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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인공지능(AI) 대장 기업 엔비디아와 오픈AI가 손을 잡고 대규모 AI 인프라 구축에 나선다. 엔비디아가 오픈AI에 최대 1000억 달러(약 140조 원)를 투자해 엔비디아가 오픈AI 주주가 되고, 오픈AI는 확보한 자금을 바탕으로 원전 10기 규모의 데이터센터를 만들기로 했다. 현재 전 세계 AI 산업을 이끌고 있는 두 거물 기업이 ‘동맹’을 맺고 글로벌 AI 컴퓨팅 인프라 패권을 더욱 확대하려는 시도로 평가된다.● 손잡은 두 거물… 원전 10기 규모 인프라 만든다 22일(현지 시간) 엔비디아와 오픈AI는 새 전략적 파트너십 체결을 위한 거래 의향서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오픈AI는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이번 투자는 차세대 모델을 학습, 운영해 초지능(superintelligence) 구현을 향한 길을 여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세부 계약 사항은 확정되지 않았으나 엔비디아가 총 1000억 달러를 단계적으로 투자해 오픈AI 주주가 된다. 오픈AI는 투자금을 이용해 10GW(기가와트) 규모의 데이터센터를 구축한다. 전력량으로 원전 10기 용량에 해당하는 규모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샘 올트먼 오픈AI CEO와 함께 한 CNBC 인터뷰에서 “10GW는 AI 가속기 400만∼500만 개에 해당하는 거대한 프로젝트”라며 “이는 엔비디아가 올해 출하할 AI 가속기 전체 물량과 맞먹고 지난해와 비교하면 2배 규모”라고 설명했다. 올트먼 CEO는 “컴퓨팅 인프라는 미래 경제의 기반이 될 것”이라며 “우리는 엔비디아와 함께 구축하는 인프라를 활용해 새로운 AI 혁신을 이룰 것”이라고 강조했다.두 회사는 우선 100억 달러를 투자해 2026년 하반기(7∼12월)까지 1GW 규모의 데이터센터를 구축할 계획이다. 이 데이터센터에는 엔비디아의 차세대 AI 가속기인 ‘베라 루빈’이 쓰인다. 블룸버그통신은 “첫 100억 달러는 계약 체결 즉시 현금으로 지급되고 인프라 구축 단계마다 증액이 이뤄질 것”이라고 전했다. 엔비디아는 100억 달러 투자를 통해 오픈AI 지분 약 2%를 받게 된다.● “폭발적 AI 수요 보여 주는 계약” 이번 계약이 그동안 제기된 ‘AI 거품론’을 일부 불식시킨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올트먼 CEO가 8월 ‘AI 버블’ 발언을 한 이후 투자자 불안에 미국 기술주가 급락하는 등 AI 산업의 미래 성장을 둘러싸고 논쟁이 진행돼 왔다. 하지만 AI 시장의 선두에 선 두 기업이 함께 1000억 달러 수준의 대규모 투자에 나서며 이런 우려가 일부 해소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여기에 빅테크들이 10GW에 이르는 대규모 인프라 투자에 나선 것 자체가 미래 AI 수요를 보여 주는 방증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CNN은 이번 계약에 대해 “챗GPT 같은 AI 도구와 이에 필요한 컴퓨팅 파워에 대한 폭발적 수요를 보여주는 초대형 계약”이라고 전했다.한편 이번 협력으로 그동안 오픈AI가 추진하던 ‘탈엔비디아’ 구상이 달라질지 여부에도 관심이 커지고 있다. 그간 엔비디아에 전적으로 AI 칩을 의존하던 오픈AI는 최근 브로드컴 등과 자체 AI 칩 개발을 시도해 왔다. 그러나 엔비디아의 대규모 투자를 기점으로 오픈AI가 엔비디아를 전략적 우선 파트너로 발표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오픈AI는 이번 엔비디아와의 협력을 마이크로소프트(MS), 소프트뱅크, 오라클 등과 함께 진행하는 ‘스타게이트’ 데이터센터 프로젝트와 동시에 추진할 예정이다. 엔비디아 입장에서는 세계 최대 고객사인 오픈AI를 잃지 않고 엔비디아 주도 생태계를 확고하게 지키는 효과를 낼 수 있다. 엔비디아는 이날 성명을 내고 “오픈AI와의 파트너십이 우리의 다른 고객사에 대한 제품 공급에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장은지 기자 jej@donga.com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지난 정부의 대대적인 연구개발(R&D) 예산 삭감으로 연구자 실직이 30%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안 그래도 과학기술 인재의 해외 이탈이 심각한 상황에서 정부 예산마저 삭감되며 연구자들이 기존의 일터를 떠나고 있는 것이다.22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황정아 의원실이 고용노동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자연·생명과학 연구직과 정보통신 연구개발직·공학기술직의 구직급여 신청자 수는 모두 2만8092명으로, 전년 대비 30.6% 증가했다. 자연·생명과학 연구직의 구직급여 신청자 수는 6331명으로 25.6% 늘었다. 정보통신 연구개발직·공학기술직은 2만1761명으로 32.2% 상승했다.올해 R&D 예산이 회복됐지만 그 여파는 아직도 이어지는 상황이다. 올해 1∼7월 자연·생명과학 분야 구직급여 신청자 수는 3955명으로, 올해 말까지 발생할 것으로 추정되는 실직자 수(6780여 명)를 감안하면 지난해보다 7%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연령별로 보면 30대 이하 청년 연구자들의 피해가 컸다. 지난해 자연·생명과학과 정보통신 분야 구직급여 신청자 중 30대 이하가 각각 전체의 73%, 70%에 달했다.현 정부가 내년도 R&D 예산을 역대 최대인 35조3000억 원으로 증액하면서 연구자 실직 문제는 어느 정도 완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가장 타격이 컸던 기초연구 부문도 올해 대비 17.2% 늘어난 2조7400억 원으로 예산이 책정됐다. 정부는 태스크포스(TF)를 꾸려 지난 정권에서의 R&D 예산 삭감 결정에 대한 진상 조사에 착수한 상태다.한편 과기정통부는 한국장학재단과 함께 ‘이공계 석사우수장학금 장학사업’을 올해 처음으로 시행한다고 이날 밝혔다. 이공계 석사우수장학금 사업은 경력 초기 단계의 석사학위 과정생을 중점 지원해 과학기술 우수 인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하는 사업이다. 이공계 석사우수장학금은 전국 이공계 대학원을 대상으로 1000명가량의 장학생을 선발해 학기당 250만 원, 연간 500만 원을 지원한다. 내년에는 이공계 박사우수장학금도 신규 도입해 청년 과학기술인의 전 주기 성장 지원 체계를 강화할 계획이다.장은지 기자 jej@donga.com}

