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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올린 거장인 핀커스 주커만(73)이 아시아계 학생들에게 인종차별적인 발언을 했다가 논란이 되자 뒤늦게 사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스라엘 출신의 세계적인 바이올리니스트이자 지휘자인 그는 공연을 위해 한국도 여러 차례 방문한 바 있다. 이 사건을 계기로 아시아계 음악인들이 미국 클래식 음악계의 인종차별 문제를 겨냥해 집단 대응에 나서고 있다. 12일(현지 시간) 재미 한국계 음악인 커뮤니티와 클래식 음악 매체인 바이올리니스트닷컴에 따르면 주커만은 지난 달 25일 줄리아드 음악원의 초청으로 온라인에서 마스터 클래스(공개 레슨)를 열었다. 그는 아시아계 학생 2명의 라이브 연주를 들은 뒤 “거의 완벽하다. 칭찬이다”라면서 “그런데 완벽하게 연주하는 것은 덜 생각하고 프레이징(선율을 잘 분절해 연주하는 기법)을 더 생각하라. 식초 또는 간장이 조금 더 필요하다”면서 웃었다. 학생들이 연주를 더 해보자 그는 “바이올린은 노래하는 악기다. 노래를 불러보라”면서 “한국인들은 노래하지 않는다는 것을 안다”고 말했다. 악기를 연주할 때 ‘노래를 한다’는 것은 악보대로 정확히 연주해내는 것에 그치지 않고, 곡을 서정적으로 잘 표현해 낸다는 뜻으로 쓰인다. 그는 한국 연주자들의 표현력이 떨어진다는 것을 지적한 것이다. 이 때 한 학생이 “나는 한국인이 아니다”고 말하자 주커만은 “그럼 어디 출신이냐”고 물었고 이 학생은 다시 “절반은 일본 피가 섞였다”고 답했다. 그러자 주커만은 “일본인들도 노래하지 않는다”면서 아시안 흉내를 내 노래를 부르더니 “이렇게 하면 노래가 아니다. 또 바이올린은 기계가 아니다”고 했다. 순간 학생들의 얼굴에 웃음기가 사라졌다고 한다. 주커만은 행사가 끝날 무렵에도 “한국인들은 노래하지 않는다. 그건 그들의 DNA에 없다”고 재확인했다. 주커만의 이날 레슨은 100여 명의 학생과 교수들이 지켜보고 있었고, 이날 발언은 즉각 파문을 일으켰다. 주커만은 그 다음주 사과 성명을 발표했다. 그는 “지난 마스터 클래스에서 나는 믿을 수 없을 만큼 재능이 충만한 두 명의 젊은 음악인들에게 뭔가를 소통하려고 했지만 내가 사용한 말은 문화적으로 무감각한 것들이었다”며 “이 학생들에게도 개인적으로 사과의 글을 쓴다. 누군가를 불편하게 만들어서 죄송하다. 돌이킬 수는 없지만 진실된 사과를 전한다. 이로 인해 값진 뭔가를 배웠다. 앞으로 더 잘 하겠다”고 했다. 주커만이 교수로 재직 중인 맨해튼음대(MSM) 제임스 갠드리 학장도 교직원과 졸업생 등에게 서신을 보내 주커만의 발언이 논란이 됐다는 사실을 알렸다. 갠드리 학장은 “그의 사과가 적절한 조치라고 생각하지만 마스터클래스 도중 그가 표현한 말이나 생각은 잘못된 것”이라며 “주커만과 얘기를 나눴고 그가 뉘우치고 있다고 했다”고 전했다. 주커만을 초청한 줄리어드 음악원도 “그의 무감각한, 그리고 모욕적인 문화적 고정관념에서 나온 발언은 우리의 가치를 대표하지 않는다”면서 이날 마스터클래스 영상을 비공개로 전환하고 참석자들에게도 사과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런 뒷수습에도 불구하고 미국 내 아시아계 음악인들의 분노는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이 사건을 계기로 이달 9일 페이스북에는 클래식 음악계의 인종차별에 맞서기 위한 모임이 만들어졌다. ‘아시안 뮤지션 얼라이언스 커뮤니티’라는 이름의 이 그룹에는 사흘 만에 250여 명이 가입했다. ‘보이콧 주커만’이라는 해시태그도 이들 사이에 확산되고 있다. 이들은 주커만의 사과나 MSM 등의 사후 조치가 충분치 않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또 주커만이 이전에도 아시아계 학생들을 향해 인종과 관련한 문제 발언들을 여러 차례 해왔다는 증언들도 속속 나오고 있다. 그는 1967년 당시 가장 권위가 있던 레벤트리트 콩쿠르에서 한국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와 공동 우승한 바이올린의 거장이다. 이를 계기로 그는 정경화와 오랜 라이벌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도 이 논란을 보도하면서 “미국에서 아시아계 연주자들은 너무 기계처럼 연주하고 감정이 없다는 인종적 편견에 시달려 왔다”면서 “최근 아시아계 혐오가 생기면서 이에 대한 음악계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일생일대의 경험이었다. 모든 것이 마술 같았다.” 11일 오전(현지 시간) 미국 뉴멕시코주 스페이스포트 우주센터. 영국의 억만장자 사업가인 리처드 브랜슨 버진그룹 회장(71)은 약 1시간의 짧은 우주여행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돌아와 이렇게 말하며 “새로운 우주시대의 새벽에 온 것을 환영한다”고 했다. 그는 “아직도 우주에 있는 기분이다. 현실 같지가 않다”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브랜슨이 세운 우주 여행사 버진갤럭틱의 이날 시범 비행이 성공하면서 인류 역사에 우주관광 시대가 성큼 다가왔다. 갤럭틱은 앞으로 시범 비행을 두 차례 더 한 뒤 이르면 내년 초부터 25만 달러(약 2억8700만 원)를 주고 티켓을 구매한 고객 600여 명을 차례로 우주에 실어 나를 계획이다. 지금까지는 미 항공우주국(NASA) 등 각국에서 선발돼 특수훈련을 받은 소수 비행사들만 우주를 구경했다면, 앞으로는 돈만 충분히 있으면 누구나 지구 밖으로 여행할 수 있는 시대가 눈앞에 펼쳐진 것이다. 브랜슨은 이날 오전 8시 40분(한국 시간 11일 오후 11시 40분)경 스페이스포트에서 갤럭틱의 우주비행선 ‘VSS 유니티’를 타고 우주로 향했다. 기상 상태가 좋지 않아 당초 예정 시간보다 1시간 반가량 지연된 스케줄이었다. 브랜슨과 갤럭틱 직원 3명, 전문 조종사 2명 등 모두 6명이 탄 유니티는 고도 약 14km에 이르자 모선(母船) ‘이브’와 분리돼 초음속 스피드로 우주를 향해 날아갔다. 이후 지구 상공 86km까지 도달한 이들은 4분간 미세중력(microgravity) 상태를 체험했다. 브랜슨은 이때 동료 승무원들이 기내에서 공중 부양하는 장면을 영상으로 찍으면서 “모든 어린이 여러분, 나도 별을 보며 꿈을 키운 어린이였다. 이제 어른이 돼 우주선에서 아름다운 지구를 내려다보고 있다. 여러분도 할 수 있는 것을 상상하라”고 말했다. 그의 인생 모토는 “용감한 자는 영원히 살 수 없지만, 조심스러운 사람들은 아예 삶을 사는 것이 아니다”라는 것이다. VSS 유니티는 이륙 약 1시간 만인 오전 9시 40분경 스페이스포트 활주로로 귀환했다. 모선 명칭 ‘이브’는 아동복지 운동가인 그의 어머니 이름에서 따왔다. 브랜슨이 비행을 성공적으로 마침에 따라 그를 비롯해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이사회 의장,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까지 억만장자들의 ‘우주관광 3파전’이 더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브랜슨은 2004년 갤럭틱 설립 이후 17년간 시행착오를 수차례 겪었다. 2014년 비행 때는 우주선이 추락해 조종사가 사망하기도 했다. 하지만 600여 명의 부호들이 25만 달러에 이르는 티켓을 사전 구매하는 등 그의 우주관광 프로젝트에 높은 신뢰를 보여줬다. 