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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일모직과 삼성물산 간 합병이 공정거래위원회 기업결합심사를 통과했다. 제일모직은 18일 ‘증권신고서’ 정정공시를 통해 “6월 12일 공정위로부터 기업결합심사 결과가 승인됐음을 통보받았다”고 밝혔다.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은 지난달 26일 이사회를 열어 두 회사 간 합병을 확정한 뒤 다음 날인 27일 공정위에 기업결합 신고서를 제출했다. 공정위는 이번 기업결합심사를 승인하면서 합병법인 삼성물산에 특별한 결합 조건은 붙이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공정위 관계자는 “그룹 계열사 간의 결합이기 때문에 큰 문제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며 “기업결합 시 가장 크게 평가하는 경쟁 제한 효과도 없는 것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가 연일 공세를 펴고 있는 가운데 공정위가 두 회사 간 합병을 승인함으로써 삼성그룹은 조금이나마 숨통을 틔우게 됐다. 엘리엇은 제일모직의 건설부문과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합쳐짐으로써 건설 시장에서의 공정 경쟁에도 문제를 발생시킬 수 있다는 주장까지 펴 온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한편 KCC도 이날 공시를 통해 제일모직 지분(10.19%) 보유 목적을 ‘단순투자’에서 ‘경영참여’로 변경했다고 공시했다. KCC는 11일 삼성물산 자사주 5.76%를 확보했을 때도 지분 보유 목적을 ‘경영참여’로 밝힌 바 있다. 재계 관계자는 “KCC가 다음 달 17일 임시주주총회에서 의결권을 행사하기 위한 사전 조치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김창덕 drake007@donga.com / 세종=손영일 기자}
매출액 기준 상위 600대 국내 상장기업의 임직원 100명 중 23명이 여성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지난해 600대 상장기업(금융·보험업 제외)의 임직원 현황을 분석한 결과 전체 121만2773명 중 남성과 여성은 각각 93만9053명(77.4%), 27만3720명(22.6%)으로 집계됐다고 17일 밝혔다. 2011년의 경우 전체 임직원 110만7286명 중 남성이 86만2653명(77.9%), 여성이 24만4633명(22.1%)이었다. 3년 만에 여성 직원 비율이 0.5%포인트 늘어난 것이다. 여성 비율이 가장 높은 업종은 ‘도매 및 소매업’으로 50.9%였다. 이 업종의 여성 비율은 2011년(45.5%)만 하더라도 50% 미만이었지만 지난해 남성을 넘어섰다. ‘출판·영상·방송통신 및 정보서비스업’과 ‘운수업’도 각각 여성 비율이 35.9%, 30.3%로 높은 편이었다. 600대 기업 중 절대 다수인 413개가 포함된 제조업은 여성 비율이 2011년 18.6%에서 지난해 17.8%로 오히려 0.8%포인트 감소했다. 지난해 여성 비율이 가장 낮은 업종은 건설업(7.1%)이었다. 기업별 여성 비율을 살펴보면 고객서비스 전문기업인 KT CS가 80.7%로 가장 높았다. 남영비비안과 웅진씽크빅이 각각 79.8%, 76.9%로 뒤를 이었다. 여성 직원 비율은 기업 규모가 클수록 높았다. 임직원 수가 1∼99명인 중소기업은 여성 비율이 15.4%에 그친 반면 300∼999명과 1000명 이상인 대기업은 이 비율이 각각 19.4%, 23.2%였다. 이철행 전경련 고용복지팀장은 “최근 출산과 육아로 인한 경력단절이 발생하지 않도록 각 기업이 여성 인재들에 대한 지원을 늘리고 있다”며 “정부도 워킹맘들이 마음 놓고 아이를 맡길 수 있는 공공보육시설 확충 등에 힘써야 한다”고 말했다.김창덕 기자 drake007@donga.com}

《 국내 30대 그룹 소속 186개 상장계열사 중 대주주 우호 지분(이하 10일 기준)이 외국인 지분보다 적은 기업이 14곳이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 경영성과 평가 사이트 CEO스코어가 17일 발표한 분석 결과다. 외국인 지분이 높다고 무조건 경영권을 위협받는다고 보긴 힘들다. 하지만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 같은 ‘벌처 펀드’들이 취약한 지배구조의 틈을 소리 없이 파고들 수 있다는 점에서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엘리엇이 경영 간섭에 나선 삼성물산은 대주주 및 우호 지분이 13.99%, 외국인 지분이 33.79%였다. 7.12%를 가진 엘리엇이 “주주 이익 우선”을 앞세워 외국인 투자자 규합에 나설 경우 한 달 앞으로 다가온 임시주주총회에서 제일모직과의 합병안을 무산시킬 수도 있는 수치다. 삼성물산은 어쩔 수 없이 11일 KCC에 자사주 5.76% 전량을 매각하면서 경영권 방어에 나섰다. 또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와 크레디트스위스를 자문사로 선정해 엘리엇의 공세에 대응키로 했다. 》 삼성그룹에서는 삼성화재, 에스원, 호텔신라, 삼성SDI 등이 고위험군으로 꼽혔다. 특히 삼성화재는 대주주 우호 지분이 18.51%인 반면 외국인 지분이 51.31%나 돼 둘 간의 격차가 32.80%포인트로 전체 조사 대상 중 가장 컸다. SK그룹에서는 SK하이닉스가 대주주 우호 지분(20.77%)보다 외국인 지분(53.22%)이 32.45%포인트나 높았다. SK텔레콤 역시 외국인 지분(44.54%)이 대주주 우호 지분(25.22%)을 크게 앞질렀다. 신세계그룹에서는 이마트와 신세계의 외국인 지분이 대주주 우호 지분보다 각각 25.74%포인트, 16.76%포인트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해외에서는 오너가(家)가 소수 지분만으로 그룹 전체를 지배하는 한국 기업들의 지배구조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이 존재한다. 블룸버그 칼럼니스트인 윌리엄 페섹이 최근 칼럼에서 “엘리엇은 수익을 노린 ‘먹튀’일 가능성이 크다”면서도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일가의 그룹 지배력을 분산시킬 수 있다면 그만한 가치가 있다”고 평가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만 하더라도 외국인 지분(51.72%)이 높고 오너 일가 지분(우호 지분 포함 29.57%)이 낮아 언제든 해외 자본의 공격 대상이 될 수 있다”며 “국내 기업 중 ‘안전지대’는 없다”고 말했다. 외국인 투자자 비율이 높으면 국내 대기업 오너 일가의 상속 및 증여를 위한 사업구조개편이나 유상증자 등에 언제든 제동이 걸릴 수 있다. 대주주 우호 지분(31.23%)과 외국인 전체 지분(30.99%)이 비슷한 현대엘리베이터에 대해 2대 주주(21.5%)인 스위스 쉰들러홀딩AG가 사사건건 경영활동을 방해하고 있는 것이 대표적이다. 자산가치에 비해 주가가 낮은 이른바 ‘저(低)주가순자산비율(PBR)’ 기업들도 ‘자본의 공격’ 대상이 될 수 있다. 벌처펀드들은 대부분 표면적으로 낮은 주가를 끌어올려야 한다는 논리를 펴기 때문이다. 특히 삼성물산처럼 그룹 지배구조에서 핵심적 역할을 하는 기업들은 경영권 이슈에 더욱 민감하게 대응할 수밖에 없다. NH투자증권이 국내 100대 기업(16일 시가총액 기준)을 조사한 결과 38개 기업의 PBR가 1 미만이었다. 특히 우리은행, 하나금융지주, 한국가스공사, 롯데쇼핑, 포스코, 기업은행, 한국전력, 현대자동차, KB금융, 대우조선해양 등 10곳은 PBR가 0.5 이하였다. 삼성물산의 PBR는 0.8이다. 조윤호 동부증권 연구원은 “삼성물산의 외국인 지분이 연초부터 많이 올라가는 것(1월 2일 27.70%→6월 17일 33.49%)을 보면서 적잖은 리스크가 되겠다 싶었다”며 “특히 삼성물산은 제일모직처럼 오너 지분이 높지 않아 엘리엇의 좋은 타깃이 됐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윤주화 제일모직 사장은 이날 “회사 경영진은 합병과 관련해 회사와 주주들에게 득이 되는 방향으로 경영한다. 무엇이 정답인지는 시장에서 나온다”고 말해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간 합병 성사에 자신감을 보였다.:: 벌처펀드(vulture fund) ::동물의 시체까지 뜯어먹는 독수리(벌처)에 빗댄 것으로 수익을 위해서는 어떤 행동도 마다하지 않는 투기자본을 일컫는다. 김창덕 drake007@donga.com·김지현 기자}
