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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195개국을 여행한 최초의 흑인 여성이 탄생했다. 9일(현지 시간) CNN은 우간다계 미국인 제시카 나봉고가 6일 세이셸 방문을 마지막으로 2년 8개월 간의 세계일주에 성공했다고 보도했다. 여행 과정을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모두 공개해 왔던 나봉고는 이날도 세이셸에서 찍은 사진을 게시하고 “195개 나라 중 195번째 나라! 나의 여정은 우리 모두의 여행이었다”며 자축했다. 나봉고는 우간다 국적의 부모님에게서 미국 디트로이트에서 태어났다. 대학 졸업 이후 제약회사에서 일하며 돈을 모아 집도 샀지만 자신이 ‘아메리칸 드림’을 이룬 것 같지가 않았다고 한다. 그는 안정적인 생활을 뒤로 하고 ‘떠돌이’ 생활을 시작했다. 일본에서 영어 가르치는 일을 했고 이후 런던경제대학원에서 경제학을 공부했으며 UN 직원으로 베넹과 이탈리아에서 근무했다. 그러나 이조차도 그를 만족시키지는 못했다. 나봉고는 현지 잡지 인터뷰에서 “어려서부터 부모님과 멕시코와 자메이카, 바하마 등 가릴 것 없이 이곳저곳 여행을 다녔던 것도 영향을 받았다”고 밝혔다. 결국 2017년 2월 나봉고는 세계일주라는 목표를 세우고 길을 떠났다. 이미 떠돌이 생활을 수년 간 즐겼던 터라 일주를 시작할 당시 이미 60개국을 방문한 상태였다. 인도네시아 발리를 시작으로 그의 인스타그램엔 전 세계 모든 인종과 다양한 동물들, 인간들의 각종 축제와 웅장한 자연의 모습들이 차곡차곡 쌓였다. 그의 계정이 인기를 얻으며 세계 각지에선 그에게 숙소를 무료로 제공해줬다. 북한 평양에서 찍은 사진엔 “매년 수만 명의 중국 관광객을 제외하고는 단일한 민족이 사는 나라를 탐험하는 것은 매우 흥미로운 경험이었다! (정치적 논의는 부디 하지 말아달라)”는 감상을 남겼다. 여행에 익숙한 그였지만 그의 여정이 순탄하기만 한 것은 아니었다. 머리를 완전히 삭발한 흑인 여성은 대부분의 국가들에서 눈에 띄는 이방인이었기 때문. 최근 여행의 트렌드인 ‘살아보기’ 경험은 그에게 때론 불가능한 일이었다. 현지인들과 경계를 허물고 그들의 문화에 스며들기에 그의 외모와 정체성은 종종 장애가 됐다. 국경을 넘기 위해 뇌물을 줘야 할 때도 많았고 백인 관광객들 뒤로 한없이 순서가 미뤄질 때도 많았다. 현재 약 150명에 이르는 세계일주 여행가들 대부분이 유럽 국가의 여권을 가진 백인 남성인 이유이기도 하다. 여행을 마친 나봉고는 ‘글로벌 젯 블랙’이라는 여행사를 세워 아프리카인들의 여행을 지원하는 일을 시작했다. 이를 통해 여행 플랜을 짜고 여권 커버 등 여행 장비를 판매할 예정이다. 그는 여행을 통해 두 가지를 배웠다고 전했다. 하나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좋다”는 것. 나머지 하나는 “우리는 서로 다른 점보다 비슷한 점이 훨씬 많다”는 사실이다. 나봉고는 “나는 여행 중 호텔에서 한번도 금고를 이용하지 않았지만 물건을 도난당한 적은 없었다”고 말했다. 전채은 기자 chan2@donga.com}
홍콩 행정수반인 캐리 람 행정장관이 8일 중국군의 개입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는 이날 “우리가 사태를 스스로 해결할 수 있다고 확신하지만 상황이 매우 악화되면 어떠한 선택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달까지만 해도 “군대 투입은 중앙정부에 너무 대가가 크다”고 했다. 5일 복면금지법을 시행한 이후 반중 시위대의 폭력 행위가 고조되자 중국군 개입 가능성을 처음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람 장관은 “‘긴급법’을 발동해 복면금지법을 시행한 것이 효력을 발휘할 때까지 시간을 갖고 지켜봐 달라”고도 호소했다. 복면금지법 시행 후 19세 만삭 임신부와 12세 학생 두 명을 포함해 지난 주말에만 118명이 경찰에 체포된 것으로 알려졌다. 당국의 추가 조치로 소셜미디어 및 인터넷 규제 가능성도 거론된다. 이날 자유아시아방송 중국어판은 당국이 시위를 저지하기 위해 인터넷을 규제할 수 있다고 전했다. 지난 수개월간 텔레그램 등 소셜미디어와 인터넷 게시판은 시위대가 집결 장소 등을 전달받고 관련 정보를 공유하는 주요 창구였다. 홍콩 시위는 1일과 4일 각각 18세와 14세 남학생이 경찰의 실탄에 맞은 후부터 더욱 극렬해지고 있다. 7일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당초 홍콩 정부와 경찰에 대항하던 시위대는 점차 일반인에게까지 폭력을 행사해 시민들에게도 공포의 대상이 되고 있다. NYT는 “주부, 직장인 등은 이미 빠져나가고 이제 학생과 직업 시위꾼들만 남았다”고 전했다. 이날 중국 중앙방송(CCTV)은 스포츠 채널에서 미 프로농구(NBA) 경기 중계를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4일 NBA 인기구단 휴스턴 로키츠의 대릴 모리 단장이 “홍콩 시위를 지지한다”는 글을 게시한 여파로 풀이된다. 이틀 후 모리 단장이 발언을 취소했음에도 중국 당국의 분노가 여전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중국 소셜미디어에서는 CCTV의 조치를 지지하는 유명인 및 누리꾼들의 글이 넘쳐나고 있다.정미경 mickey@donga.com·전채은 기자}
시리아 북서부에 주둔하고 있던 미군이 터키의 시리아 공습을 앞두고 철군한다. 미국의 지상군 역할을 하며 이슬람국가(IS) 격퇴에 혁혁한 공을 세웠던 쿠르드족의 독립을 향한 염원도 이에 따라 사실상 물거품이 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7일 트위터에 “이제는 이 끝없고 우스운 전쟁에서 빠져나올 때가 됐다. 우리는 우리의 이익이 있는 곳에서만, 이기기 위해서만 싸울 것”이라며 시리아 철군 의사를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백악관은 전날 성명을 통해 “터키가 곧 시리아 북부를 향해 오래 계획했던 작전을 수행할 것”이라며 “미군은 어떤 작전도 지원하지 않을 것이고 개입하지도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IS의 영토를 완전히 격퇴한 이상 미군이 그 지역에 남아 있어야 할 이유는 없다”고 덧붙였다. 오후 11시경 발표된 이 성명은 트럼프 대통령과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 간 전화 통화 이후에 나왔다고 WSJ는 전했다. 백악관은 쿠르드족 관련 내용을 직접 언급하지 않았지만 이번 성명은 터키-쿠르드족 간 분쟁에서 미국이 터키의 손을 들어줄 것임을 공식화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란 이라크 터키 시리아에 흩어져 살고 있는 세계 최대의 유랑 민족 쿠르드족은 이 국가들 중에서도 자신들의 독립 요구에 강경한 터키와 갈등 관계이다. 