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0에서 10까지 점수가 있다면, 나는 이번 회담에 12점을 주겠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30일 부산 김해국제공항 공군기지 내 접견장인 나래마루에서 열린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 뒤 이렇게 말했다. 그는 “정말 훌륭한 결정들이 많았다. 많은 합의가 이뤄졌고, 거의 남은 쟁점이 없다”고도 했다. 미중은 이번 회담을 통해 △고율 관세 부과 △희토류 수출 통제 △대두(大豆) 수입 중단 △해운·물류·조선산업 관련 조사 등 양국이 핵심 무역 쟁점으로 꼽은 사안들에 대해 한 걸음씩 양보하는 모습을 보였다. 일단 대립보다는 ‘생산적 회담’ 쪽으로 공감대를 형성한 것. 다만 미국은 중국으로부터 희토류를 공급받기 위한 확실한 안전장치를 확보하지 못했고, 중국 역시 미국이 자신들에게 판매를 제한하는 첨단 인공지능(AI) 반도체 공급 약속을 얻어내지 못했다. 당장은 미중이 ‘휴전’에 들어간 형국이지만 서로에게 치명타를 가할 카드는 남겨둔 셈이다. 이에 따라 미중 무역전쟁이 다시 촉발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희토류 단어 입에 안 올리길 바라”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정상회담 뒤 대통령 전용기인 에어포스원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시 주석과의 정상회담에 대해 “우린 많은 사안에서 의견 일치를 봤다”며 “막대한 양의 (미국산) 대두와 다른 농산물이 즉시 구매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모든 희토류 문제가 해결됐다”며 “이는 미국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중요한 사안”이라고 했다. 이어 “당분간 ‘희토류’라는 단어를 입에 올리지 않게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그는 대신 “(시 주석이) 미국으로 들어오는 (합성마약) 펜타닐로 인한 사망을 줄이기 위해 매우 노력할 것”이라며 그동안 미국이 펜타닐 단속 미흡을 이유로 중국에 부과했던 관세를 10%로 즉시 인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미국이 기존에 중국에 부과한 관세는 기본 관세 10%, 펜타닐 관세 20%, 트럼프 2기 행정부 이전 관세 25% 등 총 55%였는데, 이를 45%까지 낮추겠다는 의미다. 중국 상무부도 이날 미국의 펜타닐 관련 관세 인하 결정과 자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 1년 유예 등 미 측과의 합의 내용을 공개했다. 상무부에 따르면 미국은 대중 상호 관세(24%) 유예 시한도 1년 연장하기로 했다. 미중은 정상회담에 앞서 팽팽한 신경전을 펼쳤다. 특히 중국이 강력한 희토류 수출 통제 조치를 발표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에 적용 중인 관세에 추가로 100%의 관세를 부과하고, 핵심 소프트웨어의 수출 통제도 시행하겠다며 맞불을 놨다. 중국이 미국산 대두 수입을 중단한 것에도 강한 불만을 표출해 왔다. 미국의 주요 대두 생산지는 트럼프 대통령 지지세가 강한 지역이다. 이처럼 갈등이 고조되던 가운데, 양국은 일단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휴전에 들어갔다. 트럼프 대통령은 ‘무역협상 서명은 언제쯤 가능하냐’는 취재진 질문에 “곧 가능하다”고 했다. 베선트 재무장관도 “다음 주 중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시 주석도 이번 회담을 두고 “양국이 중요한 경제무역 문제와 관련해 깊이 있는 의견 교환으로 문제 해결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밝혔다. 베선트 장관은 중국이 올해 중 1200만 t, 향후 3년간 매년 2500만 t의 대두를 구입할 것이라고 전했다.● 고성능 칩 ‘블랙웰’ 中 수출은 논의 안 돼 다만 반도체와 희토류 관련 갈등의 불씨는 여전히 살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기업 엔비디아의 고성능 AI 칩인 ‘블랙웰’ 중국 수출에 대해 “논의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칩에 대해 논의했다. 중국이 엔비디아 및 다른 기업들과 직접 (중국 내 칩 공급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면서도 블랙웰에 대해선 선을 그은 것이다. 이를 두고, 결국 미국이 반도체 등 첨단기술 통제를 중국을 압박할 수 있는 핵심 무기로 인식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올 8월엔 블랙웰 성능을 낮추면 중국 수출을 허용할 수 있다고 시사한 바 있다. 중국 역시 미국에 절실한 희토류 공급과 관련해 최소한의 양보만 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희토류 문제가 해결됐다고 주장했지만, 중국은 일단 수출 통제를 1년만 유예했다. 희토류를 미국을 겨냥한 전략적 통제 수단으로 언제든지 활용할 수 있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이다.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김성모 기자 mo@donga.com임현석 기자 lhs@donga.com}

“0에서 10까지 점수가 있다면, 나는 이번 회담에 12점을 주겠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30일 부산 김해국제공항 공군기지 내 접견장인 나래마루에서 열린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 뒤 이렇게 말했다. 그는 “정말 훌륭한 결정들이 많았다. 많은 합의가 이뤄졌고, 거의 남은 쟁점이 없다”고도 했다.미중은 이번 회담을 통해 △고율 관세 부과 △희토류 수출 통제 △대두(大豆) 수입 중단 △해운·물류·조선산업 관련 조사 등 양국이 핵심 무역 쟁점으로 꼽은 사안들에 대해 한 걸음씩 양보하는 모습을 보였다. 일단 대립보다는 ‘생산적 회담’ 쪽으로 공감대를 형성한 것.다만 미국은 중국으로부터 희토류를 공급받기 위한 확실한 안전장치를 확보하지 못했고, 중국 역시 미국이 자신들에게 판매를 제한하는 첨단 인공지능(AI) 반도체 공급 약속을 얻어내지 못했다. 당장은 미중이 ‘휴전’에 들어간 형국이지만 서로에게 치명타를 가할 카드는 남겨둔 셈이다. 이에 따라 미중 무역전쟁이 다시 촉발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희토류 단어 입에 안 올리길 바라”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정상회담 뒤 대통령 전용기인 에어포스원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시 주석과의 정상회담에 대해 “우린 많은 사안에서 의견 일치를 봤다”며 “막대한 양의 (미국산) 대두와 다른 농산물이 즉시 구매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모든 희토류 문제가 해결됐다”며 “이는 미국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중요한 사안”이라고 했다. 이어 “당분간 ‘희토류’라는 단어를 입에 올리지 않게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그는 대신 “(시 주석이) 미국으로 들어오는 (합성마약) 펜타닐로 인한 사망을 줄이기 위해 매우 노력할 것”이라며 그동안 미국이 펜타닐 단속 미흡을 이유로 중국에 부과했던 관세를 10%로 즉시 인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미국이 기존에 중국에 부과한 관세는 기본 관세 10%, 펜타닐 관세 20%, 트럼프 2기 행정부 이전 관세 25% 등 총 55%였는데, 이를 45%까지 낮추겠다는 의미다.중국 상무부도 이날 미국의 펜타닐 관련 관세 인하 결정과 자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 1년 유예 등 미 측과의 합의 내용을 공개했다. 상무부에 따르면 미국은 대중 상호 관세(24%) 유예 시한도 1년 연장하기로 했다. 또 중국 동영상 플랫폼 틱톡의 미국 사업 매각에 대해선 “문제를 적절하게 해결하기 위해 양국이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도 폭스비즈니스 인터뷰에서 “틱톡 양도 합의가 마무리됐고, 몇주에서 몇달 내 매각 절차가 이뤄질 것”이라고 했다.미중은 정상회담에 앞서 팽팽한 신경전을 펼쳤다. 특히 중국이 강력한 희토류 수출 통제 조치를 발표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에 적용 중인 관세에 추가로 100%의 관세를 부과하고, 핵심 소프트웨어의 수출 통제도 시행하겠다며 맞불을 놨다. 중국이 미국산 대두 수입을 중단한 것에도 강한 불만을 표출해 왔다. 미국의 주요 대두 생산지는 트럼프 대통령 지지세가 강한 지역이다.이처럼 갈등이 고조되던 가운데, 양국은 일단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휴전에 들어갔다. 트럼프 대통령은 ‘무역협상 서명은 언제쯤 가능하냐’는 취재진 질문에 “곧 가능하다”고 했다. 베선트 재무장관도 “다음 주 중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시 주석도 이번 회담을 두고 “양국이 중요한 경제무역 문제와 관련해 깊이 있는 의견 교환으로 문제 해결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밝혔다.베선트 장관은 중국이 올해 중 1200만t, 향후 3년간 매년 2500만t의 대두를 구입할 것이라고 전했다.● 고성능 칩 ‘블랙웰’ 中 수출은 논의 안 돼다만 반도체와 희토류 관련 갈등의 불씨는 여전히 살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기업 엔비디아의 고성능 AI 칩인 ‘블랙웰’ 중국 수출에 대해 “논의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칩에 대해 논의했다. 