매출액 상위 600대 상장기업의 직원 중 여성은 23%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지난해 매출액 600대 상장기업(금융·보험업 제외)의 남여 직원 비율을 분석한 결과 전체 직원 121만2773명 중 남성이 93만9053명(77.4%), 여성이 27만3720명(22.6%)으로 나타났다. 2011년에는 전체 직원(110만7286명) 중 남성은 77.9%, 여성 22.1%였다. 여성 직원 비중이 높은 업종은 도매 및 소매업(50.9%) 출판·영상·방송통신 및 정보서비스업(35.9%) 운수업(30.3%) 순이었다. 기업별로 보면 KT CS(80.7%) 남영비비안(79.8%) 웅진씽크빅(76.9%) KT is(76.1%) 신영와코루(74.1%) 신세계인터내셔날(73.7%) 현대그린푸드(71.2%)의 여성직원 비율이 높았다. 전경련은 여성비율이 높은 기업들은 여성이 회사생활과 가정을 동시에 잘 꾸려나갈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과 지원제도를 실시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전경련 고용복지팀 이철행 팀장은 “정부도 워킹맘들이 마음 놓고 아이를 맡길 수 있는 공공 보육시설 확충 등에 힘써야 한다”고 말했다.김창덕 기자 drake007@donga.com}
SK하이닉스는 16일 경기 이천시 부발읍 경충대로 본사에서 ‘노사 사회적 책임 실천 협약식’을 열었다. 박성욱 SK하이닉스 사장과 김준수 청주 노조위원장, 박태석 이천 노조위원장은 2015년 임·단협 합의서 서명과 함께 임직원 임금 인상분의 20%(직원 10%+회사 10%)를 협력사에 지원하는 ‘상생협력 임금 공유 프로그램 협약’을 맺었다. SK하이닉스는 또 삼구 INC 등 5개 협력사와 동반성장을 약속하는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협약’도 체결했다. 박 사장은 “SK하이닉스 노사는 이번 임·단협을 통해 양극화 해소를 위한 사회적 책임과 역할에 대해 심도 있는 논의를 했다”며 “앞으로도 SK그룹이 추구하는 행복, 상생, 동반성장이라는 사회적 가치를 실천해 나가겠다”고 말했다.김창덕 기자 drake007@donga.com}

초등학교만 겨우 나왔다. 30년간 목욕탕에서 뼈가 으스러져라 일을 했어도 가난을 벗어나지 못했다. 마지막이라 여기고 호남 출신 아내의 음식 솜씨를 믿어보기로 했다. 미친놈 소리까지 들었지만 일단 한번 질러보자 싶었다. 무슨 연유인지 손님이 끊이질 않았다. 입소문을 타고 육지 손님들까지 줄을 섰다. 믿기지 않는 행운이었다. 그 행운을 다른 이들과도 나누고 싶었다. 지난달 29일 제주 제주시 우평로에 위치한 고깃집 ‘돈사돈’에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산하 고액기부자 모임인 ‘아너 소사이어티’ 대표들이 모였다. 아너 소사이어티 총 대표인 최신원 SKC 회장과 전국 17개 지역별 대표들이었다. 올해 운영 계획과 9월 서울에서 개최될 ‘세계공동모금회(UWW) 2015 서울 라운드테이블’ 지원 방안을 논의한 뒤 저녁 식사를 하던 중 깜짝 이벤트가 열렸다. 이 식당 주인 양정기 씨(56)가 아너 소사이어티에 가입한 것이다. 제주에서 35번째, 전국적으로는 828번째 회원이었다. 양 씨는 “평생 외상이란 걸 해본 적이 없어서 기부도 일시불로 하기로 했다”며 그 자리에서 1억 원을 내놨다. 제주 토박이인 그는 주로 목욕탕에서 청소를 하고 구두를 닦으며 생활비를 벌었다. 가난을 물려줄까 두려워 아내 김순덕 씨(52)와의 사이에서 자식도 낳지 않았다. 40대 중반이 넘도록 희망은 멀어 보였다. 결국 아내와 식당이라도 열어보기로 했다. 가족이나 이웃들이 아내의 음식 맛에 감탄하던 것을 생각하면서 용기를 낸 것이다. 양 씨는 2006년 1월 월세 50만 원에 제주시 노형동 아파트 공사현장 근처에 있는 50m²(약 15평) 가게를 빌렸다. 드럼통 8개를 사다가 테이블을 꾸몄다. 돈과 사돈이라도 맺어보자는 뜻에서 식당 이름은 ‘돈사돈’이라 지었다. 상호 덕분이었을까. 손님들이 물밀듯이 밀려들었다. 2년 뒤 바로 옆 고물상 자리까지 임차해 식당을 2배로 넓혔다. 개업 5년째가 됐을 때는 6억 원에 아예 그 건물을 통째 인수했다. 양 씨는 이후 본점에서 약 300m 떨어진 곳에 230m²(약 70평) 크기의 건물을 사들였다. 돈사돈은 지난달 27일 리모델링을 마친 그 건물에 입주했다. 양 씨는 큰 성공을 거둔 지금도 여전히 직접 고기를 굽는다. 직원이 15명이나 되지만 어려웠던 시절을 잊지 않겠다는 생각에서다. 한편으로는 예전의 자신처럼 어려움을 겪는 이웃에게 작은 보탬이 되고 싶다는 마음도 커져 갔다. 지난해 3월 모범납세자로 국세청장상을 받은 뒤 식당에 우편물 하나가 도착했다. 아너 소사이어티라는 단체를 소개하는 책자였다. 양 씨는 눈이 휘둥그레졌다. 7년째 단골인 최 회장이 그곳 대표로 있었기 때문이다. 2008년 돈사돈을 찾았다 음식 맛에 엄지를 세웠던 최 회장은 제주에 올 때마다 그곳을 들르곤 했다. 양 씨는 “최 회장은 우리 부부에게 항상 따뜻한 말을 건네주신 남다른 손님”이라며 “그분이 하는 일이라면 내 돈이 헛되이 쓰일 일은 없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양 씨는 곧바로 최 회장에게 아너 소사이어티 가입 방법을 물었다. 신중하게 생각하라던 최 회장은 1년을 훌쩍 넘긴 올해 봄에야 그 생각이 아직도 변함없는지 물었다. 양 씨는 잠시도 머뭇거리지 않고 “그렇다”라고 답했다. 양 씨는 “내가 받은 은혜를 이제 조금이나마 남들에게도 베풀 수 있어 너무 감사하다”고 말했다. 아너 소사이어티에는 양 씨를 포함해 지난달 말까지 829명이 모두 913억 원을 기부했다. 아너 소사이어티 측은 연내 누적 기부액 1000억 원 돌파를 자신하고 있다.김창덕 기자 drake007@donga.com}

