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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기간에 걸쳐 한국 경제 발전에 대단한 공헌을 했다.” 일본의 경비보안업체인 세콤 창업자 이다 마코토(飯田亮) 최고고문은 26일 니혼게이자이신문 인터뷰에서 별세한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을 이처럼 추모했다. 세콤은 에스원의 최대 주주로 1980년부터 삼성그룹과 협력해 왔다. 강제징용 배상 문제로 한일 관계가 여전히 악화돼 있지만 일본 기업인들은 이 회장의 별세를 잇달아 추모하고 있다. 이 회장은 초등학교 5학년 때 일본으로 유학 갔고, 와세다대 경제학부를 졸업하며 일찍부터 일본과 인연을 맺었다. 이 회장은 ‘배워야 하지만 이겨야 하는 게 일본’이라는 신념을 갖고 있었다. 미타라이 후지오(御手洗富士夫) 캐논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26일 “이 회장은 세계에서 한국 산업계의 위치를 크게 향상시켰다. 1990년대 후반부터 ‘선택과 집중’을 추진해 반도체 등 성장 사업에 대규모 투자를 실행했다”며 추모의 글을 일본 언론에 배포했다. 일본 경제단체연합회 회장을 지냈던 그는 이 회장과 30년 이상 교류해 왔다. 이 회장의 일본 인맥은 ‘이건희와 일본 친구들(LJF)’이라는 모임으로도 알려져 있다. LJF는 교세라, 무라타제작소, TDK 등 일본을 대표하는 9개 전자부품회사 사장 모임이다. 이 회장은 일본 인맥을 이재용 부회장에게 물려줬다. 2010년 미타라이 회장, 사카키바라 사다유키(신原定征) 도레이 회장 등을 삼성의 영빈관인 승지원으로 초대했을 때 이 부회장도 동석하는 형태였다. 지난해 7월 일본의 수출 규제로 한일 관계가 최악의 상황을 맞으면서 정부 간 대화가 끊겼지만 이 부회장은 부친의 인맥을 바탕으로 지난해 하반기 두 차례 일본을 방문하며 재계 인사들을 두루 만났다. 일본 언론들은 이 회장이 별세한 25일 인터넷 속보를 쏟아낸 것에서 시작해 27일까지도 관련 보도를 이어가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이날 삼성전자의 미래에 대한 기획 시리즈를 시작하며 “이 회장 서거로 장남인 이 부회장이 명실상부한 거대 재벌의 톱이 된다”며 “이재용 체제에서는 탈(脫)톱다운, 창업가 이외의 인재들에게 권한 분산 등이 진행될 것”이라고 분석했다.도쿄=박형준 lovesong@donga.com·김범석 특파원}

“삼성전자 이건희 회장은 세계에서 한국 산업계의 위치를 크게 향상시켰습니다. 마음으로부터 애도를 표합니다.” 미타라이 후지오(御手洗富士夫) 캐논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26일 일본 언론에 이 같은 추모의 글을 공개적으로 배포했다. 강제징용 배상 문제로 한일 관계가 여전히 악화돼 있지만 일본 기업인들은 이 회장의 별세를 잇따라 추모하고 있다. 일본 언론들도 이 회장을 평가하는 기사를 싣고 있다. 이 회장은 일본과 인연이 깊다. 초등학교 5학년 때 일본으로 유학 갔고, 와세다대 경제학부를 졸업했다. 삼성전자를 이끌면서 일본 기업과 경쟁과 협력을 거듭하며 ‘배워야 하지만 이겨야 하는 게 일본’이라고 여겼다. 2010년 미타라이 회장, 사카키바라 사다유키(榊原定征) 당시 도레이 회장 등을 삼성의 영빈관인 승지원으로 초대했을 때 이재용 부회장을 동석시켜 일본 인맥을 물려줬다. 일본의 수출규제로 한일 관계가 최악이었던 지난해 9월 이 부회장은 럭비월드컵을 참관하기 위해 방일했는데, 럭비월드컵 조직위원장인 미타라이 회장이 초청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본에서는 이 회장의 빈소가 차려지지는 않았다. 일본 기업인들은 언론사에 추도 코멘트를 내거나 삼성전자 본사로 조전을 보내며 고인을 기리고 있다. 미타라이 회장은 추모의 글에서 “이 회장과는 30여 년 교류를 해 왔고, 우리 회사와도 반도체 비즈니스를 통해 깊은 관계에 있다”고 소개했다. 이어 “이 회장은 온화한 성품을 갖고 있으면서도 삼성전자를 강력한 리더십과 카리스마로 이끌어 세계 유수의 IT 기업으로 성장시켰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 회장은) 일본 기업의 품질 개선과 경영수법에도 정통했다. 특히 1990년대 후반부터 ‘선택과 집중’을 추진해 반도체와 스마트폰 등 성장 사업에 대규모 투자를 실행했다. 동시에 적극적이고 과감하게 해외 진출을 하는 등 탁월한 경영 수완은 대단한 것이었다”고 평가했다. 경비보안업체인 세콤 창업자 이다 마코토(飯田亮) 최고고문도 “오랜 기간에 걸쳐 한국경제 발전에 다대한 공헌을 했다”며 이 회장의 별세를 추모하는 글을 25일 언론에 배포했다. 세콤은 에스원의 최대 주주로 1980년부터 삼성그룹과 협력해왔다. 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스가 요시히데(菅義偉·사진) 일본 총리가 26일 강제징용 배상 문제와 관련해 한국 정부가 해결책을 제시해야 한다고 또다시 요구했다. 스가 총리는 이날 소집된 임시국회에서 한 첫 소신표명연설에서 “한국은 극히 중요한 이웃 나라”라고 한 뒤 “건전한 일한(한일) 관계로 되돌리기 위해 우리나라(일본)의 일관된 입장에 따라 적절한 대응을 강하게 요구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적절한 대응’은 한국 정부가 징용 문제의 해결책을 제시해야 한다는 일본 정부의 기존 주장을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소신표명연설은 일본 총리가 국정 현안에 대한 의견을 밝히는 것이다. 또 스가 총리는 이날 연설에서 미일동맹이 외교안보의 축이라고 하면서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호주, 인도, 유럽 등 기본적 가치를 공유하는 국가와도 협력해 법의 지배에 의한 ‘자유롭고 열린 인도·태평양’ 실현을 목표로 하겠다”고 밝혔다. 기본적 가치를 공유하는 국가에서 한국을 언급하지는 않았다. 일본은 미국과 함께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자유롭고 열린 인도·태평양’을 주장하고 있지만 이 범주에 한국을 포함시키지 않고 있다. 앞서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총리는 1월 국회 시정연설에서 “한국은 원래 기본적 가치와 전략적 이익을 공유하는 가장 중요한 이웃 국가다. 그렇기 때문에 더욱 국가 간의 약속을 지켜 미래지향적인 양국 관계를 구축하길 간절히 기대한다”고 말한 바 있다. 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한국 대법원이 일본 기업에 강제징용 배상을 명령하는 판결을 내린 지 30일로 2년이 된다. 