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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마사회가 27일 서울경마공원에서 8경주로 제25회 동아일보배 대상경주(총상금 3억 원)를 개최한다. 서울과 부경 통합 여왕을 가리는 퀸즈투어에 지난해 편입한 동아일보배는 4세 이상 암말들이 출전하는 1800m 장거리 경주다. 올해 퀸즈투어는 동아일보배에 이어 뚝섬배, KNN배, 경상남도지사배로 이어진다. 이번 대회에는 암말 레이팅(경주마의 능력을 수치화한 지수) 1위 라온퍼스트(5세·사진)가 출격한다. 승률은 56.3%, 복승률(우승 또는 준우승을 차지한 비율)은 62.5%에 달한다. 주요 경쟁마는 지난해 코리안오크스 대회 우승마 ‘최강블랙’(4세), 라온퍼스트와 부모마가 같은 ‘라온핑크’(4세), 출전마 중 1800m 최고 기록(1분53초00·2019년) 보유마인 ‘청수여걸’(7세)이다.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0.3’이 숫자는 미국프로농구(NBA) 간판스타인 세 선수가 가진 열정의 온도차라고 해도 무방해보인다. 다음달 정규시즌 종료를 앞둔 지금 리그 득점 상위권 세 선수의 득점왕 경쟁이 ‘0.3’이라는 숫자만큼 접전으로 치닫고 있다.24일 현재 NBA 경기 당 평균 득점 선두부터 3위까지는 단 0.3득점 차이다. 1위는 30.0득점의 르브론 제임스(38·LA 레이커스)가 차지하고 있다. 그 뒤를 조엘 엠비드(28·필라델피아·29.8득점)와 야니스 아데토쿤보(28·밀워키·29.7득점)가 쫓는 중이다. 24일 안방 필라델피아전에 결장한 제임스는 시즌 종료까지 9경기, 엠비드와 아데토쿤보는 각 10경기씩을 남겨뒀다.두 경쟁자보다 열 살이 많은 제임스는 각종 부상으로 결장이 잦았다. 엠비드(센터)와 아데토쿤보(포워드)보다 각각 5경기, 6경기 적게 뛰었다. 하지만 제임스는 림을 향해 총 1171번의 야투를 시도했다. 경기를 더 많이 뛴 두 경쟁자보다 많은 숫자다. 성공시킨 야투 수도 613개로 나머지 두 선수보다 많았다.야투의 무게도 달랐다. 제임스의 평균 3점슛은 2.8개다. 엠비드(1.3개), 아데토쿤보(1.1개)의 2배 이상이다. 3점슛 시도도 427번으로 200개가량을 던진 두 선수보다 훨씬 많았다. 제임스는 슛을 더 많이 쐈고, 그 중에서도 장거리 슛 비중이 더 높았던 것이다. 평균 0.3득점의 차이는 이렇게 탄생했다.이전까지는 1985~1986시즌 도미니크 윌킨스(62·애틀랜타·30.3점), 아드리안 댄틀리(67·유타), 앨릭스 잉글리시(68·덴버·이상 29.8점)이 0.5점 차이로 1~3위를 기록한 게 NBA 역사상 가장 치열한 득점왕 레이스였다. 1977~1978, 2011~2012시즌에도 평균 득점 1~3위가 1점 미만으로 갈렸다.제임스는 이번 시즌 NBA 역대 최고령 득점왕에 도전한다. 종전 최고 기록은 1997~1998시즌 마이클 조던(59)이 기록했던 35세(평균 28.7득점)다. 더불어 2007~2008시즌 이후 생에 두 번째 왕좌에 오르게 된다. 14시즌 만에 득점왕에 재등극하는 것도 NBA 역사에는 없던 일이다.다른 두 선수가 득점왕에 올라도 NBA의 역사는 새로 쓰게 된다. 엠비드는 1999~2000시즌 샤킬 오닐(50·LA 레이커스·29.7점) 이후 22년 만에 센터 득점왕을 노리고 있다. 아데토쿤보가 득점왕에 오르면 조던 이후 NBA 역사상 두 번째로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 파이널 MVP, 올해의 수비수에 이어 득점왕까지 차지한 선수가 된다.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프로야구 구단은 KIA와 삼성, 가장 인기 있는 야구 선수는 류현진(35·토론토)인 것으로 나타났다. 여론조사업체 한국갤럽은 2022 KBO리그 개막을 앞두고 15∼17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4명에게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를 23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국내 프로야구팀’은 KIA와 삼성(이상 9%)으로 나타났다. 이어 3위는 롯데(8%), 4위는 한화(7%)가 차지했다. 그 다음은 두산과 LG(공동 5위·5%)였다. 한국인에게 가장 인기 있는 야구 선수는 메이저리그(MLB)에서 활동 중인 류현진이었다. ‘국내외에서 활동 중인 한국 야구 선수 중에서 좋아하는 선수를 3명까지 뽑아달라’는 한국갤럽의 요청에 응답자 20%가 류현진을 꼽았다. 추신수(SSG)가 2위(8%), 이정후(키움)는 3위(6%)에 올랐다. MLB 세인트루이스에서 SSG로 복귀한 김광현도 4위(4%)에 자리했다. 이번 시즌 예상 우승팀 1위에는 두산과 삼성(이상 7%)이 함께 이름을 올렸다. 지난 시즌 통합우승을 거둔 KT의 우승을 예측한 응답자는 지난해(0.4%) 대비 10배(4%)로 늘었다. 이번 설문 결과에서는 야구의 인기 하락 추세도 관측됐다. 선호 구단 질문에서 응답자의 48%는 ‘좋아하는 국내 프로야구팀이 없다’고 답했다. 4년 전 이 부문 수치는 36%에 불과했다. 한국갤럽은 “이 조사를 시작한 1998년 이래 1위 팀 선호도가 10%를 밑돈 건 이번이 처음이다. 선호 구단이 없는 사람 비율도 최고치”라고 설명했다. 특히 좋아하는 국내 프로야구 선수가 ‘없다’는 응답은 2014년 45%에서 올해 63%로 올랐다.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돌아온 ‘좌완 듀오’ 양현종(34·KIA)과 김광현(34·SSG)이 같은 날 프로야구 시범경기 무대에 올랐다. 양현종이 2경기 연속 무실점 호투를 이어간 반면 김광현은 복귀 첫 경기에서 광속구를 선보이다가 홈런을 허용하면서 아쉬움을 남겼다. 양현종은 22일 광주 KIA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두산과의 시범경기에 선발 출전해 4이닝 3피안타 1볼넷 6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속구 평균 구속이 시속 138km로 빠른 편은 아니었지만 속구로 채운 카운트 뒤에 시속 120km대 체인지업과 슬라이더를 결정구로 던지며 타자 16명을 빠르게 지워냈다. 