한화그룹이 한화호텔앤드리조트, ㈜한화의 화약부문과 방산부문, 한화건설 등의 대표이사 4명을 교체했다. 한화그룹은 12일 ㈜한화 화약 및 방산부문 대표이사를 맡고 있던 심경섭 사장을 신임 한화호텔앤드리조트 대표이사로 내정했다. ㈜한화 화약부문과 방산부문 대표이사 자리에는 같은 회사의 최양수 화약사업본부장(전무)과 이태종 방산사업본부장(전무)을 각각 발탁했다. 또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 건설사업을 이끌어 온 최광호 한화건설 해외부문장 겸 BNCP 건설본부장(부사장)에게 한화건설 대표이사를 맡겼다. 홍원기 한화호텔앤드리조트 대표이사 부회장과 이근포 한화건설 사장은 퇴임 후 원로로서 그룹 경영을 조언하게 될 것이라고 한화 측은 설명했다. 특히 홍 부회장이 물러난 것은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을 대신해 2013년 4월부터 그룹 경영을 이끌던 비상경영위원회의 완전한 해체를 의미한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밖으로 공포하진 않았지만 비상경영위원회는 지난해 말 해체된 것으로 보면 된다”며 “이번 계열사 대표이사 교체는 검증된 역량을 갖춘 인물들로 약화된 시장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김창덕 기자 drake007@donga.com}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엘리엇)가 삼성물산을 상대로 두 번째 법적 소송에 나섰다. 이번 타깃은 삼성물산의 자사주 매각이다. 삼성물산도 입장 자료를 내면서 즉각 반격에 나섰다. 엘리엇은 11일 보도자료를 내고 “삼성물산의 자사주(5.76%)가 합병 결의 안건에 의결권 행사가 가능한 주식이 되는 것을 막기 위해 삼성물산 및 이사진과 KCC를 상대로 긴급히 가처분 소송을 제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또 “삼성물산이 자사주를 제일모직 제휴사인 KCC에 매각 제안을 한 것은 절박한 상황에서 우호 지분을 확보하기 위한 불법적인 시도”라고 규정하면서 “(법적 소송은) 삼성물산 주주들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라고 주장했다. 엘리엇의 공세에 시달리던 삼성그룹이 삼성물산 자사주 899만 주 전량(6743억 원)을 장외거래를 통해 이날 KCC에 매각하자 엘리엇이 즉각 맞받아친 것이다. 엘리엇은 또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이사회가 강압적으로 불법적인 합병안을 추진하는 것은 삼성물산 순자산 13조4000억 원 중 7조8500억 원(58.6%)을 삼성물산 주주들로부터 제일모직 주주에게 아무런 보상 없이 우회 이전하려는 시도”라고 비판했다. 삼성그룹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삼성물산은 엘리엇의 보도자료 배포 직후 “이번 이사회 결의는 사업 다각화 및 시너지 제고 등 당초의 합병 목적을 원활하게 달성하기 위한 것”이라며 “단기 차익 실현을 목적으로 하는 해외 헤지펀드의 공격으로부터 회사 및 주주의 이익을 보호하고 유동성 확보를 통한 재무구조 개선 목적도 있다”고 밝혔다. 법조계에서는 자사주 매각에 대한 엘리엇의 가처분 소송이 법원에서 받아들여지긴 힘든 것으로 보고 있다. 자사주는 부동산, 건물, 설비와 같은 회사 자산이기 때문에 회사 입장에서는 현금화를 위해 언제든지 매각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매각 가격에 대해서는 현재 시장가격으로 팔았더라도 미래가치가 더 높다는 점이 입증된다면 ‘배임’ 소지를 따져 볼 수는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지분 공시 이후 5일간 추가 지분을 매입할 수 없었던 엘리엇이 장기전에 대비해 당장 12일부터 삼성물산 지분을 추가로 사들일 가능성도 있다. 다음 달 17일 임시주주총회에서는 엘리엇이 4일 공시한 7.12%의 지분만 의결권을 가지지만 3% 이상을 가진 주주는 언제든 임시주총 소집을 청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엘리엇은 올 1월 일본 DMG모리세이키가 독일 DMG모리세이키AG(옛 길드마이스터)를 합병한다고 발표한 뒤 “DMG모리세이키AG 지분을 5% 이상 취득했다”고 공시했다. 합병안은 통과됐지만 엘리엇은 지난달 말까지 DMG모리세이키AG 지분을 15%까지 늘린 뒤 “사업 구조, 부채 비율 개선, 배당 등 경영 전반에 개입하겠다”고 엄포를 놓고 있다. 한편 한국거래소는 삼성물산과 엘리엇 간 분쟁 과정에 불공정거래 여부에 대한 조사에 나섰다. 김현철 한국거래소 시장감시부장은 “삼성물산 주가가 요동치고 있어 불건전한 주문이 있는지 등을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김창덕 drake007@donga.com·황태호·박민우 기자}

“세상에서 가장 쓸데없는 걱정이 삼성 걱정이다.” 국내 프로야구 팬들 사이에서 떠도는 얘기다. 2011∼2014년 4년 연속 정규리그와 한국시리즈 우승을 거머쥔 ‘절대 강자’ 삼성 라이온즈에 대한 부러움 섞인 찬사다. 올해도 정규시즌 경기의 40% 정도가 치러진 현재까지 이 팀은 선두를 다투고 있다. 재계로 눈을 돌려보면 삼성 라이온즈의 모기업 삼성그룹이 그랬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법정에 섰을 때도, 애플 아이폰의 출현으로 휴대전화 사업이 절체절명의 위기에 처했을 때도 삼성그룹은 늘 보란 듯이 위기를 극복해 왔다. 마무리 투수로 절대적 역할을 맡았던 오승환 선수가 2013년 일본으로 건너간 뒤에도 탄탄한 전력을 유지하며 지난해 우승을 차지한 삼성 라이온즈와 다르지 않은 모습이었다. 그랬던 삼성이기에 최근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의 기습에 당황해하는 모습은 왠지 어색해 보인다.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간 합병을 준비하면서 헤지펀드의 공격을 미리 대비하지 못한 것은 삼성그룹으로서도 어쩔 수 없었던 측면이 있다. 다만 엘리엇이 4일 지분 공시를 한 뒤에도 “단기 시세차익을 노린 것”이라고 성급히 선을 그은 것은 그동안 보여준 신중함과는 거리가 있어 보였다. 급기야 삼성물산은 10일 자사주 전량(5.76%)을 KCC에 매각하기로 했다고 공시했다. 개인투자자들은 동요하고 있다. 기관투자가들을 대상으로 한 삼성그룹의 설득 작업이 얼마나 지지부진했으면 ‘백기사’까지 동원했겠느냐는 의문 어린 시선도 나온다. 삼성그룹은 이미 지난해 실패의 쓴잔을 마신 적이 있다.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 간 합병을 추진하다 반대 주주들의 대규모 주식매수청구권 행사에 무릎을 꿇은 것이다. ‘삼성이라면 정말 치밀한 준비를 했을 것’이라는 막연한 믿음에도 작은 균열이 생겼다. 물론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이 무산될 가능성은 여전히 낮다는 게 금융투자업계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최근 등락을 반복하고는 있지만 합병 발표 직후 삼성물산 주가가 급등했다는 것은 시장이 ‘OK 사인’을 냈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여기에다 삼성그룹이 KCC라는 든든한 우군을 확보함으로써 다른 투자자들에게도 성공적 합병에 대한 확신을 심어줄 수 있게 됐다. 대구 출신인 필자는 어릴 때부터 삼성 라이온즈의 골수팬이다. ‘삼성 걱정은 쓸데없는 걱정’이라는 말과 상관없이 삼성 라이온즈가 한 경기라도 지면 순위가 떨어질지 걱정이 된다. 삼성전자를 필두로 한 삼성그룹은 국내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삼성그룹이나 협력사 임직원이 아니더라도 삼성의 선전을 바라게 되는 이유다. 야구팀이야 올해 성적이 나쁘면 내년에 잘하면 되지만 한국 대표기업이 이름도 생소한 헤지펀드에 휘둘리는 모습을 보고 싶어 한 사람은 많지 않다. 엘리엇은 앞으로 더 거세게 삼성그룹을 몰아붙일 태세다. 삼성 걱정은 정말 세상에서 가장 쓸데없는 걱정이 될까.김창덕 산업부 기자 drake007@donga.com}

