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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재적 대선 주자로 거론되고 있는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이 22일 대규모 규제개혁 행사를 열기로 해 논란이 일고 있다. 황 권한대행의 광폭 행보에 야권은 물론이고 보수 주도권 경쟁을 벌이는 바른정당에서도 연일 비판 강도를 높이고 있다. 8일 국무조정실에 따르면 황 권한대행은 22일 오후 서울 양천구 목동 한국방송회관에서 열리는 국민토론회를 직접 주재한다. 국무조정실은 당초 100명이 참석할 예정이던 이번 토론회를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황 권한대행은 지난해 12월 직무가 정지된 박근혜 대통령을 대신해 규제개혁장관회의를 주재하면서 참석자 규모를 기존의 절반 수준인 70여 명으로 줄였다. 황 권한대행이 한 달여 만에 박 대통령이 주재할 때와 비슷한 규모로 새로운 규제개혁 행사를 만든 셈이다. 정부 내에서는 황 권한대행이 주재하는 이번 토론회의 홍보 방식도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국무조정실 등이 배포한 포스터에는 ‘국민토론회에서 황교안 권한대행이 답하겠습니다’라는 문구가 포함돼 있다. 정부 관계자는 “개인을 부각시켜 홍보하는 것은 통상적인 정부 행사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일”이라며 “기존 규제개혁장관회의와 달리 기획사를 통해 대국민 홍보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행사는 기존의 규제개혁장관회의처럼 국민방송(KTV)에서 100분간 생중계될 예정이다. 당초 국무조정실은 서울 토론회뿐 아니라 같은 날 경기 안산시와 경남 진주시에서 열리는 규제개혁 간담회를 3원 생중계 방식으로 황 권한대행이 모두 주재하는 방안도 검토했다고 한다. 하지만 기술적 문제와 비용 부담 등으로 이 계획은 취소됐다. 그 대신 진주에선 홍윤식 행정자치부 장관이, 안산에선 김문겸 중소기업옴부즈만이 규제개혁 간담회를 연다. 정치권에서는 황 권한대행의 이런 행보를 대선 출마와 연계지어 예의 주시하고 있다. 황 권한대행은 스마트공장 현장 방문, 다문화가족지원센터 방문, 장애인복지관 방문 등 경제·안보·민생을 넘나들며 2월 들어서만 17건의 현장 일정을 소화했다. 황 권한대행은 이날 전남 나주시 빛가람창조경제혁신센터 개소식에 참석해 박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 이후 처음으로 전남 지역을 방문하기도 했다. 황 권한대행은 그동안 안보 공백 등을 이유로 지난달 9일 세종시에서 열린 ‘일자리 및 민생안정’ 업무보고와 같은 달 24일 충남 논산시 육군훈련소 방문 외에는 지방 방문을 자제해 왔다. 새누리당의 한 중진 의원은 “최근 황 권한대행에게 직접 대선 출마 여부를 물었는데, 부인하지 않았다. 이미 대선 프로젝트가 가동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바른정당은 황 권한대행의 사실상 대선 행보에 비판 수위를 높이고 있다. 정병국 대표는 이날 “황 권한대행이 대선 출마를 저울질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지금이라도 거취에 대해 분명히 밝히고 국가 위기관리에 올인(전념)하기를 촉구한다”고 말했다.문병기 weappon@donga.com·우경임 기자}
청와대와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9일로 합의했던 특검의 박근혜 대통령 대면조사가 연기됐다. 청와대 관계자는 8일 대면조사 날짜가 언론에 사전에 보도된 점을 문제 삼아 “대면조사를 전면 재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 변호인단은 이날 “9일 대면조사는 받지 않고 일정을 조정하겠다”는 의사를 특검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특검이 언론 플레이를 한다”고 주장하며 “그동안 특검이 피의 사실 누출로 관계자의 명예를 훼손했고, 신뢰할 수 없는 태도를 보였다”고 특검에 항의했다. 특검은 공식 반응을 내놓지 않았다. 이규철 특검보는 브리핑에서 “말하지 못할 사정이 있다”며 “대면조사와 관련해 일절 확인해줄 내용이 없다”고 말했다. 특검 안팎에서는 청와대가 언론의 대면조사 일정 보도를 빌미로 조사를 거부하려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특검은 수사의 공정성 논란이 일 가능성을 감안해 청와대 경내가 아닌 ‘제3의 장소’에서 조사를 하려고 했다. 하지만 청와대가 경내 조사를 강하게 요구해 특검이 이를 수용했다. 조사 시기는 특검의 뜻이 관철돼 9일로 합의가 된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은 청와대 측과 대면조사 날짜를 10일 이후로 옮기는 방안을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박 대통령이 특검의 대면조사를 받겠다고 했으니까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박 대통령 변호인단 내부에선 “현직 대통령이 대면조사를 받는 게 맞느냐”는 의견이 나오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준일 jikim@donga.com·우경임 기자}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이 특검의 청와대 압수수색에 협조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히자 야당이 ‘호위무사’라며 집중 포화를 퍼부었다. 여권 대권 주자로 부상하는 황 권한대행을 견제하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국무총리실 관계자는 6일 “특검이 청와대 압수수색 협조 요청을 한 것에 대해 굳이 답을 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며 거부 방침을 밝혔다. 이에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는 “황 권한대행이 대통령의 호위무사를 자처하느라 본인이 금과옥조로 여기는 법과 원칙을 저버려선 안 된다”고 비판했다. 국민의당 박지원 대표도 “청와대 압수수색에 대한 입장 발표를 피해서는 안 된다”고 압박했다. 또 여야는 이날 국회 본회의에서 10일 대정부 질문에 황 권한대행의 출석을 요구하는 안을 의결했다. 총리실 관계자는 “가고 싶지 않은 상황인데 국회에서 출석을 요구하니 협의를 더 하겠다”고 밝혔다. 우경임 기자 woohaha@donga.com}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을 받고 있는 박근혜 대통령이 3일 헌재에 ‘소추 사유에 대한 피청구인의 입장’이라는 제목의 의견서를 제출한 것으로 5일 확인됐다. 