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모

김성모 기자

동아일보 국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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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국제부에서 글로벌 주요 이슈들을 다루고 있습니다. 2012년 사회부를 시작으로 소비자경제부와 경제부, 산업부 등을 거쳤습니다. 신문과 방송, 매거진(동아비즈니스리뷰)에서 경험을 쌓았습니다.

mo@donga.com

취재분야

2025-11-05~2025-12-05
미국/북미30%
국제일반20%
국제정치17%
일본10%
국제정세7%
인사일반7%
중국3%
국제인물3%
유럽/EU3%
  • 전세계 美장성 불러모은 트럼프, 대규모 해고-강등?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이 전 세계 전군 지휘관 회의 소집을 명령한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 회의에 직접 참석할 예정이라고 워싱턴포스트(WP)가 28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군 통수권자이자 최고사령관인 트럼프 대통령과 전군 장성급 지휘관들의 이례적 만남에 관심이 집중된 가운데, 대규모 해고나 강등 발표 등 기강 잡기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WP에 따르면 헤그세스 장관은 지난주 미국과 세계 각국에 있는 준장(1성)급 이상의 지휘관에게 30일 미국 버지니아주 콴티코 해병대 기지에서 열리는 회의에 참석하라고 지시했다. 헤그세스 장관과 국방부가 소집 사유를 밝히지 않아 군 내부에 혼선과 불안을 키우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의 참석 가능성이 커지면서 혼란이 가중될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8일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나는 장성들에게 우리가 그들을 사랑하고, 그들이 존중받는 지도자들이라는 것을 말하고 싶다”며 “강하고, 단호하고, 똑똑하고, 동시에 자비로워야 한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게 전부다. 바로 전우애(esprit de corps)다. 이제 누군가는 그런 말을 해줄 때가 됐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전사 정신(warrior ethos)’ 등만 언급할 뿐 지휘관 회의 소집의 명확한 사유를 밝히지 않은 것. 트럼프 대통령과 헤그세스 장관은 그동안 다수 장성을 뚜렷한 이유 없이 자르는 등 물갈이에 나선 바 있다. 이에 따라 이번 회의에서도 이 같은 구조조정 발표를 하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국방부가 조만간 새 국방전략(NDS)을 공개할 예정인 만큼, 이 지침의 기조를 강조하면서 장성들을 압박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미국에선 주요 지휘관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데 따른 안보 공백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우발적 상황이 발생하면 지휘 공백 등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라크전 참전 군인 출신인 민주당 소속 태미 덕워스 상원의원(일리노이주)은 X에 “헤그세스의 허영심 때문에 전 세계에서 임무 중인 우리 군 지휘관들을 불러내고 있다”며 “잠재적으로 심각한 안보적 함의를 갖는다”고 비판했다. 중동과 유럽, 인도·태평양 지역 등 전 세계에서 지휘관들이 모이는 만큼 항공 이동 비용과 숙박비 등 수백만 달러에 달하는 비용 문제도 거론되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이번 소집에 대해 “헤그세스 장관은 군 전반에서 ‘전사 정신’을 지켜야 할 필요성을 강조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의 참석이 그의 존재감을 가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김성모 기자 mo@donga.com}

    • 2025-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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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美공장 안 짓는 제약사에 내달부터 100% 관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외국산 의약품에 대해 내달부터 10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히면서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가 그 여파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25일(현지 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기업이 미국에 의약품 제조 공장을 건설하고 있지 않다면 10월 1일부터 모든 브랜드 의약품과 특허 의약품에 100%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는 혼란스러운 분위기다. 미국은 한국보다 먼저 합의한 유럽, 일본산 의약품에 대해 15% 관세를 부과하기로 한 뒤 한국에 최혜국 대우를 약속했다. 이에 업계에서는 우려했던 25% 관세가 아니라 15% 관세로 합의될 것이라며 안도해 왔는데 이것이 지켜질지 매우 불투명해진 것이다. 한국바이오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은 미국에 39억8000만 달러(약 5조6000억 원) 규모의 의약품을 수출했다. 이에 따라 미국 생산기지를 미리 확보해 둔 기업과 아닌 기업들 간 희비가 엇갈리게 됐다. 의약품 위탁생산(CMO) 사업을 영위하는 삼성바이오로직스와 바이오시밀러 사업을 하는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아직 입장을 밝히기 이르다는 태도다. 미국이 특허 의약품에만 관세를 매길 경우 바이오시밀러는 제외될 수 있고, CMO에 대한 언급도 아직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일라이릴리의 미국 뉴저지 생산 공장을 인수한 셀트리온은 리스크가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현재 미국 내 2년 치 재고를 보유하고 있어 향후 2년 동안은 관세 우려가 없고, 이후부터는 현지 공장에서 생산된 제품이 미국 내 공급될 예정인 만큼 관세에 대한 리스크는 없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했다. 뇌전증 신약 ‘세노바메이트’를 미국에서 판매 중인 SK바이오팜도 미국령인 푸에르토리코에 생산 거점을 마련해 둔 상태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관세 발표에는 최근 글로벌 제약사들의 움직임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주요 제약사들이 연이어 대규모 대미(對美) 투자를 발표하자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관세 압박이 성과를 낸 것으로 판단했다는 것이다. 25%를 부과하는 대형 트럭 관세의 경우 한국의 대미 자동차 수출이 승용차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기 때문에 영향이 제한적일 전망이다. 욕실용품 관세(50%) 타격도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 업계 관계자는 “대다수는 중국에서 생산을 해 받아오는 상황이라 해외로 수출하는 곳이 많지 않아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한편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 내 반도체 생산 확대를 위한 새로운 관세 부과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6일 미국 정부가 반도체 기업이 자국 내에서 제조한 반도체와 해외에서 생산한 반도체의 비율을 1 대 1로 맞추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만약 기업이 미국에서 반도체 100만 개를 생산한다면, 해외에서 생산한 100만 개까지는 무관세 수입을 허용한다는 뜻이다.장은지 기자 jej@donga.com김성모 기자 mo@donga.com김윤진 기자 kyj@donga.com}

    • 2025-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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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美에 공장 건설 안하면 의약품에 100% 관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에 공장을 건설하지 않은 기업의 의약품에 대해 내달부터 10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히면서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25일(현지 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SNS 트루스 소셜에 “기업이 미국에 의약품 제조 공장을 건설하고 있지 않다면 2025년 10월 1일부터 모든 브랜드 의약품(특허가 만료된 오리지널 의약품을 복제한 의약품 중 특정 상표명으로 판매되는 제품) 또는 특허 의약품에 대해 100%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내 제약·바이오업계는 혼란스러운 분위기다. 미국은 한국보다 먼저 합의한 유럽, 일본산 의약품에 대해 15% 관세를 부과하기로 한 뒤 한국에 최혜국 대우를 약속했다. 이에 업계에서는 우려했던 25% 관세가 아니라 15% 관세로 합의될 것이라며 안도해 왔는데 이것이 지켜질지 매우 불투명해진 것이다. 한국바이오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은 미국에 39억8000만 달러(약 5조6000억 원) 규모의 의약품을 수출했다. 이에 따라 미국 생산기지를 미리 확보해 둔 기업과 아닌 기업들 간 희비가 엇갈리게 됐다. 의약품 위탁생산(CMO) 사업을 영위하는 삼성바이오로직스와 바이오시밀러 사업을 하는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아직 입장을 밝히기 이르다는 태도다. 미국이 특허 의약품에만 관세를 매길 경우 바이오시밀러는 제외될 수 있고, CMO에 대한 언급도 아직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일라이 릴리의 미국 뉴저지 생산 공장을 인수한 셀트리온은 리스크가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현재 미국 내 2년 치 재고를 보유하고 있어 향후 2년 동안은 관세 우려가 없고, 이후부터는 현지 공장에서 생산된 제품이 미국 내 공급될 예정인 만큼 관세에 대한 리스크는 없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했다. 뇌전증 신약 ‘세노바메이트’를 미국에서 판매 중인 SK바이오팜도 미국령인 푸에르토리코에 생산 거점을 마련해 둔 상태다. 롯데바이오로직스 역시 브리스톨마이어스스퀴브(BMS)의 미국 시러큐스 공장을 인수하며 북미 생산 거점을 확보해 영향이 제한적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관세 발표에는 최근 글로벌 제약사들의 움직임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주요 제약사들이 연이어 대규모 대미(對美) 투자를 발표하자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관세 압박이 성과를 낸 것으로 판단했다는 것이다.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또 외국산 대형 트럭에 25%, 주방 수납장 및 욕실 가구에 50%, 겉천이 씌워진 가구에 30%의 관세를 각각 부과할 것이라고 예고했다.대형 트럭 관세의 경우 한국의 대미 자동차 수출이 승용차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기 때문에 영향이 제한적일 전망이다. 욕실용품 관세 타격도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 업계 관계자는 “대다수는 중국에서 생산을 해 받아오는 상황이라 해외로 수출하는 곳이 많지 않아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장은지 기자 jej@donga.com김성모 기자 mo@donga.com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이소정 기자 sojee@donga.com}

    • 2025-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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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정은 절친 로드먼 “아들 본적 없어”…주애가 첫째인 듯