중국이 엔비디아 및 다른 기업들과 직접 (중국 내 칩 공급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면서도 블랙웰에 대해선 선을 그은 것이다.이를 두고, 결국 미국이 반도체 등 첨단기술 통제를 중국을 압박할 수 있는 핵심 무기로 인식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올 8월엔 블랙웰 성능을 낮추면 중국 수출을 허용할 수 있다고 시사한 바 있다.중국 역시 미국에 절실한 희토류 공급과 관련해 최소한의 양보만 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희토류 문제가 해결됐다고 주장했지만, 중국은 일단 수출 통제를 1년만 유예했다. 희토류를 미국을 겨냥한 전략적 통제 수단으로 언제든지 활용할 수 있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이다.한편 CNN은 “시 주석이 협상은 하되 굴복하지 않는다는 원칙하에 미국과의 협상마다 유리한 결과를 내고 있다”고 전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펜타닐 단속 약속을 받고 관련 관세를 내렸지만, 중국이 과거 약속을 지키지 않아 실질적 성과는 불확실하다고 지적했다.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김성모 기자 mo@donga.com임현석 기자 lhs@donga.com}

한국과 미국이 29일 타결한 관세 협상을 두고 주요 외신들은 일본보다 더 많은 양보를 얻어낸 것으로 보인다는 긍정적 평가를 내놨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한국의 대미 투자 규모가 3500억 달러(약 500조 원)로 일본의 5500억 달러(약 791조 원)보다 적으며, 한국은 투자 대상 프로젝트가 상업적으로 합리적이어야 한다는 안전장치를 확보했지만 일본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투자 결정권을 넘겼다”고 전했다. 한국이 미국과의 줄다리기 협상 끝에 일본보다 유리한 조건으로 협상을 맺었다고 진단한 것이다. 앤드루 여 브루킹스연구소 한국석좌는 “이재명 정부에 큰 안도감을 안긴 외교 정책상 성과”라고 NYT에 말했다.블룸버그통신은 한국이 1500억 달러(약 214조 원)를 미국이 재건에 공들이고 있는 조선업에 투자하고 외환시장에 안정장치를 마련한 부분에 주목했다. 이 매체는 “(한국이) 투자자금 조달 방식에 지분·대출·보증을 활용할 수 있게 됐다. (미국의) 핵심적인 양보 조치로 평가된다”고 전했다.외신들은 이재명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달한 선물에 대해서도 호평했다. NYT는 신라 금관에 얽힌 역사 등 배경을 설명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선물 받은) 복제된 왕관을 착용하고 싶다는 뜻을 밝히진 않았지만, 이 대통령과 박물관에 있는 진품 왕관을 보러 갔다”고 전했다. CNN은 “한국이 트럼프 대통령의 미적 취향과 금 사랑(gold obsession)을 적극 활용했다”고 평가했다.영국 더미러는 바디랭귀지 전문가의 분석을 인용하며 “트럼프 대통령이 선물을 받은 순간 금관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이는 선물이 정말 마음에 들었을 때 나타나는 전형적인 반응”이라고 전했다. 이어 “입술은 다물려 있지만 몸을 좌우로 약간 돌리는 제스처를 보였는데 이는 억눌린 즐거움과 흥분을 나타내는 신체 신호”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표정과 몸짓에서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고 진단했다.김성모 기자 mo@donga.com}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주(州) 당국이 28일 빈민촌인 파벨라에서 역대 최대 규모의 마약 밀매 조직 체포 작전을 벌이는 과정에서 경찰관을 포함해 최소 64명의 사망자가 나왔다고 뉴욕타임스(NYT) 등이 전했다. 폭탄, 총격전 소리와 주택가 곳곳에서 뿜어져 나온 화염에 체포 현장은 전쟁터를 방불케 했다. 현지에선 경찰관 4명이 숨지고, 일부 주민이 총상을 입는 등 무리한 작전 수행이었다는 비판도 나온다. 이날 주 정부는 “오늘 15년 만에 최대 규모의 조직폭력배(갱단) 활동 지역 봉쇄 작전을 진행해 81명의 조직원을 체포했고, 72정의 소총과 대량의 마약류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클라우지우 카스트루 리우데자네이루 주지사는 “이번 검거 작전을 위해 1년 이상 수사하고 60일간 계획을 점검했다”며 “경찰이 법원에서 발부한 수백 건의 체포·수색·압수영장을 집행했다”고 했다. 이번 작전의 목표는 해당 지역에서 가장 악명 높은 갱단인 ‘코만두 베르멜류’ 구성원을 대대적으로 검거하는 것이었다. 코만두 베르멜류는 1970년대 리우데자네이루 교도소에서 결성된 조직으로 마약류·무기 밀매, 살인, 납치 등을 벌이며 빈민가를 중심으로 영향력을 키워 왔다. 주 정부는 빈민지역 내 26개 지점을 목표로 검거 작전을 펼쳤다. 2500여 명의 경찰 및 보안요원과 헬기 2대, 장갑차 32대, 특수전술차량 12대 등이 투입됐다. NYT에 따르면 갱단도 무인 비행장치(드론)까지 동원해 폭발물을 투하하는 등 강하게 저항했다. 이번 충돌로 일대 학교는 긴급 휴교에 들어갔고, 한때 리우 국제공항으로 이어지는 주요 도로 등이 폐쇄됐다. 카스트루 주지사는 “연방정부에 지원을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며 “이런 전쟁에는 군 병력 등 훨씬 많은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대규모 사상자가 발생하면서 작전에 대한 비판이 커지고 있다. 다니 몬테이루 주의원은 “경찰 작전에서의 폭력이 곧 효과를 불러오는 건 아니다. 오늘 리우데자네이루에서 벌어진 일은 야만적”이라고 지적했다. 카스트루 주지사는 강경 보수 성향으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가까웠던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과 같은 자유당 소속이다. 이 때문에 이번 작전이 마약과의 전쟁을 벌이는 트럼프 대통령과의 관계 형성 등을 의식한 조치란 해석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중간선거가 치러진 아르헨티나에서 ‘아르헨티나의 트럼프’로 불리는 하비에르 밀레이 현 대통령을 노골적으로 지지하는 등 중남미 국가의 보수 정권 지원에 관심이 많다.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은 진보 성향의 노동당 소속이다.김성모 기자 mo@donga.com}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주(州) 당국이 28일 빈민촌인 파벨라에서 역대 최대 규모의 마약밀매 조직 체포작전을 벌이는 과정에서 경찰관을 포함해 최소 64명의 사망자가 나왔다고 뉴욕타임스(NYT) 등이 전했다. 폭탄, 총성 소리와 주택가 곳곳에서 뿜어져 나온 화염에 체포 현장은 전쟁터를 방불케 했다. 현지에선 경찰관 4명이 숨지고, 일부 주민이 총상을 입는 등 무리한 작전 수행이었다는 비판도 나온다.이날 주정부는 “오늘 15년 만에 최대 규모의 조직폭력배(갱단) 활동지역 봉쇄 작전을 진행해 81명의 조직원을 체포했고, 72정의 소총과 대량의 마약류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클라우지우 카스트루 리우데자네이루 주지사는 “이번 검거 작전을 위해 1년 이상 수사하고 60일간 계획을 점검했다”며 “경찰이 법원에서 발부한 수백 건의 체포·수색·압수영장을 집행했다”고 했다.이번 작전의 목표는 해당 지역에서 가장 악명 높은 갱단인 ‘코만두 베르멜류(Comando Vermelho)’ 구성원을 대대적으로 검거하는 것이었다. 코만두 베르멜류는 1970년대 리우데자네이루 교도소에서 결성된 조직으로 마약류·무기 밀매, 살인, 납치 등을 벌이며 빈민가를 중심으로 영향력을 키워 왔다.주정부는 빈민지역 내 26개 지점을 목표로 검거 작전을 펼쳤다. 2500여 명의 경찰·보안요원과 헬기 2대, 장갑차 32대, 특수전술차량 12대 등이 투입됐다. NYT에 따르면 갱단도 무인 비행장치(드론)까지 동원해 폭발물을 투하하는 등 강하게 저항했다. 이번 충돌로 일대 학교는 긴급 휴교에 들어갔고, 한때 리우 국제공항으로 이어지는 주요 도로 등이 폐쇄됐다. 카스트루 주지사는 “연방정부에 지원을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며 “이런 전쟁에는 군병력 등 훨씬 많은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특히 대규모 사상자가 발생하면서 작전에 대한 비판이 커지고 있다. 다니 몬테이루 주의원은 “경찰 작전에서의 폭력이 곧 효과를 불러오는 건 아니다. 오늘 리우데자네이루에서 벌어진 일은 야만적”이라고 지적했다.카스트루 주지사는 강경보수 성향으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가까웠던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과 같은 자유당 소속이다. 이 때문에 이번 작전이 마약과의 전쟁을 벌이는 트럼프 대통령과의 관계 형성 등을 의식한 조치란 해석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중간선거가 치러진 아르헨티나에서 ‘아르헨티나의 트럼프’로 불리는 하비에르 밀레이 현 대통령을 노골적으로 지지하는 등 중남미 국가의 보수 정권 지원에 관심이 많다.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현 브라질 대통령은 진보 성향의 노동당 소속이다. 