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은택

이은택 팀장

동아일보 디지털랩 디지털뉴스팀

구독 35

추천

2009년 입사해 편집부, 사회부, 정책사회부, 산업부, 오피니언팀, 정치부, 국제부를 거쳤고 정책사회부 교육/노동팀, 사회부 사건팀 데스크를 지냈습니다. 현재는 디지털랩 디지털뉴스팀장으로 일합니다.

nabi@donga.com

취재분야

2025-11-26~2025-12-26
대통령20%
검찰-법원판결16%
정치일반16%
사회일반12%
미국/북미12%
사고8%
교통4%
국회4%
문화 일반4%
국제일반4%
  • 아시아 증오범죄속 첫 아시아계 뉴욕시장 유력

    ‘앤드루 양은 아시아계 미국인 슈퍼파워.’ 미국에서 아시아계를 향한 증오범죄가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한 아시아계 미국인이 유력한 차기 뉴욕시장 후보로 떠올라 주목을 받고 있다. 4일 미국의 정치전문 매체 폴리티코는 뉴욕시장 후보인 대만계 미국인 앤드루 양 씨(46)를 집중 보도하며 “뉴욕이 반(反)아시아계 폭력의 진원지가 된 가운데 양 씨가 민주당 경선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달 4∼6일 미국 에머슨대 여론조사에 따르면 차기 뉴욕시장 선거에서 민주당 유권자의 32%가 양 씨를 지지한다고 답했다. 2위는 에릭 애덤스 브루클린 자치구 의장으로 19%의 지지를 받았다. 2월 폰타스어드바이저스-코어디시전애널리틱스 여론조사에서는 양 씨가 28%, 애덤스 의장은 17%였다. 현지 언론에서는 선거가 열리는 11월 2일 ‘최초의 아시아계 뉴욕 시장’이 탄생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양 씨는 그간 아시아계 증오범죄에 대한 비판 의견을 공개적으로 밝혀 왔다. 그는 지난달 16일 아시아계 6명을 포함해 8명이 희생된 애틀랜타 연쇄 총격 사건 이틀 뒤(18일) 기자회견에서 “나는 평생 아시아인이었고, 끊임없이 무시, 조롱, 그리고 경멸을 받으며 성장했다”고 말했다. 또 “아시아인의 얼굴을 하고선 미국인이 될 수 없다는 그 느낌은 사악하고 혐오스러운 무엇인가로 전이됐다”고 덧붙였다. 뉴욕에서 대만계 이민자의 아들로 태어난 그는 브라운대 경제학과, 컬럼비아대 로스쿨을 졸업했다. 이후 벤처기업 ‘벤처 포 아메리카’를 설립해 최고경영자(CEO)로 일하다 정계에 발을 들였다. 지난해 미국 대선에서 민주당 후보 경선에 출마했다가 지지율이 오르지 않아 중도 사퇴했다. 그의 지지자들은 스스로를 ‘양 갱(Yang Gang)’이라 부르며 열성적인 지지를 보내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아시아계 미국인들이 각성하며 새로운 정치 세력으로 급부상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 2021-04-06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미얀마 군부, ‘아웅산 수지 문신’ 새긴 시민 팔을 불로 지졌다”

    미얀마 군부가 ‘미얀마 민주화의 상징’인 아웅산 수지 국가고문의 문신을 새긴 시민의 살을 불로 지진 것으로 알려졌다. 5일(현지 시간)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에 올라온 사진과 글을 종합하면 미얀마 군부는 최근 수지 고문의 얼굴을 팔에 문신으로 새긴 미얀마 시민들을 체포했다. 군부는 이들의 문신을 지우기 위해 피부를 불로 지진 것으로 알려졌다. 미얀마 시민들은 “반(反) 인륜적이고 끔찍하다”며 군부를 규탄했다. 트위터에 올라온 사진에는 한 시민의 팔꿈치 부근 피부가 손바닥 넓이만큼 검게 불 탄 모습이 담겨있었다. 상처 주변에는 화상으로 생긴 물집이 커다랗게 부풀었고, 수지 고문의 눈과 코로 보이는 문신의 일부가 타지 않고 남아있었다. 앞서 일부 미얀마 시민들은 2월 1일 쿠데타로 정권을 잡은 군부에 대한 항의와 불복종의 의미로 ‘수지 문신’을 몸에 새겼다. 영국 가디언은 문신을 새기려는 미얀마 시민들이 타투(문신)숍 앞에 줄을 섰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문신을 새기는 데 5, 6시간이 소요되지만 미얀마 시민들은 “문신의 고통보다 쿠데타로 인한 고통이 더 크다”며 군부를 비판했다. 일부 타투숍들은 ‘시민 불복종’에 동조해 파업 중인 미얀마 공무원들에 무료 문신 시술을 제공하기도 했다. 미얀마 언론은 “민주진영이 군부에 맞설 군대 조직을 준비 중”이라고 보도했다. 미얀마 민주진영 임시정부인 미얀마 연방의회 대표위원회(CRPH)의 우 예 몬(U Yee Mon) 대변인은 이날 미얀마 매체 이라와디와의 인터뷰에서 “민주적인 연방을 설립하자면 그 시스템을 보호할 군대가 필요하다”며 “연방 연합군은 민간인에게 폭력을 사용하는 군대가 아니어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CRPH는 미얀마 각지의 무장세력과 손잡고 군부에 대항할 ‘국가통합정부(NUG)’를 출범시켰다고 발표했다. 몬 대변인은 “지금 군부의 군대는 국민을 보호하는 것과 거리가 먼 테러리스트”라며 “대응을 위해 체계적으로 준비하고 훈련하고 조직할 것”이라고 밝혔다. 군부와 무장 세력이 충돌하면 미얀마 사태가 내전으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선, “청년 세대를 포함한 미얀마 시민들은 수년 간 국가를 착취해 온 군부 엘리트를 제거하기로 결정했다. 가능한 모든 수단을 쓸 것”이라며 무력 대응도 불사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이날 미얀마 정치범 지원협회(AAPP)는 군부의 유혈진압으로 인해 전날(4일)까지 사망한 시민이 564명으로 집게됐다고 밝혔다. 이중에는 어린이 47명도 포함됐다. 또 2667명이 구금됐다고 밝혔다.이은택기자 nabi@donga.com}

    • 2021-04-05
    • 좋아요
    • 코멘트
  • 쿼드, 프랑스와 해상 군사훈련…“세력 확장 본격화”

