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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히 미쳤군요.” 미국의 세계적인 소프라노 리즈 린드스트롬(52)은 1999년 우연히 나간 오디션으로 인생이 바뀔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지휘자가 오페라 ‘투란도트’의 아리아를 주문하자, 자신의 목소리와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한 린드스트롬은 지휘자가 무례하다며 이렇게 말한 것이다. 하지만 노래가 끝나자 지휘자는 “앞으로 또 보게 될지도 모른다”고 했다. 크게 빛을 보지 못하던 그에게 2003년 그 지휘자로부터 전화가 왔다. “투란도트 무대에 서 주세요.” 이후 그의 인생은 180도 바뀌었다. 현존하는 최고의 투란도트로 꼽히는 린드스트롬이 9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콘서트 버전의 오페라 ‘투란도트’에 출연한다. 그는 투란도트로 미국 메트로폴리탄 오페라와 이탈리아 라스칼라, 영국 코번트가든 등 세계 주요 극장에 섰다. 한국 공연은 처음이다. 특히 그는 영화 ‘미션 임파서블: 로그네이션’(2015년)에 등장하는 빈필하모닉 ‘투란도트’ 공연 장면에 나와 대중적으로도 얼굴을 알렸다. 공연을 앞두고 4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그는 “투란도트 공연만 150회 이상 했다. 극중에서 투란도트가 차갑고 냉혹해 보이지만 사실 나처럼 굉장히 인간적인 캐릭터”라고 말했다. 찌르는 듯한 강한 소리와 깨끗한 발음은 물론 182cm의 큰 키에 호리호리한 그는 ‘얼음공주’라 불리는 차가운 이미지의 투란도트와 잘 어울린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는 “사실 이런 목소리를 가지고 태어난 것만으로도 재능이라 생각한다”라며 “여기에 날씬한 몸은 운이 좋았던 것 같다. 내 목과 몸을 악기로 최고의 노래를 들려주기 위해 노력할 뿐이다”라고 했다. 투란도트 외에도 엘렉트라, 살로메, 브륀힐데 등 다양한 작품에서 배역을 맡고 있지만 여전히 많은 극장들은 투란도트로 그를 찾고 있다. 그는 “숱하게 투란도트로 무대에 섰지만 무대에 설 때마다 감정이 달라지고 새롭다. 단 한 번도 투란도트를 다 알게 됐다고 느낀 적이 없을 정도로 여전히 투란도트를 더 깊이 알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자신의 인생을 바꿔준 투란도트에 대한 특별한 감정도 드러냈다. “다른 사람들은 내가 늦게 빛을 봤다고 하지만 나는 조금 더 기다렸을 뿐이다. 투란도트가 내 인생을 바꾼 것은 사실이고, 투란도트는 물론 모든 무대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생각뿐이다.” 상대역인 칼라프 왕자 역에는 7월 코번트가든에서 호흡을 같이 맞췄던 테너 박성규, 시녀 류 역에는 소프라노 서선영이 출연한다.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왜 나는 여전히 춤을 추는가?” 6명의 춤꾼들이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 무대에 오른다. 국립현대무용단이 7∼12일 서울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여는 ‘댄서 하우스’는 무용수들이 ‘몸으로 쓰는 자서전’이다. 안성수 국립현대무용단 예술감독의 총연출로 김용걸 김지영 성창용 한예리 김남건 최수진 등 발레, 한국무용, 현대무용 스타들이 출연한다. 김용걸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와 김지영 국립발레단 수석무용수가 7, 8일 첫 무대에 나선다. 1997년 ‘해설이 있는 발레’로 처음 만났던 이들이 20대를 지나 40대까지 지나온 시간과 변화된 몸에 대해 이야기한다. 김 교수는 “40대 중반의 무용수이자 은퇴를 생각하는 무용수, 한 가족의 가장 등 김용걸다운 자연스러움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9, 10일 무대에서는 한국무용을 전공한 배우 한예리와 국립현대무용단 무용수인 성창용이 1, 2부를 나눠 출연한다. 춤과 연기를 잇겠다는 한예리는 “연기를 할 때는 내 안의 것을 비워내고 다른 자아를 넣는 반면 무용은 내 안을 꽉꽉 눌러 채우는 기분”이라고 밝혔다. 성창용은 50대 여성을 게스트로 초청해 테크노 음악에 맞춰 진솔한 몸짓을 보여준다. 마지막 무대인 11, 12일에는 2004년 동아무용콩쿠르 대상을 받으며 촉망받는 무용수의 길을 걷다가 배우로 활동 중인 김남건과 현대무용가 최수진이 무대에 오른다. 백석광이라는 예명으로 활동하고 있는 김남건은 춤추려고 하지 않는 연기자 백석광과 무대에 오르려는 무용수 김남건에 대해 이야기할 예정이다. 최수진은 미국 뉴욕의 시더레이크 컨템퍼러리 발레단에서 처음 만나 동료가 된 매슈 민 리치와 함께 무대를 꾸민다. 3만, 4만 원. 02-3472-1420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소프라노 임세경(42·사진)은 유럽 무대에서 활동하는 한국인 소프라노 중 가장 두드러지는 활약을 펼치고 있다. 세계 최고의 오페라 페스티벌 중 하나인 이탈리아 베로나 페스티벌에서 2015년 한국인 최초로 오페라 ‘아이다’의 주역을 맡았던 임세경. 그는 올해는 ‘아이다’와 ‘나비부인’ 두 개의 오페라에서 주연을 했다. 오스트리아 빈 국립극장에서 플라시도 도밍고가 지휘하는 토스카 무대에도 올랐다. 유럽 주요 극장들이 먼저 찾는 성악가인 그가 4일 오후 8시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리는 ‘월드 오페라 스타즈 콘서트’에 테너 김석철, 바리톤 한명원 우주호와 함께 무대를 꾸민다. 지난달 27일 서울 종로의 한 카페에서 만난 그는 “12월 초에 한국에서 두 개의 공연을 한 뒤 바로 독일 라이프치히에서 두 달간 나비부인을 공연한다”고 말했다. 