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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세의 노장 남유선(광주광역시체육회)이 10년 만에 세계수영선수권대회에 출전하게 됐다. 남유선은 20일 울산 문수수영장에서 열린 제87회 동아수영대회 마지막 날 여자 일반부 개인혼영 400m 결선에서 4분46초67을 기록해 대한수영연맹(KSF)이 정한 세계수영선수권 출전 기준기록(4분47초18)을 통과했다. 지난해 김서영(경북도청)이 세운 대회기록(4분50초01)을 3초 넘게 경신한 남유선은 2005년 캐나다 몬트리올 대회 이후 10년 만에 세계선수권에 출전 티켓을 따냈다. 서울 가원중 3학년이던 2000년 시드니 올림픽 때 처음 태극마크를 단 남유선은 2004년 아테네 올림픽 여자 개인혼영 400m에서 한국 수영사상 처음으로 8명이 겨루는 결선에 진출해 화제를 모았다. 남유선을 마지막으로 이번 대회를 통해 7월 카잔(러시아) 세계수영선수권대회에 출전할 대표팀도 여자 8명, 남자 1명으로 확정됐다. 이번대회에서는 한국신기록은 나오지 않았지만 ‘마린보이’ 박태환의 뒤를 이을 남녀 유망주가 등장했다. 제2의 박태환‘ 이호준(14·서울대사범대부설중)은 남자 중등부 자유형 200m에서 1분52초09를 기록해 박태환의 중2 때 기록(1분57초76)을 크게 넘어섰다. 이호준에 이어 1분56초54로 2위를 차지한 최지혁(14·서울체중)과 1분56초70으로 3위를 한 박재훈(15·부산체중) 등이 경쟁 구도를 형성한 것도 기록 경쟁에 불을 붙일 전망이다. 여자 고등부에서는 이의섭(15·미국 타우슨 하이스쿨)이 ’여자 박태환‘으로 떠올랐다. 한국 나이로 중학교 3학년인 이의섭은 여자 고등부 자유형 200m 결선에서 2분0초65를 기록해 여자 일반부에서 1위를 차지한 김수연(20·전북체육회)의 기록(2분2초56)보다 앞섰다. 2009년 김정혜가 세운 한국기록(1분59초93)에는 0.72초차로 다가섰다. 대회신기록이 56개 쏟아진 이번 대회 최우수선수(MVP)에는 대회신기록 6개를 세운 이유연(15·신성중)이 선정됐다. 이유연은 남중부 자유형 50m와 100m, 개인혼영 200m에서 대회기록을 갈아 치웠다. 여대부 차현희(19·경성대)는 대회 최다인 8관왕에 올랐다. 울산=양종구기자 yjongk@donga.com}

박한별(18·부산체고·사진)이 ‘제2의 최윤희’로 성장하고 있다. 박한별은 19일 울산 문수수영장에서 열린 제87회 동아수영대회 여자 고등부 배영 50m에서 7월에 열리는 카잔(러시아) 세계수영선수권대회 출전권을 따냈다. 박한별은 예선에서 28초39를 기록해 지난해 자신이 세웠던 대회기록(28초86)을 갈아 치우며 국제수영연맹(FINA) 세계선수권 기준기록(28초60)을 통과했다. 박한별은 결선에서 지난해 인천 아시아경기에서 4위를 하며 세웠던 자신의 한국기록(28초32) 경신에 도전했지만 28초67로 금메달을 거는 데 만족해야 했다. 부산 남항초교 3학년 때 수영을 시작한 박한별은 1982년 뉴델리 아시아경기 3관왕(배영 100m, 200m, 개인혼영 200m)에 이어 1986년 서울 아시아경기 2관왕(배영 100m, 200m)을 한 ‘배영 여왕’ 최윤희의 뒤를 이을 기대주다. 김민석 대표팀 코치(36)는 “한별이는 배영으로 물을 타는 능력이 탁월하다. 순발력도 좋다. 물을 잡아끌어 당기는 기술과 체력을 더 키우면 기록 단축 속도가 더 빨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박한별은 “세계선수권에서 한국 여자 최초로 A파이널(8명)에 드는 게 목표다. 2013년 바르셀로나 세계수영선수권대회 배영 50m A파이널에서 8등이 28초33이었으니 내 기록만 내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김 코치는 “오늘 목표가 27초대에 드는 것이었다. 여자 배영 50m 세계기록이 27초06이니 한별이가 27초대에 진입하면 충분히 세계선수권이나 올림픽에서 메달 획득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평영 선수 출신인 박한별의 언니 박하늘 씨(23)는 현재 부산체고에서 코치를 맡고 있다. 박한별은 “진천선수촌에 있어 언니는 잘 못 본다. 그래도 늘 전화해서 격려해 준다”며 웃었다. 박진영(18·작전여고)은 여고부 접영 200m에서 2분7초86의 대회신기록(종전 2분10초12)을 세우며 FINA 기준기록(2분11초14)을 가볍게 통과했다. 이 종목에서 2위(2분10초06)를 차지한 박수진(16·창덕여고)도 세계선수권 출전권을 땄다. 종목별 기준기록 통과자는 국가당 2명까지 세계선수권에 출전할 수 있다. ‘남자 배영 1인자’ 박선관(24·고양시청)은 남자 일반부 배영 50m 예선에서 25초70을 기록해 대한수영연맹(KSF) 세계선수권 기준기록(25초78)을 넘겼다. 한편 강원체고는 남고부 수구 결승에서 전남 목상고를 9-8로 꺾고 2010년 이후 5년 만에 정상에 올랐다.울산=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동아수영기록실 swimming.sports.or.kr}

박한별(18·부산체고)이 ‘제2의 최윤희’로 성장하고 있다. 박한별은 19일 울산 문수수영장에서 열린 제87회 동아수영대회 여자 고등부 배영 50m에서 7월 열리는 카잔(러시아) 세계수영선수권대회 출전권을 따냈다. 박한별은 예선에서 28초39를 기록해 지난해 자신이 세웠던 대회기록(28초86)을 갈아 치우며 국제수영연맹(FINA) 세계선수권 기준기록(28초60)을 통과했다. 박한별은 결선에서 지난해 인천 아시아경기에서 4위를 하며 세웠던 자신의 한국기록(28초32) 경신에 도전했지만 28초67로 금메달을 거는데 만족해야 했다. 부산 남항초교 3학년 때 수영을 시작한 박한별은 1982년 뉴델리 아시아경기 3관왕(배영 100m, 200m, 개인혼영 200m)에 이어 1986년 서울 아시아경기 2관왕(배영 100m, 200m)을 한 ‘배영 여왕’ 최윤희의 뒤를 이을 기대주다. 김민석 대표팀 코치(36)는 “한별이는 배영으로 물을 타는 능력이 탁월하다. 순발력도 좋다. 물을 잡아끌어 당기는 기술과 체력을 더 키우면 기록 단축 속도가 더 빨라 질 것‘이라고 말했다. 박한별은 ”세계선수권에서 한국 여자 최초로 A파이널(8명)에 드는 게 목표다. 2013년 바르셀로나 세계수영선수권대회 배영 50m A파이널에서 8등이 28초33이었느니 내 기록만 내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김 코치는 ”오늘 목표가 27초대에 드는 것이었다. 여자 배영 50m 세계기록이 27초06이니 한별이가 27초대에 진입하면 충분히 세계선수권이나 올림픽에서 메달 획득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평형 선수 출신인 박한별의 언니 하늘 씨(23)는 현재 부산체고에서 코치를 맡고 있다. 박한별은 ”진천선수촌에 있어 언니는 잘 못 본다. 그래도 늘 전화해서 격려해 준다“며 웃었다. 박진영(18·작전여고)은 여고부 접영 200m에서 2분7초86의 대회신기록(종전 2분10초12)을 세우며 FINA 기준기록(2분11초14)을 가볍게 통과했다. 이 종목에서 2위(2분10초06)를 차지한 박수진(16·창덕여고)도 세계선수권 출전권을 땄다. 종목별 기준기록 통과자는 국가 당 2명까지 세계선수권에 출전할 수 있다. ’남자 배영 1인자‘ 박선관(24·고양시청)은 남자 일반부 배영 50m 예선에서 25초70을 기록해 대한수영연맹(KSF) 세계선수권 기준기록(25초78)을 넘겼다. 한편 강원체고는 남고부 수구 결승에서 전남 목상고를 9-8로 꺾고 2010년 이후 5년 만에 정상에 올랐다. ▶동아수영기록실 swimming.sports.or.kr울산=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물을 무서워하던 아이가 한국 수영의 기대주가 됐다. 제87회 동아수영대회 여자 고등부 자유형 200m에서 2분0초65로 여자 일반부까지 통틀어 가장 좋은 기록을 내며 ‘여자 박태환’으로 떠오른 이의섭(15·타우슨 하이스쿨). 그는 부모님의 권유로 수영을 시작했다. 어려서 너무 물을 무서워하자 6세 때 서울 강남구 서초동 코오롱스포츠센터 수영 교실에 등록시킨 것이다. “첫 3일은 너무 무서웠어요. 울고 싶었지만 남들 앞에서 울 순 없었죠. 그런데 어느 순간 수영이 너무 재밌어졌어요. 친구들을 만나 수다를 떠는 것도 좋았어요.” 이의섭은 6개월 만에 코오롱스포츠센터 주최 수영대회에서 연령대 2위를 할 정도로 일취월장했다. 계성초교 3학년 때 노민상 전 대표팀 감독 밑으로 들어가면서 본격적으로 수영선수를 시작했다. 소년체전에서도 수많은 금메달을 땄다. 원래 접영과 배영, 평영이 주 종목이었는데 노 감독을 만나면서 자유형도 함께 했다. 지금은 자유형과 접영이 주 종목이다. 지난해 8월 미국 주니어대회에 출전해 자유형 400m에서 4분12초65를 기록해 조현주(대현중)의 한국기록(4분13초20)보다 0.55초가 더 빨랐지만 당시는 대한수영연맹에 등록된 선수가 아니어서 기록을 인정받지 못했다. 