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성하

주성하 기자

동아일보 콘텐츠기획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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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관련 사이트 ‘서울에서 쓰는 평양이야기’(http://nambukstory.com)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zsh75@donga.com

취재분야

2026-02-24~2026-03-26
남북한 관계64%
칼럼23%
경제일반10%
사회일반3%
  • 4만 관객 머리 위로 총탄이 쏟아졌다

    1일 밤(현지 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미국 사상 최악의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해 최소 50명이 사망하고 200여 명이 부상했다. 평화로운 일요일 저녁 음악 축제에 모인 사람들을 겨냥한 무차별 살상극에 미국 사회가 깊은 충격에 빠졌다. 현지 경찰에 따르면 이날 오후 10시 8분경 길 건너로 컨트리 뮤직 페스티벌 ‘루트 91 하비스트’ 콘서트장이 내려다보이는 맨덜레이베이 리조트 앤드 카지노 32층에서 범인이 자동소총을 무차별적으로 발사했다. 호텔과 콘서트장 거리는 200m에 불과할 정도로 가까웠고 당시 콘서트장에는 약 4만 명이 모여 있었다. 수백 발의 총탄이 날아들면서 콘서트장은 일순간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조 롬바도 라스베이거스 경찰 보안관은 “최소 50명이 사망했고, 200여 명이 다쳤다”며 “사상 최악의 총기난사 사건”이라고 말했다. 중상자가 많아 사망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전까진 사망자 49명, 부상자 58명을 낸 지난해 6월 플로리다주 올랜도 나이트클럽 인질극 참사가 미국 최악의 총기 테러 참사였다. 경찰 특공대는 호텔 32층에 숨어 있던 범인을 총격전 끝에 사살했다. 경찰은 “범인은 은퇴한 64세 현지 거주 남성 스티븐 패독”이라고 밝히고 “이번 사건은 ‘외로운 늑대’형 범죄로 보인다”고 발표했다. 백인인 이 범인은 32층 호텔방에 자동소총을 여러 정 가져다 놓고 탄환이 떨어지면 다른 총으로 바꿔 가며 사격한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범인과 한 방에 머문 매릴로 댄리라는 62세 호주 국적의 여성을 붙잡아 범행 동기를 조사하고 있다. 2일 아침 충격적인 테러 소식을 접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끔찍한 라스베이거스 총기 난사 사건의 희생자들과 유족들에게 가장 진심 어린 애도와 조의를 표합니다. 신의 은총이 있기를!”이라는 글을 트위터에 올렸다. 한국인 피해 여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외교부는 “현지 로스앤젤레스 총영사관과 현지 영사 협력원 및 한인회를 통해 우리 국민 피해를 파악하고 있으며, 아직 확인된 국민 피해는 없다”고 밝혔다.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 2017-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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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커버그 “분열의 길로 이끈 잘못 사과”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사진)가 유대교의 속죄일(욤 키푸르) 마지막 날인 1일(현지 시간) 지난 한 해를 참회하는 글을 올렸다. 이날 페이스북에 “오늘밤 유대인들에겐 한 해 중 가장 성스러운 날인 속죄일이 끝난다. 우리는 지난해를 돌아보면서 우리의 잘못들을 용서해주길 부탁드린다”고 적었다. 이어 “올해 내가 다치게 한 사람들에게 용서를 구하며, 앞으로 더 잘하도록 노력할 것이다. 내가 한 일이 사람들을 함께하도록 만들기보다는 분열의 길로 이끌었던 점도 사과하며 앞으로는 더 잘해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반성하는지는 설명하지 않았다. 외신들은 지난해 페이스북이 미국 대선 기간 중 러시아 측에 광고를 판매하고, 나치주의·반유대주의 등 극단주의자 혐오 발언 채널로 활용된 것 등에 대해 반성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저커버그는 지난달 28일에도 “작년 11월 페이스북상 허위 정보가 선거 결과를 바꿨다는 생각이 황당한 얘기(crazy idea)라고 말한 데 대해 오만했다고 인정하고 후회한다”고 적기도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날 “페이스북은 안티 트럼프”라고 공격한 데 대해 반박하는 장문의 글 중에 포함돼 있었다. 저커버그가 13년 전 하버드대 기숙사에서 시작한 페이스북은 현재 이용자가 20억 명에 달하는,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커뮤니케이션 채널로 자리 잡았다. 저커버그는 유대교 집안에서 자랐지만 신앙과 종교의 중요성에 대해 의문을 갖기 시작해 무신론자가 되었다. 지난해 성탄절 자신의 페이스북에 심경의 변화가 있음을 밝혔다. 당시 한 누리꾼이 “당신은 무신론자가 아닌가?”라고 묻자 그는 “난 무신론자가 아니다. 유대인 가정에서 자랐고, 신앙에 대한 회의도 들었지만 현재는 종교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대답했다.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 2017-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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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포스트 시진핑’서 ‘부패 6인방’으로… 쑨정차이, 당적-공직 모두 박탈 처분