위기 때마다 투구 운용 능력도 빛을 발했다. 양현종은 1회초부터 강진성(29)과 김재환(34)에게 연속 안타를 허용하며 2사 1, 3루로 몰렸지만 다음 타자 박세혁(32)을 삼진 처리하며 실점 위기에서 벗어났다. 3회초 2사 1, 2루 고비에서도 4번 타자 김재환을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첫 시범경기(12일 NC전 3이닝)에 이은 무실점 피칭이었다. KIA와 두산은 이날 4-4 동점으로 승부를 내지 못했다. 양현종은 “스트라이크를 많이 던진 점이 고무적이다. 시범경기 후 개막전에 맞춰 올라간다고 해도 컨디션에 큰 문제는 없을 것 같다”며 개막전 출전 의지를 드러냈다. 2019년 10월 14일 키움전 이후 890일 만에 KBO리그 무대를 밟은 김광현은 최고 시속 150km의 속구를 뿌렸다. 김광현은 이날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LG 경기에서 6회초 선발 이반 노바에게서 마운드를 이어받았다. 등판과 동시에 선두 타자 신민재(26)에게 시속 146km 속구를 내리꽂은 김광현은 3분도 안 돼 3탈삼진을 솎아내며 삼자범퇴 이닝을 만들었다. 호된 복귀 신고식도 치렀다. 7회초 2사 주자 없는 상황에 나선 송찬의(23·LG)가 스트라이크존 한가운데로 정직하게 들어온 김광현의 시속 150km 초구를 받아쳐 좌측 담장을 넘긴 것이다. 이날 3타수 3안타를 쳐낸 송찬의는 첫 타석에서도 전직 메이저리거인 노바에게 중월 1점 홈런을 치는 등 멀티 홈런을 기록하며 시범경기 홈런 단독 선두(5홈런)로 올라섰다. 김광현은 2이닝 2피안타(1피홈런) 4탈삼진 1실점을 기록했다. 그는 “라이브피칭 때 체인지업이 좋다는 얘기를 들어서 ‘오른손 타자(송찬의)에게 던져봐야지’ 하다 홈런을 맞았다. 구속에는 만족한다. 몸 상태가 80, 90% 정도 된 것 같은데 앞으로 (구속이) 더 잘 나올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LG는 SSG에 4-2 승리를 거뒀다. 한편 대구에서는 삼성의 새 외국인 투수 알버트 수아레즈가 키움전에서 4이닝 무실점 7-1 승리를 이끌었다. 수원에서는 KT가 한화에 6-4 승리를 거두며 2연승을 달렸다. NC는 5연승을 달리던 롯데를 5-4로 꺾었다.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4년을 기다린 ‘봄바람’이 프로야구 롯데 팬들의 콧속에 흘러들어간 하루였다. 롯데는 21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NC와의 시범경기에서 5-3으로 이기며 5연승을 달렸다. 시범경기 5승 1패로 리그 1위로 올라섰지만 더 반가운 소식은 4년간 잠잠했던 기대주의 호투였다. 2022시즌 롯데의 선발 후보 중 하나인 이승헌(24)은 이날 승리의 일등공신이었다. 이승헌은 이날 4회초 중간계투로 마운드에 올랐다. 롯데는 선발 최준용(21)이 3이닝 동안 4피안타(1피홈런) 2볼 3실점으로 흔들리며 2-3으로 끌려가던 중이었다. 이승헌은 시속 140km대 속구로 카운트를 올린 후 결정구 체인지업으로 범타와 헛스윙을 유도했다. 13명의 타자를 상대하는 동안 2탈삼진을 포함해 안타 없이 무실점을 기록했다. 이승헌이 상대 타선을 봉쇄하자 힘을 얻은 롯데의 방망이가 불을 뿜기 시작했다. 4회말 2사 1루에서 9번 타자 지시완(28)이 김진우(20)의 공을 우중간 2루타로 연결시키며 3-3 동점을 만들었다. 6회 이대호(40)가 1타점 역전 적시타, 7회 신용수(26)가 추가 1타점 2루타로 승리를 굳혔다. 이승헌은 이날 시범경기 첫 승을 수확했다. 키 196cm, 체중 100kg의 이승헌은 마산용마고 3학년이던 2017년 제71회 황금사자기에서 모교를 준우승으로 이끌며 주목을 받았다. 그해 롯데에 2차 1라운드 3순위로 지명됐지만 2020시즌 정규시즌 중 상대 타자의 강습 타구에 머리를 맞아 쓰러지는 부상을 당했다. 지난해에도 오른손 중지 건초염(근육과 뼈를 연결하는 조직에 염증이 생긴 질환)을 앓으며 기량을 펼치지 못했다. 이날 경기 뒤 이승헌은 “지난해에는 제구가 잘 안돼 힘들었는데 오늘은 구석구석 제구가 잘 됐다”며 “꾸준히 건초염 치료를 하면서 확실히 좋아지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SSG는 이날 문학에서 만난 LG를 5-0으로 꺾으며 LG의 시범경기 4연승 무패행진에 제동을 걸었다. 대구에서는 삼성의 대타 김동엽(32)이 키움에 끝내기 1타점 2루타를 쳐내며 4-3 승리를 이끌었다. 5연패에 빠졌던 두산은 광주에서 KIA에 6-4로 이기며 첫 승을 신고했다. 수원에서는 KT와 한화가 6-6 동점을 기록했다.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서부콘퍼런스 1위 피닉스가 미국프로농구(NBA) 30개 팀 가운데 가장 먼저 플레이오프(PO) 진출을 확정했다. 피닉스는 10일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FTX아레나에서 열린 정규리그 경기에서 동부콘퍼런스 1위 팀 마이애미에 111-90, 21점 차 승리를 거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5경기 만에 복귀한 데빈 부커(26·사진)가 23득점, 8리바운드, 8어시스트를 기록하면서 팀 승리를 이끌었다. 지난 시즌 11년 만에 PO 무대를 밟았던 피닉스는 이날 승리로 53승 13패(승률 0.803)를 기록하면서 남은 경기 결과에 관계없이 2년 연속으로 PO 무대를 밟게 됐다. 피닉스는 서부콘퍼런스 2위 멤피스(45승 22패·승률 0.672)에 8.5경기 앞서 있는 상태다. 반면 마이애미는 이날 패배로 44승 23패(승률 0.657)를 기록하면서 ‘디펜딩 챔피언’ 밀워키(42승 25패·승률 0.627)에 2경기 차로 쫓기게 됐다. 밀워키는 이날 안방경기에서 애틀랜타를 124-115로 꺾고 6연승에 성공하는 등 최근 10경기에서 7승 3패를 기록하면서 상승세를 타고 있다. 서부콘퍼런스 9위 LA 레이커스는 이날 휴스턴에 130-139로 패하면서 워싱턴을 115-109로 물리친 8위 LA 클리퍼스에 5.5경기 차로 뒤지게 됐다. 이날 패배로 레이커스는 방문경기 9연패에 빠졌다. 