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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예천의 회룡포는 내성천이 마을을 빙 둘러 흘러 ‘육지의 섬’이라 불린다. 내성천이 350도를 돌아 마을을 섬처럼 가둔다. 회룡포마을로 들어가려면 보행교 두 개를 건너야 한다. 보행교는 일명 ‘뿅뿅다리’라 불린다. 뿅뿅다리는 공사장 발판으로 쓰는 구멍 숭숭 뚫린 철판으로 만든 임시 다리다. 구멍으로 물이 퐁퐁 솟아 퐁퐁다리라 불렸지만 이름이 잘못 알려지면서 지금의 이름으로 불린다.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어느덧 아침저녁으로 서늘한 바람이 분다. 가을이 오고 있다. 주말을 맞아 아이들과 함께 가까운 곳으로 여행을 떠나기에 좋은 계절이 왔다. 경기 이천은 수도권에서 가까우면서도 여행지로는 그리 많이 알려진 장소는 아니다. 쌀로 유명하지만 도자기 명소로도 손꼽힌다. 이천 도자예술마을(예스파크)과 사기막골 도예촌에 가면 다양한 도자기를 보고 체험할 수 있다. 가을과 함께 도자기가 익어가는 이천으로 떠나 보자.》○ 마을 전체가 노천 갤러리―도자예술마을 도자예술마을은 국내 최대 규모의 예술인 마을이다. 도자기는 물론 가죽, 목공, 한지, 옻칠, 조각, 바느질 등 220여 개 공방이 자리 잡고 있다. 약 500명의 예술인이 상주하며 활동 중이다. 마을 규모는 40만6000m². 축구장 57개 면적으로 하루 종일 걸어다녀도 전체를 다 둘러보기 어렵다. 다만 한적하다. 주말에도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이 붐비지는 않는다. 마을 입구 주차장에 승용차를 세워 두고 한옥으로 꾸민 관광안내소를 먼저 들르는 게 필수다. 각 공방의 특징과 운영하는 체험 프로그램 등 다양한 정보를 본 뒤 관심 가는 곳 위주로 움직이는 게 좋다. 좀 더 수월하게 돌아다니려면 전동스쿠터(1시간 1만5000원)를 빌려 이동하는 것도 방법이다. 시간 여유가 있다면 예술인들이 운영하는 게스트하우스에서 하루를 묵으며 천천히 마을 주변을 둘러볼 수 있다. 도자예술마을의 특징은 예술인들이 자신의 공방에 살면서 창작하고, 전시하고, 판매까지 하고 있다는 점이다. 작품 만드는 과정을 구경하며 작가에게 직접 설명도 듣고 마음에 들면 그 자리에서 작품 구입도 가능하다. 대부분 공방과 갤러리는 입장료를 받지 않기 때문에 부담 없이 들어가 구경하면 된다. 마음에 드는 그릇을 만났더라도 서둘러 구입할 필요는 없다. 천천히 이곳저곳을 구경하고 귀가할 때쯤 선택하면 무거운 짐을 계속 들고 다니는 수고를 덜 수 있다. 이곳은 경기 파주 헤이리 예술마을처럼 개성 넘치는 건물을 바라보는 즐거움도 느낄 수 있다. 예술가들 저마다의 취향과 목적으로 지은 건물들이어서 같은 모양의 건물이 거의 없다. 독특한 건물들을 보기 위해 마을을 찾는 사람들이 있을 정도다.아이들과 함께 마을을 찾았다면 체험 코스는 필수다. 직접 물레를 돌려 도자기를 빚거나, 기본형 자기에 그림을 그려 넣는 등 나만의 그릇을 만들 수 있다. ‘화목토 도예연구소’는 라쿠 소성이란 독특한 기법으로 도자기를 만든다. 도자기를 약 900도 정도로 구워 가마문을 열고 벌겋게 달아오른 상태에서 꺼내 톱밥, 짚, 왕겨 등에 넣어 식히는 기법이다. 이때 톱밥 등이 도자 표면에 생긴 실금에 타들어 가면서 독특한 줄이 만들어진다. 벌겋게 달아오른 가마와 도자기를 보는 것도 신기하지만 뜨거운 도자기에 톱밥 등이 타면서 발생하는 연기와 냄새는 고향의 향기처럼 느껴진다. 아이들에게는 잊지 못할 추억을 선사한다. 하루 체험료는 3만 원.‘도예공방 들꽃마을’도 물레를 돌리고, 흙을 빚어 나만의 도자기를 만드는 곳이다. 겉보기에 물레를 돌려 흙을 빚는 일이 쉬워 보이지만 직접 해보면 다르다. 작은 도자기를 빚는 과정조차 내 마음대로 쉽게 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는다. 일정한 속도로 물레 돌리는 것도, 손에 적당한 힘을 줘서 빚는 것도 세심하게 조절해야 하기 때문이다. 도자기를 빚을 때 다른 생각을 하다가는 그릇이 망가지기 일쑤다. 그래서 도예가의 가르침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아이들이 어른보다 더 도자기를 잘 빚는다고 한다. 체험료는 1인당 1만6500∼3만3000원. 이 마을의 90% 이상이 도자기 공방이지만 독특한 취향을 지닌 공간들도 곳곳에 자리 잡고 있다. ‘카페 오르골’은 오르골을 제작, 판매한다. 차를 마시며 오르골 음악을 들을 수 있다. 많은 영화와 드라마에 나왔던 재미있는 오르골들이 이곳에서 제작됐다. 원하는 음악과 모양을 선택하면 오르골을 직접 만들어볼 수도 있다. 미리 예약하면 방탄소년단(BTS) 등 자신이 원하는 가수의 곡을 오르골에 넣을 수도 있다. ‘라우 프로덕트’ 공방에 들어서면 나무 향기가 물씬 풍긴다. 목공예와 관련된 교육과 체험을 할 수 있는 곳이다. 전문적인 목공 수업과 나무 소품을 만들 수 있다. 공방 안의 각종 나무 장난감은 아이들에게 인기가 높다. 특히 고무줄을 감아 앞으로 가는 나무배를 띄워 놀기는 아이들에게 필수 코스다. 라우 프로덕트는 국내에서 드물게 나무로 서핑 보드를 만들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마을에서 체험을 한 뒤 주변의 분위기 있는 카페를 찾아도 좋다. 최근 소셜미디어에서 사진 찍기 좋은 곳으로 입소문이 난 ‘카페 웰콤’ 등 카페와 식당이 손님을 기다린다.○ 아기자기한 재미 가득―사기막골 도예촌 도자예술마을에서 자동차로 10분 거리에 사기막골 도예촌이 있다. 고려 때부터 이어져 온 전통 도예촌으로 1970년대부터 공방이 하나둘씩 모여 지금의 마을이 만들어졌다. 도자예술마을에 비하면 아담한 규모다. 3대째 도자기를 빚고 있는 ‘토월요’ 같은 전통적인 도자기 공방과 현대적인 생활자기를 만드는 공방 등 40여 개의 공방이 있다. 도자예술마을에 비해 크기가 작아 반나절이면 대부분 공방을 둘러볼 수 있다. 마을은 산제당골산 아래 있어 새소리와 계곡물 소리로 가득하다. 알록달록한 색상과 모양의 도자기들은 이 마을에 다양한 색깔을 덧칠한다. 골목을 돌아다니며 예쁜 그릇을 구경하는 것만으로도 즐겁다. 한 작가의 작품만을 전시·판매하는 상점이 있는가 하면, 여러 작가의 작품을 모아놓고 판매하는 곳도 있다. ‘산아래’ 공방에서는 아이들이 미리 준비된 도자기를 가지고 직접 그림을 그려 자신만의 독특한 작품을 만들 수 있다. 그림을 다 그리면 유약을 발라 구워 며칠 뒤 집으로 보내준다. 사기막골 도예촌은 한때 일본인들로 붐볐다. 1980년대 일본인들이 고려청자에 관심이 많아 이곳에서 도자기를 사 갔다고 한다. 아침에 공방 문을 열면 쓸어가듯 도자기를 구입했을 정도였다. 현재 사기막골 도예촌에서 전통 도자기를 만드는 사람은 6명 정도만 남았다. 나머지는 대부분 소매와 도매 형태로 생활자기를 만들고 판매한다. 이천 도자예술마을과 사기막골 도예촌은 도자기를 보고 만드는 즐거움을 동시에 느낄 수 있어 매력적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심신이 지친 요즘, 온 가족이 부담 없이 문화를 체험해보는 것은 어떨까. 이천은 이 가을에 우리 도자기를 손으로 느끼며 힐링 할 수 있는 명소다.글·사진 이천=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나일강은 이집트의 축복이다. 고대 이집트 문명이 나일강을 따라 탄생했다. 국토의 95% 이상이 사막인 이집트에서 인구의 90% 이상이 나일강 주변에 살고 있다. 이집트를 제대로 보려면 나일강 유람선은 필수 코스다. 이집트 유적 대부분이 나일 강가에 있기 때문이다. 전통 돛단배인 펠루카를 타고 천천히 나일강을 훑어보면 다양한 삶의 양상을 만날 수 있다. 특히 노을이 질 때 황금빛으로 물드는 나일강은 오래 기억에 남는다.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경북 봉화는 낯선 여행지다. 해발 1000m 이상 산들에 둘러싸여 있어 경북에서도 오지에 속한다. 중앙고속도로와도 다소 떨어져 있다. 이 때문에 봉화보다는 영주와 안동 그리고 강원 산간 지역을 찾는 이들이 많았다. 이처럼 접근성이 좋지 않다 보니 봉화는 사람의 발길이 잘 닿지 않는 곳이다. 그만큼 천혜의 자연환경을 유지하고 있다. 숨겨진 명소, 봉화는 야생의 자연이 살아 숨쉬고 있는 공간이다.》○ 낙동강 물줄기 따라 흐르는 호젓한 풍경 봉화를 말할 때 국도 35호선을 빼놓을 수 없다. 춘양면, 법전면, 명호면에 걸쳐 낙동강을 따라 만들어진 약 28km 길이의 도로다. 길을 가는 내내 깎아지른 협곡, 하늘과 맞닿아 있는 봉우리, 붓으로 정성들여 그린 듯한 능선이 한 폭의 커다란 그림을 보는 듯한 느낌이다. 강물이 흐르는 소리를 감상하는 건 덤이다. 운전대를 놓고 옆자리에 앉아 풍경만 보고 싶은 충동이 생길 정도다. 눈을 떼기 힘든 풍경들이 계속 펼쳐진다. 