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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로스앤젤레스(LA)의 한 고등학교에 동성애자이거나 성전환을 한 학생들을 위한 화장실이 등장했다. 이른바 ‘성 중립(gender-neutral) 화장실’이다. 17일 로스앤젤레스타임스에 따르면 LA 시내 남쪽에 있는 샌티교육센터는 최근 남녀 구분 없이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화장실을 마련했다. 이 화장실은 총 15개의 칸막이에 좌변기가 배치된 형태로 구성돼 있고 다른 특별한 시설은 없다. 동성애자이거나 성전환을 한 학생들을 배려한 시설이지만 일반 학생들도 사용할 수 있다. 또 이 학교의 다른 화장실들은 계속해서 ‘남자’와 ‘여자’ 화장실로 구별돼 운영된다. 현지에서는 대학이 아닌 고교에 성 중립 화장실이 생긴 건 이례적이라는 반응이다. 동성애자와 성전환 학생들은 성 중립 화장실이 마련된 것을 긍정적으로 평가하지만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한창 성에 대한 호기심이 많은 학생들이 누구나 사용 가능하다는 화장실의 특징을 악용해 성관계를 갖거나 성희롱 등을 시도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학교 측은 “화장실에서 문제 되는 행위가 발생하지 않도록 관리·감독을 철저히 하겠다”고 밝혔다. 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환태평양조산대가 심상치 않다. 14일 일본 구마모토(熊本)와 남태평양의 바누아투공화국에서 각각 규모 6.5와 6.4의 강진이 발생한 것을 시작으로 15일 필리핀 민다나오(규모 5.9), 16일 구마모토(규모 7.3), 17일 에콰도르 에스메랄다스(규모 7.8) 등으로 연일 강진이 이어지고 있다. 남태평양 섬나라 통가에서도 17일 규모 6.1의 지진이 발생했다고 미국 지질조사국(USGS)이 밝혔다. 일본 동남아 뉴질랜드와 북미 남미의 해안 지역 등을 잇는 고리 모양의 환태평양조산대는 지진이 자주 발생해 ‘불의 고리’로 불린다. 전 세계 지진의 80∼90%가 이곳에서 일어난다. 과학자들은 잦아진 지진이 더 강력한 지진의 전조일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특히 일본에선 2011년 동일본 대지진 같은 초대형 지진이 일어날 것을 걱정한다. 14일 구마모토에서 시작된 지진은 16일 구마모토 현 동북부 아소(阿蘇) 지역과 규슈 동부의 오이타(大分) 현으로 이동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지진이 확산하는 방향으로는 오사카(大阪) 부에서 시코쿠(四國)까지 걸친 ‘중앙구조선 단층대’가 자리 잡고 있다. 일본 지진 전문가들은 일련의 지진으로 중앙구조선 단층대가 자극받을 가능성을 경계하고 있다. 16일 아침에는 한 달간 활동을 중지했던 세계 최대 활화산 아소 산이 분화를 시작했다. 하지만 일본 기상청은 지진과는 직접 관계가 없다고 밝혔다. ‘불의 고리’에 자리한 남미 에콰도르는 1979년 이후 가장 큰 규모 7.8의 강진이 16일 태평양 해안 지점을 강타하면서 나라 전체가 큰 충격에 휩싸였다. 진원지에서 가까운 인구 4만 명의 도시인 페데르날레스의 가브리엘 알시바르 시장은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도시 전체가 무너졌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거의 없다”고 말했다. 국가 비상사태 선포에도 혼란을 틈타 곳곳에서 약탈 행위가 발생하고 있다. 진원지 인근 에스메랄다스 지역의 정유 시설은 지진 이후 가동을 멈췄다. 도쿄=서영아 특파원 / 이세형 기자}
‘불의 고리’로 불리는 환태평양 조산대에 속하는 일본과 남미 에콰도르에서 강진이 잇따르면서 ‘도미노 지진’ 우려가 커지고 있다. 14일 밤 규모 6.5의 지진으로 피해를 입은 일본 규슈(九州) 구마모토(熊本) 현에서 16일 오전 1시 25분경 규모 7.3의 강진이 또다시 발생해 사망자가 늘고 있다. 18일 0시 현재 최소 42명이 숨지고 11명이 실종됐다. 부상자 1037명 가운데 중상자가 200명 이상이다. 여진이 440차례 이상 계속되면서 집을 떠나 피난 생활을 하는 이재민도 18만 명을 넘어섰다. 구마모토 현과 오이타(大分) 현에서 약 40만 가구의 수도 공급이 차단됐고 10만 가구가 정전, 가스 공급 차단을 겪고 있다. 산사태로 도로가 차단됐고 철도 공항 등 교통도 마비됐다. 일본 정부는 현지에 자위대원 2만5000명을 파견했다. 주일미군도 구호 작전에 동참하겠다고 밝혔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17일 피해가 큰 구마모토 현에 대해 격심재해(특별재해) 지역으로 조기 지정할 방침이라고 밝혔다고 교도통신이 전했다. 