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반(反)중국 성향이 강한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일본 총리가 지난달 21일 집권한 이후 중국과 일본의 갈등이 극한으로 치닫고 있다. 앞서 7일 다카이치 총리가 현직 총리 최초로 대만 유사시 일본이 집단자위권을 발동해 개입할 가능성을 거론하자 중국은 일본 여행 및 유학 자제령을 내리며 일본 경제에 대한 압박으로 맞섰다. 중국 소셜미디어에서는 “일본 여행을 포기하고 일본 제품의 불매 운동에 나서겠다”는 글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양국의 군사 대립 가능성 또한 거론된다. 중국 해경국은 16일 해경 함정 편대가 동중국해의 센카쿠(尖閣)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釣魚島)를 순찰했다고 밝혔다. 일본이 실효 지배 중이지만 중국이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는 곳이다. 중국은 17∼19일 서해 일대에서 실탄 사격 훈련도 실시하기로 했다. 양국의 대립이 장기화하면 동북아를 넘어 국제 정세 전반에 격랑이 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다만 다카이치 총리가 22일, 23일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리창(李强) 중국 총리와 해결 방안을 모색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 中 “日 여행-유학 자제”… 경제 압박 강화 중국 외교부와 주일본 중국대사관은 14일 밤 홈페이지 등을 통해 “가까운 미래에 일본 여행을 자제할 것을 권고한다”고 밝혔다. 최근 일본 지도자들이 대만과 관련해 노골적이고 도발적인 발언을 해 양국 교류 분위기가 심각하게 훼손됐고, 일본 내 중국인의 신변 안전과 생명에도 심각한 위험이 초래된 것이 이유라고 주장했다. 홍콩 보안국 또한 15일 일본 여행을 자제하라는 공지를 게재했다. 중국 교육부 또한 16일 “일본에 체류 중이거나 유학을 계획 중인 유학생들은 현지 치안 상황을 잘 살피고, 향후 (유학) 계획에 신중을 기하라”고 공지했다. 일본학생지원기구(JASSO)에 따르면 지난해 5월 기준 일본 내 중국인 유학생은 12만3485명으로 전체 유학생의 36.7%를 차지했다. 15일 중국 3대 항공사인 중국국제항공(에어차이나), 동방항공, 남방항공은 다음 달 31일까지 무료로 일본행 항공편을 변경하거나 취소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일본 교도통신 등은 중국의 일본 여행 및 유학 자제 권고가 일본 경제에 타격을 주려는 실력 행사의 일환일 것으로 분석했다. 올 1월부터 9월까지 일본을 찾은 중국인 관광객은 748만 명. 한국(679만 명), 대만(503만 명), 미국(239만 명)보다 훨씬 많다. 일본을 찾은 중국인이 올 3분기(7∼9월)에 쓴 금액만 5901억 엔(약 5조5000억 원)으로 전체 외국인 소비의 28%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중국은 센카쿠 열도 영유권 분쟁, 2023년 일본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의 오염수 방류 등 일본과 갈등을 빚을 때마다 강도 높은 경제 보복을 가했다. 일본 기업들은 대규모 반일 시위 및 불매 운동, 대규모 항공·숙소 예약 취소 등에 시달리며 큰 피해를 입었다. ● 다카이치 취임 후 갈등 격화 두 나라는 과거부터 중국의 신장위구르 인권 탄압 등을 강하게 비판한 다카이치 총리의 취임 후 내내 갈등을 빚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새 일본 총리가 취임할 때마다 축전을 보내던 관행을 깨고 다카이치 총리에게는 축하 메시지를 보내지 않았다. 시 주석과 다카이치 총리는 지난달 31일 경북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회동했지만 셴카쿠 열도, 대만 문제 등을 두고 첨예한 입장 차만 확인했다. 특히 1일 다카이치 총리가 린신이(林信義) 대만 총통부 고문을 경주에서 접견하자 중국은 “악질적”이라고 거세게 반발했다. 이 와중에 다카이치 총리가 7일 국회에서 “대만 유사시 대만을 돕겠다”는 취지로 발언하자 양측 갈등은 걷잡을 수 없이 불타올랐다. 쉐젠(薛劍) 주오사카 중국총영사는 하루 뒤 소셜미디어로 다카이치 총리를 향해 “더러운 목을 베어 버릴 것”이라는 극언을 퍼부었다. 논란이 일자 이 글을 삭제했지만 파장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다카이치 총리는 “집단자위권 발언을 철회하지 않겠다”며 중국과 맞섰다. 중국과 일본은 각각 13일과 14일 가나스기 겐지(金杉憲治) 주중국 일본대사, 우장하오(吴江浩) 주일본 중국대사를 초치했다.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도쿄=황인찬 특파원 hic@donga.com안규영 기자 kyu0@donga.com}

미국 팝스타 빌리 아일리시(24)가 세계 최초로 ‘조(兆)만장자(trillionaire·1조 달러 이상 자산가)’ 대열에 들어설 가능성이 제기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를 향해 “기부에 인색하고 비겁하다”고 비난했다.미 연예매체 빌보드 등에 따르면 아일리시는 13일(현지 시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세계 최초로 조만장자가 된 머스크가 막대한 재산으로 할 수 있는 일’이라는 제목의 게시물을 공유했다. 게시물은 머스크가 2030년까지 연간 400억 달러(약 58조 원)를 투입해 세계 기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 연 10억∼20억 달러(약 1조4500억∼2조9000억 원)면 1만443종을 멸종위기에서 보호할 수 있고, 532억 달러(약 77조1400억 원)면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으로 파괴된 가자지구를 재건할 수 있다는 내용도 담겼다. 그러면서 아일리시는 머스크를 향해 “한심한 겁쟁이”라고 비판했다. 미국 언론은 “아일리시가 초부유층의 사회공헌 및 기부 부재에 대해 문제의식을 드러낸 것”이라고 해석했다. 앞서 테슬라 주주총회는 머스크가 향후 10년간 성과 목표를 달성할 경우 1조 달러 규모의 테슬라 주식을 보상받을 수 있도록 승인했다. 머스크는 이미 포브스 조사 기준으로 자산 규모 4650억 달러(약 674조2500억 원)의 세계 최고 부자다. 아일리시는 최근 뉴욕에서 열린 ‘WSJ 매거진 이노베이터 어워즈’ 시상식에서 자신의 월드투어 수익금 1150만 달러(약 166억7500만 원)를 환경보호 및 기아 단체에 기부한다고 밝혔다. 그는 당시 행사에 참여한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 등 억만장자들을 향해 “여러분 돈을 사회에 좀 나눠 달라”고 말해 박수를 받았다.안규영 기자 kyu0@donga.com}