국내 연구진이 인공지능(AI)과 광유전학 기술을 활용해 파킨슨병을 조기에 진단하고 치료할 수 있는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했다. KAIST 허원도 김대수 교수와 기초과학연구원(IBS) 이창준 단장 공동연구팀은 22일 이 같은 연구 성과를 발표했다. 파킨슨병은 뇌에서 신체 움직임을 조절하는 ‘도파민’을 분비하는 신경세포가 서서히 죽어가면서 생기는 병이다. 손발이 떨리고 몸이 굳어지며 걸음걸이가 이상해지는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하지만 지금까지는 병이 어느 정도 진행된 후에야 진단이 가능했고, 뇌 신호를 조절하는 약물 치료 역시 효과가 제한적이었다. 연구팀은 파킨슨병의 원인으로 알려진 알파시누클레인 단백질 응집을 일으킨 파킨슨병 생쥐 모델을 대상으로 AI 기반 3차원(3D) 자세 추정 기술을 이용해 행동을 분석했다. 생쥐의 걸음걸이, 손발 움직임, 떨림과 같은 340여 가지 행동 신호를 AI로 분석해 ‘파킨슨 행동지수’를 만들었다. 이 지수를 활용해 파킨슨병 발병 초기부터 기존 운동능력 검사보다 더 민감하게 질환 정도를 판별했다. 그 결과 파킨슨 행동지수는 질환 유도 후 2주가 지난 시점부터 대조군 대비 유의미한 차이를 보였다. 특히 보폭 변화, 손발 움직임 비대칭, 흉부 떨림 등 행동이 파킨슨병 진단의 핵심 요인으로 확인됐다. 또한 연구팀은 광유전학 기술을 치료에 적용했다. 빛을 이용해 뇌 신경세포의 활동을 정밀하게 조절하는 기술을 활용한 것이다. 일정 조건에서 빛에 노출하는 실험을 벌인 결과, 파킨슨병에 걸린 쥐의 걸음걸이가 더 부드러워지고 떨림 증상이 줄어드는 효과가 확인됐다. 특히 하루걸러 한 번씩 빛을 쪼이는 ‘격일주기’ 방법이 가장 효과적이었으며, 도파민을 만드는 신경세포도 보호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허원도 KAIST 석좌교수는 “AI 기반 행동 분석과 광유전학을 결합해 파킨슨병의 조기 진단부터 치료까지 연결하는 성과를 거뒀다”며 “환자 개개인에게 맞는 치료제 개발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세계적인 과학저널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 온라인판에 지난달 21일 게재됐다.장은지 기자 jej@donga.com}

지난 정부의 대대적인 연구개발(R&D) 예산 삭감으로 연구자 실직이 30%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안그래도 과학기술 인재의 해외 이탈이 심각한 상황에서 정부 예산마저 삭감되며 연구자들이 기존의 일터를 떠나고 있는 것이다. 22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황정아 의원실이 고용노동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자연·생명과학 연구직과 정보통신 연구개발직·공학기술직의 구직급여 신청자 수는 모두 2만8092명으로, 전년 대비 30.6% 증가했다. 자연·생명과학 연구직의 구직급여 신청자 수는 6331명으로 25.6% 늘었다. 정보통신 연구개발직·공학기술직은 2만1761명으로 32.2% 상승했다. 올해 R&D 예산이 회복됐지만 그 여파는 아직도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올해 1∼7월 자연·생명과학 분야 구직급여 신청자 수는 3955명으로, 올해 말까지 발생할 것으로 추정되는 실직자 수(6780여명)를 감안하면 지난해보다 7%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연령별로 보면 30대 이하 청년 연구자들의 피해가 컸다. 지난해 자연·생명과학과 정보통신 분야 구직급여 신청자 중 30대 이하가 각각 전체의 73%, 70%에 달했다. 현 정부가 내년도 R&D 예산을 역대 최대인 35조3000억 원으로 증액하면서 연구자 실직 문제는 어느 정도 완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가장 타격이 컸던 기초연구 부문도 올해 대비 17.2% 늘어난 2조 7400억 원으로 예산이 책정됐다. 정부는 태스크포스(TF)를 꾸려 지난 정권에서의 R&D 삭감 결정에 대한 진상 조사에 착수한 상태다. 한편 과기정통부는 한국장학재단과 함께 ‘이공계 석사우수장학금 장학사업’을 올해 처음으로 시행한다고 이날 밝혔다. 이공계 석사우수장학금 사업은 경력 초기 단계의 석사학위 과정생을 중점 지원해 과학기술 우수인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하는 사업이다. 이공계 석사우수장학금은 전국 이공계 대학원을 대상으로 1000명 가량의 장학생을 선발, 학기 당 250만 원, 연간 500만 원을 지원한다. 내년에는 이공계 박사우수장학금도 신규 도입해 청년 과학기술인의 전주기 성장지원 체계를 강화할 계획이다. 장은지 기자 jej@donga.com}