김성모 기자 mo@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8일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일본 총리와의 첫 정상회담에서 “우리(미국과 일본)는 가장 강력한 수준의 동맹국이며 미일 관계는 어느 때보다 더 강력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올 1월 재집권에 성공한 뒤 첫 방일에서 미일 동맹을 한층 높은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고 강조한 것이다. 그는 이날 도쿄 모토아카사카 영빈관에서 열린 미일 정상회담에서 “일본이 군사력을 상당한 규모로 증강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며 “(일본으로부터) 매우 큰 규모의 신규 군사 장비 주문을 수주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앞서 체결한 미일 무역 합의에 대해 “매우 공정한 합의이며 우리는 거대한 교역을 함께할 것”이라고 했다.다카이치 총리도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에 화답했다. 그는 미일 동맹에 대해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동맹이 될 것”이라며 “일본과 미국을 더 풍요롭게 하기 위해 미일 동맹의 새로운 황금시대(New Golden Age)를 함께 열 것”이라고 밝혔다. 두 나라 정상이 동시에 안보 및 경제 협력을 더욱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강조한 것으로, 이번 정상회담이 미국과 일본이 더 밀착하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양 정상은 이날 ‘미일 동맹의 새 황금시대를 위한 합의 이행’이란 문서에 서명하며 대미 투자 이행에 속도를 내기로 했다. 두 정상은 ‘위대한 합의(Great Deal)’를 이행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확인했다고 해당 문서에 남겼다. 올 7월 체결된 무역 합의를 다카이치 총리가 이행하겠다고 약속한 것이다. 이에 따라 일본은 5500억 달러(약 790조 원) 규모의 대미 투자와 자동차, 쌀 시장 개방 등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두 정상은 희토류를 포함한 핵심 광물에 관한 협력 양해각서에도 서명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다카이치 총리는 이날 오전 정상회담과 업무 오찬을 마친 뒤 미국 대통령 전용헬기 ‘머린 원’을 타고 도쿄 인근 가나가와현 요코스카의 미군기지를 방문해 미국의 핵 추진 항공모함인 ‘조지워싱턴’에 승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장병들에게 일본 자동차기업 도요타가 미국 공장에 100억 달러(약 14조5000억 원)을 투자하기로 했다는 점을 강조하며 “나가서 도요타 차를 사라”고 권고했다. 또 일본 재계 관계자들과 만찬을 갖고 대미 투자 확대를 강조했다. 미일 정상이 무역 합의 이행에 적극 나설 모양새를 취하고, 나아가 두 나라 간 안보 및 경제 협력 강화 움직임도 더욱 뚜렷해지면서 아직 미국과의 무역 협상을 마무리 짓지 못한 한국의 부담이 커졌다는 평가가 나온다.트럼프, 대미투자 못박고 무기 세일즈… 다카이치 “희토류 협력”美日정상 ‘아베 시즌2’ 협력5500억 달러중 73% 에너지-AI에… 대미투자 후보군 선정하며 속도中견제 위한 日방위력 증강 공감… 다카이치 “트럼프 北비핵화 재확인”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일본 총리가 28일 정상회담을 갖고 “미일 동맹의 새로운 황금시대(New Golden Age)를 함께 열자”고 의기투합했다. 두 정상은 트럼프 대통령이 올 1월 취임사에서 “미국의 황금시대가 시작됐다”고 강조했던 발언을 반영해 양국의 협력 의지를 부각시킨 것으로 풀이된다.특히 21일 취임한 다카이치 총리는 집권 일주일 만에 만난 트럼프 대통령 앞에서 5500억 달러(약 790조 원) 규모 대미(對美) 투자의 신속 이행, 희토류 등 핵심 광물 관련 협력 등 속속 ‘선물 보따리’를 풀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미일 무역 합의의 공정성을 강조하며 사실상의 ‘대못 박기’ 모양새를 취했는데, 일본 측은 대미 투자와 희토류 공급망 강화 등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요구를 최대한 반영하는 모습을 보인 것이다. 두 정상은 일본의 방위력 증강에도 공감대를 이뤘다. 반(反)중국 성향이 강한 다카이치 총리가 역시 중국 견제에 공을 들이는 트럼프 대통령과의 밀월 가능성을 높인 것이다.이에 ‘아베 시즌 2’가 열렸다는 평가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1기 아베 신조(安倍晋三) 당시 일본 총리와 중국 견제 등에 뜻을 같이하며 밀착 행보를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아베 전 총리의 부인 아키에(昭恵) 여사와도 만났다.● 무역 합의 이행 속도 내고 대미 투자 후보 선정트럼프 대통령과 다카이치 총리는 28일 오전 도쿄 영빈관에서 약 40분간 정상회담을 가졌다. 두 정상은 올 7월 체결된 미일 무역 합의 이행 의지를 재확인하고, 향후 관련 장관 등에게 필요한 추가 조치를 지시한다는 문서에 서명했다. 두 정상은 인공지능(AI), 소형모듈원자로(SMR), 양자 기술, 우주, 6세대 통신(6G), 생명공학 등 여러 미래 과학기술 분야에서 협력하기로 합의했다.에너지, AI 등 일본 기업의 구체적인 투자 대상 후보군도 선정했다. 사업 규모는 4000억 달러로 일본이 미국에 투자하기로 한 5500억 달러의 72.7%에 달한다. 미쓰비시중공업, 도시바, 파나소닉 등이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 아사히신문이 전했다.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은 같은 날 니혼게이자이신문 인터뷰에서 일본의 대미 투자에 대해 “이는 일본과 미국의 경제 안보를 위한 공동 투자이며, 첫 번째 프로젝트는 전력 분야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가 사업에 대한 투자로 일본의 손실 위험은 제로(0)가 될 것”이라며 “일본 측은 원금과 이자를 모두 전액 회수할 수 있고, 일본 납세자에게는 아무런 부담이 가지 않는다”고 덧붙였다.두 정상은 ‘희토류 무기화’에 나선 중국에 맞서 핵심 광물의 안정적 공급에 협력하기로 하고 관련 문서에 서명했다. 핵심 광물과 희토류의 안정적 공급을 가속화하기 위한 협력을 강화하고, 다른 국가들과의 협력을 넓힐 수 있다는 내용도 담겼다. 앞서 호주와의 희토류 협력에 합의한 미국이 ‘반중국 희토류 동맹’ 확대 의사를 내비친 것이다.● 다카이치, 트럼프 앞에서 “강한 일본 되찾겠다”두 정상은 일본의 군사력 강화에도 공감대를 형성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일본이 미국에 대규모 군사 장비를 새로 주문한 것을 언급하며 “양국 관계가 어느 때보다 강력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다카이치 총리 또한 “강한 일본 외교를 되찾겠다”며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을 위해 미일 협력을 더 진전시키고 싶다”고 했다.미국 백악관에 따르면 두 정상은 이날 영어로 ‘저팬 이즈 백(Japan is back·일본이 돌아왔다)’이라고 적힌 검은색 야구 모자에 각각 서명했다. 다카이치 총리가 강조하는 ‘강한 일본’의 부활을 트럼프 대통령이 지지하는 모습을 연출했다는 평가가 나온다.다카이치 총리는 이날 취재진에게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관여를 다시 확인했다”고 밝혔다.도쿄=황인찬 특파원 hic@donga.com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김성모 기자 mo@donga.com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일본을 방문 중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8일 도쿄 주일본 미국대사관저에서 양국 주요 기업인과 만찬을 갖고 일본 기업의 미국 투자를 독려했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 마크 베니오프 세일즈포스 CEO, 한국계인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그룹 회장, 도요다 아키오(豊田章男) 도요타그룹 회장 등을 필두로 미쓰비시, 소니, 라쿠텐, 혼다, 전일본공수(ANA), 이토추상사 같은 기업의 경영진과 하워트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 등이 참석했다. CNN에 따르면 이 자리에서 러트닉 장관은 “일본 측이 원자력, 반도체, 인공지능(AI) 등에 총 4900억 달러(약 703조6000억 원) 투자를 약속했다”며 “한 일본 기업은 최소 100억 달러(약 14조4000억 원)를 추가로 투자할 예정인데, 이름은 차후 밝히겠다”고 말했다. 참석자들의 기립 박수를 받으며 등장한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일본 주식시장이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 중인 것을 거론하며 “여러분들이 이렇게 기분이 좋은 건 (일본) 주식시장이 사상 최고치를 찍었기 때문이냐”며 농담을 던졌다. 또 미국 알래스카주의 액화천연가스(LNG) 파이프라인 건설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며 “일본이 이 사업에도 적극 관여할 것”이라는 기대를 내비쳤다. 후지필름, 다케다제약, 전력기업 제라 등이 대규모 대(對)미국 투자 계획을 속속 밝혔다. 또 도요타는 미국산 자동차의 일본 내 판매 확대를 촉구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요구를 고려해 미국 공장에서 생산한 차량을 일본으로 역수입해 판매하겠다는 제안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 조선 기업 또한 3500억 엔(약 3조3000억 원) 규모의 미국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일본 항공업계 역시 ANA를 중심으로 미국 보잉 항공기 100대를 공동 구매하기로 했다.임현석 기자 lhs@donga.com김성모 기자 mo@donga.com}