한국은행이 가계부채 증가 등 여러 부작용에도 불구하고 11일 금리 인하 카드를 빼든 것은 그만큼 현 경기 상황이 기존 전망보다 심각하게 악화됐다는 판단 때문이다. 미국이 연내에 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높고 이렇게 되면 1100조 원에 이르는 가계부채가 경제의 ‘폭탄’이 될 수도 있지만 일단 추락하는 경기부터 살리고 보자는 정부 안팎의 목소리가 더 설득력을 얻은 것으로 풀이된다. ○ 내수-수출 동반 악화에 선제 대응 한은이 금리 인하를 단행한 데는 메르스로 인한 경기 위축이 생각보다 악화되고 있다는 자체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은은 본회의 전날인 10일 동향보고회의에서도 이달 초 백화점과 대형마트 매출 등 비공개 소비 지표 등을 토대로 메르스의 경제 충격이 어느 정도인지를 집중 논의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메르스 때문에 소비가 부정적 영향을 받는 게 거의 분명해졌다”며 “최근 모니터링에서도 이대로라면 소비가 크게 꺾이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었다”고 말했다. 한국경제연구원은 이날 ‘메르스 사태의 경제적 효과분석’ 보고서에서 메르스 사태가 8월까지 지속되면 국내 투자는 3.46%, 소비와 수출은 각각 1.23%, 1.98%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이 경우 국내총생산(GDP) 손실액은 20조922억 원에 이른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총재의 결단에는 ‘학습효과’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한은은 지난해 4월 세월호 참사에도 불구하고 그해 8월까지 금리 인하를 미뤄 세월호의 경제적 충격에 대응하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통상 반년 정도 이후에 효과가 나타나는 통화정책의 시차를 감안할 때 지금 금리를 내리지 않으면 올 하반기 경기가 매우 어려워질 수 있다는 위기의식도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수출 부진 역시 금리 인하의 주된 요인이었다. 수출 증가율은 올 들어 다섯 달 연속 마이너스였고, 특히 지난달에는 감소 폭이 두 자릿수(―10.9%)로 확대됐다. 유럽 일본 등 주요국이 통화가치 절하 경쟁에 나선 만큼 한국도 금리를 내려 원화가치 상승을 제어할 필요가 생긴 것이다. 이 총재도 이날 “효과가 제한적이긴 하지만 금리를 낮추면 수출에는 도움이 되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금융시장은 금리 인하에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코스피는 전날보다 0.26% 올랐고, 원-달러 환율은 0.6원 상승(원화 가치 하락)하는 데 그쳤다.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오히려 0.024%포인트 상승했다. 그동안 금리 인하가 어느 정도 예상됐던 만큼 그 효과가 미리 반영된 때문으로 풀이됐다.○ 미국 금리 인상 빨라지면 가계 빚 뇌관 터질 수도 이번 금리 인하로 한국 경제의 최대 위험 요인으로 꼽히는 가계부채는 당분간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저금리에 주택 매수세가 맞물려 최근에도 가계 대출은 매달 7조∼8조 원씩 늘어나는 급증세를 이어가고 있다. 정부는 여전히 ‘관리 가능한 수준’이라고 보고 있지만 미국이 금리를 인상해 시중금리가 오르면 급증한 이자 부담을 감당하지 못하는 가계가 속출할 수 있다. 이 총재도 이날 기자회견에서 금통위원들의 가계부채에 대한 우려를 이번 의사 결정의 ‘부대 의견’ 형식으로 밝혔다. 한은은 기준금리를 내릴 테니 정부는 가계부채 문제를 책임지라는 것이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경제동향분석실장은 “주택담보인정비율(LTV),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를 다시 강화하고 변동금리·거치식 대출처럼 질적으로 위험한 대출을 억제하는 방안도 고민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윤석헌 숭실대 교수도 “금융회사에 가계부채에 대한 대손충당금을 부과해서라도 급증세를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한은은 기준금리 인하에 이어 기존의 성장률 전망치(3.1%) 역시 이미 내리는 쪽으로 방향을 잡은 모습이다. 그러나 미국의 금리 인상이 예고돼 있는 만큼 성장률 전망치를 낮춘다고 해서 추가 금리 인하를 단행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미국과의 금리 차가 축소되면 신흥국인 한국은 자본 유출을 걱정해야 하는 처지이기 때문이다. 미국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10일 오전 한국의 10년 만기 국고채 수익률은 2.425%로 미국 10년물보다 0.01%포인트 더 낮게 형성됐다. 양국 국채 금리가 역전된 것은 2006년 5월 이후 처음이다.유재동 jarrett@donga.com·장윤정·김창덕 기자}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이하 엘리엇)로부터 제일모직과의 합병 반대 공세에 시달리고 있는 삼성물산에 대해 KCC가 ‘백기사’로 나섰다. 삼성그룹으로서는 다음 달 17일 임시주주총회에서 벌어질 가능성이 있는 ‘표 대결’에서 결정적 승기를 잡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삼성물산은 자사주 899만557주를 11일 장외거래 방식으로 KCC에 매각할 예정이라고 10일 공시했다. 주당 가격은 7만5000원으로 총 매각대금은 6742억9177만 원에 이른다. 삼성물산이 보유하고 있던 자사주는 의결권을 가진 전체 발행주식 1억5621만7764주의 5.76%에 해당한다. 자사주는 의결권이 없지만 KCC가 매입함에 따라 삼성그룹으로서는 우호세력 지분이 그만큼 늘어날 수 있는 것이다. 삼성물산은 자사주 매각의 이유에 대해 “회사 성장성 확보를 위한 합병 가결 추진 및 재무구조 개선”이라고 밝혔다. 삼성물산을 흡수 합병할 제일모직 2대 주주(10.18%)인 KCC는 8일 삼성물산 주식 32만 주(0.20%)를 매입했다. 이로써 KCC의 삼성물산 지분은 5.79%로 늘어난다. 11일은 임시주총에서 합병안을 승인하기 위해 주주명부를 확정하는 날이다. 장내 매매의 경우 계약 체결일로부터 이틀 뒤 돈이 납부되므로 9일까지 주식을 사야 의결권을 가지지만 장외거래의 경우 당일 매입한 지분도 의결권을 가질 수 있다. 삼성그룹은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과 삼성그룹 계열사 지분을 모두 합쳐도 삼성물산 지분이 13.99%밖에 되지 않았다. 그러나 백기사로 나선 KCC 지분까지 보태면 20%에 육박하는 지분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삼성그룹은 4일 엘리엇이 지분 7.12%를 보유하고 있다는 공시를 낸 뒤에도 “단기 차익실현이 목적일 것”이라는 입장을 보여 왔다. 