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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광의 수상자들재단법인 인촌기념회와 동아일보사는 8일 인촌상 수상자를 발표했다. 39회를 맞은 올해 인촌상은 교육, 언론·문화, 인문·사회, 과학·기술 등 4개 부문에서 뛰어난 업적을 이룬 인물을 수상자로 선정했다. 심사는 부문별로 권위 있는 외부 전문가가 4명씩 참여해 6∼8월 3개월간 진행했다. 수상자들의 소감과 공적을 소개한다.》“해밀학교는 다문화 학생이 사회에 나가 양쪽 발을 딛고 살아갈 수 있도록 ‘마음의 굳은살’을 만들어 주기 위한 학교입니다. 오랜 시간 해밀학교를 지켜봐주시고 격려해주시는 의미로 이렇게 큰 상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가수 인순이로 널리 알려진 김인순 해밀학교 이사장(68)은 해밀학교가 인촌상 교육부문 수상자로 선정됐다는 소식에 “학생들에게 우리는 모두 누군가로부터 사랑을 받으며 태어났고 모두 특별한 아이라는 말을 해주고 싶다”며 이같이 말했다. 해밀학교는 다문화 학생 교육을 위해 2013년 강원 홍천군에 설립된 중학교 학력 인정 다문화 대안학교다. 김 이사장은 과거 라디오 방송을 듣다 다문화 학생의 고교 졸업률이 낮다는 사실을 접하고 학교 설립을 결심했다. 그는 “‘다문화 학생은 사춘기를 보내며 어떤 생각을 할까. 내가 옆에서 도와주면 그 아이들이 힘들어하지 않고 사춘기를 잘 보낼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어 학교를 세우기로 결심했다”고 말했다. 개교 당시 교사와 학생이 각각 6명씩인 소규모 학교였다. 친환경 농촌 체험관을 빌려 교실로 꾸미고 민가를 임차해 기숙사로 사용했다. 현재는 교사 10명, 학생 55명 규모로 성장했고 별도의 학교 건물과 기숙사도 마련했다. 지난달 27일 만난 이경진 해밀학교 교장은 “설립 초기에는 다문화 학생을 어떻게 교육해야 할지 잘 몰라 힘들었고, 재정적으로도 어려웠다”며 “여러 선생님이 학생 교육에 몇 배의 시간과 노력을 들이고 후원금이 모이며 학교 건물도 짓고 대안학교로 성장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해밀학교에는 다문화 학생뿐만 아니라 다문화 가정 학생이 아닌 학생들도 한 교실에서 함께 수업을 듣는다. 다문화 학생들이 한국 사회에서 함께 어울리며 살아갈 수 있도록 돕기 위해서다. 한국어 성장 과정 데이터화 및 교육과정 반영, 학습자료 다국어 동시 번역 시스템 개발 등의 노력으로 많은 다문화 학생이 한국 사회에 적응하는 데 큰 도움을 받았다. 입학 전 한국어를 전혀 못 했던 학생이 3년간 교육을 받으며 한국어가 상당한 수준으로 늘었고 해밀학교를 졸업한 뒤 일반고를 거쳐 국내 대학에 진학하기도 했다. 이 교장은 “한국 사회에 적응해 잘 살아가고 있는 해밀학교 졸업생들로부터 ‘해밀학교를 늘 기억하고 있다. 정말 감사하다’는 문자를 받을 때마다 정말 감격스럽다”며 “학생 한 명, 한 명이 모두 가족 같다”고 말했다.공적2013년 가수 인순이(김인순) 씨가 다문화 학생들의 교육을 위해 강원 홍천군에 만든 학교. 교사 10명, 학생 55명으로 운영 중이며, 40여 명의 시간강사가 한국어, 방송 촬영, 코딩, 드론 교육 등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다양한 이주 배경의 학생들이 같은 교실에서 학습하는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교사들이 다국어 자동 번역 시스템을 개발하는 등 인공지능(AI)을 활용한 혁신적 교육을 선도하고 있다. 2023년 강원도 최초로 구글 레퍼런스 스쿨에 선정됐다. 해밀학교는 함께 살아갈 다문화 사회의 미래를 보여주고 있다.등단 61년 맞은 현대시 산증인… “시는 내게 멈출 수 없는 호흡”언론·문화 신달자 시인“(수상 소식이) 비현실적으로 느껴졌어요. 인촌상을 받는다는 건, 시를 잘 써왔다는 것을 넘어 한 인간으로서 제대로 살아왔다는 의미가 담긴 거니까요. 이 상을 받은 만큼, 남은 인생에서 말 한마디라도 힘을 불러들이는 사람으로 살겠다고 다짐했습니다.”올해 인촌상 언론·문화 부문 수상자로 선정된 신달자 시인(82)은 3일 서울 종로구 동아미디어센터에서 만나 수상 소식을 들었던 감격적인 심경을 떠올렸다. 1964년 등단한 뒤 지난해 시력(詩歷)으로 환갑을 맞은 시인에게도 인촌상 수상은 너무나 특별한 의미였기 때문이다.그는 평생 시가 곧 삶이었기에 이런 기쁨도 찾아왔다고 믿었다. 중학교 2학년 때 처음 시와 만난 뒤 한 번도 이 길을 의심하지 않았다. 신 시인은 “시는 내게 호흡과 같다”며 “숨을 멈추면 죽듯, 시를 쓰지 않으면 나는 없다. 죽을 때 ‘시인 신달자가 갔다’고 불리면 영광”이라고 했다.신 시인은 1973년 첫 시집 ‘봉헌문자’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17권의 시집을 펴냈다. 그의 시는 한국 현대시의 흐름과 궤를 같이한다. 수필집 ‘백치 애인’과 소설 ‘물 위를 걷는 여자’도 각각 70만 부, 100만 부 넘게 팔렸다. 작품들을 통해 결혼 직후 투병 중인 가족을 간호하고 세 딸을 키우며 가장 역할을 한 모습이 알려지며 독자들의 큰 공감을 얻기도 했다. 그런 그의 모든 작품엔 어려운 삶의 풍경을 담아내는 따뜻한 온기가 배어난다.“당장 내일 아침 끼니가 막막할 때도 있었어요. 그때 ‘더 이상 못 해’라는 말을 집어던지고 ‘이 순간을 반드시 글로 쓸 거야’라는 마음 하나로 버텼습니다. 글로 쓰기 위해 돌을 씹어서라도 일어서야 한다는 마음, 그것이 제 생명줄이었죠.”신 시인은 문단 선후배들의 신뢰가 두텁기로 유명하다. 한국시인협회장과 문학진흥정책위원회 위원장 등을 역임하며 주변을 챙겼다. 그는 “여든이 넘으니 모든 시간이 더 소중해졌다”며 “남을 미워할 시간이 없다. 예전엔 가끔 지적도 했지만 이젠 ‘괜찮아, 너 잘하는 것도 있잖아’라고 말해주고 싶다”고 했다.“그게 나이가 가르쳐주는 너그러움 같아요. 이번 여름 무척 더웠지만 가을이 있다는 걸 우리는 알잖아요. 요즘 하늘이 얼마나 예뻐요. 우리가 누릴 수 있는 게 많습니다.”시인은 인촌상 수상 소감을 전하는 순간 역시 ‘축복’이라고 불렀다. “살면서 헛된 시간은 없어요. 지금 이 시간도 얼마나 축복인가요. 내일로 가서 이날이 과거가 되면 또 하나의 재산이 쌓이는 겁니다. 누군가 ‘마지막 순간 무슨 말을 하고 싶으냐’고 묻는다면 전 ‘감사합니다’일 거예요.”공적1964년 여성지 ‘여상’에 시 ‘환상의 방’이 당선됐고, 박목월 시인의 추천을 받아 본격적인 문단 활동에 나섰다. 여성 특유의 심미감을 감각적으로 드러내는 동시에 삶의 고뇌를 섬세한 감성으로 표현하며 여성성을 바탕으로 시 세계를 확장했다. 결혼 직후 남편과 시어머니가 투병할 때 간호하고, 세 딸의 어머니로 가장 역할을 했다. 어려운 삶의 모습을 따뜻한 온기로 표현하며 공감을 얻었고, 한국의 대표적 여성 시인으로 자리매김했다. 작품성과 대중성을 같이 얻기 어려운 문학 장르에서 문학성 높은 작품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북한 경제 데이터 분석한 석학… “北 제대로 아는게 통일 열쇠”인문·사회 김병연 교수“북한 경제를 전공하면 교수로 자리 잡기 힘들다며 말리는 사람이 대부분이었어요. 이런 어려움을 극복하며 북한 경제 연구에 매진해 온 모든 연구자에게 주는 상이라고 생각합니다.”인촌상 인문·사회 부문 수상자로 선정된 김병연 서울대 경제학부 석좌교수(63)는 2일(현지 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기대조차 하지 않았던 인촌상을 수상하게 돼 놀랍고 영광스럽다”고 밝혔다.김 교수는 옛 소련과 동유럽 등 사회주의 경제가 자본주의로 어떻게 이행하는지를 연구하며 세계적 석학 반열에 올랐다. 특히 이를 통해 북한 경제를 과학적 데이터에 기반해 체계적으로 분석했다. 최근에는 베를린자유대 한국학연구소에서 통일, 이주민 적응 여부 등을 연구하고 있다.김 교수는 2000년대 초반부터 3000명 이상의 탈북자를 조사해 북한 경제에 관한 자료를 모았다. 동료 연구자들과 중국 단둥에서 북한과 거래하는 180여 개 중국 기업의 자료도 수집해 북한의 실질 장기경제 성장률 등을 추산했다. 그 결과 한국의 1인당 국민 소득이 1960년대 후반부터 북한을 앞서기 시작했음을 밝혀냈다.김 교수는 2017년 북한 경제에 관한 각종 데이터를 집대성한 저서 ‘북한 경제의 실체를 벗기다(Unveiling the North Korean Economy)’를 통해 국제적으로 큰 주목을 받았다. 당시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미국 등 주요국 대북 정책 결정자들이 반드시 읽어야 할 책으로 꼽았다. 김 교수는 이 책으로 2018년 대한민국 학술원상, 서울대 학술연구상도 받았다. 그는 “2000년도 초반까지만 해도 북한 연구는 ‘학문의 대상’이 아니라 ‘이념의 전쟁터’였다”며 “북한 경제를 객관적으로 실증적으로 바라보지 않으면 제대로 된 대북 정책을 펼치기 힘들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역대 정부의 대북 정책 또한 북한 경제의 실상을 제대로 보지 못한 채 수립된 측면이 있어 아쉽다고 했다. 그는 “보수 정권은 북한에 대한 ‘압박과 제재’만 말하고, 진보 정권은 ‘평화와 경제협력’만 강조하는데 이런 이분법적 사고로는 대북 정책을 제대로 펴기 어렵다”며 “‘짬뽕’과 ‘자장면’ 둘 중 하나를 양자택일하는 방식이 아니라 사실(fact)에 기반해 애피타이저, 메인 요리, 디저트까지 있는 ‘코스 메뉴식’ 대북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북한 경제에 대한 연구가 통일의 열쇠를 쥐고 있다고도 강조했다. 김 교수는 “북한 경제를 모르면 북한이라는 배가 어디로 나아갈지 알 수 없다”며 “북한을 공부하는 경제 전문가가 더 많아져야 한다”고 밝혔다.공적공산주의에서 자본주의로 넘어가는 시기에 일어나는 경제 변화 등을 연구하는 ‘이행기 경제학’ 분야의 최고 전문가. 북한으로 연구 영역을 확장해 북한 경제와 국가 간 경제 제도의 비교연구라는 비주류 분야를 소신 있게 연구했다. 비교경제 분야 최고학술지에 8편 등 총 50편에 가까운 논문을 게재했다. 2017년 영문 서적 ‘Unveiling the North Korean Economy’로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다. 사회주의권 국가들과 북한 경제 관련 자료를 수집해 이론적 추론을 넘어선 실증적 연구를 했다.고체-액체 사이 ‘네마틱’ 관측… “꿈의 물질 고온초전도체 연구”과학·기술 김범준 교수“한국에 훌륭한 연구를 하는 과학자가 많은데, 이렇게 큰 상을 받아 영광입니다. 이번 수상을 통해 꿈의 물질로 불리는 고온초전도체의 비밀을 밝힐 수 있도록 더욱 연구에 정진하겠습니다.”인촌상 과학·기술 부문 수상자로 선정된 김범준 포스텍 물리학과 교수(49)는 2일 본보 인터뷰에서 “요즘 한국 과학계의 전반적인 연구 역량이 많이 올라갔다고 느낀다”며 “노벨상 시즌이 곧 돌아오는데 한국인 수상자가 나오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생각한다”고 했다.김 교수 역시 한국 과학계의 경쟁력을 높인 데 크게 일조한 인물로 꼽힌다. 특히 2023년 ‘제4의 상’이라고 불리는 ‘네마틱 상’(액체와 고체 성질을 동시에 갖는 상)을 관측한 연구는 김 교수의 대표 공적으로, 이 연구는 권위 있는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실렸다.대부분의 물질은 고체, 액체, 기체의 세 가지 상으로 존재하지만 스마트폰 액정처럼 고체와 액체 사이의 ‘제4의 상’도 존재한다. 이런 네마틱 상이 양자역학계에도 존재한다는 이론은 있었지만 이를 실제 물질에서 관측하지는 못했다. 김 교수는 네마틱 상을 관찰할 수 있는 새로운 장비 ‘공명 비탄성 X선 산란 장비(RIXS)’를 개발해, 이리듐 산화물에서 네마틱 상이 존재하는 것을 확인했다.이 연구가 중요한 이유는 네마틱 상태의 이리듐 산화물로 ‘꿈의 물질’이라고 불리는 고온초전도체를 개발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렸기 때문이다. 고온초전도체는 절대온도 77K(캘빈·영하 196도) 이상에서 초전도 현상을 보이는 물질을 의미한다. 고온초전도체가 개발되면 양자컴퓨터의 개발 가능성도 커진다. 기존 초전도체의 경우 극저온에서만 안정적으로 작동해 복잡한 냉각장치를 갖춰야 하고, 온도가 올라가면 에러율이 높아지는 한계가 있었다. 고온초전도체가 실현되면 이 같은 ‘양자 오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김 교수는 “앞으로 남은 연구 인생을 고온초전도체를 양자컴퓨터에 활용하도록 하는 데 다 쓰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다소 생소한 연구를 한국에서 꽃피우기까지는 많은 역경이 있었다. 물질의 양자 스핀을 관찰할 수 있는 방사광가속기가 포스텍에 있는 포항방사광가속기 하나뿐이었고, 연구비를 확보하기도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김 교수는 포스텍에 자리 잡기 전 독일 막스플랑크 연구소의 그룹리더로 있었던 시절을 떠올렸다. “독일은 다 천천히 가는 사회라 사는 데는 불편함이 많지만 기초과학을 하는 사람으로서는 긴 호흡으로 깊이 있는 연구를 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었습니다. 한국의 기초과학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정부와 국민들도 조금은 느긋하게 바라봐 주시길 바랍니다.”공적2008년 최고 권위 학술지인 ‘Physical Review Letters’에 이리듐 산화물에서의 새로운 부도체 상태에 관한 연구를 발표했다. 전자 사이의 강한 상호 작용으로 인해 일반적 물리 법칙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강상관 물질 중 이리듐 산화물에 대한 연구 분야를 개척하고 세계적 연구 확산을 선도했다. 최근 세계 최초로 스핀 액정 상을 관측해 양자컴퓨팅과 초전도체 등 미래 혁신기술 분야 경쟁력 향상에 기대감을 낳고 있다. 또 비탄성 공명산란 연구 기법을 최초로 도입한 대형 장비를 포항 가속기연구소에 구축했다.제39회 인촌상 심사위원(가나다순)▽교육 △위원장 백순근 서울대 교수·한국교육학회 회장 △위원 이용균 중앙고 교장, 임창빈 한국지도자육성장학재단 이사장, 장덕호 건국대 교수▽언론·문화 △위원장 김영석 연세대 명예교수 △위원 곽효환 시인·전 한국문학번역원장, 이은주 서울대 교수, 최맹호 전 동아일보 대표이사 부사장▽인문·사회 △위원장 김혜숙 전 이화여대 총장 △위원 김두얼 명지대 교수, 이철승 서강대 교수, 임준철 고려대 교수▽과학·기술 △위원장 노정혜 서울대 명예교수 △위원 김창영 서울대 교수, 심현철 KAIST 교수, 예종철 KAIST 김재철AI대학원 교수김민지 기자 minji@donga.com김소민 기자 somin@donga.com베를린=유근형 특파원 noel@donga.com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의과대학 본과 3, 4학년이 하는 임상실습 기간이 의대에 따라 최대 6개월 이상 차이가 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증원 규모가 컸던 주요 지방 국립대 의대 임상실습 기간이 증원이 안 된 서울 주요 대학 의대보다 짧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 때문에 지방 국립대 의대 24·25학번이 본과 3, 4학년에 올라가는 시기, ‘더블링(2개 학번이 동시에 수업받는 것)’ 상황에서 임상실습 주수마저 짧아 수박 겉핥기식 교육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더블링 학번 실습 대책이 마련되지 않으면 향후 지역별, 병원별 의료 질 편차가 커질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의대 간 임상실습 기간 차이 최대 6.5개월국립대 의대 10곳과 서울 사립대 의대 7곳이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진선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4일 제출한 ‘의과대학 학년별 교육과정’에 따르면 의대 간 임상실습 주수 편차는 최대 26주(6.5개월)다. 의대는 의학교육 평가인증을 위해 ‘주당 36시간 이상 52주 이상’ 임상실습을 반드시 진행하게 돼 있다. 문제는 증원 폭이 큰 지방 국립대 의대가 증원이 안 된 서울 주요 대학 의대보다 상대적으로 임상실습 주수가 짧다는 점이다. 의대 중 임상실습 기간이 가장 긴 곳은 서울대였다. 서울대는 본과 3, 4학년 각각 한 학기당 20주, 19주 이상 실습을 배정해 최대 78주 임상실습을 진행한다. 증원이 안 된 서울 사립대 의대 중에서는 연세대가 60주로 가장 길고, 다음은 이화여대 58주, 성균관대 56주 등이다. 반면 증원이 많이 된 지방 국립대 의대의 실습 기간은 대부분 의대 평가 인증 기준선인 52주에 맞춰져 있다. 경북대 52∼56주, 경상국립대 54주, 전북대 54주 이상, 충북대 53주 이상 등이다. 한 국립대 의대 교수는 “의대별로 교육 여건이 다르다 보니 세부적 분과까지 실습을 도는 학교가 있지만, 필수적인 내용만 실습하는 곳도 있는 게 현실”이라며 편차가 큰 이유를 설명했다. 24, 25학번 의대생이 올 2학기에 동시 복귀하며 이들이 본과 3, 4학년이 됐을 때 임상실습의 질 저하를 두고 대학들도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내과, 외과, 소아청소년과 등을 돌며 학생들이 실제 환자를 진단하고 치료하는 과정을 실습해야 하는데 2개 학번이 동시에 몰리며 임상실습이 제대로 이뤄질 수 없기 때문이다. 증원이 많이 된 지방 의대는 임상실습 주수도 짧아 실습이 부실해질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 교육 부실 지속 우려 “장기적 실습 대안 마련돼야” 의료계에서는 24, 25학번의 임상실습 질 저하로만 끝나는 문제가 아니라고 본다. 이들이 전공의가 됐을 때도 더블링 문제는 안고 가야 하는 만큼 실습 교육 부실화는 계속될 것이고 이는 결국 서울과 비수도권 간 의료 격차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백순영 가톨릭대 의대 명예교수는 “국립대는 수도권에 비해 병원 규모가 작고 환자가 수도권 병원으로 가는 경우도 많아 학생 수 대비 병상 수 확보가 어려워 임상실습 질이 저하된다”며 “더블링으로 추후 전공의 실습 질 저하 또한 우려돼 장기적으로 의료의 질이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중국 충북대 의대 생화학교실 교수는 “24, 25학번 임상실습과 관련한 대안이 적어도 (이들이 본과에 진학하는) 2028년에는 마련돼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정원 규모 등이 확정된 이후 대학별로 수립한 24, 25학번 졸업 계획대로 정부가 지원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김민지 기자 minji@donga.com}