12일(현지 시간) 스웨덴 수도 스톡홀름에서 남쪽으로 약 600km 떨어진 항구도시 말뫼를 찾았다. 항구에는 꽈배기처럼 비틀린 듯한 모양의 고층 빌딩 ‘터닝 토르소(Turning Torso)’가 보였다. 폐쇄된 조선소 부지에 들어선 높이 190m인 이 건물 주변을 에워싼 여러 주택의 옥상에는 태양광 패널이, 벽면에는 은색 관이 설치돼 있었다. 기자를 데리고 도시 곳곳을 안내해 준 일마르 레팔루 전 시장(82)은 “관은 빗물을 모으는 통로”라며 “빗물을 모아 생활용수로 사용한 후 정화해 바다로 보낸다”고 설명했다. 인구 36만6000여 명의 말뫼는 수도 스톡홀름, 2대 도시 예테보리에 이은 3대 도시다. 한때 조선, 자동차 산업 등으로 유명했지만 급속한 세계화 여파 등으로 주요 공장이 속속 문을 닫았다. 이 여파로 1990년대 초 인구 역시 약 22만 명으로 줄었고 실업률 또한 22%로 치솟았다. 말뫼는 위기 탈출을 위해 친(親)환경, 재생에너지 전문 도시로의 변신에 주력했다. 470km의 자전거 전용 도로를 만들었다. 음식물 쓰레기를 소각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바이오가스, 지하에 있는 자연열을 펌프로 끌어올려 각각 버스 운행, 난방 원료로 쓴다. 풍력 발전도 속속 설치했다.이런 노력을 통해 30여 년 만에 인구가 14만 명 이상 늘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또한 2016년 말뫼를 세계 4위 혁신도시로 선정했다.● ‘음식물 쓰레기’로 버스 운행 한국에서 이곳은 ‘말뫼의 눈물’로 유명하다. 한때 세계 최대 규모였던 도심의 코쿰스 조선소는 1986년 폐쇄됐다. 2002년 현대중공업이 조선소 내 마지막 남은 크레인을 1달러(약 1450원)라는 상징적 가격에 사들였다. 이를 본 시민들이 눈물을 흘리는 모습이 방송을 탔다. 당국은 시 관계자, 시민, 교수, 기업가, 노조 등이 참여하는 위원회를 만들어 부활을 모색했다. 수차례의 끝장 토론 끝에 ‘친환경’을 주제로 한 도시 부활 프로젝트 ‘시티오브투모로(city of tomorrow)’를 시작했다. 당국은 우선 도시 전체를 관통하는 470km 자전거 도로를 건설했다. 친환경을 위해서는 화석 에너지를 덜 쓰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미를 담았다. 현재 시 인구의 약 40%가 자전거를 타고 통학 및 통근한다. 도심 곳곳의 교차로에는 차보다 자전거에 통행 우선권을 부여하는 센서가 설치돼 있었다. 자전거 통행자가 이 교차로에 접근하면 신호등이 빠르게 바뀌어 차보다 먼저 자전거를 통과시킨다. 음식물 쓰레기를 소각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바이오가스 또한 주요 에너지원이다. 가정마다 음식물 분쇄 장치를 설치해 음식물 쓰레기를 소각한 후 만들어지는 바이오가스를 하이브리드형 버스 운행에 사용한다. 현재 200여 대의 버스가 바이오가스로 운행된다. 2000년에는 말뫼 가구의 55%가 쓰레기를 땅에 매립했지만 이제 이 비율 또한 1.4%까지 떨어졌다.터닝 토르소 인근에는 350가구의 기후 중립지역 ‘Bo01’도 조성됐다. ‘살다’라는 뜻의 스웨덴어 ‘Bo’와 이 사업이 시작된 2001년을 합한 이름이다. 이곳의 집들은 지하 90m에 존재하는 자연열을 펌프로 끌어올려 난방 등에 사용한다. 풍력 발전을 주요 에너지원으로 쓰는 가구 또한 6만 가구에 달한다. 요나스 캄레 시 기후전환국장은 “2030년까지 도시 전체가 100% 재생 및 재활용 에너지를 쓴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당국은 종종 홍수가 발생했던 동부 아우구스텐보리 일대에 6km의 운하를 조성하고 곳곳의 건물 옥상에 식물정원도 만들었다. 지붕에 설치된 빗물 배수로를 통해 빗물을 모으고 이를 식물을 키우는 데 쓴다. 밭과 황무지가 많았던 남부 휠리에에는 9000채의 주거·사무 공간도 개발했다. 주요 건물마다 에너지 소비를 제어하는 스마트홈 시스템을 설치해 에너지 사용을 줄였다.● 인구 37%가 젊은층 친환경을 중시하면서도 생활비가 상대적으로 저렴하다는 평판을 얻으며 각국 기업과 젊은이들이 속속 말뫼를 찾고 있다. 현재 시 인구의 약 37%인 13만5934명이 30세 이하다. 딜로이트컨설팅, KPMG, PWC 등 글로벌 기업들도 북유럽 본사를 말뫼로 이전했다. 스웨덴에서 탄생한 글로벌 가구 업체 이케아 본사 역시 말뫼에 있다. 현지에서 미디어 스타트업을 육성하는 미디어에볼루션의 망누스 닐손 대표는 “스톡홀름, 이웃 덴마크 수도 코펜하겐 같은 대도시는 규제도 많고 상대적으로 멈춰 있는 느낌”이라며 “말뫼는 과거 몰락했다가 되살아났다는 스토리텔링까지 보유하고 있어 젊은층이 관심을 갖는다”고 평했다. 주민 크리스티안 바키르 씨(58)는 “한때 도심의 주요 카페가 모두 문을 닫아 커피 한 잔 마시기 어려웠지만 지금은 어디에서나 젊은이들을 만날 수 있다”고 했다. 1994∼2013년의 19년 동안 말뫼를 이끈 레팔루 전 시장은 “시민, 시 관계자 모두가 절박한 심정으로 도시 재개발에 나섰다”며 “휠리에 개발 당시 밭농사를 하던 지역민들의 반대가 많았지만 끈질긴 설득 끝에 결국 주민 동의를 받아냈다”고 소개했다.말뫼-코펜하겐 잇는 외레순대교… 코펜하겐서 물가 싼 말뫼로 이주 활발말뫼, 코펜하겐보다 생활비 약 30% 저렴 코펜하겐서 말뫼로 이전 기업 100개 이상 덴마크-스웨덴 교역량도 25% 증가13일(현지 시간) 스웨덴 말뫼에서 약 40km 떨어진 이웃 나라 덴마크의 수도 코펜하겐을 이어주는 ‘외레순 대교’를 열차를 타고 직접 건넜다. 말뫼역에서 코펜하겐역까지 걸린 시간은 41분. 매일 약 4만1000명이 이용하며 10∼15분마다 양쪽을 오가는 기차가 배치돼 있다. 승무원은 150크로나(약 2만3000원)의 표만 확인했을 뿐 여권을 요구하지 않았다. 자전거를 싣고 열차에 오른 한 30대 직장인은 “말뫼에서 코펜하겐으로 매일 출퇴근한다. 달리는 동안 나라가 바뀌는 것을 종종 깜빡한다”며 웃었다. 몰락했던 말뫼가 부활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외레순 대교의 역할도 컸다고 현지에선 강조한다. 2000년 개통된 이 다리의 길이는 16km. 유럽에서 가장 긴 다리이며 동시에 철도 교량이다. 공사 기간은 5년, 비용은 43억 달러(약 6조2000억 원)가 들었다. 다리 자체는 말뫼와 덴마크의 인공섬 페베르홀름섬을 연결하며, 이 섬에서부터는 해저 터널을 통해 코펜하겐까지 이어진다. 이 다리는 현재 말뫼 경제의 핵심 축으로 자리 잡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두 도시가 단일 경제권으로 묶이면서 상대적으로 코펜하겐보다 생활비가 저렴한 말뫼가 더 큰 혜택을 누리고 있다. 말뫼의 주택 임대료, 교통비, 외식비 등은 코펜하겐보다 약 30% 저렴해 말뫼로의 이주가 활발하다. 코펜하겐에는 비만 치료제 ‘위고비’를 개발한 노보노디스크 등 제약기업과 정보기술(IT) 회사 등이 자리 잡고 있다. 말뫼와의 접근성이 높아지면서 물가가 싼 말뫼를 거주·사업 거점으로 삼는 사례가 늘었다. 말뫼의 인구 규모 대비 특허 출원 건수는 수도 스톡홀름, 2대 도시 예테보리보다 많은데 이 역시 코펜하겐에 본사를 뒀지만 말뫼에서도 활동하는 제약 및 IT 기업의 효과로 풀이된다. 말뫼의 싱크탱크 외레순연구소, 스웨덴 룬드대 등의 자료에 따르면 두 국가를 오가며 사업을 영위하는 기업이 대교 건설 전보다 73% 증가했다. 특히 코펜하겐에서 말뫼로 이전한 기업이 100개 이상이며 양국을 오가는 통근자 수는 약 400% 늘었다. 덴마크와 스웨덴의 교역량 또한 대교 건설 전보다 25% 증가했다. 말뫼 인구의 약 10%가 일자리가 많은 코펜하겐에서 근무한다. 당초 상당수 말뫼 시민은 비싼 건설비용, 덴마크에 예속될 것이라는 우려로 건설을 반대했다. 이런 시민들을 꾸준히 설득한 사람이 일마르 레팔루 전 시장(82)이다. 1994∼2013년 시장으로 재직하며 대교 건설을 진두지휘한 그는 기자에게 “말뫼의 부흥을 위해 도입했던 여러 정책 중 가장 큰 효과를 본 것이 대교 건설이었다. 이 다리가 없는 말뫼를 상상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본 기획물은 정부 광고 수수료로 조성된 언론 진흥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말뫼·코펜하겐=김성모 기자 mo@donga.com}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로 글로벌 산업계 전반에 비상등이 켜졌다. 희토류 공급 차질로 기업들이 더 이상 공장을 돌릴 수 없는 상황이 계속 반복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이 희토류 통제 강화를 예고하자 자동차 업계에서는 또다시 공급망이 꼬이는 조짐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중국이 올 4월 희토류 수출 통제에 나섰을 때 약 두 달 만에 미국 포드와 일본 스즈키 등 글로벌 자동차 회사들의 생산라인이 일부 중단된 바 있는데 이런 상황이 또다시 재연될 위기에 처했다.● 中 희토류 통제, 자동차·방산 등 전방위 위협22일 재계 및 주요 외신에 따르면 한국을 비롯해 미국, 일본, 유럽 등 주요 완성차 업체들은 다음 달 8일 시행되는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를 앞두고 재고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로이터는 업계 소식통을 인용해 이달 9일 중국의 수출 통제 발표 이후 중국 희토류 업체에 해외 주문이 쇄도하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희토류 공급 업체들이 당장 생산량을 늘리는 데 한계가 있고 배에 실어서 미국, 유럽 등에 보내는 데만 두 달이 걸려 대응에 어려움이 큰 상황이다. 라이언 그림 도요타 북미법인 부사장은 “그들(중국)은 2개월이면 자동차 산업 전체를 무너뜨릴 수 있다”고 말했다. 자동차의 경우 변속기, 모터, 센서, 스피커, 조명 등에 모두 희토류가 들어가 희토류 공급이 막히면 제품 완성이 불가능하다.중국의 희토류 통제는 자동차뿐 아니라 방산, 로봇업계의 우려도 키우고 있다. 