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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대만과 무역투자기본협정(TIFA)을 맺기 위한 고위급 대화를 10일 시작했다. 이는 미국이 국제사회에서 대만을 정식 국가로 인정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중국은 그간 ‘하나의 중국’(중국은 대만과 나뉠 수 없는 하나다) 원칙을 주장하며 “레드라인(Red line)을 넘지 말라”고 수차 경고했지만, 미국이 사실상 이를 무시해 중국의 거센 반발이 예상된다. 이날 미국 미국무역대표부(USTR)은 캐서린 타이 대표(47)가 대만 최고 무역대표인 존 덩 장관과 화상회담을 열었다고 발표했다. 타이 대표는 미국-대만 간 무역투자의 중요성을 강조했고 양측은 몇 주 안에 제11차 TIFA 협의회를 열기로 약속했다고 밝혔다. 앞서 7일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도 미 하원 외교위원회 청문회에서 대만과의 회담 계획을 공개했다. TIFA는 국가 간 무역 거래에서 투자를 활성화하자는 협정으로 자유무역협정(FTA)의 전 단계로 평가된다. 1992년 당시 칼라 힐스 USTR 대표가 대만을 방문했을 때 양국의 논의가 처음 이뤄졌고 1994년부터 협상이 진행됐다. 이후 대화는 중단과 재개를 거듭하다 전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때 미국은 중국과의 무역 협상에 주력하겠다면서 대만과의 논의를 중단했다. 협상을 재개한 조 바이든 미 행정부는 최근 대중(對中) 견제와 이를 위한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강화에 힘을 쏟고 있다. 세계 1위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기업 TSMC를 보유한 대만은 미국에서도 중요 국가로 급부상하고 있다. 대만 역시 중국과 대립하는 관계지만 경제적으로 수출, 수입 모두 중국에 가장 크게 의존하는 처지여서 미국과의 무역 강화가 절실하다. 타이 대표는 대만 출신 이민자 부모에게서 태어난 대만계 미국인이다. ‘벨벳 장갑 안의 강철 주먹’으로 불리는 타이 대표는 바이든 행정부 내에서도 대표적인 ‘대중 강경파’로 꼽힌다. 그는 USTR 대표가 된 뒤 “중국에 대한 관세 폭탄을 철회하지 않겠다”고 했다. 앞서 8일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미국은 ‘하나의 중국’ 원칙에 따라 대만과의 어떠한 공식 왕래도 즉각 중단해야 한다. 대만 독립 분열 세력에 잘못된 신호를 보내지 말라”고 주장했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자기장을 이용해 인체의 단층 영상을 찍을 수 있는 의료기기인 자기공명영상(MRI) 장치를 개발해 노벨화학상을 받은 리하르트 에른스트 박사(사진)가 4일(현지 시간) 별세한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향년 88세. 9일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에른스트 박사가 그의 고향인 스위스 취리히의 공업도시 빈터투어에서 사망했고 사망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고 전했다. 1933년 8월 14일 태어난 에른스트 박사는 13살 때 공학자인 삼촌의 권유로 화학에 관심을 가졌다. 이후 스위스취리히연방공과대(ETH Zurich)를 졸업한 뒤 1962년 MRI의 토대가 된 ‘핵자기 공명(NMR)’ 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1970년에는 2차원 영상을 찍을 수 있는 의료기기를 만들었고 이후 3차원 영상을 구현하는 데에도 성공해 MRI의 발명으로 이어졌다. 이 공로로 그는 1991년 노벨화학상, 울프 화학상, 호위츠상 등을 수상했다. 그는 생전 “나는 집에서 실험을 하다 폭발을 일으켜 부모님을 놀라게 하기도 했다. 당신의 아이들이 마음껏 실험을 하도록 하라”고 했다. 유가족은 아내와 세 자녀가 있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미국이 대만과 무역투자기본협정(TIFA)을 맺기 위한 고위급 대화를 본격 추진하고 나섰다고 9일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이는 미국이 국제사회에서 대만을 정식 국가로 인정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미중 갈등이 고조되는 가운데 중국의 ‘하나의 중국(중국과 대만은 나뉠 수 없는 하나다)’ 원칙을 미국이 정면으로 들이받은 것이어서 중국의 거센 반발이 예상된다. 이날 WSJ에 따르면 캐서린 타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47)는 10일 대만 고위 관료와 TIFA 관련 협상을 위한 대화를 시작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7일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도 “조만간 대만과 어떤 형태의 합의에 관한 대화를 할 것”이라며 미 하원 외교위원회 청문회에서 회담 계획을 공개했다. TIFA는 국가 간 무역거래에서 투자를 활성화하자는 협정으로 자유무역협정(FTA)의 전 단계로 평가된다. 1992년 당시 칼라 힐즈 USTR 대표가 대만을 방문했을 때 양국의 논의가 처음 이뤄졌고 1994년부터 협상이 진행됐다. 이후 대화는 중단과 재개를 거듭하다 전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때 미국은 중국과의 무역 협상에 주력하겠다면서 대만과의 논의를 중단했다. 협상을 재개한 조 바이든 행정부는 최근 대중(對中) 견제와 이를 위한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강화에 힘을 쏟고 있다. 세계 1위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기업 TSMC를 보유한 대만은 미국에서도 중요 국가로 급부상하고 있다. 대만 역시 중국과 대립하는 관계지만 경제적으로 수출, 수입 모두 중국에 가장 크게 의존하는 처지어서 미국과의 무역 강화가 절실하다. 타이 대표는 대만 출신 이민자 부모에게서 태어난 대만계 미국인이다. ‘벨벳 장갑 안의 강철 주먹’으로 불리는 타이 대표는 바이든 행정부 내에서도 대표적인 ‘대중 강경파’로 꼽힌다. 그는 USTR 대표가 된 뒤 “중국에 대한 관세 폭탄을 철회하지 않겠다”고 했다. 앞서 8일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미국은 ‘하나의 중국’ 원칙에 따라 대만과의 어떠한 공식 왕래도 즉각 중단해야 한다. 대만 독립 분열세력에 잘못된 신호를 보내지 말라”고 주장했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세계 1위 부자인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와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등 수백조 원대 자산을 가진 부자들이 평범한 미국인보다 훨씬 낮은 소득세율을 적용받아 절세 효과를 누린 것으로 드러났다. 조세 제도가 부유층에 유리하게 설계됐다는 비판이 쏟아지는가 하면 ‘자산이 많다고 소득도 많은 것은 아니다’는 반론이 나오면서 논쟁이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8일 미국 탐사보도매체 프로퍼블리카는 미 국세청(IRS)의 비공개 자료를 입수해 분석한 결과 2014∼2018년의 5년간 미국 최상위 부자 25명의 자산이 총 4010억 달러(약 447조 원) 증가했다고 보도했다. 