이의섭은 이번 대회에서 자유형 200m와 400m, 접영 200m 등에서 세계선수권 기준기록 통과를 노렸지만 무산됐다. 하지만 이의섭은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란 말이 있듯 실패할 때 더 많이 배우는 것 같아요. 아직 모자란 게 많아요. 체력과 기술은 물론 정신력까지 더 보강해야 합니다”라고 말했다. 이의섭은 지난해 아버지 이주한 교수(서울시립대 물리학과)가 미국 메릴랜드 주 타우슨대 교환교수로 가면서 따라갔다. 공부와 운동을 병행하기 너무 좋단다. 한국에 있을 때 라이벌의 어머니가 “의섭이는 공부를 잘하니 수영을 조만간 그만 둘 거야”라고까지 할 정도로 이의섭은 공부를 잘했다. 하지만 수영도 좋아한다. “미국에선 오후 2시 12분이면 학교의 모든 일과가 끝나요. 그럼 3시부터 수영을 시작해 체력훈련까지 마치면 6시에요. 그 때부터 공부하면 되니 공부와 수영을 병행하는데 전혀 문제없어요. 한국에선 수영을 마치면 오후 8시가 돼 피곤해서 공부하기 힘들었어요.” 이의섭은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남자 자유형 400m에서 한국수영 사상 첫 금메달을 획득한 ‘마린보이’ 박태환처럼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는 게 목표다. 하지만 수영은 대학까지만 할 계획이다. 이의섭은 “전 최종적으론 공부를 할 거에요. 책보는 게 재밌거든요. 또 수영은 나이 들면 못 하잖아요”라며 웃었다.울산=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여당과 야당 국회의원들이 옛 서울운동장(동대문운동장)에서 화합을 위해 축구를 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이 있을까요? 관중이 2만5000명이 넘었어요. 국가대표 경기 뺨칠 정도의 인파였죠. 당시 정치권은 치열하게 싸우면서도 축구를 통해 서로 화합하려는 노력도 했죠. 이젠 그런 낭만이 없네요.” 신중식 전 국회의원(75)은 이른바 ‘3선 개헌’ 직후인 1970년 여야 국회의원들이 축구 경기를 했을 때를 회고했다. 당시 한국일보 기자로 야당인 신민당을 출입하고 있던 그는 “박정희 대통령이 3선을 하기 위해 온갖 술수를 쓰자 야당은 그것을 저지하려고 여당인 민주공화당과 거세게 싸우고 있었다. 보통 이렇게 싸우고 나면 저녁에 술 한잔 하면서 풀었다. 그런데 갑자기 ‘서울운동장에서 축구를 하자’는 제안이 나왔고 여야가 합의해 경기를 했다”고 말했다. 김택수 민주공화당 원내총무가 감독 겸 선수로 활약했고 김영삼 전 대통령도 신민당 원내총무로 그라운드를 누볐다. 최형우 의원은 신민당 주장으로 활약했다고 한다. 승패는 의미가 없었고 경기 후 서로 어깨동무를 하고 인근 술집으로 향해 거나하게 술 마시며 이야기를 나누었다고 한다. 결국 박정희 대통령이 1971년 3선을 한 뒤 1972년 유신 체제로 들어가면서 여야 간의 골은 더 깊어졌다. 신 전 의원은 “여야 축구경기가 한 번으로 끝나 아쉬웠다. 정례화하자는 움직임도 있었지만 여야 상황이 좋지 않게 돌아갔다. 어쨌든 땀 흘리며 몸을 부대끼는 축구는 화합의 도구로서는 최고였다”고 말했다. 신 전 의원은 1972년 제1회 신문·방송·통신 기자축구대회에서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돼 그해 말레이시아 메르데카컵 현장을 볼 수 있는 기회를 가졌다. 신 전 의원은 대한축구협회 후원으로 축구단 명예대표로 함께 가 현장에서 KBS 해설까지 했다. 이를 인연으로 신 전 의원은 1975년부터 1988년까지 축구협회에서 국제이사와 부회장으로 일하기도 했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한국이 2018년 러시아 월드컵 본선 티켓을 거머쥘 수 있을까. 한국은 14일 아시아지역 2차 예선 조 추첨에서 쿠웨이트, 레바논, 미얀마, 라오스와 함께 G조에 편성됐다. 태극전사들은 6월부터 ‘꿈의 무대’인 월드컵을 향한 본격적인 항해를 시작한다. 국민들이 열광할 ‘축구의 계절’이 다가온다. 여론조사기관 한국갤럽이 올해 초에 발표한 ‘한국인이 좋아하는 취미 문화’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민들이 ‘가장 좋아하는 운동’은 축구다. 이 조사는 지난해 10월 전국 만 13세 이상 1700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응답자의 18%가 축구를 꼽아 1위에 올랐다. 2위는 등산(13%), 3위는 야구(10%), 4위는 수영(8%), 5위는 걷기(7%)가 차지했다. 사실 요즘 프로스포츠에선 야구의 인기가 축구를 앞서고 있다. 스포츠 전문 채널 시청률에서 프로야구는 1% 안팎을 오르내리지만 프로축구는 0.4% 안팎이다. 야구가 두 배 이상이다. 포털 사이트 문자 중계에서는 야구에 접속하는 팬의 수가 축구보다 5∼10배 많다. 그런데 국민들은 야구보다 축구를 더 좋아한단다. 왜 그럴까. 축구는 야구보다 손쉽게 경기를 할 수 있다. 야구처럼 많은 장비 없이도 공 하나만 있으면 즐길 수 있는 게 축구다. 이런 점이 축구가 가장 좋아하는 운동으로 꼽힌 이유일 것이다. 그러나 한국 축구에는 축구 그 이상의 의미가 있다. ▼ 鬪 “일본엔 져선 안돼”… 식민지 설움 축구로 달래 ▼1월 호주에서 열린 아시안컵 축구대회를 돌이켜보면 축구에 대한 국민의 뜨거운 감정을 느낄 수 있다. 한국은 준우승에 그쳤지만 국민은 열광했다. 국민들은 지난해 브라질 월드컵 때 대표팀의 무기력한 플레이를 보고 혹독한 비난을 퍼부었다. 그러나 아시안컵에서 대표팀이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자세로 상대를 몰아붙이자 브라질 월드컵 때의 비난은 온 데 간 데 없어지고 팬들의 열광적인 박수가 쏟아졌다. 반응은 극과 극이었지만 그 이면에는 언제나 축구대표팀에 대한 뜨거운 관심이 있었다. 그동안 한국대표팀을 맡았던 외국인 감독들은 한국인들이 축구대표팀에 보이는 열정에 대해 “놀랍다”거나 “특이하다”고 했다. 아시안컵에서 한국팀을 이끈 울리 슈틸리케 감독도 외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한국대표팀에 대한 국민들의 기대는 엄청나다”고 표현했다. 평생 축구를 직업으로 삼고 살아온 이들의 눈에도 한국축구대표팀에 쏟아지는 열정은 너무도 뜨겁게 느껴지는 것이다. 우리 국민에게 국가대표팀 간 축구 경기는 절대로 가볍게 치를 수 있는 경기가 아니다. 국민적인 ‘축구 영웅’도 몇 번의 패배로 ‘역적’이 된다. 축구에 대한 한국민의 감정은 어디서 비롯된 것일까. 대한민국 국민의 축구 유전자(DNA)는 어디에서 온 것일까. 1954년 3월 한국에서는 스위스 월드컵 최종 예선을 둘러싸고 한바탕 소동이 일어났다. 한국은 일본과 홈 앤드 어웨이로 아시아지역 최종 예선을 치러야 했는데 당시 한국과 일본은 국교 정상화가 되지 않은 상황이었다. 또 당시 이승만 대통령은 “일본 놈들이 한국 땅을 밟게 해서는 안 된다”고 한일전의 국내 개최를 불허했다. 이뿐만 아니라 “일본에 가서 패하면 나라 망신”이라며 방문경기도 못하게 했다. 하지만 사상 첫 월드컵 본선 진출을 꿈꾸던 축구인들로서는 이런 좋은 기회를 놓칠 수 없었다. 그래서 일본에서 두 경기를 다 하겠다고 했다. 정상희 한국대표팀 단장과 이유형 감독을 비롯한 선수단 23명은 “만약 일본을 이기지 못하면 선수단 모두가 현해탄(대한해협)에 몸을 던지겠다”는 약속을 한 뒤 서약서까지 쓰며 이승만 대통령을 설득했다. 이 대통령도 축구인들의 이 같은 투혼에 방문경기까지 막진 않았다. 한국은 1차전에서 5-1, 2차전에서 2-2로 1승 1무를 기록해 사상 첫 월드컵 티켓을 거머쥐었다. 한국에 일본은 져서는 안 되는 상대였다. 이런 감정의 뿌리는 일제강점기로 올라간다. 1935년 일본축구협회는 이듬해 열리는 베를린 올림픽을 앞두고 일본대표팀 강화의 일환으로 전일본축구선수권대회를 개최했다. 이때 조선 팀의 참가를 처음으로 허용했다. 1921년 창설된 이 대회는 일본 최고 권위의 축구대회로 지금도 일본의 FA(축구협회)컵 대회로 이어지고 있다. 조선축구협회는 선수를 선발해 조선축구단을 파견했다. 6월 일본 도쿄에서 열린 제15회 대회에서 조선축구단은 일본 팀을 차례로 제압한 뒤 준결승에서 나고야를 6-0, 결승에서 일본문리대 팀을 6-1로 대파하고 우승했다. 이 소식을 접한 일본 내 교포는 물론이고 국내의 조선인들이 열광했다. 같은 해 열린 메이지신궁대회에서는 경성축구단이 결승에서 게이오대를 2-0으로 누르고 우승했다. 이후 메이지신궁대회에서는 1939년 함흥축구단이 게이오대를 3-0으로 꺾고 정상에 올랐고 이듬해에도 후용구락부를 6-0으로 제압하고 2연속 우승하는 등 조선 팀들의 활약이 두드러졌다. 조선인들은 이런 실력을 바탕으로 1936년 이후 1942년까지 7년 동안 일제의 극심한 조선인 차별 속에서도 38명이 일본축구대표팀에서 활약했다. 