갤럭틱의 사전 예약 고객 명단엔 영화배우 톰 행크스와 리어나도 디캐프리오, 팝가수 저스틴 비버 등 유명인사들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시험 비행에 성공한 만큼 2014년 추락 사고 이후 중단된 사전 예약이 곧 재개될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판매될 티켓 가격은 25만 달러보다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고 미 언론들은 전했다. 브랜슨에게 선수를 뺏긴 베이조스는 자신이 만든 우주탐사 기업 블루오리진을 내세워 이달 20일 우주관광에 직접 나선다. 남동생 마크와 1960년대 우주비행사 시험을 합격하고도 여성이라는 이유로 선발에서 제외된 80대 여성 월리 펑크, 2800만 달러(약 321억 원)를 내고 경매에서 티켓을 낙찰받은 익명의 고객이 동행한다. 탑승 비용을 지불한 민간인이 동승하는 만큼 진정한 우주관광의 효시는 브랜슨이 아니라 베이조스가 세울 것으로 보는 이들도 있다. 베이조스는 11일 인스타그램에 “브랜슨과 승무원들에게 비행을 축하한다. 나도 하루빨리 (우주비행) 클럽에 가입하고 싶다”고 썼다. 머스크도 우주관광 경쟁에 일치감치 뛰어들었다. 그가 2002년 창립한 우주탐사 기업 스페이스X는 올 9월 일반인 4명을 태워 지구 궤도를 도는 비행을 시도한다. 머스크는 11일 스페이스포트에서 브랜슨과 기념사진을 찍고 그의 비행을 직접 관전하는 등 관심을 보였다. 머스크는 자신의 기업이 아닌 갤럭틱의 우주비행 탑승권을 사전 구매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쟁 기업의 우주선을 먼저 벤치마킹하는 모양새가 되는 것이다. 브랜슨도 이날 비행에 앞서 “일론은 내 친구다. 나도 언젠가 그의 비행선을 타고 여행할 날이 올지 모르겠다”고 했다.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융정책보고서에서 처음으로 암호자산(가상화폐)을 언급하면서 가격 급락의 위험성을 경고했다. 11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연준은 이달 9일 미 의회에 제출한 반기 금융정책보고서에서 “다양한 암호자산 가격의 상승은 부분적으로 (투자자들의) 위험선호 현상을 반영한다”고 기술했다. 보고서는 이어 “투자자들의 위험선호가 약해지거나 금리가 예기치 못하게 오르게 되면, 또 경제회복이 지연된다면 자산 가격은 상당한 하락에 취약할 수 있다”며 주의를 요구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정책 당국이 금융 시스템의 작은 부분에 불과했던 가상화폐에 대해 더 많은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는 신호”라고 평가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이전에도 가상화폐에 대해 “결제 수단이라기보다는 투기 수단”이라고 평가한 바 있다. 가상화폐의 높은 변동성 때문에 화폐로서의 기능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인 것이다. 연준은 전반적인 금융시장 리스크에 대해서는 “금융 시스템의 일부분은 잠재적 불안정에 더 취약해졌다”면서도 “핵심 금융 시스템은 여전히 회복력이 강하다”고 평가했다. 블룸버그통신은 파월 의장이 올 5월에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의 최고경영자(CEO) 브라이언 암스트롱을 만난 적이 있다고 소개했다. 당시는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 가격이 상당한 변동성을 보이면서 매우 불안정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최근 미 재무부와 증권거래위원회(SEC) 등 규제 당국은 투자자 보호 규정이 미비한 가상화폐 시장을 어떻게 관리감독해야 할지 검토 작업에 들어갔다. 연준은 디지털 화폐의 장점과 위험을 분석한 연구 보고서를 조만간 발간할 예정이다.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최근 세계 100여 개 나라에서 급속히 확산 중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델타 변이 역시 백신 접종만이 근본적인 해결책임을 뒷받침하는 증거가 속속 나오고 있다. 감염력 높은 ‘델타 변이’가 신규 감염의 52%를 차지하는 미국에서도 백신 접종을 완료했다면 바이러스에 거의 감염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 CBS뉴스는 10일(현지 시간) “전체 신규 감염자의 99.7%는 백신 미접종자”라고 전했다. 이날 버지니아주 지역 매체 ‘버지니아 머큐리’도 지난해 12월 29일부터 올해 6월 25일까지 주(州) 내 신규 확진자의 99.7%는 백신을 한 번도 맞지 않았거나 접종을 완료하지 않은 사람으로 집계됐다고 주 보건당국 데이터를 토대로 보도했다. 같은 기간 코로나19 전체 입원 환자의 99.3%, 사망자의 99.6%도 이들 그룹에서 나왔다. 미국에서는 화이자, 모더나의 경우 2차 백신을 맞은 지 2주가 지나야 접종을 완료한 것으로 본다. 로스앤젤레스카운티에서도 백신의 위력은 컸다. 카운티 보건당국이 8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이 지역에서 백신 접종을 마친 460만 명 중 0.06%인 2822명만 접종 완료 후 바이러스에 감염됐다. 접종을 마치고도 감염돼 입원한 비율은 0.004%(195명), 사망한 비율은 0.0004%(21명)에 각각 그쳤다. 메릴랜드주에서도 지난달 발생한 100여 명의 코로나19 사망자 가운데 백신 접종자는 한 명도 없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보도했다. 백신은 코로나19 환자의 사망률도 극적으로 떨어뜨렸다. 잉글랜드공중보건국(PHE)에 따르면 인구 절반 이상이 백신 2회 접종을 마친 영국은 최근 코로나19 환자의 사망률이 최고치의 20분의 1로 떨어진 0.085%에 불과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는 전했다. 이런 데이터를 바탕으로 각국 보건당국은 국민들에게 백신 접종을 독려하고 있다.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장은 최근 백악관 브리핑에서 “델타 변이가 접종률이 특히 낮은 지역을 중심으로 지배종(種)이 되고 있다”며 “부디 백신을 맞으라. 델타 변이로부터 여러분을 지켜줄 것”이라고 했다. 미군에게는 백신 접종을 의무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10일 의회전문매체 ‘더힐’에 따르면 버락 오바마 전 행정부에서 일한 리언 패네타 전 국방장관은 “(조 바이든) 대통령이 군내 모든 사람에게 백신을 맞으라고 명령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건 국가안보와 관련된 문제”라고 했다. 미 국방부는 현재 긴급승인 상태인 화이자 등 백신 접종을 강제할 수 없다. 접종을 의무화하려면 바이든 대통령이 ‘규정 적용의 예외로 한다’고 명령해야 한다. 학교나 기업에서 의무접종을 도입하기 위해 현재 긴급승인 상태인 백신의 정식 승인을 서둘러야 한다는 주장이 미국 내에서 나오고 있다. 백신 접종자에게만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활동과 이동 등이 허락되는 추세도 뚜렷해지고 있다. 영국 일간 가디언 등에 따르면 지중해 섬나라로 유럽연합(EU) 회원국인 몰타 보건당국은 9일 “14일부터는 영국, EU에서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완료한 사람에게 발급하는 디지털 코로나19증명서(그린패스) 소유자만 입국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동안 입국 72시간 전 발급된 유전자증폭(PCR) 검사 음성확인서를 제출해도 입국을 허락했지만 앞으로는 백신 접종 완료자여야만 한다는 것이다. EU 회원국이 이런 조치를 내린 건 처음이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백신을 맞은 학생은 올가을부터 교실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된다고 이날 밝혔다. 프랑스 과학위원회는 “최대 90∼95%의 사람이 백신을 맞아야만 델타 변이 확산을 통제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조종엽 기자 jjj@donga.com카이로=임현석 특파원 lhs@donga.com}