레이커스의 ‘킹’ 르브론 제임스(38)는 23득점, 14리바운드, 12어시스트로 시즌 다섯 번째 트리플 더블을 남겼지만 팀 패배를 막지 못했다. 12어시스트는 이번 시즌 개인 최다 기록이기도 하다. 한편 그레그 포포비치 샌안토니오 감독의 NBA 역대 최다승(1336승) 등극은 다음 기회로 미뤄지게 됐다. 8일 레이커스를 상대로 포포비치 감독에게 통산 1335번째 승리를 안긴 서부콘퍼런스 12위 샌안토니오는 이날 안방경기에서 토론토에 104-119로 무릎을 꿇었다. 샌안토니오는 12일 AT&T센터로 서부콘퍼런스 4위 유타를 불러들여 시즌 26승(41패)에 도전한다.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같은 1위라고 다 같은 1위가 아니었다. 미국프로농구(NBA) 각 콘퍼런스의 선두가 맞붙는 빅매치에서 피닉스가 마이애미를 21점차로 꺾으며 압도적인 기량 차이를 선보였다. 10일 서부콘퍼런스 1위 피닉스는 동부콘퍼런스 1위 마이애미의 안방인 미국 마이애미 FTX 아레나에서 열린 맞대결을 111-90으로 이겼다. 직전 맞대결인 1월 9일 경기에서 100-123으로 대패했던 피닉스였지만 이날은 달랐다. 피닉스는 승률 80%(52승 13패)의 위력이 무엇인지 마이애미(66.7%·44승 22패)에게 가르쳐줬다. 경기 초반만 해도 피닉스의 압승을 예상하긴 어려웠다. 마이애미의 포워드 던컨 로빈슨(28)은 1쿼터에만 3점슛 4개를 꽂아넣으며 팀의 11점차 리드를 가져왔다. 하지만 57-55로 미세하게 앞서며 3쿼터에 들어선 피닉스가 제공권을 장악하면서 분위기가 바뀌었다. 특히 역습 위기 때마다 이날 15리바운드 11득점을 기록한 저베일 맥기(34)가 상대의 맥을 끊었다. 이날 복귀전을 치른 피닉스의 가드 데빈 부커(26)가 승리의 핵심이었다. 3일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프로토콜로 1주간 경기에 뛰지 못했던 그는 이날 양 팀 최다인 23득점을 쏟아냈다. 공격뿐 아니라 8리바운드 9어시스트 2스틸 2블록 등 수비에서도 맹활약했다. 특히 7번의 3점슛 시도 중 4번을 성공시키면서 경기 후반 마이애미의 추격 의지를 끊어냈다. 피닉스는 이날 4쿼터에 최대 27점차까지 점수를 벌리기도 했다. 경기 뒤 부커는 “1주일간의 휴식으로 컨디션이 좋았다. 내 리듬을 다시 찾으려고 했고, 내 장기를 다시 발휘할 수 있는 준비가 된 상태였다”며 “마이애미는 직전 우리 안방에서 열린 맞대결에서 치욕스러운 패배를 남겼다. 오늘 그 복수를 제대로 하고 싶었는데 이길 수 있게 돼 정말 기쁘다”고 밝혔다. 이날 승리로 피닉스는 서부콘퍼런스 2위 멤피스와 승차를 8.5경기로 벌렸다. 한편 이날 그레그 포포비치 샌안토니오 감독의 NBA 감독 역대 최다승(1336승) 도전은 다음으로 미뤄졌다. 샌안토니오는 미국 텍사스주 AT&T 센터에서 만난 토론토와의 안방경기에서 104-119로 졌다. 돈 넬슨 전 골든스테이트 감독(82·미국)과 최다승 타이기록(1335승)에 올라있는 포포비치 감독은 12일 유타와 맞대결에서 단독 최다승 기록에 재도전한다.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사자 대장’은 “착잡하다”고 했다. 그러나 ‘아기 사자’는 “기다렸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KK’ 김광현(34·SSG)의 한국 프로야구 복귀 소식을 접한 허삼영 삼성 감독과 이 팀 ‘토종 에이스’ 원태인(22·사진)의 반응이다. 허 감독은 “쉽지 않은 시즌이 될 것 같다”며 한숨을 쉰 반면 원태인은 김광현과 맞대결을 벌일 날만 기다리고 있다. 원태인은 8일 동아일보 전화 인터뷰에서 “메이저리그에서 성공한 대선배와 맞대결을 벌이는 것 그 자체로 영광”이라면서도 “맞대결을 벌이면 반드시 이길 것”이라고 다짐했다. 원태인이 신인이던 2019년 김광현도 KBO리그에서 뛰었지만 두 투수가 선발로 맞붙은 적은 없다. 원태인은 4승 8패 평균자책점 4.82로 데뷔 첫 시즌을 마감했다. 그러나 그해 6월 9일 문학 방문경기에서 SK(현 SSG)의 외국인 에이스 소사(37·도미니카공화국)의 코를 납작하게 한 적이 있다. SK에서 ‘우승 비밀 병기’로 영입한 소사의 국내 복귀전에서 5이닝 무실점을 기록하며 팀의 9-0 승리를 이끈 것. 이 승리로 삼성은 SK 상대 7연패에서도 탈출할 수 있었다. 원태인이 ‘연패 스토퍼’ 노릇을 톡톡히 해낸 것이다. 이후 2년 넘게 시간이 흐르면서 원태인은 리그에서 손꼽히는 투수가 됐다. 근력을 키우자 속구 평균 시속이 2019년 139.9km에서 144.4km로 5km 가까이 늘었다. 당연히 성적도 올랐다. 원태인은 지난해 14승 7패 평균자책점 3.06을 기록했다. 시즌 중간에는 태극마크를 달고 2020 도쿄 올림픽 무대도 밟았다. 지난해 속구(46.2%)와 체인지업(29.7%)을 주로 던졌던 원태인은 이번 시즌 슬라이더(17.2%) 구사율을 더욱 끌어올릴 계획이다. 슬라이더는 김광현이 KBO리그에서 통산 136승(77패)을 거둘 수 있도록 도운 구종이기도 하다. 비시즌 동안 더욱 빠르고, 더욱 크게 변하는 슬라이더를 구사할 수 있도록 ‘피칭 디자인’에 힘을 쏟았다는 원태인은 “아직 100%는 아니다”면서 “남은 기간 옆으로 휘는 동시에 아래로도 떨어져 상대 타자가 코스를 예측하기 힘든 공을 완성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원태인은 지난해 1위 결정전에서 6이닝 동안 삼진 8개를 잡았지만 1비자책점을 내주면서 패전 투수로 남았다. 삼성도 정규시즌 1위 자리를 KT에 내줬다. 이번 시즌에는 정규리그 1위 자리를 놓치지 않기 위해, 그리고 김광현과 맞붙어 승리를 거둘 수 있도록, 원태인은 비스듬히 잡은 공을 던지고 또 던지고 있다.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8일 메이저리그(MLB) 세인트루이스에서 2년간 활약한 ‘KK’ 김광현(34·SSG)의 KBO리그 복귀 소식에 허삼영 삼성 감독은 “착잡하다”고 말했다. “쉽지 않은 시즌이 될 것 같다”며 한숨을 쉬기도 했다. 그런데 이날 허 감독의 소속팀 선수 중 “대선배와 맞대결이 기다려진다”며 기대감을 드러낸 이가 있다. 국가대표 투수 원태인(22)이다. 원태인에게 김광현은 ‘하늘같은 선배’다. 원태인이 데뷔한 2019시즌에 SK(현 SSG)의 12년차 투수였던 김광현은 MLB로 떠나기 전 KBO리그에서 마지막 공을 던졌다. 