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채은

전채은 기자

동아일보 정책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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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전채은 기자입니다.

chan2@donga.com

취재분야

2026-05-14~2026-0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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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빼곡 산행에 숨찬다며 마스크 ‘휙’… 쉼터마다 맨얼굴 대화

    “엄마, 저 사람들 마스크 다 안 써요!” 18일 오후 서울 종로구에 있는 인왕산 둘레길. 가족과 함께 오랜만에 산을 찾은 한 초등학생이 갑자기 한쪽을 보고 크게 소리를 질렀다. 10여 명의 등산객 한 무리가 모두 마스크를 쓰지 않고 있었기 때문이다. 마스크 미착용 등산객은 이들뿐만이 아니었다. 무무대 전망대에 갔더니 시민 수십 명이 마스크를 벗거나 턱까지 내리고 있었다. 20여 명 규모의 등산객 일행은 물병을 돌려 마시며 마스크를 벗은 뒤 사진을 찍으려 가까이 붙어 앉아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같은 날 찾은 북한산 등산로 곳곳에 있는 쉼터와 정자에서도 비슷한 풍경이 펼쳐졌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가 본격적인 단풍철을 앞두고 17일부터 다음 달 15일까지 ‘단풍철 방역 집중 관리 기간’으로 지정했다. 하지만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거리 두기를 1단계로 완화한 뒤 첫 주말인 18일 등산로 풍경은 중대본 지침과는 거리가 멀었다. 중대본에 따르면 이 기간 등산객들은 △최소 1m 거리 유지 △마스크 착용 △단체 식사 및 뒤풀이 자제 등 방역 수칙을 지켜야 한다. 관광용 전세버스 사업자는 탑승객 명단과 차내 행동수칙을 관리해야 하며, 전국 국립공원은 인파가 몰리는 주요 지점에 출입금지선을 설치한다. 이날 둘러본 현장은 일단 거리 두기부터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 산 정상이나 전망대, 쉼터 등에선 빽빽하게 모여 있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었다. 북한산 자락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A 씨는 “등산객이 하산하는 시간인 오후 3∼7시엔 매장 내부에 앉을 자리가 없을 정도”라고 전했다. 이날 오전 북한산 국립공원으로 가는 길목인 은평구의 지하철 3호선 구파발역 인근도 인산인해였다. 등산객을 태운 버스들은 탑승 계단까지 사람을 가득 채운 채 정류장을 출발했다. 634대를 수용할 수 있는 국립공원 주차장은 오전 10시경 이미 만석이었다. 국립공원 측도 이런 분위기를 알고 있지만 쉽게 대처하기 힘든 눈치였다. 북한산 사무소 쪽 출입구에 마스크 착용 등을 안내하는 전광판과 현수막이 설치됐지만, 입구를 통과한 뒤엔 곧장 마스크를 벗어버리는 등산객을 제지할 방법은 없었다. 북한산 국립공원 관계자는 “고지대로 올라갈수록 숨이 가빠져 마스크를 벗는 등산객들이 있다. 직원들이 착용을 권고하면 대부분이 다시 쓰지만 ‘산에서까지 왜 이러느냐’는 항의를 받곤 한다”고 말했다. 일부 등산객은 산에서조차 강도 높은 방역 수칙 준수를 요구하는 건 과하다는 입장을 내비치기도 했다. 등산객 강모 씨(28)는 “공단 측에서 일부 구역을 통제해서 오히려 다른 장소에 사람들이 몰리며 더 복잡해진 것 같다”고 했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19일 중앙방역대책본부 브리핑에서 “거리 두기 1단계 조치 이후 활동의 행태가 변하고, 가을철 들어서 각종 여행 등 이동이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며 “단체여행은 자제하고 거리 두기, 마스크 착용 등의 기본적인 방역수칙을 지켜 달라”고 강조했다. 전채은 chan2@donga.com·지민구·김소민 기자 / 유채연 인턴기자 연세대 철학과 4학년}

    • 2020-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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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청소년 유혹하는 불법 렌터카 대여[현장에서/전채은]

    “별일 아니에요. 다들 해요.” 산전수전 다 겪은 그들의 목소리는 달콤했다. “싸다” “쉽고 간단하다”며 어르고 달랬다. 그래도 우물쭈물 대면 강력한 한 방으로 휘어잡았다. “절대 들킬 리 없다.” “도망치면 아무도 모른다.”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등에서 무면허 미성년자에게 불법으로 렌터카를 대여하는 브로커를 찾는 건 너무나 쉬웠다. DM(다이렉트 메시지)을 보내자 답신도 재빨랐다. 곧장 전화를 걸어와 사탕발림을 날렸다. 차를 빌리려는 청소년이 아무리 어려도 개의치 않았다. 한 브로커는 “중2 학생도 이용하는 서비스”라 속삭였다. 그들의 상술은 약속이라도 한 듯 닮았다. 살짝 망설이는 기색이 있으면 채찍과 당근을 골고루 섞었다. “그냥 찔러만 보는 거면 거래 안 할 겁니다.” “기다리는 고객들이 많아요. 빨리 결정해 주셔야 해요.” “한번 믿어보세요. 다음에 빌릴 땐 더 잘해 드릴게요.” 누구도 빈말이라도 “교통신호 잘 지키라”거나 “과속하지 말라”고 하지 않았다. 오히려 “사고 나도 된다”며 “버리고 튀라”고 했다. ‘별거 아닌’ 일은 다른 방향에서도 벌어졌다. 30대 남성 A 씨. 우연히 소셜미디어에서 ‘차량 공유 서비스에 명의를 빌려주면 돈을 드립니다’는 호객 글을 마주했다. 호기심 삼아 한번 명의를 제공했더니 통장에 3만 원이 꽂혔다. 그는 이후 4번 더 명의를 제공했다. A 씨가 제공한 명의로 불법 렌터카 브로커에게 차를 빌린 이들이 바로 1일 전남 화순에서 교통사고를 일으킨 10대들이다. 그렇게 그가 번 돈은 겨우 15만 원이었다. 무책임한 어른들의 안일함이 낳은 결과는 참혹했다. 그렇게 차를 빌린 10대들은 제한속도가 시속 30km인 도로에서 80km로 달리다 여대생을 치어 숨지게 했다. 이들은 브로커들이 조언한 대로 도망쳤다가 2시간 뒤쯤 마음을 바꿔 현장에 돌아왔다고 한다. 유족들은 5일 올린 청와대 국민청원에서 “마지막에 얼마나 아팠을지 생각하면 분노가 차오른다”며 고통스러워했다. 지난달 24일 개정된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에 따르면 앞으로 대여사업용 차량을 임차하기 위해 다른 사람에게 명의를 빌리거나 빌려주면 1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 원 이하 벌금에 처해진다. 처벌 수위가 해당 범죄의 해악을 가늠하는 중요 지표이긴 하지만, 법을 강화했다고 문제가 모두 해결되진 않는다. 불법 렌터카 대여는 이미 일상에 만연해 있다. 국토교통부와 경찰 등이 이 문제에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브로커들은 공권력을 비웃으며 “절대 붙잡히지 않는다”고 자신했다. 잘못된 일탈의 경계에 선 아이들도 마구잡이로 끌어들였다. 정부 당국이 그들에게 어떤 범죄도 절대 ‘별거 아닌 게 아님’을 분명하게 보여줄 차례다. 전채은 사회부 기자 chan2@donga.com}

    • 2020-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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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면허 10대, 죽음으로 내모는 불법 면허대여 “렌터카,14세에도 빌려줍니다”