엘리엇이 5일 국민연금과 삼성물산 지분을 보유한 일부 계열사에 “합병 반대”를 종용하는 공문을 보낸 것과 관련해서도 크게 개의치 않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엘리엇이 9일 주주총회 결의금지 가처분 신청을 내면서 장기전으로 돌입할 움직임을 보이자 전략을 급선회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으로는 삼성물산이 KCC에 긴급 구조신호를 보낸 것은 30%가 넘는 외국인투자가들 사이에서 이번 합병과 관련한 부정적 기류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한편 삼성물산 주가는 최근 요동치고 있다. 10일 삼성물산은 전날보다 7000원(10.29%) 오른 7만5000원에 마감했다. 이에 앞서 8, 9일 이틀 동안 삼성물산은 10.64% 하락한 바 있다.김창덕 drake007@donga.com·박민우 기자}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간 합병에 제동을 걸고 나선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이하 엘리엇)가 삼성물산 지분(7.12%) 보유 공시를 낸 지 닷새 만에 ‘법정 소송’ 카드를 꺼내들었다. 엘리엇은 9일 배포한 보도자료를 통해 “합병안이 진행되는 것을 막기 위해 삼성물산과 이사진에 대한 주주총회결의금지 가처분 소송을 내는 법적 절차를 시작했다”며 “이번 조치는 삼성물산 주주들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엘리엇은 이날 서울중앙지법에 가처분 소송을 제기했다. 삼성물산 측은 “이미 예상된 시나리오 중 하나”라며 크게 동요하지 않는 분위기다. 다만 다음 달 임시주주총회에서 합병 승인을 받기 전까지 엘리엇과의 ‘세력 대결’이 불가피해진 만큼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다.○ 소송을 매개로 우호 지분 불리기 가능성 엘리엇은 법적절차를 밟게 된 이유에 대해 “합병안이 공정하지 않고 불법적이라고 믿는 데 변함이 없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삼성물산이나 금융투자업계 모두 엘리엇의 진심은 ‘주주총회 무산’보다는 ‘세 결집’을 향하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다음 달 17일 임시주주총회에서 의결권을 행사하려면 9일까지는 주식을 사야 11일 확정될 주주명부에 이름을 올릴 수 있다. 9일은 엘리엇이 향후 우군으로 끌어들이려 하는 해외 투자자들이 지분을 추가로 매입할 수 있는 마지막 날이었던 셈이다. 엘리엇의 소송 제기는 결국 다른 투자자들에게 ‘우리는 주주이익을 위한 싸움을 계속할 것’이라는 메시지를 던지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4, 5일 이틀간 삼성물산 주식을 250만 주 이상 사들인 외국인 투자가들은 8일 순매도(4만2875주)에 나섰다가 9일 다시 대규모 순매수(47만6600주)로 돌아섰다. 엘리엇의 전략이 국내 기관 및 개인 투자자들보다는 해외 투자자들에게 상당부분 통했을 가능성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전문가들은 법원이 이번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일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이광수 미래에셋증권 연구위원은 “한국은 외국과 달리 합병 비율이 해당 시점의 시장가격에 따라 자동적으로 결정된다”며 “설령 삼성그룹이 삼성물산 주가가 가장 낮을 때 합병을 결정했다고 하더라도 도의적 문제일 뿐 법률적, 절차상 하자를 제기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삼성물산은 엘리엇 측이 제기한 소송 관련 서류를 정식으로 전달받으면 법무팀을 중심으로 면밀하게 검토한 뒤 법적 대응에 나설 계획이다.○ 세력 결집 통한 2차 지분 경쟁 본격화 엘리엇이 지분 공시를 한 4일부터 9일까지 외국인 투자가들의 순매수 규모는 294만6381주에 이른다.▼ 주총앞둔 勢결집 경쟁… 국민연금 등 행보 촉각 ▼전체 발행 주식 1억5621만7764주의 1.89%에 해당한다. 만에 하나 이들 모두가 ‘합병 반대’에 동조하는 세력이라고 가정한다면 엘리엇은 자신들이 보유한 지분 7.12%를 더해 9% 이상의 세력을 갖게 된 것이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과 삼성그룹 계열사들의 삼성물산 지분을 모두 합쳐도 13.99%(6월 1일 기준)밖에 안 된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다. 지금까지는 우군들의 지분을 늘리기 위한 ‘1차 지분 경쟁’이었다면 앞으로는 기존 투자가들을 서로 우호 지분으로 끌어들이기 위한 ‘2차 지분 경쟁’이 펼쳐질 가능성이 높다. 이 때문에 삼성물산 지분 9.98%를 보유한 최대주주인 국민연금의 행보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국민연금이 이번 사안에 대한 판단을 외부 위원으로 구성된 ‘의결권행사전문위원회’를 열어 정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최근에는 현대자동차그룹의 한국전력 부지 매입 문제와 관련해 위원회가 현대차 사내 이사 재선임안에 대해 찬성 또는 반대 의견을 표명하지 않기로 결정한 바 있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이번 합병이 제일모직에 비해 삼성물산 주주에게 불리하다는 게 표출된 만큼 국민연금이 무조건 찬성할 수도 없고, 반대로 합병에 반대하면서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하면 손실을 입게 된다”며 “현대차 경우처럼 또다시 찬성이나 반대 의견을 표명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김창덕 drake007@donga.com·정임수 기자}

“좋은 출발이 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7일 SK하이닉스가 발표한 ‘상생협력 임금공유 프로그램’에 대해 배규식 한국노동연구원 노사·사회정책연구본부장이 내놓은 평가다. 이 프로그램은 SK하이닉스 임직원들이 임금 인상분 일부를 내놓으면 회사도 그만큼을 적립해 협력사 임직원들을 위해 쓰겠다는 것이다. 배 본부장은 “지금까지는 협력사 임직원들의 처우를 개선하려면 원청업체 근로자들의 임금을 깎아야 한다는 이분법적 시각이 강했다”며 “SK하이닉스의 임금공유 프로그램이 성공적으로 안착한다면 노노(勞勞) 갈등 해결과 분배 구조 개선을 동시에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기업들이 기존에 내놓았던 상생 방안은 협력사들에 대한 기술 교육, 일정 부분의 성과 공유, 납품 대금 선(先)결제 등 몇 가지 방식이 전부였다. 모두 적잖은 효과가 있는 방안들이지만 전형적인 틀을 깨진 못했다. SK하이닉스가 새롭게 만들어 낸 ‘임금공유’라는 키워드는 그래서 꽤 신선해 보인다. SK하이닉스의 이번 실험이 눈길을 끄는 이유는 또 있다. 글로벌 시장에선 지금 ‘기업’이 아닌 ‘기업 생태계’(대기업과 협력업체들을 모두 합한 것) 단위로 치열한 경쟁이 펼쳐지고 있다. 이 때문에 국내 기업들로서는 내수와 수출의 동반 부진, 환율 리스크 등 대외적 악재보다 ‘노노 갈등’이 더 치명적인 아킬레스건이 되고 있다. 국내에서 원청업체와 하청업체,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 임금 격차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 최근에는 정년 연장 이슈 등으로 세대 간 일자리 쟁탈전마저 벌어지고 있다. 이런 때 SK하이닉스 노조가 협력사와의 ‘동행’에 함께 발 벗고 나섰다는 점은 높이 평가할 만하다. 관건은 SK하이닉스 식(式) ‘노노 상생 모델’이 성공적으로 안착할 수 있느냐다. 올해 SK하이닉스 협력사 직원 4000여 명에게 돌아가는 혜택을 금액으로 따지면 60억∼70억 원이다. 협력사 직원들이 피부로 느끼기에는 부족해 보이는 수준이다. SK하이닉스 노조가 이번 합의를 4, 5년은 뚝심 있게 지켜나가야 “보여주기를 위한 일회성 이벤트”라는 일부 곱지 않은 시선을 완벽히 걷어낼 수 있을 것이다. 혹여나 SK하이닉스 노조가 협력사들에 떼어줄 몫을 미리 염두에 두고 매년 과도한 임금 인상을 요구한다면 이번 합의의 취지는 퇴색될 것이다. 재계 전반으로 새로운 상생 모델이 확산되기도 어려워진다. 오랜 암흑기를 거쳐 실적 개선을 이룬 SK하이닉스가 노동계에도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길 기대해 본다. 일단 출발은 좋다. 김창덕 기자 drake007@donga.com}
