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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이야 ‘하이마트’ 하면 ‘하이마트로 가요∼’란 경쾌한 징글(광고음악)과 함께 산뜻한 디지털 전문 매장이 떠오르지만 10년 전 하이마트의 탄생은 우울한 분위기에서 시작했다. 외환위기 직후 대우전자와 삼성자동차의 ‘빅딜(기업 맞바꿈)’이 시도되는 과정에서 적자상태이던 대우전자의 국내영업 조직은 빅딜 대상에서 제외됐다. 결국 이 거래는 무산됐지만 대우전자 국내영업 조직은 대우전자에서 분리되면서 살길을 모색해야 했다. 2000년 종업원 주주회사 형태로 문을 연 하이마트의 출발이다. 당시 임직원 4000여 명 중 절반인 2000여 명은 구조조정됐고,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기존 대우전자의 경쟁회사들은 새로 생긴 하이마트에 납품하기를 꺼렸다. 자사 대리점들과 경쟁해야 하는 하이마트에 상품을 공급하지 않아 설립 초기 하이마트는 서울 용산전자상가 등에서 다른 회사 제품을 사다 팔았다고 하이마트 측은 밝혔다. 업계에선 ‘하이마트 제품은 품질이 낮다’는 비방도 많았다고 한다. 이후 2005년 외국계 사모(私募)펀드인 ‘어피니티’가 하이마트를 사들였다 2008년 현재의 모회사인 유진그룹에 인수됐다. 굴곡 많은 10년 세월이었다. 하이마트는 8일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 펜싱경기장에서 임직원 5000여 명이 모인 가운데 창립 10주년 행사를 열었다. 선종구 하이마트 사장(사진)은 이날 “하이마트를 세계적 디지털 전문 유통기업으로 키워 2020년까지 매출 10조 원을 달성하겠다”는 ‘하이마트 비전 2020’을 발표했다. 지난해 2조7000억 원의 매출을 올리고 올해 3조 원 매출을 목표로 하는 하이마트는 ‘위기에서 기회를 찾는’ 것에 익숙해졌다. 2000년대 초반 다른 기업들이 투자에 소극적일 때 하이마트는 접근성 좋은 용지를 찾아 공격적으로 출점했다. 대형마트와 온라인몰의 가세로 경쟁이 치열해진 요즘엔 차별화된 서비스로 국내 전자제품 판매점에서 부동의 1위를 지키고 있다. 하이마트 창립을 주도했던 선 사장은 “10년 전 임직원마저도 회사의 미래에 확신이 없었지만 이제 ‘전자제품=하이마트’란 공식이 성립됐다”며 “앞으로 새로운 10년 동안 하이마트를 한국의 ‘베스트바이’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김선미 기자 kimsunmi@donga.com}
CJ프레시웨이는 환경부가 주최하고 한국폐기물협회가 주관한 ‘2009년 음식물 쓰레기 줄이기 우수 실천사례 및 아이디어 공모전’에서 우수 실천사례 부문 대상(대통령상)을 수상한다고 21일 밝혔다. 박연우 CJ프레시웨이 대표는 “앞으로 음식물 쓰레기 줄이기는 물론 식자재유통 및 단체급식 분야에서도 다양한 녹색 경영을 펼치겠다”고 말했다. 시상식은 31일 서울 경복궁에서 열린다. ■ 롯데마트 24~31일 서울 5개점포서 와인 할인롯데마트가 24∼31일 서울역점, 구리점, 중계점, 강변점, 월드점 등 서울지역 5개 점포에서 인기 와인을 정상가보다 최대 90% 할인해 파는 ‘와인장터 행사’를 연다. 70만 원대 이상 프리미엄급 고가 와인부터 1000원짜리 저가 와인에 이르기까지 320여 가지 품목, 10만 병의 물량이다. 90만 원대였던 ‘샤토 무통 로칠드’(2004년)는 전점 5병 한정으로 52만 원, 18만 원대였던 ‘알마비바’(2007년)는 전점 30병 한정으로 9만9000원에 팔 예정이다. ■ 홈플러스 ‘백두산 천지수’ 오늘부터 판매홈플러스는 22일부터 전국 115개 전 점포에서 백두산 자연구역에서 취수한 ‘백두산 천지수’를 판매한다고 21일 밝혔다. 홈플러스는 이를 위해 백두산 천지수 제조업체인 성도녹색산업유한공사와 독점 계약을 맺었다고 덧붙였다. 회사 측은 “백두산 천지수는 지하 2.5km에서 자연 용출된 샘물로 서울시의 수질 검사도 모두 통과했다”며 “칼슘과 마그네슘 등 천연 미네랄이 다량 함유돼 있다”고 말했다. 페트병 1개(2L)에 850원.}

패션 담당인 기자의 남편은 어떤 스타일로 옷을 입느냐는 질문을 받을 때면 솔직히 난처해진다. 바쁜 신문기자 아내를 둔 남편은 그저 편한 옷을 걸쳐 입고 다닌다. 남편이 다니는 대기업의 드레스코드는 명색이 ‘비즈니스 캐주얼’이다. 하지만 그 회사에 가 보니 찍어낸 듯 다같이 ‘국화빵 패션’이었다. 와이셔츠 정장에 넥타이만 생략한 고루한 ‘아저씨 패션’. 그래서 기자는 외국에 다녀올 일이 있을 때마다 빼놓지 않고 남편에게 양말 선물을 안겼다. 특히 패션의 디테일이 강한 일본엔 어찌나 예쁜 양말이 많은지…. 도쿄 미드 타운의 한 양말 상점에서는 빨강 노랑 초록 등 총천연색 하트 모양이 그려진 남자 양말도 샀다. 바지 밑단으로 살짝살짝 드러나는 남편의 발목에 포인트를 주고 싶어서…. 어느 날 남편에게 ‘하트 양말’에 대한 남들의 반응을 물었다. 하지만 남편의 대답은 시큰둥했다. “누가 양말을 보나? 어차피 하루 종일 구두를 신고 있는걸.” 아직도 남편과 같은 생각을 할 이 땅의 수많은 남자들을 위해 기자는 남자의 ‘포인트 패션’을 찾아 나섰다.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백화점 본점 5층 남성 매장. 불과 몇 년 만에 한국의 백화점 남성 매장은 참 많이 바뀌었다. 양가 멋쟁이 아버님들에게 선물할 나비넥타이를 찾아 힘겹게 다니던 시절은 이제 옛 추억이 됐다. 나비넥타이, 애스콧타이(스카프처럼 폭이 넓은 넥타이), 가슴에 꽃봉오리처럼 꽂는 실크 포켓치프, 멜빵, 유쾌한 디자인의 커프스링크, 갤러리에 있어도 좋을 것 같은 예쁜 양말들…. 마음만 먹으면 살 물건이 정말로 많았다. 넥타이와 셔츠가 즐비한 남성 매장을 둘러보다가 기자는 한 가지 즐거운 상상도 했다. 남성 팬티와 넥타이 색상을 맞춰보면 어떨까. 빨간색 ‘게스’ 팬티에 같은 색 ‘벨그라비아’ 니트 타이, 티파니블루 ‘캘빈클라인’ 팬티에 같은 색 ‘벨그라비아’ 멜빵. 동행한 롯데백화점의 한 남성 직원은 “민망하다”며 고개를 내저었지만, ‘댄디 룩’을 설파하는 남훈 제일모직 매니저는 말했다. “요즘 젊은 남자들의 90% 이상은 직접 속옷을 사죠. 비록 겉으로 드러나진 않지만 속옷은 혼자만의 비밀과 같은 것입니다. 그래서 영국 신사들은 클래식한 정장 차림에 빨간 속옷도 즐겨 입습니다.” 평소 눈여겨보지 않았던 국내 브랜드 ‘커스텀멜로우’를 다시 보게 된 것도 큰 수확이었다. 코오롱 인더스트리가 지난해 9월 론칭한 이 브랜드는 25∼35세의 남성들을 타깃으로 ‘에지’ 넘치는 각종 패션 소품을 선보이고 있었다. 기자를 비롯한 열혈 팬을 거느린 미디어 아티스트 정연두 씨와 협업한 분홍색 남성 셔츠는 군데군데 볼룸 댄스를 추는 남녀를 수놓았다. ‘보이프렌드 룩’을 추구하며 남성 옷을 찾는 여성들의 ‘0순위’ 패션 아이템으로도 대박 조짐! 너무 튀지 않으면서도 개성 넘치는 양말과 속옷도 인상적이었지만, 포켓치프로도 활용할 수 있는 땡땡이 무늬의 안대는 정말로 탐이 났다. 내 사랑하는 남자가 지친 하루 중 잠시 눈을 덮었다가 날 만날 때 이 포켓치프를 가슴에 꽂는다면 얼마나 행복할까. 양말은 전통적으로 영국 ‘폴 스미스’ 브랜드 제품이 패셔너블한 남성들에게 인기 있다. 몇 년 전 이 브랜드의 컬러풀한 줄무늬 양말을 기자로부터 선물 받은 한 남성은 “두고두고 신고 싶어 왼쪽 오른쪽을 번갈아 신는다”고 했다. 이번에 폴 스미스 매장을 둘러보니 빨간색 장미가 프린트된 회색 양말이 특히 눈에 띄었다. 그런데 폴 스미스 양말은 실은 너무 비싸다. 무려 5만 원! 국내 브랜드 ‘니탄’에선 정장에도 쉽게 매치할 수 있는 단색 양말을 9900원, 제일모직 ‘란스미어’에선 흰색 땡땡이 무늬가 있는 베이비핑크색 양말을 1만2000원에 살 수 있다. SPA 브랜드 ‘유니클로’에선 아가일 체크무늬 양말, ‘H&M’에선 사랑의 큐피드가 그려진 천사 또는 별 문양 양말을 2, 3개에 1만 원대에 살 수 있으니 보다 저렴한 쇼핑이 될 듯. 여기서 잠깐. 