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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4·13총선에서는 여야 텃밭에서 이변이 속출했다. 견고했던 지역주의 벽이 무너지기 시작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텃밭의 반란’이 일어난 지역의 정당 득표율을 보면 지역주의 균열 현상이 더욱 뚜렷하게 나타난다. ‘여당 텃밭’인 부산에서는 18석 가운데 6석을 더불어민주당과 무소속 후보가 차지했다. 대구 수성갑에는 더민주당 김부겸 당선자가 세 번째 도전 끝에 야당 깃발을 꽂았다. 더민주당 후보가 당선된 경남 김해갑과 김해을, 양산을과 정의당 후보가 당선된 창원성산도 있다. 야당 후보들이 약진한 이 지역들에서는 새누리당의 정당 득표율도 함께 떨어졌다. 대구에서 새누리당 정당 득표율은 53.06%로 19대(66.48%)에 비해 13.42%포인트나 하락했다. 부산과 경남은 19대 총선에 비해 각각 10.09%포인트, 9.8%포인트 떨어졌다. 반면에 더민주당과 국민의당의 정당 득표율은 높아졌다. 부산에서 더민주당과 국민의당의 득표율(46.96%)을 합치면 새누리당 득표율(41.22%)을 앞선다. 대구와 경남에서 더민주당의 19대, 20대 득표율은 비슷했지만 국민의당이 17%대 득표율을 얻은 결과다. 야당 텃밭이었던 전남 순천과 전북 전주을에서 새누리당 이정현, 정운천 후보가 각각 당선된 것도 작지 않은 의미가 있다. 다만 이 지역들에서 새누리당 정당 득표율은 아직 한 자릿수를 벗어나지 못해 19대 때와 큰 차이가 없었다. 하지만 호남 맹주가 교체됐다. 19대 총선에서 더민주당 전신인 민주통합당은 전북(65.57%)과 전남(69.57%)에서 높은 정당 득표율을 기록했다. 하지만 이번 총선에서는 더민주당이 국민의당 득표율에 10%포인트 이상 뒤졌다. 두 야당이 표를 나눠 가지면서 극단적인 ‘쏠림’ 현상이 줄었다는 뜻이다. 배종찬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은 “앞으로 다가오는 대선에서 영·호남 한 곳에 기댄 대통령은 나오기 어렵다는 뜻으로도 풀이된다”고 말했다.우경임 기자 woohaha@donga.com}
14일 새벽까지 엎치락뒤치락하던 4·13총선 개표 결과는 사전 여론조사 무용론을 불러오고 있다. 막대한 비용을 들인 지상파 방송사의 출구조사도 제1당을 맞히지 못했다. 최대 격전지 중 한 곳이었던 서울 종로의 결과는 선거 전에 발표된 각종 여론조사 결과를 완전히 뒤집었다. 새누리당 오세훈 후보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더불어민주당 정세균 당선자에게 줄곧 앞섰다. 하지만 개표 결과 정 후보가 득표율 52.6%로 오 후보(39.7%)를 크게 이겼다. 여론조사 기관들은 천편일률적으로 여당의 압승으로 이번 총선에선 ‘여대야소(與大野小)’가 될 것으로 예상했지만 결과는 모두 정반대였다. 여론조사 무용론이 나오는 이유다. 전문가들은 유선전화를 이용하는 현재의 조사 기법이 가진 한계를 지적한다. 응답률이 매우 낮을 뿐만 아니라 20, 30대 표본을 확보하기 어렵다. 한 여론조사기관 관계자는 “20, 30대 전화 응답률이 너무 낮다. 20, 30대 표본 확보에 실패하면서 전체 표본 수를 줄이거나 가중치를 많이 부여해 응답이 왜곡된다”고 말했다. 지상파 방송 3사가 66여억 원의 예산으로 공동 실시한 출구조사도 ‘여소야대’는 예측했으나 제1당을 맞히지 못해 ‘반쪽짜리 성공’에 그쳤다는 평가가 나온다. 13일 오후 6시에 발표된 지상파 방송 3사의 출구조사 보도에서 KBS는 새누리당 121∼143석, 더민주당 101∼123석, MBC는 새누리당 118∼136석, 더민주당 107∼128석, SBS는 새누리당 123∼147석, 더민주당 97∼120석으로 각각 예상했다. 하지만 개표 결과 더민주당은 123석, 새누리당은 122석을 얻었다. 양당의 실제 의석수는 SBS의 예상 의석수 범위 밖이었고, KBS의 예측 범위 안에 간신히 들어갔다. 두 방송사 모두 새누리당을 원내 1당으로 예측했다. 지상파 방송사의 출구조사는 번번이 빗나갔다. 19대 총선에서 KBS는 새누리당 의석을 131∼147석으로 예측했지만 결과는 152석이었고, MBC는 당시 민주통합당 의석을 128∼148석으로 예측했지만 결과는 127석이었다. 우경임 woohaha@donga.com·김윤종 기자}

‘텃밭의 반란’이었다. 4·13총선에선 야당 텃밭인 호남에서 새누리당 당선자, 여당 텃밭인 영남에서 더불어민주당 당선자 여럿이 승리의 기쁨을 맛봤다. 뿌리 깊은 지역주의를 타파하고 영·호남 대립 구도를 넘어설 발판을 마련한 선거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정현, 호남 재선 의원 성공 “새누리당 이정현이 순천에서 이겼습니다.” 13일 오후 10시 반. 다시 한 번 이변의 주인공이 된 전남 순천 새누리당 이정현 당선자의 목소리는 가늘게 떨렸다. 사무실에 모인 지지자들은 함성과 박수를 쏟아냈다. 이 당선자는 득표율 45.7%(14일 오전 1시 반 기준)로, 더민주당 노관규 전 순천시장을 누르고 전남 순천 수성에 성공했다. 이 당선자는 1995년 지방선거, 17·19대 총선 당시 광주 서을에 출마했다가 고배를 마셨다. 2014년 7·30보궐선거에서 전남 순천-곡성에 출마해 극적으로 당선됐고 이번 총선에서 다시 승리하면서 유일한 호남의 여당 재선 의원이 됐다. 당초 이 당선자의 고향인 곡성이 선거구 획정 과정에서 광양-구례와 한 지역구가 되는 바람에 이 당선자가 불리하다는 평가가 많았지만 이를 특유의 성실함과 꾸준함으로 눌러 이겼다. 전북 전주을에 출마한 새누리당 정운천 후보는 14일 오전 1시 반 현재 90%가 개표된 가운데 더민주당 최형재 후보를 1.5%포인트가량 앞서 당선이 확실시된다. 정 후보가 당선된다면 야당 텃밭인 전북에서 여당 후보가 승리한 것은 1996년 15대 총선에서 신한국당 후보로 전북 군산에 출마한 강현욱 의원이 당선된 후 20년 만이다. 정 후보는 국산 키위 재배에 성공한 농부 최고경영자(CEO)로 이명박 정부에서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을 지냈다. 2010년 전북도지사 선거, 19대 총선 전북 전주완산을에 출마했다 고배를 마셨다. 세 번째 선출직 도전 끝에 승리를 거머쥐게 되는 셈이다.○ 여당 텃밭도 곳곳에 균열 새누리당 아성인 서울 강남에 이어 ‘새누리당의 심장’인 영남에서도 야풍(野風)이 거셌다. 대구 북을에서는 무소속 홍의락 후보가 52.7%의 득표율(14일 오전 1시 반 기준)로 새누리당 양명모 후보를 누르고 당선됐다. 더민주당 공천에서 배제된 홍 당선자는 탈당을 한 뒤 자력으로 생환해 국회에 당당하게 입성하게 됐다. 대구 수성갑 김부겸 당선자와 함께 야당 험지에서 값진 승리를 거뒀다는 의미도 크다. 부산은 18개 지역구 중 더민주당 후보 5명의 당선이 유력해 최대 이변 지역이 됐다. 부산 북-강서갑에서 노무현 정부 당시 대통령제2부속실장을 지낸 더민주당 전재수 당선자가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의 측근인 박민식 후보를 제쳤다. 배종찬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은 “당내 공천에 실망한 유권자들이 ‘지역 일꾼’으로 헌신할 인물을 선택했다”며 “앞으로 인물 경쟁력 없이 지역 기반에만 기대서는 당선이 어렵다는 뜻”이라고 평가했다.우경임 기자 woohaha@donga.com}