3일 시행된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9월 모의평가에서 국어와 수학이 지난해 수능, 올해 6월 모의평가와 비슷하거나 다소 어려웠다는 분석이 나왔다. 절대평가인 영어는 지난해 수능과 6월 모의평가보다 문제가 까다로웠다고 평가됐다. EBS 현장교사단 총괄인 윤윤구 한양대사대부고 교사는 “전체적인 난도는 작년 수능과 유사하고, 6월 모의평가와 비슷하거나 다소 어려웠다”고 말했다. 김원중 대성학원 입시전략실장은 3일 “국어는 지난해 수능과 올해 6월 모의평가보다 약간 더 어려웠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공통과목 중 문학, 선택과목 중 언어와매체의 일부 문제가 다소 어려웠지만 새로운 유형이나 ‘킬러(초고난도) 문항’은 없었던 것으로 분석됐다. 수학은 평가가 엇갈렸다. 심주석 인천하늘고 교사는 “지난해 수능과 올해 6월 모의평가와 비슷한 수준에서 출제됐다”고 설명했다. 반면 종로학원은 “공통과목은 올 6월 모의평가보다 어려웠고 지난해 수능보다는 쉬웠다”며 “선택과목인 기하는 올해 6월 모의평가보다 다소 어려웠고 확률과통계는 비슷하게, 미적분은 다소 쉽거나 비슷하게 출제됐다”고 했다. 영어는 1등급 비율이 6.2%에 불과했던 지난해 수능보다도 어려웠다는 평가가 나왔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영어 1등급 예상 비율은 3%대로, 상대평가인 과목보다 1등급 확보가 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9월 모의평가 사회탐구 지원자 비율(61.3%)은 2012학년도(60.9%) 이후 가장 높았다. 자연계열 수험생이 공부량이 상대적으로 적은 사회탐구를 선택하는 소위 ‘사탐런’ 현상이 심화됐다는 의미다.김민지 기자 minji@donga.com}