삼성전자가 스위스 출신 산업 디자이너 이브 베하와 협업한 프리미엄 제품 ‘SUHD TV 82S9W’를 9일 국내에서 첫 선을 보인다. 이 제품은 올해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국제가전전시회 ‘CES 2015’에서 혁신상을 수상했다. 21대 9 비율의 82인 커브드 스크린을 갖춘 82S9W는 벽에 걸거나 한 쪽에 붙여놓지 않고 집안 공간 어디에나 놓을 수 있도록 디자인한 것이 특징이다. 커브드 스크린을 떠받치는 메탈 큐브는 TV를 마치 미술관에 전시된 작품처럼 느끼게 해주는 효과를 낸다. 베하 디자이너는 “82S9W는 삼성이 추구하는 한 차원 진화된 커브드 TV를 보여주기 위해 디자인부터 소재까지 모든 요소들을 정교하게 제작했다”고 설명했다. 출고 가격은 2500만 원이다.김창덕 기자 drake007@donga.com}
삼성그룹이 대구와 경북 구미시의 창조경제혁신센터 두 곳을 통해 중소·벤처기업 및 개인 창업가들에게 약 3만8000건의 특허를 개방한다. 삼성은 모바일기기, 디스플레이, 통신, 반도체, 에너지 등과 관련해 삼성전자 삼성디스플레이 삼성SDI 삼성전기가 보유한 3만8000건의 등록특허를 개방하고 이 중 3400건은 무상으로 제공한다고 7일 밝혔다. 삼성전자는 아직 특허청에 등록되지 않은 공개특허도 향후 등록 절차를 마치는 대로 추가로 개방할 계획이다. 삼성은 또 두 창조경제혁신센터에 관련 경험이 풍부한 그룹 내 특허 전문인력을 파견해 중소·벤처기업들이 꼭 필요로 하는 특허를 찾아 맞춤형으로 제공하는 ‘매칭 서비스’도 실시하기로 했다. 삼성은 8일부터 대구 창조경제혁신센터(ccei.creativekorea.or.kr/daegu)와 경북 창조경제혁신센터(ccei.creativekorea.or.kr/gyeongbuk) 홈페이지를 통해 매칭 서비스 지원 접수를 받은 뒤 1차적으로 120여 개 중소·벤처기업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실시할 예정이다. 김선일 대구 창조경제혁신센터장은 “삼성의 특허 공개는 단순한 보유특허 공개를 넘어 매칭 서비스를 통해 지식재산권과 관련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역 중소·벤처기업에 실질적인 혜택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김창덕 기자 drake007@donga.com}

단숨에 삼성물산 3대 주주로 올라선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가 최대주주인 국민연금과 삼성물산 지분을 가진 삼성그룹 계열사들에 “합병에 반대해야 한다”는 내용의 공식 문서를 보내면서 삼성그룹이 긴장하고 있다. 금융 전문가들은 여전히 단기 시세차익을 노린 ‘먹튀’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지만, 다음 달 17일 임시 주주총회에서의 표 대결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엘리엇매니지먼트가 장기전에 돌입해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법인에 대한 경영 간섭에 나설 수도 있다는 시나리오도 제기된다.○ 시나리오 1…시세차익만 보고 떠난다? 가장 가능성이 큰 시나리오는 엘리엇매니지먼트가 경영에 참여하는 척하다 일순간에 지분을 정리하고 나가는 것이다. 삼성물산의 주가 하락에 ‘베팅’하는 공매도 거래가 사상 최대 규모로 급증한 사실이 시장의 이 같은 시각을 뒷받침한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5일 하루 동안 삼성물산에 대한 공매도 규모는 57만8171주(약 430억7000만 원)로 관련 통계가 집계된 2008년 이후 최대 규모였다. 이달 초 하루 평균 약 7000주에 불과하던 삼성물산 공매도 물량은 엘리엇매니지먼트가 “삼성물산 지분 7.12%를 보유하고 있다”고 밝힌 4일(약 20만 주)부터 급증하는 모습이다. 공매도는 주가 하락을 예상하고 주식을 빌려서 매도한 뒤 주가가 떨어지면 이를 되갚아 차익을 얻는 방식이다. 국내 증시의 공매도 시장은 외국인이 이끌고 있다. 삼성물산 주가가 최근 이틀간 20% 이상 급등했지만 엘리엇매니지먼트가 조만간 시세차익을 챙겨 떠나면 주가가 다시 하락할 것이라고 전망하는 외국인이 많다는 얘기다.○ 시나리오 2…다음 달 17일 표 대결? 엘리엇매니지먼트가 지분 공시를 한 4일 외국인 투자가들은 삼성물산 주식 155만여 주(전체 주식의 약 1%)를 순매수했다. 국내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4일 외국인이 사들인 150만 주 대부분이 한 계좌를 통해 매매됐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며 “엘리엇매니지먼트가 공시할 의무가 없는 다른 펀드를 활용한 우회적 투자까지 더해 이미 지분을 8∼9% 확보했을 것으로 분석하는 이들도 많다”고 전했다. 삼성그룹이 다음 달 17일 임시 주주총회에서 합병안을 통과시키려면 출석 주주의 3분의 2, 전체 주주의 3분의 1 이상의 찬성표가 필요하다. 반대로 엘리엇매니지먼트가 표 대결을 통해 합병을 무산시키려면 자신과 우호지분을 합쳐 33.3% 이상을 확보해야 한다. 국내에선 주식매매 계약 체결일로부터 이틀 뒤 결제가 이뤄지는 것을 감안할 때 양측 모두 우호지분을 추가 확보할 수 있는 시한은 주주명부 폐쇄일(11일)을 이틀 앞둔 9일까지다. 삼성그룹 고위 관계자는 “최악의 경우 표 대결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국민연금과 헤지펀드와 성격이 다른 해외 투자자 등 장기 투자자들을 찾아다니며 합병의 명분을 설득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나리오 3…합병법인 주주로 그룹경영 간섭? 삼성그룹으로서는 엘리엇매니지먼트라는 ‘돌발 변수’로 인해 삼성물산 주가가 올라 오히려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합병이 더 쉬워진 측면도 있다. 그러나 만에 하나 엘리엇매니지먼트가 9월 1일 출범할 합병법인에 대해 ‘의미 있는’ 지분을 확보한다면 큰 골칫거리를 떠안게 된다. 엘리엇매니지먼트로가 단기간 시세차익을 노렸다 해도 7%가 넘는 주식을 단번에 팔고 나가는 데는 부담이 따를 수 있다. 대규모 물량이 장내에 쏟아지면 주가 폭락이 불 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또 삼성물산 주가가 자신들이 목표한 만큼 오르지 않았을 때는 장기전에 돌입할 가능성도 있다. 엘리엇매니지먼트가 삼성물산 지분을 17% 이상 확보할 경우 합병법인 지분을 약 5% 보유할 수 있게 된다. 합병법인 삼성물산의 경우 삼성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에 위치하게 되기 때문에 외국계 헤지펀드의 경영간섭은 그룹 경영에 적잖은 리스크가 될 수 있다. 삼성그룹으로선 최악의 시나리오인 셈이다.김창덕 drake007@donga.com·정임수 기자}

