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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뉴사우스웨일스주 시드니 동부의 유명 관광지인 본다이 비치에서 14일 용의자 2명이 총기 난사를 벌여 어린이, 경찰 등 최소 12명(용의자 1명 포함)이 사망하고 29명이 다쳤다. 치료를 받고 있는 부상자들도 많아 피해 규모는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날 총기 난사가 벌어진 본다이 비치에선 유대인의 주요 명절인 ‘하누카’ 행사가 열리고 있었다. 이에 따라 호주 경찰당국은 유대인 공동체를 겨냥한 테러일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는 이날 국가안보회의(NSC)를 긴급 소집했다.● “시드니 유대인 공동체 표적으로 삼은 테러” 시드니모닝헤럴드 등 호주 매체들에 따르면 이날 오후 6시 40분경 본다이 비치 중심가 캠벨 퍼레이드 인근에서 검은 옷을 입은 무장 용의자 2명이 10여 분간 총기를 난사했다. 출동한 현지 경찰이 용의자 1명을 사살했고, 다른 1명을 체포했다. 체포된 용의자도 총에 맞아 위독한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고위 관계자는 용의자 중 1명이 시드니 남서부 출신의 나비드 아크람으로 확인됐다고 언론에 밝혔다. 현재까지 사망자는 어린이를 포함해 총 12명으로 집계됐다. 호주 유대교 단체 차바드에 따르면 숨진 피해자 중에는 유대교 랍비도 포함됐다. 당국은 사건 현장 인근의 용의자 관련 차량에서 여러 개의 사제 폭발 장치도 발견했다. 보행자 다리 아래에도 폭탄이 설치됐다는 제보를 받고 현장에서 수색을 벌이기도 했다. 호주 경찰은 “현장에 있다면 즉시 대피하고, 본다이 비치로 접근하지 말아 달라”고 당부했다. 맬 래니언 사우스웨일스주 경찰청장은 2명 외 다른 범인이 더 있을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현재로선 확정적인 발언을 할 수 없다”며 “모든 가능성에 대해 알아보고 있다”고 답했다. 이날 사건이 벌어진 본다이 비치에선 오후 5시부터 유대인들의 제2성전 재건을 기념하는 전통 명절인 ‘하누카’ 기념 축제가 열리고 있었다. 이날 행사를 위해 1000명이 넘는 사람들이 현장에 모여 있었다고 영국 BBC 등이 전했다. 경찰은 이번 사건을 “시드니의 유대인 공동체를 표적으로 삼아 계획된 것”이라며 테러 사건으로 규정했다. 호주 소셜미디어에 유포된 당시 촬영 영상에는 해변에서 여러 발의 총성과 함께 경찰 사이렌 소리가 들리고, 관광객들이 다급히 대피하는 모습이 담겼다. 또 용의자 1명이 차량 뒤에 있는 남성을 향해 발포하는 듯하다가 총격을 받고 바닥에 쓰러지는 장면과 울타리 뒤에 숨은 또 다른 총격범 모습도 촬영됐다. 한 목격자는 호주 ABC방송에 “약 50발의 총성을 들었다”며 “모두가 뛰어 내려갔다. 경찰관 두 명이 제 옆에 쓰러져 있었고 피가 낭자했다”고 전했다. 아수라장이 된 상황에서 한 시민이 총격 용의자를 제압하는 영상도 소셜미디어에 확산되고 있다. 흰색 반팔을 입은 남성이 총격범이 방심한 틈을 타 그를 기습해 총기를 빼앗은 것. 무장 해제된 용의자는 당황한 채 자리를 떴다. 이 남성은 용의자를 쏘진 않고 손을 들어 경찰에 신호를 보냈다. 이 용의자가 사망한 용의자인지 혹은 체포된 용의자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크리스 민스 뉴사우스웨일스주 총리는 “총격범을 제압한 용감한 시민 덕분에 많은 이들이 살아남았다”고 말했다.● 이스라엘 대통령 “반유대주의 물결 맞서 싸울 것” 이날 앨버니지 총리는 “호주 유대인에 대한 공격은 모든 호주인에 대한 공격”이라고 밝혔다. 이어 “본다이 비치의 참혹한 상황에 깊은 애도를 표한다”고 덧붙였다. 민스 주 총리도 이날 기자회견에서 “평화와 기쁨으로 가득해야 할 밤이 이 끔찍하고 사악한 공격으로 산산조각 났다”며 “오늘 밤 호주의 유대인 공동체를 생각하면 마음이 너무 아프다”고 말했다. 한편 이스라엘은 유대인을 겨냥한 이번 테러 사건을 강력히 규탄하고 나섰다. 이츠하크 헤르초그 이스라엘 대통령은 예루살렘에서 열린 행사에서 “하누카의 첫 촛불을 켜려고 (호주에) 간 유대인들에게 사악한 테러리스트들이 매우 잔혹한 공격을 해 우리 형제자매들이 당했다”며 “거대한 반유대주의 물결에 맞서 싸울 것”이라고 했다.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13일 미국 로드아일랜드주 프로비던스 일대가 공포 영화에서나 볼 법한 악몽의 현장으로 변했다. 평소 이곳은 고풍스러운 빅토리아 시대 저택들과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명문 학교들이 들어선 부유하고 치안이 안전한 지역으로 꼽힌다. 하지만 이날은 밤 12시가 넘도록 사이렌 소리와 번쩍이는 비상등, 수십 대의 구급차가 줄지어 대기하는 긴박한 풍경이 이어졌다. 이 지역에 자리한 아이비리그(미 동부의 8개 명문 사립대) 소속 브라운대에서 이날 오후 총격 사건이 벌어져 2명이 사망하고, 9명이 다쳤기 때문이다. 브라운대 총격 사건은 이날 오후 4시경 발생했다. 경찰과 브라운대에 따르면 사건 직후 “학교 건물에 총격범이 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총격이 발생한 건물은 7층 규모로 공과대와 물리학과가 입주해 있으며, 100개 이상의 실험실과 수십 개의 강의실이 있다. 현지 매체들은 “총격 사건 발생 당시 기말고사가 진행 중이었다”며 “시험 기간이었기에 문이 열려 있었고, 누구든 제한 없이 드나들 수 있었다”고 전했다. 총격범이 있다는 신고를 받은 대학 당국은 학생들에게 ‘문을 잠그고, 휴대전화를 무음으로 설정한 뒤 몸을 숨기라’는 긴급 문자를 발송했다. 이에 브라운대 학생들은 기숙사에 숨거나 지하 등으로 대피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브라운대 재학생은 학부생 7300명, 대학원생 3000여 명 등 총 1만 명이 넘는다.경찰 당국은 한 명의 용의자를 검거했다고 다음 날인 14일 새벽 언론에 밝혔다. 경찰 고위 관계자는 용의자의 구체적인 신상을 밝히지 않은 채, 그가 브라운대 재학생은 아니라고 확인했다. 다만, 뉴욕타임스(NYT)는 용의자가 30대 남성인 것으로 파악됐다고 전했다. 앞서 13일 오후 한때 용의자가 검거됐다는 소식이 전해졌지만 곧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트루스소셜에 ‘브라운대 총격 사건을 보고받았다. 연방수사국(FBI)이 현장에 출동했고 용의자는 체포됐다’고 적었다가 30분 만에 이를 번복했다. 이날 폐쇄회로(CC)TV 확인 결과 용의자로 추정되는 검정 상하의를 입은 남성이 건물에서 나와 프로비던스 시내 방향으로 가는 모습이 확인됐다. 하지만 뒷모습만 찍혀 경찰은 이날 밤 12시가 넘도록 신원을 파악하는 데 실패했다. NYT는 “브라운대 캠퍼스에 400명이 넘는 경찰이 배치돼 마치 요새처럼 변했다”며 “방탄복과 총으로 중무장한 일부 경찰은 주차된 차량 안을 손전등으로 하나씩 비추며 총격범을 수색했다”고 긴급했던 당시 상황을 전했다. 또 많은 쇼핑몰과 레스토랑들이 일찍 문을 닫는 등 이날 도시 전체가 마비에 빠졌다. AP는 “로드아일랜드는 미국에서 가장 엄격한 총기 규제법을 시행하는 주 중 하나”라며 “지난봄 민주당 주도로 주의회가 공격용 무기 금지법을 통과시켰는데도 이런 사건이 났다”고 했다.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불수능’ 논란을 빚은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영어 영역 난이도가 영어 본고장인 영미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미국 뉴욕타임스(NYT)와 영국 BBC 등은 이번 수능 영어 출제 문항과 관련 논란을 전하며 큰 관심을 보였다. 12일(현지 시간) BBC는 “한국의 고된 대학 입학시험인 수능 영어 영역은 악명이 높다”며 “일부 학생들은 수능 영어 시험을 고대 문자 해독에 비유하고, 또 다른 학생들은 ‘미친 듯이 어렵다’고 표현한다”고 전했다. 이번 수능에서 영어 영역 1등급을 받은 응시자 비율은 3.11%에 그쳐 절대평가로 전환된 2018학년도 이후 가장 낮았다. BBC는 이번 수능에서 특히 어려웠던 문제로 독일 철학자 이마누엘 칸트의 법철학을 다룬 34번, 비디오 게임 용어를 소재로 한 39번 문항을 소개했다. 이어 39번 문항과 관련해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에 올라온 반응도 전했다. “잘난 척하는 말장난”, “개념이나 아이디어를 제대로 전달하지 못하는 형편없는 글쓰기”와 같은 비판이었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당신은 한국의 ‘미친’ 대학 입학 영어 시험을 통과할 수 있을까”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수능 영어 34, 35, 39번 문항을 소개했다. 