미국의 이번 결정으로 시리아 북서부에 거주하는 쿠르드족의 안전이 위협받게 된 것. 미군의 IS 격퇴전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미국으로부터 독립 지원을 기대했던 쿠르드족으로선 ‘토사구팽’으로 느낄 수 있다. WSJ는 “백악관 성명은 미국이 터키와의 외교 정책을 변경했으며 핵심 파트너였던 쿠르드족을 전략적으로 포기했다는 것을 드러낸다”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결정이 백악관을 둘러싼 탄핵 국면의 영향을 받은 것이라고 풀이한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7일 보도에서 “(이번 결정은) 탄핵과 싸우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이 대(對)시리아 외교에 깊은 지식 없이 불안정한 결정을 내리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이른바 ‘우크라이나 스캔들’ 논란에 휩싸인 트럼프 대통령은 6일 보다 신뢰성 있는 정보에 접근 가능한 인사로 알려진 두 번째 내부고발자의 존재까지 공개되면서 타격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이제는 각종 정책을 내놓을 때마다 탄핵과 관련된 것이라는 꼬리표가 붙는 상황까지 온 셈이다.전채은 기자 chan2@donga.com}

“정의가 없으면 평화도 없다(No justice, No peace).” 17주째 대규모 반중(反中) 시위가 벌어지고 있는 6일 홍콩 거리에 한 시위 참가자가 빨간색 스프레이로 쓴 문구다. 시위대와 당국의 대립이 극한으로 치닫는 홍콩 시위의 분위기를 잘 보여준다. 당국은 5일부터 시위대의 마스크 착용을 금지하는 복면금지법, 계엄령에 해당하는 긴급법을 전격 시행하며 시위대를 거세게 탄압하고 있다. 이 와중에 경찰 총격에 따른 피해자가 2명으로 늘어나면서 시위대의 반중 감정이 극에 달하고 있다.○ 연이은 10대 총상에 분노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1일 고교생 쩡즈젠(曾志建·18) 군의 피격 사흘 만인 4일 또 다른 14세 남학생이 경찰이 쏜 총에 맞았다.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그는 왼쪽 다리에 총을 맞아 중상을 입었다. 두 피해자와 동년배인 10대 학생들은 쩡 군과 가족을 돕기 위한 모금에 나섰고 경찰의 발포에 항의하는 연좌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현재까지 모금액만 약 12만6000홍콩달러(약 1923만 원)다. 현지 소셜미디어에는 경찰이 일부 여성 시위대의 뺨을 때리는 동영상, 한 어린아이가 머리에 피를 흘리며 지하철 안에 힘없이 앉아있는 동영상 등이 등장했다. 일부 시위대는 ‘홍콩 임시정부 선언’을 공표했다. 싱가포르 스트레이츠타임스에 따르면 2차 피격 사건이 발생한 4일 일부 시위대는 미국 독립선언문 일부를 차용한 ‘홍콩 임시정부 선언’을 공표했다. 현 홍콩 관료들의 전원 퇴진, 입법회 즉시 해산, 내년 3월 임시 선거 등의 내용이 담겼다. 중국 정부에는 ‘반란’으로 여겨질 만큼 급진적인 주장들이다.○ 복면금지법 vs ‘복면 인간띠’ 6일 홍콩 법원은 반중 성향의 입법회(국회) 의원 24명이 전날 제기한 복면금지법 발효 중지 소송을 기각했다. 이날 최대 번화가인 코즈웨이베이 지역에서는 복면금지법 반대 시위가 벌어졌다. 시위대는 정면으로 저항하겠다는 의도 아래 각종 마스크와 가면을 쓰고 나타나 “홍콩이여 저항하라”라고 외쳤다. 전날에도 마스크를 쓴 시위자들은 인간띠를 만들고 “나는 마스크를 쓸 권리가 있다”는 구호를 외쳤다. 이날 시위대는 눈에 띄게 과격해졌다. 홍콩 지하철(MTR)에 따르면 시위대의 기물 파손 등으로 애드미럴티, 몽콕 등 전체 지하철역(94곳)의 56%가 운영을 중단했다. 오후 9시부터는 모든 지하철 운행이 중단돼 도심 대중교통이 마비됐다. 이날 침사추이 지역에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올해 5월 중국 다롄 정상회담 사진도 걸렸다. 사진 밑에는 ‘전체주의 반대(ANTI TOTALITARIANISM)’란 문구가 등장했다. 이날 주요 상점과 쇼핑몰은 아예 문을 닫았다. 불안해진 시민들이 미리 현금을 인출하기 위해 현금자동입출금기(ATM) 앞에 길게 늘어선 모습도 목격됐다. 일부 시민은 생필품 사재기에 나섰다. 5일 시위에선 중국 이동통신사 차이나모바일 등 중국계 및 친중 기업의 상점들이 큰 피해를 입었다. 물품들이 포장이 터진 채 바닥에 굴러다니는 등 전쟁통을 방불케 했다. 당국의 유혈 진압 가능성도 우려된다. 4일 홍콩에 사는 한 중국인이 시위대를 향해 “우리는 중국인”이라고 말했다가 분노한 시위대에 폭행을 당하자 중국 내에서도 홍콩 시위대를 향한 반감이 커지고 있다.전채은 기자 chan2@donga.com /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6월 초부터 17주째 반중(反中) 시위가 벌어지고 있는 홍콩이 피로 얼룩졌다. 1일 고교생 쩡즈젠(曾志建·18)이 왼쪽 가슴에 실탄을 맞은 지 3일 만인 4일 14세 남학생이 또 허벅지에 총탄을 맞아 시민들이 분노하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9시경 위안랑(元朗)대로에서 한 14세 남학생이 왼쪽 허벅지에 경찰의 실탄을 맞았다. 그는 병원에서 총탄 적출 수술을 받고 안정을 되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사과 대신 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이 소년을 폭동 및 경찰관 폭행 혐의로 체포해 더 큰 반발을 불렀다. 홍콩 정부는 5일부터 계엄령에 준하는 긴급정황규례조례(긴급법)를 발동했고 시위대의 마스크 착용을 금지하는 ‘복면금지법’도 시행했다. 시민들은 지하철에 불을 지르고 중국계 은행 및 기업의 기물을 파손했다. 이들은 인간띠를 만들고 “나는 마스크를 쓸 권리가 있다”는 구호도 외쳤다.전채은 기자 chan2@donga.com}