    2013년 북한을 방문해 ‘농구광’인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친분을 과시했고, 김 위원장의 딸 주애의 존재를 처음 알린 전직 미 프로농구(NBA) 선수 데니스 로드먼이 방북 당시 김 위원장의 아들은 보지 못했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24일(현지 시간)미국 비정부기구(NGO) 북한인권위원회(HRNK)는 ‘마지막 후계자? 김주애와 북한의 권력승계’란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이 같은 내용을 밝히며 주애가 김 위원장의 첫째 아이일 수 있다고 밝혔다. 그간 국내외 정보당국과 북한 연구기관에선 김 위원장의 첫째 아이가 아들이고, 주애가 둘째란 분석이 많았다. 주애는 이달 3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전승절 열병식에 김 위원장과 동행하며 외교 무대에 처음 데뷔하는 등 김 위원장의 후계자로 계속 거론되고 있다.HRNK는 김 위원장이 주애에게 권력을 넘길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하며 보고서에 자유아시아방송(RFA)이 올 4월 진행한 로드먼과의 인터뷰 내용을 담았다. 당시 로드먼은 ‘2013년 방북에서 아들을 비롯해 다른 아이들을 보았느냐’는 질문에 “다른 가족들이 주변에 있었지만, 어떤 남자아이도 보지 못했다”고 답했다. 또 보고서는 “로드먼은 북한을 4차례 방문하며 김 위원장의 가족과 측근들을 많이 만났지만 아들과 관련된 어떤 흔적도 접하지 못했다고 한다”며 “이런 증언들을 토대로 볼 때 김정은에게 실제로 아들이 존재하는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다”고 했다.특히 보고서는 “과거 한국 국가정보원은 북한의 남자아이 장난감 수입 증가를 근거로 2010년생 아들이 있을 것이라고 추정했지만, 이 내용은 현재 재검토되고 있다”고 전했다. 국정원은 2017년 김 위원장에게 2010년생 아들과 2013년생 딸 주애, 2017년 성별 미상의 자녀 등 세 명의 자녀가 있을 것이라고 추정했는데, 이를 수정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한 것이다.다만, 보고서는 “(주애보다) 더 어린 아들이 존재할 가능성이 남아있지만, 이와 관련된 정보는 확인된 게 없다”고 전했다.김성모 기자 mo@donga.com}

    • 2025-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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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힘=정의’ 안돼” “주권 양보 못해”… 트럼프 성토장 된 유엔총회

    “민주주의와 주권은 타협하거나 양보할 수 없다.”(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브라질 대통령) “‘힘이 정의’라는 논리가 지배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23일 미국 뉴욕에서 열린 제80차 유엔 총회에서 브라질, 프랑스, 튀르키예, 페루, 인도네시아 정상이 한목소리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비판했다. 이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 정책, 친(親)이스라엘 기조, 타국에 대한 내정 간섭 시도 등을 지적하며 총회장을 일종의 ‘트럼프 성토장’으로 만들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이 “7개의 전쟁을 종식시켰다”고 자찬했다. 반면 이들 정상은 트럼프 대통령이 오히려 전 세계의 분쟁과 갈등을 격화시켰다고 비판했다. 특히 프라보워 수비안토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팔레스타인의 평화를 강조하는 연설을 하며 계속 단상을 내리쳤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 또한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폐허가 된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의 사진을 들어 보이며 트럼프 대통령을 비판했다. 또 마크롱 대통령은 ‘유엔 무용론’을 주장한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을 반박하듯 유엔의 목적과 역사에 찬사를 보냈다.● 룰라-에르도안-프라보워, 트럼프 집중 비판 트럼프 대통령 직전에 연설대에 오른 룰라 대통령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작심 비판’을 늘어놨다. 그는 2023년 10월 대선에서 ‘남미의 트럼프’로 불리는 강경 보수 성향의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을 이겼다. 브라질 법원은 최근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에게 대선 불복, 쿠데타 모의 혐의 등으로 27년 형을 선고했다. 그러자 트럼프 대통령은 이 재판을 ‘마녀사냥’으로 규정하고 “보우소나루를 석방하라”고 브라질 측을 압박했다. 브라질이 중국산 대두 등을 대거 수입하며 중국과 밀착하는 것에도 불만을 제기하며 50%의 ‘폭탄 관세’도 부과했다. 룰라 대통령은 “브라질 정부와 경제에 대한 일방적이고 자의적인 조치를 정당화할 수 없다”며 “우리는 전 세계의 독재자 지망생과 그 지지층에게 ‘민주주의와 주권은 타협하거나 양보할 수 없다’고 밝혔다”고 트럼프 대통령을 사실상 정면으로 겨냥했다. 페루의 디나 볼루아르테 대통령도 “다른 나라의 내정에 개입해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건 심각한 위협”이라고 룰라 대통령의 주장에 동조했다. 이슬람권 정상은 트럼프 대통령의 친이스라엘 정책을 강하게 비판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가자지구에서는 치명적 무기를 가진 군대(이스라엘군)에 무고한 시민과 아이들만 맞서고 있다”고 했다. 프라보워 대통령도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인정하는 날, 인도네시아도 이스라엘을 공식 인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세계 최대 이슬람국인 인도네시아는 이스라엘과 외교 관계를 맺고 있지 않다. 프라보워 대통령은 “가자지구의 평화를 위해 2만 명의 평화유지군을 파견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히브리어로 안녕을 뜻하는 ‘샬롬’으로 연설을 마무리했다.● 마크롱 “가자 분쟁 끝나야 트럼프 노벨상 가능” 마크롱 대통령은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하마스의 전쟁을 종식시키는 데 앞장서야 한다고 미국을 압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프랑스, 영국 등이 최근 팔레스타인을 공식 국가로 인정한 것을 두고 “하마스에 대한 선물”이라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반면 마크롱 대통령은 2023년 10월 7일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선제공격했다는 점을 잊어버린 사람이 없으며, 당시 공격으로 프랑스 국민 또한 사망했지만 전쟁을 지속해선 안 된다고 촉구했다. 그는 이스라엘이 전쟁 지속의 명분으로 삼는 ‘하마스 해체’를 두고도 “효과가 없다”고 절하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프랑스 매체 BFM TV와의 인터뷰에서는 “현 상황에서 뭔가를 할 수 있는 사람은 미국 대통령 한 사람뿐”이라며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이스라엘에 대한 무기 지원을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전 세계 분쟁을 해결한 공로로 노벨 평화상을 자신이 받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트럼프 대통령이 정작 가자지구 분쟁에서는 이스라엘에 끌려다니며 제대로 된 중재를 못 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을 비판한 것으로 풀이된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도 이날 현재 세계에는 “평화와 전쟁, 법과 무법, 협력과 갈등이 얽혀 있다”고 강조했다. 휴전 압박에도 전쟁을 이어가고 있는 이스라엘과 러시아는 물론이고 미국도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김성모 기자 mo@donga.com}

    • 2025-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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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가 세계 분쟁-갈등 격화시켜”…성토장 된 유엔총회

    “민주주의와 주권은 타협하거나 양보할 수 없다.”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힘이 정의’라는 논리가 지배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23일 미국 뉴욕에서 열린 제80차 유엔총회에서 브라질, 프랑스, 튀르키예, 페루, 인도네시아 정상이 한 목소리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비판했다. 이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 정책, 친(親)이스라엘 기조, 타국에 대한 내정간섭 시도 등을 지적하며 총회장을 일종의 ‘트럼프 성토장’으로 만들었다.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이 “7개의 전쟁을 종식시켰다”고 자찬했다. 반면 이들 정상은 트럼프 대통령이 오히려 전 세계의 분쟁과 갈등을 격화시켰다고 비판했다. 특히 프라보워 수비안토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팔레스타인의 평화를 강조하는 연설을 하며 계속 단상을 내리쳤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 또한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폐허가 된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의 사진을 들어보이며 트럼프 대통령을 비판했다. 또 마크롱 대통령은 ‘유엔 무용론’을 주장한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을 반박하듯 유엔의 목적과 역사에 찬사를 보냈다. ● 룰라-에르도안-프라보워, 트럼프 집중 비판트럼프 대통령 직전에 연설대에 오른 룰라 대통령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작심 비판’을 늘어놨다. 그는 2023년 10월 대선에서 ‘남미 트럼프’로 불리는 강경 보수 성향의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을 이겼다. 브라질 법원은 최근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에게 대선 불복, 쿠데타 모의 혐의 등으로 27년형을 선고했다. 그러자 트럼프 대통령은 이 재판을 ‘마녀 사냥’으로 규정하고 “보우소나루를 석방하라”고 브라질 측을 압박했다. 브라질이 중국산 대두 등을 대거 수입하며 중국과 밀착하는 것에도 불만을 제기하며 50%의 ‘폭탄 관세’도 부과했다. 룰라 대통령은 “브라질 정부와 경제에 대한 일방적이고 자의적인 조치를 정당화할 수 없다”며 “우리는 전 세계의 독재자 지망생과 그 지지층에게 ‘민주주의와 주권은 타협하거나 양보할 수 없다’고 밝혔다”고 트럼프 대통령을 사실상 정면으로 겨냥했다. 페루의 디나 볼루아르테 대통령도 “다른 나라의 내정에 개입해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건 심각한 위협”이라고 룰라 대통령의 주장에 동조했다.이슬람권 정상은 트럼프 대통령의 강도 높은 친이스라엘 정책을 강하게 비판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가자지구에는 치명적 무기를 가진 군대(이스라엘군)에 무고한 시민과 아이들만 맞서고 있다”고 했다. 프라보워 대통령도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인정하는 날, 인도네시아도 이스라엘을 공식 인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세계 최대 이슬람국인 인도네시아는 이스라엘과 외교 관계를 맺고 있지 않다. 수비안토 대통령은 “가자지구의 평화를 위해 2만 명의 평화유지군을 파견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히브리어로 안녕을 뜻하는 ‘샬롬(Shalom)’으로 연설을 마무리했다.● 마크롱 “가자 분쟁 끝나야 트럼프 노벨상 가능”마크롱 대통령은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하마스의 전쟁을 종식시키는 데 앞장서야 한다고 미국을 압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프랑스, 영국 등이 최근 팔레스타인을 공식 국가로 인정한 것을 두고 “하마스에 대한 선물”이라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반면 마크롱 대통령은 2023년 10월 7일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선제공격했다는 점을 잊어버린 사람이 없으며, 당시 공격으로 프랑스 국민 또한 사망했지만 전쟁을 지속해선 안 된다고 촉구했다. 그는 이스라엘이 전쟁 지속의 명분으로 삼는 ‘하마스 해체’를 두고도 “효과가 없다”고 절하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프랑스 매체 BFM TV와의 인터뷰에서는 “현 상황에서 뭔가를 할 수 있는 사람은 미국 대통령 한 사람뿐”이라며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이스라엘에 대한 무기 지원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전 세계 분쟁을 해결한 공로로 노벨 평화상을 자신이 받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트럼프 대통령이 정작 가자지구 분쟁에서는 이스라엘에 끌려 다니며 제대로된 중재를 못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을 비판한 것으로 풀이된다.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도 이날 현재 세계에는 “평화와 전쟁, 법과 무법, 협력과 갈등이 얽혀 있다”고 강조했다. 휴전 압박에도 전쟁을 이어가고 있는 이스라엘과 러시아는 물론이고 미국도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김성모 기자 mo@donga.com}