구마모토 강진 이후 환태평양 조산대 국가인 에콰도르에서도 16일 오후 6시 58분경(한국 시간 17일 오전 8시 58분경) 규모 7.8의 강진이 발생했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은 에콰도르 수도 키토에서 서북쪽으로 170km 떨어진 태평양 해안 지점에서 규모 7.8의 강진이 일어났다고 밝혔다. 라파엘 코레아 에콰도르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18일 0시(한국 시간) 현재 이번 지진으로 233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또 CNN은 1500명 이상이 부상했다고 전했다.구마모토=장원재 특파원 peacechaos@donga.com /이세형 기자}
‘불의 고리’로 불리는 환태평양조산대에 속하는 일본과 남미 에콰도르에서 강진이 잇따르면서 ‘도미노 지진’ 우려가 커지고 있다. 14일 밤 규모 6.5의 지진으로 피해를 입은 일본 규슈(九州) 구마모토(熊本) 현에서 16일 오전 1시 25분경 규모 7.3의 강진이 또다시 발생해 사망자가 늘고 있다. 18일 0시 현재 최소 42명이 숨지고 11명이 실종됐다. 부상자 1037명 가운데 중상자가 200명 이상이다. 여진이 440차례 이상 계속되면서 집을 떠나 피난 생활을 하는 이재민도 20만 명에 이른다. 구마모토 현과 오이타(大分) 현에서 약 40만 가구의 수도 공급이 차단됐고 10만 가구가 정전, 가스 공급 차단을 겪고 있다. 산사태로 도로가 차단됐고 철도 공항 등 교통도 마비됐다. 일본 정부는 현지에 자위대원 2만5000명을 파견했다. 주일미군도 구호 작전에 동참하겠다고 밝혔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17일 피해가 큰 구마모토 현에 대해 격심재해(특별재해) 지역으로 조기 지정할 방침이라고 밝혔다고 교도통신이 전했다. 구마모토 강진 이후 환태평양조산대 국가인 에콰도르에서도 16일 오후 6시 58분경(현지 시간·한국 시간 17일 오전 8시 58분경) 규모 7.8의 강진이 발생했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은 에콰도르 수도 키토에서 서북쪽으로 170km 떨어진 태평양 해안 지점에서 규모 7.8의 강진이 일어났다고 밝혔다. 진원 깊이는 19.2km인 것으로 관측됐다. 라파엘 코레아 에콰도르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18일 0시(한국 시간) 현재 이번 지진으로 233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또 CNN은 1500명 이상이 부상했다고 전했다. 에콰도르 정부는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했다.구마모토=장원재특파원 peacechaos@donga.com이세형기자 turtle@donga.com}
환태평양조산대가 심상치 않다. 14일 일본 구마모토(熊本)와 남태평양의 바투아투공화국에서 각각 규모 6.5와 6.4의 강진이 발생한 것을 시작으로 15일 필리핀 민다나오(규모 5.9), 16일 구마모토(규모 7.3), 17일 에콰도르 에스마랄다스(규모 7.8) 등으로 연일 강진이 이어지고 있다. 일본 동남아 뉴질랜드와 북미 남미의 해안지역 등을 잇는 고리 모양의 환태평양조산대는 지진이 자주 발생해 ‘불의 고리’로 불린다. 전 세계 지진의 80~90%가 이곳에서 일어난다. 과학자들은 잦아진 지진이 더 강력한 지진의 전조일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특히 일본에선 2011년 동일본대지진 같은 초대형 지진이 일어날 것을 걱정한다. 14일 구마모토에서 시작된 지진은 16일 구마모토 현 북동부 아소(阿蘇) 지역과 규슈 동부의 오이타(大分)현으로 이동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지진이 확산하는 방향으로는 오사카(大阪)부에서 시코쿠(四國)까지 걸친 ‘중앙구조선 단층대’가 자리 잡고 있다. 일본 전문가들은 일련의 지진으로 중앙구조선 단층대가 자극받을 가능성을 경계하고 있다. 16일 아침에는 한 달간 활동을 중지했던 세계 최대 활화산 아소산이 분화를 시작했다. 하지만 일본 기상청은 지진과의 직접 관계는 없다고 밝혔다. 강진으로 현지에 공장을 둔 도요타, 혼다, 파나소닉 등 기업들도 잇따라 조업을 중단했다. 미국 등 각국은 애도와 함께 필요한 지원을 하겠다고 밝혔다. ‘불의 고리’에 자리한 남미 에콰도르는 16일 발생한 1979년 이후 가장 큰 규모인 7.8의 지진으로 나라 전체가 큰 충격에 휩싸였다. 진원지에서 가까운 인구 4만 명의 도시인 페드라날레스의 가브리엘 알시바르 시장은 AP통신 인터뷰에서 “도시 전체가 무너졌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거의 없다”고 말했다. 혼란을 틈타 약탈 행위가 발생하고 있지만 시 당국이 손을 못 쓰고 있다. 