낙동강을 조금 더 가까이에서 느끼고 싶다면 강 시발점공원에 있는 ‘이나리 출렁다리’에 가면 된다. ‘두(이) 강(나리)’이 만나는 곳으로 발 아래 낙동강이, 눈앞에 초록색 산들이 묘한 조화를 이룬다. 이나리 출렁다리에서 약 10분 거리에는 선녀가 노니는 다리란 뜻의 ‘선유교’가 자리 잡고 있다. 길이 120m의 다리 위에서는 낙동강 위로 청량산의 깎아지른 듯한 절벽이 잘 보인다. 두 다리 모두 보행자 전용교로 마음껏 사진 찍기 좋다. 청량산은 봉화를 대표하는 산 중 하나다. 해발 870m로 높지 않다. 둘레도 40km에 불과한 크지 않은 산이다. 그러나 그 자태는 아름답다. 해발 800m가 넘는 12개의 바위 봉우리가 펼쳐져 있어 ‘작은 금강산’으로 불린다. 등반은 짧게는 2시간, 길게는 9시간까지 다양한 코스를 선택할 수 있다. 입석에서 출발해 청량사∼하늘다리∼장인봉 코스가 일반적인 등반로다. 12개 봉우리 중 축융봉(해발 845m)만 홀로 떨어져 있어 나머지 11개 봉을 멀리서 조망하고 싶다면 축융봉 방면으로 가야 한다. 선학정 또는 입석 주차장에서 청량사까지는 30분이면 충분하다. 청량사는 청량산 중턱에 있는데 금탑봉, 연적봉 등 봉들이 연꽃잎처럼 둘러싸고 있는 형태다. 아늑한 분위기가 새 둥지를 연상시킨다. 사찰 건물 하나하나가 계단식 논처럼 층을 이루고 있다. 멀리서 보면 건물 하나하나가 떠다니는 구름처럼 느껴진다. 청량사는 신라 문무왕 3년(663년)에 원효대사(617∼686)가 창건했다고 전해진다. 창건 당시만 해도 이 사찰을 중심으로 크고 작은 암자가 33개 있었다고 한다. 청량산이 신라 불교의 요람이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 청량사는 2001년부터 산사 음악회를 처음 연 사찰이기도 하다. 올해는 코로나19 사태 등으로 열리지 않지만 가을마다 대웅전 앞마당에서 가수들이 노래를 불렀다. 청량사 왼쪽으로 ‘하늘다리’로 가는 길이 나온다. 약 1.5km의 올라가는 길은 계단의 연속이라 숨이 막힐 때도 있다. 하늘다리는 해발 826m 선학봉과 806m 자란봉 사이를 연결하는 90m 길이의 출렁다리다. 고도만 따졌을 땐 국내에서 가장 높은 곳에 설치된 현수교다. 하늘다리 입구에 들어서면 양 옆으로 멋진 풍경이 눈에 들어오면서 시원한 바람에 불어와 절로 미소가 지어진다. 다리에 발을 올리면 약간의 흔들림과 함께 귓가에 바람 소리가 세차게 들리면서 심장이 쫄깃해진다. 100명이 한꺼번에 지나가도 안전한 다리라곤 하지만 빨리 지나가고 싶어지는 마음도 든다. 다리 건너 가장 높은 장인봉으로 가는 길도 손잡이를 잡고 올라가야 하는 가파른 계단이라 이마에 땀이 맺힌다. 내려갈 땐 아찔할 정도다. 장인봉 전망대에 서면 굽이굽이 산줄기 사이로 흐르는 낙동강과 산자락을 바라보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 청량산의 멋진 자태를 보기 위해선 발품을 들여야 한다. 청량산 맞은편 만리산(해발 792m) 자락에 위치한 펜션 겸 찻집 ‘오렌지 꽃향기는 바람에 날리고’에 가면 청량산을 제대로 조망할 수 있다. 2층 카페 창가에 서면 팔걸이가 있는 의자 모양의 청량산과 협곡 사이로 흐르는 낙동강 물길이 한눈에 보인다. 그 풍경은 오래도록 바라봐도 질리지 않는다. 창밖 풍경을 집에 걸어놓고 싶을 정도다. 이처럼 청량산을 한눈에 볼 수 있는 명소가 된 덕분에 이 펜션은 올해 예약이 대부분 마감됐다고 한다. ○ 쉬며 걸으며 즐기는 봉화의 자연봉화는 빼어난 자연환경과 풍광으로 정자, 정사 등이 100개가 넘는다. 그중 닭실마을에 있는 청암정과 석천정사는 봉화의 대표적인 정자, 정사다. 정자는 사방이 뻥 뚫린 주로 휴식을 위한 곳이고, 정사는 벽체가 있는 공부하는 곳을 일컫는다. 닭실마을은 조선 중기 문신인 권벌(1478∼1548)이 터를 잡은 안동 권씨 집성촌이다. 마을은 풍수지리적으로 금닭이 알을 품고 있는 지세라고 해서 닭실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청암정은 권벌이 1526년 세운 정자로 넓은 거북바위 위에 세워졌다. 물을 끌어와 정자 주위에 연못을 만들어 섬처럼 만들었다. 작지만 운치 있는 곳이어서 주위를 천천히 둘러보며 사색을 즐기기에 제격이다. 석천계곡에 자리한 석천정사는 한여름에도 서늘한 기운이 느껴진다. 솔숲이 울창하고 풍광은 수려하다. 정사 앞에는 너럭바위가 있어 바위에 앉아 주변을 둘러볼 수 있다. 돌다리 건너 계곡 맞은편 의자에 앉아 가족, 연인끼리 대화를 나눠도 좋다. 봉화의 손대지 않은 자연을 걸으면서 느끼고 싶다면 국립백두대간수목원을 추천한다. 2018년 문을 연 수목원은 아시아 최대 규모(5179만 m²)다. 전체 규모는 구룡산(해발 1344m), 옥석산(해발 1242m) 등을 포함한 것으로 중점적으로 가꾼 공간은 206만 m², 축구장 280개 정도 규모다. 고산지대 식물을 전시한 암석원, 계절 따라 다양한 야생화가 피는 야생화언덕 등 주제별로 30여 개 공간으로 조성했다. 규모가 넓고, 공간도 다양해 ‘뭘 좋아할지 몰라 다 준비했어’란 말이 어울린다. 구석구석 수목원을 돌아보는 데는 3시간 이상 걸린다. 트램을 타면 방문자센터에서 반대편 단풍식물원까지 편하게 갈 수 있다. 가장 인기가 높은 공간은 한국호랑이(백두산호랑이)들이 살고 있는 호랑이 숲이다. 방문자센터에서 호랑이숲까지는 약 2km 거리다. 운이 좋으면 호랑이를 가까이에서 볼 수 있다. 야생화언덕은 사진 찍기 좋은 곳으로 문수산(해발 1207m)과 활짝 핀 꽃들을 배경으로 인생 사진을 건질 수 있다. 약 2km 길이의 수목원 숲길은 꼭 걸어볼 것을 권한다. 어린이도 걸을 수 있을 정도로 길이 잘 정비돼 있다. 아직 조성된 지 2년 정도여서 수목들의 키는 생각보다 크진 않다. 그늘이 많지 않아 햇볕이 내려쬐는 한낮엔 더울 수 있다. 방문자센터와 수목원 곳곳에 비치된 우산을 이용하면 된다. 다양한 교육·체험 프로그램이 있으니 미리 예약한 뒤 방문하면 좋다. 방문자센터에서 팸플릿은 꼭 챙겨가자.(입장료는 어린이 3000원, 성인 5000원) 넓은 수목원을 여유롭게 둘러보며 자연에 대한 고마움을 새삼 느끼게 된다.글·사진 봉화=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일본 규슈 남동쪽의 미야자키현은 일본에서 서핑하기 좋은 최고의 장소 중 하나다. 해안이 무려 400km 이상 펼쳐져 있어 동쪽, 남쪽, 북쪽에서 크고 작은 파도가 끊임없이 밀려온다. 수온도 연중 내내 17도 정도여서 겨울에도 탈 수 있다. 물론 큰 파도가 치는 6∼11월이 서핑하기에 가장 좋다. 해변이 넓은 만큼 자신의 수준에 따라 높거나 낮은 적당한 파도가 치는 해변을 고르면 된다. 편의시설도 많아 몸만 가도 괜찮다.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계룡산은 신라시대부터 ‘영험한 산’으로 유명했다. 제단이 설치돼 신에게 제사를 지내 왔다. 명당으로 알려지면서 조선 건국 때 계룡산 부근이 도읍지로 정해지기도 했다. 수많은 종교 시설이 계룡산 부근에 오래전부터 자리를 잡았다. 그 가운데 천년이 넘는 시간 동안 계룡산 품속에 안겨 있는 사찰들이 있다. 개성 있는 색깔을 담은 사찰 세 곳과 주변의 알려지지 않은 명소들을 둘러봤다.》○ 작은 궁궐을 품에 안은 신원사계룡산 남쪽에 위치한 신원사는 백제 의자왕 11년(651년)에 창건된 오래된 사찰이다. 일주문을 지나 조금만 걸으면 시원한 계곡이 나온다. 제법 숲이 우거져 여름이면 계곡을 찾는 이들이 많다. 신원사 마당에 들어서면 ‘커다란 정원 딸린 저택’이 눈앞에 펼쳐진다. 대웅전 앞마당 가운데 자리한 5층 석탑과 양 옆의 석등, 초록색 잔디 사이로 동그랗게 다듬어진 돌들, 커다란 나무들이 더해져 아기자기한 정원 분위기를 연출한다. 고풍스러운 사찰 건물은 오래된 한옥 같은 느낌이 든다. 나무 그늘에 앉아 있으면 석탑과 대웅전 그리고 멀리 계룡산 천왕봉이 한눈에 들어와 심신이 편안해진다. 대웅전 왼쪽의 배롱나무는 수령이 600년이 넘은 사찰의 산증인이다. 신원사 경내에는 중악단(보물 제1293호)이 있다. 겉모습부터 보통의 사찰 건물과는 분위기가 다르다. 중악단은 조선시대 때 나라에서 산신에게 제를 올리던 제단이다. 태조 이성계가 세웠지만 이후 철폐됐고, 명성황후가 다시 재건했다. 조선시대에는 북쪽의 묘향산을 상악, 남쪽의 지리산을 하악, 중앙의 계룡산을 중악으로 단을 만들어 제사를 지냈다. 상악단, 하악단은 없어지고 현재는 중악단만 남았다. 중악단은 왕실의 손길이 닿은 만큼 조선 궁궐의 건축 기법이 녹아 있다. 추녀마루 위에 놓인 잡상(잡신을 물리치기 위해 지붕 위에 올린 장식)만 봐도 궁궐의 지붕이 떠오른다. 잡상은 궁궐이나 궁궐과 관련 있는 건축에만 허용됐던 장식이다. 아름다운 무늬가 있는 담장도 눈길을 사로잡는다. 세월이 많이 흘러 색이 바랜 단청과 중문에 그려진 신장상은 역사의 품격이 남아 있다. 신장상은 맨눈으로는 잘 보이지 않지만 휴대전화 카메라로 확대해 보면 그 흔적을 확인할 수 있다. 규모는 작지만 궁궐의 많은 특징이 담겨 작은 궁궐 같다. ○ 울창한 숲길과 계곡을 품은 갑사계룡산 서쪽의 갑사는 특이하게 두 글자 이름이다. 