그해 원태인이 4승 8패 평균자책점 4.82를 기록하는 동안 김광현은 17승 6패 평균자책점 2.51의 호투를 선보였다. 원태인은 당시 김광현을 “우리 팀 타자 전원을 압도했던 투수”라고 회상했다. 그럼에도 원태인이 김광현과의 맞대결에서 ‘착잡함’ 대신 ‘기대감’을 드러낸 건 그 사이 변화 때문이다. 원태인은 8일 동아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MLB에서 성공한 대선배와 맞대결은 영광이겠지만 선발 투수로 마주치게 되면 반드시 이겨낼 것”이라고 다짐했다. 2년 동안 원태인은 14승 7패 평균자책점 3.06(이상 2021시즌)을 기록하는 팀 에이스로 부상했다. 2020 도쿄 올림픽 때는 국가대표로 선발되기도 했다. 원태인의 괄목할 만한 성장의 비결은 구속에 있었다. 별다른 웨이트 훈련을 해보지 않았던 원태인은 지난해 비시즌 당시 스¤ 무게를 180kg까지 올리는 등 근력 강화에 집중했다. 그 결과 2019시즌 시속 139.9km에 불과했던 속구 평균 구속이 2021시즌 144.4km까지 치솟았다. 특히 이번 시즌에는 원태인의 ‘서드피치(Third Pitch·세 번째 구종)’ 슬라이더도 주목해야 한다. 지난 시즌 원태인의 슬라이더 구사율은 17.0%다. 주로 속구(46.2%)와 체인지업(29.5%)을 던지는 원태인은 이따금씩 슬라이더로 헛스윙을 유도해냈다. 횡으로 꺾이는 일반적인 슬라이더와 달리 원태인의 슬라이더는 종과 횡 모두로 꺾여 예측이 어렵다. 원태인은 이번 시즌 이 슬라이더의 변화 폭을 넓이고 구속도 끌어올리며 날카롭게 가다듬고 있다. “아직 100%는 아니다”라는 슬라이더 기량을 충분히 끌어올린다면 그의 공언대로 김광현과 선발 맞대결도 해볼 만한 승부가 될 수 있다. 평소 꿈꿔왔던 ‘꾸준한 10승 이상 투수’란 목표도 불가능한 일은 아닐 것이다. 개막을 한 달 앞두고 원태인의 마음 속에는 지난 시즌 놓친 정규리그 우승에 대한 열망이 다시 피어오르고 있다.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얼른 내 기록을 깨줬으면 좋겠다.” 미국프로농구(NBA) 감독 역대 최다승(1335승)에 빛나는 돈 넬슨 전 골든스테이트 감독(82·미국)은 2년 전 이렇게 말했다. 주어가 없는 막연한 바람이 아니었다. 넬슨 전 감독은 정확히 그레그 포포비치 샌안토니오 감독(73·미국·사진)을 지목하며 “그가 내 기록을 깰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넬슨 전 감독의 바람이자 예언이 단 1승 앞으로 다가왔다. 8일 포포비치 감독이 이끄는 샌안토니오는 미국 텍사스주 AT&T센터에서 열린 안방경기에서 LA 레이커스를 117-110으로 물리쳤다. 이날 승리로 포포비치 감독은 통산 1335승을 기록하며 넬슨 전 감독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원래 샌안토니오 단장이었던 포포비치 감독은 1996∼1997시즌 팀이 3승 15패(승률 0.167)로 시즌을 시작하자 밥 힐 감독(74)을 해고한 뒤 본인이 지휘봉을 잡았다. 1996년 12월 15일 안방경기에서 댈러스를 상대로 감독 데뷔 첫 승을 거둔 그는 감독이 된 다음 시즌인 1997∼1998시즌부터 2018∼2019시즌까지 22시즌을 연달아 팀을 플레이오프(PO) 무대로 이끌었다. 그중 다섯 차례는 우승 트로피까지 안았다. 세 차례 ‘올해의 감독상’ 수상자로 뽑힌 그는 지난달 NBA 역사상 가장 위대한 감독 15명 중 한 명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포포비치 감독과 넬슨 전 감독은 ‘청출어람’이라는 표현이 딱 어울리는 사이다. 포포비치가 NBA 지도자가 될 수 있었던 건 넬슨 전 감독이 1992∼1993시즌 골든스테이트에서 그를 코치로 채용했기 때문이다. 반면 감독이 된 뒤 통산 승률은 포포비치 감독(65.8%)이 넬슨 전 감독(55.7%)에게 앞선다. 넬슨 전 감독이 1335승을 기록하는 데는 2398경기가 필요했지만 포포비치 감독은 370경기가 적은 2028경기 만에 1335승을 기록했다. 370경기는 네 시즌 반에 해당하는 차이다. 포포비치 감독은 이르면 10일 토론토를 상대로 NBA 역대 최다승 감독으로 이름을 올릴 수 있다. 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2014년 경기 일산의 한 당구장에 34세 청년이 불쑥 찾아왔다. 사장에게 자신을 당구 선수라고 소개한 그는 구석 테이블을 가리키며 “저 분과 당구를 쳐보고 싶다”고 부탁했다. ‘저 분’은 당시 국내 랭킹 1위 김경률(1980~2015)이 홀로 훈련하고 있었다. 전북 전주시에서 기차를 타고 4시간을 달려온 그는 첫 경기서 34-40, 두 번째 경기서도 33-40으로 패한 뒤 발걸음을 돌렸다. 두 게임에서 모두 졌지만 청년은 얼굴 가득 미소를 뜬 채 떠났다. 이 ‘청년’은 2011년 당구 선수로 등록한 늦깎이 선수 김임권(42)이었다. 선수로서 가능성을 확신하지 못하던 김임권은 ‘우리나라에서 당구를 잘 치는 선수와 붙어 보고 노력해서 이길 자신이 있으면 계속해보자’고 마음먹었다. 2전 전패에도 김임권이 웃을 수 있던 건 언젠가 김경률을 넘어설 자신이 생겼기 때문이었다. 김경률을 당차게 찾아갔던 무명 선수 김임권은 8년이 지난 지금도 거침이 없었다. 이달 4일 자신의 첫 프로당구(PBA) 첫 결승 무대였던 웰컴저축은행 웰뱅 PBA 챔피언십 결승전에서 상금 랭킹 1위 프레드릭 쿠드롱(54·벨기에·웰컴저축은행)을 풀세트까지 몰아붙였다. PBA 최다(5회) 우승자인 쿠드롱을 결승전에서 풀세트까지 끌고 간 건 김임권이 유일하다. 원래 김임권은 당구와는 별다른 연이 없었다. 스키선수였던 형 김태영 씨(53)를 따라 고등학생 때부터 스키를 배워 10년 넘게 스키 강사, 스키 장비 판매자로 일했다. 취미로 배운 당구에 재미를 붙인 뒤 함께 당구장에 다니던 친구들이 “선수 한번 해보라”고 권유하면서 선수의 길로 들어섰다. 김임권은 “당구와는 무관해 보이지만 스키 강사 경험이 큰 자산이 됐다. 스키를 하며 하체 근육을 단련한 덕에 공을 칠 때 늘 서있어야 하는 당구에서도 경기력 유지에 큰 도움이 된다”며 “다만 예민한 성격은 극복해야 한다. 연습 때는 잘하다가도 실제 경기가 열리는 장소나 조명에 변화가 생기면 집중력이 흐려진다. 