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28일 오후 2시 서울 서초구 엘타워에서 ‘전문병원 제도의 성과와 미래 방향’을 주제로 ‘제45회 심평포럼’을 연다. 심평포럼(審評FORUM)은 보건의료분야 및 건강보험정책 관련 주요 현안에 대해 전문가들이 모여 논의하는 공론의 장(場)으로 2007년 시작됐다. 이번 포럼은 전문병원의 나아갈 길을 모색하는 자리다. 전문병원 제도는 우수하고 역량 있는 중소병원을 육성해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보건의료전달체계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도입됐다. 포럼에서는 전문병원 제도의 운영성과를 공유하고, 의료전달체계 내 역할 강화를 위한 발전방향을 논의할 예정이다. 포럼은 이진용 심사평가연구소장의 개회사와 김선민 원장의 축사에 이어 한승진 심사평가연구소 부연구위원이 ‘전문병원 지정 제도의 성과분석’을, 순천향대 함명일 교수가 ‘전문병원 제도의 발전을 위한 제언’을 발표한다. 이후 토론에서는 윤석준 교수(고려대 의대)를 좌장으로, 지영건 교수(차의과대), 정성관 아동병원 위원장(중소병원협회), 김진호 기획위원장(전문병원협의회), 박종훈 안산자생한방병원장(한방병원협회), 조윤미 대표(C&I소비자연구소), 안기종 대표(환자단체), 김국일 과장(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과) 등이 전문병원 제도의 성과와 미래 방향에 대해 논의한다. 이번 심평포럼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심사평가원 유튜브 채널을 통해 생중계 될 예정(youtu.be/z_C0_-od_oA)이다. 별도의 등록 절차나 비용부담 없이 누구나 참여 가능하다. 이진용 심사평가연구소장은 “이번 심평포럼이 제4기 전문병원 지정을 앞둔 상황에서 의료전달체계 내 전문병원 역할의 필요성을 확인하고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모아 발전방향을 모색할 수 있는 자리가 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김우경 가천대 길병원 진료대외부원장이 23일 열린 대한신경외과학회 제60차 온라인추계학술대회에서 신임 이사장에 취임했다. 김 이사장은 대한경추연구회 회장을 역임하고, 대한척추신기술학회 공동회장, 대한척추신경외과학회 총무이사, 대한노인신경외과학회 총무이사, 대한신경외과학회 총무이사 등을 지내며 대한민국 신경외과 발전을 위해 힘써왔다. 대한신경외과학회는 1961년 설립돼 현재 3329명의 회원이 활동 중이다. 김 이사장은 “코로나19로 인해 의료계 상황이 여러모로 심각하지만 회원 여러분의 적극적인 참여로 극복해 나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우리 신체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할 수 있는 뇌와 척추를 연구하고 치료하는 신경외과 의사가 외과계의 꽃이 될 수 있도록 학회 회장님을 비롯해 12개 분과학회, 5개 지회 등과 긴밀하게 소통하겠다”고 말했다. 김 이사장의 임기는 11월 1일부터 2년이다.이진한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요즘처럼 찬바람이 불면서 기온이 떨어지기 시작하는 계절에 주의해야 할 질환이 바로 뇌졸중(뇌중풍)이다. 기온이 내려가면 혈관이 수축되면서 혈압이 올라 뇌졸중 발생 가능성이 높아진다. 뇌졸중은 뇌에 있는 혈관에 문제가 생기는 질환이다. 혈관이 터져 발생하는 출혈성 뇌졸중(뇌출혈)과 혈관이 막혀 생기는 허혈성 뇌졸중(뇌경색)을 통틀어 뇌졸중이라 부른다. 뇌경색이 전체 뇌졸중의 70∼80%를 차지한다. 뇌졸중은 뇌세포가 사멸하면서 반신마비, 언어장애, 의식장애 등과 같은 심각한 후유증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가능한 한 빠르게 조치하는 것이 중요하다. 뇌경색일 경우 일반적으로 6시간 이내에 혈전용해제를 투여해 막힌 혈관을 뚫거나 막힌 동맥 부위에 카테터를 직접 삽입해 혈전을 제거하는 시술로 상태를 호전시킬 수 있다. 따라서 뇌경색 환자는 지체하지 말고 이런 치료가 가능한 병원으로 이송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뇌졸중은 증상을 빠르게 인지하고 조치하는 것이 중요한데 뇌졸중의 전조 증상에 대해 제대로 알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다. 국내외에서 뇌졸중 전조 증상을 빠르게 파악하기 위해 활용되는 방법이 ‘패스트(FAST)’다. Face, Arm, Speech, Time의 머리글자를 따서 만든 것으로 각각 뇌졸중의 전조 증상 파악과 대응 방법을 의미한다. 얼굴(Face)은 활짝 웃었을 때 양 입꼬리가 비슷한 높이로 올라가지 않고 어느 한쪽 입꼬리가 처지지 않는지를 살펴봐야 한다. 팔(Arm)은 양팔을 들어서 한쪽 팔의 힘이 빠지거나 처지지 않는지를 봐야 한다. 언어능력(Speech)은 같은 단어나 문장을 여러 차례 반복적으로 말했을 때 말이 잘 나오지 않거나 어눌하다면 뇌졸중을 의심해 봐야 한다. 이런 방법으로 스스로 점검해보고 한 가지라도 이상이 있을 경우엔 시간(Time)을 지체하지 말고 곧바로 가족이나 119를 불러 병원으로 가야 한다. 본보는 최근 코미디언 이성희 씨(27)와 함께 FAST로 뇌졸중 위험도를 점검하는 방법을 영상으로 제작했다. 뇌졸중은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리는 장애를 불러올 수 있는 질환이지만 전조 증상을 잘 알고 빠르게 대처하면 장애 발생률을 낮출 수 있다. 이진한의학전문 기자·의사 likeday@donga.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마스크는 이제 필수품이 됐다. 마스크를 착용한 채 보내는 시간이 길어지다 보니 입과 턱 부위에 생기는 피부 질환이 크게 늘었다. 서울 이대목동병원 피부과 변지연 교수는 “코로나19 확산 이후 입이나 턱 부위에 여드름, 뾰루지가 나거나 안면홍조, 모낭염, 각질 등의 피부질환 환자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변 교수의 도움말로 코로나19 시대 피부 관리에 대해 알아봤다. ―마스크 착용에 따른 피부질환은 왜 생기나. “마스크를 장시간 쓰면 호흡 때문에 마스크 내부 습도와 온도가 올라간다. 그러면 세균이 번식하기 좋은 환경이 된다. 온도와 습도가 올라가면 그 자체로 피부에 자극이 되기도 하고, 마스크가 닿는 부위에는 마찰도 생기기 때문에 피부가 자극을 받아 여드름, 지루성피부염, 안면홍조가 악화될 수 있다. 접촉성 피부염이 발생할 수도 있다. 또 부직포, 고무줄 등 마스크 소재에 과민 반응하는 사람은 접촉 부위가 빨갛게 변하는 ‘알레르기성 접촉 피부염’이 생길 수 있다. 육안으로는 여드름과 비슷해 보이지만 별도의 치료법이 필요하다.” ―마스크 착용으로 코 주위에 염증이 생겼을 경우엔 어떻게 하나. “상처를 손으로 만지지 않아야 한다. 경우에 따라 항생제 연고를 바르는 것도 도움이 된다. 염증이 지속되거나 악화되는 경우엔 피부과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 또 접촉 부위가 자극받지 않도록 해야 한다.” ―마스크가 닿지 않는 이마에 피부질환이 생기기도 하는데…. “마스크를 깨끗하게 관리하지 않기 때문이다. 마스크엔 먼지와 유해세균이 묻는데 하루 종일 마스크를 썼다 벗었다 하면 손에도 세균이 묻는다. 세균이 묻은 손으로 얼굴을 만지다 보면 얼굴에 피부 트러블이 생길 수 있다. 마스크를 턱에 걸친 채 음료를 마시거나 음식을 먹다 보면 마스크에 음식물이 묻기도 하는데 그게 다시 얼굴에 닿으며 세균이 번식하기도 한다. 안면홍조 환자의 경우 얼굴 온도 관리가 안 되다 보니 상태가 악화되기도 한다.” ―마스크를 재사용하면 피부질환 가능성이 더 높아지나. “당연하다. 마스크를 여러 번 재사용하면 오염, 세균 증식 가능성이 높아진다. 가능하면 마스크를 매일 새것으로 바꿔 사용하는 것이 좋다. 마스크를 목에 걸 수 있는 ‘마스크 스트랩’을 이용하는 것도 좋다. 마스크를 목에 걸면 마스크를 바닥, 책상에 두지 않을 수 있고 틈틈이 마스크를 벗어 피부를 신선한 공기에 노출시키는 것이 상대적으로 더 수월하다. 마스크를 재사용한다면 공기가 잘 통하는 곳에 놓아 말리는 것이 좋다.” ―천 마스크와 KF94 마스크 중 어떤 마스크가 피부에 더 나은가. “원칙적으로는 KF94 마스크가 공기 차단율이 가장 높기 때문에 피부 안쪽 환경은 안 좋아질 수 있다. 