    “혹시 몇 살이세요?” “고3, 열아홉 살요.” “에이, 거짓말 안 하셔도 돼요. 06년생도 가능해요.” 8일 모바일 메신저 ‘텔레그램’으로 접촉한 브로커 A 씨는 속전속결이었다.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에서 차량 렌트 광고를 보고 메신저로 말을 거니 곧바로 “통화 되느냐”는 답이 돌아왔다. 텔레그램 무료통화로 전화를 걸어와서는 “나이는 몇 살이냐. 사는 곳이 어디냐”며 인적사항을 물어봤다. 10대라고 하니 “열네 살도 상관없다. 바로 차량 렌트를 도와주겠다”며 거래를 밀어붙였다. 1일 전남 화순에서는 10대 무리들이 무면허로 렌터카를 몰다가 20대 대학생을 치어 숨지게 만든 사건이 벌어졌다. 당시 차량에 타고 있던 가해 청소년들은 소셜미디어에서 알게 된 불법 렌터카 브로커에게 차를 빌렸다. 실제로 온라인과 모바일에서 접촉해 봤더니 면허가 없거나 미성년자라도 너무 쉽게 렌터카를 빌릴 수 있었다. 이들은 익명으로 소통하는 텔레그램이나 카카오톡 오픈채팅방 등을 이용해 적극적으로 청소년들을 유혹했다. 또 다른 브로커 B 씨는 전화가 연결되자 대뜸 나이와 출생연도, 띠까지 캐물었다. 대답을 얼버무리자 “지금 차량이 다 나가서 대기가 별로 없다. 언제 돈을 보낼 수 있느냐”며 능수능란하게 유도했다. 거주지 가까이에서 어떻게 차를 빌리는지도 일사천리로 설명하며 정신을 빼놓았다. “면허가 없는데 정말 되냐”고 묻자 “그런 분들을 위한 서비스다. 염려 마라. 한두 번 하는 게 아니다”며 안심시켰다. 브로커들은 묘한 공통점도 지녔다. 재빨리 상대가 어리다는 걸 파악하고도 ‘선생님’이나 ‘사장님’이란 호칭을 빼놓지 않았다. “믿고 맡기시면 편안하게 이용하실 수 있어요” “이렇게 쉽게 차 빌리기 어려워요”라며 극존칭을 썼다. 경찰 관계자는 “어린 10대들은 이렇게 대접받는다는 기분에 혹해 쉽사리 거래에 넘어가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사고가 났을 때 대처하는 요령을 설명하기도 했다. 한마디로 ‘무조건 도망가라’고 했다. A 씨는 “혹시 접촉사고가 나면 그냥 내버려 둬라. 화장실 다녀온다고 하고 얼른 도망가라. 요새 남의 차를 타는 ×× 없지 않느냐”라고 말했다. C 씨도 10대들이 사고가 많다는 점을 인지하고 있으면서도 이렇게 설명했다. “사고 나면요? 걱정 마세요. 어차피 신용불량자 명의를 구해 쓰는 거라 괜찮아요. 어디 박으면 그냥 튀면 돼요. 다들 그렇게 해요.” 경찰청에 따르면 면허가 없는 10대가 렌터카를 몰다가 저지른 사고는 해마다 늘고 있다. 2015년 55건에서 지난해 90건으로 증가했다. 그로 인해 8명이 목숨을 잃고 722명이 다쳤다. 하지만 해외에 본사가 있는 소셜미디어 등을 이용하는 브로커들은 추적하기가 쉽지 않다. 실제로 화순 교통사고 때 돈을 받고 자신의 명의를 제공한 30대는 경찰에 붙잡혔지만 브로커는 아직 신원도 파악되지 않았다. 이런 범죄들은 대다수 차량 공유 서비스를 악용하고 있지만 관련 업계에선 별다른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그렇다고 업체가 실시간으로 모든 운전자의 신원을 확인하도록 하면 너무 과도한 책임인 데다 현실적으로도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운전면허의 진위를 판별하는 시스템을 이용해 범죄를 예방하는 등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개인정보를 사고파는 행위나 차량 불법 렌트에 대한 처벌도 강화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전채은 기자 chan2@donga.com김윤이 인턴기자 연세대 계량위험관리 4학년}

    • 2020-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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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4살도 빌려드립니다”…10대 무면허 사고 끊이지 않는 이유 있었네!

    “혹시 몇 살이세요?” “고3. 19살이요.” “에이, 거짓말 안 하셔도 되요. 06년생도 가능해요.” 8일 한 모바일 메신저 ‘텔레그램’으로 접촉한 브로커 A 씨는 속전속결이었다.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에서 차량 렌트 광고를 보고 메신저로 말을 거니 곧바로 “통화 되느냐”는 답이 돌아왔다. 텔레그램 무료통화로 전화를 걸어와서는 “나이는 몇 살이냐. 사는 곳이 어디냐”며 인적사항을 물어봤다. 10대라고 하니 “14살도 상관없다. 바로 차량 렌트를 도와주겠다”며 거래를 밀어붙였다. 1일 전남 화순에서 10대가 무면허로 렌터카를 몰다가 20대 대학생을 치여 숨지게 만든 사건이 벌어졌다. 당시 가해 청소년은 소셜미디어에서 알게 된 불법 렌트카 브로커에게 차를 빌렸던 사실이 밝혀졌다. 실제로 온라인과 모바일에서 접촉해봤더니 면허가 없거나 미성년자라도 너무나 쉽게 렌트카를 빌릴 수 있었다. 이들은 익명으로 소통하는 텔레그램이나 카카오톡 오픈채팅방 등을 이용해 적극적으로 청소년들을 유혹했다. 또 다른 브로커 B 씨는 전화가 연결되자 대뜸 나이와 출생년도, 띠까지 캐물었다. 대답을 얼버무리자 “지금 차량이 다 나가서 대기가 별로 없다. 언제 돈을 보낼 수 있느냐”며 능수능란하게 유도했다. 거주지 가까이에서 어떻게 차를 빌리는지도 일사천리로 설명하며 정신을 빼놓았다. “면허가 없는데 정말 되냐”고 묻자 “그런 분들을 위한 서비스다. 염려 마라. 한두 번 하는 게 아니다”며 안심시켰다. 브로커들은 묘한 공통점도 지녔다. 재빨리 상대가 어리다는 걸 파악하고도 ‘선생님’이나 ‘사장님’이란 호칭을 빼놓지 않았다. “믿고 맡기시면 편안하게 이용하실 수 있어요” “이렇게 쉽게 차 빌리기 어려워요”라고 극존칭을 썼다. 경찰 관계자는 “어린 10대들은 이렇게 대접받는다는 기분에 혹해 쉽사리 거래에 넘어가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사고가 났을 때 대처하는 요령을 설명하기도 했다. 한마디로 ‘무조건 도망가라’고 했다. A 씨는 “혹시 접촉사고가 나면 그냥 내버려 두세요. ‘화장실 다녀오겠다’고 하고 얼른 도망가세요. 요새 남의 차를 타는 XX 없잖아요”라 말했다. C 씨도 도망을 권하며 10대들이 사고가 많다는 점도 인지하고 있었다. “사고 나면요? 걱정 마세요. 어차피 신용불량자 명의를 구해 쓰는 거라 괜찮아요. 어디 박으면 그냥 튀면 돼요. 다들 그렇게 해요.” 경찰청에 따르면 면허가 없는 10대가 렌터카를 몰다가 낸 사고는 갈수록 늘고 있다. 2015년 55건에서 지난해 90건으로 증가했다. 그로 인해 8명이 목숨을 잃고 722명이 다쳤다. 하지만 브로커들은 경찰도 우습게 여겼다. “어차피 못 잡는다”고 자신했다. 실제로 화순 교통사고 때 브로커에서 명의를 빌려준 30대는 경찰에 붙잡혔지만, 해외에 거점을 둔 브로커는 아직 신원도 파악되지 않았다. 차량 공유 서비스를 악용한 범죄가 늘고 있지만, 관련 업계에선 별 다른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그렇다고 서비스 업체가 실시간으로 모든 운전자의 신원을 확인하도록 한다면 너무 과도한 책임인데다 현실적으로도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운전면허의 진위 여부를 판별하는 시스템을 이용해 범죄를 예방하는 등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개인정보를 사고팔거나 차량 불법 렌트에 대한 처벌도 강화할 방침”이라 전했다. 전채은 기자 chan2@donga.com김윤이 인턴기자 연세대 계량위험관리 4학년}

    • 2020-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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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윤창호 이름 부끄럽지 않으려면[현장에서/전채은]

    불과 2년 전, 그때도 추석 연휴였다. 2018년 9월 25일 오전 2시 25분경 부산 해운대구에서 만취 운전자가 몰던 승용차가 인도를 향해 돌진했다. 보행자 2명을 친 차량은 인근 담장을 들이받고서야 멈췄다. 당시 뇌사상태에 빠졌던 22세 청년은 끝내 의식을 찾지 못하고 그해 11월 세상을 떠났다. 그렇게 꽃다운 목숨을 잃은 젊은이가 윤창호다. 이제 한국 사회에서 그의 이름은 낯설지 않다. ‘윤창호법’이란 음주운전 처벌 강화법(개정 특정범죄가중처벌법)을 세상에 남겼기 때문이다. “윤창호법 적용 사고 1호” “윤창호법 적용 첫 구속” 등 최근에도 이름이 회자되고 있다. 하지만 그가 떠난 한가위를 다시 맞는 지금, 몇몇 사례만 보자면 우린 여전히 윤창호에게 고개를 들기 어렵다. 추석을 며칠 앞둔 25일 인천에선 술 취한 운전자 때문에 결혼을 하루 앞둔 예비신부가 다쳤다. 오후 9시경 경인고속도로 인천 방향 부평나들목 인근에서 한 40대 여성이 몰던 승용차가 신호 대기 중이던 차들을 들이받았다. 사고를 낸 여성은 당시 혈중알코올농도가 면허취소 수치인 0.08%를 넘었다고 한다. 이 사고로 앞차를 운전하던 30대 여성은 얼굴에 큰 부상을 입었다. 경찰 관계자는 “피해자가 현장에서 ‘내일이 결혼식인데 어떡하느냐’며 울먹였다”고 전했다. 27일엔 윤창호가 세상을 떠난 부산에서 또 음주운전 사고가 벌어졌다. 서면 인근 포장마차 거리에서 오전 4시 반경 20대 운전자가 행인 2명을 친 뒤 도주하다가 포장마차 테이블에 앉아있던 시민 10명을 추가로 덮쳤다. 이 사고로 총 12명이 경상을 입고 4명은 병원 치료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는 이후에도 도망치려 했지만 시민 50여 명이 차를 둘러싸고 막아 현장에서 붙잡혔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안타깝게도 추석 같은 명절이 다가오면 운전자들의 경각심은 무척 해이해진다. 경찰청의 최근 5년간 추석 연휴 교통사고 현황을 보면, 연휴 시작 전날 교통사고 사상자가 가장 많다. 음주운전 사고도 이날이 가장 잦았다. 경찰 측은 “이번 추석 연휴 때도 암행 순찰차와 경찰 헬기, 드론 등을 총동원해 음주운전 단속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모두가 알고 있지만 문득문득 잊고 사는 사실이 있다. 윤창호는 법으로 이름을 남겼지만, 본인은 그 법의 적용을 받지 못했다. 윤창호 사건의 가해자는 지난해 2월 1심 재판에서 징역 6년을 선고받았다. 당시 재판부는 이렇게 말했다. “기록을 통해 본 고인은 정의로운 사람, 꿈 많고 성실한 아들이자 친구이자 때로는 스승이었던 것 같습니다. 고인이 꿈꾼 세상이 이름으로나마 남아 꼭 이뤄지길 바랍니다.” 우리가 과연 그의 이름에 부끄럽지 않은 세상을 만들고 있는지 되돌아볼 때다.전채은 사회부 기자 chan2@donga.com}