    • 2025-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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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소송중인 머독에도 틱톡인수 기회… 보수 여론주도 노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 동영상 플랫폼 틱톡의 미국 사업권 인수에 친(親)트럼프 방송인 폭스뉴스와 유력 경제지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을 소유한 보수 성향 언론 재벌 루퍼트 머독과 그의 장남 러클런이 참여할 것이라고 21일 밝혔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WSJ가 자신과 월가 투자자 출신 성범죄자 제프리 엡스타인이 연루됐다고 보도한 게 허위 정보라며 WSJ와 머독을 상대로 100억 달러(약 14조 원)의 소송을 제기하는 등 양측 관계가 악화된 상황이었다. 그러나 우파 활동가 찰리 커크의 죽음을 계기로 보수 여론이 결집하는 상황에서 머독 측의 영향력과 자금력을 무시할 수 없어 다시 그와 손을 잡으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틱톡 소유권을 둘러싼 논쟁도 한창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줄곧 “미국인이 틱톡을 경영할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중국은 동의하지 않는 분위기다. 선이(瀋逸) 중국 푸단대 국제정치학과 교수는 21일 현지 매체 ‘관차저왕(觀察者網)’ 기고문에서 틱톡 소유권은 지금처럼 중국 정보기술(IT) 기업 바이트댄스가 갖고 미국과의 합자회사에는 알고리즘 사용권만 넘길 것으로 내다봤다.● 머독, 소셜미디어 인수에도 관심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머독, 오라클 창업자 래리 엘리슨, 델컴퓨터 창업자 마이클 델 등이 틱톡 인수에 참여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머독의 2남 4녀 중 장남인 러클런을 거론하며 “러클런도 인수에 참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러클런은 WSJ를 소유한 뉴스코프의 회장 겸 폭스뉴스의 모회사 폭스코프의 최고경영자(CEO)다. 최근 머독은 자신의 후계자로 러클런을 지목했다. 폭스뉴스는 올 6월 말 기준 53억 달러(약 7조4000억 원) 이상의 현금을 보유하고 있다. 러클런 또한 최근 “항상 새로운 기회를 찾고 있다”고 밝히며 신사업에 대한 의욕을 드러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머독 일가는 여전히 미국 보수 진영의 핵심”이라며 (러클런으로의 경영권 승계 후에도) 머독 일가의 우파적 운영 방향은 확고히 유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특히 머독 일가의 틱톡 인수 참여로 전 세계 소셜미디어 업계에서 보수 성향 소유주들이 확고히 자리 잡을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한때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이었던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소셜미디어 X를 소유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 미 대선에서 X를 통해 당시 공화당 대선 후보였던 트럼프 대통령을 지원했다. 한때 야당 민주당과 가까웠지만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후 대통령과 밀착하고 있는 마크 저커버그 CEO도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을 가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인 1억7000만 명이 쓰는 틱톡까지 머독 일가가 장악한다면 소셜미디어의 여론 흐름이 보수 진영에 유리하게 바뀔 가능성이 크다.● 틱톡 소유권 둘러싼 美中 이견 여전트럼프 2기 행정부와 중국은 틱톡의 미국 내 사업을 분리해 신설 법인을 만들고 미국 쪽이 지배하도록 한다는 합의에 근접했다. 신설 법인에는 오라클, 유명 벤처 투자사 앤드리슨호로위츠, 사모펀드 실버레이크매니지먼트 등이 참여하며 미국 쪽 이사가 전체 이사회 7명 중 6명을 차지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통해 현재 틱톡 지분 100%를 소유하고 있는 바이트댄스의 미국 법인 지분은 20%로 줄어든다는 것이 미국 측 구상이다. 반면 선 교수는 이날 “복수의 권위 있는 소식통을 통해 얻은 정보”라며 틱톡 지분은 여전히 중국 측이 계속 보유할 것으로 내다봤다. 틱톡의 지분, 알고리즘의 지식재산권은 모두 바이트댄스가 소유하되, 알고리즘의 사용권만 미국 법인에 넘긴다는 것이다. 선 교수는 “틱톡 거래의 최종 결정권은 중국 측에 있으며 중국 상무부의 비준을 받아야 한다”고 거듭 주장했다. 뉴욕타임스(NYT)는 미국과 중국의 틱톡 거래를 두고 최근 5년간 틱톡을 포기하지 않았던 중국이 미국과의 관세 협상 등에서 협상력을 최대로 키우기 위해 이 시점에 거래를 단행했다고 진단했다.김성모 기자 mo@donga.com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

    • 2025-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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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커크 서울 방문때, 군중들 성조기 흔들며 함성”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1일(현지 시간) 애리조나주에서 열린 우파 활동가 찰리 커크의 추모식에서 “(커크가 암살되기 직전 방문한) 서울에선 군중이 모여 성조기를 흔들며 ‘우리는 찰리 커크를 지지한다’고 소리쳤다”고 밝혔다. 커크의 멘토로 알려진 목사 롭 맥코이도 이날 “나는 약 2주 전 커크와 함께 한국에 있었다. 그는 교회를 단속하고 목사들이 체포되는 가운데, 한국에서 박해받는 기독교인들을 지원했다”고 밝혀 커크의 한국 방문에 관심이 모였다.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피닉스 교외 글렌데일 스테이트팜 스타디움에서 열린 추모식에서 “우리는 그의 유산이 전 세계 수백만 명에게 어떻게 감동을 줬는지 봤다”며 “캐나다 캘거리에서는 수천 명이 시청에 모여 미국 국가를 부르고 ‘찰리 커크’ 이름이 적힌 포스터를 들었다”고 말했다. 또, 일부 한국인들의 커크 지지를 언급하며 “그에 대한 기억은 베를린과 바르샤바, 빈, 시드니, 마드리드, 런던, 텔아비브 등 전세계에서 기려졌다”고도 했다. 커크가 미국뿐 아니라 한국 등 세계 각지에서 보수주의를 결집시키는 구심점 역할을 했다는 의미다.커크는 이달 5~6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한 보수 성향 단체 주최로 열린 ‘빌드업 코리아 2025’ 행사에 참여해 ‘트럼프의 승리가 던지는 메시지’ 등을 주제로 강연했다. 이후 8일 공개된 팟캐스트에서는 “길거리에서 돈을 요구하는 사람도 없고 낙서도 전혀 허용되지 않는다. 신뢰 수준이 높은 사회이고, 신뢰 구조를 무너뜨리는 대규모 이민자가 없다”며 한국에서 느낀 바를 소개하기도 했다. 미국 대학 내 보수주의 정치 활동을 지지하는 비영리기구 터닝포인트USA를 공동 창립한 커크는 10일 유타주의 한 대학에서 강연 도중 타일러 로빈슨(22)이 쏜 총에 맞아 숨졌다.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찰리의 삶이 주는 교훈은 결코 한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을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라며 “우리는 싸우고, 싸우고, 싸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싸우자(fight)’는 지난해 자신이 총기 피격을 당했을 때 외친 구호다. 커크의 암살 배후로 ‘급진 좌파’를 지목하며 진보 인사에 대대적 조사를 예고한 트럼프 대통령이 커크 사건을 고리로 보수 지지층 결집 극대화를 노린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국가를 위해 싸울 것이라며 커크를 ‘미국의 자유를 위한 순교자’라고 칭했다. 이어 “우리 중 누구도 찰리 커크를 잊지 않을 것이며, 역사도 그를 잊지 않을 것”이라고 그를 거듭 추모했다.김성모 기자 mo@donga.com}

