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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설립 37년 만에 영업적자를 냈던 SK이노베이션이 올 상반기(1∼6월) 1조 원대 영업이익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SK이노베이션의 올해 영업이익이 2011년 이후 4년 만에 2조 원대를 회복할 것이라는 기대도 나오고 있다. 2일 정유 및 석유화학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은 올 1분기(1∼3월) 3212억 원의 흑자를 낸 데 이어 2분기(4∼6월)에 7000억 원대의 영업이익을 남긴 것으로 전해졌다. 상반기에만 1조 원 이상의 흑자를 낸 것이다. 증권업계에서도 SK이노베이션 실적에 대해 긍정적인 전망을 쏟아내고 있다. 지난달 1∼15일 6개 증권사가 내놓은 이 회사의 2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평균 5278억 원이었다. 그러나 16∼30일 발표된 5개사 전망치 평균은 8221억 원에 달했다. 시간이 갈수록 실적에 대한 기대치가 높아지고 있다는 뜻이다. SK이노베이션 실적이 개선되고 있는 것은 국제유가가 배럴당 50∼60달러(두바이유 기준) 수준으로 유지되면서 나프타(원유의 분해산물)를 원료로 한 석유화학제품이 가격경쟁력 측면에서 셰일가스로 만든 제품을 압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는 국제유가가 7월 106달러에서 12월 60달러로 반 토막이 나면서 SK이노베이션도 정유 부문에서 대규모 재고손실이 발생했다. 그러나 올해는 1월 45달러로 바닥을 찍은 뒤 5, 6월에는 60달러대까지 소폭 반등하면서 오히려 재고가치가 올라갔다. 여기에 전 세계적으로 더디게나마 경기 회복이 이뤄지면서 정제 마진폭이 지난해보다 개선됐다는 게 정유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SK이노베이션은 사상 최대 실적을 냈던 2011년(2조9595억 원) 처음으로 연간 영업이익 2조 원대 시대를 열었다. 그러나 2012년과 2013년 각각 1조7200억 원, 1조4100억 원으로 흑자 규모가 점차 줄었고, 급기야 지난해는 적자로 돌아섰다. 올해 하반기(7∼12월)에도 상반기 수준의 실적을 낼 경우 4년 만에 ‘영업이익 2조 원 클럽’에 복귀할 수 있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2분기 실적 집계가 완료되지 않았지만 1분기보다도 경영환경이 대폭 나아진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다.김창덕 기자 drake007@donga.com}
국내 대기업 10곳 중 9곳은 유사언론 행위가 심각한 수준이라고 여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1일 한국광고주협회가 발표한 ‘2015 유사언론 행위 피해실태 조사결과’에 따르면 응답 기업 100개사 중 유사언론 행위에 대해 ‘매우 심각하다’와 ‘심각한 편’이라고 답한 곳은 각각 53개사(53.0%)와 37개사(37.0%)였다. 광고주협회는 지난달 16∼22일 500대 기업 중 무작위로 247개사를 선정한 뒤 이들 기업 홍보담당자들에게 e메일 조사를 실시한 결과 100개사로부터 답변을 받았다. 응답 기업 중 유사언론 행위로 인한 피해 경험이 있는 곳은 87개사(87.0%)나 됐다. 유사언론 행위 피해 형태(이하 복수 응답)로는 왜곡된 부정기사 반복 게재(87.4%)와 경영진 이름 및 사진의 인신공격성 노출(79.3%), 사실과 다른 부정적 이슈와 엮기(73.6%) 등이 많이 꼽혔다. 유사언론 행위가 심각해진 이유(복수 응답)로는 ‘네이버, 다음 등 포털과 유사언론 간 기사 제휴(무책임한 기사 전달 창구 역할)’이 59.8%로 가장 많았다. ‘매체 설립 기준 완화에 따른 언론사 난립’과 ‘협찬·광고를 목적으로 하는 생계형 언론사 만연’이 각각 50.6%, 16.1%로 뒤를 이었다. 광고주협회는 이번 조사에서 유사언론 행위가 가장 심한 것으로 지적된 상위 10개 언론사에 대해 건전한 저널리즘의 확립과 광고시장의 선순환적 발전을 위해 노력해 줄 것을 촉구하는 내용의 서한을 보낼 예정이다. 광고주협회는 네이버와 다음카카오가 설립을 제안한 ‘공개형 뉴스 제휴 평가위원회’에 광고계의 의견을 반영해야 한다는 성명을 지난달 발표한 바 있다. 광고주협회 관계자는 “포털들은 여전히 유사언론사 퇴출을 늦추면서 평가위원회 설립마저 지지부진한 상태”라며 “유사언론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는 포털이 서둘러 자정작업을 시작해야 한다”고 촉구했다.김창덕 기자 drake007@donga.com}

연보랏빛 셔츠와 면바지 차림에 파란 운동화를 신은 노신사가 감자전 부치기를 시도했다. 솜씨가 서툴러 감자전을 한 번에 뒤집는 데는 실패. 마을 주민의 도움으로 겨우 완성된 감자전을 한입 먹고서는 엄지손가락을 추켜올렸다. 그는 지역 특산품 중 하나인 콩을 맷돌로 갈아보고, 순두부를 만들기 위해 가마솥에서 끓이고 있는 콩물을 휘휘 저어보기도 했다.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67)이 동아일보가 제안한 ‘우리 집부터 경제 살리기: 여름휴가는 국내에서’ 캠페인에 직접 시동을 걸었다. 허 회장은 1일 경기 양평군 용문면 화전2리(화전마을)를 찾아 다양한 농촌활동을 체험했다. 이 마을은 2004년 10월 전경련과 자매결연을 한 곳. 2011년 전경련 수장에 오른 허 회장이 자매결연 마을을 찾은 것은 처음이다. 허 회장은 “지금 같은 내수 부진을 이겨내려면 여유 있는 사람들이 좀 더 소비를 해야 한다”며 “휴가도 가능한 한 많이 가고 현지 농산물도 많이 사줘야 경기가 조금씩 살아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전경련은 이날 전 회원사에 ‘국내 여름휴가 보내기 참여 요청’이라는 서한문을 발송했다. 전경련은 공문을 통해 각 기업이 △국내 휴가 장려 △휴가 일정 당기기 △여름 집중휴가제(2주 이상) 실시 등에 관한 사내 캠페인을 펼쳐줄 것을 당부했다. 대한상공회의소도 이날부터 메르스 사태로 인한 불황을 타개하기 위해 전국 71개 상의와 공동으로 ‘내수 진작과 지역경제 활성화 캠페인’을 벌인다. 대한상의는 각 회원사에 임직원들이 여름휴가를 국내 관광지에서 보내도록 독려하도록 하는 한편 7, 8월 여름 성수기에 집중휴가제를 도입할 것을 권고했다. 중소기업 최고경영자(CEO)들도 동아일보와 경제5단체가 진행하는 ‘내수 살리기 캠페인’에 적극 동참할 것으로 전망된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중소기업 CEO 200명을 대상으로 여름휴가 계획을 조사한 결과 161명(80.5%)이 ‘내수 살리기 캠페인’에 동참하겠다고 밝혔다. 또 여름휴가 계획이 있다고 밝힌 112명 중 102명(91.1%)은 국내 여행을 가겠다고 답했다.양평=김창덕 기자 drake007@donga.com}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교수가 많아지면 그만큼 훌륭한 인재가 많이 키워집니다. 