    미국이 주도하는 대중국 견제 협의체인 ‘쿼드(Quad·미국 일본 호주 인도 4개국 참여)’ 회원국들이 5일(현지 시간) 프랑스와 함께 인도 벵골만에서 해상 합동 군사훈련을 시작했다. 쿼드에 속한 네 나라가 회원국이 아닌 다른 국가와 함께 훈련하는 것은 처음이다. 개방성과 확장성을 강조하며 쿼드의 “집을 불리려는 미국의 ‘쿼드 플러스’ 구상이 본격화 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쿼드를 두고 ‘다자주의를 빙자한 폐쇄적인 집단정치’라고 비난해 온 중국은 항공모함 랴오닝(遼寧)함을 일본 영해 주변으로 전개하며 군사적 긴장을 끌어올렸다. 이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터(SCMP)에 따르면 ‘쿼드+프랑스’ 5개국은 5일부터 사흘 간 벵골만에서 훈련에 돌입했다.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이 ”이 지역(인도태평양)에서 중국의 해로운(malign) 영향력에 맞서는 쿼드의 노력이 중요하다“고 말한 지 이틀 만이라고 SCMP는 전했다. 지난해 11월 인도양 말라바르 훈련에는 쿼드만 참여했다. 이번 훈련을 놓고 쿼드의 확장판인 ‘쿼드 플러스’ 구상이 본격화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싱가포르 라자라트남 국제문제연구소(RSIS)의 콜린 고 연구위원은 ”남중국해에서 중국과 영유권 분쟁 중인 베트남, 필리핀 등이 쿼드 플러스 후보 명단에 오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인도 해군 장성 출신인 바산 첸나이중국연구소장은 ”지난해 인도와 중국의 국경 대치 이후 뉴델리는 베이징에 실망했다“며 ”중국이 탐탁치 않아하는 활동에 인도가 참여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밝힌 것“이라고 말했다. SCMP는 이번 5개국 훈련에 대해 ”시기적으로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과 오스틴 장관이 한국과 일본을 방문한 뒤 이뤄진 점에 주목해야 한다“면서 ”쿼드 참여를 독려하기 위한 것일 수 있다“고 전했다. 중국은 5일 랴오닝함을 벵골만에서 약 4300㎞ 떨어진 일본 오키나와 본섬-미야코지마 사이 해역으로 통과시키며 ‘맞불’을 놨다. 랴오닝함이 이 해역을 통과한 것은 지난해 4월 이후 1년 만이다. 유럽의 독일과 영국도 인도태평양에서의 중국 견제에 나설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독일은 올 여름 일본의 중국 견제 전략 ‘자유롭고 열린 인도태평양’ 구상을 지원하기 위해 정찰호위함(프리깃함) 한 척을 파견할 예정이다. 영국 정부는 지난달 발간한 보고서에서 ”2030년까지 지정학적 중심이 인도태평양 지역으로 옮겨갈 것이다. 중국에 대한 대응 능력을 향상시키겠다“고 밝혔다. 미-중 갈등이 고조되는 가운데 한국에 대한 양국의 압박 수위가 높아질 수 있다. 조 바이든 미 행정부의 고위 당국자는 1일 한국의 쿼드 참여와 관련한 질문에 ”한국과 긴밀한 협의를 해왔고 (한국이) 비공식적으로 관여할 수 있는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분명히 밝혀왔다“고 했다. 중국은 지난달 12일 관영 언론 글로벌타임스를 통해 ”쿼드는 본질적으로 반중(反中) 그룹이다. 한국이 쿼드에 가입하면 (중국과) 상호 신뢰를 무너뜨릴 것“이라며 ”이성적으로 신중히 생각하라“고 요구한 바 있다. 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 2021-04-05
    • 좋아요
    • 코멘트
  • 바이든 정부, 반도체를 ‘안보 이슈’로 다뤄… 공급망 새판 짜기

    “미국이 아시아에 쏠려 있는 반도체 공급망을 견제하기 시작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국가안보·경제 보좌관이 대책 회의를 여는 것은 바이든 정부가 글로벌 반도체 수급난을 ‘국가 안보 사안’으로 다루겠다는 의미로 읽힌다. 회의를 소집한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미국의 외교·국방정책을 정하는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이끄는 자리다. 반도체 업계와 회의를 갖는 건 이례적이다. 한국 시간 3일 미국에서 열리는 한미일 3국 안보실장 회의에서도 반도체 공급망 논의가 이뤄질 예정이다. 바이든 행정부 고위 당국자는 1일 언론 브리핑에서 “세 나라는 미래 반도체 제조 기술의 열쇠를 쥐고 있다”며 “민감한 공급망을 안전하게 유지하는 것의 중요성을 확인하려 한다”고 말했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31일 500억 달러(약 56조 원)를 반도체에 쏟겠다고 밝혔다. 반도체를 못에 비유해 “못이 없어서 편자가 사라졌고, 편자가 없으니 말을 잃었다. 결국은 왕국이 멸망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실제로 반도체 수급난이 장기화되면서 그 여파는 미국 산업계 전반을 강타했다. 지난달 24일(현지 시간) GM은 차량용 반도체 부족에 따른 완성차 감산을 발표하며 연간 이익 2조3000억 원이 날아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 최대 가전기업 월풀 중국법인에서도 최대 25%의 물량 차질이 생겼고, 애플 협력업체 폭스콘은 반도체가 부족해 아이폰 생산량을 10% 줄였다는 소식이 이어졌다. 전력망, 통신망 등 국가기간시설 운영과 스텔스 전투기, 최첨단 미사일, 군사위성 등 최첨단 무기 제조에서도 반도체가 핵심이다. 미국 입장에선 반도체 해외 의존에 대한 위기감이 커질 수밖에 없다. 보스턴컨설팅그룹과 국제반도체장비재료협회(SEMI)에 따르면 전 세계 반도체의 72%가 한국과 대만, 중국 등 아시아에서 생산된다. 미국의 생산 비중은 13%에 불과하다. 스마트폰, PC에 주로 들어가는 10나노 이하 시스템 반도체로 좁히면 대만이 92%, 한국이 8%다. 미국이 국가 안보 차원에서 반도체 시장 대응에 나선 것은 처음이 아니다. 일본 고도성장기였던 1980년대 미국은 일본의 반도체 덤핑을 방지하는 미일반도체협정을 체결하며 견제에 나선 바 있다. 그 결과 엘피다 등 일본 반도체 기업이 어려움을 겪었다. 한 반도체 전문가는 “2000년대 들어서며 반도체 생산은 아시아에서 하고, 퀄컴이나 애플 등 미국 기업들은 설계에 주력하며 고부가가치 마진을 획득하는 구조였다”며 “이번 수급난으로 미국의 불안감이 커졌고 이제 생산에도 직접 나서야겠다고 판단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국 외에도 주요국 투자 랠리는 이어지고 있다. 중국은 2025년까지 약 170조 원을 투자해 자국 반도체 생산 비율을 70%까지 확보하겠다는 ‘반도체 굴기’를 선언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해 11월 ‘푸둥(浦東) 개발·개방 30주년 축하 대회’ 기조연설에서 “핵심 기술 확보전을 잘 펼쳐야 한다”면서 반도체를 가장 먼저 언급했다. 유럽연합(EU)은 2030년까지 반도체에 180조 원을 투자해 글로벌 점유율 20%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인텔이 파운드리 사업에 나서고 TSMC가 113조 원 투자 계획을 밝히는 등 글로벌 업체들의 움직임도 빨라졌다. 잠잠했던 낸드플래시 시장에서도 최근 4, 5위 업체인 웨스턴디지털과 마이크론이 3위 업체 키오시아 인수 가능성을 타진한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 입장에선 백악관 초청에 매우 조심스러운 상황이다. 지난해 한국의 반도체 수출 물량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39.6%에 이른다. 자국 내 반도체 생산설비를 늘리도록 하는 미국의 ‘새판 짜기’가 진행된다면 중국과의 관계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삼성전자는 중국 산시성 시안(西安)에 낸드플래시 메모리 반도체 공장을 운영 중이다. 이날 삼성전자는 “(초청 여부 등을) 파악 중인 상황”이라며 백악관 초청에 공식 입장을 내지 않았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부재 상황에서 미국 정부가 제안하는 투자 계획 등에 대한 의사결정이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삼성전자는 2023년 가동을 목표로 약 19조 원을 투자해 오스틴 공장 증설 계획을 검토 중이지만 아직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누구를 ‘사절’로 보낼 것인지도 고심해야 할 문제다. 업계에서는 김기남 삼성전자 DS부문장(부회장)의 방미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곽도영 now@donga.com·이은택·홍석호 기자}

