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공격경영 ‘東에 번쩍, 西에 번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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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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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 부회장 “3월 인도 초콜릿 공장 완공”
브릭스 투자 윤곽… 국내선 편의점 인수로 주목

신동빈 롯데그룹 부회장(55·사진)의 ‘공격 경영’이 국내외로 빛을 발하면서 국내 재계 5위인 롯데의 행보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신 부회장은 이달 중순 파키스탄의 유화 공장(지난해 인수)을 둘러본 데 이어 25일 인도 방문 중엔 “올 3월 인도에 초콜릿 공장을 완공해 4월부터 제품을 팔겠다”고 밝혔다. 롯데가 해외 거점으로 삼는 브릭스(VRICs·베트남 러시아 인도 중국) 지역에 대한 투자가 올해 그룹 핵심 사업의 하나로 윤곽을 드러내는 것이다.

롯데의 최근 경영 스타일은 ‘신중하되 적극적’인 모습이다. 재계에선 “유통과 생산을 동시에 갖췄다는 점에서 롯데의 잠재력은 다른 기업들보다 클 수도 있다”고 평가하기도 한다. 롯데는 지난해 10월 중국 유통업체 ‘타임스’를 인수할 때 7300억 원을 썼다. 롯데의 역대 인수 금액 중 최고액이었다. 롯데의 한 임원은 “신 부회장은 그룹 주력사인 롯데쇼핑의 백화점만으로는 시대를 리드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며 “신성장동력을 찾기 위해 인수합병(M&A) 가능성을 국내외 어디로든 열어두라는 주문”이라고 말했다.

롯데 계열 코리아세븐이 25일 편의점 바이더웨이를 인수하자 업계에선 “신 부회장은 1980년대 노무라증권 영국 런던지점 근무 경력을 바탕으로 금융과 정보기술(IT) 분야에 각별한 관심이 있어 국내 편의점 업계에 IT 바람을 불러올 것”이란 시각이 많다. 매출의 절반을 담배가 차지하는 편의점의 기형적 매출 구조는 신선 식품의 강화로 타개할 계획이다.

27일 마감되는 GS백화점과 마트의 매각 입찰에서도 롯데는 기존과 달리 ‘통 큰’ 인수 희망 금액을 써내리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유통 업종의 수직 계열화를 이뤄 덩치를 키우면 업종 간 시너지 효과뿐 아니라 제조사에 대한 장악력도 키울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한편 최근 이마트와 롯데마트의 ‘10원 가격 전쟁’에 대해 “신 부회장을 비롯한 롯데그룹 오너들은 겉으로 떠들썩하게 포장하는 걸 극도로 꺼린다”며 “아무리 공격경영이지만 지금의 비정상적 경쟁은 원치 않을 것”이라고 롯데의 한 임원은 귀띔했다.

김선미 기자 kimsunm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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