반(反)중국 성향이 강한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일본 총리의 지난달 21일 집권 후 중국과 일본의 갈등이 극한으로 치닫고 있다. 앞서 7일 다카이치 총리가 현직 총리 최초로 대만 유사시 일본이 집단자위권을 발동해 개입할 가능성을 거론하자 중국은 일본 여행 및 유학 자제령을 내리며 일본 경제에 대한 압박으로 맞섰다. 중국 소셜미디어에서는 “일본 여행을 포기하고 일본 제품의 불매 운동에 나서겠다”는 글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양국의 군사 대립 가능성 또한 거론된다. 중국 해경국은 16일 해경 함정 편대가 동중국해의 센카쿠(尖閣)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釣魚島)를 순찰했다고 밝혔다. 일본이 실효 지배 중이지만 중국이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는 곳이다. 중국은 17~19일 서해 일대에서 실탄 사격 훈련도 실시하기로 했다. 양국의 대립이 장기화하면 동북아를 넘어 국제 정세 전반에 격랑이 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中 “日 여행-유학 자제”…경제 압박 강화 중국 외교부와 주일본 중국대사관은 14일 밤 홈페이지 등을 통해 “가까운 미래에 일본 여행을 자제할 것을 권고한다”고 밝혔다. 최근 일본 지도자들이 대만과 관련해 노골적이고 도발적인 발언을 해 양국 교류 분위기가 심각하게 훼손됐고, 일본 내 중국인의 신변 안전과 생명에도 심각한 위험이 초래된 것이 이유라고 주장했다. 홍콩 보안국 또한 15일 일본 여행을 자제하라는 공지를 게재했다.중국 교육부 또한 16일 “일본에 체류 중이거나 유학을 계획 중인 유학생들은 현지 치안 상황을 잘 살피고, 향후 (유학) 계획에 신중을 기하라”고 공지했다. 일본학생지원기구(JASSO)에 따르면 지난해 5월 기준 일본 내 중국 유학생은 12만3485명으로 전체 유학생의 36.7%를 차지했다.15일 중국 3대 항공사인 중국국제항공(에어차이나), 동방항공, 남방항공은 다음 달 31일까지 무료로 일본행 항공편을 변경하거나 취소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일본 교도통신 등은 중국의 일본 여행 및 유학 자제 권고가 일본 경제에 타격을 주려는 실력 행사의 일환일 것으로 분석했다. 올 1월부터 9월까지 일본을 찾은 중국인 관광객은 748만 명. 한국(679만 명), 대만(503만 명), 미국(239만 명)보다 훨씬 많다. 일본을 찾은 중국인이 올 3분기(7~9월) 쓴 금액만 5901억 엔(약 5조5000억 원)으로 전체 외국인 소비의 28%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중국은 센카쿠 열도 영유권 분쟁, 2023년 일본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의 오염수 방류 등 일본과 갈등을 빚을 때마다 강도 높은 경제 보복을 가했다. 일본 기업들은 대규모 반일 시위 및 불매 운동, 대규모 항공·숙소 예약 취소 등에 시달리며 큰 피해를 입었다. 이번에도 비슷한 상황이 되풀이될 가능성이 있다.● 다카이치 취임 후 갈등 격화두 나라는 과거부터 중국의 신장위구르 인권 탄압 등을 강하게 비판한 다카이치 총리의 취임 후 내내 갈등을 빚었다. 시 주석은 새 일본 총리가 취임할 때마다 축전을 보내던 관행을 깨고 다카이치 총리에게 축하 메시지를 보내지 않았다. 시 주석과 다카이치 총리는 지난달 31일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회동했지만 셴카쿠열도, 대만 등을 두고 첨예한 입장 차이만 확인했다. 특히 1일 다카이치 총리가 린신이(林信義) 대만 총통부 고문을 경주에서 접견하자 중국은 “악질적”이라고 거세게 반발했다.이 와중에 다카이치 총리가 7일 국회에서 “대만 유사시 대만을 돕겠다”는 취지로 발언하자 양측 갈등은 걷잡을 수 없이 불타올랐다. 쉐젠(薛劍) 주오사카 중국총영사는 하루 뒤 소셜미디어로 다카이치 총리를 향해 “더러운 목을 베어 버릴 것”이라는 극언을 퍼부었다. 논란이 일자 이 글을 삭제했지만 파장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다카이치 총리는 “집단자위권 발언을 철회하지 않겠다”며 중국과 맞섰다. 중국과 일본은 각각 13일과 14일 가나스기 겐지(金杉憲治) 주중국 일본대사, 우장하오(吴江浩) 주일본 중국대사를 초치했다.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도쿄=황인찬 특파원 hic@donga.com안규영 기자 kyu0@donga.com}

미국 팝스타 빌리 아일리시가 세계 최고 부자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를 향해 “기부에 인색하다”며 “비겁하다”고 맹폭했다.14일(현지 시간) 미 연예매체 빌보드지 등에 따르면 아일리시는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머스크가 자신의 자산을 기부할 수 있는 사회 공헌 영역에 대해 설명하는 내용의 게시물을 올렸다. 세계 기아 해결, 질병 종식,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으로 파괴된 가자지구 재건, 멸종위기종 보호 등이 해당 영역에 포함됐다.이 게시물은 머스크가 2030년까지 연간 400억 달러를 투입하면 세계 기아를 종식할 수 있고, 1400억 달러면 세계 인구에 7년 동안 안전한 식수를 공급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연 10~20억 달러면 1만 443종의 멸종위기를 보호할 수 있다는 내용도 포함됐다.아일리시는 머스크를 향해 욕설을 섞어 “한심한 겁쟁이”라고 비난했다.앞서 테슬라 주주총회는 머스크가 향후 10년간 성과 목표를 달성할 경우 1조 달러(약 1400조원) 규모의 테슬라 주식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허용하는 보상 패키지를 승인했다. 머스크는 이미 포브스 기준 자산 4650억 달러로 세계 최고 부자다. 현지 언론은 “아일리시는 이같은 초부유층의 부 축적을 비판하며 문제의식을 드러낸 것”이라고 전했다.아일리시는 최근 억만장자 중 한명인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가 참석한 ‘WSJ 매거진 이노베이터 어워즈’에서도 “당신이 억만장자라면 왜 그런가. 악감정은 없는데, 여러분 돈 좀 사회에 나눠달라”고 공개적으로 겨냥하기도 했다.한편 아일리시는 최근 자신의 투어에서 모인 1150만 달러(약 166억7500만 원)를 환경보호·기아 해결 단체에 기부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안규영 기자 kyu0@donga.com}

미국 역사상 최장 기간 이어진 연방정부 ‘셧다운(일시 업무 정지)’이 12일(현지 시간) 종료됐다. 지난달 1일 셧다운이 시작된 지 43일 만이다. 하원은 이날 내년 1월 30일까지 연방정부의 자금을 한시적으로 복원하는 임시 예산안을 통과시켰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에 서명하면서 정부 재가동을 위한 절차가 마무리됐다. 이에 따라 정부 운영이 재개되고 공무원들 또한 밀린 급여를 받을 수 있다. 저소득층 영양보충지원프로그램(SNAP) 등 각종 복지 정책도 재가동된다. 다만 양측은 이번 셧다운을 발발케 한 공공 건강보험 ‘오바마케어’의 보조금 지급 여부에 대해서는 합의하지 못했다. 셧다운 종료와 무관하게 정쟁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트럼프 대통령과 집권 공화당, 야당 민주당은 모두 적지 않은 상흔을 입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바마케어 보조금 지급 연장에 대한 약속 없이 임시 예산안이 통과됐다는 점을 들어 ‘승리’를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보조금 지급 중단으로 수백만 명의 서민층이 보험료 인상에 직면하면 내년 11월 중간선거에서 심각한 역풍에 직면할 가능성이 크다. 지난해 11월 대선 패배 이후 구심점이 사라진 민주당 또한 중도파와 강경진보파의 분열이 심각함이 셧다운 과정에서 드러났다.● 트럼프 “민주당이 1.5조 달러 손실 입혀”이날 하원은 전체 435석 중 찬성 222표, 반대 209표로 임시 예산안을 통과시켰다. 공석인 3석을 제외한 재적 432명 중 431명이 투표에 참여했다. 민주당에서 6명이 찬성표를 던졌고 공화당에서는 2명이 반대했다.하원 통과 직후 임시 예산안에 서명한 트럼프 대통령은 “이 놀라운 법안에 서명해 나라를 다시 움직이게 할 수 있게 된 것이 영광”이라고 했다. 다만 트루스소셜에서는 “민주당이 악의적으로 국가를 폐쇄하는 위험한 행동을 벌여 나라에 1조5000억 달러(약 2175조 원)의 손실을 입혔다”고 민주당에 화살을 돌렸다.그는 또 공화당과 민주당이 다음 달 오바마케어 논의를 재개하기로 한 것에 불만을 표했다. 