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고현곤(14·전주남중)은 느티나무를 닮았다. 일단 크고 굵다. 아직 2차 성징도 오지 않았지만 키 198cm, 몸무게 115kg이다. 윙스팬(두 팔을 옆으로 벌렸을 때 양손 끝 사이 길이)은 204cm에 달하고 신발은 340mm를 신는다. 마을 어귀를 지키는 느티나무처럼 고현곤은 농구 골대 밑을 지킨다. 최근 학교 체육관에서 만난 고현곤은 “210cm까지는 크고 싶다. 한국 농구의 ‘높이’를 책임지는 게 꿈”이라면서 “착실한 선수, 궂은일도 마다하지 않고 골밑에서 주어진 역할을 다해내는 센터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이렇게 좋은 ‘자원’을 학교 운동부에서 가만히 지켜만 보고 있을 리가 없다. 고현곤은 초등학생 때부터 ‘야구부, 육상부에 들어 오라’는 이야기를 듣고 또 들었다. 중학교에 입학한 지난해에는 전주교육장배 초중학교육상경기대회 남중부 포환던지기에서 2, 3학년 형들을 제치고 우승했다. 고현곤은 “대회 당일에 전화를 받고 얼떨결에 나갔는데 1등을 해서 당황스러우면서도 신기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고현곤의 마음은 늘 주황색 농구공을 향해 있었다. 그저 학교 운동장에서 농구를 하기만 하는 게 아니었다. 틈이 날 때마다 유튜브로 한국프로농구와 미국프로농구(NBA) 영상을 돌려 봤다. 가장 좋아하는 게임도 ‘NBA 2K’ 시리즈다. 이렇게 농구를 사랑해도 농구부에 들어가기는 쉽지 않았다. 공부를 잘했기 때문이다. 고현곤의 어머니 정지영 씨는 “현곤이가 학교에서 시험을 보면 80, 90점은 기본적으로 받던 아이였다”면서 “처음에는 농구부에 들어가는 걸 반대했다. 그런데 학교에서 매일같이 점심 식사도 거르고 농구만 한다는 걸 알게 되면서 마음을 바꿨다”고 말했다. 고현곤은 부모님 허락을 받아 지난해 9월 학교를 옮긴 뒤 1년을 유급하고 본격적으로 농구 선수 생활을 시작했다. 고현곤은 이로부터 불과 1년 남짓 흐른 19일 프로농구팀으로부터 ‘러브콜’을 받았다. SK에서 고현곤을 ‘연고선수’로 등록한 것. 연고선수는 유망주를 조기에 발굴해 신인 드래프트를 거치지 않고도 해당 팀에 바로 입단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전희철 SK 감독은 “키가 크면 움직임이 둔한 경우가 많은데 현곤이는 유연성과 순발력까지 좋다. 자기 몸을 쓸 줄 안다는 뜻”이라면서 “농구 경력에 비해 기량도 좋다. 탐나는 자원인 건 분명하다”고 했다. 정작 본인은 손사래를 친다. 고현곤은 “선수 생활을 늦게 시작했기 때문에 기본기가 많이 부족하다고 느낀다”면서 “야간과 주말에도 꼬박꼬박 훈련에 참여해 슛과 드리블 연습에 집중한다”고 말했다. 고현곤의 목표는 NBA를 대표했던 ‘공룡 센터’ 샤킬 오닐(53·은퇴)과 SK의 외국인 선수 자밀 워니(31)를 섞어 놓은 선수가 되는 것이다. 고현곤은 “오닐의 파워풀한 포스트업과 자신 있게 내리꽂는 덩크슛을 배우고 싶다. 또 워니처럼 똑똑하게 경기를 풀어나가는 감각을 키우고 싶다”고 말했다. SK 구단은 워니와 발 사이즈가 같은 고현곤에게 340mm 사이즈의 농구화를 선물했다. 김학섭 전주남중 감독은 “인생 2회 차가 아니라 3회 차라고 말할 정도로 성숙하고 듬직해 기대가 많이 된다”며 고현곤을 대견하게 바라봤다. 강신재의 소설 ‘젊은 느티나무’는 ‘아아, 나는 그를 더 사랑하여도 되는 것이었다’는 문장으로 끝난다. 고현곤이 농구를 더 사랑해도 되는 시간은 자기 덩치만큼 넉넉하게 남아 있다. 그리고 시간이 흐를수록, 키가 더 자랄수록 고현곤은 점점 더 느티나무를 닮아갈 것이다.전주=조영우 기자 jero@donga.com}

프로야구 선두 LG와 2위 한화가 26∼28일 한화의 안방 대전에서 한국시리즈 우승 확률 85.3%를 걸고 시즌 마지막 3연전을 치른다. 지난해까지 프로야구가 ‘계단식으로’ 포스트시즌을 치른 건 총 34번이다. 그중 29번은 정규리그 1위로 한국시리즈에 직행한 팀이 정상에 올랐다. 도전자 한화는 ‘미리 보는 한국시리즈’ 1차전 선발 투수로 ‘LG 킬러’ 류현진(38)을 내세운다. 류현진은 2006년 프로 데뷔 이후 LG를 상대로 통산 24승 9패 평균자책점 2.24를 기록 중이다. 올해는 1승 무패 0.95로 더 강했다. 이어 문동주(22)가 27일, 폰세(31)가 28일에 차례로 선발 마운드에 오를 예정이다. 김경문 한화 감독은 “폰세에게 하루 더 휴식을 주기 위해 문동주와 등판 순서를 바꿨다”면서 “그전에 (LG가 1위를 확정하는 방향으로) 최종 순위가 나오면 폰세가 등판하지 않을 수도 있다. 대신 순위 확정 전까지는 베스트 라인업으로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국 무대 데뷔 이후 17연승 행진을 이어가던 폰세는 20일 수원 KT전에서 5이닝 4실점으로 시즌 첫 패배를 당했다. 폰세는 또 LG를 상대로 두 경기에 선발 등판해 13이닝 평균자책점 3.46을 기록하면서 1승도 거두지 못했다. 시즌 평균자책점 1.85(1위)를 기록 중인 폰세는 유일하게 승리를 따내지 못한 LG를 상대로 전 구단 승리에 도전한다. LG는 치리노스(32)가 선봉에 선다. 치리노스는 한화를 상대로 두 경기에 선발 등판해 1승 무패 평균자책점 1.38을 남겼다. 이 두 경기에서 한화 타선은 치리노스를 상대로 OPS(출루율+장타율) 0.474에 그쳤다. ‘수비 전문 선수’였던 염경엽 LG 감독의 통산 OPS 0.514에도 미치지 못한다. 염 감독은 “원래 톨허스트(26)를 첫 경기 선발로 내세우려 했지만 트레이닝 파트에서 하루 더 쉬고 던지는 게 훨씬 좋을 것 같다고 하더라”면서 “세 번째 경기에는 임찬규(33)가 예정대로 등판한다”고 말했다. 시즌 중반 대체 외국인 선수로 합류한 톨허스트는 5승 2패 평균자책점 2.84를 기록하며 후반기 팀의 에이스로 떠올랐다. 다만 아직 한화를 상대한 적은 없다. 폰세와 선발 맞대결 예정인 임찬규는 2승 무패, 평균자책점 0.62로 한화에 무척 강했다. LG는 올 시즌 상대 전적에서 한화에 7승 1무 5패로 앞서 있다. 그러나 대전 방문경기에서는 1무 3패로 한 번도 한화를 이기지 못했다. LG는 이번 3연전에서 1경기만 승리해도 상대 전적에서 9개 팀에 모두 앞서는 기록을 남길 수 있다.조영우 기자 jero@donga.com}

