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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한국의 ‘망 사용료’ 정책을 또 한 번 정면으로 비판하며 불만을 나타냈다. 향후 망 사용료를 포함해 한국의 디지털 규제를 겨냥한 트럼프 행정부의 압박이 거세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대표 제이미슨 그리어·사진)는 27일(현지 시간) X에 “세계 어떤 나라도 자국의 인터넷 서비스 제공 업체에 네트워크 사용료를 부과하는 나라는 없다. 한국만 제외하고”라고 주장했다. USTR은 이날 미국 수출업자들이 직면한 ‘가장 터무니없는(Craziest) 외국 무역장벽’ 사례를 열거하면서 한국의 망 사용료를 예로 들었다. 그동안 국내 통신사들은 구글, 아마존, 메타, 넷플릭스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의 트래픽(데이터 전송량)이 급증하며 망 유지 비용이 크게 늘었다고 강조해 왔다. 또 이 기업들이 망 사용료를 지불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하지만 USTR은 이런 주장에 반발하며 한국의 망 사용료 정책을 주요 디지털 규제로 보고 지속적으로 문제 제기를 하는 상황이다. USTR은 매년 국가별 무역장벽보고서(NTE)를 발간하고 있는데 2021년부터 한국의 망 사용료를 거론하며 “한국 통신사 등의 독과점만 강화한다”고 주장했다. USTR은 지난달 발간한 올해 NTE에서도 망 사용료 정책을 주요 서비스 장벽으로 꼽았다. 한국과 미국은 지난해 11월 발표한 ‘조인트 팩트시트(공동 설명자료)’에서 향후 망 사용료와 플랫폼 규제에 있어 미국 기업에 대한 차별이 없도록 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팩트시트에 따르면 양국은 “망 사용료, 온라인 플랫폼 규제를 포함한 디지털 서비스 관련 법과 정책에 있어 미국 기업들이 차별당하거나 불필요한 장벽에 직면하지 않도록 보장할 것을 약속한다”고 합의했다. 이런 상황에서 USTR이 망 사용료 의제를 다시 거론한 건 한국에 디지털 규제 관련 합의를 적극 이행하라는 압박 메시지일 가능성이 크다. 미국 정치매체 폴리티코는 트럼프 행정부가 무역 협상 과정에서 한국이 망 사용료와 온라인 플랫폼 규제처럼 미 빅테크에 불리한 시장 여건을 조성하면 보복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보도했다.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

25일(현지 시간) 오후 8시 반경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고위 인사들을 겨냥한 총격 사건이 벌어진 워싱턴의 힐튼호텔. 백악관 출입기자협회(WHCA) 만찬 행사가 열린 이곳엔 트럼프 대통령, J D 밴스 부통령 겸 상원의장(2순위),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3순위),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5순위),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6순위),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7순위) 등 미 고위 인사가 대거 참석했다. 최근 담석 수술을 받아 자택이 있는 아이오와주에서 요양 중이던 미국 권력 승계 서열 4순위인 척 그래슬리 상원 임시의장 겸 공화당 상원의원을 제외하면 핵심 최고위 관계자들이 한자리에 모인 것이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을 포함한 각료들은 무사히 대피했다. 하지만 정부 유력 인사들이 대거 참석하는데도 ‘국가 특별 보안 행사(NSSE·National Special Security Event)’로 지정되지 않아 보안 절차가 허술했다는 비판이 속출하고 있다. 뉴스위크에 따르면 마이클 매콜 공화당 하원의원은 “만약 폭발물이 터졌다면 대통령, 부통령, 하원의장이 모두 사망했을 수도 있다”며 보안 부실을 질타했다. 또 이번 행사에선 대통령 등 유고 시 국정 운영을 총괄하는 역할을 하는 ‘지정생존자(Designated Survivor)’가 지정되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더욱 커지고 있다.● 국정 운영 연속성 위한 지정생존자 미 헌법센터 등에 따르면 미국은 1984년부터 대통령 국정연설일에 지정생존자를 발표하는 관행을 이어오고 있다. 지정생존자는 어떤 순간에도 국정에 공백이 없어야 한다는 취지로 만들어진 관행으로, 성문화한 법 규정은 아니다. 대통령의 취임식과 국정연설처럼 행정부, 입법부, 사법부 고위직이 한꺼번에 참가하는 공식 행사에서 테러나 핵 공격 등 불상사가 벌어지는 상황에 대비하자는 차원이다. 통상 백악관 비서실장이 대통령 권한을 대행할 지정생존자 1명을 지정해 행사장으로부터 멀리 떨어진 비밀 장소에 대기시킨다. 미국 건국 후 대통령 유고 상황은 9차례 발생했다. 총 8명의 대통령이 임기 중 사망했고, 리처드 닉슨 전 대통령은 하야했다. 이때 권력은 모두 당시 부통령이 이어받았다. 캐럴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WHCA 만찬 행사를 앞두고 지정생존자를 지정하지 않았다고 27일 밝혔다. 그는 “만찬 행사 전에 지정생존자 관련 논의가 있었지만 승계 순위에 있는 여러 장관이 개인적 이유로 참석하지 않아 지정생존자를 정해 두는 건 불필요했다”고 주장했다. 다만 레빗 대변인의 설명은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비판 또한 상당하다. 지정생존자 제도의 목적은 국가 최고지도부가 동시에 공격받는 최악의 상황에서도 대통령 권한 승계 및 군 통수권·핵 지휘 체계가 즉각 유지되도록 하는 데 있기 때문이다. 특히 권력 서열 1∼3위가 한자리에 모여 있는 상황에서 사전에 지정생존자로 지정된 인물이 없었다는 점은 적절치 않았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누구든 특정 고위 인사를 지정생존자로 정한 뒤 안전이 보장된 장소에서 대기시켰어야 한다는 뜻이다.● 백악관, 이번 주 트럼프 보호 위한 조치 논의 이번 사건을 계기로 대통령과 국가 지도부를 안전하게 보호하기 위한 절차·규정에 새로운 의문이 제기되면서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을 어떻게 보호할지에 대한 전반적인 재검토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27일 워싱턴포스트(WP)는 수지 와일스 백악관 비서실장이 곧 백악관 비밀경호국(SS)과 국토안보부 수뇌부를 소집해 이번 사태에서 얻은 교훈을 논의하고 대통령 보호를 위한 추가 조치를 논의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백악관이 보안 체계 재검토에 나선 건 올해 미 건국 250주년을 기념해 트럼프 대통령이 참석할 대형 행사들이 줄줄이 예정된 것과도 맞물려 있다. 특히 워싱턴에선 자동차 경주와 종합격투기 UFC 경기 등이 열리는데, 각각 수만 명의 관람객이 몰릴 것으로 보인다. 백악관 관계자들은 WP에 “와일스 실장이 이런 대형 행사에서 대통령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한 추가 방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전했다.한편 이번 총격 사건을 일으킨 콜 토머스 앨런(31)은 27일 암살미수 혐의, 중범죄 의도 무기 운반, 총기 사용 등 3개 중범죄 혐의로 기소됐다. 유죄가 확정될 경우 최고 종신형에 처해질 수 있다. 이날 푸른색 죄수복을 입고 법정에 나선 앨런은 차분한 태도로 판사의 질문에 답했다. 다만 자신의 혐의에 대한 입장은 밝히지 않았다. CBS방송에 따르면 앨런은 범행 직전 가족들에게 보낸 ‘선언문(manifesto)’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비롯한 고위직 관료들을 표적으로 삼을 계획을 적었다. 그의 다음 재판은 30일로 예정됐다.지정생존자(Designated Survivor)미국 대통령과 정부 핵심 고위 관계자들이 한곳에 모여 있다가 핵 공격과 테러 등으로 사망할 가능성에 대비해 홀로 떨어져 비밀 장소에 머무는 정부 고위 관료. 정부 기능의 연속성을 보장하기 위해 만들어진 관행이다.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김윤진 기자 kyj@donga.com안규영 기자 kyu0@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한국의 ‘망 사용료’ 정책을 또한번 정면으로 비판하며 불만을 나타냈다. 향후 망 사용료를 포함해 한국의 디지털 규제를 겨냥한 트럼프 행정부의 압박이 거세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27일(현지 시간) X에 “세계 어떤 나라도 자국의 인터넷 서비스 제공업체에 네트워크 사용료를 부과하는 나라는 없다. 한국만 제외하고”라고 주장했다. USTR은 이날 미국 수출업자들이 직면한 ‘가장 터무니없는(Craziest) 외국 무역장벽’ 사례를 열거하면서 한국의 망 사용료를 예로 들었다.그동안 국내 통신사들은 구글, 아마존, 메타, 넷플릭스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의 트래픽(데이터 전송량)이 급증하며 망 유지 비용이 크게 늘었다고 강조해 왔다. 또 이들 기업들이 망 사용료를 지불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하지만 USTR은 이런 주장에 반발하며 한국의 망 사용료 정책을 주요 디지털 규제로 보고 지속적으로 문제제기를 하는 상황이다.USTR은 매년 국가별 무역장벽보고서(NTE)를 발간하고 있는데 2021년부터 한국의 망 사용료를 거론하며 “한국 통신사 등의 독과점만 강화한다”고 주장했다. USTR은 지난달 발간한 올해 NTE에서도 망 사용료 정책을 주요 서비스 장벽으로 꼽았다.한국과 미국은 지난해 11월 발표한 ‘조인트 팩트시트(공동 설명자료)’에서 향후 망 사용료와 플랫폼 규제에 있어 미국 기업에 대한 차별이 없도록 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팩트시트에 따르면 양국은 “망 사용료, 온라인 플랫폼 규제를 포함한 디지털 서비스 관련 법과 정책에 있어 미국 기업들이 차별당하거나 불필요한 장벽에 직면하지 않도록 보장할 것을 약속한다”고 합의했다. 이런 상황에서 USTR이 망 사용료 의제를 다시 거론한 건 한국에 디지털 규제 관련 합의를 적극 이행하라는 압박 메시지일 가능성이 크다. 미국 정치매체 폴리티코는 트럼프 행정부가 무역 협상 과정에서 한국이 망 사용료와 온라인 플랫폼 규제처럼 미 빅테크에 불리한 시장 여건을 조성하면 보복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보도했다. 이날 USTR은 한국 외에도 일본, 튀르키예, 호주 등의 무역 장벽도 언급했다.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