    ‘포스트 시진핑(習近平)’으로 거론되던 쑨정차이(孫政才·54·사진) 전 충칭(重慶)시 서기가 지난달 29일 열린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회의에서 각종 부패 혐의와 관련해 솽카이(雙開·당적과 공직 박탈) 처분을 받았다. 공산당 중앙기율위원회(기율위)는 이날 “쑨 전 서기가 직권을 이용한 사적 이익 취득, 본인과 가족을 통한 거액의 뇌물 수수, 인사 비리, 조직 기밀 유출, 성 상납 등 당의 기율과 규정을 엄중히 위반했다”고 발표했다. 앞서 비리로 낙마한 저우융캉(周永康) 전 정치국 상무위원, 보시라이(薄熙來) 전 충칭시 서기, 링지화(令計劃) 전 통일전선공작부장, 궈보슝(郭伯雄) 쉬차이허우(徐才厚) 전 중앙군사위 부주석과 같은 급의 ‘부패 6인방’으로 지목돼 회생 가능성이 완전히 사라졌다. 기율위가 솽카이 처분 외에 쑨 전 서기의 범죄 혐의를 사법기관에 이관하기로 함에 따라 쑨 전 서기는 중형을 선고받고 교도소에 장기 수감될 가능성도 커졌다. 최근 홍콩 매체들은 쑨 전 서기가 일대일로(一帶一路) 자금 10억 위안을 유용했으며, 홍콩에 내연녀와 사생아를 두고 있다는 소문을 전하기도 했다. 또 충칭의 핀테크 기업인 이짠푸(億贊普)와 유착관계를 맺고 있다는 소문도 흘러나왔다. 실제로 이짠푸의 주요 경영진들은 현재 모두 연락이 끊긴 상태여서 조사를 받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 쑨 전 서기는 7월 14일 조사가 시작된 지 두 달 반 만에 솽카이 처분을 받았다. 앞서 보시라이 전 서기는 조사부터 솽카이 처분까지 6개월, 저우융캉 전 상무위원은 1년이 걸렸던 점을 감안할 때 전례 없이 신속하게 신병 처리가 이뤄진 것이다. 이는 이달 18일 열리는 제19차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대회)의 순조로운 개최를 감안한 조치로 보인다. 쑨 전 서기는 동갑내기인 후춘화(胡春華) 광둥(廣東)성 서기와 함께 유력한 차기 지도자감으로 거론됐던 인물이다. 그는 농업 전문가로 베이징(北京)시 요직과 농업부장, 지린(吉林)시 서기를 거쳐 49세 때인 2012년 18차 당대회에서 최연소 정치국 위원이 됐다. 이번 19차 당대회에서 상무위원으로 진입할 경우 2022년 20차 당대회에서 주석이나 총리가 유력했었다. 중국 정치권에선 시 주석이 10년 임기가 끝나는 2022년을 넘어 집권을 연장하거나, 자신이 원하는 인물을 후임으로 지명하려고 유력 후계군인 쑨 전 서기를 제거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쑨 전 서기가 처벌되면서 충칭시가 선출한 19차 당대회 대표 43명 중 14명이 그의 측근으로 찍혀 대표 자격 취소 처분을 받았다.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 2017-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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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에스티로더家 사위, 美 차기 연준의장 거론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세계 경제 대통령’으로 불리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차기 의장 후보가 이달 중 발표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새 연준 의장을 물색하기 위해 지금까지 4차례 미팅을 가졌다. 향후 2∼3주 내로 새 연준 의장을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동안 내년 2월에 4년 임기가 끝나는 재닛 옐런 연준 의장(71)의 연임 여부가 큰 관심사였지만 사실상 교체 쪽으로 결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의 중앙은행 격인 연준은 달러 발행 권한 등을 갖고 있어 전 세계 금융정책에 막강한 영향력을 미친다. 연준 의장도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인에 줄곧 포함된다. 현재 가장 유력한 후보는 케빈 워시 전 연준 이사(47)다. AP통신은 트럼프 대통령과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이 지난달 28일 워시를 만나 연준 의장 지명 문제를 논의했다고 전했다. 워시는 연준의 저금리 정책에 비판적 입장인 ‘강경파’로 알려져 그가 차기 의장이 되면 금리 인상에 신중한 현행 연준 정책이 전환될 가능성도 있다. 워시는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자문기구의 일원이었으며 미국 화장품 대기업인 에스티로더 가문의 사위다. 그의 장인인 론 로더는 트럼프 대통령의 오랜 친구로 알려졌다. 미 정치매체 폴리티코는 “장인이 트럼프 대통령의 친구인 워시가 가장 유력한 연준 의장 후보”라고 전망했다. 이 밖에 제롬 파월 연준 이사도 지난달 27일 트럼프 대통령을 만났다고 미 언론들이 보도했다. 그는 연준 이사 중 유일한 공화당원이다. 게리 콘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 보수적 경제학자인 존 테일러 스탠퍼드대 교수도 차기 연준 의장에 거론되고 있다. 연준 의장은 대통령이 후보자를 지명하면 상원이 인사청문회를 통해 검증하는 과정을 거쳐 임명된다.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 2017-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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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먼로 곁에 잠든 ‘영원한 플레이보이’

    성인 잡지 ‘플레이보이’를 발행하는 플레이보이 엔터프라이즈는 창업자인 휴 헤프너가 27일(현지 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자택에서 노환으로 별세했다고 밝혔다. 향년 91세. 20세기 성(性) 혁명의 기수로 불리는 그는 “성에 대한 위선적인 생각을 바꾸는 데 어느 정도 역할을 했고 또 그렇게 하는 동안 많은 재미를 본 인물로 기억하기 바란다”는 자신의 묘비 문구를 직접 남겼다. 2003년 플레이보이 창립 50주년 행사에서 공개한 것으로 그의 묘비에 새겨질 예정이다. 고인의 아들 쿠퍼 씨는 “아버지는 언론의 자유, 시민권 및 성적 자유를 옹호하는 사회문화적 움직임의 선봉에 섰다”고 말했다. 언론들은 그의 타계 소식을 전하며 ‘대중 쾌락주의의 선지자’(타임), ‘미국 사회의 편협함으로부터의 탈출구’(뉴욕타임스), ‘1960년대 성 혁명을 이끈 인물’(로이터) 등으로 평가했다. 고인은 27세 때인 1953년 친구와 부모에게서 빌린 8000달러로 플레이보이를 창간했다. 당시는 “미국 유부남의 30∼45%, 유부녀의 29.6%가 혼외정사를 경험했다”는 파격적인 내용을 담은 ‘킨제이 보고서’가 나와 미국을 발칵 뒤집어놓은 때였다. 보고서를 쓴 앨프리드 킨제이가 ‘미국을 타락시킨 악’으로 몰렸을 때 헤프너는 이 보고서에 담긴 남성의 숨은 욕망을 돈을 벌 사업 아이템으로 삼았다. 극렬한 반공주의인 매카시즘의 영향으로 보수적 분위기가 팽배하던 1950년대 초반, 플레이보이의 등장은 센세이션이었다. 메릴린 먼로의 누드 사진을 표지에 내건 창간호는 5만 부나 팔리며 큰 인기를 끌었다. 잡지는 전성기였던 1970년대 700만 부 넘게 팔렸다. 미국에서 유행한 히피 문화도 잡지의 인기에 한몫했다. 이후 샤론 스톤, 나오미 캠벨, 킴 베이싱어 등 할리우드 톱스타들이 표지 모델로 등장하며 잡지는 음습한 하위문화에서 주류문화로 자리를 잡았다. 하지만 1970년대 중반 ‘허슬러’ ‘펜트하우스’ 등 노출 수위가 더 높은 성인 잡지가 쏟아져 나와 심한 경쟁을 벌이면서 플레이보이의 발행부수는 점차 줄어들었다. 또 인터넷이 등장한 뒤 온라인 포르노물이 쏟아지면서 화보 사진에 의존하는 종이 성인잡지의 인기는 급속히 떨어졌다. “더 이상 여성 누드 사진을 싣지 않겠다”고 선언했던 2015년 발행 부수는 80만 부로 떨어졌다. 플레이보이의 토끼 모양 로고는 미국 성인문화의 상징으로 자리 잡았다. 헤프너가 개척한 미국 포르노그래피 산업 규모는 현재 한 해 수조 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그는 1971년 ‘플레이보이 맨션’으로 불리는 방 29개짜리 로스앤젤레스 대저택을 사들여 유명 인사들과 매일 밤 화려한 파티를 열었다. 또 이곳에서 많은 20대 여성 모델들을 숙식시키며 직접 키웠고 많은 염문을 남겼다. 이 대저택은 헤프너가 사망할 때까지 사는 조건으로 32세 사업가인 옆집 주인에게 지난해 1억 달러에 매각됐다. 헤프너는 2013년 에스콰이어와의 인터뷰에 “기억하긴 어렵지만 같이 잔 여성이 분명히 1000명은 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결혼했을 땐 절대 바람을 피우지 않았으며, 결혼하지 않았을 때 충분히 여자를 만났다”고 주장했다. 86세 때인 2012년, 그는 자신보다 60세나 어린 20대 중반의 금발 모델 크리스털 해리스와 공식적인 세 번째 결혼식을 올렸다. 그러나 정작 헤프너가 안장될 곳은 부인의 옆자리가 아닌 로스앤젤레스 웨스트우드 빌리지 메모리얼파크 공원의 먼로 묘 바로 옆자리이다. 그는 1992년 7만5000달러를 주고 먼로의 옆자리를 구입하면서 “먼로 옆에서 영원히 지낸다는 것은 너무 감미로운 일이어서 그냥 넘길 수 없었다”고 말했다. 먼로는 창간호에 누드 사진이 실린 이후에도 5차례나 더 플레이보이 표지 모델이 됐다. 하지만 36세에 세상을 떠났다. 이후에도 이 잡지에 나왔던 다른 여성 모델들이 50세를 넘기지 못하고 사망하는 일이 반복돼 ‘플레이보이 표지 모델의 저주’라는 말도 생겨났다. 헤프너는 과거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생전 이룩한 가장 자랑스러운 것이 무엇이냐’는 질문을 받자 “성에 대한 태도와 혼전 성관계의 개념을 바꾼 것”이라고 자랑스럽게 대답했다.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 2017-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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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성하 기자의 서울과 평양사이]대북제재에도 넘지 말아야 할 선이 있다