‘차르(황제)’가 부활했다. 13일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4·13총선 방송사 출구조사를 지켜보던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의 얼굴에 웃음이 번졌다. 13일은 김 대표가 영입된 지 90일이 된 날이었다. 김 대표는 지난달 16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관훈클럽 초청토론회에서 “현재 가진 의석수(107석) 정도만 확보하면 선전했다고 판단한다”고 밝히고 패배하면 사퇴할 것임을 시사했다. 선거 막판 각종 여론조사에서 목표 달성이 쉽지 않다는 의견이 많았지만 김 대표는 “100석은 넘을 것”이라며 측근들에게 자신감을 보였다고 한다. 김 대표는 6월 전당대회에서 새 지도부를 선출하기 전까지 당을 실질적으로 이끌게 됐고, 이후 당권 경쟁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됐다. 김 대표는 13일 오전 서울 강북구에 있는 조부 가인(街人) 김병로 초대 대법원장의 묘소를 찾은 뒤 “우리 당이 정상적인 지도부가 존재하지 않고 비대위로 운영되고 있어 후속 조치를 어떻게 할지 의논해 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영입된 이후 당을 장악해 공천 과정에서 막강한 힘을 발휘했지만 비례대표 ‘셀프 공천’으로 호남에서 당 지지도가 급락하며 위기를 맞았다. 하지만 총선에서 기사회생하면서 차기 당권에 한발 다가섰다는 평가가 나온다.우경임 기자 woohaha@donga.com}
4·13총선 공식 선거운동 마지막 날인 12일까지 각 당의 지지도는 반전(反轉)을 거듭했다. 새누리당은 ‘진박(진짜 박근혜) 대 비박’ 공천 파동, 더불어민주당은 비례대표 공천 파동을 겪으면서 지지도가 등락을 반복했고, 창당 2개월 남짓 된 국민의당도 마찬가지였다. 여야 3당의 본격적인 총선 레이스가 시작된 100일간의 시간을 되짚어 봤다. 새누리당은 2월 4일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이한구 의원이 공천관리위원장으로 임명된 이후 공천을 둘러싸고 극심한 당내 갈등을 빚었다. 이 위원장은 “우선추천제를 적극 활용하겠다”며 상향식 공천을 내건 김무성 대표와 정면으로 대립했다. 김 대표가 2월 18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위원장의 독단을) 용납하지 않겠다”고 하자 친박(친박근혜)계 좌장인 서청원 최고위원이 “(김 대표의) 그런 언행도 용납하지 않겠다”고 맞받아치며 갈등이 고조됐다. 지난달 8일 친박계 핵심인 윤상현 의원이 김 대표를 향해 막말을 쏟아낸 녹음파일이 공개되면서 당내 갈등은 최고조에 달했다. 결국 공관위는 15일 윤 의원과 비박계 현역 의원 7명을 공천 배제했다. 후보자 등록일을 하루 앞두고서야 새누리당은 가까스로 공천 작업을 끝냈다. 공천 파동의 중심에 있던 유승민 의원은 당 지도부와 공관위가 ‘핑퐁게임’을 하며 공천 결정을 미루자 23일 밤 12시 직전 탈당과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이날 김 대표는 공관위가 단수 추천한 서울 은평을·송파을, 대구 동갑·동을·달성 등 5개 지역 공천장에 날인을 거부하는 ‘옥새투쟁’을 선언했고 이튿날 논란이 된 지역구 6곳을 ‘3 대 3’으로 주고받으며 마무리했다. 새누리당 선대위 지도부와 후보들은 대구로 내려가 공천 파동에 실망한 유권자들을 향해 ‘석고대죄’했다. 더불어민주당은 4년 전 대선에서 박근혜 후보를 도왔던 김종인 전 의원을 선거대책위원장으로 영입하면서 총선 체제로 돌입했다. 김 대표는 첫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우리 당만 들여다봐도 아직도 과거의 민주화를 부르짖던 사고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중도층을 잡기 위한 ‘우(右)클릭’ 행보를 이어갔다. 3월에는 친노(친노무현) 좌장이었던 이해찬 의원과 ‘강성’ 정청래 의원 등 현역 26명을 공천에서 배제했다. 운동권 색깔 빼기에 성공하는 것처럼 보였던 더민주당은 비례대표 공천 파동을 겪으면서 ‘도로 민주당’이라는 비판에 직면했다. 지난달 20일 더민주당 중앙위원회는 비례대표 명단 추인을 거부했고, 밤샘 투표를 통해 이튿날 명단을 수정했다. 이에 김 대표가 당무를 거부하며 ‘사퇴’ 카드로 배수진을 쳤다. ‘테러방지법’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 당시 지지층이 결집하면서 23%까지 올랐던 정당 지지도는 비례대표 공천 파동 이후 20%까지 하락했다. ‘차르’(황제)라 불리던 김 대표의 힘도 급격히 약화됐다. 지난해 12월 13일 안철수 의원이 당시 새정치민주연합(현 더불어민주당) 탈당을 선언하면서 국민의당이 태동했다. 더민주당의 야권 통합 제안은 국민의당엔 최대 위기였다. “당 대 당 연대는 없다”는 안 대표에게 반발해 ‘창당 공신’인 김한길 의원과 천정배 공동대표가 당무를 거부했다. 김 의원이 20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고, 천 대표가 최고위원으로 복귀하면서 간신히 봉합됐다. 이후 더민주당 탈당 의원들이 잇달아 입당하면서 20석을 확보했고 원내교섭단체 구성에 성공했다. 8%까지 추락했던 당 지지도는 지난달 새누리당, 더민주당이 공천 갈등을 빚으면서 양당에 실망한 부동층이 제3당에 눈길을 돌려 10%대로 반등했다. 선거 막바지 ‘야당 텃밭’ 호남에서 국민의당이 선전하자 문재인 더민주당 전 대표는 8, 9일 광주를 찾아 “총선에서 호남 지지를 받지 못하면 대선에 불출마하고 정계를 은퇴하겠다”며 무릎사죄를 하기도 했다.우경임 woohaha@donga.com·홍정수 기자}

4·13총선을 이틀 앞둔 11일 여야 3당은 거친 표현으로 서로를 몰아붙이며 막바지 지지층 결집에 총력을 기울였다. 자체 판세 분석 결과 기존 ‘텃밭’과 수도권 표심이 요동치고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이날 오후 부산 구포시장 유세에서 “(새누리당이) 국회에서 아무리 일을 잘하려 해도 더불어민주당이 우리 발목을 잡고 국가 발전을 가로막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우리나라를 선진국으로 만들기 위해 온몸이 부서지더라도 이번 선거에서 당이 과반수를 얻도록 하겠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는 경기 수원시 경기도당 회의실에서 긴급 대국민성명을 내고 “새누리당 ‘1당 독재 국회’ 저지가 절체절명의 목표”라며 “가짜 야당이 아니라, 진짜 야당을 뽑아 달라”고 했다. 새누리당과 국민의당을 동시에 겨냥한 것이다. 국민의당 안철수 상임공동대표는 “국민의당은 박근혜 정권과 새누리당에 겁먹고, 만년 야당, 만년 2등에 안주하는 무능한 야당(더민주당)을 대체할 것”이라며 “정치인을 위한 양당 체제를 깨고 국민을 위한 3당 체제를 만들어 달라”고 호소했다.우경임 woohaha@donga.com·홍수영 기자}

