아시아 선수 중 가장 좋다. 당시 노모 히데오의 평균자책점은 0.89로 류현진보다 높았다. 류현진은 이달의 투수상 수상이 결정된 직후 자신의 SNS에 팬들을 향해 “여러분의 성원에 감사드린다”는 짧은 감사 인사를 남겼다. 역대급 활약에 류현진이 다음 달 9일 열리는 메이저리그 올스타전에 선발로 나설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다저스 투수 출신으로 현재는 해설가로 활약하고 있는 오렐 허샤이저(61)는 최근 “미친 듯한 경기력을 보이는 데다 예측도 불가능한 류현진은 올스타전 선발로도 충분히 나갈 수 있다”고 평가했다.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

유승민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37·사진)이 대한탁구협회를 이끌게 됐다. 31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파크텔에서 조양호 전 회장 별세로 공석이 된 대한탁구협회장 보궐선거가 진행됐다. 유 선수위원은 119표를 얻어 38표에 그친 윤길중 씨(61)를 제치고 제24대 회장에 올랐다. 올림픽 메달리스트로는 처음으로 대한탁구협회 회장에 선출된 그는 내년 12월까지 조 전 회장의 잔여 임기 동안 회장직을 수행한다. 2004년 아테네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유 신임 회장은 대한체육회 산하 가맹단체 회장 중 최연소 회장이 됐다. 유 신임 회장은 “내년 부산 세계선수권대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하고, 국가대표팀의 경기력을 끌어올려 올림픽 금메달을 딸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

1승만 더 하면 ‘이달의 투수상’이 유력하다. 31일 오전 11시 10분 미국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리는 메이저리그 LA 다저스와 뉴욕 메츠의 맞대결에 선발 등판하는 류현진(사진)은 이 경기에서 8승에 도전한다. 이번 시즌 류현진은 다양한 구종과 제구력을 무기로 승수를 쌓고 있다. 체인지업도 더 가다듬었다. 체인지업과 직구의 속도 차이가 커진 것이 눈에 띈다. 올해 류현진의 직구와 체인지업의 평균 구속 차이는 11마일(약 17.7km)이다. 직구는 좀 더 빠르게 던져 타자를 압박하면서 체인지업 속도는 크게 느리게 만들어 속도 차이를 벌렸다. 시즌 5승 9패의 성적을 거뒀던 2017년 류현진의 직구와 체인지업의 구속 차이는 9.4마일(약 15.1km)이었다. 마운드에서 투수의 손을 떠난 공이 홈플레이트까지 다다르는 거리는 18.44m. 거리를 바탕으로 계산하면 2017년 직구와 체인지업이 홈에 도달하는 시간차는 0.053초였고 올해는 0.063초다. 2년 전과 비교해 체인지업이 0.01초 느려진 셈이다. 눈 깜짝할 사이보다 짧은 0.01초 차이지만 이 차이는 류현진의 승수를 늘리는 데 적잖은 도움을 주고 있다. 류현진이 던진 체인지업은 0.01초 동안 약 41cm를 날아간다. 같은 타이밍에 배트를 휘두른다면 배트 끝에 맞느냐 중간에 맞느냐의 차이가 난다. 범타나 삼진 비율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 투구 폼을 보고 예측해서 배트를 휘두르기도 어렵다. 그의 직구와 체인지업 투구 폼에는 거의 차이가 없기 때문이다. 타자들이 투수의 손을 떠난 공을 보고 스윙 동작을 하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약 0.5초. 이 시간이면 류현진의 직구는 이미 홈플레이트를 지나 포수 미트에 꽂혀 있다. 하지만 체인지업은 아직 홈플레이트에 도달하지 않은 채 17.9m 지점을 날아가고 있다. 타자가 직구를 예측하고 휘둘렀다면 헛스윙할 수밖에 없다. 그러면서 류현진은 이번 시즌 컷패스트볼과 슬라이더의 비중을 높이고 있다. 좌우로 휘어져 들어오는 컷패스트볼은 2017년부터 쓰기 시작해 18%에서 22%로 비중이 4%포인트 증가했고 좌우와 상하 낙차가 모두 큰 슬라이더는 지난해부터 약 5%를 쓰기 시작해 올해는 12%로 비중을 크게 늘렸다. 컷패스트볼과 슬라이더를 조합해 타자의 타격 지점을 흔들고, 속도가 느린 체인지업을 조합해 타이밍을 흔든다. 이 같은 공 배합을 바탕으로 2017년 첫 10경기 동안 2승 6패, 54피안타 46탈삼진을 기록했던 류현진은 올해 같은 경기 수에서 7승 1패, 50피안타 62탈삼진으로 성적이 눈에 띄게 좋아졌다.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