미국에서 아이폰을 애플 공식 수리점이 아닌 다른 업체에서 고치는 것이 조만간 가능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기업의 불공정한 영업 관행을 개선하고 소비자의 선택권을 확대하는 내용의 ‘미국 경제의 경쟁 촉진을 위한 행정명령’에 9일 서명했다. 사실상 빅테크 기업들을 겨냥한 이번 조치에는 기업 간 경쟁을 강화해 소비자와 근로자가 낮은 가격과 높은 임금을 누릴 수 있게 하는 총 72개 계획이 담겼다. 경쟁 기업을 제거하기 위한 대기업의 불공정 합병, 이른바 ‘킬러 인수’를 제한하라는 지시를 연방거래위원회(FTC) 등 규제당국에 내린 것이 대표적이다. 또 인터넷 서비스 업체 등 공급자가 소비자의 선택권을 제한하지 못하도록 하라는 주문도 나왔다. 애플은 지금까지 ‘소비자들에게 보안상의 위험을 초래한다’는 이유로 자사 제품 수리 서비스를 애플의 공식 지정업체서만 받을 수 있게 했다. 만일 다른 수리업체를 이용하거나 사용자가 유튜브 등을 참고해 직접 아이폰을 고칠 경우 이후 보증수리 대상에서 제외하는 등의 불이익을 줬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미 언론은 이번 행정명령이 그동안 잘못된 것으로 지적받아 온 기업의 사업 관행을 모두 바꿔놓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성명에서 “우리는 대기업들이 더 많은 권력을 쥐게 하는 실험을 40년간 해 왔다”면서 “이 실험은 실패했다. 이제 아래 및 중간에서부터의 성장으로 회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독점 기업들의 폭력적인 행위에 대해서는 더 이상 관용은 없다”며 “근로자와 소비자에게 적은 선택지를 주는 나쁜 합병도 더 없어야 한다”고 했다.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조브넬 모이즈 대통령이 7일 암살당한 카리브해 섬나라 아이티가 극심한 권력 투쟁에 휘말렸다. 기존 총리와 최근 새로 임명된 총리가 다투는 가운데 사실상 식물 상태나 다름없는 의회가 임시 대통령을 지명해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모이즈 대통령 암살 당시 사저에 함께 있다가 총상을 입고 치료를 받아온 부인 마르틴 여사는 10일 트위터 음성 메시지를 통해 “눈 깜짝할 새 용병들이 집으로 들어와 남편에게 말할 기회도 주지 않고 총을 난사했다. 그를 벌집으로 만들었다”고 했다. 이어 “여러분은 대통령이 맞서 싸우던 세력이 어딘지 안다. 그들이 용병을 보내 대통령을 죽였다”고 말했다. 남편이 정치적인 이유로 12발의 총을 맞고 사망했다고 주장한 것이다. 생전 모이즈 대통령은 자신의 부패 청산 시도에 저항하는 ‘암흑의 세력’이 있고 이들한테서 암살 위협을 받고 있다고 했다. 마르틴 여사의 주장은 모이즈 대통령의 이런 발언을 확인한 것으로 향후 모이즈 찬반 세력 간 갈등이 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새 대통령이 선출될 때까지 어느 세력이 국정을 맡을지도 분명치 않다. 대통령 암살 직후엔 클로드 조제프 총리가 계엄령을 선포하는 등 사태 수습에 나섰다. 하지만 암살 사건 이틀 전인 5일 새 총리로 임명된 아리엘 앙리는 자신이 총리 역할을 맡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의회 상원은 9일 조제프 랑베르 상원의장을 임시 대통령으로 지명했다. 하지만 최근 국정 혼란으로 의회 선거를 하지 못해 하원은 아예 없고 상원도 정원 30명 중 10명밖에 남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따라 상원의 대통령 선출이 적법하지 않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헌법은 대통령 유고 시 대법원장이 승계한다고 정해 놨다. 하지만 지난달 르네 실베스트르 대법원장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사망해 대법원장의 승계도 불가능하다. 아이티는 대통령 암살 사건 직후 공공시설에 대한 추가 테러가 우려된다면서 미국에 파병을 요청했다. 조 바이든 미 행정부 고위 관계자는 뉴욕타임스에 “아직은 군사 지원을 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암살 배후도 제대로 밝혀지지 않았다. 경찰은 암살에 가담한 용의자가 모두 28명이고 이 중 26명은 콜롬비아 국적, 2명은 미국 국적이라고 밝혔지만 체포된 이들이 실제 범인이 아닐 가능성도 제기된다. 가디언 등에 따르면 체포된 콜롬비아 국적의 용의자들은 살해 협박을 받던 모이즈 대통령 측의 요청으로 미국 마이애미의 한 경비업체에 채용돼 아이티에 입국했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최근 세계 100여 개 나라에서 급속히 확산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델타 변이 역시 백신 접종만이 근본적인 해결책임을 뒷받침하는 증거가 속속 나오고 있다. 감염력 높은 ‘델타 변이’가 신규 감염의 52%를 차지하는 미국에서도 백신 접종을 완료했다면 바이러스에 거의 감염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 CBS뉴스는 10일(현지 시간) “전체 신규 감염자의 99.7%는 백신 미접종자”라고 전했다. 이날 버지니아주 지역 매체 ‘버지니아 머큐리’도 지난해 12월 29일부터 올해 6월 25일까지 주(州)내 신규 확진자의 99.7%는 백신을 한 번도 맞지 않았거나 접종을 완료하지 않은 사람으로 집계됐다고 주 보건당국 데이터를 토대로 보도했다. 같은 기간 코로나19 전체 입원 환자의 99.3%, 사망자의 99.6%도 이들 그룹에서 나왔다. 미국에서는 화이자, 모더나의 경우 2차 백신을 맞은 지 2주가 지나야 접종을 완료한 것으로 본다. 로스앤젤레스 카운티에서도 백신의 위력은 컸다. 카운티 보건당국이 8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이 지역에서 백신 접종을 마친 460만 명 중 0.06%인 2822명만 접종 완료 후 바이러스에 감염됐다. 접종을 마치고도 감염돼 입원한 비율은 0.004%(195명), 사망한 비율은 0.0004%(21명)에 각각 그쳤다. 메릴랜드주에서도 지난달 발생한 100여 명의 코로나19 사망자 가운데 백신 접종자는 한 명도 없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보도했다. 백신은 코로나19 환자의 사망률도 극적으로 떨어뜨렸다. 잉글랜드공중보건국(PHE)에 따르면 인구 절반 이상이 백신 2회 접종을 마친 영국은 최근 코로나19 환자의 사망률이 최고치의 20분의 1로 떨어진 0.085%에 불과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는 전했다. 이런 데이터를 바탕으로 각국 보건당국은 국민들에게 백신 접종을 독려하고 있다.