이 판결 이후 한일 정부는 지속적으로 대립했지만, 풀뿌리 교류를 통해 양국을 잇고 있는 사람들도 있다. 문화와 스포츠 분야에서 활약하는 4명의 경험과 생각을 일본 아사히신문과의 공동 기획을 통해 들어봤다. 인터뷰는 양사 기자들이 공동 진행했으며, 두 신문에 같은 내용의 기사를 실었다.》 한일 양국에서 야구는 가장 인기 높은 스포츠 중 하나다. 일본 프로야구 세이부 라이온스에서 주전 포수로 활약했던 이토 쓰토무(伊東勤·58·주니치 드래건스 수석코치) 씨는 은퇴 후 한일 프로야구에서 모두 지도자를 경험했다. ‘야구 인생에 큰 영향을 줬다’고 말하는 한국 구단에서의 경험을 되돌아봤다. ―2012년 서울이 본거지인 두산에서 수석코치로 일했다. 왜 한국 야구계로 갔나. “2009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일본 대표팀 총괄코치로 참가해 한국과 5경기나 치르면서 강함을 피부로 느꼈다. 한국은 어떤 야구를 하는지 관심도 있었다.” ―한국 구단에서 실감한 차이점이 있나. “충격 받은 건 식사였다. 연습 도중에 이렇게 많이 먹느냐고. 한국에선 인사가 ‘식사하셨습니까’였다. 그만큼 중요해 충분히 시간을 갖는다.” ―한국에서 ‘이건 멋지다’고 생각한 게 있나. “경기에서 활약한 선수가 팀원 모두에게 피자를 대접한다. 승리 투수나 홈런을 치는 등 경기에서 활약한 선수가 전화로 주문한다. 나만의 힘이 아닌 여러분 덕분에 오늘 활약할 수 있었다는 감사로서. 그게 좋았다.” ―선수들과 의사소통은 잘됐나. “언어 장벽이 있고, 통역도 있기 때문에 처음에는 정말 내가 하고 싶은 말이 전달되고 있는지 불안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선수들이 말이 아니라 내 눈을 보고 느낌으로 알아들었다. 일본어로 지도해도, 어느 정도 이해하는 정도가 됐다.” ―한국 선수의 특징은…. “역시 정이 많다. 익숙해지면 더 가르쳐 달라고 한다. 지도하고 있던 포수는 일본어로 ‘오토상(아버지)’이라고 불렀다. 8월이었는데 주전 선수가 ‘코치님, 할 얘기가 있습니다’라고 말하며 내 손을 잡아당겼다. 어두운 라커룸에 들어가 불이 켜지는 순간 선수 모두가 케이크를 둘러싸고 ‘해피 버스데이’ 노래를 불렀다. 내 생일이었다는 걸 까맣게 잊고 있었다.” ―한국 선수들과 어떻게 마음을 터놓을 수 있었나. “일본 기준을 적용하지 않았다. 한국에 가 처음에는 ‘위로부터의 시선’으로 바라봤다. 일본에서는 있을 수 없다는 식으로. 하지만 한국 선수들은 그런 말을 듣는 것을 가장 싫어했다. ‘여기는 한국이니까, 한국에서는 이런 식으로 한다’고 했다. 그래서 말하는 방법을 바꿨다. 이렇게 했다가 내가 실패했으니, 안 하는 게 낫다는 식으로 말했다.” ―한국에서의 경험이 야구 인생에 영향을 미쳤나. “크게 영향을 미쳤다. 일본에서 막 지도자가 됐을 때 나의 생각을 강요할 때가 많았다. 한국을 포함해 여러 가지 경험을 했고, 상대방 중심으로 생각하게 됐다. 먼저 상대방의 마음을 열고,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를 들으며 내가 경험한 것을 조언한다. 마음을 여는 데는 어느 정도 시간이 걸린다. 말이 아니라 얼굴 표정이나 눈, 자세를 통해서도 상대방의 이해를 얻는 게 중요하다. 그러기 위해 자신이 상대편 안으로 들어가지 않으면 안 된다.” ―다른 일한 관계에도 딱 들어맞는 지적이다. “일본의 문화를 한국에 강요할 수 없고, 한국의 문화를 일본에 납득시키는 것도 어려울지 모른다. 하지만 서로 조금씩 다가서면, ‘이것은 가능하다’는 것을 분명 찾을 수 있다.”이토 쓰토무는 누구―1962년 구마모토현 구마모토시 출생―사이타마현 도코로자와고교 졸업―세이부 라이온스 감독(2004∼2007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 일본 대표팀 총괄 코치(2012년), 두산 베어스 수석코치(2012년), 지바 롯데 감독(2013∼2017년)―일본 프로야구 베스트 나인 10회, 골든글러브상 11회 등 수상. 야구의 전당 입성(2017년) 나고야=나카노 아키라(中野晃) 아사히신문 기자}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총리가 26일 강제징용 배상 문제와 관련해 한국 정부가 해결책을 제시해야 한다고 또다시 요구했다. 스가 총리는 이날 소집된 임시국회에서 한 첫 소신표명연설에서 “한국은 극히 중요한 이웃 나라”라고 한 뒤 “건전한 일한(한일) 관계로 되돌리기 위해 우리나라(일본)의 일관된 입장에 따라 적절한 대응을 강하게 요구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적절한 대응’은 한국 정부가 징용 문제의 해결책을 제시해야 한다는 일본 정부의 기존 주장을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소신표명연설은 일본 총리가 국정 현안에 대한 의견을 밝히는 것이다. 또 스가 총리는 이날 연설에서 미일동맹이 안교안보의 축이라고 하면서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호주, 인도, 유럽 등 기본적 가치를 공유하는 국가와도 협력해 법의 지배에 의한 ‘자유롭고 열린 인도·태평양’ 실현을 목표로 하겠다”고 밝혔다. 기본적 가치를 공유하는 국가에서 한국을 언급하지는 않았다. 일본은 미국과 함께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자유롭고 열린 인도·태평양’을 주장하고 있지만 이 범주에 한국을 포함시키지 않고 있다. 앞서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총리는 1월 국회 시정연설에서 “한국은 원래 기본적 가치와 전략적 이익을 공유하는 가장 중요한 이웃 국가다. 그렇기 때문에 더욱 국가 간의 약속을 지켜 미래지향적인 양국 관계를 구축하길 간절히 기대한다”고 말한 바 있다. 일본 정부 고위 관계자는 “스가 총리가 징용 문제에 강경하지만 실용주의 성향이 강한 것도 사실이다. 특히 경제계에서 ‘한일 관계가 빨리 개선돼야 한다’는 의견이 많이 올라오고 있다”며 “스가 정권은 지난해 7월 반도체 부품 수출규제와 같은 강경책은 내놓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25일 오전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별세 소식이 알려지자 주요 외신들은 긴급 속보로 비중 있게 다뤘다. 