KT를 응원하는 팬들이라면 이제는 경기 후반까지 지고 있다고 해서 섣불리 경기장을 빠져나가거나 채널을 돌려서는 안 된다. 8, 9회 역전이 KT의 승리 공식으로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이달 들어 KT는 총 24번 경기를 치러 13번 이겼고 이 중 역전승이 7번이다. 그리고 그중 8, 9회에 점수를 뽑으며 승부를 뒤집은 경기가 4번이다. 29일에도 마찬가지였다. KT는 이날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1위 팀인 SK와 맞붙은 방문경기에서 8회에만 4점을 뽑아내며 극적인 역전승을 일궈냈다. 5회초까지 2점을 앞서가다가 5회말에만 안타와 볼넷, 패스트볼 등을 무더기로 내주며 SK에 6점을 헌납한 KT는 이후 전열을 재정비하고 재역전 각본을 써 내려가기 시작했다. 6회초 강백호의 비거리 120m짜리 우월 홈런을 시작으로 점수를 쌓기 시작한 KT는 이후 로하스, 유한준, 황재균의 연속 안타로 2점을 만회했다. 승부의 추는 8회에 기울었다. 2사 만루 상황에서 대타로 타석에 들어선 조용호가 친정팀 서진용의 공을 깨끗하게 걷어 올려 중견수 우측을 가르는 큼지막한 3루타를 때려낸 것. 2017, 2018시즌을 SK에서 뛴 조용호는 올해부터 KT 유니폼으로 갈아입었다. KT는 또 한 번 짜릿한 역전승을 수확하며 7위 삼성과의 격차를 1경기로 좁혔다. SK는 이날 패배로 두산에 1위 자리를 내주고 2위로 내려앉았다. 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

‘바람의 손자’ 키움 이정후(21)는 실력으로 ‘이종범의 아들’이라는 이미지에서 탈피하고 있다. 2017년 프로에 데뷔한 후 3년째 단 한 번도 3할 아래로 타율이 떨어진 적이 없다. 올해도 53경기에 출전해 0.322라는 준수한 타율을 기록하며 27일 현재 최다안타 공동 1위에 올라 있다. 양의지를 대신해 ‘두산의 안방마님’ 자리를 이어받은 박세혁(29) 역시 두산 팬들에게 “양의지 없어도 되네”라는 말이 나오게 하고 있다. 박세혁은 박철우 두산 벤치코치의 아들이다. 국내뿐만 아니라 메이저리그에서도 아버지의 실력을 쏙 빼닮은 아들들의 활약이 연일 화제가 되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선수는 메이저리그 명예의전당에 이름을 올린 전설적 선수 블라디미르 게레로(44)의 아들 게레로 주니어. 캐나다 토론토 소속인 그는 27일 출전한 샌디에이고와의 안방경기에서 로저스 센터의 좌중간 담장 상단에 꽂히는 홈런을 두 방이나 터뜨리면서 팬들의 열띤 환호를 받았다. 지난해 마이너리그에서 95경기에 출전해 136안타 20홈런, 타율 0.381을 기록하면서 마이너리그를 흔든 뒤 올해 메이저리그로 올라온 게레로 주니어는 현재 타율은 0.235로 그리 좋지 않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계속 타율을 올리고 있다. 캐나다에서 나고 자란 캐나다 출생자라 연고지 팬들의 애정을 듬뿍 받고 있다. 게레로 주니어와 한솥밥을 먹고 있는 2루수 캐번 비지오(24) 역시 명예의전당 헌액 선수인 크레이그 비지오(54)의 아들이다. 2루수로 출전하지만 모든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다. 27일 경기에서는 아버지가 보는 앞에서 홈런을 포함해 3안타 활약을 펼치며 팀의 10-1 대승을 이끌었다. 올해 데뷔한 샌디에이고의 루키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20)는 박찬호에게 ‘한 이닝 만루홈런 두 개(한만두)’를 때려낸 페르난도 타티스(44)의 아들이다. 4월 말 수비 도중 햄스트링 부상을 당해 현재 경기에는 출전하지 못하지만 시즌 초반부터 인상적인 활약을 선보인 3할 타자다. 현재까지 홈런 6개를 쳤는데 이 중 2개를 SK에서 지난 시즌까지 뛴 메릴 켈리에게서 빼앗았다. ‘한국과 인연이 있는 선수를 힘들게 하는 부자(父子)’라는 평을 듣고 있다.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