25일(현지 시간) 미국 백악관 출입기자협회(WHCA) 만찬 행사 중 발생한 총격 사건과 관련해 행사의 전반적인 보안이 지나치게 허술했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이번 행사에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J D 밴스 부통령을 포함해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 등이 참석했다. 그런데도 이 행사엔 다른 고위급 행사보다 낮은 수준의 보안이 적용됐다고 계획을 잘 아는 당국자를 인용해 워싱턴포스트(WP)가 26일 보도했다.● 비밀경호국, 연회장과 그 주변만 보호 구역으로 간주 미국에선 통상 대통령 취임식이나 국정연설(State of the Union)같이 다수의 고위 인사가 모이는 공식 행사는 ‘국가 특별 보안 행사(NSSE·National Special Security Event)’로 지정된다. 국토안보장관이 NSSE를 지정하면 비밀경호국(SS)이 전체 보안을 총괄하게 돼 있는 것. 하지만 이번 백악관 만찬 행사는 NSSE로 지정되지 않았다고 WP는 지적했다. WP는 또 비밀경호국이 연회장과 그 주변만 보호 구역으로 간주했고, 호텔 전체에 대한 책임은 지지 않았다고 수사 관계자들을 인용해 전했다. 호텔 외부에선 워싱턴 경찰이 도로 통제와 교통을 담당했지만, 수천 명의 참석자와 호텔 전체 보안에 대해선 명확한 책임 주체가 없었다는 의미다. 심지어 용의자인 콜 토머스 앨런(31)은 호텔에 객실도 예약한 상태였다. 행사 전후 허술한 보안 조치도 문제로 지적된다. 참석자들은 종이나 디지털 초대장(티켓)만 소지하면 호텔에 입장할 수 있었고, 금속 탐지기를 통과하기 전까지 몇 시간 동안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었다. 실제로 전날 행사가 열린 ‘워싱턴 힐튼’ 호텔에서 금속탐지기를 동원한 보안 검색은 본행사인 만찬이 진행된 호텔 내 ‘인터내셔널 볼룸’으로 입장하려는 사람들을 대상으로만 진행됐다. 호텔 출입구에서는 보안 검색이 이뤄지지 않았던 것. 대피 역시 원활하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로이터 통신과 미국 라디오 방송인 KFGO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총격 발생 후 30여 초 만에 행사장을 나왔다. 하지만 루비오 장관과 헤그세스 장관은 150초가 지난 뒤 행사장을 나왔다. ● 용의자도 허술한 보안 상황 조롱 산탄총, 권총, 칼 등을 소지했던 앨런은 전날 범행 직전 직접 쓴 ‘선언문(manifesto)’에서 행사장의 허술한 보안 상황을 조롱했다. 뉴욕포스트에 따르면 앨런은 선언문에서 “비밀경호국은 도대체 뭘 하고 있는 거냐”며 “모든 길목에 보안 카메라가 있고, 호텔 방은 도청되고, 3m마다 무장 요원이 깔려 있고, 금속 탐지기가 넘쳐날 줄 알았지만 내가 마주한 건 아무것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또 “만약 내가 미국 시민이 아니라 이란 요원이었다면, 여기에 M2 기관총(Ma Deuce)을 들고 들어왔어도 아무도 눈치채지 못했을 것”이라며 “정말 어처구니없는 일”이라고 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비밀경호국과 모든 법집행기관은 아주 뛰어났다”며 “항상 꼬투리를 잡고 이것저것 말할 순 있지만 그들은 훌륭했다”고 보안 논란에 반박했다. 그 대신 그는 “우리는 크고 아름답고, 모든 면에서 매우매우 안전한 연회장을 짓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사건을 명분으로 과도한 예산 등으로 논란이 되고 있는 백악관 내 대형 연회장 건설의 필요성을 주장한 것이다.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5일(현지 시간) 백악관 출입기자협회(WHCA) 만찬 행사 도중 총격 사건을 일으킨 용의자에 대해 “그는 급진화됐다”며 “정신적으로 문제가 많은 사람”이라고 26일 주장했다. 특히 용의자가 반(反)기독교 성향이란 점을 거듭 강조했다. 이번 사건이 급진화됐고, 동시에 ‘반기독교 성향’을 지닌 사람이 초래한 공격이라고 규정한 것이다.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핵심 지지층인 보수 유권자를 결집하겠단 의도란 해석이 나온다.● 트럼프, 총격 사고 배후로 급진 좌파와 반기독교주의 강조 트럼프 대통령은 26일 폭스뉴스, CBS방송 등과의 인터뷰에서 용의자인 콜 토머스 앨런(31)에 대해 “기독교인을 증오하는 건 확실하다”고 밝혔다. 또 용의자의 범행 동기에 대한 질문엔 “그는 오랫동안 마음속에 많은 증오를 품고 있었다”며 “그건 종교적인 문제로, 강하게 반기독교적이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런 사람들이 생기는 이유를 “‘노 킹스’ 같은 것들 때문”이라고도 했다. 미 전역에서 이어져 온 반(反)트럼프 시위인 ‘노 킹스(No Kings·왕은 없다)’ 시위가 급진 좌파를 만들어냈단 취지로 주장한 셈이다. 그는 앞서 지난해 9월 우파 활동가 찰리 커크가 연설 중 총격으로 사망했을 때도 추모식에서 “싸워야 한다. 그게 우리나라를 구하는 것”이라며 커크의 암살 배후로 급진 좌파를 겨냥한 바 있다. 또 같은 달 미 북부 미시간주 그랜드블랭크의 예수그리스도후기성도교회(모르몬교)에서 발생한 총격 사건 뒤에도 “기독교인을 겨냥한 또 하나의 표적 공격”이라며 그 배후에 급진 좌파가 있다고 주장했다. 사람들이 주목하는 총격 사건 등이 발생할 때마다 복음주의·보수 기독교 유권자 등의 심리를 자극해 지지층을 결집하고, 사건을 정치적으로 해석하려는 패턴을 반복해온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인터뷰에서 사건 당시 긴박한 상황도 묘사했다. 그는 그때 ‘쾅’ 소리가 들렸다면서 “쟁반이 떨어진 소리이길 바랐지만, 아니었다”고 떠올렸다. 또 경호원들에게 둘러싸여 행사장 밖으로 나갈 땐 자신이 상황을 보고 싶어서 “잠깐만 내가 보게 해줘”라고 요구했다면서, 그게 경호원들의 행동을 조금 느리게 만들었을 수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만찬장에서 총성이 들린 직후 부상자가 있을지 우려했느냐는 질문엔 “걱정하지 않았다”며 “우린 미친 세상에 살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번 사태의 근본 원인을 급진화된 좌파 세력 등이 만든 환경 탓으로 또 한번 돌리는 동시에, 자신은 그런 상황에서도 동요하지 않는 지도자임을 강조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또 용의자가 보안검색대를 통과해 빠르게 지나간 장면과 관련해선 “NFL(미국프로미식축구리그)이 영입해야 할 만큼 빠르게 달렸다”며 “영상에서 (용의자는) 거의 흐릿한 형체처럼 보인다”고 했다. 그러면서 비밀경호국(SS) 요원들은 그를 보자마자 총을 뽑았다며 “매우 전문적이었다”고 추켜세웠다.● 용의자, 트럼프는 물론 고위 관료들도 표적 삼아 한편 용의자인 앨런은 전날 범행 직전 “나는 더는 소아성애자, 강간범, 반역자가 그의 범죄로 내 손을 더럽히는 것을 허용하지 않겠다”고 밝혔다고 뉴욕포스트가 앨런이 가족들에게 보낸 ‘선언문(manifesto)’을 입수해 보도했다. 뉴욕포스트는 이를 두고 이번 범행의 핵심 표적이 트럼프 대통령임을 확인한 것으로 해석했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CBS방송 인터뷰에서 진행자가 이 부분을 언급하자 “나는 강간범이나 소아성애자가 아니다”라면서 “당신은 어떤 아픈 사람이 쓴 쓰레기를 읽고 있다”며 불쾌한 감정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앨런은 또 선언문에서 범행 표적에 대해 “고위직 관료들이 우선순위”라고 적어 트럼프 대통령은 물론이고 당시 현장에 있던 다수의 고위직 인사들도 노렸음을 시사했다. 특히 그는 자신이 ‘기독교인’이라고 주장하며 “타인이 억압받을 때 (누가 네 오른뺨을 친다면) 왼뺨까지 돌려 대는 것은 기독교적 행동이 아니다”라고도 했다. 이어 “그것은 억압자의 범죄에 공모하는 것”이라고 주장하며 자신의 범행을 정당화했다.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