외신들은 “삼성을 전자업계의 ‘거인(titan)’으로 만들었다”(뉴욕타임스) “글로벌 브랜드로 변화시켰다”(월스트리트저널) 등 삼성을 글로벌 기업으로 키운 이 회장의 리더십을 재조명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 회장이 창업주이자 아버지인 이병철 회장의 뒤를 이어 삼성을 이끌기 시작했을 때(1987년)는 서구에서 삼성을 할인매장의 값싼 TV와 전자레인지를 파는 정도의 회사로 생각했던 시기”라면서 “이 회장의 끊임없는 노력 속에 1990년대 초반 삼성은 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 일본과 미국의 라이벌들을 제치고 선도자(pacesetter)가 됐다”고 보도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 회장이 “2류 전자기업이었던 삼성을 세계 최대 스마트폰과 TV 제조업체로 변화시켰다”며 “삼성은 스마트폰과 반도체부터 생명보험과 놀이기구까지 제공하는 글로벌 브랜드가 됐다”고 평가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빠르게 움직이는 삼성의 조직 문화를 설명하며 “지휘관(이 회장)의 지시에 따라 최전방으로 뛰어가고 자신을 희생할 준비가 돼 있는 사람들로 가득 찬 조직”이란 일본 소니 임원의 평가를 전했다. 일본 언론들은 이 회장의 별세 소식을 전하면서 일본과의 인연을 부각했다. 요미우리신문은 “이 회장이 소년 시절 일본에서 산 경험이 있고, 1965년 일본의 사립 명문인 와세다대를 졸업했다”며 “이 회장은 마쓰시타전기 창업자인 마쓰시타 고노스케(松下幸之助·1894∼1989)를 존경한 것으로 알려졌고 일본 기업의 품질 개선과 경영수법에 정통했다”고 전했다. 아사히신문은 “(이 회장 취임) 당시 삼성전자는 세계적인 시장점유율을 가진 상품이 없었지만 과감한 투자로 반도체, 휴대전화 등에서 세계 1위 기업으로 키워냈다”고 전했다. NHK는 이 회장을 ‘한국의 대표적인 카리스마 경영자’로 묘사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이 회장이 2014년부터 입원했다가 별세했다는 소식을 비중 있게 전했다. 중국 최대의 인터넷 포털 바이두에는 이 회장 별세 소식이 실시간 주요 뉴스 상단에 올라왔다. 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 도쿄=박형준 / 뉴욕=유재동 특파원}

지난달 퇴임 뒤 공개적으로 우익 행보를 이어가고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일본 총리가 22일 태평양전쟁 당시 동원된 조선인 노동자 차별에 대해 “이유 없는 중상(中傷·비방)”이라고 주장했다. 아베 전 총리는 이날 오후 ‘군함도’(하시마·端島) 등 근대 산업시설을 전시한 도쿄의 산업유산정보센터를 방문한 자리에서 조선인 차별 문제와 관련해 “이유 없는 중상을 꼭 물리쳐 일본의 힘찬 산업화 행보를 전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고 산케이신문이 23일 전했다. 군함도에서 조선인 노동자에 대한 차별은 없었다고 주장하고 나선 것이다. 신문에 따르면 아베 전 총리는 태평양전쟁 당시 미쓰비시(三菱)중공업 나가사키(長崎) 조선소에서 일한 대만인 징용 노동자의 급여 봉투 등을 살펴본 뒤 주민들에게 “역사의 진실도 여러분이 이야기해줌으로써 전달될 것”이라고 말했다. 주민들도 아베 전 총리의 방문에 앞서 징용 노동자에 대한 학대나 차별이 없었다는 의견을 나눴다고 한다. 아베 전 총리는 과거 군함도에 살았던 일본인 주민들을 만나 격려하기도 했다. 산업유산정보센터는 일본이 2015년 근대 산업시설 23개를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하면서 설립된 곳이다. 그러나 노동자 강제 동원 역사는 생략한 채 ‘차별은 없었다’는 왜곡된 주장만 소개하고 있다. 아베 전 총리는 지난달 16일 총리직에서 물러난 이후 노골적으로 우익 행보를 보이고 잇다. 태평양전쟁 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靖國) 신사를 퇴임 사흘 만에 참배한 데 이어 이달 19일에도 재차 찾았다. 그가 총리 재임 중에는 한 번(2013년 12월)만 야스쿠니 신사를 직접 참배했던 것과 비교된다. 아베 전 총리의 최근 행보에 대해선 ‘총리 직책 때문에 자제해 왔던 극우 본색이 드러났다’는 평가와 함께 퇴임 후 일본 보수우익 세력에 존재감을 유지하기 위한 계산된 행동이란 평가가 나온다.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조종엽 기자 jjj@donga.com}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총리가 21일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판결과 관련해 “일본 기업의 압류 자산이 현금화(강제 매각)되면 일한(한일)관계에 극히 심각한 상황을 초래할 것”이라고 말했다. 스가 총리는 이날 순방지인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강제징용 배상 소송과 관련된 일본 기업의 자산이 현금화되는 것에 대해 “일한관계에 극히 심각한 상황을 초래하기 때문에 절대 피해야만 한다”면서 “그동안 여러 차례 언급한 바 있다”고 했다. 올해 말 한국에서 열릴 예정인 한중일 정상회담 참석 여부에 대해서는 “한일 간에 외교적으로 이뤄지는 사안에 대해 하나하나 코멘트하는 것은 삼가겠다”면서도 “일정이 아직 결정되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했다. 스가 총리가 취임 이후 강제징용 현금화에 대한 의견을 직접 밝힌 것은 처음이다. 스가 총리는 아베 신조 정권에서 관방장관을 지내며 일본 기업 자산의 강제 매각에 대해 “일본이 대항 조치(보복 조치)를 할 수밖에 없다” “극히 심각한 사태를 초래할 수 있다”며 강경 발언을 해왔다. 지난달 16일 총리로 취임한 이후에도 강제징용 문제에 대한 입장엔 변화가 없다는 것을 명확히 한 것이다. 그는 지난달 24일 문재인 대통령과의 통화 이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징용 배상과 관련해 “우리나라(일본)의 일관된 입장에 근거해 앞으로도 한국에 적절한 대응을 강하게 요구해 나가고 싶다”고 말했다. 일본 정부 관계자는 최근 본보에 “일본이 징용 문제와 관련해 뭔가 유연해질 수 있다고 한국이 혹시 착각할까 걱정된다”며 “그러다 보면 사실은 일본은 아무 변화가 없는데 나중에 한국 측이 ‘배신당했다’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총리가 21일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판결과 관련해 “일본 기업의 압류 자산이 현금화(강제매각)되면 일한(한일)관계에 극히 심각한 상황을 초래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남관표 주일 한국대사는 강제징용 이 사안과 관련해 “일본 정부가 조금 진전된 입장을 보이고 있다”고 말해 온도차를 보였다. 스가 총리는 이날 순방지인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강제징용 배상 소송과 관련된 일본 기업의 자산이 현금화되는 것에 대해 “일한관계에 극히 심각한 상황을 초래하기 때문에 절대 피해야만 한다”면서 “그 동안 여러 차례 언급한 바 있다”고 했다. 