일제강점기 조선 선수들이 이렇게 활약할 수 있었던 바탕에는 ‘경평축구’가 있다. 조선의 대표적인 도시인 경성(서울)과 평양엔 많은 축구단(‘구락부’)이 있었다. 구단끼리 치르는 친선경기엔 수많은 조선인이 몰려 열광적인 응원전을 펼쳤다. 양 도시는 서로 조선을 대표한다는 자부심이 강했고 축구에서도 라이벌 의식이 대단했다. 1929년 10월 휘문고보에서 열렸던 경평축구는 다양한 형식으로 1935년 4월까지 이어졌다. 경평축구는 두 지역 간의 라이벌 의식이 작용해 우리나라 축구 발전의 촉진제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당시 경평축구를 통해 축구 실력은 물론이고 조선인의 다른 역량까지 높이자는 분위기가 팽배했다. 축구가 민족의식을 고취하는 데 일정 부분 기여한 것이다. 이러한 분위기는 이후 일본인과의 각종 축구 경기에서 물러설 수 없는 투혼을 발휘하게 했다. 1986년 멕시코 월드컵과 1986년 서울 아시아경기, 1988년 서울 올림픽 때 대표팀 사령탑을 맡았던 김정남 대한OB축구협회 회장(72)은 “한국 축구 발전의 원동력은 한일전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역사의 숙적 일본은 꼭 이겨야 할 존재였다. 일본에 지면 국민들은 선수들을 심하게 비난했고 선수들은 쥐구멍에라도 들어갈 것처럼 안절부절못했다”고 회고했다. 40승 22무 14패. 역대 한일전에서 한국은 절대 우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이 한일전에서 어떤 각오로 싸웠는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역대 한일전 중 손꼽히는 3경기가 있다. 1954년 스위스 월드컵 최종예선과 1985년 열린 1986 멕시코 월드컵 최종예선, 그리고 1993년 열린 1994 미국 월드컵 최종예선이다. 1985년 홈 앤드 어웨이로 열린 한일전은 한국이나 일본에 더없이 중요한 일전이었다. 한국은 1954년 스위스 월드컵 이후 32년 만에 다시 월드컵 본선에 도전하고 있었고 일본은 사상 첫 월드컵 본선을 꿈꾸고 있었다. 당시 선수로 활약했던 김주성 대한축구협회 심판운영실장의 회고다. “역대 한일전 중에서도 그렇게 관심을 모은 경기가 없었다. 한일 정기전을 해왔지만 그것은 그저 평가전 성격이었다. 월드컵이란 대사를 앞두고 열린 1985년의 한일전은 한국과 일본 국민은 물론이고 전 세계의 관심사였다. 선수들도 총만 들지 않았지 전쟁과 다름없는 경기라고 생각했다. 개인적으로 한일전을 5차례 이상 치렀지만 그때처럼 간절하게 승리를 원한 적은 없었다.” 한국은 방문경기에서 2-1로 이기고 안방에서 1-0으로 이겨 32년 만의 월드컵 진출이란 쾌거를 이뤘다. 1993년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1994년 미국 월드컵 최종예선은 한국에는 ‘도하의 기적’, 일본에는 ‘도하의 비극’으로 끝났다. 당시 최종예선에 나선 한국 일본 북한 이라크 이란 사우디아라비아 등 6개 팀 중 2팀이 본선에 진출하게 돼 있었다. 그런데 한국이 일본에 0-1로 지면서 한국은 1승 2무 1패를 기록해 자력 진출이 힘든 상황이 됐다. 한국은 마지막 북한과의 경기에서 2골 차 이상으로 이기고, 일본이 이라크와 비기거나 패해야만 월드컵 본선에 진출할 수 있었다. 그 마지막 경기인 한국과 북한, 일본과 이라크,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의 경기가 1993년 10월 28일 각각의 경기장에서 동시에 치러졌다. 한국은 북한을 3-0으로 꺾었지만 아무도 승리의 환호성을 터뜨리지 못했다. 이겼으되 이긴 게 아닌 경기였다. 최종 성적 2승 2무 1패. 어깨를 늘어뜨린 채 선수들은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일본이 이라크에 2-1로 앞서고 있다는 소식을 접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갑자기 관중석에서 함성이 터져 나왔다. 경기 종료 10초 전 이라크의 오만 자파르가 동점골을 기록한 것이다. 이로써 사우디아라비아가 조 1위, 한국이 조 2위로 본선에 진출하게 됐다. 한국을 꺾으면서 사상 첫 월드컵 본선 진출을 기정사실로 여겼던 일본으로선 결국 4년 뒤인 1998년 프랑스 월드컵에서야 처음 월드컵 본선을 경험하게 됐다. 한국과 일본의 경쟁의식은 일본 축구 발전에도 기여했다. 일본은 한국에 계속 패하자 1972년부터 한일 정기전을 열자는 제안을 해왔다. 1991년까지 15차례의 정기전을 치렀다. 이를 통해 일본 축구계도 다양한 발전방향을 모색했다. 한동안 월드컵 본선에 나가지 못하던 한국이 1983년 프로축구 리그를 출범시킨 뒤 1986년 멕시코 월드컵 본선에 오르자 일본도 1993년 프로축구 J리그를 출범시켰다. 한국에 10년이나 뒤졌다. 하지만 일본은 체계적으로 J리그를 준비했고 꾸준히 축구 수준을 성장시켰다. 일본은 1992년 돌연 한일 정기전을 중단하겠다고 했다. 자신들은 세계를 향해 가고 있기 때문에 아시아에 머물지 않겠다는 게 한일 정기전 취소의 이유였다. 하지만 한국 축구의 저력을 인정한 때문인지 일본은 최근 다시 한일 정기전을 하자는 제안을 해왔다. 한국은 한일 정기전 부활의 여러 측면을 고려 중이며 아직 구체적인 답을 주지 않고 있다. ▼ 魂 막오른 러 월드컵 2차예선… 서서히 뛰는 가슴 ▼2002년 월드컵 한일 공동 개최의 이면에는 일본에 질 수 없다는 한국의 의지가 들어 있다. 일본이 일찌감치 월드컵 개최를 선언하고 국제무대에서 유치 활동을 벌이자 당시 대한체육회 고문이었던 고 정주영 현대그룹 회장과 그의 아들인 정몽준 당시 대한축구협회장이 “일본도 하는데 우리가 못할 것 없지”라며 유치전에 뛰어들었다. 당시 주앙 아벨란제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은 일본을 전폭적으로 밀었지만 한국이 펼치는 열정적인 유치 노력 속에 결국 한일 공동 개최로 결론이 났다. FIFA가 내세운 공식적인 공동개최의 의미는 ‘영원한 라이벌 간의 화해’였다. 하지만 그 뒤에는 한국과 일본 축구의 경쟁의식이 숨어 있었다. 결과적으로 한국은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네덜란드 출신의 세계적 명장 거스 히딩크 감독을 영입했고 결국 일본이 16강에서 탈락할 때 포르투갈과 이탈리아, 스페인을 무너뜨리며 꿈같은 ‘4강 신화’를 창출했다. 한일전은 숱한 스타와 비난의 대상을 동시에 만들었다. ‘차붐’ 차범근 전 수원 감독은 1975년 말레이시아 메르데카컵에서 최초로 한일전 해트트릭을 기록해 영웅으로 떠올랐다. 1985년 멕시코 월드컵 최종예선 방문경기에서 골을 터뜨려 2-1 승리를 주도한 정용환과 이태호, 안방에서 결승골을 터뜨려 1-0 승리를 견인한 허정무 한국프로축구연맹 부총재도 한일전이 낳은 스타였다. 1994년 히로시마 아시아경기 8강에서 2골을 터뜨려 3-2 승리를 이끈 ‘황새’ 황선홍, 1997년 ‘도쿄대첩’ 결승골을 넣은 이민성, 2010년 일본을 상대로 골을 넣고 보란 듯이 유유하게 상대팀 응원석 앞을 거닐었던 ‘산책 세리머니’의 박지성, 2003년 도쿄에서 웃옷을 벗어 문신을 보여주는 세리머니를 한 안정환도 한일전 스타로 꼽힌다. 함흥철 전 대표팀 감독은 1978년 메르데카컵과 킹스컵, 방콕 아시아경기 3관왕을 이끌었지만 이듬해 도쿄에서 열린 한일 정기전에서 1-2로 패해 일순간 사령탑에서 물러나야 했다. 1993년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미국 월드컵 최종예선에서 일본에 0-1로 진 김호 전 대표팀 감독도 비난의 표적이었다. ‘도하의 기적’이 없었다면 김 감독은 그대로 경질됐을 분위기였다. 조광래 전 대표팀 감독은 2012년 8월 일본 삿포로에서 0-3으로 완패한 게 빌미가 돼 결국 사령탑에서 쫓겨났다. 한일전을 통해 싹이 튼 ‘축구 DNA’는 한국인으로 하여금 다른 국제 축구대회에도 관심을 갖게 했다. 한일전만큼은 아니지만 1970, 1980년대 메르데카컵과 킹스컵도 대한민국 국민을 열광하게 한 대회다. 이 대회들은 나중에 한국이 만든 박스컵과 함께 국내에서 ‘아시아 3대 축구 이벤트’로 여겨졌다. 우승하면 김포공항에서 선수단 환영식을 한 뒤 카퍼레이드까지 했다. 청와대 방문으로도 이어졌다. 이런 국제 축구대회에 대한 관심은 자연스레 세계 최고의 축구무대인 월드컵에 대한 열망으로 이어졌다. 그러한 열망은 종종 분노로 뒤바뀌어 나타나기도 했다. 1998년 프랑스 월드컵에서 한국이 네덜란드에 0-5로 참패하자 한국 축구의 전설인 차범근 대표팀 감독이 대회 도중 현장에서 경질됐다. 지난해 브라질 월드컵에서는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 사상 첫 동메달을 획득한 ‘영원한 리베로’ 홍명보 감독이 16강 진출에 실패한 뒤 극심한 비난의 표적이 됐다. 