25일(현지 시간) 미국 백악관 출입기자협회(WHCA) 만찬 행사 중 발생한 총격 사건과 관련해 행사의 전반적인 보안이 지나치게 허술했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이번 행사에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J D 밴스 부통령을 포함해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 등이 참석했다. 그런데도 이 행사엔 다른 고위급 행사보다 낮은 수준의 보안이 적용됐다고 계획을 잘 아는 당국자를 인용해 워싱턴포스트(WP)가 26일 보도했다.● 비밀경호국, 연회장과 그 주변만 보호 구역으로 간주미국에선 통상 대통령 취임식이나 국정연설(State of the Union) 같이 다수의 고위 인사가 모이는 공식 행사는 ‘국가 특별 보안 행사(NSSE·National Special Security Event)’로 지정된다. 국토안보부 장관이 NSSE를 지정하면 비밀경호국(SS)이 전체 보안을 총괄하게 돼 있는 것. 하지만 이번 백악관 만찬 행사는 NSSE로 지정되지 않았다고 WP는 지적했다.WP는 또 SS가 연회장과 그 주변만을 보호 구역으로 간주했고, 호텔 전체에 대한 책임은 지지 않았다고 수사 관계자들을 인용해 전했다. 호텔 외부에선 워싱턴 경찰이 도로 통제와 교통을 담당했지만, 수천 명의 참석자와 호텔 전체 보안에 대해선 명확한 책임 주체가 없었다는 의미다. 심지어 용의자인 콜 토마스 앨런(31)은 호텔에 객실도 예약한 상태였다.행사 전후 허술한 보안 조치도 문제로 지적된다. 참석자들은 종이나 디지털 초대장(티켓)만 소지하면 호텔에 입장할 수 있었고, 금속 탐지기를 통과하기 전까지 몇 시간 동안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었다. 실제로 전날 행사가 열린 ‘워싱턴 힐튼’ 호텔에서 금속탐지기를 동원한 보안 검색은 본행사인 만찬이 진행된 호텔 내 ‘인터내셔널 볼룸’으로 입장하려는 사람들을 대상으로만 진행됐다. 호텔 출입구에서는 보안 검색이 이뤄지지 않았던 것.대피 역시 원활하지 않았단 지적이 나온다. 미국 라디오 방송인 KFGO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총격 발생 후 30여 초 만에 행사장을 나왔다. 루비오 장관과 피트 헤그세스 장관은 150초가 지난 뒤 행사장을 나왔다. ● 용의자도 허술한 보안 상황 조롱산탄총, 권총, 칼 등을 소지했던 앨런은 전날 범행 직전 직접 쓴 ‘선언문(manifesto)’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물론 고위관리까지 동시에 표적으로 삼으며 행사장의 허술한 보안 상황을 조롱했다. 뉴욕포스트에 따르면 앨런은 선언문에서 “비밀경호국은 도대체 뭘 하고 있는 거냐”며 “모든 길목에 보안 카메라가 있고, 호텔 방은 도청되고, 3m마다 무장 요원이 깔려 있고, 금속 탐지기가 넘쳐날 줄 알았지만 내가 마주한 건 아무 것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또 “만약 내가 미국 시민이 아니라 이란 요원이었다면, 여기에 M2 기관총(Ma Deuce)을 들고 들어왔어도 아무도 눈치채지 못했을 것”이라며 “정말 어처구니없는 일”이라고 했다.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비밀경호국과 모든 법집행기관은 아주 뛰어났다”며 “항상 꼬투리를 잡고 이것저것 말할 수는 있지만, 그들은 훌륭했다”며 보안 논란에 반박했다. 대신 그는 “우리는 크고 아름답고, 모든 면에서 매우 매우 안전한 연회장을 짓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사건을 명분으로 과도한 예산 등으로 논란이 되고 있는 백악관 내 대형 연회장 건설의 필요성을 주장한 것이다.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

“엎드려, 엎드려!” 미국 동부 시간 25일 오후 8시 30분(한국 시간 26일 오전 9시 30분)경 미국 워싱턴의 힐튼호텔 지하 연회장. 집권 1기 때부터 언론과 불편한 관계였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1921년부터 매년 개최됐던 백악관 출입기자협회(WHCA) 주최 만찬에 처음으로 참석하는 자리여서 미국 안팎에서 큰 주목을 받았다.하지만 산탄총, 권총, 칼 등을 소지한 용의자 콜 토머스 앨런(31)이 보안검색대를 향해 돌진하며 연회장에 난입하려 하면서, 2600여 명이 운집한 행사장은 아수라장이 됐다. 중무장한 백악관 비밀경호국(SS) 요원들이 재빨리 트럼프 대통령과 부인 멜라니아 여사, J D 밴스 부통령 등 고위 인사들이 앉은 연회장 앞쪽 단상으로 달려갔다. 요원들은 “비켜라”라고 외치며 대통령과 주요 인사를 무대 뒤쪽 연회장 밖으로 대피시켰다. 참석자들은 겁에 질린 표정으로 테이블 아래로 몸을 숨겼다.트럼프 대통령은 사건 직후 백악관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30일 안에 행사를 다시 개최하고 나 역시 참석하겠다”고 밝혔다. 또 이번 사건을 계기로 자신이 추진하는 백악관 내 새 연회장 건설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총소리와 함께 아수라장 된 연회장CNN 등에 따르면 총성은 참석자들에게 전채 요리가 제공됐을 무렵 들렸다. 이때 트럼프 대통령은 CBS방송 기자인 웨이자 장 등과 대화를 나누는 중이었고, 그 앞으론 250개 이상의 테이블에 나눠 앉은 참석자들이 있었다. 웨이터들이 샐러드 접시를 치울 때쯤 로비 쪽에서 큰 ‘팝’ 소리가 났고, 누군가 엎드리라고 외쳤다. SS 요원들은 대통령과 주요 인사를 행사장 밖으로 대피시켰다. 몸을 수그린 채 무대를 내려가던 중 트럼프 대통령은 잠시 비틀거리기도 했지만, 요원의 도움으로 일어섰다.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 보건장관, 더그 버검 내무장관 등도 바닥에 엎드리고 있다가 한 명씩 밖으로 퇴장했다. 당시 행사장에 있던 BBC방송의 시각장애 앵커 게리 오도너휴는 “반자동 무기가 내는 낮고 둔탁한 소리임을 깨달았다. 유리 깨지는 소리도 들렸다”며 당시의 긴박한 상황을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 또한 기자회견에서 처음 총성을 들었던 땐 “쟁반 떨어지는 소리인 줄 알았다”면서 “꽤 큰 소리였고, 멀리서 들렸다”고 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무대 뒤에 있다가 행사가 재개되면 다시 참석하고자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SS의 권고에 따라 백악관으로 돌아갔다. 다른 참석자들 역시 오후 10시 전엔 대부분 연회장을 빠져나갔다.목격자 증언에 따르면 총격범은 감시가 느슨했던 행사장 입구 인근의 공간에서 무기를 준비했다. 한 자원봉사자는 뉴욕포스트에 “그는 그 방 안에 있었고 가방에서 무기를 꺼낸 것 같다”며 “무기는 길었고 일반적인 총처럼 보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 “그 자리에서 무기를 조립한 뒤 연회장으로 내려가는 계단 쪽으로 달려갔다”고 증언했다. 이날 참석자 중엔 지난해 9월 피살된 청년 보수 활동가이자 터닝포인트USA 대표 찰리 커크의 아내 에리카도 있었다. 그는 폭스뉴스의 초청으로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CNN의 세라 시드너 기자는 에리카가 눈물을 흘리며 만찬장을 빠져나갔다고 전했다.● 대통령 행사인데도 보안 허술했단 지적 나와이번 행사의 보안이 허술했단 지적도 나온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이날 호텔 입구에는 금속 탐지기가 없었다. 호텔 내부인 행사장 근처에만 금속 탐지기가 있었다. 또 시드너 기자는 이날 참석자들이 도착 즉시 신분증 확인이나 가방 검사를 요구받지 않았다며 “보안 수준에 대한 의문이 많이 제기될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 BBC방송도 대통령과 고위 행정부 인사들이 참석하는 행사는 최고 수준의 보안이 갖춰져야 한다며 SS와 주최 측의 준비가 부실했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날 행사장 밖에서는 수십 명의 시위대가 모여 대통령의 언론 탄압을 항의했다. 일부는 “언론은 죽었다”는 팻말도 들었다.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김윤진 기자 kyj@donga.com}

미국 워싱턴의 힐튼호텔에서 25일(현지 시간) 열린 백악관 출입기자협회(WHCA) 만찬 행사 중 총격 사건이 발생했다. 만찬에 참석 중이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부인 멜라니아 여사, J D 밴스 부통령 등 참석자들은 총소리가 난 뒤 모두 피신했고, 무사한 상태다. 용의자 콜 토머스 앨런(31)은 현장에서 체포돼 구금됐다.트럼프 대통령은 같은 날 백악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용의자를 “단독 범행자(lone wolf)”로 규정했다. 앨런이 산탄총, 권총, 여러 개의 칼 등을 소유하고 돌진했지만 “용감한 백악관 비밀경호국(SS) 요원들이 제압했다”고 밝혔다. 그는 범행 동기가 이란 전쟁과 관련이 있느냐는 질문에 “그렇게 생각하진 않는다”고 답했다. 2024년 11월 미 법무부는 이란 혁명수비대의 사주를 받고 트럼프 대통령의 암살 시도를 모의한 혐의로 아프가니스탄 출신의 파르하드 샤케리를 기소했다.이날 총격은 트럼프 대통령이 입장한 지 약 30분 뒤 발생했다. 앨런은 행사장 안으로 진입하기 위해 보안검색대를 향해 돌진하다 제압당했다. 이 과정에서 앨런은 여러 발의 총격을 가했다. 행사장에 배치된 요원 한 명이 총에 맞았지만 방탄조끼를 착용해 큰 부상을 입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CNN 등에 따르면 앨런은 캘리포니아주 토런스 출신으로 명문 캘리포니아공대(칼텍)를 나왔고, 교육 기업인 ‘C2 에듀케이션’에서 근무했다. 집권 1기 때부터 주류 언론과 불화한 트럼프 대통령은 그간 1921년부터 매년 개최됐던 WHCA 만찬에 단 한 번도 참석하지 않았다. 