당신이 본격적인 양말 쇼핑에 나선다면 무릎까지 오는 긴 양말을 심심찮게 보게 될 것이다. 보온 시설이 부족하고 기온이 변화무쌍한 근대 영국에선 정장에 무릎길이의 양말을 신는 게 일반적이었기 때문에 바지 밑단으로 속살이 보이지 않아야 한다는 굳건한 공감대가 있었다. 남성들이여, 당시 영국 신사가 된 기분으로 한 번쯤 긴 양말을 시도해보면 어떨지. 국내 브랜드 ‘예작’에는 흥미로운 포켓치프도 있었다. 흔히 손수건 모양의 포켓치프는 모양을 잡아 가슴에 꽂아도 헝클어지기 십상이다. 이 브랜드는 아예 형태를 만들어 가슴에 꽂기만 하면 되는 포켓치프를 내놓았다. ‘클리포드’와 ‘브룩스 브라더스’의 나비넥타이를 포켓치프처럼 가슴에 핀을 달아 꽂는 것도 위트 있는 스타일이 될 듯했다. 폴 스미스에는 당구대 모양의 유머 넘치는 커프스링크도 있다. 여성 눈에 한없이 예쁘게 보인 패션 소품들을 골라 촬영한 뒤, ‘정작 남성들은 어떨까’란 의구심에 옷 잘 입기로 소문 난 남성들에게 물었다. 이런 소품들을 어떻게 매치하면 좋을까 하고. 스타일리스트 황의건 씨는 “양말이야말로 패션 센스를 드러낼 수 있는 중요한 아이템이기 때문에 평소 바지 밑단을 복사뼈까지 오게 수선해 양말을 드러낸다”고 말했다. 금 단추가 달린 네이비색 블레이저와 베이지색 치노 팬츠를 입었을 땐 갈색 로퍼에 노란색 양말을 신는다고 한다. 강렬한 원색의 줄무늬 양말은 엄격한 정장에는 피하고 워싱이 많이 된 진 바지에 매치한다고. 꽃무늬 양말이라면 빨간색 바지를 입겠다고 했다. 스타일리스트 정윤기 씨는 넥타이를 매지 않고 카디건을 입었을 땐 실크 애스콧타이나 포켓치프로 멋을 내라고 조언했다. 넥타이 대신 스카프 모양의 타이를 매는 것에 대한 한국 남성들의 이유 없는 알레르기 반응도 회피 대상 1호! 올해 트렌드로 떠오른 회색 재킷에는 갈색과 핑크색 넥타이를 딱 허리벨트 선까지 맞춰서 매라고 했다. ‘톰 브라운’과 ‘톰 포드’ 브랜드 등 날씬한 품의 재킷을 멋스럽게 소화하려면 몸매 관리는 기본 중의 기본이다. 꽃피는 춘삼월이다. 남성들이여. 당신만의 포인트 패션을 탐험해 보자. 무심한 듯 드러내는 패션 센스야말로 패션 고수의 경지니까. 강약을 얄밉도록 조절하는 연애의 고수처럼. 김선미 기자 kimsunmi@donga.com}

롯데백화점은 요즘 물밑으로 ‘큰일’을 준비하느라 분주합니다. 5월부터 롯데백화점에서 파는 과일에 자체 브랜드를 붙이기 위해서입니다. 이른바 과일 브랜드 아이덴티티(BI) 작업이지요. 지금까지 이 백화점은 국내 과일 유통회사에 매장을 임대해주고 과일을 팔았는데, 5월부터는 과일을 직접 사 들여 팔게 됩니다. 이때 롯데백화점 바이어들의 안목으로 고른 과일에 브랜드를 붙이고, 디자인이 뛰어난 포장지로 과일을 ‘치장’할 거라고 합니다. 사실 그동안 국내 백화점 ‘빅3’(롯데 현대 신세계) 중 1등 롯데백화점의 식품관은 다른 백화점에 비해 다소 수준이 떨어진다는 평가도 있었습니다. 이 때문에 이철우 롯데백화점 사장은 “지하 식품관이 고급스러워야 ‘분수 효과’(저층의 구매가 고층으로 이어지는 것)가 일어나 백화점 전체가 고급이 된다”고 ‘식품 매장의 고급화’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롯데백화점은 최근 소비자들이 기억하기 쉬우면서도 부르기 편한 ‘롯데 표 과일’의 브랜드 선정 문제를 놓고 브랜드 컨설팅회사와 함께 고심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 브랜드가 담게 될 테마 식품의 안전성과 식품관의 부티크(고급 제품을 파는 매장) 체제 등도 중점 검토 대상입니다. 그럼 과일 매장을 어떻게 부티크로 꾸미려 할까요. 김상권 롯데백화점 농산물 선임 바이어는 최근 일본 도쿄의 고급 백화점과 과일회사 매장 등을 다니며 한 가지 답을 얻어냈습니다. 과일을 낱개로 또는 소량 담아 파는 ‘소포장’입니다. 일본 아오모리(靑森) 현의 사과 한 개(1050엔·약 1만3000원·사진), 도치기(회木) 현의 딸기 12개(3500엔·약 4만4000원)…. 에콰도르산 바나나는 일본인이 좋아하는 키티 캐릭터 그림을 넣은 비닐봉지에 한 개(157엔·약 2000원)씩 넣어 팔고 있었습니다. 대개 두 단으로 담아 아래쪽 딸기는 물러 터지기 쉬운 국내 과일 포장에 비해 잘 생긴 과일만 얄밉도록 소량 담은 일본의 포장은 과일을 귀하게 보이게 하는 효과를 낸다고 합니다. 많은 게 꼭 좋은 것만은 아닐 때도 있을 겁니다. 싱글 가구 증가, 고급 소비 트렌드에 맞춰 과일 브랜드 짓기에 여념이 없는 롯데백화점의 시도가 참신해 보입니다. 과일 포장지에 국내 재배 농가를 소개해 ‘한국의 명인 농부’를 키우겠다는 아이디어도 신선하게 들렸으니 꼭 실현시키길 바랍니다.김선미 산업부 기자 kimsunmi@donga.com}
롯데백화점은 요즘 물 밑으로 '큰 일'을 준비하느라 분주합니다. 5월부터 롯데백화점에서 파는 과일에 자체 브랜드를 붙이기 위해서입니다. 이른바 과일 브랜드 아이덴티티(BI) 작업이지요. 지금까지 이 백화점은 국내 과일 유통회사에 매장을 임대해주고 과일을 팔았는데, 5월부터는 과일을 직접 사 들여 팔게 됩니다. 이 때 롯데백화점 바이어들의 안목으로 고른 과일에 브랜드를 붙이고, 디자인이 뛰어난 포장지로 과일을 '치장'할 거라고 합니다. 사실 그동안 국내 백화점 '빅 3'(롯데, 현대, 신세계) 중 1등 롯데백화점의 식품관은 다른 백화점에 비해 다소 수준이 떨어진다는 평가도 있었습니다. 이 때문에 이철우 롯데백화점 사장은 "지하 식품관이 고급스러워야 '분수 효과'(저층의 구매가 고층으로 이어지는 것)가 일어나 백화점 전체가 고급이 된다"고 '식품 매장의 고급화'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롯데백화점은 최근 소비자들이 기억하기 쉬우면서도 부르기 편한 '롯데 표 과일'의 브랜드 선정문제를 놓고 브랜드 컨설팅회사와 함께 고심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 브랜드가 담게 될 테마 식품의 안전성과 식품관의 부티크(고급 제품을 파는 매장) 체제 등도 중점 검토대상입니다. 그럼 과일 매장을 어떻게 부티크로 꾸미려 할까요. 김상권 롯데백화점 농산물 선임 바이어는 최근 일본 도쿄의 고급 백화점과 과일회사 매장 등을 다니며 한 가지 답을 얻어냈습니다. 과일을 낱개 또는 소량 담아 파는 '소포장' 입니다. 일본 아오모리(靑森)현의 사과 한 개(1050엔·약 1만3000원), 토치키(¤木)현의 딸기 12개(3500엔·4만4000원)…. 에콰도르 산 바나나는 일본인이 좋아하는 키티 캐릭터 그림을 넣은 비닐봉지에 한 개(157엔·2000원)씩 넣어 팔고 있었습니다. 대개 두 단으로 담아 아래쪽 딸기는 물러 터지기 쉬운 국내 과일 포장에 비해 잘 생긴 과일만 얄밉도록 소량 담은 일본의 포장은 과일을 귀하게 보이게 하는 효과를 낸다고 합니다. 많은 게 꼭 좋은 것만은 아닐 때도 있을 겁니다. 싱글 가구 증가, 고급 소비 트렌드에 맞춰 과일 브랜드 짓기에 여념이 없는 롯데백화점의 시도가 참신해 보입니다. 과일 포장지에 국내 재배 농가를 소개해 '한국의 명인 농부'를 키우겠다는 아이디어도 신선하게 들렸으니, 꼭 실현시키길 바랍니다.김선미 산업부 기자 kimsunmi@donga.com[화제의 뉴스]}