이미 그는 내년 상반기까지 일정이 꽉 차 있을 정도로 바쁘다. 내년 베로나 페스티벌 무대에도 또 초청받았다. 최근 유럽에서 달라진 입지 변화에 대해 그는 “예전에는 ‘무대에 오르려면 오디션을 봐야 한다’며 고압적인 태도를 보였던 극장들이 이젠 ‘혹시 목소리를 잠깐만이라도 들어볼 수 있을까’라며 정중하게 부탁을 해 온다”고 했다. 출연료도 많이 올랐고 유명 지휘자와 연출가들이 먼저 찾을 정도가 됐다. 작은 체구에 동양인이라는 단점에도 그가 한 번 무대에 서면 극장에서 꼭 다시 부를 정도로 재발탁 비율이 높다. 그는 “새로운 극장에 서는 것은 아직도 힘들다. 하지만 한 번 내가 선 극장에서는 반드시 날 다시 부른다. 시간이 걸릴 뿐이지 언젠가는 진가를 알아주는 것 같다”고 말했다. 많은 사람이 지금 ‘임세경 전성기’라고 말하지만 정작 그는 고개를 저었다. 그는 “성대가 가장 건강할 때인 것 같지만 아직 해보지 못한 역할이 많고, 서 보지 못한 무대도 많다”고 말했다. 주로 단역이었던 20대를 보내고 30대부터 주역을 맡았던 그는 40대에는 단역, 주역을 떠나 해보지 못한 새로운 작품에 도전할 계획이다. 그는 “지금까지는 나에게 맞는 최적의 역할만 해왔다. 앞으로 세계적인 거장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기 위해서는 힘들더라도 계속 새로운 역할에 도전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이제 인정하는 것이 마음이 편할 것 같다. 휴대전화 벨소리, 진동 소리도 예술이라는 것을. 19일 피아니스트 조성진과 베를린 필하모닉 공연 도중 악장 사이 시간에 음악 소리가 들렸다. 휴대전화로 공연을 녹음하다 버튼을 잘못 눌러 재생이 된 것 같았다. 연주 도중 재생이 됐다면? 생각만 해도 아찔하다. 공연 전 사진 촬영과 녹음·녹화 금지 및 휴대전화 전원을 꺼달라는 안내방송이 나온다. 사실 쓸모가 없다. 연주 도중 사진촬영에 일부는 녹화까지 한다. 녹음은 애교다. 휴대전화도 진동 모드로만 바꾸는 관객이 많다. 당연히 공연 중 ‘웅∼’ 하는 진동 소리는 쉽게 접한다. 공연은 다른 예술과 달리 공연되는 동안만 존재하는 일회성 예술이다. 다시는 똑같은 공연을 접할 수 없다. 이쯤 되면 어차피 막지 못하는 휴대전화로 생기는 각종 소리와 행위를 2차 공연 예술로 인정해 달라는 몰상식한 요구까지 나오지 않을까. “오늘 공연은 정말 기가 막힌 타이밍에 벨소리가 울려서 좋았어. 거기다가 화음도 딱 맞아떨어졌지. 아, 참! 어제 공연은 녹화 잘했어? 연주자 얼굴만 찍은 영상이 유튜브에서 인기야!”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조리복 팔을 걷어붙이자 오른팔에 다섯 개의 별 문신이 눈에 들어왔다. 요리사에게는 최고 영광이라는 미쉐린(미슐랭) 가이드로부터 받은 ‘스타’의 개수다. 전 세계적으로 별 5개 이상을 받은 셰프는 20여 명에 불과하다. 이탈리아 토스카나의 아트만 레스토랑(별 1개) 수석 셰프인 이글레스 코렐리 씨(62)가 ‘세계 이탈리아 음식 주간’(20∼26일)을 맞아 최근 방한했다. 23일 서울 영등포구의 한 호텔에서 만난 그는 아홉 살 때 식당을 운영하는 부모님을 따라 요리를 시작했다. 그는 18년간 이탈리아 국영방송 RAI와 이탈리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음식·와인 가이드이자 TV 채널인 ‘감베로 로소’에 출연해 요리강습을 할 정도로 대중적인 셰프다. “아직 이탈리안 요리는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어요. 프랑스 요리처럼 표준화되어 있지 않거든요. 각 나라를 가면 그 나라 스타일의 이탈리안 요리를 만나게 돼요. 저는 방송 출연을 통해 제가 가진 3000개의 레시피를 이탈리아는 물론이고 전 세계에 전달하고 있죠.” 이탈리안 요리는 세계 곳곳에 퍼져 전 세계인이 즐기고 있다. 지난해 한국을 처음 방문해 한식을 처음 접한 그는 글로벌화를 꿈꾸는 한식에 대해 한 가지 조언을 건넸다. “진짜 이탈리안 요리는 이탈리아에서만 맛볼 수 있지만 세계 곳곳에서 평균 이상의 이탈리안 요리를 접할 수 있어요. 그 나라의 문화, 요리와 결합해 현지화된 것이 가장 큰 이유죠. 한식도 현지화 노력을 기울이면서 이를 도울 한식의 핵심적 재료를 공급하는 회사가 있어야 해요.” 마지막으로 이탈리안 대표 요리인 파스타를 맛있게 요리하는 법을 물었다. 역시 그만의 방법이 있었다. “보통 파스타 면을 끓는 물에 넣어 익히는데 뜨거운 팬에 면만 익히다 끓는 물을 조금씩 팬에 부어 익히면 겉과 속이 골고루 익어 더욱 맛있는 식감을 얻을 수 있어요. 물보다는 육수를 활용하면 좋고요. 아참, 레몬을 끓는 물에 넣으면 더 맛있는 파스타를 얻을 수 있답니다.”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스페인 축구팀 레알 마드리드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강팀이다. 같은 도시에 있는 AT마드리드도 강팀이지만 레알에 밀려 2인자 이미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117년 역사를 자랑하는 빈 심포니도 마찬가지다. 리하르트 슈트라우스, 브루노 발터,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 등 거장들이 객원 지휘자로 거쳐 갔고, 브루크너 교향곡 9번도 초연할 정도로 뛰어난 실력을 자랑한다. 하지만 같은 도시의 세계적인 악단 빈 필하모닉에 가려 제대로 된 평가를 받지 못했다. 2014년 지휘자 필리프 조르당(43·스위스)이 수석 지휘자로 부임한 뒤 비약적인 발전을 거듭하고 있는 빈 심포니가 12월 5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을 시작으로 6일 대구 콘서트하우스, 7일 대전 예술의전당 무대에 오른다. 빈 심포니는 21년 만의 내한공연에서 베토벤 교향곡 5번과 브람스 교향곡 1번을 연주한다. 파리국립오페라 음악감독이기도 한 조르당은 부임 후 대규모 단원 교체와 젊고 실력 있는 객원 지휘자 투입으로 빈 심포니의 혁신을 이끌고 있다. 