이랬던 그가 처음 참석한 이 행사에서 총격 사건이 발생해 더 큰 주목을 받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30일 이내에 이 행사를 다시 열 것”이라며 “더 크고, 멋지고, 훌륭하게 치러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1981년 3월 로널드 레이건 당시 대통령도 이 호텔에서 존 힝클리 주니어가 쏜 총에 맞아 폐 관통상을 입고 중태에 빠졌다. 45년 만에 같은 장소에서 현직 대통령이 다시 총격 위협에 노출된 셈이다. 토드 블랜치 법무장관 대행은 26일 NBC방송 인터뷰에서 총격범이 대통령을 포함해 실제 트럼프 행정부에서 일하는 사람들을 표적으로 삼았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앨런이 범행 당시 소지하고 있던 총기 2자루는 최근 몇년 이내에 구입했으며 그가 기차를 타고 캘리포니아주에서 워싱턴으로 이동했다고 덧붙였다. 또 연방 공무원에 대한 공격 및 총기 발사, 연방 공무원 살해 미수 등의 혐의로 27일 앨런을 기소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WHCA 만찬 행사 총격을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지지층을 결집하는 계기로 삼으려 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김윤진 기자 kyj@donga.com장은지 기자 jej@donga.com}

미국 워싱턴의 힐튼호텔에서 25일(현지 시간) 열린 백악관 출입기자협회(WHCA) 만찬 행사 중 총격 사건이 발생했다. 만찬에 참석 중이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부인 멜라니아 여사, J D 밴스 부통령 등 참석자들은 총소리가 난 뒤 모두 피신했고, 무사한 상태다. 용의자 콜 토머스 앨런(31)은 현장에서 체포돼 구금됐다.트럼프 대통령은 같은 날 백악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용의자를 “단독 범행자(lone wolf)”로 규정했다. 앨런이 산탄총, 권총, 여러 개의 칼 등을 소유하고 돌진했지만 “용감한 백악관 비밀경호국(SS) 요원들이 제압했다”고 밝혔다. 그는 범행 동기가 이란 전쟁과 관련이 있느냐는 질문에 “그렇게 생각하진 않는다”고 답했다. 2024년 11월 미 법무부는 이란 혁명수비대의 사주를 받고 트럼프 대통령의 암살 시도를 모의한 혐의로 아프가니스탄 출신의 파르하드 샤케리를 기소했다.이날 총격은 트럼프 대통령이 입장한 지 약 30분 뒤 발생했다. 앨런은 행사장 안으로 진입하기 위해 보안검색대를 향해 돌진하다 제압당했다. 이 과정에서 앨런은 여러 발의 총격을 가했다. 행사장에 배치된 요원 한 명이 총에 맞았지만 방탄조끼를 착용해 큰 부상을 입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CNN 등에 따르면 앨런은 캘리포니아주 토런스 출신으로 명문 캘리포니아공대(칼텍)를 나왔고, 교육 기업인 ‘C2 에듀케이션’에서 근무했다. 집권 1기 때부터 주류 언론과 불화한 트럼프 대통령은 그간 1921년부터 매년 개최됐던 WHCA 만찬에 단 한 번도 참석하지 않았다. 이랬던 그가 처음 참석한 이 행사에서 총격 사건이 발생해 더 큰 주목을 받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30일 이내에 이 행사를 다시 열 것”이라며 “더 크고, 멋지고, 훌륭하게 치러낼 것”이라고 강조했다.1981년 3월 로널드 레이건 당시 대통령도 이 호텔에서 존 힝클리 주니어가 쏜 총에 맞아 폐 관통상을 입고 중태에 빠졌다. 45년 만에 같은 장소에서 현직 대통령이 다시 총격 위협에 노출된 셈이다.토드 블랜치 법무장관 대행은 26일 NBC방송 인터뷰에서 총격범이 대통령을 포함해 실제 트럼프 행정부에서 일하는 사람들을 표적으로 삼았다고 밝혔다. 앨런이 범행 당시 소지하고 있던 총기 2자루는 최근 2년 이내에 구입했으며 그가 기차를 타고 캘리포니아주에서 워싱턴으로 이동했다고 덧붙였다. 또 연방 공무원에 대한 공격 및 총기 발사, 연방 공무원 살해 미수 등의 혐의로 27일 앨런을 기소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WHCA 만찬 행사 총격을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지지층을 결집하는 계기로 삼으려 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김윤진 기자 kyj@donga.com장은지}

“우리에겐 시간이 충분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3일(현지 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행사에서 취재진과 만나 “우리는 100% 효과적인 봉쇄 조치를 하고 있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핵심 원유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을 역(逆)봉쇄해 이란의 ‘돈줄’을 옥죄며 대이란 경제 제재가 효과를 내고 있다는 것. 앞으로도 장기전을 각오하고 압박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이에 대해 이란에선 강경파가 우위를 점하면서 미국의 고사 작전에 맞서 끝까지 버티겠다는 결의를 내보이고 있다. 양측이 당장 협상에 나서기보다는 전쟁을 장기전, 소모전으로 끌고 갈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뉴욕타임스(NYT)는 “휴전 이후 어느 쪽도 폭력으로 돌아가길 원치 않는데, 그렇다고 상대 요구에 굴복할 조짐도 안 보인다”며 “조롱과 위협, 해상 충돌이 반복되는 가운데 경제적 비용만 늘고 있다”고 진단했다.● 美-이란, 시간 두고 약점 공략으로 전략 선회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이란과의 합의가 “미국과 동맹, 그리고 세계에 유리할 때만 이뤄질 것”이라며 시간이 걸리더라도 ‘경제적 분노 작전(Operation Economic Fury)’으로 명명한 대이란 경제 제재를 최대한 활용해 이란을 압박하겠다는 기조를 확인했다. 이 같은 발언은 최근 전황 변화와 맞물린 것이다. 미국은 단기적 효과는 크지만 상당한 군사적·재정적 부담을 수반하는 이란 공습 대신에 휴전 후 해상 통제 및 경제 압박으로 방향을 틀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루스소셜에 “나는 미 해군에 호르무즈 해협 수역에 기뢰를 설치하는 모든 선박에 대해, 그것이 소형 선박이라 할지라도 사격해 격침하라고 명령했다”고 썼다. 또 이 해협에서 미군의 기뢰 제거 작전 규모를 “3배로 늘릴 것을 명령한다”고 했다. 이에 대해 이란은 기뢰 추가 매설과 선박 나포로 맞서고 있다. 이날 미 정치매체 액시오스는 이란 혁명수비대 해군이 이번 주에 이란 전쟁 발발 후 두 번째로 호르무즈 해협에 기뢰를 부설했다고 전했다. 이란은 전날엔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 세 척에 발포해 이 중 2척을 나포하며 해협 통제권을 과시했다. 미국과 이란의 이 같은 ‘저강도 대치’는 1980년대 이란-이라크 전쟁 등 일부 중동 전쟁에서 나타난 소모전 양상과 유사하다. 단기간에 결판을 내기보다는 시간을 두고 상대의 약점을 파악해 공략함으로써 자국의 협상력을 높이는 전략이다. 하지만 전쟁이 장기화할 경우 국제유가 등의 부담을 국제사회가 고스란히 떠안을 수밖에 없다.● NYT “모즈타바, 혁명수비대에 의사 결정 위임”이란 내부에서 강경파의 영향력이 커진 것도 전쟁이 장기화할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NYT는 이란의 최고지도자 모즈타바 하메네이가 신변 안전 등을 고려해 강경파 혁명수비대 장군들에게 의사 결정을 위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와 미국과의 2차 종전 협상 불참도 혁명수비대의 결정이었다는 것이다. 이스라엘 채널12 방송은 이날 “지금까지 미국과의 조용한 접촉을 총괄하고 파키스탄에서 복잡한 협상을 이끈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국회의장이 협상단에서 사퇴했다”며 “그 배경엔 혁명수비대 장성들의 도를 넘은 개입이 있었다”고 전했다. 다만 갈리바프 의장은 해당 보도 후 소셜미디어 X에 “이란에는 강경파도 온건파도 존재하지 않는다”고 썼다. 한편, 로이터·AP통신 등은 파키스탄 당국자를 인용해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교장관이 24일(이슬라마바드 현지 시간) 밤 파키스탄 수도 이슬라마바드에 도착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 당국자는 아라그치 장관이 미국과 2차 종전 회담을 가질 가능성이 높다고 AP에 말했다. 하지만 이란 반관영 메흐르통신은 미국과의 접촉 여부에 대한 언급 없이 “아라그치 장관이 24일부터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 오만 무스카트, 러시아 모스크바를 순방하는 일정을 시작할 예정”이라고만 보도했다.동아일보가 만든 미니 히어로콘텐츠 ‘격동의 바다 호르무즈’에서 세계 에너지 질서를 뒤흔드는 이 바닷길의 모든 것을 확인해 보세요.▶ [바로가기] 격동의 바다 호르무즈: 원유 동맥에서 전쟁 인질로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김윤진 기자 kyj@donga.com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미국과 이란이 해상에서 봉쇄를 지속하는 가운데 전쟁이 장기전·소모전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사실상 ‘무기한 휴전’을 선포한 후 이란 역시 전쟁을 재개하지 않으면서 양측 간 공습은 일단 멈췄다.