11일로 4·13총선이 이틀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각 당은 급변하는 판세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막판 표심 잡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10일 새누리당은 145석 내외, 더불어민주당은 100석 미만, 국민의당은 35석 내외로 예상 의석수(비례대표 포함) 추정치를 내놓고 지지를 호소했다. 새누리당은 이날 지역구 의석 126석 안팎, 비례대표 19석 안팎을 예상하며 ‘과반 의석’ 확보가 어려울 것 같다고 했다. 각 여론조사 기관의 평균 예상 의석수(155∼175석)와는 다소 차이가 있다. 새누리당은 122석이 걸려 있는 수도권에서는 46석 정도, ‘텃밭’인 영남에서는 65석 중 50석 정도를 차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새누리당을 탈당해 대구, 부산 등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한 후보들이 우위를 점하고 있는 지역을 제외한 수치다. 충청은 26석 중 20석, 제주와 강원은 11석 중 8석 정도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안형환 중앙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은 “선거 초반 분석보다는 15석가량 늘었다”면서도 “투표 의향이 높은 유권자 층에서 약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여권 분열로 ‘다여다야(多與多野)’ 구도로 선거가 치러지는 지역에 대해 당 관계자는 “유권자들의 표가 선거 막바지로 갈수록 무소속보다는 새누리당으로 결집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더민주당은 ‘100석 미만’이라는 추정치를 내놓으면서 “엄살이 아니다”라며 위기감을 내비쳤다. 정장선 총선기획단장은 이날 “새누리당은 지역구 우세 지역을 130석 정도로 추산하고, 더민주당은 경합 우세까지 포함해도 60석 정도”라며 “경합 지역(40곳)을 절반씩 나눠 가진다 해도 100석을 얻기 힘들 것 같다”고 했다. 더민주당은 경합 지역이 많은 수도권에서 승부가 갈릴 것으로 보고 마지막 주말과 휴일 내내 ‘수도권 수성’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정당 득표율은 기존 전망대로 30%로 보고 비례대표 의석수는 13, 14석으로 추산했다. 정 단장은 “새누리당을 탈당한 무소속 후보와 비례대표까지 합하면 여당이 180석을 넘을 수 있다. 일여다야(一與多野)에 따른 (참패의) 악몽이 현실화할 것”이라며 야당 지지층의 결집을 호소했다. 국민의당은 이번 총선 예상 의석수를 35석 내외로 제시하고 최대 40석까지도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태규 전략홍보본부장은 “현재 시점에서 호남 20석, 수도권 4, 5석, 비례대표 10석 등 35석 정도로 예측하고 있다”며 “여기에 호남 의석수, 수도권 경합 지역, 정당 득표율에 따라 4, 5석 가감이 있을 수 있다”고 했다. 이 본부장은 “(현재 판세가) 호남의 결심, 스마트 보터(smart voter), 새누리당을 이탈한 개혁적 보수층 등 3가지 요소가 결합된 결과”라며 “정파, 지역을 떠난 새로운 유권자의 등장에 기대를 걸고 있다”고 말했다.우경임 woohaha@donga.com·홍정수 기자}

새누리당이 선거 사흘을 앞둔 10일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대표의 억대 금 보유와 외제 명품 시계(사진) 착용을 문제 삼고 나섰다. 더민주당은 “수준 낮은 네거티브 (전략)”라고 반박했다. 안형환 새누리당 중앙선대위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재산신고를 보면 김 대표는 금 8.2kg, 신고액 기준 3억2000만 원 상당을 보유하고 있다”며 “서민들은 상상도 할 수 없는 많은 양의 금을 갖고 있는 것이 김 대표의 경제민주화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또 한 언론이 9일 사진을 실은 김 대표의 독일 브랜드 손목시계를 두고도 안 대변인은 “보도에 따르면 수천만 원을 호가한다”고 주장했다. 김 대표는 비례대표 후보 등록 당시 재산 총액을 88억 원으로 신고했으며, 본인이 순금 1.5kg, 배우자가 6.7kg을 갖고 있다고 신고했다. 이에 더민주당 김성수 대변인은 “김 대표가 직접 선관위에 투명하게 신고한 재산”이라며 “부당하게 취득하거나 숨겨놓은 재산이 아닌데 선거 막바지에 여당의 네거티브가 지나치다”고 반박했다. 시계에 대해서는 “독일 유학시절 기숙사를 함께 썼던 독일인 의사 친구가 선물한 것으로 20년 동안 한결같이 차고 다닌 것”이라며 “고가의 호화 명품을 새로 구입한 것처럼 말하는 것은 선거에 악용하려는 의도”라고 주장했다.우경임 기자 woohaha@donga.com}
아프리카 A국에 주재하는 북한 중견 외교관 일가족 4명이 지난해 5월경 한국에 망명한 것으로 10일 알려졌다. 또 아시아 B국의 북한 주재원은 올해 2월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움직임이 시작되자 망명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내 북한 식당 종업원 13명이 7일 집단 망명한 가운데 전해진 이 같은 소식은 해외에 체류하는 북한 외교관, 주재원들의 잇단 망명 움직임을 예고하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정부는 북한 김정은 체제의 취약성이 해외에서 먼저 드러나고 있는 것으로 봤다. 이를 의식한 듯 통일부 당국자는 10일 “북한 식당 종업원 망명과 같은 집단 탈출 사례가 추가로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복수의 대북 소식통에 따르면 아프리카 A국 대사관의 경제 담당 외교관(50대)은 지난해 5월 부인, 두 아들과 함께 한국에 망명했다. 숙청 등 신변 위협이 두려워 망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외 공관에서 외화벌이 등을 통한 상납금을 강요하는 김정은 체제에 대한 불안감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은 외교관의 망명을 막기 위해 본국에 자녀를 두고 해외 근무를 하는 경우가 많아 외교관 일가족이 망명하는 일은 매우 드물다. 공식 확인된 사례는 1998년 유엔식량농업기구(FAO) 북한대표부의 김동수 서기관 일가족 3명, 2000년 태국 주재 대사관 홍순경 참사관 일가족 3명 정도에 불과하다. 이는 북한에도 큰 충격을 안겨준 것으로 보인다. 