최근에는 경기 외적인 요소에 흔들리지 않기 위해 당구대만 응시하는 습관을 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동안 김임권이 두각을 드러내지 못했던 데도 예민한 성격이 영향을 끼쳤다. PBA 첫 번째와 두 번째 시즌 그의 최고 성적은 17위에 불과했다. 128강, 64강에서 4인 1조 서바이벌 형식으로 경기를 진행하면서 신경 쓸 요소가 많아 경기에 집중하기가 어려웠다. 반면 128강부터 한 사람씩 맞붙는 세트제로 바뀐 이번 시즌에는 성적이 급상승했다. 왕중왕전 성격의 월드챔피언십(19일)을 앞둔 그의 목표는 우승이다. 지난 대회에서는 쿠드롱에게 우승 트로피를 내줬지만 “노력하면 다음에는 이길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이를 ‘근자감(근거 없는 자신감)’으로만 치부하기는 어려워보인다. 8년 전 김경률에게 진 뒤 자신감을 얻었던 김임권은 이후 김경률과 두 번 만나 두 번 모두 이겼다.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당구를 잘 치려면 공처럼 둥근 마음, 테이블처럼 넓은 생각, 그리고 큐대처럼 곧은 의지가 필요하다. 프레드릭 쿠드롱(54·벨기에·웰컴저축은행·사진)이 프로당구(PBA) 역사상 처음으로 3개 투어 연속 우승을 차지할 수 있었던 것도 물론 이 세 가지를 모두 갖췄기 때문이다. 크라운해태 챔피언십, NH농협카드 챔피언십에서 연속 우승을 했던 쿠드롱은 4일 경기 고양시 빛마루방송지원센터에서 열린 웰컴저축은행 웰뱅 챔피언십 PBA 결승전에서 김임권(42)에게 4-3(13-15, 14-15, 15-0, 15-8, 8-15, 15-13, 11-4) 역전승을 거두고 2021∼2022시즌 4∼6차 정규투어 우승을 모두 차지했다. ▽둥근 마음=쿠드롱은 전 세계 3쿠션 4대 천황으로 불리는 자타공인 최강 실력자이지만 동호인과 연습 경기를 치르는 장면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동호인은 세계 최고 당구 고수에게 한 수 배울 기회이지만 쿠드롱으로서는 별로 득이 될 게 없어 보이기도 한다. 쿠드롱은 “나는 네덜란드어, 프랑스어, 영어, 독일어, 스페인어 그리고 당구까지 6개 언어를 할 줄 안다. 한국어는 못하지만 한국인과 당구를 통해 마음을 나눌 수 있다”고 웃으며 “나도 이런 경기를 통해 경기 감각을 유지하고 또 경기를 풀어가는 새로운 관점을 발견할 수 있다. 내가 동시통역사 대신 당구 선수가 된 이유”라고 말했다. ▽넓은 생각=쿠드롱의 스트로크에는 망설임이 없다. 쿠드롱의 경기 진행 속도는 난구(難球)를 만날수록 더욱 두드러진다. 어려운 공을 마주했을 때도 테이블을 넓게 보고 바로 슛을 준비한다. 쿠드롱은 “시간을 끌면 오히려 집중력이 떨어진다. 길이 보이면 바로 쏴야 한다”며 웃었다. 물론 쿠드롱이 실제로 빨리 길을 찾을 수 있는 건 ‘초크 같은 희생정신’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쿠드롱은 “나는 이 자리를 오래 지키는 것 말고는 재미를 모르는 사람이다. 술, 담배는 물론이고 파티도 할 줄 모른다”며 웃었다. ▽굳은 의지=쿠드롱은 이번 웰뱅 챔피언십 결승전에서 먼저 두 세트를 내주고도 결국 역전에 성공했다. 그러나 이 정도 역전승은 딕 야스퍼스(57)를 상대로 거둔 역전승에 비하면 새 발의 피다. 쿠드롱은 50점 내기에서 야스퍼스에게 6-44로 뒤지다 50-48로 경기를 뒤집은 적이 있다. 쿠드롱은 “나는 어릴 때 아버지가 운영하는 클럽에서 용돈벌이로 처음 당구와 인연을 맺었다. 경기에서 지면 용돈이 없었기 때문에 어릴 때부터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법을 배울 수 있었다”며 웃었다. 쿠드롱은 이번 우승으로 상금 1억 원을 추가해 PBA 역대 최고인 누적 상금 5억5800만 원을 기록하게 됐다. 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가 미국여자프로농구(WNBA) 스타 브리트니 그라이너(32·사진)를 구금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6일 미국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러시아 세관 당국은 지난달 WNBA의 한 선수를 구금했다. 모스크바 셰레메티예보 공항 수하물 검사 과정에서 해시시오일(대마 농축액)을 소지했다는 게 이유다. 세관은 선수의 이름을 밝히지 않았지만 함께 공개한 수하물 검사 영상에서 그라이너임이 확인됐다. 러시아에서 마약 운반 범죄는 최고 10년형까지 받을 수 있다. 그라이너 구금 소식에 일부 외신에서는 미국의 대러 제재 강화에 대한 반발이라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이번 사태로 미국 등 서방 국가들은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스위프트) 경제망에서 러시아 은행 7곳을 배제하기로 하는 등 제재의 강도를 높이고 있다. 이에 5일(현지 시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현재 시행되고 있는 제재는 선전포고와 비슷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라이너는 WNBA 올스타에 일곱 차례 오른 미국의 대표 센터다. 2013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1순위로 피닉스에 지명을 받았고, 이듬해 소속팀을 우승으로 이끌었다.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과 2020 도쿄 올림픽에서 국가대표로 활약하며 금메달을 따냈다. 그는 WNBA 비시즌에 러시아의 여자프로농구팀인 UMMC 예카테린부르크 구단에서 뛰었다. 그라이너의 구금 사실이 알려진 6일 피닉스는 구단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에 “러시아 상황을 유심히 관찰하고 있으며 그라이너의 가족과 꾸준히 연락을 주고받고 있다”고 밝혔다. 이 게시글에는 “그라이너의 안전한 귀국을 기도한다”는 등 팬들의 댓글이 200여 개 달렸다.