    • 2020-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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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월호 CCTV 영상 조작 흔적”… 특조위, 특검 임명 요청하기로

    세월호참사특별조사위원회(특조위)가 2014년 법원에 제출된 세월호 참사 당시 선체 내부를 찍은 폐쇄회로(CC)TV 영상이 조작됐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특조위는 “특별검사 임명을 위한 국회 의결을 요청하기로 했다”고도 밝혔다. 특조위는 22일 “2014년 광주지법 목포지원에 제출됐던 CCTV 분석 결과 1만8353곳에서 원본과 다른 데이터가 발견됐다”며 “원본에 다른 데이터가 덮어씌워지며 남은 흔적으로 보인다”고 했다. 원본과 다른 데이터가 씌워진 구간은 재생이 되질 않는데, 이는 인위적으로 조작하지 않으면 벌어질 수 없는 현상이란 지적이다. 이에 대해 “조작에 실패한 흔적일 수도 있고 재생되지 않게 하는 것 자체가 목적일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특조위는 또 CCTV 보관 장치인 DVR 본체를 수거할 당시 화면을 분석한 결과 이 역시 조작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DVR 장치 뒷면에는 64개의 CCTV 라인이 묶여 있어야 했는데, 영상에선 원위치에서 1m 이상 떨어진 곳에서 발견됐다는 것이다. 특조위는 또 “당시 사고를 수습하던 현장지휘본부 문서를 살펴보니 2014년 5월 9일 DVR를 인양했다는 흔적이 있다. 이는 해군이 밝혀왔던 발견 시점보다 한 달 이상 앞선다”고 전했다. 전채은 기자 chan2@donga.com}

    • 2020-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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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천 ‘라면화재 형제’ 닷새째 의식 못찾아

    어머니가 외출한 사이 라면을 끓여 먹으려다 발생한 불로 중상을 입은 초등학생 형제가 닷새째 의식을 찾지 못하고 있다. 경찰은 형제의 상태가 호전된 이후 어머니 A 씨(30)를 불러 정확한 사고 경위 등을 파악할 방침이다. 18일 인천시 등에 따르면 서울 한강성심병원에서 입원 치료 중인 형 B 군(10)과 동생 C 군(8)은 14일 현장에서 정신을 잃은 뒤 닷새째 혼수상태다. 이들은 사고 당시 유독가스를 많이 마신 탓에 현재 자가 호흡이 어려운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형제는 14일 오전 11시 10분쯤 인천 미추홀구의 집에서 라면을 끓여 먹으려다가 일어난 불로 큰 화상을 입고 치료 중이다. 이 사고로 B 군은 전신의 40%에 달하는 부위에 큰 화상을 입었고, C 군은 다리 등 일부만 화상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A 씨는 사고 당일 집을 비운 상태였으며 경찰의 1차 조사에서 “지인을 만나고 있었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이들의 전화를 받고 A 씨가 집에 도착했을 때 형제는 병원에 이송된 상태였다. 학교 돌봄 서비스를 신청하면 급식을 이용할 수 있었지만 A 씨는 “직접 아이들을 돌보겠다”며 이를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형제의 상태가 어느 정도 회복되는 대로 A 씨를 불러 조사할 방침이다. A 씨는 아이들만 두고 장시간 외출을 반복하는 등 형제를 학대하고 있다는 이웃 주민들의 신고로 세 차례 경찰 조사를 받았다. 경찰은 지난달 말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를 적용해 A 씨를 기소해야 한다는 의견으로 사건을 검찰에 송치했다. 경찰 관계자는 “A 씨는 병원에서 아들들을 돌보고 있다. 충격이 큰 상태라 조사를 전혀 못 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추홀구 행정복지센터와 소방서, 학산나눔재단 등에는 이들을 후원하겠다는 문의 전화가 잇따르고 있다고 한다. 전채은 chan2@donga.com / 인천=황금천 / 강승현 기자}

    • 2020-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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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라임 검사 자료 유출’ 前 靑행정관 징역 4년

    라임자산운용의 전주(錢主)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46·수감 중)에게서 금품을 받은 대가로 라임에 대한 금융감독원의 검사 자료를 건네준 혐의로 구속 기소된 김모 전 청와대 행정관(46)이 1심에서 징역 4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18일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2부(부장판사 오상용)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 및 제3자 뇌물수수 등의 혐의로 기소된 김 전 행정관에게 징역 4년과 벌금 5000만 원을 선고하고, 3667만 원의 추징명령을 내렸다. 금감원 팀장급 간부인 김 전 행정관은 청와대 경제수석실 파견 당시 김 회장에게 법인카드와 술·골프 접대 등을 받아오다가 라임에 대한 금감원 검사가 시작된 지난해 8월 김 전 회장에게 관련 내용이 담긴 문건을 보여준 혐의로 기소됐다. 재판부는 라임 펀드에 투자해 8억여 원의 피해를 본 개그맨 김한석 씨의 녹취록을 판결문에서 언급했다. 재판부는 “장모 전 대신증권 반포WM센터장이 피고인에 대해 ‘(라임 관련 검사는) 이분이 다 막았다’고 한 녹취록이 공개되며 우리 사회는 큰 충격을 받았다”고 했다. 장 전 센터장은 투자자에게 손실 가능성을 숨기고 라임 펀드 상품 약 2000억 원어치를 판매한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전채은 기자 chan2@donga.com}

    • 2020-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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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대, 1학기 등록금 일부 장학금으로 반환

    서울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로 학업 고충과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학부생과 대학원생들에게 2020학년도 1학기에 납부한 등록금의 일부를 ‘코로나19 특별장학금’의 형태로 반환하기로 했다. 서울대는 “등록금심의위원회와 6차례의 간담회를 가진 끝에 장학금 지급 대상 및 방법을 협의했다”고 16일 밝혔다. 이에 따라 서울대는 총 30억 원 규모의 장학금을 ‘긴급학업장려금’과 ‘긴급구호장학금’으로 구분해 지급할 예정이다. 코로나19 특별장학금은 올해 서울대 1학기 학부 등록금의 약 10% 수준이다. 20억 원 규모로 마련된 긴급학업장려금은 올해 1학기 학부 재학생들이 대상이다. 등록금 전액면제자와 휴학생, 자퇴·제적생은 제외된다. 학생 각자가 1학기에 낸 등록금의 본인부담액에 비례해 차등 지급할 계획이다. 서울대 관계자는 “음대 미대 등 실습 강의가 많아 비대면 강의로 인한 학업 손실이 컸던 전공의 학생들에게는 지급 비율을 높이기로 했다”고 말했다. 10억 원 규모인 긴급구호장학금은 코로나19 사태 등으로 경제적 지원이 필요한 학부·대학원생들이 대상이다. 학생들로부터 신청을 받아 소득분위 등을 고려해 지급 대상자를 선정할 방침이다. 긴급학업장려금과 긴급구호장학금을 경우에 따라 중복으로 받을 수도 있다. 건국대는 6월 전국 대학 가운데 처음으로 2학기 등록금의 8.3%를 반환한다고 밝혔다. 이후 한성대, 단국대 등이 특별장학금을 지급하는 등의 방식으로 등록금의 일부를 돌려주고 있다.전채은 기자 chan2@donga.com}

    • 2020-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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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강공원 잔디밭 막았더니… 통제선 밖 공터-계단 곳곳서 술판