최근 본보와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그는 “빈 필하모닉과 소리로 따지면 우린 더 가볍고 투명하다”며 “우린 빈에서만 한 시즌에 약 100회 공연을 하는데 항상 만석이다. 두 악단 모두 빈 사운드의 다른 버전이지만 빈에서는 우리가 클래식 음악을 대표하는 단체로 여겨진다”고 말했다. 조르당이라는 성은 낯익다. 그의 아버지는 명지휘자 아르맹 조르당(1932∼2006). 그는 “지휘자 경력 초반 조르당이라는 성에서부터 많은 사람들이 갖고 있는 편견과 기대감을 벗어나기 힘들었다. 그래도 아버지는 항상 격려해줬고 어떻게 훈련해야 되는지부터 가르침을 주셨다”고 말했다. 그는 근래 보기 드문 오페라 극장 출신이다. 2020년 빈 국립오페라극장 음악감독으로 임명되어 있어 앞으로 유럽 오페라의 정점에 설 인물이다. 같은 오페라극장 출신인 카라얀의 행보와 비슷한 점이 많다. 그는 “카라얀과 비교된다는 것은 엄청난 영광이지만 단순히 이력에서 나타나는 우연의 일치일 뿐이다. 완전한 지휘자가 되기 위해 오페라, 심포니 두 분야 모두 경험해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조르당은 피아니스트로도 최근까지 리사이틀을 열기도 했다. 그는 “지휘자가 악기를 연주할 수 있다는 것은 오케스트라 단원들의 관점을 잘 이해할 수 있게 도와준다. 같은 이유로 바이올린을 배우기도 했다”고 말했다. 6만∼18만 원. 02-599-5743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모두가 헤어질 준비를 하고 있었다. 다른 때와 달리 공연 전 로비 분위기는 차분했다. 눈물을 닦기 위해 손수건을 준비한 여성 관객들도 보였다. 공연 포스터에 나온 사진을 보다 눈물이 그렁그렁 맺힌 관객도 있었다. 저마다 나름대로의 이별 준비였다. 26일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유니버설발레단(UBC) ‘오네긴’이 공연됐다. 이날 주역은 발레단 수석무용수 황혜민(39)과 그의 남편 엄재용(38). 이들의 UBC 은퇴 공연이자 황혜민의 현역 무용수 은퇴 무대였다. 이미 같은 장소에서 두 차례 공연이 있었지만 이날은 말 그대로 마지막 무대였다. 국립발레단 수석무용수 김지영 김리회 이영철을 비롯해 김선희 김용걸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 김주원 성신여대 교수 등 전현직 발레 무용수들이 공연장을 찾았다. 문훈숙 UBC 단장이 공연 전 작품 해설을 위해 등장했다. “춤이 삶 자체의 표현이었던 두 사람을 눈물과 열정으로 기억해 주세요.” 문 단장은 두 사람을 언급하다 목이 메어 말을 잇지 못했다. 1965년 독일 슈투트가르트발레단에서 초연된 오네긴은 세계적인 안무가 존 크랭코가 안무했다. 오만하고 자유분방한 귀족 청년 오네긴과 아름다운 사랑을 갈망하는 순진한 시골 처녀 타티아나의 엇갈린 사랑을 담았다. 무용수들의 감정 전달과 연기가 중요한 작품이다. 두 사람은 자신의 발레 인생을 이날 무대에 고스란히 녹여내려는 듯 보였다. 1막과 3막에서 두 사람이 함께 추는 파드되는 사랑에 대한 설렘, 열정, 회한 등을 농밀하게 표현해냈다. 특히 3막에서 타티아나(황혜민)가 사랑했던 오네긴(엄재용)을 단호하게 떠나보내는 연기와 춤은 정상의 자리에서 은퇴를 결정한 발레리나가 발레를 떠나보내는 모습이 투영되듯 가슴이 아릴 정도였다. 이런 마음이 전해졌던 것일까. 공연이 끝나기도 전에 객석 여기저기서 훌쩍이는 소리와 함께 눈물을 훔치는 관객들이 눈에 띄었다. 공연이 끝난 뒤 많은 관객들이 기립박수를 보냈다. 여러 번 커튼콜을 가진 두 사람은 발레단이 마련한 영상이 무대 뒤편에 나오자 참았던 눈물을 흘렸다. 영상 마지막에 ‘잊지 않을게요. 발레 해줘서 고마워요’라는 문구가 나오자 객석에서도 그 문구가 적힌 플래카드를 일제히 펼쳤다. 고개를 숙이며 어깨를 들썩이는 황혜민에게 엄재용이 다가가 어깨를 감싸 안았다. ‘발레 하길 잘했어’라고 말하듯. 커튼이 완전히 닫히고도 많은 관객이 남아 박수를 보냈다. 일부 관객은 한참 동안이나 출연자 출입구 앞에서 서성이기도 했다. ‘발레 해줘서 고마워요’라고 말은 했지만 보내기 싫은 마음이었을지도 모른다. 공연 다음 날인 27일 황혜민은 미용실로 향했다. 무용수로 살면서 해보지 못했던 것을 하기 위해서다. 그는 짧게 머리를 자르고 탈색했다. UBC 관계자에게 전해 들은 그의 말이다. “어제 무대에서의 벅찬 가슴이 식지 않았어요. 여러분이 있어 제가 존재했고 무대가 있어 행복했어요. 16년을 소중한 추억으로 간직하고 이제 제2의 인생의 무대를 즐기겠습니다.”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은 한국의 ‘강강술래’를 비롯해 아시아 각국의 전통과 현대 춤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히어데어(HereThere)’를 무대에 올린다. 12월 2, 3일 광주 ACC 예술극장. 히어데어에는 한국을 비롯해 캄보디아, 홍콩, 인도, 일본, 말레이시아, 라오스, 대만, 태국, 베트남 등 아시아 10개국 무용수 18명이 참여한다. 한국의 강강술래 등 아시아에 퍼져 있는 원무를 통해 전통과 현재의 춤과 우리 삶을 새로운 관점에서 이야기한다. 안애순 아시아무용위원회 예술감독은 “아시아의 역사, 전통, 사건을, 일상의 이야기를 풀어냈다. 원무에서 원형을 만들고, 해체하고, 조합하는 과정을 반복하는데 이것은 무수히 전통을 변형하고 해체하는 아시아의 모습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1만 원. 1899-5566 안무가를 위한 축제인 ‘2017 SCF 서울 국제 안무 페스티벌’도 29일부터 12월 5일까지 서울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과 소극장에서 열린다. 이 축제는 1992년 프랑스의 ‘바뇰레 안무 대회’에 참가할 안무가를 발굴하기 위해 시작됐다. 이후 다른 이름으로 개최되다가 2008년부터 지금의 SCF로 정착했다. 춤 페스티벌이자 경연대회로, 무용 장르의 구분 없이 ‘컨템퍼러리 춤’을 대상으로 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올해 본선에서는 최은지, 손채원, 이인수, 한류리 등이 안무한 37개 작품이 무대에 오른다. 