장충고 투수 문서준(18)이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토론토에 입단했다.문서준은 25일 캐나다 온타리오주 토론토의 로저스센터에서 계약금 150만 달러(약 21억 원)에 입단 계약을 체결했다.문서준은 키 196cm, 몸무게 105kg의 건장한 체격을 갖춘 오른손 투수다. 최고 시속 155km의 패스트볼과 더불어 투심 패스트볼, 슬라이더, 커브, 체인지업 등 다양한 구종을 구사한다. 올해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KBSA) 주관 대회에는 10경기 등판해 26과 3분의 1이닝을 소화하며 3승 2패, 평균자책점 2.77, 40탈삼진을 남겼다.문서준은 소속사 리코스포츠에이전시를 통해 “어릴 때부터 꿈꿔왔던 메이저리그 무대에, 토론토라는 최고의 구단에서 도전할 수 있어서 영광”이라며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한 단계씩 성장하겠다. 저를 믿고 지지해 준 가족과 지도자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소감을 밝혔다.문서준이 미국 도전을 선언한 후 복수의 MLB 구단이 영입 경쟁을 펼친 것으로 전해졌다. LA 다저스도 그중 하나였다. 미국 스포츠 전문 매체 ‘애슬레틱’의 토론토 담당 기자 미치 바논은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을 통해 “다저스 구단이 문서준에게 매우 강한 관심을 보였다. 하지만 토론토가 결국 영입에 성공했다”고 전했다.앤드류 티니시 토론토 국제스카우트·야구 운영팀 부사장은 “문서준은 MLB 선발 투수로 성장하기에 적합한 신체 조건과 다양한 변화구를 갖춘 유망주”라며 “구단은 최적의 성장 환경을 제공할 것이다. 꾸준한 노력을 통해 한국과 전 세계 팬들에게 인정받는 투수로 자리매김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올해 고교 졸업자 중 MLB 구단과 계약을 체결한 선수는 김성준(18·광주일고)에 이어 문서준이 두 번째다. 김성준은 앞서 5월 계약금 120만 달러의 조건으로 텍사스 유니폼을 입었다. 문서준, 김성준과 함께 올해 고교야구 ‘빅3’로 불렸던 박준현(18·북일고)은 계약금 7억 원을 받고 2026년도 프로야구 신인 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키움에 입단했다.조영우 기자 jero@donga.com}

2026년도 프로야구 신인 드래프트 전체 1순위 박준현(18·북일고·사진)이 계약금 7억 원에 도장을 찍었다. 키움은 “박준현을 비롯한 신인 지명 선수 13명 전원과 입단 계약을 마쳤다”고 24일 알렸다. 박준현은 그러면서 프로야구 ‘순수’ 신인 선수 입단 계약금 역대 3위에 이름을 올렸다. 2006년 한기주(38·당시 KIA·10억 원)와 2021년 장재영(23·키움·9억 원)만 박준현보다 입단 계약금이 많았다.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출신인 봉중근(45·은퇴)도 2007년 LG에서 1차 지명을 받은 뒤 계약금 10억 원에 사인했다. 박준현은 박석민 전 두산 타격코치(40)의 아들로 최고 시속 157km를 기록한 오른손 투수다. 박준현은 “첫 계약이라 정말 의미가 크다. 주신 계약금에 걸맞은, 그보다 더 좋은 선수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조영우 기자 jero@donga.com}

한국 23세 이하 야구 대표팀이 대만에 콜드게임으로 졌다.한국은 23일 중국 푸젠성 핑탄에서 열린 제31회 아시아야구선수권대회 예선 2차전에서 대만에 0-10, 7회 콜드게임으로 패배했다.1회초에 실점 없이 아웃카운트를 2개 잡은 이후 선발 투수 김종운(19·LG)부터 김준원(20·NC), 박정민(22·한일장신대)이 총 6점을 내주며 승기를 뺏겼다.한국은 이날 패배로 예선 라운드에서 1승 1패를 기록해 대만(2승)에 이어 B조 2위가 됐다.예선 마지막 경기는 24일 팔레스타인과 치른다. 이 대회 역사상 두 번째로 우승이 많은 한국(8회)은 2015년 이후 10년 만에 이 대회 정상에 도전한다. 이 대회 역대 최다 우승팀은 일본(20회)이다.한국은 최근 국제 무대에서 대만에 고전하고 있다.14일 열렸던 세계청소년선수권대회 3위 결정전에서도 대만에 2-3으로 져 4위에 머물렀다. 지난해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예선에서도 3-6으로 패했다.대만은 프리미어12 대회 우승을 차지하며 WBSC 랭킹 2위에 올라선 후 현재까지 같은 순위를 유지 중이다.조영우 기자 jero@donga.com}

‘어섬(Awesome) 킴’ 김하성(30·애틀랜타·사진)이 10경기 연속 안타를 이어갔다. 애틀랜타는 9연승을 달렸다. 김하성은 23일 워싱턴과의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안방경기에 5번 타자 유격수로 선발 출장해 4타수 1안타 1볼넷 2득점을 기록하며 팀의 11-5 승리를 도왔다. 김하성은 1-1로 맞선 2회말 선두타자로 타석에 들어서 상대 선발 투수 매켄지 고어의 9구째 체인지업을 당겨 쳐 좌전안타로 연결했다. 2-1로 앞선 3회말에는 볼넷을 골라 출루에 성공했다. 김하성은 두 차례 출루 때마다 모두 홈을 밟았다. 김하성의 연속 경기 안타 행진이 시작된 건 14일 휴스턴과의 안방경기였다. 김하성이 MLB에서 10경기 연속 안타를 친 건 샌디에이고 소속이던 2023년 8월 5일 LA 다저스전 이후 780일 만이다. 김하성은 당시 16경기까지 연속 안타 기록을 이어갔다. 추신수(은퇴)와 함께 한국인 빅리거 공동 1위 기록이다. 9연승도 애틀랜타의 올 시즌 최다 연승 기록이다. 애틀랜타는 이날까지 승률 0.471(74승 83패)로 포스트시즌 진출은 이미 무산됐지만 내년 시즌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이 기간 김하성도 타율 0.382(34타수 13안타)를 기록하며 팀의 연승에 힘을 보탰다.조영우 기자 jero@donga.com}