그러나 마스크의 종류보다 중요한 것은 마스크를 깨끗이 관리하는 것이다. 마스크를 썼을 때 닿는 게 불편하거나 사용감이 안 좋은 경우가 있는데, 이럴 경우 다른 마스크로 바꿔 보는 것이 좋다.” ―화장하고 마스크 쓰는 것도 피부에 안 좋은가. “화장품 자체가 피부에 자극이 될 수 있다. 특히 파운데이션같이 모공을 막을 수 있는 화장품은 여드름을 악화시킬 수 있다. 화장품 사용은 최소화하는 것이 좋다. 마스크 착용 시에는 기초화장만 하고 자외선 차단제를 바르는 것이 좋다. 자외선은 마스크를 쓰더라도 차단되지 않는다는 점을 잘 모르는 사람이 많다. 마스크로는 자외선 차단이 충분히 되지 않는다. 특히 흰색 마스크는 자외선 반사가 심한 만큼 눈이나 콧등에 기미, 주근깨, 검버섯을 만들 수도 있다.” ―마스크로 인한 피부 트러블 막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피부를 청결하게 유지하고 보습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좋다. 하루 최소 두 번은 세안제를 이용해 부드럽게 얼굴을 씻어야 한다. 깨끗이 씻고, 보습을 해주는데도 피부 상태가 나아지지 않으면 병원을 찾아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상태 악화를 막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특히 입, 턱 등에 뾰루지나 가려움을 느끼더라도 절대 손대지 말아야 한다.”이진한 의학전문 기자·의사 likeday@donga.com}

환절기에는 면역력이 떨어지면서 독감뿐 아니라 대상포진 환자도 많이 발생한다. 대상포진은 수두·대상포진 바이러스가 원인이다. 어렸을 때 수두를 일으킨 바이러스가 몸속에 잠복해 있다가 과로나 스트레스, 노화 등으로 면역력이 저하되면 띠 모양의 수포와 통증을 동반한 대상포진으로 나타난다. 대상포진은 치료의 골든타임을 놓치면 부작용으로 고생할 수 있다. 서울 이대목동병원 이향운 신경과 교수에게 대상포진에 대해 들어봤다. ―어떤 사람들이 대상포진 고위험군인가. “40대 중반 이상은 거의 대부분 대상포진 고위험군이다. 폐경기 여성, 당뇨병 등 만성질환자, 암환자, 수술 받은 환자, 가족력이 있는 사람들도 고위험군에 해당된다. 특히 림프종환자의 10%, 호치킨림프종 환자의 25%에서 발생한다. 대상포진 발생 환자의 약 5%에서 악성종양이 발견된다는 보고도 있다.” ―대상포진의 증상적 특징은…. “가장 큰 특징은 수포(물집)와 통증이다. 수두바이러스가 신경절에 숨어 있다가 공격하기 때문에 해당 신경절이 분포하는 모양에 따라 띠 모양으로 물집이 잡히는 것이 특징이다. 통증과 함께 띠 모양의 수포가 생기면 거의 대상포진이라고 볼 수 있다. 통증이 심할 경우에는 칼에 베이는 것 같다거나 바늘로 찌르는 듯한 경우도 있다. 대상포진의 통증(22점) 정도는 수술 후 통증(15점)이나 산통(18점)보다 더 크다.” ―치료 골든타임은 언제까지인가. “수포 증상이 나타난 뒤 72시간 이내다. 대개 오한이나 발열, 근육통 같은 통증이 먼저 나타나고 3∼7일 뒤 수포가 생긴다. 통증만 있을 때 약을 쓰는 게 가장 좋지만 수포가 생긴 상황이라도 72시간 내에 항바이러스제를 투약하면 대상포진 후 신경통 부작용이 남을 확률이 낮다. 수포 증상이 나타나고 72시간이 지났다면 항바이러스제 효과는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에 바이러스가 스스로 활동을 멈출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이 시점에는 마약성 진통제를 사용하거나 신경의 흥분을 줄이는 주사나 시술을 받아야 견딜 수 있을 만큼 통증이 극심하다.” ―백신을 맞으면 대상포진에 안 걸리나. “백신 접종은 질병을 예방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2012년 출시된 대상포진 백신은 대규모 임상연구를 통해 1회 접종으로 면역력이 약한 50대 이상에서 예방률이 70%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나머지 30%는 발병해도 가볍게 지나갈 수 있다. 특히 △어릴 때 수두·대상포진을 앓았거나 △항암치료 중인 환자 △이식수술 후 면역억제제를 복용 중인 환자 △대상포진 가족력이 있는 사람 등 고위험군은 백신 접종 상담을 받는 것이 좋다. 10년 이상 대상포진 예방 백신을 투여해 나온 결과를 종합하면 연령과 관계없이 8년간의 유효성을 보였다. 다만 백신 접종 후 약 7∼8년이 지나면 31.8% 예방률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상포진은 완치가 가능한가. “불가능하다. 면역력이 떨어지면 언제든 재발할 수 있다. 국내 조사에서는 재발률이 2.31%로 나왔다. 재발을 막으려면 잘 먹고 적절한 운동과 스트레스 관리 등 면역력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 평소 영양 섭취가 부족하다고 느끼면 종합 비타민제 복용, 프로바이오틱스를 포함하고 있는 유산균 제제나 음식 섭취, 아연, 셀레늄 등 무기질을 함유하고 있는 채소, 과일을 자주 먹는 것이 면역기능 유지에 도움이 된다.” ―대상포진 후유증은…. “신경통이 남을 수 있다. 환자의 9∼15%가 대상포진 후 신경통을 겪고, 60세 이상 환자는 70%가량이 겪는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가려움증만 겪고 지나가는 경우도 있지만 극심한 신경통으로 몇 개월에서 길게는 몇 년을 고생하는 사례도 있다. 대상포진 후유증을 줄이려면 조기에 발견해 골든타임 안에 치료를 받는 게 중요하다.”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올해는 보건복지부와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해외환자 유치와 의료수출의 기치를 내걸고 ‘메디컬코리아’ 브랜드를 만든 지 10년째 되는 해이다. K-방역으로 세계에 이름을 알리기 오래 전부터 메디컬코리아를 통해 한국 의료를 널리 알려왔던 것. 한국보건산업진흥원 권덕철 원장을 만나 메디컬코리아의 의미와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들어봤다. ―메디컬코리아는 그동안 어떤 역할을 해 왔나? “메디컬코리아 브랜드 도입 이후 한국을 찾은 외국인 환자는 누적 276만 명을 돌파했다. 2019년 한 해 동안 49만7000여 명을 유치해 역대 최고치를 달성했다. 한국의 뛰어난 의료기술이 외국에도 널리 알려져 2016년 ‘의료해외진출법’ 시행 이후 20개 나라에 89건의 의료시스템이 수출됐다. 이런 성과는 국제적으로도 인정받아 ‘CSV 포터상’과 ‘올해의 의료관광목적지’ 대상(2018, 2019년) 등을 수상했다. ―출범 10년을 맞이해 브랜드가 새로 바뀐 배경에 대해 설명해 달라 “과거 첨단 의료기술과 안전을 강조하던 ‘Smart Care(스마트 케어)’ 슬로건에서, ‘Where your days begin again(당신의 일상이 다시 시작되는 곳)’이라는 슬로건으로 바뀌었다. 전 세계인에게 어떤 질병에서도 ‘일상으로의 회복’이 가능한 곳, 뛰어난 의료시스템과 따뜻한 손길로 ‘건강한 삶을 회복’시켜주는 곳이라는 의미를 담았다. K-방역으로 확보된 한국 의료시스템의 우수성에 대한 인지도를 바탕으로 중증 치료 선도 국가로서 글로벌 입지 확보에도 이번 슬로건이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새롭게 시작한 브랜드를 해외에 어떻게 알려나갈 계획인가? “14일 ‘메디컬코리아 브랜드 선포식 및 심포지엄’을 유튜브로 실시간 생중계해 재탄생한 브랜드를 전 세계에 소개한다. 또 지방자치단체, 국내 의료기관들과 공조해 한국의료의 치료 성과와 우수성이 부각될 수 있도록 해외 홍보마케팅을 적극적으로 실시해 글로벌 의료 브랜드로 각인시켜 나갈 것이다. 이와 더불어 해외 현지에서 치료가 어려운 환자를 국내로 초청해 치료해주는 나눔의료와 외국 의료인을 대상으로 한 연수사업도 더욱 확대할 예정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의료관광 시장과 의료시스템 해외 진출은 어떻게 변할 것으로 보나. “코로나19로 인해 해외 이동이 감소하면서 의료관광 산업도 큰 변화를 맞고 있다. 특히 의료관광 시장은 장거리 이동에서 근거리로, 미용·웰니스보다는 치료 중심으로, 감염으로부터의 안전과 개개인에 맞춰진 안전한 서비스 제공 가능성이 의사결정의 기준이 되는 시장으로 변할 것으로 보인다.” ―메디컬코리아가 향후 더 발전적으로 나아가기 위한 중점 사업은? “코로나19 초창기엔 국경 이동이 제한되고, 의료서비스 이용에도 어려움이 많았다. 