진원지 인근 에스메랄다스 지역의 정유 시설은 지진 이후 가동을 멈췄다. 추가 지진이 발생해 정유 시설이 파손될 경우 에콰도르 경제에 치명상을 입힐 것으로 우려된다. 도쿄=서영아 특파원 sya@donga.com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멕시코 군인과 경찰이 범죄 혐의로 체포된 여성의 머리에 비닐봉지를 씌운 채 심문하는 동영상이 퍼지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16일 유튜브 등에 올라온 이 동영상에는 군인 2명과 경찰관 1명이 손이 뒤로 묶인 여성 용의자를 무릎 꿇게 한 뒤 약 10초간 비닐봉지를 씌워 숨을 못 쉬게 하는 장면이 나온다. 군인들은 비닐봉지를 씌운 뒤 전기쇼크와 물고문을 할 수 있다고 협박했다. 또 군인 중 한명은 머리에 총을 겨누고 “이제 기억이 나지?”라고 다그쳤다. 여성 용의자는 가혹 행위를 당하면서 “마리아가 누구냐? 나는 모른다”라고 흐느끼며 답했다. 이 여성은 마약 카르텔인 ‘파밀리아 미초카나’의 구성원으로 드러났다. 동영상은 지난해 2월 마약 범죄가 빈번한 게레로 주 남부 지역에서 촬영된 것으로 확인됐다. 멕시코 군은 동영상에 나온 군인들을 올 1월 구금해 가혹행위를 조사하고 있다. 살바도르 시엔푸에고스 멕시코 국방장관은 16일 장병 2만6000 명을 상대로 한 TV연설에서 “우리 모두의 이름으로 위대한 국가기관을 만들어야 한다. 국민께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며 공식 사과했다. 마약 문제가 심각한 멕시코는 2006년 군이 나서 경찰과 함께 ‘마약 범죄와의 전쟁’을 선포하고 마약 거래를 대대적으로 단속하고 관련자들을 체포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인권유린과 무리한 수사로 인한 부작용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애플, 제너럴일렉트릭(GE), 마이크로소프트(MS) 등 미국의 50대 기업이 1조4000억 달러(약 1616조 원) 규모의 자금을 조세회피처에 은닉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14일 영국 일간 가디언은 이런 내용을 담은 국제구호단체 ‘옥스팜’ 보고서를 인용해 미국의 주요 기업들이 해외에 역외 자회사 1608개를 만들어 불투명하고 은밀하게 자금을 관리하고 있다고 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기업 중 가장 규모가 큰 자금을 조세회피처에서 관리하고 있는 곳은 애플이다. 이 회사는 3개 자회사를 통해 1810억 달러(약 209조 원)를 조세회피처에 두고 있다. 또 GE가 118개 자회사에서 1190억 달러(약 138조 원)를, MS가 1080억 달러(약 125조 원)를 각각 조세회피처에서 관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외에도 업종별 대표 기업인 제약업체 화이자, 알파벳(구글의 지주회사), 석유기업 엑손모빌 등이 상위 10위 안에 들었다. 옥스팜은 2008∼2014년 중 미국 50대 기업에 대한 △대출 △구제금융 △지급보증 등으로 11조2000억 달러(약 1경3000조 원)의 정부 자금이 투입됐다며 조세회피처가 기업들이 정부 지원을 받아내는 데 필요한 로비자금을 마련하는 용도로 이용됐다고 주장했다. 옥스팜은 같은 기간 중 미국의 50대 기업이 정부 로비에 쓴 돈이 26억 달러(약 3조 원)라고 주장했다.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포스터 사진 속의 아프리카 청소년들은 대부분 앳된 얼굴이다. 밝게 웃는 얼굴도, 손을 흔들어 보이는 소년도 있다. 얼핏 보기에는 평범하지만 이 청소년들은 모두 테러, 살인, 강도, 납치 등의 중범죄 혐의를 받고 있는 현상범들이다. 정확히는 나이지리아를 중심으로 동부 아프리카에서 활동 중인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 단체인 ‘보코하람’의 핵심 지하디스트(이슬람 전사)들이다. 나이지리아 군 당국이 최근 제작해 동북 지역을 중심으로 배포하고 있는 이 보코하람 현상범 포스터가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13일 보도했다. 나이지리아 군 당국이 이 청소년들을 보코하람의 최고 지도자인 아부바카르 셰카우 등과 함께 ‘죽여도 되는 현상범’으로 분류해 신고와 사살을 독려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동 보호 국제기구인 유니세프 나이지리아지부의 레이철 하비 씨는 “보코하람에서 활동 중인 청소년들 중 대부분은 협박과 강압에 의해 어쩔 수 없이 싸우고 있는 피해자”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보코하람의 영향력이 강한 지역에서는 보코하람에 가담하지 않는 청소년들을 압박하기 위해 가족과 친지들을 해치겠다고 위협하거나 이들의 집과 가게 등을 파괴하는 일이 자주 발생한다. 