결국 교수의 능력이 대학과 인재의 경쟁력이 되고 나아가 산업과 국가 경쟁력의 기반이 됩니다.” 구본무 LG그룹 회장은 지난달 29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대로 LG트윈타워에서 열린 ‘연암해외연구교수 증서수여식’에서 이같이 말했다. 또 “교수 여러분의 연구 역량이 높아지면 대학이 강해지고 우리 사회의 지적 수준도 높아진다는 확고한 신념으로 대학교수의 해외 연구를 후원해왔다”며 “해외 연구에서 얻은 성과를 제자들은 물론이고 우리 사회와 산업의 발전을 위해 아낌없이 나눠주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구 회장은 올 1월 구자경 LG그룹 명예회장의 후임으로 LG연암문화재단 이사장에 올랐다. 이 재단은 고 구인회 LG그룹 창업주가 국가 발전에 이바지할 인재를 양성하겠다는 취지로 1969년 설립했다. LG연암문화재단은 1989년 연암해외연구교수 지원사업을 시작했다. 대학교수들이 연구 안식년을 활용해 해외 선진 대학과 연구기관에서 다양한 학자들과 교류하면서 깊은 식견과 경험을 쌓을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해서였다. LG그룹 관계자는 “1990년대 후반 외환위기로 환율이 두 배 이상으로 치솟았을 때에도 이 사업을 중단하지 않았다”며 “어려운 시기일수록 국가의 미래를 위한 인재 양성을 소홀히 할 수 없다는 그룹 경영진의 신념이 반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LG연암문화재단은 이 사업을 통해 올해 30명을 포함해 총 747명을 지원했다. 지금까지 지원한 해외 연구비만 약 230억 원에 이른다. 지난해부터는 구 회장의 뜻에 따라 1인당 지원금이 3만6000달러(약 4032만 원)로 2013년보다 1만 달러(약 1120만 원) 이상 늘어났다. LG연암문화재단은 다양한 학문 분야에서 균형적 발전이 이뤄질 수 있도록 유도하는 데 역점을 두고 있다. 이에 따라 이공계 분야뿐만 아니라 사회과학과 ‘문(文)·사(史)·철(哲)’로 일컬어지는 인문과학 교수들도 적극 선발하고 있다. 재단의 지원을 받아 해외에서 연수를 마친 교수들은 국내외 전문 학술지에 연구논문을 활발하게 발표하고 있다. 재단 관계자는 “실제 세계적 과학저널인 네이처를 비롯해 해외 유수의 과학기술논문인용색인(SCI) 및 사회과학논문인용색인(SSCI)급 학술지 등에 다수의 연구논문이 게재되는 성과를 거뒀다”고 밝혔다. 올해는 그래핀층을 이용한 저비용·고효율 발광다이오드(LED) 개발에 성공한 이규철 서울대 물리천문학부 교수, 해파리를 제거하는 군집로봇 ‘제로스’ 개발로 주목을 받은 명현 KAIST 건설·환경공학과 교수, 부작용 없는 줄기세포 유도 약물을 발굴한 권상모 부산대 생리학과 교수 등이 해외 연수에 나선다. 이날 증서수여식에는 심사위원장을 맡았던 한민구 서울대 명예교수와 강유식 LG경영개발원 부회장, 구본준 LG전자 부회장, 이상철 LG유플러스 부회장, 박진수 LG화학 부회장 등 80여 명이 참석했다. 한편 구 회장은 올해부터 LG복지재단 대표이사도 함께 맡았다. 인재육성 사업과 공익사업 활동을 직접 책임지겠다는 의지에 따른 것이다.김창덕 기자 drake007@donga.com}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이 30일 기관투자가와 애널리스트 등을 대상으로 여는 기업설명회(IR)에서 주주권익위원회(거버넌스위원회) 설치 등 대대적인 주주 친화 정책을 내놓을 예정이다. 다음 달 17일 임시주주총회에서 벌어질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와의 표 대결에서 이기기 위해 ‘핵심 카드’를 꺼낸 셈이다. 재계에서는 합병법인 최대주주(16.5%)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책임경영’을 강조하는 메시지가 나올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삼성그룹 고위관계자는 29일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을 결정한 뒤 두 회사의 주주가치를 어떻게 높일 수 있을지 깊이 고민해 왔다”며 “구체적 내용은 막판 조율 중이지만 30일 IR에서는 발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합병법인 삼성물산이 마련할 주주 친화 정책으로는 △주주권익위원회 설치 △배당 확대 △자사주 매입 등이 거론되고 있다. 제일모직은 내일 오전 11시 IR가 열리기 전 이런 내용을 공시할 예정이다. IR에는 제일모직의 윤주화 패션부문 사장과 김봉영 건설리조트부문 사장이 참석한다. 김신 삼성물산 상사부문 사장도 배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그룹은 이달 4일 지분(7.12%) 보유 사실을 공시한 엘리엇과 법정공방을 포함해 치열한 장외싸움을 벌여왔다. 특히 KCC에 삼성물산 자사주 5.76%를 매각하는 강수까지 두면서 우호지분을 확대해 왔다. 그러나 치밀한 준비작업을 거친 엘리엇의 공세가 만만치 않자 일반 주주들을 설득할 만한 주주 친화 정책을 서둘러 마련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부회장의 책임경영과 관련한 정책 발표가 이뤄질지도 주목된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은 이재용 부회장이 합병법인을 직접 이끌며 회사를 성장시킬 것이라는 확신을 시장에 심어주기 위한 방안을 다각도로 검토해 온 것으로 알고 있다”며 “합병법인이나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내 직책을 추가로 얻는 등 이 부회장의 신분상 변화도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김창덕 기자 drake007@donga.com}

금요일이었던 26일 오랜만에 하루 휴가를 냈다. 주말을 어디서 즐길지 아내와 고민에 고민을 거듭했다. 일주일 전까지 유력한 목적지는 홍콩이었다. 그러던 중 ‘홍콩 독감이 유행 중’이라는 기사를 접하고는 계획을 바꿨다. 여기에다 본보 25일자 A1면에 ‘휴가는 국내서…’라는 캠페인 기사를 쓴 것도 국내 여행을 떠나기로 마음을 굳힌 계기가 됐다. 행선지는 강원 속초시로 정했다. 결론적으로는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속초 대포항에 도착한 26일 저녁엔 비가 꽤 내렸다. 그래도 빗소리를 들으며 먹었던 조개구이 맛은 엄지손가락이 절로 치켜세워질 정도였다.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여파로 손님이 뚝 끊긴 터라 조개구이집 ‘덕기네’ 주인은 평소보다 더 푸짐하게 조개를 담았다고 했다. 3만 원어치 주문에 키조개, 가리비, 명주조개, 백합, 칼조개 등이 상 위에 듬뿍 올라왔다. 마지막에 나온 해물라면 맛도 일품이었다. 이튿날에는 날씨도 좋아졌다. 해가 구름에 가렸지만 가슴이 뻥 뚫리는 동해바다의 파도를 만끽하기엔 부족함이 없었다. 한 가지 아쉬웠던 것은 여름에만 느낄 수 있는 해수욕장의 ‘북적거림’이 없었다는 것이다. 