지금은 인도, 태국, 말레이시아, 요르단 등 의료관광이 주 산업인 국가들이 제한적으로 외국인 환자를 받는 통로를 개방하는 정책들을 시행 중이다. 우리도 코로나19 시기 외국인 환자 유치를 위해 ‘외국인 환자 의료기관 격리 지침’을 마련해 국제의료서비스를 개선했다. 이와 더불어 제한적 유치 환경에서 외국인 환자의 비대면 사전상담 및 비대면 사후 관리를 지원하면서 중장기적으로 정보통신기술(ICT)을 융합한 외국인 환자 유치사업이 성과를 낼 수 있도록 기술적·제도적으로 기반을 다질 예정이다. 또 의료시스템 해외 진출을 위해 국가 간 서로 윈윈하는 양자 또는 다자간 국제보건의료 협력사업이 활성화 될 수 있도록 의료계의 다양한 기관들과 민관협력을 통해 다양한 가치 창출의 비즈니스 모델을 발굴하고 지원할 것이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18년 치질 치료를 받기 위해 병원을 찾은 환자는 약 61만 명이다. 치질은 50대 이상에서 발병률이 높은 편이지만 최근에 20, 30대 환자도 많아졌다. 장튼위튼병원 이성대 원장(의사)과 한걸음한의원 이병희 원장(한의사)으로부터 치질의 원인과 예방법 등에 대해 들어봤다. ―치질의 원인은 무엇인가. “동의보감에 따르면 ‘소장에 열이 있고 음식을 아무렇게나 먹고, 생활습관이 고르지 않고, 음주가 지나칠 경우 장내에 습, 열, 풍, 조 등의 원인으로 발생한다고 언급하고 있다. 양방엔 없는 개념인 어혈(瘀血·피가 맺힘), 즉 순환이 안 돼 치질이 생기는 것으로 보고 있다.”(이병희) “우린 막혔다는 표현을 쓰지 않는다. 몸에는 동맥과 정맥이 따로따로 있어 조직에 퍼졌다가 다시 흡수되면서 정맥으로 들어가는데 항문은 특이하게도 동맥과 정맥이 거의 이어져 있다. 순환이 안 돼 생긴 일종의 정맥류라고 보면 된다. 울혈(鬱血·몸 안의 장기나 조직에 피가 몰려 있는 증상)이 정확한 표현이다.”(이성대) ―어혈과 울혈은 비슷해 보인다. 증상은 어떻게 보는가. “한의사들도 의사들이 사용하는 4단계 증상 분류를 쓴다. 1단계는 증상이 거의 없다. 출혈만 가끔 있는 정도다. 2단계는 배변 시 치핵이 약간 돌출됐다가 자연스럽게 들어가는 상태, 3단계는 돌출된 치핵이 손으로 밀어넣어야 들어가는 상태다. 4단계는 치핵이 손으로 밀어도 들어가지 않거나 다시 나오는 상태로 통증도 굉장히 심하다.”(이병희) “1, 2기 초기엔 통증 없이 출혈이 대부분이다. 좀 더 진행되면 뭔가 밀려나오는 그런 불편감을 느끼게 된다. 그러다가 몸이 많이 피곤하거나 운동을 심하게 한 경우, 음주한 다음 날 울혈이 더 심해지고 그 부분이 부푼다. 그게 터져 밖으로 나오면 출혈인데 나오지 못하고 안에서 굳어버리면 혈전이 생기면서 통증이 심하게 동반된다.”(이성대) ―혈전의 개념이 한의학적으로 어혈로 볼 수 있겠다. 치료는? “동의보감 등 고서에도 이미 결찰요법 도침 등을 활용한 외과적인 요법이 기술돼 있다. 수술은 병원에서 하니까 한의학에선 외과적인 치료보다 내과적인 치료가 더 중요하다. 황기, 당귀, 도인, 대황이 대표적인 약재다. 황기는 흔히 기운을 북돋울 때 쓰는 약이다. 당귀도 많이 사용된다. 이 약은 모두 보혈, 즉 혈액량을 보충해 피를 맑게 해주는 그런 약재다. 도인(복숭아씨)은 혈액순환을 도와주는 대표적인 어혈제다. 치핵의 중요한 원인으로 변비가 있는데 대황은 변을 부드럽게 만들어 변비를 해소시키는 약재다. 양방에서도 대황에서 추출한 센노사이드(Sennoside)라는 성분이 약으로 나와 있다. 이 외에도 울혈을 줄여주는 약침 도침 등이 사용된다.”(이병희) “변비나 장시간 변을 보는 습관, 음주 등으로 치질이 발생하기 때문에 이런 습관을 바꾸고 섬유소가 풍부한 음식을 섭취하는 것이 좋다. 치료도 그렇게 접근하고 있다. 변비가 심한 경우 변을 부드럽게 볼 수 있는 약 처방이 우선이다. 치질은 울혈이 원인이기 때문에 이를 해결하는 방법으로 좌욕이 있다. 이 외에도 혈관을 강화시켜주는 성분으로 플라보노이드가 있다.(이성대) “한약에도 혈관을 강화시켜주는 그런 약재가 있다. 혈관도 결국은 근육이다.”(이병희) ―약물 치료는 어느 정도 시간이 걸리나. “환자마다 다르다. 짧으면 1, 2개월 안에도 좋아지는 경우가 있다. 증세가 심한 경우엔 3개월 넘게 치료를 하기도 한다. 최근 진료한 환자는 3, 4단계의 심한 치질인데 재생불량성 빈혈이 있어 수술하기가 부담스러운 환자였다. 다행히 한약으로 치료받고 상태가 좋아졌다.”(이병희) “약물 치료는 1기나 2기인 환자들에게 대개 1, 2주가량 진행한다. 3, 4단계가 되며 결국 수술을 해야 된다. 예전엔 고무 밴드를 이용한 결찰술, 전기소작 등을 활용했는데 요즘은 원형자동문합기라고 하는 수술도구를 이용해 간단하게 수술한다. 수술 뒤 통증도 크지 않다. 보험이 적용돼 비용 부담도 크지 않다. 이 외에도 한쪽 방향으로 전류를 흘려 소작하는 수술도구도 출혈을 줄여주기 때문에 최근 많이 사용되고 있다.”(이성대) ―치질을 예방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변을 보는 시간이 짧아야 한다. 변을 빨리 보는 습관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조깅, 빠른 걸음 등의 유산소운동과 섬유소가 풍부한 음식 섭취 등이 치질 예방에 도움이 된다.”(이성대) “같은 의견이다. 덧붙이자면 양변기에 앉아 대변을 볼 때 발 받침대에 양발을 올려 무릎이 고관절보다 약간 높이 올라오는 자세로 변을 보는 것이 도움이 된다. 변을 보는 편안한 자세이기 때문이다.”(이병희)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지난달 21일은 세계보건기구(WHO)와 세계알츠하이머협회가 정한 ‘세계알츠하이머의 날 (치매 극복의 날)’이었다. 치매 발병률을 높이는 것 중 하나가 난청이다. 서울아산병원 이비인후과 박홍주 교수와 난청 치료에 대해 얘기를 나눠봤다. ―난청이 생기면 어떤 문제가 있나? “난청이 생기면 의사소통이 힘들어진다. 그러면 우울증과 같은 정신적인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최근엔 난청이 심할 경우 치매 발병률을 높인다는 결과도 있다. 2017년 세계적인 의학 학술지 ‘랜싯’에 실린 논문을 보면 치매 요인 중 1위가 바로 난청이다. 가벼운 난청인 경우 치매 발생률은 2배, 심한 난청의 경우는 5배까지 높아진다. 이 말은 난청이 있으면 바로 치매가 온다는 게 아니라 5년, 10년이 지나면 난청이 없는 사람에 비해 발생률이 그만큼 더 높아진다는 의미다.” ―난청이 치매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나? “서울아산병원에서 난청과 치매의 상관관계에 대한 연구를 했다. 그 결과 난청이 있는 사람에게서 언어의 이해 및 입의 근육을 담당하는 대뇌 피질이 쪼그라든 것을 확인했다. 제대로 듣지 못하니까 말을 안 하게 되고 그러다 보니 서서히 대뇌에서 필요 없는 부분으로 인식해 위축시키는 것이다. 이처럼 난청이 생기면 뇌가 축소되고 다른 사람과의 상호관계가 위축되기 때문에 인지 기능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하나? “가벼운 난청의 경우 보청기로도 잘 들을 수 있다. 하지만 보청기를 착용해도 소리는 어느 정도 듣지만 말을 제대로 알아듣지 못하는 난청인도 많다. 이런 분들은 인공와우 수술을 통해 전극을 귀 안에 삽입해 전기로 직접 듣게 만들 수 있다.” ―인공와우는 얼마나 효과가 있는가? “돌발성 난청으로 양쪽 귀가 들리지 않던 53세 환자의 경우 수술 후 어음처리기(귀에 붙이거나 거는 외부장치)를 켜자마자 잘 들었다. 수술 후 1주일 내에 들리는 말의 76% 정도를 알아듣고 5개월이 지나서는 90%까지 잘 알아듣는다. 수술 전에는 하나도 못 듣던 환자다. 수술을 빨리 할수록 효과가 좋다.” ―인공와우 수술 결과를 예측할 수 있나? “1년 전 미국의 교수와 공동으로 인공지능을 통해 예측하는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다만 전체 환자 중 약 10%는 수술 후에도 잘 듣지 못했다. 프로그램을 통해 그 원인 인자를 확인했더니 완전히 듣지 못하는 전농의 기간이 중요했다. 전농의 기간이 길수록 수술 뒤 결과가 좋지 못했다. 그래서 수술을 빨리 하는 게 좋고 수술 전에도 보청기를 통해 소리를 꾸준히 주입시켜 청각 중추신경이 잘 유지돼 있어야 한다.” ―인공와우 수술을 한쪽 귀에 하는 것과 양쪽 귀에 하는 것의 차이는? “눈을 한쪽만 가리고 물건을 짚으려면 공간 인지감각이 떨어져 어느 물건이 더 앞에 있는지를 정확히 알기 어렵다. 