    1995년 봄. 평양의 공기는 음산했다. 2월경부터 쌀값이 미치기 시작했다. 1kg에 50원 정도였는데 자고 나면 올라 석 달쯤 뒤엔 230원까지 치솟았다. 120원쯤 됐을 때 사람들이 “이러다 망하는 거 아니냐”며 술렁거렸다. 200원이 넘었을 때 거리는 축 늘어져 좀비처럼 걸어 다니는 사람들로 넘쳤다. 식인 사건 등 범죄 소식이 퍼지며 도시 분위기는 불과 몇 달 만에 흉흉하게 변했다. 난 1994년 12월 말 기차역에서 만난 평북 구성의 여인에게서 대량 아사 소식을 처음 들었다. 군수공장이 밀집한 그곳 노동자구(區)에선 여름부터 소나무 껍질을 벗겨 먹기 시작했고 가을쯤부터 굶어 죽는 사람들이 나오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평양에서 불과 100여 km 떨어진 곳에서 그런 참사가 벌어지는 줄 몰랐다. 그때 북한은 그런 곳이었다. 몇 달 뒤 굶주림은 평양까지 순식간에 삼켰다. 북한 ‘고난의 행군’ 시기를 외부에선 1995∼1998년으로 보지만, 실은 1994년부터 시작됐다. 아사자 수는 300만 명이라 알려졌지만 난 100만 명 미만으로 추산한다. 300만 명이 굶어 죽을 정도면 어림잡아 1000만 명은 심각한 신체·정신적 장애를 겪어야 했을 것이지만 그 정도는 아니었다. 아사자 100만 명도 세기의 재난임은 분명하다. 그 현장에 있었던 체험으로 난 북한의 동향을 판단하는 나름의 기준을 가졌다. 현재 1kg에 6000원쯤인 쌀값이 1만3000원쯤으로 오르게 되면 민심이 요동치고 2만5000원을 넘으면 대량 아사가 시작될 수도 있다. 물론 1990년대 중반 상황과 지금이 크게 달라 단정하긴 어렵다. 장마당이 활성화돼 있고, 수백만 대의 휴대전화는 위기 징후를 재빨리 전파할 수 있다. 무엇보다 대다수 북한 주민은 아사에서 살아남은 경험이 있다. 난 식량 가격을 북한 안정성을 평가하는 중요한 지표로 삼는다. 그런데 2013년 1월부터 지금까지 5년 가까이 북한의 쌀값은 5000∼6000원 선을 유지하고 있다. 이렇게 장기간 쌀값이 안정됐던 시기는 수십 년 내 없었다. 그동안 수많은 대북제재가 발표됐다. 특히 지난해부터 지금까지 무려 5차례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가 ‘역대 최강’이라는 수식어를 달고 쏟아졌다. 그런데 지금까지도 쌀값 변동이 없다. 쌀값이 안정되면 김정은은 민심을 신경 쓰지 않고 계속 핵과 미사일 개발에 ‘올인’할 수 있다. 하지만 앞으로도 변동이 없을 것 같지는 않다. 그동안 쌀값 안정은 최근 10년간의 폭발적인 수출 증가가 내수 시장을 받쳐줬기에 가능했다. 2006년 9억4700만 달러였던 북한의 수출은 10년 뒤인 지난해 28억2000만 달러로 3배로 성장했다. 수출이 정점을 찍은 2013년엔 32억1840만 달러였다. 크게 늘어난 외화는 식량 가격을 안정시켰고, 심지어 부동산 거품까지도 만들어냈다. 수출액 증가는 석탄과 의류 수출이 주도했다. 2006년 수출에서 광물과 의류의 비중은 40%였지만 지난해엔 80%로 늘었다. 수출 경제의 체질이 석탄 캐서 팔고, 옷 만들어 외화를 버는 것으로 빠르게 전환된 것이다. 앞으로 석탄 수출과 의류 임가공이 차단되면 외화수입의 80%가 사라진다. 안정적으로 배급과 월급을 받던 각각 수십만 명의 탄광 남성 노동자와 피복공장 여성 근로자가 사실상 실업자가 되며 부양가족도 생계난에 빠지게 된다는 얘기다. 물론 중국이 대북제재를 100% 이행할 리 만무하지만, 절반만 실행에 옮겨도 북한 경제는 큰 타격을 받는다. 연료유 수입이 줄면 장마당 유통 비용이 상승해 쌀값도 오르게 된다. 쌀값이 두 배쯤 오르는 시점을 나는 북한 내구력의 한계점으로 본다. 고난의 행군 때를 보면 한 번 고삐가 풀린 쌀값은 통제가 어렵고, 대비할 틈도 주지 않았다. 지금 미국을 향해 사상 최고의 초강경 대응조치를 보여주겠다며 기세등등한 김정은은 쌀값이 얼마나 올라야 “민심이 위험하다”고 판단해 협상장에 나올까. 물론 그땐 핵무장은 끝났을 것이다. 하지만 만약 김정은이 끝까지 버틴다면…. 북한은 1990년대 후반 수출 5억 달러로 3년을 버텼다. 심지어 김정은은 100만 명쯤 굶어 죽어도 눈 하나 깜짝하지 않을지 모른다. 앞으로 대북 압박의 강도는 점점 세질 것이다. 버티고, 제재하고…. 이 과정이 반복돼 대량 아사가 초래돼도 간부들은 체제가 붕괴될 때까지 살아남을 것이다. 제일 먼저 구해야 할 가난한 사람들은 굶어 죽거나 장애인이 되고, 김정은 체제를 옹호하던 기득권층들만 살아남는 통일이라면, 난 그런 통일은 절대 반대다. 제재는 강력해야 하겠지만, 넘지 말아야 할 선을 구분하는 이성은 갖고 있어야 한다. 인질범 잡겠다고 인질들부터 죽여선 안 된다. 핵에 집착하는 김정은 한 명을 어찌 못해 대신 수십만∼수백만 명의 목숨을 제물로 삼는다면, 어떤 명분으로도 이를 정당화할 순 없을 것이다.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 2017-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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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웜비어, 北에 믿을수 없을만큼 고문당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6일(현지 시간) 북한에서 석방된 지 엿새 만에 숨진 미국인 대학생 오토 웜비어(사진)가 “북한에 의해 믿을 수 없을 만큼 고문당했다”며 북한을 비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폭스뉴스의 프로그램 폭스&프렌즈가 웜비어 부모와의 인터뷰를 방영한 직후 트위터에 “오토 웜비어(1994∼2017)의 부모를 폭스&프렌즈가 훌륭하게 인터뷰했다”며 이 같은 시청 소감을 남겼다. 웜비어가 고문 후유증으로 숨졌음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6월 웜비어 사망 직후 성명을 통해 북한을 ‘잔인한 정권’이라고 맹비난한 적은 있으나 그가 고문당했다고 밝힌 것은 처음이다. 웜비어의 부모는 트럼프 대통령이 시청한 폭스 프로그램에 출연해 “북한은 내 아들을 납치했고, 고문했고 의도적으로 상해를 입혔다. 북한은 피해자(victim)가 아니라 테러리스트”라고 비난했다. 북한은 웜비어 사망과 관련해 “고문은 없었다”고 주장해 왔다. 웜비어는 지난해 1월 관광차 방문한 북한에서 선전물을 훔치려 한 혐의로 체포돼 같은 해 3월 15년 노동교화형을 선고받았다. 그는 17개월간 억류됐다가 올해 6월 13일 전격 석방돼 고향으로 돌아왔지만, 의식불명 상태로 있다가 엿새 만에 사망해 전 세계에 큰 파문을 일으켰다. AFP통신은 미국 관리들을 인용해 “웜비어의 죽음에 트럼프 대통령이 개인적으로 허를 찔렸으며 이번 발언은 북한 정권에 대한 압박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 2017-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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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대도시 최초 샌프란시스코에 ‘위안부 기림비’ 건립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중심부인 세인트 메리 광장에 미국 대도시 최초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비가 22일 건립됐다. 미국 내 공공부지로는 8번째, 캘리포니아주에선 글렌데일의 ‘평화의 소녀상’에 이어 두 번째로 만들어진 위안부 기림물이다. 기림비는 한국과 중국, 필리핀 소녀가 손을 잡고 둘러서 있고 위안부 문제를 처음 제기한 김학순 할머니가 이를 바라보는 형상으로 만들어졌다. 기림비와 함께 설치된 동판에는 “1931년부터 1945년까지 일본군에 한국과 중국 등 아시아·태평양 13개국 여성과 소녀 수십만 명이 위안부로 끌려가 고통을 당했다”는 역사적 사실과 일본 정부의 사과와 반성을 촉구하는 글귀가 새겨졌다. 또 “우리는 제2차 세계대전 중 자행된 고통의 역사가 잊힐 것이라는 사실이 가장 두렵다”는 위안부 피해자 이옥선 할머니의 유언도 새겨져 있다. 22일 오후 2시 열린 제막식에는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90), 위안부 피해국 연합 민간단체인 ‘위안부정의연대’, 마이클 혼다 전 미 하원의원, 샌프란시스코시 관계자 등 500여 명이 참가했다.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 2017-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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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럽서 고개드는 평창올림픽 불안감