국내 전통사찰은 968곳(올해 1월 기준)으로 그중 두 글자 이름을 가진 사찰은 충남 서산의 죽사, 전북 진안의 답사, 경북 청도의 덕사 등 5곳이다. 으뜸을 뜻하는 ‘갑(甲)’을 쓴 것도 독특하다. 건물의 배치도 보통 사찰과 다르다. 마당을 중심으로 대웅전 등 4개의 건물이 ‘ㅁ’자 구조로 둘러싸고 있다. 덕분에 마당에 서 있으면 아늑함이 느껴진다. 갑사는 걷기 좋은 숲길과 한여름에도 시원한 바람이 불어오는 계곡이 있다. 주차장에서 사천왕문까지 이르는 ‘갑사오리길’은 수령 100년이 넘은 거목들이 터널을 만들고 있다. 5리(약 2km) 길이라고 하지만 실제로는 1km 남짓 길이로 대부분 평지라서 걷기에 수월하다. 갑사로 올라가는 길 중간에 오른쪽으로 옛길이 나온다. 그 길을 따라가다 보면 굴뚝처럼 보이는 높이 15m의 철 당간(절 입구에 깃발을 매다는 장대)이 서 있다. 갑사의 원래 위치가 이곳임을 알 수 있는 표시다. 돌계단을 오르면 대적전과 승탑이 나타난다. 원래 대웅전이 대적전 자리에 있었지만 불타 없어졌다. 그 왼쪽으로 난 오솔길을 걷다 보면 물줄기 소리가 들려온다. 차가운 바람까지 더해져 팔에 소름이 돋을 정도로 시원함이 느껴진다. 갑사계곡은 계곡 풍광이 아름다워 갑사구곡으로도 불렸다. 갑사 강당 오른쪽에 벽돌로 만든 조그마한 아치형 문이 있다. 기와가 얹혀 있지 않았다면 유럽의 한 돌문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을 정도로 사찰의 이미지와는 달라 이채롭다. 주변의 나무들과 어울려 사진 찍기에도 좋다. 갑사는 백제 구미신왕 원년(420년)에 창건됐다. 천년 넘게 이어져오다 정유재란 때 모두 불탔다. 그 후 조선시대에 하나둘 새로 건물들이 세워졌다고 한다. 갑사는 이름에서부터 ‘ㅁ’자 구조, 강당 승탑 당간의 위치 등 보통의 사찰과는 다르다. 뭔가 정리되지 않고 어색할 수 있지만 이 또한 천년고찰 갑사가 만들어온 흔적이라 할 수 있다. ○ 충신들의 사당을 모신 동학사계룡산 동쪽에는 비구니 사찰인 동학사가 있다. 주차장에서 동학사까지는 약 1.5km의 숲길이 이어진다. 포장된 길이 계곡을 따라 이어져 걸어가기에도 무리가 없다. 길 중간에는 약 400m 길이의 동학계곡 옛길도 보존돼 있다. 동학사는 예전부터 주변 계곡과 숲이 유명해 인근의 대전은 물론이고 전국에서 나들이객이 많이 찾는다. 주차장과 동학사 입구에는 많은 식당과 상점도 생겼다. 동학사는 724년 신라 성덕왕 때 지어졌다. 절 동쪽에 학 모양의 바위가 있다고 해서 동학사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6·25전쟁 때 모두 불탔으나 1960년대 중건됐다. 동학사는 특이하게 역사적 인물들을 기리는 세 개의 사당을 품고 있다. 사찰 한가운데에 숙모전, 삼은전, 동계사가 자리 잡고 있다. 고려 충신 정몽주, 조선 세조 때 단종 복위를 꾀하다 처형된 사육신 등을 기리고 있다. 지금도 매년 수많은 유생과 후손들이 참여하는 제사가 진행된다. 동학사가 사찰이기 이전에 제를 지내던 사당으로서의 역할이 더 컸음을 알 수 있다. 동학사 옆을 흐르는 총 3.6km 길이의 동학계곡은 동학사 등산로를 따라 흐르고 있다. 등산객들에게는 걷는 내내 시원한 물소리를 들려준다. 동학계곡의 정점인 은선폭포는 계룡산에서 가장 큰 폭포로 동학사에서 1km 정도 올라가면 나온다. 계룡산 사찰 3곳은 모두 등산로로 연결돼 있다. 동학사∼갑사, 갑사∼신원사, 신원사∼동학사 모두 약 4∼5km 길이로 3∼4시간 코스다. 어디로 가더라도 연천봉 고개(해발 738m)를 넘어야 해 쉬운 길은 아니다. 승용차를 이용하면 사찰 간 이동에 30분 정도 걸린다. 계룡산 북쪽에는 구룡사가 있었지만 현재는 절터만 남아 있다.○ 볼거리 넘치는 계룡산 주변 보훈둘레길은 국립대전현충원을 둘러싼 산책로다. 총길이 8.2km로 숲길과 흙길을 3시간 남짓 걸을 수 있다. 30여 년 수령의 숲길을 걷다 보면 나무 사이로 현충원에 잠든 영령들의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고즈넉한 분위기에서 차분한 마음으로 길을 따라가게 된다. 계룡산 수통골은 대전 도심과 가까운 계곡이다. 입구부터 수통폭포까지 약 20분 거리로 가볍게 산책할 수 있다. 이 밖에도 다양한 탐방 코스가 마련돼 있어 일정과 체력에 맞게 선택하면 된다. 대청호 보조댐 옆의 로하스가족공원 워터캠핑장은 금강과 대청호의 수려한 모습을 감상할 수 있는 휴식처다. 일반, 카라반, 글램핑 등 50면의 캠핑사이트와 샤워장, 피크닉 테이블 등의 편의시설과 생태학습쉼터, 전망대, 강변산책로 등을 갖췄다. 강변산책로에는 인생사진을 건질 수 있는 사진 명소가 많다. 송현철 한국관광공사 대전충남지사장은 “대전과 계룡산에는 계곡, 휴양림, 캠핑장 등 멋스러운 거리 두기 여행지가 많다”고 소개했다. 글·사진 대전 공주=김동욱기자 creating@donga.com}

‘홍콩의 밤은 홍콩의 낮보다 아름답다’는 말이 있다. 야시장은 홍콩의 밤을 즐기는 데 좋은 방법 중 하나다. 홍콩의 많은 야시장 중 템플스트리트 야시장은 가장 유명하면서도 현지인이 많이 찾는다. 자질구레한 장신구나 다기, 전자기기, 시계, 남성의류, 골동품 등을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정해진 가격이 없어 즉석에서 상인들과 흥정을 하기도 한다. 시장에 넘치는 에너지가 발길을 붙잡는다.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내륙의 바다’를 아시나요. 국내 최대 규모의 저수지인 충남 예산군 예당호 얘기다. 둘레만 40km로 물이 가득 차 있을 때 면적은 10.88km²에 달한다. 서울 여의도 면적(4.5km²·윤중로 제방과 한강시민공원 포함)의 2배가 넘는다. 1929년 착공해 잠깐 공사가 중단됐다가 1963년 댐과 함께 완공됐다. 아름다운 예당호 풍경은 지친 마음을 어루만져 주는 선물 같다. 예당호를 가까이, 멀리 그리고 오래 품을 수 있는 곳을 만나보자.》○ 멀리서 봐야 제대로 보이는 예당호예당호 서남쪽에 위치한 임존성은 예당호 전체를 아우르기에 최적의 장소다. 날씨가 맑으면 예산읍까지 보인다. 임존성은 예산군 대흥면과 홍성군 금마면 사이에 솟은 봉수산(해발 483.9m)에 쌓은 산성으로 성 둘레는 약 2.4km다. 임존성은 660년 백제가 멸망한 뒤 백제 유민들이 백제의 부활을 꿈꾸며 나당연합군에 맞서 최후까지 결사항전을 펼친 곳이다. 약 3년간의 항전은 지도부의 반목과 배신으로 끝났다. 임존성은 봉수산 자연휴양림과 대련사 등에서 출발하는 다섯 개의 길로 갈 수 있다. 짧으면 800m, 멀어도 1.7km로 1시간 정도면 임존성에 닿는다. 마사리 방면은 임도를 따라 승용차로 갈 수 있다. 자동차 한 대가 겨우 지날 수 있는 좁은 도로를 따라 10분 정도 가면 도착한다. 임존성 바로 앞에 마련된 주차장에는 약 5, 6대의 차량을 세울 수 있다. 주차장이 있는 임존성 남서쪽 일부 성곽은 복원됐다. S자 모양으로 된 성곽이 산 능선을 따라 아래에서 위로 향해 있는 모습은 하늘로 승천하려는 용을 연상시킨다. 파란 하늘 아래 초록색 풀과 나무 사이로 길게 회색빛 돌들이 늘어선 풍경은 사진 명소로 손꼽힌다. 멋진 옷차림으로 포즈를 취한다면 인생사진을 건질 수 있다. 임존성을 한 바퀴 도는 데는 1∼2시간 정도면 충분하다. 상대적으로 오르막 구간이 덜한 시계방향으로 걷는 것을 추천한다. 임존성 북쪽으로 가면 무너져 내린 옛 성곽의 모습을 볼 수 있다. 북쪽 구간은 이정표도 없고 길게 자란 풀 때문에 어느 쪽으로 가야 할지 헷갈릴 수도 있다. 하지만 돌이 쌓인 곳만 찾아 걸으면 된다. 봉수산 정상이 보일 즈음 오른쪽으로 예당호가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한다. 아무 돌 위에나 편하게 앉아 예당호를 바라보면 ‘명당이 따로 없다’는 생각에 행복해진다. 시시각각 변하는 구름과 햇빛에 따라 예당호의 느낌은 달라진다. 움직이는 구름이 예당호를 도화지 삼아 수면에 비치는 모습이 한 폭의 그림 같다. 조금만 아래로 내려가면 예당호 전체를 볼 수 있는 전망대가 나온다. 의자와 지붕도 있어 예당호를 벗 삼아 쉴 수 있다. ○ 가까이서 보면 더 아름다운 예당호예당호 출렁다리는 지난해 완공된 새 랜드마크(대표 상징물)다. 길이 402m로 현재 우리나라에서 가장 긴 출렁다리다. 다리 위를 걸을 때 다리가 은은하게 흔들려 수면 위를 걷는 느낌이 든다. 높이 64m 주탑에는 전망대가 있어 출렁다리 주변과 예당호를 살펴보기에 제격이다. 예당호 출렁다리는 그 자체도 좋지만 음악분수가 나올 때 그 진가가 드러난다. 월∼목요일 매일 5회, 금요일과 주말, 공휴일에는 매일 7회 음악분수 쇼가 펼쳐진다. 음악분수가 가동되면 신나는 음악소리에 물줄기가 춤을 춘다. 분수가 움직일 때 크게 예당호에 퍼지는 음악들은 대체적으로 빠른 박자의 신나는 곡들이다. 출렁다리 위를 걸으며 음악을 듣고 있노라면 어깨가 들썩여지고 춤을 추고 싶은 충동마저 생길 정도다. 