박 대통령은 A4용지 13쪽 분량의 의견서에서 청와대 기밀 유출과 미르·K스포츠재단 설립 관여 등 자신과 관련된 여러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최순실 씨와 관련이 있는 줄 몰랐다”, “공익적 목적에서 한 일”이라고 주장하는 등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 “최순실에게 문건 보내라고 한 적 없어”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이 최 씨에게 청와대 문건 등 각종 기밀 자료를 유출한 데 대해 박 대통령은 “‘최서원(최순실 씨의 개명 후 이름) 씨 의견을 들어보라’고 한 것이지, 문건이나 자료를 보내라고 한 것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또 “2013년 2월 대통령에 취임한 뒤, 비서진이 나의 국정 철학이나 언어 습관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 연설문이나 말씀자료 작성에 어려움을 겪었다”면서 “연설문 등을 작성하는 과정에서 정 전 비서관에게 40년 지인인 최 씨의 의견을 들어서 참고하라고 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박 대통령은 “2013년 8월경 대통령비서실장 및 비서진이 교체돼 비서진의 연설문 작성 업무가 능숙해졌다”며 “최 씨의 의견을 들어보라고 하는 경우가 점차 줄었고, 시간이 흐르며 그 과정에 별다른 신경을 쓰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또 “정 비서관에게 연설문, 말씀자료 이외의 다른 자료를 최 씨에게 보내도록 포괄적으로 위임한 일이 없다”며 청와대 기밀 유출의 책임을 정 전 비서관에게 돌렸다. 박 대통령은 또 유진룡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교체 배경에 대해 “체육계 비리 근절 지시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고, 조직 장악력도 떨어져 문제가 있다는 보고를 받아 인사권을 행사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유 전 장관은 지난달 헌재의 탄핵심판 증인으로 출석해 “박 대통령이 세월호 참사 이후 나의 고언(苦言)에 짜증과 역정을 내기 시작했다”며 청와대의 ‘낙하산 인사’ 지시를 거부해 장관직에서 물러났다고 밝혔다.○ “대기업 총수 말씀자료 봤지만 얘기는 안 했다” 박 대통령은 2015년 7월 24, 25일 이틀 동안 대기업 총수들을 만날 때, 해당 기업의 현안이 담긴 말씀자료를 봤다고 인정했다. 청와대 경제수석실에서 ‘오너 총수 부재로 큰 투자, 장기적 전략 수립이 어렵다(SK와 CJ)’ ‘삼성물산, 제일모직 합병에 헤지펀드 엘리엇의 반대가 심하다(삼성)’ ‘노사문제로 경영환경이 불확실하다’는 등의 내용이 담긴 자료를 작성했고, 이를 봤다는 것. 하지만 박 대통령은 “‘말씀자료’는 인터넷에서 모아 정리한 ‘참고자료’에 불과하고 실제로 그 같은 이야기를 (대기업 총수들에게) 한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또 최 씨가 K스포츠재단의 사업에 참여하기 위해 만든 회사 더블루K에 대해서는 “최 씨와 관련이 있다는 사실을 몰랐다”고 주장했다. 박 대통령은 “더블루K는 독일의 유명 스포츠매니지먼트 회사의 한국 지사로 실력 있는 업체이고, 공익사업에도 적극 기여한다는 말을 들었다”고 말했다. 또 더블루K에 각종 지원을 하도록 지시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더블루K가 공익재단 일을 헌신적으로 도와주고 있는데, 대기업에 밀려 애로를 겪고 있다기에 중소기업 지원 차원에서 호의적 지원을 부탁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 “청와대 경내서 특검 대면조사” 한편 이번 주 후반(8∼10일)으로 예상되는 박 대통령에 대한 특검의 대면조사 장소는 청와대 경내가 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박 대통령 측은 “대면조사 시기보다 장소를 두고 의견 차가 컸는데 최종적으로 ‘청와대 경내’로 조율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동안 청와대는 경호상의 이유로 비서동인 위민관 등 청와대 경내에서 대면조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해 온 반면 특검은 청와대 밖 ‘제3의 장소’를 고수해 왔다. 박 대통령 측은 또 “대면조사에서 사실관계를 정확히 따지겠다”고 예고했다. 박 대통령 측은 특검이 수사 중인 박 대통령의 뇌물 혐의와 블랙리스트 관여 의혹 등 사안별로 꼼꼼히 법률적 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배석준 eulius@donga.com·우경임 기자}
5일 동아일보 여론조사 결과 더불어민주당이 37.9%로 가장 높은 지지를 받았다. 한 달 전 실시한 신년조사(32.8%)보다 5.1%포인트 상승했다. 민주당을 제외한 3개 정당은 모두 한 자릿수 지지율에 그쳤다. 국민의당(9.8%)에 이어 새누리당(9.6%), 바른정당(7.7%) 순으로 3개 정당이 오차 범위 내에서 도토리 키재기 싸움을 하는 형국이다. 새누리당은 신년 여론조사 당시 13.7%에서 4.1%포인트가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의당은 4.0%의 지지도를 기록했지만 대선 출마를 선언한 심상정 대표에 대한 지지율은 0.5%로 정당 지지도보다 낮았다. 연령별로는 40대 이하, 이념 성향별로는 중도(41.2%)와 진보(65.0%)에서 민주당에 대한 지지가 강했다. 반면 50대 이상과 보수에서는 4개 정당에 대한 지지가 비교적 고르게 나타났다. 특히 보수는 바른정당(17.1%)보다는 여전히 새누리당(28.7%)을 더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수의 28.5%는 지지 정당이 없다고 했다. 우경임 기자 woohaha@donga.com}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3일 박근혜 대통령을 피의자로 적시한 압수수색 영장을 법원에서 발부받아 청와대 경내 압수수색을 시도했지만 청와대의 거부로 무산됐다. 박충근 양재식 특검보 등 수사팀은 이날 오전 10시 청와대의 민원인 안내시설인 연풍문에서 윤장석 민정비서관 등에게 압수수색 영장을 제시하고 경내 진입을 시도했다. 영장엔 박 대통령이 뇌물수수와 직권남용 혐의 피의자로 명시됐다. 영장 10개에 담긴 압수수색 대상은 관저를 제외한 대통령비서실장 집무실, 민정수석실, 경제수석실, 정책조정수석실, 부속비서관실, 민정수석실 산하 특별감찰반이 있는 창성동 별관 등이었다. 하지만 청와대 측은 특검의 경내 진입을 막고 오후 2시경 ‘압수수색 불승인 사유서’를 특검에 제출했다. ‘군사상·직무상 비밀과 관련한 장소를 압수수색하려면 책임자 승낙’이 필요하다고 규정한 형사소송법을 근거로 들었다. 박 특검보는 “범죄 수사를 위해 필요한 최소한의 자료만 요청했다. 청와대의 불승인 사유를 납득하기 어렵다”며 오후 2시 54분 청와대에서 철수했다. 특검은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에게 압수수색 승인을 요청하는 공문을 보냈다. 허동준 hungry@donga.com·장관석·우경임 기자}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3일 청와대 경내 압수수색을 시도했지만 청와대의 완강한 거부로 치열한 기싸움 끝에 일단 물러섰다. 