    유럽의 겨울 스포츠 강국인 오스트리아와 프랑스, 독일이 한반도 긴장 고조를 이유로 2018년 평창 겨울올림픽 불참 가능성을 시사했다고 외신들이 보도했다. 이 국가들은 한국 정부와 평창동계올림픽조직위원회가 정확한 입장 표명을 요구하자 한발 물러섰지만 최근 북한 핵·미사일 도발이 촉발한 한반도 위기가 내년 올림픽 개최에 적지 않은 부담을 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카를 슈토스 오스트리아올림픽위원회 위원장은 22일(현지 시간) 현지 APA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상황이 나빠지고 우리 선수의 안전을 더는 보장하지 못한다면 우리는 한국에 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영국 데일리메일이 보도했다. 독일 내무부도 같은 날 현지 스포츠 전문 통신사 SID에 평창 올림픽의 안전 문제와 독일 대표팀이 국내에 있게 될 가능성과 관련해 “정부는 올림픽위원회, 보안당국과 협의해 적절한 시기에 발표하겠다”고 밝혀 상황에 따라서는 불참할 수도 있음을 내비쳤다. 이에 앞서 프랑스의 로라 플레셀 스포츠장관이 21일 현지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북핵 상황이 악화되면 프랑스 대표팀은 한국에 가지 않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조직위에 비상이 걸렸다. 하지만 플레셀 장관은 하루 뒤 노태강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을 만난 자리에선 “해당 언론이 일부 내용을 과장 왜곡해 보도했다. 평창에 간다는 것이 프랑스의 공식 입장”이라고 해명했다. 불참 시사 발언이 논란이 되자 오스트리아올림픽위원회 측은 24일 평창조직위에 이메일로 공식 입장을 전달했다. 오스트리아 측은 이메일을 통해 슈토스 위원장이 인터뷰에서 “대화와 외교적인 해결책을 믿는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플랜B는 없다고 강조하고 있는데, 우리 역시 이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앞으로 북한의 위협이 심각할 경우 IOC 집행위원회와 논의할 것”이라고 설명했는데 이 부분이 강조됐다는 해명이다. 평창조직위 관계자는 “슈토스 위원장의 입장이 부풀려지거나 잘못 전달됐다”며 “조직위는 정부와 함께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대회 준비와 개최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말했다.주성하 zsh75@donga.com·이헌재 기자}

    • 2017-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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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매체 “北 휘발유값 최근 43% 급등”

    북한의 기름값이 최근 크게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미국의소리(VOA)’는 북한 평양 주재 서방 외교관을 인용해 평양에서 6차 핵실험(3일) 전후로 1kg당 1.6유로 정도였던 휘발유 값이 21일 기점으로 2.3유로로 급등했다고 전했다. 경유 역시 1kg당 1.7유로 정도였지만 같은 날 기준 2유로로 올랐다. VOA에 이런 사실을 전한 외교관은 14일 VOA에 보낸 이메일에서는 평양 내 기름 값에 별다른 변화가 없다고 밝혔었다. 미국의 압박에 직면한 중국 등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제재에 본격적으로 나설 것으로 보이자 휘발유 비축이 이뤄지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 외교관은 “휘발유 가격 상승이 외국인을 겨냥한 조치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북한 정부 기관 등은 여러 가지 수단을 통해 휘발유 쿠폰을 구입할 수 있지만 외국인들은 외화를 주고 주유소만 이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평양 외 다른 지역에서도 기름 값이 최근 눈에 띄게 오르고 있다는 증언이 잇따랐다. 북한 전문 매체인 아시아프레스의 이시마루 지로 지역대표는 VOA와의 인터뷰에서 “북한 북부지역의 휘발유와 경유 값이 크게 올랐다”고 말했다. 이시마루 지역대표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기준 1kg당 8500원이던 경유는 최근 1만2500원까지 올랐다.이세형 turtle@donga.com·주성하 기자}

    • 2017-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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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위협서 美본토 지키자”… 트럼프, 對北 MD 강화에 국방예산 증액 집중 배정