낮에도 좋지만 밤에는 조명까지 더해져 환상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예당호의 진면목은 출렁다리에 그치지 않는다. 예당호는 특이하게 물이 가득 차 있을 때 물가에 몸을 담그고 있는 나무들이 눈에 띈다. 한 그루가 아닌 여러 그루가 군락을 이뤄 물 속에 잠겨 있다. 바람이 없는 날에는 잔잔한 수면에 비친 나무들이 예당호와 어울려 멋진 풍경을 선사한다. 그 가운데 ‘황금나무’라 불리는 느티나무는 예당호에서 손꼽히는 사진 명소 중 하나다. 노을이 질 때 물에서 고개를 든 느티나무가 황금빛 햇살을 받은 물빛에 반사된 모습은 신비 그 자체다.예당호가 워낙 넓다 보니 많은 사람들이 자동차나 자전거를 타고 물가 주변 도로를 따라 이동하곤 한다. 최근 예당호 수변공원에서 중앙생태공원까지 나무로 만든 길이 만들어졌다. 약 7km 길이의 ‘느린 호수 길’이다. 이름 그대로 천천히 걸으며 예당호를 즐기면 된다. 순환형 길이 아니어서 왔던 길을 되돌아가야 하지만 여유 있게 시간을 잡고 걸으면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 오래 볼수록 여운이 깊어지는 예당호2007년 문을 연 봉수산 자연휴양림은 예당호를 오랫동안 눈에 품을 수 있는 곳이다. 휴양림은 봉수산 중턱에 자리 잡고 있다. 넓게 펼쳐진 숙박시설 어디서나 예당호가 보인다. 전국에 많은 자연휴양림이 있지만 봉수산 휴양림처럼 앞에는 호수, 뒤에는 산이 있는 곳은 드물다. 휴양림 뒤편으로는 아기자기하게 꾸민 수목원이 있다. 나무로 만든 산책로를 따라 500m만 올라가면 전망대가 나온다. 전망대에서는 바로 앞의 대흥마을과 예당호, 그 뒤로 낮은 산들이 자리 잡고 있어 사방에 아름다운 풍경을 만들어낸다. 휴양림에서만 즐길 수 있는 특권도 있다. 따로 시간을 들이지 않더라도 숙소에서 해가 질 때 노을에 반짝이는 황금빛 예당호를 지켜볼 수 있다. 다음 날 아침 일찍 일어나 예당호에 낮게 깔린 운무가 춤추는 광경을 만나는 건 보너스다.○ 예당호 주변에서 즐기는 예산 여행예산황새공원은 자연환경 훼손으로 사라졌던 천연기념물 제199호 황새의 자연 복원을 위해 조성된 공원이다. 희귀한 황새를 가까이에서 자세히 관찰할 수 있다. 매일 오후 2시에는 황새에게 먹이를 주기 때문에 이 시간에 맞추면 먹이를 먹기 위해 날아오는 황새의 모습도 볼 수 있다. 황새문화관, 생태습지, 사육장, 황새 먹이주기 체험장도 갖춘 덕분에 가족 동반 여행객에게 인기다.예산은 예전부터 맛좋고 품질 좋은 사과로 유명한 곳이기도 하다. 요즘 이곳에선 사과로 만든 와인을 맛볼 수 있다. 예산사과와인(은성농원)은 40년 동안 사과밭을 가꾸어 온 장인과 캐나다에서 양조를 배운 사위가 한 달 동안의 발효와 1년간의 숙성을 거친 국내산 와인을 만들고 있다. 사과와인과 사과증류주 제조 과정을 보고 듣고, 간단하게 시음을 할 수 있는 양조장 투어가 운영 중이다. 양조장에 가면 만화가 허영만,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 등 유명인사들이 숙성 오크통에 남긴 글들도 볼 수 있다. 올해 7월 문을 연 내포보부상촌도 추천할 만한 곳이다. 예산군은 조선시대때 유명한 장터가 자리했던 곳이다. 총 6만3000m²에 조성된 보부상촌에는 예산보부상박물관을 비롯해 체험공방, 보부상놀이터 등이 있다. 복합테마시설로 아이들과 함께 가면 좋다. 예산은 이처럼 자연의 멋과 맛을 동시에 품고 있는 고장이다.글·사진 예산=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대한민국 골프 영웅이자 매일유업 성인영양식 ‘셀렉스’ 홍보 대사로 활동 중인 박세리가 주니어 골프 선수 160명에게 1000만 원 상당의 100% 분리유청단백질 ‘셀렉스 스포츠’를 후원한다. 박세리는 9월 7일 강원 원주 오크밸리 컨트리클럽에서 열리는 ‘제6회 영건스 매치플레이’에 참가하는 영건스 아마추어 160명에게 운동 후 마시는 무유당·무지방 ‘셀렉스 스포츠’를 전달하고 응원 편지를 보냈다. 영건스 매치플레이는 2015년부터 매년 열리는 국내 유일의 매치플레이 방식의 남자 주니어 대회. 매일유업, 이수그룹, 도미노피자, 캘러웨이골프코리아 등 총 4개사가 공동 주최하고 대한골프협회가 후원하는 이 대회는 아마추어 선수들의 등용문으로 자리 잡았다. 박세리는 “주니어 선수들이 자신을 사랑하고 운동한 뒤 발생할 수 있는 근육 손상을 빠르게 회복하기 위해 흡수 빠른 단백질도 잘 챙겨 먹으면서 건강하게 몸을 아꼈으면 좋겠다”고 응원 편지를 보냈다. 매일유업은 2014년부터 3년간 한국프로골프(KPGA) 매일유업 오픈 대회를 주최하고, 지난해부터 영건스 매치플레이를 후원하는 등 국내 골프 활성화와 저변 확대를 위해 노력해 왔다.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제주 서귀포의 새연교는 제주에서 떠오르는 사진 찍기 명소 중 하나다. 서귀포항과 새섬을 잇는 새연교는 2009년 제주의 전통 배 ‘테우’의 모양을 본떠 만들어졌다. 1.2km 길이의 산책로와 광장, 테마 포토존 등 다양한 편의시설도 있다. 언제 방문해도 좋지만 해가 질 무렵 풍경이 인기가 높다. 어둠이 깔리기 직전 한껏 짙어진 푸른 하늘빛과 잔잔한 수면, 그리고 다리와 주변 섬들이 어우러져 인상파 그림 같은 절경을 보여준다.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 긴 장마가 끝나고 본격적인 폭염이 시작됐다. 시원한 나무 그늘 아래 계곡물에 발을 담근 채 쉬고 싶은 마음이 간절해지는 시기다. 계곡이라 하면 국내 산 중 속리산이 으뜸이다. 남한의 3대 강인 한강, 낙동강, 금강이 속리산에서 흘러나간다. 맑고 시원한 물로 이름난 계곡도 많다. 무더운 여름을 식혀주는 개성 만점인 속리산 6색 계곡을 소개한다. 》 ○ 한적하고, 느긋한 풍경 담은 갈은구곡 갈은구곡(九曲·계곡)은 속리산 계곡 중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곳이다. 갈론은 옛 부락 명칭으로 갈은(葛隱)은 ‘칡뿌리를 캐먹으며 숨어 지내는 곳’이란 뜻이다. 갈은구곡은 갈론계곡이라고도 불린다. 한국관광공사 세종충북지사가 강소형 잠재관광지로 선정한 명소다. 골이 깊기로 소문난 충북 괴산에서도 가장 깊은 곳이라 할 만큼 깊숙하게 위치해 있다. 40년 전만 해도 자전거로도 다닐 수 없는 외진 공간이었다. 산막이옛길 진입로에서 괴산호를 따라 난 도로를 10분 정도 가면 계곡 사이로 숨어 있는 갈론마을이 나온다. 계곡 입구에는 자동차 10대 정도를 세울 수 있는 공간이 있다. 계곡을 따라 3km 정도 걸을 수 있다. 사람의 발길이 드물었기 때문에 계곡을 따라 오르는 길이 평탄하지만은 않다. 그 대신 자연 그대로의 길을 걷는 맛을 즐기기에 제격이다. 아홉 개의 절경인 9곡의 바위마다 한시가 새겨져 있는 점이 독특하다. 인적이 드물어 한적하고 느긋하게 계곡 길을 즐길 수 있다. ○ 물과 큰 바위가 조화 이룬 선유구곡 선유구곡은 괴산군 송면에서 북동쪽으로 약 2km에 걸쳐 있다. 조선시대 유학자 퇴계 이황이 산과 물, 바위, 노송이 잘 어우러진 경치에 반해 아홉 달을 돌아다니며 9곡의 이름을 지어 새겼다고 한다. 비교적 짧은 구간이지만 계곡 군데군데 커다란 바위들이 자리 잡아 눈을 떼기 힘들 만큼 멋진 풍경이 펼쳐져 있다. 제1곡인 선유동문을 비롯해 경천벽, 학소암, 연단로, 와룡폭포, 난가대, 기국암, 구암, 은선암 등 지어진 이름은 모두 이황의 작품이다. 계곡 입구에 대규모 주차장이 있고 승용차를 이용해 계곡 끝까지 올라갈 수 있다. 중간 지점 정도인 와룡폭포 근처에는 휴게소와 울창한 나무들이 있어 땀을 식히기 좋다. 와룡폭포는 사실 폭포라기보다는 높은 곳에서 바위를 타고 흐르는 물줄기다. 그럼에도 떨어지는 물소리가 우렁차다고 해서 폭포라 불린다. ○ 선 굵은 주위 풍경 가득한 쌍곡구곡 쌍곡구곡은 칠성면 쌍곡마을부터 제수리재에 이르는 10.5km 구간이다. 속리산에 속한 계곡 중 가장 긴 길이다. 다른 계곡과 달리 계곡을 따라 걸어갈 수 있는 이어진 길이 없다. 9곡을 하나하나 보려면 자동차를 타고 가야 한다. 제2곡인 소금강과 제6곡인 용소 근처를 제외하고는 주차할 공간이 넉넉한 편은 아니다. 9곡이라 불리는 곳들의 풍경 하나하나는 빼어나다. 그중에서도 소금강은 절경을 자랑한다. 주변 경치가 마치 금강산의 일부를 옮겨 놓은 듯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계곡 바로 앞에 휴게소가 있어 주차하기가 편리하다. 소금강 주변 계곡물은 얕은 편이어서 아이들과 함께 물놀이를 즐기는 사람이 많다. 신발을 벗고 바지를 무릎까지 걷어 발을 담그면 머리카락이 삐쭉 설 정도로 시원함이 느껴진다. ○ 걷기 좋은 산책길 이어진 화양구곡 화양구곡은 속리산의 계곡 중에서 가장 잘 알려진 곳이다. 주차장 주변에 식당, 숙소 등 편의시설이 잘 마련돼 있다. 시멘트로 포장된 넓은 길이 이어져 남녀노소 걷기에도 좋다. 