가담하지 않는 청소년들을 죽이겠다고 직접 협박하기도 한다. 이 과정에서 많은 청소년이 울며 겨자 먹기로 보코하람의 지하디스트가 되는 것이다. 그러나 나이지리아 군 당국의 고위 관계자는 “보코하람의 청소년 가담자들은 스스로 (테러와 폭력행위 등을) 주도하고 싸우는 방법도 안다”며 “모든 종류의 파괴를 불러올 수 있는 사람들”이라고 반박했다. 일각에서는 보코하람이 영향력을 계속 유지할 경우 모잠비크와 시에라리온 내전 등에서 발생했던 대규모 소년병 사태가 되풀이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보코하람은 2014년 4월 나이지리아 동북부 치보크 시의 중고등학교 기숙사에서 여학생 276명을 납치해 큰 충격을 줬던 무장단체다.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정부가 위험한 투자를 방치했다.’ ‘부실 자산운용사들을 제대로 감독하지 않고 손을 놓고 있었다.’ 자산운용사에 돈을 맡겼다가 피해를 본 소액 투자자들이 피해 보상과 감독 강화를 외치는 조직적인 시위를 벌이며 중국 사회의 새로운 불만 세력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2일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교육비와 노후자금 마련을 위해 자산운용사에 돈을 맡겼다가 손해를 본 ‘엄마 아빠 투자자’들이 중국 거리 곳곳에서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들은 주로 정부청사 앞에서 시위하며 정부의 책임을 강하게 따지고 있다. 투자 위험은 생각지도 않고 고금리를 준다는 솔깃한 말에 넘어갔다가 원금을 날리는 경우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물의를 일으키고 있는 부실 자산운용사들은 소액 투자자들에게 주로 연 15∼18% 수준의 수익을 약속하며 돈을 끌어모은 뒤 고(高)위험 투자를 했다가 낭패를 본 경우다. 중국 은행들의 예금 금리는 연평균 1.5%밖에 안 돼 돈을 굴리기가 마땅찮은 실정이다. 자산운용사들은 국영방송에 꾸준히 광고하고 회사 창립 기념행사에 정부 당국자들을 초청해 위세를 과시했다. 차오궈준 씨(42)는 부인 등 가족 돈 20만 달러(약 2억2800만 원)를 ‘텅페이’란 자산운용사에 맡겼다가 모두 날렸다. 총 3만7000여 명의 투자자에게서 4억 달러(약 4560억 원)를 모았던 이 회사가 2014년 문을 닫았기 때문이다. 그는 “창립 기념행사에 지방정부 고위 공무원과 공산당 관계자들이 많이 참석했다”며 “이를 본 투자자들은 텅페이가 건실한 회사이고 무슨 일이 생기면 정부가 지원할 것으로 생각했다”고 말했다. 중국 금융권에선 자산운용사들이 투자자들에게 돌려주지 못하고 있는 돈이 지난해 상반기 기준으로 2조8000억 달러(약 3200조 원)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하지만 중국 정부는 대책은커녕 소액 투자자들의 정확한 피해 규모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자산운용사 규제를 강화할 방침이라고 했지만 구체적인 계획은 아직 나오지 않고 있다. 텅페이는 자산운용사로 전환하기 전 신용도가 낮아 은행에서 돈을 빌릴 수 없는 지방의 부실한 중소기업에 고금리로 돈을 빌려주는 일종의 고리대금 업체였다. 이후 정부에서 자산운용사 영업 허가를 받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투자자들이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텅페이에 12만 달러(약 1억3680만 원)를 투자했던 중국군 중령 출신인 궈보진 씨(72)는 “정부가 부실 자산운용사들의 영업을 묵인하고 있는 것”이라며 “정부를 믿을 수 없다면 도대체 누구를 신뢰할 수 있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유엔의 국가별 행복지수 조사에서 자주 1위를 차지하는 나라. 복지와 인권보호 수준이 높아 미국 민주당 대선 주자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이 ‘유토피아’이라고 극찬한 덴마크가 전쟁을 피해 유럽으로 향하는 중동 난민들에게는 ‘지옥’이 되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가 11일 보도했다. 최근 덴마크 정부는 난민 수용에 개방적인 스웨덴으로 가려는 난민들에게 차량을 제공한 자국민들을 ‘불법 인력 송출’ 혐의로 처벌하는 등 가혹한 난민 정책을 쓰고 있다. 스웨덴으로 가려는 난민들을 항구나 기차역 혹은 국경까지 데려줬다가 붙잡힌 덴마크인은 수백 명에 이른다고 한다. 이들에게는 3350달러(약 386만 원)의 벌금형이 내려졌다. 이중에는 덴마크의 유명 작가이자 아동보호 운동가인 리스베스 조르니그도 포함돼 있다. 