    • 2025-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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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누적 적자에 트럼프 방위비 압박까지… ‘나랏빚’ 늪 빠진 유럽[글로벌 포커스]

    “마크롱은 프랑스의 재앙이다. 빨리 물러나야 한다.” 18일(현지 시간) 프랑스 파리의 바스티유 광장.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추진하는 긴축 재정안에 반대하는 대규모 반(反)정부 시위가 벌어지고 있었다. 건축업에 종사한다는 파리지앵 다니엘 레방트 씨는 ‘세금은 부자에게’라는 손팻말을 들고 이날 시위에 참여했다. 그는 기자에게 공휴일 및 복지 혜택 축소를 통해 재정적자를 줄이겠다는 정부 정책에 강한 불만을 표하며 “마크롱 정권은 우리의 체제를 파괴하고 서민 금고를 턴 도둑”이라고 일갈했다. 이날 시위는 철도, 의료, 교원 등 프랑스 주요 노조가 주도했다. 바스티유 광장에만 약 6만 명이 모였고 프랑스 전역에서는 100만 명이 거리로 나왔다고 주최 측은 추산했다. 앞서 10일에도 프랑스 전역에서 “모든 것을 차단하라(block everything)”는 시위가 벌어진 데 이어 시위가 날로 거세지고 있다. 집회 현장에서 만난 강성 노조 ‘노동총동맹(CGT)’ 스미나 스나치 사무총장은 마크롱 정권의 감세 정책이 재정적자의 원인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마크롱 정권은 가장 가난한 사람의 주머니에서 돈을 빼앗아 가장 부유한 사람에게 주고 있다. 세금은 부자들에게 더 걷어야 하고, 모든 긴축 조치도 중단해야 한다”고 외쳤다. 재정적자 감축을 위해 긴축을 추진하는 정부와 이에 반발하는 국민의 모습은 프랑스뿐 아니라 영국, 독일 등 유럽 주요국에서도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올 3월 ‘유럽의 장기 재정 지출 압력’ 보고서에서 유럽 주요국이 모두 △고령화에 따른 의료 지출 증가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압박과 러시아의 위협에 대처하기 위한 국방비 증가 △기후위기 대응 비용 △국채 금리 상승에 따른 차입 비용 상승 등에 공통적으로 직면해 있다고 지적했다. 또 IMF는 유럽연합(EU) 차원에서 국방, 에너지, 기후위기 대응에 공동으로 나서야 재정 부담을 줄일 수 있지만 각국의 이해관계가 달라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방만한 재정 운용으로 누적된 적자 규모가 클 뿐 아니라 성장률 둔화, 고령화에 따른 복지 예산 부담 같은 문제도 심각해지고 있다. 이 와중에 유럽에 ‘안보 자강’을 압박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재집권으로 국방비 지출도 대폭 늘려야 하는 상황이다. 말 그대로, 국가 부채를 줄이기 어려운 구조가 고착화되고 있는 것이다. 이를 타개할 뾰족한 수가 없다는 점 또한 우려를 더한다. 유럽 주요국의 재정 위기가 얼마나 심각한지, 이에 따른 정치 사회적 혼란은 어떤지를 짚어 본다.● 佛, 총리 사퇴에 반정부 시위 지속최근 재정 위기 속에 가장 많은 주목을 받고 있는 나라는 단연 프랑스다. 마크롱 정권의 긴축 재정에 대한 불만이 커지며 8일에는 관련 정책을 주도했던 프랑수아 바이루 전 총리가 야권의 반발에 따른 의회 불신임으로 사퇴했다. 이 과정에서 에리크 롱바르 재무장관은 독일에 이은 EU 2위 경제대국 프랑스가 IMF의 구제금융을 받을지 모른다는 위기론을 제기했다. 실제로 국제신용평가사인 피치는 재정 위기와 이로 인한 정치 혼란 등을 이유로 12일 프랑스의 국가신용등급을 기존 ‘AA―’에서 ‘A+’로 한 단계 낮췄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제경제 전문 웹사이트 CEIC 등에 따르면 지난해 프랑스의 재정적자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5.8%에 달한다. EU 평균(3.2%)의 약 두 배다. EU는 회원국들에 재정적자를 GDP의 3% 이내로 맞추라고 권고하고 있지만 이를 지키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프랑스의 국가 부채 또한 3조3500억 유로(약 5463조4000억 원)다. 올 1분기(1∼3월)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GDP의 107%에 이른다. 국가 부채가 GDP의 100%가 넘는다는 것은 전 국민이 1년간 번 돈을 모두 투입해도 빚을 갚지 못한다는 뜻이다. 국채 발행에 따른 연간 이자 비용만 580억 유로(약 94조6000억 원)로 추정된다. 교육, 국방 예산 등보다 많다. 재정 상황이 이토록 악화된 건 비대한 정부 지출 때문이다. 연금, 건강보험, 실업수당 등 복지 지출이 정부 재정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23.4%로 핀란드(25.7%), 스웨덴(25.0%) 등과 함께 유럽 최고 수준이다. 프랑스는 1970년대 오일쇼크 이후 정년 하향, 노동시간 단축, 최저임금 인상 등 사회복지 수준을 크게 높였다. 2008년 세계 금융위기, 2010년 남유럽 재정위기 때는 정부 지출 확대를 중심으로 한 대규모 부양책을 폈다. 문제는 고령화 여파로 지출은 늘고 세수는 감소하면서 이런 확장 재정을 지속하기 어려워졌다는 데 있다. 2017년 집권한 마크롱 대통령은 소득세, 법인세 인하 등 감세 정책을 고수했다. 세수가 부족해진 상황에서 코로나19 팬데믹, 우크라이나 전쟁 등이 발발하자 식료품 및 에너지 가격 등이 치솟았다. 이로 인해 국민들의 살림살이가 팍팍해지자 확장 재정을 주장하는 극우·극좌 정당의 인기가 동시에 치솟고 중도우파 마크롱 정권의 입지는 날로 좁아지고 있다. 바이루 전 총리, 그의 전임자 미셸 바르니에 전 총리는 모두 공휴일 축소, 연금 동결, 의료 예산 감축 등을 골자로 하는 긴축 재정을 추진했다 총리직에서 쫓겨나야 했다.● 英 ‘탄광 속 카나리아’ 위기 이웃 영국의 상황도 좋지 않다. 이달 초 30년 만기 국채 금리가 1998년 이후 27년 만의 최고치인 5.7%대까지 치솟아 ‘부채 위기의 전조’가 닥친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7일 영국은 막대한 부채를 보유한 세계 주요국에 일종의 ‘탄광 속 카나리아’가 됐다고 진단했다. 또 “많은 선진국의 차입 비용이 급증하면서 위기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우려했다.‘탄광 속 카나리아’는 과거 광부들이 갱도의 위험을 감지하기 위해 카나리아를 먼저 들여보낸 것에서 유래했다. 다가올 위험을 가장 먼저 알리는 존재를 뜻하는데 영국이 세계 주요국의 부채 위기를 미리 보여주는 ‘리트머스 시험지’가 될 수 있다는 의미다.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 또한 차입 비용이 증가하는 가운데 늘어나는 복지 지출을 줄여야 하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2016년 국민투표로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를 결정한 후 값싼 동유럽 상품과 적은 인건비로도 채용할 수 있는 인력이 들어올 길이 막혔다. 이로 인한 영국의 물가 상승은 국민들의 삶을 더욱 팍팍하게 만들고, 국가경제를 어렵게 만드는 핵심 원인으로 꼽힌다. BIS에 따르면 영국의 올 1분기 GDP 대비 국가 부채 비율은 86.6%다. 그러나 영국 예산책임청(OBR)은 최근 고령화, 의료 및 연금 지출 증가로 2070년대 초에는 이 비율이 270%로 치솟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스타머 총리와 집권 노동당은 올 3월 장애인 지원금 등을 줄여 연 48억 파운드(약 9조 원)를 절감하는 방안을 마련했지만 당내 반발 등으로 사실상 철회했다. 영국 싱크탱크 재정연구소(IFS)에 따르면 잉글랜드와 웨일스에서만 건강 악화를 이유로 일하지 않는 사람이 290만 명에 달한다. 코로나19 이전보다 90만 명이나 늘었다.● ‘유럽의 병자’ ‘녹슨 전차’ 된 獨유럽 최대 경제대국 독일은 마이너스(―) 성장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2023년 ―0.9%, 지난해 ―0.5%로 2년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올 1분기에 0.3% 성장으로 반짝 반등했지만 2분기(4∼6월) 다시 ―0.3%로 추락했다. 독일 경제를 ‘유럽의 병자’와 ‘녹슨 전차’ 등에 빗대는 이유다. 우선 주력 산업인 자동차가 미국, 중국 등과의 경쟁에서 뒤처진 데다 전기차 시대로의 전환에서도 주도권을 잡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독일의 주요 수출시장이었던 중국 또한 최근 경기 둔화로 경제의 탈출구가 되어주지 못하고 있다. 러시아산 에너지에 대한 의존 비율이 다른 유럽 주요국보다 높아 우크라이나 전쟁의 장기화 여파에 따른 악영향도 심각했다.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뒤 가해진 관세 압박 또한 수출 비중이 높은 독일 경제를 어렵게 만들고 있다. 이 여파로 2024년에만 최소 20만 개의 독일 회사가 폐업을 신고했다. 특히 독일 노동청은 올 8월 실업자가 302만5000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실업자가 300만 명을 넘은 건 2015년 2월 이후 10년 6개월 만이다.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는 대규모 부양책을 통해 위기를 탈출하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이 또한 쉽지 않다는 평가가 많다. 독일은 전통적으로 재정 건전성에 민감한 국가였다. ‘부채 브레이크(Schuldenbremse)’라는 엄격한 나랏빚 운용 기준도 가지고 있다. 이 제도는 정부의 연간 신규 부채를 GDP의 0.35%로 제한한다. 이런 제도 속에서, 지난해 11월에는 재정 확대를 둘러싼 주요 정당의 갈등 때문에 연립정부가 붕괴했다. 메르츠 총리의 전임자인 집권 사회민주당 소속의 올라프 숄츠 전 총리는 당시 우파 자유민주당, 좌파 녹색당과 연정을 구성하고 있었다. 사민당은 침체에 빠진 경제를 살리기 위해 부양책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했지만 자민당이 강하게 반대했다. 결국 갈등이 깊어지며 숄츠 전 총리가 사퇴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지난해 독일의 재정적자는 GDP의 2.8% 수준이다. 최근 메르츠 정권이 국방비를 공격적으로 지출하고 있어 이 수치는 늘어날 것이 확실시된다. 메르츠 정권은 올 6월 현재 GDP의 2.4%인 국방비 지출을 2029년까지 GDP의 3.5%로 늘리겠다고 밝혔다. 또 2035년까지 트럼프 대통령이 요구하는 GDP의 5.0%로도 확대할 전망이다. 이 계획이 실현된다면 올 1분기 GDP의 57.8%인 국가 부채가 2029년 70%대로 뛰어오를 가능성이 높다. 독일 경제의 주요 경쟁력으로 꼽혔던 건실한 재정은 이제 과거의 유산이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포퓰리즘 정당까지 득세 최근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현재 유럽 주요국이 ‘재정적자와 포퓰리즘의 파멸적 악순환(deficit-populism doom loop)’에 빠져 있다고 진단했다. 재정적자 증가가 긴축 재정에 부정적이거나, 이를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포퓰리즘 정당의 득세를 부르고 이로 인해 재정 상태가 더 나빠지는 악순환이 나타난다는 의미다. 재정적자 확대는 주요국 국채에 대한 매력도를 떨어뜨려 국채 가격 하락(국채 금리 상승)을 야기한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 각국 정부가 긴축 재정에 나서려 해도 복지 혜택에 길들여진 국민들의 반발이 거세다. 이 틈을 노려 포퓰리즘 정책을 앞세운 정당이 득세하면서 정치 사회적 혼란이 심각해지고 재정 위기 해결 또한 어려워지는 것이다. 실제 최근 영국에서는 브렉시트 국민투표 당시 이를 강하게 지지했던 극우 정치인 나이절 패라지가 이끄는 ‘영국개혁당’이 선전하고 있다. 15일 여론조사회사 유고브 조사에서 영국개혁당 지지율은 29%로 노동당(20%)을 앞섰다. 특히 이민 정책에 민감한 노동계층과 저소득층 유권자를 적극 공략하며 노동당의 입지를 위협하고 있다. 13일 영국 런던에서는 각국 극우 세력이 대규모 반이민 집회도 개최했다. 영국의 극우 운동가 토미 로빈슨, 프랑스 극우 정치인 에리크 제무르, 독일의 극우 정당 독일대안당(AfD)의 페트르 비스트론 연방의회 의원 등은 한목소리로 “이민자가 유럽을 위협하고 있다”고 외쳤다. 이를 감안할 때 앞으로도 상당 기간 유럽의 재정 위기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허준영 서강대 경제학과 교수는 “유럽 주요국은 모두 재정 위기와 정치적 불안정성이라는 두 가지 난제에 공통적으로 직면해 있다”며 “유럽 전반에서 극우 정당의 인기가 늘면서 앞으로도 포퓰리즘적 정책이 늘어날 수밖에 없고 이는 재정 위기 해결을 어렵게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혜원 국립외교원 외교안보연구소 북미유럽연구부장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라는 위기를 맞아 유럽 각국이 국방비를 늘려야 하지만 고질적인 재정적자 문제가 발목을 잡고 있다”고 말했다. 또 “기존 지출을 줄이고 국방비를 늘리기 위한 각국 재무장관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고 진단했다.김성모 기자 mo@donga.com파리=유근형 특파원 noel@donga.com}