아르헨티나를 국가부도사태로 내몬 전력이 있는 미국계 헤지펀드 회사 ‘엘리엇 매니지먼트’가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간 합병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삼성그룹과 증권가에서는 엘리엇 매니지먼트의 주식 매수가 실제 합병에 제동을 걸기 위해서라기보다는 헤지펀드의 전형적인 ‘주가 띄우기’ 행태라고 해석하고 있다. 엘리엇 매니지먼트가 죽은 시체를 먹는 독수리(벌처)에 빗댄 ‘벌처펀드’로 악명이 높은 만큼 ‘경영간섭→주가 띄우기→매각’ 수순을 밟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 삼성물산 3대 주주 된 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가 운영하는 펀드인 ‘엘리엇 어소시에이츠’는 3일 기준으로 삼성물산 주식 1112만5927주를 보유하게 됐다고 4일 공시했다. 의결권이 있는 삼성물산 전체 주식 1억5621만7764주 중 7.12%에 해당한다. 국민연금(9.79%), 삼성SDI(7.39%)에 이어 단숨에 삼성물산 3대 주주에 오른 것이다. 이 펀드는 주식 보유 목적을 ‘경영 참가’로 명시했다. 엘리엇 어소시에이츠는 3일 장내에서 삼성물산 주식 339만6387주(2.17%)를 주당 6만3500원에 사들였다. 투입된 자금은 총 2156억7058만 원. 이 펀드는 원래 삼성물산 주식 7729만540주(4.95%)를 갖고 있다 이번 추가 매입으로 경영 공시 의무 기준인 지분 5%를 넘게 됐다. 엘리엇 매니지먼트가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합병을 반대하는 표면적인 이유는 “삼성물산의 가치가 상당히 과소평가된 데다 합병조건 또한 공정하지 않다”는 것이다. 삼성그룹은 지난달 26일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을 1 대 0.35 비율로 합병해 9월 합병법인을 출범시킨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당시에도 일부 금융권에서는 삼성물산의 합병 비율이 너무 낮다는 지적이 나왔다. 하지만 발표 당일 삼성물산 주가가 제일모직과 함께 상한가까지 치솟으면서 이러한 우려를 불식시켰다.○ 시세차익 노린 주가 띄우기? 증권 전문가들은 엘리엇 매니지먼트가 합병을 무산시키기 위해 실제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할 가능성은 극히 낮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이 회사가 주식을 매입한 가격은 삼성그룹이 제시한 주식매수청구권 가격 5만7234원보다 6266원(10.95%) 높기 때문이다. 조윤호 동부증권 연구원은 “손실을 보고 팔겠다는 투자자는 없다”며 “결국 엘리엇이 얻으려는 건 시세차익”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공시가 나간 4일 삼성물산 주가는 전날보다 6500원(10.32%) 오른 6만9500원에 장을 마쳤다. 폴 싱어 엘리엇 매니지먼트 회장이 소유한 NML캐피털과 아우렐리우스캐피털이 2008년 액면가 13억3000만 달러(약 1조4763억 원)인 아르헨티나 국채를 4800만 달러(약 528억 원)에 사들였다. 2001년 12월 디폴트 선언 이후 아르헨티나가 채권단과 채무조정협의를 하는 과정에서 국채 가격이 폭락한 틈을 노린 것이었다. NML캐피털은 2012년 아르헨티나 정부를 상대로 “액면가 100%를 돌려 달라”며 소송을 내 지난해 승소하면서 아르헨티나를 13년 만에 다시 국가부도사태로 내몰았다. 엘리엇 매니지먼트는 2003년 미국 P&G의 독일 웰라 인수 발표 때도 “웰라 주가가 저평가됐다”고 주장하면서 법정 분쟁을 일으켜 주가를 크게 끌어올린 전력이 있다.○ 삼성과 엘리엇 간 지분 경쟁 가능성도 삼성그룹은 크게 문제 될 게 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합병을 진행시키려면 주가가 오르는 것이 유리한 만큼 엘리엇 매니지먼트의 주식 매수가 오히려 합병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이광수 미래에셋증권 연구위원은 “삼성 측에서는 지금 손 안대고 코 푸는 격”이라고도 설명했다. 다만 걸리는 것은 삼성그룹의 삼성물산 지분이 상대적으로 낮다는 데 있다. 3일 기준으로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1.41%)과 삼성SDI(7.39%), 삼성화재(4.79%) 등 삼성 계열사 지분을 모두 합쳐도 13.99%에 불과하다. 익명을 요구한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엘리엇 매니지먼트가 만약 작심하고 지금의 2배 수준의 지분을 확보하면 합병을 무산시킬 수도 있다”며 “이를 막으려면 삼성도 지분경쟁을 벌여야 하는 만큼 주가가 더 오를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개인 투자자들의 피해가 우려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채상욱 하나대투증권 연구위원은 “엘리엇 매니지먼트가 합병에 반대하는 척하다 시세차익만 보고 나가버리면 결국 상승장에서 주식을 비싸게 산 소액주주들만 피해를 볼 것”이라고 경고했다. 실제로 2004년 3월 영국계 헤지펀드 헤르메스가 삼성물산 지분 5%를 확보한 뒤 무리한 경영 간섭을 하다가 주가가 오르자 그해 12월 지분을 팔아 시세차익으로만 280억 원을 챙겼다. 대신 헤르메스가 삼성물산 지분을 팔고 나간 후 주가가 떨어져 비싼 가격에 산 개인투자자만 손해를 봤다.김창덕 drake007@donga.com·정임수·김지현 기자}

GS그룹과 전남도가 2일 전국에서 12번째로 만든 전남 창조경제혁신센터는 ‘농수산식품’, ‘관광’, ‘바이오’를 핵심 키워드로 삼았다. GS그룹은 GS칼텍스, GS리테일, GS ITM 등 계열사들의 역량을 총동원해 전남 여수시를 이 3가지 분야에서 전국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곳으로 만들겠다는 복안을 내놨다. ○ 농수산식품 벤처기업 1번지 전남 창조경제혁신센터에는 ‘농식품 벤처창업 지원센터’가 설치된다. 이곳에는 농식품 혁신 코디네이터 5명이 상주하면서 각 기관의 창업지원사업 정보를 제공한다. 또 벤처기업들을 이들 기관과 연결시켜 주고 멘토링까지 지원할 예정이다. 이른바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얘기다. 전남 창조경제혁신센터는 또 ‘식품벤처 창업아카데미’를 통해 연간 200명을 대상으로 재배기술, 가공실무, 유통, 수출, 경영관리 등을 포괄하는 전문 교육도 진행할 계획이다. 또 건조, 압축, 농축 등 가공 및 포장에 필요한 장비를 구비한 ‘푸드랩’을 마련해 창업 벤처기업들의 시제품 제작을 돕기로 했다. 지역대학과의 연계도 강화한다. GS그룹과 전남 소재 대학이 함께 운영할 ‘마루 캠퍼스’는 정보통신기술(ICT) 분야의 예비 창업자를 대상으로 한 소프트웨어 교육을 맡을 예정이다. 농수산식품 사업에 ICT와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접목함으로써 부가가치를 더하기 위한 것이다. GS그룹의 유통사업 역량도 대거 이식된다. GS그룹은 GS리테일이 보유한 전국 270개 슈퍼마켓과 8300여 개 편의점, GS홈쇼핑 채널, 해외 네트워크를 동원해 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발굴한 농수산식품 벤처기업들의 판로 개척을 지원할 방침이다.