《왜 일본 교토(京都)였을까.그리웠다. 교토가. 벚꽃 비를 맞으면서 교토의 소박한 골목 구석구석을 걷고 싶었다.도쿄(東京)가 발랄한 20대 여성이라면 교토는 우아한 40대 여성 같다.교토는 일본 궁정문화가 꽃핀 헤이안(平安) 시대(794∼1185년)부터 메이지유신(明治維新)으로 도쿄 천도가 일어난 1868년까지 1000년 넘게 일본의 도읍이었다.여자는 30대 중반을 넘어서면서는 ‘여성의 품격’을 생각하게 된다.싸구려 와인과 잘 숙성된 와인의 맛을 분별하게 되는 나이여서랄까.정신없이 사느라 잊고 마는 여성의 향기를 교토에선 되찾을 수 있을 것만 같았다.삶이란 계획한 대로 흐르는 것만은 아니다.머리론 우측 깜빡이를 켰는데, 마음은 한없이 왼쪽으로 치닫기도 한다.그래, 교토에 가자! 벚꽃이 필 무렵까지 조바심이 나서 2월 어느 날 일단 떠났다.교토를 고요하게 탐닉하고 싶어서. 내 삶의 속도를 한 템포 줄이고 싶어서.》○ 교토 여인의 사랑, 기온코부 교토에는 예로부터 게이샤(藝者)들이 명성을 떨친 6대 하나마치(花街·요정 밀집지역)가 있었다. 게이샤는 일본 요정에서 전통 춤이나 노래로 술자리의 흥을 돋우는 여성인데, 교토에선 특별히 게이코(藝妓)와 마이코(舞子·20세 이하의 견습 게이코)로 나뉘어 불린다. 교토에 도착한 밤 시간 6대 하나마치 중 아직까지 명맥을 잇고 있는 기온코부(祇園甲部) 동네부터 갔다. 손님을 배웅하는 게이코를 볼 수 있지 않을까 하고. 아니나 다를까 어둠이 깊게 내린 골목에서 두 명의 게이코가 걸어오고 있었다. 얼굴을 새하얗게 칠한 그들을 보는 순간 밀려오는 애잔함과 ‘이방감(異邦感)’…. 카메라를 들이대는데도 아랑곳없이 대화를 나누며 그들은 요정으로 훌쩍 들어갔다. 외지인의 호기심 어린 시선을 숱하게 받아왔기 때문이리라. 고베(神戶)대 대학원의 니시오 구미코 연구원이 쓴 ‘교토 하나마치의 경영학’에 따르면 현재 교토에는 196명의 게이코와 77명의 마이코가 있다고 한다. 치열한 경쟁을 거쳐 매년 각 개인의 매출액 순위도 집계가 된다. 신용과 소개로 손님이 드나드는 이 지역 요정에서 일하는 이들은 연회석에서 들은 이야기를 절대로 발설하지 않는다. 손님의 이름을 먼저 묻지도 않으며, 가만히 듣다가 자연스럽게 화제를 잇는다. 그들이 꼽는 우아함이다. 유명 여류 가인(佳人) 오노노 고마치(小野小町)가 살았던 헤이안 시대엔 중국 당나라에서 전해진 새하얀 피부가 미인의 조건이었다. 얼굴에 칠한 백분 밑으로 그리움을 삼키고 있을 게이코의 사랑을 상상하니 마음이 아련해졌다. 박상철이 부른 가요 ‘황진이’의 가사도 떠올랐다. ‘황진이 너를 두고 이제 떠나면 언제 또 올까. 개나리도 피고 진달래도 피고 뻐꾸기가 울 텐데 그리워서 어떻게 살까.’ 게이코들이 총총 사라진 요정의 호롱불 앞에서 생각했다. 어쩌면 여자들의 본능 속엔 재색을 겸비한 게이코가 똬리를 틀고 있지는 않을까. 흔히 사랑에 빠지면 안달복달하는 우리 여자들이 게이코의 마음 단련에서 배울 점은 없을까.○ 고요한 교토의 장인 정신 일본 교토시립 예술대학원을 나온 여성 도예가 이윤신 씨는 내게 이렇게 말한 적이 있다. “교토타워 꼭대기에서 돌을 던지면 십중팔구 도예가가 그 돌을 맞을 것이란 말이 있어요. 그만큼 도예가가 교토에 많이 산다는 뜻이죠.” 교토역과 연결된 이세탄백화점 내 이탈리아 레스토랑 ‘더 키친 살바토레 쿠오모’에서 가까이 본 교토타워의 야간 조명은 흰색이었다. 좀 더 젊었던 날엔 도쿄타워의 금색 야간 조명이 마냥 좋아 보였다. 그런데 지난해 겨울 마주친 도쿄타워의 화려한 기세는 사람을 한껏 주눅 들게 했다. 교토타워는 달랐다. 낮이고 밤이고 한결같아 오히려 끌리는 모습. 바로 중년 여성의 품격! 정작 교토 사람들은 이 타워가 멋대가리 없다고 수치스럽게 여긴다지만, 난 생각했다. 감정의 군더더기 없는 교토 타워와 교토 사람, 교토 도자기 그릇이 서로 참 닮았다고. 흔히 교토 사람들은 다소 까탈스럽고 엉뚱하고 집요하며 창조적이란 평가를 받는다. 과거부터 개성적 기업가와 장인이 이곳에 존재했던 이유다. 양준호 인천대 경제학과 교수는 ‘교토 기업의 글로벌 경쟁력’이란 책에서 “교토 사람들은 지역적 자존심이 강하여 도쿄를 문명적 촌놈들의 집합이라고 천시할 정도다. 이러한 반골 기질에서 오는 강한 정체성과 자존심이 교토 기업 및 교토 연구자들의 혁신적 사고의 원천”이라고 했다.교토에는 닌텐도, 교세라, 일본전산 등 유명 기업들이 대거 자리 잡고 있다. 하지만 일반 관광객이 이런 기업들을 방문해 교토의 기운을 느끼기가 쉽지는 않다. 이럴 때 추천하고 싶은 코스는 교토의 문화 체험이다. 교토 청수사(청水寺·기요미즈데라) 앞에 자리한 140년 역사의 도자기 노포(老포), ‘아사히도(朝日堂)’는 기계로 만든 800엔(약 1만 원)짜리 컵부터 가난한 여행자도 호기를 부릴 수 있는 2000∼4000엔(약 2만5000∼5만 원)짜리 신진 작가의 수제 사발과 컵도 판다. 도자기 체험 공방도 함께 운영해 이미 만들어진 컵 등에 원하는 무늬를 그릴 수 있다. 난 이곳에서 한참 동안 여러 도예작품을 만지작거리다가 한 여류 작가가 빚은 작은 도자기 컵 한 개를 기념으로 샀다. 벚꽃이 흩날리듯 그려진 은은한 교토의 품새였다. 원숭이 얼굴이 그려진 800엔짜리 아이용 나무젓가락도 앙증맞았다. 청수사에서는 작은 나무판에 이루고 싶은 꿈을 써 내걸어도 좋겠다. 빼곡히 걸린 나무판 중엔 한글도 제법 눈에 띈다. 사랑 점을 치는 돌도 있다. 눈을 감고 반대편 돌까지 무사히 도착하면 사랑이 이뤄진다는데…. 내 사랑, 과연 안녕할까요? ○ 전통과 현대가 만난 교토의 디자인 교토의 유명 관광지로는 금각사(긴카쿠지·金閣寺)와 은각사(긴카쿠지·銀閣寺)가 있다. 1397년 건축된 금각사는 중심 건축물인 3층 사리전의 금각 장식이 휘황찬란하다. 1950년 방화로 소실돼 1955년까지 5년간 복원, 1987년 대대적 보수가 이뤄진 아픈 과거를 화려한 금박 옷이 감싸 덮어주고 있는 듯하다. 반면 은각사는 호젓한 일본식 정원의 진수를 보여준다. 근대 일본 철학의 창시자인 니시다 기타로(1870∼1945)가 산책을 즐겼다는 ‘철학의 길’(데쓰가쿠노미치)도 은각사 앞에 있다. 교토 출신의 노벨상 수상자들도 이 길을 산책했다. 천천히 걷다가 인근 ‘오멘’ 우동 집의 튀김 우동 세트로 허기를 채우고, 고양이를 기르는 주변 기념품가게에서 중고 기모노를 입어 봐도 좋겠다. 교토의 유명 화장품 가게인 ‘요지야’도 은각사에서 내려오는 길에 들러볼 수 있다. 게이코들이 즐겨 쓴다는 기름종이, 유자로 만든 립밤과 비누…. 대놓고 섹시한 샤넬 ‘No. 5’ 향수보다 유자 내음이 더 향긋할 것 같아 골라 든다. 지친 하루를 마친 당신이 좋아할까 하고. ‘교토의 현대적 디자인’을 찾는다면 단연 패션 브랜드 ‘SOU SOU(そうそう)’다. ‘그래, 그래. 네 말이 맞아’란 이 브랜드의 뜻은 꼭 당신의 따뜻한 미소 같다. 기모노를 변형시킨 현대적 옷, 프랑스 스포츠 브랜드 ‘르 코크 스포르티브’와 협업한 일본 전통신발 ‘지카타비’ 디자인의 스니커즈는 ‘일본 전통을 기반으로 한 모던 디자인’을 극명하게 드러낸다. 1592년 문을 연 화과자 가게 ‘도라야(とらや)’, 1626년 녹차 가게 ‘잇큐엔(一休園)’, 1764년 젓가락 가게 ‘이치하라(市原)’…. 교토엔 한 우물을 오랫동안 파는 상인의 품격도 있다. 때로 인생이 지나치게 희극적이거나 비극적일 때 훌쩍 찾고 싶은 곳, 벚꽃 필 무렵 당신의 손을 정답게 붙잡고 걷다가 ‘사랑한다’고 기습적으로 말해 버리고 싶은 곳, 교토다.교토=글·사진 김선미 기자 kimsunmi@donga.com}

“프랑스 대형마트 까르푸는 1996년 한국에 진출했다가 10년 만에 사업을 접고 떠났습니다. 까르푸는 10년 내내 한국 공정거래법에 대놓고 시비를 걸었습니다. 사사건건 한국 정부와 충돌했던 이유죠. 글로벌 기업을 추구하는 여러분은 해외로 진출할 때 꼭 현지의 공정거래법을 먼저 익히십시오. 공정거래는 이제 국제규범이니까요.” 3일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백화점 본점의 한 강의실에선 이색적인 수업이 열렸다. 강사로 나선 김상준 공정거래위원회 기업협력국장의 강의에 ‘학생들’의 눈빛은 빛났다. 이날의 학생들은 맨 앞줄에 앉은 이철우 롯데백화점 사장을 비롯해 이 백화점 각 점장 등 임원 43명. 이들은 뭘 배우기 위해 이곳에 모였나. 롯데백화점은 서울대 법학연구소 경쟁법센터와 연계해 이날부터 3회 과정의 공정거래 전문가 교육을 시작했다. 이날 강사진은 공정위 김 국장을 비롯해 권오승 서울대 경쟁법센터장(전 공정거래위원장), 홍명수 명지대 법학과 교수 등으로 쟁쟁했다. 롯데 임원들의 질문이 특히 많이 쏟아진 수업은 김 국장이 맡은 ‘공정거래법과 유통산업’이란 강의. 김 국장은 “한국 백화점의 시장집중 현상(‘빅3’의 시장 점유율 80%대) 때문에 독과점 폐해가 자주 일어난다”며 “매장 위치 및 인테리어 변경 요구, 계약기간 중 판매 수수료 인상, 판촉비용 부담 강요, 부당 반품 등의 불공정거래 행위가 이젠 사라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간의 ‘나쁜’ 관행들이 열거되자 정동혁 롯데백화점 이사가 억울한 듯 손을 들고 질문했다. “일부 국내 여성복 브랜드는 백화점과 기획행사를 할 때 처음 약속 내용과 다르게 옷을 만들어 납품하기도 합니다. 