최교진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가 2003년 음주운전(도로교통법 위반)으로 적발됐을 당시 혈중 알코올 농도가 면허 취소 수준인 0.187%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29일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김민전 국민의힘 의원실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 후보자는 2003년 10월 17일 오전 1시 44분경 대전 용문동 소재 도로에서 혈중 알코올 농도 0.187% 상태로 운전을 하다 경찰에 적발됐다. 당시 면허 취소 기준은 혈중 알코올 농도 0.1%로 0.187%는 면허 취소에 해당하는 수치였다. 최 후보자는 2003년 도로교통법 위반으로 벌금 200만 원을 선고받았다. 김 의원은 “혈중 알코올 농도 0.187%는 만취 상태”라며 “교육계의 모범이 되어야 할 교육감이 음주운전을 했다는 것은 국민 상식에 반하는 일이며 장관 후보 자격을 스스로 무너뜨린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최 후보자 측은 “과거의 음주운전은 변명의 여지가 없다”며 “음주운전 경위는 인사청문회 때 밝히겠다”고 말했다. 앞서 경찰청은 사생활 침해 우려를 이유로 최 후보자의 음주운전 당시 혈중 알코올 농도를 공개하지 않았다. 그러나 다음 달 2일 최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의원실에서 재차 공개를 요구하자 자료를 공개했다. 경찰청 관계자는 “혈중 알코올 농도 등 범죄 경력은 개인정보 제공 동의 없이는 확인하거나 공개할 수 없는 민감 정보여서 당시에는 공개하지 않았다”며 “이후 후보자의 동의서가 제출되면서 공개가 가능해졌다”고 밝혔다. 최 후보자 외에도 장관 후보자 중 음주운전 전력이 드러난 사례가 있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1994년 혈중 알코올 농도 0.08%인 상태로 운전해 음주운전으로 벌금 70만 원 처분을 받은 사실이 후보자 시절 공개됐다. 김민지 기자 minji@donga.com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

최교진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가 2003년 음주운전(도로교통법 위반)으로 적발됐을 당시 혈중 알코올 농도가 면허 취소 수준인 0.187%였던 것으로 확인됐다.29일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김민전 국민의힘 의원실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 후보자는 2003년 10월 17일 오전 1시 44분경 대전 용문동 소재 도로에서 혈중 알코올 농도 0.187% 상태로 운전을 하다 경찰에 적발됐다. 당시 면허 취소 기준은 혈중 알코올 농도 0.1%로 0.187%는 면허 취소에 해당하는 수치였다. 최 후보자는 2003년 도로교통법 위반으로 벌금 200만 원을 선고받았다.김 의원은 “혈중 알코올 농도 0.187%는 만취 상태”라며 “교육계의 모범이 되어야 할 교육감이 음주운전을 했다는 것은 국민 상식에 반하는 일이며 장관 후보 자격을 스스로 무너뜨린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최 후보자 측은 “과거의 음주운전은 변명의 여지가 없다”며 “음주운전 경위는 인사청문회 때 밝히겠다”고 말했다.앞서 경찰청은 사생활 침해 우려를 이유로 최 후보자의 음주운전 당시 혈중 알코올 농도를 공개하지 않았다.그러나 다음 달 2일 최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의원실에서 재차 공개를 요구하자 자료를 공개했다. 경찰청 관계자는 “혈중알코올농도 등 범죄 경력은 개인정보 제공 동의 없이는 확인하거나 공개할 수 없는 민감 정보여서 당시에는 공개하지 않았다”며 “이후 후보자의 동의서가 제출되면서 공개가 가능해졌다”고 밝혔다.최 후보자 이외에도 장관 후보자 중 음주운전 전력이 드러난 사례가 있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1994년 혈중 알코올 농도 0.08%인 상태로 운전해 음주운전으로 벌금 70만 원 처분을 받은 사실이 후보자 시절 공개됐다. 박순애 전 교육부 장관도 2001년 음주운전으로 적발돼 벌금 250만 원 형의 선고유예 처분을 받았다.김민지 기자 minji@donga.com}