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해상 봉쇄, 역(逆)봉쇄와 더불어 양측의 신경전·선전전이 맞물리며 ‘총성 없는 전쟁’이 이어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3일(현지 시간) 워싱턴 백악관 행사에서 취재진과 만나 이란과의 종전 협상과 관련해 “시간을 두고 진행할 것”이라며 “서두르고 싶진 않다”고 밝혔다. 그는 이날 트루스소셜에도 “내겐 세상의 모든 시간이 있지만, 이란은 그렇지 않다”며 “시간은 그들(이란)의 편이 아니다”라고 썼다. 이번 전쟁이 장기화 국면으로 접어들면 미국이 시간에 더 쫓길 거라는 일각의 관측을 일축한 것. 이란에선 강경파가 주도권을 쥐며 당장의 타협보다는 미국에 맞서 버티기에 들어간 형국이다. 이날 이스라엘 채널12방송은 미국과 1차 종전 협상 때 이란 협상단을 이끈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국회의장이 강경파 혁명수비대의 개입으로 협상 대표에서 물러났다고 전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란 최고지도자 모즈타바 하메네이가 부친과 같은 권력을 행사하지 못하고 있으며, 혁명수비대 장군들이 국정 운영에 절대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이런 가운데 양국의 군사적 대치는 이어지고 있다. 이날 미 중부사령부는 항공모함 조지 H W 부시함의 중동 해역 합류를 공개했다. 이로써 중동에는 총 세 척의 미 항모가 배치돼 군사 압박 수위를 한층 높였다. 이란은 봉쇄 중인 호르무즈 해협에 기뢰를 추가로 설치하며 맞섰다. 물밑에선 외교적 접촉도 이뤄지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교장관이 미국과의 2차 종전 협상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24일(이슬라마바드 현지 시간) 밤늦게 파키스탄 수도 이슬라마바드에 도착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루스소셜에 이스라엘과 레바논의 휴전이 3주 연장될 거라고 밝혔다. 미국과 이란이 2차 종전 협상 날짜도 잡지 못하는 상황에서 이스라엘-레바논의 추가 휴전이 협상 재개를 위한 동력이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파리=유근형 특파원 noel@donga.com}

“우리에겐 시간이 충분하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3일(현지 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행사에서 취재진과 만나 “우리는 100% 효과적인 봉쇄 조치를 하고 있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핵심 원유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을 역(逆)봉쇄해 이란의 ‘돈줄’을 옥죄며 대이란 경제 제재가 효과를 내고 있다는 것. 앞으로도 장기전을 각오하고 압박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이에 대해 이란에선 강경파가 우위를 점하면서 미국의 고사 작전에 맞서 끝까지 버티겠다는 결의를 내보이고 있다. 양측이 당장 협상에 나서기보다는 전쟁을 장기전, 소모전으로 끌고 갈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뉴욕타임스(NYT)는 “휴전 이후 어느 쪽도 폭력으로 돌아가길 원치 않는데, 그렇다고 상대 요구에 굴복할 조짐도 안 보인다”며 “조롱과 위협, 해상 충돌이 반복되는 가운데 경제적 비용만 늘고 있다”고 진단했다.● 美-이란, 시간 두고 상대 약점 공략으로 전략 선회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이란과의 합의가 “미국과 동맹, 그리고 세계에 유리할 때만 이뤄질 것”이라며 시간이 걸리더라도 ‘경제적 분노 작전(Operation Economic Fury)’으로 명명한 대이란 경제 제재를 최대한 활용해 이란을 압박하겠다는 기조를 확인했다.이 같은 발언은 최근 전황 변화와 맞물린 것이다. 미국은 단기적 효과는 크지만 상당한 군사적·재정적 부담을 수반하는 이란 공습 대신에 휴전 후 해상 통제 및 경제 압박으로 방향을 틀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루스소셜에 “나는 미 해군에 호르무즈 해협 수역에 기뢰를 설치하는 모든 선박에 대해, 그것이 소형 선박이라 할지라도 사격해 격침하라고 명령했다”고 썼다. 또 이 해협에서 미군의 기뢰 제거 작전 규모를 “3배로 늘릴 것을 명령한다”고 했다.이에 대해 이란은 기뢰 추가 매설과 선박 나포로 맞서고 있다. 이날 미 정치매체 액시오스는 이란 혁명수비대 해군이 이번 주에 이란 전쟁 발발 후 두 번째로 호르무즈 해협에 기뢰를 부설했다고 전했다. 이란은 전날엔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 세 척에 발포해 이 중 2척을 나포하며 해협 통제권을 과시했다.미국과 이란의 이 같은 ‘저강도 대치’는 1980년대 이란-이라크 전쟁 등 일부 중동 전쟁에서 나타난 소모전 양상과 유사하다. 단기간에 결판을 내기보다는 시간을 두고 상대의 약점을 파악해 공략함으로써 자국의 협상력을 높이는 전략이다. 하지만 전쟁이 장기화할 경우 국제유가 등의 부담을 국제사회가 고스란히 떠안을 수밖에 없다.● NYT “모즈타바, 혁명수비대에 의사 결정 위임”이란 내부에서 강경파의 영향력이 커진 것도 전쟁이 장기화할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NYT는 이란의 최고지도자 모즈타바 하메네이가 신변 안전 등을 고려해 강경파 혁명수비대 장군들에게 의사 결정을 위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와 미국과의 2차 종전 협상 불참도 혁명수비대의 결정이었다는 것이다.이스라엘 채널12 방송은 이날 “지금까지 미국과의 조용한 접촉을 총괄하고 파키스탄에서 복잡한 협상을 이끈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국회의장이 협상단에서 사퇴했다”며 “그 배경엔 혁명수비대 장성들의 도를 넘은 개입이 있었다”고 전했다. 다만 갈리바프 의장은 해당 보도 후 소셜미디어 X에 “이란에는 강경파도 온건파도 존재하지 않는다”고 썼다.한편, 로이터·AP통신 등은 파키스탄 당국자를 인용해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이 24일(이슬라마바드 현지 시간) 밤 파키스탄 수도 이슬라마바드에 도착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 당국자는 아라그치 장관이 미국과 2차 종전 회담을 가질 가능성이 높다고 AP에 말했다. 하지만 이란 반관영 메흐르통신은 미국과의 접촉 여부에 대한 언급 없이 “아라그치 장관이 24일부터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 오만 무스카트, 러시아 모스크바를 순방하는 일정을 시작할 예정”이라고만 보도했다.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김윤진 기자 kyj@donga.com}

미국과 이란이 해상에서 봉쇄를 지속하는 가운데 전쟁이 장기전·소모전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사실상 ‘무기한 휴전’을 선포한 후 이란 역시 전쟁을 재개하지 않으면서 양측 간 공습은 일단 멈췄다.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해상 봉쇄, 역(逆)봉쇄와 더불어 양측의 신경전·선전전이 맞물리며 ‘총성 없는 전쟁’이 이어지고 있다.트럼프 대통령은 23일(현지 시간) 워싱턴 백악관 행사에서 취재진과 만나 이란과의 종전 협상과 관련해 “시간을 두고 진행할 것”이라며 “서두르고 싶진 않다”고 밝혔다. 그는 이날 트루스소셜에도 “내겐 세상의 모든 시간이 있지만, 이란은 그렇지 않다”며 “시간은 그들(이란)의 편이 아니다”라고 썼다. 이번 전쟁이 장기화 국면으로 접어들면 미국이 시간에 더 쫓길 거라는 일각의 관측을 일축한 것.이란에선 강경파가 주도권을 쥐며 당장의 타협보다는 미국에 맞서 버티기에 들어간 형국이다. 이날 이스라엘 채널12방송은 미국과 1차 종전 협상 때 이란 협상단을 이끈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국회의장이 강경파 혁명수비대의 개입으로 협상 대표에서 물러났다고 전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란 최고지도자 모즈타바 하메네이가 부친과 같은 권력을 행사하지 못하고 있으며, 혁명수비대 장군들이 국정 운영에 절대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이런 가운데 양국의 군사적 대치는 이어지고 있다. 이날 미 중부사령부는 항공모함 조지 H W 부시호의 중동 해역 합류를 공개했다. 이로써 중동에는 총 세 척의 미 항모가 배치돼 군사 압박 수위를 한층 높였다. 이란은 봉쇄 중인 호르무즈 해협에 기뢰를 추가로 설치하며 맞섰다. 물밑에선 외교적 접촉도 이뤄지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파키스탄 당국자를 인용해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이 미국과의 2차 종전 협상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24일(이슬라마바드 현지 시간) 밤 늦게 파키스탄 수도 이슬라마바드에 도착할 예정이라고 전했다.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루스소셜에 이스라엘과 레바논의 휴전이 3주 연장될 거라고 밝혔다. 