같은 기간 이들이 낸 연방소득세는 136억 달러(약 15조1600억 원), 실제 세율은 3.4%였다. 연봉 7만 달러(약 7800만 원)인 미국 중위소득 가정의 실세율이 평균 14%인 것과 비교하면 매우 낮다. 베이조스는 5년간 990억 달러(약 110조 원)의 자산을 불렸다. 이 기간 그가 낸 연방소득세는 9억7300만 달러(약 1조849억 원), 실세율은 0.98%에 불과했다. 머스크는 139억 달러(약 15조5000억 원)를 불렸으나 연방소득세는 4억5500만 달러(약 5073억 원·실세율 3.27%)만 냈다. ‘오마하의 현인’으로 불리는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은 자산이 243억 달러(약 28조900억 원) 늘어나는 동안 연방소득세는 2370만 달러(약 264억 원·실세율 0.1%)만 냈다. 특히 베이조스는 2007년과 2011년, 머스크는 2018년 연방소득세를 한 푼도 내지 않았다. 억만장자 투자자 조지 소로스, ‘기업 사냥꾼’으로 불리는 헤지펀드 투자자 칼 아이컨도 투자 손실과 대출 이자 등을 이유로 세금 공제를 받아 연방소득세를 적게 납부했다. 부자들은 어떻게 낮은 세율을 적용 받았을까. 이들의 자산이 불어난 첫째 요인은 보유 주식의 가치 상승이다. 미국은 ‘수익이 실현될 때만 소득이 발생한다’는 조세 원칙을 유지하고 있다. 베이조스는 아마존의 주식이 급등하며 2006∼2018년 자산이 1270억 달러 늘었지만, 이 주식을 팔아 현금으로 쥐지 않는 한 이에 대해 소득세를 매길 수 없다. 대출을 이용한 사례도 있었다. 미국은 은행에서 대출을 받으면 나중에 이를 갚아야 한다고 계산해 세금을 매길 때 그만큼 차감한다. 머스크는 테슬라 주식 577억 달러어치를 담보로 대출을 받아 세금을 줄였다. 비판이 커지자 ‘억울하다’는 반론도 나온다. 아이컨은 “소득세는 소득세라고 이름을 붙인 이유가 있다. 가난하든 부유하든 소득이 없다면 세금을 내지 않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보유한 자산에 세금을 따로 매기는 것과는 별개로, 소득이 없거나 손해를 봤는데 소득세를 내라는 것은 맞지 않다는 주장이다. 현재 미 의회에서는 민주당 소속인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 등이 소득뿐 아니라 자산에 대해서도 세금을 부과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워런 의원은 이번 보도에 대해 “이제는 미국의 부자들이 공정한 세금을 내도록 할 때”라고 말했다. 파장은 큰 분위기다. IRS는 해당 문서의 유출 경위를 조사하겠다고 나섰고,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기밀정보를 부적절하게 공개한 것”이라고 말했다. 머스크와 베이조스는 이번 보도에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버핏은 “자산의 99% 이상을 납세와 자선활동에 쓸 것”이라고 해명했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현대자동차 영국법인이 수소연료전지자동차(FCEV) 넥쏘의 공기정화 효과를 과대 광고했다며 영국 광고심의국(ASA)으로부터 광고를 중단하라는 결정을 받았다. 전문가들은 수소차가 매연가스를 배출하지는 않지만 타이어 등 소모품이 닳으면서 미세한 유해물질이 공기 중으로 배출된다고 지적했다. 9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ASA는 이날 현대차가 온라인 홈페이지에서 넥쏘의 공기정화 효과를 홍보하는 광고를 게재하지 말아야 한다고 결정했다. ASA는 결정문에서 “현대차의 광고는 소비자들로 하여금 수소차가 환경에 미치는 악영향이 무시해도 될 정도로 미미하고, 공기 중 유해물질을 정화시키며, 아무런 유해물질을 배출하지 않는다고 이해하게 할 여지가 크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넥쏘는 기존 가솔린이나 디젤 등 내연기관차처럼 배기가스를 방출하지는 않지만 브레이크, 타이어 등 소모품이 마모되면서 미세물질이 배출된다”고 이유를 밝혔다. ASA는 해당 광고를 다시는 게재하지 말 것을 명령했다. 블룸버그는 수소차가 유해물질 배출을 완전히 없애지는 못한다는 점을 상시키기는 결정이라고 전했다. 블룸버그는 전문가 그룹을 인용해 “도로교통으로 인한 대기오염의 절반 이상은 자동차 브레이크와 타이어가 닳고, 노면이 마모되면서 발생하는 입자로 인한 것”이라고 보도했다. 공기정화필터를 장착한 넥쏘는 운행 중 공기를 흡수해 미세물질을 걸러낸 뒤 수증기를 배출한다. 유해가스가 발생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하지만 기존 차와 똑같이 타이어, 브레이크 등 소모품을 사용하기 때문에 이로 인한 유해 물질 발생은 차단할 수 없다. 블룸버그는 이로 인한 대기오염 비중이 매우 크다고 지적했다. 앞서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2030년부터 영국에서 내연기관 신차 판매를 중단하겠다고 발표했다. 2035년부터는 모든 신차를 전기차로 대체하겠다고 덧붙였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가상화폐 옹호론자가 이끄는 미국 소프트웨어 기업이 비트코인을 사들이기 위해 4000억 원이 넘는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하겠다고 예고했다. 이 회사는 이전에도 회사채를 발행해 비트코인을 매입했다가 손실을 입었다. 7일 미국 경제지 포브스에 따르면 나스닥 상장 소프트웨어 기업인 마이크로스트래티지는 기관투자가들을 대상으로 총 4억 달러(약 4457억 원)에 이르는 회사채를 발행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발행 목적을 ‘비트코인 매입을 위한 자금 조달’이라고 명시했다. 이 회사는 2월에도 비트코인을 매입하려 10억5000만 달러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했고, 지난해에도 같은 이유로 16억 달러에 이르는 회사채를 발행했다. 미 증권거래위원회(SEC) 공시 자료에 따르면 이 회사는 기존에 보유한 비트코인 가격이 하락해 올해 2분기(4∼6월)에만 최소 2억8450만 달러(약 3170억 원)의 손실을 냈다. 마이크로스트래티지는 5월 중순 기준으로 9만2079개의 비트코인을 갖고 있어 전 세계 기업 가운데 비트코인을 가장 많이 보유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때 비트코인 가격이 급등하며 회사의 비트코인 평가액이 50억 달러(약 5조5750억 원)를 넘었지만 최근에 코인 가격이 하락하면서 평가액도 34억 달러 수준으로 떨어졌다. 회사 주가는 올 2월 주당 1034달러까지 올랐다가 현재 470달러 아래로 떨어졌다. 이 회사 설립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마이클 세일러는 열혈 비트코인 옹호론자다. 그는 지난해 7월 비트코인 매입 계획을 처음 밝혔고 올 4월에는 “비트코인 시가총액이 거대 빅테크 기업들을 쉽게 넘어설 것”, “비트코인 시총이 100조 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주장했다. 본업은 기업용 소프트웨어 판매지만 비트코인 투자로 더 주목을 받고 있다. 