이맘때 속초해수욕장은 그야말로 인산인해를 이뤄야 정상이다. 주말을 맞아 삼삼오오 바닷가에 놀러온 10대, 20대 젊은이들이 제법 눈에 띄었지만 가족 단위 여행객은 그리 많지 않았다. 상인들의 표정에도 대목을 만난 활기를 찾기 어려웠다. 1년을 기다려 온 한철 장사를 이대로 망치는 건 아닌지 걱정이 커 보였다. 속초를 찾아온 여행객들이라면 반드시 들른다는 속초중앙시장의 모습도 다르지 않았다. 해외 여행객 중 10%만 국내 여행을 떠나도 4조 원이 넘는 내수(內需)가 창출될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우리 가족이 자고, 먹고, 이동하면서 소비하는 돈이 나라가 활력을 찾는 데 보탬이 된다는 얘기다. 서울로 돌아오는 길에 대포항 덕기네를 다시 찾았다. 경기 부천시에 사는 처가 어른들께 드리려고 명주조개와 백합을 3만 원어치 샀다. 연이틀 찾아와 고맙다며 주인은 ‘서비스’로 조개 한 줌을 더 넣어줬다. 인근 건어물 가게에선 진부령에서 말렸다는 황태도 3만5000원에 10마리를 구입했다. 좋은 물건을 싸게 산 것도 만족스러웠지만 작게나마 내수 살리기에 한몫을 한 것 같아 뿌듯했다. 국내 휴가가 주는 기쁨을 많은 이들이 누리길 기대해 본다. 김창덕 기자 drake007@donga.com}

기업 경영의 최우선 과제는 이익을 남기기 위한 ‘성장’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지속가능성’의 가치를 높게 여기는 기업이 크게 늘고 있다. 지속가능한 기업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첫발은 사회와의 소통이다. 각 기업이 다양한 사회공헌사업에 투자를 아끼지 않는 이유다.인재 육성이 곧 사회에 대한 기여 삼성그룹은 교육부문에서 가장 적극적인 활동을 펼치고 있다. 어린이부터 대학생에 이르기까지 필요한 교육 프로그램을 지원하는 ‘희망의 사다리’와 전국으로 확대한 ‘삼성 희망의 공부방’ 등이 주요 사업들이다. 또 가정형편 탓에 사교육을 받지 못하는 중학생에게 방과 후 학습 기회를 주는 ‘삼성드림클래스’도 있다. 이 프로그램 대상이 된 중학생은 지난해에만 무려 3만 명이 넘었다. 삼성그룹의 주력 계열사인 삼성전자는 청소년 대상의 ‘주니어 소프트웨어 아카데미’와 교육 격차 해소를 위한 ‘스마트스쿨’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단순한 돈이나 물질적 지원보다는 미래의 주역인 청소년들이 스스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도록 돕는 방안을 지속적으로 고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SK그룹 역시 인재 양성을 통한 사회공헌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 ‘사람을 키워 국가와 사회에 보답한다’는 인재보국은 곧 이 회사의 경영철학으로 자리 잡았다. SK그룹이 지원하는 한국고등교육재단은 수많은 인재를 배출해 왔다. 이들은 다시 후배들의 진로 결정을 돕는 활동을 펼치며 사회에 기여하고 있다. SK그룹은 또 ‘사회적기업’ 육성에도 통 큰 투자를 이어오고 있다. KAIST와 공동으로 사회적기업가 경영학석사(MBA) 과정도 마련했다. 협력업체 최고경영자(CEO)를 대상으로 한 ‘동반성장 CEO 세미나’도 SK그룹의 인재 철학과 맥락이 닿는 프로그램이다.적재적소에 이뤄지는 기업 사회공헌 현대자동차그룹의 사회공헌사업 중에는 ‘함께 움직이는 세상 공모사업’이 우선 눈에 띈다. 예산이나 인력이 부족한 단체들을 적극적으로 찾아 맞춤형 지원을 하는 사업이다. 자동차를 주력으로 한다는 ‘강점’을 잘 활용한 사회공헌사업으로는 현재 시즌4까지 진행된 ‘기프트카 캠페인’이 꼽힌다. 현대차그룹은 또 어린이 교통사고를 줄이기 위해 투명우산을 나눠주는 ‘세이프무브’, 숲을 조성하는 ‘그린무브’, 주니어 공학교실을 운영하는 ‘해피무브’, 장애아동의 이동편의를 지원하는 ‘이지무브’ 등 ‘4대 무브’라는 사회공헌 프로젝트를 벌이고 있다. LG전자는 지난해 말 한국국제협력단(KOICA)와 함께 에티오피아 수도 아디스아바바에 ‘LG-KOICA 희망직업훈련학교’를 설립했다. 이달 중순에는 LG전자 소속 엔지니어들이 직접 학교를 찾아가 기술특강을 열기도 했다. 에쓰오일은 참된 영웅들을 뜻하는 ‘굿 히어로’를 지원하고 격려하는 데 가장 적극적이다. 이 회사는 순직한 소방관의 유가족에게 3000만 원을 전달하고, 유자녀 100여 명에게 2억 원의 학자금을 지원하고 있다. 타인을 위해 헌신한 의로운 시민을 치하하는 ‘시민영웅지킴이’, 해양경찰의 사기를 높이기 위한 ‘해경영웅지킴이’도 각각 운영 중이다.지역사회와 함께하는 기업들 GS칼텍스는 ‘에너지로 나누는 아름다운 세상’을 사회공헌 슬로건으로 내걸고 있다. 전국 거점센터를 중심으로 어린이들의 심리치료에 중점을 둔 ‘마음톡톡’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GS칼텍스는 전남 여수의 문화예술공원 내에 지역주민들의 문화향유 및 휴식을 위한 ‘예울마루’를 만들었다. 예울마루는 현재 여수 지역 주민들의 문화예술 수준을 끌어올리는 데 적잖은 역할을 하고 있다. 경북 포항과 전남 광양에 일관제철소를 세운 포스코는 지역사회와 절대 뗄 수 없는 관계다. 때문에 이들 지역의 경제를 활성화는 데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사회적 기업을 운영·지원함으로써 소외계층을 위한 일자리도 만들어내고 있다. 광양의 경우 포스코 직원들로 구성된 ‘도배봉사단’이 한 부모 및 조손 가정, 홀몸노인의 집을 찾아 도배를 해주고, ‘농기계수리봉사단’은 지역주민의 해결사 역할을 해주고 있다. 이러한 활동들은 기업과 지역 주민이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 나가는 데 큰 도움이 되고 있다.김창덕 기자 drake007@donga.com}

경찰이 동아일보와 경제 5단체가 공동으로 추진하는 ‘우리 집부터 경제 살리자: 여름휴가는 국내에서’ 캠페인에 동참하기로 하는 등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확산으로 위축된 소비를 되살리기 위한 각계각층의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강신명 경찰청장은 25일 열린 간부회의에서 “다음 주부터 전국 경찰의 하계휴가를 시작한다”며 “어려운 경제상황을 감안해 국내 휴가를 장려하고 경찰서장 등 지휘관부터 국내 여행지를 선택해 다녀오라”고 지시했다. 이에 따라 이달 29일부터 8월 28일까지 전국 경찰관 11만2000명(의무경찰 제외)이 5일씩 휴가를 가게 됐다. 경찰청은 올 상반기(1∼6월) 연가보상금도 미리 집행할 계획이다. 경찰 관계자는 “국내 여행을 통해 메르스 불황을 극복하자는 취지의 동아일보 보도에 공감해 이번 휴가 방안을 추진하게 됐다”며 “간부급부터 국내로 휴가를 떠나는 만큼 전 경찰관이 동참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도 이날 ‘내수 진작을 위한 경영계 권고’라는 공문을 각 회원사에 보냈다. 경총은 이 공문을 통해 △근로자들의 하계휴가를 적극 권장하고 △노사 협의를 통해 휴가비를 국내 숙박시설 이용권과 관광상품권 등 현물로 제공하거나 △상여금 및 수당 일부를 온누리상품권과 지역 특산품 등으로 지급하는 방안을 강구하도록 요청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도 다음 주 각 회원사에 휴가와 관련한 협조 공문을 보내기로 했다. 박재명 jmpark@donga.com·김창덕 기자}