미국과 이란이 2차 종전 협상 날짜도 잡지 못하는 상황에서 이스라엘-레바논의 추가 휴전이 협상 재개를 위한 동력이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전쟁의 장기화 와중에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시간’이라는 수렁에 빠졌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22일(현지 시간)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기약 없이 길어지는 휴전 기간에 관해 “시간 압박은 없다”고 주장했다. 또 정치매체 액시오스 등이 보도한 3∼5일의 휴전 연장 가능성에 대해서도 “사실이 아니다”라며 자신이 11월 미국 중간선거 전에 전쟁을 끝내고 싶어 한다는 일각의 관측을 부정했다. 다만 그의 이런 태도가 전쟁이 출구 없이 길어지는 것에 대한 불안감을 보여주는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이란과의 종전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진 상황에서 미국 법 또한 트럼프 대통령의 발목을 잡고 있다. 미국의 ‘전쟁권한법(War Powers Act)’은 대통령이 의회의 무력 사용 승인 없이 적대 행위에 투입한 미군을 60일 이내에 철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란 전쟁은 올 2월 28일 발발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3월 2일 의회에 전쟁 개시를 통보했다. 이 통보 후 60일은 다음 달 1일이다. 야당 민주당이 전쟁을 강하게 반대하는 와중에 의회를 등진 채 전쟁을 한다는 건 트럼프 대통령과 집권 공화당이 매우 큰 정치적 부담을 떠안아야 한다는 점을 뜻한다. 뉴욕타임스(NYT)는 일부 공화당 의원도 60일을 넘기는 것에 동의하지 않고 있다고 보도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 행정부가 200억 달러(약 30조 원)의 이란 동결 자금을 해제하려는 검토에 착수했다고 보도했다. 이 역시 미국이 직면한 시간 압박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이란을 종전 협상 테이블에 앉히고, 좀 더 조속히 합의를 이끌어 내기 위해 미국이 ‘돈’이라는 당근이 포함된 협상안을 준비 중이란 뜻이기 때문이다. 앞서 2015년 버락 오바마 행정부는 이란과 핵합의(JCPOA)를 맺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1기 때인 2018년 5월 이 합의를 일방적으로 파기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오바마 행정부가 이란에 지급하기로 한 17억 달러(약 2조5500억 원)를 두고 “현금 뭉치를 건네려 했다”며 강하게 비난했다. 하지만 현재는 자신 역시 돈을 토대로 이란과 협상에 나서는 것을 고려하는 상황인 것이다. 또 WP는 미국은 전쟁 뒤 이란에서 협상을 강조하는 온건파가 힘을 얻을 것으로 전망했지만, 시간이 갈수록 혁명수비대 등 강경파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역시 트럼프 대통령에겐 불리한 요소다. 다만, 이란 역시 시간의 딜레마에 빠진 건 마찬가지다. 현재는 버티기로 일관하고 있지만 전쟁 발발 뒤 봉쇄했던 원유 수송로 호르무즈 해협을 미국이 역(逆)봉쇄하면서 이란의 전쟁 자금줄이던 원유 수출길이 막혔다. 핵심 원유 수출 거점인 하르그섬의 저장 시설 또한 포화 상태로 치닫고 있다. 2002년 핵 개발 의혹 제기 후 강도 높은 서방의 경제 제재가 이어진 가운데 이번 전쟁까지 겹치면서 이란이 짊어져야 할 경제적 부담 역시 급증했다.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파리=유근형 특파원 noel@donga.com}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전쟁의 장기화 와중에 미국의 대(對)이란 해상 봉쇄를 주도하는 해군의 핵심 고위 관계자 중 한 명인 존 펠런 해군장관이 22일(현지 시간) 사임했다. 미국 전쟁부(국방부)는 구체적인 이유를 공개하지 않았지만 워싱턴포스트(WP)는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 등과의 반복적인 충돌에 따른 사실상의 경질일 가능성을 제기했다. 앞서 이달 2일에도 역시 헤그세스 장관과의 불화로 랜디 조지 전 육군참모총장이 경질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해 1월 재집권 뒤 찰스 브라운 전 합참의장, 리사 프란체티 전 해군참모총장 등 조 바이든 전 대통령 시절 임명된 군 수뇌부를 대거 사퇴시켰다. WP는 펠런 장관까지 이어진 군 수뇌부들의 사퇴를 광범위한 인사 숙청(purge)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이란과의 전쟁이 계속되는 ‘전시 상황’에서도 군 최고위 인사들이 갑작스럽게 연이어 교체되는 건 트럼프 행정부 내 혼란상을 그대로 보여준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또 전쟁 중임에도 군 지휘 체계가 안정적이지 못하다는 우려를 키운다.● 헤그세스, ‘황금 함대’ 계획 주도 해군장관 경질 숀 파넬 미 국방부 수석대변인은 22일 X에 “펠런 장관이 행정부를 떠난다. 즉시 효력이 발생한다”고 밝혔다. 베트남 난민 출신인 훙카우 해군차관이 당분간 장관직을 대행한다고 덧붙였다. 민간인이 맡는 해군장관은 해군 및 해병대의 훈련, 장비(무기) 구입, 행정 등을 관리한다. 지휘 체계상 국방장관에게 직보한다. 지난해 3월 해군 수장이 된 펠런 장관은 월가 금융 전문가로 군 경력은 없었다. 한국과 협력해 미국 조선업을 재건한다는 ‘마스가(MASGA·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 프로젝트에도 관여하며 지난해 4월 울산의 HD현대중공업 본사, 경남 거제의 한화오션 사업장 등도 방문했다. 그는 2024년 11월 미국 대선 당시 트럼프 대통령을 적극 후원했다. 미 정치매체 액시오스는 헤그세스 장관이 펠런 장관이 자신을 거치지 않고 트럼프 대통령과 직접 연락하는 것에 불만이 컸다고 전했다. 특히 펠런 장관은 미군이 거대 전함을 다시 도입하자는 이른바 ‘황금 함대’ 계획을 주도하면서 헤그세스 장관 측과 대립했다. 잠수함, 스텔스기, 전자전 장비 등을 강조하는 방침과 맞지 않았다는 것이다. WP는 함정 건조 일정이 지연되고, 미 군함의 해외 생산이 가능하다는 식의 발언을 한 것도 펠런 장관이 자리에서 물러나게 된 배경으로 꼽았다. NYT는 펠런 장관의 사임이 이란 전쟁 전반, 미국과 이란이 모두 봉쇄 중인 원유 수송로 호르무즈 해협 개방을 위한 미군의 군사 작전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낮다면서도 “토마호크 미사일과 고성능 방공 시스템의 재고를 보충하는 해군의 작업이 어려워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 헤그세스와 육군장관 갈등 격화 전망도 이번 사태로 우크라이나 전쟁의 중재에 관여하고 있으며 J D 밴스 미국 부통령의 예일대 동문이기도 한 댄 드리스컬 미 육군장관과 헤그세스 장관의 갈등이 격화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조지 전 참모총장이 경질된 직후 헤그세스 장관이 조지 전 참모총장과 가까운 드리스컬 장관에 대한 견제 차원에서 그를 해임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논란이 일었다. 헤그세스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신임을 받으며 차기 국방장관 후보로도 거론되는 드리스컬 장관을 강하게 견제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 세계적으로 전례 없는 군사적 임무가 수행되는 시기에 헤그세스 장관이 개인적인 앙심에 따라 결정을 내리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국방부 내부와 일부 트럼프 측근 사이에서 제기되고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다른 부처들도 수뇌부 경질 혹은 경질 가능성으로 인한 혼란을 겪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전쟁 발발 뒤 크리스티 놈 전 국토안보장관, 팸 본디 전 법무장관, 로리 차베즈더리머 전 노동장관 등 3명의 장관을 경질했다. WSJ는 크리스 라이트 에너지장관, 털시 개버드 국가정보국(DNI) 국장 등도 경질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라이트 장관은 “이란 전쟁 여파로 고유가가 이어질 수 있다”는 발언으로, 개버드 국장은 최근 의회 청문회에서 이란 전쟁에 관해 적극적인 지지 의사를 안 밝혀 트럼프 대통령의 불만을 산 것으로 알려졌다.김윤진 기자 kyj@donga.com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전쟁의 장기화 와중에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시간’이라는 수렁에 빠졌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22일(현지 시간)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기약 없이 길어지는 휴전 기간에 관해 “시간 압박은 없다”고 주장했다. 또 정치매체 액시오스 등이 보도한 3~5일의 휴전 연장 가능성에 대해서도 “사실이 아니다”라며 자신이 11월 미국 중간선거 전에 전쟁을 끝내고 싶어 한다는 일각의 관측을 부정했다. 