이 기사에 대한 영국 독자들의 반응은 다양했다. “이 대학 입학시험은 왜 한국에 삼성이 있는지 설명할 수 있겠네”라는 댓글이 가장 많은 수의 ‘좋아요’를 받았다. 이 밖에 “오늘날 하버드대경영대학원(HBS) 입학시험 문제 유형과 매우 비슷하다”, “모국어 실력이 꽤 좋다고 생각하는데도 첫 번째 문제(39번)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다”는 댓글도 많은 공감을 샀다. NYT도 “당신은 이 문제를 맞힐 수 있느냐”며 24, 34, 36, 39번 문항을 제시했다. 외신들은 수능이 한국에서 어떤 의미를 갖는 시험인지도 전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수능에 대해 “명문대 입학에 필수적인 시험”이라며“사회적 지위 상승과 경제적 안정, 심지어 좋은 결혼으로 가는 관문으로 여겨진다”고 보도했다. 또 지나치게 경쟁적인 교육 시스템이 학생들에게 극심한 압박을 주며, 청소년 우울증 문제로 이어진다고 지적했다. 한편 BBC는 이번 수능 영어 영역 난이도 조절 실패 논란으로 오승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이 10일 사임한 것도 전했다. 당시 오 전 평가원장은 “영어 영역 출제가 절대평가 취지에 부합하지 못해 수험생과 학부모들께 심려를 끼쳐 드리고, 입시에 혼란을 일으킨 점에 대해 무거운 책임을 통감한다”고 밝혔다.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호주 뉴사우스웨일스주 시드니 동부의 유명 관광지인 본다이 비치에서 14일 용의자 2명이 총기 난사를 벌여 어린이, 경찰 등 최소 12명(용의자 1명 포함)이 사망하고 29명이 다쳤다. 치료를 받고 있는 부상자들도 많아 피해 규모는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이날 총기 난사가 벌어진 본다이 비치에선 유대인의 주요 명절인 ‘하누카’ 행사가 열리고 있었다. 이에 따라 호주 경찰당국은 유대인 공동체를 겨냥한 테러일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앤서니 앨버니즈 호주 총리는 이날 국가안보회의(NSC)를 긴급 소집했다.● “시드니 유대인 공동체 표적으로 삼은 테러”시드니모닝헤럴드 등 호주 매체들에 따르면 이날 오후 6시 40분경 본다이 비치 중심가 캠벨 퍼레이드 인근에서 검은 옷을 입은 무장 용의자 2명이 10여분 간 총기를 난사했다. 출동한 현지 경찰이 용의자 1명을 사살했고, 다른 1명을 체포했다. 체포된 용의자도 총에 맞아 위독한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고위 관계자는 용의자 중 1명이 시드니 남서부 출신의 나비드 아크람으로 확인됐다고 언론에 밝혔다.현재까지 사망자는 어린이를 포함해 총 12명으로 집계됐다. 호주 유대교 단체 차바드에 따르면 숨진 피해자 중에는 유대교 랍비도 포함됐다.당국은 사건 현장 인근의 용의자 관련 차량에서 여러 개의 사제 폭발 장치도 발견했다. 보행자 다리 아래에도 폭탄이 설치됐다는 제보를 받고 현장에서 수색을 벌이기도 했다. 호주 경찰은 “현장에 있다면 즉시 대피하고, 본다이 비치로 접근하지 말아 달라”고 당부했다.말 래넌 사우스웨일스주 경찰청장은 2명 외 다른 범인이 더 있을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현재로선 확정적인 발언을 할 수 없다”며 “모든 가능성에 대해 알아보고 있다”고 답했다.이날 사건이 벌어진 본다이 비치에선 오후 5시부터 유대인들의 제2성전 재건을 기념하는 전통 명절인 ‘하누카’ 기념 축제가 열리고 있었다. 이날 행사를 위해 약 1000명이 넘는 사람들이 현장에 모여있었다고 영국 BBC 등이 전했다. 경찰은 이번 사건을 “시드니의 유대인 공동체를 표적으로 삼아 계획된 것”이라며 테러 사건으로 규정했다.호주 소셜미디어에 유포된 당시 촬영 영상에는 해변에서 여러 발의 총성과 함께 경찰 사이렌 소리가 들리고, 관광객들이 다급히 대피하는 모습이 담겼다. 또 용의자 1명이 차량 뒤에 있는 남성을 향해 발포하는 듯하다가 총격을 받고 바닥에 쓰러지는 장면과, 울타리 뒤에 숨은 또 다른 총격범 모습도 촬영됐다. 한 목격자는 호주 ABC 방송에 “약 50발의 총성을 들었다”며 “모두가 뛰어내려갔다. 경찰관 두 명이 제 옆 땅에 쓰러져 있었고 피가 낭자했다”고 전했다.아수라장이 된 상황에서 한 시민이 총격 용의자를 제압하는 영상도 소셜미디어에 확산되고 있다. 흰색 반팔을 입은 남성이 총격범이 방심한 틈을 타, 그를 기습해 총기를 빼앗은 것. 무장 해제된 용의자는 당황한 채 자리를 떴다. 이 남성은 용의자를 쏘진 않고 손을 들어 경찰에 신호를 보냈다. 이 용의자가 사망한 용의자인 혹은 체포된 용의자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크리스 민스 뉴사우스웨일스 주총리는 “총격범을 제압한 용감한 시민 덕분에 오늘 많은 이들이 살아남았다”고 말했다.● 이스라엘 대통령 “반유대주의 물결 맞서 싸울 것”이날 앨버니지 호주 총리는 “호주 유대인에 대한 공격은 모든 호주인에 대한 공격”이라고 밝혔다. 이어 “본다이 비치의 참혹한 상황에 깊은 애도를 표한다”고 덧붙였다.크리스 민스 주총리도 이날 기자회견에서 “평화와 기쁨으로 가득해야 할 밤이 이 끔찍하고 사악한 공격으로 산산조각 났다”며 “오늘 밤 호주의 유대인 공동체를 생각하면 마음이 너무 아프다”고 말햇다.한편 이스라엘은 유대인을 겨냥한 이번 테러 사건을 강력히 규탄하고 나섰다. 이츠하크 헤르조그 이스라엘 대통령은 예루살렘에서 열린 행사에서 “‘하누카’의 첫 촛불을 켜려고 (호주에) 간 유대인들에게 사악한 테러리스트들이 매우 잔혹한 공격을 해 우리 형제자매들이 당했다”며 “거대한 반유대주의 물결에 맞서 싸울 것”이라고 했다. 이어 반유대주의를 없애는 노력을 강화해 줄 것을 호주 당국에 촉구했다. 기드온 사르 이스라엘 외무장관은 소셜미디어 X에 “지난 2년간 호주 거리에서 자행된 반유대주의 광풍과 반유대주의적 선동 구호의 결과가 현실로 나타난 것”이라고 주장했다.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아르헨티나 출신의 세계적인 축구선수 리오넬 메시의 인도 콜카타 경기장 방문 행사에서 집단 난동 사태가 벌어졌다. 메시가 예상보다 일찍 경기장을 나서자 실망한 관중들이 집기를 부수며 강하게 반발한 것이다.13일(현지 시간) 미국 CNN 등에 따르면 인도를 방문 중인 메시는 콜카타 솔트레이크 경기장에 나타나 그라운드를 한 바퀴 돌며 관중들에게 손을 흔들었다. 경기장에는 수천 명의 팬들이 모여 있었다. 문제는 약 45분으로 예상된 방문 행사가 20분 만에 종료되면서 시작됐다. 메시의 경기 출전 등을 기대하던 관중들은 큰 실망감을 드러냈다. 일부는 분노를 표출하며 좌석을 뜯어내 그라운드로 던졌다. 물병을 던지거나, 경기장 내부로 난입한 관중들도 있었다.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이날 입장권 가격은 인도 일반 노동자 평균 주급의 몇 배에 달하는 133달러(약 19만5000원)였다. 현지 매체인 인디아타임스에 따르면 일부 팬들은 솔트레이크 경기장 내에서 메시를 보지 못했으며, 대형 스크린에서도 그의 모습을 찾아볼 수 없었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정치인과 정부 관계자들이 메시 주변을 둘러싸 관중들의 시야를 가렸었기 때문이다.사태가 확산하자 인도 경찰은 메시의 콜카타 방문 행사를 주관한 주최 측 인사를 체포했고, 피해를 본 관중들에게 입장권 전액 환불을 약속하는 서면 보증을 요구했다. 라지브 쿠마르 서벵골주 경찰청장은 기자회견에서 “메시가 실제로 경기에 출전할 거라는 잘못된 기대가 형성되면서 혼란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마마타 바네르지 서벵골주 주지사는 사과문을 발표하고, 진상조사를 지시했다.메시의 이번 인도 방문은 홍보 이벤트를 위한 것이었다. 그는 콜카타를 시작으로 하이데라바드, 뭄바이, 뉴델리를 순회하며 팬들과 소통하기 위해 인도를 찾았다. CNN은 이 지역들이 인도에서 축구 팬층이 두터운 곳이라고 전했다.메시의 방문에 앞서 콜카타 시내에는 높이 20m가 넘는 그의 초대형 동상이 공개됐다. 메시가 월드컵 트로피를 들어올리는 모습을 형상화한 것으로, 서벵골주 체육계 관계자들의 주도로 제작됐다.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13일 미국 로드아일랜드주 프로비던스 일대가 공포 영화에서나 볼 법한 악몽의 현장으로 변했다. 평소 이곳은 고풍스러운 빅토리아 시대 저택들과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명문 학교들이 들어선 부유하고 치안이 안전한 지역으로 꼽힌다. 하지만 이날은 밤 12시가 넘도록 사이렌 소리와 번쩍이는 비상등, 수십 대의 구급차가 줄지어 대기하는 긴박한 풍경이 이어졌다. 