세일러는 ‘비트코인 이즈 호프(Bitcoin is Hope·비트코인이 희망이다)’라는 이름의 사이트도 운영 중이다. 각국 금융당국이 본격적으로 가상화폐 규제에 나서며 코인 가격이 하락하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기업 인수 등 본업의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투자 대신 변동성이 큰 자산에 대한 투기 목적으로 회사채가 발행된다며 경고에 나섰다. 씨티그룹은 4월 투자보고서에서 “마이크로스트래티지가 채권을 발행하는 것은 매우 공격적이고 투자자들이 거래를 끊는 이유가 될 수 있다”며 “이 회사 주식을 팔라”고 했다. 투자회사 컴벌랜드 어드바이저스의 데이비드 코톡 최고투자책임자는 “이 같은 투자는 ‘투기’”라고 비판했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가상화폐 옹호론자가 이끄는 미국 소프트웨어 기업이 비트코인을 사들이기 위해 4000억 원이 넘는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하겠다고 예고했다. 이 회사는 이전에도 회사채를 발행해 비트코인을 매입했다가 손실을 입었다. 7일 미국 경제지 포브스에 따르면 나스닥 상장 소프트웨어 기업인 마이크로스트래티지는 기관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총 4억 달러(약 4457억 원)에 이르는 회사채를 발행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발행 목적을 ‘비트코인 매입을 위한 자금 조달’이라고 명시했다. 이 회사는 2월에도 비트코인을 매입하려 10억5000만 달러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했고, 지난해에도 같은 이유로 16억 달러에 이르는 회사채를 발행했다. 미 증권거래위원회(SEC) 공시 자료에 따르면 이 회사는 기존에 보유한 비트코인 가격이 하락해 올해 2분기(4~6월)에만 최소 2억8450만 달러(약 3170억 원)의 손실을 냈다. 3분기 손실도 2억8450만 달러(약 31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마이크로스트래티지는 5월 중순 기준으로 9만2079개의 비트코인을 갖고 있어 전 세계 기업 가운데 비트코인을 가장 많이 보유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때 비트코인 가격이 급등하며 회사의 비트코인 평가액이 50억 달러(약 5조5750억 원)를 넘었지만 최근에 코인 가격이 하락하면서 평가액도 34억 달러 수준으로 떨어졌다. 회사 주가는 올 2월 주당 1034달러까지 올랐다가 현재 470달러 아래로 떨어졌다. 이 회사 설립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마이클 세일러는 열혈 비트코인 옹호론자다. 그는 지난해 7월 비트코인 매입 계획을 처음 밝혔고 올 4월에는 “비트코인 시가총액이 거대 빅테크 기업들을 쉽게 넘어설 것”, “비트코인 시총이 100조 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주장했다. 본업은 기업용 소프트웨어 판매지만 비트코인 투자로 더 주목을 받고 있다. 세일러는 ‘비트코인 이즈 호프(Bitcoin is Hope·비트코인이 희망이다)’라는 이름의 사이트도 운영 중이다. 각국 금융당국이 본격적으로 가상화폐 규제에 나서며 코인 가격이 하락하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기업 인수 등 본업의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투자 대신 변동성이 큰 자산에 대한 투기 목적으로 회사채가 발행된다며 경고에 나섰다. 씨티그룹은 4월 투자보고서에서 “마이크로스트레티지가 채권을 발행하는 것은 매우 공격적이고 투자자들이 거래를 끊는 이유가 될 수 있다”며 “이 회사 주식을 팔라”고 했다. 투자회사 컴버랜드 어드바이저스의 데이비드 코톡 최고투자책임자는 “이 같은 투자는 ‘투기’”라고 비판했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펜데믹(대유행) 이후에도 기업은 왜 재택근무를 마다하고 출근을 고집하는가.’ 8일 영국 BBC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재택근무에 돌입했던 전 세계 기업들이 최근 다시 직원들에게 출근을 요구하는 이유를 분석했다. BBC는 기업들이 업무 효율이나 생산성과는 무관한 이유로 일명 ‘출근주의’를 고집한다고 지적하며 변화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이날 BBC는 “업무 효율이나 생산성 측면에서는 사무실에서 오랜 시간을 보낼 필요가 없다는 것을 펜데믹이 가르쳐줬다”고 전했다. 그럼에도 여전히 출근이 중시되고 있다면서 이를 ‘프레젠티즘’, 일명 ‘출근주의’라고 했다. 이를 ‘아무리 비(非)생산적이어도 그와 무관하게 회사에 헌신적으로 보이기 위해 육체적으로 출근하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펜데믹 사태 전에 영국에서 실시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근로자의 80%는 회사에 출근 주의가 존재한다고 답했다. 이달 3일 미국 애플의 팀 쿡 최고경영자(CEO)는 9월부터 주 3일 회사로 출근하는 근무 체제를 도입하겠다고 했다가 직원들의 반발에 부딪혔다. 애플은 펜데믹 사태 이후 집에서 일하는 원격근무를 시행해왔다. 미국 백악관도 내달부터 재택근무를 해지하고 대면 업무체제로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구글은 전체 직원의 20%는 집에서, 20%는 자기 부서가 아닌 다른 지역의 사무실에서 근무할 수 있도록 했다. 나머지 60%는 회사로 출근해야 한다. 백신 접종이 빠르게 이뤄지며 일상이 회복되기 시작하자 기업들도 재택근무를 철회하겠다는 것이다. BBC는 출근주의가 아픈 직원들을 무리하게 사무실로 나오게 만들고 과로로 이어지는 유해한 환경을 만든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중요한 것은 책상이나 컴퓨터 앞에 매여 있는 시간이 아니라 생산성이라는 것을 다들 알고 있지만, 수년 째 이런 논쟁이 계속되고 있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관리자’로 일컬어지는 직장 상사들이 출근주의를 고집하는 이유를 다양한 측면에서 분석했다. 브랜디 아벤 미국 카네기멜론대 테퍼경영대학원 교수는 “출근주의는 일찍 출근하고 늦게 퇴근할 시간이 있는 사람들에게 주로 유리하다”고 했다. 관리자 자신이 회사에서 보낼 수 있는 시간이 많은 경우 직원들에게도 이를 요구한다는 것이다. 리 톰슨 미국 노스웨스턴대 켈로그경영대학원 교수는 출근주의의 배경으로 ‘단순 노출효과’를 들었다. 사무실에서 자주 얼굴을 보고 대화를 나누면 친해진다는 것이다. 그는 “더 자주 출근하는 직원에게 회사가 감사하게 된다”면서 “이는 ‘후광 효과’로 이어진다”고 했다. 직원이 커피를 가져다주거나 주말 안부를 물어보면 그를 ‘달콤한 사람’, 즉 좋은 사람으로 여기게 된다는 것이다. 또 이는 승진이나 기타 혜택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출근이 사라지지 않는다는 분석이다. 스콧 소넨션 미국 라이스대 존스경영대학원 교수는 “관리자들은 측정 가능한 업무 성과보다는 직원이 책상에 앉아있는 한 생산성 있는 일을 하고 있다고 여기는 경향이 있다”고 했다. BBC는 기업들이 ‘마지막으로 퇴근하는 사람’이나 ‘새벽에도 e메일에 응답하는 직원’을 선호하는 일을 그만두고, 이젠 생산성을 측정할 수 있는 명확한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우리는 이 제품이 지침에 따라 사용됐을 때 안전하다고 생각한다.” 