오바마케어로 “그들(보험사)에게 너무 많은 돈이 멍청하게 지급되고 있다”며 “이 막대한 돈을 (보험사가 아니라) 국민에게 직접 지급해 스스로 자신의 보험을 구매할 수 있게 하자”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2일 밤 워싱턴 백악관에서 재계 거물과 만찬을 가졌다. ‘월가 황제’로 불리는 최대 은행 JP모건체이스의 제이미 다이먼 최고경영자(CEO), 친(親)트럼프 성향의 억만장자 빌 애크먼,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래리 핑크 CEO, 골드만삭스의 데이비드 솔로몬 CEO, 세계 최대 사모펀드 블랙스톤의 스티븐 슈워츠먼 CEO, ‘헤지펀드 제왕’ 켄 그리핀 시타델 CEO 등이 참석했다.● 정상화에 시간 필요할 듯셧다운이 끝났지만 미국 사회가 정상화되려면 긴 시간이 걸리고, 피해 규모 또한 클 것으로 보인다.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항공 운항은 일주일 후쯤 정상화될 가능성이 있다. 문을 닫았던 국립공원, 각종 박물관과 동물원 등은 곧 운영 재개 일정을 공지하기로 했다. 다만 셧다운 기간의 공무원 휴직으로 10월 소비자물가지수(CPI), 고용 보고서 등은 발표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의회예산국(CBO)은 앞서 셧다운이 6주간 지속될 때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1.5%포인트 감소하고 2026년 말까지 110억 달러(약 15조9500억 원)의 GDP가 감소할 것으로 추산했다.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안규영 기자 kyu0@donga.com}

미국 역사상 최장기간 이어진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이 12일(현지 시간) 종료됐다. 지난달 1일 셧다운이 시작된 지 43일 만이다. 하원은 이날 내년 1월 30일까지 연방정부의 자금을 한시적으로 복원하는 임시 예산안을 통과시켰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에 서명하면서 정부 재가동을 위한 절차가 마무리됐다.이에 따라 정부 운영이 재개되고 공무원들 또한 밀린 급여를 받을 수 있다. 저소득층 영양보충지원프로그램(SNAP) 등 각종 복지 정책도 재가동된다. 다만 양측은 이번 셧다운을 발발케 한 공공 건강보험 ‘오바마케어’의 보조금 지급 여부에 대해서는 합의하지 못했다. 셧다운 종료와 무관하게 정쟁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트럼프 대통령과 집권 공화당, 야당 민주당은 모두 적지 않은 상흔을 입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바마케어 보조금 지급 연장에 대한 약속 없이 임시 예산안이 통과됐다는 점을 들어 ‘승리’를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보조금 지급 중단으로 수백만 명의 서민층이 보험료 인상에 직면하면 내년 11월 중간선거에서 심각한 역풍에 직면할 가능성이 크다. 지난해 11월 대선 패배 이후 구심점이 사라진 민주당 또한 중도파와 강경진보파의 분열이 심각함이 셧다운 과정에서 드러났다.● 트럼프 “민주당이 2200조 원 손실 입혀”이날 하원은 전체 435석 중 찬성 222표, 반대 209표로 임시 예산안을 통과시켰다. 공석인 3석을 제외한 재적 432명 중 431명이 투표에 참여했다. 민주당에서 6명이 찬성표를 던졌고 공화당에서는 2명이 반대했다.하원 통과 직후 임시 예산안에 서명한 트럼프 대통령은 “이 놀라운 법안에 서명해 나라를 다시 움직이게 할 수 있게 된 것이 영광”이라고 했다. 다만 트루스소셜에서는 “민주당이 악의적으로 국가를 폐쇄하는 위험한 행동을 벌여 나라에 1조5000억 달러(약 2200조 원)의 손실을 입혔다”고 민주당에 화살을 돌렸다.그는 또 공화당과 민주당이 다음 달 오바마케어 논의를 재개하기로 한 것에 불만을 표했다. 오바마케어로 “그들(보험사)에게 너무 많은 돈이 멍청하게 지급되고 있다”며 “이 막대한 돈을 (보험사가 아니라) 국민에게 직접 지급해 스스로 자신의 보험을 구매할 수 있게 하자”고 주장했다. 개인이 의료비 지출을 직접 관리하는 방식으로 건강보험을 개혁하자는 취지이나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많다.트럼프 대통령은 12일 밤 워싱턴 백악관에서 재계 거물과 만찬을 가졌다. ‘월가 황제’로 불리는 최대 은행 JP모건체이스의 제이미 다이먼 최고경영자(CEO), 친(親)트럼프 성향의 억만장자 빌 애크먼,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래리 핑크 CEO, 골드만삭스의 데이비드 솔로몬 CEO, 세계 최대 사모펀드 블랙스톤의 스티븐 슈워츠먼 CEO, ‘헤지펀드 제왕’ 켄 그리핀 시타델 CEO 등이 참석했다.● 정상화에 상당한 시간 필요할 듯셧다운이 끝났지만 미국 사회가 정상화되려면 긴 시간이 걸리고, 피해 규모 또한 클 것으로 보인다.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항공 운항은 1주일 후쯤 정상화될 가능성이 있다. 문을 닫았던 국립공원, 각종 박물관과 동물원 등은 곧 운영 재개 일정을 공지하기로 했다. 다만 셧다운 기간의 공무원 휴직으로 10월 소비자물가지수(CPI), 고용 보고서 등은 발표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의회예산국(CBO)은 앞서 셧다운이 6주간 지속될 때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1.5%포인트 감소하고 2026년 말까지 110억 달러(약 15조9500억 원)의 GDP가 감소할 것으로 추산했다.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안규영 기자 kyu0@donga.com}

한국계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그룹 회장(사진)이 미국 인공지능(AI) 기업 ‘오픈AI’의 지분을 확보하기 위해 보유하고 있던 미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의 지분 전량을 매각했다. 금액으로는 58억 달러(약 8조4100억 원)에 달한다. 세계 AI산업의 주도권을 쥐기 위한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는 가운데 자금 확보 총력전에 나선 것이다. 소프트뱅크는 11일(현지 시간) 발표한 2분기(4∼6월) 실적 보고서를 통해 “지난달 엔비디아 주식 3200만 주를 모두 매각했다”고 밝혔다. 주식 고점 논란에 소프트뱅크의 매각 소식까지 더해지면서 이날 나스닥 시장의 엔비디아 주가는 약 3% 하락했다. 다만 소프트뱅크 측은 “매각은 순전히 오픈AI에 대한 자금 조달을 위한 것”이라며 엔비디아의 기업 가치와 무관하다고 설명했다. 이번 매각으로 소프트뱅크는 오픈AI의 지분 11%를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 비상장 기업인 오픈AI의 가치를 5000억 달러(약 725조 원)로 추산할 경우 소프트뱅크의 지분 가치만 8조 엔(약 76조 원)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매각은 소프트뱅크가 오픈AI에 약 300억 달러(약 43조5000억 원)를 투자하기로 약속하면서 이에 필요한 자금을 확보해야 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당초 오픈AI는 비영리 기업으로 출발해 상장, 외부 투자 등이 불가능했다. 그러나 지난달 영리 기업으로 전환하기 위한 조직 개편을 완료하면서 업계에서는 오픈AI에 대한 지분 확보 경쟁이 달아올랐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투자자들이 소프트뱅크를 통해 오픈AI에 접근할 수 있다고 여기면서 올해 소프트뱅크 주가는 두 배 이상 치솟았다”고 논평했다. 한편 ‘AI 석학’으로 꼽히는 얀 르쿤 미국 뉴욕대 교수 겸 메타 부사장 또한 메타를 떠나 새로운 AI 스타트업을 설립할 계획이라고 FT가 11일 보도했다. 