현 고1 학생들이 치르는 2028학년도 대학입시 수시모집 원서 접수 일정이 9월 초가 아닌 2027년 9월 20∼23일로 늦춰진다. 202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전 마지막으로 시행되는 9월 모의평가는 2027년 8월 말 실시된다. 수험생들이 모의평가 성적을 수시 원서 접수 이전에 확인해 수능 최저기준 충족 가능성을 예측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는 이런 내용의 ‘2028학년도 대학입학전형 기본사항’을 28일 발표했다. 수시 원서 접수 기간이 늦춰지며 전형 기간, 정시모집 기간 등도 영향을 받는다. 수시 전형 기간은 2027년 9월 24일∼12월 20일, 합격자 발표는 같은 해 12월 21일까지다. 정시 원서 접수는 2028년 1월 3∼6일이다. 수능 시험일은 2027년 11월 18일, 성적 통지일은 12월 10일이다. 2028학년도 대입에는 현 고1부터 전면 도입된 고교학점제와 내신 5등급제 등이 반영된다. 수능 선택과목이 사라져 모든 수험생이 수능에서 같은 과목에 응시한다. 교육부는 2028학년도 대입 개편안을 마련할 때 수험생의 부담을 줄이겠다고 밝혔으나, 교육 현장에서는 사교육 의존이 오히려 높아진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내신이 9등급제에서 5등급제로 개편되며 등급 구간이 넓어져 학생의 내신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다. 한 대형 입시학원 관계자는 “현 중3과 고1 학생들을 ‘무(無)학년’으로 묶어, 학년 구분 없이 함께 가르치는 학원이 많아졌다”며 “개편된 대입제도가 선행학습을 더 부추기고 있다”고 말했다.김민지 기자 minji@donga.com}

현 고1 학생들이 치르는 2028학년도 대학입시 수시모집 원서접수 일정이 9월 초가 아닌 2027년 9월 20~23일로 늦춰진다. 202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전 마지막으로 시행되는 9월 모의평가는 2027년 8월 말 실시된다. 수험생들이 모의평가 성적을 수시 접수 이전에 확인해 수능 최저기준 충족 가능성을 예측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는 이런 내용의 ‘2028학년도 대학입학전형 기본사항’을 28일 발표했다. 수시 원서접수 기간이 늦춰지며 전형 기간, 정시모집 기간 등도 영향을 받는다. 수시 전형 기간은 2027년 9월 24일~12월 20일, 합격자 발표는 같은해 12월 21일까지다. 정시 원서접수는 2028년 1월 3~6일이다. 수능 시험일은 2027년 11월 18일, 성적 통지일은 12월 10일이다.2028학년도 대입에는 현 고1부터 전면 도입된 고교학점제와 내신 5등급제 등이 반영된다. 수능 선택과목이 사라져 모든 수험생이 수능에서 같은 과목에 응시한다. 교육부는 2028학년도 대입 개편안을 마련할 때 수험생의 부담을 줄이겠다고 밝혔으나, 교육 현장에서는 사교육 의존이 오히려 높아진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내신이 9등급제에서 5등급제로 개편되며 등급 구간이 넓어져 학생의 내신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다. 한 대형 입시학원 관계자는 “현 중3과 고1 학생들을 ‘무(無)학년’으로 묶어, 학년 구분 없이 함께 가르치는 학원이 많아졌다”며 “개편된 대입제도가 선행학습을 더 부추기고 있다”고 말했다. 김민지 기자 minji@donga.com}

올해 유초중고 학생 수가 지난해보다 13만 명 넘게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전체 학생 대비 다문화 학생 비율은 4.0%로 지난해보다 증가했다.교육부와 한국교육개발원이 28일 발표한 ‘2025년 교육기본통계 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 유초중고 학생 수는 555만1250명으로 지난해보다 2.3%(13만3495명) 감소했다. 2021년부터 500만 명대로 줄어들기 시작한 학령인구가 매년 지속적으로 줄어드는 것이다.학교급별로 보면 초등학생은 지난해보다 6.0%(14만9517명) 줄어든 234만5488명으로 감소 폭이 가장 컸다. 유치원생은 3.4%(1만7079명) 줄어든 48만1525명, 고등학생은 0.4%(4859명) 감소한 129만9466명이었다. 중학생 수는 2.8%(3만7506명) 증가해 137만356명이었다. 2020년만 해도 601만 명대였던 유초중고 학생 수는 2021년부터 매년 595만 명, 588만 명, 578만 명, 568만 명대로 급감했다. 반면 초중고(각종학교 포함) 다문화 학생 수는 20만2208명으로 지난해보다 4.3%(8394명) 늘었다. 전체 학생 대비 다문화 학생 비율은 4.0%로 지난해(3.8%) 대비 0.2%포인트 증가했다.대학의 외국 학생 수(재적학생 기준)는 25만3434명으로 지난해보다 21.3%(4만4472명) 증가했다. 국가별로 보면 △중국 30.2%(7만6541명) △베트남 29.7%(7만5144명) △우즈베키스탄 6.2%(1만5786명) △몽골 6.0%(1만5270명) △네팔 5.0%(1만2784명) 순이었다. 아시아 국가 출신 유학생의 비율이 높았고 그중에서도 중국, 베트남 출신 학생 비율이 높았다. 대학의 전체 재적 학생 수는 301만6724명으로 지난해 대비 0.3%(9482명) 늘었다. 일반 대학은 지난해 대비 0.1%(995명) 증가한 183만7620명, 전문대학은 0.4%(2015명) 증가한 49만4057명, 대학원(대학원대학 및 부설 대학원 포함)은 2.8%(9449명) 증가한 35만1774명이었다. 반면 교육대학 학생 수는 1만3999명으로 지난해보다 3.9%(574명) 감소했다.김민지 기자 minji@donga.com}
도미노피자는 복지 사각지대 아동을 위해 체험형 교육 프로그램 ‘다 함께 피자교실’을 이달 7일 진행했다고 27일 밝혔다. ‘다 함께 피자교실’은 서울 성동구 아동복지시설 라온지역아동센터 아이들을 도미노피자 본사 조리시설로 초청해 피자 만들기 과정을 체험하도록 한 프로그램이다. 아이들은 피자 반죽 만들기, 토핑 올리기 등 피자를 직접 만들어봤다. 도미노피자 임직원은 강사로 참여해 실습을 도우며 참여한 아이들에게 조리 분야 진로 탐색 기회를 제공했다. 아이들이 완성한 피자는 포장해 집으로 가져가 가족과 함께 나눌 수 있도록 했다. 이번 활동은 도미노피자가 회원사로 참여하는 민관 협력 사회공헌 네트워크 ‘행복얼라이언스’의 교육 지원 사업인 ‘행복얼라이언스 스쿨’과 연계돼 운영됐다. 행복얼라이언스 스쿨은 복지 사각지대와 교육 격차 해소를 돕자는 취지로 기획돼 2022년 시작된 아동 교육 프로그램이다. 지난해까지 아동 약 68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여름방학 기간이었던 올 7, 8월에는 도미노피자 등 14개 기업이 참여해 어린이 약 200명에게 실습형 교육을 제공했다. 이달까지 SK브로드밴드는 지역 방송국 방문 진로체험 교육을, 인천항만공사는 인천항 항만안내선 탑승 체험 교육을 진행하는 등 어린이들에게 다양한 진로체험 기회를 제공할 예정이다. 도미노피자는 이번 교육 프로그램과 함께 결식 우려 아동들을 대상으로 식사 지원 활동도 벌였다. 지난달 22일 행복두끼 프로젝트 협약 지역인 인천 동구 지역아동센터 7곳의 어린이들을 찾아 피자를 만들 수 있는 조리 시설이 설치된 차량 ‘도미노 파티카’에서 현장 조리한 피자 약 100인분을 제공했다. 행복두끼 프로젝트는 민관 협력을 통해 결식 우려 아동을 지원하는 도시락 지원 사업이다. 도미노 파티카는 2008년부터 전국의 소외된 이웃에게 식사를 제공해오고 있다. 도미노피자 측에 따르면 도미노 파티카가 운행한 거리는 현재까지 지구 약 13바퀴인 50만여 km다. 지난해 11월 남수단 파병을 앞둔 한빛부대 장병들, 4월에는 보건의 달을 맞이해 국립정신건강센터 의료진을 대상으로 식사를 제공했다. 도미노피자 관계자는 “앞으로도 도미노 파티카, 임직원 참여 교육 활동 등을 통해 아동의 삶에 의미 있는 변화를 만들어 가겠다”고 밝혔다.김민지 기자 minji@donga.com}