프랭클린 포어는 ‘축구는 어떻게 세계를 지배했는가’(2004년)라는 책에서 “축구는 스포츠가 아니라 인간 내부에서 꿈틀거리는 욕망과 야만의 전쟁터”라고 말했다. 이글거리는 눈과 사나운 태클, 땀과 피가 튀는 몸싸움이 축구의 매력이지만 이런 모습 자체가 인간세상의 소름 끼치는 본질이라는 얘기다. 스코틀랜드 글래스고를 본거지로 하는 셀틱과 레인저스 구단의 팬들은 경기장에서 서로에 대한 증오의 노래를 외친다. 여기에는 가톨릭과 개신교 간 갈등에 오랜 지역감정이 중첩돼 있다. 도시국가였던 이탈리아에서 축구장은 그 자체가 싸움판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격렬한 분위기에 휩싸인다. 스페인의 FC 바르셀로나와 레알 마드리드가 맞붙는 ‘엘 클라시코’는 카탈루냐와 카스티야 지역의 대리전쟁이라고까지 불린다. 월드컵 축구가 지구촌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스포츠 이벤트로 꼽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각국 국민들은 자국 팀을 응원하며 한껏 내셔널리즘(민족주의)에 빠지기도 하고 인생 및 세상사의 각축을 느끼기도 한다. 인간사가 투영되고 있는 축구에는 이렇듯 지역별 문화별로 다양한 의미와 현상이 얽혀 있다. 오랫동안 상관관계 속에 놓인 한국과 일본의 역사에서도 축구는 ‘축구’일 수만은 없었다. 이는 비단 한일전에서뿐 아니라 남북 축구 대결에서도 그랬다. 더 나아가 축구대표팀의 많은 경기에서 한국 팬들은 축구 이상의 것을 보아온 것은 아닐까.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6월부터 2018년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을 시작한다. 팬들의 가슴도 서서히 끓어오르고 있다.양종구 yjongk@donga.com·이승건 기자}

스포츠는 라이벌을 통해 성장한다. 스포츠에서의 라이벌 구도는 흔히 지역성을 토대로 한다. 강준호 서울대 교수(스포츠경영)와 이용재 미국 플로리다대 교수, 김유겸 플로리다주립대 교수는 2009년 ‘지역사회 정체성과 상대적 박탈감이 스포츠팀 정체성에 미치는 영향’이란 논문에서 특정 지역의 주민이 다른 지역 주민에 비해 차별받고 있다고 느끼면 그 지역을 기반으로 하는 스포츠 팀을 더 응원하게 된다는 점을 보여줬다. 국내 프로야구는 1982년 충청 연고의 OB 베어스(두산), 서울 연고의 MBC 청룡(LG), 호남의 해태 타이거즈, 대구 경북의 삼성 라이온즈, 인천 경기 강원의 삼미 슈퍼스타즈, 부산 경남의 롯데 자이언츠로 출범했다. 당시 지역 야구 명문인 부산고와 경남고 출신들은 롯데로, 광주일고와 군산상고 출신은 해태, 경북고는 삼성, 경기고와 서울고 휘문고 출신들은 MBC 청룡에 입단했다. 각 지역 출신들이 팀의 주축이 되면서 팀별로 자연스럽게 지역색을 갖추었다. 군사정권의 탄압을 받았던 호남지역 사람들은 당시 잘나가던 해태에 열광했다. 영남 사람들은 해태를 시기하며 롯데나 삼성에 더 집착하게 됐다. 이런 지역감정은 소속 지역 팀에 대한 충성도를 높였고 오늘의 프로야구 인기의 토대가 되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1983년 프로 2팀(유공, 할렐루야)과 실업 3팀(대우, 포항제철, 국민은행)으로 시작한 프로축구도 지역연고제 도입을 시도했다. 하지만 각 구단이 자주 연고지를 옮겨 축구팬들의 연고지 의식이 희박해졌다. 또 구단들이 일정한 지역에서 꾸준하게 경기를 치르지 못한 것도 축구에서의 지역연고제 실패 원인이다. 초창기 프로축구단들은 자신의 연고지 내 경기장 사정으로 다른 대도시에 가서 경기를 치르기 일쑤였다. 1995년 전북 다이노스와 전남 드래곤즈 창단 이전까지는 호남을 연고로 하는 프로축구팀도 없었다. 전북과 전남의 창단을 계기로 프로축구도 본격적인 지역대결 구도를 갖추었지만 이미 각 지역에 확실하게 뿌리를 내린 프로야구의 인기를 따라갈 수 없었다. 1996년부터 가장 큰 프로 스포츠 시장인 서울을 연고로 하는 팀이 없게 한 것도 프로축구 발전에 저해 요인이 됐다. 전용 구장을 짓는 구단에 서울 연고 우선권을 준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이런 조건을 충족시키는 구단이 나오지 않는 상황에서 서울을 더이상 비워 두어선 안 된다는 여론이 비등했다. 결국 이전 서울 연고팀이었던 LG가 2004년 안양에서 다시 서울로 연고지를 이전할 때까지 서울은 ‘프로축구 팀 없는 수도’로 남아 있었다. 가장 큰 시장인 서울을 8년간이나 비워 둔 것이다. 야구와 축구의 종목 특성이 팬들을 야구장으로 몰리게 한다는 분석도 있다. 야구는 이닝과 투수 교체 등으로 쉬는 시간이 많다. 잠깐 한눈을 팔아도 경기의 맥을 금방 찾을 수 있다. 이 때문에 ‘치맥’(치킨과 맥주)과 피자 등을 여유 있게 먹으며 즐길 수도 있다. 반면 축구는 중간에 15분만 쉴 뿐 전후반 45분씩 90분을 집중해야 한다. 잠깐 딴짓하다 골 넣는 순간을 놓치면 끝이다. 최근 축구에서도 ‘치맥석’이 늘고 있지만 경기에 집중하다 보면 치맥을 제대로 즐기기 힘들다는 것이다. 이런 종목 특성은 방송 중계의 호불호(好不好)로도 이어진다. 야구는 쉬는 시간이 많아 광고할 시간이 많다. 반면 축구는 광고할 시간이 적다. 수익을 추구하는 방송사들로서는 축구보다 야구를 선호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한 방송사 관계자는 “일단 프로야구의 인기가 높다. 하지만 방송사 입장에서는 축구 중계보다는 야구 중계가 광고 수익을 올리기에도 좋다”고 말했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일본에 있으면서도 선배들의 활약을 지켜봤다.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두려움은 없다. 오히려 그 선배들이 날 무서워하지 않을까?” 윤정환 감독(42)이 울산을 맡은 뒤 기자회견에서 한 말이다. 여기서 그 선배들은 황선홍 포항 감독(47)과 서정원 수원 감독(45), 최용수 서울 감독(42)이었다. 현역시절 대표팀에서 한솥밥을 먹던 선배들과 어떤 경쟁을 할 것이냐는 질문에 대한 답이었다. 황 감독은 2013년 K리그와 FA컵의 더블 우승을 달성했고 최 감독은 2012년 K리그를 평정했다. 윤 감독은 지난달 8일 서울과의 개막전에서 2-0으로 승리를 거두며 최 감독에게 어퍼컷을 한방 날렸다. 일주일 뒤엔 포항을 4-2로 꺾으며 황 감독에게도 뼈아픈 패배를 안겼다. 윤 감독이 이끄는 울산은 3승 2무(승점 11)의 무패행진을 달리며 전북(승점 13)에 이어 K리그 클래식 2위의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윤 감독은 15일 울산 문수월드컵경기장에서 또 다른 선배 서 감독을 만난다. 서 감독은 시즌 개막전에선 1패를 안았지만 이후 3승 1무의 상승세를 달리고 있어 둘의 맞대결 결과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한편 황선홍 감독도 노상래 전남 감독과 K리그 클래식에서 첫 맞대결을 펼친다. 8위 포항은 2승 3패로 갈 길이 바쁘고 5위 전남도 1승 5무로 승리가 절실하다.양종구기자 yjongk@donga.com}

축구를 좋아하는 의사들이 만든 아마추어 축구단 ‘FC 메디컬’ 고문인 안용진 원장(57)은 ‘축구선수’로 불릴 정도로 축구에 빠져 산다. 안 원장은 초등학교 때 축구선수로 활약했다. 2006년부터는 국내 의사들과 함께 ‘의사월드컵’에도 출전하고 있다. N 안데르센과 B 월드는 1992년 ‘부모와 친구들이 청소년기 아이들의 신체활동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논문을 통해 유럽 10개국 4만 명을 조사한 결과 부모와 형제, 친구들과 스포츠 활동을 적극적으로 한 아이들이 성장하면서도 스포츠를 계속 즐기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발표했다. 류태호 고려대 교수(체육교육학)는 “스포츠산업이 발전하려면 스포츠 소비자를 많이 양산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어릴 때부터 스포츠를 맘껏 즐길 수 있게 해주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교육부와 문화체육관광부도 최근 급격히 떨어지고 있는 학생들의 체력을 기르고 학생들이 건전하게 학교생활을 할 수 있도록 스포츠를 장려하는 정책을 펼치고 있다. 전국 학교스포츠클럽 리그도 그중 하나다. 지난해 학교스포츠클럽 전국대회에는 초중고교 1573개 팀에서 1만9000여 명이 출전했다. 10월부터 두 달 동안 축구 농구 배구 등 19개 종목의 결승리그가 전국에서 열렸다. 3월부터 시작된 지역 예선 리그에는 19만4000여 개 팀 42만여 명이 참가했다. 2013년보다 참가자가 10만 명이 늘었지만 참여율은 아직 미미한 수준이다. 626만 명의 초중고교생 중 7% 정도만 참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학입시 위주의 교육과 게임 등에 스포츠가 밀리고 있는 것이다. 