이 지역에 자리한 아이비리그(미 동부의 8개 명문 사립대) 소속 브라운대에서 이날 오후 총격 사건이 벌어져 2명이 사망하고, 9명이 다쳤기 때문이다.브라운대 총격 사건은 이날 오후 4시경 발생했다. 경찰과 브라운대에 따르면 사건 직후 “학교 건물에 총격범이 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총격이 발생한 건물은 7층 규모로 공과대와 물리학과가 입주해 있으며, 100개 이상의 실험실과 수십 개의 강의실이 있다. 현지 매체들은 “총격 사건 발생 당시 기말고사가 진행 중이었다”며 “시험 기간이었기에 문이 열려 있었고, 누구든 제한 없이 드나들 수 있었다”고 전했다.총격범이 있다는 신고를 받은 대학 당국은 학생들에게 ‘문을 잠그고, 휴대전화를 무음으로 설정한 뒤 몸을 숨기라’는 긴급 문자를 발송했다. 이에 브라운대 학생들은 기숙사에 숨거나 지하 등으로 대피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브라운대 재학생은 학부생 7300명, 대학원생 3000여 명 등 총 1만 명이 넘는다.경찰당국은 한 명의 용의자를 검거했다고 다음 날인 14일 새벽 언론에 밝혔다. 경찰 고위 관계자는 용의자의 구체적인 신상을 밝히지 않은 채, 그가 브라운대 재학생은 아니라고 확인했다. 다만, 뉴욕타임스(NYT)는 용의지가 30대 남성인 것으로 파악됐다고 전했다. 앞서 13일 오후 한때 용의자가 검거됐다는 소식이 전해졌지만 곧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트루스소셜에 ‘브라운대 총격 사건을 보고받았다. FBI가 현장에 출동했고 용의자는 체포됐다’고 적었다가 30분 만에 이를 번복했다.이날 폐쇄회로(CC)TV 확인 결과 용의자로 추정되는 검정 상하의를 입은 남성이 건물에서 나와 프로비던스 시내 방향으로 가는 모습이 확인됐다. 하지만 뒷모습만 찍혀 경찰은 이날 밤 12시가 넘도록 신원을 파악하는 데 실패했다. NYT는 “브라운대 캠퍼스에 400명이 넘는 경찰이 배치돼 마치 요새처럼 변했다”며 “방탄복과 총으로 중무장한 일부 경찰은 주차된 차량 안을 손전등으로 하나씩 비추며 총격범을 수색했다”고 긴급했던 당시 상황을 전했다. 또 많은 쇼핑몰과 레스토랑들이 일찍 문을 닫는 등 이날 도시 전체가 마비에 빠졌다. AP는 “로드아일랜드는 미국에서 가장 엄격한 총기 규제법을 시행하는 주 중 하나”라며 “지난 봄 민주당 주도로 주의회가 공격용 무기 금지법을 통과시켰는데도 이런 사건이 났다”고 했다.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불수능’ 논란을 빚은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영어 영역 난이도가 영어 본고장인 영미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미국 뉴욕타임스(NYT)와 영국 BBC 등은 이번 수능 영어 출제 문항과 관련 논란을 전하며 큰 관심을 보였다.12일(현지 시간) BBC는 “한국의 고된 대학 입학시험인 수능 영어 영역은 악명이 높다”며 “일부 학생들은 수능 영어 시험을 고대 문자 해독에 비유하고, 또 다른 학생들은 ‘미친 듯이 어렵다’고 표현한다”고 전했다. 이번 수능에서 영어 영역 1등급을 받은 응시자 비율은 3.11%에 그쳐 절대평가로 전환된 2018학년도 이후 가장 적었다.BBC는 이번 수능에서 특히 어려웠던 문제로 독일 철학자 임마누엘 칸트의 법철학을 다룬 34번, 비디오 게임 용어를 소재로 한 39번 문항을 소개했다. 이어 39번 문항과 관련해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에 올라온 반응도 전했다. “잘난 척하는 말장난”, “개념이나 아이디어를 제대로 전달하지 못하는 형편없는 글쓰기”와 같은 비판이었다.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당신은 한국의 ‘미친’ 대학 입학 영어 시험을 통과할 수 있을까”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수능 영어 34, 35, 39번 문항을 소개했다. 이 기사에 대한 영국 독자들의 반응은 다양했다. “이 대학 입학시험은 왜 한국에 삼성이 있는지 설명할 수 있겠네”라는 댓글이 가장 많은 수의 ‘좋아요’를 받았다. 이밖에 “오늘날 하버드 경영대학원(HBS) 입학시험 문제유형과 매우 비슷하다”, “모국어 실력이 꽤 좋다고 생각하는데도 첫번째 문제(39번)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다”라는 댓글도 많은 공감을 샀다. NYT도 “당신은 이 문제를 맞출 수 있느냐”며 24, 34, 36, 39번 문항을 제시했다.외신들은 수능이 한국에서 어떤 의미를 갖는 시험인지도 전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수능에 대해 “명문대 입학에 필수적인 시험”이라며“사회적 지위 상승과 경제적 안정, 심지어 좋은 결혼으로 가는 관문으로 여겨진다”고 보도했다. 또 지나치게 경쟁적인 교육 시스템이 학생들에게 극심한 압박을 주며, 청소년 우울증 문제로 이어진다고 지적했다.한편 BBC는 이번 수능 영어 영역 난이도 조절 실패 논란으로 오승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이 10일 사임한 것도 전했다. 당시 오 전 평가원장은 “영어 영역 출제가 절대평가 취지에 부합하지 못해 수험생과 학부모들께 심려를 끼쳐 드리고, 입시에 혼란을 일으킨 점에 대해 무거운 책임을 통감한다”고 밝혔다. 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미국이 베네수엘라산 원유를 실은 대형 유조선을 베네수엘라 인근 해역에서 전격 나포했다. 올 9월 마약 카르텔과 전쟁을 선포하며 카리브해에 핵추진 항공모함 전단을 배치하는 등 군사적 압박을 끌어올린 데 이어 베네수엘라의 핵심 자금줄을 끊으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세계 최대 원유 매장량을 가진 베네수엘라는 수출의 약 80%를 석유에 의존하고 있다. 이날 베네수엘라 정부는 “노골적인 강도 행위이자 국제 해적 행위”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미 CBS방송은 미국이 유조선 추가 억류를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군사 압박이 갈수록 거세지면서 니콜라스 마두로 정권 축출을 노린 거라는 분석도 계속 제기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공개된 미 정치매체 폴리티코와의 인터뷰에서 “그(마두로 대통령)의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 미국은 최근 공개된 새 국가안보전략(NSS)에서 서반구 안보에 우선순위를 두겠다며 중남미 지역에 대한 군사력 증강을 시사했다.● “억류 유조선 베네수엘라, 이란 원유 밀수에 동원” 트럼프 대통령은 10일 워싱턴 백악관에서 “우리는 방금 베네수엘라 연안에서 유조선 한 척을 억류했다”며 “억류한 유조선 중 사상 최대 규모”라고 밝혔다. 이어 “다른 일들도 진행 중이며, 나중에 보게 될 것”이라고 했으나, 구체적으로 어떤 조치가 진행되고 있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억류 이유에 대해선 “매우 타당한 이유로 억류했다”고만 밝혔고, 유조선에 실린 원유를 어떻게 처리할 건지를 묻는 질문에 “우리가 가질 것 같다”고 했다.미 법무부는 억류된 유조선이 베네수엘라산뿐 아니라 이란산 원유 밀수에도 동원된 전력이 있다고 밝혔다. 팸 본디 미 법무장관은 소셜미디어 X에 “베네수엘라와 이란에서 제재 대상 원유를 운송하는 데 사용된 운반선에 대해 압류 영장을 집행했다”고 썼다. 앞서 트럼프 1기 행정부는 2018년부터 이란산 원유 수입 제재에 들어갔고, 재집권 후에는 이를 한층 강화했다. CBS에 따르면 이번 유조선 억류 작전에는 제럴드포드 항공모함에서 발진한 헬기 2대와 해안경비대원 10명, 해병대원 10명이 투입됐다. 나포된 유조선은 베네수엘라 국영 석유회사인 PDVSA의 원유를 운반 중이던 ‘스키퍼호’였다. 스키퍼호는 러시아 석유 재벌이 소유한 유조선으로 이란산 원유를 운반해 2022년 미 재무부 제재 명단에 올랐다. 이날 베네수엘라 정부는 성명을 통해 “미국이 베네수엘라를 장기간 공격해 온 이유가 드러났다. 이민, 마약 밀매, 민주주의 인권 등이 아닌 우리 자원 때문이었다”며 국제기구에 항소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앞서 미국은 올 9월부터 베네수엘라 근해에서 마약 운반 의심선 23척을 공격해 87명이 사망했다. 