    18일 미국 상원 인준을 통과한 2018년 국방 예산안은 가히 충격이라고 할 수 있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요청했던 6400억 달러에 상원이 600억 달러를 더 추가해 무려 7000억 달러(약 792조8200억 원)를 쓸 수 있는 국방수권법안(NDAA)을 89 대 8이라는 압도적 찬성으로 통과시킨 것이다. 물론 이 법안은 하원에서 다시 표결해야 효력을 발휘하지만, 전쟁을 치르는 것도 아닌 상황에서 이 같은 기록적 국방비 증가는 놀라움을 자아내기에 충분했다. 1년 전 미국이 책정한 국방비는 5490억 달러 규모에 불과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직후인 3월 국방비를 10%(540억 달러)나 증액시켰고, 내년 예산을 다시 10% 늘렸다. 이 같은 국방예산 증가는 제2차 세계대전 이래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일이다. 국방비 규모는 트럼프 정부와 전임 버락 오바마 정부의 국정철학과 정책 우선순위를 확연하게 비교해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2012년에 향후 10년 동안 국방비를 1조290억 달러 삭감하겠다고 발표했다. 이 계획에 따르면 물가상승률까지 고려해도 2021년 국방비는 6000억 달러를 넘기지 않을 예정이었다. 하지만 ‘안보가 없으면 번영도 없다’는 구호를 내걸고 당선된 트럼프 대통령은 국방비로 대표되는 ‘하드 파워’ 강화에 돈을 아낌없이 쏟아부을 것으로 전망된다. 트럼프 정부의 첫 예산안에서 예산이 증액된 기관은 국방부(10%), 국토안보부(7%), 보훈처(6%) 등 3곳뿐이다. 이곳에 돈을 몰아주기 위해 ‘소프트 파워’에 들어가는 올해 예산은 기록적인 ‘칼질’을 당했다. 외교를 담당하는 국무부는 예산이 29%나 깎여 유엔 분담금과 세계은행(WB) 분담금 등을 대폭 삭감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 환경보호청(EPA)은 31%나 삭감돼 공무원 3200명을 감원하고, 기후변화 관련 연구 등 50여 개 환경 프로그램을 폐지해야 할 지경에 놓였다. 농업부(―21%), 노동부(―21%), 법무부(―20%) 등 모두 12개 부처가 예산이 깎였다. 대폭 늘어난 내년 국방비는 북한의 위협에서 미국 본토를 지키는 데 집중적으로 지출됐다. 북핵 위협을 고려해 미 국방부 산하 미사일방어국(MDA)에 미사일방어체계(MD) 강화 명목으로 85억 달러를 추가로 지출하기로 한 것이 대표적이다. NDAA는 아시아태평양 지역 동맹국들에 대한 무기 판매를 늘리고 동맹국들과의 군사 협력 및 훈련, 통합 방어 확대 방안 등을 계획서에 포함시켰다. 또 재래식 및 핵무기를 함께 장착할 수 있는 이중 능력 전략기 등 전략무기 배치 방안 및 훈련 계획, 아태 지역의 미사일 방어 능력, 중장거리 타격 자산을 포함한 미국 핵심 군사 자산의 전개 증가 등도 규정돼 있다.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 2017-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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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메르켈-슐츠, 어린시절 사진 맞대결

    24일 독일 총선을 앞두고 집권 기독민주당 총리 후보 앙겔라 메르켈 총리(63)와 사회민주당 총리 후보 마르틴 슐츠 당수(62)가 서로 어릴 적 사진을 내걸고 부동층 공략에 나섰다. 총선이 코앞인 상황에서 어린 시절 사진이 사실상 선거 승리를 위한 최후의 무기가 된 셈이다. 21일 공개된 기민당 선거 유세 포스터에는 1957년 당시 3세인 메르켈(왼쪽 사진)이 미소 짓는 흑백 사진이 크게 담겼다. 바로 옆에는 ‘누구든지 뭐든지 될 수 있는 독일을 위해’라는 글이 적혀 있다. 집권 기민당이 내세운 핵심 선거구호 ‘잘살고, 그리고 또한 살고 싶은 독일을 위하여’와 일맥상통하는 문구다. 이와 동시에 메르켈이 옛 동독에서 성장했지만 민주적 절차를 거쳐 통일 독일의 지도자로 선출됐다는 사실을 상기시키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사실 어린 시절 사진을 먼저 꺼내든 것은 메르켈을 힘겹게 추격 중인 슐츠였다. 그는 이달 초 반항적으로 보이는 초등학교 시절 자신의 흑백사진 위에 “나는 아비투어(고교 졸업·대학 입학 자격)가 없다. 나는 (대신) 직업교육을 받았다. 직업교육과 대학 진학 교육은 동등하게 취급돼야 한다”는 글을 적어 페이스북 프로필에 사용했다. 메르켈보다 한 살 어린 슐츠는 11학년(고교 2년) 때 낙제해 학교를 중퇴했다. 이후 19세부터 24세까지 알코올의존증자로 살았다. 정신을 차린 뒤에는 독학으로 영어 등 5개 외국어를 완전히 습득했고 직업교육도 받았다. 1987년 자신의 고향인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 뷔르젤렌 시장이 됐으며 이후 유럽의회 의장까지 지내는 반전의 이력을 만들어냈다. 19일 발표된 마지막 여론조사에 따르면 기민당·기독사회당 연합은 36.5%, 사민당은 22%의 지지를 받았다.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 2017-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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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학교건물 잔해속, 소녀의 손가락이 꿈틀…

    대지진이 멕시코 중부를 강타한 지 이틀째를 맞는 가운데 붕괴된 초등학교 잔해 밑에 깔린 12세 소녀의 구출에 전 세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수도 멕시코시티 남부 ‘엔리케 레브사멘’ 초등학교는 19일 오후 1시 15분 발생한 규모 7.1의 강진으로 붕괴돼 최소 30명의 어린이가 사망한 곳이다. 재난 현장에 투입된 구조대는 20일 오전 부서진 콘크리트 잔해 사이에서 작은 손가락 하나를 발견했다. 구조대원이 “내 말이 들리면 손을 움직여 봐”라고 외치자 놀랍게도 손가락이 까딱까딱 움직였다. 이 소식은 순식간에 멕시코 전역에 퍼졌다. 프리다 소피아로 알려진 12세 소녀는 대지진으로 슬픔에 빠진 멕시코 국민에게 희망의 아이콘으로 급부상했다. 소녀를 구출하기 위한 노력은 시시각각으로 멕시코 전역에 생중계됐고, 세계 유수의 언론사들도 앞다퉈 이를 보도했다. 구조대원은 콘크리트 잔해 사이를 비집고 나온 이 소녀의 손을 어루만지며 필사의 구조 노력을 다짐했다. 구조대는 소피아가 지진 당시 석재 테이블 밑에 피신해 목숨을 구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또 소녀의 주변에 실종 처리된 어린이 5명도 함께 있는 것도 밝혀졌다. 하지만 다른 어린이들의 생사는 알려지지 않았다. 그러나 구출은 쉽지 않았다. 중장비를 사용하면 건물이 추가로 무너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손으로 통로를 만들어야 해 하루 넘게 작업했지만 지진 발생 40시간 뒤인 21일 오전까지도 소녀를 꺼내지 못했다. 설상가상으로 밤에 비까지 내려 구조작업은 더욱 더디게 진행됐다. 멕시코 국민들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소녀의 무사 구출을 희망하는 수십만 개의 글을 올려 뜨거운 관심을 나타냈다. 다른 구조 현장에서도 구조의 골든타임으로 불리는 72시간 안에 한 명이라도 더 구하기 위해 ‘시간과의 싸움’을 벌이고 있다. 엔리케 페냐 니에토 대통령은 “1분, 1분에 사람 생명이 달렸다”며 신속한 구조작업을 독려하고 있다. 멕시코는 희생자를 추모하기 위해 3일간의 국가 애도 기간을 선포했다.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사망자는 점점 늘고 있다. 매체에 따라 다르게 집계되고 있지만 21일 오전 현재 전체 사망자는 250명을 넘었다.주성하 zsh75@donga.com·조은아 기자}