전투기, 미사일, 로봇 등에 쓰이는 영구자석이 희토류 기반으로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자동차와 마찬가지로 각종 모터 제품에도 희토류의 중요성은 절대적이다. 미 국방부에 따르면 F-35 전투기 한 대에는 900파운드(약 408kg) 이상의 희토류가 들어간다. 한국 산업계도 중국발 희토류 공급난으로 인한 영향권에 들어 있다. 현대자동차에 자석을 납품하는 한 협력업체 임원은 “올해 초 쌓은 자석 재고가 대부분 고갈돼 현재 수급이 녹록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자석 납품업체 관계자는 “중국의 수출 통제로 인한 불확실성 때문에 현장 경영의 어려움이 크다”며 “통제가 장기화될 경우 비용 증가와 함께 자동차 생산 감소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희토류는 각종 전자제품 및 소재에도 활용되고 특히 반도체 업계가 절대적으로 의존하는 첨단 장비에 반드시 필요해 연쇄 타격이 우려된다.● 각국, 희토류 연대 모색하고 대체재 찾아 나서각 나라 및 기업들은 중국의 이 같은 희토류 수출 불확실성 때문에 희토류 대체 기술을 개발하거나 공급망을 다변화하는 등 대안 찾기에 나서고 있다. 미국은 희토류 세계 4위 매장량을 확보한 호주와의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0일(현지 시간) 백악관에서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와 정상회담을 열고 양국이 6개월간 30억 달러(약 4조3000억 원) 이상을 핵심 광물 프로젝트에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미국은 아르헨티나와 200억 달러 규모의 환율 안정화(통화 스와프) 협정도 체결했는데, 이 역시 희토류 확보 목적이라는 분석이 있다. 기업 중에서는 BMW, 르노가 희토류가 없는 모터를 개발해 상용화하고 있다. 인공지능(AI) 시뮬레이션을 통해 자동차 모터 제조에서 희토류 함량을 줄이는 기술을 개발하는 사례도 있다. 다만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원가 및 정제 기술의 격차 때문에 중국을 대체할 대안 마련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유엔 무역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한국, 미국, 일본의 희토류 수입액 가운데 중국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61%, 75%, 83%였다. 특히 미국은 중국산 희토류 수입 비중이 2023년 67%에서 8%포인트 더 올랐다. 공급망 조사기관 SC인사이츠의 앤디 레일랜드 창업자는 “중국은 항상 경쟁국보다 더 낮은 가격을 제시해 결국에는 글로벌 제조사들이 (중국 외) 대안을 찾기 어렵게 만든다”며 “(중국 희토류를 대체하는 투자는) 정말 위험한 투자”라고 말했다. 한편 마로시 셰프초비치 유럽연합(EU) 무역·경제안보 집행위원은 21일 중국 왕원타오(王文濤) 상무부장과 회의를 열고 희토류 수출 통제 등에 대해 논의했다. 셰프초비치 집행위원은 회의 후 기자회견을 통해 “현재 상황이 EU-중국 관계에 악영향을 주고 있으며, 신속한 해결책은 필수”라고 밝혔다.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김성모 기자 mo@donga.com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과 일본에 요구한 대규모 투자금에 대해 미국 보수 경제지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비현실적인 액수일 뿐 아니라 막대한 자금이 오용될 수 있다”고 21일(현지 시간) 지적했다. 특히 그가 한국에 요구한 3500억 달러(약 501조 원)는 3년 동안 나눠 낸다고 해도 국내총생산(GDP)의 6.5%에 달하는 금액이어서 한국이 사실상 분담할 수 없다는 취지로 논평했다. 뉴욕타임스(NYT), 워싱턴포스트(WP), CNN 등에 비해 상대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에게 덜 비판적인 WSJ마저 동맹국에 대미(對美) 투자를 압박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방침을 문제 삼은 것이다. WSJ는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외국 투자 펀드에 대하여’라는 사설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과 일본으로부터 각각 3500억 달러, 5500억 달러(약 787조8000억 원)의 투자를 받겠다고 주장한 것은 “전례가 없고, 실현 가능성도 희박하다”고 지적했다. 또 이 돈을 연방의회를 거치지 않고 대통령이 자의적으로 집행하는 건 큰 논란을 야기할 것으로 내다봤다. WSJ는 “수천억 달러의 돈을 현직 대통령 마음대로 투자했던 전례가 없다”며 “이 돈을 관리할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과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은 해당 자금을 트럼프 대통령과 집권 공화당에 정치적으로 가까운 인사들이 운영하는 기업에 투자하라는 정치적 압박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한국과 일본의 투자금이 의회 승인 등을 거치지 않고 트럼프 행정부 주요 인물들의 재량에 따라 투자가 이뤄지게 되는 건 부적절하다고 진단한 것이다. WSJ는 한국이 내년 GDP의 2.3%를 국방비로 지출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런 상황에서 국방비의 3배에 가까운 GDP의 6.5%의 돈을 3년간 납부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평가했다. 일본이 납부해야 할 5500억 달러 또한 3년간 나눠 낸다고 해도 매년 GDP의 4.4%를 지출해야 하는 규모라고 전했다. WSJ는 “한국과 일본의 관료들은 유권자에게 책임을 져야 한다”며 중의원(하원) 과반 의석을 확보하지 못한 채로 소수 연립정권을 출범시킨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신임 일본 총리가 국민 반발에도 5500억 달러를 지불할 것으로 믿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또 미국 야당 민주당이 이런 일을 벌였다면 공화당은 청문회를 열었을 것이라고 꼬집었다.김성모 기자 mo@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과 일본에 요구한 대규모 투자금에 대해 미국 보수 경제지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비현실적인 액수일뿐 아니라 막대한 자금이 오용될 수 있다”고 21일(현지 시간) 지적했다. 특히 그가 한국에 요구한 3500억 달러(약 500조3300억 원)는 3년 동안 나눠 낸다 해도 국내총생산(GDP)의 6.5%에 달하는 금액이어서 한국이 사실상 분담할 수 없다는 취지로 논평했다. 뉴욕타임스(NYT), 워싱턴포스트(WP), CNN 등에 비해 상대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에게 덜 비판적인 WSJ마저 동맹국에 대미(對美) 투자를 압박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방침을 문제삼은 것이다.WSJ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외국 투자 펀드에 대하여’라는 사설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과 일본으로부터 각각 3500억 달러, 5500억 달러(약 786조2000억 원)의 투자를 받겠다고 주장한 것은 “전례가 없고, 실현 가능성도 희박하다”고 지적했다. 또 이 돈을 연방의회를 거치지 않고 대통령이 자의적으로 집행하는 건 큰 논란을 야기할 것으로 내다봤다.WSJ은 “수천억 달러의 돈을 현직 대통령 마음대로 투자했던 전례가 없었다”며 “이 돈을 관리할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과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은 해당 자금을 트럼프 대통령과 집권 공화당에 정치적으로 가까운 인사들이 운영하는 기업에 투자하라는 정치적 압박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한국과 일본의 투자금이 의회 승인 등을 거치지 않고 트럼프 행정부 주요 인물들의 재량에 따라 투자가 이뤄지게 되는 건 부적절하다고 진단한 것이다.WSJ은 한국이 내년 GDP의 2.3%를 국방비로 지출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런 상황에서 국방비의 3배에 가까운 GDP의 6.5%의 돈을 3년간 납부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평가했다. 일본이 납부해야 할 5500억 달러(약 786조7200억 원) 또한 3년간 나눠낸다 해도 매년 GDP의 4.4%를 지출해야 하는 규모라고 전했다.WSJ은 “한국과 일본의 관료들은 유권자의 책임을 져야 한다”며 중의원(하원) 과반 의석을 확보하지 못한 채로 소수 연립정권을 출범시킨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신임 일본 총리가 국민 반발에도 5500억 달러를 지불할 것으로 믿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또 미국 야당 민주당이 이런 일을 벌였다면 공화당은 청문회를 열었을 것이라고 꼬집었다.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거듭 동맹국으로부터 투자를 반드시 받아내겠다는 뜻을 강조하고 있다. 그는 같은 날 워싱턴 백악관에서 “우리는 한국, 일본과 (협상을) 잘했다. 관세가 없었다면 그런 합의(대규모 투자)를 끌어낼 수 없었을 것”이라고 밝혔다.김성모 기자 mo@donga.com}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신임 일본 총리가 21일 선출된 직후 18명의 신임 내각 명단을 발표했다. 