    “생각보다 사람이 많네요. 이번 주말에도 자리 잡기 힘들 것 같은데요.” 8일 오후 9시경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한강공원. 출입통제 팻말이 붙은 잔디밭을 둘러보던 A 씨(22)가 아쉽다는 듯 말했다. 대학 동기 3명과 함께 ‘술자리’를 찾아왔다는 그는 “지난 주말에도 사람이 많아 좋은 자리를 찾기 힘들었다. 평일인데 이 정도면 이번 주말도 엄청 붐빌 것 같다”고 했다. 이날 한강변 공터에는 150명이 넘는 시민들이 삼삼오오 모여 술과 음식을 나눠 먹고 있었다. 마스크는 벗거나 턱까지 내린 상태였다. 마포대교와 원효대교 사이에 있는 약 4만5000m² 규모 잔디밭은 출입통제 테이프가 쳐져 있었지만, 시민들은 자연스레 통제선 바깥에 모여들었다. 캔 맥주를 마시던 한 시민은 “폐쇄된 곳만 안 들어가면 되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수도권에서 재확산되며 방역당국은 ‘제2의 팬데믹’을 우려하고 있지만, 이를 귀담아듣지 않는 시민들은 여전히 적지 않았다. 일반주점이 오후 9시부터 영업을 중지하자 야외 공원이나 대학 캠퍼스 등에 모여 술판을 벌이는 이들이 늘어났다. 서울시는 8일 오후 2시부터 여의도, 뚝섬, 반포 등 주요 한강공원의 밀집지역 출입을 통제했다. 주말인 5, 6일 한강공원을 찾은 이용객이 대폭 증가한 데 따른 조치다. 하지만 8일 오후 8시부터 11시까지 여의도한강공원 등을 돌아봤더니 통제구역 바깥으로 인파가 몰리는 ‘풍선효과’가 발생했다. 산책을 나왔던 B 씨(29·여)는 “잔디밭이 막혀 오히려 사람들이 더 좁은 공간에 몰려 앉은 듯하다”고 했다. 지난 주말 사람들이 몰려 논란이 됐던 여의도공원 잔디밭 ‘멀티프라자’와 ‘계절광장’도 이날 오후 2시부터 출입이 통제됐다. 하지만 오후 9시부터 1시간동안 200명이 넘는 시민들이 주변에서 술을 마셨다. 이들 중 45명만 음식을 먹은 뒤 바로 마스크를 착용했을 뿐이었다. 한강공원은 현재 매점과 카페 등도 오후 9시 이후 영업을 종료한다. 하지만 시민들은 공원 내 ‘배달존’으로 주문해 술자리를 이어갔다. 밤 10시까지 문을 여는 유람선 선착장의 편의점을 이용하기도 했다. 한강사업본부 관계자는 “선착장 편의점은 민간에서 운영해 영업 자제 권고만 해왔다. 9일부터는 해당 편의점도 오후 9시 이후 영업 종료에 동참한다”고 했다. 별도 통제가 없는 서울 종로구 청계천이나 대학 캠퍼스 등에서도 야외 술자리가 늘고 있다. 9일 오후 9시반경 청계광장부터 광교 사이 300m가량 천변에는 수백 명이 모여 맥주 등을 마셨다. 인근 식당과 술집이 문을 닫자 편의점 등에서 맥주와 간식 등을 구입해왔다. 이들도 평균 10명 가운데 3, 4명 정도만 마스크를 제대로 착용했다. 나머지는 ‘턱스크’를 하거나 아예 쓰질 않았다. 대학 캠퍼스도 사정은 엇비슷하다. 인천 송도에 위치한 연세대 국제캠퍼스에 다니는 C 씨(24)는 “어두워지는 오후 8시부터 기숙사 통행금지 시간인 오전 2시까지 곳곳에서 ‘술 파티’가 벌어진다”며 “‘술 게임’을 하는 소리가 늦은 밤까지 기숙사 건물에 울려 퍼질 정도”라고 전했다. 최근 몇몇 대학의 익명게시판에는 ‘시국을 생각해 자제하자’는 글도 올라왔지만, 별다른 소용이 없다고 한다. 송영민 서울시 한강사업본부 운영부장은 “공원 잔디밭을 통제한 것은 거리 두기 강화 기간 동안 한강공원을 가급적 찾지 말아달라는 뜻이다. 통제 전과 이용객 수가 비슷하면 더 좁은 공간에 많은 인원이 밀집해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조응형 yesbro@donga.com·전채은 기자 / 유채연 인턴기자 연세대 철학과 4학년}

    • 2020-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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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강공원 통제 첫날, ‘풍선효과’ 여전…대학 캠퍼스 ‘야외 술자리’ 새벽까지

    “이렇게 사람들이 많을 줄 몰랐네요. 좋은 자리는 벌써 다 차지했네.” 8일 오후 9시경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한강공원. 출입통제 팻말이 붙은 잔디밭을 둘러보던 A 씨(22)는 아쉽다는 듯 한참을 서성거렸다. 대학 동기 3명과 함께 ‘술자리’를 찾아왔다는 그는 “지난 주말에도 왔었는데 너무 사람이 많아 자리 찾기가 힘들었다. 평일이라 좀 나을 줄 알았는데…”라며 푸념했다. 실제로 이날 한강변 공터에는 150명이 넘는 시민들이 삼삼오오 모여 술과 음식을 나눠 먹고 있었다. 당연히 마스크는 벗거나 턱까지 내린 상태였다. 바로 옆 마포대교와 원효대교 사이에 있는 약 4만5000㎡ 규모 잔디밭엔 출입통제 테이프가 쳐져 있었지만 별 상관이 없는 듯했다. 또 다른 시민 역시 “폐쇄 조치된 곳만 안 들어가면 되는 거 아니냐”고 반문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수도권에서 재확산되며 방역당국은 ‘제2의 팬데믹’을 우려하고 있지만, 이를 귀담아듣지 않는 시민들은 여전히 상당했다. 일반주점이 오후 9시부터 영업을 중지하자, 한강공원이나 대학 캠퍼스 등에 모여 술판을 벌이는 이들이 갈수록 늘고 있다. 서울시는 8일 오후 2시부터 여의도·뚝섬·반포 등 주요 한강공원 내 밀집지역의 출입을 통제했다. 주말인 5, 6일 한강공원을 찾은 이용객이 대폭 증가한 데 따른 조치다. 하지만 8일 오후 8시부터 11시까지 여의도한강공원 등을 돌아봤더니 통제지역 바깥으로 사람들이 빼곡히 몰리는 ‘풍선효과’가 발생하고 있었다. 지난 주말 사람들이 몰려 논란이 됐던 여의도공원 잔디밭 ‘멀티프라자’와 ‘계절광장’도 이날 오후 2시부터 출입이 통제됐다. 하지만 오후 9시 이후 최대 200명이 넘는 시민들이 모여 술과 음식을 나눠먹었다. 이들 가운데 45명만 음식을 먹은 뒤 마스크를 착용했을 뿐, 다른 이들은 마스크에 신경도 쓰질 않았다. 한강공원은 현재 매점이나 카페 등도 9시 이후엔 영업을 종료한다. 하지만 시민들은 공원 내 ‘배달존’으로 배달을 시켜 9시 이후에도 술자리를 이어갔다. 밤 10시까지 영업하는 유람선 선착장 내 편의점을 이용하기도 했다. 한강사업본부 관계자는 “선착장 편의점은 민간에서 운영해 영업 자제 권고만 해왔다. 9일부터는 해당 편의점도 9시 이후 영업 종료에 동참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별도 통제가 없는 서울 종로구 청계천변이나 대학 캠퍼스 등도 ‘야외 술자리’가 늘고 있다. 9일 오후 9시 30분경 청계광장부터 광교 사이 300m가량 천변에는 200명 넘는 인원이 모여 맥주 등을 마시고 있었다. 인근 식당과 술집이 9시에 문을 닫자 편의점 등에서 맥주 등을 구입해 왔다. 이들 역시 평균적으로 10명 가운데 3, 4명 정도만 마스크를 제대로 착용했을 뿐, 나머지는 ‘턱스크’나 아예 착용하질 않았다. 날씨가 선선해지며 대학캠퍼스도 사람이 몰려든다. 인천 송도에 위치한 연세대 국제캠퍼스에 다니는 B 씨(24)는 “날이 어두워지는 오후 8시부터 기숙사 통행금지 시간인 오전 2시까지 곳곳에서 ‘술 파티’가 벌어진다”며 “‘술 게임’을 하는 소리가 밤 늦은 시간까지 기숙사 건물에 울려 퍼질 정도”라고 전했다. 최근 몇몇 대학의 익명 게시판에는 ‘시국을 생각해 자제하자’는 글도 올라왔지만, 별 다른 소용이 없다고 한다. 송영민 한강사업본부 운영부장은 “공원 내 잔디밭을 통제한 것은 거리두기 강화 기간동안 한강공원을 가급적 찾지 말아달라는 뜻이다. 통제 전과 이용객 수가 비슷하다면 더 좁은 공간에 많은 인원이 밀집해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밖에 없다”며 안타까워했다. 조응형기자 yesbro@donga.com전채은기자 chan2@donga.com}

    • 2020-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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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손 잘 씻고 마스크 꼭” 수칙 잘 지킨 아이들 ‘추가 감염’ 막았다