전 세계에서 잇단 영아 사망사건을 일으킨 ‘피셔프라이스(Fisher-Price) 아기 침대(바운서)’의 책임을 묻기 위한 청문회가 미 하원의회에서 열렸다. 사측은 제품의 안전성에 문제가 없다며 책임을 회피하는 듯한 발언으로 일관했고, 의원들은 “기업의 도덕성이 부족하다”며 질책했다. 8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전날(7일) 미 하원의회에서는 유명 유아용품 제조기업 피셔프라이스에 대한 청문회가 열렸다. 이 기업의 ‘록앤플레이 인클라인드 슬리퍼(Rock ’n Play inclined sleeper)‘ 아기침대는 일명 ’죽음의 요람‘ 사건으로 불리는 영아 연쇄 사망사건을 일으켰고 2019년 시장에서 퇴출됐다. 의원들은 제품 제조 과정에서 기업이 안전에 관한 연구를 게을리 했다며 비판을 쏟아냈다. 이날 청문회에 출석한 사측은 책임을 회피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 피셔프라이스의 모기업인 메텔의 이논 크라이즈 최고경영자(CEO)는 의회의 지적에도 불구하고 해당 침대가 위험하다는 것을 부인하며 “우리는 이 제품이 지침에 따라 사용됐을 때 안전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발언을 들은 하원의원들은 분개했다. 존 사르벤스 의원은 “영아 사망의 책임을 부모 탓으로 돌리는 것 아닌지 의심된다”고 비판했다. 라자 크리쉬나무시 의원은 “이 기업의 도덕성 부족은 충격적”이라고 지적했다. 펫 팔콘 의원은 “판매를 지속하기로 한 결정은 도덕적인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데비 와저맨 슐츠 의원은 “안전에 관한 연구가 얼마나 부실하게 이뤄졌는지를 안다면 부모들은 절대 그 침대를 사지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현재 판매 중인 피셔프라이스의 다른 제품에 대한 문제 제기도 있었다. 케이티 포터 의원은 피셔프라이스의 다른 침대 제품인 ’스위트 스너거퍼피 드림스 디럭스 바운서‘의 광고를 예로 들었다. 이 제품은 사망사고를 일으킨 문제 제품과 비슷하게 ’기울어진 침대‘처럼 생겼지만 제품설명에는 ’장시간 수면을 위한 제품이 아니다‘고 써있다. 포터 의원은 이로 인해 소비자들은 혼란을 겪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당신은 아기들이 꿈을 꿀 수 있는 제품, 즉 수면을 위한 제품으로 광고한다. 하지만 아기들이 그 안에서 잠드는 것은 결코 안전하지 않다”고 비판했다. 현재 록앤플레이 제품은 리콜이 진행 중이다. WP는 “리콜이 진행되는 동안 이 제품을 시장 출시 상태로 유지하기로 결정한 사측의 결정에도 의회의 비판이 쏟아졌다”고 전했다. WP에 따르면 록앤플레이 침대는 아기가 비스듬한 경사면에 누운 채 잠을 자도록 설계된 최초의 제품이다. 피셔프라이스의 유명세 덕에 전 세계적으로 500만 개가 팔려나갔다. 하지만 사측이 애초 유아 수면에 대한 잘못된 전제를 바탕으로 제품을 개발했고, 안전여부에 대한 임상연구는 존재하지도 않았다고 WP는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사측은 제품개발 당시 소아과 의사의 조언을 구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나중에 의사 면허를 상실한 가정의학과 의사 한 명과 상담했을 뿐이라고 덧붙였다. WP는 “아기들이 계속 숨졌지만 피셔프라이스는 이 인기 있는 침대를 계속 팔았다”고 비판했다. 2019년 이 침대가 시장에서 퇴출됐을 당시 관련 사고로 사망한 아기는 30명이 넘었다. 이후 그 숫자는 90명 이상으로 늘었다. 사망한 아기들은 침대에 누워있는 동안 몸을 뒤틀어 뒤집으며 질식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소아과협회는 록앤플레이가 판매되기 전 15년 이상 ’아기는 단단하고 평평한 표면에서 등을 대고 자야 안전하다‘고 권고해왔다. 지난주 미국 소비자제품안전위원회(CPSC)는 록앤플레이처럼 비스듬한 경사 형태의 모든 유아 침대 판매를 금지한다고 의결했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세계 최대 명품업체인 프랑스 루이뷔통모에에네시(LVMH), 프랑스 화장품기업 로레알, 일본 소니 등 각국의 간판 대기업들이 한때 세계에서 가장 기업 하기 좋은 곳이자 ‘아시아의 허브(hub·중심지)’로 불렸던 홍콩을 속속 떠나고 있다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6일 보도했다. 날로 강화되는 중국 개입과 이로 인한 불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등이 겹친 결과라고 진단했다. 노스페이스, 반스 등 유명 스포츠 브랜드를 보유한 미국 VF코퍼레이션은 올해 1월 25년간 운영했던 홍콩 사무소를 폐쇄했다. 그간 홍콩에서 중국 영업 및 마케팅을 담당했던 인력은 중국 상하이로 이동시켰다. 최근 소니 인터랙티브 엔터테인먼트 또한 경영진 일부를 홍콩에서 싱가포르로 보냈다. LVMH와 로레알도 홍콩 직원을 다른 지역으로 재배치하기로 했다. 한국 네이버는 고객 개인정보 등 백업 데이터를 보관하는 국가를 홍콩에서 싱가포르로 바꿨다. 미국 페이스북과 구글 역시 미국과 홍콩을 해저 데이터 케이블로 연결하려던 계획을 접었다. 세계적 유명 기업이 빠져나간 자리는 중국 본토 기업이 속속 채우고 있다. 최근 12개월간 중국 기업 63곳이 홍콩에 새 본사와 사무실을 열었다. 같은 기간 미국 기업 45곳은 홍콩 사무소 및 지역 본사를 폐쇄했다. WSJ는 최근 홍콩의 업무용 사무실 공실률(비어 있는 비율)이 15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며 이 중 80% 이상이 글로벌 기업이 홍콩을 떠나며 발생한 공실이라고 전했다. 홍콩 내에서는 홍콩 범죄자를 중국 본토로 송환할 수 있도록 하는 송환법에 대한 반대 시위가 대규모 반중 시위로 번진 2019년부터 홍콩 사무소를 닫거나 직원들을 다른 곳으로 보내는 기업이 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해 홍콩 국가보안법 제정, 올해 홍콩 선거제 개편 등이 잇따라 실시되면서 중국의 개입을 우려하는 시선 또한 날로 커지고 있다. 홍콩 주재 미국상공회의소의 지난달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325명 중 42%는 “국가보안법 우려, 미래에 대한 걱정 때문에 이주를 검토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미 지난해 홍콩 인구는 2019년보다 4만6500명 줄었다. 15년 전 직물 사업을 하기 위해 홍콩으로 이주했던 호주인 샌드라 보치 씨는 1월 홍콩을 떠났다. 그는 “홍콩보안법은 중국이 홍콩을 장악했다는 분명한 신호”라며 “모든 것이 통제받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1980년대에 홍콩으로 이주한 미국인 사업가 롭 치프먼 씨 역시 “30년간 이곳에서 사업을 하고 결혼을 했으며 아이들까지 낳았지만 떠날 때가 된 것 같다”고 토로했다. 1997년 홍콩 반환 당시 중국은 영국에 ‘향후 50년간 일국양제(一國兩制·한 국가 두 체제)를 통해 홍콩의 자유를 보장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하지만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집권한 후 홍콩에 대한 권위주의 통치를 강화하고 있다. 