이와 함께 해외 무용인들을 초청한 심포지엄도 열린다. 2만 원. 02-325-5702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30년이 지났건만 아들 이야기에 눈가가 촉촉해졌다. “자식을 잃은 것은 오래가더라고요.” 이대웅 장학회 30주년 기념으로 ‘유로피안 스타 초청음악회’가 26일 오후 5시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다. 이번 공연에는 유럽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소프라노 임선혜, 베이스 박종민, 테너 정호윤이 무대에 오른다. 1988년 설립된 이대웅 장학회는 음악영재를 길러내기 위해 매년 성악콩쿠르를 개최해 우수 학생에게 상금을 주고 유학비도 지원하고 있다. 장학회가 설립된 사연은 남다르다. 장학회는 서울예고와 예원학교를 운영하는 학교법인 서울예술학원 및 이대웅 장학회 이사장인 이대봉 참빛그룹 회장(76·사진)의 막내아들인 고 이대웅 군의 이름을 땄다. 이 회장은 1987년 서울예고 2학년이던 대웅 군을 잃었다. 촉망받는 성악도였던 대웅 군은 그해 11월 서울예고 정기연주회에서 30개가 넘는 꽃다발을 받았다. 공연 나흘 뒤인 26일 그를 탐탁지 않게 여기던 상급생들에게 학교 근처 언덕으로 끌려가 배를 두 번 걷어차인 뒤 영영 일어나지 못했다. “미국 출장 중 아들이 죽었다는 소식을 들었어요. 학교를 다 부숴버리고 싶을 정도로 화가 났죠. 하지만 그런다고 죽은 아이가 살아나는 것도 아니잖아요. 그동안 돈만 알고 모질게 벌어왔으니 이런 결과가 오나 싶더라고요. 돈에 집착하지 말고 모든 것을 용서하기로 마음먹었어요.” 학교에서 제공하겠다는 장례비용을 사양했다. 그리고 교장과 교사, 가해 학생들에 대한 선처를 부탁했다. 검찰에 가해 학생 석방을 위한 탄원서를 3차례 제출했다. 결국 가해 학생은 복학하고 대학에도 들어갔다. “아들을 가르쳤던 바리톤 김성길 서울대 음대 교수의 제안으로 장학회를 설립했어요. 음악을 사랑했던 아들이 죽지 않고 영원히 살아 있는 방법이었죠.” 장학사업은 불우한 학생, 소년소녀 가장, 홀몸노인에게까지 확장됐다. 2006년부터는 베트남, 중국에서도 장학사업을 펼치고 있다. 그동안 164억 원을 지원해 2만9000여 명이 혜택을 받았다. 2010년에는 아들을 죽게 만든 원수나 다름없는 학교 재단을 인수했다. 당시 서울예술학원은 이사장의 횡령으로 약 80억 원의 빚을 질 정도로 어려웠다. “서울예술학원은 피아니스트 조성진 등 수많은 예술인을 배출한 곳이에요. 지금까지 400억 원을 넘게 투자했는데 중소기업을 운영하는 제겐 힘겨울 때가 많아요. 그래도 아들처럼 뛰어난 학생이 많아 학교를 인수한 보람을 많이 느낍니다.” 그의 아내는 대웅 군이 죽은 후 4번이나 혼절할 정도로 죽음의 문턱을 넘나들었다. 그도 아들을 잃은 충격으로 호흡곤란을 일으키는 협착증으로 목이 불편하다. “11월이면 저희 부부는 많이 울어요. 이번 음악회는 처음으로 저희 부부가 함께 가려고 합니다.”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질문: 제 키가 171cm인데 120cm 길이의 코트를 사려고 합니다. 그래도 코트 밑으로 50cm 정도가 남으니 이불처럼 느껴지진 않겠죠?답변: 얼굴과 목 길이를 계산하지 않았네요.한 인터넷 패션 커뮤니티에 오른 문답이다. 코트가 발목을 덮은들 어떠하리. 올해 겨울에는 긴 기장감을 자랑하는 롱(long)패션이 유행이다.》 몇 년 전만 해도 남성 코트 길이는 90cm 전후로 무릎 위까지 내려오는 코트는 많지 않았다. 무릎을 덮는 길이만 해도 키가 작아 보인다는 이유로 외면을 받기도 했다. 올겨울에는 100cm를 넘어 120cm까지 길어진 코트들을 각 브랜드가 앞다투어 출시하고 있다. 물론 인기도 많다. 패딩도 ‘롱 열풍’에 합류했다. 축구 등 야외 스포츠를 즐기거나 보는 사람들이 많이 입었던 발목까지 덮는 길이의 벤치파카 스타일의 롱패딩이 올해 가장 인기 있는 아이템으로 떠올랐다. 투박한 롱패딩과 거리가 멀 것 같았던 여성 패딩들도 올해는 다르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몸의 선을 강조한 슬림한 패딩이 유행이었지만 올해는 남성 패딩과 마찬가지로 몸의 선이 완전히 사라진 풍성한 스타일로 나오고 있다. 신세계인터내셔날 여성복사업부 관계자는 “남성복과 여성복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젠더리스의 영향으로 여성들도 롱패딩을 즐겨 입는 추세”라고 밝혔다. 학생들에게도 인기가 좋아 롱패딩은 새로운 ‘등골 브레이커’(부모의 등골을 휘게 만들 만큼 부담스럽다는 뜻)로 떠올랐다. 여기에 겨울이 오면 인기를 끌었던 롱스커트, 롱카디건, 롱부츠, 롱치마 등도 롱 열풍에 힘입어 더욱 인기 있는 아이템이 됐다. 특히 무릎길이를 훨씬 넘어 허벅지까지 올라오는 롱부츠가 많아졌고, 거의 코트 수준으로 무릎까지 내려오는 긴 기장의 카디건도 인기다. 코오롱FnC 관계자는 “최근 거의 모든 의류들이 길게 가면서 여성스러움이 없어졌지만 롱부츠, 롱스커트 등은 그나마 여성성을 보여줄 수 있는 것이기에 함께 인기를 끄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인터넷 쇼핑몰 11번가에 따르면 ‘롱’으로 시작되는 의류들의 최근 한 달간 검색 횟수가 지난해 동기 대비 크게 늘었다. 롱패딩은 3.2배, 롱코트 2배, 롱카디건 1.7배 등이다. 11번가 관계자는 “롱패딩은 남성이 주 구매층이었지만 올해는 여성 고객이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 매출도 늘었다. 패션전문기업 한섬은 남녀 롱패딩, 롱코트의 10월 한 달간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18% 늘었다고 밝혔다. 손을 완전히 감춰버리는 긴 길이의 소매와 바닥에 닿을 듯한 긴 바지도 함께 유행이다. 유행을 선도하는 해외 브랜드에서는 손과 발이 아예 보이지 않을 정도로 극단적인 엑스트라롱 의상을 발견할 수 있다. 