르쿤 교수는 2013년부터 메타의 자회사 페이스북에서 ‘최고 AI 과학자’ 직책을 맡아 AI 전략을 수립해 왔다. 그의 이탈은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창업자와의 갈등 때문으로 풀이된다. 메타는 자사의 AI 기술이 오픈AI, 구글 등에 밀렸다고 보고 대규모언어모델(LLM) 개발, 제품 상용화 속도 강화 등에 집중하고 있다. 반면 르쿤 교수는 언어 기반보다 동영상, 이미지 학습을 통한 AI 개발에 치중해 견해 차가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FT는 주요 빅테크의 AI 경쟁이 과열로 치닫고 있다는 일각의 우려도 제기된다고 논평했다. 구글,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MS), 메타는 올해 3500억 달러(약 507조 5000억 원) 이상을 데이터 센터에 투자했다. 내년에도 4000억 달러(약 580조 원) 이상을 쏟아넣을 예정이다. FT는 특히 빅테크들이 빠른 속도로 채권을 발행하며 관련 자금을 조달해 회사의 재무 안정성 우려가 제기된다고 지적했다. 최근 메타, 구글, 오라클 등은 데이터센터 건립 자금 등을 조달하기 위해 모두 회사채를 발행한 바 있다.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안규영 기자 kyu0@donga.com}

한국계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그룹 회장이 미국 인공지능(AI) 기업 ‘오픈AI’의 지분을 확보하기 위해 보유하고 있던 미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의 지분 전량을 매각했다. 금액으로는 58억 달러(약 8조4100억 원)에 달한다. 세계 AI산업의 주도권을 쥐기 위한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는 가운데 자금 확보 총력전에 나선 것이다. 소프트뱅크는 11일(현지 시간) 발표한 2분기(4~6월) 실적 보고서를 통해 “지난달 엔비디아 주식 3200만 주를 모두 매각했다”고 밝혔다. 주식 고점 논란에 소프트뱅크의 매각 소식까지 더해지면서 이날 나스닥 시장의 엔비디아 주가는 약 3% 하락했다. 다만 소프트뱅크 측은 “매각은 순전히 오픈AI에 대한 자금 조달을 위한 것”이라며 엔비디아의 기업 가치와 무관하다고 설명했다.이번 매각으로 소프트뱅크는 오픈AI의 지분 11%를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 비상장 기업인 오픈AI의 가치를 5000억달러(약 725조 원)로 추산할 경우 소프트뱅크의 지분 가치만 8조 엔(약 76조 원)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이번 매각은 소프트뱅크가 오픈AI에 약 300억 달러(약 43조5000억 원)를 투자하기로 약속하면서 이에 필요한 자금을 확보해야 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당초 오픈AI는 비영리 기업으로 출발해 상장, 외부 투자 등이 불가능했다. 그러나 지난달 영리 기업으로 전환하기 위한 조직 개편을 완료하면서 업계에서는 오픈AI에 대한 지분 확보 경쟁이 달아올랐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투자자들이 소프트뱅크를 통해 오픈AI에 접근할 수 있다고 여기면서 올해 소프트뱅크 주가는 두 배 이상 치솟았다”고 논평했다.한편 ‘AI 석학’으로 꼽히는 얀 르쿤 미국 뉴욕대 교수 겸 메타 부사장(사진) 또한 메타를 떠나 새로운 AI 스타트업을 설립할 계획이라고 FT가 11일 보도했다. 르쿤 교수는 2013년부터 메타의 자회사 페이스북에서 ‘최고 AI 과학자’ 직책을 맡아 AI 전략을 수립해 왔다.그의 이탈은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창업자와의 갈등 때문으로 풀이된다. 메타는 자사의 AI 기술이 오픈AI, 구글 등에 밀렸다고 보고 대규모언어모델(LLM) 개발, 제품 상용화 속도 강화 등에 집중하고 있다. 반면 르쿤 교수는 언어 기반보다 동영상, 이미지 학습을 통한 AI 개발에 치중해 견해 차가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FT는 주요 빅테크의 AI 경쟁이 과열로 치닫고 있다는 일각의 우려도 제기된다고 논평했다. 구글,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MS), 메타는 올해 3500억 달러(약 507조 5000억 원) 이상을 데이터 센터에 투자했다. 내년에도 4000억 달러(약 580조 원) 이상을 쏟아넣을 예정이다. FT는 특히 빅테크들이 빠른 속도로 채권을 발행하며 관련 자금을 조달해 회사의 재무 안정성 우려가 제기된다고 지적했다. 최근 메타, 구글, 오라클 등은 데이터센터 건립 자금 등을 조달하기 위해 모두 회사채를 발행한 바 있다. 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안규영 기자 kyu0@donga.com}

미국 역사상 처음으로 여성 연방 하원의장을 지낸 민주당 소속 낸시 펠로시(85)가 6일(현지 시간) 내년 11월에 치러지는 하원 선거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사실상의 정계 은퇴 선언으로, 1987년 하원에 입성해 도합 20선(選)을 한 펠로시는 미국 역사상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 정치인 중 한 명으로 꼽힌다. 펠로시와 오랜 앙숙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사악한 여성이라고 생각한다. 은퇴해서 기쁘다”고 밝혔다.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펠로시는 이날 자신의 선거구인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유권자들에게 보내는 영상 연설에서 “다음 선거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는 “내가 사랑하는 도시에 이렇게 말하고 싶다”며 “샌프란시스코는 자신의 힘을 알아야 한다. 우리는 역사를 만들었고 진전을 이뤘다”고 말했다.펠로시는 그러면서 “이제 우리는 민주주의에 적극 참여하고 우리가 소중히 여기는 미국의 이상을 지켜내는 싸움을 계속함으로써 그 길을 이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두고 “트럼프 행정부의 민주주의 훼손 시도에 맞서라는 의미”라는 분석도 나왔다. 펠로시는 최근 CNN 인터뷰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의 초강경 이민 정책, 언론 탄압 논란 등을 겨냥해 “지구상에서 최악의 존재(worst thing on the face of the Earth)”라고 맹비난한 바 있다.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기자들로부터 펠로시 의원의 불출마 선언에 대한 질문을 받고 “나는 그가 형편없는 일을 했고 나라에 막대한 피해와 명성의 손실을 안겨준 사악한 여자(evil woman)라고 생각한다”며 “기쁘다”고 말했다.미국 역사상 최초이자 현재까지 유일하게 여성으로서 미국 권력 서열 3위인 연방 하원의장을 지낸 펠로시는 여성의 유리천장을 직접 깨며 새 역사를 쓴 인물로 평가받는다. 그는 1940년 메릴랜드주 볼티모어에서 태어나 볼티모어 시장과 민주당 하원 의원을 지낸 부친 등을 보면서 자랐다. 결혼 후 샌프란시스코로 이동한 펠로시는 가정주부로 지내다가 1987년 47세에 늦깎이로 정계에 입문했다. 그는 하원 원내대표로서 2003년부터 20년간 민주당을 이끌었고 그중 2007∼2011년, 2019∼2023년 두 차례에 걸쳐 하원의장을 지냈다.펠로시는 ‘강골 외교’로도 알려졌는데, 2022년 중국의 거센 반발에도 “중국은 다른 미국 의원들의 대만 방문을 막을 수 없다”며 대만을 방문하기도 했다. 당시 중국은 크게 반발하며 대만산 감귤류 과일 등 수출입을 일시 중단했다. 펠로시는 80대 나이에도 불구하고 4인치(약 10cm) 높이의 하이힐을 신는 것으로도 유명했다. 그는 2018년 당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반(反)이민 정책을 비판하며 8시간 7분 동안 하이힐을 신고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을 이어가기도 했다. 다만 지난해 말 룩셈부르크 방문 중 대리석 계단에서 넘어져 고관절 수술을 받은 후엔 하이힐 대신 단화를 신었다.안규영 기자 kyu0@donga.com}