“오렌지는 세정력이 뛰어나 친환경 세제 원료로 적합하지만 비싸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오렌지 대신 제주산 파치 귤로 친환경 세제를 만들면 농가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친환경 생활용품 브랜드 ‘코코리제주’를 운영하는 양홍석 대표(46)는 제주산 파치귤을 원료로 천연 세제, 손세정제 등 생활용품을 생산한다. 파치귤은 크기나 모양이 판매에 적합하지 않은 ‘못난이 귤’을 가리킨다. 제주 감귤농가의 골칫거리였던 못난이 귤은 양 대표가 운영하는 제주클린산업을 통해 친환경 생활용품 원료로 재탄생했다. 2016년부터 고향인 제주시에서 사회적기업 제주클린산업을 운영 중인 양 대표와 인터뷰로 환경 및 지역 상생과 연계한 코코리제주의 브랜드 이야기를 들어봤다. ● 파치귤 ‘농가에는 소득, 기업에는 친환경 원료’ 양 대표는 2014∼2016년 경남 양산시 세제 제조 회사에서 일하다가 창업을 결심했다. 제품이 친환경 세제로 인증받을 수 있도록 검수하는 업무를 하는 과정에서 비싸고 물량 확보가 불안정한 오렌지 대신 고향 제주의 파치귤을 활용하자는 아이디어를 떠올렸다. 그는 “코코리는 제주 방언으로 ‘깨끗하게’라는 뜻”이라며 “청정 지역 제주의 좋은 원료로 깨끗한 생활용품을 만들겠다는 의미를 브랜드 이름에 담았다”고 설명했다. 양 대표는 2018년부터 제주 농가와 계약을 맺어 파치귤을 공급받고 있다. 계약 농가가 파치귤을 모아 놓으면 약속한 날짜에 직접 파치귤을 수거한다. 기업은 안정적으로 원료를 확보할 수 있고 농가는 파치귤로 소득을 얻을 수 있다. 양 대표는 “제주 감귤이 매년 40만 t 이상 생산되는데 이 중 15∼20%가 파치귤로 분류돼 가공용으로만 쓰이거나 버려진다”고 설명했다. 그는 “파치귤 판매 가격은 kg당 300원에 불과해 상품용 귤의 10분의 1 수준이라 농가에는 큰 손해”라고 덧붙였다. 감귤 농가로부터 긍정적 반응을 얻어 계약 농가 수가 점차 늘었다. 초기 10∼15개였던 계약 농가 수는 40∼50곳으로 늘었고, 처음에 1t 정도였던 파치귤 수거량은 180∼200t으로 증가했다. 수거한 파치귤은 세척 과정을 거쳐 통째로 즙을 짠다. 감귤을 착즙하고 남은 찌꺼기 감귤박에 고압·고온을 가하면 천연 향료, 색소, 오일 등이 추출되는데 이 성분이 코코리제주의 천연 세제, 손세정제 등에 들어가는 천연 원료다.● “유기농 식품-화장품으로 사업 확장” 코코리제주는 제품 포장용기와 포장재 등에 친환경 원료를 사용한다. 제품 용기는 폐플라스틱을 분쇄 후 재활용한 ‘PCR(Post-Consumer Recycled material) 플라스틱’을 사용한다. 제품 포장도 재활용 종이를 사용했다. 사탕수수에서 설탕을 추출하고 남은 찌꺼기를 재활용한 종이다. 용기에 부착된 라벨은 흔적 없이 잘 떼어지는 리무버블 스티커를 사용해 소비자가 페트병 재활용 및 분리 배출을 쉽게 할 수 있도록 했다. 제주클린산업의 환경 보호 노력이 알려지면서 여러 기업과 제품 공급 계약을 맺을 기회도 찾아왔다. 2023년 대한항공에 이어 올해 초 진에어와 코코리제주 손세정제 공급 계약을 맺었다. 양 대표는 “수입 손세정제를 사용하다가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경영 차원에서 국내 친환경 손세정제 업체를 찾고 있다는 연락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대한항공 비즈니스석과 진에어 비즈니스석 및 이코노미석 등에 코코리제주 손세정제가 비치돼 있다. 설립 초기 매출은 연간 1억∼2억 원이었지만, 지난해 약 12억 원으로 증가해 양 대표는 올해부터 식품 분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젤라틴, 잔탄검 등 첨가물 대신 우뭇가사리 등 천연 유래 원료를 사용한 건강 간식 ‘코코리 샤벳젤리’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양 대표는 “앞으로는 유기농, 친환경 인증 감귤을 사용한 식품 및 화장품 브랜드로 사업을 확장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조민영 행복나래 본부장은 “코코리제주는 환경과 지역 상생 등 두 가치를 동시에 실현하는 사회적기업”이라며 “사회문제 해결, 지속 가능성을 함께 추구하는 기업이 시장에서 더 큰 사회적 가치를 창출할 수 있도록 행복나래도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김민지 기자 minji@donga.com}

내년 3월부터 초중고교 학생이 수업 중 휴대전화 등 스마트기기를 사용하는 것이 법으로 금지된다. 교육부가 서울 서이초 교사 사망 사건 이후 2023년 9월부터 ‘교원의 학생생활 지도에 관한 고시’를 마련해 수업 중 휴대전화 사용을 금지한 바 있다. 27일 ‘초·중등교육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휴대전화 사용 금지는 법으로 명문화됐다. ●‘수업 중 스마트기기 사용 금지’ 법으로 명시이날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초·중등교육법 개정안은 ‘학생은 수업 중에 휴대전화 등 스마트기기를 사용해서는 안 된다’고 명시했다. 스마트기기 소지 자체를 금지하진 않는다. 그러나 학교가 필요한 경우 교내 스마트기기의 사용 및 소지를 제한할 수 있고, 제한하는 기준·방법, 스마트기기의 유형 등을 학칙으로 정할 수 있게 했다. 교육 목적, 장애가 있거나 특수교육이 필요한 학생이 보조기기로 사용하는 경우, 긴급한 상황 대응을 위한 때는 학교의 장과 교원 허용을 받고 스마트기기를 사용할 수 있다. 개정안 내용은 기존 교육부 고시에 ‘학생은 수업 중 휴대전화를 사용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 한 것과 동일하다. 하지만 그동안 학교 현장에서 학생 인권이 강조되면서 학생들이 수업시간 휴대전화로 유튜브를 보거나 인스타그램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접속해도 상당수 교사가 모르는 척 했던 게 현실이었다. 이에 교사들은 개정안이 학생과 학부모 인식 개선에 도움될 것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경기 지역 한 중학교 교감은 “법으로 규제하면 학생들이 더 조심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 장승혁 대변인은 “수업 중 스마트폰을 쓰면 안 된다는 인식이 높지 않아 학부모가 학생 인권침해라고 끊임없이 민원을 넣는다”며 “이제 ‘법으로 규정한 것’이라고 설명할 수 있다”고 말했다.이 개정안은 스마트기기 과의존 청소년이 늘어남에 따라 학생의 정신 건강 보호가 필요하다는 주장에 따라 추진됐다. 또 스마트기기가 수업 방해, 교권 침해 등 각종 교내 갈등의 요인이 된다는 지적도 반영됐다. 한 학교 관계자는 “수업 중 휴대전화를 못 쓰게 제지하면 학생이 교사에게 욕하거나 할퀴고 때리는 일이 있다”고 전했다. 교사가 학생의 잘못을 지적하는 장면을 학생이 휴대전화로 촬영하거나 녹음해 교육청에 신고하는 일도 많았다.국가인권위원회도 지난해 10월 학교 휴대전화 일괄 수거는 인권침해가 아니라는 결정을 내리며 인권침해라고 봤던 기존 판단을 10년 만에 뒤집었다. 인권위는 다수 선진국이 학생의 휴대전화 과다 사용 문제로 휴대전화 제한 정책을 추진하는 점을 참고했다.●수거 원칙·쉬는 시간 사용 등 갈등 불씨 남아 그러나 개정안이 학교에서의 휴대전화 소지 자체를 금지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수업 중 휴대전화를 사용하는 학생을 제재할 방법이 마땅히 없다는 의견도 있다. 학칙으로 제한 방법을 정하도록했지만 학교마다 규정이 다르면 민원이 발생할 수 있어서다. 교총 관계자는 “휴대전화를 걷고 하교 전에 돌려주는 방식이 학교마다 다르면 형평성 시비가 있을 수 있어 교육부나 시도교육청이 학칙 표준안을 마련해달라고 요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수업 시간에 휴대전화를 걷는다고 해도 쉬는 시간에 다시 돌려줘야 하는 문제, 걷을 때 스마트폰 공기계를 내도 적발하기 어려워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도 있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학생들이 휴대전화에 목숨을 걸어서 수업 종료 후 돌려주지 않으면 난리가 난다”고 전했다.현재 학생들은 스마트기기로 공부하는 것이 익숙한 세대이기 때문에 교내 휴대전화 사용을 무조건 막을 것이 아니라 사용법을 제대로 가르쳐야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부산의 한 학교 교장은 “디지털에 익숙한 학생들이 스마트기기를 활용해 학습 효과를 올릴 수 있는 경우가 많은데 무조건 못 쓰게 하면 빈대 잡자고 초가삼간 태우는 격”이라며 “모든 것을 법으로 규제할 순 없다”고 했다. 최예나 기자 yena@donga.com김민지 기자 minji@donga.com김소영 기자 ksy@donga.com}