    “별거 없어요. 방역당국의 대응지침을 그대로 지켰을 뿐이에요. 짜증 안 내고 잘 따라준 아이들 덕분입니다.” 서울 강동구에 있는 ‘센트럴아이파크 어린이집’은 6일 교사 A 씨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앞서 집단감염이 발생했던 강동구 콜센터 직원의 가족이었다. 별 다른 증상이 없던 A 씨는 확진 이틀 전까지 어린이집에 출근했다. 또 다른 집단감염이 우려됐지만 이 어린이집에서 긴급보육을 받던 원생 23명과 교사 17명은 8일 모두 음성 판정을 받았다. 수도권에서 코로나19가 재확산된 뒤 소규모 집단 감염이 끊이지 않는 와중에 이 어린이집은 추가 감염을 성공적으로 막아낸 것이다.○ 기본 수칙 지키니 추가 감염 제로 방역당국의 역학조사 결과 이 어린이집은 0세인 영아를 제외하면 모든 원생들이 밥 먹을 때와 낮잠 잘 때를 제외하곤 항상 마스크를 끼고 다녔다. 열 체크를 하루에 두 번씩 했고, 교사와 함께 수시로 손도 씻고 소독했다. 거리 두기도 철저히 지켰다. 마스크를 벗고 밥을 먹을 땐 2m 이상 떨어지고 서로 대화를 나누지 않도록 했다. 놀이를 할 때도 멀찍이 떨어져 앉도록 지도했다. 이런 상황이 어린 원생들에게 가혹하고 답답하게 느껴지진 않았을까. 최경숙 원장(53)은 “아이에게 강제로 마스크를 쓰고 있게 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하지만 감염병 예방 교육과 부모님들의 적극적 협조 덕분에 원생들이 성인보다 더 훌륭하게 따라줬다”고 했다. 학부모 최미경 씨(36)도 “어린이집이 기본적인 원칙을 잘 지켜준 덕분”이라고 전했다. 맞벌이라 불가피하게 쌍둥이 두 딸(4)의 긴급보육을 맡긴 최 씨는 6일 자식을 돌봐주는 교사가 확진 판정을 받았단 소식에 무척 놀랐다. 하지만 아이에게 물어보니 “선생님이랑 손도 잘 씻고 마스크도 잘 꼈다”고 대답했다고 한다. 최 씨는 “아이들이 교사들의 말을 잘 따르며 어른도 힘든 방역수칙을 잘 지켜 무탈하게 넘긴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로 센트럴아이파크 어린이집의 대응은 딱히 새롭거나 특별할 게 없다. 보건복지부에서 내려보낸 대응지침을 그대로 따랐을 뿐이라고 한다. 어린이집 관계자들은 “다만 하나도 허투루 여기지 않고 원칙 그대로 지키려 노력했다”고 했다. 최 원장과 교사들은 방역당국의 대응지침에 형광펜으로 밑줄을 그어가며 꼼꼼히 읽었다고 한다. 서로 상의하고 도우며 원생들이 잠깐이라도 마스크를 벗지 않도록 신경 썼다. 구청에서 지원해준 소독기로 매일 저녁 어린이집 구석구석을 직접 소독했다. 현재 확진자가 나온 뒤 임시 휴업에 들어간 어린이집 측은 “다시 문을 열더라도 제1원칙은 방역수칙 준수로 삼겠다”고 했다.○ 마스크와 손 청결이 최고의 백신 모범 방역으로 집단 감염을 막은 사례는 또 있다. 지난달 13일 울산의 한 태권도장도 13세 여학생이 확진됐지만 도장의 접촉자 47명 모두 음성 판정을 받았다. 이 태권도장 역시 체온 측정과 마스크 착용, 손 씻기 등 방역수칙을 잘 지켰기 때문이었다. 운동 중 숨이 차서 마스크를 벗을 땐 홀로 떨어져 바깥 공기를 마시도록 지도했다고 한다. 당시 방역당국도 “깜짝 놀랄 정도로 방역을 철저히 했다”고 칭찬했다. 경북 경산중앙유치원도 지난달 23일 확진자가 나왔지만 원아와 교사 등 204명이 모두 음성 판정을 받았다. 이 유치원은 ‘안전 길’을 바닥에 그려서 원아들이 등원할 때 자연스레 이동 동선을 잘 지켰다고 한다. 마스크 착용이나 식탁 가림막 설치 등도 잘 따랐다. 집단감염이 나온 곳에서도 배울 점은 있다. 지난달 28명의 집단감염이 발생한 스타벅스 경기 파주 야당역점은 확진자 가운데 직원들은 1명도 없었다. 모두 마스크를 성실하게 착용했기 때문이다. 방역당국 관계자는 “마스크 착용과 손 소독이 얼마나 중요한지 명확하게 보여준 사례”라고 강조했다.김태성 kts5710@donga.com·전채은 기자}

    • 2020-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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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럭 뒤집은 강풍… 전국 곳곳 산사태, 7만여 가구 정전

    “그렇게 무서운 파도가 몰아치는 건 처음 봤어요.” 7일 오전 부산 기장군 바닷가는 강풍에 집채만 한 파도가 끊임없이 밀려오며 주민들을 공포에 떨게 했다. 한 50대 주민은 “해수면 범람을 막기 위해 세워둔 옹벽이 바닷물에 잠겨 보이지도 않을 정도였다”고 전했다.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주변 가로등과 도로가 부서지는 등 피해가 컸다. 동해안 대부분 지역은 이와 비슷한 상황이 하루 종일 이어졌다. 일본을 거쳐 동해안으로 북상한 제10호 태풍 하이선이 오전 부산 경남 지역을 시작으로 경북 강원 지역으로 북상하며 적지 않은 피해를 일으켰다. 제9호 태풍 마이삭에 이어 불과 나흘 만에 또다시 태풍이 몰려오며 오후 10시 현재 실종자도 2명이나 발생했다.○ 강풍에 멈춰선 원전… 2명이나 실종 하이선은 특히 강풍으로 인한 피해가 두드러졌다. 경북 포항에서는 순간최대풍속이 초속 42.3m까지 치솟는 등 영남과 강원 동해안에서 전봇대가 쓰러질 정도로 강한 바람이 불었다. 거센 바람을 이기지 못하고 차량이 전복되거나 시설물이 쓰러지는 사고도 잇따랐다. 마이삭으로 사망자 2명이 발생했던 부산에선 달리던 차량이 전복되고 토사가 주택을 덮치는 등 피해가 컸다. 오전 7시 50분경 수영구 광안대교에선 1t 트럭이 강풍에 뒤집히는 사고가 벌어졌다. 다행히 운전하던 60대 남성은 구조됐다. 소방당국은 “오전 6시 반경 동래구의 한 육교에서 엘리베이터가 정전으로 멈춰 50대 남성이 갇혔다가 구조됐다”고 전했다. 해운대구에서는 시신 1구가 발견돼 태풍과의 연관성을 조사하고 있다. 강풍과 폭우로 인명 피해도 벌어졌다. 7일 낮 12시 18분경 경북 울진군 매화면에서는 트랙터를 타고 다리를 건너던 한 남성(60)이 불어난 강물에 휩쓸려 실종됐다. 울진에는 이날까지 사흘간 237mm의 비가 쏟아졌다. 소방당국은 “강 하류에 그물망을 설치하고 수색 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했다. 강원 삼척시 신기면에서도 오전 11시 23분경 한 남성(44)이 실종됐다. 이 남성은 인근 석회석 채굴업체 직원으로 동료 10여 명과 작업을 마친 뒤 철수하다가 작업 지점과 50m가량 떨어진 곳에서 도로 유실로 배수로에 빠지면서 급류에 떠내려간 것으로 전해졌다. 경북 경주에서는 원자력발전소가 가동 중지됐다. 한국수력원자력 월성원자력본부는 “7일 오전 8, 9시경 월성 2, 3호기의 터빈발전기가 자동 정지됐다”고 밝혔다. 터빈발전기는 원자로에서 나온 증기로 터빈을 돌려 전기를 생산하는 장치다. 원자력안전위원회 관계자는 “터빈발전기에서 외부로 전기를 보내는 시설에 문제가 생겨 발전기가 자동 정지됐다”며 “방사선 누출은 없고 원자로도 안정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고 했다. 울산 소재 기업체에도 강풍 피해가 잇따랐다. 제네시스 G90, G80, G70, 투싼, 넥쏘 등을 생산하는 현대자동차 울산 5공장이 이날 오전 8시 반경 강풍으로 정전이 일어나 3시간 만에 복구됐다. 현대모비스 공장도 한때 정전됐다. 대구 달성군 현풍읍에서는 강풍으로 느티나무가 쓰러져 트럭과 주택 대문이 파손됐다.○ 저수지 범람에 대피령… 버스 승객들 고립되기도 강원 고성 지역에서도 저수지 곳곳이 범람 위기에 놓여 대피령이 내려졌다. 고성군은 “토성면 원암저수지 등 관내 저수지의 수위가 급상승해 범람이 우려되자 인근 마을 주민과 278포병대대 장병 등에게 마을회관이나 체육관으로 대피하도록 안내했다”고 전했다. 또 양양군 서면 장승천과 현북면 광정천이 범람할 것으로 우려돼 인근 4개 마을 주민 70여 명이 긴급 대피하기도 했다. 오전 8시 14분경 경주시 현곡면에서는 폭우에 마을버스가 물에 잠겨 승객 54명이 고립됐다가 구조되기도 했다. 울릉도를 감싸는 울릉일주도로의 방파제도 곳곳이 파손됐다. 산사태도 잇따랐다. 오전 8시 반경 부산 부산진구 주택가에선 산사태가 발생해 토사가 2층 단독주택을 덮쳤다. 이 사고로 60대 남성이 집 안에 갇혔지만 구조대원에 의해 가까스로 구조됐다. 경남 거제시의 한 아파트에서는 오전 7시경 야산에서 토사가 쏟아져 내려 주차장을 뒤덮고 일부 동의 현관까지 들이닥쳤다. 흙더미가 동 입구를 막아 아파트에 갇힌 일부 주민들은 출동한 소방차의 사다리를 타고 빠져나와야 했다. 전채은 chan2@donga.com / 부산=강성명 / 세종=송충현 기자}

    • 2020-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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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녁 9시 식당 문 닫히자… 한강공원은 초대형 주점으로