조르니그는 5살 쌍둥이 여자아이들이 포함된 시리아 난민 일행을 기차역까지 태워줬다. 갓난아기와 유아를 데리고 온 젊은 난민 부부를 스웨덴 국경까지 데려다 준 가난한 70세 노인도 처벌을 받게 됐다. 덴마크는 제2차 세계대전 때 홀로코스트(나치 정권의 유대인 대학살)를 피해온 유대인들과 냉전 시절 옛 소련 지역에서 자유를 찾아 탈출한 이들을 적극 보호해줬다. 하지만 지난해 6월 총선에서 중도 우파인 자유당을 중심으로 한 우파 연합이 승리하고 극우 성향인 덴마크국민당(DPP)이 제2당이 되면서 ‘반(反)이민, 반난민 정책’이 잇따라 채택 됐다. 덴마크 의회는 난민 관련 비용을 충당하기 위해 올 초 1만 크로네(약 176만 원) 이상의 현금과 물품을 지닌 난민들로부터 귀중품을 압수할 수 있도록 하는 망명법을 통과시켰다. 이 법에 따르면 망명 신청이 받아들여지더라도 3년 이상 거주해야 고향의 가족을 불러올 수 있다. DPP의 피터 풀센 의원은 “덴마크로 오는 난민을 하나도 없도록 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캐스퍼 한센 코펜하겐대 정치학과 교수는 “덴마크 국민들 사이에서도 ‘너무 많은 난민이 오고 있고 이들을 다 도울 수는 없다’는 인식이 퍼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결혼 40주년을 기념해 아내와 미국 하와이로 여행을 떠난 70대 한국인 농부가 기내에서 요가를 하겠다며 난동을 부리다 미국 연방수사국(FBI)에 체포됐다. 지난달 30일 FBI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6일 하와이 호놀룰루 공항을 출발해 일본 나리타 공항으로 가던 유나이티드항공 여객기 탑승객 배모 씨(72)는 기내식이 제공될 때 자리에 앉지 않고 비행기 뒤쪽에서 요가와 명상을 하겠다고 고집을 부렸다. 난동이 그치지 않자 기장은 결국 호놀룰루로 회항했고 그는 공항에서 체포됐다. 배 씨의 변호인은 유치장에 구금된 그를 한국으로 보내 달라고 요청했지만 하와이법원은 기내에서 난동을 부릴 우려가 있다며 거부했다. 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미국 민주당의 유력 대선 주자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69)이 뉴욕 할렘지역의 ‘아폴로극장’에서의 연설을 앞두고 유명 미용실을 이용하다 구설수에 올랐다. 힐러리가 미용실을 이용하는 동안 수행 차량들이 거리를 막아 교통 체증을 유발한 것이다. 지난달 30일 뉴욕포스트에 따르면 힐러리는 이날 아침 뉴욕 버그도프 굿맨백화점에 있는 ‘존 배럿 살롱’에서 대표 미용사인 존 배럿에게 직접 서비스를 받았다. 그가 머리를 자르고 다듬는 동안 수행단이 타고 다니는 대형 검은색 차량 4대가 백화점 주변 도로를 막아 시민들이 불편을 겪었다. 힐러리 최측근으로 개인비서 역할을 하는 후마 애버딘(40)도 차량 근처에서 목격됐다. 이 살롱은 존 배럿에게 서비스 받을 경우 커트와 염색에 각각 600달러(약 67만 원)씩 내야 하는 고급 미용실이다. 힐러리가 얼마를 지불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소식을 들은 시민들은 눈살을 찌푸렸다. 미용실을 이용하는 동안 VIP 고객들이 사용하는 엘리베이터도 가동을 중단시켜 빈축을 샀다.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결혼 40주년을 기념해 아내와 하와이로 여행을 떠난 70대 한국인 농부가 기내에서 요가를 하겠다며 난동을 부리다 미국 연방수사국(FBI)에 체포됐다. 지난달 30일 FBI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6일 미국 하와이 호놀룰루공항을 출발해 일본 나리타공항으로 가던 유나이티드항공 탑승객 배모 씨(72)는 기내식이 제공될 때 자리에 앉지 않고 비행기 뒤쪽에서 요가와 명상을 하겠다고 고집을 부렸다. 배씨는 자리로 돌아가라고 요구하는 승무원들에게 소리를 질렀고, 아내에게도 “승무원들 편을 든다”며 고함을 지르고 그를 밀쳤다. 배씨는 자신을 말리려는 미 해병대원들을 박치기하고 깨물려고 했다. 난동이 그치지 않자 기장은 결국 호놀룰루로 회항했고 그는 공항에서 체포됐다. 배씨의 변호인은 유치장에 구금된 그를 한국으로 보내 달라고 요청했지만 하와이법원은 기내에서 난동을 부릴 우려가 있다며 거부했다. 대신 법원은 호놀룰루를 떠나지 않고 정신감정을 받는 조건으로 2만5000달러(약 2900만원)를 낼 경우 보석을 허가한다고 밝혔다. 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미국 민주당의 유력 대선 주자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69·사진)이 뉴욕 할렘지역의 ‘아폴로극장’에서의 연설을 앞두고 유명 미용실을 이용하다 구설수에 올랐다. 