이를 거세게 비판하고 있는 영국은 홍콩 시민의 자국 이주를 적극 장려하고 있다. 영국은 반환 이전에 영국 여권을 소지한 홍콩인이 영국에 영구 정착할 수 있도록 했다. WSJ는 홍콩 전체 인구의 약 4%에 해당하는 30만 명 이상이 향후 5년에 걸쳐 영국으로 옮겨갈 것으로 추정했다. WSJ는 “1997년의 홍콩은 영국식 사법 체계를 갖춘 ‘열린 사회’였지만 현재의 홍콩은 폐쇄적이며 중국 경제에 종속됐다”고 지적했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당신이 가상화폐 시장에서 하는 놀이 때문에 여러 사람의 삶이 파괴됐다.” 국제 해커집단 어나니머스(Anonymous)가 잇단 발언으로 가상화폐 시장을 뒤흔들고 있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사진)에게 경고를 날렸다. 5일 어나니머스는 유튜브에 ‘머스크에게 보내는 메시지’를 올렸다. 어나니머스는 “수백만 투자자들이 삶을 개선하기 위해 가상화폐 투자 수익에 의존한다”며 “남아프리카공화국 아파르트헤이트(인종차별 정책)의 산물인 에메랄드 광산에서 훔친 자산으로부터 태어난 당신은 이해하지 못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머스크의 아버지는 과거 남아공 에메랄드 광산을 소유했었다. 그러면서 “당신의 공개적인 변덕 때문에 힘들게 일하는 사람들의 꿈이 물거품 됐지만, 당신은 수백만 달러짜리 저택에서 이들을 조롱했다”며 “당신이 제일 똑똑하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이번에는 임자를 만났다. 기대하라”고 말했다. 어나니머스는 ‘해커 활동가’를 표방하며 2006년 만들어진 해커 집단으로 2011년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를 마비시켜 유명해졌다. 2015년엔 이슬람 수니파 극단주의 테러조직 이슬람국가(IS)에 맞서 유럽 내 IS 조직원들의 신상정보를 공개하기도 했다.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서 4, 5일 열린 세계 최대 규모의 비트코인 축제 ‘비트코인 2021 콘퍼런스’에서도 머스크를 성토하는 발언들이 쏟아졌다. 약 1만2000명이 참가한 이 행사에서 사회를 맡은 온라인 금융방송 진행자 맥스 카이저는 머스크를 향해 공개적으로 욕설을 내뱉으며 행사의 시작을 알렸고 이에 관중들은 환호했다. 비트코인 투자자이자 미국프로미식축구리그(NFL) 유명 선수인 러셀 오쿵은 이번 콘퍼런스에서 머스크를 향해 ‘우주 탐사 일이나 잘하라’는 의미를 담은 옥외광고 캠페인을 진행했다. 폭스비즈니스는 “머스크의 비트코인 트윗이 가상화폐 하락의 원인으로 지목됐고 머스크는 맹비난을 받았다”면서 “머스크를 향한 적대감이 감돌았다”고 보도했다. 머스크는 자신을 향한 욕설에 콘퍼런스 참가자들이 환호하는 모습이 담긴 동영상이 트위터에 올라오자 “이것은 지독한 마약”이라는 댓글을 달아 불편한 내색을 드러냈다. 곳곳에서 머스크를 향한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지만 머스크의 가상화폐 관련 기행은 이어지고 있다. 그는 4일 트위터에 뜬금없이 남성의 체액을 상징하는 이모티콘(그림문자)과 로켓, 달 그림을 올렸다. 이어 ‘캐나다, 미국, 멕시코(Canada, US, Mexico)’라고 썼다. 투자자들은 이 그림과 국가 이니셜(CUM)을 ‘머스크가 곧 가상화폐 컴로켓(Cumrocket)의 가격을 달로 보낼 만큼 올릴 것’이라는 의미로 받아들였다. 이후 컴로켓 가격은 350%가량 폭등했다. 컴로켓은 18세 이상 성인 콘텐츠를 사고 팔 때 쓰이는 가상화폐다. 컴로켓 운영진은 즉각 트위터에 “고맙다 일론, 컴로켓이 폭발한다”고 올리며 홍보에 이용했다. 누리꾼들은 머스크의 트윗에 “가격 조작을 그만두라”, “머스크는 비윤리적인 쓰레기”라는 댓글을 달며 항의했다. 머스크는 이런 댓글에 “훌륭한 글”이라고 조롱하는 듯한 답글을 달았다. 가상화폐를 둘러싼 논란이 고조되는 가운데 남미 국가 엘살바도르는 세계 최초로 비트코인을 법적 통용 화폐로 지정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나이브 부켈레 엘살바도르 대통령은 이 같은 법안을 다음 주 의회에 제출하겠다고 5일 밝혔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당신이 가상화폐 시장에서 하는 놀이 때문에 여러 사람의 삶이 파괴됐다.” 국제 해커집단 어나니머스(Anonymous)가 잇단 발언으로 가상화폐 시장을 뒤흔들고 있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에게 경고를 날렸다. 5일 어나니머스는 유튜브에 ‘머스크에게 보내는 메시지’를 올렸다. 어나니머스는 “수 백 만 투자자들이 삶을 개선하기 위해 가상화폐 투자 수익에 의존한다”며 “남아프리카공화국 아파르트헤이트(인종차별 정책)의 산물인 에메랄드 광산에서 훔친 자산으로부터 태어난 당신은 이해하지 못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머스크의 아버지는 과거 남아공 에메랄드 광산을 소유했었다. 그러면서 “당신의 공개적인 변덕 때문에 힘들게 일하는 사람들의 꿈이 물거품 됐지만, 당신은 수백만 달러짜리 저택에서 이들을 조롱했다”며 “당신이 제일 똑똑하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이번에는 임자를 만났다. 기대하라”고 말했다. 어나니머스는 ‘해커 활동가’를 표방하며 2006년 만들어진 해커집단으로 2011년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를 마비시켜 유명해졌다. 2015년엔 이슬람 수니파 극단주의 테러조직 이슬람국가(IS)에 맞서 유럽 내 IS 조직원들의 신상정보를 공개하기도 했다.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서 4, 5일 열린 세계 최대 규모의 비트코인 축제 ‘비트코인 2021 컨퍼런스’에서도 머스크를 성토하는 발언들이 쏟아졌다. 약 1만2000명이 참가한 이 행사에서 사회를 맡은 온라인 금융방송 진행자 맥스 카이저는 머스크를 향해 공개적으로 욕설을 내뱉으며 행사의 시작을 알렸고 이에 관중들은 환호했다. 비트코인 투자자이자 미국프로풋볼(NFL) 유명 선수인 러셀 오쿵은 이번 컨퍼런스에서 머스크를 향해 ‘우주탐사 일이나 잘하라’는 의미를 담은 옥외광고 캠페인을 진행했다. 폭스비지니스는 “머스크의 비트코인 트윗이 가상화폐 하락의 원인으로 지목됐고 머스크는 맹비난을 받았다”면서 “머스크를 향한 적대감이 감돌았다”고 보도했다. 머스크는 자신을 향한 욕설에 컨퍼런스 참가자들이 환호하는 모습이 담긴 동영상이 트위터에 올라오자 “이것은 지독한 마약”이라는 댓글을 달아 불편한 내색을 드러냈다. 곳곳에서 머스크를 향한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지만 머스크의 가상화폐 관련 기행은 이어지고 있다. 그는 4일 트위터에 뜬금없이 남성의 체액을 상징하는 이모티콘(그림문자)과 로켓, 달 그림을 올렸다. 이어 ‘캐나다 미국 멕시코(Canada, US, Mexico)’라고 썼다. 투자자들은 이 그림과 국가 이니셜(CUM)을 ‘머스크가 곧 가상화폐 컴로켓(Cumrocket)의 가격을 달로 보낼 만큼 올릴 것’이라는 의미로 받아들였다. 이후 컴로켓 가격은 350%가량 폭등했다. 컴로켓은 18세 이상 성인 콘텐츠를 사고 팔 때 쓰이는 가상화폐다. 컴로켓 운영진은 즉각 트위터에 “고맙다 일론, 컴로켓이 폭발한다”고 올리며 홍보에 이용했다. 