4일 발표된 미국 9월 실업률이 3.5%로 1969년 12월 이후 50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도 사실상 완전 고용에 가까운 지표 호조를 바탕으로 미국 경제 현황에 대한 자신감을 보였다. 파월 의장은 이날 워싱턴에서 열린 행사에서 “경제가 일부 위험에 직면했지만 전반적으로 좋은 상태”라며 “우리 임무는 가능한 한 오랫동안 (호조를) 유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노동부가 이날 발표한 9월 실업률은 8월 3.7%보다 0.2%포인트 낮은 3.5%를 기록했다. 같은 달 비농업 일자리는 13만6000개 증가했다. 8월(16만8000개)보다 감소했고 월가 전문가 예상치(14만5000개)보다 낮다. 미중 무역전쟁 장기화 및 세계 경제 둔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미국 일자리 시장이 매우 탄탄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파월 의장은 낙관론에도 불구하고 기준금리 추가 인하 여지도 남겼다. 그는 “우리의 전략과 수단이 여전히 효과적이라고 믿지만 다른 선진국 경제와 마찬가지로 저성장·저물가·저금리 같은 장기적 도전에도 직면해 있다”고 말했다. 이는 하루 전 발표된 9월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 악화 등을 의식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9월 PMI는 52.6으로 8월 56.4보다 크게 하락했다. 2016년 8월 이후 3년여 만의 최저 수준이기도 하다. 9월 제조업 PMI 역시 47.8로 2009년 6월 이후 10년여 만에 최저치다. 두 수치는 모두 50을 기준점으로 50보다 높으면 경기 확장을, 낮으면 수축을 의미한다. 파월 의장의 발언은 현재 경기 상황이 좋지만 지표가 추가로 나빠지면 금리 인하로 대응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연준은 올해 두 차례 각각 0.25%포인트 금리를 인하했다. 연준은 29, 30일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앞두고 있다. 10월 FOMC에서 연준이 어떤 선택을 할지 전 세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줄곧 연준에 최소 1%포인트 금리 인하 등 더 큰 폭의 인하를 단행하라고 요구해왔다. 전채은 기자 chan2@donga.com}

“정의가 없으면 평화도 없다(No justice, No peace).” 17주째 대규모 반중(反中) 시위가 벌어지고 있는 6일 홍콩 거리에 한 시위 참가자가 빨간색 스프레이로 쓴 문구다. 시위대와 당국의 대립이 극한으로 치닫는 홍콩 시위의 분위기를 잘 보여준다. 당국은 5일부터 시위대의 마스크 착용을 금지하는 복면금지법, 계엄령에 해당하는 긴급법을 전격 시행하며 시위대를 거세게 탄압하고 있다. 이 와중에 경찰 총격에 따른 피해자가 2명으로 늘어나면서 시위대의 반중 감정이 극에 달하고 있다.● 연이은 10대 총상에 분노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1일 고교생 쩡즈젠(曾志建·18) 군의 피격 사흘 만인 4일 또 다른 14세 남학생이 경찰이 쏜 총에 맞았다.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그는 왼쪽 다리에 총을 맞는 중상을 입었다. 두 피해자와 동년배인 10대 학생들은 쩡 군과 가족을 돕기 위한 모금에 나섰고 경찰의 발포에 항의하는 연좌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현재까지 모금액만 약 12만6000홍콩달러(약 1923만 원)다. 현지 소셜미디어에는 경찰이 일부 여성 시위대의 뺨을 때리는 동영상, 한 어린아이가 머리에 피를 흘리며 지하철 안에 힘없이 앉아있는 동영상 등이 등장했다. 경찰의 어린이 폭행 여부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그 참혹한 모습만으로도 시위대의 분노를 자아내기에 충분했다. 최루액에 눈물을 흘리며 시민들의 도움을 받고 있는 외신 기자의 모습도 포착됐다. 일부 시위대는 ‘홍콩 임시정부 선언’을 공표했다. 싱가포르 스트레이츠타임스에 따르면 2차 피격 사건이 발생한 4일 일부 시위대는 미국 독립선언문 일부를 차용한 ‘홍콩 임시정부 선언’을 공표했다. 현 홍콩 관료들의 전원 퇴진, 입법회 즉시 해산, 내년 3월 임시 선거 등의 내용이 담겼다. 중국 정부에는 ‘반란’으로 여겨질 만큼 급진적인 주장들이다.● 복면금지법 vs ‘복면 인간띠’ 6일 홍콩 법원은 반중 성향의 입법회(국회) 의원 24명이 전날 제기한 복면금지법 발효 중지 소송을 기각했다. 이날 최대 번화가인 코즈웨이베이 지역에서는 복면금지법 반대 시위가 벌어졌다. 시위대는 정면으로 저항하겠다는 의도 아래 각종 마스크와 가면을 쓰고 나타나 “홍콩이여 저항하라”라고 외쳤다. 이중 상당수는 영화 ‘브이 포 벤데타’에 등장해 저항의 상징이 된 ‘가이 포크스’ 가면을 쓰고 등장했다. 독실한 가톨릭 신자였던 가이 포크스는 1605년 영국 성공회 수장이던 제임스 1세 국왕을 암살하려 했다. 비록 실패했지만 절대 권력에 저항한 상징적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이 외 영화 ‘아이언맨’ 가면, 고양이 가면, 종이 봉지 등 개성 넘치는 가면을 쓴 시위대가 등장해 주목을 받았다.전날에도 시내 곳곳에서 마스크를 쓴 시위자들은 인간띠를 만들고 “나는 마스크를 쓸 권리가 있다”는 구호를 외쳤다. 복면금지법을 어기면 최고 징역 1년형에 처하겠다는 당국의 압박에 굴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셈이다. ● 6일 도심 사실상 마비…中 무력진압 우려도 6일 시위대는 눈에 띄게 과격해졌다. 이날 홍콩 지하철(MTR)에 따르면 시위대의 기물 파손 등으로 애드미럴티, 몽콕 등 전체 지하철역(94곳)의 56%가 운영을 중단했다. 오후 9시부터는 모든 지하철 운행이 중단돼 도심 대중교통이 마비됐다. 이날 침사추이 지역에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올해 5월 중국 다롄 정상회담 사진도 걸렸다. 사진 밑에는 ‘전체주의 반대(ANTI TOTALITARIANISM)’란 문구가 등장했다. 이날 주요 상점과 쇼핑몰은 아예 문을 닫았다. 불안해진 시민들이 미리 현금을 인출하기 위해 현금자동입출금기(ATM) 앞에 길게 늘어선 모습도 목격됐다. 일부 시민은 생필품 사재기에 나섰다. 5일 시위에선 중국 이동통신사 차이나모바일 등 중국계 및 친중 기업의 상점들이 큰 피해를 입었다. 물품들이 포장이 터진 채 바닥에 굴러다니는 등 전쟁통을 방불케 했다. 당국의 유혈 진압 가능성도 우려된다. 4일 홍콩에 사는 한 중국인이 시위대를 향해 “우리는 중국인”이라고 말했다가 분노한 시위대에 폭행을 당하자 중국 내에서도 홍콩 시위대를 향한 반감이 커지고 있다. 동영상이 공개된 후 일부 중국인은 “홍콩에 법치는 없다. 홍콩 경찰도 이미 실패했다”며 당국의 개입을 촉구했다. 홍콩 최고 갑부인 리카싱(李嘉誠) 전 CK허치슨홀딩스 회장은 이날 시위 장기화로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에 10억 홍콩달러(약 1526억 원)를 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에 따르면 리 전 회장이 운영하는 자선재단은 “홍콩 경제는 현재 유례없는 도전에 직면했다”며 지원 의사를 밝혔다. 리 전 회장은 8월 홍콩 주요 언론에 반중 시위대를 지지하는 듯한 광고를 실어 큰 반향을 일으켰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사이가 나쁜 것으로 알려진 그는 중국 당국의 초청에도 불구하고 1일 베이징에서 열린 건국 70주년 기념 열병식에 불참했다.전채은 기자 chan2@donga.com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