    • 2021-04-03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테슬라 1분기 역대 최대 실적…전망치 상회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가 이끄는 미국 전기자동차 업체 테슬라가 올 1분기(1~3월) 최대 실적을 올렸다. 2일(현지 시간) 미국 CNBC에 따르면 이날 테슬라는 1분기에 18만338대의 차량을 생산하고 18만4800대를 고객에게 인도했다고 발표했다.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이다. 그전까지는 지난해 4분기(10~12월)에 17만9757대 생산, 18만570대 인도한 것이 최대치였다. 당초 시장은 인도 규모를 16만8000여 대 정도로 전망했다. 미국 캘리포니아 프레몬트 테슬라 공장의 화재 사건, 차량용 반도체 부족 사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조업 중단 등으로 4분기보다 줄어들 것으로 봤다. 하지만 이날 발표한 실적은 시장 전망치를 약 1만6000여 대 상회했다. 테슬라는 현재 승용 세단인 모델S와 모델3, 장거리용인 모델Y,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모델X를 판매하고 있다. 올해는 픽업트럭 모델인 ‘사이버트럭’도 출시할 예정이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 2021-04-02
    • 좋아요
    • 코멘트
  • 미얀마 민주진영 “국가통합정부 수립”

    쿠데타를 일으킨 군부와 대치하고 있는 미얀마 민주진영이 소수 무장세력들과 손잡고 ‘국가통합정부(National unity government)’ 수립을 선언하며 세력화에 나섰다. 군부와 카렌 민족해방군 등 무장세력 간의 국지전이 이어지는 가운데 내전(內戰)으로 돌입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1일 현지 매체 미얀마나우는 민주진영 인사들이 구성한 임시 정부인 미얀마 연방의회 대표위원회(CRPH)가 이날 국가통합정부를 수립했다고 보도했다. CRPH는 “국가통합정부는 연방 민주주의 헌장에 따라 모든 민주주의 세력의 연립 정부이자 집단 지도체제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정부는 각 주(州)의 소수민족 지도자들에게 더 큰 권력을 양도할 것이며, 장관보다 높은 자리에 배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는 군부에 대항할 무장단체들을 규합하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 CRPH는 2008년 군부가 제정한 현행 헌법도 폐기한다고 선언했다. 미얀마 헌법은 군부에 전체 국회의원 중 25%의 임명권, 내무 국방 국경경비 등 주요 부처 장관 임명권을 부여하고 있다. 계엄령을 선포한 근거도 헌법이었다. CRPH는 폐기된 헌법을 대체하고 통합정부의 뼈대가 될 ‘연방 민주주의 헌장’도 발표했다. 여기에는 평등권 등 국민의 기본권이 담겼다. 군부는 국영TV인 MRTV를 통해 미얀마 명절 ‘틴잔 물축제’를 이유로 1∼30일 무장단체와의 휴전을 선언한다고 밝혔다. 단, “안보와 행정에 지장을 주는 행동”은 제외했다. 미얀마 정치범지원협회(AAPP)는 “군부가 시민과는 휴전을 선언하지 않으면서 무장단체와는 휴전을 선언했다. 그들은 여전히 시민을 고문, 살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날 AAPP는 2월 1일 쿠데타 발발 때부터 지난달 31일까지 시민 536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최대도시 양곤의 신한은행 지점에서 일하는 현지인 직원 A 씨(33·여) 또한 퇴근길에 군경의 총격을 받고 머리 등에 중상을 입었다. 그는 지난달 31일 회사에서 제공하는 퇴근 차량을 타고 귀가하던 중 유리창을 뚫고 날아든 총탄에 맞아 의식을 잃은 상태로 병원에 이송됐다. 이번 사태로 미얀마에 진출한 28개 국내 금융사는 큰 충격에 빠졌다. 대부분 영업점 임시 폐쇄, 전 직원 재택근무 전환 등의 조치를 취한 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일부는 주재원의 단계적 철수까지 검토하고 있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외교부에서 교민 철수가 24시간 내 필요하다고 판단할 때를 대비해 금융사들과 비상연락망을 구축하고 있다”고 밝혔다.이은택 nabi@donga.com·박희창 기자}

    • 2021-04-02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미얀마 민주진영, 무장단체와 독자정부 수립…내전 치닫나

    쿠데타를 일으킨 군부와 대치하고 있는 미얀마 민주진영이 소수 무장 세력들과 손잡고 ‘국가통합정부(National unity government)’ 수립을 선언하며 세력화에 나섰다. 군부와 카렌 민족해방군 등 무장 세력 간의 국지전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내전(內戰)으로 돌입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1일 미얀마 매체 미얀마나우는 민주진영 인사들이 구성한 임시 정부인 미얀마 연방의회 대표자회의(CRPH)가 이날 국가통합정부를 수립했다고 보도했다. CRPH는 “국가통합정부는 연방 민주주의 헌장에 따라 모든 민주주의 세력의 연립 정부이자 집단 지도체제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정부는 각 주(州)의 소수민족 지도자들에게 더 큰 권력을 양도할 것이고, 장관보다 높은 자리에 배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는 군부에 대항할 무장단체들을 규합하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 CRPH는 2008년 군부가 제정한 현행 헌법도 폐기한다고 선언했다. 미얀마 헌법은 군부에게 전체 국회의원 중 25%의 임명권, 내무 국방 국경경비 등 주요 부처 장관 임명권을 부여하고 있다. 계엄령을 선포한 근거도 헌법이었다. CRPH는 폐기된 헌법을 대체하고 통합정부의 뼈대가 될 ‘연방 민주주의 헌장’도 발표했다. 여기에는 평등권 등 국민의 기본권이 담겼다. 군부는 국영TV인 MRTV를 통해 미얀마 명절 ‘띤잔 물 축제’를 이유로 4월 1~30일 간 무장단체와의 휴전을 선언한다고 밝혔다. 단 “안보와 행정에 지장을 주는 행동”은 제외했다. 미얀마 정치범 지원협회(AAPP)는 “군부가 시민과는 휴전을 선언하지 않으면서 무장단체와는 휴전을 선언했다. 그들은 여전히 시민을 고문, 살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날 AAPP는 2월 1일 쿠데타 발발부터 지난달 31일까지 시민 536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신한은행 양곤 지점의 현지인 여성 직원도 군부의 총에 맞았다. 그는 지난달 31일 퇴근길 차 안에 타고 있다가 총을 맞아 병원으로 옮겨졌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해당 지점은 임시 폐쇄했고 주재원의 단계적 철수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미얀마 현지에 법인, 지점 등을 둔 국내 금융사는 모두 28곳이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박희창 기자 ramblas@donga.com}

    • 2021-04-01
    • 좋아요
    • 코멘트
  • ‘테슬라 모델X’ 자율주행, 베트남에서는 속수무책…무슨일?