올해 말 한국에서 열릴 예정인 한중일 정상회담 참석 여부에 대해서는 “한일 간에 외교적으로 이뤄지는 사안에 대해 하나하나 코멘트하는 것은 삼가겠다”면서도 “일정이 아직 결정되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했다. 스가 총리가 취임 이후 강제징용 현금화에 대한 의견을 직접 밝힌 것은 처음이다. 스가 총리는 아베 정권에서 관방장관을 지내며 일본 기업 자산의 강제 매각에 대해 “일본이 대항조치(보복조치)를 할 수밖에 없다” “극히 심각한 사태를 초래할 수 있다”며 강경 발언을 해왔다. 지난달 16일 총리로 취임한 이후에도 강제징용 문제에 대한 입장엔 변화가 없다는 것을 명확히 한 것이다. 이런 가운데 남 대사는 이날 화상회의로 열린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스가 총리 취임 이후 징용 문제에 변화가 있느냐’는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의 질문에 “긍정적인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고 느끼고 있다. 스가 총리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총리와 다른 부분도 있다”고 답했다. 이어 “본인(스가 총리) 스스로 현실주의적인 접근을 하고 있고, 국민 생활과도 관련이 있어 (징용 문제에) 조금 진전된 입장을 보이고 있다”고 했다. 한국 정부는 지난해 6월 한일 기업의 출연금을 통한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방안인 이른바 ‘1+1’안을 제시했지만 일본은 거부했다. 이 대표가 ‘징용 관련 구체적인 수정 제안도 했느냐’고 질문하자 남 대사는 “대화가 계속되고 있다”고만 답했다. 이런 한일 간 온도차에 대한 우려 목소리도 나온다. 일본 정부 관계자는 최근 본보에 “일본이 징용과 관련해 뭔가 유연해질 수 있다고 한국이 혹시 착각할까 걱정된다”며 “그러다보면 사실은 일본은 아무 변화가 없는데 나중에 한국 측이 ‘배신당했다’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이 1+1안을 수정한 안을 제시했는지에 대해선 “공식적인 제안이 없었다”고 했다. 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일본 정부가 이르면 27일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발생한 오염수를 해양에 방출하는 방침을 공식 확정한다. 현재 기술로 오염수 내 유해물질을 제대로 걸러내지 못한다는 비판이 잇따르는 가운데 후쿠시마는 물론이고 인근 지역의 주민과 지방자치단체들도 바다 방류를 거세게 반대하고 있다. TBS방송에 따르면 일본 정부가 올해 4∼7월 이 문제에 관한 국민 의견을 받은 내용 406건을 분석했더니 해양 방류에 대해 ‘반대’한다는 응답이 74%에 달했다. ‘찬성’은 8%에 그쳤다. 자국 내에서조차 충분한 공감대가 이뤄지지 않았는데도 왜 일본은 해양 방출을 밀어붙일까. 지난달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총리의 갑작스러운 퇴임으로 전임자의 잔여 임기인 내년 9월까지 총리를 맡게 된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총리의 개인적 이해관계가 반영됐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일하는 총리’의 모습을 보여줘 정치인으로서 독자적인 브랜드를 쌓으려는 속내가 담겼다는 의미다.○ 9년간 외면한 시한폭탄 후쿠시마 오염수는 2011년 3월 11일 동일본 대지진으로 인해 만들어졌다. 후쿠시마 제1원전이 폭발하면서 원자로를 식히는 냉각장치에 문제가 생겨 핵연료가 고열에 녹아 버렸다. 부서진 원전 건물 안으로 빗물과 지하수가 유입돼 매일 170∼180t의 오염수가 발생하고 있다. 후쿠시마 원전을 운영하는 도쿄전력은 이 오염수를 ‘다핵종(多核種) 제거설비(ALPS)’란 장치로 여과시킨 후 대형 탱크에 담아 원전 부지 안에 보관하고 있다. 9월 기준 저장량은 총 123만 t. 현재 속도라면 2022년 10월경 포화 수준인 137만 t에 다다른다. 주무 부처인 경제산업성은 2016년 11월부터 처리 방안을 논의해 왔다. 올해 2월 산하 전문가 소위원회가 해양 방출, 대기 방출(끓여서 증발)이란 두 개의 안을 권고했고 기술적으로 손쉬운 해양 방출이 더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달았다. 정부 역시 해양 방출을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급기야 16일 가지야마 히로시(梶山弘志) 경제산업상이 “더 이상 결정을 미룰 수 없다”며 이달 중 공식 발표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일본이 해양 방출을 서두르는 표면적 이유는 ‘물리적, 시간적 한계’다. 탱크 포화까지 2년이 남아있지만 방출을 위한 각종 설비를 마련하는 데 상당한 시간이 걸리므로 이달 중 결론을 내려야 한다고 주장한다. 일각에서는 저장탱크 증설을 주장하나 일본 정부는 “후쿠시마 폐로가 늦어진다”는 이유로 반대하고 있다. 오염수 탱크를 추가로 들여놓으면 폐로에 따른 원전 폐기물을 보관할 장소가 부족해져 2041∼2051년으로 예정된 폐로 일정에 차질이 생긴다는 것이다.○ ‘스승 아들’을 주무 장관으로 유임시킨 스가 지난달 16일 취임한 스가 총리가 내각과 집권 자민당의 주요 인사를 교체했지만 경제산업성 수장을 유임시킨 후 오염수 처리에 속도를 내고 있다는 점도 눈여겨볼 만하다. 가지야마 경산상은 스가 총리 본인이 수차례 정치 스승으로 꼽은 가지야마 세이로쿠(梶山靜六·1926∼2000) 전 관방장관의 장남이다. 스가 총리는 2013년 아베 내각의 관방장관에 취임하자마자 스승의 묘소를 찾았다. 지난달 총리 취임 연설에서도 스승을 언급했고 가지야마 경산상과도 돈독한 관계를 유지해 왔다. 즉, 가지야마의 유임은 스가 총리가 그만큼 오염수 처리를 중대한 문제로 여기고 있으며, 믿고 맡길 수 있는 사람에게 관련 업무를 맡기겠다는 의도를 보인 것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스가 총리는 취임 후 줄곧 ‘국민을 위해 일하는 내각’이란 캐치프레이즈를 강조하고 있다. 아베 전 총리는 국민에게 인기가 없는 원전 정책에 소극적 태도를 보이며 오염수 처리를 차일피일 미뤄왔다. 스가 총리가 이 난제를 해결하면 일각에서 제기했던 ‘아베 아바타’ 꼬리표를 떼고 독자 치적으로 홍보할 수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 역시 해양 방출 공식화 추진 배후에 현안을 조기에 처리하려는 목적이 깔렸다고 진단했다.○ 유해 물질 거르지 못할 가능성 문제는 바다 방류의 위험성이다. 