KT 무단 소액결제 피해가 그간 알려진 서울 서남권 및 경기 일부 지역을 넘어 서울 서초구 동작구,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 등에서도 발생한 것으로 뒤늦게 파악됐다. 금전적 피해가 속출한 가운데 KT의 늑장 대응과 ‘말 바꾸기’에 대한 비판도 높아지고 있다. 주무 부처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KT의 이번 사태 대응 과정을 면밀히 조사해 KT의 사건 은폐 시도나 고의성이 확인되면 경찰 고발 등의 조치를 취할 방침이다. 21일 KT가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황정아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기존에 알려진 서울 금천구 등 외에 △서울 동작구(8월 5∼8일) △서초구(8월 8, 11일) △고양시 일산동구(8월 20일)에서도 피해가 확인됐다. 또 KT가 비정상적인 소액 결제 시도를 차단하기 직전인 4∼5일에도 97건( 3048만8000원)의 피해가 집중 발생했다. 이처럼 KT 피해 집계가 확대된 것을 두고 KT가 해킹범이 자동응답전화(ARS) 신호를 탈취해 소액결제에 성공한 사례에만 주목해 피해 현황을 ‘소극적’으로 집계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잇따른다. 황 의원은 “KT 해킹 사태의 전모가 밝혀지면 밝혀질수록 KT가 거짓 변명만 늘어놓았다는 사실이 드러나고 있다”며 “지금이라도 소액결제가 이뤄진 모든 고객에게 직접 결제 현황을 고지하고 피해 전수조사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KT 측은 “ARS뿐 아니라 문자메시지(SMS)를 통해 소액결제된 건도 전수조사를 했는데 대부분이 ARS 피해여서 SMS는 언급을 따로 안 한 것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KT의 늑장 대응과 ‘말 바꾸기’가 계속돼 더는 설명을 신뢰할 수 없다는 반응이 확산되고 있다. 실제로 8월 말 무단 소액결제 신고가 잇따르자 경찰은 9월 1일 KT에 이 사실을 알렸지만, KT는 7일 뒤인 8일에서야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에 신고했다. 당시 KT 측은 해당 사건이 사용자들의 기기에서 해킹이 이뤄진 것 같다는 비공식적인 의견을 내놓으며 “개인정보 유출은 없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불법 초소형 기지국(팸토셀)을 통해 5561명의 가입자식별번호(IMSI)가 유출된 것이 확인되자 11일 대국민 사과에 나섰지만 “이 정보(IMSI) 이외에 불법 팸토셀로 유출될 수 있는 정보는 없다”고 밝혔다. 그랬던 KT는 18일 IMSI뿐만 아니라 단말기고유식별번호(IMEI), 휴대전화 번호 등이 추가 유출됐다고 입장을 번복했다. 이때도 “서버 해킹 정황은 없다”고 수차례 밝혔지만 이날 오후 11시 KT는 KISA에 서버 침해 흔적 4건과 의심 정황 2건을 신고했다. KT는 서버 해킹 정황을 15일 오후 2시경에 이미 인지하고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즉, 서버 해킹 사실을 알고 있었음에도 “해킹 정황은 없다”고 밝힌 것이다. 이 같은 KT의 무책임한 대처에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는 “더 이상 KT의 이야기를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이 쏟아지고 있다.장은지 기자 jej@donga.com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동아일보 IT사이언스팀 기자들이 IT, 과학, 우주, 바이오 분야 주목할만한 기술과 트렌드, 기업을 소개합니다. “이 회사 뭐길래?” 기술로 세상을 바꾸는 테크 기업들의 비하인드 스토리! 세상을 놀라게 한 아이디어부터 창업자의 요즘 고민까지, 궁금했던 그들의 모든 것을 파헤칩니다.성우 없이 AI 더빙… ‘K콘텐츠’ 돌파구로국내선 크게 흥행한 인기 드라마를 미국 유럽 아시아 등 글로벌 시청자들에게 동시에 보여주려면 어떤 방법이 있을까? 배우 소지섭 임수정이 출연한 [미안하다, 사랑한다] 같은 작품을 예로 들어보자.현재로선 넷플릭스와 같은 해외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플랫폼이 유일한 답이다. 한국 방송사나 제작사들이 넷플릭스 등 해외 플랫폼과 손잡지 않고서는 전세계 시장에 작품을 대규모 유통시키긴 어려운 구조다. 넷플릭스가 제작한 ‘케이팝 데몬 헌터스’와 같은 작품이 글로벌 흥행을 기록하며 K 콘텐츠 열풍이 뜨겁지만, 오히려 해외 OTT 의존도는 더욱 높아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또 하나의 걸림돌이 한국어라는 언어 장벽이다. 미국 유럽 중동 등에서 인기 ‘K드라마’에 대한 ‘더빙’ 요청이 들어오는 것도 이 같은 언어 장벽이 자막으로는 해소되지 않기 때문이다.현지인 목소리로 더빙하면 자막 대비 30배 이상의 시청 효과를 낸다. 자막 문화가 정착된 국내와 달리 해외에선 더빙판을 선호한다. 한국의 ‘오징어게임’과 스페인의 ‘종이의집’ 등이 더빙의 힘으로 글로벌 흥행에 성공한 대표적 사례다. 문제는 언제나 그렇듯 ‘자본’이다. 그간 성우가 직접 해온 ‘더빙’은 제작비가 너무 많이 들어 국내 방송사나 제작사들이 꺼리던 영역이었다. 더빙판을 만들면 만들수록 적자가 나기 때문이었다.이처럼 소자본으로는 엄두도 내지 못했던 ‘더빙’ 제작이 터닝포인트를 맞은 것은 인공지능(AI) 더빙 기술이 등장하면서다. 비용과 제작 시간을 획기적으로 낮춰주는 ‘AI 더빙’은 성우를 쓰지 않아도 영상 속 출연자 목소리를 그대로 본따 전세계 각국 언어로 바꿔준다. 말하는 입 모양까지 자연스럽게 구현하는 것이 핵심이다. 교육용 콘텐츠와 같이 정보 전달 성격의 영상보다, 난이도가 높은 드라마는 AI 더빙으로 출연자들의 다양한 ‘감정’들을 어색하지 않게 전달하는 수준까지 올라왔다. 음색 억양 재현부터 입술 모양 ‘립싱크’까지 AI로 정부가 K-콘텐츠 경쟁력 확보를 위해 AI 더빙 기술을 핵심 무기로 내세우는 것도 이때문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올해 80억 원의 추경 예산을 편성해 AI 기술을 활용한 더빙을 지원하고 있다. AI 더빙 기술로 드라마, 케이팝, 영화, 예능 등 장르별 특성에 적합하게 발화자의 음색, 억양 등 비언어적 표현까지 정교하게 재현하는 것이다. AI 더빙 특화 지원 사업 주관사로 선정된 이스트소프트는 AI 더빙 플랫폼 ‘페르소닷에이아이’의 기술을 통해 드라마 ‘미안하다 사랑한다’와 예능 프로그램 ‘나는 솔로’ 등 200시간 분량의 K-콘텐츠 현지화 작업을 진행 중이다. 페르소닷에이아이는 텍스트 입력만으로 110개 언어 음성을 만들어 낼 수 있는 ‘AISaaS’(서비스형 소프트웨어)를 제공한다. 발화자의 음색과 억양은 물론 비언어적 표현까지 정교하게 구현해 몰입감을 높이는 것이 특징이다. 정상원 이스트소프트 대표는 “넷플릭스도 아직은 AI 더빙 자동화를 하지 않고, 성우를 통해 더빙 작업을 하고있다”며 “격하고 섬세한 감정 표현이 많은 드라마 장르는 AI 더빙으로 정말 자연스럽게 만드는 기술 난이도가 높기 때문에 이제 본격화되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AI더빙은 원본 작품에서 각 목소리를 분리해 텍스트로 변환하고, 다시 TTS(Text-to-Speech) 기술을 통해 텍스트를 자연스러운 음성으로 바꾼다. 출연자의 음색을 맞추는 보이스클로닝( Voice Cloning)을 통해 일관성을 유지하고, 화면상 입모양과 맞추는 복잡한 작업을 거친다. 각 작업 구간마다 각각 다른 AI 엔진을 사용하는데, 이 과정에서 가장 복잡한 고난도 기술은 완벽한 립싱크 구현이다. 한국어 발음 특성에 최적화된 AI로 자연스러운 입술 동기화를 실현해야 하기 때문이다. 정 대표는 “드라마를 AI 더빙으로 100% 자동화하려면 상당한 기술 투자가 들어가야 한다”며 “K컨텐츠를 전세계에 유통시킬 수 있는 요즘과 같이 중요한 시기에 정부가 국가사업으로 마중물 역할을 해줬다. 정부 지원 이후 국내외 방송사들에서 장편이나 다큐멘터리도 AI더빙을 할 수 있는지 문의가 많이 들어오고 있다”고 강조했다. 넷플릭스 유튜브도 ‘AI더빙’ 적극 투자국내 유튜버들이 세계 시장에 진출하는 기회가 되기도 한다. 한국어로 제작된 유튜브 영상을 AI더빙을 통해 영어 중국어 일본어 스페인어 등 다양한 언어로 쉽게 변환할 수있기 때문이다. 테크몽, 하이유, 큰별쌤 등의 유명 유튜버들이 이스트소프트의 AI 더빙 기술로 한국어 영상을 영어 일본어 등 버전 등으로 제작해 내보내고 있다. 정 대표는 “각국 현지화에 성공한 넷플릭스는 콘텐츠 제작에 한해 15조 원 정도를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그중에서 더빙에 쓰는 비용이 4조 5000억 원이라고 한다”고 했다. 넷플릭스 역시 최근 콘텐츠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더빙 시스템을 전면 개편했다. 오리지널콘텐츠 제작 시 최대 30개국 언어로 더빙을 지원하고, 일반 작품도 평균적으로 10개 언어 더빙판을 구비한다는 계획이다. 시청자들이 처음부터 콘텐츠가 자국어로 만들어진 것처럼 느끼도록 한다는 것이다. 넷플릭스는 AI 기반 더빙 기술에도 투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글로벌 미디어 플랫폼들도 AI 더빙에 적극적이다. 유튜브는 지난해 구글의 AI 모델 ‘제미나이’를 기반으로 한 콘텐츠 자동 번역 및 더빙 기능을 추가했다. 더빙된 언어에 맞춰 유튜버의 입술 모양을 동기화하는 ‘더빙 AI’도 선보였다. 시장조사업체 마켓앤어스는 전 세계 AI 더빙 도구 시장이 2023년 7억9430만 달러(약 1조1089억원)에서 2033년 29억1890만달러(4조750억 원)까지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장은지 기자 jej@donga.com}