귀도 마찬가지다. 한쪽 귀로만 듣게 되면 입체감이 떨어진다. 왼쪽이 들리지 않으면 뒤에서 차가 경적을 울릴 때 늘 차가 오른쪽에서만 온다고 생각한다. 소리의 방향성이 없는 것이다. 양쪽에서 모두 들려야 다양한 환경에서의 대화도 수월하다. 어떤 게 소음이고, 어떤 게 말소리인지 구별해 들을 수 있기 때문에 시끄러운 곳에서도 대화할 수 있다.” ―인공와우는 급여 혜택을 받을 수 있나? “영유아, 19세 미만 청소년은 양쪽 귀 수술 지원이 가능하다. 그런데 한쪽만 수술한 아이들이 여전히 많다. 2005년 급여 내용 개정이 되기 전엔 한쪽만 지원해 줬기 때문이다. 인공와우 수술을 받은 아이들의 결과를 분석했더니 너무 늦게 하면 들리기는 하지만 말을 이해하는 능력이 떨어졌다. 13세 전에 수술을 하는 것이 좋다. 한쪽을 수술해서 잘 듣고 있는 아이도, 나머지 한쪽 수술을 빨리 하면 같이 잘 들을 수 있다. 19세 이상의 경우엔 한쪽만 지원이 가능하다.” ―난청을 예방하기 위한 팁이 있나? “가장 중요한 것은 큰 소리를 안 듣는 것이다. 특히 시끄러운 곳에서 이어폰을 끼면 주변 소음에 맞춰 더 크게 듣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소음을 제어하는 (노이즈 캔슬링) 헤드폰을 추천한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뒤 3일 만에 퇴원했다. 국내에선 코로나19 환자들이 대개 2, 3주간 입원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입원해 있는 동안 어떤 치료를 받았는지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김우주 교수에게 들어봤다. ―트럼프 대통령도 코로나19에 취약한 고위험자가 맞나. “74세의 고령으로 이 나이대는 치사율이 7%에 이르는 고위험군이다. 비만도 있다. 이 외에 고혈압 등의 기저질환이 있을 수도 있다. 정치적인 이유로 빨리 퇴원했겠지만 고위험군은 하루 이틀 사이에도 상태가 갑자기 나빠질 수 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입원했을 때 최고의 치료를 받았고, 백악관에서도 치료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어떤 치료를 받았나. “리제네론의 단일클론항체치료제, 렘데시비르, 덱사메타손 등 3가지 치료제를 3일간 투여했다. 렘데시비르와 항체치료제는 초기에 바이러스를 중화시키고 증식을 억제한다. 렘데시비르는 회복시간 단축 치료제다. 렘데시비르 투약 효과와 관련한 연구결과를 보면 투약군 환자들은 가짜 약(플라시보) 투약군 환자 대비 회복 속도가 4일가량 빨랐다. 현재 임상 3상 시험 중인 항체치료제는 코로나19 초기 질환자가 중증으로 악화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다. 임상 단계 항체치료제를 임상시험 신청자가 아닌 이에게 투여하는 것은 금지돼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에게 투여됐다. 그만큼 의료진이 온 힘을 다하고 있다는 의미다. 덱사메타손은 산소 공급이나 인공호흡기 치료를 받고 있는 중증환자의 폐렴 등을 줄여 회복하게 하는 치료제다. 이걸 투여했다는 것은 트럼프 대통령이 그만큼 산소 공급이 필요한 중증 상태였다는 의미다.” ―트럼프 대통령이 산소호흡기도 달았다고 하는데…. “산소포화도가 일시적으로 94% 이하로 떨어져 호흡기 치료도 일시적으로 받았다고 하는데 이것은 폐에 염증이 생겨 호흡이 불편한 저산소증이 왔다는 것을 시사한다. 보통 산소포화도가 94% 이하일 때 (저산소증) 산소호흡기 치료를 받는다.” ―면역력 강화에 도움이 되는 아연, 비타민D, 파모티딘(제산제), 아스피린, 멜라토닌 등을 복용했다고 하는데…. “아연과 비타민D의 경우 면역체계 강화에 도움이 된다. 다른 것도 마찬가지로 비특이적 면역 증강을 위해 복용했을 것이다. 다양한 약을 투약하여 상호반응에 의해 좋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에 우려도 있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을 위해 손소독제를 많이 사용하는 요즘 공공장소에서는 아이들의 눈높이에 손소독제가 비치돼 있는 경우가 많다. 손소독제 사용 시 아이들의 눈으로 튈 위험이 있어 각별히 조심해야 한다. 김안과병원 장재우 원장의 도움말로 눈과 관련된 응급질환과 대처법에 대해 알아봤다. 손소독제는 알코올 농도가 높아 눈에 들어가면 각막이 화상을 입을 수 있다. 눈에 튄 손소독제의 양이 많지 않을 때에는 자극으로 인해 눈물이 생성돼 자연스럽게 희석된다. 이런 경우에도 최대한 빨리 생리식염수나 깨끗한 물로 눈을 씻어 각막 손상을 최소화해야 한다. 이때 눈을 절대로 비비지 말아야 한다. 세척 시엔 이물질이 들어간 눈을 아래쪽으로 향하게 해서 흐르도록 씻어내는 것이 올바른 방법이다. 손소독제 외에 본드와 같은 화학물질이 눈에 들어가는 경우도 있다. 화학물질은 본드뿐 아니라 매일 쓰는 화장품이나 락스, 세제에도 포함돼 있다. 응급조치는 소독제가 눈에 들어갔을 때와 같다. 세척 기준은 사람마다 다르지만 보통 양으로는 5L, 시간으로는 15∼20분이 권장된다. 눈에 무언가가 들어갈 때도 있지만 찔릴 때도 종종 있다. 특히 최근 캠핑을 많이 가는데 이때 돌이나 밤 가시 등이 튀어 눈을 찌를 수 있다. 만약 이런 것들이 눈 안쪽에 박히거나 들어가면 심각한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이 경우 이물질을 억지로 빼내려고 눈을 만지는 등의 행동은 오히려 상태를 악화시킬 수 있다. 눈에 손을 대지 말고 깨끗한 천 등을 사용해 상처 부위를 감싸 보호한 상태로 곧장 병원을 찾아야 한다. 종종 지혈을 위해 눈을 누르는 등 압박을 가하는 경우가 있는데, 눈은 워낙 작은 기관인 데다 안쪽에 있는 망막, 수정체, 신경 등이 손상될 수 있기 때문에 누르는 행동은 삼가야 한다. 망막동맥폐쇄는 갑자기 눈앞이 캄캄해지며 앞이 보이지 않는 증상인데, 한쪽 눈의 시력을 갑작스럽게 잃을 수 있다. 가장 큰 원인은 고혈압이며 그 외에도 당뇨병, 비만, 노화 등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혈관질환뿐 아니라 당뇨병, 고혈압 등 위험인자를 가지고 있다면 정기적인 검진을 통해 미리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 망막박리는 눈앞에 갑자기 커튼이 생긴 것처럼 시야가 가려 보이는 증상이 나타나는 응급안질환이다. 망막박리는 빨리 치료하지 않으면 실명으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요즘 젊은 세대에서도 많이 발견되는데, 근시가 심한 경우 정기검진을 통해 질환 발병 여부를 미리 확인하는 것이 좋다. 뇌혈관 이상이나 시신경 압박에 의해서도 눈이 보이지 않는 경우가 있다. 이때 충혈이 되며 앞이 보이지 않는 증상이 나타날 수 있는데, 괜찮겠지 하고 무심코 넘겨서는 안 된다. 병원을 방문해 정밀한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응급상황은 아니지만 다래끼와 같이 염증이 발생하기도 한다. 다래끼는 눈 안쪽의 피지샘이 나오는 구멍이 막히며 염증을 유발해 생기는 질환이다. 피지샘(지방)이 빠져나오려면 막힌 곳이 뚫려야 원활히 배출되므로 온찜질을 통해 막힌 곳을 풀어 주는 것이 좋다. 하지만 알레르기 때문에 눈이 부은 경우에는 온찜질보다 냉찜질을 하는 것이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된다. 시중에 다양한 찜질팩이 나와 있어 이를 사용해도 되지만, 집에 찜질팩이 없다면 깨끗한 수건을 사용해 찜질해도 된다. 찜질 시에는 눈을 강하게 압박하기보다는 지그시 눌러주는 것이 좋다. 만약 찜질팩이 너무 뜨겁다면 깨끗한 수건으로 덧대어도 된다.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매년 배출되는 의사 수는 약 3100명. 이 중 상당수는 각 병원의 인턴으로 의사생활을 시작한다. 이후 공보의를 가거나 3, 4년의 전공과 근무를 마친 뒤 군의관이나 개업의가 된다. 또 절반가량은 병원에서 2년 정도 전임의를 거쳐 의대 교수가 된다. 그러나 의과대학 정원 확대 등 정부 정책에 반대하는 의료계 파업과 함께 전국 의대생들이 집단으로 의사 국가고시(국시) 실기시험에 응시하지 않으면서 자칫 내년 배출 규모가 400여 명에 그칠 상황이다. 갑자기 2700명가량이 부족해지는 것이다. 