도쿄전력은 ALPS 과정을 거치면 삼중수소(三重水素·트리튬)를 제외한 세슘, 스트론튬 등 기타 방사성물질은 걸러진다고 줄곧 주장해왔다. 하지만 마이니치신문은 “6월 말 기준 ALPS 과정을 거친 물 110만 t 중 정부의 방출 기준을 충족하는 것은 27%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방출 기준치의 100∼2만 배에 달하는 오염수가 6%에 달했다. 고토 시노부(後藤忍) 후쿠시마대 교수는 19일 “ALPS를 두 번 거쳐도 방사성물질이 남아 있을 수 있다. 정부 주장대로 정말 문제가 없다면 후쿠시마 앞바다가 아니라 도쿄 올림픽이 열리는 도쿄만에 방류하라”고 질타했다. ALPS로 거를 수 없는 삼중수소도 문제다. 삼중수소는 수소, 중수소와 양자 수가 같지만 중성자 수가 달라 방사성을 띤다. 물 분자보다 크기가 훨씬 작아 물리적으로 걸러내기 어렵고, 물과 분자 구조가 비슷해 화학적 분리 또한 어렵다. 환경 전문가들은 “발암물질인 삼중수소를 한 곳에 모아뒀다가 방류하는 일은 위험하다”고 우려하고 있다. 일본 정부 측은 “삼중수소는 정상적인 원전 가동으로도 배출된다”고 주장한다. 일본은 올해 5월 후쿠시마 관련 정부 보고서에도 ‘한국 월성 원자력발전소에서도 연간 140조 Bq(베크렐·방사성물질의 세기를 나타내는 단위)의 삼중수소가 배출된다’고 기술했다. 하지만 원전 폭발로 발생한 삼중수소와 정상 가동된 원전에서 배출되는 삼중수소를 동일하게 비교할 수 없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 안팎에서 거센 반대 여론 생계에 직접적 위협을 받을 수밖에 없는 후쿠시마 주민 및 어업단체의 반발은 더 거세다. 후쿠시마 인근 바다에서는 올해 2월부터 전 어종의 조업이 가능해졌다. 사고 후 줄곧 생계에 어려움을 겪었던 현지 어민들은 내년 4월 본격적으로 조업을 재개할 예정이었다. 오염수 방류가 시작되면 이런 계획이 모두 물거품이 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소문에 의한 피해를 입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후쿠시마 어업협회 관계자는 전화 인터뷰에서 익명을 요청하며 “한국에서 원전 사고가 났고, 오염수를 해양에 방류한다면 나도 한국 생선을 먹지 않겠다. 해양 방류는 어민 생계에 큰 타격”이라며 한숨을 쉬었다. 후쿠시마와 인접한 미야기현의 무라이 요시히로(村井嘉浩) 지사 역시 19일 “정부가 아무 정보를 주지 않았다. 갑자기 보도가 나와 매우 당황스럽다”며 “후쿠시마와 인근 현뿐만 아니라 일본 전체에 영향을 미친다. 전국 차원의 논의가 필요하다”고 반발했다. 한국, 중국 등 주변국 우려도 상당하다. 일본 가나자와대와 후쿠시마대는 2018년 국제학술지 ‘해양과학’에 후쿠시마 오염수가 동해로 유입되기까지 1년 정도의 기간이 소요될 것이란 논문을 실었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KIOST)이 최근 독일 헬름홀츠 해양연구소의 영상 자료를 분석한 결과 극미량의 세슘이 방출 한 달 만에 제주도와 서해에 도달한다고 밝혔다. 이웃 국가가 민감해할 수밖에 없다. 한국 외교부는 16일 “국제사회와 공조해 대처하겠다”며 사실상 반대 의사를 드러냈다. 자오리젠(趙立堅) 중국 외교부 대변인 역시 19일 “주변국과 충분히 협의해 신중하게 결정하기를 바란다”고 우려했다. 원전 전문가들은 오염수 처리를 서둘러선 안 된다고 조언한다. 고토 교수는 “원전 폐로 일정을 미루고 저장탱크를 더 지어 오염수를 장기 보관해야 한다”고 말했다. 저장탱크에 오염수를 넣으면 100년을 보관할 수 있고 이 긴 시간 동안 반감기를 거쳐 방사선량이 대폭 감소하므로 이후 어떻게 처리할지 결정해도 늦지 않다는 의미다. 일본 민간 싱크탱크인 원자력자료연구실 역시 이 의견에 동조하고 있다. 환경단체 그린피스저팬은 20일 기자회견에서 “정부가 시민 대상의 설명회와 공청회를 실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정부 측이 주장하는 의견 수렴은 관변단체를 통한 요식 행위에 지나지 않는 만큼 해양 방출 결정을 미루고 사회 각계의 폭넓은 의견을 듣는 것이 중요하다는 권고다.도쿄=박형준 lovesong@donga.com·김범석 특파원}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부장관은 20일 ‘쿼드’(미국 일본 호주 인도의 4자 협력체)를 한국 등으로 확대하는 문제에 대해 “아직은 시기상조”라고 밝혔다. 미국이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주요한 대중(對中) 전략으로 추진하는 쿼드를 일단은 4개국 간 협력체로 운용하겠다는 뜻을 명확히 한 것이다. 비건 부장관은 최근 인도 방문 후 결과를 브리핑하는 전화 간담회에서 쿼드 확대에 대한 질문을 받고 “쿼드는 아직 그 자체로 정의되지 않았고, 확장에 대해 논의된 정책은 없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쿼드는 시간이 지나면서 더 규칙화(regularize)하고 형식을 갖춰나갈(formalize) 필요가 있다는 것이 우리의 생각”이라며 “각 파트너가 글로벌 도전에 맞서 각자의 강점을 갖고 상호운용, 이해 및 협력할 수 있는 특정한 양식(modality)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비건 부장관은 미국이 이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역내 다른 국가들과 새로운 안보 조약을 추진할 것이라는 점도 확인했다. 그는 “미국은 인도태평양 지역의 연대를 확장하기 위해 일본, 한국, 호주, 태국 등과 같은 안보조약을 역내 다른 국가들과도 새롭게 갖고 있다”며 “이는 연합 군사훈련, 무기 판매 같은 협력을 포함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러면서도 “쿼드의 핵심은 안보를 넘어 경제 및 인적 교류 등 넓은 영역에서 협력하는 것”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어 “다른 국가들에도 기회는 열려 있다”며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 지역의 주권과 번영, 안보에 전념하는 그 어떤 국가와의 협력도 환영한다”고 덧붙였다. 이런 가운데 쿼드 4개국은 군사 분야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일본 요미우리신문은 이날 호주가 미국, 일본, 인도와 다음 달 인도양 벵골만에서 공동 실시하는 해상 훈련에 참가한다고 보도했다. 호주는 2007년까지 4개국 공동 해상 훈련에 참가하다 중국의 반발로 이후 불참했고 이번에 13년 만에 복귀한다.워싱턴=이정은 lightee@donga.com / 도쿄=박형준 특파원}