특검은 법원에서 발부받은 압수수색 영장이 오는 28일까지 유효한 만큼 조만간 다시 청와대 경내 압수수색을 시도하기로 했다. 특검은 이날 박근혜 대통령의 뇌물 혐의를 확인하기 위해 금융위원회와 공정거래위원회를 동시에 압수수색했다. 다음 주 후반으로 예상되는 박 대통령 대면조사에 앞서 뇌물 혐의 정황을 최대한 많이 확보하겠다는 게 특검의 계획이다.○ 특검 vs 청와대… 5시간 대치 이날 오전 9시 54분 박충근, 양재식 특검보가 탄 검은색 그랜저 승용차 두 대가 청와대의 민원인 안내시설인 연풍문에 도착했다. 파견 검사와 특별수사관 20여 명을 태운 차량도 뒤따라 도착했다. 두 특검보는 연풍문 2층 대기실에서 기다리던 윤장석 민정비서관과 이영석 경호실 차장을 만났다. 박 특검보는 오전 10시경 박 대통령을 뇌물수수와 직권남용 혐의 피의자로 적시한 압수수색 영장 10개를 제시하고 경내 진입 협조를 요청했다. 영장에는 대통령비서실장을 비롯해 주요 수석비서관과 비서관들의 사무실 등 관저를 제외한 청와대 경내 대부분을 직접 압수수색하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청와대는 ‘군사상·직무상 비밀과 관련한 장소를 압수수색하려면 책임자의 승낙이 필요하다’고 규정된 형사소송법 110조 1항과 111조 1항을 근거로 특검의 경내 진입을 제지했다. 특검은 “청와대 참모들이 이미 여러 명 구속되지 않았나. 청와대가 범죄 현장인 셈인데, 직접 압수수색을 막는 건 말이 안 된다”며 항의했다. 또 “의무실 같은 곳은 군사시설이나 비밀과는 무관하지 않으냐”며 “10개 영장에 제시된 장소 중 압수수색이 가능한 장소를 청와대가 추려 달라”고 요구했다. 박 특검보 등은 점심식사도 김밥으로 간단히 때우고 청와대를 설득했다. 하지만 청와대는 “경내 진입은 허용할 수 없다”는 말만 반복하며 버텼다. 조대환 민정수석비서관(61)도 직접 연풍문에 나와 “압수수색 대신 임의제출 방식으로 자료를 주겠다”며 협상에 나섰다. 지루한 대치 끝에 청와대는 오후 2시경 한광옥 비서실장과 박흥렬 경호실장 명의의 불승인 사유서를 특검에 제출했다. 두 특검보는 결국 압수수색을 시도한 지 5시간 만인 오후 2시 54분 빈손으로 돌아섰다. 박 특검보는 특검 사무실에 돌아와 “청와대의 불승인 사유를 납득할 수 없다고 청와대에 강력한 유감을 표명했다”고 말했다. 이에 청와대는 “대통령의 불소추 특권은 대통령이 재직 중 국가를 대표하면서 신분과 권위를 유지하기 위한 최소한의 헌법상 보호 조치”라며 “탄핵심판 판결이 내려지지도 않은 상태에서 대통령을 ‘피의자’로 적시한 영장으로 무리한 수사를 하는 것은 헌법에 정면으로 위배된다”고 주장했다. 특검은 압수수색이 무산된 지 두 시간 만인 오후 5시경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에게 청와대 경내 압수수색 허가를 요청하는 공문을 보냈다. 이규철 특검보는 “압수수색을 거부한 대통령비서실장과 경호실장의 상급자인 황 권한대행에게 정식 공문을 발송했다”고 밝혔다. 황 권한대행은 특검 측에 공식 답변을 전달하지 않았다. 하지만 황 권한대행을 보좌하는 국무총리실에선 “대통령비서실장, 경호실장이 관련 법령에 따라 특검의 청와대 경내 압수수색에 응하지 못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특검의 압수수색에 부정적인 견해를 내놨다.○ 공정위·금융위 압수수색… 삼성 수사 재개 특검이 이날 공정거래위원회와 금융위원회를 압수수색한 것은 최순실 씨(61·구속 기소) 모녀가 삼성 측에서 지원받은 돈이 박 대통령에 대한 뇌물이라는 정황을 입증하기 위해서다. 공정위는 삼성그룹이 지난해 7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을 합병한 게 기업결합을 제한한 규정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또 공정위는 ‘중간금융 지주회사’를 만들 수 있도록 입법을 추진하고 있다. 삼성은 합병 이후 하나의 지주회사가 일반회사와 금융회사를 동시에 지배할 수 없는 금산분리 원칙에 따라 천문학적인 자금이 들어가는 금융지주회사를 설립해야 한다. 하지만 ‘중간금융 지주회사’가 도입되면 금융지주회사를 따로 설립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삼성에는 큰 혜택이 된다. 또 합병된 삼성물산은 자회사인 삼성바이오로직스를 상장했는데, 금융위의 규제 완화로 상장이 가능했다. 특검은 박 대통령이 삼성 측의 청탁을 받아 공정위와 금융위를 움직였는지, 그 대가로 삼성 측이 최 씨 모녀를 지원한 것은 아닌지 확인하기 위해 수사하고 있다.김준일 jikim@donga.com·장관석·우경임 기자}
직무 정지 상태인 박근혜 대통령이 2일 쓸쓸한 65번째 생일을 맞았다. 박 대통령은 이날 한광옥 대통령비서실장을 비롯한 수석비서관 이상 참모들과 관저에서 ‘칼국수 오찬’을 했다. 한 참석자는 “생일에 국수를 먹으면 명이 길어진다는 전통도 있지 않으냐”고 했다. 오찬 자리에서 한 실장은 포도주스를 채운 잔을 들고 “힘든 시간을 잘 이겨내려면 건강하셔야 한다. 건강을 위하여”라고 건배사를 했다. 박 대통령은 “송구스럽고 고맙다”고 화답했다. 박 대통령은 차분한 분위기였지만 김현숙 고용복지수석비서관이 꽃다발을 건네자 엷은 미소를 짓기도 했다고 한다.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은 이날 이석준 국무조정실장을 통해 한 실장에게 전화를 걸어 박 대통령의 안부를 묻는 메시지를 전했다. 1시간 50분가량 이어진 오찬에서 박 대통령은 정치 현안은 일절 언급하지 않았고, 주로 외교안보 등 국정 현안에 대해 이야기했다. 박 대통령은 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장관의 방문과 관련해 “트럼프 미 행정부 출범 뒤 10여 일 만에 국방장관을 우리나라에 제일 먼저 보낸 것은 큰 의미가 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사려 깊은 액션”이라고 평가했다.우경임 기자 woohaha@donga.com}

2일 낮 12시 35분경 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부 장관이 탄 E-4B 공군기가 경기 평택시 오산 공군기지에 착륙했다. 예정보다 40분 이상 빨리 도착한 매티스 장관은 한국 정부 당국자들을 만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등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 대책을 논의하며 분 단위로 짜인 방한 일정에 들어갔다.○ 사드 분위기 읽기 주력 매티스 장관은 곧바로 헬기를 타고 서울 용산구 한미연합사령부로 이동해 빈센트 브룩스 주한미군사령관 겸 한미연합사령관으로부터 북한군 동향 등 한반도 안보 상황을 보고받았다. 브룩스 사령관은 북한의 핵개발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도발 징후 관련 주요 첩보를 브리핑한 것으로 알려졌다. 매티스 장관이 도착 직전 전용기에서 미국 기자들에게 “사드 배치 문제를 반드시 논의하겠다”라고 밝힌 만큼 사드 관련 내용도 중점적으로 보고됐을 것으로 보인다. 