    6일 오전 1시경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한강공원. 강변을 따라 이어진 산책로는 대형 야외 주점을 방불케 했다. 도보로 3분 정도 되는 거리 양쪽으로 술자리가 빈틈없이 펼쳐져 있었다. 삼삼오오 돗자리를 펴고 모인 시민 400여 명이 피운 모기향으로 시야는 희뿌연했다. 4인용 돗자리에 일행 10여 명이 다닥다닥 붙어 앉아 몸을 맞대고 있었고 대부분 마스크를 턱까지 내려쓴 채 음주를 즐겼다. 잔디밭에는 시민들이 남기고 간 음식물쓰레기가 널브러져 있었다.○ 곳곳에 술판… 종이컵, 젓가락 돌려써 방역당국이 수도권 ‘사회적 거리 두기 2.5단계’ 방침을 13일까지 1주일 연장하겠다고 밝힌 뒤 4일 여의도한강공원 등 야외 공간에 많은 인파가 몰렸다. 서울시는 식당이나 주점의 영업시간이 오후 9시까지로 제한돼 한강공원 등 야외에 인파가 밀집될 것을 우려해 ‘공원 내 2m 거리 두기’ ‘마스크 미착용 단속 강화’ 등 방역 지침을 밝혔다. 하지만 본보 취재팀이 5, 6일 여의도한강공원 등 현장을 둘러본 결과 이 같은 대책은 무용지물이었다. 대학 동기 8명과 함께 한강공원을 찾은 대학생 이모 씨(21)는 “오후 9시 이후에는 맥주 한 잔을 마시려고 해도 문을 연 식당이 없다. 한강은 야외라 안전할 것 같아서 나왔다”고 말했다. 이 씨를 포함한 일행 9명은 2, 3인용 돗자리에 빼곡히 붙여 앉아 있었고 마스크를 제대로 착용한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다. 야외에서도 타인과의 간격이 2m 이하로 좁아지면 마스크를 반드시 써야 한다. 이 씨 일행은 종이컵 하나로 대용량 맥주를 나눠 마시고 나무젓가락 2개로 분식을 나눠 먹기도 했다. 5일 0시 지하철 5호선 여의나루역 인근 편의점은 10분 사이 20여 명이 오갈 정도로 붐볐다. 이곳은 한강공원 바로 옆에 있어 방문객들이 술이나 음식물을 사기 위해 자주 찾는다. 편의점은 방문객 이름과 휴대전화번호 등을 기록하는 출입명부를 자체 운영하고 있었지만 손님들이 몰리는 바람에 명부는 매장 밖 야외 테이블에 방치돼 있었다. 인근에 있는 공공화장실 옆 2평 남짓한 공터에는 40여 명이 모여 마스크를 벗고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 5일 오전 11시경 경기 과천의 관악산 꼭대기에 있는 연주대 앞은 ‘셀카족’들로 북적였다. 시민 20여 명이 길게 늘어선 채 삼삼오오 셀카를 찍었다. 좋은 경치를 담으려고 특정 지점에 여러 명이 붙어있었고 3명 중 1명은 마스크를 턱까지 내려쓰거나 벗고 있었다. 연주대 왼쪽 구석에서는 20L 통에 막걸리를 담아두고 한 바가지에 3000원씩 판매하고 있었다. 판매대 주변으로 시민 대여섯 명이 다닥다닥 붙어 막걸리를 마셨다. ○ 단속 공무원 vs 시민·상인들 설전 “2m 거리를 띄우고 기다려 주세요.”(방역 공무원) “장사 말아먹지 말고 빨리 가세요.”(노점상 주인) 5일 오후 8시 반경 한강공원 산책로에 마련된 한 노점상 앞에는 단속 공무원과 노점상 주인 간에 설전이 오갔다. 구이음식을 파는 이 노점상 앞에 10여 명이 한 발자국 정도만 거리를 둔 채 줄서 있는 모습을 보고 공원 소속 공무원이 형광봉을 들고 나와 손님들 사이의 간격을 벌리려 한 것이다. 하지만 공무원의 안내에 손님들은 “뒤로 자전거랑 사람들이 지나가는데 간격 벌리다가 자전거에 치이면 어떡하느냐”며 꿈쩍하지 않았다. 노점상 주인은 고성을 지르며 단속 공무원을 바깥으로 밀어냈다. 공원을 찾은 인파에 비해 관리 인력이 부족한 것도 문제였다. 단속 공무원 A 씨는 “여의도한강공원 내 주차공간 630여 곳이 순식간에 찰 정도로 사람들이 몰리는데 단속 공무원은 9명뿐”이라며 “음식을 앞에 두고 있는 사람들이 많아 마스크를 쓰라며 일일이 단속하기 어려운 실정”이라고 토로했다. 김우주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강력한 방역대책이 지속되면서 시민들이 느낄 피로감은 이해가 되지만 타인으로부터 안전거리를 지켜야 다시 건강한 사회로 돌아갈 수 있다는 걸 잊지 말아 달라”고 당부했다.이소연 always99@donga.com·전채은 / 과천=조응형 기자}

    • 2020-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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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 사는 자녀 “고민 끝 귀향 포기”… 고향집 “올해는 차례 생략”

    《코로나19 발발 후 처음 맞는 민족 대명절 추석이 다음 달 1일로 다가왔다. ‘언택트 한가위’에 맞게 ‘슬기로운 추석 생활’을 모색하는 움직임이 분주하다. 고향에 모일 수는 없어도 얼굴은 보자며 부모님 스마트폰에 화상회의 프로그램을 깔아주거나 노모를 홀로 둘 수 없어 형제끼리 나눠서 방문하자는 묘안이 나온다. 추석 선물도 손세정제와 물비누, 마스크 등 ‘위생세트’가 인기다. 방역 수칙을 지키면서도 마음까지 넉넉한 명절을 보내려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결혼하고 23년 만에 처음이에요. ‘차례상 없는 한가위’는요.” 전남 나주에 사는 간호사 김현주 씨(44)는 요즘 마음이 하루에도 몇 번씩 싱숭생숭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으로 이래저래 분위기가 안 좋아졌는데 추석은 한 달도 남지 않았기 때문. 서울과 광주 등에 흩어져 사는 가족들은 며칠 전 긴 논의 끝에 결국 올해 추석은 모이지 않기로 했다. 요즘 같은 상황에 장 보는 게 조심스럽고 음식재료 값도 천정부지로 뛰어 차례도 생략하기로 했다. 김 씨는 “함께 얼굴 보기 쉽지 않은데 명절조차 가족이 모이지 못해 아쉽고 막막하다”며 “보건소에서 일해 올 초부터 힘들었는데 재충전의 시간을 갖는 걸로 위안을 삼겠다”고 했다. 그런 부인이 안쓰러웠는지 남편 홍경필 씨(48)는 “고생한 와이프가 평소 좋아하는 ‘스파게티’라도 만들어 대접하겠다”며 다독거렸다. 코로나19 발발 뒤 처음 맞는 민족 대(大)명절. 다음 달 1일로 다가온 2020년 한가위는 너무나 생경한 풍경이 벌어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코로나19로 사회적 거리 두기가 강화되며 벌써부터 지금껏 겪어본 적 없는 상황에 어떻게 대처할지 시름이 깊다. 가족 모임부터 차례와 성묘, 때마다 주고받는 선물도 고민이다. 한편에선 이럴 때일수록 ‘슬기로운 추석 생활’을 통해 코로나19를 잘 극복해보자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 “서울 사는 큰딸은 안 오는 게…” 특히 가족 중에 고령자나 환자가 있는 집안은 추석이 반갑지만은 않다. 수도권에서 내려올 가족이 있을 경우엔 더 생각이 많아진다. 김 씨 가족도 추석 따로 나기를 결심한 결정적인 이유가 폐질환을 앓고 있는 시아버지 때문이었다. 친지들도 “요새 서울이 난리인데 서울에서 대학을 다니는 큰딸은 안 오는 게 낫지 않겠느냐”고 조심스레 의견을 냈다. 강원 속초가 고향인 박예슬 씨(26) 가족도 올해는 차례를 생략하기로 했다. 평소 박 씨 가족은 설날 추석이면 할아버지 댁에 30명이 넘는 가족, 친척이 모였다. 하지만 전국에 퍼져 있다가 한데 모이는 게 아무래도 위험해 보였다. 결국 최소 인원만 모이되 차례는 지내지 말고 조상 산소만 찾아 성묘하기로 했다. 박 씨는 “수도권에서 사회적 거리 두기 2.5단계가 발령되자 할아버지가 먼저 차례를 건너뛰자고 제안하셨다”며 “가족끼리 모이더라도 마스크 착용 등에 신경 쓰자는 얘기도 미리 나눴다”고 했다. 설날이나 추석이면 가장 관심이 집중되는 고향 가는 표 예매도 올 추석은 색다른 상황을 맞이했다. 일단 기차표 구하기가 평소보다 몇 갑절 어려워질 것으로 전망된다. 코로나19 탓에 100% 비대면 예매만 가능해 전화나 온라인으로만 표를 구할 수 있다. 게다가 코레일은 2, 3일로 예정됐던 승차권 예매 일정을 8, 9일로 한 주씩 늦췄다. 코레일 관계자는 “원래 입석표를 제외한 좌석은 모두 판매하려다가, 사회적 거리 두기를 위해 창가 좌석만 발매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고속버스 승차권 예매를 총괄하는 전국고속버스운송사업조합도 “승차권 판매에는 제한을 두지 않되, 가급적 통로나 운전기사 뒷자리는 피하고 창가 좌석만 구매해 달라”고 권고하고 있다. 기차나 버스 모두 차편을 증설한다고 해도 자리가 줄어들어 경쟁이 치열해질 수밖에 없다. 비행기는 통상적으로 명절 티켓은 약 1년 전부터 예약하는 경우가 많아 이제 와서 좌석 수를 조절하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 한 항공사 관계자는 “기내에서 마스크 착용을 필수로 하고 방역에 만전을 기해 코로나19 확산을 차단하도록 노력하겠다”고 설명했다. 고속도로 상황도 예상하기가 쉽지 않다. 코로나19로 모이지 않는 가족도 적지 않다지만, 귀향을 결정한 가족은 안전을 위해 자차를 이용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경북 안동이 고향인 서울 직장인 배모 씨(36)는 “가뜩이나 와이프가 임신해 버스나 기차를 타긴 께름칙하다. 부모님은 오지 말라지만, 1년에 겨우 한두 번 얼굴 보는데…”라며 답답해했다. 한국도로공사 관계자도 “평소 같으면 정부도 대중교통을 이용하라고 권하는데, 코로나19 상황에서 그렇게 권고하기도 난감하다”고 했다. 어떤 가족들에겐 이런 고민조차 부럽기도 하다. 해외에서 살고 있는 가족들은 진즉에 추석 귀향을 포기했기 때문이다. 일본에서 직장생활을 하는 최성림 씨(28)는 일찌감치 가족들에게 일본에 남겠다는 의사를 전했다. 한국에 오려면 최소 2주 동안의 자가 격리까지 고려해야 하는데, 직장 다니는 처지에서 현실적으로 쉽지 않기 때문이다. 최 씨는 “우리는 추석이면 친가, 외가를 다 찾아뵙는데 최소한으로 꼽아 봐도 접촉자가 15명이 넘는다. 차라리 만나러 가지 않는 게 도리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위생제품을 추석 선물로… 벌초 대행도 인기 손수 해오던 벌초 작업을 올해만큼은 대행업체에 맡기려는 시민도 많다. 전북 전주에서 벌초 대행업체를 운영하고 있는 이현석 씨는 “지난해 추석보다 이미 예약 건수가 25% 정도 늘어났다”며 “아무래도 벌초를 가면 인근 산소에 모인 다른 가족과 접촉이 생길 수 있으니 대행업체를 이용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대전에 있는 A벌초대행업체도 지난해 대비 예약 건수가 30% 정도 늘었다고 한다. 업체 대표는 “코로나19로 경기가 어려워진 점을 감안해 평소보다 저렴한 가격에 벌초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부모 등에게 영상통화와 화상회의 등을 알려주는 집도 많아졌다. 사정상 고향에 가기 어려워졌지만 얼굴이라도 보여드리고 싶은 마음에서다. 경남 사천이 고향인 김모 씨(49)는 “부모님이 코로나19로 가지 못한다는 걸 충분히 이해하시면서도 굉장히 쓸쓸해하시는 게 느껴졌다”며 “손자들 얼굴이라도 보여드려야겠단 생각에 화상회의 프로그램 까는 걸 알려드렸다. 많이 어려워하셨지만 그래도 잘한 것 같다”고 전했다. 코로나19는 한가위 선물 풍속도도 바꾸고 있다. 그간 명절 선물은 과일이나 고기 등 식품이 인기를 끌었지만, 올해는 마스크나 손세정제 같은 위생용품이나 건강기능식품에 대한 관심이 크게 올랐다. 이마트에 따르면 지난달 13일 선물용으로 내놓은 ‘위생 세트’는 28일까지 800세트 이상이 팔리며 인기를 끌었다. 이 세트는 손세정제와 핸드워시, KF94 마스크 등으로 꾸려졌다. 애경산업과 AK플라자가 추석 선물세트로 기획한 위생용품 꾸러미도 지난달 21일부터 1200세트 이상이 팔렸다. AK 관계자는 “예상보다 반응이 뜨거워서 내부에서도 놀란 분위기”라고 했다. 오모 씨(53)도 올 추석 과일 바구니에 마스크 30장을 얹어 어머니 댁을 찾을 계획이다. 82세인 어머니가 홀로 추석을 보내게 할 순 없어 형제끼리 추석 전후로 나눠서 방문하자는 묘안도 냈다. 코로나19에다 수해, 태풍까지 연달아 고초를 겪는 농어민을 돕겠다는 ‘착한 선물’도 최근 눈길을 끌고 있다. 서울에 사는 조모 씨(55)는 평소 선택하던 참기름, 가공육 등으로 구성된 선물세트 대신 황태와 전복 등 수산물을 한가득 구매했다. 조 씨는 “고향이 전남이라 그런지 지역 어민들 피해 소식에 마음이 아팠다”며 “주변 지인들에게 완도산 전복을 선물해 ‘고향의 맛’이라도 나누려 한다”고 했다.전채은 chan2@donga.com·김태언 기자}