누리꾼들은 머스크의 트윗에 “가격 조작을 그만두라”, “머스크는 비윤리적인 쓰레기”라는 댓글을 달며 항의했다. 머스크는 이런 댓글에 “훌륭한 글”이라고 조롱하는 듯한 답글을 달았다. 가상화폐를 둘러싼 논란이 고조되는 가운데 남미 국가 엘살바도르는 세계 최초로 비트코인을 법적 통용 화폐로 지정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나이브 부켈레 엘살바도르 대통령은 이 같은 법안을 다음 주 의회에 제출하겠다고 5일 밝혔다. 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최근 이스라엘과 무력 충돌한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에 가상화폐 비트코인 기부금이 쏟아지고 있다고 2일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맞서다 구금된 러시아 야권 인사 알렉세이 나발니도 후원금을 가상화폐로 보내 달라고 호소했다. 보안성과 익명성을 지닌 가상화폐는 국제사회 감시망과 정부의 추적을 피하는 데 유리하기 때문이다. 이날 하마스의 고위급 인사는 “비트코인을 이용한 후원금이 확실히 급증했다”고 WSJ에 말했다. 미국 등에서 테러단체로 지정된 하마스는 국제 금융시스템에 접근할 수 없다. 이들은 국제 감시망을 피할 수 있는 가상화폐를 통한 자금 조달에 상당 부분 의존하고 있다. 로이터는 푸틴의 최대 정적인 나발니의 측근들이 지지자들을 향해 ‘비트코인 후원금’을 호소했다고 3일 전했다. 러시아는 나발니를 지지하는 이들을 범죄자로 분류하고 나발니를 향한 후원을 일절 금지했다. 나발니의 측근은 “러시아 은행을 이용한 거래는 정부가 모두 파악할 수 있다. 벗어나야 한다”고 했다. 가상화폐는 은행 계좌와 유사한 전자지갑을 통해 거래한다. 은행 계좌를 만들 땐 개인정보가 필요하고 금융당국도 이를 파악할 수 있지만 전자지갑은 개인정보 없이 익명으로 만들 수 있다. 이 때문에 전자지갑의 주인이 누구인지 정부나 수사기관이 파악하기 어렵다. 후원금을 받는 쪽의 전자지갑 주소만 알면 환전 등의 절차를 거치지 않고 가상화폐를 보낼 수 있어 후원자 입장에서도 절차가 간편하다. 단, 전자지갑에 담긴 가상화폐를 달러 등 특정 화폐로 현금화하려면 은행 계좌가 필요해 익명성이 완전히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WSJ에 따르면 미국은 지난해 하마스의 하부 무장조직인 알 깟삼이 자금 세탁에 사용한 가상화폐 계정 수십 개를 추적해 압수했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최근 이스라엘과 무력 충돌한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에게 가상화폐 비트코인 기부금이 쏟아지고 있다고 2일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맞서다 구금된 러시아 야권 인사 알렉세이 나발니도 후원금을 가상화폐로 보내달라고 호소했다. 보안성과 익명성을 지닌 가상화폐는 국제사회 감시망과 정부의 추적을 피하는데 유리하기 때문이다. 이날 하마스의 고위급 인사는 “비트코인을 이용한 후원금이 확실히 급증했다”고 WSJ에 말했다. 미국 등에서 테러단체로 지정된 하마스는 국제 금융시스템에 접근할 수 없다. 이들은 국제 감시망을 피할 수 있는 가상화폐를 통한 자금 조달에 상당부분 의존하고 있다. 로이터는 푸틴의 최대 정적인 나발니의 측근들이 지지자들을 향해 ‘비트코인 후원금’을 호소했다고 3일 전했다. 러시아는 나발니를 지지하는 이들을 범죄자로 분류하고 나발니를 향한 일체의 후원을 금지했다. 나발니의 측근은 “러시아 은행을 이용한 거래는 정부가 모두 파악할 수 있다. 벗어나야 한다”고 했다. 가상화폐는 은행 계좌와 유사한 전자지갑을 통해 거래한다. 은행 계좌를 만들 땐 개인정보가 필요하고 금융당국도 이를 파악할 수 있지만 전자지갑은 개인정보 없이 익명으로 만들 수 있다. 때문에 전자지갑의 주인이 누구인지 정부나 수사기관이 파악하기 어렵다. 후원금을 받는 쪽의 전자지갑 주소만 알면 환전 등의 절차를 거치지 않고 가상화폐를 보낼 수 있기 때문에 후원자 입장에서도 절차가 간편하다. 단 전자지갑에 담긴 가상화폐를 달러 등 특정 화폐로 현금화하기 위해선 은행 계좌가 필요하기 때문에 완전한 익명성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WSJ에 따르면 미국은 지난해 하마스의 하부 무장조직인 알 카삼이 자금 세탁에 사용한 가상화폐 계정 수 십 개를 추적해 압수했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유럽 최후의 독재자’로 불리는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67)이 1994년부터 27년간 철권통치 중인 벨라루스에서 야권 인사의 수난이 끊이지 않고 있다. 루카셴코의 연임이 확정된 지난해 8월 대선이 부정선거였다고 비판한 뒤 같은 해 9월 구금된 시민운동가 스테판 라티포브는 1일 재판에서 “수사 과정에서 자백을 강요받았다”며 목을 찔러 자해했다. 가디언 등에 따르면 라티포브는 이날 수도 민스크에서 열린 재판 도중 의자 위에 올라가 “수사관들이 ‘유죄를 인정하지 않으면 가족과 이웃을 상대로 형사 소송을 제기하겠다’고 압박했다”고 소리쳤다. 그는 서류 사이에 끼워져 있던 펜을 꺼내 목을 찔렀다. 피를 흘린 채 의식을 잃고 병원으로 실려 갔다. 라티포브의 정확한 상태는 알려지지 않았다. 지난해 대선에서 루카셴코 대통령과 대결했고 이후 신변의 위협을 느껴 이웃 리투아니아로 망명한 야당 지도자 스베틀라나 티하놉스카야는 “고문과 탄압을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앞서 지난달 23일 그리스에서 리투아니아로 향하던 반정부 언론인 로만 프라타세비치(26)가 탄 아일랜드 항공사 라이언에어의 비행기 또한 벨라루스 전투기에 의해 수도 민스크 공항에 강제 착륙했다. 지난해 대선 부정시위 후 폴란드로 망명한 그는 여객기 강제 착륙 직후 체포됐다. 그가 얼굴에 멍이 든 상태로 자신의 혐의를 인정하는 동영상이 공개되자 프라타세비치의 부친은 “아들이 고문을 당했다”며 루카셴코 정권을 비판했다. 가디언은 라티포브, 프라타세비치 외에도 야당 정치인과 반정부 시위 참가자에 대한 핍박이 계속되고 있다고 전했다. 최근 대선부정 시위에 참가한 혐의로 조사를 받던 10대 청소년은 16층 건물에서 떨어져 숨졌고, 또 다른 야권 인사 또한 교도소에서 알 수 없는 이유로 사망했다. 두 사건 모두 루카셴코 정권에 의한 타살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미국의 유력 일간지 워싱턴포스트(WP)가 신문사 최대 대주주인 제프 베이조스(사진)와 그가 소유한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아마존을 신랄하게 비판하는 기획기사를 보도했다. 1일 WP는 아마존 물류창고에서 일하는 직원들이 다른 기업과 비교해 최대 2배에 이르는 부상률에 시달린다고 보도했다. WP는 미국 직업안전보건청(OSHA)의 수치를 인용하며 “월마트 다음으로 큰 고용 기업인 아마존이 ‘근로자 부상’에서도 선두를 달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11kg의 쓰레기통을 옮기다가 허리를 다친 52세 직원, 허리 통증에도 불구하고 회사의 압박 때문에 계속 일하다가 퇴사한 26세 여성 등의 사례를 자세히 전했다. WP는 사주인 베이조스가 껄끄러워 할 이번 사안을 3200여 단어, 원고지 약 76장 분량의 장문의 기사로 비중 있게 다뤘다. WP 홈페이지에 주요 기사로 걸고 부상 노동자들의 사진 4장, 부상 실태를 담은 그래픽 3건도 함께 실었다. 