김관진 대통령국가안보실장과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으로 이어지는 릴레이 예방을 목전에 두고 사드 배치를 둘러싼 한국 내 분위기 파악에 주력했을 것이라는 얘기다.○ ‘북핵 대응 최우선’ 공식화 매티스 장관은 오후 3시 50분경 청와대를 찾아 김 실장을 만난 자리에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북한의 핵 위협을 최우선 안보 현안으로 다뤄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향후 트럼프 행정부의 안보 정책이 대북 문제에 상당한 비중을 두고 진행될 것이라는 점을 처음으로 분명히 한 것이다. 이어 “미국의 확장억제(Extended Deterrence)를 포함한 확고한 대한(對韓) 방위 공약을 재확인한다”라면서 트럼프 행정부에서도 한미동맹을 강화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양측은 사드 배치에 대해서도 “한미동맹의 결정인 사드 배치를 차질 없이 추진해 나가자”라고 재확인했다. 중국의 대한 경제·문화 보복 조치에도 불구하고 사드 배치는 북한 핵·미사일 방어 전력으로 계획대로 연내에 배치를 완료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이다. 매티스 장관은 이어 정부서울청사에서 황 권한대행을 예방하고 “어느 누구도 한미 양국을 이간할 수 없으며 미국은 언제나 한국과 함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드 배치 문제를 놓고 사실상 “중국, 미국 중 한 나라를 택하라”라며 압박하는 중국을 겨냥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매티스 장관은 황 권한대행과도 “사드 배치를 계획대로 추진해 나간다”라는 입장을 재차 확인했다. 황 권한대행은 “장관이 한국을 첫 해외 방문지로 선택한 건 한미동맹의 중요성을 대내외에 명백하게 밝힌 의미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미 국방장관이 취임 직후 첫 방문국으로 한국을 택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북한의 ICBM 발사 협박과 핵무기 완성 초읽기로 한반도 상황이 전례 없이 엄중하게 돌아가는 만큼 한미동맹의 대응 능력을 강화하는 일이 가장 시급하다고 판단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 사드 ‘쐐기 박기’ 나서나 사드 배치 문제는 3일 오전 서울 국방부에서 1시간가량 진행될 한민구 국방부 장관과의 회담에서 전면 부각될 것으로 전망된다. 사드가 트럼프 행정부 집권 초기 미중 간 첫 힘겨루기의 승자를 결정할 현안이 된 만큼 미국이 나서 핵심 의제로 내세움으로써 배치 번복 가능성의 싹을 없애려 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아예 조기 대선 예상 시점 전에 배치 일정을 확정해 발표하는 ‘쐐기 박기’에 나설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군 소식통은 “미국 입장에선 사드 배치 의제를 전면에 내세워야 사드 문제로 한국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중국을 견제하고, 북한에 경고하는 등 여러 목적을 동시에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미 국방장관 회담 이후 전례 없는 수위의 초고강도 대북 경고 메시지를 내놓을 가능성도 점쳐진다. 트럼프 행정부가 연일 높은 수위의 ‘직설 화법’을 동원해 반이민 정책 등 각종 정책을 추진하는 것을 고려하면 그럴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것이다. 미 상원 외교위원회가 지난달 31일(현지 시간) ‘ICBM 선제공격’, ‘김정은 암살’까지 언급한 만큼 미 행정부 역시 이에 발맞춰 김정은을 구체적으로 겨냥하는 방식으로 경고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군 소식통은 “한미 국방장관 회담 이후 내놓는 메시지는 트럼프 집권기 대북 대응책의 수위를 판가름할 ‘바로미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손효주 hjson@donga.com·우경임 기자}

연일 보수 진영의 ‘러브콜’을 받고 있는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사진)이 구원투수로 등판할 것인지 정치권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새누리당은 노골적으로 황 권한대행에게 출마를 권유하고 있다. 새누리당 인명진 비상대책위원장은 31일 당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황 권한대행이 받는 10% 안팎의 지지율은 국민이 보수를 향해 ‘대선에서 책임을 맡아야 한다’고 얘기하는 것”이라며 공개적으로 영입 의사를 밝혔다. 새누리당 일부 친박(친박근혜) 의원들도 물밑으로 황 권한대행의 대선 출마 의사를 타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새누리당이 ‘황교안 띄우기’에 나선 것은 황 권한대행이 ‘원조 보수’들을 집결시키는 구심점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문화일보가 지난달 25일 보도한 대선 주자 지지율에서 황 권한대행은 7.9%로 4위를 기록했다. 황 권한대행도 최근 신년 기자회견에서 “지금은 그런(대선 출마) 생각을 할 상황이 아니다”라며 대선 출마 가능성을 끝내 닫지 않았다. 여권 관계자는 “풍부한 국정 경험, 확고한 안보관, 보수적인 기독교계 지지 등 보수 대선 주자로는 ‘황금’ 조건”이라고 말했다. 황 권한대행이 새누리당 후보로 대선에 출마한다면 보수표가 분산되면서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직접적인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반 전 총장과 가까운 새누리당 정진석 전 원내대표가 지난달 29일 황 권한대행의 대선 출마설을 “미친 짓”이라고 강력 비판한 것도 이런 맥락으로 보인다. 황 권한대행 측은 이에 대해 30일 “품격 있는 표현을 써야 한다”고 맞받아쳤다. 야권은 황 권한대행의 출마설을 강력하게 비판하면서도 내심 득실 계산이 복잡한 모습이다. 설령 황 권한대행이 실제 출마를 해서 보수 진영이 분열될 경우 야권에 불리하지 않다는 분위기도 읽힌다. 새누리당 내부에서도 ‘권한대행의 권한대행 체제’를 만드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 때문에 새누리당이 황 권한대행을 띄우는 것은 반 전 총장을 압박하기 위한 카드가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여권 관계자는 “반 전 총장의 ‘반반’ 행보에 실망한 보수층이 황 권한대행을 지지하는 것”이라며 “원조 보수층의 지지 없이 반 전 총장의 지지율이 반등하긴 어렵다”고 말했다.우경임 woohaha@donga.com·신진우·한상준 기자}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0일 첫 전화 통화를 하고 한미 동맹 강화 및 북핵·미사일 공조를 재확인했다. 