    • 2020-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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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확성기 켰다 껐다… ‘꼼수 집회’ 못한다

    확성기를 사용해 소음 피해를 끼치면서도 켜다 끄기를 반복하며 평균 소음을 낮추는 등 편법을 쓰는 ‘꼼수 집회’가 더 이상 허용되지 않는다. 경찰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개정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집시법) 시행령을 31일 발표했다. 새 규정은 12월 2일부터 시행된다. 그동안 집회 소음 측정은 10분간 발생한 소음의 평균값을 내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이 때문에 순간적으로 기준치 이상의 소음을 내도 적당한 시간 간격을 두면 법 기준에 맞출 수 있었다. 하지만 새 시행령은 최고 소음 기준을 신설해 1시간에 3차례 이상 이 기준을 넘어서는 소음을 낼 경우 법에 위반된다. 주거지와 학교, 종합병원, 공공도서관 인근 등 정숙이 요구되는 지역에서 집회를 할 경우 일몰 기준으로 주간 85데시벨(dB), 야간에는 80dB을 넘길 수 없다. 0시∼오전 7시 심야시간대에는 75dB을 넘기면 안 된다. 그 밖의 기타 지역은 어느 때든 95dB을 넘기는 소음을 내서는 안 된다. 평균 소음 기준도 강화된다. 현재 주거지역, 학교, 종합병원 인근 집회의 경우 주간 65dB, 야간 60dB로 규정하고 있는데 여기에 심야시간 기준을 추가해 평균 소음 55dB을 넘길 수 없도록 했다. 8월 15일 광화문 집회 등 국경일이나 국가보훈처 주관 기념일 행사에 열리는 집회의 경우도 소음 기준이 강화된다. 전채은 기자 chan2@donga.com}

    • 2020-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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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흩어져야 산다” 절체절명 일주일

    “오늘부터 일주일은 ‘일상을 포기한다’는 절체절명의 각오를 가져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서정협 서울시장 권한대행은 30일 “국내 경제가 기약 없이 멈추는 최악의 상황을 막기 위해 조금만 더 인내해 달라”며 이렇게 말했다. 30일부터 다음 달 6일까지 8일간 시행되는 사회적 거리 두기 2.5단계를 맞아 서울시가 ‘천만시민 멈춤 주간’을 선포했다. 서울 시민을 향한 호소이지만 수도권 전체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으로 2.5단계 적용을 받는 걸 감안하면 2600만 명 모두에게 해당하는 메시지다. 30일 0시 전후부터 수도권 등의 분위기가 크게 바뀌었다. 휴일에도 도심의 주요 거리는 한산했고, 오가는 차들도 눈에 띄게 줄었다. 음식점들은 상당수가 문을 닫거나 영업 중지를 알렸다. 한국도로공사에 따르면 29일 전국 고속도로 차량 통행 대수는 약 630만 대로, 일주일 전인 22일 약 871만 대보다 28%나 줄어들었다. 온라인과 소셜미디어에선 ‘#자발적자가격리’ ‘#셀프격리’ 등의 해시태그를 달고 함께 위기를 극복하자는 시민들의 게시물이 수천 건씩 올라왔다. 시민들의 노력에도 코로나19 확산 추세는 꺾이지 않고 있다. 30일 0시 기준 신규 확진자는 299명이었다. 닷새 만에 신규 확진이 300명 아래로 내려갔지만 여전히 위험 수위에 있다. 국내 발생 확진만 최근 2주간 일평균 300.8명으로 집계됐다. 대구경북에 환자가 급증하던 올 2월 말∼3월 초 이후 처음으로 300명을 넘어선 것이다. 비수도권 확산세도 멈추지 않으면서 30일 전북을 제외한 16개 시도에서 확진자가 발생했다. 감염 경로가 불투명한 확진도 계속 늘고 있다. 9∼15일 서울의 감염 경로 불투명 확진자는 전체의 7.1% 정도였으나, 23∼28일에는 4배 이상인 31.9%로 늘었다. 전국적으로는 3∼16일 12.3%에서 17∼30일 21.5%로 증가했다. 최근 2주간 위중·중증 환자도 13명에서 70명으로 급증했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은 30일 “코로나19 시대에 연대하는 방법은 역설적으로 모두가 흩어지고 거리를 두는 것”이라며 “더 물러설 곳이 없다는 심정으로 국민 모두가 한 팀이 돼 모임과 외출을 자제하고, 마스크 착용과 손 씻기로 전파 고리를 끊어내는 한 주가 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한편 한국 시간으로 30일 오전 코로나19의 전 세계 누적 확진자는 2500만 명을 넘었다. 10일 2000만 명을 넘어선 뒤 20일 만에 500만 명이 급증할 정도로 증가세가 가파르다. 전채은 chan2@donga.com·김소민·조유라 기자}

    • 2020-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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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편파에 갇혀 졸렬 억지” 시무7조 반박에 “2000만 짓밟는 게 너의 정의냐” 재반박