일본의 군사 활동 반경이 대폭 넓어지고 있다. 겉으로는 중국을 견제하겠다는 의도가 강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전쟁가능한 일본’으로의 발판을 마련하려는 속내가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된다. 아사히신문 등에 따르면 기시 노부오(岸信夫) 방위상은 19일 방일 중인 린다 레이놀즈 호주 국방장관과의 회담에서 “평상시 자위대가 호주의 함정과 군용기를 경호하는 임무를 수행하기 위한 협의를 시작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성사되면 자위대는 일본의 유일한 동맹국인 미국 군대에 이어 준동맹국 호주 군대까지 경호하게 된다. 일본은 자위대의 타국 군 경호를 ‘무기 등 방호(防護)’라고 부른다. 전시와 평시의 중간 상태인 ‘그레이존’ 상태에서 자위대가 무기를 사용해 외국군을 지키는 업무를 뜻한다. 이 같은 업무가 가능해진 것은 2015년 당시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이 안보관련법을 개정해 이를 허용했기 때문이다. 이후 자위대는 2016년 3월부터 미군 함정과 항공기를 경호하는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베트남을 방문 중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총리는 응우옌 쑤언 푹 베트남 총리와 19일 회담을 갖고 ‘방위장비품·기술이전협정’을 맺기로 합의했다. 일본은 현재 9개국과 이 협정을 맺었고, 베트남이 10번째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아베 정권은 2014년 ‘방위장비 이전 3원칙’을 각의(국무회의)에서 결정하고 기존 ‘무기 수출 3원칙’을 대체했다. 이후 무기 수출 정책이 ‘원칙적 금지’에서 ‘허용’으로 바뀌었고, 일본 또한 무기 수출을 꾸준히 늘려왔다. 이날 요미우리신문은 호주가 미국, 일본, 인도가 다음달 인도양 벵골만에서 공동 실시하는 해상 훈련에 참여한다고 보도했다. 호주는 2007년까지 4개국 공동 해상훈련에 참가하다 중국의 반발로 이후 불참했고 이번에 13년 만에 복귀한다. 미국 일본 호주 인도는 반중(反中) 전선 성격이 강한 협의체 ‘쿼드’를 형성하고 있으며 중국은 쿼드에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총리 내각에 대한 지지율이 출범 한 달 만에 급락세로 돌아섰다. 아사히신문이 17, 18일 전국 유권자 1458명을 대상으로 전화로 여론조사를 실시해 19일 보도한 결과에 따르면 스가 내각 지지율은 53%로 지난달 출범 직후 조사(65%)보다 12%포인트 급락했다. ‘지지하지 않는다’는 응답자 비율은 13%에서 23%로 10%포인트 뛰었다. 이날 보도된 요미우리신문 조사(16~18일 1051명 대상)에서도 스가 내각 지지율은 67%로, 한 달 전(74%)과 비교해 7%포인트 떨어졌다. 교도통신의 17, 18일 조사에선 5.9%포인트 하락한 60.5%, NHK의 9~11일 조사 결과는 7%포인트 빠진 55%를 기록했다. 주요 언론사의 여론조사에서 스가 내각 지지율이 일제히 급락세로 돌아선 것은 학술단체의 회원 임명 거부 논란이 주된 배경으로 분석되고 있다. 스가 총리는 총리 산하의 독립 특별기관인 일본학술회의가 신규 회원으로 추천한 105명을 이달 초 임명하면서 정부 정책에 반대 의견을 개진한 전력이 있는 6명을 배제했다. 그러자 ‘총리가 학문의 자유를 침해했다’는 거센 비판을 받았다. 아사히신문 조사에서는 응답자의 63%가 ‘일본학술회의를 둘러싼 문제와 관련한 스가 총리의 그간 해명이 불충분하다’고 답했다. ‘충분하다’는 답변은 15%에 불과했다. 요미우리신문 조사에서도 총리의 일부 학술회의 회원 임명 거부에 대해 ‘납득할 수 없다’는 응답이 47%로 ‘납득한다’는 답변(32%)을 웃돌았다. 이런 가운데 후쿠시마 제1원전 오염수를 바다에 방류하는 것에 대해 50%가 반대했고, 찬성은 41%에 그쳤다고 요미우리는 조사 결과를 전했다. 오염수 방류에 대한 일본 내 반발도 상당한 것으로 분석된다.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장례비 과다 지출, 조기(弔旗) 게양 강요 논란을 부른 ‘일본 보수 거두’ 나카소네 야스히로(中曾根康弘·사진) 전 총리의 장례식이 17일 도쿄 미나토구의 한 호텔에서 열렸다. 지난해 11월 101세로 숨진 그는 당시 가족장을 치렀고 이번에 고별식 형태로 내각 및 집권 자민당 주최의 합동장이 열렸다. NHK에 따르면 이날 장례식에서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총리는 “고인은 필요한 개혁을 실행하고 국제사회 평화와 번영에 공헌했다. 그 정신을 이어받아 국정에 전력을 기울이겠다”고 추도했다. 이날 왕위 계승 1순위인 후미히토(文仁) 왕세제 부부 또한 참석해 헌화했다. 나루히토(德仁) 일왕과 아키히토(明仁) 전 일왕은 대리인을 보내 조의를 표했고 남관표 주일 대사 역시 참석했다. 나카소네 전 총리는 한일 관계의 ‘빛’과 ‘그림자’를 모두 보여주는 인물이란 평가를 받고 있다. 그는 1982년 11월 총리 취임 후 두 달 만인 1983년 1월 현직 총리로 최초로 방한했다. 한일 정상 외교의 물꼬를 트며 양국 관계 증진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김종필 전 자민련 총재 등 한국 정치인과도 친교를 유지했다. 하지만 그는 1985년 8월 15일 태평양전쟁 A급 전범들이 합사된 야스쿠니신사를 찾았다. 제2차 세계대전의 주범인 일본의 패전일에 야스쿠니를 찾은 최초의 현직 총리란 오명을 남기며 그릇된 역사 인식을 보여줬다. 이번 합동장에 대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에서 1억9000만 엔(약 21억 원)의 장례비용이 과하다는 비판론이 일고 있다. 주무 부처인 문부과학성이 국립대 등에 조기 게양 및 묵념을 요구한 것에 대한 비판도 거세다. 도쿄신문에 따르면 17일 히토쓰바시대 학생 20여 명은 전날 조기를 게양한 학교 건물 앞에 모여 “학문의 자유가 위협받고 있다”며 반발했다.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총리의 측근인 가와무라 다케오(河村建夫) 일한의원연맹 간사장(자민당 중의원 의원)과 만나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문제 등 양국의 현안에 대해 논의했다. 두 사람은 “서로 지혜를 짜내자”는 데 뜻을 모았지만 경색된 양국 관계를 풀어 나갈 구체적인 해법에는 이르지 못했다. 이 대표는 18일 오후 국회에서 가와무라 간사장과 40분가량 면담했다. 2008년 아소 다로 내각에서 관방장관을 지낸 가와무라 간사장은 일본 내 대표적인 지한파로 스가 총리에게 조언할 수 있는 자민당 원로그룹 중 한 명이다. 