이날 통화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은 100% 한국과 함께하겠다”며 “한미 관계는 과거 그 어느 때보다 좋을 것(better than ever before)”이라고 밝혔다고 국무총리실은 전했다. 이날 오전 9시부터 30분간 이뤄진 통화에서 황 권한대행은 “북한이 국제사회의 거듭된 경고에도 불구하고 도발을 감행할 경우에는 한미 공조에 기반을 둔 강력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은 북한 문제에 있어서 100% 한국과 함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다음 달 2일 예정된) 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장관의 방한을 계기로 양국 간 동맹의 연합방위능력 강화와 북핵 공조 방안에 대한 긴밀한 협의가 이루어지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날 백악관도 트럼프 대통령이 황 권한대행과의 통화에서 “확장 억제 제공 등 한국을 보호하기 위한 철통같은(ironclad) 안보 공약을 재확인했다”고 발표했다. 북한이 연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위협을 가하는 가운데 이뤄진 통화에서 양측이 ‘한미 동맹’과 ‘북핵 공조’를 거듭 강조한 것은 북한을 향한 경고 메시지로도 풀이된다.우경임 기자 woohaha@donga.com /워싱턴=이승헌 특파원}
박근혜 대통령이 25일 한 인터넷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탄핵이 기각된다면 검찰과 언론이 정리될 것’이라는 취지로 발언했다는 주장이 나와 뒤늦게 논란이 일고 있다. 야당은 30일 “검찰과 언론 탄압”이라며 반발했다. ‘정규재 TV’ 진행자인 정규재 한국경제신문 주필은 박 대통령과의 인터뷰 이튿날인 26일 ‘박근혜 인터뷰 뒷이야기’라는 약 45분 분량의 영상을 추가로 공개했다. 이 영상에서 정 주필은 “박 대통령에게 ‘지금 검찰이나 언론이 과잉된 게 있어서 혹시 탄핵이 기각되면 정리할 것인가, 바로잡을 것인가’라는 요지로 묻자 ‘이번에 모든 것이 다 드러났고, 누가 어떤 사람인지 다 알게 됐다’는 그런 분위기였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박 대통령이) ‘어느 신문이 어떻고, 이번에 모든 것이 다 드러났기 때문에 국민의 힘으로 그렇게 될 것이다’라고 이야기를 했다”며 “우문현답에 약간 뒤통수를 맞은 느낌”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박 대통령 측은 “(‘검찰과 언론 길들이기’로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이) 박 대통령의 실제 발언과는 다르고, 정 주필 본인이 그렇게 해석한 것일 뿐”이라고 선을 그었다. 실제로 25일 박 대통령의 인터뷰에서 해당 발언을 찾아보면 정 주필이 공개한 발언과는 차이가 있다. 박 대통령은 ‘탄핵이 기각되면 검찰권 과잉 문제, 부풀려진 언론 보도라든지 바로잡는 절차가 있을 것인가’라는 정 주필의 질문을 받고 “이런 사태를 겪으면서 많은 국민들이 우리나라가 지금 이렇게 돼 있구나, 그런 공감대하에서 한두 사람이 이렇게 한다기보다 국민들이 좀 건전하게 나가야 되겠다 하는 쪽으로, 힘을 모아서 좀 더 발전한 나라로 만들어 가지 않겠나”라며 “그게 혼자 할 수 있는 일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국민들이) 생업에 종사하면서 열심히 살았는데 우리나라에 이런 면이 있었고 이 사람은 이랬고 저 사람은 저랬고 많이 회자되고 드러났다”고도 했다. 정 주필이 공개한 박 대통령의 ‘이번에 모든 것이 다 드러났기 때문에’라는 발언에 해당하는 부분으로 해석된다. 박 대통령 인터뷰 뒷이야기가 논란이 되자 더불어민주당 윤관석 수석대변인은 30일 브리핑을 통해 “만약 보도대로 정말 대통령이 그런 발언을 했다면 검찰 숙청과 언론 탄압을 선언한 것이며, 국민과의 전쟁을 하겠다는 선포가 아닐 수 없다”고 비판했다. 박지원 국민의당 대표는 29일 페이스북을 통해 “정규재 씨는 박 대통령이 탄핵 기각 후 국민의 힘으로 언론과 검찰을 정리하겠다고 말했다고 한다”며 “헌재와 특검을 대하는 박근혜, 최순실 변호인들 태도가 심상치 않다”고 밝혔다. 한편 미르·K스포츠재단 모금이나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같은 핵심 쟁점은 피해간 인터뷰라는 지적에 대해 정 주필은 “재판 핵심 내용을 이야기하면 현재 진행 중인 재판에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해 언론 매체를 이용했다는 비난이 나오므로 직접 언급하는 것은 곤란하다는 (박 대통령 변호인단의) 인터뷰 조건을 수용했다”고 해명했다.우경임 기자 woohaha@donga.com}

30일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통화가 성사되면서 탄핵 국면에도 불구하고 한미 정상급 외교가 가동을 시작했다. 20일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한 후 첫 통화까지 10일이 걸렸지만 인도(24일), 일본(28일)에 이어 아시아 정상으로는 세 번째로 빨리 통화가 이뤄진 것이라고 총리실은 강조했다. 이날 통화는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 지도부와 대화를 하려 해도 전화받을 상대방이 없다”(빅터 차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 한국 석좌)는 식의 비판을 잠재우는 데 호재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지난해 11월 트럼프 당시 당선인과 면담하고 다음 달 10일 미일 정상회담을 갖기로 하면서 나온 ‘한국이 일본에 뒤처진다’는 우려도 어느 정도 불식할 수 있게 됐다. 황 권한대행과 트럼프 대통령의 통화는 북핵 공조 중에서도 ‘군사적 대응’에 집중됐다. 확장억제(Extended Deterrence), 연합방위능력 강화,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등을 논의했다.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이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등 민감한 현안은 거론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 당국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앞서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그런 일 없을 것’이라고 일축하고 이날 통화에서도 ‘북한 문제에 100% 한국과 함께할 것’이라고 밝혀 한미 동맹과 북핵 공조에 대한 명확한 메시지를 보냈다”고 평가했다. 정상급에 이어 각료급 후속 접촉도 이어진다. 