애틀랜타 김하성(30)이 10경기 연속 안타를 이어갔다.김하성은 23일 열린 워싱턴과의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안방경기에 5번 타자 유격수로 선발 출장해 4타수 1안타 1볼넷 2득점을 기록했다. 김하성은 1-1로 맞선 2회말 선두 타자로 들어선 첫 타석에서 상대 선발 매켄지 고어(26)의 9구째 체인지업을 당겨쳐 좌익수 앞에 떨어지는 안타를 쳤다. 2-1로 앞선 3회말 타석에서 볼넷을 골라낸 김하성은 출루 때마다 홈을 밟으며 팀의 11-5 승리에 힘을 보탰다.김하성은 14일 휴스턴전을 시작으로 이날 안타까지 매 경기 안타를 쳐내고 있다. 김하성이 MLB에서 10경기 연속 안타를 친 건 샌디에이고 소속이던 2023년 8월 5일 LA 다저스전 이후 780일 만이다. 당시 김하성은 16경기 연속 안타 행진을 기록해 2013년 추신수(43·은퇴)가 남긴 한국인 빅리거 최다 연속 경기 안타와 타이를 이뤘다.김하성의 활약에 힘입은 애틀랜타도 연전연승 중이다. 애틀랜타는 15일 휴스턴전부터 이날 경기까지 9연승을 기록했다. 이날까지 시즌 성적은 74승 83패(승률 0.471)로 내셔널리그 동부지구 5개 팀 중 4위에 자리해 있다. 팀이 연승을 달린 기간 동안 김하성은 타율 0.382(34타수 13안타)로 날카로움 타격감을 선보이며 현재 시즌 타율은 0.257을 지켰다.조영우 기자 jero@donga.com}

한화 외국인 투수 폰세는 난공불락이었다. 20일 KT와 경기를 치르기까지 단 한 번의 패전도 없이 17연승을 달리고 있었다. 올해 프로야구 최고 투수 폰세를 무너뜨린 건 KT의 ‘터미네이터’ 안현민(22·사진)이었다. 안현민은 1회말 폰세를 상대로 벼락같은 3점 홈런을 터뜨리며 기선을 제압했다. 안현민은 5회말엔 폰세를 상대로 좌전 적시타를 쳐냈다. 안현민의 4타점 원맨쇼를 앞세운 KT는 결국 4-2로 승리하며 4연패에서 벗어났다. 폰세는 5이닝 5피안타 4실점으로 한국 무대 첫 패를 당했다. 안현민의 결정적 한 방은 21일 5연승을 노리던 삼성과의 안방경기에서도 이어졌다. 안현민은 2-0으로 앞선 5회말 무사 1루에서 삼성의 세 번째 투수 최원태의 초구 몸쪽 깊숙한 투심을 공략해 좌익수 뒤 담장을 넘기는 투런 아치를 그렸다. 시즌 22번째 홈런으로 비거리는 120m였다. 안현민은 이날도 4타수 2안타 2타점의 맹타를 휘두르며 팀의 6-3 승리를 이끌었다. 올해 혜성처럼 등장한 안현민은 지난달 극심한 타격 부진에 빠졌다. 지난달 15일 고척 키움전에선 수비 때 종아리 부상을, 같은 달 31일 KIA전에서도 수비 때 무릎 통증을 호소하는 등 잔부상에 시달리며 월간 타율 0.234에 그쳤다. 7월까지 18홈런을 때렸던 안현민은 8월 한 달간은 한 개의 홈런도 추가하지 못했다. 하지만 중위권 싸움이 막바지로 향해 가고 있는 9월 들어 다시 반등하고 있다. 이달 들어 안현민은 타율 0.275에 4개의 홈런을 기록 중이다. 20일, 21일 이틀 연속 때린 홈런은 팀 승리와 직결되는 귀중한 한 방이었다. 이날 승리로 5위 KT는 4위 삼성에 0.5경기 차로 따라붙었다. 같은 날 경기가 없었던 6위 롯데와의 승차는 1.5경기로 벌렸다. ‘가을 야구’ 진출을 노리는 KT는 SSG와 2경기, 키움 한화 KIA NC와 각각 1경기씩 총 6경기를 남겨두고 있다. SSG는 인천에서 열린 9위 두산과의 안방경기에서 선발 투수 김광현(37)의 5이닝 3실점 역투를 앞세워 7-3으로 승리하며 3위 굳히기에 들어갔다. 삼성과의 승차는 2.5경기로 벌렸다. 이날 2만3000명의 만원 관중(시즌 20번째)이 들어찬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는 경기 시작 전 김광현의 통산 2000탈삼진을 기념해 아들 김민재 군(10)이 시구자, 딸 김민주 양(11)이 시타자로 나섰다. 김광현은 시즌 9승(9패)째. 광주에선 7위 NC가 8위 KIA를 7-6으로 누르고 3연패에서 벗어났다. 1-3으로 지고 있던 7회초 2사 만루에서 오영수가 좌익수 키를 넘기는 3타점 싹쓸이 2루타로 역전 결승타를 기록했다.조영우 기자 jero@donga.com}