    30대 가장(家長)으로서 정부의 실정을 풍자해 상소문 형식으로 청와대 국민 청원을 올린 필명 ‘진인(塵人) 조은산’의 ‘시무 7조’에 대해 ‘시집 없는 시인’ 림태주 씨(사진)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반박 글을 올리자 조은산이 다시 반박하는 등 설전이 격화되고 있다. 조 씨가 12일 임금에게 신하가 올리는 상소문의 형식을 빌려 작성한 ‘시무 7조’ 청원 글은 보름여간의 비공개 기간에도 큰 반향을 일으켰다. 이 청원은 27일 공개된 지 하루 만에 청와대 답변 요건(20만 동의)을 넘어 30만 명 이상의 서명을 받았다. 이에 림 시인은 28일 상소문에 임금이 답하는 형식의 ‘하교_시무 7조 상소에 답한다’는 반박글을 올렸다. 림 시인은 조 씨의 ‘시무 7조’에 대해 “문장은 화려하나 부실하고, 충의를 흉내내나 삿되었다. 언뜻 유창했으나 혹세무민하고 있었다. 편파에 갇혀 졸렬하고 억지스러웠다”고 비판했다. 림 시인은 이어 “너의 그 백성은 어느 백성이냐. 가지고도 더 가지려고 탐욕에 눈먼 자들을 백성이라는 이름으로 퉁 치는 것이냐”고 지적했다. 또 “아직도 흑과 백만 있는 세상을 원하느냐. 일사불란하지 않고 편전(임금이 평상시에 거처하는 궁전)에서 분분하고, 국회에서 분분하고, 저잣거리에서 분분한, 그 활짝 핀 의견들이 지금의 헌법이 원하는 것 아니겠느냐”며 조 씨가 청원을 올린 의도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했다. 림 시인이 2014년 출간한 산문집 ‘이 미친 그리움’에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림태주 시인의 글에서는 밥 짓는 냄새, 된장 끓이는 냄새 그리고 꽃내음을 맡을 수 있다”는 추천사를 썼다. 그러자 조 씨는 30일 자신이 운영하는 블로그를 통해 ‘백성 1조에 답한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조 씨는 “너의 백성은 어느 쪽 백성을 말하는 것이냐”며 “고단히 일하고 부단히 저축해 제 거처를 마련한 백성은 너의 백성이 아니란 뜻이냐”고 되물었다. 그러면서 “나는 5000만의 백성은 곧 5000만의 세상이라 했다”며 “너의 백성은 이 나라의 자가 보유율을 들어 3000만의 백성뿐이며, 3000만의 세상이 2000만의 세상을 짓밟는 것이 네가 말하는 정의에 부합하느냐”고 반박했다. 또 “너는 편전과 저잣거리에서 분분한다지만 정작 너는 지상파 채널에서 무엇을 볼 수 있느냐. 전 대통령에게 분해 대사를 읊던 전 정권 시절 개그맨들은 어디서 분분하고 있는지 나는 궁금하다”고 썼다. 전채은 기자 chan2@donga.com}

    • 2020-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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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캉스 코로나’ 현실로… 속초여행 동창회發 17명 확진

    여름 휴가철과 맞물리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급속도로 늘고 있다. 강원도로 여행을 갔던 동창생과 가족 17명이 21일 집단 감염됐다. 18일 동창 중 한 명이 확진 판정을 받은 뒤 방역당국이 역학 조사를 하는 과정에서 16명이 추가로 확진됐다. 이들은 9, 10일 속초와 고성으로 함께 여행을 갔고, 식사와 스크린골프 등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 본부장은 “직장 동료들과 가족까지 전파됐다”며 “휴가철 야외활동과 여행이 코로나19 확산으로 이어질 우려가 높다”고 지적했다. 제주에서는 휴가 온 딸과 접촉한 어머니가 감염됐다. 15일 서울에 사는 딸이 고향에서 휴가를 보내기 위해 제주 집으로 왔고, 이 여성은 가족 등과 함께 식당, 병원 등을 들렀다. 딸은 20일 확진됐고 어머니는 다음 날 양성 판정을 받았다. 방역당국은 이들과 42명이 접촉한 것으로 보고 역학조사 중이다. 강원랜드 식음료 직원도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에 따라 휴가철을 앞두고 카지노 영업장을 하루 동안 임시 휴장했다. 이 직원이 일하는 식음업장도 일시 폐쇄했다. 강원랜드는 이 직원과 접촉한 것으로 의심되는 15명의 직원을 자가 격리했다.이지훈 easyhoon@donga.com·전채은 / 원주=이인모 기자}

    • 2020-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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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文대통령 “공권력 살아있음 보여줘야”… 8시간만에 경찰 투입

    21일 오후 7시경 회색 방역복을 입고 고글을 쓴 경찰 50여 명이 압수물품을 담을 상자를 들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 감염이 발생한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 입구로 이동했다. 교인들은 ‘교회 뺏지 말고 정권을 뺏어라’라고 적힌 손팻말을 들고 경찰의 압수수색에 항의했다. 이날 압수수색 영장 집행은 입회인이 도착한 뒤인 오후 8시 40분경 시작됐다. 오후 9시 30분경 사랑제일교회 앞에선 보수단체 회원과 주민 간의 충돌이 빚어지기도 했다. 교회 앞을 지키던 회원들이 지역 주민들을 향해 “뭐하러 왔느냐”고 따져 묻자 동네 주민들은 “남의 동네 와서 대체 왜 이러느냐”며 맞섰다. 경찰이 이를 제지하자 일부는 “내 몸에 왜 손을 대느냐”며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오전 11시 반경 서울시 방역 강화 긴급 점검회의에 참석해 현행범 체포와 구속영장 청구를 언급하면서 “공권력이 살아 있다는 것을 국민들에게 꼭 보여주길 바란다”고 지시했다. 인권변호사 출신인 문 대통령의 이례적인 발언 이후 8시간 만에 경찰이 압수수색에 나선 것이다. 질병관리본부와 서울시 등은 20일 오후부터 교인 명단을 확보하려 사랑제일교회를 방문했지만 교인들의 저항으로 무산됐다. 20일 오후 5시부터 21일 오전 3시 반까지 ‘밤샘 대치’했지만 교회 측이 “압수수색 영장을 보여달라”며 응하지 않자 명단을 확보하지 못했다. 앞서 사랑제일교회의 전광훈 담임목사를 16일 고발한 서울시는 20일 사랑제일교회를 경찰에 추가로 고발했다. 서울시는 교회가 제출한 명단을 신뢰할 수 없다고 보고 있다. 서울시는 교회가 앞서 전달한 900여 명의 교인 명단이 부정확하고, 실제 교인 규모가 2000∼3000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사랑제일교회는 등록된 정식 교인보다 외부 방문자가 2.9배 더 많아 교회 PC 포렌식 작업 등을 통해 정확한 교인 규모를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방역당국과 경찰은 ‘7월 27일∼8월 1일 방문자 명단’과 ‘실제 교인 명단’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현재 당국이 보유한 명단은 ‘8월 2∼13일 방문자 명단’과 두 차례에 걸쳐 교회 측이 제출한 교인 명단이다. 7월 27∼29일은 확진자가 참여한 가운데 사랑제일교회 부흥회가 열린 날이다. 서울시 측은 “교회 측이 재개발조합에 보낸 문자메시지에 따르면 ‘교인 4000명’이라고 명시하고 있어 교회에서 두 차례에 걸쳐 교인 명단을 허위 제출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교회 측은 21일 압수수색 영장 집행 전까지 등록 교인과 방문자 등의 명단이 보관된 곳을 봉인하고, 그 앞을 지켰다. 확진 판정을 받은 뒤 서울의료원에서 입원 치료 중인 전 목사는 21일 한 유튜브 채널을 통해 공개한 동영상 성명서에서 “저로 인해 많은 염려를 끼쳐드린 것에 대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면서도 “‘외부 불순분자들의 바이러스 테러 사건’이라고 느꼈다”고 전했다. 전 목사가 음모론을 지속적으로 제기하고, 정부의 방역활동을 ‘방역 공안 통치’라고 비판하면서 일부 교인들이 역학조사에 비협조적으로 나온다는 것이 방역당국의 판단이다. 19일 경기 남양주시에서 확진 판정을 받은 사랑제일교회 한 교인은 “검사 결과를 믿지 못하겠다”며 행방이 묘연해진 뒤 서울 강남세브란스병원에서 진료 대기 중인 상태로 발견됐다. 17일 경기 포천시에서는 사랑제일교회 교인 부부가 검체를 채취하러 온 보건소 직원을 껴안고 침을 뱉으며 난동을 부린 뒤 확진 판정을 받았다. 사랑제일교회 관련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12일 1명이 발생한 후 9일 만인 21일 낮 12시 기준 전국 11개 광역단체에서 732명으로 늘어났다. 전날 오후 6시까지 사랑제일교회 관련 3415명을 조사한 결과인데 검사대상자 중 양성률이 21.6%에 달할 정도로 대규모 감염 위험성이 크다. 사랑제일교회 교인이 참여한 광복절 집회 관련 확진자도 71명으로 늘었다. ‘n차 감염’도 문제다. 콜센터와 교회, 학교, 병원 등 19곳에서 100명에게 전파됐다. 한성희 chef@donga.com·이지훈·전채은 기자}

    • 2020-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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