이 외교관 일가족이 망명한 지 두 달 뒤인 지난해 7월 김정은은 전 세계 북한 공관장들을 전격적으로 불러들여 대사 회의를 열고 처음으로 기념사진을 찍었다. 이 소식통은 “아시아 B국의 북한 주재원은 올해 대북제재 이후 외화벌이에 어려움을 겪어 해외 공관원 축소와 소환 움직임이 있자 ‘북한에 돌아갈 수 없다. 망명하겠다’는 의사를 주변에 밝힌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정부 당국자는 “아무리 체제를 통제해도 해외에 나가 있는 북한인들은 자유로운 사회와 자본주의 체제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A국 주재 북한 외교관의 아들은 삼성 휴대전화를 사용했고 B국 주재원은 북한으로 돌아가면 자녀의 교육에 문제가 생긴다고 걱정했다고 한다. 한편 종업원 13명이 집단 탈출한 중국 내 북한 식당은 저장(浙江) 성 닝보(寧波)의 ‘류경식당’인 것으로 확인됐다. 식당 관계자에 따르면 종업원들은 5일 밤∼6일 새벽 무렵 집단으로 사라졌고 현재 영업을 중단한 상태다. 종업원들은 지난해 말까지 지린(吉林) 성 옌지(延吉)의 ‘류경식당’에서 근무했다고 현지 소식통은 전했다.윤완준 zeitung@donga.com·우경임 기자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이 ‘적통’ 전쟁을 벌이고 있는 호남에선 국민의당이 더민주당에 한발 앞서 나가고 있다는 게 대체적인 기류다. 그동안 나온 각종 여론조사를 분석한 결과 호남 28개 선거구 중 국민의당은 절반이 넘는 15개 선거구에서 우위(경합우세 포함)를 보였다. 반면 더민주당은 5곳에서 우위를 보이는 데 그쳤다. 나머지 8개 선거구는 경합 중이다. 광주에선 8개 선거구 중 국민의당이 6곳에서 확실한 우위를 점하고 있다. 더민주당 이용섭 후보와 국민의당 권은희 후보가 맞붙은 광산을만 더민주당의 경합우세로 분류된다. 그나마 권 후보가 빠르게 추격하고 있는 상황이다. 북을은 더민주당 이형석 후보와 국민의당 최경환 후보가 경합 중이다. 분위기 반전을 위해 더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삼성 미래차 유치 공약까지 내걸었지만 아직까지 효과가 크지 않은 분위기다. 10개 선거구가 있는 전북에선 국민의당이 익산을, 정읍-고창 등 2곳에서 우세다. 군산, 남원-임실-순창, 완주-진안-무주-장수 등 3곳에선 경합우세다. 더민주당은 익산갑 1곳에서 경합우세고, 4곳에서 경합하고 있다. 전북 선거의 바로미터는 전주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전주 갑 을 병 3곳 모두 지지율이 엎치락뒤치락하는 초경합 지역이다. 전주을에선 새누리당 정운천 후보, 더민주당 최형재 후보, 국민의당 장세환 후보가 오차범위 내에서 혈투를 벌이고 있다. 전주병은 선거 초반 더민주당 김성주 후보가 한발 앞섰지만 국민의당 정동영 후보가 빠르게 쫓아가면서 혼전 양상으로 바뀌었다. 양측 모두 전주에서 내심 ‘싹쓸이’를 노리고 있는 가운데 새누리당은 전주을에서 ‘제2 이정현의 탄생’을 기대하고 있다. 10개 선거구가 있는 전남에선 비교적 더민주당과 국민의당이 대등한 승부를 벌이고 있었다. 더민주당은 광양-곡성-구례, 담양-함평-영광-장성 등 2곳에서 우세한 형국이다. 나주-화순은 경합우세다. 국민의당은 목포, 여수갑·을, 고흥-보성-장흥-강진 등 4곳에서 확실한 우세를 보이고 있다. 양당의 승부는 경합지역 3곳에서 판가름 날 것으로 보인다. 순천에서 더민주당 노관규 후보와 박빙 승부를 벌이고 있는 새누리당 이정현 후보의 생환 여부가 또 다른 관전 포인트다. 3개 선거구가 있는 제주는 19대 총선에서 야권이 싹쓸이를 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전 선거구가 혼전 양상이다. 제주갑과 서귀포는 새누리당과 더민주당이 초박빙 상태다. 제주을은 새누리당 부상일 후보가 더민주당 오영훈 후보를 근소하게 앞서는 모습이다. 양당 관계자 모두 “지역구와 관련된 큰 이슈가 없는 만큼 막판 부동층의 향배에 승부가 갈릴 것”으로 내다봤다. 손영일 scud2007@donga.com·우경임 기자}
4·13총선이 8일로 닷새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여야 ‘텃밭’이 밑바닥부터 요동치고 있다. 대구 경북에서는 ‘여당 경고론’이, 호남에서는 ‘대안 야당론’이 힘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야의 핵심 지지 기반에서 일고 있는 물결이 수도권 등 다른 지역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동아일보와 시대정신연구소가 6일 대구 경북 및 광주 전라 지역 유권자 각각 1028, 1143명을 상대로 한 의식조사 결과 대구 경북에서 ‘국정 안정을 위해 여당 후보를 지지해야 한다’에 동의한 응답은 38.9%에 그쳤다. 반면 ‘지역 미래정치를 위해 무소속 후보도 지지해야 한다’(29.3%), ‘인물이 괜찮으면 야당 후보도 지지해야 한다’(25.4%)는 응답자도 적지 않았다. 무소속이나 야당 후보를 지지해야 한다는 응답(54.7%)이 ‘여당 후보 지지’보다 15.8%포인트 높게 나타난 것이다. 대구 경북의 여당 후보 지지율은 새누리당 지지율(57.0%)보다 18.1%포인트나 낮았다. 그동안 특히 대구의 일부 지역 여론조사에서 나타난 새누리당의 정당 지지도와 후보 지지도의 큰 격차가 지역 전체에서도 입증된 셈이다. 호남에서는 국민의당의 정당 지지율이 49.5%를 나타냈다. 더불어민주당은 그 절반을 조금 넘는 25.5%였다. 응답자의 30.6%는 ‘더민주당으로는 정권 교체가 불가능하다’에 동의했고, ‘국민의당은 야권 분열 세력’이라는 응답이 28.1%였다. 이날 발표된 리얼미터 조사에서도 국민의당 호남 지지율은 50.8%를 기록했다. 여당 경고론과 대안 야당론의 흐름이 점점 더 굳어질지, 막판 조정을 거치며 변화할지는 각 당의 선거 전략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7일 현재 새누리당은 151석, 더민주당은 110석, 국민의당은 40석을 목표로 잡고 있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대구 경북발(發) 여당 경고론은 인접한 부산 울산 경남의 여당 후보들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호남의 국민의당 강세에 대해서는 “야권 분열의 책임이 있다면서도 당 지지율은 상승했다”며 “수도권에서 2위 후보에게 야권 표가 집중되면서 정당 투표는 국민의당에 쏠릴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한편 총선에는 처음 도입된 사전투표가 8, 9일 실시된다. 이번 조사는 자동응답전화(ARS)를 통한 유선전화 100%로 실시했다. 응답률은 4.9%, 표본오차는 95%의 신뢰수준에서 ±2.9%포인트다.민동용 mindy@donga.com·우경임 기자}