6월 초부터 17주째 반중(反中) 시위가 벌어지고 있는 홍콩이 피로 얼룩졌다. 1일 고교생 쩡즈젠(曾志建·18)이 왼쪽 가슴에 실탄을 맞은 지 3일 만인 4일 14세 남학생이 또 허벅지에 총탄을 맞아 시민들이 분노하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9시 경 위안랑(元朗) 대로에서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14세 남학생이 왼쪽 허벅지에 경찰의 실탄을 맞았다. 그는 병원에서 총탄 적출 수술을 받았고 안정을 되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학생의 신상과 자세한 사고 경위는 알려지지 않았다. 연이은 실탄 발포 부상자로 인해 시위대와 당국의 무력 대치도 격화되고 있다. 홍콩 정부는 5일부터 시위대의 마스크 착용을 금지하는 이른바 ‘복면금지법’을 시행했다. 사실상 계엄령에 준하는 긴급정황규례조례(긴급법)도 발동했다. 이에 시위대 일부가 미국 독립선언문 일부를 차용한 ‘홍콩 임시정부 선언’까지 공표해 대응에 나섰다고 타이완뉴스 등이 보도했다. 홍콩 자치정부 관료의 전원 퇴진, 입법회 즉시 해산, 내년 3월 임시 선거 등 자치정부 로드맵까지 제시했다. 4일부터 6일까지 이어진 시위에서 시민들은 지하철에 불을 지르고 중국계 은행 및 기업의 기물을 파손하는 등 격렬하게 저항했다. 일부 시위대는 마스크를 쓴 채 인간띠를 만들어 행진하는 ‘반(反) 복면금지법’ 퍼포먼스를 펼쳤다. 전채은 기자 chan2@donga.com}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우크라이나 스캔들’을 촉발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7월 전화 통화 당시 직접 듣고 있었다고 시인했다. 우크라이나 스캔들의 불똥이 폼페이오 장관과 국무부에까지 번지는 모양새다. 2일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유럽을 순방 중인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로마에서 루이지 디마이오 이탈리아 외교부 장관과 진행한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전화 통화 내용을 듣고 있었다”며 “경제 성장과 안보, 부패 문제 등을 다루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미국의 정책에 대한 대화였다”고 말했다. 미국과 우크라이나 정상의 통화를 들은 인사에 폼페이오 장관도 포함돼 있다는 언론 보도를 폼페이오 장관이 처음으로 인정한 것이다. 폼페이오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탄핵 조사를 벌이는 민주당과도 강하게 충돌하고 있다. 폼페이오 장관은 1일 하원 외교위원회에 보낸 서한에서 국무부 관리 5명을 출석시키라는 의회의 요구에 대해 “국무부의 저명한 전문가들을 협박하고 괴롭히며 부적절하게 대우하려는 시도로밖에 이해되지 않는다”며 거부 의사를 밝혔다. 그러자 민주당 소속 하원 3개 상임위원장은 성명을 내고 “탄핵 조사 방해에 대한 법적 책임을 물을 수 있다”고 으름장을 놨다. 워싱턴포스트(WP)는 “근래 보기 드문 입법부와 행정부의 대격돌”이라고 평했다. 당초 우크라이나 사태와 거리를 뒀던 폼페이오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 변호사인 루돌프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이 “국무부 부탁으로 우크라이나 정부에 조 바이든 전 부통령 부자에 대한 조사를 요청했다”고 폭로하며 물귀신 작전을 펼치자 방어적 태도를 보였다. 폼페이오 장관은 민주당으로부터 우크라이나 의혹 관련 자료를 4일까지 제출하라는 소환장도 받았다. 출석 요구를 받은 국무부 관리 5명 중 지난달 27일 사임한 커트 볼커 전 우크라이나 협상 특별대표와 마리 요바노비치 전 우크라이나 주재 미국대사 등 2명은 의회에서 진술하겠다고 밝혔다. 탄핵 조사에 반발하며 막말을 쏟아내는 트럼프 대통령은 1일 연이은 트위터 메시지에서 “지금 진행되는 것은 국민의 힘을 앗아가는 쿠데타”라고 주장했다. ‘마녀사냥’에서 시작해 ‘반역’ ‘대통령 희롱’ ‘내전’에까지 이른 트럼프 대통령의 험한 입이 ‘쿠데타’까지 나아간 것. WP는 “트럼프 대통령의 수사(rhetoric)가 점점 어두워지고 있다”며 “이는 지지자들을 선동하기 위한 ‘다이너마이트’ 같은 무서운 단어들”이라고 지적했다.정미경 mickey@donga.com·전채은 기자}

중국 건국 70주년 기념일이었던 1일 홍콩 대규모 반중(反中) 시위에서 발생한 미성년자 총상 사건이 홍콩 시민들의 분노에 기름을 부었다. 총상자가 10대 학생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며 동년배인 10대 청소년들이 이튿날 대거 수업 거부에 돌입했으며 직장인들은 평일임에도 불구하고 점심식사 시간을 이용해 도로 점거 시위를 벌였다. 홍콩 경찰은 시위 진압에 실탄을 사용한 것은 “정당방위였다”고 주장하지만 중국을 제외한 국제사회는 일제히 깊은 우려를 나타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일 바리케이드를 사이에 두고 최루탄과 고무탄을 쏘는 경찰과 화염병을 던지는 시위대의 모습을 전하며 홍콩이 ‘전투 지역’으로 변했다고 전했다. 전날 경찰이 18세 고교생 쩡즈젠(曾志建)의 가슴에 총을 쏘는 장면이 공개되자 시위대는 “피의 빚을 갚을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이날 오후부터 시위대 수백 명이 홍콩 중심가인 센트럴 차터가든 인근 도로를 점거했으며 수업 거부(동맹 휴학)에 참여한 학생 수백 명과 교직원들은 검은색 마스크를 쓰고 쩡즈젠의 모교 등에서 18세 학생에게 실탄을 사용한 진압 경찰을 규탄했다. 경찰의 실탄에 맞아 위독한 상태였던 쩡즈젠은 4시간여에 걸친 총탄 적출 수술 끝에 안정을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낮 12시경에는 우산을 든 직장인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왔다. 점심식사 시간을 이용해 거리로 나선 26세 직장인은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회사가 시위 참가를 반대했지만 상사와 동료들이 나를 어떻게 생각하는지보다 옳은 일을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홍콩 경찰은 “경찰이 안전을 위협받을 수 있다고 느껴 스스로와 동료의 생명을 보호하기 위해 총을 쏠 수밖에 없었다”고 주장했다. 경찰 대변인은 “1일의 폭력 사태는 홍콩의 혼란을 야기하기 위해 계획되고 준비됐으며, 이는 곧 사안의 본질이 이미 흐려졌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홍콩 최대 경찰단체인 홍콩 청년경찰협회는 성명에서 “경찰이 전쟁터 같은 곳에서 임무를 수행하는 동안 정부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며 오히려 통행금지 등 지금보다 강도 높은 통제를 촉구했다. 