화양구곡의 시작점인 경천벽에서 마지막 파천까지는 약 3.1km 길이다. 7곡인 와룡암까지는 평지지만 그 이후로는 완만한 산길이 이어진다. 그 대신 양옆으로 나무가 길을 둘러싸고 있어 한낮에도 그늘이 져 시원하다. 계곡의 폭은 넓고 깊이도 얕지만 계곡 입구 부근과 마지막을 제외하고는 접근이 쉬운 편이 아니다. 화양구곡의 최고 경관은 파천이지만 가장 먼 위치에 있는 탓에 가는 사람이 많지 않다. 하지만 직접 가 보면 왜 파천이 최고의 경관인지 알 수 있다. 넓은 바위에서 얕게 흐르는 물줄기가 보기만 해도 시원하다. 이곳에 발을 담그면 무더위가 한숨에 날아갈 것 같다.○ 뛰어난 접근성에 폭 넓은 서원계곡서원계곡은 지방도를 따라 계곡물이 흘러 접근성이 뛰어나다. 삼가저수지에서 흐르는 물이 만든 계곡인데 그 주변 경관이 아름다워 제2의 화양구곡으로도 불린다. 계곡이라 불리긴 해도 폭이 꽤 넓은 편이어서 지천 같은 느낌도 든다. 깊이는 어른의 무릎까지 오는 정도여서 물놀이를 즐기기에도 좋다. 곳곳에 주차장이 있어 마음에 드는 장소를 골라 주차하고 바로 계곡으로 들어갈 수 있다. 많은 사람이 상류 쪽의 서원리 소나무와 황해동 1교와 2교, 농촌휴양마을펜션 부근에서 물놀이를 즐긴다. 서원리 소나무 앞 계곡은 기암벼랑이 있어 경관이 뛰어나다. 수심은 조금 깊은 편이지만 여름에는 안전요원이 있다. 구명조끼도 무료로 빌려준다. 서원계곡 주변에는 볼거리가 많다. 천연기념물 제352호인 서원리 소나무는 높이 15m의 수령 600년 정도로 추정되며 고풍스러운 멋을 풍긴다. 계곡 입구에 있는 보은우당고택, 선병묵고가 등 한옥과 속리산말티재 휴양림도 추천할 만한 명소다.○ 사색과 독서, 산행에 제격인 만수계곡 서원계곡에서 속리산 정상을 향해 좀 더 올라가면 속리산 천왕봉에서 발원한 삼가천에서 삼가저수지까지 이르는 4km의 만수계곡이 있다. 만수계곡은 골이 깊어 세속과 한참 떨어진 듯한 느낌도 든다. 만수계곡을 향해 올라가다 보면 주위에 우거진 숲이 인상적이다. 일부 계곡은 나무에 가려 잘 보이지 않고, 터널처럼 어두운 구간도 있다. 계곡 입구에 들어서면 서늘함이 느껴지는 차가운 바람이 불어온다. 계곡 폭은 좁은 편이지만 한눈에 봐도 물이 맑고 시원한 느낌이다. 주차장에 차를 세운 뒤 계곡을 따라 길을 걷다 보면 특유의 조용하고 아늑한 분위기여서 마음이 차분해진다. 우거진 나무 아래에서 계곡물에 발을 담그고 책을 읽어도 좋을 정도로 주위는 고즈넉하다. 성수기에 사람들이 더위를 피해 만수계곡으로 몰리더라도 충분히 넓은 공간이어서 한적한 곳을 찾아 자리를 잡으면 된다. 만수계곡이 시작되는 지점부터 속리산 천왕봉까지 산행을 하는 사람도 많다. 계곡물에 발을 담그거나 산에 오르거나 모두 기분이 좋아지는 곳이다. 글·사진 괴산 보은=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전남 강진은 생김새가 독특하다. 지도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중앙에 강진만이 있고 육지가 길게 그 사이로 뻗어 있어 영락없는 ‘바지’ 모양이다. 강진에 가면 간편한 바지 차림으로 이곳저곳을 둘러봐야 할 것만 같다. 실제로 강진에는 발품을 들이면 찾을 수 있는 알려지지 않은 여행지들이 곳곳에 숨어 있다. 바지를 닮은 강진 기행을 떠나보자.》○ 계절마다 색이 바뀌는 월출산 자락강진군 성전면에는 월출산 자락을 따라 보석 같은 곳들이 숨어 있다. 이 산 달빛길(3.6km)을 따라 무위사, 백운동원림, 강진다원, 월남사지를 차례대로 둘러볼 수 있다. 모든 장소들이 병풍처럼 우뚝 서 있는 월출산과 절묘한 조화를 이룬다. 여름에는 초록색 배경이지만 가을에는 붉은색, 겨울에는 흰색으로 계절마다 옷을 바꿔 입는다. 봄 여름 가을 겨울에 한 번씩은 가봐야 할 것 같은 생각이 들 정도다. 백운동원림·별서정원은 밖에서는 잘 보이지 않는다. 꼭꼭 숨겨져 있는 비밀의 정원 같다. 백운동원림은 담양 소쇄원, 완도 부용동정원과 함께 호남 3대 정원으로 꼽힌다. 백운동원림으로 들어가는 길은 마치 터널로 들어가는 분위기다. 하늘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빽빽한 나무들이 백운동을 감싸고 있어 한낮에도 그늘져 있기 때문이다. 그런 이유로 숲 밖에서는 백운동원림이 어디 있는지 가늠조차 하기 힘들다. 두꺼운 숲 사이로 들어서면 무더운 여름에도 시원함이 느껴진다. 백운동원림은 조선시대 선비 이담로(1627∼1701)가 별서(별장)를 짓고 원림(집터에 딸린 숲)을 꾸민 곳이다. 별서 담장 옆으로는 계곡이 흐른다. 바위 위에 앉아 있으면 계곡물 흐르는 소리와 새소리가 음악처럼 들린다. 별서 안에도 정원이 꾸며져 있다. 소박하지만 운치가 있다. 과하지도 모자라지도 않은 아담한 정원이다. 조금 높은 곳에 지어진 정자에 올라가면 월출산 옥판봉 바위 능선이 보인다. 강진에 유배 중이던 다산 정약용(1762∼1836)은 이곳에 잠시 머물렀는데 옥판봉 바위 능선 풍경을 최고로 꼽았다. 다산은 백운동 주변 풍경에 반해 13편의 시를 짓기도 했다. 별서 담장 옆에는 울창한 대나무 숲이 있는데 사진을 찍기 좋은 장소다. 백운동원림을 지나면 또 다른 초록 세상인 강진다원이 펼쳐진다. 무위사에서 월남사지까지 월출산 자락에 넓게 조성된 녹차밭이다. 1982년부터 아모레퍼시픽의 전신인 태평양이 조성했다. 면적은 33만 m²에 이른다. 부드러운 곡선과 초록빛이 돋보이는 차밭은 월출산의 솟아오른 바위들과 어우러져 한 폭의 그림을 만든다. 이곳은 전남 보성, 제주 다원에 비해 사람들에게 덜 알려져 있어서 한적하게 둘러볼 수 있다. 맑은 날에는 찻잎에 반사된 햇살로 눈이 부시다. 차밭을 관리하기 위한 농로가 잘 포장돼 있어 산책하기에 제격이다. 월남사지는 월출산을 배경으로 평지에 세워진 월남사의 옛터다. 현재는 삼층석탑(보물 제298호)과 진각국사비(보물 제313호)가 남아 있다. 백제 양식을 많이 따른 삼층석탑은 회색빛의 다른 탑들과는 달리 검붉다. 초록빛의 월출산과 대비되는 색상이어서 멀리서도 눈에 띈다. 월남사지 바로 옆에는 이한영 전통차문화원이 있다. 이한영은 1920년대 국내 최초로 ‘백운옥판차’라는 차 상표를 만든 인물이다. 이곳에서 차를 마시며 다양한 차 관련 체험을 해 볼 수 있다. 월출산 주변을 좀 더 오랫동안 눈에 담고 싶다면 달빛한옥마을을 추천한다. 10여 년 전 조성된 한옥 전원주택 단지로 한옥 숙박을 운영 중이다. 30여 채의 한옥이 저마다 다른 개성을 갖고 있어 마을을 돌아다니며 구경하는 재미도 있다. 한옥집마다 특색 있는 음식을 맛볼 수 있다.○ 아기자기한 재미 가득한 거리와 공원강진군청이 있는 강진읍은 작은 규모지만 아기자기한 재미가 가득하다. 걸어서 10분 정도 거리에 다양한 취향을 만족시켜줄 볼거리들이 몰려 있다. 시와 시인의 이야기가 담긴 영랑생가, ‘강진의 명동’이라 불렸던 극장통 거리, 다양한 체험과 공연을 즐길 수 있는 사의재·저잣거리 등은 가족, 연인이 찾기에 좋은 곳이다. 영랑생가는 우리나라 대표 서정시인 영랑 김윤식(1903∼1950)이 살았던 집이다. 김윤식은 ‘모란이 피기까지는’, ‘내 마음을 아실 이’ 등의 시로 잘 알려진 인물. 영랑생가는 안채, 문간채, 사랑채 그리고 꽤 넓은 뜰까지 갖춘 전통 가옥이다. 시인의 가옥이 잘 보존된 것은 1985년 강진군에서 매입해 원형 그대로 관리해 온 덕분이다. 생가 곳곳에는 시의 소재가 됐던 우물, 동백나무, 장독대, 감나무 등이 남아 있어 정겨움이 느껴진다. 영랑의 대표적인 작품이 새겨진 시비들도 세워져 있다. 그의 대표작 중 하나인 ‘모란이 피기까지는’ 시는 안채 주변에 핀 모란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한다. 안채 뒤쪽에는 울창한 대나무 숲과 동백나무 다섯 그루가 있다. 김윤식이 당대 최고 무용가였던 최승희(1911∼1967)와 사귀다가 헤어진 뒤 실연의 아픔으로 동백나무 가지에 목을 매는 일도 있었다고 한다. 영랑생가 뒤쪽으로 난 계단을 따라 올라가면 세계모란공원이 나온다. 4월에 피는 모란을 여름에 만나긴 쉽지 않다. 그러나 커다란 유리 온실에는 세계 각국의 모란이 자라고 있다. 꽃 피는 시기가 저마다 다르지만 이곳에선 언제 찾아도 한껏 꽃을 피운 모란을 만날 수 있다. 영랑생가에서 사의재를 향해 걷다 보면 극장통 거리가 나온다. 1962년 군 단위 최대 규모인 499석의 강진 최초 극장인 강진극장과 강진 최초 술 제조 공장인 은하소주가 있었던 번화가였지만 1980년대 후반 극장이 문을 닫은 뒤 점점 쇠퇴해 갔다. 다행히 최근 레트로 열풍이 불면서 거리가 새롭게 단장돼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1964년 문을 연 뒤 수많은 사람들의 머리를 매만진 태평이용원, 1977년부터 양복과 교복 등을 손으로 직접 만들고 있는 십자양복점 등 오랜 가게들이 여전히 남아 있다. 현재는 없어졌지만 과거에 어떤 가게가 그 자리에 있었는지 알려주는 표지판이 가게마다 자리 잡고 있어 현재와 과거를 비교하는 재미가 있다. 사의재는 정약용이 1801년 강진에 유배 와 처음 묵었던 숙소다. 그는 동문주막 할머니와 그 외동딸의 보살핌을 받으며 4년간 머물렀다. 