현재 카리브해에는 항공모함 선단, 핵추진 잠수함 등 약 1만5000명의 미군 전력이 집결해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상 공격 가능성을 시사한 가운데 9일에는 미군 전투기 2대가 베네수엘라 본토 인근까지 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베네수엘라 원유 최대 고객은 중국 억류된 유조선은 베네수엘라에서 출항해 쿠바를 거쳐 아시아로 향하고 있었다고 CBS와 미 워싱턴포스트(WP)가 전했다. 하루 생산량이 약 100만 배럴에 달하는 베네수엘라 원유의 최대 고객은 중국이다. 당초 베네수엘라 원유의 최대 수입국은 미국이었지만, 트럼프 1기 행정부는 2017년 베네수엘라산 원유 수입을 금지하고 자산을 동결했다. 이에 베네수엘라는 원유 생산량의 약 80%를 대폭 할인된 값에 중국 정유사들에 판매해 왔다. WP는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행 유조선을 집중적으로 나포하는 행위를 지속하면 마두로 정권에 심각한 경제적 타격을 줄 수 있다”고 전망했다. 트럼프 행정부와 중남미 국가들 간 갈등이 확대되는 가운데 11일 중국 정부가 “중남미·카리브해 역내 국가들에 어떠한 정치적 조건도 부과하지 않는 개발을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11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전했다. 미국과 차별화된 행보를 보이며 중남미에서 영향력을 키우려는 의도다. 트럼프 행정부가 NSS에서 언급한 서반구 안보 우선순위 방침은 이런 중국의 움직임을 반영한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한편, 유조선 억류 소식이 전해지면서 10일 오후 3시 45분(미 동부 시간) 기준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가격은 1.3% 올랐다.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김윤진 기자 kyj@donga.com}

미국이 베네수엘라산 원유를 실은 대형 유조선을 베네수엘라 인근 해역에서 전격 나포했다. 올 9월 마약 카르텔과 전쟁을 선포하며 카리브해에 핵추진 항공모함 전단을 배치하는 등 군사적 압박을 끌어올린 데 이어 베네수엘라의 핵심 자금줄을 끊으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세계 최대 원유 매장량을 가진 베네수엘라는 수출의 약 80%를 석유에 의존하고 있다.이날 베네수엘라 정부는 “노골적인 강도 행위이자 국제 해적 행위”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미 CBS방송은 미국이 유조선 추가 억류를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군사 압박이 갈수록 거세지면서 니콜라스 마두로 정권 축출을 노린 거라는 분석도 계속 제기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공개된 미 정치매체 폴리티코와의 인터뷰에서 “그(마두로 대통령)의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말했다.또 미국은 최근 공개된 새 국가안보전략(NSS)에서 서반구 안보에 우선순위를 두겠다며 중남미 지역에 대한 군사력 증강을 시사했다.● “억류 유조선 베네수엘라, 이란 원유 밀수에 동원”트럼프 대통령은 10일 워싱턴 백악관에서 “우리는 방금 베네수엘라 연안에서 유조선 한 척을 억류했다”며 “억류한 유조선 중 사상 최대 규모”라고 밝혔다. 이어 “다른 일들도 진행 중이며, 나중에 보게 될 것”이라고 했으나, 구체적으로 어떤 조치가 진행되고 있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억류 이유에 대해선 “매우 타당한 이유로 억류했다”고만 밝혔고, 유조선에 실린 원유를 어떻게 처리할 건지를 묻는 질문에 “우리가 가질 것 같다”고 했다.미 법무부는 억류된 유조선이 베네수엘라산뿐 아니라 이란산 원유 밀수에도 동원된 전력이 있다고 밝혔다. 팸 본디 미 법무장관은 소셜미디어 X에 “베네수엘라와 이란에서 제재 대상 원유를 운송하는 데 사용된 운반선에 대해 압류 영장을 집행했다”고 썼다. 앞서 트럼프 1기 행정부는 2018년부터 이란산 원유 수입 제재에 들어갔고, 재집권 후에는 이를 한층 강화했다.CBS에 따르면 이번 유조선 억류 작전에는 제럴드포드 항공모함에서 발진한 헬기 2대와 해안경비대원 10명, 해병대원 10명이 투입됐다. 나포된 유조선은 베네수엘라 국영 석유회사인 PDVSA의 원유를 운반 중이던 ‘스키퍼호’였다. 스키퍼호는 러시아 석유 재벌이 소유한 유조선으로 이란산 원유를 운반해 2022년 미 재무부 제재 명단에 올랐다. 이날 베네수엘라 정부는 성명을 통해 “미국이 베네수엘라를 장기간 공격해 온 이유가 드러났다. 이민, 마약 밀매, 민주주의 인권 등이 아닌 우리 자원 때문이었다”며 국제기구에 항소하겠다는 뜻을 밝혔다.앞서 미국은 올 9월부터 베네수엘라 근해에서 마약 운반 의심선 23척을 공격해 87명이 사망했다. 현재 카리브해에는 항공모함 선단, 핵추진 잠수함 등 약 1만5000명의 미군 전력이 집결해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상 공격 가능성을 시사한 가운데 9일에는 미군 전투기 2대가 베네수엘라 본토 인근까지 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베네수엘라 원유 최대 고객은 중국억류된 유조선은 베네수엘라에서 출항해 쿠바를 거쳐 아시아로 향하고 있었다고 CBS와 미 워싱턴포스트(WP)가 전했다. 하루 생산량이 약 100만 배럴에 달하는 베네수엘라 원유의 최대 고객은 중국이다. 당초 베네수엘라 원유의 최대 수입국은 미국이었지만, 트럼프 1기 행정부는 2017년 베네수엘라산 원유 수입을 금지하고 자산을 동결했다. 이에 베네수엘라는 원유 생산량의 약 80%를 대폭 할인된 값에 중국 정유사들에 판매해 왔다. WP는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행 유조선을 집중적으로 나포하는 행위를 지속하면 마두로 정권에 심각한 경제적 타격을 줄 수 있다”고 전망했다.트럼프 행정부와 중남미 국가들 간 갈등이 확대되는 가운데 11일 중국 정부가 “중남미·카리브해 역내 국가들에 어떠한 정치적 조건도 부과하지 않는 개발을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11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전했다. 미국과 차별화된 행보를 보이며 중남미에서 영향력을 키우려는 의도다. 트럼프 행정부가 NSS에서 언급한 서반구 안보 우선순위 방침은 이런 중국의 움직임을 반영한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한편, 유조선 억류 소식이 전해지면서 10일 오후 3시 45분(미 동부 시간) 기준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가격은 1.3% 올랐다.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김윤진 기자 kyj@donga.com}

미국이 10일 베네수엘라 연안에서 대형 유조선을 억류했다. 9월 마약 카르텔과의 전쟁을 선포한 이래로 카리브 해 연안에 세계 최대 핵추진 항모 전단을 배치하고, 지상 공격을 시사하는 등 베네수엘라를 향한 군사적 압박을 강화해온 미국이 경제적으로도 압박 수위를 끌어올린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CBS는 미국이 유조선의 추가 억류를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번 조치로 양국간 긴장 수위는 더 높아질 전망이다.세계 최대 원유 매장량을 가진 베네수엘라는 전체 수출의 80% 가량이 석유일 만큼 석유 자원에 의존하고 있다. 베네수엘라는 “노골적인 강도행위이자 국제적 해적 행위”라며 곧장 강하게 반발했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자신과 반목하는 집권 좌파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정권 축출을 노린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공개된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와의 인터뷰에서 마두로 대통령 축출에 대한 질의에 “그의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말했다.●트럼프 “유조선 한 척 억류…타당한 이유”트럼프 대통령은 19일 백악관에서 “우리는 방금 베네수엘라 연안에서 유조선 한 척을 억류했다”며 “억류한 유조선 중 사상 최대 규모”라고 밝혔다. 이어 “다른 일들도 진행 중이며, 나중에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미국은 이번 선박 억류가 과거 이란산 석유 밀수에 관여했던 전력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같은 날 팸 본디 미국 법무장관은 ‘X’에 “베네수엘라와 이란에서 제재 대상 석유를 운송하는 데 사용된 원유 운반선에 대한 압류 영장을 집행했다”고 밝혔다.