제임스 매티스 미 국방장관이 취임 후 첫 방문지로 한국을 선택해 2일 한민구 국방부 장관과 한미 국방회담을 가진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다음 달 16, 17일 독일 주요 20개국(G20) 외교장관회의를 활용해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과 한미 양자회담을 갖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김홍균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도 조지프 윤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와 정책 협의를 할 예정이다. 하지만 일련의 한미 정책 공조가 한미일 공조를 통한 ‘중국 포위 외교’의 일부로 비쳐서는 곤란하다는 지적도 있다. 사드 문제로 중국과 이미 갈등을 겪고 있고 북한이 도발하면 대북제재 강화를 위해 중국의 협조가 필수적인 한국으로서는 미국 못지않게 중국과도 관계를 진전시켜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미국이 전화통화, 장관 방문으로 외교적 호의를 베푼 뒤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 협상 등에서 초강경 압박 전술을 구사하거나 과거사 갈등을 빚고 있는 한일 관계에서 일본 편을 들며 한국에 양보를 강요할 수도 있다. 미국의 우선순위에서 밀리는 권한대행 체제의 외교적 한계도 극복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이튿날인 21일(현지 시간) 멕시코, 캐나다, 22일 이스라엘 정상 등 인접·우방국과 통화를 한 뒤에야 황 대행과 통화했다. 순서로는 13번째다. 29일 통화가 이뤄진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에도 뒤졌다. 통화 시간도 사우디아라비아 국왕(60분), 아베 총리(42분)보다 짧은 30분에 그쳤다. 황 권한대행이 이날 통화에서 방한을 제의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조만간 만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답했다. 그러나 이는 의례적 대답으로 한미 정상회담은 ‘권한대행 체제’에서는 사실상 불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조숭호 shcho@donga.com·우경임·황인찬 기자}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이 30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첫 전화통화에서 한미동맹 강화와 북핵 문제를 논의했다. 이날 8시 58분부터 30분간 이뤄진 전화통화에서 황 권한대행은 "지난 60여 년간 군사·안보 분야를 넘어 경제·글로벌 파트너십 분야를 아우르는 포괄적 전략동맹으로 성장한 한미 동맹을 더욱 강화시켜 나가자"고 말했다.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은 언제나 100% 한국과 함께 할 것"이라며 "한미 관계는 과거 그 어느 때 보다도 좋을 것(better than ever before)"이라고 답했다. 양측은 한미 양국간 북핵 공조도 재확인했다. 황 권한대행은 "북한이 국제사회의 거듭된 경고에도 불구하고 도발을 감행할 경우에는 한미 공조에 기반한 강력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은 북한 문제에 있어서 100% 한국과 함께 할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이번 주 예정된 제임스 매티스 미 국방장관의 방한과 관련해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양국 간 동맹의 연합방위능력 강화와 북핵 공조 방안에 대한 긴밀한 협의가 이루어지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황 권한대행은 마지막으로 "가급적 이른 시일 내에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을 방문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조만간 만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미 정상회담은 '권한대행 체제'에서는 사실상 불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외교당국 관계자는 "대통령 권한대행과 총리직을 동시에 수행하는 가운데 한국을 비우기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베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 다음달 10일 미일 정상회담을 개최하는 등 취임 직후부터 '정상외교'에 시동을 걸고 있다.우경임 기자 woohaha@donga.com}

박근혜 대통령이 25일 한 인터넷 방송과의 돌발 인터뷰를 통해 ‘최순실 사태 기획설’ 등을 제기하며 전면적인 여론전에 들어갔다. 3월 초까지 탄핵 선고가 이뤄질 것이 유력한 만큼 앞으로 한 달여 동안의 여론 향방이 결과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박 대통령이 ‘콘크리트 지지층’ 결집으로 탄핵 반대 여론을 증폭시키기 위해 또 다른 후속 카드를 내놓을지 주목된다. 박 대통령은 인터뷰에서 ‘최순실 사태’와 관련해 “뭔가 오래전부터 기획된 것이 아닌가 하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개혁에 반대하는 세력도 있을 것이고, 체제에 반대하는 세력들도 합류한 것이 아닌가”라고도 했다. 박 대통령의 발언은 최근 최 씨가 고영태 씨를 지칭해 “나를 모함하기 위해 작전을 꾸몄다”고 주장한 것과 맥락이 비슷하다. 최 씨와 고 씨의 관계가 틀어지면서 고 씨가 폭로에 나서자 대통령을 반대하는 세력과 일부 언론이 이를 조직적으로 이용했다는 인식이 깔려 있다. 이는 철저히 계산된 발언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기존 지지층에 ‘나는 억울하다’는 메시지를 발산함으로써 동정 여론을 자극하겠다는 것이다. 정의당 심상정 대표는 26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열성 지지자들에게 보내는 SOS”라고 해석했다. 여권 관계자는 “탄핵 심판을 지연시킬 동력을 확보해 헌재 및 특검과 싸워 보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드러낸 것”이라고 말했다. 또 박 대통령은 “근거가 약했다는 점에서 유사한 점이 있다”며 촛불집회를 2008년 광우병 파동과 비교하고, “(태극기 집회에) 촛불시위 2배 넘는 정도로 열성을 갖고 많은 분들이 참여한다”고 말했다. 21일 150만 명이 태극기 집회에 참석했다는 ‘대통령 탄핵기각을 위한 국민총궐기 운동본부’의 주장을 그대로 수용한 것이다. 의아하게 들릴 수 있는 대목이지만 박 대통령으로서는 이를 근거로 ‘샤이(Shy) 박근혜’ 지지자들에게 ‘탄핵 반대’ 결집을 호소한 것으로 풀이된다. 박 대통령은 차기 대선과 관련한 발언도 했다. 