    테슬라의 최첨단 자율주행기술도 ‘오토바이 지옥’ 베트남 거리에서는 속수무책이었다. 31일 미국 전기자동차 전문 매체 ‘인사이드 이브이(EV)스’는 베트남 수도 호치민의 한 도로에서 테슬라의 모델X가 자율주행모드로 주행하는 영상과 관련 설명을 올렸다. 영상에 담긴 모델X는 호치민 도로 한 가운데 서 있었다. 주변에서는 수많은 오토바이들이 끊임없이 끼어들거나 모델X 옆을 스치듯 지나갔다. 너무 많은 오토바이들 때문에 모델X의 실내 자율주행 계기판에는 계속 빨간색 경고 표시가 떴고, 차는 앞으로 나아가지 못했다. 매체는 “테슬라의 자율주행시스템은 대부분의 상황에서는 매우 잘 작용하지만, 미국이나 유럽과 다른 동남아에서는 ‘완전히 다른 게임’”이라고 전했다. 오토바이 보급률이 높고 도로가 혼잡한 동남아에서는 자율주행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매체는 “어디서든 어느 환경에서든 제대로 이동할 수 있는 자율주행차량을 개발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보여주는 사례”라고 전했다. ‘실리콘밸리의 괴짜’로 통하는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가 이끄는 테슬라는 운전자가 없이도 차가 알아서 목적지까지 주행하는 자율주행 5단계를 목표로 기술을 개발 중이다. 현재 양산차에 적용된 기술은 약 2단계 수준으로 알려졌다. 세계 전기차 시장을 이끌고 있는 테슬라의 자율주행기술은 독일, 미국, 일본 등 주요 완성차 업체와 비교했을 때 약 3~5년 정도 앞선다는 평가가 나온다. 하지만 최근 전통적인 자동차 제조사들이 잇달아 자율주행 전기차 경쟁에 가세하면서 조만간 격차가 좁혀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최근 미국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테슬라의 전기차 양산 규모가 올 연말 130만 대, 2025년에 300만 대, 2030년에 550만 대에 이를 것이라고 예측했다. 참고로 지난해 현대기아차의 글로벌 판매량이 634만 대였다.이은택기자 nabi@donga.com}

    • 2021-04-01
    • 좋아요
    • 코멘트
  • 아시아계 여성 ‘잔혹 폭행’ 흑인, 잡고보니 친모 살해범

    최근 미국 뉴욕 거리에서 아시아계 65세 여성을 무차별 폭행했던 흑인이 자신의 친모를 살해한 혐의로 감옥에서 복역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폭행 사건 당시 가석방 중이었다고 외신은 전했다. 현장을 방관했던 경비원들은 정직됐고, 소속 회사는 유감을 표명했다. 미국 CNN은 29일(현지 시간) 맨해튼 거리를 걷고 있던 아시아 여성에게 “너 따위는 이 곳에 있을 자격이 없다”는 등 증오발언을 퍼부으며 폭행한 흑인 남성 브랜든 엘리엇이 31일 체포됐다고 보도했다. 뉴욕경찰(NYPD)에 따르면 엘리엇은 자신의 어머니를 칼로 찔러 살해한 혐의로 감옥에서 17년 간 복역했다. 이후 그는 2019년에 가석방 됐으나 이번 증오범죄를 저질러 다시 체포됐다. 경찰은 범행이 일어난 장소가 360 웨트스 43번가 거리라고 밝혔다. 이 곳은 브로드스키 재단이 소유한 건물 바로 앞 도로다. 당시 현장을 담은 폐쇄회로(CC)TV 영상에는 이 건물 로비에서 근무하는 경비원 2명이 폭행 현장을 목격하고도 나서서 제지하지 않고 물끄러미 쳐다보며 방관하는 모습이 고스란히 담겨 논란이 일었다. CNN에 따르면 재단은 사건의 여파가 커지자 해당 경비원들을 정직시켰고 정확한 경위를 조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재단은 “우리 이웃들은 안전을 위해 직원 교육을 강화할 것”이라며 “재단 앞에서 일어난 사건에 대해 우리는 매우 곤혹스럽다. 우리의 마음은 피해자와 함께 할 것”이라고 유감을 표명했다. 또 “아시아계 미국인을 향한 인종차별 비난과 폭력에서 우리는 아시아태평양계 공동체와 함께 할 것”이라고도 밝혔다. 앞서 뉴욕경찰은 폐쇄회로TV 영상과 사진을 온라인에 공개하며 2500달러의 현상금을 내걸고 범인을 수배해왔다. 이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 밖에서도 아시아계 증오에 대한 규탄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WSJ는 한국의 유명 아이돌 그룹 BTS(방탄소년단)가 트위터에 관련 성명을 냈고, 캐나다 독일 프랑스 등 유럽 각국에서도 관련 집회가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구글에 따르면 ‘아시아계에 대한 증오를 멈춰라’는 뜻의 해시태그 ‘스톱 아시안 헤이트(Stop Asian Hate)’에 대한 전 세계의 검색 관심도는 지난달 들어 5000% 이상 급증했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 2021-04-01
    • 좋아요
    • 코멘트
  • 美CSIS “北영변 핵시설서 연기”… 연료봉 재처리 우려

    북한 영변에서 핵물질 추출에 사용되는 시설들이 가동 중이라는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분석이 나왔다. 지난달 30일(현지 시간) 미 싱크탱크 CSIS의 북한 전문 매체 ‘분단을 넘어(Beyond Parallel)’는 최근 4주간 북한 지역을 촬영한 상업위성 사진을 분석한 결과를 공개하며 이같이 밝혔다. 사진에서는 영변 방사화학실험실(RCL)과 관련 화력발전소 건물 두 곳에서 증기 혹은 연기로 보이는 기체가 뿜어져 나오는 장면이 포착됐다. 방사화학실험실은 핵무기 제조에 필요한 플루토늄을 추출하기 위해 사용 연료봉을 재처리하는 시설이다. 매체는 방사화학실험실 굴뚝에서 증기나 연기가 피어오르는 장면은 상업위성에 자주 관측되는 현상은 아니라고 전했다. 또 이 사진 자체가 재처리 활동을 알 수 있는 지표는 아니지만 누군가 이 건물을 점유해 열을 가하고 있는 것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 2021-04-01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CSIS “北 영변 핵시설서 연기”…플루토늄 추출 준비 가능성

    북한 영변 핵시설에서 핵물질 추출에 사용되는 건물들이 가동 중이라는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분석이 나왔다. 30일 미 싱크탱크 CSIS의 북한 전문 매체 ‘분단을 넘어(Beyond Parallel)’는 최근 4주 간 북한을 촬영한 상업위성 사진을 분석한 결과를 공개하며 이같이 밝혔다. 사진에는 영변 방사화학실험실(RCL)과 관련 화력발전소 건물 두 곳에서 증기, 혹은 연기로 보이는 기체가 뿜어져 나오는 장면이 포착됐다. 방사화학실험실은 핵무기 제조에 필요한 플루토늄을 추출하기 위해 사용 연료봉을 재처리하는 시설이다. 매체는 방사화학실험실 굴뚝에서 증기나 연기가 피어오르는 장면은 상업위성에 자주 관측되는 현상은 아니라고 전했다. 또 이 사진 자체가 재처리 활동을 알 수 있는 지표는 아니지만, 누군가 이 건물을 점유해 열을 가하고 있는 것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화력발전소 저장고가 최근 2주간 채워진 사진도 있다고 밝혔다. 매체는 연료봉 재처리에 필요한 작업 준비, 또는 시작일 가능성이 있다면서 대남, 대미 압박 강도를 높이려는 북한의 전략일 수도 있다고 봤다. 다만 실험용 경수로(ELWR), 5㎿(메가와트) 경수로, 원심분리기 시설이나 철로 야적장에서는 특별한 활동이 관측되지 않았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 2021-03-31
    • 좋아요
    • 코멘트
  • ‘워터게이트’ 연루로 옥살이 했던 前 FBI 요원 숨져… 향년 90세