“이 팀과 함께할 수 있어서 행복했다.”클레이턴 커쇼(37·LA 다저스)가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무대를 떠난다. 커쇼는 19일 안방경기를 앞두고 기자회견을 열어 선수 은퇴를 발표했다. 20일 안방에서 열리는 샌프란시스코전이 커쇼의 선수 생활 마지막 정규시즌 등판 경기다.다저스 선수단이 지켜보는 가운데 취재진 앞에 앉은 커쇼는 “동료들에게 ‘제발 이상한 짓 하지 말라’고 했는데 내가 이상한 짓을 하고 있다. 동료들과 눈을 못 마주치겠다”며 고개를 숙인 채 눈물을 훔친 뒤 “은퇴 발표 자리에 이렇게 동료들이 한데 모이는 선수로 은퇴할 수 있어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커쇼가 부상으로 지난 시즌을 조기 종료하자 ‘은퇴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그러나 커쇼는 다저스와 1년 계약을 맺고 다시 마운드로 돌아왔다. 커쇼는 “다저스 팬들에게 부상당한 마지막 모습으로 기억되고 싶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올해 5월 18일 팀에 복귀한 커쇼는 시즌 10승 2패를 기록 중이다.‘텍사스 사나이’ 커쇼는 2006년 신인 드래프트 때 전체 7순위 지명을 받으면서 다저스와 처음 인연을 맺었다. 2008년 5월 26일 안방구장에서 MLB 데뷔전을 치른 커쇼는 이후 다저스에서만 뛰면서 이날까지 18년 통산 222승 96패, 평균자책점 2.54, 3039탈삼진을 기록했다. MLB 역사상 줄곧 한 팀 소속으로 뛰면서 통산 200승과 3000탈삼진을 동시에 달성한 투수는 밥 깁슨(1935∼2020·세인트루이스)에 이어 커쇼가 두 번째다. 커쇼는 최근 100년 동안 통산 200승을 거둔 투수 가운데 통산 평균자책점도 가장 좋다.커쇼는 2011, 2013, 2014년 등 세 차례에 걸쳐 MLB 최고 투수가 받는 사이영상 수상자로 이름을 올렸고 2014년에는 내셔널리그 최우수선수(MVP)로도 뽑혔다. 현재도 투수가 MVP로 뽑힌 건 커쇼가 마지막이다. 커쇼는 2020년과 지난해에는 월드시리즈 우승 트로피도 들어 올렸다. 커쇼는 지난해 8월 31일 이후 등판하지 못했지만 월드시리즈 우승 때까지 동료들 곁을 지킨 뒤 수술대에 올랐다. 올해는 직접 포스트시즌 마운드에 올라 팀의 우승 도전을 돕는다.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커쇼를 포스트시즌 엔트리에 올릴 생각이다. 커쇼가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팀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저스는 2위 샌디에이고에 3경기 앞선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선두로 포스트시즌 진출을 사실상 확정한 상태다. 커쇼는 2013∼2019년 다저스에서 뛰었던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38·한화)과도 친분이 있다. 다저스 구단은 류현진이 입단했을 때부터 커쇼의 옆자리에 라커룸을 마련해 두 왼손 투수가 자연스럽게 교류하도록 했다. 주로 커쇼가 도움을 주는 쪽이었지만 류현진에게 도움을 받기도 했다. 류현진은 “커쇼가 체인지업 구사법에 대해 거의 매년 물어본 것 같다. 같이 캐치볼 하면 체인지업 그립으로 장난을 치곤 했다”고 말했다.조영우 기자 jero@donga.com}

‘리빙 레전드’ 클레이튼 커쇼(37·LA 다저스)가 선수 생활 마지막 정규시즌 등판에 나선다.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다저스 구단은 “커쇼가 올 시즌을 마지막으로 은퇴한다”고 19일 알렸다.이에 따라 20일 샌프란시스코와의 안방경기가 커쇼의 마지막 등판이 될 예정이다.2006년 신인 드래프트 전체 7순위로 다저스에 입단한 커쇼는 2008년 MLB 데뷔 이후 18시즌 동안 다저스에서만 뛰었다. 통산 성적은 452경기(449선발) 등판에 222승 96패 평균자책점 2.54다. 통산 승률(0.698)은 1901년 이후 200승 이상을 거둔 투수 중 가장 높고 평균자책점은 ‘라이브볼’ 시대가 열린 1920년 이후 가장 낮은 기록이다. 커쇼는 지난달 MLB 역대 20번째로 3000탈삼진 기록을 쓰기도 했다.커쇼는 사이영상을 세 차례 수상(2011년, 2013년, 2014년)했고 2014년에는 내셔널리그 최우수선수(MVP)로 뽑혔다. 커쇼는 또 비시즌에 아내와 국외 봉사활동을 다니며 아프리카 나라 잠비아에 학교, 보호시설을 짓기 위해 거액을 기부하는 등 선행에도 앞장섰다. 2012년에는 역대 최연소로 MLB 사회봉사 공로상인 로베르토 클레멘테 상도 받았다. 커쇼는 지난해에는 부상 탓에 7경기에 선발 등판에 30이닝을 소화하는 데 그쳤다. 이후 은퇴설이 돌기도 했지만 커쇼는 “부상에 굴복해 떠나는 모습은 보여주고 싶지 않았다”며 의지를 다졌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다저스와 1년 750만 달러에 계약한 커쇼는 5월 팀에 복귀해 현재 10승 2패 평균자책점 3.53을 기록 중이다. 조영우 기자 jero@donga.com}

프로야구 삼성 디아즈(29·사진)가 역대 외국인 선수 최다 타점 신기록을 세웠다. 디아즈는 18일 창원에서 열린 NC와의 방문경기에 4번 타자 1루수로 선발 출장해 4회초 3점 홈런을 때렸다. 0-4로 뒤진 4회초 무사 1, 2루에서 타석에 들어선 디아즈는 NC 두 번째 투수 임정호의 2구째 투심 패스트볼을 잡아당겨 오른쪽 담장을 넘겼다. 전날까지 139타점을 기록 중이던 디아즈는 3타점을 더해 142타점으로 역대 외국인 선수 최다 타점의 주인공이 됐다. 종전 기록은 2015년 NC에서 뛰었던 테임즈(은퇴)가 세운 140타점이었다. 디아즈는 남은 경기에서 KBO리그 단일 시즌 최다 타점에도 도전한다. 현재 기록은 박병호(당시 넥센)가 보유하고 있는 146타점이다. 시즌 48번째 홈런을 때린 디아즈는 2015년 삼성 나바로(은퇴)가 기록했던 외국인 타자 단일 시즌 최다 홈런과도 타이를 이뤘다. 디아즈는 이변이 없는 한 이번 시즌 홈런왕과 타점왕이 유력하다.조영우 기자 jero@donga.com}

김하성(30·애틀랜타)이 6경기 연속 안타 행진을 이어가면서 팀의 5연승을 이끌었다. 김하성은 18일 워싱턴과의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방문경기에 6번 타자 유격수로 선발 출장해 4타수 2안타 1볼넷 2타점 2득점을 기록했다. 애틀랜타는 이날도 9-4 승리를 거두면서 워싱턴 방문 4연전 싹쓸이를 포함해 최근 5경기 연속 승리 행진을 이어갔다. 김하성은 애틀랜타 이적 이후 이날까지 15경기에 나와 타율 0.327(52타수 17안타)를 기록 중이다. 특히 팀이 연승을 이어간 최근 5경기 타율은 0.500(18타수 9안타)에 달한다. 김하성은 그러면서 탬파베이 시절 0.214였던 시즌 타율도 0.257까지 끌어올렸다. 김하성은 애틀랜타 이적 이후 속구 계열(포심 패스트볼, 투심 패스트볼, 커터, 싱커) 투구에 강점을 보이고 있다. 탬파베이 때는 이런 구종을 때렸을 때 타율이 0.167에 머물렀는데 애틀랜타 유니폼을 입은 후에는 0.296로 올랐다. 이날 샌프란시스코 선발 명단에서 빠진 이정후(27)는 애리조나와 1-1로 맞서던 연장 11회초에 대주자로 나와 1득점을 기록하면서 팀의 5-1 승리를 도왔다. LA 다저스 김혜성(26)은 이날 안방경기에 출전하지 않았고 다저스는 필라델피아에 5-0 완승을 거뒀다.조영우 기자 jero@donga.com}