현재로선 이들이 바로 국시에 응시할 뾰족한 방안이 보이지 않는다. 의대생 중에는 다른 진로를 고민하거나 외국 의사면허를 준비하는 경우도 있다. 일단 학업을 다시 시작한 뒤 의사가 되는 걸 한 해 미루겠다는 학생도 있다. 의사 배출이 급감하면 병원마다 내년 인턴 선발이 어려워진다. 특히 현장에선 후년 더 큰 의료공백 사태가 올 것이라고 우려한다. 자칫 대부분의 병원에서 외과 흉부외과 산부인과 등 중증·생명 관련 진료과의 지원자가 ‘제로’가 되는 최악의 상황이 올 수 있어서다. 이뿐만 아니라 인턴 배출이 안 되면 공중보건의나 군의관 지원이 거의 없게 돼 공공의료를 맡을 의사가 사라지는 상황이 된다. 무의촌 지역에서도 그나마 의료시스템이 유지된 건 공중보건의들이 전국 곳곳에 파견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후년 공보의가 급감하면 의료공동화가 더 심해질 수밖에 없다. 게다가 극소수의 인턴은 서울로 몰릴 게 불 보듯 뻔하다. 이른바 서울대병원, 세브란스병원, 서울아산병원, 삼성서울병원, 서울성모병원 등 ‘빅5 병원’을 뺀 지방 병원은 인턴이 전무한 상황이 될 수 있다. 예상되는 상황은 심각한데 정부나 보건당국은 요지부동이다. 그 대신 여론을 내세우며 사실상 학생들의 ‘사과’를 요구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의료현장과 직접 관련이 없는 의대생에게까지 사과를 요구하는 건 무리라는 의견도 나온다. 진료 차질 등 집단행동으로 인한 환자 불편에 대해선 선배 의사들이 사과할 일이라는 것이다. 보건복지부는 최근 보건 담당 차관 신설로 인해 의료계 현안을 적극적으로 풀어나갈 역량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의대생 문제와 관련해선 합의점을 찾아가는 시스템이 제대로 가동되지 않고 있다. 그 사이 발등에 불이 떨어진 의료계(특히 전국 병원장, 의대학장, 대한의사협회)는 국회와 접촉하면서 정치권에서 해법을 찾는 모습이다. 어찌 됐든 현 상황의 시작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속에서 정부가 의료계와 충분한 대화 없이 10년 동안 의대 정원을 4000명 늘리고 공공의대를 설립하겠다고 발표한 것이다. 대구경북의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한 건 의료계의 역할이 컸다. 감사의 뜻을 전하는 ‘당신 덕분에’라는 수어 캠페인까지 벌였던 정부이기에 의료계는 더 큰 배신감을 느끼는 분위기다. 최근 의대생 70여 명은 ‘거리로 나오게 된 의대생’이라는 책을 출간했다. 이들은 “공공의대의 비리와 정책의 허술함을 알리고자 했으나 알맹이는 잊혀지고 국시를 거부하는 의대생을 향한 비난만 남았다”면서도 “이번 사태를 통해 폐쇄적인 문화에서 벗어나 대중의 입장에서 목소리를 전할 필요성을 절실히 느꼈다”고 말했다. 이번 사태의 단초를 제공한 정부와 여당은 국민들에게 유감스럽다고 사과한 적은 있는가? 의대생을 볼모로 잡고 사과를 요구하는 건 앞뒤가 맞지 않아 보인다. 공무원 시험은 자격시험이 아니라 경쟁을 해서 정해진 인원을 뽑는 선발시험이다. 하지만 의사면허 시험은 간호사면허, 심지어 운전면허처럼 일정 요건을 갖춘 사람의 통과 여부를 정하는 자격시험이다. 공무원 시험은 시험 일정을 변경해 구제하면 앞선 응시자가 불이익을 당하지만, 자격시험은 그렇지 않다. 형평성 문제 발생이 없다는 이야기다. 심지어 기술직 공무원 시험도 응시자가 부족하면 추가 시험을 시행하기도 했다. 또 외국에선 실기시험도 공정성을 담보하기 위해 3, 4차례 응시 기회를 주기도 한다. 최악의 사태가 오기 전에 지금이라도 보건당국과 의료계는 문제 해결을 위해 머리를 맞대야 한다.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뒤 3일 만에 퇴원했다. 국내에선 코로나19 환자들이 대개 2, 3주간 입원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입원해 있는 동안 어떤 치료를 받았는지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김우주 교수에게 들어봤다. ―트럼프 대통령도 코로나19에 취약한 고위험자가 맞나? “74세의 고령으로 이 나이대는 치사율이 7%에 이르는 고위험군이다. 비만도 있다. 이외에 고혈압 등의 기저질환이 있을 수도 있다. 정치적인 이유로 빨리 퇴원했겠지만 고위험군은 하루 이틀 사이에도 상태가 갑자기 나빠질 수 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입원했을 때 최고의 치료를 받았고, 백악관에서도 치료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어떤 치료를 받았나?“리제네론의 단일클론항체치료제, 렘데시비르, 덱사메타손 등 3가지 치료제를 3일간 투여됐다. 렘데시비르와 항체치료제는 초기에 바이러스를 중화시키고 증식을 억제한다. 렘데시비르는 회복시간 단축 치료제다. 렘데시비르 투약효과와 관련한 연구결과를 보면 투약군 환자들은 가짜약(플라시보) 투약군 환자 대비 회복 속도가 4일가량 빨랐다. 현재 임상 3상 시험 중인 항체치료제는 코로나19 초기 질환자가 중증으로 악화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다. 임상 단계 항체치료제를 임상시험 신청자가 아닌 이에게 투여하는 것은 금지돼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에게 투여됐다. 그만큼 의료진이 온 힘을 다하고 있다는 의미다.” “덱사메타손은 산소공급이나 인공호흡기 치료를 받고 있는 중증환자의 폐렴 등을 줄여 회복하게 하는 치료제다. 이걸 투여했다는 것은 트럼프 대통령이 그만큼 산소공급이 필요한 중증상태였다는 의미다.”―트럼프 대통령이 산소호흡기도 달았다고 하는데. “산소포화도가 일시적으로 94% 이하로 떨어져 호흡기 치료도 일시적으로 받았다고 하는데 이것은 폐에 염증이 생겨 호흡이 불편한 저산소증이 왔다는 것을 시사한다. 보통 산소포화도가 94% 이하일 때 (저산소증) 산소호흡기 치료를 받는다.”―면역력 강화에 도움이 되는 아연, 비타민D, 파모티딘(제산제), 아스피린, 멜라토닌 등을 복용했다고 하는데. “아연과 비타민D의 경우 면역체계 강화에 도움이 된다. 다른 것도 마찬가지로 비특이적 면역증강을 위해 복용했을 것이다. 다양한 약을 투약했기에 상호반응에 의해 좋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에 우려도 있다.”이진한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유통 중이던 인플루엔자(독감) 백신이 상온에 노출되는 사고로 백신 무료 예방접종이 전면 중단되면서 독감 접종에 대한 관심이 더욱 커지고 있다. 올해는 다른 어느 해보다 독감 백신 접종이 중요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이나 치료제가 아직 개발되지 않은 상황에서 코로나19와 독감이 동시에 유행하는 이른바 ‘트윈데믹’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코로나19는 호흡기 감염 질환으로 두통, 발열, 인후통 등 증상이 독감과 유사하다. 이 때문에 증상만으로는 코로나19와 독감을 구별하기가 어렵다. 의료 현장에서 독감 환자와 코로나19 환자가 뒤섞이거나 면역력이 떨어진 독감 환자가 코로나19에도 감염되는 등 동시에 두 가지 바이러스에 감염되는 상황도 배제할 수 없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해 독감 환자는 11월 7만3997명으로 증가하기 시작해 12월에 58만7609명으로 가장 많았다. 독감은 올봄까지 유행했다. 늦어도 올해 11월까지는 독감 예방접종을 하는 것이 좋다. 독감의 경우 일반적으로 유아 및 노년층 중심으로 예방접종을 권장하고 있지만 올해는 모든 연령층에서 적극적인 독감 예방접종이 필요하다. 에이치플러스 양지병원 감염내과 이지용 과장은 “일교차가 10도 이상 벌어지는 환절기(9, 10월)에는 낮아진 온도에 몸이 적응하는 데 어려움을 겪으면서 면역력이 떨어지기 쉽다”며 “더구나 가을철 낮아진 온도와 습도는 바이러스가 생존하고 확산하는 데 유리한 조건이기 때문에 독감 예방접종과 함께 면역력 관리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독감 예방접종과 함께 몸의 대사작용이 원활하게 이뤄지도록 단백질, 비타민D 등 필수 영양소가 포함된 균형 잡힌 식단을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특히 호흡기질환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하루 2L 이상 충분한 양의 수분을 섭취하고 손 씻기 등 개인위생 관리도 철저히 해야 한다. 