    1972년 미국을 뒤흔든 ‘워터게이트’ 사건에 연루돼 옥살이를 한 전 미국 연방수사국(FBI) 요원 고든 리디가 숨졌다. 31일(현지 시간) CNN은 전 FBI 요원이자 라디오쇼 진행자인 고든 리디가 90세의 나이로 숨졌다고 보도했다. 리디의 아들은 아버지의 죽음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와는 무관하며, 그전부터 다양한 질병을 앓고 있었다고 전했다. 리디는 숨지기 3주 전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했다. 워터게이트 사건은 1972년부터 1974년까지 리처드 닉슨 행정부가 야당인 민주당을 상대로 불법 침입, 도청 등 온갖 부정행위를 저지른 사건을 말한다. 닉슨 대통령의 재선을 위해 법률 고문으로 일했던 리디는 1972년 6월 17일 밤 워터게이트 업무단지 내에 있는 민주당 선거운동 지휘본부 전국위원회 사무실에 침입했다. 이 사건의 여파로 닉슨에 대한 탄핵안이 가결됐고, 1974년 8월 닉슨은 대통령직에서 임기 도중 물러났다. 현직 미국 대통령이 임기 중 사퇴한 유일한 사례였다. 리디는 닉슨의 정치적 라이벌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는 이른바 ‘젬스톤(Gemstone)’ 계획을 세우기도 했다. 리디는 당시 재판에서 “나는 후회하고 있다. 임무는 실패했다”고 고백했다. 그는 강도 모의 및 음모, 도청 등의 혐의가 인정돼 징역 20년 형을 선고 받았다. 이후 징역 8년으로 감형 받았다. 감옥에서 나온 리디는 자신의 악명을 이용해 라디오 쇼를 진행하며 인기를 얻었다. 그는 TV프로그램에 게스트로 출연하기도 했다. 그는 “나는 악역을 맡는 것을 정말 좋아한다”고도 했다. 리디는 정계에서도 꾸준히 활동했다. 1998년에는 공화당 소속인 존 맥케인 상원 의원의 재선 캠페인을 위한 모금 행사를 열었다. 2007년 공화당 대선 후보로 선출된 맥케인 의원은 리디가 진행하는 라디오 쇼에 출연하기도 했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 2021-03-31
    • 좋아요
    • 코멘트
  • 뉴욕 지하철서 亞남성 폭행당해 기절… 아무도 안 말렸다

    미국 뉴욕 지하철에서 흑인 남성이 아시아계 남성을 무차별 폭행하는 영상이 온라인에 퍼지면서 아시아계 증오범죄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아시아계 남성이 그 자리에서 기절할 정도로 폭행이 심했지만 지켜보던 시민 중 말리는 이는 없었다. 29일 뉴욕경찰(NYPD)과 현지 언론은 최근 지하철에서 건장한 체구의 흑인 남성이 작은 체구에 배낭을 멘 아시아계 남성을 주먹으로 때리는 영상을 공개하고 가해자를 공개 수배했다. 영상에는 흑인 남성이 갑자기 아시아계 남성에게 주먹을 날리며 싸움을 걸자 아시아계 남성도 방어하려는 듯 맞서 주먹을 뻗었지만 이내 흑인 남성의 일방적인 폭행이 이어지는 모습이 담겼다. 계속 얻어맞던 아시아계 남성은 맞서기를 단념했고 이후에도 흑인 남성은 피해자의 머리에 주먹을 10여 차례 더 날렸다. 흑인 남성은 피해자가 축 늘어지자 뒤에서 목까지 졸라 기절시킨 뒤 바닥에 쓰러뜨리곤 주위를 둘러보며 유유히 자리를 떴다. 지하철 내에는 다른 시민도 많았지만 다들 ‘그만하라’고 말만 할 뿐 말리는 사람이 없었다. 트위터에 영상을 올린 누리꾼은 뉴욕 맨해튼 방향 J노선 코지우스코스트리트역에서 사건이 벌어졌다고 제보했다. 이날 트위터에는 뉴욕의 또 다른 흑인 남성이 65세 아시아계 여성을 폭행하고 아시아계를 증오하는 발언을 한 뒤 떠났다는 제보가 올라왔다. 앞서 19일에도 뉴욕 지하철에 탑승한 68세 스리랑카 노인이 다른 승객에게 인종차별적인 폭언을 듣고 무차별 폭행을 당했다.이은택 nabi@donga.com·김예윤 기자}

    • 2021-03-31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월가 ‘블록딜 충격’ 뒤에 한국계 빌황… 노무라증권 등 7조원 손실

    26일(현지 시간)부터 미국 뉴욕 주식시장을 뒤흔들고 있는 300억 달러(약 34조 원) 규모의 블록딜(장외 대규모 주식 거래) 사태의 배후가 한국계 미국인 빌 황(황성국·사진) 씨가 이끄는 투자사 아케고스캐피털로 밝혀졌다. 로이터통신 등은 이번 사태와 관련된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의 손실 규모가 최대 60억 달러(약 6조8000억 원)를 넘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2012년 내부자 거래로 사실상 월가에서 퇴출됐던 황 씨가 여전히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었던 이유에 관한 설이 분분한 가운데 이번 사태의 파장이 장기화할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황 씨는 실제 투자자를 철저히 감춘 채 대규모 차입으로 공격적 투자를 감행하는 총수익맞교환(TRS) 거래로 이름을 날렸다. 아케고스 같은 투자사가 투자자 원금에 프라임브로커(PB)의 대출을 끌어들여 투자액을 늘리는 방식이다. 투자자산의 법적 소유자는 PB 혹은 특수목적회사(SPC)여서 외부에서는 실제 투자자를 알 수 없다. PB는 대출 이자와 수수료를 챙기고 자산가격 하락으로 빌려준 돈이 위험해지면 투자사에 추가 담보를 요구하는 ‘마진콜(margin call)’을 발동한다. 아케고스는 일본 노무라증권, 미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 스위스 크레디트스위스(CS) UBS 등 세계 유명 투자은행(IB)을 PB로 삼아 기술주와 미디어주 등을 대거 사들였다. 지난해부터 올해 초까지 유동성 장세 등으로 각국 증시가 호황을 보이면서 큰 수익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미중 갈등, 기술주 고평가 논란 등으로 최근 기술주가 하락하자 골드만삭스가 26일 가장 먼저 마진콜을 발동했다. 노무라, CS 등도 뒤늦게 회수에 나섰지만 상당한 손실을 입은 처지다. 노무라의 미국 자회사는 이미 20억 달러(약 2조2700억 원)의 손실을 추산했다. CS, 모건스탠리 등은 손실액을 밝히진 않았으나 역시 상당한 금액이 예상된다. 블룸버그는 아케고스가 빚을 내 투자한 규모가 500억 달러(약 56조71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분석했다. 50대 후반의 한국계 미국인인 황 씨는 고교 시절 목사 아버지를 따라서 미국으로 갔고 1990년대 현대증권에서 잠시 일했다. 월가로 활동 무대를 옮긴 후 유명 헤지펀드 타이거매니지먼트를 이끈 ‘헤지펀드의 전설’ 줄리언 로버트슨의 측근으로 활동했다. 2012년 내부거래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았지만 그리스어로 창시자, 예수 등을 뜻하는 아케고스를 설립해 재기를 노렸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아케고스의 자산 운용 규모가 설립 초기 2억 달러에서 최근 100억 달러로 불었다고 전했다. 아케고스의 운용 규모가 급증하면서 세계적 투자은행 또한 수수료 수익을 노리고 황 씨와 거래를 재개했다가 화를 입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세계 금융계는 자산을 최대한 은밀하게 관리하려는 거액 자산가들이 아케고스 같은 소규모 투자회사를 즐겨 활용한다는 점을 감안할 때 아케고스와 비슷한 유형의 투자가 상당히 많을 것으로 추정한다. 아케고스 한 곳이면 특정 투자사가 파산해도 충분히 시장에서 그 충격을 흡수할 수 있지만 여러 곳이라면 금융계 전반에 타격이 불가피하다. 실제 투자자가 드러나지 않는 TRS 거래의 특성상 피해 금액이 얼마인지를 파악하는 것조차 쉽지 않다. 1920년대 대공황 또한 대규모 마진콜에서 시작됐다는 점도 월가의 불안감을 부추기고 있다. 29일 미 증권거래위원회(SEC) 또한 IB 관계자들을 긴급히 불러 대책을 논의했다.이은택 nabi@donga.com·김자현 기자}