공정거래법에 따라 반품할 수 없는데 어떡해야 하나요?” 김 국장의 대답은 명쾌했다. “그렇기 때문에 처음부터 쌍방이 반품 조건과 품질 기준을 계약서에 분명히 약정해야 합니다. 객관적 자료가 있으면 부당 반품으로 간주하지 않습니다. 7월부터 하도급 계약 추정제도가 시행되면 백화점 바이어들이 지나가는 말로 납품을 요구했다가 슬그머니 철회하는 관행도 사라질 것으로 봅니다.” 최근 일본 도요타자동차의 대량 리콜 사태를 반면교사로 삼자는 강의 내용도 있었다. “도요타의 부품 결함은 결국 도요타 전체를 흔들리게 했습니다. 백화점이 판매 수수료만 높여가면서 협력회사와의 신뢰를 깨면 결국 제품 품질이 떨어져 ‘이미지를 파는’ 백화점도 한순간에 추락할 수 있습니다. 요즘 소비자들은 과거보다 훨씬 현명하고 냉정해졌으니까요.” 이철우 사장은 “더는 공정위의 지적에 끌려 다니지 않고 성숙한 백화점의 위상을 스스로 세우고 싶어 이번 교육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임원들은 “협력회사 입장에서 백화점 영업을 돌아보며 ‘상생’의 가치를 일깨운 계기”라는 평가를 내렸다.김선미 기자 kimsunmi@donga.com}
롯데백화점이 패션 부문의 역량을 키우는 데 팔을 걷고 나섰다. 패션 계열사 설립을 추진하는 동시에 국내외 패션회사의 인수합병(M&A)도 물밑으로 진행하고 있다. 롯데백화점 고위 관계자는 2일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롯데백화점 협력회사 초청 컨벤션’에서 동아일보 기자를 만나 “롯데백화점의 글로벌 유통시장 개척에 속도가 붙게 됨에 따라 백화점 상품 차별화를 위한 패션 사업 진출을 최근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롯데백화점은 이미 전국 26개 점포와 3개의 아웃렛(지난해 기준)을 갖춰서 자체 패션회사를 세워 옷을 팔 루트가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롯데백화점은 이미 국내 패션회사 몇 곳에 대한 M&A 검토를 마쳤다. 이 관계자는 “신중하게 인수 대상을 골라 롯데백화점의 한 사업부문인 글로벌패션(GF) 부문과 새로 인수하는 회사 간 시너지 효과를 노릴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가 패션 계열사를 세우면 신세계그룹 내 패션 계열사인 신세계인터내셔널과 이른 시일 안에 경쟁 구도를 갖출 것으로 보인다. 신세계인터내셔널은 ‘보브’와 ‘지컷’ 등 국내 패션 브랜드를 운영하는 동시에 해외 유명 브랜드들도 수입하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대형마트, 홈쇼핑, 아웃렛 등 롯데그룹 내 다양한 유통 계열사의 바잉 파워에도 기대를 거는 분위기다. 롯데백화점은 현재 3곳인 패션 아웃렛을 2012년까지 15개로 늘린다. 올해 대구, 경북 구미, 울산 등 3곳을 비롯해 2012년엔 제주와 경북 경주에도 생긴다. 롯데백화점은 이날 협력회사들과 상생하기 위해 각 점포에 입점한 전체 브랜드 1700여 개를 대상으로 올해 판매 수수료율을 동결하겠다고 밝혔다. 국내 백화점의 평균 판매 수수료율은 26∼27%로, 백화점이 모든 입점 브랜드를 대상으로 판매 수수료율 동결을 선언한 것은 국내 업계에서 처음이다. 롯데 관계자는 “판매 수수료율에 의존해 백화점 수익을 기대하는 건 구시대적 발상”이라며 “전체 매출에서 해외 직소싱 등 차별화 MD를 통한 매출 비중을 지난해 3.3%에서 2012년 15%로 끌어올리겠다”고 말했다.김선미 기자 kimsunmi@donga.com}

미국 쇼트트랙의 간판 아폴로 안톤 오노(28·사진). 그는 한국에서 비신사적 스포츠맨의 대명사로 불린다. 하지만 미국에선 겨울올림픽에서 최다 메달(8개)을 딴 스포츠 영웅이다. 이렇듯 상반된 대접을 받고 있는 그를 본보가 밴쿠버 겨울올림픽 현장에서 단독 인터뷰했다. 한국에서 자신의 이미지가 좋지 않다는 걸 잘 알고 있는 오노가 솔직한 심정을 털어놨다. ■ “北올초 서해 포사격 도발은 김정은이 지휘”북한이 올해 1월 서해북방한계선에서 벌인 포사격 훈련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후계자로 낙점된 김정은이 직접 지휘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일성군사종합대 포병학과를 졸업한 김정은은 포사격의 정확도를 높이기 위한 방법을 연구하고 결과물을 김 위원장 앞에서 여러 차례 직접 시연해 보였다는데…. ■ 전북경제 충격 빠뜨린 전일저축銀파산위기금융회사가 망하면 1인당 5000만 원까지만 예금을 보호해 주는 예금자보호법을 금융사들이 제대로 설명해주지 않아 피해를 보는 사례가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해 말 영업이 정지돼 전북 경제를 충격에 빠뜨린 전일상호저축은행의 사례를 통해 예금자보호의 현주소를 살펴봤다. ■ 한일 누리꾼들 3·1절 사이버 대전1일 오후 1시 한국 누리꾼들, 일본의 커뮤니티 사이트 ‘니찬(2ch)’을 공격. 10분 만에 사이트 다운. 오후 6시엔 일본 누리꾼들이 반크와 청와대 사이트 공격. 한일 양국 누리꾼들이 3·1절에 인터넷 접속 트래픽을 급격하게 늘려 서버를 다운시키는 ‘사이버 전쟁’을 벌였는데…. ■ 中, 정협위원에 판첸 라마 추대한 까닭은중국이 티베트 불교의 종교 지도자인 판첸 라마로 임명한 기알첸 노르부(20)를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위원으로 추대했다. 기알첸 노르부는 지난달 중국불교협회 부회장에도 선임됐다. 해외에서 맹렬히 활동 중인 달라이 라마의 대항마가 되기 위해서는 기알첸 노르부의 ‘탈속’과 위상 강화가 절박한 듯…. ■ 겨울올림픽 영웅들에게 권하는 영화들 1일 폐막한 캐나다 밴쿠버 겨울올림픽에서 멋진 활약으로 온 국민에게 감동을 안긴 한국의 젊은 영웅들이 돌아온다. 그동안 고된 훈련을 견디느라 극장에 가서 영화를 볼 틈이 없었을 그들을 위해 스트레스를 털어내는 데 도움이 될 만한 ‘맞춤 영화’들을 추천한다. ■ 죽쑤는 日백화점들 “한국 배우자”최근 인기 TV 드라마 ‘파스타’에서 여주인공은 자신을 가르친 스승의 레시피를 바탕으로 연구를 거듭해 그를 뛰어넘는 요리법을 개발했다. 백화점이라는 업태를 한국에 전수한 일본 백화점을 이제는 거꾸로 가르치게 된 한국 백화점 얘기 같다. 양국 백화점 업계에선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나.}