메타가 첫 투명 디스플레이 탑재 스마트글라스를 내놨다. 17일(현지 시간) 메타는 미 캘리포니아주 본사에서 ‘메타 커넥트 2025’를 열고 ‘메타 레이밴 디스플레이’ 등 신형 스마트글라스를 공개했다.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는 “안경은 개인화 초지능 구현을 위한 이상적인 기기”라며 “역대 가장 인기 있던 소비자 가전제품들과 유사한 판매량을 예상한다”고 강조했다. 가격은 799달러부터 시작하며, 오는 30일부터 일부 매장을 시작으로 본격 판매가 시작된다. 메타 레이밴 디스플레이는 화면을 통해 메신저, 영상 통화 등이 가능하다. 지도를 띄워 길찾기에 도움을 받거나, 확대·축소한 카메라 화면을 보여줘 원하는 촬영 구도를 잡을 수 있다. 한 묶음으로 내놓은 손목 밴드는 근육 움직임을 감지해 손목 회전과 손가락 제스처만으로 기기 조작을 가능케 한다. 이날 저커버그는 허공에 펜을 쥔 듯한 손짓만으로 글씨를 써 메시지에 답장을 보내는 모습을 시연했다. 다만 미국에서만 출시되고, AI 기능도 매끄럽지는 못했다. 실제 이날 AI를 활용한 시연 도중 기술적 문제가 발생했다. ‘한국식 스테이크 소스’ 레시피를 알려 달라는 요구를 AI가 인식하지 못했고, 통화를 시도했으나 연결되지 않았다.장은지 기자 jej@donga.com}

오픈AI가 자녀 보호 기능이 포함된 18세 미만 전용 챗GPT를 이달 말 출시할 예정이라고 16일(현지 시간) 밝혔다. 오픈AI는 사용자가 미성년자인 것으로 확인되면 자동으로 연령에 맞는 챗GPT 환경으로 안내할 방침이다. 해당 환경에서는 선정적이거나 폭력적인 콘텐츠가 차단되고, 심각한 위기 상황에서는 법 집행 기관이 개입할 수 있다. 더불어 오픈AI는 사용자의 연령 예측 정확도를 높이는 시스템을 개발 중이라고 밝혔다. 연령 정보가 불확실할 경우 챗GPT는 기본적으로 18세 미만 사용자 경험으로 설정된다. 부모의 자녀 보호 기능도 강화한다. 부모는 자신의 챗GPT 계정을 자녀의 계정과 연결하고 자녀가 챗봇을 사용할 수 없는 ‘블랙아웃’ 시간도 설정할 수 있다. 또 자녀가 심각한 정신적 고통을 겪을 경우 알림을 받을 수 있다. 오픈AI는 대화 도중 청소년이 자살 충동을 드러낼 경우 부모에게 연락을 시도하고, 불가능할 경우 당국에 직접 신고한다는 방침이다. 오픈AI의 이 같은 조치는 최근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가 오픈AI를 포함한 빅테크를 대상으로 AI 챗봇이 어린이와 청소년에게 미치는 잠재적 위험에 대한 조사를 시작한 이후에 나왔다. 앞서 FTC는 이들 기업이 “챗봇의 안전성을 평가하기 위해 어떤 조치를 취했는지 파악할 필요가 있다”며 자료 요청과 함께 조사를 개시했다.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블로그에 “(18세 미만 전용 챗GPT는) 어려운 결정이지만, 전문가들과 논의한 결과 이것이 최선이라고 생각한다”며 “프라이버시, 자유, 안전은 상충할 수밖에 없는 가치로, 전문가들과 논의한 끝에 최선의 방안을 찾았다”고 설명했다.장은지 기자 jej@donga.com}

KT 무단 소액결제 사고가 최초 제보가 있기 20여 일 전인 8월 초 이미 발생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KT가 비정상적 소액결제를 차단한 시점보다 약 한 달 전이다. 경찰은 무단 소액결제 사고와 관련해 중국인 2명을 검거했다. 17일 더불어민주당 황정아 의원실이 KT에서 제출받은 ‘KT 피해 고객 일자별 결제 건수’ 자료에 따르면 8월 5일부터 9월 3일까지 피해 고객 278명의 결제 건수는 모두 527건으로 집계됐다. 피해 최초 발생일은 8월 5일로 이날 2건의 무단 소액결제가 이뤄졌다. 이후 8월 20일까지 무단 소액결제는 한 자릿수를 유지해 오다 같은 달 21일과 26일 각각 33건으로 늘었고, 이튿날인 27일 106건으로 뛰었다. 27일부터 경찰에도 피해 신고가 접수되기 시작했다. 9월 1일 경찰이 KT에 무단 소액결제 피해를 알렸지만, KT는 “(해킹으로) 뚫릴 리가 없다”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경찰이 KT에 알린 다음 날인 2일과 3일에도 각각 38건, 71건의 무단 소액결제가 이뤄졌다. KT는 5일에야 뒤늦게 비정상 소액결제를 차단했다. KT가 경찰 통보 이후 즉각 조치를 취했다면 총 109건의 피해를 막을 수 있었다. 한편 경기남부경찰청 사이버수사과는 정보통신망법 위반(침해)과 컴퓨터사용사기 혐의로 중국인 장모 씨(48), 류모 씨(44)를 검거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이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장 씨는 지난달 말부터 이달 초까지 불법 초소형 기지국을 승합차에 싣고 서울 금천구, 경기 광명시 일대를 돌며 KT 이용자 휴대전화를 표적으로 모바일상품권 구매, 교통카드 충전 등의 소액 결제를 한 혐의를 받는다. 류 씨는 이 결제 대금을 현금화한 혐의가 적용됐다. 장 씨는 전날 오후 2시 3분 인천국제공항 입국장에서 체포됐고, 류 씨는 오후 2시 53분 서울 영등포구에서 긴급체포됐다. 두 사람은 중국교포로 국내 합법 체류자다. 장은지 기자 jej@donga.com}

KT 무단 소액결제 사고가 최초 제보가 있기 20여일 전인 8월 초 이미 발생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KT가 비정상적 소액결제를 차단한 시점보다 약 한달 전으로 KT의 늑장대응이 피해를 키웠다는 지적이 나온다. 17일 더불어민주당 황정아 의원실이 KT에서 제출받은 ‘KT 피해고객 일자별 결제 건수’ 자료에 따르면, 8월 5일부터 9월 3일까지 피해 고객 278명의 결제 건수는 모두 527건으로 집계됐다. 피해 최초 발생일은 8월5일로 이날 2건의 무단 소액결제가 이뤄졌다. 이후 8월20일까지 무단 소액결제는 한 자릿수를 유지해오다 같은 달 21일과 26일 각각 33건으로 늘었고, 이튿날인 27일 106건으로 뛰었다. 27일부터 경찰에도 피해 신고가 접수되기 시작했다. 이후에도 무단 소액결제는 두 자릿수를 유지했다. 이에 9월 1일 경찰이 KT에 무단 소액결제 피해를 알렸지만, KT는 “(해킹으로) 뚫릴 리가 없다”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경찰이 KT에 알린 다음날인 2일과 3일에도 각각 38건, 71건의 무단 소액결제가 이뤄졌다. KT는 5일에야 뒤늦게 비정상 소액결제를 차단했다. KT가 경찰 통보 이후 즉각 조치를 취했다면 적어도 2일과 3일 일어난 총 109건의 피해는 막을 수 있었을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KT 관계자는 “수사 문의를 받은 이후 피해 명단 확인과 원인 파악에 최소한의 시간이 필요했다”며 “ 당시 스미싱 또는 악성앱이 원인으로 추정됐으며, 사전에 조치 못한 점 송구하다”고 입장을 밝혔다. 한편 정부는 휴대전화 소액결제 과정에 보안상 허점이 있다고 보고 제도 개선에 들어갔다. 현행 휴대전화 소액결제는 이름·생년월일 등 간단한 개인정보 입력 뒤 자동응답전화, 문자메시지, 통신사 패스 인증을 통해 이뤄진다. 정부는 여기에 비밀번호, 지문·얼굴 등 생체 정보, 간편인증 등을 통한 2차 인증을 추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장은지 기자 jej@donga.com}