    • 2021-03-31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독일 “AZ 백신 접종후 혈전 부작용 31건 보고…9명 사망”

    독일 의약품 규제당국이 지금까지 독일에서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 접종자 중 31건의 혈전 부작용 사례가 보고 됐고 그 중 9명은 사망했다고 밝혔다. 30일(현지 시간) 로이터와 독일 언론에 따르면 백신 승인을 담당하는 파울에를리히연구소(PEI)는 “아스트라제네카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맞고 대뇌정맥동혈전증(CSVT)이 나타난 사례는 31건”이라며 “그 중 19건은 혈소판 결핍증(혈소판 감소증)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 중 9건에서 사망자가 발생한 가운데 36세 남성과 57세 남성을 제외하면 사망자는 모두 20~63세 사이 여성들이었다. 앞서 독일은 유럽 각국에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접종한 사람들 중 일부 사례에서 혈전 부작용이 나타나자 접종을 잠시 중단했었다. 이후 유럽의약품청(EMA)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안전하고 효과적이며, 혈전과의 연관성을 판단하기는 이르다고 결론내자 19일 접종을 재개했다. 이후에도 아트스라제네카는 미국 임상시험에서 일부 오래된 데이터를 제공했다는 의혹 등이 제기되며 논란이 불거졌다. 이날 독일 베를린시는 60세 이하 성인에 대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앞서 샤리테 대학병원과 비반테스 병원 등 베를린의 시립병원들은 자체적으로 55세 이하 여성에 대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을 중단했다. 일부 병원장들은 독일 보건당국에 보낸 서한에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과 그로 인한 혈전 발생으로 추가 사망자가 나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베를린시는 연방 정부 차원의 논의 결과와 백신 승인 담당 기관의 권고를 기다린 뒤 접종 재개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캐나다는 전날(29일) 55세 이하 성인에 대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을 일시적으로 중단시켰다. AP통신은 캐나다의 전문가 자문기관인 국립접종자문위원회(NACI)가 이 같은 내용의 권고안을 발표했고, 캐나다 보건부가 이를 받아들였다고 보도했다. NACI는 유럽의 젊은 여성들 사이에서 확인된 부작용 사례 때문에 접종 중단을 권고했다고 설명했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 2021-03-30
    • 좋아요
    • 코멘트
  • 美 월가서 퇴출됐던 한국계 빌 황, 어떻게 뉴욕 주식시장 뒤흔들었나

    26일(현지 시간)부터 미국 뉴욕 주식시장을 뒤흔들고 있는 블록딜(장외 대규모 주식거래) 사태의 배후가 한국계 미국인 빌 황(황성국)씨가 이끄는 투자사 아케고스캐피탈로 밝혀졌다. 2012년 내부자거래로 사실상 월가에서 퇴출됐던 황씨가 여전히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었던 이유에 관한 설이 분분한 가운데 이번 사태의 파장이 장기화할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황씨는 실제 투자자를 철저히 감춘 채 대규모 차입으로 공격적 투자를 감행하는 총수익맞교환(TRS) 거래로 이름을 날렸다. 아케고스 같은 투자사가 투자자 원금에 프라임브로커(PB)의 대출을 끌어들여 투자액을 늘리는 방식이다. 투자자산의 법적 소유자는 PB 혹은 특수목적회사(SPC)여서 외부에서는 실제 투자자를 알 수 없다. PB는 대출 이자와 수수료를 챙기고 자산가격 하락으로 빌려준 돈이 위험해지면 투자사에게 추가 담보를 요구하는 ‘마진콜(margin call)’을 발동한다. 국내에서도 SK실트론, 라임펀드 등이 단행해 유명해졌다. 아케고스는 일본 노무라증권, 미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 스위스 크레디트스위스(CS) UBS 등 세계 유명 투자은행(IB)을 PB로 삼아 기술주와 미디어주 등을 대거 사들였다. 지난해부터 올해 초까지 유동성 장세 등으로 각국 증시가 호황을 보이면서 큰 수익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미중 갈등, 기술주 고평가 논란 등으로 최근 기술주가 하락하자 골드만삭스가 26일 가장 먼저 마진콜을 발동했다. 노무라 CS 등도 뒤늦게 회수에 나섰지만 상당한 손실을 입은 처지다. 노무라의 미국 자회사는 이미 20억 달러(약 2조2700억 원)의 손실을 추산했다. CS, 모건스탠리 등은 손실액을 밝히지 않았으나 역시 상당한 금액이 예상된다. 블룸버그는 아케고스가 빚을 내 투자한 규모가 500억 달러(약 56조71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분석했다. 50대 후반의 한국계 미국인인 황 씨는 고교 시절 목사 아버지를 따라서 미국으로 갔고 1990년대 현대증권에서 잠시 일했다. 월가로 활동 무대를 옮긴 후 유명 헤지펀드 타이거매니지먼트를 이끈 ‘헤지펀드의 전설’ 줄리안 로버트슨의 측근으로 활동했다. 2012년 내부거래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았지만 그리스어로 창시자, 예수 등을 뜻하는 아케고스를 설립해 재기를 노렸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아케고스의 자산 운용규모가 설립 초기 2억 달러에서 최근 100억 달러로 불었다고 전했다. 아케고스 운용 규모가 급증하면서 세계적 투자은행 또한 수수료 수익을 노리고 황 씨와 거래를 재개했다 화를 입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세계 금융계는 자산을 최대한 은밀하게 관리하려는 거액 자산가들이 아케고스 같은 소규모 투자회사를 즐겨 활용한다는 점을 감안할 때 아케고스와 비슷한 유형의 투자가 상당히 많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아케고스 한 곳이면 특정 투자사가 파산해도 충분히 시장에서 그 충격을 흡수할 수 있지만 여러 곳이라면 금융계 전반에 타격이 불가피하다. 실제 투자자가 드러나지 않는 TRS 거래의 특성상 피해 금액이 얼마인지를 파악하는 것조차 쉽지 않다. 1920년대 대공황 또한 대규모 마진콜에서 시작됐다는 점도 월가의 불안감을 부추기고 있다. 29일 미 증권거래위원회(SEC) 또한 IB 관계자들을 긴급히 불러 대책을 논의했다.이은택기자 nabi@donga.com김자현기자 zion37@donga.com}

    • 2021-03-30
    • 좋아요
    • 코멘트
  • “미얀마軍, 세뇌-감시속 사회와 단절… 살인명령 기꺼이 수행”