이번 내각은 다카이치 총리가 나루히토(徳仁) 일왕으로부터 임명장을 받은 뒤 정식으로 출범했다. 18명 중 10명(약 55.5%)은 초임 각료다. 다카이치 총리는 방위상 시절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한 기하라 미노루(木原稔) 전 방위상을 내각 2인자 겸 정부 대변인으로 꼽히는 관방장관에, 강제 징용과 독도 같은 과거사 현안에서 역시 우파 성향을 보여온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 전 자민당 간사장 겸 전 외상을 외상에 기용했다. 이를 두고,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전 총리 때보다 내각이 ‘우클릭’ 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집권 1기에도 외상을 지낸 모테기 외상은 당시 미국과의 통상 협상에 강경하게 대처해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터프 니고시에이터’(벅찬 협상 상대)라는 평가도 받았다. 이달 4일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맞붙었던 경쟁자들도 적극 기용해 당내 단합과 국정 안정을 우선시하는 모양새를 취한 것도 특징이다. 당시 경쟁했던 고이즈미 신지로(小泉進次郎) 농림수산상을 방위상으로, 하야시 요시마사(林芳正) 관방장관은 총무상으로 발탁했다. 일본 최초의 여성 총리가 등장했음에도 여성 장관의 기용은 2명에 불과했다. 가타야마 사쓰키(片山さつき) 전 지방창생상이 일본 최초의 여성 재무상, 오노다 기미(小野田紀美) 자민당 참의원(상원) 의원이 경제안보상으로 발탁됐다. 가타야마 재무상 지명자가 재정 확장·금융 완화 정책을 추진할 뜻을 밝힌 다카이치 총리의 뜻을 어떻게 실현할지도 관심사다. 그는 올 3월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일본의 경제 펀더멘털을 감안하면 (미국 달러 대비) 엔화 가치가 더 높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인위적인 엔 약세를 통한 수출 증가를 꾀하고 금리 인상을 반대하는 다카이치 총리와 입장 차이를 보인다. 문부과학상에 지명된 마쓰모토 요헤이(松本洋平) 중의원(하원) 의원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이 중국 난징 시민을 대거 학살한 ‘난징 대학살’이 허구라고 주장한 영화 ‘난징의 진실’(2008년)을 지지하는 명단에 이름을 올린 강경 우익 성향이다. 다카이치 내각의 국정 운영이 험난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자민당, 연정 파트너인 일본유신회는 전체 465석인 중의원에서 각각 196석, 35석을 보유하고 있다. 과반(233석)에 2석이 부족하다. 예산안과 각종 법안을 통과시키려면 야권의 협조가 필요하다. 연정 내부의 갈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다카이치 총리가 연정을 맺는 과정에서 국회의원 수 10% 축소, 기업·단체의 정치 후원금 폐지 등의 일본유신회 요구 사항을 대부분 수용하자 자민당 일각에서는 반발하고 있다. 아사히신문은 자민당의 연정 상대가 각종 강경 우익 정책에 제동을 걸었던 공명당에서 평화헌법 개정 등을 원하는 일본유신회로 바뀌면서 다카이치 내각의 보수색이 한층 선명해졌다고 논평했다.김성모 기자 mo@donga.com김윤진 기자 kyj@donga.com}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신임 일본 총리가 21일 선출 직후 18명의 신임 내각 명단을 발표했다. 이달 4일 집권 자민당의 총재 선거에서 맞붙었던 경쟁자들을 대거 기용해 국정 안정을 우선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18명 중 10명(약 55.5%)는 초임 각료다. 다만 일본 최초의 여성 총리가 등장했음에도 여성 장관의 기용은 2명에 불과했다. 가타야마 사쓰키(片山さつき) 전 지방창생상이 일본 최초의 여성 재무상, 오노다 키미(小野田紀美) 자민당 참의원(상원) 의원이 경제안보상으로 발탁됐다. 이번 내각은 다카이치 총리가 나루히토(徳仁) 일왕으로부터 임명장을 받은 뒤 정식으로 출범한다. 다카이치 총리는 이날 내각 2인자 겸 정부 대변인으로 꼽히는 관방장관에 기하라 미노루(木原稔) 전 방위상을 기용했다. 또 고이즈미 신지로(小泉進次郎) 농림수산상을 방위상으로, 하야시 요시마사(林芳正) 관방장관은 총무상으로 발탁됐다. 세 사람은 모두 이번 총재 선거에서 다카이치 총리와 경쟁했다.외상에는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 전 자민당 간사장 겸 전 외상이 기용됐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1기 미국 행정부 시절인 2019~2021년 외상을 지낼 때 미국과의 통상 협상에 강경하게 대처해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터프 네고시에이터(벅찬 상대)’라는 평가를 받았다. 강제 징용, 독도 등 과거사 현안에도 보수 노선을 보인다. 가타야마 재무상 지명자가 재정 확장·금융 완화 정책을 추진할 뜻을 밝힌 다카이치 총리의 뜻을 어떻게 실현할 지도 관심사다. 그는 올 3월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일본의 경제 펀더멘털을 감안하면 (미국 달러 대비) 엔화 가치가 더 높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인위적인 엔 약세를 통한 수출 증가를 꾀하고 금리 인상을 반대하는 다카이치 총리와 상당한 차이를 보인다.문부과학상에 지명된 마츠모토 요헤이(松本洋平) 중의원(하원) 의원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이 중국 난징 시민들을 대거 학살한 ‘난징대학살’이 허구라고 주장한 영화 ‘난징의 진실’(2008)을 지지하는 명단에 이름을 올린 강경보수 성향이다.다카이치 내각의 국정 운영이 험난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자민당, 연정 파트너인 일본유신회는 전체 465석인 중의원에서 각각 196석, 35석을 보유하고 있다. 과반(233석)에 2석이 부족하다. 예산안과 각종 법안을 통과시키려면 야권의 협조가 필수적이다.연정 내부의 갈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다카이치 총리가 연정을 맺는 과정에서 국회의원 수 10% 축소, 기업·단체의 정치 후원금 폐지 등의 유신회 요구 사항을 대부분 수용하자 자민당 일각에서는 반발하고 있다. 한편 아사히신문은 자민당의 연정 상대가 각종 강경 보수 정책에 제동을 걸었던 공명당에서 평화번헙 개정 등을 원하는 유신회로 바뀌면서 다카이치 내각의 보수색이 한층 선명해졌다고 논평했다.김성모 기자 mo@donga.com김윤진 기자 kyj@donga.com}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이 올해 3월 불법 체류자들을 해외로 보낼 감옥을 확보하기 위해 엘살바도르 측과 협상하면서 미국 정부가 법적으로 보호하기로 한 제보자들까지 넘겨주겠다고 비밀리에 약속한 사실이 드러났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19일 보도했다. 이 중 1명은 이미 엘살바도르로 송환됐다. WP에 따르면 루비오 장관은 3월 13일 나이브 부켈레 엘살바도르 대통령과 통화하면서 미국 정부가 구속한 중남미 범죄 조직 ‘마라 살바트루차(MS-13)’ 고위 간부 중 9명을 강제 송환해 달라는 부켈레 측의 요구를 들어주겠다고 약속했다. 이 중 최소 3명은 미국의 ‘제보자 보호 프로그램’에 따라 수사에 협조하기로 하고 정보 등을 제공한 인물이었다. 두 사람의 통화 이틀 만에 1명은 곧바로 엘살바도르로 송환이 완료됐다. 나머지 8명은 아직 미국에 남아 있다. 트럼프 2기 행정부는 이 8명의 송환 절차를 밟았지만 법원의 제동에 가로막힌 상태다. MS-13 고위 간부 9명이 미국에 제공한 증거 중에는 ‘마약 갱단 척결’로 인기를 얻은 부켈레 대통령이 일부 범죄자를 비호했으며 이들과 수차례 만나 거래를 해왔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특히 부켈레 정권은 지지율 상승을 위해 범죄 조직 관계자들에게 공개된 장소에서 살인 등을 하지 말라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협조하면 조직원들의 복역 조건을 완화해 주겠다고 약속했다. MS-13 고위 간부들이 강제 송환되면 안전을 장담할 수 없는 처지다. 남아 있는 8명 중 한 명인 블라디미르 아레발로 차베스는 미국 법원에 제출한 탄원서에서 “내가 강제 송환된다면 목숨이 매우 위험하다. 고문은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호소했다. 이번 사태로 미국 연방정부의 신뢰도가 크게 훼손됐으며 트럼프 2기 행정부가 강조하는 마약 조직 척결 또한 어려워질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중남미 거물 마약상의 혐의를 입증하는 데 필수적인 정보원들의 협조를 얻기 어려워졌다는 의미다.김성모 기자 mo@donga.com}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이 올해 3월 불법 체류자들을 해외로 보낼 감옥을 확보하기 위해 엘살바도르 측과 협상하면서 미국 정부가 법적으로 보호하기로 한 제보자들까지 넘겨주겠다고 비밀리에 약속한 사실이 드러났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19일 보도했다. 이 중 1명은 이미 엘살바도르 송환됐다.WP에 따르면 루비오 장관은 3월 13일 나이브 부켈레 엘살바도르 대통령과 통화하면서 미국 정부가 구속한 중남미 범죄 조직 ‘마라 살바트루차(MS-13) 고위 간부 중 9명을 강제 송환해 달라는 부켈레 측의 요구를 들어주겠다고 약속했다. 이 중 최소 3명은 미국의 ‘제보자 보호 프로그램’에 따라 수사에 협조키로 하고 정보 등을 제공한 인물이었다.두 사람의 통화 이틀 만에 1명은 곧바로 엘살바도르로 송환이 완료됐다. 나머지 8명은 아직 미국에 남아 있다. 트럼프 2기 행정부는 이 8명의 송환 절차를 밟았지만 법원의 제동에 가로막힌 상태다.MS-13 고위 간부 9명이 미국에 제공한 증거 중에는 ‘마약 갱단 척결’로 인기를 얻은 부켈레 대통령이 일부 범죄자를 비호했으며 이들과 수차례 만나 거래를 해왔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특히 부켈레 정권은 지지율 상승을 위해 범죄 조직 관계자들에게 공개된 장소에서 살인 등을 하지 말라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협조하면 조직원들의 복역 조건을 완화해 주겠다고 약속했다.MS-13 고위 간부들이 강제 송환되면 안전을 장담할 수 없는 처지다. 남아 있는 8명 중 한 명인 블라디미르 아레발로 차베스는 미국 법원에 제출한 탄원서에서 “내가 강제 송환된다면 목숨이 매우 위험하다. 고문은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호소했다.이번 사태로 미국 연방정부의 신뢰도가 크게 훼손됐으며 트럼프 2기 행정부가 강조하는 마약 조직 척결 또한 어려워질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중남미 거물 마약상의 혐의를 입증하는 데 필수적인 정보원들의 협조를 얻기 어려워졌다는 의미다.김성모 기자 mo@donga.com}