    • 2017-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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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초강력 허리케인 일주일만에 또 美 향해 북상

    미국 플로리다주에 엄청난 재난을 가져온 허리케인 ‘어마(Irma)’가 물러간 지 일주일 만에 최고 풍속 시속 약 249km의 4등급 허리케인 ‘마리아(Maria)’가 20일 오전 7시경(현지 시간) 카리브해의 미국령 푸에르토리코에 상륙했다. 푸에르토리코에서는 허리케인의 영향으로 약 90만 명이 정전 피해를 겪었다. 앞서 마리아는 19일 새벽 도미니카에 상륙해 최소 7명의 사망자를 냈다. 이날 루스벨트 스케릿 도미니카 총리는 페이스북에 “광범위한 피해가 발생했다. 우리는 무언가를 살 수 있는 모든 돈을 잃었다”고 밝혔다. 스케릿 총리는 앞서 총리 공관 지붕이 강풍에 날려 가는 모습을 페이스북으로 생중계하면서 “연락이 닿은 거의 모든 주민의 지붕이 날아갔다. 허리케인의 완전한 자비를 바랄 뿐이다”라고 했다. 미국 국립허리케인센터(NHC)에 따르면 마리아는 푸에르토리코에 상륙하기 직전 4등급으로 약화됐으나 여전히 5등급 허리케인 기준에서 시속 약 3.2km가 모자란 풍속을 유지하고 있다. 카리브해에서는 올해에만 5등급 초대형 허리케인이 세 차례 발생했다. 미국 공영라디오 NPR는 “강력한 허리케인이 1, 2주 간격으로 휘몰아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라고 했다.주성하 zsh75@donga.com·위은지 기자}

    • 2017-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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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레이건-부시 이어 ‘惡’ 언급한 트럼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9일 유엔 총회 기조연설에서 북한을 ‘불량체제로 구성된 작은 집단’이라고 규정하면서 “만약 올바른 다수가 사악한 소수에 맞서 싸우지 않는다면 악이 승리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북한을 겨냥해 ‘범죄자 무리(band of criminals)’ ‘타락한 정권(depraved regime)’ 등 강경 발언을 이어갔다. 트럼프 대통령의 ‘악의 승리’ 연설은 소련 붕괴의 이정표로 간주되는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의 1983년 3월 연설과 흡사하다. 당시 레이건 전 대통령은 소련을 ‘악의 제국(evil empire)’으로 지칭하면서 “소련이 역사의 마지막 페이지를 쓰고 있다”고 말했다. 이 연설은 당시 ‘원시적 연설’ ‘소련을 혐오하는 강박관념의 표출’ ‘역대 대통령 연설 중 최악의 연설’이라는 혹평을 들었다. 이번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이 ‘21세기 유엔 아닌 중세시대의 연설문’ 등의 비난을 받고 있는 것과 유사하다. 하지만 10년도 안돼 소련이 붕괴하면서 레이건 전 대통령의 연설은 역사적 연설로 남았다. 2002년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은 북한과 이란, 이라크를 대량살상무기(WMD)를 생산하는 ‘악의 축(Axis of Evil)’으로 규정했다. 이 연설 이듬해 이라크의 사담 후세인 정부는 미국의 공격을 받아 붕괴됐다.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 2017-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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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크롱 휴대전화 번호 유출… 문자폭탄 곤욕

    취임 4개월 만에 지지율이 반 토막 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사진)이 이번엔 문자메시지 ‘폭탄’을 맞아 곤욕을 치렀다. 마크롱 대통령이 지난 정부에서 경제장관을 지낼 때부터 알고 지내던 기자가 대통령의 개인 휴대전화 번호가 담겨 있는 휴대전화를 도난당한 것. 전화기를 훔친 범인은 대통령의 번호를 발견하고 10여 일 전에 프랑스 한 온라인 사이트에 공개했다. 그러자 누리꾼들이 마크롱 대통령에게 100여 건의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메시지 대부분은 마크롱 대통령의 국정운영을 비난한 것이었다고 프랑스 시사주간지 ‘샬랑주’가 18일 보도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취임 당시 66%가 넘던 지지율이 현재 30%대로 주저앉았다. 프랑스 엘리제궁은 대통령이 개인적으로 사용하던 아이폰 두 개 중 하나의 번호가 유출됐다고 인정했다. 이어 즉각 공개된 번호의 휴대전화를 정지시키고 대통령에게 새로운 전화기를 지급했다고 밝혔다. 프랑스에서 대통령 휴대전화 번호가 공개되긴 이번이 처음이다. 현지에선 대통령이 보안을 거치지 않은 개인 전화기를 사용하는 것은 문제라는 비난도 쏟아졌다. 이에 엘리제궁은 “대통령이 민감하지 않은 문제로 지인들과 통화할 때만 썼던 개인 용도의 전화기이므로 보안상 문제는 없다”며 “업무에서는 암호화된 통신장비를 사용한다”고 밝혔다.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 2017-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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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대북제재, 천장 아닌 바닥”… 원유차단 등 모든 옵션 거론