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장은 최근 백악관 브리핑에서 “델타 변이가 접종률이 특히 낮은 지역을 중심으로 지배종(種)이 되고 있다”며 “부디 백신을 맞으라. 델타 변이로부터 여러분을 지켜줄 것”이라고 했다. 미군에게는 백신 접종을 의무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10일 의회전문매체 ‘더힐’에 따르면 오바마 행정부에서 일한 리언 패네타 전 국방장관은 “(조 바이든) 대통령이 군내 모든 사람에게 백신을 맞으라고 명령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건 국가안보와 관련된 문제”라고 했다. 미 국방부는 현재 긴급승인 상태인 화이자 등 백신 접종을 강제할 수 없다. 접종을 의무화하려면 바이든 대통령이 ‘규정 적용의 예외로 한다’고 명령해야 한다. 학교나 기업에서 의무접종을 도입하기 위해 현재 긴급승인 상태인 백신의 정식 승인을 서둘러야 한다는 주장이 미국 내에서 나오고 있다. 백신 접종자에게만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활동과 이동 등이 허락되는 추세도 뚜렷해지고 있다. 영국 일간 가디언 등에 따르면 지중해 섬나라로, 유럽연합(EU) 회원국인 몰타 보건당국은 9일 “14일부터는 영국, EU에서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완료한 사람에게 발급하는 디지털 코로나19증명서(그린패스) 소유자만 입국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동안 입국 72시간 전 발급된 유전자증폭(PCR) 검사 음성확인서를 제출해도 입국을 허락했지만 앞으로는 백신 접종 완료자여야만 한다는 것이다. EU 회원국이 이런 조치를 내린 건 처음이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백신을 맞은 학생은 올 가을부터 교실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된다고 이날 밝혔다. 프랑스 과학위원회는 “최대 90~95%의 사람들이 백신을 맞아야만 델타 변이 확산을 통제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조종엽기자 jjj@donga.com카이로=임현석특파원 lhs@donga.com}

7일 조브넬 모이즈 대통령이 암살된 카리브해 빈국 아이티가 극심한 권력 투쟁에 휘말렸다. 기존 총리와 최근 새로 임명된 총리가 싸우는 가운데 사실상 식물 상태나 다름없는 의회 또한 임시 대통령을 지명해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남편 암살 당시 역시 총상을 입고 치료를 받아왔던 부인 마르틴 모이즈 여사는 10일 트위터에 음성 메시지를 올려 “눈 깜짝할 사이에 용병들이 집으로 들어와 남편에게 말할 기회도 주지 않고 총을 난사했다. 그를 벌집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여러분은 대통령이 맞서 싸우던 세력이 어딘지 안다. 그들이 용병을 보내 대통령을 죽였다”고 말했다. 남편이 정치적인 이유로 12발의 총을 맞고 죽었다고 주장한 것이다. 모이즈 전 대통령은 생전에 자신의 부패 청산에 저항하는 ‘암흑의 세력’이 있으며 이들에게 암살 위협을 받고 있다고 토로했다. 모이즈 여사의 발언은 남편의 이런 주장을 확인한 것으로 향후 모이즈 찬반 세력 간의 갈등이 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새 대통령이 선출될 때까지 어느 세력이 국정을 맡아나갈지도 명확치 않다. 대통령 암살 직후엔 클로드 조제프 총리가 계엄령을 선포하는 등 사태 수습에 나섰다. 하지만 암살 이틀 전인 5일 새 총리로 임명된 아리엘 앙리는 자신이 총리 역할을 담당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는 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대통령 암살 이후 내가 법적인 최고 권력자가 됐다. 정부를 새롭게 구성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상원은 9일 조제프 랑베르 상원의장을 임시 대통령으로 지명했다. 하지만 최근 국정혼란으로 의회 선거를 하지 못해서 하원은 아예 없고 상원도 정원 30명 중 10명밖에 남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따라 상원의 대통령 선출이 적법하지 않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헌법은 대통령 유고시 대법원장이 승계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달 르네 실베스트르 대법원장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사망해 대법원장의 승계도 불가능하다. 조 바이든 미 행정부는 개입을 주저하고 있다. 아이티는 암살 직후 공공 인프라 시설에 대한 추가 테러가 우려된다면서 미국에 병력 파병을 요청했다. 바이든 행정부의 고위 관계자는 뉴욕타임스(NYT)에 “아직은 군사 지원을 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암살범의 배후도 제대로 밝혀지지 않았다. 경찰은 암살에 가담한 용의자가 모두 28명이며 이중 26명은 콜롬비아 국적, 2명은 미국 국적이라고 밝혔지만 체포된 이들이 실제 범인이 아닐 가능성도 제기된다.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카리브해 섬나라 아이티의 조브넬 모이즈 대통령(53)이 7일 새벽 사저로 들이닥친 무장 괴한들에게 암살당하면서 이 나라가 극심한 정치적 혼돈에 빠져들게 됐다. 경찰이 이날 암살 용의자들을 사살하거나 체포했지만 이들의 정체나 배후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아이티 경찰은 이날 총격전 끝에 모이즈 대통령 암살범 4명을 사살하고 2명을 붙잡았다고 발표했다. 이들에게 인질로 잡혔던 경찰관 3명도 풀려났다. 모이즈 대통령은 이날 새벽 1시경 수도 포르토프랭스 인근 사저에서 검은 옷을 입고 중화기로 무장한 괴한들의 총에 맞아 숨졌다. 부인도 총상을 입고 미국 마이애미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고 있다. 아이티 당국은 이날 암살범의 신상이나 배후는 공개하지 않았지만 이들이 “외국인들”이라고 밝혔다. 앞서 정부 당국자도 “암살범들은 고도로 훈련된 외국 용병”이라고 설명했다. 암살범들은 아이티 공용어인 프랑스어가 아닌 스페인어와 영어를 사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국은 또 이들이 미국의 마약단속국(DEA) 요원 행세를 했지만 그럴 리는 없다고 설명했다. 미 국무부도 그럴 가능성을 부인했다. 이날 임시로 대통령 권한 대행을 맡겠다고 밝힌 클로드 조제프 총리는 AP통신에 “암살사건에 대한 국제적 차원의 조사가 필요하다”고 했다. 2017년 취임한 모이즈 대통령은 야권과 극렬하게 대립해 왔고, 올 들어 이들의 반감이 더 커진 상황이었다. 이 때문에 이번 사건은 정치적 동기에 의한 소행일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바나나 수출업자 출신인 그는 처음에는 인지도가 낮은 정치 신인이었다. 그러나 아이티의 변화와 빈곤 탈출을 기치로 정치적 입지를 빠르게 다지며 2015년 10월 대선 예비선거에서 33%의 득표율로 1위를 했다. 하지만 부정선거 논란에 휩싸였고 선거는 무효가 됐다. 2016년 11월 다시 치러진 대선에서 득표율 55%로 다시 당선됐다. 야권과 갈등의 골이 더 깊어진 것은 올 2월이었다. 