“야구를 시작하면서부터 전체 1순위가 목표였다. 그 목표를 이루게 해주신 키움 관계자분들께 감사드린다. 항상 뒷바라지해 주시면서 큰 힘이 됐던 부모님께도 정말 감사드린다.” ‘고교 최대어’ 박준현(18·북일고)은 17일 서울 송파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2026 프로야구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로 키움 유니폼을 입은 뒤 이렇게 말했다. 아들과 함께 단상에 오른 아버지 박석민 전 두산 타격코치(40)의 눈시울이 붉어졌다. 박 전 코치는 “(박)준현이가 야구인 2세로 산다는 게 좋은 점도 있지만 힘든 점도 많았을 것이다. 너무 잘 커줘서 기특하고 고맙다”고 말하며 눈물을 훔쳤다. 박 전 코치는 2004년부터 2023년까지 20시즌 동안 삼성과 NC에서 뛰며 통산 타율 0.287, 269홈런, 1041타점, 882득점을 기록한 스타플레이어다. 거포 내야수였던 그는 ‘그라운드의 개그맨’으로 불리며 큰 인기를 얻었다. 대구고를 졸업한 박 전 코치는 2004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연고지였던 삼성의 1차 지명을 받았다. 그런데 아들 박준현은 올해 드래프트에서 지명 대상자 1261명 중 가장 높은 평가를 받았다. 박준현의 전체 1차 지명은 이미 예정된 바였다. 다부진 체격(키 188cm, 몸무게 95kg)의 박준현은 최고 시속 157km의 패스트볼을 뿌리는 오른손 정통파 투수다. 올해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KBSA) 주관 대회 10경기에 등판해 40과 3분의 2이닝 동안 2승 1패, 평균자책점 2.63, 탈삼진 54개를 기록했다. 이달 열린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에서도 태극마크를 달았다. 박준현은 김성준(광주제일고), 문서준(장충고·이상 18) 등과 함께 고교 야구 ‘투수 빅3’로 꼽혔다. 김성준과 문서준이 각각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텍사스, 토론토와 계약하면서 국내 잔류를 택한 박준현이 ‘최대어’로 부상했다. MLB 팀들의 구애를 뿌리치고 키움의 선택을 받은 박준현은 “아직 부족하고 배울 것이 많이 남아 있다. 충분히 경험을 쌓고 나중에 도전해 봐도 된다고 생각했고, 잘 선택한 것 같다”고 말했다. 팀의 우완 파이어볼러 안우진(26)을 롤모델로 꼽은 박준현은 “안우진 선배님은 투구적인 부분에 있어 완벽하기 때문에 모든 부분을 배우고 싶다”고 말했다. 다만 신인 드래프트에 앞서 박준현에게는 야구부 내 ‘학교폭력’ 의혹이 제기됐다. 7월 천안교육지원청 학교폭력위원회(학폭위)에서 무혐의 처분을 받았지만 현재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스포츠윤리센터가 관련 사안을 재조사 중이다. 드래프트 신청서를 내면서 학폭 연루 사실이 없다는 서약서와 함께 생활기록부를 제출한 박준현은 관련 논란에 대해 “아버지도 말씀하셨듯이 야구 이전에 인성이 먼저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떳떳하기 때문에 신경을 안 쓰고 있다”고 말했다.전체 2순위 지명권을 갖고 있던 NC는 이날 투수를 1라운드 지명할 것이란 예상을 깨고 유신고 내야수 신재인(18)을 깜짝 지명했다. 신재인은 올해 KBSA 주관 대회 26경기에 나와 타율 0.337, 4홈런, 13도루를 기록하며 공수주 모두 능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한화 역시 3순위로 같은 학교 외야수 오재원(18)을 호명했다. 오재원도 올해 26경기에 나와 타율 0.442, 1홈런, 32도루를 기록했다. 5월 열린 제79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에선 타격상(타율 0.524), 최다 안타상(11안타), 최다 득점상(9득점)까지 3관왕을 차지했다. 이 밖에 두산이 김주오(마산용마고·외야수)를, 키움이 박한결(이상 18·전주고·내야수)을 이날 1라운드에서 지명해 2022년 전면 드래프트 시행 후 가장 많은 야수(4명)가 첫 라운드에 이름을 올렸다. 이날 전체 지원자 1261명 중 8.72%인 110명이 프로 유니폼을 입었다.조영우 기자 jero@donga.com}

지난해 사상 최초로 50홈런-50도루 클럽에 가입했던 ‘슈퍼스타’ 오타니 쇼헤이(31·LA 다저스)가 또 한번 ‘50-50’의 문을 열었다. 이번엔 단일 시즌 최초 ‘50홈런-50탈삼진’ 기록이다. 오타니는 17일 미국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필라델피아와의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안방경기에 선발 투수이자 1번 타자로 나섰다. ‘투수’ 오타니는 최고 시속 164km의 빠른 공을 앞세워 5이닝 동안 노히트 피칭을 했다. 1회초 2사 후 브라이스 하퍼에게 볼넷을 내준 뒤 13타자를 연속 범타 처리했다. 이날 삼진 5개를 추가한 오타니는 시즌 탈삼진을 54개로 늘렸다. 2023년 팔꿈치 수술 후 서서히 회복하고 있는 오타니는 68개의 공만 던지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타자’ 오타니는 4-6으로 뒤지던 8회말 선두타자로 나서 데이비드 로버트슨을 상대로 오른쪽 담장을 넘어가는 솔로 아치를 그렸다. 시즌 50번째 홈런으로 오타니는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50홈런 이상을 기록했다. 이 홈런으로 사상 첫 50홈런-50탈삼진이 완성됐다. 오타니의 투타에 걸친 맹활약에도 불구하고 다저스는 필라델피아에 6-9로 패했다.시애틀 포수 칼 롤리(29)는 같은 날 캔자스시티와의 경기에서 55호와 56호 홈런을 잇달아 때려내며 단일 시즌 스위치 타자 최다 홈런 기록을 경신했다. 종전 기록은 1961년 미키 맨틀(뉴욕 양키스)의 55홈런이었다. 롤리는 또 켄 그리피 주니어가 1997년과 1998년에 달성한 시애틀 타자 단일 시즌 최다 홈런 기록(56개)과 타이를 이뤘다.조영우 기자 jero@donga.com}