적당한 운동과 함께 스트레스를 관리하는 것도 면역력 유지에 도움이 된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요즘 마스크 사용이 일상이 됐다. 문제는 마스크를 통해 자신의 입냄새(구취)를 맡게 되면서 치과에서 입냄새를 호소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는 것. 당사자는 나한테 무슨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닐까, 혹은 여태껏 몰랐는데 나한테 이렇게 입냄새가 있었다면 다른 사람들한테 피해를 준 것이 아닐까 걱정이 앞서고 당혹스러워진다. 대한치의학회 이사인 김종엽 원장(보스톤스마트치과의원)의 도움말로 입냄새 해결책을 알아봤다.○ 입냄새 왜 나는 걸까? 입냄새는 누구에게나 있다. 같은 사람이라도 상황에 따라, 하루 중 시간에 따라 혹은 몸 상태에 따라 더 나기도 하고 덜 나기도 한다. 속병이 있을 때도 입냄새가 난다. 입냄새의 흔한 원인은 잇몸병과 치아우식(충치)이다. 성인의 경우엔 잇몸병이 원인일 때가 많다. 20대 초반은 어금니 뒤쪽 사랑니 주변의 염증을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 잇몸병과 충치 다음으로 신경 써야 할 부분은 바로 혀 위생이다. 특히 혀 뒤쪽 3분의 2가량을 차지하는 부위의 설태에서 입냄새가 나는 경우가 많다. 이비인후과적 문제가 있어도 입냄새가 날 수 있다. 구강 위생관리를 잘하고 있고 잇몸병, 충치가 없는데도 입냄새가 사라지지 않는 경우엔 비염, 상악동염, 축농증 등으로 인해 목 뒤로 넘어가는 후비루가 있는지, 그리고 편도에 음식물 찌꺼기와 세균이 뭉쳐 생긴 편도결석이 있는지도 의심해 봐야 한다. 치아에 붙는 세균 덩어리인 치석과 비슷한 편도석은 기침할 때, 가래를 뱉을 때 작은 노란색 알갱이로 나오기도 한다. 편도석 크기는 다양하며 특이하게도 생선 썩는 냄새가 난다. 편도석은 타액 분비가 부족하거나 구강 위생관리가 불량하고 만성적으로 편도염이 있는 환자들에게 잘 생긴다. 코에 문제가 있으면 냄새를 맡을 수 없을 때도 많아 입냄새가 있더라도 자각하지 못하다가 주변 사람들의 얘기를 듣고 알게 되기도 한다. 드물게는 역류성식도염을 포함해 위, 식도 등에 문제가 있는 경우에도 입냄새가 날 수 있다. 마른기침, 속쓰림, 신물이 자주 넘어오면서 입안에서 시큼한 냄새가 사라지지 않는다면 내과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 병원에서는 구취측정기를 통해 보다 정확하게 입냄새를 검사할 수 있다. 최근 개발된 형광검사 장비를 사용해 혀에 붙어 있는 세균의 양과 범위를 검사할 수도 있다.○ 적절한 구강 위생관리 구강 위생관리의 기본은 양치질이다. 이를 세게 닦는 것보다는 빠뜨리는 부분 없이 꼼꼼하게 닦는 것이 중요하다. 칫솔질은 횟수보다는 얼마나 오랜 시간 하는지, 그리고 시간보다는 방법과 요령이 더 중요하다. 위, 아래 그리고 오른쪽과 왼쪽, 앞니와 어금니로 순서를 정해 닦는 것이 좋다. 어금니는 씹는 면을 제외하고 잇몸에서 치아 쪽으로 문의 손잡이를 돌리듯 쓸어 가며 닦는 것이 좋고, 어금니의 씹는 면들은 칫솔을 앞뒤로 움직여 닦는다. 앞니의 경우는 하나씩 닦는 기분으로 칫솔을 세워 잡고 잇몸에서 치아의 끝부분을 향해 쓸어 닦는다. 양치질을 끝냈다면 가볍게 혀와 뺨 안쪽도 닦는다. 취침 전엔 혀 클리너를 사용해 혀도 가볍게 닦는 것이 좋다. 입속 타액(침)엔 여러 가지 성분이 포함돼 있다. 윤활작용은 물론이고 음식물 찌꺼기를 씻어 주고 세균에 저항하는 역할을 한다. 입속이 자주 마르거나 침 분비가 적은 경우엔 입이 마르지 않도록 해야 한다. 특히 잠자리에서 일어난 직후는 입안이 말라 있어 하루 중 가장 텁텁한 입냄새가 나는 시간이다. 잠에서 깨면 물을 한 잔 마시는 것이 좋다. 평소에도 입이 자주 마른다면 물을 조금씩 자주 마시는 것이 좋다. 일반적으로 입마름이 있는 경우 가글을 사용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하지만 알코올이 포함된 가글은 사용 당시에는 청량감이 있으나 오히려 구강 건조를 유발하므로 가급적 피하는 것이 좋다. 입냄새를 줄이려면 음주의 횟수와 양을 줄이고 금연하는 것이 좋다. 입냄새를 없애는 음식과 음료로는 적당량의 녹차, 섬유질이 풍부한 녹황색 채소류, 산성이 강하지 않은 과일, 플레인 요구르트 등이 있다. 1년에 한 번 스케일링을 받는 것은 필수다. 스케일링을 받으면 치아를 하나하나 꼼꼼하게 살펴보게 되니 충치는 물론이고 잇몸 염증 유무도 알 수 있다.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요즘 마스크 사용이 일상이 됐다. 문제는 마스크를 통해 자신의 입냄새(구취)를 맡게 되면서 치과에서 입냄새를 호소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는 것. 당사자는 나한테 무슨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닐까, 혹은 여태껏 몰랐는데 나한테 이렇게 입냄새가 있었다면 다른 사람들한테 피해를 준 것이 아닐까 걱정이 앞서고 당혹스러워진다. 대한치의학회 이사인 김종엽 원장(보스톤스마트치과의원)의 도움말로 입냄새 해결책을 알아봤다.○입냄새 왜 나는 걸까?입냄새는 누구에게나 있다. 같은 사람이라도 상황에 따라, 하루 중 시간에 따라 혹은 몸 상태에 따라 더 나기도 하고 덜 나기도 한다. 속병이 있을 때도 입냄새가 난다. 입냄새의 흔한 원인은 잇몸병과 치아우식(충치)이다. 성인의 경우엔 잇몸병이 원인일 때가 많다. 20대 초반은 어금니 뒤쪽 사랑니 주변의 염증을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 잇몸병과 충치 다음으로 신경 써야 할 부분은 바로 혀 위생이다. 특히 혀 뒤쪽 3분의 2가량을 차지하는 부위의 설태에서 입냄새가 나는 경우가 많다. 이비인후과적 문제가 있어도 입냄새가 날 수 있다. 구강 위생관리를 잘하고 있고 잇몸병, 충치가 없는데도 입냄새가 사라지지 않는 경우엔 비염, 상악동염, 축농증 등으로 인해 목 뒤로 넘어가는 후비루가 있는지, 그리고 편도에 음식물 찌꺼기와 세균이 뭉쳐 생긴 편도결석이 있는지도 의심해 봐야 한다. 치아에 붙는 세균 덩어리인 치석과 비슷한 편도석은 기침할 때, 가래를 뱉을 때 작은 노란색 알갱이로 나오기도 한다. 편도석 크기는 다양하며 특이하게도 생선 썩는 냄새가 난다. 편도석은 타액 분비가 부족하거나 구강 위생관리가 불량하고 만성적으로 편도염이 있는 환자들에게 잘 생긴다. 코에 문제가 있으면 냄새를 맡을 수 없을 때도 많아 입냄새가 있더라도 자각하지 못하다가 주변 사람들의 얘기를 듣고 알게 되기도 한다. 드물게는 역류성식도염을 포함해 위, 식도 등에 문제가 있는 경우에도 입냄새가 날 수 있다. 마른기침, 속쓰림, 신물이 자주 넘어오면서 입안에서 시큼한 냄새가 사라지지 않는다면 내과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 병원에서는 구취측정기를 통해 보다 정확하게 입냄새를 검사할 수 있다. 최근 개발된 형광검사 장비를 사용해 혀에 붙어 있는 세균의 양과 범위를 검사할 수도 있다.○적절한 구강 위생관리구강 위생관리의 기본은 양치질이다. 이를 세게 닦는 것보다는 빠뜨리는 부분 없이 꼼꼼하게 닦는 것이 중요하다. 칫솔질은 횟수보다는 얼마나 오랜 시간 하는지, 그리고 시간보다는 방법과 요령이 더 중요하다. 위, 아래 그리고 오른쪽과 왼쪽, 앞니와 어금니로 순서를 정해 닦는 것이 좋다. 어금니는 씹는 면을 제외하고 잇몸에서 치아 쪽으로 문의 손잡이를 돌리듯 쓸어 가며 닦는 것이 좋고, 어금니의 씹는 면들은 칫솔을 앞뒤로 움직여 닦는다. 앞니의 경우는 하나씩 닦는 기분으로 칫솔을 세워 잡고 잇몸에서 치아의 끝부분을 향해 쓸어 닦는다. 양치질을 끝냈다면 가볍게 혀와 뺨 안쪽도 닦는다. 취침 전엔 혀 클리너를 사용해 혀도 가볍게 닦는 것이 좋다. 입속 타액(침)엔 여러 가지 성분이 포함돼 있다. 윤활작용은 물론이고 음식물 찌꺼기를 씻어 주고 세균에 저항하는 역할을 한다. 입속이 자주 마르거나 침 분비가 적은 경우엔 입이 마르지 않도록 해야 한다. 특히 잠자리에서 일어난 직후는 입안이 말라 있어 하루 중 가장 텁텁한 입냄새가 나는 시간이다. 잠에서 깨면 물을 한 잔 마시는 것이 좋다. 평소에도 입이 자주 마른다면 물을 조금씩 자주 마시는 것이 좋다. 