골방 하나를 사용하며 사의재라는 현판을 걸고 6명의 제자도 가르쳤다. 현재의 사의재는 2007년 강진군이 복원한 것이다. 동문주막에서는 다산이 즐겨 먹었다는 아욱된장국과 부침개 등을 팔고 있다. 사의재와 맞닿은 곳에는 한옥마을처럼 꾸민 저잣거리가 있다. 청년 창업자들이 운영하는 다양한 공방과 카페 그리고 한옥체험관이 있다. 매주 주말에는 정약용의 이야기를 재미있게 각색한 마당극 ‘땡큐 주모’ 공연을 연다. 강진읍에서 약 3km 거리에 있는 강진만 생태공원에서는 짱뚱어들의 각본 없는 공연을 볼 수 있다. 이 일대의 넓은 습지와 갯벌에 1131종의 다양한 생물이 살고 있다. 갯벌 사이로 길을 만들어 놨는데 썰물 때 갯벌에서 일광욕을 즐기는 짱뚱어를 볼 수 있다. 수많은 짱뚱어들이 갯벌 속에서 나와 점프를 하고 노니는 모습은 언제 봐도 탄성이 나온다. 짱뚱어와 함께 농게 등 각종 해양생물도 만날 수 있다. 강진은 자연과 역사가 조화를 이룬다. 걸어서 둘러보면 소소한 즐거움이 더욱 커지는 명소다. 글·사진 강진=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전남 고흥에는 230개 섬이 있다. 소록도, 나로도 등 유명한 섬들 가운데 최근 ‘애도’가 주목받고 있다. 2016년 개방 뒤 수백 년간 사람 발길이 닿지 않은 원시 난대림과 수백 종의 꽃이 피어 있고 아기자기한 돌담길도 매력적이다. 탐방로로 들어가면 거대하고 어두운 원시 난대림이 펼쳐진다. 잠시 숨을 고르고 올라가면 섬 정상. 이곳엔 밖에서는 보이지 않는 비밀의 꽃 정원이 있다. 자그마한 섬에 이처럼 다양한 풍경이라니 놀랍다.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제주의 풍경은 색다르다. 이국적인 분위기로 국내외 관광객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는 이유다. 이런 제주에서 색다르게 걷고, 색다른 체험을 하고 싶은 사람들도 늘고 있다. 최근 유행하는 MBTI(심리유형검사)에 따라 5색 제주 체험을 제안한다. 》 ○ 하논 분화구: INFP INTP(상상력이 풍부한 여행자)하논 분화구(서귀포시 일주동로 8823)는 상상력의 나래가 펼쳐지는 풍경을 자랑한다. 하논이라는 이름은 많다는 뜻의 제주어 ‘하다’와 ‘논’이 결합된 것이다. 하논 분화구는 제주 올레길 7-1 구간이기도 하다. 이 구간은 월드컵경기장∼엉또폭포∼고근산∼서호마을∼하논 분화구∼외돌개를 걷는다. 분화구 직경은 무려 1.2km. 분화구 위에 위치한 방문자센터에서 내려다보면 거대한 크기의 분화구라는 사실이 실감나지 않는다. 학계 전문가들은 5만여 년 전 분화구가 만들어졌을 당시에는 호수였을 것으로 추정한다. 하지만 약 500년 전 지역민들이 분화구 한쪽을 허물고 물을 뺀 뒤 벼농사를 짓기 시작했다. 지금도 제주 유일의 벼농사 지역이다. 여기에서 생산된 쌀은 대부분 탁주 제조 등에 쓰인다. 하논 분화구 걷기는 방문자센터가 출발점이다. 나무로 만들어진 계단을 따라 내려가면 주위 지대보다 낮고 사방이 막혀 있어 분화구라는 사실이 그제야 피부로 와닿는다. 분화구 분위기는 사계절마다 변한다. 봄이면 자운영이 피고 모내기가 이뤄진다. 여름에는 논과 밭이 초록빛으로 물든다. 가을엔 벼들이 익어 고개를 숙인 황금 들판이 한 폭의 그림 같다. 겨울에는 분화구 중턱에 조성된 감귤밭에 귤이 한가득 매달린 풍경이 일품이다. 분화구 안은 넓은 평지 지형에 원시림 같은 독특한 느낌을 지니고 있다. 물이 고여 있는 작은 웅덩이에는 지하에서 물이 솟아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과거 호수였을 때는 어떤 모습이었을지 궁금해진다. 중턱의 감귤밭, 넓은 논, 원시림, 하천 등 우리가 아는 제주와 다른 풍경에 걷는 길은 마냥 즐겁다. ○ 물뫼힐링팜: ISTJ INTP(계획적인 다양성 추구 여행자)제주만의 풍경을 보며 색다르게 걷고 싶다면 물뫼힐링팜(제주시 애월읍 예원로 51)에서 운영하는 트레킹을 추천한다. 반나절, 하루, 1박 2일 등의 다양한 코스를 선택할 수 있다. 이들 코스 가운데 인기가 많은 반나절 코스는 약 2∼3시간 동안 밭담길 또는 한라산 둘레길을 걷는다. 무작정 풍경을 보고 걷는 게 아니다. 일단 걷기 전에 혈압과 피부 표면 온도를 잰다. 스트레칭을 통해 근육을 풀어준다. 밭담길을 걸으며 해설사에게서 제주와 마을에 관한 이야기를 듣는다. 밭담길은 밭 주위에 현무암 등 돌을 쌓은 담을 말한다. 제주 전역에 약 2만 km가 넘는 밭담이 있다. 밭담길을 따라 수산저수지 둑방길로 향한다. 둑방길을 걸을 땐 저수지 풍광을 즐기며 호흡하고 걷는 법을 배운다. 저수지를 따라 걷다 보면 커다란 소나무가 눈에 들어온다. 천연기념물 제441호로 약 400년 전 수산리 마을이 생길 때 심어졌다고 한다. 주민들은 마을을 지키는 수호나무라고 믿고 보호해 왔다. 곰이 저수지 물을 마시려고 웅크려 있는 모습과 비슷해 ‘곰솔’이라고도 불린다. 곰솔 맞은편에는 야트막한 수산봉이 있다. 저수지가 보이는 중턱에서 매트를 깔고 차를 마시면서 쉬거나 명상을 하기 좋다. 저수지와 한라산을 한눈에 담을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수산봉을 약 30분간 걸으며 해먹과 줄을 이용해 스트레칭을 한다. 체험이 모두 끝나면 제주에서 난 재료들로 정성껏 만든 식사를 즐길 수 있다. 그냥 길을 따라 명상하며 걸었 을 뿐인데 제주가 품에 들어온 기분이 든다. ○ 서귀포 치유의 숲: ESTP ISFP(느긋하고 활발한 여행자)제주에는 많은 숲이 있다. 걷기는 물론 사진 찍기 명소로도 인기가 많다. 서귀포 치유의 숲(서귀포시 산록남로 2271)은 그중에서도 색다른 공간이다. 일단 하루 300명(주말 600명)만 사전 예약을 통해 방문할 수 있다. 최근 일부 숲에 많은 인파가 몰리며 혼잡한 분위기였다면 이곳에서는 마주치는 사람도 거의 없이 느긋하게 숲을 즐길 수 있다. 여기에 소통과 관련한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돼 있다. 가족, 친구 등과 함께 즐길 수 있고, 3∼5km 거리를 해설사와 함께 걸으며 편하게 걷고 쉬는 코스도 있다. 보통 3시간 남짓 소요된다. 한라산 남쪽 해발 500m에 위치한 치유의 숲은 입구부터 남다르다. ‘뎅기는 질 아니우다(탐방로 아님)’, ‘셋도질 허지 말게양(정문 매표소를 통해 입장하세요)’ 등 낯선 제주어 간판이 이색적인 섬을 알린다. 총 15km 길이인 숲길 이름도 독특하다. 숨비소리(해녀들이 내뱉는 숨소리), 가멍오멍(여유 있는), 벤조롱(산뜻한), 오고생이(있는 그대로) 등 이름부터 호기심을 자아낸다. 총 길이 1.9km인 가멍오멍 숲길은 덱 시설을 갖춘 무장애 길 250m를 품고 있다. 무장애 길을 걸을 땐 맨발이 좋다. 잘게 조각난 나뭇조각들이 밟아도 부드럽고 쿠션 역할을 해줘 발바닥을 간지럽힌다. 정말 숲과 하나가 된 느낌이 든다. 다리가 불편한 이들이 휠체어를 타고 갈 수도 있다. 숲길 중간중간 나무벤치와 침대가 마련돼 편안하게 쉴 수 있다. 걸을 때마다 나뭇잎 사이로 들어오는 빛이 따뜻하게 느껴진다. 곳곳에서 새 소리가 들려와 가만히 눈을 감고 있으면 마음이 편안해진다. 코끝으로 짙은 나무향기를 맡으면 청량감이 느껴진다. 숨쉬는 공기가 이렇게 달콤할 수 있을까 새삼 놀라게 된다. 숲길을 걷지 않아도, 그 숲에 조용히 서 있는 것만으로도 몸과 마음이 치유되는 느낌이다. 현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일부 프로그램은 중단된 상태다. 홈페이지 또는 전화로 미리 문의할 필요가 있다. ○ 제라진오프로드: ENFP ESFJ(도전과 호응이 좋은 여행자)제라진오프로드(제주시 조천읍 선흘리 624-4)는 제주에서 뭔가 색다른 체험과 도전을 원하는 사람에게 제격이다. 직접 운전할 필요는 없다. 오프로드 레이싱 대회 입상 경력의 베테랑 운전사가 험로 전용 차량을 운전한다. 코스는 6.5km 길이로 원시자연의 모습을 그대로 보존하는 방향으로 대부분 말이 다녔던 길을 따라 설계됐다. 오프로드는 방법일 뿐이고 목장 투어가 본질이다. 체험자는 그저 1시간 남짓 제주 목장길을 보고 듣고 느끼면 된다. 말이 다니던 길인 탓에 오르락내리락 길은 기본이다. 울퉁불퉁한 길에 진흙탕, 가시밭까지 추가된다. ‘이런 길을 지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 길들이 도전정신이 들게 만든다. 험한 길을 지날 땐 몸이 좌우로 크게 흔들려 옆 사람과 몸을 부딪치기 일쑤다. 처음에는 “미안해”라는 말을 하지만 자주 그러다 보니 나중엔 서로 웃기만 한다. 높은 경사에서 갑자기 내려갈 땐 자동차 천장에 머리를 부딪칠 수도 있다. 저절로 “악!” 소리가 나온다. 끈으로 된 손잡이를 꼭 붙잡고 균형을 유지하려다 보니 온몸의 근육이 긴장한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세찬 흔들림에 몸을 맡기면 상하좌우로 재미있게 움직이는 자신을 발견한다. 