LA 다저스의 ‘슈퍼스타’ 오타니 쇼헤이(31)가 투수로 5이닝을 무피안타 무실점으로 막고, 타석에선 시즌 50번째 홈런을 때렸다.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최초로 단일 시즌 ‘50홈런-50탈삼진’이라는 진기록도 달성했다. 오타니는 17일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필라델피아와의 안방 경기에 선발 투수이자 1번 타자로 나섰다.‘투수’ 오타니는 최소 시속 164km의 빠른 공을 앞세워 5이닝 동안 노히트 피칭을 했다. 1회초 2사 후 브라이스 하퍼에게 볼넷을 내준 뒤 13타자를 연속 범타 처리했다. 이날 삼진 5개를 추가한 오타니는 시즌 탈삼진을 54개로 늘렸다. 올해 제한적으로 투타 겸업을 하고 있는 오타니는 5이닝 동안 68개의 공만 던지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타자’ 오타니는 다저스가 4-6으로 끌려가던 8회말 선두타자로 나서 데이비드 로버트슨을 상대로 오른쪽 담장을 넘어가는 솔로 아치를 그렸다. 시즌 50번째 홈런으로 오타니는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50홈런 이상을 기록했다. 오타니의 투타에 걸친 맹활약에도 불구하고 다저스는 이날 필라델피아에 6-9로 패했다.시애틀 포수(29)는 같은 날 캔자스시티와의 경기에서 55호와 56호 홈런을 잇달아 때려내며 단일 시즌 스위치 타자 최다 홈런 기록을 경신했다. 종전 기록은 1961년 미키 맨틀(뉴욕 양키스)의 55홈런이었다. 롤리는 또 켄 그리피 주니어가 1997년과 1998년에 달성한 시애틀 타자 단일 시즌 최다 홈런 기록(56개)와 타이를 이뤘다.조영우 기자 jero@donga.com}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프로야구 유격수 부문 골든글러브는 김혜성(26·LA 다저스)과 오지환(35·LG·2회), 박찬호(30·KIA)가 차지했다. 올해는 새로운 유격수 황금장갑 주인공이 탄생할 것으로 보인다. 바로 NC 김주원(23)이다.김주원은 14일 창원 두산전에서 시즌 15호 홈런과 40번째 도루를 기록했다. 1번 타자로 나선 1회말 첫 타석에서 우중간 담장을 넘기는 솔로포를 쏘아 올리며 선제점을 올렸고, 5-0으로 앞선 4회초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는 볼넷으로 출루한 뒤 최원준 타석 때 2루 베이스를 훔쳤다. 이날 NC는 두산을 6-0으로 꺾었다. 유격수 포지션 선수의 단일 시즌 15홈런-40도루는 상당히 진귀한 기록이다. 20홈런-20도루처럼 한국야구위원회(KBO)가 공식적으로 인정하는 기록은 아니지만 ‘호타준족’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다. 김주원에 앞서 이 기록을 달성한 건 해태(현 KIA) 이종범(1993년, 1994년, 1996년, 1997년)과 LG 류지현(1994년·이상 은퇴) 두 명뿐이다. 지금 같은 성장세를 이어간다면 김주원은 내년에는 충분히 20-20클럽 가입을 바라볼 수 있다.유신고를 졸업하고 2021년도 NC에 입단한 김주원은 데뷔 첫해 69경기에 나와 시즌 타율 0.241, 5홈런을 기록하며 가능성을 보였다. 2022년과 2023시즌엔 2년 연속 두 자릿수 홈런(각 10개)을 때렸다. 이후 2023년 항저우 아시안게임, 2024년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대회에 국가대표로 선발되며 ‘차세대 유격수’로 자리매김했다.잠재력이 터진 건 올해다. 정교함이 부족했던 스위치 타자 김주원은 15일 현재 타율 0.296(15위), 93득점(3위), OPS(출루율+장타율) 0.844(12위) 등으로 커리어 하이 기록을 쓰고 있다. 도루는 2위, 홈런은 공동 15위다.지난해까진 주로 하위 타선을 맡아오던 김주원은 출루율이 좋아진 올해는 테이블 세터를 맡고 있다. 김주원은 달라진 모습에 대해 “작년엔 결과를 내려고 신경 쓰다 보니 안타가 안 나오면 다음 타석에도 영향을 받았다”라며 “올해는 결과보다는 투수와의 싸움에 집중하고 있다. 안타가 되지 않더라도 잘 맞은 타구가 나오면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대로 올 시즌을 마치면 김주원은 구단 사상 첫 유격수 부문 골든글러브 수상이 유력하다. 김주원은 “원래부터 성적이 좋았던 선수가 아니라서 상이나 결과에 대해서는 크게 생각하지 않고 있다”며 “남은 시즌도 하루하루 주어진 경기에 최선을 다하고 싶다”고 말했다.장기적으로는 MLB 진출도 노려 볼 만하다. 올 시즌 전 MLB 통계사이트 ‘팬그래프스’는 MLB에 도전해 볼 만한 KBO리그 선수로 김도영(22·KIA), 안우진(키움), 강백호(KT·이상 26)와 함께 김주원을 꼽았다. MLB 팀들은 공격과 수비를 겸비한 내야수를 선호한다. 김주원에 앞서 KBO리그에서 유격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수상한 김하성(30·애틀랜타)과 김혜성이 이미 빅리거에 진출했다. 피츠버그에서 뛰었던 강정호(38)도 3루수 출신이다. 김주원은 “이전까지는 ‘내가 그런 얘기를 들을 정도인가’라는 생각이 컸다. 같은 내야수로서 미국에서 뛰고 싶은 마음은 있지만 일단 실력이 돼야 한다”며 “더 안정적인 수비를 해야 하고, 송성문(키움) 형처럼 타격에서도 임팩트가 있어야 한다. 부족함을 채우기 위해 더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조영우 기자 jero@donga.com}