집권 1기 때부터 노벨 평화상 수상 의욕을 강하게 드러냈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수상이 또 불발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평화상 수상자 발표를 하루 앞둔 9일(현지 시간) 2009년 노벨 평화상을 받은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에 대해 “우리나라를 망치는 것 외에 아무것도 하지 않았는데 그들(노벨위원회)은 상을 줬다”고 불만을 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워싱턴 백악관에서 취재진으로부터 노벨 평화상에 관한 질문을 받고 “오바마는 (대통령에) 당선된 직후에 상을 받았다”고 언급했다. 자신은 집권 1기 때부터 줄곧 수상 의지를 드러냈고 실제 성과도 거뒀지만 노벨위원회가 이를 인정하지 않았다며 “역사상 누구도 9개월 만에 8개의 전쟁을 해결한 적이 없었다. 나는 8개의 전쟁을 멈췄다”고 자찬했다. 올 1월 재집권 후 캄보디아-태국, 코소보-세르비아, 콩고민주공화국-르완다, 파키스탄-인도, 이스라엘-이란, 이집트-에티오피아, 아르메니아-아제르바이잔 분쟁을 종결시킨 데 이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평화구상 1단계 합의를 이끌어낸 점을 가리킨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올 6월에도 자신이 집권 1기인 2020년 이스라엘, 아랍에미리트(UAE), 바레인의 외교 정상화를 이끌어낸 점을 강조하며 “내가 4, 5번 (노벨 평화상을) 받았어야 했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10월에도 “내 이름이 오바마였다면 대통령 취임 10초 만에 노벨상을 받았을 것”이라고 비꼬았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집권 9개월 만인 2009년 10월 국제 외교 강화, 세계 비핵화를 위한 노력 등으로 노벨 평화상을 탔다. 노벨 평화상 후보 추천 및 공적 심사 기간은 수상 연도의 1월 31일까지다. 이에 당시 노벨위원회가 오바마 전 대통령의 공적을 보기도 전에 그의 대선 공약만 보고 수상자로 선정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다만 니나 그레예르 노르웨이 오슬로 평화연구소장은 9일 미국 시사매체 타임 기고문에서 “트럼프 2기 행정부는 국제 협력보다 고립주의 노선을 강화했고 군축 노력 또한 기울이지 않았다. 수상 기준에 미달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집권 1기 당시 1987년 미국과 옛 소련이 체결한 중거리핵전력조약(INF)을 파기한 점이 평화·군축·국제 협력을 증진한 인물을 기리는 노벨 평화상의 수상 원칙에 어긋난다고 논평했다. 한편 블룸버그통신, 영국 가디언 등은 트럼프 대통령이 노벨 평화상 수상자 선정을 주관하는 노르웨이에 각종 보복 조치를 취할 가능성을 제기했다. 노르웨이는 현재 트럼프 2기 행정부와 관세 협상을 벌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현재 부과한 15%보다 훨씬 높은 관세를 부과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2조 달러(약 2800조 원) 규모인 노르웨이 국부펀드의 투자 자산 중 약 40%가 미국에 집중됐는데 트럼프 대통령이 이 펀드를 표적으로 삼을 수도 있고, 노르웨이에 대대적인 국방비 증액을 압박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김성모 기자 mo@donga.com}

집권 1기 때부터 노벨평화상 수상 의욕을 강하게 드러냈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수상이 또 불발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평화상 수상자 발표를 하루 앞둔 9일(현지 시간) 2009년 노벨 평화상을 받은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에 대해 “우리나라를 망치는 것 외에 아무것도 하지 않았는데 그들(노벨위원회)은 상을 줬다”고 불만을 표했다.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워싱턴 백악관에서 취재진으로부터 노벨 평화상에 관한 질문을 받고 “오바마는 (대통령에) 당선된 직후에 상을 받았다”고 언급했다. 자신은 집권 1기 때부터 줄곧 수상 의지를 드러냈고 실제 성과도 거뒀지만 노벨위원회가 이를 인정하지 않았다며 “역사상 누구도 9개월 만에 8개의 전쟁을 해결한 적이 없었다. 나는 8개의 전쟁을 멈췄다”고 자찬했다. 올 1월 재집권 후 캄보디아-태국, 코소보-세르비아, 콩고민주공화국-르완다, 파키스탄-인도, 이스라엘-이란, 이집트-에티오피아, 아르메니아-아제르바이잔 분쟁을 종결시킨 데 이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평화구상 1단계 합의를 이끌어낸 점을 가리킨 것으로 보인다.트럼프 대통령은 올 6월에도 자신이 집권 1기인 2020년 이스라엘, 아랍에미리트(UAE), 바레인의 외교 정상화를 이끌어낸 점을 강조하며 “내가 4, 5번 (노벨평화상을) 받았어야 했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10월에도 “내 이름이 오바마였다면 대통령 취임 10초만에 노벨상을 받았을 것”이라고 비꼬았다.오바마 전 대통령은 집권 9개월 만인 2009년 10월 국제 외교 강화, 세계 비핵화를 위한 노력 등으로 노벨 평화상을 탔다. 노벨 평화상 후보 추천 및 공적 심사 기간은 수상 연도의 1월 31일까지다. 이에 당시 노벨위원회가 오바마 전 대통령의 공적을 보기도 전에 그의 대선 공약만 보고 수상자로 선정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다만 니나 그레예르 노르웨이 오슬로 평화연구소장은 9일 미국 시사매체 타임 기고문에서 “트럼프 2기 행정부는 국제 협력보다 고립주의 노선을 강화했고 군축 노력 또한 기울이지 않았다. 수상 기준에 미달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집권 1기 당시 1987년 미국과 옛 소련이 체결한 중거리핵전력조약(INF)을 파기한 점이 평화·군축·국제 협력을 증진한 인물을 기리는 노벨 평화상의 수상 원칙에 어긋난다고 논평했다. 한편 블룸버그 통신, 영국 가디언 등은 트럼프 대통령이 노벨평화상 수상자 선정을 주관하는 노르웨이에 각종 보복 조치를 취할 가능성을 제기했다. 노르웨이는 현재 트럼프 2기 행정부와 관세 협상을 벌이고 있다. 노르웨이는 자국산 상품의 미국 수출 시 15%의 관세를 희망하는데 트럼프 대통령이 이보다 훨씬 높은 관세를 부과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2조 달러(약 2800조 원) 규모인 노르웨이 국부펀드의 투자 자산 중 약 40%가 미국에 집중됐는데 트럼프 대통령이 이 펀드를 표적으로 삼을 수도 있고, 노르웨이에 대대적인 국방비 증액을 압박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김성모 기자 mo@donga.com}

미국이 외환위기를 겪고 있는 아르헨티나와 ‘통화 스와프’를 체결하고 페소화를 직접 구매하는 등 재정 지원책을 본격 가동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내수 침체와 외환위기로 여론이 악화하면서 중요 선거에서 패배한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의 구원 투수로 나선 것. 미 정부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절친으로 ‘아르헨의 트럼프’로 불리는 강경 우파 성향의 밀레이 대통령을 돕겠다고 나선 것을 두고 미국 내부에선 “미국 우선주의와 맞지 않다”는 비판도 이어지고 있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부 장관은 미 정부가 아르헨티나의 유동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날 아르헨티나 페소화를 직접 구매했다고 9일(현지 시간) 엑스에서 밝혔다. 베선트 장관은 최근 4일 동안 워싱턴을 찾은 루이스 카푸토 아르헨티나 경제 장관과 회담한 결과 미 재무부가 아르헨티나 중앙은행과 200억 달러(약 28조 원) 규모의 통화 스와프 계약을 확정했다고도 했다.이에 따라 아르헨티나는 통화스와프 한도 내에서 미국에 페소를 맡기고 달러를 받을 수 있게 됐다. 베선트 장관은 “미 재무부는 시장에 안정성을 제공하는 데 필요한 어떤 이례적인 조치라도 즉각 할 준비가 됐다.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 경제 리더십은 공정한 무역과 미국의 투자를 환영하는 동맹을 강화하는 데 전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베선트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14일 밀레이 대통령을 만난다고 밝혔다.