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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평창겨울올림픽조직위원회는 현대·기아차와 23일 공식 후원사 협약식을 가졌다. 현대·기아차는 평창 겨울올림픽과 패럴림픽에 필요한 차량 4100여 대와 현금을 지원할 예정이다. 정진행 현대·기아차 사장은 “전 세계인의 축제인 올림픽에 현대·기아차가 참여할 수 있게 돼 매우 기쁘다”고 말했다. 조직위는 이번 협약으로 삼성, 대한항공, KT, 영원 아웃도어, 파고다어학원, 삼일회계법인, 법무법인 태평양 등 8곳과 후원 계약을 체결했다. 조양호 평창겨울올림픽조직위원장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일류 기업인 현대·기아차가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흔쾌히 후원 참여를 결정해 줘서 감사하다”며 “든든한 지원을 얻은 만큼 대회 준비에 만전을 기해 역대 최고의 대회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이원홍 기자 bluesky@donga.com}
2018 평창 겨울올림픽 조직위원회는 현대·기아차와 23일 공식 후원사 협약식을 가졌다. 현대·기아차는 평창 겨울올림픽과 패럴림픽에 필요한 차량 4100여 대와 현금을 지원할 예정이다. 정진행 현대·기아차 사장은 “전 세계인의 축제인 올림픽에 현대·기아차가 참여할 수 있게 돼 매우 기쁘다”고 말했다. 조직위는 이번 협약으로 삼성, 대한항공, KT, 영원 아웃도어, 파고다어학원, 삼일회계법인, 법무법인 태평양 등 8곳과 후원 계약을 체결했다. 조양호 평창 겨울올림픽 조직위원장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일류 기업인 현대·기아차가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흔쾌히 후원 참여를 결정해 줘서 감사하다”며 “든든한 지원을 얻은 만큼 대회 준비에 만전을 기해 역대 최고의 대회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이원홍기자 bluesky@donga.com}

“우리는 그동안 우리 것을 보여 줘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시달려 온 것 같습니다. 한국적이고 강원도적인 것을 살리면서도 글로벌한 보편성을 살려 전 세계인이 공감할 수 있는 개폐회식을 만들겠습니다.” 송승환 2018 평창 겨울올림픽 개폐회식 총감독(사진)이 20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개폐회식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송 감독은 “연말까지 많은 아티스트와 브레인스토밍을 실시해 개폐회식 콘셉트와 구성안을 정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북미나 유럽 국가의 국민이 겨울올림픽에 상대적으로 관심을 더 갖고 있다. 한류 문화는 아시아와 남미에서는 잘 알려져 있지만 북미와 유럽에서는 비교적 덜 알려져 있다. 겨울올림픽 개폐회식을 우리의 문화 영토를 넓히는 계기로 삼겠다”고 말했다. 그는 “제가 총감독으로 선정된 데에는 아무래도 제가 기획했던 ‘난타’의 영향이 있었을 거라고 본다”며 “난타의 성공은 결국 사물놀이라는 우리의 리듬을 가지고 세계인의 보편성에 맞게 재미와 감동을 준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개폐회식 현장의 관객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서 TV로 개폐회식을 지켜보는 관객들이 더 중요할 수 있다. 그런 사람들의 정서에 부합할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그는 “일부에서 제가 매머드급 행사의 연출 경험이 적다는 점을 지적하는데 그 지적이 맞다. 그러나 경험이 없다는 점은 한편으로는 고정관념과 매너리즘에 사로잡혀 있지 않다는 뜻이며 그래서 저의 생각이 창의적이고 신선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원홍 기자 bluesky@donga.com}

뮤지컬 퍼포먼스 ‘난타’의 기획자인 송승환 PMC프로덕션 회장(58·사진)이 2018 평창 겨울올림픽 개·폐회식 총감독에 선정됐다. 평창 겨울올림픽조직위원회(위원장 조양호)는 2일 “올림픽 개·폐회식 총감독은 연출력뿐만 아니라 관객과 방송에 대한 이해, 프로젝트 관리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균형 있는 능력을 갖춰야 한다. 송 회장을 최적임자로 여겨 선임했다”고 밝혔다. 조직위는 5월 공모를 통하여 총감독을 선정하려 했으나 공모에 응한 인사 중 적격자가 없다고 여겨 문화예술계 전문가로 구성된 ‘총감독 선정 자문위원회’의 추천을 받아 총감독을 선정했다. 송 감독은 1997년 한국적 리듬을 살린 ‘난타’를 기획하여 18년간 1000만 명 이상의 관객을 기록했다. 2010년부터 성신여대 융합문화예술대학 학장을 맡고 있다. 이원홍 기자 bluesky@donga.com}
대한체육회가 결국 법을 어기게 됐다. 체육회는 24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파크텔에서 이사회를 열고 27일이 구성 시한인 국민생활체육회(국생체)와의 체육단체 통합준비위원회(통준위)에 참여할 것인지와 통준위 인원 구성 비율에 대해 논의했지만 결론을 내지 못했다. 이에 따라 체육회와 국생체, 문화체육관광부, 국회 추천위원으로 구성될 예정이던 통준위는 체육회 추천위원을 빼고 출범할 예정이다. 이사회는 이날 체육회와 국생체가 추천하는 7명씩의 추천위원과 문체부가 추천하는 1명으로 통준위를 구성하자는 ‘7-7-1’안의 대의원총회 상정 안건을 부결시켰다. 이 안은 9일 열린 대의원총회에서 이기흥 체육회 부회장 등이 긴급 상정하려다 일부 대의원의 반발에 부닥쳐 상정이 무산된 바 있다. 이날도 김정행 체육회 회장과 이 부회장은 “오늘 이사회에서 이사들의 의견을 들어보고 최종 결정은 대의원총회에서 하겠다”며 대의원총회 상정을 밀어붙였다. 하지만 정현숙(대한탁구협회 부회장), 방열(대한농구협회장), 조양호 이사(평창겨울올림픽 조직위원장) 등이 “이사회에서 안건을 심의하고 주요 방향을 정리한 뒤에 대의원총회에 올리는 것이 좋겠다”고 반발하며 대립각을 세웠다. 논란이 이어지자 이사회는 결국 ‘7-7-1’안에 대해 거수투표를 실시했고, 참석한 이사 14명 중 반대 7, 기권 2, 찬성 5로 부결시켰다. 그러나 김정행 회장은 표결 결과를 무시하며 “대의원총회가 상급 기관이므로 법률 전문가에게 자문한 뒤 대의원총회 상정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대한체육회가 사조직도 아닌 만큼 법을 지키면서 대화를 진행하자”며 일단 통준위에 참여하자는 일부 이사들의 의견도 받아들이지 않았다.이원홍 기자 bluesky@donga.com}