야권에서는 전임 대통령이 물러난 2016년 2월 이후 5년이 지났기 때문에 모이즈 대통령 임기가 끝났다고 주장했다. 반면 모이즈 대통령은 실제로 취임한 2017년 2월부터 계산해야 하기 때문에 임기가 아직 1년 남았다고 맞섰다. 그는 그러면서 자신을 암살하고 정권을 전복시킬 계획을 갖고 있다는 혐의로 야권을 지지하는 대법관을 비롯해 20여 명을 체포하기도 했다. 취임 후 그의 통치 스타일에 대해서는 평가가 엇갈린다. 우선 많은 중남미 국가들처럼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칙령을 남발하고, 반정부 세력을 탄압하는 독재 행보를 보였다는 비판을 받는다. 한편으로는 그간 변화를 가로막던 기득권과 대립하면서 아이티의 진정한 개혁을 추진한 지도자라는 평가도 있다. 과거 스페인과 프랑스의 식민지배를 받았던 아이티는 이후에도 오랫동안 독재 정권이 들어서고 군부 쿠데타가 발생하면서 민주주의가 제대로 꽃을 피우지 못했다. 또 국민의 60%가 빈곤 상태에 빠진 데다 2010년 대지진 등 대규모 자연재해가 빈발하고 권력자의 부패도 심각한 나라다. 국제사회는 이번 사건을 일제히 규탄하면서 아이티 국민들에 대한 지원 의사를 밝혔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이날 성명을 통해 “모이즈 대통령의 암살을 가장 강력한 언어로 규탄한다”며 “이 범죄를 일으킨 자들을 법 앞에 세워야 한다”고 촉구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미국은 아이티 국민들에게 위로를 보낸다”며 “우리는 이 끔찍한 암살에 충격과 슬픔에 빠졌다. 이 극악무도한 행위를 규탄한다”고 강조했다. 조제프 총리는 이날 긴급 각료 회의를 통해 계엄령을 선포하고 자신이 대통령 권한을 대행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아이티의 국경이 폐쇄되고 질서 유지를 위해 군경이 즉각 투입됐다. 아이티는 사실상 ‘권력 진공’ 상태에 놓이면서 극심한 혼돈에 빠져들 가능성이 커졌다. 당장 정부 내에서 대통령직을 누가 승계할지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CNN방송 등에 따르면 아이티에서는 대통령 유고 시 대법원장이 이를 승계하는데, 르네 실베스트르 대법원장은 얼마 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사망했다.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인도발 ‘델타 변이’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미국이 백신 접종률을 높이기 위해 막판 속도전에 돌입했다. 미국에서는 백신 접종률에 따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달라지는 ‘2개의 미국’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조 바이든 대통령(사진)은 6일 백악관 성명에서 “여러분과 가족들을 보호하기 위해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일은 백신을 맞는 것”이라며 “우리는 힘들게 싸웠고 진전도 있었지만 지금에 만족할 수는 없다”며 백신 접종을 호소했다. 이어 바이든 대통령은 새로운 백신 공급 계획을 공개했다. 찾아오는 사람들에게 백신을 놔주는 기존 방식 대신 미접종자를 일일이 찾아다니며 백신을 맞히는 보다 적극적인 방식으로 바꾸기로 했다. 지금까지는 대규모 접종센터를 설치해 찾아오는 사람들에게 백신을 접종했다면 앞으로는 수만 곳에 이르는 마을 약국이나 병원, 소아과 등 생활·주거공간과 가까운 곳에 백신을 뿌려 접종률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의료진이 집집마다 방문해 접종을 해주거나 직장 등에서도 백신을 맞을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미국은 연방재난관리청(FEMA), 질병통제예방센터(CDC) 등 연방 기관의 전문가들로 ‘코로나19 확산 대응팀’을 구성해 접종률이 낮은 주(州)의 델타 변이 확산 대응을 돕기로 했다. 바이든 행정부의 이런 방침은 오랫동안 감소세를 이어왔던 미국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다시 증가하는 조짐을 보이고 있어서다. 미국은 독립기념일인 7월 4일까지 전체 성인의 70% 이상에게 최소 한 차례 백신을 맞히겠다는 목표를 달성하지 못해 바이러스 확산의 불안감이 커진 상황이다. 미국에서는 백신 접종률이 낮은 지역을 중심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대체로 지난 대선 때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했던 남부와 중서부 주의 접종률이 낮고 확진자가 증가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사우스캐롤라이나주는 현재 접종 완료 비율이 39%에 불과하며 최근 2주간 확진자는 145% 급증했다. 34%가 접종을 완료한 아칸소주는 같은 기간 확진자가 121% 늘었다. 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중국 당국이 사이버 안보를 이유로 자국 빅테크(대형 기술기업) 옥죄기에 나서면서 미국 홍콩 등 세계 증시에 상장된 중국 기술기업의 주가가 크게 요동치고 있다. 중국 공산당 특유의 예측 불가능한 ‘규제 리스크’가 또다시 불거지자 중국 기술주에 투자한 국내 투자자들의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6일(현지 시간) 뉴욕 증시에서 중국 최대 차량공유기업 디디추싱은 전 거래일보다 19.6% 하락한 12.49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한때 25%까지 급락하기도 했다. ‘대륙의 우버’로 불리는 디디추싱은 2014년 알리바바 이후 최대 규모 상장으로 관심을 끌며 지난달 30일 뉴욕 증시에 입성했지만 3거래일 만에 공모가(14달러)를 내줬다. 독립기념일 연휴로 나흘 만에 개장한 뉴욕 증시에서 중국 공산당의 규제 리스크가 한꺼번에 반영된 탓이다. 지난 주말 중국 감독당국은 “디디추싱의 개인정보 수집에 위법 행위가 있다”며 자국 내 모든 앱스토어에 디디추싱 애플리케이션 제거 명령을 내렸다. 중국 당국은 디디추싱의 뉴욕 증시 상장 과정에서 국가안보와 개인정보가 유출됐을 가능성을 조사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그보다는 이 회사가 중국이 아닌 미국 상장을 택한 것이 ‘괘씸죄’에 걸렸다는 해석이 나온다. 중국 당국이 디디추싱과 함께 사이버 안보심사 대상으로 지목한 온라인 구인구직 회사 보스즈핀, 화물차량 공유서비스업체 만방그룹도 각각 16.0%, 6.7% 급락했다. 중국 최대 검색포털 바이두(―5.0%), 중국 2위 전자상거래업체 징둥(―5.0%), 알리바바(―2.8%) 등 뉴욕 증시에 상장된 다른 중국 빅테크들도 일제히 하락세를 보였다. 홍콩 증시에서는 디디추싱 지분을 보유한 텐센트가 2일부터 7일까지 4.52% 하락해 올해 상승분을 모두 반납했다. 중국 당국의 규제 리스크가 현실화되면서 중국 기술주에 투자한 서학개미들도 직격탄을 맞고 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6일 현재 국내 투자자들이 뉴욕과 홍콩 증시에 상장한 알리바바와 텐센트에 투자한 금액은 9216억 원에 이른다. 홍콩 증시에 상장된 중국 빅테크 종목 30개를 담은 국내 상장지수펀드(ETF)들에 투자한 규모도 1155억 원이다. 이들 ETF는 2월 고점 대비 28% 넘게 하락했다. 