미용실을 이용하는 중에서 수행 차량들이 거리를 막아서 교통 체증을 유발한 것이다. 30일 뉴욕포스트에 따르면 힐러리는 이날 아침 뉴욕 버그도르프 굿맨 백화점에 있는 ‘존 배럿 살롱’에서 대표 미용사인 존 배럿에게서 직접 서비스를 받았다. 그가 머리를 자르고 다듬는 동안 수행단이 타고 다니는 대형 검은색 차량 4대가 백화점 주변 도로를 막아 시민들이 불편을 겪었다. 힐러리 최측근으로 개인비서 역할을 하는 후마 애버딘(40)도 차량 근처에서 목격됐다. 이 살롱은 존 배럿에게 서비스 받을 경우 헤어 컷과 염색에 각각 600달러(약 67만 원)씩 내야 하는 고급 미용실이다. 힐러리가 얼마를 지불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소식을 들은 시민들은 눈살을 찌푸렸다. 미용실을 이용하는 동안 VIP 고객들이 사용하는 엘리베이터도 가동을 중단시켜 빈축을 샀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건이 1993년 남편인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대통령 시절 200달러 이용료를 내고 머리를 자르느라 로스앤젤레스공항에 에어포스원(대통령전용기)을 1시간이나 대기시켰던 ‘헤어게이트(hairgate)’ 사건을 연상시킨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미국의 유명 호텔 체인인 ‘스타우드 호텔 앤드 리조트’(스타우드 호텔) 인수전에 공격적으로 뛰어든 중국 안방(安邦)보험의 불투명한 지배구조와 후진적인 경영 스타일에 글로벌 투자자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30일 월스트리트저널(WSJ)과 파이낸셜타임스(FT) 등은 안방보험이 세계적인 호텔 인수전에 뛰어든 기업에 어울리지 않는 지배구조를 갖고 있고 경영 행태를 둘러싸고도 의혹이 많다고 보도했다. 안방보험은 28일 스타우드 호텔을 현금 140억 달러(약 16조1252억 원)에 인수하겠다고 밝혀 경쟁자인 메리엇인터내셔널(인수가로 136억 달러 제안)보다 좋은 조건을 제시했다. 메리엇인터내셔널이 사 가기로 사실상 결정된 거래에 뒤늦게 뛰어들어 가격을 계속 올려놓고 있는 형국이다. 가장 큰 우려는 불투명한 기업 지배구조다. 중국을 개혁·개방으로 이끈 덩샤오핑(鄧小平)의 외손녀 사위인 우샤오후이(吳小暉·50)가 2004년 설립했고 총 30개 이상의 법인투자자들이 회사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을 제외하면 안방보험은 온통 베일에 싸여 있다. WSJ는 “안방보험의 투자자 가운데 정체가 불분명한 법인투자자들이 여러 곳 있고 지분 구조도 매우 복잡하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안방보험에 투자한 것으로 알려진 법인 일부는 아예 연락이 안 되고 일부 법인은 “안방보험과 아무 관계가 없다”며 투자 사실을 부인하기도 했다는 것이다. 안방보험은 ‘글로벌 경영을 지향한다’는 모토 아래 2014년 이후 △미국 월도프 애스토리아 호텔 △네덜란드 보험사 피밧 △한국 동양생명 △벨기에 델타로이드은행 등 세계의 주요 기업을 잇따라 인수해 왔지만 경영 스타일은 글로벌 스탠더드에 크게 못 미친다는 지적이 나온다. 중국 내에서도 안방보험의 공격적인 경영과 불투명한 지배구조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중국의 보험전문 컨설팅회사인 ‘인핸스’의 샘 라드완 파트너는 FT에 “우 회장이 언제 터질지 모르는 원자폭탄을 만들고 있다”고 평가했다. 안방보험이 덩샤오핑의 외손녀 사위가 세운 회사라는 정치적 후광 때문에 고속 성장할 수 있었던 게 아니냐는 뒷말도 무성하다.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영국 왕실의 ‘신참’인 캐서린 세손빈(34)은 왕실 ‘고참’들로부터 “너무 오래 이야기한다”는 놀림을 당할 때가 있다. 왕실 인사들이 일반 시민들과 대화를 나누는 행사가 있을 때다. 캐서린 세손빈이 아직 왕실 행사 경험이 부족해 다른 왕실 사람들처럼 능숙하게 대화 시간을 조절하지 못한다는 뜻이다. 캐서린 세손빈의 남편인 윌리엄 왕세손(34)은 처음 참석했던 외교 만찬장에서 두 나라의 이름을 혼동해 어려움을 겪었다. 당시 윌리엄 왕세손은 어쩔 줄 몰라 하며 당황했다고 한다. 영국 민영방송 ITV가 다음 달 21일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90번째 생일을 앞두고 27일 방영한 다큐멘터리 ‘90세가 된 우리 여왕’에 나오는 내용이다. BBC는 다큐에 포함돼 있거나 다큐 제작 과정에서 알려진 소소한 이야깃거리들을 28일 보도했다. 윌리엄 왕세손 부부의 아들인 조지 왕자(3)는 증조할머니인 여왕을 ‘갠갠(Gan, Gan)’이라고 부른다. 영어식으로 할머니(Grandmother)를 짧게 부르는 표현인 ‘그랜(Gran)’을 아직 정확하게 발음하지 못하는 것이다. 다큐 주인공인 여왕의 사소한 습관도 소개됐다. 여왕은 의자에 앉을 때 보통 사람들처럼 핸드백을 등 뒤에 놓아둔다. 