미국에서 중고교와 대학을 다닌 김원섭 2015프레지던츠컵 총괄기획 담당은 “미국이 스포츠 강국인 가장 큰 이유는 모든 국민이 어렸을 때부터 스포츠를 즐기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에서는 방과후 동아리나 클럽을 통한 스포츠 활동을 장려하고 있다. 스포츠 팀에서 활동한 경력은 상급 학교 진학 때 중요한 평가자료가 된다”고 덧붙였다. 스포츠를 통해 리더십과 협동심, 희생정신, 철저한 시간관리 등을 배울 수 있기 때문이다. 윤양수 문체부 스포츠산업과 과장은 “스포츠산업 정책의 핵심은 스포츠 소비자를 확산시키는 것이다. 학교체육과 생활체육을 활성화시켜 스포츠 참여자와 프로 스포츠 관람자를 많이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박근혜 대통령도 지난해 11월 서울 송파구 서울올림픽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문화가 있는 날’ 행사에서 탁구를 즐기고 늘품건강체조를 배운 뒤 “학생들의 건강 증진은 물론이고 의료비와 복지비를 낮추기 위해 어렸을 때부터 스포츠를 즐기는 선순환적인 시스템을 만들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스포츠산업 발전을 위해 정부가 할 역할은 막힌 곳을 뚫어주고 지원이 필요한 곳에 적절히 재정을 투입하는 것이다.” 김종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54)은 스포츠산업 발전을 위한 정부의 역할이 크다고 강조했다. 그는 “솔직히 스포츠산업은 지금 씨를 뿌리는 단계이다. 프로야구와 프로축구가 닻을 올린 뒤 30년이 지났지만 스포츠를 산업으로 보기 시작한 것은 얼마 되지 않았다. 정부는 스포츠산업이 클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차관은 “사람으로 치면 동맥경화에 걸린 몸의 혈관을 잘 풀어 피가 곳곳으로 잘 돌게 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양대 예술체육대학장이었던 김 차관은 2013년 10월 문체부 차관이 된 뒤 “스포츠산업이 신성장동력이다”며 관련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웨스턴일리노이대에서 스포츠경영학 석사학위를, 뉴멕시코대에서 스포츠경영학 박사학위를 받은 그는 문체부 내에 스포츠산업과를 부활시켰다. 지난해 12월에는 5년 동안 총 2740억 원을 투자하는 ‘스포츠산업 중장기 발전계획’도 발표했다. 2014년 195억 원이었던 스포츠산업 예산이 올해 6000억 원으로 늘어난 것도 김 차관이 노력한 결과다. “문체부는 최근 5년간 매년 3300억 원 이상을 콘텐츠산업에 투자했다. 그 결과 2008년 63조7000억 원이던 관련 매출액이 2013년 91조5000억 원으로 늘었다. 관광산업에도 매년 2800억 원 이상을 투입한 결과 2013년 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이 1200만 명(2008년 689만 명)을 돌파했다. 그런데 스포츠산업에는 거의 투자를 하지 않았다.” 김 차관은 “스포츠는 산업으로서의 파급 효과가 아주 크다. 그동안 산뜻한 아이디어가 나오지 않았을 뿐이다. 지금부터 열심히 찾으면 좋은 사업 아이템이 나올 것”이라고 자신했다. 또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 어렸을 때부터 평생 스포츠를 즐길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학교에서의 스포츠활동을 장려하기 위해 학생들의 스포츠클럽 활동을 입시에 반영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차관은 “학교에서 마음 놓고 운동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데 주력하고 있다. 스포츠클럽을 장려하는 학교에 라커룸과 샤워시설을 지어주는 프로젝트도 준비 중이다”고 말했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2015 서울국제마라톤대회 남자부 챔피언 윌슨 로야나에 에루페(케냐·27·사진)가 한국 귀화를 위한 첫발을 뗐다. 에루페의 감독이자 국내 대리인을 맡고 있는 오창석 백석대 교수는 9일 “충남체육회와 8일 계약했고 출입국관리소에서 외국인 등록 번호를 발부받았다”고 밝혔다. 에루페는 3월 15일 열린 서울국제마라톤에서 2시간 6분 11초로 우승한 뒤 한국 귀화 의사를 밝혔다. 예술흥행비자(E6)를 받은 에루페는 다음 주초 입국해 대한육상경기연맹과 함께 귀화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체육회는 “에루페의 귀화에 가장 중요한 것이 육상연맹의 의지”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오동진 육상경기연맹 회장은 “에루페의 귀화가 한국 마라톤 발전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에루페를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 한국 대표로 출전시켜 황영조(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금메달)와 이봉주(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 은메달) 이후 끊긴 메달 사냥에 도전하겠다”고 말했다. 체육회 법제상벌위원회에서 에루페의 귀화를 결정하면 법무부 국적심사위원회가 귀화를 최종 심의하게 된다. 에루페가 한국 국적을 취득하면 1년 뒤부터 한국 대표로 올림픽 등 국제 대회에 출전할 수 있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2015서울국제마라톤대회 남자부 챔피언 윌슨 로야나에 에루페(케냐·27)가 한국 귀화를 위한 첫 발을 뗐다. 에루페의 감독이자 국내 대리인을 맡고 있는 오창석 백석대 교수는 9일 “충남체육회와 8일 계약했고 출입국관리소에서 외국인 등록 번호를 발부 받았다”고 밝혔다. 에루페는 3월 15일 열린 서울국제마라톤에서 2시간 6분 11초로 우승한 뒤 한국 귀화 의사를 밝혔다. 예술흥행비자(E6)를 받은 에루페는 다음 주 초 입국해 대한육상경기연맹과 함께 귀화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체육회는 “에루페의 귀화에 가장 중요한 것이 육상연맹의 의지”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오동진 육상경기연맹 회장은 “에루페의 귀화가 한국 마라톤발전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에루페를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 한국대표로 출전시켜 황영조(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금메달)와 이봉주(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 은메달) 이후 끊긴 메달 사냥에 도전하겠다”고 말했다. 체육회 법제상벌위원회에서 에루페의 귀화를 결정하면 법무부 국적심사위원회가 귀화를 최종 심의하게 된다. 에루페가 한국국적을 취득하면 1년 뒤부터 한국 대표로 올림픽 등 국제 대회에 출전할 수 있다.양종구기자 yjongk@donga.com}