일본의 실패 요인옛 명성 안주-서비스 부족트렌드 변화에도 둔감상품 구색 못갖춰 고객 이탈한국의 성공 요인고객 성향 분석 타깃마케팅홈쇼핑-온라인몰 함께 강화열정-젊음-속도 ‘연아式 경영올해 1월 일본 유통회사 ‘세븐&아이홀딩스’는 도쿄 긴자(銀座)에 있는 세이부 백화점 유라쿠초 점을 연내 폐점하기로 결정했다. 1980년대에 ‘패션 1번지’였던 이 백화점이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된 건 어쩌면 예정된 수순일지도 모른다. 일본 백화점 업계는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10.8% 줄어들면서 12년 연속 매출 감소세를 이어갔다. 이 대목에서 한국 소비자들은 궁금해진다. 1970, 80년대 한국 백화점들은 19세기 신사유람단처럼 일본에 가서 일본 백화점의 상품 구색과 서비스를 통째로 베껴와 영업을 시작했다. 그렇다면 한국 백화점도 향후 일본 백화점의 전철을 밟게 될까. 그 답은 ‘아니요’가 될 것 같다. 지난해 한국 백화점 업계는 사상 최대의 매출(21조5484억 원)을 올리며 전년 대비 10.5% 성장했다. 세계 유통업계가 한국 백화점의 성장을 주목하고 있다. 앞서가던 아사다 마오 선수를 부단한 노력과 창조적인 상상력으로 훌쩍 넘어선 피겨여왕 김연아 선수와 닮았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세계 백화점 순위에서 아직까진 앞서 있는 일본 백화점(미쓰코시 이세탄 홀딩스·6위)과 맹렬하게 추격 중인 한국 백화점(롯데백화점·10위)은 어떻게 다른가. 최근 삼성경제연구소는 한국 겨울스포츠의 선전(善戰) 5대 요인을 ‘스피드(S.P.E.E.D)’로 요약했다. 장기적 시각의 투자(Sponsorship), 열정(Passion), 경쟁과 모방(Emulation), 인프라 확대(Environment), 방향 제시(Direction)가 제대로 융합해 의외의 결과가 나왔다는 것. 한국 백화점의 성장 요인도 이와 비슷하다. 일찍이 일본 유명 백화점들의 앞선 기술과 영업 전략을 벤치마킹해 ‘한국형 백화점’의 틀을 구축했다. 일본 백화점들이 디플레이션과 초고령사회라는 악재 속에서 투자 여력을 갖지 못할 때, 한국 백화점들은 수익의 상당 부분을 고객관리시스템(CRM)에 재투자했다. 세계적 수준인 한국 백화점의 CRM은 고객의 구매성향을 분석해 과학적 타깃 마케팅을 이끌고 있다. 일본 백화점이 저출산 고령화에 맞는 시장 개척에 미흡해 상품 구색이 구태의연하다면, 한국 백화점은 고객과 시대의 트렌드 변화를 따라잡겠다는 방향성과 열정을 갖췄다. 현대백화점은 ‘스테이 영(Stay young)’을 테마로 각 소비자 연령대를 고려해 맞춤형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일본 미쓰코시 백화점 관계자들이 감탄했을 정도로 직원들의 서비스 수준도 높다. 일본 닛케이유통신문(MJ)은 지난달 ‘한국 3대 백화점 대표, 일본에 제언’이란 기사를 크게 실었다. 이철우 롯데백화점 사장은 일본 백화점의 향후 과제로 근본적인 비용 개선을 통한 수익 체질 향상을 조언했다. 일본 백화점이 오래된 매장과 인건비에 허덕이면서 오로지 경영 통합으로 규모를 확대하는 현실을 꼬집은 것이다. 이 사장은 “한국 백화점은 정보기술(IT)과 파트타이머 활용을 통해 전체 매출액에 대한 인건비 비율을 4%대(일본은 10%대)로 낮췄다”고 말했다. 하병호 현대백화점 사장은 중장년층을 위한 젊은 패션상품 강화, 박건현 신세계백화점 사장은 아이스링크 등 백화점 내 오락요소 등을 ‘훈수’했다. ‘한국 백화점을 배우자’는 열풍이 일고 있는 가운데 세계적 다큐멘터리 채널인 내셔널지오그래픽은 3일로 개장 1년이 된 신세계 센텀시티점 특집 프로그램을 이달 중순 방영한다. 이철우 사장은 9일 일본소매협회 주최의 유통교류포럼에 한국인으로는 처음 초대받아 연사로 나서는 등 한국 백화점이 잇달아 ‘러브콜’을 받고 있다. 그럼 한국 백화점의 미래는 밝기만 할까. 전문가들은 온라인몰과 모바일쇼핑 등 신유통의 거센 공략을 향후 위기변수로 지목한다. 강한수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한국 겨울스포츠의 쾌거가 기업 경영에 주는 시사점’으로 당장의 성과에 조급해하지 않는 투자, 산업 경계가 허물어지면서 나타나는 이종(異種) 산업 간 퓨전식 사고를 강조했다.김선미 기자 kimsunmi@donga.com}
올해 1월 일본 유통회사 '세븐&아이홀딩스'는 도쿄 긴자(銀座)에 있는 세이부백화점 유라쿠초점을 연내 폐점하기로 결정했다. 1980년대에 '패션 1번지'였던 이 백화점이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된 건 어쩌면 예정된 수순일지도 모른다. 일본 백화점 업계는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10.8% 줄어들면서 12년 연속 매출 감소세를 이어갔다. 이 대목에서 한국 소비자들은 궁금해진다. 1970, 1980년대 한국 백화점들은 19세기 신사유람단처럼 일본에 가서 일본 백화점의 상품 구색과 서비스를 통째로 베껴와 영업을 시작했다. 그렇다면 한국 백화점도 향후 일본 백화점의 전철을 밟게 될까. 그 답은 '아니요'가 될 것 같다. 지난해 한국 백화점 업계는 사상 최대의 매출(21조5484억 원)을 올리며 전년 대비 10.5% 성장했다. 세계 유통업계가 한국 백화점의 성장을 주목하고 있다. 앞서가던 아사다 마오 선수를 부단한 노력과 창조적인 상상력으로 훌쩍 넘어선 피겨여왕 김연아 선수와 닮았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세계 백화점 순위에서 아직까진 앞서 있는 일본 백화점(미츠코시 이세탄 홀딩스 6위)과 맹렬하게 추격 중인 한국 백화점(롯데백화점 10위)은 어떻게 다른가. ●한국 백화점의 발빠른 변화 최근 삼성경제연구소는 한국 겨울스포츠의 선전(善戰) 5대 요인을 '스피드'(S.P.E.E.D)로 요약했다. 장기적 시각의 투자(Sponsorship), 열정(Passion), 경쟁과 모방(Emulation), 인프라 확대(Environment), 방향 제시(Direction)가 제대로 융합해 의외의 결과가 나왔다는 것. 한국 백화점의 성장 요인도 이와 비슷하다. 일찍이 일본 유명 백화점들의 앞선 기술과 영업 전략을 벤치마킹해 '한국형 백화점'의 틀을 구축했다. 일본 백화점들이 디플레이션과 초 고령사회라는 악재 속에서 투자 여력을 갖지 못할 때, 한국 백화점들은 수익의 상당 부분을 고객관리시스템(CRM)에 재투자했다. 세계적 수준인 한국 백화점의 CRM은 고객의 구매성향을 분석해 과학적 타깃 마케팅을 이끌고 있다. 일본 백화점이 저 출산 고령화에 맞는 시장 개척에 미흡해 상품 구색이 구태의연하다면, 한국 백화점은 고객과 시대의 트랜드 변화를 따라잡겠다는 방향성과 열정을 갖췄다. 현대백화점은 '스테이 영'(Stay young)을 테마로 각 소비자 연령대를 고려해 맞춤형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일본 미츠코시 백화점 관계자들이 감탄했을 정도로 직원들의 서비스 수준도 높다. 백화점의 영역을 넓힌 인프라 확대도 주목할만하다. 롯데백화점은 온라인 패션잡지 '플레어'를 운영해 고객들이 상품 정보를 검색하다가 온라인 구매까지 할 수 있게 했다. ●일본 백화점, '한국 백화점을 배우자' 일본 닛케이유통신문(MJ)은 지난달 '한국 3대 백화점 대표, 일본에 제언'이란 기사를 크게 실었다. 이철우 롯데백화점 사장은 일본 백화점의 향후 과제로 근본적인 비용 개선을 통한 수익 체질 향상을 조언했다. 일본 백화점이 오래된 매장과 인건비 삭감에 허덕이면서 오로지 경영 통합으로 규모를 확대하는 현실을 꼬집은 것이다. 이 사장은 "한국 백화점은 정보기술(IT)과 파트타이머 활용을 통해 전체 매출액에 대한 인건비 비율을 4%대(일본은 10%대)로 낮췄다"고 말했다. 하병호 현대백화점 사장은 중장년층을 위한 젊은 패션상품 강화, 박건현 신세계백화점 사장은 아이스링크 등 백화점 내 오락요소 등을 '훈수'했다. '한국 백화점을 배우자'는 열풍이 일고 있는 가운데 세계적 다큐멘터리 채널인 내셔널 지오그래픽은 3일로 개장 1년이 된 신세계 센텀시티점 특집 프로그램을 이달 중순 방영한다. 이철우 사장은 9일 일본 소매협회 주최의 유통교류포럼에 한국인으로는 처음 초대받아 연사로 나서는 등 한국 백화점이 잇달아 '러브콜'을 받고 있다. 그럼 한국 백화점의 미래는 밝기만 할까. 전문가들은 온라인몰과 모바일쇼핑 등 신 유통의 거센 공략을 향후 위기변수로 지목한다. 강한수 삼성경제연구소 수석 연구원은 '한국 겨울스포츠의 쾌거가 기업경영에 주는 시사점'으로 당장의 성과에 조급해하지 않는 투자, 산업 경계가 허물어지면서 나타나는 이종(異種) 산업 간 퓨전식 사고를 강조했다.김선미 기자 kimsunmi@donga.com}