미국이 주요 통화가 아닌 아르헨티나 페소화를 직접 구매한 것을 두고 이례적이란 평가가 나온다. 사실상 정치적 위기를 맞은 우파 성향의 밀레이 정권을 살리기 위한 조치로 보는 해석이 많다. 지난달 초 전체 인구의 약 40%가 거주하는 부에노스아이레스주 지방선거에서 참패해 정치적으로 궁지에 몰린 밀레이 대통령을 돕기 위해 트럼프 대통령이 나선 것이라는 해석이다.밀레디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과 정책과 성향이 비슷한 편이다. 밀레이 데통령은 올해 초 트럼프 대통령이 세계보건기구(WHO)에서 탈퇴하자 뒤이어 WHO에서 이탈했다. 그는 급진 환경의제, 급진 페미니즘 등이 서구 사회를 망치고 있다고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과 생각이 비슷한 밀레이에 “내가 가장 좋아하는 대통령”이라며 친밀감을 표해왔다. 미국 내부에선 이번 조치를 두고 비판이 상당하다. 블룸버그통신은 “트럼프와 베선트는 지난 수십 년간 반복해서 채무를 불이행(디폴트)하고 화폐를 평가절하한 나라에 베팅하고 있다”며 “자신들의 정치 동맹인 밀레이 대통령이 10월 26일 중간선거에서 승리하는 것을 돕고, 밀레이의 좌파 경쟁자들이 권력을 되찾을 것이라는 공포로 불안해하는 시장을 진정시키는 게 목표”라고 보도했다. 경제적 목적이 아닌 밀레이 정권을 돕기 위한 지원책이라는 지적이다. 민주당은 트럼프 행정부가 연방정부 셧다운 상황에서 세금으로 다른 나라 정부를 떠받치고 있다고 비판했다. 공화당 내에서조차 세금을 외국 정부 지원에 사용하는 게 ‘미국 우선주의’ 기조와 맞지 않는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미 뉴욕타임스(NYT)는 베선트 장관 주변 인물들이 경영하는 헤지펀드 등 아르헨티나 국채를 가진 부유한 투자자들이 이번 조치로 경제적 이득을 보게 됐다는 지적을 내놓기도 했다. 김성모 기자 mo@donga.com}

이달 말 미중 정상이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만날 예정인 가운데, 9일 중국이 한층 강화된 희토류 수출 통제를 발표했다. 올 들어 보복 조치를 주고받으며 격화된 미중 무역 갈등을 해소하기 위한 양국 정상회담을 앞두고 중국이 견제구를 날린 모양새다. ‘트럼프 고관세 정책’에 대한 대응으로 유럽연합(EU)이 7일(현지 시간) 수입 철강 관세율을 50%로 올린 데 이어 이날 중국이 희토류 통제 수위를 높이는 등 보호 무역주의가 더욱 확산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이날 중국 상무부가 발표한 ‘희토류 관련 해외 수출 통제 조치 시행 결정’에 따르면 중국 이외 지역에서 중국산 희토류를 혼합해 영구자석 등을 제조할 경우(희토류 함유율 0.1% 이상) 수출 허가를 받아야 한다. 또 중국은 희토류 채굴 및 제련, 영구자석 제조, 2차 자원 재활용 기술 등도 모두 수출 통제 대상에 포함시켰다. 앞서 중국은 올 4월 미국의 관세 압박에 맞서 희토류 수출 통제 조치를 전격 발표했다. 이번에는 우회 수출을 막기 위한 조치를 추가해 규제 강도를 끌어올린 것이다. 미국, 일본, 유럽 등이 희토류에 대한 중국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공급망 다변화 등에 나서고 있는 상황에서 적잖은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번 조치에 대해 “중국이 해외에서 사용되는 자국 희토류 소재로 규제를 확장한 첫 사례”라고 전했다. 중국 상무부는 이날 “희토류 관련 품목은 이중 용도(상업용과 군사용으로 모두 쓰이는 물품) 성격을 가지고 있고, 수출 통제 실시는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방식”이라며 “일부 해외 조직이나 개인이 중국산 희토류 통제 물자를 외부에 제공해 중국의 국가 이익에 중대한 손해를 끼쳤다”고 밝혔다. 기존 희토류 규제를 피하기 위한 우회 수출을 적극적으로 차단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이다. 이처럼 트럼프 대통령 취임 뒤 촉발된 보호 무역주의는 계속 확산되는 양상이다. 7일 EU 집행위원회는 모든 수입 철강 제품에 대한 연간 무관세 할당량을 최대 1830만 t으로 대폭 줄이고, 수입 쿼터를 초과한 물량에 부과하는 관세율을 25%에서 50%로 올리겠다고 밝혔다. 앞서 올 6월 트럼프 행정부가 수입 철강에 50% 관세를 부과한 데 따른 대응 조치다. 또 트럼프 행정부는 6일 다음 달 1일부터 중대형 트럭에 25%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고, 의약품과 반도체 등에 대한 관세 부과도 거론하고 있다.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김성모 기자 mo@donga.com김윤진 기자 kyj@donga.com}

중국이 이달 말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열릴 예정인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9일 강도 높은 희토류 수출 통제 카드를 다시 꺼내 들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올 1월 취임 뒤 추진 중인 고관세 부과와 기술 수출 제한 조치에 대한 대응으로 정상회담 등에서 협상력을 높이려는 취지로 풀이된다. 동시에 △인공지능(AI) △반도체 △전기차같이 희토류가 필수적인 첨단 산업 분야에서 글로벌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한 시도란 분석도 나온다. 앞서 유럽연합(EU)도 7일(현지 시간) 트럼프 행정부의 철강 관세 부과에 맞서고, EU 내 철강 산업 보호를 위해 수입 철강 제품 관세율을 25%에서 50%로 인상하기로 했다. 또 무관세 수입 할당량은 3053만 t에서 1830만 t으로 줄이기로 했다. 이처럼 세계 주요 경제권이 공격적으로 무역 장벽을 쌓는 상황이 이어지면서 보호 무역주의가 한층 강화되는 형국이다. 상대의 무역 규제에 대응하기 위해 보다 강한 보복성 규제를 마련하는 상황이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中 “해외서 제조한 희토류 관련 물자도 통제”9일 중국 상무부는 사륨-코발트, 터븀-철, 디스프로슘-철, 터븀-디스프로슘-철, 산화디스프로슘, 산화터븀 등을 수출할 때 당국으로부터 허가를 받아야 한다고 발표했다. 올 4월 발표한 사마륨, 가돌리늄, 테르븀, 디스프로슘, 루테튬, 스칸듐, 이트륨 등 희토류 7종에 이어 희토류 합금까지 수출 통제 목록에 포함시킨 것이다. 또 중국이 희토류를 채굴하거나 제련할 때 사용하는 기술, 희토류 가공에 사용되는 장비, 공업용 다이아몬드 등도 수출 통제 대상에 올렸다. 홀뮴, 어븀 등 중희토류 관련 물자와 리튬 배터리와 인조 흑연 음극재 관련 물자도 허가를 받고 수출하도록 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중국 당국이 중국산 희토류가 일정 비율(함유율 0.1% 이상) 이상 포함됐거나 관련 기술을 이용해 해외에서 생산된 제품도 수출 허가 대상으로 지정한 것을 두고 ‘미국이 제3국에서 만든 첨단 반도체와 관련 제조 장비를 중국에 수출하지 못하도록 한 정책과 유사하다’고 진단했다. 특히 이번 조치가 미중 정상회담을 불과 20여 일 앞두고 나왔다는 점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핵심광물안보프로그램 책임자인 그레이슬린 바스카란은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중국은 경주 담판을 앞두고 협상 테이블에 새로운 말들을 올려놓았다”고 밝혔다. 중국은 고관세를 앞세운 미중 무역전쟁이 격화되던 올 4월 희토류 수출 통제 조치를 내놓았고, 미국과의 협상에서 이를 적극 활용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런 강도 높은 보복성 규제 부과 움직임이 지속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중국, 미국, EU같이 글로벌 경제에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나라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무역 장벽 높이기에 나설 수 있다는 것.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5일 예고 없이 △중대형 트럭 △주방 수납장과 욕실 가구 △겉천이 씌워진 소파 등에 대해 고율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이 중 중대형 트럭은 다음 달 1일부터 25%의 관세가 부과될 예정이다. EU 역시 철강뿐 아니라 다른 품목으로도 관세 부과 정책을 확대할 수 있다. 특히 중국의 경우 철강을 포함해 다양한 품목에서 저가 물량 공세를 EU 시장에서 펼쳐 왔단 평가를 받고 있는 만큼 EU의 무역 장벽이 높아지면 미국 수출이 예전 같지 않은 상황에서 더 큰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이 과정에서 중국 역시 또 다른 맞대응 보복 조치를 취할 수 있다. ● 국내 산업계도 수출 통제 조치에 긴장 국내 산업계에서도 중국의 희토류 통제 조치를 포함해 주요 경제권에서 보호 무역주의가 강해지는 것에 긴장하고 있다. 희토류의 경우 반도체 생산에 핵심 원재료로 쓰이는 만큼 최악의 경우 생산 차질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특히 중국이 명시한 ‘14nm(나노미터) 이하 시스템반도체, 256층 이상 메모리 반도체용 희토류 수출 개별 심사’를 두고 사실상 한국의 반도체 산업을 겨냥한 것 아니냐는 해석도 제기된다. 또한 각종 수출 규제가 장기화되고, 지속적으로 발효될 경우 불확실성과 비용 부담 역시 커질 수밖에 없다는 전망이 나온다. 박태호 전 통상교섭본부장(서울대 국제대학원 명예교수)은 “보호 무역주의가 장기화되는 것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김성모 기자 mo@donga.com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