그러면서 “WP를 소유한 베이조스가 아마존 주주에게 보낸 편지에서 직원의 안전 문제를 언급했다”며 베이조스의 이름을 적시하고, 그가 WP를 소유했다는 사실도 밝혔다. 자사 소유주의 경영 행태를 비판한 WP의 보도는 주목을 받았다. 이 기사에는 460개가 넘는 온라인 댓글이 달렸다. “직원들에게 ‘속도 할당제’라는 총구를 들이대면 당연히 사고가 난다”, “누가 아마존을 일하기 좋은 기업이라고 말했나” 등의 비판이 쏟아졌다. 아마존이 비숙련, 저임금 노동자를 착취해왔다는 지적도 있었다. 트위터에는 “베이조스가 WP 편집국을 찾아갈 것 같다”는 트윗도 올라왔다. WP는 이번 기사와 관련해 “아마존 임원에게 인터뷰를 요청했으나 응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1일 미국 정치전문 매체 폴리티코는 ‘WP 대 아마존’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WP와 베이조스의 관계를 다뤘다. 폴리티코는 “베이조스가 소유한 WP가 아마존 물류창고 근로자들의 악명 높은 부상 실태를 보도했다. 매우 흥미로운 일”이라고 전했다. 1877년 창간한 WP는 2013년 베이조스에게 2억5000만 달러(약 2800억 원)에 팔렸다. 1973년 리처드 닉슨 당시 미국 대통령을 물러나게 한 ‘워터게이트 사건’ 등 수많은 특종을 전하며 뉴욕타임스(NYT)와 함께 미국 양대 신문으로 꼽혔지만 금융위기 여파로 경영난이 가중됐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미국이 올해 9월 11일까지 아프가니스탄 철군을 마무리하기로 한 가운데 이슬람 무장세력 탈레반에 맞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군에 협력했던 아프간 현지인들의 신변 안전 문제가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미군이 완전히 물러난 뒤 탈레반이 권력을 잡으면 미군에 협력했던 현지인들을 색출해 보복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31일 영국 BBC에 따르면 영국 정부는 자국군을 도왔던 아프간 통역사 등 현지인들이 더 많이 영국에 정착할 수 있게 하겠다고 밝혔다. 기존에 영국 정착 허가를 받은 1300명에 더해 최소 3000명을 추가로 허가한다. 그동안 영국은 현지인이 조력을 제공한 기간과 역할을 엄격히 따져 순위를 매긴 뒤 정착을 허가해 왔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아프간 철군 방침을 발표한 뒤 탈레반의 공세가 거세지며 현지인 조력자들의 신변에 대한 위협도 커졌다. 이 때문에 영국은 이들의 활동 기간이나 역할의 중요성 등을 따지지 않고 모두 받아들이기로 방침을 바꿨다. 벤 월리스 영국 국방장관은 “탈레반의 보복으로부터 이들을 지키는 것은 전적으로 옳다”고 말했다. 영국은 2014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재임 당시 미군이 아프간 철군을 추진하자 영국군도 그해 말까지 철수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당시 영국군을 도왔던 아프간 통역사 200명 이상이 영국에 망명을 신청했지만 받아들여진 건 한 명뿐이었다. 나머지는 망명 신청이 거부된 채 탈레반의 보복 위협에 시달렸다. 미국으로 이주하기 위해 비자를 신청하는 아프간 조력자들도 늘고 있다. BBC는 미국 특별이민비자 제도(SIV)에 따라 비자를 신청한 아프간인이 1만8000명에 이른다고 지난달 31일 전했다. 미군이 탈레반, 알카에다, 이슬람국가(IS)와 싸우는 데 도움을 준 이들과 그의 가족들이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제도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AFP는 미국이 비자를 발급하고 이들을 미국으로 이주시키기까지는 2년 넘게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 주간 타임지는 1만8000명 이상의 아프간인이 비자 발급을 기다리고 있고 이들의 가족 수는 평균 4명이라고 전했다. 원칙적으로 9개월 안에 비자가 발급돼야 하지만 대부분은 적어도 4년 이상을 기다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타임지 등 외신에 따르면 올 1월 미군 통역을 담당한 아프간 통역사가 열 살짜리 아들이 보는 앞에서 탈레반에 살해당했다. 그는 미국의 비자 발급을 기다리는 중이었다. ‘압둘’이라 불리는 다른 통역사는 자신의 동료 12명이 탈레반에 납치, 살해되는 것을 목격했다. 그는 미국 비자를 신청했지만 거부됐고 현재 탈레반에 포로로 잡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이 2001년 9·11테러 이후 아프간을 공격하면서 내건 작전명은 ‘항구적 자유(Enduring freedom)’였다. 20년이 지난 현재 미군이 철수를 서두르면서 아프간의 안전과 자유는 다시 위태로운 상황에 몰렸다. 타임지는 “통역사 없이는 미군이 임무를 수행할 수 없었다”며 “미국의 적들은 그들을 사냥하고 그들의 가족도 죽이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 미 의회에는 이들의 비자 심사 절차를 간소화하거나 승인 대상을 늘리는 법안들이 발의된 상태다. 비자 발급에 시간이 걸리는 만큼 보호가 필요한 아프간인들을 괌을 비롯해 탈레반의 위협이 닿지 않는 곳으로 우선 대피시킨 뒤 절차를 진행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미국이 올해 9월 11일을 기한으로 아프가니스탄 철군을 진행하는 가운데 탈레반 세력에 맞서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군에 협력했던 아프간 현지인들의 신변 안전 문제가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미군이 철수한 뒤 탈레반이 권력을 잡으면 미군에게 협력했던 현지인들을 색출해 보복할 것이라는 우려가 현지에서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31일 영국 BBC에 따르면 영국 정부는 자국군을 도왔던 아프간 통역사 등 현지인들이 더 많이 영국에 정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기존에 영국 정착 허가를 받은 1300명에 더해, 최소 3000명을 추가로 허가한다. 그동안 영국은 현지인이 조력을 제공한 기간과 역할을 엄격히 따져 순위를 매긴 뒤 정착을 허가해왔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아프간 철군 방침을 발표한 뒤 탈레반의 공세가 거세지며 현지인 조력자들에 대한 신변 위협도 커졌다. 때문에 영국은 이들의 활동 기간, 역할의 경중에 관계없이 모두 받아들이기로 방침을 바꿨다. 벤 월러스 영국 국방장관은 “탈레반의 보복으로부터 이들을 지키는 것은 전적으로 옳다”고 말했다. 영국은 2014년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 재임 당시 미군이 아프간 철군을 추진하자 영국군도 그해 말까지 철수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당시 영국군을 도왔던 통역사 200명 이상이 영국에 망명을 신청했지만 망명이 허용된 건 한 명뿐이었다. 나머지는 망명 신청이 거부된 채 탈레반의 보복 위협에 시달렸다. 미국으로 이주하기 위해 비자를 신청하는 아프간 조력자들도 빠르게 늘고 있다. BBC는 미국 특별이민비자 제도(SIV)에 따라 비자를 신청한 아프간인이 1만8000명에 달한다고 지난달 31일 전했다. 