대한체육회가 결국 법을 어기게 됐다. 체육회는 24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파크텔에서 이사회를 열고 27일이 구성 시한인 국민생활체육회(국생체)와의 체육단체 통합준비위원회(통준위)에 참여할 것인지와 통준위 인원구성 비율에 대해 논의했지만 결론을 내지 못했다. 이에 따라 체육회와 국생체, 문화체육관광부, 국회 추천위원으로 구성될 예정이었던 통준위는 체육회 추천위원을 빼고 출범할 예정이다. 이사회는 이날 체육회와 국생체가 추천하는 7명씩의 추천위원과 문체부가 추천하는 1명으로 통준위를 구성하자는 ‘7-7-1’안의 대의원회 상정 안건을 부결시켰다. 이 안은 9일 열렸던 대의원총회에서 이기흥 체육회 부회장 등이 긴급 상정하려다 일부 대의원들의 반발에 부닺쳐 상정이 무산된 안이다. 이날도 이 부회장은 “오늘 이사회에서 이사들의 의견을 들어보고 최종 결정은 대의원총회에서 하겠다”며 대의원회 상정을 밀어붙였다. 하지만 정현숙(대한탁구협회 부회장), 방열(대한농구협회장), 조양호 (평창 겨울올림픽 조직위원장)이사 등이 “이사회에서 안건을 심의하고 주요 방향을 정리한 뒤에 대의원총회에 올리는 것이 좋겠다”고 반발하며 대립각을 세웠다. 논란이 이어지자 이사회는 결국 ‘7-7-1’안에 대해 거수투표를 실시했고, 참석한 14명의 이사 중 반대 7, 기권 2, 찬성 5로 부결시켰다. 그러나 김정행 체육회장은 표결 결과를 무시하며 “대의원총회가 상급기관이므로 법률 전문가에게 자문을 구한 뒤 대의원총회 상정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또 “대한체육회가 사조직도 아닌 만큼 법을 지키면서 대회를 진행하자”며 일단 통준위에 참여하자는 일부 이사들의 의견도 받아들이지 않았다.이원홍기자 bluesky@donga.com}
대한체육회와 국민생활체육회의 통합이 대한체육회의 분열로 파행을 겪고 있다. 3월 공포된 ‘국민체육진흥법 개정안’에 따르면 두 단체와 문화체육관광부는 27일까지 통합준비위원회(통준위)를 구성해야 한다. 국민생활체육회(국생체)는 이달 초 통준위에 참여할 위원 명단을 제출한 반면 대한체육회는 위원 선정조차 못하고 있다. 문체부는 대한체육회가 26일까지 위원 명단을 제출하지 않으면 대한체육회 추천 위원을 빼고 통준위를 출범시킨다는 방침이다. 문체부에 따르면 김정행 대한체육회장은 강영중 국민생활체육회장, 김종 문체부 2차관, 안민석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서상기 새누리당 의원, 설훈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교문위) 위원장 등과 3월 16일 조찬모임에서 만나 통준위 인원 구성 비율에 구두로 합의했다. 대한체육회 3명(사무총장+추천 2명), 국생체 3명(사무총장+추천 2명), 문체부 추천 인사 3명, 국회 추천 인사 2명으로 하는 ‘3-3-3-2’안이다. 이에 대해 대한체육회는 “김 회장에게 당시 합의해야 할 내용이 사전에 공지되지 않은 상태였다. 또 체육단체 통합 당사자들 외에도 여러 명이 참석한 자리였기 때문에 공식적인 절차에 따라 합의를 하는 자리였다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나 문체부와 국생체 측은 “그날 모임은 국회 교문위원장이 주최한 공식 모임이었다. 통준위의 주요 방침에 대해 합의했다”고 반박했다. 대한체육회는 이후 체육계의 의견을 더 반영해야 한다며 김 회장 명의로 통준위 구성 비율을 ‘4-4-3-2’로 조정해 달라는 의견서를 문체부에 보냈다. 그러나 대한체육회 내 통합추진위원회 위원장인 이기흥 대한체육회 부회장은 수정된 의견서에 반대하며 새로운 안을 만들었다. 대한체육회와 국생체가 7명씩의 위원을 추천하고 의결권이 없는 위원 1명을 문체부가 추천하는 안이다. 또 내년 3월까지인 통합 시한도 1년 연기하자고 주장했다. 이 부회장은 이 같은 안을 9일 열린 임시대의원총회에서 정식 안건으로 긴급 상정하려다 일부 대의원들의 반대로 무산됐다. 대의원들은 “대의원들과 충분한 사전 협의 없이 절차를 지키지 않고 총회에 안건으로 올리려 했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체육인들이 통합의 주체가 되기 위해서는 통준위에 참가하는 체육단체 인원이 늘어나야 한다는 체육인들의 의견을 반영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대한체육회는 24일 이사회를 연 뒤 다음 달 임시대의원총회를 다시 열어 통준위 인원 구성 비율과 통합 연기안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이에 대해 문체부 심동섭 체육정책관은 “통준위 구성 비율이든, 통합 연기 안이든 일단 통준위에 참여하면 모두 논의의 대상이 될 수 있다”며 “일단 통준위에 참여해 법 절차를 지키면서 대화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법을 어기면서 무조건 자기주장만 펼치는 건 납득할 수 없다”고 말했다.이원홍 기자 bluesky@donga.com}
2014년 축구 야구 농구 배구의 국내 스포츠산업 규모는 4조280억 원으로 조사됐다. 문화체육관광부가 21일 발표한 ‘종목별 스포츠산업 실태조사’에 따르면 종목별 매출액은 축구 1조9870억 원, 야구 1조630억 원, 농구 6550억 원, 배구 3230억 원이었다. 조기축구 회원 등 직접 참여자들의 평균 참여기간은 축구 8.1년, 농구 7.8년, 야구 5.8년, 배구 5.4년이었으며 참여자들의 연간 소비 지출액은 야구 180만8401원, 농구 117만4525원, 축구 114만6474원, 배구 104만4506원이었다. 연평균 관람횟수는 농구 7.7회, 야구 7.1회, 배구 6.6회, 축구 4.7회였다.이원홍 기자 bluesky@donga.com}
대한체육회는 6월 4일 서울 정동극장에서 생활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체육인들을 돕기 위한 ‘체육인 행복나눔 기금 마련 행사’를 연다. 스포츠스타 기증품 판매, 스포츠스타 팬 사인회, 스포츠역사 사진전시회, 학술세미나 등이 열린다.이원홍기자 bluesky@donga.com}
2018 평창 장애인겨울올림픽 개폐회식 총감독에 이문태(67) 전통공연예술진흥공단 이사장이 선정됐다. KBS 예능국장 출신인 이 이사장은 2007년부터 2009년까지 서울시 장애인재활협회장을 지냈다.이원홍 기자 bluesky@donga.com}

히말라야 8000m급 14좌를 완등한 산악인 한왕용 씨(49)가 8일부터 11일까지 지진 피해를 입은 네팔을 방문해 현지 종교인들과 함께 구호활동을 펼쳤다. 한 씨는 네팔의 수도 카트만두 인근 박타푸르 및 달마스타리 등 피해지역을 답사하고 가톨릭 네팔 교구청의 폴 시믹 주교를 면담한 뒤 구호물품을 전달했다. 또 네팔에서 활동 중인 원불교 모시은, 이법안 교무와도 만나 지진 피해자 돕기를 논의 했다. 현지를 돌아보고 귀국한 한 씨는 “지진으로 낡은 집들이 크게 부서진 상황이라 주거 문제 해결이 가장 시급해 보인다. 조만간 몬순이 시작되면 구호활동이 더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피해자들이 임시 거주할 수 있는 텐트와 의류 지원이 필요하다”고 전했다.이원홍기자 bluesky@donga.com}