멕시코의 첫 여성 대통령으로 지난해 10월부터 집권 중인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대통령(63)이 대낮에 거리에서 시민들과 대화를 나누던 중 남성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 셰인바움 대통령은 자신을 포함해 많은 여성이 겪을 수 있는 사건이고, 이를 방지해야 한다며 성추행범을 고소하겠다고 밝혔다.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셰인바움 대통령은 4일(현지 시간) 수도 멕시코시티의 정부 청사 인근 거리에서 술에 취한 남성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 온라인에 공유된 영상엔 한 남성 취객이 셰인바움 대통령에게 다가가 입을 맞추려 했고, 상체 부위에 손을 얹었다. 셰인바움 대통령은 미소를 애써 유지한 채 남성의 손을 밀어냈다. 이 남성은 주변에 있던 경호원들에게 저지당한 뒤 체포됐다. 셰인바움 대통령은 5일 정례 기자회견에서 가해 남성을 형사 고소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내가 고소하지 않으면 다른 멕시코 여성들이 어떤 상황에 처하겠느냐”며 “모든 여성이 나처럼 고소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안규영 기자 kyu0@donga.com}
유럽연합(EU)이 2040년까지 유럽 주요 도시를 일일 생활권으로 만드는 고속철도망을 구축한다고 5일 밝혔다. 완공되면 독일 베를린에서 오스트리아 빈까지 이동 시간이 8시간에서 4시간으로 크게 단축된다.EU 집행위원회는 이날 파리, 로마, 베를린, 빈, 코펜하겐, 아테네 등 유럽 주요 도시들을 시속 200~250㎞의 고속철도망으로 촘촘하게 연결하겠다는 내용의 ‘유럽식 고속철도망’ 계획을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베를린~덴마크 코펜하겐 이동 시간은 7시간에서 4시간으로 줄어든다. 프랑스 파리~이탈리아 로마는 10시간 50분에서 8시간 45분으로 줄어든다. 현재 13시간 40분이 걸리는 그리스 아테네~불가리아 소피아는 6시간으로, 9시간이 걸리는 포르투갈 리스본~스페인 마드리드는 3시간으로 단축된다.EU 집행위는 온실가스 감축 측면에서 고속철도가 항공편보다 효과적이라고 설명했다. 2022년 EU의 교통수단 온실가스 배출량 중 차량이 73.2%, 항공기가 11.8%를 차지한 반면 철도는 0.3%에 불과했다. EU 집행위는 유럽 국가들이 저마다 다른 고속열차 예매 시스템을 운영해 오던 것을 단일 웹사이트로 통합해 승객의 편의성도 높일 계획이라고 밝혔다.EU는 “고속철도망 구축에 2040년까지 최소 3450억 유로(약 500조 원)의 자금이 필요하다”고 전망했다. 이를 위해 EU는 공적 자금과 민간기업 투자를 유치하는 건 물론이고, 유럽투자은행(EIB)과 국가진흥은행(NPB) 등 공공 금융기관의 대출 및 보증도 받을 예정이다.안규영 기자 kyu0@donga.com}

멕시코의 첫 여성 대통령으로 지난해 10월부터 집권 중인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대통령(63)이 대낮에 거리에서 시민들과 대화를 나누던 중 남성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 셰인바움 대통령은 자신을 포함해 많은 여성이 겪을 수 있는 사건이고, 이를 방지해야 한다며 성추행범을 고소하겠다고 밝혔다.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셰인바움 대통령은 4일(현지 시간) 수도 멕시코시티의 정부 청사 인근 거리에서 술에 취한 남성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 온라인에 공유된 영상엔 한 남성 취객이 셰인바움 대통령에게 다가가 입을 맞추려 했고, 상체 부위에 손을 얹었다. 셰인바움 대통령은 미소를 애써 유지한 채 남성의 손을 밀어냈다. 이 남성은 주변에 있던 경호원들에게 저지당한 뒤 체포됐다.셰인바움 대통령은 5일 정례 기자회견에서 가해 남성을 형사 고소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내가 고소하지 않으면 다른 멕시코 여성들이 어떤 상황에 처하겠느냐”며 “모든 여성이 나처럼 고소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셰인바움 대통령은 이버 사건으로 인해 신변 안전 문제가 제기됐지만 앞으로도 거리를 걷고 시민과 만나는 일을 멈추지 않겠다고 밝혔다. NYT는 “이번 사건은 대중교통, 학교, 직장 등에서 일상화된 성범죄를 공론화하고 처벌의 중요성을 인식하는 계기가 됐다”고 진단했다. 또 많은 멕시코 여성이 성폭력 피해를 입으면서도 가해자들에게 제대로 된 처벌이 이뤄지지 않는다는 점 등을 이유로 경찰에 신고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경호 실패 논란도 일고 있다. 당시 한 경호원이 대통령과 몇 발자국 떨어져 있었음에도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취객이 아닌 무기 소지자나 테러범이 공격했다면 대통령의 신변이 위험했을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안규영 기자 kyu0@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일(현지 시간) 미 항공우주국(NASA) 국장 후보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측근인 억만장자 재러드 아이작먼(사진)을 5개월 만에 다시 지명했다. 앞서 지난해 말 트럼프 대통령은 아이작먼을 NASA 국장 후보자로 지명했지만, 감세 법안을 놓고 머스크와 충돌하는 과정에서 지명을 철회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루스소셜에 “탁월한 기업가이자 자선가, 파일럿이자 우주비행사인 아이작먼을 NASA 국장으로 지명하게 돼 기쁘다”며 “아이작먼의 우주에 대한 열정과 우주비행사 경험, 새로운 우주 경제를 발전시키려는 헌신은 NASA를 대담한 새 시대로 이끌기에 적합하다”고 밝혔다. 아이작먼은 지난해 12월 초 NASA 국장 후보로 지명된 후 올 4월 미 상원 인사청문회와 위원회 인준을 마쳤다. 이후 상원 전체 인준 표결만 남겨두고 있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돌연 지명을 철회하면서 관련 절차가 중단됐다.안규영 기자 kyu0@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일(현지 시간) 미 항공우주국(NASA) 국장 후보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측근인 억만장자 재러드 아이작먼을 5개월 만에 다시 지명했다. 앞서 지난해 말 트럼프 대통령은 아이작먼을 NASA 국장 후보자로 지명했지만, 감세 법안을 놓고 머스크와 충돌하는 과정에서 지명을 철회했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루스소셜에 “탁월한 기업가이자 자선가, 파일럿이자 우주비행사인 재러드 아이작먼을 NASA 국장으로 지명하게 돼 기쁘다”며 “재러드의 우주에 대한 열정과 우주비행사 경험, 새로운 우주 경제를 발전시키려는 헌신은 NASA를 대담한 새 시대로 이끌기에 적합하다”고 밝혔다.아이작먼은 핀테크 억만장자로 스페이스X 우주선을 타고 두 차례 우주비행을 한 경험이 있다. NASA 국장이 되려면 의회 인준을 받아야 한다. 