    • 2025-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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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틱톡 얻은 트럼프, 대만 무기 지원 거부하고 中엔 화해 제스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올 6월 초 이후 3개월 만인 19일 통화에서 중국의 동영상 플랫폼 ‘틱톡’의 미국 내 사업권 매각, 관세, 두 정상의 대면 정상회담, 미국의 대(對)중국 반도체 수출 규제 및 중국의 희토류 수출 규제 등의 현안을 논의했다. 백악관 측은 “트럼프 대통령이 통화 내용을 트루스소셜을 통해 공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통화 전날인 18일 틱톡의 미국 내 사업권 매각 계약이 마무리됐으며 이날 시 주석과 최종 확정하겠다는 뜻을 밝힌 터라 이번 통화가 그 어느 때보다 많은 관심을 받았다. 그는 “틱톡 협상을 타결한 것만으로도 미국은 엄청난 ‘수수료(fee)’를 받는다”고 강조했다. 틱톡 지분 일부를 미국 기업이 인수하는 것만으로도 미국 경제에 엄청난 이득이라며 자신의 치적을 강조한 것이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통화를 앞두고 대만에 대한 4억 달러(약 5600억 원) 이상의 무기 지원 승인을 거부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18일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이 다음 달 31일, 11월 1일 양일간 경북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때 대면 정상회담을 가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런 중요 행사를 앞두고 미국 측이 중국 측에 일종의 화해 제스처를 취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 트럼프, 틱톡 매각 중요성 강조트럼프 대통령은 18일 틱톡의 모회사인 중국 정보기술(IT) 기업 바이트댄스의 지분을 미국 기업이 인수하는 방식으로 중국이 틱톡의 미국 내 사업권을 미국 측에 매각하는 것에 큰 의미를 부여하며 “미국이 수수료를 번다”고 강조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 빅테크 오라클, 실리콘밸리의 유명 벤처 투자회사 앤드리슨호로위츠, 사모펀드 실버레이크매니지먼트 등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틱톡 지분을 인수하는 것을 추진하고 있다. 인수가 완료되면 미국 정부가 지정하는 1명을 포함해 미국인 주도의 이사회를 통해 틱톡을 운영한다는 것이다. 조 바이든 전 행정부는 틱톡을 사용하는 1억7000만 명 미국인의 개인 정보와 국가 기밀이 중국으로 흘러들어갈 가능성에 줄곧 우려를 표했다. 이에 지난해 4월 미국 의회는 바이트댄스가 틱톡의 미국 사업권을 미국 기업에 팔지 않으면 미국 내 서비스를 중단하는 ‘틱톡금지법’을 제정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재집권 후 틱톡금지법의 시행을 거듭 유예했다. 그가 지난해 말 대선 과정에서 젊은 유권자들을 공략하기 위해 틱톡을 적극 활용한 것과 무관하지 않은 행보로 풀이된다. ● 트럼프 “대가 없는 대만 지원 지양”WP는 18일 5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시 주석과의 정상회담 가능성을 협상하는 과정에서 대만에 대한 무기 지원 승인을 중단하는 결정을 내렸다고 보도했다. 그가 거부한 무기 지원 품목에는 자율 무인기(드론) 등 최신식 무기가 대거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백악관 관계자 또한 WP에 “대만에 대한 무기 지원 패키지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미국 정보 당국, 인도태평양의 미군 수뇌부 등은 중국이 인민해방군 건군 100주년 겸 시 주석의 3번째 임기가 끝나는 2027년 전에 대만을 공격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바이든 전 대통령은 이런 중국의 군사 위협에 맞서기 위해 재임 중 대만에 대한 군사 지원 패키지 3건을 승인했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대만에 대가 없는 지원을 하지 않겠다는 뜻을 거듭 밝혔다. 그는 2023년 9월 NBC방송 인터뷰에서 ‘대만이 중국의 침공을 받는다면 대만을 방어하겠느냐’는 질문에 “답하지 않겠다. 그것을 말하면 거저 주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대만에 더 많은 미국 무기를 판매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일시적인 지원 승인 중단을 단행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WP는 익명을 요구한 의회 보좌관을 인용해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대만에 5억 달러(약 7000억 원)의 무기 판매 가능성을 비공식적으로 의회에 통보했다고 전했다.김성모 기자 mo@donga.com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안규영 기자 kyu0@donga.com}