“1주일에 한 번 산행을 하면 당시 4만 원 정도 하던 대기업 과장 한 달 월급 정도가 남았어요. 한 달이면 대기업 과장의 월급 4배를 벌기도 했어요. 이제는 옛날 얘기죠.” 흔히 등산 인구 2000만 명 시대라고들 한다. 여론조사 기관 한국갤럽이 올해 초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국민들이 가장 좋아하는 취미 1위는 등산(14%)으로 2위 음악감상(6%)을 크게 앞섰다. 최광식 서울등산연합회장(68)은 가이드 산악회 관련 분야에서 46년째 일하고 있다. 스물두 살 때 ‘천우산악회’를 만들어 주말마다 등산객을 태우고 전국을 누볐다. 이후 ‘인디안산악회’로 이름을 바꾼 뒤에는 업계에서 ‘추장’으로 불리기도 했다. 등산 인구는 폭발적으로 늘어 말 그대로 등산이 ‘국민 취미’가 됐다. 그는 1980년대 초까지 등산 및 산악 인구는 160만 명 정도였다고 기억하고 있다. 그 사이 10배 이상 늘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오히려 가이드 산악회의 전성기는 지나갔다고 한다. 어째서 이런 현상이 생겼을까. 그의 회고담은 한국 등산 풍속의 한 단면을 보여준다.동대문 시절의 추억 최 회장은 1969년 천우산악회를 열었다. 그는 “1967년 ‘마운틴코너’라는 산악회가 남대문에 생겼다. 내 기억으로는 그게 가이드 산악회의 효시다”라고 회고했다. 이때부터 하나둘 생겨나기 시작한 가이드 산악회를 보고 그도 창업을 결심했다. 경기 구리 출신인 그는 고향 인근 아차산 등을 자주 다녔다. 워낙 산을 좋아했던 그는 가이드 산악회의 성장 가능성을 알아봤다. 주말마다 버스를 전세 내 요금을 받고 전국의 명산으로 등산객을 안내했다. 전문 산악가이드가 앞장섰다. 이러한 형태의 가이드 산악회는 한동안 큰 인기를 끌었다. 창립 즈음 가이드 산악회 이용 요금은 당일 코스의 경우 1인당 700원 정도였다고 한다. 설악산 2박 3일 코스가 2500원 정도였다. 숙박비가 포함됐다. 당시 속초에서 김포까지 비행기 요금이 2400원 하던 시절이었다고 한다. 여러 대의 관광버스를 전세 내 대당 40여 명을 태우고 다녔다. 이러한 가이드 산악회는 1970년대 들어 1980년대까지 성장을 거듭했다. 한국의 경제가 성장하면서 여가 활동에 대한 국민의 관심이 높아졌고 손쉽게 즐길 수 있는 등산에 사람들이 몰린 것이다. 그는 1970년대 중반 한글날 연휴 때 설악산에 관광버스 16대에 사람들을 가득 태우고 다녀오기도 했다. 말 그대로 전성기였다. 이때의 가이드 산악회는 세칭 ‘동대문산악회’로도 불렸다. 그 이유는 가이드 산악회들의 상당수가 서울 동대문 인근에서 손님들을 태우고 떠났기 때문이다. 당시 동대문에는 커다란 주차장이 있었고 이 때문에 여러 대의 관광버스를 세워 둘 수 있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는 “많을 때는 각종 산악회 전세버스 100여 대가 늘어서 있었다”고 회고했다.고속도로와 승합차가 바꾼 풍경 그러나 이러한 가이드 산악회의 ‘동대문 전성시대’는 1980년대 중반 이후부터 조금씩 쇠락하더니 1990년대 들어서는 완연한 쇠퇴기에 들어섰다는 것이 그의 기억이다. 그는 이에 대해 “전국에 고속도로가 사방팔방으로 뚫리고 기아의 봉고 등 좋은 승합차들이 많이 나왔기 때문”이라고 나름대로 분석했다. 돌이켜 보면 1970년대와 1980년대 ‘동대문 산악회’들의 경쟁력은 편리한 교통수단을 제공할 수 있다는 점이었다. 당시만 해도 전국의 도로가 발달하지 않아 유명한 산으로 가는 길이 불편했고 또 자동차를 소유한 사람도 적었다. 가이드 산악회 초창기만 해도 서울 시내에서 도봉산을 가려 해도 시외버스를 타야 했고 설악산을 가려면 험한 일정상 2박 3일은 기본으로 잡아야 했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등산객들은 산악회의 버스를 자주 이용했다. 또한 전국의 깊은 산을 다녀 본 이들이 적었기에 산속에서는 산악 가이드들의 길 안내에 의존해야 했다. 당시에는 지금만큼 전국 산의 길과 이정표가 정비되지 않았다. 그러던 것이 고속도로가 발전하고 친한 친구들끼리 승합차를 타고 손쉽게 여행을 하게 되면서부터 산악회에 의존하지 않고 직접 산을 찾아가는 사람들이 늘어났다는 것이다. 자가용 승용차를 직접 몰고 가는 이들도 크게 늘었다. 또 국립공원 등 유명한 산들의 등산로와 이정표가 잘 정비되면서 가이드에게 의존하지 않고도 산행이 가능해졌다.기억의 대비-과거와 현재 수십 년간 그의 눈에 비친 등산 풍속도는 많이 바뀌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산에서의 취사 행위다. 가이드 산악회 초창기에는 식비를 따로 받지 않았다고 했다. 함께 가는 사람들이 반찬과 쌀을 가져와서 함께 음식을 해 먹었다고 한다. 그와 함께 오랫동안 산행을 해온 초창기 고객들 중에는 아직도 당시 산에서 음식을 해 먹었던 일을 잊지 못하는 이들이 있다고 한다. 그러나 1990년 11월부터 자연공원법에 따라 전국의 국립공원 내에서 지정된 장소 외에서의 취사와 야영이 금지됐다. 그전에는 사실상 산속 어디에서나 취사 행위를 했었다. 그러나 자연 훼손이 심각한 지경에 이르자 정부가 강력 단속에 나섰고 이후 점차 산중 취사 행위는 사라졌다. 반면 최근에는 산에서의 음주 행위가 크게 늘었다는 것이 그의 관찰이다. 이전에는 술을 마시더라도 산을 내려와서 마시는 ‘하산주’가 대세였는데 요즘에는 산에 올라가서 술을 마시는 ‘음주 산행’이 크게 늘었다는 것이다. 그는 “1990년대 말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서서히 음주 산행이 생겨나더니 2000년대 들어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이 늘어난 탓이라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마음을 달랠 길 없는 사람들이 막걸리 한 병씩 들고 산에 와서 시름에 잠기다 가곤 했다”는 것이다. 산에서 술 마시는 사람들이 조금씩 늘어나다 보니 점차 음주 산행에 대한 경각심이 줄어들었는지 요즘엔 음주 산행이 만연하고 있다는 것이다. 음주 산행은 음주 운전과 마찬가지로 산에서의 사고 위험을 크게 높이기 때문에 자제해야 한다. 또 하나 빼놓을 수 없는 변화가 등산 패션이다. 초창기에는 미군 군복을 물들인 옷을 입고 군화를 개량해서 신었다. 해외에 다녀온 사람이 외제 등산화와 버너를 사오면 몰려가서 구경하기 바빴다고 했다. 다 같이 가난해서 그때는 등산복도 상대적으로 소박했다고 했다. “등산할 때 좋은 옷을 입어야 한다는 법이 있는 것은 아니잖아요. 언제든 편한 복장으로 갈 수 있다는 것도 등산의 좋은 점이죠. 그런데 요즘엔 산에 가면 패션쇼 무대를 방불케 합니다. 해발 700∼800m 산에 가면서 에베레스트(해발 8848m)에 가는 듯한 장비를 가져간다고들 해요. 일부에서는 등산복 가격에 너무 거품이 많이 끼었다고들 합니다. 그러나 저는 개인적으로는 이런 현상을 꼭 나쁘게만 보지는 않습니다. 이게 다 우리가 먹고살 만해졌다는 증거 아니겠어요?” 업계에 따르면 2000년 2000억 원 정도였던 아웃도어 시장의 전체 매출액은 지난해 6조9000억 원에 이를 정도로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그러나 지난해 총 매출액이 당초 8조 원대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에는 다소 못 미쳤다. 최근 경기 불황으로 아웃도어 업체들의 성장세도 다소 둔화되리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산악회 수가 크게 늘어난 것도 눈에 띄는 현상이다. 1991년 그가 사회체육진흥회 등산중앙회장을 맡을 때는 78개 가이드 산악회가 가입돼 있었다고 한다. 등산중앙회에 가입하기 위해 당시 500만 원의 가입비를 내기도 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제는 그런 모습은 찾아볼 수 없다. 가이드 산악회에 의존하지 않고도 누구나 손쉽게 산악회를 만들어 산행을 즐기는 시대다. 그는 “요즘엔 인구 1000명당 산악회가 1개 있다고 추산합니다. 전국적으로 산악회가 5만 개는 될 거라고 봅니다”라고 말했다. 정치인들이 나서서 산악회를 만들기도 하고 친목회가 산악회로 바뀌기도 한단다. 등산은 누구나 손쉽게 즐길 수 있고, 건강에도 도움이 되기 때문에 갈수록 인기를 끌고 있는 데다 마음이 맞는 몇 명만 모이면 즉석에서 산악회를 만들 수 있기 때문에 산악회가 폭증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상업 가이드 산악회들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많은 이들이 다른 일을 찾아 떠났다. 많이 줄어들기는 했지만 가이드 산악회는 요즘 장거리 산행에서 틈새시장을 찾고 있다. 