SSG와 삼성의 프로야구 경기가 열린 11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라팍). 경기 시작을 1시간 앞둔 오후 5시 반경부터 라팍 일대가 분주해지기 시작했다. 삼성의 푸른색 유니폼을 입고 대구지하철 2호선 수성알파시티역을 나온 팬들의 행렬이 이어졌다. 이내 구장은 푸른 물결로 가득 찼다. 평일 야간경기였지만 이날 라팍은 2만4000명 만원 관중을 기록했다. 이번 시즌 50번째 만원 관중이었다. 이날까지 삼성의 안방경기 좌석 점유율은 98.2%에 이른다.● 신(新)구도(球都) 떠오른 대구 삼성은 지난해까지 8차례(1985년 통합 우승 포함)나 KBO리그 정상에 오른 명문 팀이다. 하지만 관중 동원은 그렇지 않았다. 삼성은 2016년 라팍에 새 둥지를 틀기 전까지 관중석 1만 석 규모의 대구시민구장을 안방으로 썼다. 아무리 성적이 좋아도 관중으로 ‘홈런’을 치는 건 불가능했다.하지만 쾌적한 관전 환경을 갖추고, 지하철로 바로 연결되는 입지에 위치한 라팍 개장과 함께 사정이 달라졌다. 라팍 이전 직전 3년간 경기당 평균 관중 수는 7000명대에 그쳤으나 이전 첫해 1만1825명으로 증가했다. 시즌 누적 관중 수는 85만1417명으로 직전 연도(52만4971명)에 비해 62.2%나 늘었다. 라팍 개장 10년째를 맞은 올해 삼성은 프로야구 관중 기록을 새로 쓰고 있다. 5일 키움전에서 만원 관중을 기록하며 삼성은 시즌 누적 관중 140만1262명으로 프로야구 출범 이후 처음으로 140만 관중을 돌파했다. KBO리그가 사상 첫 1000만 관중 시대를 열었던 지난해 LG가 기록한 종전 한 시즌 최다 기록 139만7499명도 가볍게 넘어섰다.11일 현재 삼성은 147만3262명의 관중을 동원해 10개 구단 중 최다 관중을 기록 중이다. 서울을 연고로 하는 LG(142만3708명)와 열성 팬이 많은 ‘구도(球都)’ 부산을 안방으로 쓰는 롯데(142만692명)보다 많다. 삼성이 역대 누적 관중 수 1위를 기록한 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전 구장에서 관중 입장 제한 정책을 실시했던 2021년(27만8222명)을 제외하면 프로야구 출범 첫해인 1982년이 유일하다. 현재 추세라면 삼성은 150만을 넘어 160만 관중 돌파도 가능하다. 삼성은 13일 KT전부터 30일 KIA전까지 7차례 안방경기를 남겨두고 있다. 이제는 대구를 ‘신(新)구도’로 불러도 전혀 어색하지 않다. 지난해부터 삼성을 응원해 왔다는 신지안 씨(19)는 “다른 구장 ‘직관’도 여러 차례 가봤지만, 라팍 관중석에 앉아 수풀이 우거진 주변 경관을 보면 쾌적하고 좋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며 “지난해 잘했던 기억으로 올해도 잘할 때나 못할 때나 팀을 응원하고 싶은 마음에 구장을 찾게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젊은 선수 성장 함께 응원” 2016년 라팍 이전 후 삼성은 한동안 암흑기에 빠졌다. 2021년 가을잔치에 나갔을 뿐 2016년부터 2023년까지는 주로 하위권에 머물렀다. ‘최강 삼성’이라는 응원 구호와 전혀 어울리지 않는 성적이었다. 2022년 7위, 2023년 8위에 그쳤던 삼성은 지난해 모처럼 반등했다. 정규시즌 2위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해 한국시리즈 준우승을 차지했다. 지난해 삼성은 시즌 관중 134만7022명으로 구단 사상 첫 100만 명을 돌파했다. 전년도 대비 관중은 59.3%가 늘었다. 기대 속에 출발했던 올해는 지난해만 못하다. 11일 경기에서 4-8로 패하면서 삼성은 5위에 자리하고 있다. 치열한 중위권 싸움 결과에 따라 가을잔치 여부가 결정된다. 하지만 삼성은 적극적인 세대교체 속에 젊은 선수들이 성장하면서 젊은 팬들도 크게 늘었다. 야수 중에서는 이재현(22)과 김영웅(22), 김지찬(24) 등이 주전을 넘어 국가대표급 선수로 성장했다. 토종 투수 다승 공동 1위 원태인(25)은 내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출전이 유력하다. 18년 차 삼성 팬으로 주 1회 이상 야구장을 찾는다는 이예원 씨(26)는 “아이돌 팬 문화와 유사한 야구팬 문화가 생기면서 또래의 여성 팬 유입도 늘어난 것 같다”며 “젊은 삼성 선수들의 유튜브 영상 등을 보면서 팀에 관심을 갖게 되는 주변 케이스도 여럿 봤다”고 말했다.대구=조영우 기자 jero@donga.com}