○ 참살이 관광지와 바이오산업 육성 전남 창조경제혁신센터는 GS홈쇼핑의 여행담당 상품기획자(MD)와 여행벤처, 테마별 마을공동체 등이 태스크포스(TF)팀을 꾸려 국내외 여행객을 위한 맞춤형 관광상품을 개발하는 시범사업도 추진키로 했다. 호남선 KTX 연장 및 증편, 15만 t급 크루즈선 입항 등 여수 지역 관광객을 증가시킬 ‘호재’들을 적극 이용하기 위해서다. 1차(농수산물 재배) 2차(상품 제조 및 가공) 3차(유통, 서비스) 산업을 복합해 높은 부가가치를 만들어낼 6차(1차+2차+3차) 산업 육성에도 적극 나선다. GS그룹 관계자는 “전남 구례군에 있는 ‘아이쿱 생협 자연드림파크’ 등 6차 산업에 성공한 사례의 노하우를 공유해 생산, 가공, 판매와 체험 및 관광을 결합시킨 친환경 농식품 테마파크 조성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바이오화학 산업도 전남 창조경제혁신센터의 주요한 테마 중 하나다. 여수 화학산업단지의 기술적 인프라를 활용할 경우 상당한 시너지가 기대된다는 판단에서다. 바이오화학 산업은 기존 석유화학 산업과 달리 사탕수수, 옥수수, 폐목재 등을 원료로 쓰거나 생산 공정에 효소나 미생물을 활용하는 것을 말한다. GS그룹은 전남 창조경제혁신센터와는 별도로 바이오부탄올 및 바이오폴리머 사업에도 500억 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바이오부탄올은 바이오디젤, 바이오에탄올과 함께 3대 바이오 에너지로 불리는 차세대 바이오 연료. 페인트, 잉크, 접착제, 코팅제 등에 쓰이는 친환경 원료로도 각광받고 있다. 바이오폴리머는 생물을 원료로 만든 친환경 플라스틱으로 앞으로 기존 석유화학제품을 빠르게 대체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남 창조경제혁신센터는 GS칼텍스 등 여수산업단지 내 121개 석유화학 업체들과 협의체를 구성해 바이오화학 산업을 육성할 방안을 찾을 계획이다.○ 그룹 역량 총동원한 ‘GS닥터제’…1390억 원 규모 펀드도 조성 GS그룹이 전남 창조경제혁신센터에 상주시킬 GS닥터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GS닥터는 GS칼텍스(1명), GS글로벌(1명), GS리테일(1명), GS홈쇼핑(1명), GS ITM(2명) 등에서 파견된 현업 전문가다. 이들은 창업 벤처기업가들에게 농수산식품의 시장성 분석 및 상품화, 상권 분석과 국내외 판로 개척, 생산성 향상을 위한 ICT 기술개발 등에 대한 상시 컨설팅을 제공할 예정이다. GS닥터들이 도울 수 없는 분야의 경우 매월 한 차례 주제별로 GS그룹 본사에 있는 전문가들과의 화상 멘토링도 지원한다. GS그룹은 전남도 등과 함께 1390억 원 규모의 펀드도 조성키로 했다. 조성된 자금은 농수산식품, 관광, 바이오 등 3대 키워드에 해당하는 창업벤처 및 중소기업들을 육성하기 위해 쓴다. 우선 농수산·관광·바이오 벤처 투자펀드와 바이오화학 특화펀드에 각각 150억 원이 책정됐다. 전국 농식품 벤처 투자펀드 95억 원과 전남지역 친환경 농수산 기업 융자보증펀드 75억 원도 함께 운영한다. 창업·중소·벤처기업 융자펀드가 가장 큰 920억 원 규모로 운영될 예정이다. GS그룹 관계자는 “전남 창조경제혁신센터를 통해 국가 필수산업인 농수산업은 벤처기업들이 몰리는 창조경제 대표산업으로 거듭날 것”이라며 “전남의 풍부한 관광자원과 바이오화학 기술 역량을 활용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발굴하는 데도 기여하겠다”고 말했다.김창덕 기자 drake007@donga.com}

지난해 5월 급성 심근경색으로 쓰러진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73)이 ‘자가 호흡’ 상태로 투병생활을 하고 있는 모습이 인터넷매체 ‘더 팩트’를 통해 처음으로 공개됐다. 이 매체는 지난달 서울 강남구 일원로 삼성서울병원 20층 VIP병상에서 이 회장이 별도 호흡장치 없이 침대에 누워 휴식을 취하고 있는 장면을 촬영해 2일 보도했다. “의식은 없지만 신체는 건강한 상태”라는 삼성그룹 측 설명이 사실로 확인된 셈이다. 더 팩트가 촬영한 사진에는 이 회장의 상태를 살피기 위해 병실을 찾은 최지성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장(부회장)의 모습도 담겨 있다. 삼성그룹 고위관계자는 “이 회장의 건강상태는 특별히 달라진 것이 없다”며 “퇴원 여부에 대해서도 아직은 결정된 바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김창덕기자 drake007@donga.com}
SK㈜는 자회사 SK바이오팜이 개발한 수면장애 치료용 신약 ‘SKL-N05’가 미국에서 임상 3상에 들어간다고 1일 밝혔다. 임상 3상은 다수의 환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마지막 임상시험으로 세계 각국에 신약 승인을 신청하기 직전에 밟아야 하는 절차다. SK바이오팜은 중추신경계 관련 신약 개발을 전문으로 하는 회사다. SK그룹이 신성장 동력으로 삼고 있는 바이오산업이 SK케미칼의 혈액제제 및 백신과 SK바이오팜의 중추신경계 신약의 ‘투 트랙’으로 확대되고 있다. SKL-N05의 임상 3상은 SK바이오팜의 기술 제휴사인 미국 재즈사(社)가 맡는다. 재즈사는 연간 30억 달러(약 3조3300억 원) 규모의 세계 수면장애 관련 신약 시장 1위 업체다. SK바이오팜은 SKL-N05를 독자 개발해 임상 1상(동물실험)까지 진행한 뒤 2011년 재즈사에 기술 라이선스를 수출했다. 제한된 수의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 2상을 성공적으로 진행한 재즈사는 이번에 북미 및 유럽 지역 전문 병원에서 기면증 및 수면무호흡증을 앓고 있는 다수 환자들을 대상으로 3상을 진행하게 된다. 재즈사는 2017년까지 임상 3상 시험을 완료한 후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판매 허가를 받아 2018년 신약을 시판할 계획이다. SK바이오팜은 임상시험 단계별 기술료뿐만 아니라 시판 이후 매출액에 따른 로열티를 받게 된다. 또 판권을 직접 보유하고 있는 한국, 일본, 중국 등 아시아 12개국 시장에서는 직접 신약 판매에 나설 예정이다. SK바이오팜은 현재 FDA로부터 15개 신약 후보 물질에 대한 임상시험 승인(IND)을 받아놓은 상태다. SKL-N05의 뒤를 이을 타자는 SK바이오팜이 이달 임상 2상을 완료할 뇌전증 신약 ‘YKP3089’이다. SK바이오팜은 10월경 임상 3상에 들어가 2018년 미국을 포함한 세계 시장에 이 약을 선보일 계획이다. 만성변비 및 과민성대장증후군 신약 ‘YKP10811’도 임상 2상에 막 들어간 상태다. 임상 3상이 완료된 신약 후보도 있다. SK바이오팜은 임상 1상을 끝낸 급성발작 신약 ‘플루미아즈(PLUMIAZ)’에 대한 라이선스를 2010년 미국 어코드사에 수출했다. 이 신약의 임상 3상을 끝낸 어코드사는 2017년경 FDA에 신약 승인 신청(NDA)을 할 계획이다. SK그룹은 SK바이오팜의 신약 개발 성과들이 8월 출범하는 SK㈜와 SK C&C 합병 법인의 실적을 견인하는 주요한 축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조대식 SK㈜ 사장은 “앞으로 글로벌 시장을 대상으로 혁신적인 신약 개발에 매진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김창덕 기자 drake00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