오픈AI가 18세 미만 사용자를 위한 자녀 보호 기능이 포함된 전용 챗GPT를 이달 말 출시할 예정이라고 16일(현지시간) 밝혔다. 오픈AI는 사용자가 미성년자인 것으로 확인되면 자동으로 연령에 맞는 챗GPT 환경으로 안내할 방침이다. 이 환경에서는 선정적이거나 폭력적인 콘텐츠를 차단하고, 심각한 위기 상황에서는 법 집행 기관이 개입할 수 있다. 오픈AI는 사용자의 연령 예측 정확도를 높이는 시스템을 개발 중이며, 연령 정보가 불확실할 경우 챗GPT는 기본적으로 18세 미만 사용자 경험으로 설정된다. 일부 국가에선 연령 확인을 위해 신분증을 요구할 수도 있는데 이 역시 받아들이기로 했다.부모의 자녀 보호 기능도 강화한다. 부모는 자신의 챗GPT 계정을 자녀의 계정과 연결하고 자녀가 챗봇을 사용할 수 없는 ‘블랙아웃’ 시간도 설정할 수 있다. 또 챗봇의 응답 방식을 유도하며 자녀가 심각한 정신적 고통을 겪을 경우 알림을 받을 수 있다. 오픈AI는 대화 도중 청소년이 자살 충동을 드러낼 경우 부모에게 연락을 시도하고, 불가능할 경우 당국에 직접 신고한다는 방침이다.오픈AI의 이같은 조치는 최근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가 오픈AI를 포함한 빅테크를 대상으로 AI 챗봇이 어린이와 청소년에게 미치는 잠재적 위험에 대한 조사를 시작한 이후에 나왔다. 앞서 FTC는 이들 기업이 “챗봇의 안전성을 평가하기 위해 어떤 조치를 취했는지 파악할 필요가 있다”며 자료 요청과 함께 조사를 개시했다. 오픈AI는 지난달 챗GPT와 수개월간 상호작용한 아들의 사망에 오픈 AI가 책임이 있다며 한 학부모가 제기한 소송에 피고가 되기도 했다.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블로그에 “AI 대화는 사람들의 삶에서 가장 민감한 정보가 담길 수 있는 영역”이라며 “마치 의사·변호사 상담처럼 AI와의 대화도 높은 수준의 보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18세 미만 전용 챗GPT는) 어려운 결정이지만, 전문가들과 논의한 결과 이것이 최선이라고 생각한다”며 “프라이버시, 자유, 안전은 상충할 수밖에 없는 가치로, 전문가들과 논의한 끝에 최선의 방안을 찾았다”고 설명했다. 장은지 기자 jej@donga.com}

정부가 ‘인공지능(AI) 3대 강국’ 드라이브를 걸고 있지만, 정작 교육 현장에서 아이들에게 AI를 가르칠 정보·컴퓨터 교사는 턱없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AI가 실생활에서 활용되며 AI 리터러시(문해력) 교육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지만 전국 사범대학의 컴퓨터교육과 정원은 사실상 ‘동결’ 수준에 머물러 있었다. 16일 교육부가 더불어민주당 이정헌 의원실에 제출한 ‘최근 5년간 전국 중등학교 정보·컴퓨터 교사 정원 현황 자료’에 따르면, 컴퓨터교육과를 두고 있는 전국 사범대는 올해 기준 총 9곳, 총 입학정원은 193명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1년 8개 사범대 총 182명이었던 정원은 올해 9개 사범대 193명으로 5년간 단 11명 늘어나는 데 그쳤다. AI 인재 양성은 고사하고 컴퓨터 기초 소양을 교육하는 데도 모자란 규모다.일반대학에서 교원 자격을 취득하도록 하는 교직과정 정원 241명(40개 대학)까지 포함해도 올해 총정원은 434명에 불과하다. AI 교육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음에도 지난 5년간 교원 양성 규모에는 큰 변화가 없다. 전국 사범대 컴퓨터교육학과 수는 2021년부터 2024년까지 8개였다가 올 들어 9개로 딱 1곳 늘었다. 정원 역시 2021∼2023년 182명, 2024년 181명으로 줄었다가 올해 193명이 됐다. 이처럼 컴퓨터교육을 담당할 교사 양성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탓에 전국 중고등학교에선 정보 교육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전문성을 갖추지 않은 비전공자가 수업을 맡거나, 1명의 교사가 여러 학교를 도는 순회 수업이 이뤄지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해 9월 기준 17개 시도교육청 중 경기, 대구, 세종을 제외한 14개 지역에서 정보 교사를 학교당 평균 1명꼴도 배치하지 못했다. 이와 관련해 국회에서도 입법 노력이 본격화됐다. 이정헌 의원이 대표 발의한 AI 교사 양성법(고등교육법 개정안)은 교육대학·사범대학에 AI 전문 교원 양성과정을 설치하도록 법제화한 것이 핵심이다. 이 의원은 “AI 인재 양성을 위해선 좋은 ‘컴퓨터 선생님’들이 더 많아져야 하는데, 공급이 현장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실정”이라며 “초중고 학생들이 전문 교사 지도 아래 AI를 이해하고 활용하는 교육이 이뤄져야 AI 강국의 기반이 마련된다”고 설명했다. 김현철 고려대 컴퓨터학과 교수는 “AI 교육은 미래가 아니라 현재의 시급한 과제”라며 “턱없이 부족한 정보컴퓨터 교사 양성을 서두르지 않으면 AI 교육의 골든타임을 놓칠 수 있어 국가적 차원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장은지 기자 jej@donga.com}