아이작먼은 지난해 12월 초 NASA 국장 후보로 지명된 후 올 4월 미 상원 인사청문회와 위원회 인준을 마쳤다. 이후 상원 전체 인준 표결만 남겨두고 있었지만, 트럼프가 대통령이 돌연 지명을 철회하면서 관련 절차가 중단됐다.당시 미 정치권에선 머스크가 트럼프 대통령의 감세 법안을 공개 비판하면서 사이가 틀어진 것이 지명 철회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왔다.안규영 기자 kyu0@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일(현지 시간) ‘펜타닐 관세’로 중국에 부과한 추가 관세를 20%에서 10%로 인하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최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부산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데 따른 것이다. 이에 상응해 이날 중국도 미국산 제품에 부과한 24%의 추가 관세를 1년간 유예하기로 했다. 4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을 통해 이뤄진 이번 조치는 이달 10일부터 발효된다. 펜타닐 관세율은 20%에서 10%로 절반으로 인하된다. 이에 따라 트럼프 행정부의 대중국 관세율은 10일부터 57%에서 47%로 내려간다.미중은 올 4월부터 서로 100% 넘게 부과한 초고율 관세도 앞서 90일 유예된 데 이어 1년 더 보류키로 했다. 앞서휴전안이 한 차례 연장되면서 관세 부과 유예가 이달 10일 종료될 예정이었는데, 1년간 연장하기로 한 것이다.트럼프 대통령은 행정명령에서 “중국은 미국으로의 펜타닐 유입을 막기 위해, 북미로의 특정 지정 화학물질 운송 중단 및 전 세계 모든 목적지로의 특정 화학물질 수출 엄격 통제 등 중대한 조치를 취하기로 약속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미 국무부와 국토안보부가 중국의 협정 이행 상황을 지속적으로 감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중국이 약속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 필요에 따라 이 명령을 수정할 수 있다”고 했다.이날 중국 국무원 관세위원회도 “미중 정상회담 이후 양국 간 무역 협력 강화를 위한 조치로 미국산 제품에 대한 24% 추가 관세를 1년간 유예한다”고 밝혔다. 위원회는 또 “10일부터 대두(콩) 등 일부 미국산 농산물에 대한 10~15%의 추가 관세를 철폐한다”며 “이는 양국 간 무역 신뢰 회복을 위한 실질적 조치”라고 설명했다. 기존 10%의 관세는 그대로 유지된다.위원회는 이번 조치에 대해 “중미 경제·무역 협상이 이룬 성과적 합의를 이행하기 위한 것”이라며 “이번에 양국이 일부 추가 관세 이행을 중단한 것은 중미 경제·무역 관계의 건강하고 안정적이며 지속 가능한 발전을 도모하고, 양국 인민에 혜택을 주며 세계 번영을 촉진하는데 이롭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안규영 기자 kyu0@donga.com}

오랜 악연으로 엮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와 샘 올트먼 오픈AI CEO가 테슬라의 신차 출시 지연과 오픈AI의 영리법인 전환을 놓고 공개 설전을 벌였다. 2015년 오픈AI를 함께 설립한 두 사람은 3년 만에 갈라선 후 기회가 있을 때마다 서로를 공개 비난하고 있다.지난달 30일(현지 시간) 올트먼은 “3막으로 구성된 이야기”라며 테슬라가 개발 중인 신차 로드스터를 2018년에 예약한 주문서 3장을 캡처해 X에 올렸다. 그는 “이 차를 정말 기대했고 출시가 지연된 것도 이해한다”며 “하지만 7.5년은 너무 오래 기다렸다”고 썼다. 올트먼은 그러면서 예약 취소를 위해 2018년 당시 납입한 보증금 4만5000달러(약 6500만 원)를 환불해 달라고 테슬라에 요청했지만, 이메일 주소가 바뀌어 수신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머스크가 2017년 “로드스터 2세대를 2020년 출시하겠다”고 발표했으나 5년 넘게 지연되고 있는 점을 꼬집은 것이다.머스크는 1일 이 게시물에 답글을 달고 “당신은 비영리(법인)를 훔쳤다”고 비판했다. 최근 오픈AI가 기존의 비영리 지배 구조를 벗어나 영리법인인 ‘공익법인(PBC)’으로 기업 구조를 개편한 사실을 지적한 것. 머스크는 올트먼의 ‘3막 이야기’ 글에 대해 “당신은 이 문제가 해결돼 (신차 보증금을) 24시간 안에 환불받았다는 4막에 대해 얘기하는 걸 잊었다”고 반박했다. 이어 “하지만 그게 바로 당신의 본성이니까”라고 덧붙였다. 올트먼은 2일 다시 머스크의 게시물에 답글을 달고 “나는 당신이 버려둔 그것(오픈AI)을 이제껏 존재한 것 중 가장 큰 비영리 단체가 될 존재로 바꾸는 데 기여했다”며 “당신도 지금의 오픈AI와 같은 구조가 필요하다는 걸 안다”고 재반박했다. 올트먼은 추가로 올린 글에서 “당신 역시 테슬라가 비영리 체제가 전혀 없는 형태의 오픈AI를 인수하길 원했었고, (인수에 실패하자) 우리가 성공할 확률도 0%라고 했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제 당신에겐 훌륭한 AI 회사가 있고 우리에게도 있으니, 이제 그만 논쟁을 멈추는 게 어떠냐”고 했다. 앞서 머스크는 2015년 오픈AI 설립 당시 투자자로 참여했으나, 2018년 이 회사 이사회를 떠나는 과정에서 올트먼과 사이가 틀어졌다. 이후 오픈AI가 영리법인 전환 방침을 밝히자 머스크는 “비영리 운영으로 인류 전체의 이익을 도모하겠다는 투자자와의 약속을 저버렸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오픈AI는 올 5월 영리법인 전환이 아닌 비영리 조직의 통제를 받는 PBC로 전환을 발표했다.안규영 기자 kyu0@donga.com}

오랜 악연으로 엮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와 샘 올트먼 오픈AI CEO가 테슬라의 신차 출시 지연과 오픈AI의 영리법인 전환을 놓고 공개 설전을 벌였다. 2015년 오픈AI를 함께 설립한 두 사람은 3년 만에 갈라선 후 기회가 있을 때마다 서로를 공개 비난하고 있다.지난 달 30일(현지 시간) 올트먼은 “3막으로 구성된 이야기”라며 테슬라가 개발 중인 신차 로드스터를 2018년에 예약한 주문서 3장을 캡처해 X에 올렸다. 그는 “이 차를 정말 기대했고 출시가 지연된 것도 이해한다”며 “하지만 7.5년은 너무 오래 기다렸다”고 썼다. 올트먼은 그러면서 예약 취소를 위해 2018년 당시 납입한 보증금 4만5000달러(약 6500만 원)를 환불해달라고 테슬라에 요청했지만, 이메일 주소가 바뀌어 수신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머스크가 2017년 “로드스터 2세대를 2020년 출시하겠다”고 발표했으나 5년 넘게 지연되고 있는 점을 꼬집은 것이다.머스크는 1일 이 게시물에 답글을 달고 “당신은 비영리(법인)를 훔쳤다”고 비판했다. 최근 오픈AI가 기존의 비영리 지배 구조를 벗어나 영리 법인인 ‘공익법인(PBC)’으로 기업구조를 개편한 사실을 지적한 것. 머스크는 올트먼의 ‘3막 이야기’ 글에 대해 “당신은 이 문제가 해결돼 (신차 보증금을) 24시간 안에 환불받았다는 4막에 대해 얘기하는 걸 잊었다”고 반박했다. 이어 “하지만 그게 바로 당신의 본성이니까”라고 덧붙였다.올트먼은 2일 다시 머스크의 게시물에 답글을 달고 “나는 당신이 버려둔 그것(오픈AI)을 이제껏 존재한 것 중 가장 큰 비영리 단체가 될 존재로 바꾸는 데 기여했다”며 “당신도 지금의 오픈AI와 같은 구조가 필요하다는 걸 안다”고 재반박했다.올트먼은 추가로 올린 글에서 “당신 역시 테슬라가 비영리 체제가 전혀 없는 형태의 오픈AI를 인수하길 원했었고, (인수에 실패하자) 우리가 성공할 확률도 0%라고 했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제 당신에겐 훌륭한 AI 회사가 있고 우리에게도 있으니, 이제 그만 논쟁을 멈추는 게 어떠냐”고 했다.