다만 그의 이런 태도가 전쟁이 출구 없이 길어지는 것에 대한 불안감을 보여주는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이란과의 종전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진 상황에서 미국 법 또한 트럼프 대통령의 발목을 잡고 있다. 미국의 ‘전쟁권한법(War Powers Act)’은 대통령이 의회의 무력 사용 승인 없이 적대 행위에 투입한 미군을 60일 이내에 철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란 전쟁은 올 2월 28일 발발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3월 2일 의회에 전쟁 개시를 통보했다. 이 통보 후 60일은 다음 달 1일이다.야당 민주당이 전쟁을 강하게 반대하는 와중에 의회를 등진 채 전쟁을 한다는 건 트럼프 대통령과 집권 공화당이 매우 큰 정치적 부담을 떠안아야 한다는 점을 뜻한다. 뉴욕타임스(NYT)는 일부 공화당 의원도 60일을 넘기는 것에 동의하지 않고 있다고 보도했다.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 행정부가 200억 달러(약 30조 원)의 이란 동결 자금을 해제하려는 검토에 착수했다고 보도했다. 이 역시 미국이 직면한 시간 압박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이란을 종전 협상 테이블에 앉히고, 좀 더 조속히 합의를 이끌어 내기 위해 미국이 ‘돈’이라는 당근이 포함된 협상안을 준비 중이란 뜻이기 때문이다.앞서 2015년 버락 오바마 행정부는 이란과 핵합의(JCPOA)를 맺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1기 때인 2018년 5월 이 합의를 일방적으로 파기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오바마 행정부가 이란에 지급하기로 한 17억 달러(약 2조5500억 원)를 두고 “현금 뭉치를 건네려 했다”며 강하게 비난했다. 하지만 현재는 자신 역시 돈을 토대로 이란과 협상에 나서는 것을 고려하는 상황인 것이다.또 WP는 미국은 전쟁 뒤 이란에서 협상을 강조하는 온건파가 힘을 얻을 것으로 전망했지만, 시간이 갈수록 혁명수비대 등 강경파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역시 트럼프 대통령에겐 불리한 요소다.다만, 이란 역시 시간의 딜레마에 빠진 건 마찬가지다. 현재는 버티기로 일관하고 있지만 전쟁 발발 뒤 봉쇄했던 원유 수송로 호르무즈 해협을 미국이 역(逆)봉쇄하면서 이란의 전쟁 자금줄이던 원유 수출길이 막혔다. 핵심 원유 수출 거점인 하르그섬의 저장시설 또한 포화 상태로 치닫고 있다. 2002년 핵 개발 의혹 제기 후 강도 높은 서방의 경제 제재가 이어진 가운데 이번 전쟁까지 겹치면서 이란이 짊어져야 할 경제적 부담 역시 급증했다.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파리=유근형 특파원 noel@donga.com}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전쟁의 장기화 와중에 미국의 대(對)이란 해상 봉쇄를 주도하는 해군의 핵심 고위 관계자 중 한 명인 존 펠런 해군장관이 22일(현지 시간) 사임했다. 미국 국방부(전쟁부)는 구체적인 이유를 공개하지 않았지만 워싱턴포스트(WP)는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 등과의 반복적인 충돌에 따른 사실상의 경질일 가능성을 제기했다. 앞서 이달 2일에도 역시 헤그세스 장관과의 불화로 랜디 조지 전 육군 참모총장이 경질됐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해 1월 재집권 뒤 찰스 브라운 전 합참의장, 리사 프란체티 전 해군 참모총장 등 조 바이든 전 대통령 시절 임명된 군 수뇌부를 대거 사퇴시켰다. WP는 펠런 장관까지 이어진 군 수뇌부들의 사퇴를 광범위한 인사 숙청(purge)이라고 평가했다.특히 이란과의 전쟁이 계속되는 ‘전시(戰時) 상황’에서도 군 최고위 인사들이 갑작스럽게 연이어 교체되는 건 트럼프 행정부 내 혼란상을 그대로 보여준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또 전쟁 중임에도 군 지휘체계가 안정적이지 못하다는 우려를 키운다.● 헤그세스, ‘황금 함대’ 계획 주도 문민 해군 장관 해임숀 파넬 미 국방부 수석대변인은 22일 X에 “펠런 장관이 행정부를 떠난다. 즉시 효력이 발생한다”고 밝혔다. 베트남 난민 출신인 훙카우 해군 차관이 당분간 장관직을 대행한다고 덧붙였다. 민간인이 맡는 해군장관은 해군 및 해병대의 훈련, 장비(무기) 구입, 행정 등을 관리한다. 지휘 체계상 국방장관에게 직보한다. 지난해 3월 해군 수장이 된 펠런 장관은 월가 금융 전문가로 군 경력은 없었다. 한국과 협력해 미국 조선업을 재건한다는 ‘마스가(MASGA·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 프로젝트에도 관여하며 지난해 4월 울산의 HD현대중공업 본사, 경남 거제의 한화오션 사업장 등도 방문했다.그는 2024년 11월 미국 대선 당시 트럼프 대통령을 적극 후원했다. 정치매체 액시오스는 헤그세스 장관이 펠런 장관이 자신을 거치지 않고 트럼프 대통령과 직접 연락하는 것에 불만이 컸다고 전했다. 특히 펠런 장관은 미군이 거대 전함을 다시 도입하자는 이른바 ‘황금 함대’ 계획을 주도하면서 헤그세스 장관 측과 대립했다. 잠수함, 스텔스기, 전자전 장비 등을 강조하는 방침과 맞지 않았다는 것이다. WP는 함정 건조 일정이 지연되고, 미 군함의 해외 생산이 가능하다는 식의 발언을 한 것도 펠런 장관이 자리에서 물러나게 된 배경으로 꼽았다.NYT는 펠런 장관의 사임이 이란 전쟁 전반, 미국과 이란이 모두 봉쇄 중인 원유 수송로 호르무즈 해협 개방을 위한 미군의 군사 작전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낮다면서도 “토마호크 미사일과 고성능 방공 시스템의 재고를 보충하는 해군의 작업이 어려워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헤그세스와 육군장관 갈등 격화 전망도이번 사태로 우크라이나 전쟁의 중재에 관여하고 있으며 J D 밴스 미국 부통령의 예일대 동문이기도 한 댄 드리스컬 미국 육군장관과 헤그세스 장관의 갈등이 격화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조지 전 참모총장이 경질된 직후 헤그세스 장관이 조지 전 참모총장과 가까운 드리스컬 장관에 대한 견제 차원에서 그를 해임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논란이 일었다. 헤그세스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신임을 받으며 차기 국방장관 후보로도 거론되는 드리스컬 장관을 강하게 견제해온 것으로 알려졌다.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 세계적으로 전례 없는 군사적 임무가 수행되는 시기에 헤그세스 장관이 개인적인 앙심에 따라 결정을 내리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국방부 내부와 일부 트럼프 측근 사이에서 제기되고 있다”고 전했다.트럼프 2기 행정부의 다른 부처들도 수뇌부 경질 혹은 경질 가능성으로 인한 혼란을 격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전쟁 발발 뒤 크리스티 놈 전 국토안보장관, 팸 본디 전 법무장관, 로리 차베즈더리머 전 노동장관 등 3명의 장관을 경질했다. WSJ는 크리스 라이트 에너지장관, 털시 개버드 국가정보국(DNI) 국장 등도 경질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라이트 장관은 “이란 전쟁 여파로 고유가가 이어질 수 있다”는 발언으로, 개버드 국장은 최근 의회 청문회에서 이란 전쟁에 관해 적극적인 지지 의사를 안 밝혀 트럼프 대통령의 불만을 산 것으로 알려졌다.김윤진 기자 kyj@donga.com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정동영 통일부 장관의 북한 핵 시설 소재지 언급에 따른 미국의 대북정보 공유 제한 조치로 ‘평안북도 구성’이 사실상 제3의 핵 시설 소재지로 공식화됐다. 구성은 2010년대 중반부터 핵 시설 소재지로 추정됐으나 정부 고위 당국자를 통해 “90% 무기급 우라늄”을 농축하는 핵 시설로 언급된 것은 정 장관의 발언이 처음이다. 정 장관은 지난달 6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서 “북은 90% 무기급 우라늄을 만든다”며 “영변과 구성, 강선에 우라늄 농축 시설이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정부 소식통은 22일 “구성은 2019년 이후 군과 정보기관이 북한의 가장 중요한 핵 관련 시설로 주목해온 곳”이라며 “북한이 지금까지 공개하지 않은 것도 그만큼 중요한 핵심 시설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북한의 대표적인 핵 시설 소재지인 영변, 강선과 달리 구성은 2016년 미국 싱크탱크 과학국제안보연구소(ISIS) 보고서 등에서 핵 시설 추정 지역으로 언급됐을 뿐 핵 시설로 공식 확인된 적은 없다.당시 ISIS 보고서는 구성에 “200∼300개의 원심분리기가 있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했으나 현재는 훨씬 많은 양의 원심분리기가 가동되고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고농축우라늄(HEU) 시설은 설비 규모가 작고 지하에 설치할 경우 한미 정찰자산을 통한 포착이 쉽지 않다. 