추위를 막기에 실용적인 ‘롱 패션’은 한동안 인기를 끌 것으로 보인다. 삼성물산 패션연구소 오수민 수석연구원은 “올겨울은 유난히 추울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오버사이즈 유행이 계속되면서 껴입기 쉬운 긴 기장의 겉옷이 계속 인기를 끌 것 같다”고 말했다.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약간 통통했던 얼굴 살이 몰라보게 빠졌다. “정신이 없어요. 여기저기 왔다 갔다 하느라 살이 좀 빠진 것 같아요.” 20일 서울 종로의 한 카페에서 한국을 찾은 피아니스트 선우예권(28)을 만났다. 그는 6월 북미 최고 권위의 밴 클라이번 국제피아노콩쿠르에서 한국인 최초로 우승을 차지한 뒤 바쁜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그는 23일 서울 금호아트홀에서 미국 바이올리니스트 벤저민 베일먼과 협연한다. “최근 한 달 동안 영국 글래스고, 에든버러, 미국 샌디에이고, 시카고, 포틀랜드, 뉴욕 등 15곳에서 연주했어요. 올해만 거의 90회 가까이 연주회를 한 것 같아요.” 그는 16세 때부터 1년에 2∼4번씩 국제콩쿠르에 출전해왔다. 8개 대회에서 우승해 ‘콩쿠르 부자’로 불리기도 했다. 하지만 밴 클라이번 콩쿠르는 그의 음악 인생을 바꿔놓았다. “확실히 연주 횟수가 많이 늘었어요. 2019년까지 일정이 잡혀 있죠. 한국을 비롯해 미국과 영국에도 매니지먼트를 해주는 곳이 생겼어요.” 세계 여러 도시를 돌아다니는 일정에 따른 고충도 있다. “외로움도 생기고 몸이 지칠 때도 있어요. 하지만 그것조차 감사하죠. 틈틈이 비는 시간에 초중학교를 가서 클래식을 알리는 활동을 하면서 에너지를 많이 받아요.” 그가 많은 콩쿠르에 나섰던 이유는 경제적인 문제 때문이다. 대학 졸업 뒤 직접 생활비를 벌고 집세를 내야 했다. 콩쿠르 상금으로 생계를 유지했다. 밴 클라이번 콩쿠르 우승 상금으로 약 5600만 원을 받았다. 그 상금을 쪼개 매달 부모님에게 드리고 있다. 상금 외에 뜻깊은 선물도 받았다. “제가 좀 게을러요. 하지만 밴 클라이번 콩쿠르 때는 게으름을 접어두고 몇 달 동안 정말 집중하며 작곡가들과 좀 더 가까워지고 깊이 다가갔던 것 같아요.” 우승을 못 했더라도 모든 노력을 했기에 후회는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만큼 준비 과정에 만족스러웠다. “그동안 제 앨범에 만족한 적이 없었어요. 누가 앨범을 달라고 해도 주지 않았죠. 하지만 이번 콩쿠르 우승 실황앨범은 누가 달라고 하면 줘요. 그만큼 만족하니까요.” 지금껏 수많은 찬사를 들었던 그가 가장 듣기 좋아하는 말은 무엇일까. “누군가 연주 뒤 제가 의도한 것을 딱 알아서 표현해주는 것을 좋아해요.” 그리고 리뷰를 잘 보지 않는다고 하면서도 최근 미국 시카고트리뷴의 리뷰를 언급했다. ‘그의 마음은 사려 깊은 음악적 아이디어로 가득 차 있다. 그리고 직접적인 표현력으로 따뜻함을 관객에게 전달한다.’ 다음 달 그는 타국에서 살게 된 이방인들의 일상을 담은 TV 리얼리티 프로그램에 출연한다. “안 좋은 시각도 있겠지만 저를 통해 클래식을 잘 몰랐던 사람들이 관심을 가질 수 있는 계기가 될 것 같아 출연을 결정했어요. 더 큰 이유는 어머니 때문이죠. 제가 집에서 굉장히 말도 없고 무뚝뚝한데, TV를 통해 제가 무엇을 하고 어떤 상황인지 이해해줄 수 있을 것 같았어요.”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피아니스트 클라라 민(민유경·41·사진)이 24일 서울 롯데콘서트홀에서 국내 첫 리사이틀을 갖는다. 그는 예원학교, 서울예고를 거친 뒤 미국 뉴욕 맨해튼 음대와 독일 뤼베크 음대를 졸업한 이후 뉴욕에서 살며 세계를 무대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그동안 뉴욕 카네기홀, 독일 베를린 필하모니 등 세계 유수의 공연장에서 연주한 화려한 경력을 자랑한다. 야마하 아티스트를 거쳐 현재는 스타인웨이 아티스트로 활동 중이다. 그는 “콩쿠르 수상자 출신은 아니지만, 공연장 관계자들에게 직접 연락해 연주 기회를 얻었다”고 말했다. 이번 공연에서 그는 쇼팽 피아노 소나타 3번, 스크랴빈 피아노 소나타 2번 등을 들려준다. 1만∼10만 원. 02-3436-5929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세계의 유수 오페라극장에서 활동하고 있는 한국인 성악가들이 한 무대에 오른다. 솔오페라단은 12월 4일 오후 8시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세계무대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한국인 성악가들을 초청해 ‘월드 오페라 스타즈 콘서트’를 연다. 소프라노 임세경, 테너 김석철, 바리톤 우주호 한명원 등 화려한 출연진이 총출동한다. 임세경은 2015년 세계 최고의 오페라 페스티벌 중 하나인 ‘아레나 디 베로나’에서 한국인 최초로 주역을 맡았다. 올해는 아이다와 나비부인 두 작품의 타이틀 롤을 맡아 베로나의 간판스타로 자리매김했다. 김석철은 지난해 ‘바그너 오페라의 성지’로 불리는 독일 바이로이트 페스티벌 무대에 올랐다. 바그너가 1876년 이 페스티벌을 만든 지 140년 만의 첫 한국인 테너 출연이다. 한국인 성악가로는 1988년 베이스 강병운이 동양인 최초로 선 뒤 베이스 연광철, 전승현, 바리톤 사무엘 윤이 페스티벌에 참여했다. 한명원은 해외 유학 경험 없이 순수 국내파로는 처음으로 2000년 이탈리아 부세토에서 열린 베르디 국제성악콩쿠르에서 우승을 차지하는 동시에 최고의 베르디 가수로 선정됐다. 우주호는 세계 주요 극장에서, 약 30편의 작품에서 300회 이상 주역으로 활동한 베테랑 성악가다. 이와 함께 한국인 최초로 워싱턴 국제콩쿠르 우승을 비롯해 차이콥스키 콩쿠르, 퀸엘리자베스 콩쿠르 등 세계적 권위의 국제콩쿠르에서 입상한 바이올리니스트 이경선과 세르비아 베오그라드 국립오페라단에서 솔리스트로 활동 중인 베이스 드라골류브 바이치도 출연한다. 