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스포츠에서 1, 2점차로 패한 선수는 보통 좌절감을 겸험하게 마련이다. ‘운이 따르지 않는다’는 생각을 떨치기가 어려운 것. 반면 같은 상황에서 ‘다음에는 이길 수 있겠다’고 생각하는 선수가 있다. 곤경 속에서도 희망을 찾을 줄 아는 부류다. 희망을 잘 찾아내는 게 챔피언의 덕목이라면 프로당구(PBA)에서는 ‘머신 건’ 프레드릭 쿠드롱(54·웰컴저축은행·벨기에)을 따라올 자가 없다. 쿠드롱은 4일 경기도 고양 빛마루방송지원센터에서 열린 웰컴저축은행 웰뱅 챔피언십 결승전에서 김임권(42)에 4-3(13-15, 14-15, 15-0, 15-8, 8-15, 15-13, 11-4) 역전승을 거두며 우승 트로피와 상금 1억 원을 거머쥐었다. 각각 2점, 1점차로 진 1, 2세트에서 쿠드롱도 처음에는 “운이 따라주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자타공인 PBA 최강자로 불리는 쿠드롱은 개인 첫 결승 무대에 오른 김임권을 상대로 초반부터 고전했다. 1세트 13-13에서 2점을 내주며 패배, 2세트 14-14 동률에서도 단 1점을 내주며 졌다. 쿠드롱도 이날 “특별히 어려웠던 경기”라고 되뇔 정도였다. 그러나 좌절은 거기까지였다. 5이닝 만에 15점을 몰아치며 3세트를 가져온 쿠드롱은 4세트에서도 7점차로 상대를 압도했다. 이후 5, 6세트를 1승 1패로 마친 쿠드롱은 마지막 7세트에서 7이닝 6득점을 독식하며 경기를 마무리했다. 쿠드롱은 “정신적으로 성장할 수 있던 경기라 승리에 자부심을 느낀다”며 “오늘처럼 어려운 경기를 하면서도 이길 수 있다는 것에 스스로가 놀랍고 자랑스럽다”고 밝혔다. 이날 승리로 쿠드롱은 현역 최강자임을 다시 입증했다. 쿠드롱은 지난해 12월 열린 크라운해태 챔피언십 우승에 이어 올해 1월 막을 내린 NH농협카드 챔피언십 우승, 이번 대회 우승까지 3회 연속 우승을 기록했다. 최다승 부문에서도 4회 우승으로 1위에 올라있던 쿠드롱은 이 카운트를 ‘5회’로 늘려놓았다. 쿠드롱은 이날 승리로 PBA 역사상 처음으로 누적상금 5억 원을 돌파해 5억5800만 원 고지에 올랐다. 쿠드롱은 이제 이번 시즌 마지막 개인 대회이자 왕중왕전 성격의 월드챔피언십을 앞두고 있다. 7차 대회인 월드챔피언십은 이달 19일 막을 올릴 예정이다. 한편 3일 같은 장소에서 열린 여자프로당구(LPBA) 결승에서는 임정숙(36·SK렌터카)이 상대 최지민(30)을 4-2(11-2, 11-9, 9-11, 11-10, 1-11, 11-2)로 꺾고 통산 4회 우승탑에 올랐다. LPBA 투어 원년인 2019년 7개 대회 중 3승을 쓸어담으며 ‘여왕’의 자리에 등극했던 임정숙은 이날 우승으로 최다 우승 기록 보유자인 이미래(26·TS샴푸·4회)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살다보면 당연한 것처럼 보이지만 당연하지 않은 일이 있다. 25일 열린 프로야구 두산의 스프링캠프에 투수 최원준(28)이 참여할 수 있단 사실이 그렇다. 그는 지난해 12월 결혼한 새 신랑이다. 서울에 신혼집을 마련했지만 2개월 만에 약 350km 떨어진 울산문수야구장으로 아내와 생이별을 했다. 야구에 있어선 모든 걸 이해해주는 아내 덕분에 가능한 일이었다. 프로 데뷔 5년차를 맞은 최원준은 그래서 이번 시즌도 알차게 준비할 수 있었다. 특별히 생활 루틴을 바꿀 필요가 없었다. 마음에는 안정감이 자리잡았다. 그는 “힘든 일이 있으면 아내가 이야기를 잘 들어준다. 시즌 중 견디기 어려운 순간이 와도 아내가 있다면 잘 극복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당연하지 않지만 당연하게 받아들인 일도 있다. 팀 동료였던 외야수 박건우(32)와의 이별이다. 박건우는 지난 시즌 종료 후 6년 총액 100억 원에 NC로 이적했다. 2009년 입단 후 줄곧 두산에서 뛰었던 박건우는 지난 시즌 팀 타율 1위(0.325)로 활약했다. 이번 자유계약선수(FA) 이적 시장에서 두산은 내부 FA 김재환(34)을 붙잡는 데 그쳤다. 두산의 전력이 약해졌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최원준은 이적 시장의 생리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모습이다. 그는 “임창민 형(37)과 김지용 형(34)을 영입하면서 투수진이 더 좋아졌다. 야수도 김인태가 계속 잘하고 있고, (박건우의 보상 선수로) 새로 합류한 강진성도 있으니 전력이 뒤처진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최원준은 늘 당연하지 않은 일을 묵묵히 감내해왔다. 지난 시즌 선발 투수로 12승(4패)을 쌓았던 최원준은 포스트시즌에도 외국인 투수 이탈로 인한 3, 4일 휴식 후 등판 일정 등을 거뜬히 소화하며 팀을 한국시리즈 준우승으로 이끌었다. 구단에서도 그 공로를 인정해 최원준에게 팀 내 최다 연봉 인상액(1억8000만 원 증가)을 선물했다. 팀을 향한 애착은 날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최원준은 “오늘(25일) 캠프에 합류한 미란다(33)는 말할 것도 없고 새 외국인 투수 스탁(33)도 구위가 정말 좋다. 나만 잘하면 이번 시즌 두산은 더 높은 위치를 바라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팀 성적 외에 바라는 게 있다면 박건우와의 맞대결에서 이기는 것이다. 최원준은 첫 맞대결에서 초구는 속구 스트라이크로 던지겠다고 공언했다. 첫 구종을 알려주고도 2, 3구까지 이어갈 수 있다는 자신감의 표현이었다. 하지만 그 뒤의 전략을 묻자 최원준도 “영업 비밀”이라며 입을 다물었다. “(박)건우 형을 삼진으로 잡으면 아마 1년간 놀릴 수 있지 않을까요? 친한 형이지만 상대 팀으로 만나면 꼭 잡아내고 싶습니다.”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홍창화 프로야구 한화 응원단장은 시즌 막바지가 되면 다른 팀 팬들에게 뭇매를 맞고는 했다. 순위 경쟁을 벌이고 있는 상위권 팀에 ‘고춧가루를 뿌리겠다’며 실제로 고춧가루를 들고 응원단상에 오르는 일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를 뒤집어 말하면 하위권이 더 익숙한 한화는 고춧가루 부대에 당한 적이 거의 없다는 뜻도 된다. 