일반적으로 입마름이 있는 경우 가글을 사용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하지만 알코올이 포함된 가글은 사용 당시에는 청량감이 있으나 오히려 구강 건조를 유발하므로 가급적 피하는 것이 좋다. 입냄새를 줄이려면 음주의 횟수와 양을 줄이고 금연하는 것이 좋다. 입냄새를 없애는 음식과 음료로는 적당량의 녹차, 섬유질이 풍부한 녹황색 채소류, 산성이 강하지 않은 과일, 플레인 요구르트 등이 있다. 1년에 한 번 스케일링을 받는 것은 필수다. 스케일링을 받으면 치아를 하나하나 꼼꼼하게 살펴보게 되니 충치는 물론이고 잇몸 염증 유무도 알 수 있다. 이진한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고려대 의대 생화학분자생물학교실 박길홍 교수(사진)팀이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 지에이치팜과 산학연 공동연구로 천연 고사리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 활성성분을 발견했다고 22일 밝혔다. 박 교수팀은 고사리 뿌리줄기 추출액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 증식 억제 성분을 확인했다. 해당 성분의 코로나19 예방 및 치료 효과를 입증하기 위해 코로나19를 일으키는 사스코로나바이러스-2로 원숭이 신장세포를 감염시킨 뒤 고사리 추출물을 투여해 항바이러스 효과를 관찰했다. 실험 결과 사스코로나바이러스-2에 감염된 세포에서 바이러스의 증식을 억제시키고 세포도 생존시켰다. 또 연구팀은 고사리 추출물이 인체에 암과 감염병을 일으키는 레트로바이러스의 DNA 복제효소도 억제하는 것을 확인했다. 고사리 추출물의 인플루엔자 A형 감염 예방 및 치료 효과는 이미 보고된 바 있다. 따라서 고사리 추출물은 광범위 항바이러스 제제이므로 미래에 출현할 독성과 전염력이 강해진 변종 코로나19의 예방과 치료에도 활용 가능성이 있다. 박 교수는 “고사리 추출물이 사스코로나바이러스-2를 비롯해 네거티브-센스 ssRNA 바이러스, 레트로바이러스의 증식 등 각종 유해한 바이러스를 모두 억제한다”면서 “이에 인플루엔자, 인플루엔자 A형(H1N1), B형, C형 및 E형 간염, 후천성면역결핍증(AIDS) 등 오랜 기간 인류의 건강을 위협한 여러 바이러스 감염질환 예방과 치료에도 활용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광범위 항바이러스 제제의 출현을 기다리고 있으나 아직 개발되지 못했다. 박 교수는 “코로나19와 같은 RNA 바이러스는 변이가 활발해 예방과 치료용 항체의 임상효과가 단기간에 감소하기 때문에 미래의 변종도 치료할 수 있는 예방 및 치료용 항체 개발이 어려운 실정”이라며 “이번 연구성과가 앞으로 지속적인 출현이 예상되는 변종 바이러스에 대한 효과적인 예방 및 치료제 개발로 이어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대한민국의학한림원은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와 함께 25일 오후 4시 반부터 2시간 동안 온라인 공동포럼을 개최한다. 이번 공동포럼의 주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제 개발 현황에 관한 것이다. 치료제와 관련해 국내 최고 전문가들이 이날 발표자로 나설 예정이다. 한국화학연구소 신종바이러스융합단 김성준 박사는 항바이러스제 개발을 위한 코로나19의 특성에 대해 발표한다. 성균관대 의대 감염내과의 강철인 교수는 현재 치료에 들어가고 있는 렘데시비르와 항바이러스제에 대해 일반인들에게 알려줄 예정이다. 또 연세대 의대 감염내과의 최준용 교수는 최근 관심이 되고 있는 혈장치료제, 스테로이드제제 등에 대해 자세히 알려준다. 이날 종합 토론자로는 서울대 의대 대한백신학회장 황응수 교수, 대한인수공통감염병학회 신형식 회장, 한국길리아드 이승우 대표, 녹십자의 이재우 박사 등이 참여한다. 일반인들은 25일 오후 4시 반 카카오TV, 네이버TV, 유튜브에서 ‘한국과총’으로 검색하면 생방송으로 볼 수 있다. 이번 공동포럼의 좌장을 맡은 을지대 의대 의학한림원 COVID-19위원장의 우준희 교수는 “새로운 약제 렘데시비르의 효과와 적응증 및 부작용과 최근 뜨고 있는 혈장치료제가 얼마나 효과가 있는지 사이토카인 폭풍에서 스테로이드의 효과 등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는 시간을 마련했다”면서 “코로나19 바이러스 특성을 잘 이용해 더욱 특이적 항체치료제 개발도 소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또 의학한림원의 임태환 회장은 “코로나19 관련 정보가 잘못 전달되거나 의학적 과학적 사실에 근거하지 않은 가짜뉴스가 창궐하는 것을 막기 위해 3월부터 매월 정기 포럼을 열고 있다”면서 “의학한림원에서는 가능한 한 문헌적 근거가 있는 사실들을 전문가의 견해와 함께 전달해 코로나19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청력이 너무 나빠 보청기로도 들리지 않는 고심도 난청을 가진 사람들은 인공와우 수술을 받아야 한다. 전극을 달팽이관에 삽입한 뒤 외부 어음처리기(귀에 붙이거나 거는 외부장치)로 소리를 듣는 방식이다. 국내에만 1만 명이 넘는 환자가 인공와우 수술로 소리를 다시 듣고 있다. 하지만 듣지 못했던 사람을 듣게 해 주는 인공와우에 대한 오해와 편견이 여전히 존재한다. 고려대 안암병원 이비인후과 임기정 교수를 만나 톡투 ‘인공와우 오해와 진실’에 대해 알아봤다. ―인공와우는 어떤 것인가? “와우라는 것은 우리가 소리를 듣는 달팽이관을 말한다. 소리를 듣는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하는 내이(內耳)의 한 부분인데, 대개 청력이 70% 이상 망가진 (고심도 난청)분들, 즉 보청기로도 듣지 못하는 분들에게는 전극을 달팽이관에 삽입해 소리를 듣게 하는데, 이 기기를 인공와우라고 한다. 인공와우는 저음부터 고음까지 귀 신경에 고루 자극을 줘 새롭게 들을 수 있게 하는 신통방통한 기기이다.” ―인공와우 수술은 시간도 오래 걸리고 전신마취도 해야 돼 부담스럽지 않나? “그렇지 않다. 사실 인공와우 수술은 2, 3시간밖에 걸리지 않는 짧은 수술이다. 3시간이면 마취부터 수술까지 다 할 수 있다. 퇴원도 3일 내에 가능하다. ―인공와우 수술은 수천만 원의 수술비용이 든다고 알고 있는데. “예전엔 기기 가격이 비쌌지만 2005년부터 건강보험이 적용되면서 300만원 내에서 수술을 받을 수 있다. 이렇게 지원해주는 이유도 어린아이나 청력을 많이 잃어버린 분들이 보청기만으로는 청력 회복이 안 될 때, 인공와우는 청력을 다시 회복시켜주는 유일한 방법이기 때문이다. 청력을 70% 이상 잃거나 3개월 이상 보청기를 착용해도 효과가 없다면 인공와우 수술 상담을 받는 것이 좋다. ―인공와우 수술을 받으면 인지 능력이 떨어지나? “전혀 근거 없는 얘기다. 오히려 인공와우를 통해 다 같이 대화를 나눌 수 있고, 교류할 수 있기 때문에 인지능력은 더 나아질 수 있다. 예로 늑대소년 얘기를 들어봤을 것이다. 어릴 때 늑대에게 버려져서 늑대들과 함께 생활한 아이가 나중엔 말도 배우지 못했다. 즉 청각(소리)을 인지할 수 있는 중요한 시기가 지나면 나중에 치료도 안 되고 말도 배우지 못하고, 듣는 데도 지장이 온다. 선천성 난청이라면 아주 어린 나이라도 미리 보청기나 인공와우로 적극적인 청각 재활이 필요하다.” ―인공와우 수술을 하면 바로 잘 들을 수 있나? “과거에 언어습득이 잘 되었고 말과 소리에 변별이 있는 어른일 경우 인공와우를 하면 잘 들을 수 있지만, 전혀 소리를 몰랐던 아이들의 경우 ‘매핑과 언어치료’ 두 가지 과정을 꼭 거쳐야 한다. 매핑과 언어치료가 인공와우 수술 후의 결과, 즉 말하고 알아듣는 능력에 아주 필수적이고 중요하다. 짧게는 몇 달 간격으로 재활치료를 받은 후 1년 뒤면 충분히 일상생활을 잘할 수 있지만, 대개 어린아이나 말을 전혀 몰랐던 어른의 경우 최소 3년 정도 매핑과 언어치료 기간을 거치도록 권장하고 있다.” ―인공와우 수술은 한쪽만 가능하다는 말이 있다. “그건 아니다. 보험 적용 여부나 재정 상태에 따라 한쪽 귀만 할 수 있지만, 요즘은 양쪽 귀를 동시에 하는 경우가 더 많다. 한쪽만 수술할 경우 어느 쪽에서 소리가 들리는지 방향 감각이 떨어지게 되고, 얼마나 멀리서 소리가 들리는지 거리 감각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 19세 이하의 영유아, 청소년들은 양쪽 귀 수술을 지원받을 수 있다.” ―인공와우를 통해 들어온 소리는 일반적으로 보청기로 듣는 소리와 같은가? “약간 다르다. 