대화할 때는 일반인들이 쓰는 속어를 즐겨 쓰기도 한다. 이 밖에도 다큐에는 왕실에 관한 깨알 같은 정보들이 담겼다. 왕실의 별궁인 밸모럴 성에는 ‘여왕이어서 좋다’는 문구가 새겨진 쿠션과 아일랜드 작가 윌리엄 트레버의 소설이 있다. 왕실이 주최하는 국빈만찬 때 쓰는 숟가락 칼 포크 등은 행사가 열리기 두 달 전부터 닦기 시작한다. 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9월에 문을 여는 미국 워싱턴의 ‘내셔널 아프리칸-아메리칸 역사문화박물관(흑인박물관)’의 전시 내용을 둘러싸고 논란이 일고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27일 보도했다. 성폭행 혐의로 고소된 흑인 스타 코미디언 빌 코스비(79)가 특별전시 무대에 올라 피해 여성들이 반발하고 있다. 최초의 흑인 대통령으로 현직인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 대해선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간단하게 언급해 균형을 잃었다는 지적도 나온다. 코스비는 1980, 90년대 인기 시트콤인 ‘더 코스비 쇼’에서 따뜻한 아버지 연기를 선보였고, 사회공헌 활동도 활발해 ‘국민 아빠’로 불렸다. 하지만 지난해 7월 슈퍼모델 출신인 재니스 디킨슨을 포함해 여성 46명이 코스비를 성폭행 또는 성추행 혐의로 고소하면서 그의 이미지는 하루아침에 곤두박질쳤다. 흑인박물관은 유명 연예인 특별전시 코너 ‘무대 위에 오르다’에서 방송계를 개척한 대표적인 흑인 연예인으로 코스비를 소개하기로 했다. 이곳에는 ‘미국에서 가장 많은 사랑을 받은 TV쇼(더 코스비 쇼)’란 문구와 함께 코스비의 방송 활동과 관련된 책과 영상물, 후원활동 기록 등이 전시된다. 캐슬린 켄드릭 큐레이터는 “20세기 흑인 방송인 가운데 코스비만큼 큰 영향을 남긴 사람을 찾기 힘들다”며 “코스비가 미국 연예계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성폭행 혐의와는 별도로 충분히 평가받을 만한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코스비를 성폭행 혐의로 고소한 크리스티나 룰리 씨는 “코스비가 흑인박물관에서 기념할 만한 사람이라고 생각하지 않지만 그의 성과를 소개한다면 혐의도 언급해야 한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오바마 대통령에 대한 전시 비중이 낮은 것도 논란거리다. 오바마 대통령과 관련된 내용은 2000∼2015년 발생한 주요 변화 부문에 달랑 진열장 한 개로 전시된다. 로니 번치 3세 흑인박물관장은 “시카고에 설립될 예정인 ‘오바마 대통령 도서관’에서 충분히 다룰 것이기 때문에 이곳에선 소개만 했다”고 설명했다. 또 미셸 윌킨슨 큐레이터는 “오바마 대통령 퇴임 후 박물관을 찾는 사람들에게 다음 흑인 대통령에 대해 생각하고, 또 다른 흑인 대통령을 어떻게 만들 것인지 생각하게 하려는 시도”라며 짧게 소개한 이유를 댔다. 그러나 국민 세금으로 지어지는 박물관인데 현직 대통령을 너무 홀대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없지 않다. 백악관에서 지근거리로 미국 수도 한복판에 세워지는 흑인박물관은 워싱턴 방문객들이 즐겨 찾는 자연사박물관 근처에 위치하고 있어 명소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 백악관 측은 이에 대해 특별한 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다. 이 밖에도 노예제도 당시의 참상과 흑백분리 정책 과정에서 희생된 사람들이 처참하게 숨진 모습 등을 어느 정도 수위로 보여줘야 하느냐를 놓고도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흑인박물관은 오바마 대통령의 상원의원(일리노이) 시절인 2003년 건립이 결정됐다. 총 5억4000만 달러(약 6300억 원)가 들어가는 건립비용 중 절반은 연방기금, 나머지는 민간의 기부금으로 충당한다. 흑인 역사와 관련한 수장품 규모는 3만5000점이며, 이 중 약 3000점을 전시한다.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가 야심 차게 개발해 23일(현지 시간) 선보였던 인공지능(AI) 채팅 로봇 ‘테이(Tay·사진)’의 가동을 하루 만에 중단했다. ‘히틀러가 옳았다’와 ‘유대인이 싫다’ 같은 인종차별적 발언을 내뱉었기 때문이다. 24일 AP통신과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MS는 테이가 자주 인종차별과 소수자 비하 관련 발언을 해 서비스를 중단하고 관련 기술을 보완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이용자들과의 대화를 위해 제작된 실험용 채팅 로봇인 테이는 사람들과의 대화를 통해 대화 패턴을 학습하고 말을 한다. SNS를 활발하게 사용하는 18∼24세 이용자들을 겨냥했다. 