올 시즌 프로야구 개막을 앞두고 SSG를 5강 후보로 꼽는 전문가는 거의 없었다. 지난해에도 최종 6위에 그쳤고 이렇다 할 전력 보강도 없었기 때문이다. SSG는 그러나 10일 현재 10개 팀 중 3위를 달리고 있다. 역대급 중위권 순위 경쟁이 한창인 가운데 준플레이오프 직행 티켓이 유력하다. SSG 선전의 원동력으로는 ‘특급 마무리’ 조병현(23)을 필두로 한 불펜진의 활약을 꼽을 수 있다. SSG 불펜진은 10개 구단을 통틀어 가장 안정적이란 평가를 받는다. ‘소방수’ 조병현은 10일까지 올 시즌 61경기에 나와 5승 3패 28세이브를 기록했다. 3일 KIA전부터 7일 LG전까지 이달 3경기에서도 실점 없이 뒷문을 틀어막았다. 조병현은 세이브 부문 5위지만 1위 KT 박영현(22·31세이브)과의 차이는 3개밖에 되지 않는다. 조병현의 안정감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조병현은 현재 평균자책점 1.34로 2세이브 이상 기록한 모든 투수를 통틀어 유일하게 1점대 기록을 유지하고 있다. 전반기 41경기에서 평균자책점 1.32를 기록한 조병현은 후반기 20경기에 등판해서도 1.37의 평균자책점을 찍으며 꾸준한 활약을 이어오고 있다. 시즌 내내 흔들림이 없었다는 뜻이다. 조병현이 현재 성적을 유지한다면 3년 만에 1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한 마무리 투수가 된다. 2022년 LG 소속이던 고우석(27·디트로이트)이 42세이브로 이 부문 1위에 오를 때 평균자책점 1.48을 기록한 적이 있다. 60과 3분의 2이닝을 책임진 조병현은 이 밖에도 30이닝 이상을 소화한 구원 투수 중 피안타율(0.175)과 이닝당 출루허용률(WHIP·0.81) 부문에서 모두 1위를 달리고 있다.조병현의 일인 독주도 아니다. SSG의 ‘필승조’는 후반기 들어 더 단단해졌다. 베테랑 노경은(41)은 평균자책점 2.27로 29홀드(2위)를 기록 중이다. 71과 3분의 1이닝을 소화하며 나이가 무색한 투구를 펼치고 있다. 현재 이 부문 1위 LG 김진성(40·30홀드)과 단 1홀드 차로 타이틀 수성을 노린다. 노경은은 지난해 38홀드로 이 부문 1위에 올랐다. 또 프로 데뷔 3년 차에 처음으로 두 자릿수 홀드를 올린 이로운(21)은 27홀드로 이 부문 3위다. 이로운도 평균자책점 2.14로 안정적이다. 후반기 이후만 따지면 노경은이 12홀드로 리그 전체 1위, 이로운이 11홀드로 2위다. 김민(26)의 후반기 활약도 눈에 띈다. 5월까지 시즌 평균자책점이 5.25에 달했던 김민은 후반기 들어 7홀드, 평균자책점 0.43을 기록했다. 10일 창원 NC전에서는 올 시즌 20번째 홀드를 올리며 노경은과 이로운에 이어 팀 내 세 번째로 20홀드를 기록한 투수가 됐다. 현재 20홀드 이상을 기록한 투수가 세 명 이상인 구단은 SSG가 유일하다. SSG는 팀 전체 평균자책점은 3.55로 2위이고, 구원진 평균자책점은 3.30으로 1위다. 전반기 평균자책점 3.37로 1위를 달렸던 SSG의 불펜진은 후반기에 평균자책점 3.18(1위)로 더 강해졌다. SSG는 올 시즌 팀 타율 0.253(9위), OPS(출루율+장타율) 0.694(9위)로 타격에선 하위권에 머물러 있지만 불펜진의 활약에 힘입어 순위를 끌어올렸다. 5월 10일 8위까지 내려갔던 SSG는 지난달 20일 3위로 치고 올라온 뒤 현재 4위 KT와 2경기 차로 앞선 3위를 유지하고 있다. 2위 한화와는 8.5경기 차라 현실적으로 뒤집기가 쉽지 않지만 포스트시즌 진출은 사실상 확정한 상태다.조영우 기자 jero@donga.com}

‘특급 마무리’로 우뚝 선 조병현(23)을 앞세운 SSG가 후반기에 단단해진 불펜진에 힘입어 중위권 순위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다.조병현은 10일까지 올 시즌 61경기에 나와 60과 3분의 2이닝을 책임지며 5승 3패 28세이브를 기록했다. 세이브 부문에서 리그 전체 5위지만 1위 박영현(22·KT·31세이브)과 3세이브 차이로 시즌 막바지까지 구원왕 타이틀 경쟁을 이어가고 있다. 조병현은 현재 평균자책점 1.34로 2세이브를 기록한 투수 중 유일하게 1점대를 유지 중이다. 전반기 41경기에서 평균자책점 1.32를 기록한 조병현은 후반기 20경기에 나와 평균자책점 1.37로 꾸준한 활약을 이어가고 있다.조병현이 현재 성적을 유지하면 프로야구에서 3년 만에 나오는 평균자책점 1점대 마무리 투수가 된다. 2022년 LG 마무리 투수였던 고우석(27·디트로이트)이 42세이브로 이 부문 1위에 오를 때 평균자책점 1.48을 기록한 적 있다. 조병현은 그밖에도 30이닝 이상 소화한 구원 투수 중 피안타율(0.175)과 이닝 당 출루허용률(WHIP·0.81) 부문에서 모두 1위를 기록 중이다.조병현과 함께 SSG ‘필승조’도 후반기에 더 안정적인 활약을 펼치며 순위 싸움에 힘을 보태고 있다. 전반기 평균자책점 3.37로 1위를 달렸던 SSG의 불펜진은 후반기에 3.18(1위)로 더 강해졌다. 지난달 20일 3위로 올라선 SSG는 현재 4위 KT에 2경기 차로 앞서 있다.‘베테랑’ 노경은(41)은 71과 3분의 1이닝 동안 29홀드(2위)를 기록하며 김진성(40·LG·30홀드)과 홀드왕 경쟁 중이다. 프로 데뷔 후 3년 만에 처음으로 두 자릿수 홀드를 올린 ‘영건’ 이로운(21)도 27홀드로 이 부문 3위에 올라 있다. 후반기만 따지면 노경은이 12홀드로 리그 전체 1위, 이로운이 11홀드로 2위다.김민(26)의 후반기 활약도 눈에 띈다. 5월까지 시즌 평균자책점 5.25였던 김민은 후반기 들어 평균자책점 0.43을 기록하며 7홀드를 올렸다. 10일 창원 NC전에서는 시즌 20번째 홀드를 올리며 노경은, 이로운에 이어 팀 내 세 번째로 20홀드를 기록한 투수가 됐다. 현재 시즌 20홀드 이상을 기록한 투수가 세 명인 구단은 SSG뿐이다.조영우 기자 jero@donga.com}

에런 저지(33·뉴욕 양키스)가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통산 359호 홈런을 쏘아 올려 양키스 ‘전설’ 요기 베라를 넘어섰다. 저지는 10일 열린 디트로이트와의 MLB 안방경기에 2번 타자 우익수로 선발 출장해 첫 타석에서 솔로포를 터뜨렸다. 0-0이던 1회말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상대 선발 케이시 마이즈(28)의 7구째 스플리터를 밀어쳐 오른쪽 담장을 넘겼다. 125.6m를 날아간 타구는 시속 178km, 발사각 28도를 기록해 배럴 타구(이상적인 타격 조건으로 친 타구)의 조건을 충족했다. 올 시즌 44번째 홈런을 날린 저지는 양키스 통산 홈런 부문에서 단독 5위에 올라섰다. 1일 시카고 화이트삭스전에서 개인 통산 358번째 홈런으로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라는 명언을 남긴 양키스의 전설적인 포수 베라와 타이기록을 세운 지 9일 만이다. 양키스 소속으로 저지보다 많은 홈런을 기록한 건 베이브 루스(659개), 미키 맨틀(536개), 루 게릭(493개), 조 디마지오(361개) 4명 뿐이다. 3홈런을 더하면 4위 디마지오도 넘을 수 있다. 이날 저지는 8회초 수비 때 교체되기 전까지 3타수 1안타 1타점 1득점을 기록했다. 양키스는 저지의 홈런으로 선제점을 기록했으나, 2-0으로 앞섰던 7회초 바뀐 투수 페르난도 크루즈(35)와 마크 라이터 주니어(34)가 9점을 내주고 강판되며 역전을 허용해 디트로이트에 2-12로 졌다.조영우 기자 jer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