    • 2025-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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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 “시진핑-트럼프 통화”…3개월만에 직접 대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19일 통화했다. 중국 외교부와 백악관 측에 따르면 두 정상은 이날 미국 동부 시간 오전 8시(한국 시간 19일 오후 9시)부터 대화를 나눴다. 이번 통화에서 중국의 동영상 플랫폼 ‘틱톡’의 미국 내 사업권 매각, 관세, 두 사람의 대면 정상회담 여부, 미국의 대(對)중국 반도체 수출 규제, 중국의 미국산 대두 수입 등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 정상의 통화는 올 6월 5일 이후 3개월 만이다.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영국 국빈방문 마지막 날인 18일 런던 근교 버킹엄셔에서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와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중국과의 무역 합의가 “매우 가까워졌다”고 밝혔다. 또 “중국에 대한 (고율 관세 부과 유예를) 연장할 수 있다”고도 덧붙였다.올 1월 트럼프 대통령의 재집권 후 미국과 중국은 서로를 향해 ‘관세 폭탄’을 투하했다. 올 5월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제1차 고위급 무역 협상을 계기로 각각 115%포인트씩 관세를 낮추기로 합의했다. 이후 영국 런던, 스웨덴 스톡홀름, 스페인 마드리드에서의 추가 협상을 거쳐 올 11월 10일까지 관세율 인하를 유예하기로 합의했다. 즉, 11월 10일 이후에도 관세 인하를 연장할 수 있음을 시사한 발언으로 풀이된다.틱톡의 모회사인 중국 정보기술(IT) 기업 바이트댄스가 소유한 지분을 오라클 등 미국 기업이 인수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두 나라가 합의에 도달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틱톡 거래를 두고 “틱톡 인수자는 전원 미국인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트럼프 대통령은 그간 관세 전쟁의 주적(主敵)으로 삼았던 중국과는 고율 관세를 계속 유예하는 방식으로 별다른 마찰 없이 협상을 이어가고 있다. 한국 등 동맹국과 협상의 세부 논의를 두고 팽팽하게 대치하는 것과 대조적이다.특히 그는 중국이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대만’ 의제에 대해서도 중국에 유화적인 태도를보이고 있다. 18일 워싱턴포스트(WP)는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대만에 대한 4억 달러(약 5600억 원)의 무기 지원 승인을 거부했다고 보도했다. 그가 시 주석과의 통화는 물론 다음 달 31일, 11월 1일 양일간 경북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때 시 주석과의 대면 정상회담 가능성이 제기되는 상황에서 중국 측에 일종의 화해 제스처를 취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김성모 기자 mo@donga.com}

    • 2025-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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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中과 무역합의 가까워져”…오늘밤 시진핑과 통화, 틱톡 인수 매듭지을 듯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習近平)이 현지시간 19일 오전 9시(한국시간 오후 10시) 전화 통화를 할 예정이라고 미 블룸버그통신이 전했다. 영국을 국빈방문 중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중국과 무역합의가 매우 가까워졌다”며 다소 관대한 입장을 드러냈다. 이에 따라 중국 동영상 플랫폼 틱톡(TikTok)의 미국 내 사업권 매각과 관세, 중국의 미 반도체 업체 엔비디아 조사 등의 논의 가능성이 제기된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이번 통화에서 두 정상은 틱톡의 미국 사업권 매각 후속 조치와 관세 부과 유예에 관해 주로 논의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과 중국은 이달 15일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고위급 회담에서 틱톡에 대한 ‘프레임워크(기본 틀)’ 합의에 도달했는데, 양국 정상이 이에 대한 논의를 최종 확정할 것이란 관측이다. 양국 정상의 통화는 올해 6월 6일 이후 처음이다. 틱톡의 미국 사업은 새로운 미국 법인이 가져갈 것으로 전망된다. 미 소프트웨어 기업인 오라클과 앤드리센 호로위츠, 사모펀드사 실버 레이크 매니지먼트 등 컨소시엄이 지분을 나눠 가질 예정이다. 양국이 휴전 상태인 관세 관련 논의도 나올 수 있다. 미국과 중국은 관세 폭탄을 주고 받다가 올 5월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첫 무역 협상에서 각각 115%포인트씩 관세율을 낮추기로 합의했다. 이후 이 합의를 90일씩 연장하며 협상을 이어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11월 10일 예정된 대중(對中) 관세 부과 유예 기간을 추가로 연장할 수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중국의 엔비디아 관련 조치도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지난해 12월 엔비디아가 이스라엘 반도체 설계 회사 멜라녹스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반독점법을 위반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조사 중이다. 김성모 기자 mo@donga.com}

    • 2025-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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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압박 받던 파월 “위험 관리” 금리 내려… ‘트럼프 경제책사’만 “빅컷” 주장

    “고용의 하강 위험이 증가하면서 균형이 바뀌었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17일(현지 시간)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내린 배경을 이렇게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 결정을 두고 ‘위험 관리 인하(risk management cut)’라고 생각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당장 물가 상승률과 실업률에 큰 변화는 없지만, 미국 경제의 고용 둔화 조짐을 반영해 선제적으로 리스크 관리에 나섰다는 뜻이다. 이날 연준은 지난해 12월 금리 동결 이후 9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연 4.0∼4.25%로 낮추면서 추가 인하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에 따라 올 10월과 12월에 있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인하가 단행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8일 국제금융센터는 주요 10개 글로벌 투자은행(IB) 중 7개가 연내 2회 추가 금리 인하를 예상한다고 밝혔다.● 고용 냉각에 “위험 관리 차원” 연준은 이날 성명을 통해 두 가지 목표인 ‘물가 안정’과 ‘고용 창출’ 모두 우려스럽다고 진단했다. 7월 물가 상승률은 연준 목표(2%)를 상회하는 2.6%. 연준은 물가에 대해 “인플레이션이 상승했고 여전히 다소 높은 수준”이라고 했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고관세 영향이 장기화될 경우 향후 지속적인 물가 상승이 있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고용에 대해선 기존 성명의 ‘고용 시장이 견고하다’는 표현을 삭제했다. 대신 파월 의장은 “실업률이 소폭 상승했고, 고용에 대한 하방 위험은 이제 현실이 됐다”고 밝혔다. 미국의 8월 기준 실업률은 4년 만에 최고치인 4.3%로 집계됐다. 3개월 평균 일자리 증가 규모는 6월 15만 개에서 8월 2만9000개로 급락했다. 파월 의장은 “역동성이 떨어지고 다소 부진한 노동 시장에서 노동력 공급과 수요 모두가 현저히 둔화되는 것은 이례적인 현상”이라며 “(현 상황에서는) 무엇을 해야 할지 알기 어렵다. 지금은 위험 없는 길이 없다”고 말했다. 기업의 노동 수요가 하락하는 상황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이민자 단속으로 공급도 함께 줄어드는 ‘이상한 균형’이 발생했다는 것. 블룸버그통신은 “연준의 노동 시장 평가는 파월이 ‘이상한 균형’이라고 부른 상황 때문에 더 복잡해지고 있다”며 “실제 고용 시장이 얼마나 취약한지 파악하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연준 내년에는 금리 인하 신중해질 듯” 이날 베이비 스텝(0.25%포인트 금리 인하)은 이미 시장이 예상한 결과다. 투표권을 가진 12명의 FOMC 위원 중 11명의 찬성으로 결정됐다. 이에 유일하게 반대한 한 명은 ‘트럼프의 경제 책사’로 불리는 스티븐 마이런 연준 이사였다. 트럼프 대통령의 금리 인하를 강력하게 지지해온 그는 홀로 빅컷(0.5%포인트 인하)을 주장했다. 친트럼프 성향으로 분류되는 미셸 보먼 연준 부의장과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는 일부 전문가들의 예상을 깨고 베이비 스텝에 동조했다. 앞서 연준은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후 줄곧 대통령으로부터 금리를 내리라는 강력한 압박을 받았다. 이에 따라 조 바이든 행정부에서 지명된 리사 쿡 연준 이사가 해임 위기에 놓인 데 이어, 마이런 백악관 국가경제자문위원회(CEA) 위원장이 연준 이사를 겸직하는 등 전례 없는 일들이 벌어졌다. 한편 연준이 내년에는 금리 인하 속도 조절에 나설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수석연구위원은 “(FOMC가) 올해와 내년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모두 기존 대비 0.2%포인트 올려놨다”며 “올해까진 시장의 기대에 부응하는 금리 인하를 유지하지만 내년에는 금리 인하에 좀 더 신중해질 수도 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김성모 기자 mo@donga.com한재희 기자 hee@donga.com}

    • 2025-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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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英 2번째 국빈 방문 트럼프… 왕실 환대, 도심선 시위