“오렌지는 세정력이 뛰어나 친환경 세제의 원료로 적합하지만 수입 원료라 비쌉니다. 오렌지 대신 제주산 파치귤로 친환경 세제를 만들면 농가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했습니다”친환경 생활용품 브랜드 ‘코코리 제주’를 운영하는 양홍석 대표(46·사진)는 제주산 파치귤을 원료로 천연 세제, 손세정제 등 생활용품을 생산한다. 파치귤은 크기나 모양이 판매에 적합하지 않은 ‘못난이 귤’을 말한다. 제주 감귤농가의 골칫거리였던 못난이 귤은 양 대표가 운영하는 제주클린산업을 통해 친환경 생활용품의 원료로 재탄생했다. 2016년부터 고향인 제주시에서 사회적기업 제주클린산업을 운영 중인 양 대표와 전화 인터뷰로 환경 및 지역 상생과 연계한 ‘코코리 제주’의 브랜드 이야기를 들어봤다. ●파치귤 ‘농가에는 소득, 기업에는 친환경 원료’양 대표는 2014년부터 2016년까지 경남 양산시 세제 제조 회사에서 일하다 창업을 결심했다. 제품이 친환경 세제로 인증받을 수 있도록 검수하는 업무를 하는 과정에서 비싸고 물량 확보가 불안정한 오렌지 대신 고향 제주의 파치귤을 활용하자는 아이디어를 떠올렸다. 그는 “‘코코리’는 제주 방언으로 ‘깨끗하게’라는 뜻”이라며 “청정지역 제주의 좋은 원료로 깨끗한 생활용품을 만들겠다는 의미를 브랜드 이름에 담았다”고 설명했다. 양 대표는 2018년부터 제주 농가와 계약을 맺어 파치귤을 공급받고 있다. 계약 농가가 파치귤을 모아 놓으면 약속한 날짜에 직접 파치귤을 수거한다. 기업은 안정적으로 원료를 확보할 수 있고 농가는 파치귤로 소득을 얻을 수 있다. 양 대표는 “제주 감귤이 매년 약 40만t 이상 생산되는데 이 중 15~20%가 파치귤로 분류돼 가공용으로만 쓰이거나 버려진다”고 설명했다. 그는 “파치귤 판매 가격은 1kg당 300원에 불과해 상품용 귤의 10분의 1 수준이라 농가에게는 큰 손해”라고 덧붙였다. 감귤 농가로부터 긍정적 반응을 얻어 계약 농가 수가 점차 늘었다. 초기 10~15개였던 계약 농가수는 40~50곳으로 늘었고, 처음에 1t 가량에 불과했던 파치귤 수거량은 180~200t으로 증가했다. 수거한 파치귤은 세척 과정을 거쳐 통째로 착즙된다. 감귤을 착즙하고 남은 찌꺼기 감귤박에 고압·고온을 가하면 천연 향료, 색소, 오일 등이 추출되는데 이 성분이 코코리제주의 천연 세제, 손제정제 등에 들어가는 천연 원료다.●“유기농 식품-화장품으로 사업 확장” 코코리제주는 제품 포장용기와 포장재 등에 친환경 원료를 사용했다. 제품 용기는 폐플라스틱을 분쇄 후 재활용한 ‘PCR(Post-Consumer Recycled material) 플라스틱’을 사용한다. 제품 포장도 재활용 종이를 사용했다. 사탕수수에서 설탕을 추출하고 남은 찌거기를 재활용한 종이다. 용기에 부착된 라벨은 흔적 없이 잘 떼어지는 리무버블 스티커를 사용해 소비자가 페트병 재활용 및 분리 배출을 쉽게 할 수 있도록 했다. 제주클린산업의 환경 보호 노력이 알려지면서 여러 기업에 제품 공급 계약을 맺을 기회도 찾아왔다. 2023년 대한항공에 이어 올해 초 진에어와 코코리제주 손세정제 공급 계약을 맺었다. 양 대표는 “수입산 손세정제를 사용하다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경영 차원에서 국내 친환경 손세정제 업체를 찾고 있다는 연락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대한항공 비즈니스석과 진에어 비즈니스석 및 이코노미석 등에 코코리제주 손세정제가 비치돼있다.설립 초기 매출은 연간 1~2억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약 12억 원으로 증가해 양 대표는 올해부터 식품 분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젤라틴, 잔탄검 등 첨가물 대신 우뭇가사리 등 천연 유래 원료를 사용한 건강 간식 ‘코코리 샤벳젤리’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양 대표는 “앞으로는 유기농, 친환경 인증 감귤을 사용한 식품 및 화장품 브랜드로 사업을 확장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조민영 행복나래 본부장은 “코코리제주는 환경과 지역 상생 두 가치를 동시 실현하는 사회적 기업”이라며 “사회문제 해결, 지속 가능성을 함께 추구하는 기업이 시장에서 더 큰 사회적 가치를 창출할 수 있도록 행복나래도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김민지 기자 minji@donga.com}

올해 입학한 신입생 중 특목고(특수목적고)·자사고(자율형사립고) 출신 학생 수가 가장 많은 대학은 서울대, 고려대, 성균관대 순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목·자사고 출신 입학생 수가 많은 순으로 나열했을 때 상위 10개 대학의 특목·자사고 출신 신입생 수는 2024학년도 9026명에서 올해 8720명으로 감소했다.종로학원이 24일 2025학년도 전국 97개 영재학교 및 특목·자사고 출신 학생이 진학한 전국 222개 대학을 분석한 결과 영재학교 및 특목·자사고 출신 입학생이 가장 많은 대학은 서울대(1372명)였다. 이어 △고려대(1124명) △성균관대(1081명) △연세대(989명) △한양대(836명) 순이었다. 2024학년도에는 △서울대(1390명) △고려대(1232명) △연세대(1126명) △성균관대(1063명) △한양대(817명) 순이었다.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성균관대가 연세대보다 앞섰다.지방권에선 부산대가 269명으로 가장 많았다. △경북대(267명) △충남대(181명) △고려대 세종캠퍼스(172명) △단국대 천안캠퍼스(170명)가 그 뒤를 이었다.입학생의 출신 고교 유형별로 보면 올해 외국어고(외고), 국제고 출신 입학생 수가 가장 많은 대학은 한국외대(499명), 자사고는 고려대(647명), 과학고·영재학교는 서울대(554명)였다.한편 특목·자사고 출신 신입생 수가 많은 상위 10개 대학의 특목·자사고 출신 입학생 수는 2024학년도 9026명에서 올해 8720명으로 3.4%(306명) 감소했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이 같은 감소세를 감안하면) 특목·자사고 출신 수험생이라 하더라도 상향 지원을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2028학년도 대입 개편으로 인한 내신 부담 우려 등이 변수가 돼 내년 신입생 모집 시 어려움을 겪는 특목·자사고가 다수 발생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김민지 기자 minji@donga.com}

최교진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가 석사학위 논문에서 기사와 블로그 내용을 출처를 밝히지 않고 3페이지 이상 토씨 하나 다르지 않게 베껴 쓴 것으로 22일 확인됐다. 본보가 최 후보자가 2006년 12월 목원대 대학원 행정학과 석사학위 논문으로 제출한 ‘매니페스토 운동에 나타난 정책공약 분석’을 카피킬러로 살펴본 결과, 상당 부분에서 출처를 밝히지 않고 타인이 쓴 내용을 그대로 썼다. 특히 이론적 고찰을 다룬 부분은 많은 곳의 문장 표절률이 100%로 나왔다.최 후보자 논문에서 표절로 나오는 내용의 출처 상당수는 논문이 아니라 블로그였다. 문장 표절률 100%로 나온 블로그 두 곳의 2006년 2월 1일과 3일 게시글은 일간지 기사를 그대로 붙여 넣은 글이었다. 최 후보자는 이 블로그에 실린 문장 27개를 통으로 베껴 논문에 실었다. 참고문헌 목록에 해당 기사나 블로그는 없었다.서울 지역 사립대의 한 교수는 “인용 표시 없이 갖다 쓴 건 표절”이라며 “미국에서는 학부 수업 리포트도 남의 것을 베끼면 퇴학시키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인사청문준비단은 “매니페스토 운동이 주제라 신문 기사를 인용하는 게 많았는데 인용 표시에 소홀했던 것”이라며 “연구 윤리 규정이 만들어지기 전의 논문이라 그렇게 엄격하던 시절은 아니었다”고 했다.최예나 기자 yena@donga.com김소영 기자 ksy@donga.com김민지 기자 minji@donga.com}