올해로 40회째를 맞은 대한상공회의소 주최 제주포럼이 ‘제주에서 만나는 통찰과 힐링’을 주제로 다음 달 22∼25일 제주 신라호텔에서 열린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24일 “그동안 제주포럼은 공부하는 경제 세미나 이미지가 강했지만 올해는 가족이 함께하는 강연과 소통, 그리고 즐겁고 감동적인 공연, 청소년과 아동을 위한 눈높이 프로그램 등이 마련되어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 식(式) 가족포럼으로 거듭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포럼 첫날에는 세계적인 미래학자 토머스 프레이 다빈치연구소장이 ‘현존하는 80%의 직업이 사라지거나 진화할 것’을 주제로 기조연설에 나선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게 한국 경제를 재도약시킬 정책방향을 듣는 자리도 마련됐다. 둘째 날에는 ‘중국판 포브스’인 후룬리포트 창업자인 루퍼트 후거워프가 중국 부자의 속살을 파헤친다. 김대식 KAIST 교수는 인간의 뇌를 주제로 강연을 맡았다. 셋째 날에는 창업세대와 2세 경영인의 릴레이 강연이 눈길을 끈다. 한국계 기업 최초로 홍콩 증시에 상장한 코웰이홀딩스의 곽정환 회장, 벤처 1세대인 황철주 주성엔지니어링 대표가 창업세대의 대표 주자로 나선다. 경영 2세로는 남수정 썬앳푸드 사장, 박용준 삼진어묵 실장, 박서원 오리콤 부사장이 나온다. 마지막 날에는 박찬호 전 야구선수와 리듬체조 선수 출신인 신수지 씨가 들려줄 ‘도전과 성공 이야기’, 장하준 케임브리지대 경제학과 교수의 특별강연 ‘한국 기업이 나아갈 길’ 강연이 마련돼 있다. 포럼 참여 신청은 다음 달 13일까지 e메일(jejuforum@korcham.net) 또는 팩스(02-6050-3427)로 하면 된다. 02-6050-3190, 1김창덕 기자 drake007@donga.com}
한국 경제가 내수(內需) 부진에 발목이 잡혀 급격히 추락하고 있다. 특히 최근 발생한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는 국내 관광 및 유통업계에 치명타를 입혔다. 그나마 내수 경기를 받쳐주던 외국인 관광객들마저 발길을 돌리고 있는 실정이다. 경제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위축된 소비심리를 다시 일으켜 세울 특단의 대책이 나오지 않는 한 국내 경제가 회복 불가능한 수준으로 가라앉을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동아일보는 24일 침체된 내수 경기를 살리기 위해 전국경제인연합회, 대한상공회의소, 한국무역협회, 중소기업중앙회, 한국경영자총협회 등 경제5단체와 함께 ‘우리 집부터 경제 살리기: 여름휴가는 국내에서’ 캠페인을 전개하기로 했다. 추경예산 편성 등 강력한 정부 정책 못지않게 민간 영역에서의 자발적 내수 살리기 운동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판단에서다. 또 7, 8월 여름 성수기를 침체된 경제를 되살릴 절호의 기회로 보고 캠페인의 타깃은 ‘휴가’로 삼기로 했다. 해외여행을 계획했던 가족 중 일부라도 국내에서 휴가를 보낼 경우 ‘메르스발(發)’ 불황에 직격탄을 맞은 지역 소상공인들의 숨통이 조금이나마 트일 것으로 기대된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도 이날 경제동향간담회에서 “경제 주체들이 과도한 불안을 가지기보다 빨리 일상으로 돌아가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올해 국내 경제를 바라보는 경제 전문가들의 시각은 비관적이다. 실제 한국은행 등 국내 기관 9곳, 국제통화기금(IMF) 등 해외 기관 3곳의 올해 초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평균 3.5%였지만 현재는 평균 3.0%로 0.5%포인트나 떨어졌다. 이달 들어 롯데백화점 신세계백화점 현대백화점 3곳의 주별 매출액은 모두 전년 동기 대비 3.2∼8.8% 줄었다. 비교 시점인 지난해 6월이 세월호 여파를 벗어나지 못했던 시기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현재 소비 부진이 얼마나 심각한 것인지 잘 보여준다. 대한상의는 우선 다음 달 초 모든 회원사와 지방상공회의소에 임직원들이 여름휴가를 갈 때 국내 관광지를 찾도록 유도하는 공문을 보낼 계획이다. 전경련 등 나머지 경제단체들도 최고경영자(CEO) 포럼에 참석자 가족들의 동행을 적극 권장하거나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지방특산물 사기 운동 등을 펼치기로 했다. 김창덕 drake007@donga.com·유재동·최고야 기자}

“제 자신 참담한 심정입니다. 책임을 통감합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47)이 23일 삼성서울병원발(發) 메르스 확산에 대한 대(對)국민 사과문을 발표하며 한껏 자세를 낮췄다. 하지만 재계 일각에서는 사실상 그룹 수장으로서 ‘데뷔 무대’가 된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이 부회장이 ‘책임 경영’에 시동을 걸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고심 끝에 나온 사과 이 부회장은 이날 삼성전자 부회장이 아닌 삼성생명공익재단 이사장 자격으로 기자회견장에 나왔다. 삼성문화재단 이사장과 함께 지난달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첫 공식 직함이다. 삼성생명공익재단이 삼성서울병원의 운영 주체이기도 하지만 아직 경영 승계가 마무리되지 않은 만큼 이 부회장이 공식 석상에서 그룹을 대표하는 것이 적절치 않다는 내부 판단이 작용했을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실제 이 부회장의 ‘육성 사과’를 놓고도 삼성그룹 내부에서는 격론이 펼쳐진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그룹은 17일 수요사장단 회의를 통해 대외적으로 ‘반성’의 메시지를 전달한 데다 이 부회장 역시 18일 직접 삼성서울병원을 찾아 사과의 뜻을 전했기 때문이다. 삼성그룹 고위 관계자는 “어떤 사안이든 찬성하는 사람과 반대하는 사람이 있는 것처럼 이번에도 이 부회장이 직접 사과해야 하는지에 대해 상당한 내부 이견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며 “그럼에도 이번 메르스 사태가 워낙 심각해 그룹을 대표하는 얼굴이 직접 사과하는 게 맞겠다는 결론을 낸 것”이라고 말했다.○ 두 차례나 고개 숙여 이날 만 47세 생일을 맞은 이 부회장은 생애 첫 공식 기자회견에서 두 차례나 고개를 숙였다. 