반면 베네수엘라 정부는 성명을 통해 “미국이 베네수엘라를 장기간 공격해 온 이유가 드러났다. 이민도, 마약밀매, 민주주의 인권 등도 아닌 우리에게 속한 자원때문이었다”며 “국제기구에 항소할 뜻을 밝혔다. 미국은 마두로 대통령을 “마약 카르텔의 수괴” 등으로 지칭하며 군사적 압박을 강화해왔다. 미군은 지금까지 마약 운반선 으로 추정되는 선박 23척을 파괴하는 과정에서 87명을 사살했다. 현재 카리브해에는 항공모함 강습단과 핵추진 잠수함까지 투입되는 등 약 1만5000명 수준의 미군 전력이 집결해 있는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상 공격이 곧 있을 것이라고 시 여러차례 시사해왔다.미군은 하루 전인 9일에도 베네수엘라만 상공으로 제트 전투기 2대를 급파했다. 이는 트럼프 정부가 베네수엘라에 대한 군사적 위협과 압박을 시작한 이후로 본토의 가장 근접거리까지 전투기가 진입한 작전이다.●아시아행 유조선 추정…베네수엘라 원유 80% 중국으로 수출CBS에 따르면 이번 나포 작전에는 항공모함 ‘제럴드 포드’함에서 발진한 헬리콥터 2대와 해안경비대원 10명, 해병대원 10명 등이 투입됐다. 나포된 유조선은 베네수엘라 국영 석유회사인 PDVSA의 원유를 운반 중이던 ‘스키퍼호’로 베네수엘라에서 쿠바를 거쳐 아시아로 향하고 있었다. 하루 생산량 약 100만 배럴에 달하는 베네수엘라 원유의 최대 고객은 중국이다.원래 베네수엘라의 원유의 가장 큰 수입국은 미국이었지만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 후보가 집권한 2017년부터 미국은 베네수엘라산 원유 수입을 금지하고 자산 등을 동결했다. 미국 제재로 글로벌 석유 시장에 참여할 수 없어진 베네수엘라는 생산량의 약 80%를 대폭 할인된 가격에 중국 정유사들에 판매해왔다. 미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행 유조선을 집중적으로 나포하는 행위를 지속한다면 마두로 정권에 심각한 경제 타격을 줄 것”이라고 지적했다.한편 11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중국은 “중국은 중남미·카리브해 역내 국가들에 어떠한 정치적 조건도 부과하지 않는 개발 지원을 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중국의 이런 제스처는 미국의 베네수엘라 공격이 현실화할 경우 개입 의지를 밝힌 건 아니지만, 혼란의 와중에 중남미와 카리브해에서 영향력을 확장하려는 의도라는 분석이 나온다.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미국의 외교·안보 싱크탱크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9일(현지 시간) 중국이 한국 서해 잠정조치수역(PMZ) 내에 일방적으로 설치한 부표 등 16개의 인공 시설물을 두고 “민간 시설을 표방하지만 향후 군사 용도로 활용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CSIS는 “서해(보고서에선 황해·Yellow Sea로 병기) 내 시설물 설치는 중국이 남·동중국해를 군사 기지화할 때 사용했던 수법과 비슷하다”며 “미국의 인도태평양 동맹국을 겨냥한 중국의 ‘점진적 주권 확장(creeping sovereignty)’ 시도”라고 규정했다. 중국이 대만해협, 남·동중국해와 마찬가지로 서해에서도 영유권 분쟁을 의도하고 있다는 우려를 제기한 것이다. CSIS는 한미 양국이 서해를 겨냥한 중국의 이 같은 움직임에 맞서 대응을 강구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또 “한국과 미국이 분석을 위해 중국 구조물의 좌표를 공개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며 16개 시설물 사진을 공개했다.● “中 서해 전술, 남·동중국해 군사화와 비슷”CSIS의 한반도 전문가 빅터 차 한국 석좌는 이날 CSIS 산하 북한 전문 사이트 ‘비욘드 패럴렐’에 게재한 보고서를 통해 “중국이 PMZ 내 영구 시설물을 설치한 건 한중 어업협정을 위반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은 2018년 이후 PMZ 내부 및 주변에 13개의 부표를 일방적으로 설치했다. 또 한국과 협의 없이 어류 양식을 명분으로 ‘선란 1호’와 ‘선란 2호’ 등 2개의 양식장과 해양 관측 및 양식장 관리를 위한 시설인 ‘애틀랜틱 암스테르담’을 수역 내에 건설했다. 한국과 중국은 2001년 어업협정을 맺고 서해 내 배타적경제수역(EEZ)의 중첩 구간을 관리하기 위한 공동 관리 해역을 설정했다. 이 협정은 해당 수역 내 영구적인 시설물 설치를 금지하고 있다. 또 보고서는 중국이 인공 시설물을 설치한 것을 기점으로 한국 선박에 대한 강압적인 행위를 이어갔다고 주장했다. 시설물을 PMZ 밖으로 이전해 달라는 한국의 반복적인 요청을 거부했고, 수역 내에 일방적으로 ‘항행 금지’ 구역을 선포했다는 것. 실제로 2020년 이후 한국 선박이 수역 내 중국의 활동을 감시하려 시도한 135회 중 27회는 중국 해경에 의해 차단당했다. 여기엔 올해 발생한 한국 해양조사선 ‘온누리호’와 중국 해경 간의 대치 상황도 포함된다. 차 석좌는 한국 선박에 대한 중국의 이 같은 ‘괴롭힘’은 중국이 남·동중국해를 군사화하는 과정에서 점진적 주권 확장을 위해 사용했던 ‘회색지대 전술(grey zone tactics)’과 유사하다고 비판했다. 회색지대 전술은 전시(戰時)와 평시의 중간 영역에서, 전면전으로 비화하지 않을 정도의 모호한 비군사적 도발로 상대에게 타격을 주고 전략적 우위를 점하는 행위를 뜻한다. 차 석좌는 해양 관측 부표, 양식장 등이 모두 민간 시설처럼 보여도 향후 군사 용도로도 활용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한미 공동 대응 시급 차 석좌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의 이런 행위를 ‘미국의 인도태평양 동맹국을 겨냥한 회색지대 전술’로 규정하고 강력히 대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트럼프 행정부가 새 국가안보전략(NSS·이달 4일 공개)에서 “남중국해에서의 항행 자유를 위해 억지력과 강력한 조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중국 견제 의지를 강조한 것을 인용하며, 이 내용이 서해에서의 항행 자유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고 강조했다. 미국과 한국이 서해에서의 항행 자유를 지키기 위해 더욱 협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차 석좌는 또 “중국의 일방적인 PMZ 협정 위반에 대한 한국의 문제 제기를 미국이 지지해야 한다”고 밝혔다.안규영 기자 kyu0@donga.com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한국이 2028년 6월 열리는 제4차 유엔해양총회(UNOC) 개최지로 확정됐다. 3년마다 열리는 유엔해양총회는 해양 분야 최대 규모, 최고위급의 국제회의다. 전 세계 193개 유엔 회원국, 국제기구, 비정부기구 등 약 1만5000명이 참여해 해양 분야 현안을 논의한다. 유엔총회는 9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본회의를 열고 차기 유엔해양총회를 한국에서 개최하는 내용의 결의안을 표결에 부쳐 찬성 169표, 반대 2표(미국·아르헨티나)로 채택했다. 또한 칠레도 차기 회의의 공동주최국으로 선정됐다. 칠레는 한국에서 열리는 본행사 개최에 앞서 2027년 사전 고위급 행사를 개최할 예정이다. 유엔해양총회는 2017년 스웨덴과 피지가 제1차 총회를 함께 주최한 뒤 관례적으로 신흥국과 선진국이 공동으로 행사를 개최해 왔다. 올해 열린 제3차 총회도 프랑스와 코스타리카가 공동 개최했다. 차기 유엔해양총회에선 ‘수중 생명(Life Below Water)’을 주제로 △해양오염 방지 △해양생태계 복원 △지속가능어업 △해양보호구역 설정 △국제 해양법 체계 강화 등의 이슈가 논의될 예정이다. 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한국이 2028년 6월 열리는 제4차 유엔해양총회(UNOC) 개최지로 확정됐다. 3년마다 열리는 유엔해양총회는 해양 분야 최대 규모, 최고위급의 국제회의다. 전 세계 193개 유엔 회원국, 국제기구, 비정부기구 등 약 1만 5000명이 참여해 해양분야 현안을 논의한다.유엔총회는 9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본회의를 열고 차기 유엔해양총회를 한국에서 개최하는 내용의 결의안을 표결에 부쳐 찬성 169표, 반대 2표(미국·아르헨티나)로 채택했다. 