최교진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가 석사학위논문에서 기사나 블로그 내용을 출처를 밝히지 않고 길게는 3페이지 이상 토씨 하나 다르지 않게 베껴 쓴 것으로 22일 확인됐다. 일선 대학에서 리포트를 작성할 때도 타인이 쓴 내용을 출처 표기 없이 그대로 쓰면 표절로 보는 게 관행이다. 최 후보자가 연구 윤리를 담당하는 교육부 수장으로 지명됐다는 점에서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 블로그나 기사 통으로 베껴본보가 최 후보자가 2006년 12월 목원대 대학원 행정학과 석사학위논문으로 제출한 ‘매니페스토 운동에 나타난 정책공약 분석’을 카피킬러로 살펴보니 상당 부분에서 출처를 밝히지 않고 타인이 쓴 내용을 그대로 적은 사실이 드러났다. 특히 이론적 고찰을 다룬 부분은 많은 곳의 문장 표절률이 100%로 나왔다. 과거 대부분의 교수 출신 후보자 논문과 달리 독특한 점은 표절로 나오는 내용이 논문이 아니라 블로그라는 점이었다. [공유], [펌] 등의 제목이 달린 일반인 블로그였다. 너무 오래전이라 블로그 대부분은 내용을 찾기 어려웠다. 하지만 본보는 최 후보자가 영국과 일본의 사례를 다룬 7~9페이지 중 한 단락 빼고 베낀 내용을 확인할 수 있었다. 카피킬러에서 문장 표절률 100%로 나온 블로그 두 곳의 각각 2006년 2월 1일과 3일 게시글을 찾아보니 1일에 나온 기사를 긁은 내용이었다. 최 후보자는 해당 내용을 토씨 하나 틀리지 않고 똑같이 적었는데, 문장으로는 27개였다. 표절률이 46%로 나온 한 문장은 원문과 기호를 다르게 해서일 뿐 내용은 동일했다. 최 후보자가 기사를 직접 인용했든 해당 기사를 게재한 블로그를 인용했든 출처를 밝히지 않고 그대로 쓴 것은 문제라는 게 학계 대부분의 반응이다. 최 후보자가 참고문헌에 적은 목록에도 해당 기사나 블로그는 없었다. 카피킬러에는 이 밖에도 최 후보자 논문에서 문장 표절률 100%로 의심하는 블로그 출처를 많이 분석해 냈지만 오래전 내용이라 확인이 어려웠다.●학계 “표절”, 인청단 “연구윤리 엄격하던 시절 아냐”본보는 이에 대해 국내 주요 대학 교수 몇 명에게 물었는데 모두 문제가 있다는 의견이었다. 아무리 교육부 훈령인 연구 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이 2007년 제정되기 전에도 학계는 최 후보자 같은 행동은 표절로 봤다는 취지였다. 한양대 한 교수는 “2007년 이전에도 남이 쓴 거나 자기가 쓴 것도 무조건 인용해야 했다”며 “미국에서는 학부 수업 리포트도 남의 것을 베끼면 표절이라고 퇴학시키기도 하는데 학위논문은 무조건 인용해야지, 안 하면 표절”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교수는 “학부생의 리포트 수준도 안 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인용 표기가 없는 것도 문제지만 출처가 논문이 아닌 기사나 블로그가 대부분인 것도 문제라는 의견이었다. 서울대 한 교수는 “학술 논문은 근거를 갖고 논리적으로 자신의 주장을 펼쳐야 하는데 블로그 인용 위주는 학술성이 떨어지는 것”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인사청문준비단은 “매니페스토 운동이 주제라 신문 기사를 인용하는 게 많았는데 인용 표시에 소홀했던 것”이라며 “연구 윤리 규정이 만들어지기 전의 논문이라 그렇게 엄격하던 시절은 아니었다”고 했다.한편 최 후보자가 지명된 뒤 교육부가 밝힌 프로필에는 공주대(옛 공주사범대) 국어교육학과까지만 있고 목원대 대학원 석사학위 내용은 빠져 있다. 온라인에도 최 후보자의 학력 사항은 공주대까지만 있다. 인사청문준비단 측은 “석사 졸업 사실을 크게 안 밝힌 이유는 특별한 건 없다. 일부러 숨긴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목원대는 홈페이지에 ‘동문 최 교육감의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지명을 축하합니다! 교육의 새 시대, 목원대가 함께 나아가겠습니다’ 라는 배너를 걸어놨다.최예나 기자 yena@donga.com김소영 기자 ksy@donga.com김민지 기자 minji@donga.com}

최교진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가 2016년 박근혜 전 대통령 퇴진 요구 집회에서 찍은 사진과 함께 “잘 가라 병XX”이라는 글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것으로 확인됐다. 최 후보자는 2016년 12월 31일 본인의 페이스북에 “딸 사위와 만나 함께 세종문화예술회관 계단에 자리 잡았다”며 “잘 가라 병XX”이라는 글을 올렸다. 글 하단에는 자신과 가족이 ‘박근혜를 구속하라’ ‘박근혜 즉각 퇴진·구속!’이라는 문구가 적힌 손팻말을 들고 찍은 사진 2장을 첨부했다. 이날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는 박 전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는 제10차 촛불집회가 열렸다. 2016년은 붉은 원숭이의 해를 뜻하는 병신년(丙申年)이었다. 다만 당시 최 후보자의 글은 비속어를 연상시키는 표현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에 대해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김민전 의원은 “기본적인 언행 관리 능력마저 결여된 인사가 교육을 책임진다는 것은 국민적 우려를 키울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최 후보자 인사청문회 준비단은 “최 후보자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린 일부 표현들에 대해 스스로 과했다고 생각하는 부분도 있다”며 “사과할 건 사과하고 인사청문회 때 어떤 경위로 그런 발언을 하게 됐는지 소상히 밝힐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 후보자가 과거 자신의 페이스북에 게시하거나 공유한 글에 논란이 잇따르고 있다. 2019년 10월 26일 페이스북에 박정희 전 대통령 피격 사건을 ‘탕탕절’이라고 표현한 글을 게시했다. 2021년 8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에 대한 자녀 입시 비리 수사를 두고 ‘검찰의 칼춤’이라고 표현한 글을 올린 적도 있다. 또 수행비서를 성폭행한 혐의로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받은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에 대해 ‘사법살인’을 당했다는 취지의 글을 올리기도 했다. 한편 최 후보자는 20일 국회에 제출한 인사청문요청안에서 11억8749만 원의 재산을 신고했다. 본인 명의 세종시 아파트 4억9400만 원과 예금 3억6200만 원, 배우자 예금 2억1655만 원과 제주 토지 1억705만 원 등이다. 최 후보자 인사청문회는 다음 달 초 열릴 예정이다.김민지 기자 minji@donga.com}