미군을 도와 탈레반, 알카에다, 이슬람국가(IS)와 싸우는 데 도움을 준 이들과 그의 가족들이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제도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AFP는 미국이 비자를 부여하고 이들을 미국에 이주시키기까지 2년 이상이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 주간 타임지는 1만8000명 이상의 아프간인들이 비자 발급을 기다리고 있으며 평균 가족 수는 4명이라고 전했다. 원칙적으로 9개월 내 비자가 발급돼야 하지만 대부분 최소 4년 이상을 기다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타임지 등 외신에 따르면 올 1월 미군 통역을 담당한 아프간 통역사가 10살 아들이 보는 앞에서 탈레반에 살해당했다. 그는 미국의 비자 발급을 기다리는 중이었다. ‘압둘’이라 불리는 다른 통역사는 자신의 동료 12명이 탈레반에 납치, 살해되는 것을 목격했다. 그는 미국 비자를 신청했지만 거부됐고 현재 탈레반에 포로로 잡혀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이 2001년 9·11테러 이후 아프간을 공격하면서 내건 작전명은 ‘항구적 자유(Enduring freedom)’였다. 20년이 지난 현재 미군이 철수를 서두르면서 아프간의 안전과 자유는 다시 위태로운 상황에 몰렸다. 타임지는 “통역사 없이는 미군이 임무를 수행할 수 없었다”며 “미국의 적들은 그들을 사냥하고 그들의 가족도 죽이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 미 의회에서는 이들의 비자 심사절차를 간소화하거나 승인 대상을 늘리는 법안들이 발의된 상태다. 비자 발급에 시간이 걸리는 만큼 보호가 필요한 아프간인들을 괌을 비롯해 탈레반의 위협이 닿지 않는 곳으로 일단 대피시킨 뒤 절차를 진행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미국 국가안보국(NSA)이 2012∼2014년 덴마크 국방정보국(FE)과 손잡고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사진) 등 유럽 고위 정관계 인사들을 도청했다고 덴마크 언론이 지난달 30일 보도했다. 당시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부통령으로 재직하던 때다. 보도가 사실로 확인될 경우 2013년 에드워드 스노든이 NSA의 민간인 사찰 프로젝트를 폭로한 후로도 미국이 도청을 계속했다는 것이어서 파장이 클 것으로 보인다. 이날 덴마크 공영라디오 DR는 NSA와 FE가 ‘던해머(Dunhammer) 작전’으로 불리는 감시 프로젝트를 통해 독일 프랑스 노르웨이 스웨덴 등 유럽국 고위층을 감시했다고 전했다. 이에 따르면 NSA는 덴마크 인터넷 케이블망과 첩보 시스템으로 메르켈 총리,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당시 독일 외교장관, 페어 슈타인브뤼크 당시 독일 야당 대표 등을 도청했다. NSA는 이들의 전화 통화 내용과 문자메시지뿐 아니라 채팅 애플리케이션 메시지도 수집했다. 주로 러시아 중국 등과 관련된 정보에 접근하기 위한 것으로 알려졌다. 보도가 나간 뒤 옌스 홀름 스웨덴 하원의원은 “극도로 가증스럽고 황당한 사건”이라고 했다. 에우둔 뤼스바켄 노르웨이 사회당 대표는 “심각한 배신행위”라고 비난했다. 영국, 독일 등 유럽 언론은 일제히 이번 사건을 전한 반면 미국 주요 언론은 이날까지 관련 보도를 다루지 않았다.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31일 브리핑에서 “(미국이) 자타 공인 세계 1위 해커 제국이자 기밀을 훔치는 대부호라는 사실이 다시 증명됐다”며 “아이러니하게도 이렇게 기밀을 훔치는 대부호가 ‘클린네트워크’를 앞세워 사이버 안보를 지키겠다고 주장하는 것은 거짓”이라고 지적했다. NSA의 도청 파문은 처음이 아니다. NSA와 미 중앙정보국(CIA)에서 컴퓨터 엔지니어로 일했던 스노든은 2013년 NSA의 민간인 사찰 프로젝트 ‘프리즘’을 폭로했다. 스노든은 지난달 30일 트위터에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 스캔들에 처음부터 깊이 관여됐다”며 “조만간 그의 유럽 순방에서 내놓을 답변도 당연히 잘 준비됐을 것”이라고 조롱했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미국 국가안보국(NSA)이 2012~2014년 덴마크 국방정보국(FE)과 손잡고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등 유럽 고위 정치인들을 도청했다고 덴마크 언론이 30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당시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부통령으로 재직하던 때였다. 보도가 사실일 경우 2013년 에드워드 조지프 스노든이 미 정보당국의 민간인 사찰 프로젝트를 폭로한 이후에도 미국이 광범위한 도청을 지속한 셈이어서 파문이 커질 전망이다. 이날 덴마크 공영라디오 DR과 독일 언론들은 NSA와 FE가 ‘던해머(Dunhammer) 작전’으로 불리는 감시 프로젝트를 통해 독일, 프랑스, 노르웨이, 스웨덴 등 덴마크와 인접한 유럽 국가의 정치인들을 감시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NSA는 덴마크의 인터넷 케이블망과 ‘크라운 쥬얼(왕관의 보석)’로 불리는 덴마크 첩보 시스템을 이용했다. 도청 대상은 메르켈 총리를 비롯해 프랑크 발터 슈타인마이어 당시 독일 외무장관, 피어 슈타인브뤼크 당시 독일 야당 대표 등이었다. 보도에 따르면 NSA는 도청 대상들이 타인과 주고받은 문자 메시지, 전화 통화, 채팅 어플리케이션 메시지 등 ‘전화기를 통해 얻을 수 있는 모든 것’을 수집했다. NSA는 주로 테러, 러시아, 중국 등과 관련된 정보에 접근하기 위해 도청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도청 대상국으로 보도된 국가들은 일제히 미국과 덴마크를 비난했다. 옌스 홀름 스웨덴 의회 하원의원은 “극도로 가증스럽고 황당한 사건이자 스웨덴 국민에 대한 위협”이라고 말했다. 오둔 리스바켄 노르웨이 사회당 대표는 “깊고 심각하며 불안한 배신행위”라고 말했다. 패트릭 센스버그 독일 연방의회 하원의원은 “덴마크가 고의적으로 그랬다고 생각하고 싶진 않지만,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났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영국 BBC, 독일 DW 등 유럽 언론은 일제히 이번 사건을 전했다. 반면 미국 주요 언론은 이날까지 관련 보도를 다루지 않았다. DR은 “FE의 기밀에 접근할 수 있는 9명의 취재원을 통해 확인한 것”이라며 “덴마크 역사상 가장 큰 정보 스캔들”이라고 전했다. 미국의 도청 파문은 처음이 아니다. NSA와 미 중앙정보국(CIA)에서 컴퓨터 엔지니어로 일했던 에드워드 조지프 스노든은 2013년 미 정보당국이 민간인의 휴대전화 통화 등을 도청하고 있다며 ‘프리즘 프로젝트’를 폭로했다. 미국 정부는 스노든에게 간첩죄 혐의를 적용했고, 스노든은 이를 피해 러시아로 망명했다. 스노든은 30일 자신의 트위터에서 이번 사건을 언급하며 “바이든 대통령이 이번 스캔들에 깊이 관여됐다”고 밝혔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