중국 언론은 총상 사건보다 홍콩 시위대의 폭력성을 조명했다. 관영 신화(新華)통신은 2일 논평에서 “홍콩에서 검은색 옷을 입은 폭도들이 폭력을 자행하면서 3개월 넘게 지속돼 온 공포는 실성 수준에 가깝다”고 비판했다.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폭력 시위로 100명 이상이 다치고 2명은 중태에 빠졌다”고 전했다. 국제사회에선 우려의 목소리가 잇따라 나왔다. 유럽연합(EU)은 홍콩 경찰과 시위대 양측 모두에 서둘러 긴장을 낮추고 대화를 시작할 것을 촉구했다. AFP에 따르면 마야 코치얀치치 EU 대외관계청(EEAS) 대변인은 1일 “EU는 홍콩 폭력 사태에 대해 양측의 대화와 긴장 완화만이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길이라고 강조하고 있다”며 우려의 뜻을 나타냈다. 도미닉 라브 영국 외교장관은 “폭력에는 어떤 변명도 필요 없지만 경찰의 실탄 사용은 적절치 않으며 사태를 악화시키기만 할 뿐”이라며 양측의 건설적인 대화를 촉구했다. 미치 매코널 미국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는 “중국 공산당 치하에서 희생된 수많은 이들을 다시 떠올리는 계기가 됐다”고 비판했다. SCMP에 따르면 미국 하원 외교위원회에 소속된 공화당 의원 25명 등은 트위터에 올린 성명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30년 전 학살(1989년 톈안먼 시위)이 일어났던 톈안먼 광장에서 열병식을 할 때 홍콩에서는 고등학교 2학년생이 (경찰이) 쏜 총에 맞았다”며 “중국 공산당이 절대 권력을 위해 어떠한 행동을 저지를 수 있는지 보여 준다”고 밝혔다. 다만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중국에 건국절 기념 축사만 보냈을 뿐 홍콩 사태에 대해선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전채은 기자 chan2@donga.com /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한국의 소비자들은 영국의 인기 그릇 브랜드 ‘덴비’를 앞으로도 지금과 똑같이 이용할 수 있을 겁니다.” 헤더 윌러 영국 외교부 아시아태평양담당 부장관은 1일 서울 중구 영국 대사관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최근 맺은 한영 자유무역협정(FTA)을 통해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이후 한국과의 무역 연속성을 보장할 수 있다”며 이 같이 말했다. 7월 26일 부장관으로 취임한 이후 처음 한국을 찾은 그는 “한국의 강경화 외교부 장관 역시 나처럼 여성이라는 점 또한 상징적이라고 생각한다”며 “한국이 보다 성평등한 사회로 나아갈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밝혔다. 지난달 30일 1박 2일 일정으로 방한한 윌러 부장관은 전날 외교부와 양국 간 새로운 고위 경제 대화를 시작하는 업무 협약을 맺었다. 31일 예정된 브렉시트를 앞두고 금융, 정보통신기술, 기후변화 및 환경 분야 등에서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한국과 영국은 8월 22일엔 브렉시트 이후 한-EU FTA의 공백을 메울 한영 FTA를 체결했다. 영국이 ‘노딜 브렉시트’ 할 경우에는 이 FTA가 곧바로 적용되고 합의에 따른 브렉시트를 하면 내년 12월까지 한-EU FTA가 유지되면서 새로운 한영 FTA 협상에 나서게 된다. 윌러 부장관은 “한영 FTA를 통해 현대, 기아와 같은 한국의 글로벌 자동차 회사들은 브렉시트 이후에도 무관세 혜택을 누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브렉시트 이후 EU에 소속돼 있을 때보다는 비교적 자유로운 경제활동에 나설 수 있게 되는 영국 정부는 벌써부터 법인세율 인하로 세계의 기업들에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영국의 현재 법인세는 19% 수준으로 선진국들의 평균 세율보다 낮다. 윌러 부장관은 “영국은 세계에서 가장 낮은 법인세를 도입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며 “글로벌 브리튼(세계 속의 영국)을 전 세계에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 내년 이탈리아와 함께 개최하는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 26)를 앞두고 있는 영국은 우호국을 대상으로 적극적인 기후 변화 대응책을 촉구할 계획이다. 윌러 부장관은 “영국은 석탄 발전소를 대체할 해상풍력 등 재생에너지와 관련해 세계 최고의 전문지식을 갖고 있다”며 “한국도 석탄 발전소 줄이기와 지구 평균 온도 상승폭 감소를 위해 어떤 목표를 세울 수 있을지 고민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전채은 기자 chan2@donga.com}
우크라이나 스캔들로 탄핵 위기에 직면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미묘한 시점에 2016년 대선의 경쟁자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에 대한 조사를 재개했다. 2016년 연방수사국(FBI)이 이미 불기소 권고를 내린 사건을 다시 조사하는 이유가 탄핵 정국 물타기용이 아니냐는 의혹이 확산되고 있다. 28일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국무부 조사단은 최근 몇 주 동안 클린턴 전 장관의 재임 기간인 2009∼2013년 그의 개인 이메일로 편지를 보낸 약 130명의 전·현직 국무부 관료들을 조사했다. 이들은 당시 장관에게 보낸 이메일들이 최근 기밀로 지정됐고, 현 시점에서 미국의 잠재적 안보 위협에 해당한다는 통보를 받았다. 조사단은 18개월 전부터 이들에게 접근했고 한때 조사가 시들했지만 지난달부터 활발해졌다고 WP는 전했다. 클린턴 전 장관이 재임 시절 개인 이메일을 장관 업무에 사용해 연방법 및 국무부 규정을 어겼다는 의혹은 2016년 대선에서 클린턴 캠프에 상당한 악재로 작용했다. 국무부의 조사 재개가 정치적 목적이 있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이유다. 2009∼2012년 국무부 차관보를 지낸 제프리 펠트먼 전 유엔 사무차장은 “조사단이 기밀로 지정됐다고 통보한 내 이메일 50여 통에는 2012년 5월 국무부를 떠나 유엔으로 자리를 옮긴 후 보낸 것들도 있다”고 밝혔다. 국무부 측은 조사 시점에 대한 의혹을 반박했다. 한 고위 관계자는 “수백만 건의 이메일을 살펴보느라 약 3년 반이 걸렸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정치적 편향을 피할 수 있도록 조사하고 있다”고 했다.전채은 기자 chan2@donga.com}