구글이 개발한 AI로 최근 이세돌 9단과 바둑 대전을 벌여 ‘4승 1패’로 승리한 ‘알파고’처럼 신경망 기술을 기반으로 제작됐다. MS는 일부 사람들이 의도를 가지고 테이에게 사회적으로 부적절한 말을 주입한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극우 성향의 백인 우월주의자들이 많이 모이는 인터넷 익명 게시판에는 ‘테이가 인종차별을 담은 발언을 하게 만들자’는 내용의 글들이 올라온 것으로 전해졌다. MS 측은 “안타깝게도 일부 사용자가 테이의 학습 능력을 악용해 부적절한 표현을 하도록 유도했다”고 이용자들을 비판했다. 그러나 과학계에서는 AI가 아직 가야 할 길이 많이 남아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라는 반응이 나온다. 채팅로봇 전문가인 캐럴라인 신더스는 “AI는 입력되는 것을 통해 배운다”며 “테이는 (AI가) 얼마나 끊임없는 관리가 필요한지를 보여주는 사례”라고 말했다.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의 재무 담당 최고 책임자 역할을 해왔고, 조직 내 ‘2인자’로 여겨져 온 아브드 알 라흐만 무스타파 알 카두리가 미군의 공습으로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25일(현지 시간) CNN과 뉴욕타임스(NYT) 등 주요 외신들에 따르면 애슈턴 카터 미 국방부 장관은 워싱턴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IS의 재무장관인 카두리가 공습으로 최근 사망했다”며 “우리는 조직적으로 IS의 각료(핵심 지도층)들을 제거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 국방부에 따르면 카두리는 ‘하지 이맘’이라는 가명도 써 왔고, 2004년 테러 조직인 알 카에다에 가입했다. IS에는 2012년 가입했고 그동안 발생한 주요 테러들을 기획하는데 직·간접적으로 개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22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발생한 테러를 기획하는 과정에 카두리가 참여했는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미 국방부는 최근 IS 핵심 지도층에 대한 공격이 효율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것을 강조했다. 카터 장관은 “IS와 싸우는 과정에서 (IS를) 더 자세히 알아가고 있고, 이들을 무찌르는데도 탄력이 붙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달 초 IS의 ‘전쟁장관’ 혹은 ‘국방장관’으로 불려운 오마르 알 시샤니가 미군의 공습으로 크게 다쳐 치료를 받던 중 사망했다. 또 1월에는 이라크 IS의 총사령관인 아시 알리 무함마드 나세르 알 오베이디가 이라크군의 공습으로 사망했다. 지난해 말에도 IS의 대변인인 아부 무함마드 알 아드나니가 역시 이라크군의 공습으로 중상을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이세형기자 turtle@donga.com}

맥도널드와 KFC 같은 글로벌 기업들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중국 패스트푸드 시장에 현지 업체의 ‘오리 버거’(사진)가 도전장을 내밀었다. 고급 북경오리 전문점인 ‘다둥(大董)’이 지난해 10월 베이징 중심가에 문을 연 패스트푸드 식당은 직장인들을 중심으로 인기를 끌고 있으며, 다둥은 상하이와 광저우에도 체인점을 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CNN이 23일 보도했다. 다둥 패스트푸드의 주 메뉴는 베이징 식으로 바삭하게 튀긴 오리 껍질과 살코기에 상추, 토마토, 양파, 오이를 얹고 자두소스를 바른 오리 버거다. 가격은 탄산음료와 감자튀김을 포함한 세트 메뉴가 31위안(약 5550원)으로 같은 규격의 빅맥 세트와 비슷하다. 다둥은 또 스파게티 면으로 만든 자장면 같은 퓨전 요리도 팔고 있다. 취안쥐더(全聚德)와 함께 유명 북경오리 식당으로 꼽히는 다둥이 패스트푸드 시장에 관심을 기울이는 이유는 젊은 세대가 패스트푸드를 선호하기 때문이다. 중국에선 전통적으로 자국 음식에 대한 자부심이 강하지만 해외 문화에 익숙한 사람이 늘면서 외국의 대중적인 음식에 대한 관심과 선호도도 높아지고 있다. 고재연 경희대 외식경영학과 교수는 “(다둥 같은) 유명 고급 음식점이 ‘세컨드 브랜드’로 내세우는 패스트푸드 음식점은 고급 문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서민층에게서 특히 큰 인기를 끌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