또한 칠레도 차기 회의의 공동주최국으로 선정됐다. 칠레는 한국에서 열리는 본행사 개최에 앞서 2027년 사전 고위급 행사를 개최할 예정이다. 유엔해양총회는 2017년 스웨덴과 피지가 제1차 총회를 함께 주최한 뒤 관례적으로 신흥국과 선진국이 공동으로 행사를 개최해 왔다. 올해 열린 제3차 총회도 프랑스와 코스타리카가 공동 개최했다.차기 유엔해양총회에선 ‘수중 생명(Life Below Water)’를 주제로 △해양오염 방지 △해양생태계 복원 △지속가능어업 △해양보호구역 설정 △국제 해양법 체계 강화 등의 이슈가 논의될 예정이다. 특히 한국에서 열리는 총회가 유엔 지속가능발전목표의 달성 시한인 2030년을 2년 앞둔 시점에 개최되는 만큼 2030년 이후 국제사회의 해양 협력을 위한 새로운 방향 설정 작업이 이뤄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호주가 10일부터 16세 미만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이용을 사실상 금지하기로 했다. 제한 대상에는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스레드, 유튜브, 틱톡, X, 스냅챗, 레딧, 트위치, 킥 등 10개 SNS가 포함됐다. 청소년을 대상으로 ‘SNS 사용 금지’ 조치를 취한 건 전 세계에서 호주가 처음이다. 호주 정부의 이번 조치에 따라 10개 SNS는 16세 미만의 기존 계정을 삭제하거나 16세가 될 때까지 비활성화시키고 신규 계정 개설은 막아야 한다. 16세 미만 이용자의 계정 보유를 막기 위해 합리적인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최대 4950만 호주 달러(약 485억 원)의 벌금이 부과된다. 호주 정부의 이번 조치는 16세 미만의 SNS 이용을 완전히 물리적으로 차단하기보다는 ‘계정 사용을 어렵게 하는 조치’다. 16세 미만 사용자가 물리적으로는 로그인하지 않은 채 해당 SNS 콘텐츠에 접근할 수는 있기 때문이다. 다만 본인 명의로는 로그인이 불가능해져 SNS의 알고리즘과 푸시 알람 등 중독을 부추기는 기능의 영향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으로 호주 정부는 기대하고 있다. 호주 온라인 안전규제기관인 e세이프티(eSafety)에 따르면 호주 내 16세 미만 청소년의 약 96%인 100만여 명이 SNS 계정을 갖고 있다. 다만 한국처럼 전 국민 주민등록제도가 없는 호주에서 16세 미만을 완벽하게 걸러내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운전면허증, 여권 같은 신분증 제출을 요구하거나 인공지능(AI) 안면 인식 기술을 도입하는 방안이 거론되지만 구체적 방식이 정해지지 않았다. 호주 당국도 개인정보 침해를 최소화하면서 연령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실수가 있을 수 있다고 보고 플랫폼이 직접 오류를 바로잡아야 한다고 명시했다. 다른 나라에서도 청소년 SNS 제한 조치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유럽의회는 지난달 유럽연합(EU) 차원에서 16세 이상만 부모 동의와 상관없이 SNS·AI 챗봇에 접속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말레이시아, 뉴질랜드, 노르웨이,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등도 비슷한 정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일본 혼슈 동북부 아오모리현 앞바다에서 8일 규모 7.5의 강진이 발생해 최소 50명이 다쳤다. 이튿날 인근 지역에 규모 6.4와 5.3의 지진이 발생하는 등 여진이 이어져 불안이 커지고 있다. 일본 정부는 ‘홋카이도·산리쿠 앞바다 후발 지진 주의 정보’를 처음 발표하며 인근 지역에서 거대 지진의 발생 가능성을 경고했다. 향후 일주일 내 규모 8.0 이상의 강진이 발생할 가능성이 평소보다 커진 만큼, 비상 대피 등에 필요한 준비를 하는 게 좋다는 뜻이다.● 규모 7.5 강진에 여진 이어져… 50명 부상일본 기상청에 따르면 8일 오후 11시 15분경 일본 혼슈 동북부 끝 아오모리현 앞바다에서 규모 7.5의 강한 지진이 발생했다. 진원 깊이는 54km다. 이에 진원에서 가까운 아오모리현 하치노헤시에서는 진도 6강의 흔들림이 감지됐다. 일본 기상청 지진 등급인 진도는 해당 지역에 있는 사람의 느낌이나 주변 물체의 흔들림 정도 등을 수치로 나타낸 상대적 개념이다. 진도 6의 경우는 사람이 서 있을 수 없고 고정되지 않은 가구는 대부분 움직여 쓰러지는 경우다. 아사히신문은 “아오모리현에서 진도 6강의 흔들림이 관측된 건 1996년 10월 관측계 설치 후 처음”이라고 전했다. 이번 강진으로 약 600km 떨어진 도쿄에서도 진도 3의 흔들림이 감지됐다. 실제로 도쿄의 아파트에선 가구와 벽이 부딪혀 마찰음을 내며 삐걱거릴 정도의 흔들림이 있었다. 일본 기상청은 지진 발생 후 아오모리현 등에 높이 3m의 쓰나미 경보를 발령했다. 이후 9일 오전 1시 이와테현 구지항에 최고 높이 70cm의 쓰나미 등이 관측됐다. 아오모리현 앞바다에선 9일 오전 6시 52분께 규모 6.4, 오후 6시 9분께는 규모 5.3으로 추정되는 지진이 이어졌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이번 강진의 진앙과 가까운 아오모리현과 이와테현, 홋카이도에서 나온 부상자는 최소 50명이다. 사망자는 파악되지 않았다. 이번 지진으로 일부 도로 통행이 금지되고, 수도 공급이 끊긴 가운데 아오모리현과 홋카이도 내 학교 187곳이 휴교했다. ● “1주일 내 규모 8 이상 거대 지진 가능성 1%”하지만 일본 정부는 경계심을 높이고 있다. 일본 기상청은 이번 지진과 관련해 9일 오전 2시께 ‘홋카이도·산리쿠 앞바다 후발 지진 주의 정보’를 처음으로 발표했다. 일본 정부가 ‘후발 지진 주의 정보’ 제도를 도입한 2022년 12월 이후 이를 발령한 건 처음이다.주의 정보의 대상은 홋카이도부터 지바현까지 이어지는 태평양 해안 지역이다. 예상되는 지진 규모는 8.0급 이상의 거대 지진으로, 2011년 동일본 대지진을 넘어설 가능성도 제기된다. 동일본 대지진은 2011년 3월 11일 일본 도호쿠(東北) 지방 태평양 해역에서 발생한 규모 9.0의 초대형 지진으로 사망자와 실종자가 2만2228명(올 3월 1일 기준)에 달했다. 일본 기상청은 이날 새벽 기자회견에서 “과거 세계 지진 통계를 보면 규모 7.0 이상 지진이 발생한 뒤 일주일 내 규모 8 이상의 지진이 발생할 빈도가 100회 중 1회 정도”라며 “평상시보다 (발생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했다.‘후발 지진 주의 정보’가 내려지면 쓰나미 우려 지역에선 즉시 대피할 수 있는 옷을 입고, 비상용품을 머리맡에 두고 자는 것을 권장한다. 이번 ‘후발 지진 주의 정보’는 16일까지 일주일간 유효하다.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일본 총리는 “자신의 목숨은 스스로 지킨다는 원칙에 따라 방재 행동을 취해 달라”고 당부했다.한편 국내 여행 커뮤니티나 소셜미디어엔 “일본 여행을 가도 괜찮을지 모르겠다” “비행기 표를 취소해야 하느냐” 등의 글이 잇달아 올라오고 있다. ‘지진 발생 시 흔들림이 멈춘 뒤에는 고지대로 대피해야 한다’는 등의 지진 대피 요령도 주목받고 있다.도쿄=황인찬 특파원 hic@donga.com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일본 혼슈 동북부 아오모리현 앞바다에서 8일 규모 7.5의 강진이 발생해 최소 50명이 다쳤다. 이튿날 인근 지역에 규모 6.4과 5.3의 지진이 발생하는 등 여진이 이어져 불안이 커지고 있다. 일본 정부는 ‘홋카이도·산리쿠 앞바다 후발 지진 주의 정보’를 처음 발표하며 인근 지역에서 거대 지진의 발생 가능성을 경고했다. 향후 일주일 내 규모 8.0 이상의 강진이 발생할 가능성이 평소보다 커진 만큼, 비상 대피 등에 필요한 준비를 하는 게 좋다는 뜻이다.● 규모 7.5 강진에 여진 이어져…50명 부상일본 기상청에 따르면 8일 오후 11시 15분경 일본 혼슈 동북부 끝 아오모리현 앞바다에서 규모 7.5의 강한 지진이 발생했다. 진원 깊이는 54km다. 이에 진원에서 가까운 아오모리현 하치노헤시에서는 진도 6강의 흔들림이 감지됐다. 일본 기상청 지진 등급인 진도는 해당 지역에 있는 사람의 느낌이나 주변 물체의 흔들림 정도 등을 수치로 나타낸 상대적 개념이다. 진도 6의 경우는 사람이 서 있을 수 없고 고정되지 않은 가구는 대부분 움직여 쓰러지는 경우다. 아사히신문은 “아오모리현에서 진도 6강의 흔들림이 관측된 건 1996년 10월 관측계 설치 후 처음”이라고 전했다. 이번 강진으로 도쿄에서도 진도 3의 흔들림이 감지됐다. 실제로 도쿄의 아파트에선 가구와 벽이 부딪혀 마찰음을 내며 삐걱거릴 정도의 흔들림이 있었다. 