서울 근교의 가까운 산을 오를 때는 직접 차를 몰고 가거나 지하철 버스 등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아무리 도로가 발달해도 등산 후의 장거리 운전은 부담스럽다. 이런 점에 착안해 장거리 산행을 원하는 이들에게 버스 등의 교통편을 제공하는 것이다. 서울에서 지리산, 설악산은 물론이고 남해의 섬에 있는 산에까지 당일 또는 무박 2일로 다녀오는 산행 상품을 제공하는 곳이 많다. 서울에서 금요일 오후 10시경 출발해 다음 날 새벽 지리산에 도착해 산행을 한 뒤 그날 밤 늦게 서울로 올라오는 식이다. 과거에는 동대문 인근에서 출발하는 버스가 많았지만 요즘엔 서울 외곽으로 빠지는 도로 인근의 지하철역을 몇 군데 정한 뒤 그곳에 버스들이 들러서 손님을 태우고 출발한다.다시 찾는 100대 명산의 추억 최 회장은 그동안 산악회에서 총 1500회에 걸쳐 고객들과 함께 산행을 했다. 그의 장부에 기록한 횟수라고 한다. 친구들과 단출하게 떠난 산행까지 합하면 3000회가 넘을 것이라고 했다. 설악산과 지리산은 각각 100번도 넘게 다녔다고 한다. 전국의 산 중 2000개는 넘게 가보았다고 했다. 중국과 일본의 산에도 자주 다녔다. 이런 현장 경험 때문에 그는 2002년 ‘세계 산의 해’를 맞아 산림청이 전국 100대 명산을 선정(참조 산림청 홈페이지 www.forest.go.kr)할 때 선정위원으로 참여하기도 했다. 그는 요즘 당시 선정한 100대 명산을 고객들과 다시 찾고 있다. 체력이 다하기 전에 다시 한 번 찾고 싶어서다. 한 달에 3번 정도로 총 3년 계획을 세웠다. 술도 줄이고 체력 관리를 하고 있다. “하느님을 믿는 사람들이 교회에 가고 부처를 믿는 사람들이 절에 가듯이 저는 그냥 산에 갑니다. 몸이 아파도 갑니다. 산에 가면 그냥 맘이 편해요. 산은 저에게는 교회 같고 절 같고 병원 같습니다.” 그 스스로는 전국의 명산 1호로 설악산을 꼽는다. 아기자기한 모습과 웅장한 모습을 함께 갖췄고 울창한 숲 등 모든 것이 갖춰져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100대 명산에 속하지는 않지만 숨겨진 명산으로 그는 경기 가평의 고동산(591m)을 꼽았다. 그가 힘들 때마다 찾는 그만의 힐링 장소다. 설악산 공룡능선의 축소판인 듯 능선이 화려하고 주변 경치가 뛰어나다고 한다. 전남 고흥 팔영산에서 만났던 개 ‘흰둥이’도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주차장에서부터 산악회원들을 기다리곤 하던 이 개는 마치 전문 가이드가 등산로를 안내하는 것처럼 산악회원들 앞에 서서 등산 코스를 걷곤 했다는 것이다. 흰둥이는 2000년대 초까지 산악인들 사이에서 팔영산 안내견으로 통하며 인기를 끌었다고 한다. 사람과 자연뿐 아니라 사람과 사람 사이도 산에서는 더 좋아질 수 있다고 그는 믿는다. 세월 속에서 많은 것이 변했지만 변하지 않고 있는 것은 사람들의 산에 대한 애정이다.이원홍 기자 bluesky@donga.com}

삼성이 2018 평창 겨울올림픽에 현금 800억 원을 포함해 총 1000억 원 규모의 후원을 하기로 했다. 2018 평창겨울올림픽조직위원회는 6일 서울 종로구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삼성과 후원 협약식을 가졌다. 삼성전자는 2018년까지 프린터와 복합기 등 정보기술(IT) 제품과 현금을 지원하기로 했다. 삼성생명 삼성화재 삼성증권 등도 현금 후원에 참여한다. 제일모직은 대회 운영에 필요한 의류를 지원한다. 삼성은 1998년 나가노 겨울올림픽부터 무선통신 분야의 올림픽 후원사(TOP·The Olympic Partner)로 참여했다.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까지 후원계약을 맺었던 삼성은 지난해 8월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2020 도쿄 올림픽까지 후원 계약을 연장하고 무선통신 분야뿐 아니라 태블릿PC, 노트북, 데스크톱 등으로 후원 분야를 넓혔다. 이날 삼성의 후원 협약은 이 같은 TOP 계약과는 별도로 평창 겨울올림픽을 후원하기 위한 것이다. 박상진 삼성전자 사장은 “삼성이 우리나라에서 처음 열리는 겨울올림픽에 힘을 보태게 된 것을 매우 뜻깊게 생각한다. 평창 겨울올림픽이 세계인이 기억하는 성공적인 올림픽이 되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조양호 평창겨울올림픽조직위원장은 “통 큰 결정을 내려준 이건희 회장, 이재용 부회장, 박상진 사장 등 삼성 관계자들께 감사한다. 유치 과정에서도 물심양면으로 도움을 준 삼성은 진정한 올림픽 패밀리 기업이다. 삼성의 후원으로 천군만마의 힘을 얻었고 대회 전반의 동력을 얻게 됐다. 사회적 기업의 소임을 다하기 위해 어려운 환경에서도 쉽지 않은 결정을 내려준 삼성그룹에 존경과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곽영진 조직위원회 사무총장은 “삼성은 이미 TOP 파트너로서 따로 지역 후원을 할 필요가 없었다. 이런 경우는 아주 예외적이다”고 말했다. 이날 협약으로 조직위원회는 삼성과 대한항공, KT, 영원아웃도어, 파고다어학원, 삼일회계법인 등 6곳과 후원협약을 체결했다. 조직위원회 관계자는 “후원 목표액 8500억 원 중 41%를 달성했다”며 “삼성의 참여로 다른 기업들의 후원도 본격화될 것으로 기대한다. 올해 말까지 목표액의 70%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이원홍 기자 bluesky@donga.com}

대한체육회와 국민생활체육회의 통합을 추진하는 국민체육진흥법 개정안이 3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개정안은 이달 말 공포될 예정이다. 대한민국 역사상 최대의 스포츠단체 탄생이 눈앞으로 다가왔다. 안민석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발의한 개정안은 당초 두 단체를 2017년 2월까지 통합하기로 돼 있었지만 이날 통과된 개정안의 부칙은 “공포 후 1년 이내에 실행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에 따라 두 단체의 통합 시한은 2016년 3월로 당초안보다 1년 앞당겨졌다. 대한체육회와 국민생활체육회가 법안심사 과정에서 이런 내용을 수용함에 따라 두 단체의 통합은 급물살을 타게 됐다. 문화체육관광부는 곧바로 개정안의 실행을 위한 준비 작업에 들어간다. 문체부 관계자는 3일 “올해 4월까지 체육단체 통합준비위원회를 구성하고 내년 2월까지는 새 단체의 회장을 뽑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통합준비위원회는 문체부 장관이 임명하거나 위촉하는 15명 이내의 위원으로 이루어진다. 두 단체 관계자와 중립적 체육전문가, 법률전문가 등이 참여한다. 통합준비위원회는 새 단체의 정관과 하부 규정을 만들고, 회장 선출 업무를 진행한다. 새 단체의 명칭은 12월까지 확정되며, 두 단체의 산하단체들은 2016년 9월까지 통합한 뒤 새 단체의 회원으로 등록하기로 했다. 한편 국민생활체육회는 5월 대의원총회를 열고 두 단체의 통합에 대한 찬성안을 의결할 계획이다. 대한체육회는 통합 양해각서(MOU)에 대한 안건을 대의원총회에서 이미 통과시켰다.이원홍 기자 bluesky@donga.com}