네이버웹툰과 디즈니가 손잡고 새로운 디지털 만화 플랫폼을 만든다. 네이버웹툰의 미국 본사인 웹툰엔터테인먼트는 15일(현지 시간) 월트디즈니컴퍼니와 새 디지털 만화 플랫폼 개발을 위한 비구속적 조건 합의서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디즈니는 플랫폼 개발 협력을 위해 웹툰엔터의 지분 2%를 인수한다. 새롭게 구성되는 이 플랫폼을 통해 팬들은 3만5000편 이상에 달하는 마블, 스타워즈, 디즈니, 픽사, 20세기 스튜디오의 만화들을 즐길 수 있게 된다. 일부는 세로 스크롤 방식 웹툰으로, 일부는 만화책을 보듯 옆으로 넘기는 방식으로 서비스된다. 웹툰엔터가 플랫폼 개발과 운영을 맡으며, 네이버웹툰이 북미에서 발굴한 오리지널 웹툰도 일부 제공된다. 디즈니+ 회원이라면 누구나 추가 비용 없이 만화 플랫폼을 이용할 수 있다. 김준구 웹툰엔터 대표는 “새로 선보일 플랫폼은 우리의 제품 기술 전문성과 디즈니의 방대한 작품들을 결합해 전 세계 팬들에게 디즈니의 전설적인 캐릭터와 이야기를 즐기는 새로운 방법을 제공할 것”이라고 했다. 조시 디아마로 디즈니 익스피리언스 부문 회장은 “독보적인 만화 컬렉션을 한곳에 모아 팬들이 사랑하는 이야기들을 하나의 플랫폼에서 즐길 수 있는 전례 없는 기회를 제공하게 됐다”며 “디지털 만화 분야의 글로벌 리더인 웹툰엔터와의 협력 확대를 통해 새로운 독자층을 확보할 것”이라고 전했다. 디즈니와 협업을 본격화한다는 소식에 미국 나스닥 시장에 상장되어 있는 웹툰엔터 주가는 급등했다. 웹툰엔터는 이날 뉴욕증시에서 전날 대비 5.06% 오른 14.96달러에 마감한 뒤 시간 외 거래에서 한때 90% 넘게 주가가 치솟았다. 오후 8시(미 동부 시간)에는 종가 대비 59.36% 오른 23.84달러에 거래됐다.장은지 기자 jej@donga.com}

정부가 ‘인공지능(AI) 3대 강국’ 드라이브를 걸고 있지만, 정작 교육 현장에서 아이들에게 AI를 가르칠 정보·컴퓨터 교사는 턱없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AI가 실생활에서 활용되며 AI 리터러시(문해력) 교육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지만 전국 사범대학의 컴퓨터교육과 정원은 사실상 ‘동결’ 수준에 머물러 있었다. 16일 교육부가 더불어민주당 이정헌 의원실에 제출한 ‘최근 5년간 전국 중등학교 정보·컴퓨터 교사 정원 현황 자료’에 따르면, 컴퓨터교육과를 두고 있는 전국 사범대는 올해 기준 총 9곳, 총 입학정원은 193명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1년 8개 사범대 총 182명이었던 정원은 올해 9개 사범대 193명으로 5년간 단 11명 늘어나는 데 그쳤다. AI 인재 양성은 고사하고 컴퓨터 기초 소양을 교육하는 데도 모자란 규모다. 일반대학에서 교원 자격을 취득하도록 하는 교직과정 정원 241명(40개 대학)까지 포함해도 올해 총정원은 434명에 불과하다. AI 교육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음에도 지난 5년간 교원 양성 규모에는 큰 변화가 없다. 전국 사범대 컴퓨터교육학과 수는 2021년부터 2024년까지 8개였다가 올 들어 9개로 딱 1곳 늘었다. 정원 역시 2021~2023년 182명, 2024년 181명으로 줄었다가 올해 193명이 됐다. 이처럼 컴퓨터교육을 담당할 교사 양성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탓에 전국 중고등학교에선 정보 교육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전문성을 갖추지 않은 비전공자가 수업을 맡거나, 1명의 교사가 여러 학교를 도는 순회 수업이 이뤄지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해 9월 기준 17개 시도교육청 중 경기, 대구, 세종을 제외한 14개 지역에서 정보 교사를 학교당 평균 1명꼴도 배치하지 못했다. 이와 관련해 국회에서도 입법 노력이 본격화됐다. 이정헌 의원이 대표 발의한 AI 교사 양성법(고등교육법 개정안)은 교육대학·사범대학에 AI 전문 교원 양성과정을 설치하도록 법제화한 것이 핵심이다. 이 의원은 “AI 인재 양성을 위해선 좋은 ‘컴퓨터 선생님’들이 더 많아져야 하는데, 공급이 현장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실정”이라며 “초중고 학생들이 전문 교사 지도 아래 AI를 이해하고 활용하는 교육이 이뤄져야 AI 강국의 기반이 마련된다”고 설명했다. 김현철 고려대 컴퓨터학과 교수는 “AI 교육은 미래가 아니라 현재의 시급한 과제”라며 “턱없이 부족한 정보컴퓨터 교사 양성을 서두르지 않으면 AI 교육의 골든타임을 놓칠 수 있어 국가적 차원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장은지 기자 jej@donga.com}

네이버웹툰과 디즈니가 손잡고 새로운 만화 플랫폼을 만든다. 네이버웹툰의 미국 본사인 웹툰 엔터테인먼트는 15일(현지시간) 월트디즈니컴퍼니와 새 디지털 만화 플랫폼 개발을 위한 비구속적 조건 합의서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디즈니는 플랫폼 개발 협력을 위해 웹툰 엔터의 지분 2%를 인수한다. 이번 협력을 통해 팬들은 3만5000 편 이상에 달하는 마블, 스타워즈, 디즈니, 픽사, 20세기 스튜디오의 만화들을 하나의 디지털 구독 서비스에서 최초로 즐길 수 있게 된다. 이 가운데 일부는 세로 스크롤 방식 웹툰으로, 일부는 기존 만화책 형식을 디지털화하는 형태로 서비스한다. 웹툰 엔터가 플랫폼 개발과 운영을 맡으며, 네이버웹툰이 북미에서 발굴한 오리지널 웹툰도 일부 제공한다. 디즈니+ 회원이라면 누구나 추가 비용 없이 만화 플랫폼을 이용할 수 있다. 글로벌 서비스도 목표로 한다. 일부 작품은 현지화 작업을 거쳐 네이버웹툰이 운영하는 한국어 서비스와 일본어 서비스에도 제공될 예정이다. 김준구 웹툰 엔터 대표는 “새로 선보일 플랫폼은 우리의 제품 기술 전문성과 디즈니의 방대한 작품들을 결합해 전 세계 팬들에게 디즈니의 전설적인 캐릭터와 이야기를 즐기는 새로운 방법을 제공할 것”이라며 “세계 최고 수준의 스토리텔링 유산을 가지고 있는 디즈니와 함께 디지털 만화의 미래를 만들어가게 되어 큰 영광”이라고 했다. 조시 다마로 디즈니 익스피리언스 부문 회장은 “마블, 스타워즈, 디즈니, 픽사, 20세기 스튜디오에 걸친 독보적인 만화 컬렉션을 한 곳에 모아 팬들이 사랑하는 이야기들을 하나의 플랫폼에서 즐길 수 있는 전례 없는 기회를 제공하게 됐다”며 “디지털 만화 분야의 글로벌 리더인 웹툰 엔터테인먼트와의 협력 확대를 통해 새로운 독자층을 확보할 것”이라고 전했다. 앞서 웹툰 엔터와 디즈니는 지난 달 디즈니 프랜차이즈의 대표 작품 약 100편을 세로 스크롤 웹툰으로 선보이는 글로벌 콘텐츠 파트너십을 발표한 바 있다. 디즈니와 협업을 본격화한다는 소식에 웹툰 엔터 주가는 급등했다. 웹툰 엔터는 이날 뉴욕증시에서 전날 대비 5.06% 오른 14.96달러에 마감한 뒤 시간외 거래에서 한때 90% 넘게 주가가 치솟았다. 오후 8시(미 동부시간)에는 종가 대비 59.36% 오른 23.84달러에 거래됐다. 장은지 기자 jej@donga.com}