한화 주전 포수 최재훈(33)은 “올해는 다를 거다. 우리가 고춧가루 부대에 당하는 일이 분명 생길 것”이라고 강조했다. 24일 동아일보 전화 인터뷰에서 그는 “올해 훈련에 임하는 선수들의 눈빛을 보면 전과 달라진 걸 느낀다. 올해는 꼭 가을야구에 진출하겠다”고 다짐했다. 한화는 지난해에도 최하위(49승 12무 83패)에 그친 만큼 여기저기 ‘구멍’이 적지 않다. 그러나 포수 자리를 걱정하는 한화 팬은 거의 없다. 2017년 최재훈이 두산에서 건너온 뒤부터 적지 않은 한화 팬이 “팀 역사상 공수 양면에서 가장 안정된 포수”라고 평가를 내렸다. 구단 평가도 마찬가지다. 한화는 지난해 자유계약선수(FA) 시장 개장 다음 날(11월 27일) 곧바로 5년간 최대 54억 원에 최재훈을 잔류시켰다. 최재훈은 “두산에 있을 때 FA는 상상도 할 수 없는 단어였다. 힘든 시기 한화가 나의 손을 잡아준 덕분에 FA 자격 취득이 가능했다”며 고마움을 드러냈다. 두산 시절 최재훈은 ‘수비는 좋은’ 포수로 통했다. 한화에서는 ‘공격도 좋은’ 포수가 됐다. 2020년에는 데뷔 후 처음으로 3할 타율(0.301)을 달성했고, 지난해에는 개인 첫 4할대 출루율(0.405)도 남겼다. 최재훈은 수비에서도 도루 저지는 물론이고 흔히 ‘미트질’이라고 부르는 프레이밍도 최정상급으로 평가받는다. 최재훈은 호언장담을 현실로 바꾸는 데도 능하다. 그는 2018년 스프링캠프 때 “정우람(37) 선배를 구원왕으로 만들겠다”고 큰소리쳤고, 정우람은 실제로 그해 35세이브(5승 3패)로 구원왕 타이틀을 차지했다. 최재훈은 “야구팬 사이에서 ‘FA 계약금(16억 원)을 너무 많이 줬다’는 얘기가 들릴 때면 마음이 무거웠다. 그런데 우람이 형이 ‘FA 이후 부담은 어쩔 수 없다. 앞으로 팀을 위해 봉사한다는 생각을 가지면 된다’고 조언해 주셔서 힘을 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번 시즌 최재훈의 목표는 문동주(19), 박준영(19) 등 신인 투수에게 신인상을, 김민우(27)를 비롯한 국내 선발진에는 두 자릿수 승리를 안겨주는 것이다. 이 말이 또 현실이 된다면 한화는 정말 고춧가루 부대에 당할까 걱정하는 팀이 되어 있을 게 틀림없다.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이번 시즌에는 ‘한화가 고춧가루 부대’에 당했다는 소리를 듣게 할 겁니다.” 프로야구 한화의 최재훈(33)은 23일 동아일보 전화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한화는 지난 시즌 최하위(49승 12무 83패)를 기록했다. 10개 구단 중 유일하게 승률 40%를 못 넘었다. 순위 경쟁을 하던 타 구단 팬들은 한화에게 지는 날 입버릇처럼 “고춧가루 부대에 당했다”고 말했다. 최재훈이 꺼낸 이 한 마디에는 팀을 강팀 반열에 올려놓고자 하는 간절함이 녹아 있었다. 선수 개인의 새 시즌 각오를 묻는 질문에 팀을 생각하는 답변이 나온 건 우연이 아니다. 지난 시즌 종료 후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은 최재훈은 FA 시장이 열린 이튿날 5년 최대 54억 원에 계약을 맺었다. 시즌 1호 FA 계약이었다. 구단과 선수 사이의 유대감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었다. 최재훈은 “구단이 나를 급하게 잡은 것처럼 보일수도 있지만 FA 시장이 열리기 전부터 에이전트 대표에게 ‘꼭 한화에서 야구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며 “두산에 있을 때 FA는 상상도 할 수 없던 단어였다. 힘든 시기에 한화가 나의 손을 잡아준 덕분”이라고 말했다. 최재훈은 2017년 두산에서 트레이드로 이적해 한화 유니폼을 입었다. 두산에서 큰 두각을 드러내지 못했던 최재훈은 2020년 데뷔 후 첫 3할 타율(0.301)을 달성했고, 지난해에는 개인 첫 4할대(0.405) 출루율과 한 시즌 최다 72볼넷을 작성했다. 특히 지난 시즌 가장 많은 도루를 저지(25번) 해내면서 강한 어깨와 수비 능력도 인정받았다. 물론 구단의 유일한 FA인 만큼 부담도 크다. 야구팬 사이에서 “계약금을 너무 많이 줬다”는 얘기를 들을 때면 마음이 어려웠다. 이때 힘을 준 게 팀 선배 정우람(37)이었다. 2016년 SK(현 SSG)에서 한화로 건너와 마무리를 맡고 있는 그는 지난 시즌 연이은 블론세이브를 겪으며 ‘먹튀’ 논란까지 일었다. 그는 최재훈에게 “FA 이후 부담은 어쩔 수 없는 일”이라면서도 “이제부터는 팀을 위해 봉사한다는 생각을 가지면 된다”고 조언했다. 최재훈은 남은 야구 인생을 한화의 포스트시즌 진입과 우승에 헌신하려 한다. 우선 새 시즌에는 문동주(19), 박준영(19) 등 신인 투수들의 잠재력을 최대한 끌어내 4승 이상과 신인왕을, 김민우(27)를 비롯한 국내 선발 투수에게 꾸준히 두 자릿수 승리를 안겨주고자 한다. 목표를 말하는 그의 목소리에는 희망이 아닌 확신이 담겨 있었다. “지금 훈련에 임하는 선수들의 눈빛을 보면 전과 달라진 걸 느껴요. ‘한화가 약하다’라는 이미지를 꼭 뒤집을 겁니다.”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류중일 전 프로야구 LG 감독(59·사진)이 9월 열리는 항저우 아시아경기 대표팀 지휘봉을 잡는다.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KBSA)는 “류 전 감독을 항저우 아시아경기 야구 대표팀 감독에 선임했다”고 23일 밝혔다. 협회는 지난달 26일부터 이달 16일까지 국가대표 감독 지원자를 공개 모집했고, 21일 협회 경기력향상위원회 회의를 거쳐 류 전 감독을 최종 선발했다. KBSA는 “대표팀 운영 계획과 경기 운영 능력 등에서 류 전 감독이 적임자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류 전 감독은 삼성 지휘봉을 처음 잡은 2011년부터 4년 연속 팀을 정규 시리즈와 한국시리즈 통합우승으로 이끈 명장이다. LG 감독을 맡았던 2019년과 2020년에도 2년 연속 정규리그 4위를 차지하며 포스트시즌을 치렀다. 2014 인천 아시아경기 때는 대표팀 감독으로 금메달을 따낸 경력도 있다. 