또 기자회견 도중 “저의 아버님께서도 1년 넘게 병원에 누워 계신다”며 “환자 분들과 가족 분들께서 겪으신 불안과 고통을 조금이나마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해 5월 삼성서울병원에 입원한 뒤 이 부회장이 아버지를 직접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재계에서는 메르스 환자 및 가족들에게 사과하면서 ‘진정성’ 있는 모습을 보이고자 한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 부회장은 또 메르스 치료에 전념하고 있는 병원 의료진을 다독이는 것도 잊지 않았다. 그는 “말씀드리기 송구스럽지만 의료진은 벌써 한 달 이상 밤낮 없이 치료와 간호에 헌신하고 있다”며 “이분들에게도 격려와 성원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우선은 삼성서울병원 내부의 불협화음을 차단함으로써 메르스 사태 조기 종식에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대대적인 쇄신 앞둔 삼성서울병원 이 부회장은 이날 “사태가 수습되는 대로 삼성서울병원을 대대적으로 혁신하겠다”고 밝혔다. 삼성그룹은 메르스 사태 종식 후 삼성서울병원에 대한 ‘쇄신위원회’를 만들어 병원 전반의 위기관리 시스템을 전면 개편한다는 방침이다. 쇄신위원회에는 외부 전문가들도 적극 영입하기로 했다. 송재훈 삼성서울병원장은 “발병 초기에 최악의 상황을 고려해 위기관리 시스템을 가동했어야 했는데 빈틈이 있었다”며 “사태가 진정되면 병원 전반을 전면 개혁할 것”이라고 설명했다.황태호 taeho@donga.com·김창덕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3일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확산과 관련해 대(對)국민 사과를 했다. 이 부회장이 삼성그룹을 대표해 나선 첫 기자회견을 통해서다. 이 부회장은 이날 서울 서초구 서초대로 삼성전자 사옥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저희 삼성서울병원이 국민 여러분께 너무 큰 고통과 걱정을 끼쳐 드렸다”며 “머리 숙여 사죄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특히 메르스로 인해 유명을 달리하신 분들과 유족분들, 아직 치료 중이신 환자분들, 예기치 못한 격리 조치로 불편을 겪으신 분들께 죄송하다”며 “환자분들은 저희가 끝까지 책임지고 치료해 드리겠다”고 강조했다. 또 “관계 당국과 긴밀히 협조해 메르스 사태가 이른 시일 안에 완전히 해결되도록 모든 힘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1991년 삼성그룹에 입사한 이 부회장이 공식 기자회견을 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삼성그룹이 이번 메르스 사태를 그만큼 심각한 위기로 보고 있다는 얘기다. 23일 현재 전국적으로 확진을 받은 메르스 환자 175명 가운데 삼성서울병원에서 감염된 환자는 84명(슈퍼전파자 14번 환자 제외). 삼성그룹이 ‘최고’를 지향하며 설립한 삼성서울병원이 사실상 메르스의 2차 확산 진원지가 된 것이다. 이 부회장은 또 삼성서울병원에 대한 강력한 쇄신책을 마련하기로 약속했다. 그는 “어떻게 이런 일이 발생했는지 철저히 조사하고 재발 방지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며 “응급실을 포함한 진료 환경을 개선하고 부족했던 음압병실도 충분히 갖추는 것은 물론 감염 질환에 대처하기 위한 백신과 치료제 개발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김창덕 drake007@donga.com·황태호 기자}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가 삼성물산의 자사주 매각과 관련해 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제기한 가운데 야당 의원들이 기업의 자사주 매각을 제한하는 법률을 발의해 논란이 예상된다. 23일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이종걸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 등 야당 국회의원 10명은 17일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했다. 이 법안은 상장사가 자사주를 매각하려면 원칙적으로 미리 소각을 하거나 각 주주가 이미 소유하고 있는 주식 수에 비례해 배분토록 하는 게 핵심 내용이다. 특히 이 법안은 엘리엇이 4일 삼성물산 지분 7.12% 보유 사실을 공시한 뒤 삼성그룹을 대상으로 적극적인 공세를 펼치고 있는 상황에서 발의돼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 법안이 통과되더라도 당장 삼성물산의 자사주 매각은 소급 적용을 받지 않는다. 하지만 앞으로는 국내 대기업들이 사업구조 재편 과정에서 자사주를 더이상 ‘경영권 방어’ 수단으로 삼지 못할 수 있는 것이다. 법안은 다만 임직원에 대한 상여금이나 퇴직금으로 지급하거나 우리사주조합에 처분하는 경우, 채무변제에 활용하는 경우 등에 한해서는 자사주 매각을 예외적으로 허용하고 있다. 법안 발의자는 이 원내대표를 비롯해 김영록, 강창일, 추미애, 신정훈, 박영선, 안민석, 박광온, 홍익표, 김기준 의원 등이다. 이들은 법안 발의 배경에 대해 “주권상장법인의 인적분할이나 합병 시 자사주를 이용해 대주주 일가의 지배력을 강화하는 행위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며 “주주평등주의가 더이상 훼손되는 것을 막기 위한 법안”이라고 설명했다. 재계는 크게 반발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국내 기업들이 점차 해외 투기자본의 타깃이 되고 있는 시점에서 자사주 매각 권한마저 빼앗는 것은 기업 경영권에 큰 위협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김창덕 기자 drake007@donga.com}