짜릿한 쾌감에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나온다. 중간 지점인 해발 305m의 언덕전망대는 잠시 숨을 고르는 곳이다. 날이 좋다면 함덕, 성산일출봉까지 한눈에 들어온다. 잠시 후 다시 차에 올라 신나게 달리다 보면 벵뒤못에 이른다. 웃방오름에서 흘러든 물이 연못을 이룬 곳이다. 근처에서 한가롭게 풀을 뜯고 있는 말 떼들의 풍경은 한 폭의 그림 같다. ○ 서귀포매일올레시장: ESFP ISTJ(준비하는 맛집 여행자)서귀포를 찾는 여행자라면 매일올레시장(서귀포시 중앙로 62길 18)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 제주감귤타르트, 꽁치김밥 등 제주에서만 맛볼 수 있는 간식거리가 많다. 통닭이나 회 등을 포장해 갈 수도 있다. 제주에서 만드는 수제맥주를 파는 곳도 있어 숙소가 가깝다면 자동차를 놔두고 와도 좋다. 글·사진 제주 서귀포=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전남 목포의 목포근대역사관은 1900년 일본 영사관으로 지어진 건물이다. 빨간색 벽돌이 특징이다. 내부는 단출하지만 세월의 흔적을 그대로 담고 있다. 걸을 때 삐걱거리는 바닥, 창틀, 천장이 그 흔적을 말해준다. 2층 창문을 통해 보는 목포의 전경은 그림 같다. 오래된 창틀을 통해 보는 풍경 하나하나가 사랑스럽다. 역사관 외에도 목포가 품은 오래된 건물은 많다. 역사의 흔적들을 되짚어 보는 즐거움이 목포에는 가득하다.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충남 태안은 ‘해수욕장 천국’이다. 대천, 변산과 함께 서해안 3대 해수욕장이라 불리는 만리포를 비롯해 국내 최다인 28개 해수욕장을 품고 있다. 이처럼 태안 하면 대부분 해변 그리고 해수욕을 떠올린다. 하지만 태안 주변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해변을 품은 수목원과 걷기 좋은 숲길도 많다. 푸른빛 바다와 함께 초록빛 숲을 눈에 담을 수 있는 ‘일석이조’ 태안 여행 코스를 소개한다.》○ 해변과 소나무를 품은 걷는 길태안 여행에서 최근 뜨고 있는 유행이 ‘걷기’다. 태안에는 걷기 좋은, 풍경이 아름다운 길들이 곳곳에 자리 잡고 있다. 아름다운 자연 경치를 감상할 수 있는 해안탐방로인 총길이 97km의 ‘해변길’과 바다와 솔숲을 거닐 수 있는 51.4km의 ‘솔향기길’이 대표적이다. 여기에 해안을 따라 굽이굽이 펼쳐진 기암절벽의 절경이 나오는 태배길(6.4km)과 안면송림의 정취를 만끽할 수 있는 안면송길(15.5km)도 추천할 만하다. 태배길은 사람들이 잘 찾지 않는 태안의 북쪽(소원면 의항리)에 있다. 태안의 걷기 길 가운데 길이가 가장 짧다. 길 자체도 평탄한 편이고 순환형이어서 반나절 정도 천천히 걷기에 제격이다. 구간은 크게 의항 해변∼구름포 해변∼태배전망대∼신너루 해변∼의항항으로 나뉜다. 태배길 이름의 유래는 중국의 문장가인 이태백이 이곳의 빼어난 자연경관에 빠져 머물렀다고 해서 ‘태배’라 붙여졌다고 한다. 태배길에는 이태백이 남긴 시가 새겨진 시비도 있다. 아름다운 풍경을 자랑하지만 2007년 기름 유출 사고 때 가장 큰 피해를 입은 곳이기도 하다. 태배길은 당시 자원봉사자들이 오갔던 길이다. 태배전망대는 기름 유출 당시 암담했던 상황을 설명해 주는 전시관이기도 하다. 걷기 구간 어느 지점에서 출발해도 상관없지만 의항항이나 의항 해변에 주차하기가 편리하다. 태배전망대까지 차량 편으로 이동할 수 있지만 일부 구간의 경사가 심하고 험해 일반 승용차는 운전하기가 힘들 수 있다. 태배전망대에서 나와 숲길을 걸으면 안태배 해변과 신너루 해변을 차례로 만난다. 두 해변은 너른 바위들이 있어 걸어서 건널 수 있다. 하지만 썰물 때만 걸을 수 있고 밀물 때는 높은 봉 쪽으로 난 계단으로 가야 두 해변을 오갈 수 있다. 안태배 해변은 작지만 사람들이 많이 찾지 않아 해변에 누워 책을 읽거나 잠을 청하기 좋은 숨겨진 명소다. 신너루 해변부터 의항 해변까지는 마을에 난 도로를 따라 걸을 수 있다. 의항 해변부터 태배전망대까지는 언덕길이다. 가는 길에 구르미라 불리는 아담한 구름포 해변을 볼 수 있다. 다소 경사가 있어 걷기에 힘이 들 수 있지만 청량하고 울창한 소나무 숲과 해안을 따라 펼쳐진 기암절벽을 바라보며 걷는 즐거움이 더 크다. 안면도자연휴양림을 끼고 있는 ‘솔향기길 안면송길’은 이름대로 솔향기를 맡으며 걸을 수 있다. 순환형 구간이어서 전체를 한 바퀴 돌려면 8시간 정도는 예상해야 한다. 반나절 정도만 숲과 함께 걷고 싶다면 안면시외버스터미널에서 출발해 갈매빛길∼승언1저수지∼키조개봉∼안면도자연휴양림∼휴양림 주차장까지 이어지는 약 7km 구간을 추천한다. 빽빽하고 울창한 소나무 숲 사이를 걷고 있으면 새와 바람 소리만 들릴 정도로 세상과 동떨어져 있다는 느낌도 든다. 1시간을 걸어도 마주치는 사람이 없을 정도여서 요즘처럼 사회적 거리 두기를 해야 하는 시기에 어울리는 길이다. 태안이 너무 꽁꽁 숨겨놓은 길인 탓인지 풀들이 무릎 높이 이상으로 자라 길이 잘 보이지 않기도 하고, 갈림길에서 이정표가 없어 약간은 헤맬 수도 있다. 이에 대비해 짧은 바지보다는 긴 바지를 입고 가는 게 좋다. 승언1저수지에는 넓게 자리 잡은 아름다운 연꽃을 볼 수 있으니 놓치지 말자. ○ 수목원 천국에 안성맞춤인 태안안면도자연휴양림은 수령 100년 정도의 소나무로 이뤄진 숲이다. 소나무 사이로 연결된 탐방로는 휠체어와 유모차도 갈 수 있을 정도로 무난하다. 탐방로를 따라 20분 정도만 걸으면 출발했던 곳으로 돌아온다. 휴양림 곳곳에 평상이 있어 앉거나 누워 쉴 수 있다. 숲 한가운데 놓인 벤치에 앉아 있으면 소나무가 뿜어내는 피톤치드가 온몸으로 느껴진다. 휴양림 바로 옆에 있는 안면도수목원에는 각종 꽃과 풀, 나무들이 10개가 넘는 작은 정원들에 잘 가꾸어져 있다. 정자와 연못 그리고 한옥도 있어 평화로운 시간을 보내기에 좋다. 팜카밀레 농원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사진 올리기 좋은 장소다. 농원 안의 좁은 산책로를 따라가다 보면 사진 찍기 좋도록 아기자기하게 꾸민 정원과 장식물들이 나타난다. 이곳에는 200여 종의 허브와 50여 종의 야생화가 자라고 있다. 특히 여름에 수국을 보러 많은 사람들이 찾는다. 오리가 살고 있는 연못, 나무 위에 설치된 전망대 등은 아이들이 좋아할 장소다. 농원 바로 옆에는 빵을 파는 카페도 마련돼 있다. 청산수목원은 사계절 언제 가도 좋은 곳이다. 봄에는 홍가시나무와 꽃창포, 여름에는 연꽃, 여름이 끝나갈 무렵에는 팜파스그라스, 가을에는 핑크뮬리가 청산수목원의 간판스타로 떠오른다. 이곳은 약 30년 전 꽃과 나무를 가꿔 판매하는 묘목 사업으로 출발했다가 점점 규모를 넓히고 다양한 수종을 심으며 수목원으로 탈바꿈했다. 수목원을 걷다 보면 빽빽한 나무와 풀로 만들어 놓은 미로가 나온다. 미로 자체는 크게 어렵지 않으니 가족들과 놀이를 하거나 연인들이 재미있는 사진을 찍을 수 있다. 천리포수목원은 국내 1세대 수목원으로 2009년부터 수목원 일부를 일반에 개방하고 있다. 목련, 동백나무, 단풍나무 등 1만6000여 종의 식물이 자라고 있다. 천리포수목원은 바다가 바로 옆에 있어 바닷바람을 맞으며 다양한 식물들을 볼 수 있다. 꽃향기가 느껴지는가 하면 바다 내음이 가득하다. 바로 앞 낭새섬이 보이는 언덕에서 노을을 조망할 수 있는 벤치가 있어 일몰을 즐길 수 있다. 신두리 해수욕장 뒤에는 모래와 바람이 빚어낸 신두리 해안사구가 자리 잡고 있다. 천연기념물 제431호인 신두리 해안사구는 길이 3.5km, 최대 폭 1.3km로 국내 최대 규모다. 우리나라에서 흔히 볼 수 없는 사막과 같은 풍경이다. 사구 주위로 나무로 만든 덱 길이 잘 갖춰져 있어 산책하기에 좋다. 여름에는 모래가 사방에 펼쳐진 사구의 모습은 보기 힘들다. 대신 갯그령, 통보리사초 등 초록색 풀들이 모래 위에 넓게 자라 유럽의 초원 같은 풍경을 선사해 준다. 바닷바람까지 불어 고지대에 온 느낌도 든다. 아이가 있다면 신두리 사구센터를 강력 추천한다. 해안사구의 역사 등을 모래 놀이와 함께 배울 수 있다. 태안해안국립공원에 위치한 유일한 리조트인 아일랜드 리솜도 해변과 숲을 함께 즐길 수 있는 곳이다. 리조트 바로 앞에는 꽃지 해변, 그 주변에는 해안공원이 있다. 꽃지 해변에서 일몰을 바라보는 즐거움도 누려보자. 글·사진 태안=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일본 후쿠오카의 미야지다케 신사는 약 1600년 전에 지어진 오래된 신사다. 일본에서 가장 큰 금줄과 북, 종을 가지고 있는 신사로도 유명하다. 특히 신사로 난 계단을 끝까지 올라가 마을을 향해 바라보면 바다까지 연결된 곧게 뻗은 길이 눈에 들어온다. 길은 ‘빛의 거리’라는 이름이 붙어 있다. 일몰 때 햇빛을 받은 바다와 거리가 황금빛으로 물드는 신비한 광경이 펼쳐진다.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전북 익산은 가족 또는 커플들이 여행하기 좋은 곳이다. 