국내 투자자들이 직간접으로 중국 기술주에 투자한 금액은 1조 원이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가 장기화할 수 있어 중국 기술주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올해 3월 말 현재 뉴욕 증시에 상장된 중국 기업은 230곳이다. 중국 당국이 지난해 말부터 반(反)독점, 금융 안정 등을 이유로 알리바바, 텐센트에 대한 전방위 압박에 나선 데 이어 제재 대상을 넓히고 있기 때문이다. 안동현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이번 사태의 근본적 원인은 미중 갈등”이라며 “상황에 따라 중국 정부가 미국 증시에 상장한 자국 기업들을 추가로 제재할 수도 있어 중국 관련주 투자에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미국의 차기 뉴욕시장 선거를 위한 민주당 후보에 흑인 남성인 에릭 애덤스 브루클린 구청장(61)이 사실상 선출됐다. 뉴욕시는 민주당 지지세가 확고하기 때문에 민주당 후보로 뽑히면 올 11월 열리는 본선에서도 당선이 확실시된다. 그가 뉴욕시장이 되면 흑인으로서는 역대 두 번째가 된다. AP통신은 6일(현지 시간) “애덤스 구청장이 개표 결과 민주당 경선에서 승리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뉴욕타임스(NYT)와 워싱턴포스트(WP) 등 유력 언론들도 AP통신을 인용해 그의 승리 소식을 전했다. 애덤스 후보는 2위인 캐스린 가르시아 후보를 1%포인트 차이로 근소하게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경선 투표는 지난달 22일 열렸지만 이번부터 도입되는 ‘선호투표제’라는 독특한 투표 방식 때문에 개표에 많은 시간이 걸렸다. 선호투표제는 유권자들이 1~5순위까지 선호하는 순으로 5명의 후보를 써내는 것으로 1순위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으면 최하위 후보를 탈락시키고 그에게 투표한 유권자의 2순위 표를 다른 후보에게 재분배하는 방식이다. 2위를 달리는 가르시아 후보가 이 과정에서 애덤스 후보를 상당히 따라잡으면서 막판까지 접전이 계속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아직 개표가 100% 완료되지 않았고 다른 후보들이 법원에 재검표를 요구할 수도 있어 애덤스 후보의 당선이 최종 확정됐다고 볼 수는 없다. 그러나 애덤스 후보는 이날 성명에서 “선거 결과는 분명하다”며 승리를 선언했다. 뉴욕경찰(NYPD) 출신으로 중도파로 분류되는 그는 최근 급증하는 뉴욕시의 각종 범죄에 단호히 대처하겠다는 공약 등을 내세워 유권자의 지지를 받았다. 아시아계 최초의 뉴욕시장 가능성으로 기대를 모았던 대만계 앤드루 양 후보는 개표 과정에서 4위로 처지자 경선 포기 의사를 밝혔다.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미국 증시에 상장된 중국 기업들의 주가가 일제히 급락했다. 독립기념일 연휴로 나흘 만에 개장한 미국 증시에서 중국 공산당의 규제 리스크가 한꺼번에 반영됐기 때문이다. 6일(현지 시간) 뉴욕 증시에서 중국 최대 차량공유 서비스 회사 ‘디디추싱’은 전 거래일보다 19.6% 떨어진 12.49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디디추싱의 주가는 장중 한때 25%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지난 주말 중국의 사이버 보안 감독당국이 “디디추싱 앱의 개인정보 수집에 위법 행위가 있었다”며 중국 내 앱 장터에서 디디추싱의 삭제를 명령했다고 밝힌 것이 큰 악재로 작용했다. 중국 당국은 디디추싱의 미국 증시 상장 과정에서 국가안보와 개인정보가 해외로 유출됐을 가능성을 조사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그보다는 이 회사가 중국이 아닌 미국 증시 상장을 선택한 것이 ‘괘씸죄’에 걸렸다는 해석도 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1일 공산당 창당 100주년 기념사에서 미국 등 외세를 겨냥해 “중국을 괴롭히면 머리에 피를 흘릴 것”이라고 경고했는데 디디추싱은 하루 전인 지난 달 30일 뉴욕 증시에 상장했다. 디디추싱 뿐 아니라 중국 당국이 최근 사이버 안보 심사 방침을 밝힌 온라인 구인구직 회사 ‘보스즈핀(칸준)’과 화물차량 공유서비스 업체 ‘만방그룹’도 이날 각각 16.0%, 6.7% 급락했다. 뉴욕 증시에 상장한 다른 중국 기업들도 디디추싱발(發) 철퇴를 맞았다. ‘바이두’와 ‘징둥(JD)’은 5.0%, 알리바바는 2.8% 떨어졌다. 이번 사태로 인해 미국 증시 상장을 추진해 온 중국 기업들이 상장 계획을 연기하거나 홍콩 증시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뉴욕 소재 자산운용사의 포트폴리오 매니저인 브라이언 밴즈마는 “대부분의 투자자들이 (중국에서) 너무 많은 규제 리스크가 있다고 느낀다”며 “다음에 무슨 일이 발생할지도 불확실한 상황”이라고 했다.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델타 변이’의 창궐 등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다시 확산하는 조짐을 보이는 미국이 백신 접종률을 높이기 위해 막판 속도전에 돌입했다. 미국은 찾아오는 사람들에게 백신을 놔주는 기존의 방식을 포기하고 미접종자를 일일이 찾아다니며 백신을 맞히는 보다 적극적인 방식으로 공급 체계를 바꿀 계획이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6일 백악관 성명에서 “여러분과 가족들을 보호하기 위해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일은 백신을 맞는 것”이라며 국민들에게 백신 접종을 호소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우리는 힘들게 싸웠고 진전도 있었다. 그러나 지금에 만족할 수는 없다”며 “여러분은 이것(접종)을 할 수 있다. 일을 마무리하자”고 했다. 그는 이어 “백신을 맞는 게 애국적인 일”이라고도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새로운 백신 공급 계획을 공개했다. 지금까지는 대규모 접종센터를 설치해 찾아오는 사람들에게 백신을 접종했다면 앞으로는 백신을 수만 곳에 이르는 마을 약국이나 병원, 소아과 등 생활·주거공간과 가까운 곳에 뿌려 접종률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의료진이 집집마다 방문해 접종을 해주거나 직장 등에서도 백신을 맞을 수 있게 하겠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연방재난관리청(FEMA), 질병통제예방센터(CDC) 등 연방 기관의 전문가들로 구성된 ‘코로나19 확산 대응팀’을 구성해 접종률이 낮은 주(州)들의 델타 변이 확산 대응을 돕기로 했다. 바이든 행정부의 이런 방침은 오랫동안 감소세를 이어왔던 코로나19 확진자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기 때문이다. 독립기념일인 7월 4일까지 전체 성인의 70% 이상에게 최소 한 차례 백신을 맞히겠다는 목표도 달성하지 못해 바이러스 확산의 불안감이 더 커진 상황이다. 실제 미국에서는 백신 접종률에 따라 코로나19 확산세가 달라지는 ‘2개의 미국’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대체로 지난 대선 때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했던 남부와 중서부의 많은 주들의 접종률이 낮고 확진자가 증가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뉴욕타임스(NYT) 집계에 따르면 사우스캐롤라이나주는 현재 접종 완료비율이 39%에 불과하며 최근 2주 간 확진자는 145% 급증했다. 34%가 접종을 완료한 아칸소주도 같은 기간 121% 확진자가 늘었다. 