축구를 좋아하는 의사들이 만든 아마추어 축구단 ‘FC 메디컬’ 고문인 안용진 원장(57)은 ‘축구선수’로 불릴 정도로 축구에 빠져 산다. 안 원장은 초등학교 때 축구선수로 활약했었다. 2006년부터는 국내 의사들과 함께 ‘의사월드컵’에도 출전하고 있다. N 안데르센과 B 월드는 1992년 ‘부모와 친구들이 청소년기 아이들의 신체활동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논문을 통해 유럽 10개국 4만 명을 조사한 결과 부모와 형제, 친구들과 스포츠 활동을 적극적으로 한 아이들이 성장하면서도 스포츠를 계속 즐기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발표했다. 류태호 고려대 교수(체육교육학)는 “스포츠산업이 발전하려면 스포츠 소비자를 많이 양산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어릴 때부터 스포츠를 맘껏 즐길 수 있게 해주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교육부와 문화체육관광부(문체부)도 최근 급격히 떨어지고 있는 학생들의 체력을 기르고 학생들이 건전하게 학교생활을 할 수 있도록 스포츠를 장려하는 정책을 펼치고 있다. 전국 학교스포츠클럽 리그도 그 중 하나다. 지난해 학교스포츠클럽 전국 대회에는 초중고교 1573개 팀에서 1만9000여 명이 출전했다. 10월부터 두 달 동안 축구 농구 배구 등 19개 종목의 결승리그가 전국에서 열렸다. 3월부터 시작된 지역 예선 리그에는 19만4000여 개 팀 42만 여 명이 참가했다. 2013년보다 참가자가 10만 명이 늘었지만 참여율은 아직 미미한 수준이다. 626만 명의 초중고생 중 7%정도만 참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학입시 위주의 교육과 게임 등에 스포츠가 밀리고 있는 것이다. 미국에서 중고교와 대학을 다닌 김원섭 2015프레지던츠컵 총괄기획 담당은 “미국이 스포츠 강국인 가장 큰 이유는 모든 국민이 어렸을 때부터 스포츠를 즐기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에서는 방과 후 동아리나 클럽을 통한 스포츠 활동을 장려하고 있다. 스포츠 팀에서 활동한 경력은 상급 학교 진학 때 중요한 평가 자료가 된다”고 덧붙였다. 스포츠를 통해 리더십과 협동심, 희생정신, 철저한 시간관리 등을 배울 수 있기 때문이다. 윤양수 문체부 스포츠산업과 과장은 “스포츠산업 정책의 핵심은 스포츠소비자를 확산시키는 것이다. 학교체육과 생활체육을 활성화시켜 스포츠 참여자와 프로 스포츠 관람자를 많이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박근혜 대통령도 지난해 11월 서울 송파구 서울올림픽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문화가 있는 날’ 행사에서 탁구를 즐기고 늘품건강체조 시연을 배운 뒤 “학생들의 건강 증진은 물론 의료비와 복지비를 낮추기 위해 어렸을 때부터 스포츠를 즐기는 선순환적인 시스템을 만들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양종구기자 yjongk@donga.com}

“스포츠산업 발전을 위해 정부가 할 역할은 막힌 곳을 뚫어주고 지원이 필요한 곳에 적절히 재정을 투입하는 것이다.” 김종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54)은 스포츠산업 발전을 위한 정부의 역할이 크다고 강조했다. 그는 “솔직히 스포츠산업은 지금 씨를 뿌리는 단계이다. 프로야구와 프로축구가 닻을 올린 뒤 30년이 지났지만 스포츠를 산업으로 보기 시작한 것은 얼마 되지 않았다. 정부는 스포츠산업이 클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차관은 “사람으로 치면 동맥경화에 걸린 몸의 혈관을 잘 풀어 피가 곳곳으로 잘 돌게 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양대 예술체육대학장이었던 김 차관은 2013년 10월 문체부 차관이 된 뒤 “스포츠산업이 신 성장동력이다”며 관련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웨스턴일리노이대에서 스포츠경영학 석사학위를, 뉴멕시코대에서 스포츠경영학 박사학위를 받은 그는 문체부 내에 스포츠산업과를 부활시켰다. 지난해 12월에는 5년 동안 총 2740억 원을 투자하는 ‘스포츠산업 중장기 발전계획’도 발표했다. 2014년 195억 원이었던 스포츠산업 예산이 올해 6000억 원으로 늘어난 것도 김 차관의 노력의 결과다. “문체부는 최근 5년간 매년 3300억 원이 넘는 돈을 콘텐츠산업에 투자했다. 그 결과 2008년 63조 7000억 원이던 관련 매출액이 2013년 91조 5000억 원으로 늘었다. 관광산업에도 매년 2800억 원 이상을 투입한 결과 2013년 한국을 찾는 외국 관광객 1200만 명(2008년 689만 명)을 돌파했다. 그런데 스포츠산업에는 거의 투자를 하지 않았다.” 김 차관은 “스포츠는 산업으로서의 파급효과가 아주 크다. 그동안 산뜻한 아이디어가 나오지 않았을 뿐이다. 지금부터 열심히 찾으면 좋은 사업 아이템이 나올 것”이라고 자신했다. 또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 어렸을 때부터 평생 스포츠를 즐길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학교에서의 스포츠활동을 장려하기 위해 학생들의 스포츠클럽 활동을 입시에 반영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차관은 “학교에서 마음 놓고 운동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데 주력하고 있다. 스포츠클럽을 장려하는 학교에 라커룸과 샤워시설을 지어주는 프로젝트도 준비 중이다”고 말했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국내에서 시뮬레이션(가상현실) 스포츠인 스크린골프가 크게 성장하면서 스포츠와 정보기술(IT)의 융·복합이 가져다줄 파급효과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골프와 IT가 결합해 2011년 기준으로 1조7000억 원의 새로운 시장이 창출됐고, 2만 개가 넘는 일자리가 생겼다. 문화체육관광부도 스포츠와 IT의 융·복합을 새로운 성장동력산업의 한 축으로 보고 적극적인 투자 정책을 마련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현실적으로 넘어야 할 산도 많다고 지적한다. 현재 야구와 승마, 스키, 사격, 양궁, 사이클 등에서도 시뮬레이션이 개발됐지만 골프처럼 생활 속으로 파고들지는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기광 국민대 교수(스포츠경영)는 “스크린골프는 골프에 목마른 사람들에게 쉽게 골프를 즐길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해주면서 시간과 공간, 비용적 한계를 극복했기 때문에 성공했다. 하지만 야구는 더 많은 공간이 필요해 상용화하는 데 비용이 많이 들고, 승마와 스키는 수요층이 적다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사용하는 기술의 특성 차이도 고려해야 한다. 비행하는 물체를 추적하는 스크린골프를 그대로 다른 종목에 적용할 수는 없다”고 분석했다. 이 교수는 “스포츠 시뮬레이션을 개발할 때 스포츠가 지향하는 목표를 달성하도록 해야 한다. 즉 체력을 향상시키거나, 특정 운동기술을 습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스크린골프가 성공한 것은 실제로 필드에 나가기 전에 골프 실력을 키울 수 있는 기회를 줬기 때문이다. IT를 활용하는 스포츠 전문가가 부족한 것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유의동 한국스포츠개발원 스포츠산업실장은 “IT 전문가는 스포츠를 잘 모르고 스포츠 전문가는 IT를 잘 몰라 융·복합이 잘 이뤄지지 않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여러 대학에서 스포츠와 IT 융·복합 전문가를 양산하는 교육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지만 아직 현실이 열악해 인력 수급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유 실장은 “스포츠와 IT의 융·복합은 효과가 크기 때문에 반드시 가야만 할 길이다”라고 말했다. 문체부는 스포츠와 IT는 물론이고 관광, 의료, 커뮤니케이션, 의류 등과의 협업을 통해 융·복합을 계속 추진할 계획이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세계태권도연맹(WTF)은 8일 부영그룹과 도쿄 올림픽이 열리는 2020년까지 5년간 총액 1000만 달러(약 109억 원)의 후원 계약을 맺었다. WTF는 2008년부터 5년간 한국맥쿼리그룹의 후원을 받았으나 2013년 계약이 끝난 뒤 글로벌 후원사를 찾지 못하고 있었다. 조정원 WTF 총재는 “올해는 태권도가 2020년 도쿄 올림픽에 이어 도쿄 장애인올림픽에도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뜻깊은 해다. 부영그룹의 후원을 계기로 국제무대에서 태권도의 지위와 위상을 더욱 공고히 하게 됐다”고 말했다. WTF는 글로벌 스폰서 영입에 성공하면서 다양한 사업을 추진해 나갈 동력을 얻게 됐다. 부영그룹은 베트남태권도협회에 대학생 태권도봉사단을 파견한 것을 시작으로 캄보디아와 라오스, 미얀마에 태권도훈련센터 건립을 지원하는 등 ‘태권도 한류’ 전파에 꾸준히 노력해왔다. 이러한 지원 덕에 캄보디아 태권도는 2014년 인천 아시아경기에서 건국 이래 처음으로 금메달을 따는 쾌거를 이뤘다.