대한체육회와 국민생활체육회는 통합에는 원칙적으로 찬성하고 있지만 대한올림픽위원회(KOC)를 둘러싼 갈등의 불씨를 안고 있다. 각국에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국가별로 올림픽 관련 업무를 하는 단체로 인정하는 조직(NOC)이 있다. 각 NOC는 정치로부터의 독립을 표방하고 있다. KOC는 한국의 NOC이며 현재는 대한체육회에 속해 있다. KOC는 올림픽 선수 선발 및 파견 등의 업무를 담당한다. 새 단체에서 KOC가 분리될 경우 새 단체는 생활체육 진흥 및 선수 육성 등의 기능을 담당한다. KOC 분리를 주장하는 측에서는 “새 단체에서 KOC가 분리되지 않으면 올림픽 메달 성적 등에 치중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엘리트 체육 위주의 정책 기조가 변하지 않을 것”이라며 “생활체육도 함께 발전시키기 위한 새 통합단체의 취지에 비춰 본다면 KOC를 분리하는 것이 맞다”고 주장한다. 또 “올림픽 헌장을 준수해야 하는 KOC는 정치권으로부터 독립해야 한다. 이를 위해 KOC를 분리해 독립시키는 것이 옳다”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대한체육회는 “새 단체에서 KOC가 분리될 경우 선수 육성과 선발이 이원화돼 혼란을 초래한다”며 KOC 분리를 반대하고 있다. 대한체육회 관계자는 “과거에도 두 가지 기능이 분리돼 극심한 분열이 있었기 때문에 두 기능이 결국 합쳐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체육계 일각에서는 “정부가 KOC를 분리시키는 것은 결국 정치권의 간섭을 받지 않는 KOC를 떼어내고 새 통합단체를 쉽게 관리하기 위한 것”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당초 안민석 새정치연합 의원이 발의한 개정안에는 2017년까지 두 단체를 통합하되 2021년까지 KOC를 분리한다는 안이 담겨 있었다. 여기에 덧붙여 문화체육관광부는 2017년 두 단체의 통합과 동시에 KOC를 분리한다는 안을 들고 나왔다. 이에 대해 대한체육회가 강력히 반발하면서 이번 개정안에서 KOC 분리안은 빠졌다. 개정안은 “향후 별도의 협의체를 구성해 KOC의 발전방향에 대해 논의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한편 KOC를 분리시킬 경우 어느 정도 규모로 분리시킬지도 논란이 된다. KOC에 선수 선발 권한뿐만 아니라 태릉선수촌 관리 등 많은 업무권한을 함께 주고 분리시킬 경우에는 새 통합단체의 권한이 크게 축소될 수 있다. 그래서 향후 KOC 분리 여부를 논의할 협의체에 누가 참여할지도 큰 관심거리다. 이원홍 기자 bluesky@donga.com}
전국 1000만 생활체육 동호인들이 공공체육시설을 지금보다 더 싸게 이용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교문위) 상임위원회는 24일 2017년 2월까지 생활체육 중심의 국민생활체육회와 엘리트 체육 중심의 대한체육회의 통합을 추진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국민체육진흥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교문위는 또 통합을 위한 사전 작업으로 생활체육진흥법 제정안을 함께 통과시켰다. 두 단체가 통합되면 공공스포츠클럽에 대한 지원과 생활체육지도자 처우 개선, 학교 및 직장 체육 활성화 등 국내 생활체육이 안고 있던 과제들을 해결할 수 있게 된다. 전문 체육과 생활체육의 교류가 활발해지면서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할 것으로 체육 관계자들은 기대하고 있다. 우선 생활체육 동호인들은 체육 시설 이용료 부담을 지금보다 크게 줄일 수 있고, 지방자치단체의 안정적인 예산 지원도 받을 수 있게 된다. 현재 동호인들은 공공체육시설을 이용하려면 엘리트 체육 단체에 비해 평균 2∼3배, 최고 8배까지 비싼 이용료를 내야만 한다. ‘체육 행사’가 아니라 ‘일반 행사’로 분류되기 때문이다. 또 국체회에는 현재 산하에 17개 시도생활체육회 및 228개 시군구 생활체육회가 있지만 예산 지원에 대한 법적 근거를 갖추지 못해 지자체로부터 예산을 편법으로 지원받거나 아예 지원받지 못하는 경우도 있었다. 하지만 이날 두 법안의 상임위 통과로 전국 시군구 생활체육회 등은 안정적인 재정 지원과 지정기부금을 받을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마련됐다. 또 엘리트와 아마추어 동호인들이 함께 참가하는 대회가 가능해지고 동호인들이 국가대표 지도자 및 스타플레이어들의 전문적인 지도를 받을 기회도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장기적으로는 국가대표 선발 방식도 바뀔 것으로 예상된다. 아마추어와 전문 체육인들이 함께 운동하는 종합 스포츠클럽 등을 확대함에 따라 국가대표가 될 수 있는 길이 다양해질 수 있다. 두 단체가 통합되면 대한민국 역사상 가장 큰 체육단체가 탄생한다. 국민생활체육회 등록 동호인은 480만 명이며 비등록자까지 포함하면 100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대한체육회는 71개 경기 단체를 이끌며 엘리트 선수 육성과 올림픽 파견 업무를 총괄하고 있다.이원홍 기자 bluesky@donga.com}

울리 슈틸리케 축구대표팀 감독(사진)이 2018년 러시아 월드컵 축구대회 16강 진출이 목표라고 밝혔다. 슈틸리케 감독은 21일(한국 시간) 스페인 신문 AS와의 인터뷰에서 “한국 축구협회와의 계약 기간은 러시아 월드컵 본선 진출을 전제로 2018년까지”라며 “러시아 월드컵 조별리그 통과(16강 진출)가 목표”라고 말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한국에서의 생활에 대해 “더 바랄 것이 없을 정도로 좋다. 한국팀은 인상적일 정도로 규율이 잘 잡혀 있고 협회의 지원은 훌륭하다. 우리는 최근 아시안컵에서 준우승을 차지하며 중요한 진전을 이루었다. 한국의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이 69위에서 54위로 올랐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이 준우승을 차지할 만한 실력이 있었다고 본다. 그러나 조금 특이하긴 하다. 한국 국내 리그는 사실 매우 강한 수준이 아닌데 대표팀에 대한 기대는 엄청나다. 한국팀에는 독일, 잉글랜드 리그에서 뛰는 선수들이 있지만 대부분은 아시아 리그에서 뛴다. 유럽 리그에서 온 선수들이 더 준비가 잘돼 있다”고 말했다. 그는 “6년간 호흡을 맞추고 있는 코치가 아르헨티나 출신이기 때문에 스페인어 통역을 요청했다. 그것이 나의 유일한 요구조건이었다”며 “통역은 말을 있는 그대로 직역하기보다는 선수들이 실제로 어떤 의미로 말하는지를 전달해야 한다. 정치적인 의미까지 포함해서 선수들이 실제로 하는 말을 전해 달라고 부탁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한국팀의 특징에 대해 “예를 들면 높이에서의 약점을 들 수 있다. 그 대신 빠르다. 이 점을 잘 살려야만 한다. 그리고 수비는 5경기 연속 무실점을 기록할 정도로 안정됐다. 하지만 선수들의 창의력을 보다 크게 향상시킬 수 있는 훈련이 필요하고 골 결정력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유럽으로 휴가를 떠난 슈틸리케 감독은 3월 7일 국내 프로축구 개막에 앞서 돌아올 예정이다. 대표팀은 다음 달 27일 우즈베키스탄(대전월드컵경기장)과, 31일 뉴질랜드(서울월드컵경기장)와 잇달아 평가전을 치른다. 이원홍 기자 bluesky@donga.com}