그러한 이유로 한미 당국은 구성 핵 시설 정보에 대해 보안을 강조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ISIS 등 미국 싱크탱크가 구성에 우라늄 농축 시설이 가동 중일 가능성을 지적한 것도 직접적인 핵 활동 증거 대신 북한의 원심분리기 장비 조달 규모 등 간접적인 정황을 종합해 내린 판단이다. 미국은 정 장관의 발언 내용과 시점 등을 토대로 한미 간에 공유한 민감 정보를 유출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신범철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구성에 대한 언급이 자칫 미국의 정보자산을 노출할 수 있기 때문에 미국에서 민감하게 본 것”이라며 “실제 구성에 대한 정보가 정 장관의 발언 전 한국 측에 전달됐을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정부 관계자는 “정 장관의 구성 발언은 미국의 정보와 무관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통일부는 이날 “장관의 ‘구성’ 언급은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의 (지난달 2일) 연설 내용을 언급하며 북핵 문제의 심각성과 시급성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고위 당국자는 정 장관의 북한 핵 시설 정보 유출 논란과 관련해 “미국 정부는 비공식 채널들을 통해 공유된 민감한 정보를 모든 파트너가 철저히 보호(safeguard)할 것을 기대한다”고 21일(현지 시간) 밝혔다.권오혁 기자 hyuk@donga.com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행정부 내 누구도 모르는 것 같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관계자는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전쟁을 둘러싼 백악관 내부 기류를 이같이 전했다고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가 21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이 관계자는 “계획이 무엇인지, 지금 우리가 무엇을 목표로 하는지도 알 수 없다”며 “완전한 엉망진창이고, 책임지는 사람도 전혀 없다”고 토로했다. 이번 전쟁과 관련된 백악관의 내부 혼란이 도마에 오른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돌연 이란과의 휴전을 협상이 끝날 때까지 연장하겠다고 발표했다. 전날 21일이던 휴전 종료 기한을 하루 연장하더니, 이번엔 시한도 언급하지 않은 채 연장을 선언한 것이다. 그는 지난달 21일엔 호르무즈 해협을 48시간 내에 완전히 개방하지 않으면 이란을 초토화하겠다고 했다. 이때부터 공격 유예와 휴전 선언을 반복하며 한 달 새 최후통첩 4번, 휴전 선언 3번을 했다. 이처럼 트럼프 대통령의 갈팡질팡하는 모습이 이어지면서 협상 상대인 이란의 불신은 커지고, 미국의 압박 효과도 떨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 트럼프 행정부 내부의 혼란도 가중되고 있다.● 이란 협상단 파견 불가 통보에 밴스 출국 취소 트럼프 대통령은 21일 오전 CNBC방송 인터뷰에서 “휴전 기간을 연장할 생각이 없다”며 “합의가 불발되면 이란을 폭격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하지만 같은 날 오후 그는 이란 정부 내 심각한 분열이 존재한다며 이란이 통일된 협상안을 제출하고 미국과의 논의가 결론 날 때까지 휴전을 연장하겠다고 밝혔다. 몇 시간 만에 자신의 주장을 완전히 바꾼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휴전을 무기한 연장한 건 이란과의 협상이 당장은 힘들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실제로 이란과의 2차 종전 협상을 이끌 예정이던 J D 밴스 미 부통령은 이날 파키스탄으로 가려고 준비 중이었지만, 이란이 막판에 협상단을 보내지 않겠다고 통보해 출국을 접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전했다. 파키스탄행 항공기가 활주로에서 몇 시간씩 대기하는 상황에서 결국 출국 계획이 취소된 것이다. 이처럼 이란이 협상에 적극 나서지 않는 상황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이 전쟁 재개 대신 추가 휴전으로 방향을 튼 것은 확전에 대한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이란과 전면전 수준의 충돌이 발생할 경우 대규모 인명 피해와 국제유가의 추가 급등이 불가피해 11월 중간선거에 심각한 악재가 될 게 분명하다. 일각에선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미국의 역(逆)봉쇄 작전이 이란을 압박하는 데 충분한 효과를 낼 수 있다고 트럼프 대통령이 판단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경제적 분노 작전(Operation Economic Fury)’으로 명명한 대이란 경제 제재를 통해 결국 이란이 협상장으로 나오게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졌을 거란 얘기다. 트럼프 대통령은 22일에도 트루스소셜을 통해 해협 봉쇄를 유지할 것임을 강조하며 “이란이 재정적으로 무너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변덕이 이란과 협상 막아” 휴전 연장으로 일단 전면 충돌은 피했지만, 핵심 쟁점에서 양측의 간격 차는 여전하다. 이에 장기간 대치 가능성도 제기된다. 뉴욕타임스(NYT)는 “양측이 협상 테이블로 복귀해도 이란의 핵 프로그램과 호르무즈 해협 통제를 둘러싸고 여전히 많은 쟁점이 남아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버락 오바마와 조 바이든 행정부 시절 이란과의 협상을 이끌었던 로버트 맬리 전 국제위기그룹 회장은 NYT에 “이란이 양보해야 할 것들은 핵 포기와 같이 구체적이고 되돌릴 수 없는 것들이지만, 미국의 양보는 제재 완화나 자산 동결 해제 등 상황 변화에 따라 다시 철회할 수 있는 ‘가역적’ 조치가 많다”며 간극 좁히기가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에 이란은 합의 이행을 단계별, 점진적 방식으로 진행하길 원한다. 그러나 단기간 내 성과를 내기 위한 트럼프 대통령은 전격 합의를 고집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조바심과 불안감도 향후 협상의 변수로 지목된다. 텔레그래프는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점점 더 예민해지고 있고, 수면 시간도 줄었다고 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소셜미디어에 정제되지 않은 게시물을 쏟아내면서 참모들도 이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텔레그래프는 “트럼프 대통령의 변덕과 짧은 집중력, ‘예스맨’ 군단이 이란과의 평화 가능성을 가로막고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WSJ는 “중재자들과 협상 관계자들에 따르면 미국과 이란은 핵 프로그램 등 핵심 사안에서 절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합의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또 이란의 우라늄 농축 제한, 농축 우라늄 재고 처리,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 등을 포함한 합의의 기본 틀에 양측이 점차 접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안규영 기자 kyu0@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1일(현지 시간) 이란과의 휴전을 연장하겠다고 밝혔다. 전날 그는 이란과의 2차 종전 협상 상황 등을 고려해 당초 21일이던 휴전 종료 기한을 22일로 하루 연장한 데 이어 또다시 휴전 연장을 전격 선언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1일 트루스소셜을 통해 “이란 지도자와 대표들이 하나의 통합된 제안을 마련할 때까지 이란에 대한 공격을 보류해 달라는 요청을 파키스탄 측에서 받았다”며 “이란의 제안이 제출되고 논의가 어떤 형태로든 결론 날 때까지 휴전을 연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휴전 시한을 언급하지 않아 사실상 무기한 연장이란 분석이 나온 가운데, 미 정치매체 액시오스는 22일 소식통을 인용해 일단 3∼5일 정도 휴전 연장을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2차 종전 협상에 대한 희소식이 이르면 금요일(24일)에 나올 수도 있다”고 뉴욕포스트에 밝혔다. 휴전 연장 발표로 전쟁이 격화될 위험은 일단 피하게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양측은 호르무즈 해협 봉쇄와 이란 핵 능력 억제 등 핵심 쟁점을 두고 맞서고 있어 이번 전쟁이 ‘시계 제로’ 상태로 빠져들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란 국영방송 IRIB는 22일 “미국의 휴전 연장을 인정하지 않고, 국익에 따라 행동할 것”이라고 전했다. 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파리=유근형 특파원 noel@donga.com안규영 기자 kyu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