    “군(軍)은 그들의 ‘유일한 세상’이다. 누구든 군의 명령에 불복하면 범죄자라고 생각한다.” 미얀마에서는 지난달 1일 쿠데타 발발 이후 이달 28일까지 시민 460여 명이 숨졌다. 시간이 지날수록 군부의 폭력 진압으로 인한 사망자가 늘고 있지만 유엔 등 국제사회에서 군부를 압박할 만한 실효성 있는 조치는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8일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미얀마군 내부에서 이뤄지는 사상 교육과 감시, 시민들과 단절돼 살아가는 생활방식 때문에 군인들이 상부의 ‘살인 명령’까지 기꺼이 수행한다고 분석했다. ○ 철저한 세뇌 교육과 감시 유혈 진압에 앞장선 미얀마 77경보병사단의 대장이었던 툰 묘 아웅 전 미얀마군 대위는 NYT와의 인터뷰에서 “군에 들어가면 ‘우리는 국가와 종교의 수호자’라는 사상 교육을 끊임없이 받는다”고 밝혔다. 약 50만 병력을 보유하고 있는 미얀마군은 지난 60여 년간 철저한 내부 교육 시스템을 운영해 왔다. NYT는 이들을 ‘살인을 위해 길러진 로봇 병사’로 묘사했다. 아웅 전 대위는 지난달 군에서 몰래 빠져나와 현재 미얀마 모처에 은신 중이다. 그는 “페이스북을 통해 양곤에서 시민들이 군에 살해당했다는 것을 알게 된 뒤 탈영했다”고 NYT에 말했다. 미얀마군은 일반 시민들과 단절된 채 살아가며 각종 특혜를 누리고 시민 위에 군이 군림하는 것을 당연하게 받아들인다고 외신은 전했다. 군 내부에서 서로를 감시하는 분위기도 살벌하다고 NYT는 전했다. 상급자는 하급자의 인터넷 활동 등 모든 사생활을 감시하고, 군인과 그 가족들은 군 주거단지에 거주해야 한다. 쿠데타가 일어난 뒤에는 ‘군부의 허가 없이는 15분 이상 주거단지를 떠날 수 없다’는 명령도 내려왔다. 이에 대해 한 탈영 장교는 “현대판 노예”라고 말했다. 다른 현역 군의관은 “군을 그만두고 싶지만 감옥에 가게 될 것이 뻔하다. 내가 탈영하면 가족을 잡아다 고문할 것”이라고 NYT에 말했다. 군부는 군인과 그 가족들의 결혼도 통제한다. 미얀마군에서는 전쟁에서 군인 남편을 잃은 여성이 미혼의 군인과 결혼하는 것이 다반사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경우 여성은 자신의 남편이 될 사람을 선택할 수 없고 군부가 정해주는 사람과 결혼해야 한다. 아웅 전 대위는 “대부분의 군인들은 세상과 단절됐고, 군은 그들의 전부”라며 “그들은 평생 민주주의를 경험해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현재 시위대 진압 임무를 맡고 도시에 투입된 군인들에게는 “도시 곳곳, 거리와 골목 곳곳에 적이 도사리고 있다”는 식의 선전 선동도 계속 이뤄지고 있다. 이렇게 형성된 군인들의 세계관 때문에 대부분의 군인들이 민간인 살해 명령을 그대로 따르는 것이라고 NYT는 분석했다. 이번 쿠데타를 주도한 민 아웅 흘라잉 최고사령관은 27일 미얀마군의 날 기념식에서 “모든 위험으로부터 사람들을 보호하라”고 말했다. 한 군인은 “군은 외국의 개입으로부터 국가를 보호한다는 생각으로 시민들을 학살하고 있다”고 말했다. ○ 규탄 성명만으로는 군부 압박 못해 28일 미첼 바첼레트 유엔 인권최고대표와 앨리스 와이리무 은데리투 유엔 대량학살방지 특별자문관은 공동성명에서 “미얀마군의 광범위하고 조직적인 공격을 규탄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나 규탄의 목소리만 내는 방식의 대응은 군부를 압박하지 못하고 있다. 무력을 동원하지 않은 가장 적극적인 대응 방식인 경제제재 역시 유엔 안보리가 직접 나서기보다는 미국 영국 등 일부 국가들이 군부와 관련된 기업에 독자 제재를 하는 형태여서 실효성이 크게 떨어지고 있다. 게다가 미얀마는 외부에 폐쇄적인 경제 구조를 갖고 있고 내수 위주의 기업들이 대부분이라 제재의 효과가 크지 않다. 군부의 학살을 멈추기 위해서는 유엔군 투입이나 긴급 정상회의 개최 같은 보다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유엔의 보호책임(R2P) 조항을 발동해 반인륜범죄를 저지르고 있는 미얀마 군부에 무력 사용이나 가혹한 제재 등의 강제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것이다. 미얀마 사태가 심각해지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는 30일 긴급 회의를 소집할 예정이라고 AFP통신은 전했다. 29일 현지 언론에 따르면 미얀마 군부는 시민들과 연대하려는 반군의 거주지역에 전투기 폭격도 시작했다. 미얀마 남부 카렌주에서 주민들이 폭격을 피해 인근 산속 동굴로 대피하는 모습이 포착됐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 뉴욕=유재동 특파원}

    • 2021-03-30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BBC “미얀마 114명 숨진 날, 군부는 성대한 만찬 파티”

    미얀마 군경의 무차별 발포로 어린이들을 포함한 시민 114명이 목숨을 잃은 27일(현지 시간) 미얀마 군부는 호화 파티를 연 사실이 드러났다. 29일 영국 BBC에 따르면 쿠데타를 주도한 민 아웅 흘라잉 최고사령관 등 군 장성들은 27일 수도 네피도에서 열린 ‘미얀마 군(軍)의 날’ 행사를 마친 뒤 만찬 파티를 열었다. 국영TV 방송 화면을 캡처해 시민들이 트위터에 올린 사진에는 흰 제복에 나비넥타이 차림인 군부 인사들이 파티장 레드카펫 위를 웃으며 걷는 모습이 담겼다. 이날은 군경의 유혈 진압으로 하루에만 100명이 넘는 시민이 목숨을 잃어 지난달 1일 쿠데타 발발 이후 가장 많은 사망자가 발생한 날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8일 미얀마 사태에 대해 “끔찍하고 너무나 충격적”이라며 “대응책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제프 보렐 유럽연합(EU) 외교안보정책 고위대표도 “자신들(군부)의 날에 국민을 겨냥해 저지른 폭력을 용납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처럼 규탄의 목소리만 내는 방식의 국제사회 대응은 군부를 압박하는 효과가 없다는 비판이 나온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상임이사국이면서 미얀마 군부에 우호적인 중국과 러시아의 반대로 결의안조차 채택하지 못하고 있다. 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 이은택 기자}

    • 2021-03-30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세뇌-감시-세상 단절…‘살인기계’가 된 미얀마軍