최교진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가 2016년 박근혜 전 대통령 퇴진 요구 집회에서 찍은 사진과 함께 “잘 가라 병신년”이라는 글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것으로 확인됐다.최 후보자는 2016년 12월 31일 본인의 페이스북에 “딸 사위와 만나 함께 세종문화예술회관 계단에 자리 잡았다”며 “잘 가라 병신년”이라는 글을 올렸다. 글 하단에는 자신과 가족이 ‘박근혜를 구속하라’, ‘박근혜 즉각 퇴진·구속!’이라는 문구가 적힌 손팻말을 들고 찍은 사진 2장을 첨부했다. 이날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는 박 전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는 제10차 촛불집회가 열렸다.2016년은 붉은 원숭이의 해를 뜻하는 병신년(丙申年)이었다. 다만 당시 최 후보자의 글은 비속어를 연상시키는 표현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에 대해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김민전 의원은 “기본적인 언행 관리 능력마저 결여된 인사가 교육을 책임진다는 것은 국민적 우려를 키울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최 후보자 인사청문회 준비단은 “최 후보자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린 일부 표현들에 대해 스스로 과했다고 생각하는 부분도 있다”며 “사과할 건 사과하고 인사청문회 때 어떤 경위로 그런 발언을 하게 됐는지 소상히 밝힐 것”이라고 설명했다.최 후보자가 과거 자신의 페이스북에 게시하거나 공유한 글에는 논란이 잇따르고 있다. 2019년 10월 26일 페이스북에 박정희 전 대통령 피격 사건을 ‘탕탕절’이라고 표현한 글을 게시했다. 2021년 8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에 대한 자녀 입시 비리 수사를 두고 ‘검찰의 칼춤’이라고 표현한 글을 올린 바 있다. 또 수행비서를 성폭행한 혐의로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받은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에 대해 ‘사법살인’을 당했다는 취지의 글을 올렸다.한편 최 후보자는 20일 국회에 제출한 인사청문요청안에서 11억8749만 원의 재산을 신고했다. 본인 명의 세종시 아파트 4억9400만 원과 예금 3억6200만 원, 배우자 예금 2억1655만 원과 제주 토지 1억705만 원 등이다. 최 후보자 인사청문회는 다음 달 초 열릴 예정이다.김민지 기자 minji@donga.com}
11월 13일 실시되는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응시원서 접수가 21일부터 시작된다. 교육부는 21일부터 다음 달 5일까지 매일 오전 9시∼오후 5시 수능 응시원서를 접수한다고 18일 밝혔다. 원서 접수는 온라인 사전 입력과 현장 접수로 실시된다. 올해부터 전국 수험생은 온라인 사전입력 사이트에서 응시 희망 영역 등 응시 정보를 사전 입력할 수 있다. 다만 사전 입력 이후 반드시 현장 접수처를 방문해 대리시험 방지를 위한 본인 확인 절차를 거치고 접수증을 발급받아야 한다. 온라인 사전 입력 기간은 20일 오전 9시부터 다음 달 4일 오후 6시까지다. 주말 포함 24시간 사전 입력이 가능하다. 현장 접수는 21일부터 다음 달 5일까지 진행되며 토·일요일을 제외한 매일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가능하다. 응시 정보를 온라인 사전 입력하는 지원자는 본인 인증 방법, 여권용 규격 사진 파일 등을 준비해야 한다. 현장 접수하는 수험생은 신분증, 여권 규격 사진 2장 등을 지참해 기존 방법대로 제출하면 된다. 고교 재학생은 재학 중인 학교, 고교 졸업자는 출신 고교에서 응시원서를 내면 된다. 수능 응시원서는 수험생 본인 직접 접수가 원칙이지만 군 복무자, 수형자, 해외 거주자 등에 한해 직계가족 대리 접수가 허용된다. 이 경우 대리 접수 서약서, 가족관계증명서 등을 준비해야 한다.김민지 기자 minji@donga.com}

11월 13일 실시되는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응시원서 접수가 이달 21일부터 시작된다.교육부는 2026학년도 수능 응시원서 접수가 21일부터 전국 85개 시험지구 교육지원청과 일선 고교에서 실시된다고 18일 밝혔다.올해 수능 응시원서 접수는 온라인 사전 입력과 현장 접수로 실시된다. 올해부터 전국 17개 시도에 수능 원서 온라인 사전 입력 시스템이 전면 도입되며 수험생은 온라인 사전 입력 홈페이지에서 응시 정보를 직접 입력할 수 있고 가상계좌로 응시 수수료도 납부할 수 있다. 다만 사전 입력 이후 현장 접수처에 방문해 본인 확인 절차를 거쳐 접수증을 발급받아야 접수 절차가 완료된다.응시원서 온라인 사전 입력과 현장 접수 기간이 달라 수험생은 기간을 반드시 숙지해야 한다. 온라인 사전 입력 기간은 20일 오전 9시부터 9월 4일 오후 6시까지다. 이 기간엔 주말 포함 24시간 사전 입력이 가능하다. 현장 접수 기간은 21일부터 9월 5일까지 12일간(주말 제외)이며 접수 시간은 매일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다. 현장 접수 마감 이후엔 추가 접수나 응시 원서 수정이 불가능하다.현재 고교 재학 중인 졸업예정자는 재학 중인 학교에서 일괄 접수한다. 고교 졸업자는 출신 고교에서 접수하면 된다. 고교 졸업자 중 현재 주민등록상 주소지와 출신 고교 소재지 관할 시험지구가 서로 다른 경우 현재 주소지 관할 시험지구 교육지원청에서도 접수할 수 있다. 제주 소재 고교 졸업자, 제주에 주민등록상 주소지를 뒀지만 제주 이외 지역에서 시험을 준비하는 수험생은 9월 4일부터 5일까지 서울 성동광진교육지원청에서 접수하면 된다.응시원서를 온라인 사전 입력하는 모든 지원자는 본인 인증, 여권용 규격 사진 파일, 응시 수수료를 준비해야 한다. 사전 입력하지 않고 현장 접수하는 수험생은 신분증, 여권 규격 사진(가로 3.5cmX세로 4.5cm) 2매 등을 지참해 기존과 동일하게 접수하면 된다. 장기 입원 환자, 군 복무자, 수형자, 해외 거주자 등 불가피한 경우로 시·도교육감의 인정을 받은 자에 한해선 직계가족·배우자 등에 의한 대리 접수가 허용된다. 이 경우 원서 접수시 대리 접수 서약서, 가족관계증명서 등 대리 접수 관련 증빙서류를 준비해야 한다.김민지 기자 minji@donga.com}

증원에 반발해 학교를 떠난 학생들의 복귀로 올 2학기 의대 수업이 재개된 가운데 각 대학이 1학기 수업 결손의 보완책을 내놨다. 일부 대학에서는 하루 10시간씩 주 7일 수업을 진행하는 등 ‘벼락치기’ 강의를 진행하거나 1·2학기 강의 순서를 뒤바꿔 듣게 하는 방법으로 수업 공백을 최소화할 계획이다. 학생들은 단기간에 방대한 의대 수업량을 소화하고, 학교는 늘어난 학생과 수업 수를 감당해야 하는 상황이라 의대 교육 부실 우려가 제기된다. 15일 서울대를 제외한 국립대 의대 9곳이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진선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2025학년도 2학기 의대 교육 진행 계획’에 따르면 충남대 의대 본과 1, 2학년은 특별학기(이달 18일∼10월 10일) 기간 하루에 10시간씩 주 6, 7일간 수업을 들어야 한다. 집단 휴학으로 수강하지 못한 1학기 교육과정을 몰아서 이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2학기 개강은 10월 13일로, 학생들은 특별학기 종강 후 3일 뒤부터 바로 2학기 수업을 들어야 해 학업 부담이 클 것으로 보인다.휴학 중 못 들은 1학기 수업을 내년까지 나눠 듣거나, 2학기 수업 먼저 수강한 뒤 나중에 듣도록 수업 계획을 짠 곳도 있다. 의대는 통상 1학기 수업을 들어야 2학기 수업을 이해할 수 있도록 학기별 교육과정이 정해져 있는데 이 순서가 바뀌는 것이라 수업 이해도 저하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강원대 예과 1학년은 올해와 내년 여름·겨울 계절학기까지 활용해 1학기 수업을 진행한다. 전남대 예과 1학년도 올해 겨울방학, 내년 여름방학 등을 활용해 1학기 미수강 학점을 이수해야 한다. 1학년 과목을 2학년이 되어서도 수강하는 것이다. 제주대는 교육과정 순서를 바꿔 2학기 수업을 먼저 듣고 1학기의 진행 못한 수업을 나중에 듣도록 했다. 이 학교 본과 2학년은 이달 18일 개강해 우선 2학기 수업을 듣고, 1학기 미수강 교과목은 올해 12월∼내년 2월 집중 강의와 겨울 계절학기로 보충할 예정이다. 부산대는 비대면 수업으로 1학기 공백을 보충한다. 본과생들을 대상으로 올 2학기 개강을 8월로 당겨 일부 수업을 비대면으로 진행한다. 본과 1학년은 ‘질병의 이해와 약물요법’, 본과 2학년은 ‘근골격학’을 비대면 수업으로 우선 수강하고 다음 달 1일 대면 수업을 시작한다. 한 국립대 의대 교수는 “1학기에 이수하지 못한 수업을 단기간에 소화해야 하기 때문에 학생도 교수도 힘든 상황”이라며 “각 학교에서 내놓는 대책이 현재로선 최선의 방안이라 교수들도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의대 수업 본격 재개에 맞춰 강의 부실을 막기 위해서는 수업 인프라 보충이 시급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제주대 의대 김영리 학장은 “25학번 증원, 24·25학번 ‘더블링’으로 인해 실험실습실, 대형 강의실 부족 등의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다”며 “교육부가 공간 부족 관련 사항에 대해 수요 조사를 하고 있으나 학생 교육을 위해선 빠른 조치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의원실에 제출했다.김민지 기자 minj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