앞서 머스크는 2015년 오픈AI 설립 당시 투자자로 참여했으나, 2018년 이 회사 이사회를 떠나는 과정에서 올트먼과 사이가 틀어졌다. 이후 오픈AI가 영리법인 전환 방침을 밝히자 머스크는 “비영리 운영으로 인류 전체의 이익을 도모하겠다는 투자자와의 약속을 저버렸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오픈AI는 올 5월 영리법인 전환이 아닌 비영리 조직의 통제를 받는 PBC로 전환을 발표했다.안규영 기자 kyu0@donga.com}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과거 미국 대통령들이 ‘뒷마당’인 중남미 국가들을 지배하려고 했던 역사적 열망을 되살리고 있다.”(CNN) 최근 트럼프 행정부가 새로운 국방전략(NDS)에서 본토 및 서반구 안보를 최우선 순위에 두기로 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중남미 국가들에 대해 상반된 정책을 펼치고 있어 주목된다. 아르헨티나, 엘살바도르, 에콰도르 등에 대해선 ‘내정 간섭’ 논란이 나올 정도로 선거 직전 대규모 지원을 발표하는 등 전폭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반면 베네수엘라, 콜롬비아, 멕시코 등에는 미국으로 마약을 보내고 있다는 이유로 고율 관세를 때리거나 각종 지원을 끊고 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기회가 될 때마다 트루스소셜을 통해 이 나라들의 정상들을 비난한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갈라치기 전략’은 중남미 각국에서 집권 중인 정부 성향에 따라 나뉜다. 특히 그가 압박 중인 좌파 정부들이 중국과 밀착하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의 중남미 국가들에 대한 정책에 중국 견제 의도가 담겨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 美, 우파 아르헨-엘살바도르-에콰도르 지원최근 하비에르 밀레이 대통령이 아르헨티나 중간선거에서 예상을 깨고 승리한 데는 트럼프 행정부의 강력한 지원이 있었다. 중간선거를 앞두고 페소화 가치와 주가가 급락하며 밀레이의 지지율이 하락하자, 미 재무부는 최대 21억 달러(약 3조 원)에 달하는 페소를 사들였다. 앞서 트럼프 행정부는 선거를 코앞에 두고 아르헨티나와 200억 달러(약 29조 원) 규모의 통화 스와프를 체결하고, 200억 달러의 별도 금융 지원을 약속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아르헨티나에 대한 금융 지원이 밀레이가 이끄는 집권여당 자유전진당이 중간선거에서 승리하는지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힘입어 자유전진당이 선거에서 크게 승리하자, 아르헨티나 안팎에선 내정 개입 논란이 일었다. 트럼프 행정부는 ‘중남미 마약 카르텔 해체’를 명분으로 대규모 범죄조직 소탕에 나선 엘살바도르, 에콰도르의 강경 우파 정권과도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다. 나이브 부켈레 엘살바도르 대통령은 미국의 ‘교도소 아웃소싱(외주화)’ 방침을 적극 수용하면서 트럼프 행정부와 밀착하고 있다. 미국은 올 3월 600만 달러(약 85억 원)를 주고 미국에 불법 체류 중인 베네수엘라의 마약 카르텔 ‘트렌 데 아라과’ 등 갱단원 260여 명을 엘살바도르의 악명 높은 교도소인 ‘테러범수용센터(CECOT)’에 이송하기로 했다. 에콰도르의 다니엘 노보아 대통령도 강경 보수 성향의 친트럼프 인사다. 2023년 집권한 노보아 대통령이 ‘테러와의 전쟁’을 선언하고 마약 밀매 조직을 단속하자, 트럼프 행정부는 전폭적으로 지지하고 나섰다. 올 9월 에콰도르를 찾은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은 노보아 대통령과 만나 2000만 달러(약 280억 원) 규모의 범죄 퇴치 자금 지원을 약속했다.● 폭격, 원조 중단, 관세 등으로 반미 국가 압박트럼프 대통령은 반미(反美) 성향이 강한 중남미 국가에는 취임 후 줄곧 압박을 가하고 있다. 최근 마약 밀수를 이유로 미국의 해상 공격을 받고 있는 베네수엘라 선박이 대표적이다. 트럼프 행정부가 9월 이후 베네수엘라 마약 밀수 선박을 공격했다고 공식적으로 밝힌 것만 10차례가 넘는다. 사망자 수는 50명을 넘어섰다. 압박은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15일 “베네수엘라는 자국의 죄수를 미국에 풀었다. 또 베네수엘라에서 들어오는 마약이 아주 많다”며 미 중앙정보국(CIA)의 베네수엘라 영토 내 비밀작전을 승인했다. 이와 함께 미 해군 구축함을 베네수엘라와 인접한 섬나라 트리니다드토바고에 배치하고, 공군 폭격기로 베네수엘라 상공을 비행하는 등 무력 시위도 벌였다. 미 법무부는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의 마약 밀매 증거를 제공하는 사람에게 5000만 달러(약 715억 원)의 현상금을 지급하겠다고 발표했다. 9·11테러를 일으킨 알카에다 지도자 오사마 빈 라덴에게 걸렸던 현상금의 두 배다. 콜롬비아도 마약 밀매를 이유로 미국의 압박을 받고 있다. 지난달 19일 트럼프 대통령은 트루스소셜에 “구스타보 페트로 콜롬비아 대통령은 불법 마약 지도자”라고 썼다. 세계 최대 코카인 생산국인 콜롬비아는 그동안 미국의 지원을 받아 코카인 밀매 차단에 앞장서 왔다. 하지만 2022년 8월 취임한 페트로 대통령이 좌파 성향이란 점이 트럼프의 심기를 건드렸다. 트럼프 행정부는 올 9월 콜롬비아가 최근 1년간 미국의 대외원조법에 따른 마약 통제 의무를 이행하지 않았다며 지원 중단 결정문을 의회에 발송했다. AP통신은 “미국의 콜롬비아에 대한 지원금은 연간 7억 달러(약 1조70억 원)를 상회했으나, 이번에는 2억3000만 달러(약 3308억 원) 규모였다”고 전했다. 페트로 대통령이 9월 뉴욕 유엔총회에 참석할 당시 친팔레스타인 시위에 참석하자, 그의 미국 비자를 취소하기도 했다. 페트로 대통령은 “내가 수십 년간 마약 밀매와 싸워 왔고 효과적으로 대응하며 도왔던 (미국) 정부로부터 이런 조치를 받게 됐다”고 했다. 미국의 최대 교역국 중 하나이며 국경을 맞댄 이웃 나라 멕시코도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을 받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멕시코가 불법 이민자들과 펜타닐의 미국 유입을 막지 못한다며 각종 관세를 부과했다. 멕시코는 1993년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을 맺은 후 미국과 자국 내 마약조직을 단속해 왔다. 그런데 중도 좌파 성향의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의 심기를 건드렸다. 앞서 멕시코는 2018년부터 중도 좌파 정권이 집권하고 있다. 현재 미국은 멕시코와 관세 협상 중으로, 최종 타결되지 않은 30%의 관세가 부과될 예정이다. 남미 최대 국가인 브라질도 미국의 50% 고관세를 맞으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중도 좌파 성향의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대통령이 2022년 대선에서 ‘브라질의 트럼프’라고 불린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을 이기고 당선됐기 때문이다.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은 룰라 대통령 암살 계획 등 쿠데타 모의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보우소나루의 구명 요청을 받은 트럼프 대통령은 “마녀사냥을 당하고 있다”며 브라질에 압박을 가하고 있다.● 중남미서 中 견제 목적 트럼프 행정부가 베네수엘라, 콜롬비아, 멕시코, 브라질 등 유독 좌파 정권에 칼을 겨누고 있다는 것도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마두로와 페트로 대통령을 ‘불법 마약 수장’이라고 지목했으나, 싱크탱크 크라이시스그룹에 따르면 미국에서 판매되는 펜타닐의 약 96%가 멕시코를 통해 유입되고 있다. 