이 대표는 면담 뒤 기자들과 만나 “상상할 수 있는 건 다 (면담에서) 거론됐다”며 “(양국이) 이야기해야 할 사안이 7, 8가지 있기 때문에 전부 다 언급은 했다”고 말했다. 강제징용 피해자 문제는 물론이고 일본 수출 규제, 정상 외교 등 양국 간 이슈가 대화 테이블에 올랐다는 의미다. 이어 이 대표는 “관계 당국 간 적극적으로 협의하자, 서로 지혜를 짜내자는 데 의견이 일치했다”고 전했다. 가와무라 간사장 역시 기자들과 만나 “서로 지켜야만 하는 원칙은 있다고 생각은 하지만 그 원칙하에서 해결책을 내기 위해 노력하자고 했다”고 말했다. 가와무라 간사장은 이 대표와의 면담에 이어 이날 한일의원연맹 회장인 민주당 김진표 의원, 부회장 겸 간사장인 국민의힘 김석기 의원 등과 만찬을 했다. 또 방한 기간에 박병석 국회의장,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 등과도 만났다. 이런 물밑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한일 갈등은 양국 정상 간 결단에 달려 있다는 관측이 여전하다. 실제로 스가 총리는 17일 태평양전쟁 A급 전범 14명이 합사된 야스쿠니신사에 공물을 보냈고 이 대표는 이날 가와무라 간사장에게 유감을 표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가와무라 간사장은 “한국과 중국의 비판은 잘 알지만 아베 신조 전 총리부터 이어온 관례”라면서도 “양국의 비판은 받아들이겠다”고 말했다. 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 / 도쿄=박형준 특파원}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총리가 지속적으로 휴대전화 요금을 낮추라고 압박하자 3대 이통사들이 조만간 저가 요금제를 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기업들이 곤혹스러워 하면서도 정부 압박에 백기를 드는 것이다. 14일 아사히신문 등에 따르면 소프트뱅크는 모바일 데이터 통신을 많이 쓰는 소비자를 겨냥한 월 5000엔(약 5만5000원) 미만의 새로운 요금제 출시를 검토 중이다. 한 달에 50GB(기가바이트) 데이터 통신을 할 수 있는 요금제는 현재 7480엔인데, 데이터 용량과 금액을 낮춘 새 요금제를 내놓겠다는 것이다. 나머지 주요 이통사인 NTT도코모와 KDDI도 요금을 낮추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스가표 요금 인하가 시작된다”고 보도했다. 휴대전화 요금 인하는 스가 총리의 간판 정책으로, 스가 총리는 “40%는 낮출 수 있다”며 요금 대폭 인하를 강하게 요구해 왔다. 통신사들은 속으로는 부글부글하고 있다. 대형 통신사의 한 간부는 니혼게이자이 인터뷰에서 “이달 내 요금을 내리지 않을 수 없다”며 압박에 의한 요금 인하임을 에둘러 말했다. 니혼게이자이는 “대형 통신사는 두 자릿수 영업이익률을 확보하고 있지만, 대용량 요금제 가격 인하로 수익이 악화될 우려가 있다”고 전했다. 이통사 간부들은 5세대(5G) 통신망 정비를 위한 투자 여력이 줄어들 수 있다고 공공연히 말하고 있다. 스가 정권은 NHK 수신료 인하도 압박하고 있다. 방송 정책을 담당하는 다케다 료타(武田良太) 총무상은 14일 산케이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마에다 데루노부(前田晃伸) NHK 회장 등에게 수신료 인하를 요청했다고 공개했다. 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난 속에 가계 부담을 생각했을 때 요금을 조금이라도 억제하도록 NHK 스스로의 경영 노력으로 국민의 기대에 응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밝혔다. NHK는 다케다 총무상의 요청에 대해 “지적을 무겁게 받아들여 우리가 어떤 개혁이 가능한지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싶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산케이는 전했다.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지난해 말 영화를 방불케 하는 ‘세기의 탈출극’으로 일본에서 레바논으로 도주한 카를로스 곤 전 르노닛산자동차 회장(66·사진)을 다룬 영화가 제작된다. AFP통신에 따르면 프랑스와 사우디아라비아의 영상제작회사는 12일(현지 시간) 곤 전 회장의 일대기를 다룬 다큐멘터리를 만들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곤 전 회장 부부의 전면적 협조를 얻어 부부가 현재 머물고 있는 레바논 베이루트에서 올해 9월부터 촬영을 시작했다. 연말까지 곤 전 회장이 거주했던 프랑스, 미국, 일본 등에서도 촬영을 진행하고 그와 별도의 인터뷰도 하겠다고 밝혔다. 곤 전 회장은 2018년 11월 일본 검찰에 체포된 후 횡령, 보수 축소 신고 등의 혐의로 재판을 받아 왔다. 지난해 12월 음향장비를 싣는 대형 상자에 숨어 간사이 공항을 벗어났고 터키를 거쳐 레바논으로 도주했다. 레바논계 부친과 브라질인 모친을 둔 그는 프랑스에서 성장해 3개국 여권을 모두 갖고 있다. 복수의 여권, 개인 제트기 이용자 전용 출입구가 장비 검색이 허술하다는 점 등을 이용해 성공했다. 특히 도주를 도와줄 용병을 여럿 고용했으며 이들에게 86만2500달러(약 10억 원)를 지급했다. 닛산은 올해 2월 그를 상대로 100억 엔(약 1100억 원)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일본의 외교 수장인 ‘외상’은 총리를 노리는 정치가들이 거쳐 가는 핵심 부처 중 하나다. 지난해 9월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 의원이 외상으로 임명됐는데, 그 역시 잠재적인 총리 후보군 중 한 명이다. 외상이 되면 누구나 외교사에서 큰 획을 긋고자 한다. 총리를 노리는 그도 소위 ‘모테기 외교’라고 불릴 만한 성과를 내고 싶을 것이다. 도쿄대 경제학부 졸업 후 요미우리신문 기자, 맥킨지 컨설턴트 등을 거쳐 국회의원이 됐고, 9선 의원의 경력을 쌓는 가운데 경제 담당 각료를 두루 거쳤다. 그랬기에 일본 정계에선 ‘경제는 모테기’로 통한다. 지난해 경제재생상을 지낼 때 미일 자유무역협정(FTA)의 큰 틀을 확정 지었고, 외상일 때 최종 타결시켰다. 하지만 원래 강한 분야에서 성과를 내 봐야 파급력이 약하다. 그럼 어디를 공략해야 ‘모테기 외교’라고 명함을 내밀 수 있을까. 모테기 외상이 속해 있는 집권 자민당의 다케시타파는 전통적으로 ‘이웃 국가와의 우호’를 중요하게 여겼다. 실제 다케시타파 수장인 다케시타 와타루(竹下亘) 의원은 2018년 서훈 국가정보원장(현 국가안보실장)이 방일했을 때 극비리에 만나 관계를 구축할 정도로 이웃 국가에 관심을 쏟았다. 