이번 공연에서 로시니 ‘세비야의 이발사’ 서곡을 비롯해 비제 ‘카르멘’, 베르디 ‘일 트로바토레’, ‘운명의 힘’, ‘아이다’, 푸치니 ‘나비부인’, 바그너 ‘파르시팔’, 레하르 ‘미소의 나라’ 등 우리에게 친숙한 오페라 레퍼토리가 무대에 오른다. 지휘는 발터 아타나시, 연주는 프라임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맡았다. 3만∼15만 원. 1544-9373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쇼팽 국제피아노콩쿠르 한국인 최초 우승 피아니스트 조성진, 퀸엘리자베스 콩쿠르 한국인 바이올리니스트 최초 우승 임지영, 밴 클라이번 국제피아노콩쿠르 한국인 최초 우승 피아니스트 선우예권, 독일 베를린 콘체르트하우스 오케스트라 플루트 종신 수석연주자 김유빈, 리즈 피아노콩쿠르 최연소 및 아시아인 최초 우승 피아니스트 김선욱, 쇤펠드 국제현악콩쿠르 우승 바이올리니스트 김봄소리…. 이뿐만이 아니다. 피아니스트 손정범 김태형, 바이올리니스트 백주영 조윤진, 첼리스트 이정란 조영창, 플루티스트 최나경, 오보이스트 함경 등 국내외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수많은 음악가들에게 공통점이 하나 있다. 바로 예원학교 출신이다. 국내 최초 예술전문 중학교인 예원학교가 올해 개교 50주년을 맞았다. 1967년 개교한 예원학교는 음악과 미술 무용계에서 한국을 대표하는 예술가를 무수히 배출했다. 개교 50주년을 맞아 26일 오후 7시 30분 서울 롯데콘서트홀에서 기념음악회가 열린다. 이번 공연에는 많은 예원학교 출신 음악가들이 무대에 오른다. ‘예술과 꿈’을 주제로 하는 이번 공연은 국내 대표 연주자들로 구성된 프로젝트 오케스트라인 예원학교 총동문 오케스트라와 함께 국내외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예원학교 출신 연주자들이 무대에 오른다. 재학생 합창단 110여 명도 참여한다. 지휘봉은 예원학교 6회 졸업생인 김대진이 잡는다.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로 재직 중인 김현미, 이재민 교수가 악장을 맡았다.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 비올라 수석인 장중진도 오케스트라에 합류했다. 조영창, 백주영, 피아니스트 김규연은 베토벤의 ‘삼중 협주곡 C장조, Op.56’을 협연하고, 최나경과 하피스트 나현선은 작곡가 백영은의 ‘플루트·하프와 관현악을 위한 비상’을 초연한다. 재학생 합창단은 풀랑크의 ‘글로리아 G장조’를 오케스트라와 협연한다. 이와 함께 오케스트라는 말러의 ‘교향곡 1번 D장조 거인’을 연주할 예정이다. 2만∼10만 원. 02-720-3933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피아니스트 조성진(23)과 세계 최고의 교향악단 중 하나인 베를린 필하모닉의 공연을 1시간 앞둔 19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리허설 때 조성진은 악보를 보며 물었고, 래틀은 한동안 설명했다. 마치 사제관계처럼 보였다. 공연이 시작됐다. 조성진과 베를린 필의 협연 곡은 라벨의 피아노 협주곡 G장조. 조성진은 연주 도중 자주 래틀과 단원들을 보면서 호흡을 맞춰 나갔다. 젊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노련하게 템포와 소리를 조절했다. 때로는 오케스트라 음향에 숨기도, 주도권을 쥐기도 했다. 2악장 첫 부분에서 조성진이 홀로 연주를 이어 나갈 때는 음표 하나라도 놓칠까 봐 객석은 물론 단원들이 숨을 죽이고 들었다. 연주가 모두 끝난 뒤 객석 여기저기에서 “브라보”가 터져 나왔다. 류태형 음악평론가는 “자기만의 정체성을 보여줬다. 래틀과 즐기면서 흥미진진한 연주를 펼쳤다”고 평했다. 황장원 음악평론가는 “오랜만에 고국에서 그것도 베를린 필이라는 최고의 교향악단과 협연하는 것에 대한 부담 때문인지 1악장은 기대에 못 미쳤지만 2악장부터 좋아지면서 자신감을 표현했다”고 말했다. 협연을 마친 뒤 조성진은 래틀을 향해 크게 고개를 숙여 인사했다. 조성진이 앙코르로 드뷔시의 ‘물의 반영’을 연주할 때 래틀은 오케스트라 의자에 앉아 미소를 지으며 지켜봤다. 연주가 끝난 뒤에도 조성진이 퇴장할 때까지 한참 박수를 쳤다. 공연을 앞두고 이날 낮 열린 기자회견에서 조성진은 래틀과의 협연을 ‘영광’이라고 표현했다. “래틀이 훌륭한 피아니스트라는 것을 알고 있어 긴장을 많이 했어요. 그만큼 피아노를 잘 알기 때문이죠. 첫 리허설 때 내가 피아노 앞에 앉고 옆에서 래틀이 지휘를 하는데 제가 지금 DVD를 보고 있는 건가 했어요. 리허설이나 연주 뒤 래틀이 조언을 해줘 많이 도움이 됐죠.” 어떤 조언이었을까. “너무나 소소하기 때문에 저 혼자 간직하고 싶어요.(웃음)” 이날 베를린 필의 내한공연은 1984년 지휘자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과 첫 공연 이후 이번이 6번째다. 특히 2002년부터 베를린 필을 이끈 지휘자 사이먼 래틀이 내년 런던심포니오케스트라로 둥지를 옮기면서 이번이 베를린 필과의 마지막 내한공연이 됐다. 베를린 필은 조성진의 라벨 협연을 비롯해 슈트라우스 ‘돈 후안’, 브람스 교향곡 4번을 무대에 올렸다. 당초 피아니스트 랑랑이 베를린 필과 협연을 하기로 했지만 왼팔 건막염 증상으로 한 달 전 공연을 포기했다. 이때 래틀과 친한 피아니스트 크리스티안 지메르만이 대체 연주자로 조성진을 추천했다. 래틀은 말했다. “지메르만은 자신을 포함해 모든 피아니스트들에게 비판적인 잣대를 들이대요. 그런 그가 ‘조성진은 정말 좋은 피아니스트다. 한번 연주를 들어봐라’며 칭찬해서 어디 아픈 것은 아닌가 싶었어요. 조성진과 첫 협연 뒤 두 피아니스트가 어떻게 형제애를 만들어냈는지 알 수 있었죠. 조성진 같은 젊고 위대한 건반의 시인과 연주하게 된 것이 너무 기뻐요.” 이날이 베를린 필하모닉과의 투어 마지막 연주라는 것이 많이 서운하다고 밝힌 조성진은 어렸을 때 꿈이었던 베를린 필과의 협연, 카네기홀 연주 모두 올해 이뤘다. “너무 빨리 꿈을 이뤄 제 자신도 놀랐어요. 아직 더 많은 노력과 시간이 필요한데 앞으로 베를린 필과 다시 협연하고 카네기홀에 다시 서는 것이 목표예요. 