4·13총선이 8일로 닷새 앞으로 다가오면서 대구 경북과 광주 전라 지역의 부동층 표심이 서서히 움직이는 것으로 7일 나타났다. 동아일보와 시대정신연구소가 지난달 27일에 이어 이달 6일 대구 경북 및 광주 전라 지역에서 실시한 2차 의식조사 결과다. 이번 조사에서 대구 경북은 ‘투표할 후보자를 결정하지 못했다’는 응답이 26.0%로 열흘 전 1차 조사(36.6%) 때보다 10.6%포인트 줄었다. 1차 조사 때 42.9%로 전국에서 가장 높은 부동층 비율을 보인 호남은 이번에 21.6%로 절반가량 줄었다. 대구 경북에서 줄어든 부동층 상당수의 정당 지지율은 새누리당으로 이동한 것으로 분석된다. 정당 지지도가 1차 조사 때의 47.1%에서 이번에는 57.0%로 늘었다. 새누리당 후보와 지도부가 읍소 전략으로 위기감을 불러일으키면서 전통적 지지층이 결집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당 지지율이 늘어났다고 해서 여당 후보까지 지지한다는 뜻으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야당 후보나 무소속 후보를 지지해야 한다’(54.7%)가 ‘여당 후보를 지지해야 한다’(38.9%)를 앞질렀다는 점을 눈여겨봐야 한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대구 경북은 지역구 후보와 비례대표 정당을 달리하는 교차 투표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아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호남의 국민의당 지지율 49.5%는 1차 조사(36.7%) 때보다 12.8%포인트 높아진 것이다. 더민주당은 7.2%포인트 떨어져 25.5%였다. 줄어든 부동층의 절반 이상이 국민의당 지지로 돌아섰다고 풀이할 수 있다. 특히 광주의 국민의당 지지율은 60.7%로 더민주당의 3배가 넘었다. 한편 1차에 이어 2차 조사에서도 60대 이상 장년층에서 부동층 비율이 여전히 높았다. 60대 이상 부동층은 광주 전라에서 31%로 전 연령대에서 가장 높았다. 대구 경북은 28.6%로 30대(28.7%) 다음으로 많았다. 투표할 후보를 결정한 요인으로 대구 경북은 △인물 능력 도덕성(57.4%)을 1위로 꼽았다. 이어 △소속 정당(18.7%) △정책 공약(17.3%) 순이었다. 호남 역시 △인물 능력 도덕성(51%) △소속 정당(21.2%) △정책 공약(18.3%) 순이었다.우경임 기자 woohaha@donga.com}

경기 지역 ‘정치 1번지’로 불리는 수원갑. 전·현직 의원이 3선 고지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전직인 새누리당 박종희 후보와 현직인 더민주당 이찬열 후보다. 박 후보의 ‘힘 있는 여당 후보론’과 이 후보의 ‘박근혜 정부 경제심판론’을 놓고 표심이 요동치고 있다. 6일 정오 수원시 장안구 연무사회복지관. 박 후보는 노인노래교실에서 마이크를 잡고 “수원 장안에만 전철이 없다”며 “힘 있는 사람을 뽑아야 예산이 온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옆에 선 선거운동원의 유니폼에는 당선을 염두에 둔 듯 ‘여당 3선 의원’이라고 적혀 있었다. 박 후보는 “‘새누리당이 미워도 박종희는 살려 달라’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고 말했다. 같은 시간 이 후보는 점심 식사 후 커피를 뽑기 위해 자판기 앞에 줄을 선 노인들에게 다가갔다. 그는 “언제부터 식사하시고 커피를 드셨어요. 신식 엄마들이셔”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이 후보는 “수원갑은 노년층이 많은 편이라 야당이 쉽지 않은 지역”이라며 “어르신들께 ‘한 표만 꼭 달라’고 읍소하고 있다”고 했다. 줄곧 여당을 지지했다는 현모 씨(66)는 “공천 과정에서 친박(친박근혜)이니 뭐니 하며 권력을 독점하려는 것을 보고 여당에 정이 뚝 떨어졌다”고 말했다. 반면 장안구에서 곱창집을 운영하는 이모 씨(52)는 “장사가 안 되긴 하지만 박근혜 대통령이 잘못해서 경제가 어려운 건 아니다”라며 여당을 옹호했다. 경기 수원무는 이번 총선에서 새로 생겨난 선거구다. 이곳은 수원을에서 재선을 지낸 새누리당 정미경 후보와 수원정에서 3선을 한 더민주당 김진표 후보가 피 말리는 접전을 벌이고 있다. 오후 3시 반 수원시 영통구 자이아파트 알뜰장. 정 후보는 검은 청바지, 검은 운동화 차림으로 유권자들을 향해 “안녕하세요, 제가 미경이에요”라며 인사를 건넸다. 그는 “새로 선거구에 편입된 곳이라 얼굴부터 알려야 한다”며 ‘일 잘하는 지역 일꾼’임을 내세웠다. 오후 4시 수원시 권선구 유원보성아파트 앞. 유세차에 오른 김 후보는 “잘못된 경제를 심판해 달라”고 외쳤다. 아파트 상가로 이동해선 “경제 살리는 정치를 하겠다”며 자신이 경제전문가(노무현 정부 당시 경제부총리)임을 강조했다. 두 후보를 바라보는 지역 주민의 반응은 엇갈렸다. 전직 교사였던 박모 씨(55·여)는 “야당이 이긴다고 경제가 좋아지냐”며 “여당에 힘을 줄 것”이라고 했다. 반면 허모 씨(68)도 “요즘 (지역경제에) 돈이 안 흐른다. (야당을 찍어) 경제 체질을 바꿔야 한다는 데 동의한다”고 말했다. 수원=우경임 woohaha@donga.com·홍수영 기자}

‘최악의 19대 국회’를 지켜본 유권자들의 정치개혁 요구는 거세다. 그러나 여야를 막론하고 정치 분야 공약에 대해 전문가들은 정치 개혁 요구에 부응하기보다 각 당의 정치 기반 확대에 방점이 찍혔다고 분석했다. 새누리당은 국회선진화법 개정을 ‘정치 공약 1호’로 내걸었다. 19대 국회를 최악으로 만든 국회선진화법을 개정해 국회 운영을 정상화하자는 취지다. 국회선진화법은 ‘대화와 타협’이라는 입법 의도와 달리 국회 마비를 불러왔다. 20대 국회에서는 국회의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공약이다. 국회선진화법 도입을 주도했던 새누리당이 4년 만에 법안 개정을 공약으로 내놓은 데 대해 하세헌 경북대 교수는 “정책 입안과 결정에 신중하지 못 했던 사람들의 사과가 선행돼야 맞다”고 말했다. 새누리당의 교육감 직선제 개선 공약도 교육 현장의 정치화를 막겠다는 게 명분이지만 야당 성향의 교육감을 견제하기 위한 제안이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선거제도 개혁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승자 독식’을 막기 위해 권역별 정당 명부 비례대표제와 석패율 제도를 제안했다. 또 선거연령을 18세로 낮출 것을 주장했다. 하지만 문명재 연세대 교수는 “총선용 공약이라기보다 대선 준비용 공약으로 보인다”며 “대선을 앞두고 당의 정치적 기반을 다지고 경쟁력을 확보하려는 시도”라고 평가했다. 더민주당은 완전선거공영제 도입계획도 밝혔다. 후보자의 선거 비용을 전액 지원해주겠다는 것인데 상당한 예산 부담이 수반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는 득표율이 15%를 넘는 후보자만 선거비용을 전액 보전해주고 있다. 더민주당 관계자는 “총선 이후 구체적인 방안이 나오면 소요 예산을 따져보겠다”고 밝혔다. 국민의당은 국회의원, 정당 지역위원장, 낙선자 등이 공기업에 취업할 수 없도록 ‘정(政)피아 방지법’을 제안했다. 