미주리 미시시피 캔자스주 등도 비슷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미국 뉴욕주 북부의 세네카 호숫가에 있는 비트코인 채굴 회사 ‘그리니지 제너레이션’ 때문에 호수가 온천을 방불케 할 정도로 갑자기 뜨거워졌다고 NBC방송 등이 5일 보도했다. 비트코인을 얻으려면 고성능 컴퓨터를 오랫동안 돌려서 복잡한 수학 연산을 풀어야 하며 그 과정에서 상당한 전기가 쓰인다. 전문가들은 전 세계에서 비트코인을 채굴하는 데 사용되는 에너지가 남미 칠레의 연간 전력량보다 많을 것으로 추정한다. 그리니지는 8000대에 이르는 컴퓨터를 매일 24시간씩 돌리면서 엄청난 에너지를 소모하고 있다. 채굴 공장 부지는 원래 석탄발전소가 있던 자리였다. 그리니지를 소유한 유명 사모펀드 아틀라스가 2014년 폐쇄된 발전소를 인수했고 그리니지가 2019년부터 이를 비트코인 채굴에 쓰고 있다. 그리니지는 작년 3월부터 올해 2월 말까지 1년간 개당 2869달러(약 330만 원)의 비용을 들여 총 1186개의 비트코인을 채굴했다. 이렇게 채굴한 비트코인은 약 12배 비싼 개당 3만4000달러에 거래된다. 그리니지는 채굴용 컴퓨터를 1만 대 이상으로 늘리고 올해 중으로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상장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주민들은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일부는 최근 그리니지를 찾아가 가동 중단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주민들은 “호수에 들어가면 온수가 가득한 욕조에 있는 느낌이다” “그리니지 공장을 제대로 규제하지 않으면 30개 안팎의 뉴욕주 내 다른 발전소들도 비트코인 채굴을 시작할 것”이라고 규탄하고 있다.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미국 뉴욕주 북부의 세네카 호수가 호숫가에 위치한 비트코인 채굴회사 ‘그리지니 제너레이션’ 때문에 온천을 방불케 할 정도로 갑자기 뜨거워졌다고 NBC방송 등이 5일 보도했다. 비트코인을 얻으려면 고성능 컴퓨터를 오랫동안 돌려서 복잡한 수학 연산을 풀어야 하며 그 과정에서 상당한 전기가 쓰인다. 전문가들은 전 세계에서 비트코인을 채굴하는 데 사용되는 에너지가 남미 칠레의 연간 전력량보다 많을 것으로 추정한다. 그리니지는 8000대에 이르는 컴퓨터를 매일 24시간씩 돌리면서 엄청난 에너지를 소모하고 있다. 채굴공장 부지는 원래 석탄발전소가 있던 자리였다. 그리니지를 소유한 유명 사모펀드 아틀라스가 2014년 폐쇄된 발전소를 인수했고 그리니지가 2019년부터 이를 비트코인 채굴에 쓰고 있다. 그리니지는 작년 3월부터 올해 2월 말까지 1년간 개당 2869달러(약 3300만 원)의 비용을 들여 총 1186개의 비트코인을 채굴했다. 이렇게 채굴한 비트코인은 약 12배 비싼 개당 3만4000달러에 거래된다. 그리니지는 채굴용 컴퓨터를 1만 대 이상으로 늘리고 올해 중으로 뉴욕증권거래소(NYSE) 상장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주민들은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일부는 최근 그리니지를 찾아가 가동 중단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지역 환경단체에서 부회장을 맡고 있는 이본 테일러 씨는 “가상화폐 채굴은 뉴욕주, 미국, 지구 전체에 끔찍한 사업 모델”이라고 비판했다. 다른 주민들은 “호수에 들어가면 온수가 가득한 욕조에 있는 느낌이다” “그리니지 공장을 제대로 규제하지 않으면 30개 안팎의 뉴욕주 내 다른 발전소들도 비트코인 채굴을 시작할 것”이라고 규탄하고 있다.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미국 독립기념일인 4일(현지 시간) 오후 7시 워싱턴의 내셔널 몰. 하이라이트 행사인 불꽃놀이가 시작되기까지 2시간 넘게 남아 있었지만 넓은 잔디밭엔 벌써 수만 명이 모여 있었다. 음악을 틀어놓고 춤을 추거나 성조기를 흔들며 노래하는 사람들로 곳곳은 축제 분위기였다. 마스크를 쓴 사람은 찾기 어려웠다. 잔디밭에 돗자리를 깔거나 야외용 의자를 가져와 10여 명씩 붙어 앉은 경우도 많았다. 이곳에서 만난 안드레스 루비오 씨는 “연휴 기간에 캘리포니아에서 워싱턴으로 여행을 왔다”며 “백신 접종을 마쳤다. 이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걱정은 완전히 제로(0)”라고 했다. 워싱턴 주민 얼리샤 브라운 씨는 주변의 인파를 가리키며 “우리의 삶이 완전히 정상으로 돌아왔다는 증거”라며 웃었다. 뉴욕, 시카고, 보스턴 등 미국 전역의 주요 도시에서 독립기념일을 축하하기 위해 열린 불꽃놀이에서도 분위기는 비슷했다. 뉴욕에서는 유명 백화점 메이시스가 독립기념일에 진행하는 미국 최대 불꽃놀이를 보기 위해 롱아일랜드시티 갠트리파크 등지에 수만 명이 모였다. 사람들이 워낙 많아 걸음을 앞으로 옮기기가 힘든 상황이었다. 군중을 통제하던 한 경찰은 기자에게 “이곳은 예약하지 않으면 넘어갈 수 없다. 저쪽 길로 돌아가야 한다”며 출입을 막았다. 곳곳에 놓인 이동식 화장실엔 어김없이 긴 줄이 늘어섰다. 푸드트럭들도 바쁘게 손님을 맞았다. 1년 전 인파가 몰리는 것을 막기 위해 불꽃놀이가 사전에 공지되지 않은 장소에서 예고 없이 진행됐고, 일부 나들이객 외에 관람객을 찾기 어려웠던 것과는 대조적이었다. 이날 백악관은 야외 잔디밭 사우스론에 필수 분야 근로자와 군인, 이들의 가족 등 1000명을 초청했다. 조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 백악관이 진행한 가장 큰 규모의 행사였다. 백악관은 참석자들의 백신 접종 여부를 묻지 않았다. 음식과 음료수가 제공된 행사에서 마스크 착용도 요구하지 않았다. 일상이 팬데믹에서 벗어나 정상으로 돌아오고 있음을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그러나 바이든 행정부 내에는 코로나19에 대한 불안감과 우려가 여전히 스멀거리고 있다. 델타 변이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이 전체 감염자의 25%에 이르는 등 확산세가 심상치 않은 데다 미국인의 30% 이상이 여전히 백신을 맞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당초 독립기념일까지 성인 70%가 적어도 한 번은 백신을 맞게 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으나 결국 달성하지 못했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현재까지 1회 접종을 한 미국 성인은 67%, 접종을 완료한 성인은 58%다. CNN방송은 “환희의 이면엔 전염성이 높은 델타 변이 감염과 백신 접종 거부자 등으로 미국이 여전히 팬데믹의 손아귀에 잡혀 있다는 우려가 존재한다”고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진행한 연설에서 “치명적인 바이러스로부터의 독립 선언에 어느 때보다 가까워져 있다”며 코로나19 대응의 성과를 강조했다. 그러나 그는 곧이어 “코로나19와의 전투가 끝났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아직 해야 할 일이 많다”고 했다. 독립기념일에 ‘코로나19로부터의 독립’도 함께 선언할 것이라는 미국 언론들의 당초 예상보다 신중한 톤이었다. 