6월 초부터 17주째 대규모 반중(反中) 시위를 벌이고 있는 홍콩 시민들이 28일 2014년 9월 민주화운동 ‘우산 혁명’ 발발 5주년을 맞아 수만 명 규모의 시위를 이어갔다. 5년 전 당시 10대 신분으로 우산 혁명을 주도했던 학생단체 학민사조의 지도부 조슈아 웡(23)과 아그네스 차우(23) 등은 “우산으로 당국의 최루탄을 막자”고 제안해 큰 관심을 모았다. 웡과 차우, 네이선 로(26)는 2016년 진보정당 데모시스토를 창당했고 이번 시위에서도 상당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시위대는 28일 오후 7시 도심 애드미럴티에서 우산 혁명 5주년 기념집회를 열었다. 거리에는 중국 정부를 독일 나치에 비유한 ‘차이나치(CHINAZI)’란 문구가 곳곳에 나붙었다. 인근 지하철역 바닥에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마오쩌둥(毛澤東)의 사진을 붙이고 시민들이 이를 밟고 지나가는 퍼포먼스도 등장했다. 29일까지 이어진 이번 시위에서 경찰은 시위대에 이틀 연속 최루가스와 물대포를 발사하며 시위대와 격렬하게 충돌했다. SCMP는 당국이 11월 구의원 선거 때 반중 성향이 강한 일부 지역의 선거를 취소하는 방안까지 추진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보도는 웡의 출마 선언 직후 이뤄져 당국이 의도적으로 반중 인사의 정계 입문을 방해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016년 4월 당시 23세의 로는 한국 국회 격인 입법회 선거에서 최연소 의원으로 뽑혔다. 같은 해 10월 입법회 개회식에서 반중 태도를 보였다는 이유로 의원직을 박탈당했다. 영국 시민권자인 차우는 2018년 초 로를 대신해 보궐선거 출마를 준비하며 시민권을 포기했지만 신분 및 데모시스토 정강에 대한 자격 시비로 출마하지 못했다.전채은 기자 chan2@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정적(政敵)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의 뒷조사를 요구했다는 의혹으로 27일 커트 볼커 국무부 우크라이나 협상 특별대표가 사퇴했다. 볼커 전 대표는 트럼프 대통령 개인 변호사인 루돌프 줄리아니 전 뉴욕 시장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회동을 알선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 사실이 기성 언론이 아닌 한 대학신문 기자의 ‘특종’으로 알려져 화제를 낳고 있다. 28일(현지 시간)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볼커 대표 사임을 가장 먼저 보도한 사람은 애리조나주립대 학보사 ‘스테이트프레스’ 편집장 겸 언론학 전공 3학년생 앤드루 하워드 씨(20·사진)다. 그는 사임 당일 이 소식을 알려 큰 반향을 일으켰다. 하워드 편집장은 볼커 대표가 수도 워싱턴에 있는 애리조나주립대 산하 싱크탱크인 매케인연구소의 전무이사를 지내고 있다는 점에 착안해 교직원들을 상대로 취재를 시작했다. 곧 익명의 교직원으로부터 “볼커가 사임했다”는 소식을 확인하고 이를 내보냈다. 이 보도는 단숨에 미 전역으로 퍼졌다. NYT, 워싱턴포스트(WP) 등 주요 매체들이 그의 기사를 인용해 볼커 대표의 사퇴를 전했다. NYT의 매기 해버먼 백악관 담당 기자는 트위터를 통해 “대단한 특종이었다”며 약관의 대학생 언론인을 높이 평가했다. 우크라이나 의혹의 핵심 인물로 꼽히는 볼커 대표는 다음 주 중 하원 외교위원회에서 증언할 것으로 알려졌다. 역시 언론학을 전공한 어머니를 둔 하워드 편집장은 애리조나주 피닉스에 거주하고 있다. 고교생 때부터 학교신문 기자로 일했고 졸업 후에도 언론인이 되겠다는 꿈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전채은 기자 chan2@donga.com}

바비 인형 제조사 마텔이 ‘성(性) 중립 바비’의 판매를 시작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 등 언론이 25일 보도했다. 인형의 옷차림과 머리 모양을 마음대로 조립할 수 있도록 해 특정 성이나 인종에 대한 고정관념을 없애겠다는 취지다. 성 중립 바비는 조립형 인형 제품군인 ‘내가 만드는 세상(creatable world)’에 포함됐다. 총 6개의 피부색을 가진 바비 몸체 인형이 있고, 다양한 머리 모양과 옷차림을 골라 조립할 수 있다. 의상은 미니스커트, 운동복, 청바지 등이 있다. 한쪽은 쇼트 컷, 다른 쪽은 긴 생머리인 독특한 머리 모양을 할 수도 있다. 겉모습만 봐서는 성별을 짐작하기 어렵다. 마텔사는 새 바비가 성 소수 아동들이 소외감을 느끼지 않게 하려는 시도라고 밝혔다. 마텔 글로벌 소비자통찰 분야 모니카 드레거 부사장은 WP에 “어떤 아이들에게는 크리스마스가 ‘최악의 날’이다. 성별 구분이 뚜렷한 기존 바비 인형에서는 자기 자신의 모습을 발견할 수 없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간 성 중립 바비를 요구하는 부모가 많았다”고 덧붙였다. 최근 세계적으로 다양한 성 정체성을 인정하는 움직임은 거세지고 있다. 미국의 권위 있는 사전 중 하나인 메리엄 웹스터는 최근 사전에 등재된 단어 ‘they(그들)’에 ‘제3의 성’이라는 새로운 의미를 추가했다. 남성 혹은 여성 이외에 ‘제3의 성’을 인정해야 한다는 주장을 사전적 의미에 정식 등록한 것이다. 사전 측은 “이 단어는 1300년대 말부터 단수 대명사로 쓰여 왔다”고 의미 추가의 이유를 밝혔지만 성 소수성을 지지하는 이들에게 이번 사안의 무게는 남다르다. 최지선 aurinko@donga.com·전채은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탄핵정국을 촉발한 내부 고발자의 최초 고발장이 26일 공개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고발장이 공개된 직후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미국 역사상 가장 끔찍한 사기극이 벌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조지프 매과이어 국가정보국장(DNI) 대행의 하원 청문회 직전에 공개된 이 고발장에서 내부 고발자는 “백악관 관리들이 트럼프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통화 녹취록을 봉인하려고 했다”고 밝혔다. 그는 또 “트럼프 대통령은 2020년 대선에서의 정치적 경쟁자 조사에 관여하는 데 우크라이나를 끌어들이기 위해 직권을 남용했다”고 지적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전화 녹취록(readout)을 받아봤다고 주장하는 그는 “나는 전화 통화 내용을 받아본 유일한 사람이 아니다”며 “복수의 국무부와 정보위 관계자들이 통화 내용을 알고 있다”고 적었다.