일본 기상청은 지진 발생 후 아오모리현 등에 높이 3m의 쓰나미 경보를 발령했다. 이후 9일 오전 1시 이와테현 구지항에 최고 높이 70cm의 쓰나미 등이 관측됐다. 아오모리현 앞바다에선 9일 오전 6시 52분께 규모 6.4, 오후 6시 9분께는 규모 5.3으로 추정되는 지진이 이어졌다.교도통신에 따르면 이번 강진의 진앙지와 가까운 아오모리현과 이와테현, 홋카이도에서 나온 부상자는 최소 50명이다. 사망자는 파악되지 않았다. 이번 지진으로 일부 도로 통행이 금지되고, 수도 공급이 끊긴 가운데 아오모리현과 홋카이도 내 학교 187곳이 휴교했다.● “1주일 내 규모 8 이상 거대 지진 가능성 1%”하지만 일본 정부는 경계심을 높이고 있다. 일본 기상청은 이번 지진과 관련해 9일 오전 2시께 ‘홋카이도·산리쿠 앞바다 후발 지진 주의 정보’를 처음으로 발표했다. 일본 정부가 ‘후발지진 주의 정보’ 제도를 도입한 2022년 12월 이후 이를 발령한 건 처음이다.주의 정보의 대상은 홋카이도부터 지바현까지 이어지는 태평양 해안 지역이다. 예상되는 지진 규모는 8.0급 이상의 거대 지진으로, 2011년 동일본 대지진을 넘어설 가능성도 제기된다. 동일본 대지진은 2011년 3월 11일 일본 도호쿠(東北) 지방 태평양 해역에서 발생한 규모 9.0의 초대형 지진으로 사망자와 실종자가 2만2228명(올 3월 1일 기준)에 달했다. 일본 기상청은 이날 새벽 기자회견에서 “과거 세계 지진 통계를 보면 규모 7.0 이상 지진이 발생한 뒤 일주일 내 규모 8 이상의 지진이 발생할 빈도가 100회 중 1회 정도”라며 “평상시보다 (발생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했다.‘후발 지진 주의 정보’가 내려지면 쓰나미 우려 지역에선 즉시 대피할 수 있는 옷을 입고, 비상용품을 머리맡에 두고 자는 것을 권장한다. 이번 ‘후발 지진 주의 정보’는 16일까지 일주일간 유효하다.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일본 총리는 “자신의 목숨은 스스로 지킨다는 원칙에 따라 방재 행동을 취해 달라”고 당부했다.한편, 국내 여행 커뮤니티나 소셜미디어엔 “일본 여행을 가도 괜찮을지 모르겠다” “비행기 표를 취소해야 하느냐” 등의 글이 잇달아 올라오고 있다. ‘지진 발생시 흔들림이 멈춘 뒤에는 고지대로 대피해야 한다’는 등의 지진 대피 요령도 주목받고 있다.도쿄=황인찬 특파원 hic@donga.com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호주가 10일부터 16세 미만의 소셜미디어(SNS) 이용을 사실상 금지하기로 했다. 제한 대상에는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스레드, 유튜브, 틱톡, X, 스냅챗, 레딧, 트위치, 킥 등 10개 소셜미디어가 포함됐다. 청소년을 대상으로 ‘SNS 사용 금지’ 조치를 취한 건 전세계에서 호주가 처음이다.호주 정부의 이번 조치에 따라 10개 소셜미디어는 16세 미만의 기존 계정을 삭제하거나 16세가 될 때까지 비활성화시키고 신규 계정 개설은 막아야 한다. 16세 미만 이용자의 계정 보유를 막기 위해 합리적인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최대 4950만 호주 달러(약 485억 원)의 벌금이 부과된다.호주 정부의 이번 조치는 16세 미만의 SNS 이용을 완전히 물리적으로 차단하기보다는 ‘계정사용을 어렵게 하는 조치’다. 16세 미만 사용자가 물리적으로는 로그인하지 않은 채 해당 소셜미디어 콘텐츠에 접근할 수는 있기 때문이다. 다만 본인 명의로는 로그인이 불가능해져 소셜미디어의 알고리즘과 푸시 알람 등 중독을 부추기는 기능의 영향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으로 호주 정부는 기대하고 있다. 호주 온라인 안전규제기관인 e세이프티(eSafety)에 따르면 호주 내 16세 미만 청소년의 약 96%인 100만여 명이 소셜미디어 계정을 갖고 있다. 다만 한국처럼 전 국민 주민등록제도가 없는 호주에서 16세 미만을 완벽하게 걸러내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운전면허증, 여권 같은 신분증 제출을 요구하거나 인공지능(AI) 안면 인식 기술을 도입하는 방안이 거론되지만 구체적 방식이 정해지지 않았다. 호주 당국도 개인정보 침해를 최소화하면서 연령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실수가 있을 수 있다고 보고 플랫폼이 직접 오류를 바로잡아야 한다고 명시했다. 다른 나라에서도 청소년 SNS 제한 조치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유럽의회는 지난달 유럽연합(EU) 차원에서 16세 이상만 부모 동의와 상관없이 소셜미디어·AI 챗봇에 접속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말레이시아, 뉴질랜드, 노르웨이,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등도 비슷한 정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고질적인 경제난 해결을 위해 공공 부문 축소, 직접 보조금 폐지 등 이른바 ‘전기톱’ 긴축 정책을 약속한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이 10일(현지 시간) 집권 2주년을 맞는다. 밀레이 대통령의 개혁 정책으로 아르헨티나는 물가 안정과 재정 흑자라는 효과를 보게 됐지만, 성장·고용·외환 지표 등의 회복은 늦어지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자유주의 경제학자 출신 밀레이 대통령은 2023년 12월 취임해 강도 높은 구조조정 정책을 펼쳤다. 이 조치로 2023년 211%였던 연간 물가상승률은 2024년 117.8%로 내려갔고, 2025년 10월 전년 동기 대비 연간 물가상승률은 31%로 낮아졌다. 2024년 1분기 16년 만에 재정 흑자를 기록하는 등의 성과도 보였다. 다만 성장, 고용 등 내수 기반은 아직 취약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올해 1분기 제조업(-9%), 건설(-17%), 도소매·서비스(-7%) 등 주요 부문이 전년 동기 대비 큰 폭으로 동반 하락했다. 실업률 역시 올 1분기 7.9%로 집권 이후 최고치를 나타냈기 때문이다. 실업자 수는 117만명을 넘었다. 빈곤율은 정부 발표 기준으로 지난해 1분기 52.9%에서 2025년 1분기 31.6%로 내려갔으나, 실질 소득 감소와 공공요금 인상으로 빈곤율 체감 정도는 낮은 실정이다. 특히 물가 조절을 위해 환율 방어에 외환을 대거 투입하면서 외환 보유고에 적신호가 켜졌다. 인위적으로 페소화 고평가를 유지하는 과정에서 외환 보유고는 더욱 줄어든 상황. 이에 따라 현재 순보유고는 마이너스 수준이라는 시장 분석이 나온다. 최근 국제통화기금(IMF)은 보고서를 통해 “아르헨티나의 외환 능력은 여전히 취약하며, 추가적 축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평가했다.밀레이 대통령은 미국과 200억 달러(약 29조 원) 통화 스와프 체결하고, 200억 달러의 별도 금융 지원 등을 약속 받는 등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도움으로 올 10월 중간선거에서는 승리했다. 하지만 선거전 여론조사에서는 약세를 보이는 등 각종 개혁 조치에 따른 불만도 누적된 상황이다. 이에 따라 향후 전기톱 개혁이 향후 지속가능한 성장 전략으로 이어질지 여부가 3년 차 이후 국정운영의 핵심 변수가 될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전 세계 억만장자가 1년 사이 200명 넘게 늘어났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주요국 증시가 강세를 보인 게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다만 한국은 억만장자 수가 지난해 38명에서 31명으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4일(현지 시간) 스위스 투자은행 UBS가 발표한 ‘2025년 억만장자 리포트’에 따르면 올해 4월 기준 전 세계에서 자산 규모가 10억 달러(약 1조4700억 원) 이상인 억만장자 수는 총 2919명으로 지난해보다 237명 늘었다. 이들이 보유한 총자산은 15조8000억 달러(약 2경3000조 원)로 지난해보다 약 1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가장 많은 억만장자 수를 배출한 나라는 미국과 중국. 미국의 억만장자 수는 924명으로 세계 억만장자 수의 3분의 1(31.7%)을 차지했다. 이 중 새로 억만장자가 된 사람은 109명이었다. 중국은 470명(16.1%)이었다.한국인 억만장자의 경우 새로 억만장자 리스트에 이름을 올린 사람은 1명이었다. 