처음엔 기계음처럼 들리지만 요샌 인공와우 성능이 향상돼 한쪽엔 보청기, 한쪽엔 인공와우를 한 분들에게 물어보면 거의 구별하기 어렵다고 한다.” ―인공와우를 고려하고 있는 환자들에게 조언한다면. “요새 고령화의 추세로 노인성 난청 비율이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정말 문제는 보청기를 하면 늙어 보인다는 이유로 많이들 꺼려 가족과 사회에서 격리되는 모습이 많이 보인다. 난청은 치매와도 연관이 있다. 보청기로 우선 열심히 청각 재활을 하고, 그렇게 해도 안 되면 인공와우 이식 수술을 적극적으로 고려해야 한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관절내시경 수술이 다른 비수술 치료 대비 어떤 효과가 있나요?’ 퇴행성 관절 질환을 가진 환자가 의사한테서 수술을 권유받는다면 반드시 물어야 할 질문이다. 무릎 퇴행성 관절 질환으로 고통받는 국내 환자들을 위해 국내외 정형외과 전문의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지난달 25일 스포츠동아 주최로 열린 ‘이안 해리스 박사와 함께하는 관절 건강 세미나’에서다. 이안 해리스 호주 뉴사우스웨일스대 정형외과 교수와 김진구 한양대 명지병원 병원장(정형외과), 서동원 바른세상병원 병원장(정형외과·재활의학과), 심재앙 가천대 길병원 교수(정형외과)가 참석해 무릎 퇴행성 관절 질환 수술의 효과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무릎수술 전문가인 해리스 박사는 우리가 받았던 수술이 과연 효과적인 수술법인지 돌이켜보게 한 ‘가짜 수술(누구도 말해주지 않는 비과학적 수술의 진실)’이라는 책을 국내에서 출간해 화제가 됐었다.○ 해리스 박사 “관절내시경 수술 효과 없다” 이날 해리스 박사는 “외과 의사들은 본인이 하는 수술 효과를 과대평가하고, 실제로는 효과적이지 않더라도 효과적이라고 믿는 경향이 있다”면서 “고관절 경미골절로 전치환술을 받은 환자들과 수술한 의사들의 만족도 조사에서 환자는 44%, 의사는 67%가 수술 만족도를 보였다”고 말했다. 환자보다는 의사가 더 만족했다는 것이다. 해리스 박사는 무엇보다 치료에서 약물이나 수술의 실제 효과를 정확히 알기 위해선 충분한 증거가 쌓여야 한다고 했다. 특히 무릎연골 절제술의 경우 의사들은 관절내시경 수술이 증상 완화 등의 효과가 있다고 생각하지만 플라세보 효과로 비교했을 때 우월하지 않거나 오히려 열등했다는 것이 논문으로 확인됐다는 것. 이 때문에 호주에선 연골 손상의 경우 관절내시경 수술이 급격하게 줄었다. 해리스 박사는 “외과의사는 스스로 수술효과를 기대하거나 환자가 나아졌다고 생각하는 것에 기대지 않고, 과학적인 입증을 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한국은 관절내시경 필요한 환경 김 병원장은 한국이 미국, 일본에 비해 무릎 퇴행성 관절 질환의 일종인 무릎연골 절제술 환자가 최대 9배 이상 많다는 점을 들어 통계상 한국이 과잉 수술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 병원장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서 국내 무릎연골 절제술 환자는 인구 10만 명당 154명으로, 미국 17명, 일본 22명보다 월등히 많다”면서 “이는 한국의 생활방식에 기인한 것”이라고 말했다. 즉 온돌이라는 특유의 좌식 문화로 집에서는 대부분 앉아서 생활하기 때문에 고령층에서 무릎 관절 뒷부분을 짓이기게 되는 연골 손상(퇴행성 반월상 연골 횡파열)이 많아 수술 건수가 많다는 것. 또 한국은 병원 접근성이 뛰어나고 환자들은 통증을 참기보다 수술을 통해 빠르게 이를 해소하고 싶어 하는 점도 눈여겨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 병원장은 “한국은 수술이 아닌 보존적 치료를 권할 때 그 대안으로 약물치료 외에 환자 스스로 무릎 관절을 보호할 수 있는 운동치료가 있지만 아직 제대로 정착하지 못한 것이 아쉽다. 운동치료 보급에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수술을 안 했을 때 효과를 반드시 질문하라 서 병원장은 직접 경험한 3가지 환자 사례를 발표하며 “정확한 진단을 내리는 것이 가장 중요하고 진단에 의한 치료가 수술이냐 보존적 치료냐를 결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즉 휜다리로 인해 무릎연골 손상이 온 환자를 관절내시경으로 무릎연골을 치료할 게 아니라 근본적인 휜다리 교정부터 먼저 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심 교수는 “올바른 수술이라 함은 어떤 환자를 어떤 방법으로 치료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다”며 “수술을 하고 안 하고의 상황이라기보다, 수술을 하지 않았을 때 환자의 일상생활에 미치는 영향이나 수술을 할 때의 이차적인 영향에 대해 경험을 갖춘 외과의사로서 고민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외과의사는 환자들의 자가 치유 능력, 본인의 의지, 직업 등 다양한 요인을 고려해야 하고, 단기적으로는 환자가 일상생활로 얼마나 빠르게 복귀할 수 있느냐는 관점도 면밀하게 살펴야 한다는 의미다. 이날 세미나에서 의료진들은 무릎 퇴행성 관절 질환의 내시경 수술에 관한 전 세계 의료 환경 차이와 수술효과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주고받았다. 특히 세계 어디서나 과잉진료 문제가 불거지고 있으며, 수익 창출을 원하는 의료기관과 내가 받는 수술이 꼭 필요한지 확인하고 싶어 하는 환자들 사이의 갈등이 존재할 수밖에 없다는 것에 동의했다. 해리스 박사는 “수술을 권유 받을 때 환자는 의사에게 다른 환자는 어땠는지, 내가 수술을 받으면 좋아질지에 대해 의사에게 묻지 말라”면서 “그 대신 이 수술을 받았을 때와 받지 않았을 때의 차이가 무엇인지를 명확히 물어야 한다”고 당부했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해외 여러 나라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후유증 발생 보고가 잇따르는 가운데 국내에서도 한 50대 여성이 폐 섬유화 등 후유증으로 치료 중인 사실이 처음 확인됐다. 폐 섬유화는 폐포가 딱딱하게 굳는 현상을 말한다. 10일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에 따르면 멕시코에서 온 교민 A 씨(55·여)가 현재 중환자실에 입원 중이다. 위중한 상황은 넘겼지만 폐 기능이 완전히 손상돼 폐 이식이 불가피하다. 병원 측에 따르면 멕시코에서 자영업을 하는 A 씨는 6월 16일 현지에서 코로나19 감염이 확인됐다. 다행히 멕시코시티 종합병원에서 치료를 받아 코로나19에선 회복했다. 그러나 바이러스가 유발한 폐렴으로 인해 패혈성 쇼크가 발생하고 폐 섬유화까지 진행됐다. A 씨는 코로나19 감염 전까지만 해도 건강에 큰 문제가 없었다. A 씨는 40일 넘게 중환자실에 입원했지만 양쪽 폐에서 모두 섬유화 현상이 나타나면서 에크모(ECMO·인공심폐기) 치료까지 받게 됐다. 현지 의료진은 가족에게 “마음의 준비를 하라”고 말했다. 유일한 방법은 폐 이식이지만 현지에선 불가능했다. 결국 A 씨 가족은 한국행을 결정했다. 지난달 8일 A 씨를 태운 에어앰뷸런스(환자전용 이송기)는 1만2000km를 날아 하루 뒤 한국에 도착했다. 에어앰뷸런스를 운용하는 플라잉닥터스 측은 “에크모를 단 중증환자를 4개국 공항을 거치며 이송한 건 처음”이라며 “응급상황도 발생했지만 동승한 멕시코 의료진의 침착한 대응으로 무사히 이송했다”고 말했다. 입국 당시 A 씨는 의식이 전혀 없을 정도로 심각한 상태였다. 하지만 한 달가량 치료를 받은 끝에 혼자서 앉거나 누울 정도로 회복됐다. 그러나 망가진 폐 기능은 정상으로 돌아오지 않았다. 서울아산병원 의료진은 “코로나19 감염으로 발생한 폐렴이 폐 섬유화로 이어진 대표적 후유 증상 사례”라며 “환자 상태가 좋아지면 조만간 폐 이식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A 씨 아들은 “지금은 화상통화를 할 정도로 괜찮은 상황”이라며 “무사히 치료를 마칠 때까지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