“한일 경제협력은 현재 교류 수준보다 향후 잠재력이 훨씬 크다.”(이지평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 한일 국교정상화 50주년을 맞아 국내 경제전문가들 사이에서도 한일 경제협력에 다시 불을 붙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세계 2위 경제대국으로 비상(飛上)한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서라도 한일 양국 간 협력 수준을 높이는 것은 필수불가결한 선택이라는 것이다. 한국으로서는 천문학적 수준의 대일(對日) 무역적자 개선이라는 과제도 안고 있다.○ ‘공생 관계’ 이어온 한일 경제 22일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한국의 대일 수출 규모는 두 나라 간 국교정상화가 이뤄진 1965년 4500만 달러(약 500억 원)에서 지난해 321억8400만 달러(약 35조7200억 원)로 715배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수입 규모는 1억7500만 달러(약 1900억 원)에서 537억6800만 달러(약 59조6800억 원)로 307배로 늘어났다. 한일 경제협력은 경제 부흥을 위한 ‘시드 머니(종잣돈)’가 급했던 한국과 제3의 수출시장을 만들어야 했던 일본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져 시작됐다. 실제 2011년 발간된 ‘한일경제인협회 30년사’에는 “박정희 정부가 1965년 국내의 극렬한 정치적 반대에도 불구하고 일본과의 관계 개선을 모색한 것은 수출주도 산업화라는 경제정책을 추진하기 위해서였다”고 명시돼 있다. 1970년대 한국의 산업구조가 경공업에서 중화학공업 중심으로 전환할 때도 일본과의 경제협력 부문은 큰 역할을 했다. 1968년 설립돼 1973년 첫 쇳물을 뽑아낸 포스코가 대표적 사례다.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도 각각 일본 미쓰비시자동차와 마쓰다자동차와의 협력을 통해 1970년대 중반 포니와 브리사를 만들었다.○ 막대한 무역적자부터 해소해야 한국 경제는 한일 경제협력을 바탕으로 세계에서 가장 빠른 성장을 이뤄냈다. 동시에 일본은 한국과의 무역에서 막대한 이익을 남겼다. 대일 무역적자는 1974년(12억4000만 달러) 처음으로 10억 달러를 넘어섰다. 1994년(118억6700만 달러)에는 100억 달러 수준까지 불어났다. 2010년 361억2000만 달러 적자를 낸 것을 정점으로 다소 줄어들고 있지만 여전히 일본으로부터의 수입액은 수출액보다 연간 200억 달러 이상 많다. 올해도 한국은 1∼4월 전 세계적으로 301억7500만 달러의 무역흑자를 냈지만 유독 일본을 대상으로 한 무역수지는 75억6300만 달러 적자다. 대일 무역적자의 상당 부분은 부품소재 부문에서 나온다. 2012년의 경우 부품소재 부문 적자는 222억 달러로 전체 대일 무역적자(256억 달러)의 87.0%에 이르렀다. 사공목 산업연구원 국제산업협력실 연구위원은 “한국의 전체 수출액이 늘어나면 일본으로부터의 부품소재 수입도 늘어난다”며 “일본 부품소재산업의 높은 기술경쟁력, 지리적 인접성과 함께 국내 기업들이 일본 장비를 많이 쓰는 것도 중요한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변화하는 한중일 3각 구도 주목 국내 경제가 2004년 이후 매년 200억 달러 이상의 대일 무역적자를 내면서도 전체적으로는 무역흑자 행진(2008년 제외)을 이어올 수 있었던 것은 대중국 무역에서 재미를 봤기 때문이다. 한국이 일본에서 부품소재를 수입한 뒤 이를 중간재로 가공해 중국에 수출하면 중국은 완제품을 만들어 미국 등에 내다 파는 ‘3각 분업구조’가 톱니바퀴처럼 굴러온 것이다. 하지만 이런 3각 무역구조에도 최근 적잖은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국내 기업들은 부품소재 수입처 다변화를 통해 일본 의존도를 줄이고 있다. 일본은 엔화 약세에 힘입어 오히려 해외로 나갔던 중간재 또는 완제품 제조 거점을 자국으로 ‘U턴’시키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중국도 그동안 한국에 의존하던 중간재를 자체 생산하고 있다. 이와 함께 글로벌 부품소재 기업들을 대거 유치한 뒤 일부 범용 제품은 오히려 한국과 일본에 수출하면서 두 나라의 주력 산업을 위협하고 있다. ‘3각 분업 고리’가 크게 약해지면서 한국과 일본이 더이상 ‘중국 특수(特需)’에만 의존하기 어려워졌다는 뜻이다. 문병기 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 수석연구원은 “과거 한일 간 수직적 거래와 한중일 3각 분업구도에 따른 경제 교류만으로는 경쟁성장을 지속하기 힘든 상황”이라며 “앞으로는 다양한 분야에서 업무협력, 인수합병(M&A), 기술 교류 등의 한일 융합 사례를 적극적으로 만들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런 측면에서 지난해 국내에 설립된 삼양그룹-미쓰비시화학 이온 교환수지 합작회사와 다음 달 출범하는 SKC-미쓰이화학 폴리우레탄 재료 합작회사 등은 주목할 만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창덕 drake007@donga.com·정세진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47·사진)이 삼성서울병원에서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가 확산된 것에 대해 직접 사과했다. 19일 삼성그룹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전날 저녁 서울 강남구 일원로 삼성서울병원 본관 지하 1층의 민관합동 메르스대책본부를 찾았다. 그는 이 자리에서 “삼성서울병원에서 메르스가 확산돼 죄송하다”며 “최대한 사태를 빨리 마무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또 병원 소속 의사가 국회에서 “(병원이 아니라) 국가가 뚫린 것”이라고 말한 것도 부적절한 발언이었다며 사과의 뜻을 전했다. 이 부회장은 본관 5층의 상황실에서 메르스와 관련한 현황을 보고받은 뒤 근무 중인 의료진과 직원들에게 “메르스 사태를 끝까지 책임지고 빨리 해결하자”고 당부했다. 그는 이어 본관 16층과 별관 7층의 격리병동을 들러 간호사들로부터 애로사항을 청취하는 한편 이동형 음압기(실내 압력을 낮춰 바이러스나 세균이 외부로 빠져나가는 것을 막는 장치) 설치 상황도 살폈다. 이 부회장이 직접 병원 현장을 찾은 것은 사실상의 그룹 수장으로서 책임을 다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이 부회장은 삼성서울병원 운영 주체인 삼성생명공익재단 이사장이기도 하다.김창덕 기자 drake007@donga.com}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간 합병이 공정거래위원회 기업결합심사를 통과했다. 제일모직은 18일 ‘증권신고서’ 정정공시를 통해 “6월 12일 공정위로부터 기업결합심사 결과가 승인됐음을 통보받았다”고 밝혔다.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은 지난달 26일 이사회를 열어 두 회사 간 합병을 확정한 뒤 다음 날인 27일 공정위에 기업결합 신고서를 제출했다. 공정위는 이번 기업결합심사를 승인하면서 합병법인 삼성물산에 특별한 결합 조건은 붙이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공정위 관계자는 “그룹 계열사 간의 결합이기 때문에 큰 문제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며 “기업결합 시 가장 크게 평가하는 경쟁 제한 효과도 없는 것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가 연일 공세를 펴고 있는 가운데 공정위가 두 회사 간 합병을 승인함으로써 삼성그룹은 조금이나마 숨통을 틔우게 됐다. 