박 대통령은 정당을 ‘같은 이념을 공유한 결사체’로 정의하면서 “(새누리당이) 그런 결사체가 되면 대선 후보가 나올 수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새누리당을 지지한다는 의사를 분명히 하고 바른정당을 견제함으로써 TK(대구경북) 지역에서의 영향력 회복을 모색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이를 통해 장기적으로 정치적 해법을 모색해 보겠다는 그 나름의 포석이라는 분석도 있다. 다른 여권 관계자는 “차기 대선에서 박 대통령의 영향력이 나타난다면 궁극적으로 ‘사면 카드’ 같은 정치적 해결도 기대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박 대통령이 특검의 대면조사를 받은 뒤 추가적인 기자회견이나 언론 인터뷰를 통해 ‘장외 여론전’을 계속 시도할 가능성도 있다. 박 대통령이 전날 인터뷰에서 헌재 출석 문제와 관련해선 “아직 검토한 바 없다”고 밝힌 만큼 헌재에는 출석을 하지 않거나 2월 말까지 미룰 가능성이 있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는 “잘못을 인정하고 책임질 줄 아는 모습을 국민은 보고 싶어 하는데 거꾸로 가고 있어서 안타깝다”며 “국민들 마음이 참담하지 않을까 싶다”고 비판했다. 국민의당 주승용 원내대표도 “도대체 이해되지 않는 적반하장식 태도에 아연실색”이라며 “국민이 바라는 건 빗나간 여론전이 아닌 진실 하나임을 알기 바란다”고 했다.우경임 기자 woohaha@donga.com}

박근혜 대통령은 25일 ‘최순실 국정 농단 사태’에 대해 “뭔가 오래전부터 (나를 끌어내리려는 특정 세력에 의해) 기획된 것이 아닌가 하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며 “우발적으로 된 건 아니라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최순실 씨의 국정 개입 의혹, 문화계 ‘블랙리스트’ 관련 의혹 등도 전면 부인했다. 보수 성향 인터넷 방송 ‘정규재TV’와의 인터뷰에서다. 헌법재판소의 탄핵소추안 심판과 특별검사의 수사가 한창 진행 중인 상황에서 박 대통령이 자신과 관련된 의혹과 혐의에 대해 강력하게 반박하고 나선 것은 설을 앞두고 여론을 반전시켜 보려는 노림수로 풀이된다. 박 대통령은 헌재 출석 여부에 대해 “아직 검토된 바 없다”고 했다. 박 대통령은 “향정신성 약품을 먹었다든지, 굿을 했다든지 하는 건 터무니없는 얘기”라며 “대통령을 끌어내리고 탄핵시키기 위해서 그토록 어마어마한 거짓말을 만들어내야만 했다고 한다면 탄핵 근거가 얼마나 취약한 것인가 하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정윤회 밀회설’이 나오는 것에 대해서는 “얼마나 많은 오해와 허구와 거짓말이 아주 산더미같이 쌓여있는가를 역으로 증명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 대통령이 언론과 접촉한 것은 1일 신년인사회 이후 24일 만이다. 박 대통령은 최 씨와 ‘경제공동체’라는 주장에 대해선 “말도 안 되는 거짓말”이라며 “엮어도 너무 억지로 엮은 것”이라고 말했다. 문화계 ‘블랙리스트’에 대해서도 “모르는 일”이라고 했고, 유진룡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블랙리스트 등과 관련한 폭로를 한 것에는 “장관으로 재직할 때의 말과 퇴임한 후의 말이 달라지는 건 개탄스러운 일”이라고 비판했다. 또 박 대통령은 “(최 씨가) 정책과 기밀을 알았다는 것은 아예 말이 안 된다”며 최 씨의 국정 개입 의혹을 부인했다. 최 씨가 인사에 개입했다는 의혹에는 “문화 쪽이 좀 (추천이) 있었다”면서도 “추천할 수는 있다. 그것도 검증이라는 과정을 거쳐서 (임명이) 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인터뷰에서는 미르·K스포츠재단 모금 과정에서 박 대통령이 기업들을 압박했는지 등 이번 사건의 본질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질문과 답변이 없어서 “알맹이가 빠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장택동 will71@donga.com·우경임 기자}

25일 박근혜 대통령은 인터넷 방송 ‘정규재 TV’와의 인터뷰를 통해 그동안 제기됐던 모든 의혹을 다시 한 번 강하게 부인했다. 청와대 상춘재에서 1시간 동안 진행된 이날 인터뷰에서 베이지색 코트를 입고 나타난 박 대통령은 다소 수척해 보였지만 담담한 목소리로 말을 이어갔다. ―최근 국회에서 대통령을 풍자한 누드 그림이 걸렸다. “사람이 살아가는 데 있어 아무리 심해도 넘어서는 안 되는 도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아무 거리낌도 없고, 죄의식도 없이 쉽게 하는 걸 보면서 한국정치의 현주소가 아닌가 생각이 들었다.” ―청와대에서 굿을 하거나 향정신성 의약품에 중독돼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소문이 있다. “향정신성 약품을 먹었다든지 굿을 했다든지 전혀 사실이 아니고 터무니없는 얘기다. 그런 약물에는 근처에 가본 적도 없다. 굿을 한 적도 없다.” ―언론의 잘못된 보도에 대해 왜 정정보도 요청이나 소송, 그리고 반론권이라든지 이런 절차가 작동되지 않았나. “(소문이나 각종 유언비어 등이) 한번 만들어져서 바람이 만들어지면 그게 아니라고 아무리 이야기해도 소용이 없다. 꽉 짜인 프레임 바깥의 이야기는 받아들이지 않는 풍조가 있다.” ―정윤회 씨와 밀회했나. “품격 떨어지고 민망한 이야기다. 뭔가 잘못 돌아가고 있다는 증거 아니겠나. 정 씨는 제가 대통령에 취임하기도 전에 다른 사정으로 저를 돕던 일을 그만두고 그 이후에 만난 적이 없다.” ―무슨 이유로 떠났나. “개인적인 일이다. 사람이 뭐 돕다가 떠날 수도 있고 새 사람이 올 수도 있다.” ―최순실 씨와 고영태 씨의 관계를 알았나. “고영태 씨의 존재조차 몰랐다.” ―정유라가 대통령의 딸이라는 얘기도 있다. “품격 떨어지는 이야기다. 정말 끔찍한 거짓말, 저질스러운 거짓말이다.” ―정유라를 마지막으로 본 게 언제인가. “어릴 때다. 정유연에서 개명했다고 들었는데 최근까지 유연으로 알고 있었다. 최 씨가 최서원으로 개명한 것도 이번에 알았다.” ―특검에서는 최 씨와 대통령이 사실상 경제적 동일체라고 했다. 혹시 은행계좌를 같이 쓴다든지…. “말도 안 되는 거짓말이다. 경제공동체라는 말을 만들어 냈는데 엮어도 너무 어거지(억지)로 엮은 것이다. 경제공동체라는 말은 암만 생각해도 이상하니까 특검에서도 철회를 했다.” ―이번 사건에 최순실 국정 농단이라는 타이틀이 붙어 있다. 모 교육문화수석(김상률 전 수석)이 천거된 것만 보더라도 최 씨가 대통령 뒤에서 조종했다고 한다. “아니다. 인사는 가능한 한 여러 곳에서 천거를 받아 최적 인물을 찾게 되는데 공식라인에도 있고 다른 곳에서도 추천을 한다. 인사는 한두 사람이 원한다고, 천거한다고 될 수 있는 시스템이 아니다.” ―최 씨가 여러 회사를 만들어 운영했다. “몰랐다.”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와 관련해 조윤선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구속됐다. “뇌물죄도 아닌데 구속까지 한 건 너무 과했다고 생각한다.” ―‘블랙리스트’는 예전부터 알았나. “모르는 일이다.” ―누군가가 언론 뒤에서 자료를 주거나 스토리를 쭉 만들어가고 있다는 주장이 있다. “그동안 진행 과정을 추적해 보면 뭔가 오래전부터 기획된 것이 아니냐는 점을 지울 수 없다.” ―기획을 한 구체적인 사람이 있나. “하여튼 우발적인 게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헌법재판소 탄핵심판 결과를 수용할 수 있나. “공정한 재판이 이뤄지길 바라고 있다. 