미국의 중남미 국가 압박을 미중 패권 갈등으로 해석하는 시각도 있다. 미국의 압박을 받고 있는 중남미 좌파 정부들이 최근 중국과 밀착하고 있어서다. 콜롬비아는 미국의 전통적인 우방국이었지만 페트로 대통령 취임 후 노선을 달리하기 시작했다. 이 나라는 올 6월 중국의 경제 영토 확장 프로젝트인 ‘일대일로(一帶一路)’에 합류한 데 이어, 중국이 주도하는 신흥 경제국 연합체 브릭스(BRICS) 가입을 추진하고 있다. 미 외교매체 더디플로맷은 “중국이 콜롬비아의 구리, 니켈, 코발트 등 광물 자원과 화석연료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고 전했다. 베네수엘라도 2023년 중국과의 관계를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했다. 마두로 대통령은 올 5월 중국을 방문한 데 이어 8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으로부터 선물받은 화웨이 휴대전화를 공식석상에서 꺼내 보이며 “니하오(你好·안녕하세요)” “셰셰(謝謝·고맙습니다)”를 외쳤다. 브라질은 브릭스 등을 통해 중국과 협조하는 가운데, 중국이 미국산 대두(大豆) 수입을 금지하자 중국에 자국 대두를 대거 수출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중남미 외교 행보를 두고 ‘돈로(도널드와 먼로의 합성어) 독트린’이란 평가가 나온다. 1823년 제임스 먼로 전 대통령이 유럽에 대해 고립주의를 추구한 반면 중남미에서 영향력 확대를 꾀한 외교 정책(먼로 독트린)을 트럼프 대통령이 차용했다는 것이다. 아직까지는 트럼프의 중남미 외교 전략이 성과를 거두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지난달 볼리비아 대선과 아르헨티나 중간선거에선 중도 혹은 우파 성향 정권이 승리했다.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가 지금처럼 중남미 좌파 지도자들을 계속 압박할 경우, 유권자들의 반미 정서를 자극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에 직면한 중남미 좌파 지도자들이 중국에 더 밀착할 수 있다는 것. 올 5월 이코노미스트와 여론조사기관 프레미스 여론조사에서 콜롬비아, 베네수엘라, 브라질 국민은 중국이 미국보다 공정하고 투명한 무역 상대국이라고 답했다.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는 “중남미에서 미국의 소프트파워가 약화하고, 무역 다변화를 시도하면서 중국에 기회의 문이 열리고 있다”고 진단했다.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이지윤 기자 asap@donga.com안규영 기자 kyu0@donga.com}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사진)은 31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대신해 참석한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불법 펜타닐 흐름을 억제하고 희토류 등 공급망에 대한 접근성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강조했다. 세계 최대 희토류 수출국이자 미국이 합성마약 펜타닐의 원료 공급처로 지목해 온 중국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미 재무부가 배포한 베선트 장관의 정상회의 연설문 자료에 따르면 그는 “트럼프 대통령은 세계의 경제 안정을 위협하는 요소를 인식하고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에 따른 권한을 행사해 맞섰다”며 이같이 밝혔다. 또 베선트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은 경제 안보가 곧 국가 안보임을 분명히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우리의 공동 번영은 공정하고 안전한 무역 및 투자 흐름에 달려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리더십 아래, 미국은 글로벌 성장을 위한 더 강력한 토대를 구축하기 위해 무역 관계의 균형을 재조정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4월 IEEPA를 근거로 세계 각국에 상호 관세를 부과한 것을 ‘무역 관계 균형의 재조정’이라고 규정한 것이다. 또 “이는 모든 국가가 공정하고 호혜적인 조건으로 운영되도록 보장한다”며 트럼프 행정부의 무역 정책 기조가 공정성과 호혜성이란 점도 부각했다. 특히 베선트 장관은 트럼프 행정부의 불법 펜타닐 차단 정책과 희토류 공급망 다변화 방침을 언급하며 “이는 위협에 노출된 세계 경제 안정을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고 주장했다. 이를 두고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 전략과 펜타닐 유통 책임이 미국뿐 아니라 전 세계에 심각한 문제를 초래한다는 것을 강조한 것이란 평가가 나왔다.안규영 기자 kyu0@donga.com}
‘콤팩트시티(Compact City·압축 도시)’는 특정 도시의 중심부에 교통, 거주, 상업, 행정 등 각종 기능을 집약시켜 개발하는 정책이다. 몇백만 명, 몇천만 명이 사는 대도시에서는 도심 과밀을 줄이는 게 중요하지만 인구가 감소하는 소도시에서는 불필요한 인프라 관리 비용을 줄이고 도심 공동화(空洞化)를 막는 게 시급하다는 차원에서 등장한 개념이다. 1973년 미국 수학자 조지 댄치그와 토머스 사티가 처음 제안했다. 두 사람은 특정 공간 안에 거주, 교통, 상업 시설을 압축시켜 이곳의 활용도를 최대한으로 높이면 교통 혼잡, 에너지 소비, 대기 오염 등을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현재 일본 도야마 외에도 미국 오리건주 포틀랜드, 뉴욕주 버펄로 등이 성공적으로 ‘콤팩트시티’를 구현한 대표적인 도시로 꼽힌다. 인구 약 65만 명의 포틀랜드는 2012년 교통, 교육, 편의 시설 등을 도심에서 20분 거리에 모두 모은 ‘20분 동네(20-min neighborhood)’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시민 80%가 도보, 자전거 등으로도 일상생활이 가능하도록 교통 체계도 개편했다. 포틀랜드에 자리 잡은 주요 기업들도 직원들의 도보 및 자전거 출퇴근을 위해 자전거 전용 주차장, 샤워 시설 등을 마련했다. 자전거 부품회사 ‘크리스킹’은 자전거로 출퇴근하는 직원들을 위해 구내식당의 식권 포인트 및 휴가를 제공한다. 현재 포틀랜드는 미국 내에서 자전거로 출퇴근하는 인구 비율이 가장 높은 도시로 꼽힌다. 인구 약 28만 명의 버펄로는 도심의 낙후된 주상복합 아파트 ‘세네카원타워’를 재단장해 1950년 이후 쇠퇴한 구도심을 되살렸다. 당국은 2014년부터 이곳을 음식점, 쇼핑몰, 아파트 등을 갖춘 복합 빌딩으로 개발했다. 이후 인근에 대형 호텔, 박물관, 아이스하키 링크장 등도 속속 설치했다. 이를 통해 도심 상권이 살아났고 수십 년간 감소세였던 인구 또한 2020년 25만 명에서 현재 27만 명으로 늘었다. 일본 도쿄의 ‘롯폰기힐스’는 거대 도시 속 특정 공간을 ‘콤팩트시티’로 구현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골드만삭스 일본 지사, 야후저팬, 라쿠텐 등 글로벌 대기업의 사무실, 모리미술관, 호텔, 영화관, 각종 상점, 유치원 등도 존재해 빌딩 하나가 사실상 작은 도시처럼 기능하고 있다.※본 기획물은 정부 광고 수수료로 조성된 언론진흥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도야마=안규영 기자 kyu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