엘리엇은 제일모직의 건설부문과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합쳐짐으로써 건설 시장에서의 공정 경쟁에도 문제를 발생시킬 수 있다는 주장까지 펴 온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한편 KCC도 이날 공시를 통해 제일모직 지분(10.19%) 보유 목적을 ‘단순투자’에서 ‘경영참여’로 변경했다고 공시했다. KCC는 11일 삼성물산 자사주 5.76%를 확보했을 때도 지분 보유 목적을 ‘경영참여’로 밝힌 바 있다. 재계 관계자는 “KCC가 다음 달 17일 임시주주총회에서 의결권을 행사하기 위한 사전 조치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김창덕 drake007@donga.com / 세종=손영일 기자}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가 18일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간 합병의 문제점을 지적한 보고서를 공개하면서 반대주주 결집에 나섰다. 주주총회 의결금지 및 삼성물산의 자사주매각 가처분 신청에 대한 법원의 첫 심문기일을 하루 앞두고 총공세에 나선 것이다. 삼성물산도 즉각 대응에 나섰다. 엘리엇 측이 제기한 문제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하며 시세차익을 노린 투기자본의 실태를 공개했다. 최치훈 삼성물산 사장은 외국인투자가들을 대상으로 한 연쇄 기업설명회(IR)를 진행하는 등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국내외 여론 몰이에 나선 엘리엇 엘리엇은 이날 배포한 보도자료를 통해 “경영권 승계와 관련한 삼성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의 필요성에 대해 인지하고 이를 지지한다”면서도 “진행 과정에 수반되는 계획이나 절차가 모든 기업지배구조 기준을 반드시 준수해 이뤄져야 하고 삼성물산 주주들의 이익 또한 제대로 반영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삼성그룹 지배구조 개편 작업의 목적을 오너 일가의 ‘경영권 승계’라고 못 박음으로써 삼성의 합병 명분을 약화시키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엘리엇은 특히 홈페이지까지 개설해 이날까지 낸 4건의 보도자료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에 관한 견해’라는 27쪽짜리 영문 보고서를 게재했다. 이 보고서는 글로벌 의결권 자문기구인 ‘ISS’에 제출할 목적으로 만들어진 것이다. 해외 기관투자가들의 결정에 상당한 영향력을 가진 ISS는 다음 달 초 이번 합병과 관련한 견해를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 엘리엇이 ISS 제출용 보고서를 국내에도 유포한 것은 법정 다툼에 앞서 우호적인 여론을 만드는 동시에 반대주주들을 규합하려는 시도라는 분석이다.○ 법정 공방 이뤄질 합병 비율과 자사주 매각 엘리엇이 가장 먼저 쟁점화한 것은 7.12% 지분 보유를 공시(4일)했을 때부터 주장한 불공정한 합병비율(제일모직 1, 삼성물산 0.35) 문제다. 엘리엇은 제일모직 주식이 지나치게 과대평가된 반면 삼성물산 주식은 심각하게 저평가된 상태에서 합병을 결정해 공정하지 않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특히 합병 발표 시점을 기준으로 삼성물산이 보유한 삼성전자(4.1%), 삼성SDS(17.1%), 제일기획(12.6%) 등의 계열사 지분 가치가 약 12조4000억 원으로 시가총액(8조1000억 원)의 1.5배에 이른다는 게 주장의 근거다. 삼성물산은 “합병비율은 국내법에 따라 적법하게 이뤄진 것”이라며 정면 반박했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엘리엇과 같은 투기자본의 경우 자산이 저평가된 주식을 대량으로 사들인 뒤 평가 재산정을 요구해 주식가치를 올리곤 한다”며 “건설업계 침체로 주가가 낮아진 삼성물산이 좋은 먹잇감이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엘리엇의 두 번째 목적은 삼성물산이 11일 장외거래를 통해 KCC에 넘긴 자사주 5.76%의 의결권을 무력화하는 것이다. 엘리엇은 “삼성물산 경영진은 자사주 처분을 통해 삼성물산 주주들의 주식 가치와 의결권을 희석시켰다”고 성토했다. 국내 법원 판례로 보면 삼성물산이 일단 유리해 보인다. 2003년 12월 SK㈜는 영국계 헤지펀드 소버린의 경영권 위협에 대항하기 위해 자사주 9.7%를 우호세력인 하나은행에 매각했다. 소버린도 엘리엇처럼 즉각 가처분 신청을 냈지만 당시 법원은 SK의 손을 들어줬다. 엘리엇은 이와 함께 삼성물산 지분 7.39%를 보유한 삼성SDI와 4.79%를 가진 삼성화재 역시 합병에 찬성할 경우 해당 회사들의 주주권리를 침해할 수 있다는 점도 거론해 전선을 확대했다.○ 순환출자 고리까지 물고 늘어진 엘리엇 엘리엇은 삼성그룹 전체의 지배구조까지 타깃으로 삼고 나섰다.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이 합병하면 그룹 내에 신규 순환출자 고리가 형성돼 공정거래법 위반 소지가 있다는 것이다. 엘리엇은 보고서에서 합병법인(제일모직+삼성물산)→삼성생명→삼성화재→합병법인, 합병법인→삼성생명→삼성화재→삼성전자→삼성SDI→합병법인 등 5개의 구체적인 신규 순환 출자 구조를 제시했다. 삼성그룹은 “이번 합병은 순환출자 고리 내 두 회사 간 합병으로 공정거래법상 예외에 해당될 것으로 판단한다”며 “합병 완료 후 공정거래위원회와 협의해 구체적인 순환출자 내용 및 예외 인정 여부, 해소 방안 및 시기 등을 결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삼성물산은 이날 이사회를 열고 타사 지분 등을 현물배당 하거나 이사회 결의뿐 아니라 주주총회 결의로도 중간배당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정관 개정안을 다음 달 17일 임시주주총회 공식 의안으로 승인했다. 김창덕 drake007@donga.com·황태호 기자}