인간적으로는 간단하지만 정말 어려운 것인데 행복하게 사는 것이 제 오래된 꿈입니다.”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한 때 청와대 만찬에 올라온 독도새우가 화제였다. 특히 일본은 한미 정상 국빈만찬 요리에 등장한 ‘독도’라는 지명에 대해 민감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음악과 미술, 시와 무용 등 예술을 통해 국내외에 독도를 알리고 있는 단체가 있다. ‘라 메르 에 릴’(프랑스어로 바다와 섬)은 100여 명의 문화예술인과 학자들이 참여해 독도와 동해를 주제로 문화예술 활동을 펼치고 있다. 라 메르 에 릴은 2012년 동해와 독도를 예술을 통해 국내외에 알리기 위해 비영리법인으로 설립된 순수 예술·학술단체다. 지난 5년간 서울 예술의전당 등에서 10회의 공연을 열었다. 지난해부터 싱가포르, 호주 시드니, 홍콩, 체코 프라하, 독일 프랑크푸르트,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등 해외에서도 공연을 펼쳤다. 또 이종상 대한민국예술원 회원과 북한 작가로서 독도를 그린 선우영 등 유명 작가들이 참여한 동해·독도 특별기획전인 ‘독도 오감도’전을 국내 주요 미술관에서 세 차례 개최했다. 22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체임버홀에서 제11회 정기연주회를 통해 다시 한 번 독도와 동해를 알릴 계획이다. 이번 공연에서는 라 메르 에 릴이 위촉한 작곡가 우미현의 ‘빛, 그림자 그리고 독도’를 해금, 플루트, 클라리넷, 바이올린과 첼로 5중주로 들려준다. 또 작곡가 김대성의 ‘독도 랩소디’가 대금, 플루트, 바이올린과 첼로 4중주로 초연된다. 이와 함께 마누엘 데 파야의 스페인 무곡, 브람스의 현악5중주가 연주된다. 음악감독 겸 바이올리니스트 최연우와 바이올리니스트 박준영, 비올리스트 에르완 리샤르와 이희영, 첼리스트 김대준, 플루티스트 박지나, 클라리네티스트 황수희, 해금 연주자 고수영, 대금 연주자 박경민 등이 출연한다. 강민선 아나운서가 해설을 맡고, 공연 중 영상을 통해 독도의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줄 계획이다. 라 메르 에 릴 이함준 이사장은 “예술가들이 음악, 미술, 시와 무용 등을 통해 동해와 독도를 국내외에 널리 알리는 프로젝트를 계속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라 메르 에 릴은 29일부터 12월 17일까지 서울 예술의전당 서예박물관에서 ‘한국의 진경―독도와 울릉도’ 전시회를 개최한다. 원로 작가 이종상 화백 등 40명의 작가가 참여한다. 2만 원. 02-522-7278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9∼12일 서울 LG아트센터에서 공연된 스페인국립무용단의 ‘카르멘’은 인간의 에로틱한 몸짓의 진수를 보여준 무대였다. 카르멘은 프로스페르 메리메 소설을 원작으로 작곡가 비제가 1875년 발표한 오페라로 잘 알려져 있다. 영화, 뮤지컬 등 다양한 분야에서 재창조된 카르멘이 이번에는 현대발레로 무대에 올랐다. 스웨덴 안무가 요한 잉에르의 안무로 2015년 초연됐고, 지난해 잉에르에게 ‘브누아 드 라 당스’ 최우수 안무가상을 안겨줬다. 이번 공연에서 춤은 그 어떤 작품보다 관능적이었다. 특히 카르멘이 돈 호세, 투우사 등 남성을 유혹하고 사랑을 나누는 장면에 대한 사실적 연출이 인상적이었다. 대사 하나 없어도 서로가 얼마나 원하고 있는지가 동작만으로도 설명이 충분했다. 누워 있는 남성 위로 카르멘이 지나가거나, 서로의 몸을 탐하는 장면은 퇴폐적이기보다 섬세하면서도 역동적으로 느껴졌다. 카르멘으로 분한 엘리사베트 비오스카와 돈 호세를 맡은 단 베르보르트의 연기와 춤은 아찔했다. 무대 장치는 사람 키보다 2배 높은 정삼각형의 기둥 9개가 전부다. 단조롭게 보일 수 있지만 상황에 따라 자유롭게 이동, 해체, 합체를 하며 벽, 기둥, 문, 거울, 조명 등 다양한 역할을 소화했다. ‘적은 것이 많은 것(Less is More)’이란 ‘이런 것이다’를 훌륭하게 보여줬다. ★★★★(★ 5개 만점)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10일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열린 러시아 마린스키 극장 프리모르스키 스테이지 발레단의 ‘백조의 호수’ 공연. 세계 정상급인 마린스키 발레단의 수석무용수 김기민(25)과 빅토리야 테레시키나(34)가 주역으로 나섰다. 김기민은 5년 만의 국내 공연이고, 테레시키나는 한국에서의 첫 무대. 두 사람의 압도적인 무대에 객석 여기저기서 탄성이 흘러나왔다. 공연이 끝난 뒤에도 박수가 끊이지 않아 두 사람은 계속 무대로 나와야만 했다. 이날 문훈숙 유니버설발레단 단장을 비롯해 이원국, 홍향기, 김현웅 등 국내의 수많은 발레계 인사가 공연장을 찾았다. 11일 서울 서초구의 한 호텔에서 두 사람을 만났다. 테레시키나의 통역은 김기민이 직접 맡았다. 김기민은 “5년 전과 지금을 비교해 달라는, 마치 시험을 보는 각오로 한국 무대에 섰다”고 소감을 밝혔다. 테레시키나는 “기민이가 한국 팬들이 절 기다린다고 말했지만 믿지 않았는데, 관객들의 열렬한 반응에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올해 초 김기민은 테레시키나에게 “한국에 공연하러 가는데 같이 갈래”라고 조심스럽게 물었다고 했다. 네 살 아이를 돌봐야 하기 때문에 외국 공연을 꺼리는 테레시키나가 망설임 없이 대답했다. “네가 간다면 같이 갈게!” 테레시키나의 한국 공연 결정에 마린스키 발레단 모두가 놀랐다. 그만큼 두 사람은 파트너 그 이상이다. 2011년 마린스키 발레단에 입단한 김기민은 지난해 한국 남자무용수로는 최초로 무용계 아카데미상이라 불리는 ‘브누아 드 라 당스’ 최고 남성무용수상을 받았다. 마린스키 발레단 간판인 테레시키나는 완벽한 기술과 연기, 예술성을 겸비한 세계 최고 발레리나 중 한 명이다. 