재판받는 입장에서 그 이상 말씀드리기는 어렵다.” ―헌재에 언제 출석하나. “아직 검토된 바 없다.” ―특검 수사는 언제 받나. “특검 수사는 임할 생각이다. 일정과 장소를 조율 중이다.” ―촛불시위는 광우병 시위의 연장선이라는 지적도 있다. “둘 다 근거가 약했다는 점에서 유사한 점이 있다.” ―광화문 촛불시위에 직접 나갈 계획 있나. “그럴 생각 없다.” ―태극기 집회 참가 인원수가 촛불시위보다 많아졌다. “촛불시위 두 배도 넘을 정도로 정말 열성을 갖고 많은 분이 참여한다고 듣고 있는데, 그분들이 눈 날리고, 추운 날씨에 계속 나오시는 건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수호하고 법치를 수호하기 위해 고생을 무릅쓰고 나오는 것 같다. 가슴이 좀 미어지는 심정이다.” ―세월호 7시간에 대한 집요한 의혹 제기에는 여성 비하 의식이 잠재된 것이 맞나. “여성이 아니면 그런 식으로 비하를 받을 이유가 없다. 동북아 유교권 나라에서 먼저 여성 대통령이 나와 한국이 평가를 받았는데 외국에서도 한국에 가졌던 이미지가 많이 무너졌을 것 같다.” ―최순실은 어떤 존재였나. “오랜 시간 알아왔고, 혼자 지내니까 소소하게 심부름도 해 주고 그냥 충실히 도와준 사람으로 생각한다. 그런데 이번에 내가 몰랐던 일이 많이 있었구나, 사익을 어떻게 했다 하는 그런 것을 몰랐던 불찰에 대해 마음이 상하고 있다.” ―새누리당 대선 후보도 없다. “그런 결사체가 되면 대선 후보가 나올 수 있지 않겠나. 우선 둥지가 튼튼해야지….” ―국민들에게 드리는 싶은 말씀이 있다면…. “지난 선거 때 1500만 명이 넘는 유권자가 지지해 주셔서 대통령직을 수행하게 됐다. 그러나 제대로 보답을 못해 드려 죄송한 마음을 갖고 있다. 허황된 이야기가 많이 나오는 와중에도 국민들이 지지를 보내주는 데 대해 힘들지만 힘이 난다. 국민이 안전하고 편안하게 지내도록 그것만 생각하고 살아왔고 앞으로도 그것만이 생의 목표라고 생각한다.”우경임 woohaha@donga.com·손효주 기자}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이 박근혜 대통령을 대신해 독립유공자 60명에게 설 선물을 보냈다. 25일 청와대와 국무총리실에 따르면 '추석이나 설 명절 등에는 대통령 명의의 위문이 실시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한다'는 독립유공자 예우지침에 따라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명의의 선물이 발송됐다. 선물 가격은 청탁금지법이 정한대로 5만 원 이내 잡곡세트로 정했다. 총리실 관계자는 "이번 설에 '대통령 권한대행' 명의로는 선물을 보낼 계획이 없었지만 '독립유공자 예우지침'을 준수해야 한다는 청와대 요청이 있어서 준비하게 됐다"고 밝혔다. 다만 황 권한대행은 '대통령 권한대행·국무총리' 명의로 각계 인사와 소외계층에 잡곡세트 등을 선물로 보냈다. 지난해 국무총리 자격으로 보낸 것과 같은 규모라고 총리실은 밝혔다.우경임 기자 woohaha@donga.com}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이 23일 신년기자회견에서 대선 출마 여부를 묻는 질문에 “권한대행으로서 국내외 어려움을 극복하고, 국정을 안정화하기 위해 혼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 지금은 오직 그 생각뿐”이라며 또다시 즉답을 피했다. 대권 도전 가능성을 열어둔 것 아니냐는 해석이 힘을 얻고 있다. 이날 정부서울청사에 열린 회견에서 황 권한대행은 ‘분명한 입장을 밝혀 달라’는 거듭된 질문에도 “지금은 그런(대선 출마) 생각할 상황이 아니다”라고 모호하게 답했다. 23일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발표한 대선 주자 지지도에서 황 권한대행은 4.6%를 기록해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19.8%)에 이어 여권 내 2위를 차지했다. 정치권 관계자는 “황 권한대행이 보수표를 결집시킬 ‘대체재’로 떠오르고 있는 만큼 향후 행보를 열어두는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하지만 황 권한대행이 대선에 출마하려면 대선일 30일 전까지 사퇴해야 한다. 국무총리실 관계자는 “‘모범생’인 황 권한대행이 ‘무책임하다’는 비판을 감수하고 출마를 결심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때문에 황 권한대행이 관료사회를 다잡고 국정을 주도하기 위해 차기 권력의 가능성을 열어두는 것일 뿐이라는 관측도 있다. 또 황 권한대행은 올해 국정 운영 방향과 관련해 ‘박근혜 정부 정책의 연속성’을 강조했다. 주한미군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는 “사드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필수적 방어수단”이라며 “가급적 조속히 배치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바른정당 장제원 대변인은 “내가 기자회견에 대해 ‘민생 현안에만 집중하라’는 브리핑을 한 뒤 황 권한대행이 직접 전화를 걸어와서 ‘바른정당이 나에 대해 이렇게 대응할 것인가. 논평을 장 의원이 직접 쓴 것인가’라며 꾸짖듯이 말했다”고 주장했다.우경임 기자 woohaha@donga.com}

박근혜 대통령이 23일 박정희 전 대통령과 육영수 여사의 묘소가 있는 국립서울현충원을 찾아 성묘했다. 박 대통령이 청와대 밖으로 외출을 한 것은 지난해 12월 9일 국회 탄핵소추안 가결로 직무가 정지된 이후 45일 만이다. 청와대에 따르면 박 대통령은 이날 오후 1시 45분경 현충원에 도착해 10여 분 동안 머물렀다. 청와대 관계자는 “예년과 마찬가지로 설을 앞두고 부모님 묘소를 찾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대통령은 취임 후 해마다 설과 추석 직전에 조용히 성묘를 해왔다. 올해도 최소 인력만 수행한 채 홀로 성묘를 다녀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박 대통령을 가까이에서 지켜본 한 관계자는 “부모님 묘소 앞에서는 누구나 평온함을 느끼지 않느냐. (박 대통령이) 성묘 내내 담담한 모습을 보였다”고 전했다. 한편 청와대는 이날 박 대통령이 성묘하는 모습을 수행원이 휴대전화로 촬영한 사진을 언론에 공개했다. 그동안 청와대는 박 대통령의 성묘 사실을 공식적으로 확인해주지 않았고, 사진도 공개한 적이 없다. 오랜 칩거 생활로 국민의 시야에서 멀어지고 있는 박 대통령의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간접적으로 보수층의 결집을 염두에 둔 조치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우경임 기자 woohah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