유권자 2만 명이 제안하는 법안은 국회 상임위에서 반드시 심의하도록 한 ‘국민발안 국회심의제’와 국회의원 소환제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박명호 동국대 교수는 “기존 정치구도를 깨려는 실험적인 공약이지만 실현 가능성이 의심스럽다”고 지적했다. 새누리당의 ‘국회의원 무노동 무임금 원칙’ ‘불체포 특권 및 면책 특권 개선’, 더민주당의 ‘정당 고액 당비 인터넷 공개’ 등 특권을 내려놓겠다는 공약 역시 이미 18, 19대 총선에서 등장했던 재탕 공약이다. 법을 바꾸지 않더라도 19대 국회에서 의지만 있었다면 벌써 실행할 수 있었던 공약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여야 3당의 정치 공약이 우리 정치 제도의 근본적인 문제는 다루지 않아 정치 개혁 의지가 없다는 지적도 나왔다. 김욱 배재대 교수는 “여야 3당 모두 대통령과 의회 관계 정립, 정당 내부 민주화 등 한국 정치가 직면한 문제를 외면하고 있다”고 말했다. 각 당 공천 파동에서 볼 수 있듯이 수직적인 당청 관계나 당 지도부의 일방통행 등에 대한 고민이 전혀 없다는 것이다. 늑장 선거구 획정으로 혼란을 불렀던 선거구획정위원회의 개선 공약도 없었다. 윤종빈 명지대 교수는 “정당 추천을 없애는 등 선거구획정위의 독립성을 보장해야 한다. 이런 공약이 없다는 것은 국민을 무시하는 태도”라고 지적했다.우경임 woohaha@donga.com·송찬욱 기자 song@donga.com}

선거 초반 야권의 텃밭인 호남에서는 국민의당이 더불어민주당에 다소 우위를 보이고 있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국민의당 안철수 상임공동대표는 호남 지역 28석 석권을 목표로 내세우고 최소 20석 이상을 확보할 수 있다며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반면 더민주당 측은 “바닥을 찍었다”며 대반전을 노리고 있다. 다만 호남 일각의 ‘반(反)문재인 정서’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더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가 이 지역에서 야권 차기 대권 주자 지지율 1위라는 점에서 각종 여론조사가 실제 투표 결과로 이어질지는 아직 예단하기 어렵다.○ 2野, 호남 9곳서 승부 갈릴 듯 4일 각 당과 각종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담양-함평-영광-장성, 나주-화순, 영암-무안-신안, 여수갑 등 전남 4곳과 전주갑, 전주을, 전주병, 익산갑, 부안-김제 등 전북 5곳 등 9곳이 양당 간 ‘호남 대첩’의 승부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곳은 여론조사 결과가 박빙이거나 양당이 서로 우위에 있다고 주장하는 지역이다. 이날 매일경제신문이 발표한 조사에서 전주을에 더민주당 최형재 후보(28%)와 국민의당 장세환 후보(27.6%), 새누리당 정운천 후보(26.3%)가 오차범위 내에서 접전을 벌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28일 순천KBS-여수MBC 조사에서도 여수갑에선 더민주당 송대수 후보(29.9%)와 국민의당 이용주 후보(28.0%)가 오차범위 내에서 접전 중인 것으로 나왔다. 다만 서울경제신문 여론조사(4일)에서 전주병의 국민의당 정동영 후보가 더민주당 김성주 후보를 5%포인트 차이로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그동안 정 후보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줄곧 김 후보에게 뒤지는 걸로 나왔다.○ 국민의당 “광주 7곳, 전남 8곳, 전북 8곳 자신” 국민의당은 자체 여론조사 결과를 토대로 전남 10곳 중 순천과 광양-곡성-구례를 제외한 8곳에서 승리를 점치고 있다. 광주에선 8곳 중 7곳에서 우세를 주장하고 있고, 권은희 후보와 더민주당 이용섭 후보가 맞붙는 광산을만 ‘경합 열세’로 분류하고 있다. 권 후보의 ‘박근혜 대통령 저격’ 선거 포스터 논란이 불거졌지만 박근혜 정부에 대해 반감이 큰 광주에선 역풍이 불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전북에선 전주갑과 전주을 등 2곳을 ‘경합 열세’로, 나머지 8곳은 우세하다고 전망한다. 이에 따라 국민의당은 남은 기간 판세 굳히기에 들어갈 예정이다. 천정배 공동대표와 박지원 의원이 전남과 광주 지역에서, 정동영 전 의원이 전북에서 지원 유세를 펼치며 호남 석권을 노리겠다는 것이다. 이태규 전략홍보본부장은 “뒤처진 지역 5곳에서도 당 지지율이 우위에 있는 만큼 후보 지지율도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라며 “호남의 바람을 수도권과 충청권으로 끌어올리는 게 관건”이라고 말했다. 이런 자신감이 반영된 듯 국민의당은 천 대표와 박 의원, 정 전 의원 등 호남의 지역 책임자들이 수도권 유세를 지원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안 대표도 수도권 등에 집중하면서 ‘호남당’이 아닌 전국 정당을 만드는 데 주력하기로 했다.○ 더민주당, 28석 중 최소 9석은 방어 그동안 호남을 ‘텃밭’으로 여겨 온 더민주당은 비상이 걸린 표정이다. 이철희 선거대책위원회 종합상황실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판세가 워낙 안 좋다”고 했다. 다만 “언론사 여론조사와 당 자체 여론조사 결과가 다르다”고 말했다. 각종 언론사 여론조사가 20, 30대 응답률이 낮은 유선전화로 이뤄져 실제 여론과 차이가 있다는 주장이다. 더민주당은 호남에서 국민의당과 전체 의석의 절반인 14석에 어느 당이 5석을 더 갖느냐, 덜 갖느냐 싸움이라고 보고 있다. 호남 28석 중 최소한 9석은 얻을 수 있다는 의미지만 지역별로 구체적인 판세는 공개하지 않고 있다. 이 실장은 “정당 지지율에서 국민의당에 앞서진 않지만 격차가 벌어졌던 지역에서 줄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1일 김종인 대표의 전북 방문을 기점으로 정당 지지율이 올라가고 있다”며 “비례대표 파동 이후 반등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더민주당은 앞으로 ‘야야(野野)’ 대결이 아닌 ‘여야(與野)’ 대결로 프레임을 바꿔 수도권에 집중하겠다는 뜻도 밝혔다.황형준 constant25@donga.com·우경임·차길호 기자}