    북한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 제재 결의 사흘 만에 또다시 미사일 도발을 강행하자 미국과 국제사회는 ‘모든 옵션’을 거론하며 신속한 대응에 나섰다. 미국은 ‘원유 공급 차단’이라는 최후의 제재 카드를 다시금 언급하며 중국을 압박했다.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은 북한 미사일 발사 소식을 접한 뒤 즉각 성명을 발표해 “유엔 안보리 대북 제재 결의는 천장이 아니라 바닥”이라며 추가 대북 제재를 경고했다. 15일 오후(현지 시간) 긴급회의를 소집한 유엔 안보리에서 미국은 대북 원유공급 중단 또는 감량(현재는 연간 400만 배럴·60만 t)을 목표로 중국을 강하게 압박할 것으로 보인다. 틸러슨 장관은 “중국과 러시아도 그들 자신만의 직접적인 행동을 함으로써 이런 무모한 미사일 발사를 참지 못한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중국의 원유 차단은 과거에도 사용된 적이 있는 매우 강력한 수단이며 중국만 발휘할 수 있는 이 강력한 수단을 포기하거나 거절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중국이 2013년 72시간 대북 원유공급을 차단했던 사례를 통해 북한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이 제한적이라는 주장을 일축하고 당시 원유 공급 중단을 통해 북한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낸 것처럼 중국이 독자적으로 더 강력한 행동에 나서달라는 주문으로 해석된다. 그는 앞서 영국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도 “안보리에서 대북 원유공급 전면 중단 조치가 나오기 매우 어렵다”며 “중국이 대국으로서 스스로 결정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윌버 로스 미 상무장관도 대중 압박에 가세했다. 로스 장관은 “북한 핵·미사일 문제는 미 행정부의 최우선 과제이지만 북한 문제와 우리가 더 나은 무역정책을 갖는 것 사이에는 아무런 논리적인 충돌이 없다”고 강조했다. 무역적자 축소를 위한 강력한 대중 압박을 그만두진 않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19일 시작되는 제72차 유엔총회 일반토의에 참석하는 각국 정상들은 북한 핵 문제의 심각성을 제기하고 대북 제재 등에 대해 심도 깊은 논의를 진전시킬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안보리가 역대 최고 강도의 대북 제재를 내놓은 직후인 데다 유엔총회 일정을 고려하면 곧바로 추가 제재 논의를 시작하긴 쉽지 않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미국에서는 대북 군사적 옵션이 계속 거론되고 있다. 폴 라이언 미국 하원의장은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하기 전인 13일 “미군은 북한에 대한 다양한 옵션을 검토했으며, 옵션을 갖고 있다”며 “나는 제시된 계획과 옵션에 매우 감명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캘리포니아를 공격할 능력을 갖춘 핵으로 무장한 북한과 같이 살고 싶지 않다”며 “우리 군은 우리가 지시하는 모든 업무를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 핵부대의 최고사령관인 존 하이튼 전략사령관도 14일 “북한 6차 핵실험은 수소폭탄 실험인 것으로 보이며 그들이 2년 이내에 미 본토를 타격할 핵무기를 확보한다 해도 놀랄 일은 결코 아닐 것”이라며 우려를 표명했다. 한편 유럽연합(EU)은 14일 북한 핵실험에 따른 추가 제재 조치를 발표했다. EU 의회는 이날 “더 이상 북한 국민이 우리 영토에서 일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발표했다. 그동안 개별 국가에 맡겨 놓았던 북한 노동자 신규 고용을 EU 차원에서 처음으로 금지한 것이다. EU는 이미 나와 있는 북한 노동자를 모두 추방하는 방안도 논의 중이다.뉴욕=박용 parky@donga.com / 파리=동정민 특파원 / 주성하 기자}

    • 2017-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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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수출 90% 봉쇄… 송유관 못 잠갔지만 김정은 자금줄 타격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가 북한의 석탄 등 광물 수출을 단계적으로 차단한 것과 같은 방식으로 북한의 원유 및 정제유 수입을 옥죄기 시작했다. 노동당과 군부 등 권력기관의 자금줄인 광물과 수산물 수출 길을 차단한 데 이어 직물 수출까지 막고 새로운 해외 노동자 취업 길을 막은 것도 새 결의안의 성과다. 미국은 중국과 러시아의 반대로 북한의 생명줄인 원유 공급을 전면 차단하겠다는 초안을 원안대로 통과시키지 못했지만 북한의 추가 도발 시 원유 공급 차단 수위를 높일 수 있는 교두보도 마련했다. 북한에 큰 경제적 타격을 주는 성과는 얻었다. 원유를 합친 전체 북한 유류 수입의 30% 감소를 가져올 이번 조치에서 눈에 띄는 대목은 정제유 수입을 연간 200만 배럴(약 30만 t)로 제한한 것이다. 북한은 중국에서 받은 원유를 북한 평안북도 피현군 봉화화학공장에서 정제한다. 기술이 낙후됐기 때문에 원유 10만 t에서 휘발유와 디젤유를 각각 2만 t 정도만 얻을 수 있는 실정이다. 중국이 주는 원유의 40% 정도만 연료로 전환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정제유는 전량이 연료로 전환되기 때문에 북한은 최근 원유보다는 정제유 수입량을 늘려 왔다. 휘발유와 디젤유 중유 등은 우선 관용 및 군용 차량에 공급되기 때문에 이번 조치로 북한 권력기관과 군의 에너지난이 심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주민 경제에도 타격이 불가피하다. 북한 내부의 가격을 안정화시켜 주는 ‘장마당 경제’에선 유통이 핵심인데, 운송수단이 유류 부족으로 가동되지 못하면 쌀과 생필품 가격이 크게 오를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최종 결의안에 담긴 섬유·의류 수출 금지 조치 역시 북한 외화벌이의 마지막 기둥을 뽑아버린 것과 같은 효과를 낳을 것으로 보인다. KOTRA가 발표한 2016년도 북한 대외무역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북한 수출품목 1위는 석탄 등 광물로 11억9000만 달러(42.3%)를, 2위는 의류로 7억3000만 달러(25.8%)를 나타냈다. 지난달 5일 시작된 광물자원과 수산물 수출 금지에 이어 섬유 수출 금지 조치까지 더해지면 북한의 주요 수출 품목은 90% 이상 봉쇄된다. 김정은과 권력기관들의 달러 자금줄이 사실상 끊어지는 셈이다. 해외 노동자의 경우 미국은 고용과 기존 노동자에 대한 임금 지급을 금지하는 등 ‘전면금지’를 추진했으나, 최종안에는 신규 고용 시 안보리에서 허가를 받는 방안으로 다소 완화됐다. 안보리 결의 채택 이전에 고용이 확정된 북한 해외 노동자들은 12월 15일 이전에 안보리에 통보해야 한다. 가장 많은 북한 노동자를 고용하고 있는 중국과 러시아의 의견이 반영된 대목이다. 북한 노동자들은 중국, 러시아를 중심으로 전 세계 40여 개국에서 최소 5만 명 이상이 연간 약 2억 달러를 북한 정권에 벌어주는 것으로 추정된다. 최종안의 개인·단체 제재 대상 명단에 김정은이 삭제된 것 역시 북한의 반발을 우려한 중국과 러시아의 입김이 크게 작용했다는 후문이다. 미국은 이 조항을 빼주는 대신 정제유 쿼터 등을 관철시킨 것으로 보인다. 초안에는 김정은을 비롯해 그의 여동생 김여정 노동당 선전선동부 부부장, 황병서 김기남 박영식 등 5명이 제재 명단에 포함됐지만, 최종안에는 1명으로 줄었다고 로이터통신이 11일 보도했다. 또 초안에는 북한 정부, 노동당, 인민군, 당 중앙군사위, 고려항공 등 총 7개 기관도 제재대상에 추가된 것으로 전해졌지만 3개 조직으로 줄었다. 북한 유일의 항공사인 고려항공은 제재 명단에서 빠졌다. 주성하 zsh75@donga.com / 세종=최혜령 / 위은지 기자}