류 전 감독은 “만 24세 이하 젊은 선수들로 대표팀을 꾸려야 하는 어려움 때문에 기쁨보다 책임감을 더 느끼고 있다”며 “금메달을 목표로 하되 선수들이 성장하는 계기도 함께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아시아경기 야구는 9월 18일부터 24일까지 진행된다. 아시아 랭킹 상위 6개국과 예선 라운드 상위 2개국 등 총 8개 나라가 금메달을 놓고 경쟁을 펼칠 예정이다.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메이저리그(MLB) 직장폐쇄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자유계약선수(FA) ‘KK’ 김광현(34·사진)의 거취를 놓고 각종 추측이 쏟아지고 있다. 김광현의 원소속팀인 세인트루이스 담당 기자 입에서는 구단과 선수의 결별 가능성을 내포한 발언이 나왔다. 20년 가까이 세인트루이스를 취재 중인 ‘세인트루이스 포스트 디스패치’의 데릭 굴드 기자는 22일 팬들과의 대화에서 “김광현은 세인트루이스에서는 가질 수 없는 선발 투수의 기회를 원해 팀을 떠나길 바랐다. 그는 (보직 문제로) 자신이 구단과 온전히 함께하지 못한다고 느꼈다”고 전했다. 2020년 세인트루이스에 2년 계약으로 입단한 김광현은 지난 시즌 27경기 중 21경기에 선발 투수로 출전했다. 허리와 팔꿈치 등 잦은 부상에 시달린 그는 8월부터 선발 대신 중간계투로 나서는 일이 잦았다. 선발로 6승 7패 평균자책점 3.63을 올린 김광현은 중간계투로 1승 무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1.80을 기록했다. 일부 매체에서는 선발과 불펜 모두 소화할 수 있는 김광현에게 LA 다저스가 영입 제안을 할 수 있다고도 내다봤다. 23일 미국 야구 통계 사이트 팬그래프스닷컴은 “다저스는 (보직) 유연성이 있는 투수를 좋아한다. 김광현은 선발과 중간계투로 모두 기용되며 좋은 활약을 보여줬다”며 2년 3600만 달러(약 428억6520만 원) 계약 가능성을 점쳤다. 세인트루이스에서도 김광현과 재계약을 원하는 목소리도 들린다. 세인트루이스의 팬 사이트 ‘레드버드 랜츠’는 “선발이든 불펜이든 김광현은 세인트루이스가 재계약을 고민해야 하는 FA 투수”라며 “구단의 선발 로테이션을 보강하거나 핵심 중간계투로 그와 재계약하는 것은 놀랍지 않은 결정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소속 팀이 없는 김광현은 인천에서 개인 훈련으로 몸을 만들며 MLB 직장폐쇄가 끝나길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KBO리그 원소속팀이었던 SSG로의 복귀설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지만 김광현은 MLB 잔류에 의지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2021시즌 초 두 달간 네 차례 선발 기회를 얻어 3패만 쌓았다. 이후 중간 계투로 34경기, 선발로 1경기에 나서며 결국 평균자책점 6.31로 시즌을 마쳤다. 그런데 구단은 이 투수에게 다시 선발 기회를 주기로 했다. 롯데 왼손 투수 김진욱(20)의 이야기다. 래리 서튼 롯데 감독은 김해 상동구장에서 진행 중인 스프링캠프에서 “김진욱이 선발 투수에 맞는 몸 상태를 만들 수 있도록 코치진과 함께 ‘하드 트레이닝’을 진행하고 있다”면서 “김진욱이 현재 주어진 과정을 잘 소화하고 있고 (선발 투수로) 잘 만들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서튼 감독이 이런 결단을 내린 배경에는 스트라이크존 변화가 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2022시즌부터 스트라이크존을 확대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스트라이크존이 위아래로 야구공 1개에서 1.5개가량 늘었다는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이러한 변화가 김진욱의 투구에 힘을 실어줄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동현 SBS스포츠 해설위원은 “지난 시즌 김진욱은 하이존에 들어간 속구가 스트라이크 판정을 받지 못한 적이 많았다. 또 김진욱은 타점이 높은 상태에서 큰 낙차로 떨어지는 커브가 장점인데 이 공도 앞으로는 전부 스트라이크 판정을 받을 수 있다”며 “스트라이크존 확대는 김진욱에게 호재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구단에서도 김진욱의 속구(지난해 최고 시속 149km·평균 구속 145km)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 롯데 코치진은 이번 스프링캠프에서 김진욱을 보며 “라이징(rising) 패스트볼이란 게 뭔지 보여주고 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라이징 패스트볼은 실제로 떠오르는 공이 아니라 다른 투수가 던진 공보다 덜 떨어져 볼 끝이 떠오르는 듯한 착시현상을 일으키는 공을 말한다. 김진욱 스스로도 자신감이 한껏 부풀어 오른 모습이다. 그는 “선발 투수로서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투구 3자책 이하 실점)를 많이 하는 투수가 되고 싶다. 퀄리티스타트를 하다 보면 승수는 따라올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롯데가 안방인 사직구장 외야 담장을 뒤로 밀면서 투수 친화적인 환경으로 변신한다는 것도 김진욱에게 긍정적인 요소다. 김진욱의 2021시즌이 어둡게 보인 건 라이벌 이의리(20·KIA)의 활약 때문이기도 했다. 지난 시즌 19경기를 꾸준히 선발로 나서며 4승 5패 평균자책점 3.61을 수확한 이의리는 리그 신인왕을 거머쥐었다. 2020년 황금사자기 전국고교대회에서 모교 강릉고를 준우승으로 이끄는 등 ‘초고교급’ 왼손 투수로 평가받았던 김진욱이 데뷔 시즌의 아쉬움을 씻어낼 수 있을까.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