○ 서울 구로을 박영선 오차범위內 강요식 앞서2012년 19대 총선 때와는 다른 양상이다. 서울 구로을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후보는 19대 때 이 지역에서 2위와의 격차를 26.9%포인트나 냈다. 당시 서울에서 새누리당 철옹성인 강남갑의 1, 2위 득표율 차 32.5%포인트에 이어 두 번째로 큰 폭의 승리였다. 그러나 이번 여론조사에서 박 후보는 36.5%의 지지율을 보여 새누리당 강요식 후보(31.7%)와 오차범위(95% 신뢰수준에서 ±4.4%포인트) 내 접전을 벌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의당 정찬택 후보는 7.1%를 기록했다. 박 후보는 연령별로 19∼29세, 30대, 40대에서 17.9∼32.2%포인트 차로 강 후보를 앞섰다. 반면 강 후보는 50대와 60대 이상에서 박 후보를 넘어섰다. 지난달 30일 조선일보 여론조사에서는 박 후보와 강 후보의 지지율 차가 7.5%포인트였다. 지지율이 아닌 당선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서는 박 후보가 49.8%로 강 후보(21.5%)보다 2배 이상으로 높게 나타났다. 반면 강 후보는 ‘반드시 투표하겠다’는 적극 투표층에서 39.0%의 지지율을 보여 박 후보(37.9%)와 오차범위 내 혼전 중인 걸로 나왔다. 박 후보 측은 “19대 때와 선거환경이 달라졌지만 현장 분위기는 좋다. 고삐를 더 바짝 죄겠다”고 말했다. 강 후보 측은 “조직이 더 정비되면 박 후보를 충분히 따라잡을 수 있다”고 했다. ○ 부산 북-강서갑 박민식-전재수, 20대 부동층이 관건부산 북-강서갑은 혼전 양상이다. 3일 동아일보와 채널A 여론조사에서 새누리당 박민식 후보(42.0%)와 더불어민주당 전재수 후보(35.4%)는 오차범위인 6.6%포인트 차로 경합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지난달 29일 부산일보 조사에선 전 후보가 51.8%의 지지율로 38.5%를 얻은 박 후보를 앞섰지만, 이틀 뒤 국제신문 조사 결과에선 박 후보(39.3%)의 지지율이 전 후보(26.4%)보다 높게 나오는 등 조사기관별로도 오락가락했다. 두 후보는 이 지역에서 세 번째 맞대결을 펼치고 있다. 2012년 19대 총선에선 박 후보가 3532표 차로 재선에 성공했다. 이번 총선에서 당선 예상 후보를 묻는 질문엔 박 후보(46.4%)가 전 후보(27.3%)를 크게 앞섰다. 이 지역은 20대 부동층이 37.4%로 나타난 점이 특징이다. 이 때문에 두 후보는 청년 일자리 창출 등 20대 표심 공략에 나서고 있다. 박 후보 측은 “청년실업과 관련해 부산시에 청년담당관을 신설하고, 그 자리를 청년에게 맡기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 후보 측도 “취업준비생을 위한 도서관을 늘리겠다”며 “실버산업 육성 등을 통해 청년을 위한 일자리를 만들겠다”고 했다. ○ 세종 야권후보 완주 공언… 이해찬 7선 험난19대 총선에서 처음 독립 선거구가 된 세종시는 당시 민주통합당 이해찬 후보가 충청 맹주를 자임하던 자유선진당 심대평 후보를 누르고 초대 세종시 국회의원이 됐다. 20대 총선에서는 더불어민주당 공천에서 탈락한 이 후보가 무소속 출마를 선언하면서 일여다야(一與多野) 구도로 재편됐다. 이번 조사에서 새누리당 박종준 후보는 다자 구도에서 35.7%의 지지를 얻어 이 후보(30.6%)와 오차범위 내 접전을 펼쳤다. 더민주당 문흥수 후보가 10.3%를 얻은 게 변수다. 단순 지지율과 달리 당선 가능성에선 박 후보(39.3%)가 이 후보(26.6%)를 12.7%포인트 앞섰다. 야권 두 후보 모두 완주를 공언하고 있다. 문 후보는 “이 후보가 큰 정치를 위해 용퇴해 주시길 바란다”고 했다. 이 후보 측은 “명품 세종도시 완성과 정권 교체를 위해선 이 후보가 필요하다”고 반박했다. 세종시 주민들 사이에선 이번 총선에서 ‘야당 후보에게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의견이 45.6%로 ‘여당 후보에게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의견(39.4%)보다 오차범위 내에서 약간 앞섰다. 유권자들이 투표 시 소속 정당(18.0%)보다 후보 자질(37.4%)을 더 고려한다는 점도 변수가 될 수 있다. ○ 경기 수원갑 이찬열-박종희 지지율 엎치락뒤치락경기도 정치일번지로 불리는 수원갑에서는 새누리당 박종희 후보와 더불어민주당 이찬열 후보가 전현직 의원 간 ‘3선 쟁탈전’을 벌인다. 첫 대결이 펼쳐졌던 2008년 18대 총선에선 박 후보가 1만8000여 표 차로 이 후보를 눌렀다. 이 후보는 박 후보가 출마하지 않은 이듬해 재·보궐선거와 19대 총선에서 연이어 당선됐다. 두 후보 간 맞대결은 이번이 두 번째인 셈이다. 이번 조사에서는 이 후보가 39.7%의 지지율을 얻어 박 후보(34.0%)와 오차범위 내 접전을 벌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의당 김재귀 후보는 5.6%였다. 당선 가능성은 각각 35.7%(이 후보)와 33.2%(박 후보)로 초접전이었다. 지난달 31일 경기신문 조사에서는 박 후보(41.3%), 이 후보(33.1%)로 나와 결과를 예측하기 힘들다는 게 지역 정가의 얘기다. 이 지역에서의 정당 지지도는 새누리당 35.1%, 더민주당 27.6%로 오차범위 내에서 새누리당이 근소하게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후보는 “현역 의원으로 지역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해왔다”며 “지역 주민께 드린 약속을 반드시 이뤄 낼 것”이라고 했다. 박 후보는 “이 후보의 4년 성과는 지지부진한 수준이었다”면서 “인지도가 상승세라 충분히 이길 자신이 있다”고 주장했다.우경임 기자 woohaha@donga.com 고성호 기자 sungho@donga.com손영일 기자 scud2007@donga.com차길호 기자 kilo@donga.com}

2012년 대선 당시 박근혜 대통령 당선의 ‘공신 3인방’이 3일 제주 4·3희생자 추념식에서 여야 3당 선거대책위원장 자격으로 다시 만났다. 제주시 4·3평화공원에서 이날 열린 추념식에는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 국민의당 이상돈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이 나란히 참석했다. 이 위원장이 호남 유세 중인 안철수 상임공동대표를 대신해 참석하면서 3명이 공교롭게 한자리에 모이게 된 것. 2012년 대선 당시 김무성 대표는 총괄선대본부장을 맡았다. 김종인 대표는 국민행복추진위원장으로 경제민주화 공약을 내걸고 중도층을 공략하는 역할을 했다. 이 위원장은 정치쇄신특별위원으로 활약했다. 행사 시작 10여 분 전 김무성 대표는 김종인 대표가 들어오자 일어서서 악수했고 이어 이 위원장이 입장해 두 대표에게 인사를 건넸다. 하지만 행사 내내 별다른 대화를 나누지 않았다. 지난해 4·3희생자 추념식에는 당시 새정치민주연합(현 더민주당) 문재인 대표가 참석했다. 1년 만에 야당 측 참석자 얼굴이 여권 출신 인사로 바뀐 데 대해 더민주당 관계자는 “총선을 앞두고 ‘우(右)클릭’한 야당을 보여 주는 것 같다”고 말했다.제주=우경임 기자 woohaha@donga.com}