테스토스테론은 전립샘암 유발나이든 남성들이 찾는 노화방지병원에서 인기 있는 이유다. 박 회장은 함부로 맞아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테스토스테론을 과다 투여하면 전립샘암에 걸릴 확률이 높아진다고 알려졌어요. 따라서 테스토스테론을 처방할 때는 전립샘암수치검사(PSA)를 같이 해야 해요. 또 혈액의 점도를 높이기 때문에 피가 굳는 혈전(피떡)이 생길 수 있어요.” 그는 과거 해외 사이클 선수들이 집단 사망한 경우가 있었는데 테스토스테론 투여로 생긴 혈전이 폐나 심장에 영향을 줬기 때문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테스토스테론은 빠른 시간 안에 근육을 키워준다. 보디빌딩 선수들이 이 약물을 사용하다 걸리는 경우가 많다. 박 회장은 대한체육회 반도핑 책임자로 있던 2000년대 초반 전국체전에서 보디빌딩 입상자 거의 전원을 실격시킨 적이 있다고 밝혔다. “문제는 테스토스테론이 2∼4주가 지나면 몸 안에서 빠져나간다는 겁니다. 이 기간이 지나면 도핑 테스트에서 정상 수치로 나옵니다.” 바로 이 점이 완전범죄를 꿈꾸는 선수들과 도핑 감시자들 간의 접전 포인트라고 박 회장은 설명했다. 선수들은 경기를 앞두고 테스토스테론을 이용해 근육을 키워 놓고 테스토스테론이 몸에서 빠져나간 뒤에 경기에 임하는 방법을 쓴다. 테스토스테론이 빠져나가도 이미 형성된 근육으로 높은 운동효과를 낼 수 있다. 이런 점 때문에 테스토스테론은 경기 기간뿐만 아니라 경기가 열리지 않을 때도 금지되는 ‘상시 금지약물’이다. “호르몬수치 높이려” 의사 진술 오해여지 여기까지 설명한 그는 다시 네비도 제품 표지 설명을 가리켰다. ‘테스토스테론 운데카노에이트’라고 쓰여 있었다. 그는 일반인에게는 생소한 ‘운데카노에이트’라는 구절을 주목하고 있었다. “이는 테스토스테론에 기름을 섞었다는 걸 뜻합니다. 이때는 몸 안의 대사기간이 길어져 테스토스테론이 체내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집니다. 보통 테스토스테론의 3∼5배인 10∼14주까지 늘어납니다.” 그의 말이 이어졌다. “박태환 선수 또는 그 누군가가 완전범죄를 꿈꿨다고 추리해 봅시다. 이때 제가 이상하게 생각하는 건 왜 이렇게 약효가 긴 약물을 맞았을까 하는 겁니다. 의도적으로 도핑을 회피할 목적이었다면 약효가 길어지는 네비도가 아니라 약효가 짧은 기존의 보통 테스토스테론을 맞으려고 했을 겁니다.” 박태환 같은 유명 선수는 언제든지 국제수영연맹(FINA)에서 기습적으로 도핑검사를 실시한다. 도핑검사관이 들이닥쳤을 때 60분 이내에 조사에 응해야 한다. 그래서 오전 5시부터 오후 11시까지 시간대별 스케줄을 대한수영연맹에 알려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 그토록 약효가 긴 약물을 맞을 리 없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박 회장은 박태환이 의도적으로 이 약을 맞은 건 아니라고 믿고 있다. 하지만 박 회장은 검찰 수사 과정에서 박태환에게 주사를 놓은 병원 측이 “박태환의 남성호르몬수치가 낮기 때문에 올리는 것이 좋다”는 식으로 진술한 내용을 우려하고 있었다. 검찰 수사에서는 해당 의사가 테스토스테론이 금지약물인지 모르고 이 같은 처방을 한 것으로 결론이 났다. 하지만 남성 호르몬 수치가 낮은 점을 알고 테스토스테론을 투여했다는 것은 고의적인 도핑으로 오해받을 여지가 있다는 것이다. 앞으로 열릴 FINA 청문회에서 민감하게 다뤄질 수 있는 부분이다. 도핑검사에서 보통 소변 또는 혈액 100mL 속에 테스토스테론이 250∼1100ng(나노그램·1ng은 10억분의 1g) 포함돼 있으면 정상으로 판단한다. 평소 비교적 낮은 수치인 300ng의 테스토스테론을 포함하고 있는 A 선수가 800ng의 테스토스테론을 외부에서 투입해도 도핑검사에서는 정상치 안에 머무르게 된다. 따라서 평소 체내의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낮은 선수가 도핑을 마음먹으면 소량을 꾸준히 투입하는 수법을 쓴다. 이를 이용한 대표적인 선수가 미국의 국민적 사이클 영웅이었던 랜스 암스트롱이었다고 한다. 그는 주사를 맞는 방식인 기존의 테스토스테론 제제로는 원하는 만큼의 소량을 투입하기 어렵다는 점을 알고 자신의 담당 의사와 짜고 소량의 테스토스테론을 혀 밑에 넣어 녹이는 방식을 개발했다. 이런 수법은 1차 도핑검사에서는 테스토스테론의 총량만을 검사하는 점을 노린 것이다. 따라서 최근의 도핑검사 방법은 선수의 평소 각종 호르몬 수치를 꾸준히 축적해 그 추이를 살펴보는 식으로 변하고 있다. 수치가 정상 범위에 있더라도 평소에 비해 뚜렷한 변화가 눈에 띄면 바로 도핑검사를 실시하고 2차 검사까지 동시에 실시하는 것이다.완벽한 도핑은 절대 없다 박 회장은 “아무리 완벽하게 도핑을 하려고 해도 2차 검사까지 실시하면 결국엔 걸리게 돼 있다”고 말했다. 2차 검사에서는 테스토스테론의 분자 구성 비율을 살핀다. 체내에서 만들어진 테스토스테론과 체외에서 만들어진 테스토스테론은 탄소동위원소의 구성 비율이 다르다. 외부에서 아무리 정교하게 만들어도 몸 안에서 만들어진 것과 똑같이 만들지 못한다는 것이다. 이 구성 비율은 선수들에게 알려줘서는 안 되는 비밀이다. 그는 “남성 호르몬 수치가 낮으니 테스토스테론을 조금만 맞으면 도핑을 피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그야말로 큰 오산”이라고 강조했다. “어차피 이제는 초미의 관심사가 박태환이 청문회에서 징계를 얼마나 경감받느냐가 아니겠어요? 저는 박태환이 상당히 불리하다고 봅니다.” 그는 다가오는 청문회에서 박태환이 징계를 경감받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테스토스테론 투입으로 적발된 선수는 2년 자격정지를 받았다. 올해부터는 규정이 더욱 강화돼 4년 자격정지 징계를 받는다. 박태환은 지난해 적발됐기에 지난해까지의 규정대로 2년 자격정지를 받게 된다. 어쨌든 2년 자격정지를 받으면 박태환은 내년 8월에 열리는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 출전할 수 없다. 박태환의 선수생명은 사실상 끝난다. 그는 “청문회에 나선 선수는 자신이 맞은 약물이 금지약물인지 아닌지 얼마나 적극적으로 알아봤는지를 보여야 합니다. 그런데 현재로서는 박태환이 의사에게 ‘이게 금지약물이냐 아니냐’고 물어본 것이 전부인 상황이라 청문위원들이 어떻게 볼지….” 박태환이 징계를 경감받기 위해서는 본인의 노력으로는 어쩔 수 없었던 외부 요인이 발생했다는 점을 증명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하나는 병을 치료할 목적으로 약물을 사용했는데, 그 치료 약물에 테스토스테론이 포함돼 있었다는 점을 보여주는 것이다. 박태환은 당시 병을 앓고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또 테스토스테론은 치료제로는 거의 쓰이지 않는다고 한다. 이 때문에 그동안 테스토스테론으로 적발된 선수들은 치료 목적으로 테스토스테론을 사용했음을 증명하기 어려웠다. 따라서 박태환으로서는 이번 상황에서 금지약물을 피하기 위한 노력이 소극적이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한 상황이라고 박 회장은 분석했다. 청문회에는 의료전문가와 법률가 등 3명의 위원이 참석한다. 박태환의 소명을 듣고 FINA의 어떤 규정을 적용할지 결정한다. 징계가 생각보다 강하게 나왔다고 판단되면 스포츠중재재판소에 이의를 신청할 수 있다고 박 회장은 설명했다. 고려대 의대를 졸업한 박 회장은 학창 시절 스키를 광적으로 즐기던 스포츠맨이었다. 스포츠를 좋아해 스포츠의학에 투신했다. 2006 도하 아시아경기, 2010 광저우 아시아경기, 2012 런던 올림픽 한국 대표팀 의무위원장을 지냈고 현재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 의무위원을 맡고 있다. 오랫동안 국내외의 도핑관리 현장에 있었던 전문가다. 에피소드도 많다.