    역대 미국 대통령 중 처음으로 집권 중 두 차례 영국을 국빈 방문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16일 영국에 도착해 2박 3일간의 일정을 시작했다. 영부인 멜라니아 여사는 방문 첫날 영국 대표 브랜드 ‘버버리’의 베이지색 트렌치코트를 입어 영국을 예우한다는 뜻을 나타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현지 시간 17일 낮 12시 18분(한국 시간 17일 오후 8시 18분)경 왕실 거주지인 런던 근교 윈저성에 대통령 전용 헬기 ‘마린원’을 타고 도착했다. 윌리엄 영국 왕세자와 케이트 미들턴 왕세자빈이 헬기 앞까지 나와 트럼프 대통령 부부를 맞이하는 등 ‘초특급 의전’을 펼쳤다. 멜라니아 여사는 이날 짙은 갈색의 투피스와 자주색 모자를 착용했다.● 英 정부와 왕실의 초특급 의전이날 헬기에서 내린 트럼프 대통령 부부는 찰스 3세 영국 국왕과 커밀라 왕비, 윌리엄 왕세자 및 미들턴 왕세자빈과 함께 황금색 왕실 마차를 탔다. 이들은 기병대원들과 군악대의 호위를 받으면서 윈저성에 도착했다.트럼프 대통령과 찰스 3세가 악수할 때는 윈저성과 런던탑에서 동시에 예포가 발사됐다. 또 말 120마리와 영국 해병대·해군·육군·공군 장병 1300여 명, 양국이 공동으로 설계한 F-35 전투기 등도 동원됐다. 미국과의 무역 협상을 마무리하고, 경제를 회복시켜야 하는 영국 측의 ‘트럼프 비위 맞추기’인 셈이다.실제 이번 방문을 계기로 미국 주요 빅테크들은 영국에 대한 다양한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16일 향후 4년간 영국에 300억 달러(약 42조 원)를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영국 클라우드 컴퓨팅 기업 엔스케일과 2만3000개 이상의 고급 그래픽처리장치(GPU)를 탑재한 영국 최대 슈퍼컴퓨터를 구축하기로 했다. 미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도 최소 12만 개의 첨단 GPU를 영국 전역에 공급할 예정이다. 구글은 향후 2년간 50억 파운드(약 9조 원), 세일즈포스는 2030년까지 20억 달러(약 2조7500억 원)를 영국에 투자하겠다고 공개했다. 또 영국 제약사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은 향후 5년간 미국에 300억 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주요국에 의약품 관세 부과를 시사한 것에 대한 대응으로 풀이된다.● 윈저 성벽에 트럼프·엡스타인 ‘투샷’양국 간 다양한 경제협력 계획이 발표됐지만 16일 영국 곳곳에서는 대규모 ‘반(反)트럼프 시위’가 벌어졌다. 특히 윈저성 외벽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부동산 사업가 시절 친하게 지냈으며 감옥에서 극단적 선택을 한 월가 투자자 출신 성범죄자 제프리 엡스타인과 트럼프 대통령의 ‘투샷’이 걸렸다. 엡스타인은 찰스 3세 국왕의 동생 앤드루 왕자, 피터 맨덜슨 전 주미 영국대사 등과도 교류했다.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영국 민심의 반감이 얼마나 큰지를 보여준다는 평가가 나온다. 윈저성 외벽에 투사됐던 ‘반트럼프’ 사진과 영상은 현지 시민단체가 기획한 것으로 영국 경찰은 이를 중단시켰고 관련자 3명을 체포했다. 하지만 소셜미디어 등에는 해당 사진과 영상이 이미 퍼졌다.파키스탄계 무슬림으로 2019년 6월 트럼프 대통령의 첫 번째 영국 국빈 방문 때도 그를 강하게 비판했던 사디크 칸 런던시장은 이날 일간 가디언에 “트럼프식 공포와 분열의 정치를 거부한다”는 글을 실었다.김성모 기자 mo@donga.com}

    • 2025-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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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英왕실, 트럼프에 초특급 의전…美는 MS 등 파격 투자 ‘선물’

    역대 미국 대통령 중 처음으로 집권 중 두 차례 영국을 국빈 방문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16일 영국에 도착해 2박 3일간의 일정을 시작했다. 영부인 멜라니아 여사는 방문 첫 날 영국 대표 브랜드 ‘버버리’의 베이지색 트렌치코트를 입어 영국을 예우한다는 뜻을 나타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현지 시간 17일 낮 12시 18분(한국 시간 17일 오후 8시 18분)경 왕실 거주지인 런던 근교 윈저성에 대통령 전용 헬기 ‘마린원’을 타고 도착했다. 윌리엄 영국 왕세자와 케이트 미틀턴 왕세자빈이 헬기 앞까지 나와 트럼프 대통령 부부를 맞이하는 등 ‘초특급 의전’을 펼쳤다. 멜라니아 여사는 이날 짙은 갈색의 투피스와 자주색 모자를 착용했다.● 英 정부와 왕실의 초특급 의전이날 헬기에서 내린 트럼프 대통령 부부는 찰스 3세 영국 국왕과 커밀라 왕비, 윌리엄 왕세자 및 케이트 미들턴 왕세자빈과 함께 황금색 왕실 마차를 탔다. 이들은 기병대원들과 군악대의 호위를 받으면서 윈저성에 도착했다.트럼프 대통령과 찰스 3세가 악수할 때는 윈저성과 런던탑에서 동시에 예포가 발사됐다. 또 말 120마리와 영국 해병대·해군·육군·공군 장병 1300여 명, 양국이 공동으로 설계한 F-35 전투기 등도 동원됐다. 미국과의 무역 협상을 마무리하고, 경제를 회복시켜야 하는 영국 측의 ‘트럼프 비위 맞추기’인 셈이다. 실제 이번 방문을 계기로 미국 주요 빅테크들은 영국에 대한 다양한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16일 향후 4년간 영국에 300억 달러(약 42조 원)를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영국 클라우드 컴퓨팅 기업 엔스케일과 2만3000개 이상의 고급 그래픽처리장치(GPU)를 탑재한 영국 최대 슈퍼컴퓨터를 구축하기로 했다. 미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도 최소 12만 개의 첨단 GPU를 영국 전역에 공급할 예정이다. 구글은 향후 2년간 50억 파운드(약 9조 원), 세일즈포스는 2030년까지 20억 달러(약 2조7500억 원)를 영국에 투자하겠다고 공개했다. 또 영국 제약사 글랙소스미스클라인(GSK)는 향후 5년간 미국에 300억 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주요국에 의약품 관세 부과를 시사한 것에 대한 대응으로 풀이된다.● 윈저 성벽에 트럼프·엡스타인 ‘투샷’양국 간 다양한 경제협력 계획이 발표됐지만, 16일 영국 곳곳에서는 대규모 ‘반(反)트럼프 시위’가 벌어졌다. 특히 윈저성 외벽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부동산 사업가 시절 친하게 지냈으며 감옥에서 극단적 선택을 한 월가 투자자 출신 성범죄자 제프리 엡스타인과 트럼프 대통령의 ‘투샷’이 걸렸다. 엡스타인은 찰스 3세 영국 국왕의 동생 앤드루 왕자, 피터 맨덜슨 전 주미국 영국 대사 등과도 교류했다.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영국 민심의 반감이 얼마나 큰 지를 보여준다는 평가다. 윈저성 외벽에 투사됐던 ‘반트럼프’ 사진과 영상은 현지 시민단체가 기획한 것으로 영국 경찰은 이를 중단시켰고 관련자 3명을 체포했다. 하지만 소셜미디어 등에는 해당 사진과 영상이 이미 퍼졌다.파키스탄계 무슬림으로 2019년 6월 트럼프 대통령의 첫 번째 영국 국빈 방문 때도 그를 강하게 비판했던 사디크 칸 런던시장은 이날 일간 가디언에 “트럼프식 공포와 분열의 정치를 거부한다”는 글을 실었다.김성모 기자 mo@donga.com}

    • 2025-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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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군, 베네수엘라 마약 운반선 또 공격… “3명 사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5일 미군이 남미 베네수엘라 마약 밀매 조직의 마약 운반선을 공격해 마약 범죄자들을 또 제거했다고 밝혔다. 앞서 2일 공해(公海)에서 베네수엘라 마약 적재 선박을 폭격해 테러범 11명을 제거했다고 밝힌 데 이은 두 번째 공습이어서 중남미 전역의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베네수엘라에 거듭 군사 작전을 벌이는 것을 두고 중남미 주요국 정상 중 반미(反美) 성향이 가장 강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의 교체를 시도하려는 의도라는 일각의 분석도 제기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루스소셜에 “오늘 아침 내 명령에 따라 미군은 남부사령부 관할 지역에서 신원이 확인된 매우 폭력적인 마약 밀매 카르텔 및 마약 테러범에 대한 두 번째 물리적 공격을 수행했다”고 밝혔다. 미 남부사령부는 중남미와 카리브해 등을 관할한다. 그는 미군의 미사일 공격을 받은 선박이 불에 타는 영상을 게시하며 “이번 공격은 베네수엘라 출신으로 확인된 이 마약 테러범들이 미국을 향해 불법으로 마약을 운반하는 해역에서 발생했다. 테러범 3명이 사살됐다”고 밝혔다. 공습 후 코카인과 펜타닐이 담긴 큰 가방들이 바다 곳곳에 흩뿌려져 있었다며 이 선박이 마약 운반선이라는 증거라고 덧붙였다. 특히 그는 “이 극도로 폭력적인 마약 밀매 카르텔들의 불법 행위는 수십 년간 수백만 명의 미국인을 죽이고 미 사회에 파괴적 결과를 초래했다. 이제 더는 안 된다”며 공습의 정당성을 거듭 주장했다. 반면 마두로 대통령은 같은 날 수도 카라카스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미국의 정치적, 외교적, 군사적 침략”이라며 반발했다. 마약 범죄 소탕을 빌미로 사실상 자신에 대한 정권 교체를 시도한다는 것이다. 2013년부터 집권 중인 마두로 대통령은 재선, 3선 당시 모두 부정선거를 자행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1기 때부터 부정선거 등을 이유로 베네수엘라산 원유의 미국 수입을 금지하고 각종 자산도 동결했다. 그러자 마두로 정권은 중국, 러시아 등과 밀착하며 미국과 대립하고 있다.김성모 기자 mo@donga.com}