구글의 생성형 인공지능(AI) ‘제미나이(Gemini) 2.5’를 기반으로 한 무료 검색 서비스가 9일 한국어로 정식 출시됐다. 구글은 올 5월 AI 모드의 영어 서비스를 출시했으며, 이번에 180여 개국으로 서비스 지역을 확대하면서 한국어, 일본어 등 5개 언어를 추가했다. 챗GPT 출시 이후 급변한 사용자들의 검색 습관에 대응해 ‘검색 왕국’ 지위를 지키기 위한 노력으로 풀이된다.구글 AI 모드는 별도로 제미나이 앱을 찾아 열 필요가 없다는 것이 강점이다. 동영상이나 이미지 생성이 아닌 AI 답변만 받고 싶다면 평소 쓰던 구글 검색창 첫 화면에서 ‘AI 모드’ 버튼만 누르면 된다. 기존 검색 결과 페이지 상단에 AI가 결과를 요약해 보여 주던 ‘AI 오버뷰(AI Overview)’와는 별도의 서비스다.과거 키워드 중심의 검색 습관은 챗GPT 등 AI 서비스 등장 이후 말하듯이 길고 복잡한 질문을 던지는 형태로 바뀌었다. 이에 구글은 한 질문을 세부 주제로 나눠 동시에 여러 검색 쿼리(질의어)를 실행하는 ‘쿼리 팬아웃(Query fan-out)’ 기술을 적용했다. 이를 통해 복잡하고 긴 질문이나 여행 계획처럼 여러 단계로 나눠 검색해야 했던 질문을 한번에 해결하도록 했다.실제 AI 모드 시연에서 ‘내년 5월 철인3종 경기에 나가는데, 훈련 시작 전 알아야 할 점이 무엇이냐’고 묻자 훈련 계획 수립과 장비 준비, 영양 및 컨디션 관리, 정신력 준비 등 단계별 정보를 제공했다. 이어 내 주변의 관련 동호회를 추천해 달라고 후속 질문을 던지면 대화 맥락을 기억해 주변 동호회 정보와 링크를 찾아줬다.음성과 이미지를 지원하는 것도 특징이다. 해외 식당의 외국어 메뉴판을 찍어 올리고 채식주의자가 먹을 수 있는 음식을 추천해 달라고 하면 메뉴판 이미지를 분석하고 번역해 음식을 추천해 주는 식이다. 구글이 AI 모드로 챗GPT와 퍼플렉시티 등의 위협에서 ‘검색 왕국’의 지위를 지킬 수 있을지도 관전 포인트다. 국내에서도 챗GPT 등 AI 서비스 등장 이후 검색 시장 1위인 네이버의 패권이 축소되고 있다. 네이버는 내년 중 AI탭(가칭)을 통합검색에서 별도 페이지로 공개할 방침이다.장은지 기자 jej@donga.com}