올 시즌 KBO리그 최고령 타자 박한이(40·삼성)는 26일 키움과의 경기에서 2-3으로 뒤진 9회말 2사 1, 2루에서 대타로 나서 상대 마무리 조상우를 상대로 역전 끝내기 2루타를 친 뒤 온몸으로 포효했다. 자신의 시즌 19번째이자 개인 통산 2174번째 안타였다. 하지만 이 안타는 그의 야구 인생 마지막 안타가 됐다. 발목을 잡은 것은 음주 운전이었다. 그는 곧바로 은퇴를 선언했다. 27일 삼성에 따르면 박한이는 이날 아침 대구 수성구 범어동 인근에서 자신의 승용차로 자녀를 등교시킨 뒤 귀가하다 접촉사고를 냈다. 현장에 출동한 경찰의 음주 측정 결과 혈중 알코올 농도 0.065%가 나왔다. 면허 정지 수준이다. 박한이는 경찰 조사에서 “26일 낮 경기를 마친 뒤 자녀의 아이스하키 경기를 참관하고 지인들과 늦은 저녁식사를 하면서 술을 마셨다”며 “현역 중 최고참에 해당하는 선수로서 도의적 책임을 지고 은퇴하겠다”고 구단을 통해 전했다. 2001년 삼성에서 데뷔한 그는 올해까지 19년간 줄곧 삼성의 파란색 유니폼을 입은 프랜차이즈 스타였다. 데뷔와 함께 주전 외야수 자리를 꿰찼고, 2016년까지 16시즌 연속 100안타 이상을 기록했다. 2016년 9월 8일 롯데전에서는 KBO리그 통산 6번째로 2000안타 고지에도 올랐다. 무엇보다 그는 삼성의 우승 청부사로 통했다. 박한이가 입단하기 전까지 한 번도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적이 없던 삼성은 그의 입단 이듬해인 2002년을 시작으로 모두 7차례나 한국시리즈 정상에 올랐다. 삼성 팬들은 연봉이 아깝지 않은 활약을 펼쳐 온 그를 ‘착한이’라고 불렀다. 박한이는 올 시즌 다시 한 번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었지만 삼성이 아닌 다른 팀에서 뛰고 싶지 않다며 권리 행사를 스스로 포기하기도 했다. 27일 현재 타율은 0.257로 크게 좋지 않지만 올 시즌 개막 직후인 3월 27일 롯데전에서 생애 첫 만루홈런을 때려내는 등 대타 요원으로 쏠쏠한 활약을 펼치고 있었다. 올해까지 통산 성적은 타율 0.294, 146홈런, 906타점이다. 지난주 5승 1패를 기록하며 중위권 도약을 노렸던 삼성은 뜻밖의 악재에 망연자실한 모습이다. 삼성 구단 관계자는 “성실한 관리로 꾸준한 활약을 보여 온 박한이는 우리 구단을 대표하는 선수였다. 영구결번도 아깝지 않은 선수가 이런 사건을 저질렀다는 게 안타까울 뿐”이라고 말했다. 박한이는 구단을 통해 “징계, 봉사활동 등 어떠한 조치가 있더라도 성실히 이행하겠다. 무엇보다도 저를 아껴주시던 팬들과 구단에 죄송하다”고 말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그의 은퇴 여부를 떠나 조만간 상벌위원회를 열어 징계를 논의할 예정이다.이원주 takeoff@donga.com·이헌재 기자}
LA 다저스 류현진은 26일 피츠버그와의 경기에서 승리투수 요건을 동료가 아닌 자신의 손으로 만들어냈다. 2-2 동점이던 4회초 2사 1루에서 상대 선발 조 머스그로브의 시속 145km 직구를 받아쳐 우중간 담장 상단을 때리는 117m짜리 큼지막한 2루타를 만들어내면서 결승 타점을 올렸기 때문이다. 류현진의 시즌 처음이자 393일 만에 나온 타점이다. 류현진이 빅리그에서 때린 타구 중 가장 멀리 날아갔다. 공이 1m 정도만 높이 떴어도 빅리그 첫 홈런을 기록할 수 있었다. 시즌 2호, 메이저리그 통산 32호 안타인 동시에 통산 8번째 2루타다. 송재우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은 “류현진의 타격은 다른 내셔널리그 투수와 비교해도 평균 이상이다. 타석에서 집중력을 발휘해 상대 투수가 많은 공을 던지게 하는 것이 ‘타자 류현진’의 장점이다. 이날 타구 역시 풀카운트 상황에서 나왔다”고 평가했다. 인천 동산고 3학년 재학 당시 에이스인 동시에 4번 타자로 출전했던 류현진은 타율 0.302(43타수 13안타)에 1홈런 9타점을 기록했다. 류현진의 메이저리그 통산 타율은 0.177. 데뷔 첫해인 2013년에는 안타 12개를 때려내면서 시즌 타율 0.203을 기록했고 지난해에는 26타수 7안타로 타율이 0.269였다.이원주 takeoff@donga.com·조응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