○ “탄핵 결정적 증거” vs “군사 원조 거론 없어” 트럼프 대통령은 25일에는 탄핵정국을 야기한 젤렌스키 대통령과의 통화 녹취록을 공개했다. 민주당은 곳곳에 조 바이든 전 부통령 부자(父子)에 대한 수사 외압 등 탄핵 사유를 보여주는 증거가 넘쳐난다고 주장했다. ‘기밀 해제’란 빨간 도장이 찍힌 5쪽 분량의 녹취록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7월 25일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바이든의 아들에 관한 이야기가 많다. 그가 (아들이 이사인 우크라이나 천연가스사 부라스마홀딩스에 대한) 검찰 기소를 중단시켰다고 자랑하고 돌아다닌다. 당신이 이걸 조사할 수 있다면…”이라고 했다. 또 “윌리엄 바 법무장관과 나의 개인 변호사 루돌프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에게 전화하라고 말하겠다”고 덧붙였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줄리아니가 우크라이나에 오기를 희망한다. 9월 의회 인준을 받은 새 검찰총장이 상황에 대해 알아볼 것”이라며 “그 사건을 심각하게 보고 있다”고 답했다. 뉴욕타임스(NYT), 워싱턴포스트(WP) 등 언론은 “대통령의 외압 의혹을 뒷받침하는 ‘스모킹건(결정적 증거)’이 확인됐다”고 평가했다. 다만 녹취록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조사를 빌미로 우크라이나 군사 원조 중단을 언급한 내용이 없다는 점도 주목된다. 반(反)트럼프 진영에서 “줄리아니 전 시장이 주미 우크라이나 대사 해임, 군사 원조 중단 등을 거론하며 압박했다”는 의혹을 제기해 왔다는 점에서 논란을 예고하는 부분이다.○ 트럼프 “외압 없어” vs 힐러리 “탄핵 지지” 트럼프 대통령과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뉴욕 유엔본부에서 정상회담도 했다. 언론의 관심이 쏟아진 이 자리에서 두 정상은 외압 의혹을 부인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민주적이고 개방된 미국 선거에 개입하고 싶지 않다. 정상적인 통화였고 아무도 내게 압력을 가하지 않았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압력도, 외압도, 아무것도 없다. 모두 사기”라며 “이런 일로 탄핵을 시도하는 것은 장난”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그는 “바이든의 아들은 수백만 달러를 우크라이나에서 가지고 나왔다. 그것은 부패”라며 바이든을 겨냥했다.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 전채은 기자}

올해 4월 2016년 러시아의 미국 대선 개입 의혹(러시아 스캔들) 최종 보고서 일부가 발표됐을 때 역풍을 우려해 탄핵을 주저하던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이 24일 전격적으로 탄핵 카드를 꺼냈다. 이런 변화의 배경에 대해 CNN 등은 민주당 하원의원 235명 중 190여 명이 탄핵에 찬성할 정도로 압도적인 당내 여론을 꼽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측이 2016년 러시아에 이어 내년 대선에서도 우크라이나라는 외세를 끌어들이려 했다는 의혹이 반(反)트럼프 유권자 결집에 효과적일 것이란 계산이 작용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런 도박이 성공할지는 미지수다. 로이터와 여론조사회사 입소스가 23, 24일 이틀간 미국인 1005명을 상대로 실시한 긴급 여론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중 37%만이 “대통령을 탄핵해야 한다”고 답했다. 이달 초 41% 찬성에서 오히려 4%포인트 줄었다. 러시아 스캔들 수사 보고서가 공개된 5월에는 찬성 여론이 44%였다. 또 응답자의 51%는 “우크라이나 스캔들이 무엇인지 잘 모른다”고 답했다. 탄핵 절차도 민주당에 유리하지 않다. 미 대통령의 탄핵은 크게 하원의 탄핵 조사→탄핵안 본회의 제출→하원 과반 찬성→상원의 탄핵 심판 4단계로 이뤄진다. 하원이 기소 여부를 결정하고 상원은 재판을 진행하는 구조다. 상원은 탄핵 심리를 열어 증거를 판단하고 증인을 소환해 진술을 듣는다. 이때 연방대법원장이 재판장, 상원의원 100명이 배심원, 탄핵안을 가결한 민주당 하원의원들이 검사 역할을 한다. 상원의 3분의 2가 찬성하면 대통령은 즉시 면직되고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대통령직을 승계한다. 문제는 관련 규정이 상당히 모호하고 불분명하다는 데 있다. 상원은 탄핵 재판 절차를 정할 때 결의안을 통과시켜 증인 수, 증언 대상, 증언 방식 등 심리에 필요한 각종 규칙을 정한다. 이 과정에서 민주와 공화 양당의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일정이 지연될 수 있다. 공화당 상원의원들은 “탄핵은 근거 없는 정치 공세”라며 “탄핵안이 상원으로 넘어와도 즉각 파기할 것”이라며 민주당에 역풍을 각오하라고 벼르고 있다. 공화당이 장악한 상원이 탄핵안을 심리하지 않고 투표로 곧바로 기각하면 민주당 측은 사실상 대응할 카드가 없다. 절차를 진행하는 기간도 2년 반이 넘기 때문에 실효성 논란도 제기된다. 미 헌법 2조는 “대통령, 부통령, 연방정부의 모든 공무원은 반역죄, 수뢰죄, 그 밖의 중범죄와 경범죄로 탄핵당할 시 유죄 판결을 받고 면직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으나 어떤 중범죄와 경범죄가 탄핵 사유인지는 명확하게 적시하지 않고 있다. 심리를 위한 상원 소집 권한이 원내 다수당 대표인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의원에게 있는지, 존 로버츠 연방대법원장에게 있는지도 불분명하다. 트럼프 대통령 측은 공화당이 장악한 상원이든, 9명의 대법관 중 5명이 보수 성향 대법관인 연방대법원이든 자신에게 유리하므로 어느 쪽이든 문제될 것이 없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정미경 mickey@donga.com·전채은 기자}