구글의 생성형 인공지능(AI) ‘제미나이(Gemini) 2.5’를 기반으로 한 무료 검색 서비스가 9일 한국어로 정식 출시됐다. 구글은 올 5월 AI모드의 영어서비스를 출시했으며, 이번에 180여 개 국가로 서비스 지역을 확대하면서 한국어, 힌디어, 인도네시아어, 일본어, 포르투갈어 등 5개 언어를 추가했다. 챗GPT 출시 이후 급변한 사용자들의 검색 습관에 대응해 ‘검색 왕국’ 지위를 지키기 위한 노력으로 풀이된다. AI모드는 별도로 제미나이 앱을 찾아 열 필요가 없다는 것이 강점이다. 동영상이나 이미지 생성이 아닌 AI 답변만 받고 싶다면 평소 쓰던 구글 검색창 첫 화면에서 ‘AI모드’ 버튼만 누르면 된다. 기존 검색 결과 페이지 상단에 AI가 결과를 요약해 보여주던 ‘AI 오버뷰(AI Overview)’와는 별도의 서비스다. 과거 ‘키워드’ 중심의 검색 습관은 챗GPT 등 AI 서비스 등장 이후 말하듯이 길고 복잡한 질문을 던지는 형태로 바뀌었다. 이에 구글은 질문을 세부 주제로 나눠 동시에 여러 검색 쿼리를 실행하는 ‘쿼리 팬 아웃‘(Query fan-out)’ 기술을 적용했다. 이를 통해 복잡하고 긴 질문이나 여행 계획 등 여러 단계로 나눠 검색해야 했던 질문을 한번에 해결하도록 했다. ‘에겐남’, ‘테토녀’ 등 신조어도 세부 주제를 동시에 병렬 처리해 심층적이고 광범위하게 답변할 수 있다고 구글 측은 설명했다. 쿼리 팬 아웃은 검색어 뒤에 숨겨진 의도를 분석하는 데 탁월한 기술로 평가된다. AI모드 시연에서 ‘내년 5월에 철인3종 경기에 나가는데 훈련 시작 전 알아야 할 점이 무엇이냐’고 물어보니, 훈련 계획 수립과 필수장비 준비, 영양 및 컨디션관리, 정신력 준비 등 단계별로 정보를 제공했다. 이어 내 주변에 관련 동호회를 추천해달라고 후속 질문을 던지면 대화 맥락을 기억해 주변 동호회 정보와 링크를 찾아줬다. 헤마 부다라주 구글 검색 제품 부문 부사장은 5일 화상 기자 간담회에서 “과거와 달리 사용자들은 훨씬 더 어렵고 복잡한 질문을 던지며 검색하는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며 “사용자들은 무엇이든 물어보고 싶어하고, AI가 생성한 답변까지 추가로 받고 싶어한다”고 설명했다.음성과 이미지까지 지원하는 것도 특징이다. 이용자는 마이크 버튼을 눌러 긴 질문을 직접 말하거나 이동 중에도 편리하게 검색할 수 있다. 사진 촬영이나 이미지 업로드를 통한 질문도 할 수 있다. 해외 식당의 외국어 메뉴판을 찍어 올리고 채식주의자가 먹을 수 있는 음식을 추천해달라고 하면, 메뉴판 이미지를 분석하고 번역해 주문할만한 ‘비건 음식’을 추천하는 식이다. 이같은 AI 모드를 통해 구글이 챗GPT와 퍼플렉시티 등의 위협에서 ‘검색 왕국’을 지켜낼 수있을지도 관전 포인트다. 국내도 검색 시장 1위인 네이버의 패권이 AI 영향으로 축소되고 있다. 웹사이트 분석업체 인터넷트렌드에 따르면 올해 1월 1일 기준 네이버의 국내 검색시장 점유율은 67.4%였으나, 8월 31일 63.5%로 내려앉았다. 이에 대응해 네이버는 내년 중 AI탭(가칭)을 통합검색에서 별도 페이지로 공개할 방침이다. 현재는 통합검색 내에서 생성형 AI가 검색 결과를 요약하는 ‘AI 브리핑’을 적용하고 있다. 장은지 기자 jej@donga.com}
미중 간 인공지능(AI) 패권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이를 견제하려는 유럽의 움직임도 본격화하고 있다.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 업체 ASML이 ‘유럽의 오픈AI’로 불리는 프랑스 AI 스타트업 미스트랄AI의 최대 주주로 올라선 것이다. 미국, 중국의 AI 모델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는 한편 독자적인 유럽 내 ‘AI-반도체 얼라이언스’를 확보하려는 차원으로 풀이된다. 로이터통신은 7일(현지 시간) ASML이 미스트랄AI에 총 13억 유로(약 2조1200억 원)를 투자해 최대 주주에 오를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ASML은 이를 통해 미스트랄AI 이사회 의석을 확보할 전망이다. 이번 투자로 미스트랄AI의 기업가치는 100억 유로를 기록해 유럽에서 AI 기업 중 가장 높은 가치를 인정받았다. 미스트랄AI는 2023년 구글 딥마인드, 메타의 파리 연구소 출신들이 설립한 프랑스 대표 AI 기업이다. 프랑스 정부의 강력한 AI 드라이브에 힘입어 유럽의 대표 AI 업체로 성장, 프랑스가 ‘AI 중심지’로 재도약하는 데도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해에는 삼성과 엔비디아, IBM 등으로부터 총 6억 유로의 투자를 받는 데 성공했다. ASML은 TSMC, 인텔, 삼성전자 등의 반도체 초미세 공정에 반드시 필요한 극자외선(EUV) 노광 장비를 독점 공급하는 반도체 업계의 ‘슈퍼 을(乙)’로 통한다. 이번 투자는 유럽의 대표적 기술 기업 간 기업 협동체로, 유럽의 독자적인 기술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전략으로 평가된다. ASML이 미스트랄의 AI 기술을 통해 반도체 핵심 장비의 성능을 개선하고, 새로운 제품 개발에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미중 의존도를 줄이려는 움직임은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이다. 미중의 AI에 휘둘리지 않고 독자적인 AI 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위기의식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중동 국가들도 오일머니를 기반으로 소버린 AI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아랍에미리트(UAE)는 지난해 AI 및 첨단기술위원회(AIATC)를 발족했으며, ‘팰컨(Falcon)’이라는 자체 모델로 중동 지역 내 AI 독립성을 확보하기 위해 나섰다. 사우디아라비아도 데이터 및 인공지능청(SDAIA)을 구축하고 국부펀드의 AI 투자를 확대하는 중이다. 최병호 고려대 AI연구소 교수는 “제조업 AX(AI 전환) 과정에서는 산업 기밀 유출 방지를 위해 자국의 AI 기술을 쓸 수밖에 없다”며 “국가 안보 차원에서도 AI가 전략무기화되고 있어 소버린 AI 개발이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장은지 기자 jej@donga.com}
미국과 유럽 규제 당국이 비만치료제가 인기를 끌면서 ‘비만치료제 위조품’도 급증하고 있다며 소비자 주의를 당부했다. 한국에서도 최근 일반 식품을 ‘먹는 위고비’라고 속여 판매한 일당이 적발된 바 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유럽의약청(EMA)과 유럽의약품안전관리기구연합(HMA)은 최근 발표한 경고문에서 일라이릴리의 젭바운드(Zepbound·티르제파타이드), 노보 노디스크의 위고비(Wegovy·세마글루타이드) 등으로 광고되는 불법 의약품 판매가 크게 늘고 있다고 경고했다. 이들 제품은 주로 사기성 웹사이트와 소셜미디어 홍보를 통해 유통되고 있으며, 안전성·품질·효능 측면에서 규제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규제 당국은 수백 개의 사기성 페이스북 계정과 웹사이트, 전자상거래 목록을 적발했으며, 일부는 유럽 외부 서버를 통해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당국은 해외 파트너들과 협력해 일부 웹사이트를 차단하고 불법 제품을 회수했다. 위조 의약품 문제는 체중 감량 효과가 입증된 대사 조절 치료제가 등장한 이후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인공지능(AI) 기반 사이버보안 기업 브랜드실드(BrandShield)에 따르면 2022년 34곳이었던 위조 약품 판매 웹사이트는 2023년 250곳 이상으로 급증했다. 같은 해 미국에서는 노보 노디스크의 당뇨·비만치료제 오젬픽(Ozempic) 위조품을 사용한 환자 3명이 저혈당으로 입원하는 사례도 발생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도 5일 “위조 약품은 FDA의 안전성 등 심사를 거치지 않아 환자에게 위험할 수 있다”며 “환자는 반드시 의사의 처방전을 받아야 한다”고 공지했다. 검증되지 않은 GLP-1(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 계열 원료 의약품(API)의 미국 시장 진입을 막기 위해 수입 경보를 발령한 미국은 위조품에 대한 유통 중단 경고장도 발부했다. 한국에서도 ‘먹는 위고비’라며 일반 식품을 마치 비만치료제인 것처럼 속여 판매한 업체들이 검찰에 넘겨졌다. 식약처는 일반 식품을 비만치료제로 속여 판매한 5개 업체 대표를 식품 등의 표시·광고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지난달 20일 밝혔다. 조사에 따르면 이들 업체는 유튜브와 인스타그램 등에서 활동하는 인플루언서를 동원, 과일·채소 가공품 등 단순 식품을 ‘비만 치료 효과’ ‘식욕 억제 효과’가 있는 것처럼 광고했다. ‘한 달에 7kg 감량’ ‘초강력 식욕억제’ ‘먹는 위고비’ 등 광고 키워드를 중심으로 가짜 다이어트 후기를 쓰게 한 것이다. 이 같은 수법으로 판매된 식품 규모는 2024년 1월부터 올 6월까지 총 324억 원어치인 것으로 드러났다.장은지 기자 jej@donga.com}

오픈AI가 인공지능(AI) 기술을 무기로 글로벌 채용 플랫폼 시장을 공략한다. 세계 최대 비즈니스 소셜미디어인 ‘링크드인’과 치열한 경쟁을 벌이게 될지 주목된다. 링크드인은 오픈AI의 최대투자자인 마이크로소프트(MS)가 보유하고 있다. 오픈AI는 4일(현지시간) 미국 백악관에서 열린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 주재 ‘인공지능과 교육’ 태스크포스 회의에서 ‘오픈AI 잡스 플랫폼’ 출시 계획을 공개했다. 이 서비스는 기업과 직원을 AI로 연결하는 채용 전문 플랫폼으로 내년 중반 정식 출시를 목표로 한다. AI에 능숙한 직원을 채용하려는 기업이든, 특정 업무에 도움이 필요한 기업이든 적합한 인재를 찾는 것은 쉽지 않다는 판단에서다. 오픈AI의 구상은 모든 직급에 걸쳐 AI 역량을 갖춘 인재들에게 최적의 일자리를 매칭하는 것이다. 오픈AI 애플리케이션 부문 CEO 피지 시모는 “단순한 구인 공고가 아니라 지원자가 자신의 역량을 인증으로 증명하고 이를 기반으로 AI가 기업과 연결해 주는 방식으로 구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를위해 오픈AI는 인재 양성을 위한 자격증 제도 도입도 함께 추진한다. 회사는 온라인 교육 프로그램 ‘오픈AI 아카데미’를 통해 AI 활용 능력 인증서를 발급하며 올해 말 시범 프로그램을 시작할 계획이다. 이번 인증 프로그램에는 세계 최대 민간 고용주 중 하나인 월마트가 협력사로 참여한다. 오픈AI는 이를 통해 오는 2030년까지 미국인 1000만 명을 인증하는 것을 목표하고 있다. 최근 테크기업들은 AI가 수많은 기존 직업을 없애거나 대체한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앤스로픽 CEO 다리오 아모데이가 “AI가 2030년 이전에 초급 화이트칼라 일자리의 최대 50%를 대체할 수 있다”고 언급한 것이 대표적이다. 이와 관련해 오픈AI 측은 블로그에서 이같은 위험을 인정하며 “오픈AI가 일자리 대체 등 혼란을 막을 수는없지만, 사람들이 AI에 능숙해지도록 돕겠다”며 “그들의 역량을 필요로 하는 기업과 연결함으로써 경제적 기회를 얻도록 역할을 다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장은지 기자 je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