    • 2017-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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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엔, 대북 석유수출 30% 차단… 원유는 동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가 북한 관련 결의안 최초로 회원국들의 대북 석유 수출을 제한하는 조항에 합의했다. 이에 따라 원유 수출은 현재 수준으로 동결됐으며 휘발유와 중유 등 정제유는 연간 200만 배럴로 수출이 제한됐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들은 11일 “미국과 중국, 러시아가 북한에 대한 모든 석유 정제품의 공급과 수출을 연간 합계 200만 배럴로 제한하고 원유 공급은 현 수준에서 동결하며, 액화천연가스(LNG)와 초경질유(콘덴세이트) 수출은 전면 차단하는 데 합의했다”고 전했다. 당초 미국이 제안한 초안에는 전면적 대북 원유 공급 차단이 들어가 있었지만 주말 동안 중국 러시아와 물밑 협상 끝에 동결로 수위가 대폭 낮아졌다. 이에 따라 중국이 압록강 밑 송유관으로 공급하는 50만 t 등 대북 원유 지원은 당분간 그대로 유지되지만 북한 정제유 수입량은 절반 이상 줄어들게 된다. 원유까지 포함했을 때 북한의 전체 유류 수입의 약 30%가 이번 제재로 줄어들게 되면 북한이 추가 도발을 할 경우 원유 수입량도 제한될 가능성이 열렸다. 또 최종 제재안은 북한의 섬유제품 수출 금지 조항을 애초 미국이 제시한 초안 그대로 합의했다. 섬유는 석탄 등에 이어 북한의 주력 수출상품 가운데 하나로 연간 수출액이 약 7억5200만 달러(약 8500억 원) 규모로 추정된다. 이 밖에 북한의 해외 노동자에 한해 신규 비자는 허용해주지 않고 기존 비자는 연장하지 않으면서 북한이 상당한 피해를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섬유 및 해외 노동자 제재로 10억 달러의 외화벌이 차단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최종안에는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에 대한 여행 금지 및 자산 몰수 등의 조치가 빠졌으며 공해상의 북한 선박 강제검색 조항도 강도가 완화됐다. 유엔 안보리는 11일(현지 시간) 전체회의를 열어 공식 표결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겅솽(耿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안보리 결의안에 원유 금수 조치가 없고 김정은 자산 동결이 빠졌다’는 지적에 대해 “안보리의 반응과 조치는 반드시 한반도 비핵화 실현, 한반도 평화안정 보호, 평화적 방식을 통해 정치적으로 핵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주성하 zsh75@donga.com·신진우 기자 / 뉴욕=박용 특파원}

    • 2017-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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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북교역 전면중단-北선박 등록 취소… 北 국제고립 심화

    미국이 북한에 대한 원유 공급 차단을 핵심으로 하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 결의안 표결을 11일에 강행 처리하겠다고 밝히면서 ‘모든 것을 넣으려는’ 미국과 ‘최소한만 허용하려는’ 중국 및 러시아 사이에 힘겨루기가 한창이다. 이들 사이에 치열한 물밑 외교전이 벌어지는 가운데 세계 각국은 독자적 대북제재에 속속 참여하고 있다.○ 원유 공급 중단을 둘러싼 미중러 외교전 유엔에서 미국은 강경파 니키 헤일리 유엔 주재 미국대사가 전권을 쥐고 11일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안 표결을 밀어붙이고 있다. 중국과 러시아는 미국이 마련한 초안의 핵심인 원유 공급 중단에 대해 최종 결단을 내리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두 나라가 거부권을 행사해 결의안이 부결되면 중국을 겨냥한 세컨더리 보이콧(제3자 제재)과 대북 군사옵션 등 더 강력한 독자 제재를 밀어붙일 명분을 쥐겠다는 전략이다. 물밑 협상의 결과 타협안이 나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한 외교 소식통은 “안보리 제재안은 늘 진통을 거친 뒤 막판에 합의안이 도출됐다”며 “미국이 제재안 초안에서 한 발짝도 물러서지 않겠다는 것은 아닌 상황”이라고 말했다. 미중러 3국은 유엔에서 11일 표결 시한을 넘길 경우 양자 외교회담에서 추가 논의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중국 외교 수장인 양제츠(楊潔지) 국무위원은 12, 13일 미국에서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 등 미국 측 요인들과 만나 북한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다. 11일 유엔 안보리 표결을 막아보되 안 될 경우 미국의 독자적 대중(對中) 제재 범위를 최소화하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세르게이 럅코프 러시아 외교차관도 11, 12일 핀란드 헬싱키에서 토머스 섀넌 미 국무부 정무차관과 만나 북한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다.○ 각국 독자 대북제재 줄이어 중국은 최근 대형 국영은행에서 북한인 명의의 신규 계좌 개설과 기존 계좌를 통한 송금 등 일부 거래를 중단했다고 일본 교도통신이 9일 보도했다. 통신은 “유엔 안보리 결의에 따른 것이 아닌 중국 독자 조치”라며 “북한이 송금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석유 제품 수입이 급감했다”고 전했다. 통신은 “이 조치는 중국 국영은행이 미국의 독자적 금융제재 대상이 되는 것을 피하려는 의도도 있다”고 분석했다. 올해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의장국인 필리핀은 8일 대북 교역 전면 중단을 발표했다. 필리핀은 북한의 교역 상대국 중 4, 5위권으로 지난해 대북 수출 2880만 달러(약 326억 원), 수입 1610만 달러(약 182억 원)를 기록했다. 호주, 뉴질랜드 등 태평양 섬나라들의 협의체인 태평양도서국포럼(PIF) 회원국들은 8일 회원국 내 선박등록부에 올라 있는 북한 무역선과 어선의 등록을 취소하기로 했다. 북한은 그동안 태평양 국가들에 선박을 등록해 대북제재를 피해 왔다. 또 호주, 뉴질랜드 등은 자국민들에게 북한 여행 자제령도 내렸다. 추방 명령을 받은 김형길 멕시코 주재 북한대사는 10일 귀국길에 올랐다. 그는 떠나기 전까지 “우리는 가장 강력한 핵무기를 손에 넣었기에 두려울 것이 없다”고 큰소리를 쳤다. 아프리카 우간다는 자국 내에서 무술과 공군 훈련을 맡았던 북한군 고문단 19명을 이번 주 전원 철수시켰다.○ 고립된 북한은 유럽을 향해 신경전 고립된 북한은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였다. 제일 먼저 공격 대상이 된 국가는 프랑스였다. 9일 AFP통신에 따르면 리덕선 북한 외무성 유럽2국 부국장은 평양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최근 프랑스 고위 정치인들이 수소탄 폭발시험에 관해 어처구니없는 이야기를 해 사람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며 “핵무기가 그렇게 나쁜 것이면 프랑스가 먼저 핵무기를 포기해야 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장이브 르드리앙 프랑스 외교장관과 플로랑스 파를리 국방장관 등이 “북한이 몇 달 안에 핵·미사일로 미국은 물론이고 유럽까지 타격할 능력을 보유할 수 있다”고 우려하자 “핵·미사일은 미국을 상대한 자위용”이라고 반박한 것이다. 하지만 리 국장이 인터뷰를 진행한 지 몇 시간 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미국, 일본 정상과 잇따라 한 통화에서 “새로운 제재에 확고하고 단합된 태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 워싱턴=박정훈 / 파리=동정민 특파원}

    • 2017-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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