국내 스포츠의학 성장단계 진입 “광저우 아시아경기가 열리던 어느 날이었어요. 누군가가 ‘링게루’를 맞으려고 찾아왔습니다.” 그는 지금도 어이가 없는지 웃었다. ‘링게루’는 생리식염수를 뜻한다. 찾아온 사람은 이름만 대면 온 국민이 알 만한 스타 출신이었다. 자신이 지도하는 선수가 컨디션이 떨어졌으니 ‘링게루’라도 놔달라고 한 것이다. 그는 단호하게 거절했다고 한다. “‘링게루’는 경기력에는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 하지만 도핑 속임수에 이용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랜스 암스트롱은 테스토스테론 투입 외에도 소위 ‘자가 수혈’을 한 뒤 생리식염수로 희석시키는 방법으로 도핑테스트를 빠져나가곤 했다. 자가 수혈은 자신의 피를 뽑아 따로 보관하다가 경기 때 적혈구만 뽑아 새로 주입하는 것이다. 적혈구에는 산소를 운반하는 헤모글로빈이 포함돼 있다. 이를 늘리면 산소운반량이 늘어나 운동능력이 향상된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혈액 성분의 농도를 검사하는데, 생리식염수나 다른 액체를 혈관에 투입하면 이 농도를 희석시킨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경기 중 수액 제제를 맞을 때는 소명자료를 제출해야 한다. 이런 내용을 모르고 찾아온 그 지도자를 돌려보냈는데, 그가 염려했던 그 선수는 ‘링게루’를 맞지 않고도 금메달을 땄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때의 소문이 퍼져 국내에 돌아온 뒤 여러 명이 경찰 조사까지 받았다는 것이다. 그가 단호하게 대처하지 않았다면 모두가 큰 낭패를 볼 뻔했다. 그는 지난해 인천 아시아경기에서 한국의 도핑관리 시스템이 허술하게 운영돼 OCA로부터 많은 지적을 받은 것이 마음 아팠다고 했다. 도핑관리 시스템의 전반적인 과정을 잘 아는 전문가들을 배치해 매끄럽게 운영되도록 해야 했는데 그렇지 못했다고 했다. 이런 점은 2018 평창 겨울올림픽에서도 거울로 삼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가 이끄는 대한스포츠의학회에는 1600여 명의 의사 회원이 참여하고 있다. 선수의 체계적인 관리 및 부상 예방과 재활, 도핑 방지를 위해 힘쓰고 있다. 한국 스포츠의학은 이제 막 성장 단계에 들어섰다는 것이 그의 진단이다. 대한스포츠의학회는 최근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주최하는 ‘2017년 세계부상질병예방콘퍼런스’ 및 ‘IOC 팀 주치의 연수코스’를 한국에 유치했다. 스포츠의학계의 올림픽이라 할 수 있는 이 행사에서는 최신 스포츠의학 이론이 논의된다. 이를 통해 한국의 스포츠의학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켜 체계적인 선수 육성 및 보호에 기여하고 싶은 것이 그의 희망이다.인터뷰=이원홍 기자 bluesky@donga.com}
“제가 이상하게 생각하는 점은 말이죠….” 박원하 대한스포츠의학회장(57·삼성서울병원 스포츠의학센터장)은 사무실 벽장을 이리 저리 살피더니 병을 하나 꺼냈다. 엄지손가락 크기였으나 그보다는 가늘어 보이는 작은 갈색 병이었다. 최근 일선 노화방지 병원에서 “박태환이 맞은 그 약”이라고 쉬쉬하며 권하고 있다는 ‘네비도’였다. 남성 호르몬 테스토스테론을 포함하고 있는 이 약은 잃어버린 남성성을 회복시켜 주는 ‘회춘’ 효과가 있다고 소문이 났다. 나이든 남성들이 찾는 노화방지병원에서 인기 있는 이유다. 박 회장은 함부로 맞아서는 안된다고 경고했다. “테스토스테론을 과다 투여하면 전립선암에 걸릴 확률이 높아진다고 알려졌어요. 따라서 테스토스테론을 처방할 때는 전립선암수치검사(PSA)를 같이 해야 해요. 또 혈액의 점도를 높이기 때문에 피가 굳어지는 혈전(피떡)이 생길 수 있어요.” 그는 과거 해외 사이클 선수들이 집단 사망한 경우가 있었는데 테스토스테론 투여로 생긴 혈전이 폐나 심장에 영향을 줬기 때문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테스토스테론은 빠른 시간 안에 근육을 키워준다. 보디빌딩 선수들이 이 약물을 사용하다 걸리는 경우가 많다. 박 회장은 대한체육회 반도핑 책임자로 있던 2000년 대 초반 전국체전에서 보디빌딩 입상자 거의 전원을 실격시킨 적이 있다고 밝혔다. “문제는 테스토스테론이 2~4주가 지나면 몸 안에서 빠져 나간다는 겁니다. 이 기간이 지나면 도핑 테스트에서 정상수치로 나옵니다.” 바로 이 점이 완전범죄를 꿈꾸는 선수들과 도핑 감시자들간의 접전 포인트라고 박회장은 설명했다. 선수들은 경기를 앞두고 테스토스테론을 이용해 근육을 키워 놓고 테스토스테론이 몸에서 빠져나간 뒤에 경기에 임하는 방법을 쓴다. 테스토스테론이 빠져나가도 이미 형성된 근육으로 높은 운동효과를 낼 수 있다. 이런 점 때문에 테스토스테론은 경기 기간뿐만 아니라 경기가 열리지 않을 때도 금지되는 ‘상시 금지약물’이다. 여기까지 설명한 그는 다시 네비도 제품 표지 설명을 가리켰다. ‘테스토스테론 운데카노에이트’라고 쓰여 있었다. 그는 일반인들에게 생소한 ‘운데카노에이트’라는 구절을 주목하고 있었다. “이는 테스토스테론에 기름을 섞었다는 걸 뜻합니다. 이 때는 몸 안의 대사기간이 길어져 테스토스테론이 체내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집니다. 보통 테스토스테론의 3~5배인 10~14주까지 늘어납니다.” 그의 말이 이어졌다. “박태환 선수 또는 그 누군가가 완전범죄를 꿈꿨다고 추리해 봅시다. 이 때 제가 이상하게 생각하는 건 왜 이렇게 약효가 긴 약물을 맞았을까 하는 겁니다. 의도적으로 도핑을 회피할 목적이었다면 약효가 길어지는 네비도가 아니라 약효가 짧은 기존의 보통 테스토스테론을 맞으려고 했을 겁니다.” 박태환 같은 유명선수는 언제든지 국제수영연맹(FINA)에서 기습적으로 도핑검사를 실시한다. 도핑검사관이 들이닥쳤을 때 60분 이내에 조사에 응해야한다. 그래서 오전 5시부터 오후 11시까지 시간대별 스케줄을 대한 수영연맹에 알려야한다. 이런 상황에서 그 토록 약효가 긴 약물을 맞을 리는 없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박 회장은 박태환이 의도적으로 이 약을 맞은 건 아니라고 믿고 있다. 하지만 박 회장은 검찰수사과정에서 박태환에게 주사를 놓은 병원 측이 “박태환의 남성호르몬수치가 낮기 때문에 올리는 것이 좋다”는 식으로 진술한 내용을 우려하고 있었다. 검찰 수사에서는 해당 의사가 테스토스테론이 금지약물인지 모르고 이 같은 처방을 한 것으로 결론이 났다. 하지만 남성호르몬 수치가 낮은 점을 알고 테스토스테론을 투여했다는 것은 고의적인 도핑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는 것이다. 앞으로 열릴 FINA 청문회에서 민감하게 다뤄질 수 있는 부분이다. 도핑검사에서 보통 혈액 100mg 속에 테스토스테론이 250~1100 ng(나노그램) 포함돼 있으면 정상으로 판단한다. 평소 비교적 낮은 수치인 300ng의 테스토스테론을 포함하고 있는 A선수가 800ng의 테스토스테론을 외부에서 투입해도 도핑 검사에서는 정상치 안에 머무르게 된다. 따라서 평소 체내의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낮은 선수가 도핑을 마음먹으면 소량을 꾸준히 투입하는 수법을 쓴다. 이를 이용한 대표적인 선수가 미국의 국민적 사이클 영웅이었던 랜스 암스트롱이었다고 한다. 그는 주사를 맞는 방식의 기존의 테스토스테론 제재로는 원하는 만큼의 소량을 투입하기 어렵다는 점을 알고 자신의 담당의사와 짜고 소량의 테스토스테론을 혀 밑에 넣어 녹이는 방식을 개발했다. 