특이한 풍광이 많아 인생사진을 건지기 쉽고, 유적지 사이로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며 걷다 보면 추억이 방울방울 쌓인다. 아기자기한 볼거리와 익산에서만 먹을 수 있는 먹을거리도 다양하다.● 영화 촬영용 교도소 세트장서 특이한 체험금강변에 위치한 성당포구마을은 50여 가구가 사는 조용한 농촌마을이다. 일몰이 아름다운 이곳에서는 철새 관찰이 포함된 금강 생태 프로그램과 국궁, 농악 등 다양한 체험활동을 즐길 수 있다. 최근에는 바람개비로 젊은 여행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5km 길이의 길 양옆에 세워진 수만 개의 형형색색 바람개비가 바람에 돌아가는 모습은 눈을 뗄 수 없게 만든다. 걷다 보면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와 같은 상상의 나라에 들어와 있다는 착각마저 들게 한다. 차량 통행이 드물어 여유를 갖고 바람개비 길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을 수도 있다. 걸어도 좋고 자동차를 타도 좋지만 주변 마을이나 금강체험관 등에서 자전거를 빌려 길을 따라가는 걸 추천한다. 길 중간쯤에 광활한 갈대밭이 펼쳐져 있다. 일몰 때 가면 햇빛을 받은 갈대밭이 황금빛으로 물들어 가는 황홀한 모습을 볼 수 있다. 길이 끝날 즈음에는 인접한 용안면의 ‘용안’을 한글로 표현한 글자 조형물이 나온다. 조형물을 배경으로도 인생사진을 건질 수 있다. 익산교도소 세트장도 재미있고 특이한 사진을 원한다면 빼놓을 수 없는 공간이다. 국내 유일의 영화 촬영용 교도소 세트장인 이곳은 1999년 폐교된 성당초등학교 남성분교 건물 일부를 보수하고 일부 건물은 새로 지어 조성했다. 현재까지 300여 편의 영화와 드라마가 이곳에서 만들어졌다. 세트장 곳곳에 이곳에서 촬영한 영화와 드라마 포스터들이 붙어 있어 둘러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죄수복이나 교도관 복장을 빌려 입고 돌아다닐 수도 있으니 놓치지 말자. 영화나 드라마의 주인공이 돼 사진을 남길 수 있다. 세트장 밖에는 넓은 잔디밭이 있다. 주변 마을 사람들이 매주 축구를 즐기는 공간이다. 그만큼 관리가 잘돼 있다. 회색 담장 밑으로 펼쳐진 초록빛 잔디를 거니는 재미가 적잖다. 입장은 무료. 월요일과 촬영이 잡힌 날을 제외하면 언제든 방문할 수 있다. ● 세계유산 왕궁리유적서 백제의 숨결익산의 대표적인 여행지이자 유적지를 꼽자면 미륵사지는 맨 앞자리에 있다. 미륵사는 백제 최대 사찰로 무왕(재위 600∼641년) 때 창건됐다. 17세기에 폐사된 것으로 추정되는데 이후 서탑(국보 제11호)과 당간지주 한 쌍만 남았다. 동탑도 있다. 하지만 이는 1992년 문헌을 바탕으로 새로 만든 것이다. 예전 탑은 근처에 물이 흐르면서 무너져 내린 것으로 추정된다. 동탑과 서탑 사이에 목탑도 있었지만 현재는 터만 남아 있다. 멀리서 미륵사지를 보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게 동탑이다. 9층 높이의 석탑으로 서탑보다 크고 화려하다. 탑을 이룬 돌들은 대부분 현대에 다듬어지고 만들어진 것들이다. 예전 돌들은 탑이 무너진 뒤 지역 주민들이 가져다 쓴 것으로 추정된다. 20년간의 보수 해체 공사를 마치고 지난해부터 완성된 모습을 공개한 서탑은 6층만 남아있는 불완전한 형태다. 한쪽 측면은 훼손된 상태 그대로다. 하지만 동서남북 방향을 바꿔가며 석탑을 바라보면 그때마다 변하는 형태나 분위기에 신비로운 느낌마저 든다. 미륵사지에서 사진 찍기에 가장 좋은 장소는 서탑 주변 돌무더기이다. 서탑에서 나온 석재 중 다시 사용하기 힘들거나 어디에 사용됐는지 몰라 놔둔 돌들이다. 최소 1000년 이상 미륵사지를 지켜왔지만 마땅한 쓰임새를 찾지 못해 방치된 것들이다. 미륵사지에는 그늘이 거의 없다. 그 대신 연못 주변으로 아름드리나무들이 자리하고 있어 더위를 피하기에 좋다. 올해 문을 연 바로 옆의 국립익산박물관도 좋은 쉼터다. 입장이 무료인 데다 3000여 점의 유물들을 감상하다 보면 피로가 가신다. 미륵사지는 6월부터 야간에도 개장한다. 선선한 바람과 함께 조명을 받아 낮과는 전혀 다른 모습을 한 석탑들과 주변 풍광을 보는 것도 색다른 경험이 된다. 왕궁리 유적도 이야기를 나누며 걷기에 좋은 곳이다. 백제시대 왕궁 등으로 사용되다 이후 절로 바뀐 것으로 추정되는 왕궁리 유적은 2015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이름을 올렸다. 동서 245m, 남북 490m 길이의 담장 안에 14개의 백제시대 건물 터가 발견됐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야트막한 언덕 위에 홀로 서 있는 오층석탑(국보 제289호)이다. 아래에서 볼 때와 바로 옆에서 볼 때의 느낌이 판이하다. 왕궁리 유적에서 유일하게 온전한 형태로 남아 있는 것이다. 주변은 넓은 잔디밭이어서 파란 하늘과 초록의 잔디밭 사이에 놓인 석탑이 도드라진다. ● 나바위성당-근대역사관 등 볼거리 풍성 망성면에 있는 나바위성당은 독특한 건축 양식으로 보는 재미와 산책을 즐길 수 있는 명소다. 이름부터 독특하다. 광활한 평야 끝자락에 자리한 너른 바위에 나바위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그 위에 지어진 성당이라고 해서 나바위성당이 됐다. 1897년 설립 당시에는 ‘화산본당’이라 불렸다가 전북 완주군 화산면에 있는 성당과 이름이 비슷해 1989년 현재처럼 바뀌었다. 나바위성당은 한국과 서양의 건축양식이 결합된 모습이다. 정면 계단에서 보면 뾰족한 첨탑이 있는 보통의 성당과 마찬가지다. 하지만 옆에서 보면 기와지붕이 눈에 들어오고 목재로 만든 기둥들이 촘촘하게 서 있다. 예전에는 기둥 사이에 마루가 있었다고 한다. 내부도 독특하다. 실내 한복판에 기둥들이 서 있다. 예전에는 기둥을 연결한 칸막이를 설치해 남녀를 분리시켜 미사를 진행했다고 한다. 성당 밖 뒤편으로 화산 정상까지 갈 수 있는 길이 있다. 산 정상에 서면 금강과 넓은 평야가 한눈에 들어온다. 정상에 있는 망금정 아래 바위에는 희미하지만 마애삼존불이 새겨져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성당에 삼존불이라니 묘한 동거다. 익산 KTX 역사 맞은편에는 ‘작은 명동’이라 불리던 익산 중앙동 영정통이 있다. 최근 이곳은 전시 공간과 공연장, 문화체험 공간 등이 들어서면서 예술과 문화의 중심지로 변신 중이다. 1922년 의원으로 사용됐던 익산근대역사관 등 일제강점기에 지어진 건물들이 남아 있어 사진 찍기에 좋다. 된장짜장 등 이색적인 음식도 먹을 수 있다. 익산아트센터가 운영하는 ‘Go100Star(고백스타)’는 사랑에 관한 사진을 찍기 좋은 공간으로 구성돼 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리기에 적당한 사진을 건질 수 있어 연인들이 많이 찾는다. 함열읍에 위치한 ‘고스락’은 드라마 촬영지로 알려지면서 주목받고 있다. 전통 장을 생산하는 업체로 3500여 개 항아리로 아기자기한 정원을 꾸몄다. 간장, 된장이 익어가는 항아리 사이로 걷다 보면 저절로 치유되는 느낌을 얻을 수 있다. 입장료는 없고 카페와 자체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글·사진 익산=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매일유업이 네이버 브랜드스토어에서 ‘서머 홈캉스 여름템 싹쓰리 기획전’을 연다. 매일유업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늘어난 ‘홈캉스’족을 위한 가정간편식과 시원한 음료를 시가 대비 최대 70% 할인된 가격에 만나볼 수 있는 기획전을 연다고 22일 밝혔다. 해당 기획전은 준비한 행사 물량이 소진될 때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스토어찜 할인 쿠폰과 소식알림 동의 쿠폰도 발급 가능하며, 쿠폰 적용 시 기획전 특가에 추가로 15%의 중복 할인도 받을 수 있다. 기획전에서 선보이는 제품은 매일유업 대표 커피 제품인 ‘바리스타룰스’ 컵커피, 100% 분리유청단백질 ‘셀렉스 스포츠’ 2종, 상하목장 ‘슬로우키친’ 카레와 파스타 소스 각 3종, ‘썬업’ 과일주스 및 두유 등이다. 상하목장 슬로우키친 파스타소스 3종(크림 로제 토마토)을 구매하는 고객에게는 터키산 고급 파스타인 아르벨라 스파게티를, 바리스타룰스 컵커피를 구매하는 고객에게는 임영웅 포토카드를 증정한다. 해당 증정품은 수량이 한정돼 있어 준비된 증정품이 소진되면 이벤트도 끝난다. 자세한 행사 내용은 매일유업 네이버 브랜드스토어에서 확인할 수 있다.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