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은 “올림픽 종목 중 유일하게 한국에 본부를 둔 세계태권도연맹을 후원할 수 있게 돼 보람을 느낀다. 부영그룹이 아시아태평양 지역 국가에서 사회공헌 사업을 해 오면서 이 지역 국가들에서도 태권도에 대한 관심과 열의가 대단하다는 것을 느꼈다. 이번 후원을 통해 태권도의 세계화와 사회공헌에 더욱 이바지할 수 있게 힘을 보태겠다”고 말했다. 이날 협약식에는 김종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과 한승수 전 국무총리 등이 참석했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한국 최고의 인기 스포츠인 프로야구의 지난해 총관중은 675만4619명(정규시즌 및 포스트시즌 포함)이었다. 그런데 한국골프장경영협회의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골프장을 찾은 내장객은 3314만3528명이나 된다. 야구가 관전 위주의 스포츠라면 골프는 직접 하는 스포츠다. 때문에 다른 종목에 비해 산업으로서의 파급효과가 크다.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국내 골프산업 규모는 2012년 기준으로 15조 4250억 원(골프장, 관련 시설, 용품 등 제조업, 서비스업 포함)에 이른다. 하지만 요즘 골프장들은 하나같이 ‘위기’란 말을 입에 달고 산다. 반면 소비자인 골퍼들은 여전히 골프장의 문턱이 높다고 입을 모은다. 양 쪽의 불만을 해결하는 답은 ‘골프의 대중화’다. 정부 역시 골프의 대중화를 통해 골프 산업을 육성하려는 큰 그림을 그리고, 구체적인 실행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대중제가 살 길이다 2000년까지만 해도 국내의 골프장은 174개(군 골프장 포함)에 불과했다. 수요에 비해 공급이 적다 보니 골프장 사업은 인·허가만 따내면 대박이 났다. 지난해 말 현재 국내 골프장은 505개로 급증했다. 몇몇 회원제 골프장들의 위기는 이 같은 공급과잉에서 비롯됐다. 특히 회원권을 판 자금으로 골프장을 지은 몇몇 회원제 골프장들은 입회금 반환 문제로 줄줄이 법원 문을 두드리고 있다. 4월 현재 법정관리를 받고 있는 골프장은 모두 19곳에 이른다. 이 밖에도 자본잠식 상태의 회원제 골프장은 수십 곳이나 된다. 이에 비해 대중제 골프장들은 이익을 내는 곳이 적지 않다. 일반세율을 적용받는데다 회원제 골프장에 비해 가격 경쟁력까지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들어서는 살아남기 위해서 대중제 골프장으로 전환하는 골프장도 적지 않다. 10년 전인 2005년만 해도 회원제 골프장은 143개로 대중제 골프장(77개)보다 2배가량 많았다. 그런데 최근 들어 점점 대중제 골프장들이 늘어나면서 지난해에는 대중제 골프장이 243개로 회원제 골프장(229개)을 앞질렀다. 정부는 도산한 회원제 골프장들의 대중제 전환을 유도할 계획이다. 인위적인 구조조정이 아니라 대중제로 갈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한다는 구상이다. ○캐디·카트 선택제 실시 장려 한국 골프장의 위기는 ‘고비용 저효율’ 구조에도 원인이 있다. 한국보다 앞서 골프 산업의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거친 이웃나라 일본의 2013년 1인당 평균 그린피 및 카트비는 5720엔(약 5만 2000원)이었다. 많은 일본 골프장에서는 캐디를 의무적으로 쓰지 않아도 된다. 카트도 마찬가지다. 카르를 이용할 때도 스스로 운전을 하면 된다. 반면 대부분의 한국 골프장들은 캐디와 카트 사용을 의무화하고 있다. 한 팀당 캐디 비용은 대개 10~12만 원, 카트 이용료는 8만 원 내외다. 만약 캐디·카트 선택제가 도입돼 이들을 쓰지 않는다면 1인당 비용을 5만 원 가량 줄일 수 있다. 미국은 일부 회원제 골프장 이외에는 노 캐디제로 운영된다. 카트도 직접 운전한다. 정부는 카트·캐디 선택제를 군 골프장과 체력단련장 등 공공부문 골프장에 전면적으로 도입하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 민간 골프장에도 이 제도 도입을 유도할 계획이다. 지난해 말 현재 55개의 대중제 골프장이 이 제도에 참여하고 있다. 서천범 한국레저산업연구소 소장은 “대부분의 골프장들은 훌륭한 입지에 위치해 있고, 최고의 시설을 갖추고 있다. 비 골퍼들에게도 과감하게 문을 열어야 한다. 라운딩 시간이 끝난 뒤 웨딩 촬영지로 활용할 수도 있고, 단체 파티를 유치할 수도 있다. 이렇게 자연스럽게 문호를 개방하면 골프장은 수익성과 이미지 개선 효과를 동시에 볼 수 있다. 동시에 가격을 더 낮춰 보다 많은 사람들이 골프를 즐길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가상현실 스포츠 ‘스크린골프’의 성장…스포츠-IT 융복합에 기대▼국내에서 시뮬레이션(가상현실) 스포츠인 스크린골프가 크게 성장하면서 스포츠와 IT(정보기술)의 융·복합이 가져다줄 파급효과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골프와 IT가 결합해 2011년 기준으로 1조7000억 원의 새로운 시장이 창출됐고, 2만 개가 넘는 일자리가 생겼다. 문화체육관광부(문체부)도 스포츠와 IT의 융·복합을 새로운 성장 동역 산업의 한 축으로 보고 적극적인 투자 정책을 마련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현실적으로 넘어야할 산도 많다고 지적한다. 현재 야구와 승마, 스키, 사격, 양궁, 사이클 등에서도 시뮬레이션이 개발됐지만 골프처럼 생활 속으로 파고들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기광 국민대 교수(스포츠경영)는 “스크린골프는 골프에 목마른 사람들에게 쉽게 골프를 즐길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해주면서 시간과 공간, 비용적 한계를 극복했기 때문에 성공했다. 하지만 야구는 더 많은 공간이 필요해 상용화하는데 비용이 많이 들고, 승마와 스키는 수요층이 적다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사용하는 기술 특성 차이도 고려해야 한다. 비행하는 물체를 추적하는 스크린골프를 그대로 다른 종목에 적용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이 교수는 “스포츠 시뮬레이션을 개발할 때 스포츠가 지향하는 목표를 달성하도록 해야 한다. 즉 체력을 향상시키거나, 특정 운동기술을 습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스크린골프가 성공한 것은 실제로 필드에 나가기 전에 골프 실력을 키울 수 있는 기회를 줬기 때문이다. IT를 활용하는 스포츠전문가가 부족한 것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유의동 한국스포츠개발원 스포츠산업실장은 “IT 전문가는 스포츠를 잘 모르고 스포츠전문가는 IT를 잘 몰라 융·복합이 잘 이뤄지지 않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여러 대학에서 스포츠와 IT 융·복합 전문가를 양산하는 교육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지만 아직 현실이 열악해 인력 수급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유 실장은 “스포츠와 IT의 융·복합은 효과가 크기 때문에 반드시 가야만 할 길이다”고 말했다. 문체부는 스포츠와 IT는 물론 관광, 의료, 커뮤니케이션, 의류 등과의 협업을 통해 융·복합을 계속 추진할 계획이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출판사를 경영하고 있는 K 씨(51)는 2008년 국민체육진흥공단에서 스포츠산업 발전을 위해 저리로 융자해 주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골프와 스포츠심리학 등 스포츠 관련 서적 출판을 기획하고 있던 K 씨는 1억5000만 원을 대출받아 관련 책들을 출판했다. 누구나 창조적인 아이디어와 실행 가능성을 보여주면 지원받을 수 있는 정부의 스포츠산업 지원책은 많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산하 기관인 국민체육진흥공단 내 한국스포츠개발원(이하 개발원)과 함께 스포츠산업을 한국경제의 한 축으로 만들기 위해 다양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문체부는 스포츠를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보고 지난해 4월 개발원에 스포츠산업실을 만들어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고 있다. 