    쿠데타 군부와 민주화 시위대가 충돌하고 있는 미얀마 사태가 끔찍한 참사로 이어지고 있다. ‘미얀마 군의 날’이었던 27일(현지 시간)에는 하루 동안 5세 아이 등 시민 114명이 군경의 유혈진압에 숨졌다. 미얀마 현지 언론은 지난달 1일 쿠데타 발발 이후 이달 28일까지 민간인 누적 사망자가 459명을 넘어선 것으로 집계했다. 실제 희생자는 이보다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거리낌 없이 시민들에게 총을 쏘며 유혈진압을 하는 군부에 대한 분노와 의구심도 커지고 있다. 아무리 상부의 지시라고 하지만 같은 국민, 같은 이웃을 무참히 살해하는 이들의 행동은 제3자의 시선에서는 납득하기 어려운 점이 많다. 28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전현직 미얀마 군부 인사의 증언을 통해 그 이유를 분석했다. 보도에 따르면 ‘텟마도(Tatmadaw)’로 불리는 미얀마 군은 내부적으로 철저한 사상 교육과 감시 체계로 군인들을 길들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단 군부에 속하게 되면 시민들과는 단절된 채 살아가고 군부가 부여한 각종 특혜를 누리면서 ‘살인 명령’ 등 상부의 지시에 충성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군인의 결혼까지도 군부가 통제하고 있다. 툰 묫 아웅(Tun Myat Aung) 전 대위는 현재 유혈진압으로 악명이 높은 77경보병사단의 대장이었다. 그는 지난달 군을 이탈해 현재 모처에 은둔 중이다. 그는 NYT와의 인터뷰에서 “페이스북을 통해 시민들이 양곤에서 군에게 살해됐다는 것을 알았고, 그 이후 몰래 군에서 빠져나왔다”고 말했다. 그는 동료 군인들을 향해 “나는 군을 매우 사랑하지만, 만약 너희들이 국가(국민)와 군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면 국가를 택하라”고 호소했다. 약 50만 병력을 보유하고 있는 미얀마 군은 외신에 종종 ‘살인을 위해 길러진 로봇 병사’로 묘사된다. 군 관련자들의 인터뷰에 따르면 군은 약 60년간 철저한 내부 교육 시스템을 운영 중이다. 일단 군에 들어가면 ‘우리는 국가와 종교의 수호자’라는 사상을 끊임없이 주입 받는다. 미얀마 군은 시민과도 단절된 채 살아간다. NYT는 군과 ‘그 나머지’ 계층은 일터, 사회적으로도 완전히 분리된다고 전했다. 군은 각종 특혜를 누리고 있고 이러한 이유로 시민 위에 군이 군림하는 것이 당연한 것으로 여겨진다고 전했다. 내부 감시체계도 살벌한 것으로 전해졌다. 군에서 상급자는 하급자의 오프라인, 온라인 등 모든 사생활을 감시한다. 대부분 군 인사들과 그 가족들은 군 주거단지에 거주해야 한다. 지난달 1일 쿠데타가 일어난 뒤에는 군부의 허가 없이는 15분 이상 이 주거단지를 떠날 수 없다는 것이 군인들의 증언이다. 한 탈영 장교는 ‘현대판 노예’라고 말했다. 다른 현역 군의관은 “군을 그만 두고 싶지만 그러면 감옥에 가게 될 것이 뻔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만약 내가 탈영이라도 하면 군부는 우리 가족들을 잡아다 고문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상부에 대한 충성심이 아니라 가족들이 위험에 처해질 수도 있다는 공포심 때문에 군에 남아있는 군인들도 상당할 것으로 추정된다. 미얀마 군은 군인들의 결혼도 통제하고 있다. 군에서는 전쟁에서 남편을 잃은 여성들이 미혼의 군인과 결혼하는 것이 매우 흔하고 평범한 일이라고 NYT는 전했다. 이 경우 남편을 잃은 여성들은 자신의 새 남편이 될 사람을 선택할 권리가 거의 없고, 군부가 정해주는 인사와 결혼을 해야만 한다. 아웅 전 대위는 “대부분의 군인들은 세상과 단절됐고, 군은 그들의 전부”라고 말했다. 현재 시위 진압에 투입된 군인들에게는 “도시 곳곳, 거리와 골목 곳곳에 적이 도사리고 있다”는 식의 선전 선동도 계속 이뤄지고 있다. 이렇게 형성된 군인의 세계관 때문에 대부분의 군인들이 민간인 살해 명령을 그대로 따르는 것이라고 NYT는 전했다. 아웅 전 대위는 “누군가 군에 불복종하면 범죄자로 본다”며 “대부분의 군인들은 평생 민주주의를 경험해본 적이 없다”고 덧붙였다. 이런 사상 교육과 선전 선동은 군 지도부의 발언에서도 드러난다. 이번 쿠데타를 주도한 민 아웅 흘라잉 최고사령관은 27일 미얀마 군의 날 기념식에서 “모든 위험으로부터 사람들을 보호하라”고 말했다. 유혈진압을 일삼고 있는 군이 마치 시민들을 보호하고 있는 것 같이 들리는 대목이다. 군부의 교육에 익숙해진 군인들은 흘라잉 사령관의 말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흘라잉 사령관이 발언한 이날 미얀마 군은 쿠데타 이후 최악의 대학살을 일으켰다. 미얀마 군부는 27일 시위대에 무차별 총격을 가해 114명의 시민들이 사망했다. 도시에 배치된 한 군인은 “현재 미얀마군은 외국의 개입으로부터 국가를 보호한다는 생각으로 시민들을 학살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얀마 시민사회는 미국과 서방세계, 유엔 등이 이번 사태에 개입해야 한다고 호소하고 있다. 하지만 국제사회의 대응은 미얀마 군부에 대한 경제 제재나 군부 관련 인사들의 입국 금지 등에 머물고 있다. 현재 미얀마는 주요 인터넷 연결망이 끊긴 상태다. 여기에는 군부의 내부 통제 목적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군인들은 쿠데타 발발 이후 군을 떠났다. 몇몇 군인들은 온라인에 익명으로 “나는 군에 속해있다. 시민들은 포기하지 말아달라”, “결국 진실이 이긴다” 등의 글을 올리며 시민들과 연대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군이 이 같은 상황이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해 인터넷을 통제한 것으로 보인다. 미얀마 군은 1948년 독립 이후 각종 전쟁을 통해 입지를 굳혀 왔다. 군은 게릴라군, 반란군, 정글에 은신한 지역 군 세력 등과 싸웠다. 아웅산 수지 미얀마 국가고문이 이끄는 민주 진영이 정권을 잡았을 때도 군은 여전히 장관 일부 임명권, 국회의원 일부 임명권, 각종 국유 사업 등의 이권을 놓지 않았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 2021-03-29
    • 좋아요
    • 코멘트
  • EMA “셀트리온 코로나치료제 사용 권고”

    26일(현지 시간) 유럽의약품청(EMA)은 홈페이지를 통해 한국 제약사 셀트리온이 만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항체치료제 렉키로나주의 주성분 ‘레그단비맙(Regdanvimab·CT-P59)’에 대해 사용해도 좋다는 권고안을 발표했다. EMA는 보충적 산소 요법이 필요하지 않은 성인 환자에게 이 약을 제한적으로 사용할 수 있고, 이 약이 입원 비율을 낮출 수 있다고 밝혔다. EMA 산하 약물사용자문위원회(CHMP)는 레그단비맙이 고위험 환자나 중증 단계로 악화하고 있는 코로나19 환자를 위한 치료 옵션이 될 수 있다고 결론 내렸다. 앞서 렉키로나주는 2월 5일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도 3상 임상시험 결과 제출을 조건으로 사용 허가를 받았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지금까지 렉키로나주는 국내에서 681명의 코로나19 환자에게 투여됐다. 렉키로나주는 세계적으로 미국의 일라이릴리와 리제네론에 이어 정식 허가를 받은 3번째 항체치료제다. 항체치료제는 완치자 혈장에 있는 항체의 유전자를 이용해 생산한다. 대량 생산이 가능하지만 개발 기간이 오래 걸리고 비용도 많이 든다.이지운 easy@donga.com·이은택 기자}

    • 2021-03-27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