    • 2025-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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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경제책사’ 마이런, 연준이사 인준…금리인하 총대 메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경제 책사’ 중 한 명으로 여겨지는 스티븐 마이런 백악관 국가경제자문위원장(42·사진)이 15일(현지 시간)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이사가 됐다. 행정부 인사 중 연준 이사를 겸직하는 첫 사례다. 미 상원은 이날 찬성 48대 반대 47로 마이런의 연준 이사 후보 인준안을 가결했다. 이에 따라 마이런은 16, 17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 참석해 금리 인하 결정에 참여하게 된다.미 보스턴대를 졸업하고 하버드대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은 마이런은 졸업 후 소규모 헤지펀드에서 일했다. 그는 트럼프 1기 행정부의 대중(對美) 강경 무역정책을 옹호하며 주목받았다. 2020년 미 재무부에 발탁됐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에 실패하자 월가로 돌아갔다. 그는 투자관리회사를 세웠지만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다 2023년 말 폐업했다.하지만 그는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국가경제자문위원장으로 중용됐고, 최근까지 트럼프 대통령의 금리 인하 방침을 강력하게 지지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무명의 경제학자가 미 통화정책의 최상층부로 수직 상승해 공격적으로 금리를 인하하라는 트럼프 압박 작전의 한복판에 서게 됐다”고 평가했다.아드리아나 쿠글러 연준 이사의 후임으로 지명된 마이런은 인준 청문회에서 4개월의 이사 임기 동안 자문위원장 직을 휴직한다고 밝혔다. 이에 행정부 인사가 정치적 독립성을 요구하는 연준 이사를 겸직하는 데 대한 논란도 상당하다. CNN은 “연준의 111년 역사상 처음으로 대통령 소속 직원이 연준 이사가 된 상황”이라며 “독립적인 연준을 자신의 의지에 더 가깝게 두려는 트럼프의 시도에서 중요한 이정표”라고 지적했다.김성모 기자 mo@donga.com}

    • 2025-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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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베네수엘라 마약운반선 또 격침”…마두로 “전면 침략” 반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5일 미군이 남미 베네수엘라의 마약 밀매 조직의 마약 운반선을 공격해 마약 범죄자들을 또 제거했다고 밝혔다. 앞서 2일 공해(公海)에서 베네수엘라 마약 적재 선박을 폭격해 테러범 11명을 제거했다고 밝힌 데 이은 두 번째 공습이어서 중남미 전역의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트럼프 2기 행정부가 베네수엘라에 거듭 군사 작전을 벌이는 것을 두고 중남미 주요국 정상 중 반미(反美) 성향이 가장 강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의 교체를 시도하려는 의도라는 일각의 분석도 제기된다.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루스소셜에 “오늘 아침 내 명령에 따라 미군은 남부사령부 관할 지역에서 신원이 확인된 매우 폭력적인 마약 밀매 카르텔 및 마약 테러범에 대한 두 번째 물리적 공격을 수행했다”고 밝혔다. 미 남부사령부는 중남미와 카리브해 등을 관할한다.그는 미군의 미사일 공격을 받은 선박이 불에 타는 영상을 게시하며 “이번 공격은 베네수엘라 출신으로 확인된 이 마약 테러범들이 미국을 향해 불법으로 마약을 운반하는 구제 해역에서 발생했다. 테러범 3명이 사살됐다”고 밝혔다. 공습 후 코카인과 펜타닐이 담긴 큰 가방들이 바다 곳곳에 흩뿌려져 있었다며 이 선박이 마약 운반선이라는 증거라고 덧붙였다.특히 그는 “이 극도로 폭력적인 마약 밀매 카르텔들의 불법 행위는 수십 년간 수백만 명의 미국인을 죽이고 미 사회에 파괴적 결과를 초래했다. 이제 더는 안 된다”며 공습의 정당성을 거듭 주장했다.반면 마두로 대통령은 같은 날 수도 카라카스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미국의 정치적, 외교적, 군사적 침략”이라며 반발했다. 마약 범죄 소탕을 빌미로 사실상 자신에 대한 정권 교체를 시도한다는 것이다. 2013년부터 집권 중인 마두로 대통령은 재선, 3선 당시 모두 부정선거를 자행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1기 때부터 부정선거 등을 이유로 베네수엘라산 원유의 미국 수입을 금지하고 각종 자산도 동결했다. 그러자 마두로 정권은 중국, 러시아 등과 밀착하며 미국과 대립하고 있다.김성모 기자 mo@donga.com}

    • 2025-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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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구명조끼 살신성인’ 해경에 中서도 애도물결

    인천 옹진군 바다 갯벌에서 고립된 70대 중국인을 구조하다 순직한 인천해양경찰서 영흥파출소 소속 이재석 경사(34)에 대한 추모가 이어지고 있다. 그는 구조 과정에서 자신이 입고 있던 구명조끼를 갯벌에 고립된 중국인에게 건넨 뒤 빠져나오다 바닷물에 휩쓸려 끝내 숨졌다. 12일 이재명 대통령은 “숭고한 정신과 희생을 결코 잊지 않겠다”며 이 경사에게 옥조근정훈장을 추서했다.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은 이날 인천 동구 장례식장 빈소를 찾아 이 대통령의 조전을 대독했다. 이 대통령은 “고인은 오직 생명을 지키겠다는 사명감으로, 칠흑 같은 어둠 속 물이 차는 갯벌 한가운데로 망설임 없이 뛰어들었다. 이 경사와 같이 제복 입은 영웅들의 헌신 위에 우리 사회의 안전이 굳건히 지켜지고 있다”고 했다. 고인의 모친은 “우리 애 혼자 가서 구하느라, 구명조끼를 (하나 더) 줬으면 살 수 있지 않았나. 너무 억울하다”며 흐느꼈고, 강 실장은 “진상 규명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답했다. 중국인 남성은 해경 헬기에 구조돼 생명을 건졌다. 이에 중국에서도 “유족에게 애도의 뜻을 전한다”는 반응과 함께 현지 언론들도 이 경사의 희생을 잇달아 보도했다. 하이커(海客)신문 등은 이 경사가 준 구명조끼를 해당 남성이 건네받아 착용하는 장면이 담긴 영상과 함께 이 경사가 불과 34세에 불행히도 숨졌다고 전했다. 중국 온라인에서도 이 경사를 추모하는 글들이 이어졌다. 최대 포털 바이두, 소셜미디어 웨이보 이용자들은 “한국의 34세 해경이 중국 노인에게 구명조끼를 내주고 사망했다”는 해시태그를 달며 관련 내용을 공유했다. “감동적이다” “그는 중국의 영웅”이라는 댓글도 달렸다. 이 경사는 해병대 전역 후 2021년 7월 해경에 입직해 지난달 경장으로 승진했다. 이달 4일 생일을 맞은 지 일주일 만에 순직해 안타까움을 더했다. 해경은 11일 승진 심사위원회를 열고 그의 계급을 경사로 1계급 추서했다.서지원 기자 wish@donga.com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김성모 기자 mo@donga.com}

    • 2025-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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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는 영웅”…조끼 벗어준 순직해경에 中서도 추모 이어져

    인천 옹진군 바다 갯벌에서 고립된 70대 중국인을 구조하다 순직한 인천해양경찰서 영흥파출소 소속 고(故) 이재석 경사(34)에 대한 추모가 이어지고 있다. 그는 구조 과정에서 자신이 입고 있던 구명조끼를 갯벌에 고립된 중국인에 건넨 뒤 빠져나오다 바닷물에 휩쓸려 끝내 숨졌다.12일 이재명 대통령은 “숭고한 정신과 희생을 결코 잊지 않겠다”며 이 경사에게 옥조근조훈장을 추서했다.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은 이날 인천 동구 장례식장 빈소를 찾아 이 대통령의 조전을 대독했다. 이 대통령은 “고인은 오직 생명을 지키겠다는 사명감으로, 칠흑 같은 어둠 속 물이 차는 갯벌 한가운데로 망설임 없이 뛰어들었다. 이 경사와 같이 제복 입은 영웅들의 헌신 위에 우리 사회의 안전이 굳건히 지켜지고 있다”고 했다. 고인의 모친은 “우리 애 혼자 가서 구하느라, 구명조끼를 (하나 더) 줬으면 살 수 있지 않았나. 너무 억울하다”며 흐느꼈고, 강 실장은 “진상 규명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답했다. 중국인 남성은 해경 헬기에 구조돼 생명을 건졌다. 이에 중국에서도 “유족에게 애도의 뜻을 전한다”는 반응과 함께 현지 언론들도 이 경사의 희생을 잇달아 보도했다. 하이커(海客)신문 등은 이 경장이 준 구명조끼를 해당 남성이 건네받아 착용하는 장면이 담긴 영상과 함께 이 경장이 불과 34세에 불행히도 숨졌다고 전했다. 중국 온라인에서도 이 경장을 추모하는 글들이 이어졌다. 최대 포털 바이두, 소셜미디어 웨이보 이용자들은 “한국의 34세 해경이 중국 노인에게 구명조끼를 내주고 사망했다”는 해시태그를 달며 관련 내용을 공유했다. “감동적이다” “그는 중국의 영웅”이라는 댓글도 달렸다. 이 경사는 해병대 전역 후 2021년 7월 해경에 입직해 지난달 경장으로 승진했다. 이달 4일 생일을 맞은 지 일주일 만에 순직해 안타까움을 더했다. 해경은 11일 승진 심사위원회를 열고 그의 계급을 경사로 1계급 추서했다. 서지원 기자 wish@donga.com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김성모 기자 mo@donga.com}

    • 2025-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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