18일 일본 시즈오카(靜岡) 현 하마마쓰(浜松) 시의 한 멜론 농가. 주인 스기야마 사토루 씨(44)가 잘라 내놓은 과일의 속살은 연한 레몬 빛이었다. 촉촉한 윤기가 흐르는 한 조각을 입 안에 넣으니 단맛이 났다. 세계 최고급 과일로 통하는 시즈오카 멜론이다. 시즈오카 멜론은 최상급인 ‘후지(富士)’부터 ‘야마(山)’ ‘시로(白)’ ‘유키(雪)’까지 있는데 기자가 맛본 멜론은 최상급인 후지로 이 지역 멜론 생산량 중 0.5%밖에 안 된다. 귀한 만큼 가격도 ‘금값’이어서 개당 38만 원 이상이다. 일본 고급 과일회사 ‘셈비키야’의 도쿄 니혼바시(日本橋)점은 야마급을 개당 2만1000엔(약 26만 원)에 팔고 있다. 시즈오카 멜론은 어떻게 값비싼 명품 대접을 받게 됐을까.○ ‘귀족의 과일’이 되기까지 본디 고향은 북아프리카의 니제르 강 연안이란 설이 유력하다. 유럽으로 건너가 영국에서 1895년 궁정 원예용으로 육성된 뒤 1925년 일본에 왔다. 시즈오카 현 농민들은 그의 귀족적인 풍모를 알아본 후 일본 기후와 일본인 입맛에 맞게 정성들여 변신시켰다. 농민들은 명품 과일을 내놓기 위해선 브랜드가 필요하다는 것도 간파했다. 시즈오카 현 온실농업협동조합은 1964년 ‘크라운’, 2003년엔 ‘아로마’란 멜론 브랜드를 만들었다. 멜론뿐 아니라 멜론 과자와 캐러멜 등 가공식품에도 이 브랜드를 붙였다. ‘샤넬’과 ‘루이뷔통’ 등 럭셔리 브랜드의 ‘귀족 마케팅’도 가동했다. 최고급 상점과 백화점에만 납품하는 신비주의 전략이었다. 일본 상류층 사이에서 품격 있는 선물로 통하면서 1980년대 일본 버블 경제 시절 시즈오카 멜론은 정말 잘나갔다. 예나 지금이나 시즈오카 멜론은 일본에서도 아무나 쉽게 먹는 과일이 아니다. 귀족들이 다니는 가쿠슈인(學習院)대 부속 유치원과 부설 중고교를 마치고 도쿄대를 나온, 기업체 회장 가족 등이 즐겨 찾는다. 최근 일본의 나라 살림이 어려워져 판매가 예전만 못하지만, 오일머니를 쥔 중동의 부호들이 찾게 되면서 수출이 활기를 띠게 됐다. 시즈오카 멜론은 등급이 높을수록 모양이 원형에 가깝고 표면은 우윳빛이며, 그물코의 두께와 간격은 고르다. 1.3∼1.5kg 중량으로 당도 13∼16브릭스(Brix)가 최상품이다. ○ 장인정신으로 만드는 멜론 22일 현재 롯데마트는 전남 나주산 멜론을 2만 원(중량 1.5kg의 고급품 기준)에 판다. 도쿄 셈비키야에서 시즈오카 멜론은 26만 원이다. 왜 이렇게 차이가 날까. 시즈오카 멜론은 유리 온실에서 재배된다. 온도에 민감한 멜론의 특성을 감안해 최신 컴퓨터 기술로 온실 온도를 일관되게 유지한다. 반면 국내산 멜론은 비닐하우스에서 자란다. 재배 방법도 과학적이다. 25일간 모종을 길러 지면에서 20cm 정도 떨어진 ‘격리 침대’란 토양에서 다시 25일간 육성하면 노란색 꽃이 핀다. 이때부터 멜론이 열려 정확히 50일 후 수확한다. 과감한 선택과 집중도 품질을 높였다. 멜론이 적당한 수분과 양분을 흡수하도록 한 그루에서 단 하나의 멜론만 키운다. 연간 113억 엔어치(약 1423억 원·지난해 기준)의 멜론을 생산하는 시즈오카 현 내 700여 개 멜론 농가는 스스로를 장인이라고 여긴다. 온도와 수분 관리를 ‘명인의 재주’에 비유하며 밤낮으로 생육 상황을 살핀다. 멜론의 네 가지 등급 이름도 일본의 자존심인 ‘후지 산의 흰 눈’에서 따온 것이다. ○ 명품 과일을 받아들이는 사회 셈비키야는 일본에서 가장 비싼 과일을 파는 회사로 통한다. 셈비키야 도쿄 니혼바시점은 최고급 과일을 팔면서 먹는 방법도 함께 소개한다. 시즈오카 멜론에 대한 작은 설명서엔 ‘상온에서 보관해 먹기 전에 냉장고에서 2∼3시간 차갑게 해 드세요’라고 쓰여 있다. 오카모토 노부코 시즈오카현립농림대 연구부 교수는 “시즈오카 멜론은 농사를 예술품처럼 짓는 농민의 장인정신, 성숙한 소비시장, 유통회사의 차별화 전략이라는 삼박자가 맞아떨어진 명품 농산물”이라고 평가했다. 올해 식품 매장의 고급화를 선언한 롯데백화점은 4월부터 서울 본점에 ‘시즈오카 멜론 상설 코너’를 연다. 국내 고급 소비층을 겨냥한 도전의 결과가 주목된다.하마마쓰·도쿄=김선미 기자 kimsunmi@donga.com}
‘삼성가(家)’ 여성들이 패션으로 계열사들을 홍보하고 나섰다. 5일 서울 중구 순화동 호암아트홀에서 열린 삼성 창업자 고 호암 이병철 회장 탄생 100주년 기념식에는 삼성그룹의 여성들이 모두 참석했다. 이건희 전 삼성그룹 회장의 부인 홍라희 씨는 이날 무게감 있는 실크 소재에 연보랏빛이 감도는 연회색 H라인 원피스와 롱 재킷을 입고 진주 목걸이를 세 겹 둘렀다. 홍 씨는 디자이너 서정기 씨에게 신체 사이즈를 알려준 뒤 모임의 성격에 맞는 옷을 그때마다 맞춰 입었다. 그러나 이날은 이례적으로 정구호 제일모직 상무가 특별 제작한 옷을 입었다. 간호섭 홍익대 패션디자인학과 교수는 “고급스러운 광택감이 돋보여 미국 뉴욕 상류층 패션을 연상시켰다”며 “최고급 고객을 타깃으로 10일 미국 뉴욕에서 첫 패션쇼를 여는 제일모직의 신규 브랜드 ‘헥사 바이 구호’를 홍보하기 위한 의도도 있었을 것”이라고 해석했다. 이 전 회장의 장녀인 이부진 신라호텔 전무와 차녀인 이서현 제일모직 전무도 올봄 유행 색상인 흰색을 사용한 ‘전략적 패션’을 선보였다. 이부진 전무는 소매가 넓은 동양적 느낌의 흰색 블라우스형 재킷과 클러치 백으로 눈길을 끌었다. 이 차림은 그의 어머니인 홍 씨가 리움 미술관장 시절 즐기던 스타일이다. 호텔업계 관계자는 “신라호텔 지하 쇼핑 아케이드와 웨딩 장식 수준을 끌어올린 이 전무는 자신의 패션에 신라호텔의 고급 이미지를 담고 싶어 한다”고 말했다. 이서현 전무는 검은색 꽃문양이 수묵화처럼 펼쳐진 흰색 코트로 주목 받았다. 패션성이 강한 프랑스 ‘지암바티스타 발리’ 브랜드로 그의 고종사촌인 정유경 신세계그룹 부사장이 관여하는 신세계인터내셔널이 수입한다. 또 이 전무가 든 악어 가방은 가수 출신의 임상아 씨가 뉴욕에서 만든 ‘상아’ 브랜드. 제일모직은 2007년 임 씨를 삼성패션디자인펀드 지원자로 선정한 이후 제일모직 계열 멀티숍 ‘10 코르소 코모’에서 상아 제품을 팔고 있다. 재계에서는 “이 전 회장이 지난달 미국 최대 가전쇼인 ‘CES 2010’에서 ‘우리 딸들 광고 좀 해야겠다’고 한 뒤, 삼성가 여성들이 공식석상에서 패션으로 계열사들을 적극 홍보하기 시작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김선미 기자 kimsunmi@donga.com}

자기상표부착방식(SPA)을 앞세운 글로벌 패션브랜드들의 한국 시장 공습이 뜨겁습니다. 스웨덴 SPA 브랜드인 ‘H&M’은 27일 서울 중구 명동에 국내 첫 매장을 엽니다. 4개 층에 2600m²(약 788평) 규모로 으리으리합니다. 카를 라거펠트, 소니아 리키엘 등 세계적 디자이너들과 협업하면서 구축한 뛰어난 스타일에다 스페인 ‘자라’보다 낮은 가격대로 국내에서도 돌풍이 예상됩니다. 일본 SPA 브랜드 ‘유니클로’는 어떤가요. 한국 진출 첫해인 2005년 300억 원이었던 유니클로의 한국 내 매출은 지난해 1800억 원으로 무섭게 성장했습니다. 유니클로의 2020년 글로벌 매출 목표는 무려 5조 엔(현재 기준 약 65조 원). 지금까지 1억 벌을 판, ‘세기의 히트상품’인 ‘히트텍’(보온성 내의)에 이어 이달 초엔 ‘UJ’(유니클로 진)란 저가 청바지도 야심 차게 내놓았습니다. 매달 새로운 디자인을 선보일 이 청바지는 2만9900∼4만9900원입니다. H&M을 비롯한 글로벌 SPA 브랜드들은 국내 패션·유통업계에도 상당한 파장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현대백화점은 최근 신촌점의 영 패션관인 ‘유플렉스’에 국내 패션 브랜드 ‘코데즈 컴바인’ 매장을 330m²(약 100평) 규모로 열었습니다. ‘한국형 SPA’를 표방하는 브랜드로, 국내 백화점에 이처럼 대형 매장을 열기는 처음입니다. 이 노른자 상권은 H&M이 입점하기 위해 현대백화점과 협상하다 결렬됐던 곳이기도 합니다. 경청호 현대백화점 부회장은 말했습니다. “H&M이 내건 입점 조건이 해외 명품만큼이나 까다로웠어요. 글로벌 SPA 브랜드들의 고압적 자세를 대하면서 ‘이러다가 국내 브랜드는 모조리 고사(枯死)하겠구나’란 위기감을 느꼈지요. 국내 유통업계가 나서서 장기적으로 국내 브랜드를 키워야겠다는 사명감이 들었습니다.” 현대백화점은 코데즈 컴바인의 성공 가능성을 보고 입점 수수료를 깎아줬을 뿐 아니라 최근 국내 브랜드 중장기 육성 후보군을 정해 메가 숍을 낼 브랜드를 정하기 시작했습니다. 과거 ‘매장 임대업자’란 비난을 사던 백화점의 이 ‘갸륵한’ 시도를 보면서 국내 패션 브랜드들도 스스로를 돌아보았으면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동안 말로만 SPA 브랜드는 아니었는지, 실패가 두려워 무작정 베끼지 않았는지, 뼈를 깎는 노력으로 원가를 줄여 소비자가 꼭 입고 싶은 옷을 만들어왔는지….김선미 산업부 기자 kimsunmi@donga.com}