매출액 기준 상위 600대 국내 상장기업의 임직원 100명 중 23명이 여성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지난해 600대 상장기업(금융·보험업 제외)의 임직원 현황을 분석한 결과 전체 121만2773명 중 남성과 여성은 각각 93만9053명(77.4%), 27만3720명(22.6%)으로 집계됐다고 17일 밝혔다. 2011년의 경우 전체 임직원 110만7286명 중 남성이 86만2653명(77.9%), 여성이 24만4633명(22.1%)이었다. 3년 만에 여성 직원 비율이 0.5%포인트 늘어난 것이다. 여성 비율이 가장 높은 업종은 ‘도매 및 소매업’으로 50.9%였다. 이 업종의 여성 비율은 2011년(45.5%)만 하더라도 50% 미만이었지만 지난해 남성을 넘어섰다. ‘출판·영상·방송통신 및 정보서비스업’과 ‘운수업’도 각각 여성 비율이 35.9%, 30.3%로 높은 편이었다. 600대 기업 중 절대 다수인 413개가 포함된 제조업은 여성 비율이 2011년 18.6%에서 지난해 17.8%로 오히려 0.8%포인트 감소했다. 지난해 여성 비율이 가장 낮은 업종은 건설업(7.1%)이었다. 기업별 여성 비율을 살펴보면 고객서비스 전문기업인 KT CS가 80.7%로 가장 높았다. 남영비비안과 웅진씽크빅이 각각 79.8%, 76.9%로 뒤를 이었다. 여성 직원 비율은 기업 규모가 클수록 높았다. 임직원 수가 1∼99명인 중소기업은 여성 비율이 15.4%에 그친 반면 300∼999명과 1000명 이상인 대기업은 이 비율이 각각 19.4%, 23.2%였다. 이철행 전경련 고용복지팀장은 “최근 출산과 육아로 인한 경력단절이 발생하지 않도록 각 기업이 여성 인재들에 대한 지원을 늘리고 있다”며 “정부도 워킹맘들이 마음 놓고 아이를 맡길 수 있는 공공보육시설 확충 등에 힘써야 한다”고 말했다.김창덕 기자 drake007@donga.com}

《 국내 30대 그룹 소속 186개 상장계열사 중 대주주 우호 지분(이하 10일 기준)이 외국인 지분보다 적은 기업이 14곳이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 경영성과 평가 사이트 CEO스코어가 17일 발표한 분석 결과다. 외국인 지분이 높다고 무조건 경영권을 위협받는다고 보긴 힘들다. 하지만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 같은 ‘벌처 펀드’들이 취약한 지배구조의 틈을 소리 없이 파고들 수 있다는 점에서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엘리엇이 경영 간섭에 나선 삼성물산은 대주주 및 우호 지분이 13.99%, 외국인 지분이 33.79%였다. 7.12%를 가진 엘리엇이 “주주 이익 우선”을 앞세워 외국인 투자자 규합에 나설 경우 한 달 앞으로 다가온 임시주주총회에서 제일모직과의 합병안을 무산시킬 수도 있는 수치다. 삼성물산은 어쩔 수 없이 11일 KCC에 자사주 5.76% 전량을 매각하면서 경영권 방어에 나섰다. 또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와 크레디트스위스를 자문사로 선정해 엘리엇의 공세에 대응키로 했다. 》 삼성그룹에서는 삼성화재, 에스원, 호텔신라, 삼성SDI 등이 고위험군으로 꼽혔다. 특히 삼성화재는 대주주 우호 지분이 18.51%인 반면 외국인 지분이 51.31%나 돼 둘 간의 격차가 32.80%포인트로 전체 조사 대상 중 가장 컸다. SK그룹에서는 SK하이닉스가 대주주 우호 지분(20.77%)보다 외국인 지분(53.22%)이 32.45%포인트나 높았다. SK텔레콤 역시 외국인 지분(44.54%)이 대주주 우호 지분(25.22%)을 크게 앞질렀다. 신세계그룹에서는 이마트와 신세계의 외국인 지분이 대주주 우호 지분보다 각각 25.74%포인트, 16.76%포인트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해외에서는 오너가(家)가 소수 지분만으로 그룹 전체를 지배하는 한국 기업들의 지배구조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이 존재한다. 블룸버그 칼럼니스트인 윌리엄 페섹이 최근 칼럼에서 “엘리엇은 수익을 노린 ‘먹튀’일 가능성이 크다”면서도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일가의 그룹 지배력을 분산시킬 수 있다면 그만한 가치가 있다”고 평가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만 하더라도 외국인 지분(51.72%)이 높고 오너 일가 지분(우호 지분 포함 29.57%)이 낮아 언제든 해외 자본의 공격 대상이 될 수 있다”며 “국내 기업 중 ‘안전지대’는 없다”고 말했다. 외국인 투자자 비율이 높으면 국내 대기업 오너 일가의 상속 및 증여를 위한 사업구조개편이나 유상증자 등에 언제든 제동이 걸릴 수 있다. 대주주 우호 지분(31.23%)과 외국인 전체 지분(30.99%)이 비슷한 현대엘리베이터에 대해 2대 주주(21.5%)인 스위스 쉰들러홀딩AG가 사사건건 경영활동을 방해하고 있는 것이 대표적이다. 자산가치에 비해 주가가 낮은 이른바 ‘저(低)주가순자산비율(PBR)’ 기업들도 ‘자본의 공격’ 대상이 될 수 있다. 벌처펀드들은 대부분 표면적으로 낮은 주가를 끌어올려야 한다는 논리를 펴기 때문이다. 특히 삼성물산처럼 그룹 지배구조에서 핵심적 역할을 하는 기업들은 경영권 이슈에 더욱 민감하게 대응할 수밖에 없다. NH투자증권이 국내 100대 기업(16일 시가총액 기준)을 조사한 결과 38개 기업의 PBR가 1 미만이었다. 특히 우리은행, 하나금융지주, 한국가스공사, 롯데쇼핑, 포스코, 기업은행, 한국전력, 현대자동차, KB금융, 대우조선해양 등 10곳은 PBR가 0.5 이하였다. 삼성물산의 PBR는 0.8이다. 조윤호 동부증권 연구원은 “삼성물산의 외국인 지분이 연초부터 많이 올라가는 것(1월 2일 27.70%→6월 17일 33.49%)을 보면서 적잖은 리스크가 되겠다 싶었다”며 “특히 삼성물산은 제일모직처럼 오너 지분이 높지 않아 엘리엇의 좋은 타깃이 됐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윤주화 제일모직 사장은 이날 “회사 경영진은 합병과 관련해 회사와 주주들에게 득이 되는 방향으로 경영한다. 무엇이 정답인지는 시장에서 나온다”고 말해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간 합병 성사에 자신감을 보였다.:: 벌처펀드(vulture fund) ::동물의 시체까지 뜯어먹는 독수리(벌처)에 빗댄 것으로 수익을 위해서는 어떤 행동도 마다하지 않는 투기자본을 일컫는다. 김창덕 drake007@donga.com·김지현 기자}
매출액 상위 600대 상장기업의 직원 중 여성은 23%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지난해 매출액 600대 상장기업(금융·보험업 제외)의 남여 직원 비율을 분석한 결과 전체 직원 121만2773명 중 남성이 93만9053명(77.4%), 여성이 27만3720명(22.6%)으로 나타났다. 2011년에는 전체 직원(110만7286명) 중 남성은 77.9%, 여성 22.1%였다. 여성 직원 비중이 높은 업종은 도매 및 소매업(50.9%) 출판·영상·방송통신 및 정보서비스업(35.9%) 운수업(30.3%) 순이었다. 기업별로 보면 KT CS(80.7%) 남영비비안(79.8%) 웅진씽크빅(76.9%) KT is(76.1%) 신영와코루(74.1%) 신세계인터내셔날(73.7%) 현대그린푸드(71.2%)의 여성직원 비율이 높았다. 전경련은 여성비율이 높은 기업들은 여성이 회사생활과 가정을 동시에 잘 꾸려나갈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과 지원제도를 실시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전경련 고용복지팀 이철행 팀장은 “정부도 워킹맘들이 마음 놓고 아이를 맡길 수 있는 공공 보육시설 확충 등에 힘써야 한다”고 말했다.김창덕 기자 drake00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