그는 “우리는 팬데믹과 고립, 공포와 고통, 가슴 찢어지는 상실 속에 보낸 1년간의 어둠에서 다시 일어섰다”고 말했다. 이어 백신 접종을 촉구하며 “이는 당신이 할 수 있는 가장 애국적인 일”이라고 강조했다. 백악관은 지난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선포했던 코로나19 비상사태를 이달 말 시한 만료 이후에도 계속 연장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든 행정부 측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너무 일찍 긴장을 풀었다”며 아직은 대유행 승리를 선언할 때가 아니라는 지적이 나온다.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지난달 동네를 걷다가 제복 입은 사람들이 100여 명 모인 어떤 행사장을 마주쳤다. 도착하니 마침 식순이 끝나고 참석자들이 일제히 대로변으로 향했다. 그곳의 전신주 한 곳을 감싸던 가림막이 벗겨지자 ‘루이스 알바레스 웨이(Way·길)’라는 표지판이 모습을 드러냈다. 우연찮게 가까운 곳에서 도로명 제막식을 보게 됐다. 알바레스가 어떤 사람인지 바로 검색해 봤다. 뉴욕의 거리 이름을 당당히 차지한 그는 유력 정치인이나 성공한 사업가가 아닌 경찰관이었다. 쿠바 이민자 출신으로 젊어서부터 그 고되고 험하다는 뉴욕경찰(NYPD)에 합류해 마약단속반, 폭발물전담반 등을 거쳤다. 그러다 2001년 9·11테러가 터지자 그라운드제로에 파견돼 수많은 시신과 뿌연 먼지, 각종 유해물질이 가득한 그곳에서 석 달을 생존자 구조에 바쳤다. 그로부터 15년 뒤 그는 당시 구조 작업의 후유증으로 직장암 진단을 받았고 투병 끝에 2년 전 사망했다. 그의 스토리는 전형적인 순직 경관의 이야기 그 이상이었다. 알바레스는 죽기 불과 3주 전 뼈만 남은 앙상한 모습으로 워싱턴 의회에 출석했다. 정부가 9·11로 건강이 악화된 피해자에게 의료비 지원을 줄이려 하자, 자신과 같은 처지의 후배 경관들을 위해 기금 존속을 호소하고 나섰다. 그는 “곧 69번째 항암치료를 받는다. 나는 운이 좋아 지원을 받았지만 나 같은 사람들은 계속 나올 것이다. 그들이 대접받지 못하는 걸 두고 보지 않겠다”고 말해 기립박수를 받았다. 결국 알바레스의 사망 한 달 뒤 기금 운용을 2090년까지 연장하는 법이 그의 이름을 따서 제정됐다. 9·11 당시 현장에서 403명의 소방관과 경찰이 희생됐다. 또 훨씬 더 많은 수가 알바레스처럼 각종 후유증으로 피해를 입었다. 그만큼 위험한 곳이었지만 이들은 그저 자신의 일상적인 임무라고 생각하고 불구덩이에 몸을 던졌다. 알바레스는 생전에 “그라운드제로에 도착했을 때 세상에 거기 말고는 아무 곳도 가고 싶지 않았다”고 회고했다. 얼마 전 쿠팡 물류센터에서 숨진 김동식 소방령도 마찬가지다. 거창한 인류애나 이타심이 아니라 하루하루 자신에게 주어진 임무를 다하겠다는 우직한 책임감과 성실함이 이들로 하여금 죽음마저 무릅쓰게 했다. 공직자들의 이런 헌신은 나라의 극진한 대우와 존중이 있기에 가능한 측면이 있다. 미국에서 선거 유세장이나 스포츠 경기장에 가면 참전 군인이나 소방관이 대중 앞에 소개되고, 이들이 생면부지의 사람들에게 박수 받는 장면을 흔히 볼 수 있다. 하물며 순직자에 대한 예우는 상상을 초월한다. 올해 초 의회 난입 사태로 목숨을 잃은 40대 경관 브라이언 시크닉은 의회 로턴다홀에 1박 2일간 안치됐다. 그의 유해 앞에 대통령과 부통령 부부는 물론이고 의회와 군 지도부가 모두 나와 고개를 숙였다. 이런 사회 분위기는 9·11 20주년을 맞는 올해 더 무르익고 있다. 팬데믹으로 행사가 대폭 축소됐던 지난해와 달리 미 전역에서 희생자를 기리는 수많은 추모 이벤트가 예고돼 있다. 최근 마이애미 해변의 아파트 붕괴 현장을 찾은 조 바이든 대통령은 구조대원들의 희생을 높이 평가하며 이런 속담을 소개했다. ‘신이 인간을 만들었다. 그리고 약간의 소방관을 더 만들었다.’ 자신을 내던져 사회에 헌신하는 공직자들이 다른 사람들보다 더 존중받아야 한다는 뜻이다. ‘제복 입은 영웅들’의 희생에 우린 충분히 보답하고 있는지 돌아보게 된다. 모든 순직자들의 명복을 빈다. 유재동 뉴욕 특파원 jarrett@donga.com}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97)과 부인 로절린 여사(94)가 결혼 75주년을 맞는다. 1946년 7월 7일 결혼 후 네 자녀를 둔 두 사람은 7일 고향 조지아주 플레인스에서 가족, 지인들과 조촐한 기념행사를 갖기로 했다. 둘은 미 역사상 가장 오래 결혼 생활을 한 대통령 부부다. 두 번째는 73년간 해로한 조지 부시 전 대통령(1924∼2018)과 바버라 여사(1925∼2018)다. 카터 전 대통령은 4일(현지 시간)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75년 해로의 비결로 “매일 부부간에 화해와 소통이 있어야 한다. 둘 사이에 이견이 남아있는 상황에선 그날 잠을 자지 않았다”며 “우리의 결혼 생활은 완전한 파트너십이었다”고 밝혔다. 로절린 여사 역시 “항상 같이할 수 있는 것들을 찾았다”면서 공통의 관심사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두 사람은 1927년 카터 전 대통령이 세 살, 로절린 여사가 태어난 지 하루밖에 안 된 갓난아기였을 때 처음 만났다. 당시 카터 전 대통령의 모친은 갓난아기를 돌보는 간호사였다. 그는 어머니가 일하러 간 이웃집에 따라갔다가 신생아였던 로절린 여사를 봤다. 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96)과 부인 로잘린 여사(93)가 결혼 75주년을 맞는다. 4일(현지 시간) AP통신 등 미국 언론들에 따르면 카터 전 대통령 부부는 7일 자신들의 고향인 조지아주 플레인스에서 일부 가까운 지인들만 참석한 가운데 조촐한 결혼기념식을 올릴 예정이다. 두 사람은 미국 역사상 가장 오래 결혼 생활을 한 대통령 부부다. 그 뒤를 73년 간 결혼 생활을 한 조지 H.W. 부시 전 대통령과 바버라 여사가 잇고 있다. 바버라 여사는 2018년 4월 92세의 나이로 별세했고, 부시 전 대통령도 같은 해 94세로 세상을 떴다. 카터 전 대통령은 역대 미국 대통령 중 가장 오래 생존한 기록도 매일 쓰고 있다. 두 사람이 처음 만난 것은 카터 전 대통령이 세 살, 로잘린 여사가 생후 하루였을 때라고 한다. 카터 전 대통령이 갓난아기를 돌보는 간호사였던 어머니를 따라 이웃집에서 로잘린 여사를 보게 된 것이다. 두 사람은 카터 전 대통령의 여동생인 루스의 소개로 만나 1946년 7월 플레인스의 한 교회에서 결혼식을 올렸다. 카터 전 대통령이 21세, 로잘린 여사가 18세였을 때다. 당시 로잘린 여사는 친구 루스의 집을 갔다가 루스의 방에 걸려있는 카터 전 대통령의 사진을 보고 한 눈에 반했다고 한다. 카터 전 대통령도 그와 첫 데이트를 한 뒤 어머니에게 “로잘린과 결혼하겠다”고 했다. 나중에 대통령직에서 퇴임 후 카터 대통령은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결정이 대통령으로서의 각종 정책 결정이 아니라 로잘린과 만나 결혼한 것이었다고 회고했다. 카터 전 대통령과 로잘린 여사는 결혼 75주년을 기념해 AP통신과 진행한 공동 인터뷰에서 오랜 부부 생활의 비법을 밝혔다. 카터 전 대통령은 “매일 부부 간에 화해와 소통이 있어야 한다”며 “우리는 뭔가 둘 사이에 이견이 남아있는 상황에서는 그날 잠을 자지 않았다”고 했다. 로잘린 여사는 “지미와 나는 같이 할 수 있는 것들을 항상 찾았다”면서 공통의 관심거리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카터 전 대통령은 로잘린 여사와의 결혼 생활을 “완전한 파트너십이었다”고 평가했다.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