그런 파벌의 DNA를 가지고 있는 모테기 외상도 취임 후 한국뿐만 아니라 중국, 러시아, 북한을 직접 챙겼다는 게 외무성 관계자들의 일치된 전언이다. 러시아로부터는 쿠릴 4개 섬(일본명 북방영토) 반환을 목표로 수차례 협의를 거듭했지만 진전이 없었다. 북한에도 한때 힘을 쏟았지만 제대로 대화조차 하기 힘들었다. 중일 관계는 외상 취임 당시 시진핑 국가주석의 방일이 예정돼 있을 정도로 분위기가 좋았지만 지금은 반대다. 앞으로 관계가 더 나빠질 지뢰만 가득하다. 한국과도 징용 문제로 인해 외상 취임 이후 줄곧 최악의 상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테기 외상 주변에서 ‘한국과는 해볼 만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양국은 2015년 말 위안부 합의를 했던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각종 외교를 직접 챙긴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총리와 달리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총리는 외무성에 힘을 실어준다는 점도 모테기 외상이 자신의 뜻을 펼칠 여지를 넓혀준다. 모테기 외상은 철저하게 실리를 추구하는 정치인이다. 손해와 이익을 따져 이익이 크다면 밀어붙인다. 2015년 일본 정부가 위안부를 지원하는 화해·치유재단에 10억 엔(약 110억 원)을 출연할지를 고민할 때 그는 “한일 관계가 개선될 수 있다면 10억 엔 출연은 전혀 문제되지 않는다. 하루빨리 처리하라”고 의견을 냈다. 모테기 외상은 협상의 달인이기도 하다. 미일 FTA 타결 후 일본 측은 ‘시장을 지켰다’고 했고, 미국은 ‘위대한 딜이었다’며 양측 모두 이긴 게임이라고 주장한 것은 모테기 외상의 절묘한 조율 덕분이라는 평가다. 공교롭게도 스가 총리와 모테기 외상이 모두 자수성가형이고, 실용주의적 성향이 강하다. 일본 정부 내에서 징용 문제에 한국이 적절한 대응을 하지 않으면 스가 총리가 한중일 정상회의 참석차 방한하지 않을 것이라는 강경한 목소리도 나오지만 결국은 실리를 추구할 것이다. 한일 모두에 마이너스가 49, 플러스가 51이 되는 절묘한 지점을 찾을 때다. 박형준 도쿄 특파원 lovesong@donga.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이달 11일까지 일본에서 1643명이 숨졌지만 올해 전체 사망자 수는 오히려 작년보다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의 전년비 사망자가 감소한 것은 2009년 이후 11년 만이다. 사회 전체의 방역 지침 준수 등이 다른 질병을 예방하는 효과로 이어진 일종의 ‘코로나 역설’이 나타났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12일 마이니치신문 등은 올해 1∼7월 일본 사망자 수가 79만5807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81만3805명)보다 1만7998명 줄었다고 보도했다.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매년 전년비 사망자가 1만7000∼3만3000명씩 늘었음을 감안할 때 이례적인 결과라고 분석했다. 올해 사망자 감소는 호흡기 계통 사망자가 지난해보다 9066명 감소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후생노동성 관계자는 “코로나19 예방을 위한 외출 자제 및 거리 두기에 따라 호흡기계 질환 사망자가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올해 초 따뜻한 기후가 나타난 것도 사망자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 올해 초 겨울 기온은 예년보다 1.66도 높아 1946년 기상 측정이 시작된 후 가장 따뜻했다. 니시우라 히로시(西浦博) 교토대 보건학 교수는 “지난해 말과 올해 초 겨울 계절성 인플루엔자(독감) 유행이 발생하지 않은 점도 사망자 감소 요인”이라고 말했다. 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일본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원격진료를 대폭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당초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될 때까지만 허용하려고 했던 초진(첫 진료)을 포함한 영상 진료는 코로나19 이후에도 계속 허용하고, 전화 진료는 허용하지 않는 쪽으로 제도 변경을 추진 중이다. 11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코로나19 상황 속에서 한시적으로 확대했던 온라인 진료를 코로나19 사태 종료 이후에도 계속 허용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특히 논란이 돼 왔던 영상을 통한 초진도 모두 허용할 것으로 전해졌다. 히라이 다쿠야(平井卓也) 디지털개혁 담당상, 고노 다로(河野太郞) 행정개혁 담당상, 다무라 노리히사(田村憲久) 후생노동상은 9일 기자회견에서 “안정성과 신뢰성을 전제로 초진을 포함해 모든 온라인 진료를 원칙적으로 허용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현재는 전화도 온라인 진료 수단으로 인정하고 있지만, 코로나19가 수습된 뒤에는 전화 진료는 허용하지 않을 방침이다. 일본의 원격의료는 1997년 처음 도입됐다. 산간벽지나 외딴섬 등에 대해 온라인을 통한 진료가 인정됐고, 2015년에는 일반 진료로까지 확대됐다. 2018년에는 보험 적용도 시작됐다. 원칙적으로 초진 환자에 대한 온라인 진료는 불법이다. 하지만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올해 3월 경증이나 무증상 감염자에 대해 조건부로 허용했으며, 4월에는 초진을 포함한 온라인 진료를 코로나19 수습 때까지 전면 허용하기로 결정했다. 일본 의료계는 원격진료에 전면 반대하지는 않지만, 초진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거부감이 강하다. 나카가와 도시오(中川俊男) 일본의사회장은 지난달 24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처음 만나는 사람의 진단을 온라인으로 하는 위험은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다”고 주장했다. 병원을 직접 방문해 진행하는 여러 검사가 사라지면서 병원 수입이 줄어들고, 거리와 상관없이 평판이 좋은 병원에만 환자가 몰릴 가능성이 커 경영난에 빠지는 병원이 나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