문체부는 스포츠 산업을 키우기 위해 지난해 195억 원이었던 예산을 올해 600억 원으로 늘렸다. 2018년까지 1000억 원대로 확대할 계획이다. 개발원이 역점을 두는 사업은 스포츠산업기술 연구개발(R&D) 지원이다. 스포츠산업을 키울 핵심이 기술 개발이기 때문이다. 2007년 20억 원을 시작으로 지난해 87억 원으로 늘렸고, 올해는 130억 원을 지원할 계획이다. 기술 개발에 필요한 비용의 최대 75%까지 지원해 주고 있다. 세계적인 기술력으로 양궁업계 1위가 된 윈앤윈(WIN&WIN)도 자금을 지원받아 기술을 개발했다. 시너지 효과를 높이기 위해 기업과 학교, 기업과 연구소, 기업과 기업이 공동 개발을 하면 지원금을 더 주고 있다. 스포츠산업 융자 대상은 시설업체와 용품생산업체, 서비스업체 등 전문 스포츠 업체로 용품업체는 최대 5억 원, 신규 시설 설치엔 30억 원, 스포츠서비스업엔 10억 원까지 빌려 준다. 2008년 172억 원까지 융자금이 증가하다 지난해 73억 원으로 줄었지만 올해 180억 원으로 다시 규모를 늘렸다. 작지만 강한 기업 육성에도 개발원은 100억 원을 투자한다. 양궁과 태권도, 배드민턴 등 한국이 강세를 보이고 있는 종목의 용품을 제작하는 회사를 키우는 프로젝트다. 태권도의 KP&P, 배드민턴의 주봉 등이 혜택을 받고 있다. 패러글라이딩 세계 1위 업체인 진글라이더와 미국 골프드라이버 샤프트 점유율 1위인 MFS코리아, 골프공 업체 볼빅 등 글로벌 대형 브랜드로 도약할 가능성이 큰 업체도 지원하고 있다. 선수 에이전트와 스포츠마케터 등 스포츠산업을 이끌 전문 인력 양성에도 올해 45억 원을 투자한다. 스포츠산업융합 특성화대 5곳(국민대 경희대 상명대 을지대 한양대)에는 장학금을 지원한다. 스포츠 전문 인력 양성기관 4곳(단국대 순천대 동명대 호남대)에서는 과정별로 40명을 교육하고 있다. 또 스포츠산업 인력의 수요와 공급의 연결 창구인 일자리지원센터와 스포츠산업 창업지원센터도 운영하고 있다. 스포츠산업 지원을 총괄하는 국민체육진흥공단 이창섭 이사장은 “세계적으로 스포츠산업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지만 국내 기업들의 경쟁력은 여전히 취약하다. 새로운 기술을 만들어 시장을 주도할 잠재력 있는 기업을 적극적으로 찾아 지원하는 데 온 힘을 쏟겠다”고 말했다. 스포츠산업 지원 정보는 지난해 12월 개설한 개발원 스포츠산업 지원 사이트(www.spois.or.kr)에서 얻을 수 있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요즘 국내 스포츠산업계에선 윈앤윈(WIN&WIN)이 화제다. 양궁 장비로 세계 정상을 정복한 뒤 업종이 전혀 다른 자전거 생산에 뛰어들어서도 성공 스토리를 쓰고 있기 때문이다. 윈앤윈은 양궁 국가대표 출신으로 대표팀 지도자까지 지낸 박경래 사장(59)이 만든 경기용 활 브랜드. 박 사장은 지도자로 1985년 세계선수권 남자 종합 우승, 1986년 서울 아시아경기 및 1988년 서울 올림픽 남자 종합우승, 그리고 1991년 세계선수권 남녀 동반 종합 우승을 이뤘다. 이렇게 쌓은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1993년 경기용 활을 만드는 사업에 뛰어들었다. 박 사장은 카본 소재 개발에 집중했다. 카본 소재로 만든 활은 알루미늄 제품보다 떨림이 적어 정확도가 높다. 이 기술을 적용한 제품으로 윤미진이 2000년 시드니 올림픽에서 2관왕을 차지하면서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2012년 런던 올림픽 때는 참가 선수 325명 중 절반이 넘는 169명이 이 브랜드 장비를 사용했다. 활 사업에 뛰어들어 20여 년 만에 호이트, 야마하 등 글로벌 기업들을 차례로 제치고 양궁시장 세계 1위를 차지한 것이다. 박 사장은 “양궁 전문가라는 점이 기술 개발은 물론 마케팅에서도 큰 도움이 됐다. 매년 매출의 10% 이상을 연구개발에 투자했다. 국내 업체들은 거대 글로벌 기업을 상대로 마케팅 싸움에서 이길 수 없기 때문에 기술력으로 승부해야 한다”고 말했다. 윈앤윈이 3년 전 자전거 시장에 뛰어든 배경엔 활을 만들며 개발한 나노 카본 기술이 있었다. 자전거 경량화에 관심을 둔다면 필연적으로 카본이라는 소재에 관심을 갖게 된다. 박 사장은 윈앤윈을 세계 정상에 올려놓은 나노 카본 기술을 자전거에 적용했다. 윈앤윈이 정한 자전거 이름은 위아위스(WIAWIS). 영어로 ‘승리의 행동(Winning Action), 승리의 정신(Winning Spirit)에서 따왔다. 위아위스의 나노 카본 기술의 근간은 카본 나노 튜브다. 이는 탄소 원자만으로 이뤄진 신소재로 전기와 열전도성이 뛰어나다. 일반 탄소섬유에 비해 인장강도가 100배 이상이어서 안전성과 균형감을 크게 높이면서 더 가벼운 몸체를 만들 수 있다. 위아위스 자전거가 고가의 외국산 자전거들 사이에서 주목받는 것은 이런 나노 카본 기술이 만든 내구성과 충격 흡수율 능력 때문이다. 윈앤윈은 보급형 자전거가 아닌 스포츠용 사이클(MTB·도로 및 트랙 사이클)에 집중했다. 박 사장은 “선수들이 타고 이길 수 있는 자전거라면 일반 소비자도 만족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5월 국내 판매를 시작했는데 최근 위아위스를 타고 아시아 주니어선수권에서 우승한 선수가 나오는 등 벌써 좋은 소식이 이어지고 있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출판사를 경영하고 있는 K씨(51)는 2008년 국민체육진흥공단에서 스포츠산업 발전을 위해 저리로 융자해주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골프와 스포츠심리학 등 스포츠 관련 서적 출판을 기획하고 있던 K씨는 1억5000만 원을 대출 받아 관련 책들을 출판했다. 누구나 창조적인 아이디어와 실행 가능성을 보여주면 지원받을 수 있는 정부의 스포츠산업 지원책은 많다. 문화체육관광부(문체부)는 산하 기관인 국민체육진흥공단 내 한국스포츠개발원(개발원)과 함께 스포츠산업을 한국경제의 한 축으로 만들기 위해 다양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문체부는 스포츠를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보고 지난해 4월 개발원에 스포츠산업실을 만들어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고 있다. 개발원이 역점을 두는 사업은 스포츠산업기술 연구개발(R&D) 지원이다. 스포츠산업을 키울 핵심이 기술 개발이기 때문이다. 2007년 20억 원을 시작으로 지난해 87억 원으로 늘렸고, 올해는 두 배 가까이 늘어난 150억 원을 지원할 계획이다. 기술개발에 필요한 비용의 최대 75%까지 지원해주고 있다. 세계적인 기술력으로 양궁업계 1위가 된 WIN&WIN도 자금을 지원 받아 기술을 개발했다. 시너지 효과를 높이기 위해 기업과 학교, 기업과 연구소, 기업과 기업이 공동개발을 하면 지원금을 더 주고 있다. 스포츠산업 융자 대상은 시설업체와 용품생산업체, 서비스업체 등 전문 스포츠 업체로 용품업체는 최대 5억 원, 신규 시설 설치엔 30억 원, 스포츠서비스업엔 10억 원까지 빌릴 수 있다. 2008년 172억 원까지 융자금이 증가하다 지난해 73억 원으로 줄었지만 올해 180억 원으로 다시 규모를 늘렸다. 작지만 강한 기업 육성에도 개발원은 100억 원을 투자한다. 양궁과 태권도, 배드민턴 등 한국이 강세를 보이고 있는 종목의 용품을 제작하는 회사를 키우는 프로젝트다. 태권도의 KP&P, 배드민턴의 주봉 등이 혜택을 받고 있다. 패러글라이딩 세계 1위인 진글라이더와 미국 골프드라이버 샤프트 점유율 1위 MFS코리아, 골프공 업체 볼빅 등 글로벌 대형 브랜드로 도약 가능성이 큰 업체도 지원하고 있다. 선수 에이전트와 스포츠마케터 등 스포츠산업을 이끌 전문인력 양성에도 올해 45억 원을 투자한다. 스포츠산업융합 특성화대학교 5개교(국민대 경희대 상명대 을지대 한양대)에는 장학금을 지원하고, 스포츠전문인력 양성기관 4개교(단국대 순천대 동명대 호남대)에서는 과정별로 40명을 교육하고 있다. 또 스포츠산업 인력의 수요와 공급의 연결 창구인 일자리지원센터와 스포츠산업 창업지원센터도 운영하고 있다. 스포츠산업 지원을 총괄하는 국민체육진흥공단 이창섭 이사장은 “세계적으로 스포츠산업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지만 국내 기업들의 경쟁력은 여전히 취약하다. 새로운 신기술을 만들어 시장을 주도할 잠재력 있는 기업을 적극적으로 찾아 지원하는 데 온 힘을 쏟겠다”고 말했다. 스포츠 산업 지원 정보는 지난해 12월 개설한 개발원 스포츠산업지원 사이트(www.spois.or.kr)에서 얻을 수 있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