제일모직의 여성복 브랜드 '구호(KUHO)'가 올해 미국 뉴욕 패션위크에 처음으로 진출하며 글로벌 무대의 시험대에 오른다. 제일모직은 "구호가 10일(현지 시간) 패션의 본고장 미국에 진출해 단독 패션쇼를 연다"며 "'헥사 바이 구호'(hexa by kuho)란 브랜드 명으로 뉴욕 첼시 지역의 아트센터인 '아이빔'에서 60여 벌을 선보일 예정"이라고 3일 밝혔다. 구호는 디자이너 정구호 씨가 1997년 세운 여성복 브랜드로 제일모직이 2003년 25억 원에 인수했다. 정 씨는 이후 제일모직 여성복 사업부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를 맡아 구호를 750억 원 매출(지난해 기준) 브랜드로 키워냈다. 미국에 진출하는 '헥사 바이 구호'는 한 벌 당 6000~8000달러(696만~928만 원)의 높은 가격으로 뉴욕에서도 최고급 고객을 타깃으로 한다. 아방가르드한 디자인이 특징이며, 다음달에는 프랑스 파리에서도 바이어 등을 대상으로 한 쇼룸을 열 예정이다.김선미 기자 kimsunmi@donga.com}
국내 대형마트 1위인 이마트가 지난달 7일 일부 핵심 생필품의 가격을 내리며 '가격인하 전쟁'을 시작한지 3일로 4주가 된다. 그간 과열 양상을 빚은 대형마트 가격인하 전쟁은 전체 소비자물가를 떨어뜨리는 데 얼마나 기여했을까. 통계청이 1일 발표한 올 1월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3.1% 상승했다. 한국은행이 올해부터 2012년까지 중기 물가 목표로 잡은 '3.0±1'%에 꽉 차는 수치다. 지난해 11월(0.2%)과 12월(0.4%)에 이어서는 석 달째 오름세다. 대형마트 가격인하의 '약발'이 세지는 않았던 걸까. 미국 '월마트 이펙트'(월마트의 가격인하가 전체 물가를 하락시켜 소비자에게 이득이 된다는 효과)에서 따온 '이마트 이펙트'는 국내 실정에도 적용될 수 있을까. ● 이마트 이펙트는 '미미하지만 있다' 이마트가 지난달 가격을 내린 생필품목 22개 중 대걸레와 콘푸로스트를 제외한 20개는 통계청이 매달 소비자물가를 조사하는 489개 품목에 들어있다. 통계청은 38개 주요 도시에 있는 2만2000개 소매 점포(백화점과 대형마트 포함)를 대상으로 이들 품목의 가격을 조사한 뒤 가중치를 부여해 소비자물가를 산정한다. 이 가중치는 가구당 월 평균 소비 지출액을 1000으로 잡았을 때 각 품목이 차지하는 비중이다. 이번 대형마트 가격인하 품목 중에선 삼겹살과 목심 등 돼지 정육의 가중치가 7.5로 가장 높았고 우유(5.6), 주스(2.7), 라면(2.5) 등이 뒤를 이었다. 통계청 관계자는 "조사시점이 주로 대형마트 가격인하(1월7일) 이후였기 때문에 1월 소비자물가에는 대형마트 가격인하 효과가 반영됐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가격인하 품목 20개의 가중치 합(32.4)이 전체 소비자물가 가중치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24%(32.4/1000)에 불과했다. 국내 대형마트 업계 규모가 '이마트 이펙트'를 논할 만큼 충분히 큰 지도 논란거리다. 지난해 대형마트 업계 매출은 약 30조9000억 원으로 국내 전체 소매시장 매출(182조4000억 원)의 16.9%를 차지했다. 그럼에도 정책 당국은 '이마트 이펙트'에 어느 정도 의미를 부여하는 분위기다. 이억원 기획재정부 물가정책과장은 "올 1월 소비자물가 상승은 석유류가 주도한 측면이 크고 대형마트의 가격 인하가 생필품 물가 안정에는 도움을 준 것 같다"고 말했다. ● 판단하기엔 이른 '착시효과'? 유통업계에선 이마트의 가격인하가 기존 유통 관행의 '거품'을 걷어낼 수 있을지, 아니면 생색내기용 이벤트로 끝날지 기로에 선 시점이라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이정희 한국유통학회장은 "이마트 이펙트에 대한 판단을 내리기엔 아직 이른 것 같다"며 "이마트가 진정성을 보여주지 못하면 제조업체의 불신이 커지고 제품의 질은 떨어져 결국 그 피해는 소비자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물가 안정의 착시 효과를 노린 고도의 마케팅 전략이란 해석도 있다. 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액티브 상품'을 통상 3만 개 정도로 추정하는데 그 중 20여 개 품목의 가격을 내려서는 실질적 물가인하 효과가 생겨나기 어렵다는 것이다. 신운 한은 조사국 물가분석팀장은 "대형마트의 삼겹살 가격이 크게 떨어져 대형마트 이용자들의 체감 물가는 떨어졌을 수 있지만, 전체 소비자물가를 낮출 만큼 효과는 크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김선미 기자 kimsunmi@donga.com김기용 기자 kky@donga.com}

당신이 기업의 신상품 기획자라면 지금부터 내년 트렌드 파악에 귀를 쫑긋 세워야 한다. 세계적 트렌드 정보업체인 프랑스 ‘스타일 비전’의 주느비에브 플라뱅 대표(사진)가 미래의 트렌드를 궁금해하는 당신에게 조언을 했다. 플라뱅 대표는 28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 섬유센터에서 열린 ‘인사이트 2010 코리아’ 트렌드 포럼의 기조 연설자로 나섰다. 스타일비전, 국내 트렌드 정보업체 PFIN, 한국트렌드연구소 등이 공동으로 마련한 행사다. 그는 “자원을 절약하는 소비가 각광받으면서 장식하지 않는 것이 최고의 장식으로 칭송 받는 소비의 패러다임 전환이 이뤄질 것”이라며 “사람들은 도시를 떠나 농사를 짓거나 용도를 다양하게 바꿀 수 있는 가구를 스스로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플라뱅 대표가 소개한 2011년 트렌드는 △전통의 재발견 △자연의 지배 △창조적 소비자 △가상현실과 같은 새로운 영토 등 네 가지로 요약된다.○ 전통의 재발견 금융위기를 겪은 각국 사람들은 이제 ‘옛것이 패셔너블하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 크리스티앙디오르의 ‘레이디 디오르 백’, 클래식한 디자인의 혼다 ‘EV-N’ 태양열 전기차처럼 복고적 패션이 뜨고 있다. 한국에서는 과거 하찮게 여겼던 것들에 대한 재발견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막걸리의 인기가 대표적 예다.○ 자연의 지배 프랑스 파리에 있는 패션 브랜드 스텔라매카트니 매장은 친환경 인테리어로 모던함을 추구하는 파리지앵들을 열광시키고 있다. 샤넬도 올봄 패션쇼 무대를 목재 헛간으로 꾸며 전원적인 느낌을 극대화했다. 플라뱅 대표는 “환경을 사회적 이슈로 접근하는 유럽과 달리 아직 한국에선 ‘내 가족의 먹을거리’에 대한 걱정 등 개인적 관심사에 머물러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농촌에 동경을 갖고 있긴 하지만 정작 편안함을 추구하는 한국 소비자를 위해선 자연 속에서 재미를 주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창조적 소비자 일본 디자이너 오지 마사노리 씨는 최근 기다란 테이블 안에 아기용 의자를 넣어 디자인했다. 아기부터 성인까지 쓸 수 있는 테이블이다. 풀무원은 ‘김장김치 DIY 세트’를 내놓아 재미로 김치를 담가보고 싶은 소비자들을 겨냥했다.○ (트렌드의) 새로운 영토 영국 건축가 줄리언 헤크스 씨가 만든 ‘모히토 슈즈’란 이름의 신발은 미래적이고 혁신적인 디자인으로 신선한 충격을 줬다. 플라뱅 대표는 “한국은 아이폰 등 새로운 테크놀로지에 대한 열정이 놀랍도록 크다”며 “옵티컬(광학) 디자인이 많아지고 원시와 미래를 동시에 담은 ‘아바타 블루’색이 뜰 것”이라고 전망했다.김선미 기자 kimsunmi@donga.com}