잇단 성추문 의혹에 휩싸인 ‘성악 거장’ 플라시도 도밍고(78·사진)가 1968년 9월 자신의 데뷔 무대였던 미국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에서의 공연을 불과 11시간 앞두고 불명예 퇴진했다. 24일(현지 시간) 뉴욕타임스(NYT)는 도밍고가 25일부터 공연되는 주세페 베르디의 오페라 ‘맥베스’ 첫 회 무대를 약 11시간 앞두고 사퇴 성명을 냈다고 보도했다. 도밍고는 성명에서 “혐의를 강력히 부인하지만 이번 공연에 출연하면 고생한 동료들의 노고가 가려질 것”이라고 밝혔다. 피터 겔브 메트로폴리탄 오페라단 총감독도 이날 단원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그가 자신의 자리에서 내려와야 한다는 사실을 이해해줘서 고맙다”고 전했다. NYT는 도밍고가 향후 메트로폴리탄 오페라단에서 공연하는 어떤 작품에도 참여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그는 호세 카레라스(73), 2007년 숨진 루치아노 파바로티와 함께 세계 ‘3대 테너’로 꼽힌다. 지난달 각국 성악가 8명 및 무용수 1명 등 여성 9명은 “1980년대 이후 도밍고가 극단을 포함한 여러 장소에서 여성들을 성추행했다”고 폭로했다. 이후 필라델피아 관현악단, 샌프란시스코 오페라단 등이 “더 이상 도밍고가 무대에 오르지 못하게 하겠다”고 밝혔다. 전채은 기자 chan2@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대통령에게 잠재적 대선 경쟁자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의 조사를 종용했다는 이른바 ‘우크라이나 스캔들’ 의혹이 확산되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통화 일주일 전 실제로 우크라이나 군사 원조 보류를 지시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 등이 23일 보도했다. WP는 고위 당국자 3명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7월 25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의 통화를 최소 일주일 앞두고 믹 멀베이니 백악관 비서실장 직무대행에게 약 4억 달러(약 4800억 원) 규모의 군사 지원을 보류하라고 지시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군사 원조를 빌미로 부적절한 요구를 했다는 내부고발자의 주장에 힘이 실리는 내용이다. 우크라이나 군사 원조는 러시아의 공격 대응을 이유로 미 의회의 승인을 받았지만 군사 지원은 두 달간 연기돼 이달 11일에야 지급됐다고 WP는 전했다. 그러나 폭스뉴스는 23일 “우크라이나 스캔들 내부고발자는 대통령의 통화 내용과 같은 핵심 정보(firsthand knowledge)에 접근할 수 있는 인사가 아니다”라고 보도해 파장을 일으켰다. 내부고발자가 “트럼프 대통령이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바이든 전 부통령에 대한 비리 조사를 8번가량 요구했다”는 구체적 제보를 할 만한 위치에 있는 인물이 아니라는 주장이다. 폭스뉴스는 “그가 정말 통화의 녹취록을 읽거나 대화를 들었는지, 아니면 남에게 전해 들었는지는 불분명하다”고 전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폭스뉴스가 보도한 ‘폭탄 정보(bombshell information)’에 따르면 소위 내부고발자는 우크라이나 대통령과의 전화 통화에 대한 정확한 정보가 없다”며 “이는 모두 민주당과 애덤 시프 하원 정보위원회 위원장의 사기다!”라고 썼다. 전날 시프 위원장을 비롯한 일부 민주당 인사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탄핵을 요구했다. 민주당에선 탄핵론이 더욱 힘을 얻고 있다. WP는 탄핵 절차 개시에 부정적이던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이 최근 최측근과 만나 트럼프 대통령 탄핵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타진했다고 전했다. 공화당에서도 비판이 나왔다. 22일 밋 롬니 상원의원이 트위터로 비판한 데 이어 최근 대선 경선 도전을 선언한 빌 웰드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도 MSNBC 인터뷰에서 “(선거 개입을 위해) 다른 나라를 압박하는 것은 반역죄”라고 맹비난했다. 한편 뉴욕 유엔 총회에 참석 중인 트럼프 대통령은 정상회담 때마다 기자들로부터 ‘우크라이나 의혹’ 관련 질문을 받았다. 그는 군사 원조 중단 카드로 우크라이나를 압박했냐는 의혹에 대해 “그런 적 없다”며 강하게 부인했다. 다만 통화 녹취록 공개 여부에 대해선 “결백한 통화인 만큼 그렇게(공개) 할지도 모른다”면서도 “모든 통화를 매번 공개할 수는 없는 노릇”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공화당 인사가 조 바이든이 한 짓을 했다면 아마 지금 당장 사형 집행용 전기의자에 앉게 됐을 것”이라며 의혹의 핵심이 바이든 전 부통령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에 대해 바이든 전 부통령은 23일 트위터를 통해 “그렇다면 통화 녹취록을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이번 의혹의 또 다른 당사자이기도 한 그는 전날에도 별다른 입장 없이 동료 의원을 상대로 서한만 발송하며 신중한 대응을 이어가고 있다.전채은 기자 chan2@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번 유엔 총회 기간에 머무를 뉴욕 맨해튼 트럼프타워에서 최근 2건의 보석 도난 사건이 발생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초호화 주거 시설인 트럼프타워는 꼭대기(펜트하우스)에 트럼프 대통령의 사저가 있어 경비가 삼엄하기로 유명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22일 밤부터 사저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2일 뉴욕포스트 등에 따르면 트럼프타워의 여성 주민 2명은 최근 총 35만3000달러(약 4억2271만 원)에 이르는 보석을 도난당했다고 경찰에 신고했다. 42층에 사는 67세 여성은 “6월 21일부터 이달 9일까지 집을 비운 사이 다이아몬드 팔찌, 다이아몬드 및 사파이어로 된 반지와 목걸이, 다이아몬드 및 에메랄드 귀걸이를 도난당했다”고 주장했다. 59층에 사는 33세 여성도 이달 4∼9일 휴가차 집을 비운 사이 다이아몬드 팔찌를 분실했다. 둘의 피해 금액은 각각 23만6000달러, 11만7000달러다. 트럼프타워는 맨해튼 미드타운 한복판인 5번가와 56번 거리의 교차점에 있다. 특히 33세 피해 주민이 집을 비운 기간은 대통령의 도착을 앞두고 일대 경계가 강화된 시점이다. 경찰은 아직 용의자를 파악하지 못했다. 두 사건이 같은 이의 범행인지도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두 피해자의 집 모두 별다른 침입 흔적이 없어 내부자 소행일 가능성이 높다고 경찰은 판단하고 있다. 이에 청소부, 관리자, 건설업자 등 건물 출입이 자유로운 사람들을 상대로 집중 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뉴욕포스트는 전했다.전채은 기자 chan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