이런 수법은 1차 도핑검사에서는 테스토스테론의 총량만을 검사하는 점을 노린 것이다. 따라서 최근의 도핑 검사 방법은 선수의 평소 각종 호르몬 수치를 꾸준히 축적해 그 추이를 살펴보는 식으로 변하고 있다. 수치가 정상범위에 있더라도 평소에 비해 뚜렷한 변화가 눈에 띄면 바로 도핑 검사를 실시하고 2차 검사까지 동시에 실시하는 것이다. 박 회장은 “아무리 완벽하게 도핑을 하려고 해도 2차 검사까지 실시하면 결국엔 걸리게 돼 있다”고 말했다. 2차 검사에서는 테스토스테론의 분자구성 비율을 살핀다. 체내에서 만들어진 테스토스테론과 체외에서 만들어진 테스토스테론은 탄소 동위원소의 구성비율이 다르다. 외부에서 아무리 정교하게 만들어도 몸 안에서 만들어진 것과 똑같이 만들지 못한다는 것이다. 이 구성 비율은 선수들에게 알려줘서는 안 되는 비밀이다. 그는 “남성호르몬 수치가 낮으니 테스토스테론을 조금만 맞으면 도핑을 피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그야 말로 큰 오산”이라고 강조했다. “어차피 이제는 초미의 관심사가 박태환이 청문회에서 징계를 얼마나 경감 받느냐가 아니겠어요? 저는 박태환이 상당히 불리하다고 봅니다.” 그는 다가오는 청문회에서 박태환이 징계를 경감받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테스토스테론 투입으로 적발된 선수는 2년 자격정지를 받았다. 올해부터는 규정이 더욱 강화돼 4년 자격정지 징계를 받는다. 박태환은 지난해 적발됐기에 지난해까지의 규정대로 2년 자격정지를 받게 된다. 어쨌든 2년 자격정지를 받으면 박태환은 내년 8월 예정인 리우 올림픽에 출전할 수 없다. 박태환의 선수 생명은 사실상 끝난다. 그는 “청문회에 나선 선수는 자신이 맞은 약물이 금지약물인지 아닌지 얼마나 적극적으로 알아봤는지를 보여야합니다. 그런데 현재로서는 박태환이 의사에게 ‘이게 금지약물이냐 아니냐’고 물어본 것이 전부인 상황이라 청문위원들이 어떻게 볼지….” 박태환이 징계를 경감받기 위해서는 본인의 노력으로는 어쩔 수 없었던 외부요인이 발생했다는 점을 증명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하나는 병을 치료할 목적으로 약물을 사용했는데, 그 치료 약물에 테스토스테론이 포함돼 있었다는 점을 보여주는 것이다. 박태환은 당시 병을 앓고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또 테스토스테론은 치료제로는 거의 쓰이지 않는다고 한다. 이 때문에 그동안 테스토스테론으로 적발된 선수들은 치료 목적으로 테스토스테론을 사용했음을 증명하기 어려웠다. 따라서 박태환으로서는 이번 상황에서 금지약물을 피하기 위한 노력이 소극적이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한 상황이라고 박 회장은 분석했다. 청문회에는 의료전문가와 법률가 등 3명의 위원이 참석한다. 박태환의 소명을 듣고 FINA의 어떤 규정을 적용할지 결정한다. 징계가 생각보다 강하게 나왔다고 판단되면 스포츠중재재판소에 이의를 신청할 수 있다 박 회장은 설명했다. 고려대 의대를 졸업한 박 회장은 학창 시절 스키를 광적으로 즐기던 스포츠맨이었다. 스포츠를 좋아해 스포츠의학에 투신했다. 2006 도하 아시아경기, 2010 광저우 아시아경기, 2012 런던 올림픽 한국 대표팀 의무위원장을 지냈고 현재 아시아올림픽 평의회(OCA) 의무위원을 맡고 있다. 오랫동안 국내외의 도핑관리 현장에 있었던 전문가다. 에피소드도 많다. “광저우 아시아경기가 열리던 어느 날이었어요. 누군가 ‘링게루’를 맞자고 찾아왔습니다.” 그는 지금도 어이가 없는 지 웃었다. ‘링게루’는 생리 식염수를 뜻한다. 찾아온 사람은 이름만 대면 온 국민이 알만한 스타출신이었다. 자신이 지도하는 선수가 컨디션이 떨어졌으니 ‘링게루’라도 놔달라고 한 것이다. 그는 단호하게 거절했다고 한다. “링게루는 경기력에는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 하지만 도핑 속임수에 이용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랜스 암스트롱은 테스토스테론 투입 외에도 소위 ‘자가수혈’을 한 뒤 생리식염수로 희석시키는 방법으로 도핑테스트를 빠져나가곤 했다. 자가수혈은 자신의 피를 뽑아 따로 보관하다가 경기 때 적혈구만 뽑아 새로 주입하는 것이다. 적혈구에는 산소를 운반하는 헤모글로빈이 포함돼 있다. 이를 늘리면 산소 운반량이 늘어나 운동능력이 향상된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혈액 성분의 농도를 검사 하는데, 생리 식염수나 다른 액체를 혈관에 투입하면 이 농도를 희석시킨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경기 중 수액 제재를 맞을 때는 소명자료를 제출해야한다. 이런 내용을 모르고 찾아온 그 지도자를 돌려보냈는데, 그가 염려했던 그 선수는 ‘링게루’를 맞지 않고도 금메달을 땄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때의 소문이 퍼져 국내에 돌아온 뒤 여러 명이 경찰 조사까지 받았다는 것이다. 그가 단호하게 대처하지 않았다면 모두가 큰 낭패를 볼 뻔했다. 그는 지난해 인천 아시아경기에서 한국의 도핑관리 시스템이 허술하게 운영돼 OCA로부터 많은 지적을 받은 것이 마음 아팠다고 했다. 도핑관리 시스템의 전반적인 과정을 잘 아는 전문가들을 배치해서 운영이 매끄럽게 되도록 해야 했는데 그렇지 못했다고 했다. 이런 점은 2018 평창 겨울 올림픽에서도 거울로 삼아야한다는 것이다. 그가 이끄는 대한스포츠의학회에는 1600여 명의 의사회원이 참여하고 있다. 선수의 체계적인 관리 및 부상 예방과 재활, 도핑방지를 위해 힘쓰고 있다. 한국 스포츠의학은 이제 막 성장단계에 들어섰다는 것이 그의 진단이다. 대한스포츠의학회는 최근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주최하는 ‘2017년 세계부상질병예방콘퍼런스’ 및 ‘IOC 팀 주치의 연수코스’를 한국에 유치했다. 스포츠의학계의 올림픽이라 할 수 있는 이 행사에서는 최신의 스포츠의학 이론이 논의된다. 이를 통해 한국의 스포츠의학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켜 보다 체계적인 선수 육성 및 선수보호에 기여하고 싶은 것이 그의 희망이다.이원홍기자 bluesky@donga.com}
국민생활체육회와 대한체육회의 통합을 추진하는 국민체육진흥법 개정안에 대해 대한체육회가 반발하고 나섰다. 대한체육회는 11일 성명을 발표하고 “이번 개정안에는 대한체육회와 대한올림픽위원회(KOC)의 분리 내용이 담겨 있다”며 반대 입장을 밝혔다. 13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 심의될 이 개정안은 2017년까지 국민생활체육회와 대한체육회를 통합하고 2021년 대한올림픽위원회(KOC)의 분리를 추진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현재 대한체육회와 KOC는 통합 운영되고 있다. 새로운 통합단체에서 KOC가 분리되면 KOC는 올림픽 대표 선수 선발 및 파견 등의 업무만을 맡게 된다. 통합 운영되고 있는 경기단체 관리, 선수 육성 및 국가대표 파견 등의 업무가 분리되면 체육정책의 일관성을 상실할 수 있다는 것이 대한체육회의 주장이다. 대한체육회는 “엘리트 체육과 생활체육을 통합하자는 법 개정의 근본 취지에는 찬성해 왔지만 새로운 통합단체에서 KOC를 분리하는 안이 전제된 이상 그동안의 체육단체 통합논의는 원천 무효”라고 주장했다.이원홍 기자 blues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