신동빈 롯데그룹 부회장(55·사진)의 ‘공격 경영’이 국내외로 빛을 발하면서 국내 재계 5위인 롯데의 행보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신 부회장은 이달 중순 파키스탄의 유화 공장(지난해 인수)을 둘러본 데 이어 25일 인도 방문 중엔 “올 3월 인도에 초콜릿 공장을 완공해 4월부터 제품을 팔겠다”고 밝혔다. 롯데가 해외 거점으로 삼는 브릭스(VRICs·베트남 러시아 인도 중국) 지역에 대한 투자가 올해 그룹 핵심 사업의 하나로 윤곽을 드러내는 것이다. 롯데의 최근 경영 스타일은 ‘신중하되 적극적’인 모습이다. 재계에선 “유통과 생산을 동시에 갖췄다는 점에서 롯데의 잠재력은 다른 기업들보다 클 수도 있다”고 평가하기도 한다. 롯데는 지난해 10월 중국 유통업체 ‘타임스’를 인수할 때 7300억 원을 썼다. 롯데의 역대 인수 금액 중 최고액이었다. 롯데의 한 임원은 “신 부회장은 그룹 주력사인 롯데쇼핑의 백화점만으로는 시대를 리드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며 “신성장동력을 찾기 위해 인수합병(M&A) 가능성을 국내외 어디로든 열어두라는 주문”이라고 말했다. 롯데 계열 코리아세븐이 25일 편의점 바이더웨이를 인수하자 업계에선 “신 부회장은 1980년대 노무라증권 영국 런던지점 근무 경력을 바탕으로 금융과 정보기술(IT) 분야에 각별한 관심이 있어 국내 편의점 업계에 IT 바람을 불러올 것”이란 시각이 많다. 매출의 절반을 담배가 차지하는 편의점의 기형적 매출 구조는 신선 식품의 강화로 타개할 계획이다. 27일 마감되는 GS백화점과 마트의 매각 입찰에서도 롯데는 기존과 달리 ‘통 큰’ 인수 희망 금액을 써내리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유통 업종의 수직 계열화를 이뤄 덩치를 키우면 업종 간 시너지 효과뿐 아니라 제조사에 대한 장악력도 키울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한편 최근 이마트와 롯데마트의 ‘10원 가격 전쟁’에 대해 “신 부회장을 비롯한 롯데그룹 오너들은 겉으로 떠들썩하게 포장하는 걸 극도로 꺼린다”며 “아무리 공격경영이지만 지금의 비정상적 경쟁은 원치 않을 것”이라고 롯데의 한 임원은 귀띔했다. 김선미 기자 kimsunmi@donga.com}

“우리 초콜릿이 고급스럽다던 국내 소비자들이 ‘한국산’이라니까 정작 발걸음을 돌려 외제 초콜릿을 사더군요. 몇 년 전 일본 수출을 시도할 때는 독도 문제로 ‘메이드 인 코리아’가 발목을 잡았습니다. 그래서 초콜릿의 종주국인 벨기에로 가자는 오기가 생겼죠.” 국내 수제 초콜릿 전문회사인 JF&B의 김영환 대표(40·사진). 그는 다음 달 1일 아시아 기업으로는 처음으로 벨기에에 초콜릿 생산 공장을 짓는다. 세계적 초콜릿 생산국인 벨기에에서 유럽 시장을 향해 정면 승부하겠다는 포부다. 다음 달 1일 벨기에 남부 니벨 지역에 1000m²(약 303평) 규모의 초콜릿 공장을 완공하고 5월부터 벨기에에서 초콜릿을 만든다. 한국의 중소 초콜릿 회사가 벨기에에 초콜릿 공장을 짓는다고 하자 반신반의하던 벨기에 투자청은 이달 중순 외자 유치 담당자들을 이 회사에 보냈다. 이들은 경기 파주시에 있는 이 회사의 초콜릿 공장과 헤이리 초콜릿 디자인 갤러리, 서울 여의도 등에 6개 매장이 있는 초콜릿 전문 카페 ‘주빌리 쇼콜라티에’를 둘러본 뒤 투자 지원을 결정했다. 특히 40개에 이르는 초콜릿 제품의 맛에 감탄했다. 벨기에 측의 투자 지원은 파격적이었다. 벨기에 투자청과 민관 합작 투자회사 등이 2012년까지 3년간 설비 투자와 인건비 등에 소요되는 240만 유로(약 38억8000만 원)를 JF&B에 지원한다. 벨기에에 초콜릿 공장을 세워 현지인의 고용을 창출하는 걸 높이 샀기 때문이다. 벨기에의 유명 초콜릿 브랜드 ‘고디바’와 ‘길리안’이 각각 터키 얼커그룹과 한국 롯데제과에 최근 인수된 것도 초콜릿 종주국 벨기에의 마음을 급하게 만든 한 요인이다. 김 대표는 “JF&B의 ‘메이드 인 벨기에’ 초콜릿은 유럽 미국 일본 홍콩 시장을 겨냥할 것”이라고 말했다. 어려운 가정형편으로 선린상고(현 선린인터넷고교)를 나와 무일푼으로 호주 유학을 떠났던 김 대표는 귀국 후 지인들의 수출 업무를 돕다가 2003년 수제 초콜릿 시장에 뛰어들었다. 국내 인건비가 비싸져 특급 호텔 베이커리들이 초콜릿 제조를 아웃소싱하기 시작하던 무렵이었다. 그는 해외 식품 박람회에 무작정 찾아가 초콜릿을 보여주며 즉석에서 부스를 얻어내기도 했다. 자본금 5000만 원으로 시작한 JF&B의 지난해 매출액은 150억 원. 개당 2000원인 이 회사의 수제 초콜릿은 현재 국내 대부분의 특급 호텔, 국내 항공사, 주요 제빵회사 등에 납품되고 있다. 김선미 기자 kimsunmi@donga.com}
신세계그룹이 ‘이마트표 옷’을 명실상부한 패션 브랜드로 키운다. 이마트는 자체적으로 만들던 저가 의류 자체 브랜드(PL)인 ‘데이즈(Daiz)’의 디자인과 생산을 그룹 내 패션 계열사인 신세계 인터내셔널로 옮겨 올가을부터 확 달라진 이마트 옷을 선보이기로 했다고 21일 밝혔다. 데이즈를 일본 ‘유니클로’에 비견되는 인기 캐주얼 브랜드로 성장시키기 위해 올 상반기까지 옷 디자인과 매장 구성 등을 전면 개편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지난해 말 신세계 인터내셔널은 캐주얼 사업부를 신설하고 산하에 ‘PL 디자인센터’란 조직을 만들었다. 이 센터 디자이너 25명과 캐주얼 사업부 내 소싱팀 20명 등 모두 45명이 데이즈의 변화를 책임진다. 2007년 처음 나온 데이즈는 지난해 117개 이마트 점포에서 1300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신세계 관계자는 “금융위기 이후 합리적 가치 소비가 확산되면서 해외에선 대형마트에서 옷을 사는 사람이 늘고 있다”며 “‘이마트 패션’의 승부수를 띄우기 위해 이마트는 데이즈의 유통만 맡고 패션 업무는 신세계 인터내셔널로 넘긴 것”이라고 설명했다. 데이즈는 유니클로처럼 간결한 디자인을 추구하고, 동남아시아 생산 등을 통한 원가절감으로 품질 대비 가격을 크게 낮춘다는 계획이다. 이마트 내 매장뿐 아니라 로드숍 형태의 단독 대형매장을 내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신세계가 적극적으로 데이즈를 키우게 된 데는 평소 해외 유통 트렌드에 관심이 큰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과 정유경 부사장 남매의 의지가 강하게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월마트는 2005년 자체 의류 브랜드 ‘메트로 7’을 발표한 후 최근엔 디자이너 노마 카말리 씨를 영입해 자체 디자이너 브랜드까지 만들었다. 세계적 디자이너 안나 수이 씨는 미국 대형마트 ‘타깃’의 온라인몰인 타깃닷컴에서 16.99달러(약 1만9000원)짜리 저렴한 옷을 팔고 있다. 신세계 관계자는 “올 5월 대대적인 이마트몰 개편을 앞두고 있어 그동안 오프라인에서 강한 신선식품 이외에 온라인으로 손님을 이끌 다양한 상품의 구색 갖추기가 절실했다”고 말했다. 이마트 전체 매출 중 패션 매출 비중(지난해 기준)은 17%로 생활가전(31%)과 신선식품(28%) 등에 밀린다. 신세계 인터내셔널은 1990년대 후반부터 정유경 신세계 부사장(당시 상무보)의 주도로 ‘아르마니’와 ‘센존’ 등 해외 명품 브랜드를 국내로 들여오고 있으며 국내 패션 브랜드 ‘보브’와 ‘지컷’도 운영하는 패션 전문회사다.김선미 기자 kimsunm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