“현 상황에서 (문재인 전 대표의 광주 방문을) 요청할 사람이 있겠느냐.”(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 “호남 민심이 그렇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문재인 전 대표) ‘불안한 동거’를 하고 있는 더민주당의 전·현직 수장이 3일 충돌했다. 문 전 대표가 지원 유세를 다니는 것에 대해 김 대표가 제동을 걸자, 문 전 대표가 반박하고 나선 것이다. ○ 김종인 “그러고 다니니 호남 더 나빠져” 김 대표는 이날 제주에서 기자들과 만나 문 전 대표의 광주 방문에 대해 “검토하는 것은 자유지만 모르겠다”며 “요청할 사람이 있겠는지 회의적”이라고 했다. 그는 문 전 대표의 후보 지원 유세에 대해 “그러고 다니니까 호남(민심)이 더 나빠진다”며 “돕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착각”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호남의 ‘반(反)문재인’ 정서를 무마하기 위한 의도적인 ‘문재인 때리기’라는 지적도 있지만 그만큼 호남 분위기가 심상치 않음을 의미한다. 실제로 광주 서을에 출마한 더민주당 양향자 후보는 “양 후보를 찍으면 문재인이 돌아온다”는 상대 후보의 프레임을 깨기 위해 애를 쓰고 있다. 급기야 광주 북갑에 출마한 더민주당 정준호 후보는 이날 “문 전 대표는 대선 출마 포기를 선언하라”고 주장했다.○ 문재인 “김종인만으로는 이길 수 없어” 김 대표의 발언에 대해 문 전 대표는 “(두 사람이) 함께 지지층을 끌어내야 이길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이날 “김 대표가 당을 안정시키고, 계파색을 지우는 변화를 이끌어가는 것은 잘해주고 있다”면서도 “그러나 선거가 그것만으로는 이길 수 있다고 보지 않는다”고 했다. 지원 유세를 계속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이다. 문 전 대표는 정준호 후보의 대선 불출마 요구에 대해서도 “본인의 선거용 발언으로 이해한다”고 일축했다. 문 전 대표 측은 “호남에서도 지원 유세 요청이 있어 방문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문 전 대표 측은 이들 요청 지역을 명확히 밝히지 않고 있다. 당 안팎에서는 친노(친노무현) 성향 후보가 출마한 전북과 전남의 몇몇 지역이 거론되고 있다. 그러나 문 전 대표 측은 자칫 국민의당의 ‘반문재인’ 공세가 더 강화될 수도 있어 고심하고 있다. 당 관계자는 “총선 때 호남에 가지 못하면 대선 때도 가지 못한다”며 “문 전 대표가 호남을 갈 수도 없고, 안 갈 수도 없는 딜레마에 빠졌다”고 했다.○ 안철수 “호남에서 20석” 주말 동안 호남을 누빈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는 자신감을 한껏 드러냈다. 그는 이날 광주 국립5·18민주묘지를 참배한 뒤 기자들과 만나 “(호남 목표 의석수는) 전체 석권”이라며 “아무리 보수적으로 잡아도 20석 이상을 예상한다”고 했다. 안 대표는 “변화의 열망이 너무나 크다는 걸 매일매일 실감한다”며 “국민의당 존재 자체가 변화라는 것, 정치 변화의 상징이라는 것, 3번이 변화라는 것을 계속 말씀드리겠다”고 했다.제주=우경임 woohaha@donga.com / 광주=황형준 / 차길호 기자}

“경제가 어려운 건 맞는데…. 그렇다고 생판 모르는 사람을 뽑을 수도 없으니….” 경기 남양주갑의 한 주민은 1일 이렇게 말했다. 이 지역은 4·13총선에서 현역인 더불어민주당 최재성 의원이 불출마하면서 무주공산(無主空山)이 됐다. 그 자리에 검찰 선후배 간 대결이 펼쳐진다. 새누리당은 당협위원장인 심장수 후보를 낙점했고 더민주당은 대통령공직기강비서관 출신의 조응천 후보를 전략 공천했다. 이날 오전 10시 심 후보는 남양주시 화광중학교에서 열린 요리강좌에 참석해 주부들과 인사를 나눴다. 심 후보는 “12년 동안 야당이 국회의원 했지만 지역이 발전했느냐”며 야당의 무능함을 질타했다. 이어 자신을 “공천을 받든, 못 받든 초심을 잃지 않았던 지역 일꾼”이라며 “오랫동안 지역을 위해 일한 사람을 선택해 달라”고 호소했다. 심 후보는 18대 총선에서 한나라당 후보로 출마했다가 패했고 19대 총선에는 송영선 전 의원에게 밀려 공천을 받지 못 했다. 송모 씨(59·여)는 “오랫동안 (심 후보) 부부가 지역 봉사활동에 빠짐없이 참석했다”며 “지역을 위해 오랫동안 활동한 사람이 낫다”고 말했다. 앞선 오전 8시 남양주시 마석 사거리. 파란색 유세차에 오른 조 후보는 “식당을 했던 자영업자였다”고 자신을 소개한 뒤 “내 능력과 열정을 믿어 달라. 경제를 심판해 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부 여당이 경제를 망쳤다고 비판한 것이다. 유세를 지켜보던 주부 김모 씨(53·여)는 “주변에서 다들 먹고살기 힘들다고 한다. 정부가 정신을 차리려면 이번에는 야당을 찍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회사원 정모 씨(56)는 “여당이 잘못했으니 야당을 찍고 싶다”면서도 “선거를 앞두고 갑자기 나타난 사람이 동네에 대해 뭘 알 수 있을지 몰라 아직 결정을 못 했다”고 말했다. 회사원 조모 씨(36)는 “기호 2번 후보는 누군지 잘 모르겠다”며 “인물이 바뀌어도 선거 때마다 똑같은 소리를 한다”고 지적했다. 최근 여론조사에선 ‘지역 토박이’인 심 후보가 ‘정치 신인’인 조 후보에게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중부일보와 리얼미터가 지난달 27, 28일 경기 남양주갑 거주 성인 남녀 506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서 심 후보는 46.1%, 조 후보는 23%의 지지를 얻었다. 국민의당 유영훈 후보는 10.0%. 조 후보가 심 후보에 비해 지역 인지도가 낮은 것으로 분석된다. 심 후보와 조 후보는 사시 22회, 28회 출신이다. 서로에 대한 의견을 묻자 심 후보는 “아는 후배로 인사는 한다”, 조 후보는 “평범한 검사 생활했던 분”이라고 평가했다. 같은 법조인이면서도 거리를 두는 모양새였다. 남양주를 비롯한 경기 동부지역은 19대 총선에서 여야가 팽팽한 접전을 벌였다. 새누리당이 6곳(성남 분당갑·을, 하남, 이천, 광주, 여주-양평), 더민주당과 옛 통합진보당이 단일 후보를 내면서 5곳(성남 수정, 성남 중원, 구리, 남양주갑·을)에서 각각 이겼다. 이번 4·13총선에서는 지역구 2곳(광주갑, 남양주병)이 새로 생겼고 최재성, 박기춘(남양주을) 유승우 의원(이천) 등 3명이 불출마를 선언했다. ‘현역 프리미엄’이 없는 지역구 5곳에서 승기를 잡기 위해 여야가 치열한 싸움을 벌이고 있다. 경기 남양주병에는 새누리당 주광덕 후보와 더민주당 최민희 후보가 맞붙는다. 금곡동에서 40년을 살았다는 박영근 씨(70)는 “야당이 연고가 없는 후보를 낸 건 낙하산 공천”이라며 “야당 의원이 내리 3선을 했는데 기대에 못 미쳤다. 이번에는 여당 후보가 나은 것 같다”고 말했다. 철물점을 운영하는 이모 씨(57)는 “원래 여당을 지지했는데 서로 (공천) 싸움만 하는 모습을 보고 생각을 바꿨다”고 했다. 남양주=우경임 woohaha@donga.com·송찬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