두 사람은 지난 6년간 100회가 넘는 무대에 파트너로 함께 섰다. 2011년 김기민의 첫 주역 데뷔 때 테레시키나가 파트너를 맡았다. 2013년 테레시키나의 출산 뒤 복귀 무대 때는 김기민이 파트너로 나섰다. “테레시키나는 무대에서나 밖에서나 겸손해요. 특히 파트너를 존중하고 배려하는 기술이 뛰어납니다. 그래서 함께 춤을 추면 기쁘고 감사한 마음이 절로 나오죠.”(김기민) “김기민은 러시아 출신이 아닌데도 항상 폭발적인 관객 반응을 이끌어내요. 5년간 연기력이 많이 늘었고 이젠 진정한 예술가가 됐어요.”(테레시키나) 천부적인 신체조건과 재능을 갖춰 초고속 승진을 해온 두 사람에게는 특별한 점이 하나씩 있다. 바로 겸손이다. “무대에서는 저 자신을 향해 한없이 칭찬해요. ‘잘하고 있어’라고요. 하지만 무대에서 내려오면 누구보다 가장 잔인한 비평가가 되죠. 잘못한 점을 고쳐야 하니까요.”(김기민) “신기하게도 아이를 낳고 나서 춤이 더 쉬워졌어요. 심리적으로 안정되면서 발레에 덜 집착해요. 물론 연습을 게을리해선 안 된다는 걸 늘 잊지 않습니다.”(테레시키나) 김기민은 다음 번 마린스키 발레단 한국 방문 땐 ‘라 바야데르’로 무대에 오르고 싶어 했다. “‘라 바야데르’는 제가 가장 좋아하는 작품이에요. 그때도 같이 무대에 설래요?”(김기민) “당연하죠! 제 최고의 파트너인데요.”(테레시키나)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8일 ‘미쉐린 가이드 서울 2018’ 발표 장소는 서울 송파구 롯데타워에 있는 ‘호텔 시그니엘 서울’. 76층 행사장에 한 외국인 셰프가 나타나 현장을 지켜봤다. 그는 다름 아닌 호텔 81층에 위치한 레스토랑 ‘스테이’의 셰프인 야니크 알레노 씨. 그는 미쉐린 가이드 별을 무려 6개나 받은 세계적인 스타다. 프랑스에 있는 레스토랑 ‘르 파비용 르두아양’으로 별 3개를 획득한 뒤 올해 ‘르 1947’로 별 3개를 받았다. 행사 뒤 취재진과 관계자를 위한 점심 도시락(사진)이 나왔다. 비프 타르타르와 유자 젤리, 이베리코 하몽으로 만든 초밥과 멜론 등이었다. 이 도시락은 알레노 셰프가 직접 준비한 것으로 메뉴에는 그가 직접 사인한 서명이 있었다. 하지만 행사가 끝나자마자 나간 사람이 많은 관계로 남은 도시락이 꽤 쌓였다. 결국 1인당 2개 이상 먹어도 된다는 말이 나왔다. 황당한 상황에 이미 도시락을 먹고 있는 사람들은 머뭇거리기만 할 뿐이었다. “이거 실화인가요?”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여전한 ‘한식의 힘’을 보여줬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세계 최고 권위의 식당 평가·안내서인 미쉐린(미슐랭) 가이드의 선택은 한식이었다. 미쉐린코리아는 8일 서울 송파구 시그니엘서울 호텔에서 열린 ‘미쉐린 가이드 서울 2018’에서 별 1∼3개를 받은 식당 24곳을 발표했다. 처음 발표된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다.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24곳의 식당이 미쉐린 가이드의 선택을 받았다. 특히 지난해 13곳이 한식을 기반으로 하거나 한국적 식재료를 사용한 식당이었는데 올해도 13곳이 한식 바탕의 식당이다. 지난해에 이어 광주요그룹이 운영하는 가온과 서울신라호텔의 라연이 2년 연속 최고 등급인 별 3개(요리가 매우 훌륭해 맛을 보기 위해 특별한 여행을 떠날 가치가 있는 식당)를 받았다. 세계적으로 별 3개를 받은 식당은 110여 곳에 불과하다. 가온 김병진 총괄셰프는 “지난 1년 동안 한식에 대해 고민하며 책임감을 놓치지 않으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새롭게 별 2개(요리가 훌륭해 멀리 찾아갈 만한 가치가 있는 식당)를 받은 정식당과 코지마다. 정식당은 최근 미국 뉴욕에 ‘정식(Jungsik)’ 식당을 내고 미쉐린 가이드 뉴욕에서 별 2개를 받았다. 평가단은 “김밥, 비빔밥, 구절판, 보쌈 등에서 영감을 얻은 독특한 요리를 만들어내고 있다”고 평가했다. 별 1개(요리가 훌륭한 식당)를 받은 식당은 지난해보다 한 곳 줄었다. 그 대신 4개의 식당이 새로 이름을 올렸다. 이 중 도사, 익스퀴진, 주옥은 한식을 바탕으로 한 요리를 내놓고 있다. ‘미국에서 일식을 선보였던 해외 교포 백승욱 셰프가 한식을 기반으로 한 현대적이고 창의적인 요리를 선보인다’(도사), ‘최대한 한국적인 재료를 사용하고 재료 각각의 개성에 초점을 맞춰 새로운 한식의 맛을 창조한다’(익스퀴진), ‘신창호 셰프가 운영하는 한식 비스트로로 나물을 이용한 생선 카르파초, 사골 버터 밥 등 창의적인 메뉴가 돋보인다’(주옥)는 평가를 받았다. 이유화 음식평론가는 “새롭게 식당을 발굴하기보다는 큰 틀을 유지하면서 소폭의 변화만 준 것 같다”고 말했다. 유현수 셰프가 자신의 식당을 차리면서 나간 ‘이십사절기’(별 1개), 개조 공사로 휴업 중인 ‘피에르 가니에르’(별 2개) 등 지난해 별을 받았던 식당 중 4곳은 올해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미쉐린 가이드 측은 “별을 받는다고 계속 유지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매년 다시 갱신을 하고 자격을 얻어야 한다”고 말했다. 라연의 김성일 총괄셰프는 “매년 결과가 발표되기 때문에 별을 유지하기 위한 과정은 힘들고 압박감도 크다”고 밝혔다. 해외에서는 별 등급 유지와 강등에 대한 불안감으로 셰프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이 발생하기도 한다. 미쉐린 가이드의 인터내셔널 디렉터인 마이클 엘리스 씨는 “미쉐린 가이드가 서울에 소개되면서 한국의 식문화가 재조명되고 있다. 그 어떤 종류의 음식이든 서울은 진정한 미식을 위한 종착지로 자리를 공고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쉐린 가이드 서울 홈페이지()에서 이번에 별을 받은 식당에 대한 정보와 합리적인 가격에 훌륭한 음식을 제공하는 ‘비브 구르망’ 명단도 확인할 수 있다.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