반면 억만장자 리스트에서 탈락한 사람은 8명이었다. 한국 전체 억만장자의 총보유 자산은 2024년 1050억 달러에서 882억 달러로 약 16% 감소했다.UBS에 따르면 올해 새로 억만장자 대열에 합류한 이들은 287명으로 2021년 이후 가장 큰 폭의 증가다. 이 중 196명이 억만장자 대열에 새로 합류한 ‘자수성가’ 기업가들이다. 미국 생명공학회사 콜로설 바이오사이언스의 창업자, 인프라 투자회사 스톤피크 파트너스의 공동 창업자 등이 포함됐다. 또 91명은 물려받은 재산으로 억만장자가 됐다. 이 중 절반이 넘는 48명이 서유럽 출신이다. UBS는 향후 15년간 기존 억만장자들이 자녀들에게 물려줄 자산이 5조9000억 달러에 달할 것이라고 예측했다.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핀란드 헬싱키 중심부 만네르하임 거리. 지난달 4일 오전 8시경 출근 시간에 맞춰 6차로 도로 위로 자전거와 전동킥보드, 자동차, 트램, 보행자가 한꺼번에 모여들었다. 여러 종류의 이동수단이 뒤섞였지만 경적 소리 하나 없이 질서 정연한 모습이었다. 헬싱키는 지난해 7월 마지막으로 교통사고 사망자가 발생한 이후로 올 7월까지 1년 동안 단 한 명의 교통사고 사망자도 발생하지 않았다. 지난 한 해를 통틀어도 사망자는 4명이었다. 헬싱키 인구만 69만 명이고 통근하는 수도권 인구가 총 150만 명에 이르는 걸 감안하면 이례적인 성과다. 2019년에도 보행자 교통사고 사망자가 0명이었던 만큼 ‘걷기 안전한 도시’라는 평가가 실제 통계로 입증된 셈이다. 현지에서 만난 티모 씨(60)는 “20년 전만 해도 이 도시의 교통이 안전하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차도 지금보다 훨씬 빨리 달렸고, 보행자를 배려하는 분위기도 부족했다”며 “지금의 변화는 정부와 시민 모두가 노력한 결과”라고 자랑스럽게 말했다.● 도시 저속화가 만든 ‘사망자 0’의 기적 인구 960만 명인 서울은 지난해 교통사고 사망자가 212명으로, 인구 10만 명당 2.21명꼴이다. 헬싱키는 같은 기준으로 0.58명이었다. 이런 성과는 현지에서도 놀랍게 받아들인다. 한 외신은 “유럽연합(EU) 전역 교통사고 사망자 수가 감소세를 보이고 있지만 대도시에서 연간 교통사고 사망자가 전무한 것은 매우 드물다”고 평가했다. 기자와 만난 헬싱키 교통 엔지니어 로니 우트리아이넨 씨는 이 같은 성과의 출발점을 ‘속도’에서 찾았다. 그는 “도심과 주거지역 제한속도를 시속 30km로 낮춘 것이 결정적”이라고 말했다. 헬싱키는 2004년부터 도심 전반의 제한속도를 전면 조정해 시속 50km 도로는 40km로, 40km 도로는 30km로 낮췄다. 2021년 추가 조정으로 시속 30km 구간이 도심과 주거지역 대부분으로 확대됐고, 현재 도로의 절반 이상이 시속 30km 제한을 적용받는다. 독일 교통안전 연구에 따르면 제한속도를 시속 50km에서 30km로 낮추면 전체 교통사고는 약 40% 감소한다. 사망자·중상자 수는 60∼70%가량 줄어드는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의 ‘5030’과 달랐던 비결, ‘소득 차등 벌금제’ 우트리아이넨 씨는 단순히 제한속도를 낮추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그는 “실제 운전 속도를 줄이려면 단속이 필수”라며 “헬싱키는 약 70개의 과속 단속 카메라를 운영하고, 사고 다발 지역에서 경찰의 현장 단속도 잦다”고 설명했다.여기에 핀란드는 소득과 재산에 따라 벌금이 달라지는 ‘일일벌금제(day-fine)’를 운영한다. 단순 과태료가 아닌 벌금으로, 위반 정도에 따라 최대 120일분의 소득을 벌금으로 부과한다. 이에 따라 고소득자가 제한속도를 크게 초과할 경우 수천만∼수억 원대의 벌금이 부과될 수 있다. 실제로 2021년 핀란드에선 연간 최고 약 12만 유로(약 2억 원)의 벌금이 부과된 사례가 있었다. 한국도 2021년 ‘안전속도 5030’을 도입해 도심 간선도로를 시속 50km로 주택가 등 이면도로를 30km로 제한하고 있다. 다만 시속 30km 적용 도로가 전체 도로에서 차지하는 정확한 비중은 공식 통계가 없는 실정이다. 위반 시 부과되는 범칙금은 최대 12만 원 수준이다. 제한속도 위반보다 시속 100km가 넘는 ‘초과속 운전’ 시에만 형사 처벌 대상이 되는데, 이때도 벌금은 최대 100만 원이다. 2023년에는 일부 교량·터널 구간의 제한속도를 오히려 시속 50km에서 60km로 상향하기도 했다.● “도로의 주인은 보행자”… 도시를 다시 디자인 헬싱키는 도로 설계 자체를 바꿔 속도를 줄이고 보행자 안전을 강화하는 도시 재설계도 병행하고 있다. 우트리아이넨 씨는 “도로의 중심을 자동차에서 보행자와 자전거로 이동시킨 것이 사고 감소에 큰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핀란드는 2000년대 초반부터 교통사고 사망·중상을 ‘0’에 가깝게 만들겠다는 목표 아래 도로를 직선 대신 구불구불하게 만들고, 중앙에 나무를 심어 도로 폭을 3.2∼3.5m로 줄이는 등 물리적 감속 장치를 적극 도입했다. 실제로 기자가 지난달 4일 찾은 알렉산테린카투 거리는 일반 차량과 버스 통행을 제한하고, 트램·긴급차량·보행 위주로 운영되는 사실상 보행자 중심 거리로 관리되고 있었다. 여러 백화점이 들어선 중심가인 이곳은 보행전용·보행우선 거리로 지정돼 있는데, 헬싱키는 2021년부터 이런 거리를 단계적으로 확장하고 있다. 자전거 인프라도 대폭 확충했다. 시는 1500km에 이르는 자전거 도로망을 구축하고, 도심에는 보행자·자전거·전동킥보드만 다닐 수 있는 전용 터널도 운영하고 있다. 2023년부터는 기존 자동차 주차면 일부를 없애거나 축소해 그 자리에 공유 킥보드·자전거 전용 주차구역을 설치하는 정책도 추진하고 있다. 버스·트램 노선을 늘리는 등 대중교통망 확충도 병행해 자동차 중심 이동 방식에서 벗어나도록 유도했다. 핀란드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헬싱키 내 교통사고 부상자 수는 2003년 727명에서 2023년 14명까지 줄었다.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 조준한 수석연구원은 “헬싱키는 도시 전체가 교통안전을 최우선 과제로 삼아 여러 정책을 지속적으로 적용해 온 대표적인 사례”라며 “속도 제한, 도로 설계 변화, 단속 강화 등이 실제로 교통사고 사망·중상을 줄일 수 있다는 점을 입증했다”고 평가했다.사망사고 나면 국가가 원인 파헤쳐 도로 설계에 반영4세부터 교통안전 그림책 전달통학로 차량 막는 제도 도입 추진핀란드는 교통사고 사망자가 발생하면 독립된 조사팀이 심층 조사하는 체계를 갖추고 있다. 의학과 차량, 도로 공학 등 전문지식을 갖춘 조사팀이 사고 경위를 규명해 조사 보고서를 분석한다. 보고서는 ‘사람이 실수해도 죽지 않도록 도로·차량·규칙을 어떻게 바꿔야 하는가’에 초점을 둔다. 이렇게 모인 1만5000건이 넘는 심층 조사 결과는 매년 교통안전 전략과 법·제도 개선에 반영된다. 이는 교통사고로 인한 사망이나 중상을 최소화하겠다는 ‘비전 제로(0)’ 정책의 일환이다. 비전 제로는 1990년대 스웨덴에서 시작해 핀란드와 노르웨이 등 전 세계로 퍼졌다. 특이한 점은 가해 운전자뿐만 아니라, 사고 위험을 높이는 도로 설계를 방치한 관계 당국에도 예방의 책임을 지게 했다는 점이다. 핀란드 헬싱키가 도로 설계를 바꾸고, 제한속도를 낮추고, 단속을 강화한 것도 이런 비전 제로의 철학에서 시작됐다. 어린이를 향한 조기 교통 교육도 핀란드에선 국가적 책무에 가깝다. 만 4세가 되면 보건소 건강검진 때 도로안전협의회가 만든 교통안전 그림책이 가정에 무료로 전달된다. 유치원과 초등학교에선 이 교재와 온라인 자료를 활용해 횡단보도 이용법, 자전거 안전수칙 등을 단계별로 가르치고, 교사 대상 교통안전 연수도 정기적으로 이뤄진다. 헬싱키는 등하교 시간대 통학로에 차량 진입을 차단하는 ‘스쿨 스트리트’ 도입을 위한 연구도 진행하고 있다. 차량 속도를 줄이는 것을 넘어 해당 시간대에는 아예 차량을 통행시키지 않는 방식으로, 어린이의 이동권을 최우선으로 두겠다는 취지다. 스쿨 스트리트는 이미 프랑스 파리에서 시행돼, 200곳이 넘는 학교 앞 도로가 등하교 시간대 차량 진입 금지 또는 상시 보행 전용으로 전환됐다. 핀란드 교통 당국은 혼잡한 도심의 통행량 자체를 낮추는 이웃 나라의 정책에도 관심을 두고 있다. 노르웨이는 2017년부터 수도 오슬로의 통행료를 70% 인상해 도심 차량을 줄이는 방법을 채택했다. 그 결과 교통량이 6% 줄었다. 스웨덴 스톡홀름도 시내 출입 차량에 시간대별 통행세를 부과해 통행량을 약 20% 줄였다.공동 기획: 행정안전부 국토교통부 경찰청 소방청 서울시 한국교통안전공단 손해보험협회 한국도로공사 한국도로교통공단 한국교통연구원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교통 문화를 개선하기 위해 독자 여러분의 제보와 의견을 e메일(lifedriving@donga.com)로 받습니다.헬싱키=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