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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림성모병원이 9일 콘래드 서울 호텔에서 ‘유방암병원 개소 10주년 및 갑상선병원 개소 20주년 기념, 청암심포지엄‘을 열었다. 이날 심포지엄에는 의료계 및 제약·바이오 관계자 200여 명이 참석했다.대림성모병원은 협력 병의원 간의 소통과 교류의 장을 마련하고, 국내외 최신 지견을 소개하고 임상 경험을 공유하고자 매년 청암심포지엄을 개최하고 있으며, 올해로 8회차를 맞았다. 심포지엄은 총 2개의 세션으로 구성됐으며, 첫 번째 세션에서는 △헬리코박터균 완전 정복 △발작 유형으로 보는 뇌전증 분류에 대한 발표가 이뤄졌다. 두 번째 세션은 △3차원 유방단층촬영 유도하 조직검사 임상 경험 △유방암의 항암치료: 좌절이 희망으로 △초음파 유도 갑상선 중재 치료: 환자 맞춤형 치료 전략 순으로 진행됐다.특히 이번 심포지엄은 대림성모병원 유방암병원 개소 10주년 및 갑상선병원 개소 20주년을 맞아, 각각 김성원 이사장(유방외과)과 성진용 갑상선병원장(영상의학과)이 그간의 성과를 공유하고 비전을 발표하는 시간을 가졌다.김성원 이사장은 “대림성모병원은 유방암과 갑상선질환 분야에서 축적된 임상경험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환자 중심의 진료 철학을 실현해 왔으며, 이번 심포지엄은 그 여정을 성찰하고 미래를 조망하는 뜻깊은 자리였다”면서 “유방암병원 개소 10주년, 갑상선병원 개소 20주년을 함께 축하해주신 모든 분께 깊게 감사드리며, 대림성모병원은 앞으로도 의료 혁신을 선도하는 전문병원으로서 한 걸음 더 도약해 나가겠다”고 말했다.대림성모병원은 유방암병원 개소 10주년과 갑상선병원 개소 20주년을 맞아, 병원이 추구해 온 진료 철학과 그 간 성과를 집약한 기념 백서를 발간했다. 이번 백서에는 주요 진료 실적, 연구 활동, 사회공헌 등 병원의 지난 여정을 기록하고 분석한 내용이 수록됐다. 백서는 대림성모병원 공식 홈페이지(www.drh.co.kr)에서 열람할 수 있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피부 임상시험 데이터 기반 AI 화장품 추천 플랫폼 ‘아임타입(IM TYPE)’이 ‘체험형 K-뷰티 큐레이션 스토어’ 콘셉트에 맞춰 10일 리뉴얼 오픈했다.국내외 관광객이 몰리는 서울의 대표적 쇼핑· 관광 명소이자 뷰티와 패션의 중심지인 DDP 내에 있는 아임타입은 10일 개관 1주년 리뉴얼 오픈을 맞아 이를 기념하는 그랜드 오픈 파티를 열었다.아임타입은 전 세계 수백만건 이상의 피부 임상 데이터, 인체 적용 시험 데이터를 기반으로 구축한 룰루랩의 이미지 분석 키오스크 플랫폼으로, 얼굴 피부를 촬영하면 90가지 피부타입(SATI : Skin Analysis Type Indicator)으로 분류해 나의 정확한 피부 상태를 진단하고, 나에게 꼭 맞는 상품을 추천한다.이번 행사는 “IM TYPE Re:born”이라는 타이틀의 새롭게 다시 태어나는 아임타입의 첫 번째 생일 파티 콘셉트로 ‘누구나 아름다워지고 싶어 하는 마음’을 리본으로 형상화하였다. ‘각기 다른 모양의 리본이지만 모든 리본이 다 예쁘고 아름답다’는 메시지와 더불어 ‘다양한 피부타입을 가진 이들의 제각기 추구미를 만족하게 하는 아임타입’ 이라는 의미가 담겨있다. 이번 행사를 준비한 글로벌의학연구센터 임두현 대표는 “아임타입의 리뉴얼 오픈에는 소비자와 직접 소통하며 영향력을 행사하는 인플루언서, 유튜버, BJ 등 이들이 전개하고 있는 브랜드들도 함께 소개되고 있다”면서 “이에 더해 체험형 K- 뷰티 큐레이션 스토어 콘셉트에 걸맞은 커뮤니티형 브랜드들의 입점으로 아임타입만의 콘셉트를 강화했다. 30일까지 누구나 이곳에 와서 한번 체험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국내 주요 대형병원 원장을 지내고 서울과 지방에서 공공의료를 담당한 원로 의사가 있다. 바로 ‘이건희 주치의’로 잘 알려진 이종철 서울 강남구 보건소장이다. 그는 삼성서울병원장, 삼성의료원장을 지낸 뒤 2018∼2022년 경남 창원시 보건소장을 맡았고 지난해 4월에는 강남구 보건소장에 임용됐다. 건강보험에도 관심이 많아 2012∼2014년 미국 존스홉킨스대 보건대학원에 있을 때 각국의 건강보험 제도를 비교하는 논문을 썼다. 지난해 2월 정부의 의대 증원으로 의정 갈등이 시작됐고 이 문제는 아직까지도 해결되지 않았다. 민간의료와 공공의료를 두루 섭렵한 이 소장을 만나 의료 현안에 대한 의견을 들어봤다. ―의대 증원 문제로 시작된 의정 갈등은 여전히 현재형이다. “(의정 갈등은) 단순히 의대 증원의 문제가 아니라 지금까지 잘못된 의료 정책의 결과물로 볼 수 있다. 오래전부터 이미 필수의료 붕괴, 지방의료 쇠락, 미흡한 응급의료 제도, 의료 분쟁으로 인한 외과계 기피, 인구 고령화와 낙후한 지역사회 의료 돌봄, 소득 양극화 심화, 빈약한 공공의료 등의 문제가 있었고 비로소 곪아 터졌다.” ―가장 중요하고 시급한 문제는 무엇인가. “무엇보다 실손보험 문제는 개선해야 하며 비급여 진료(건강보험 미적용)는 최소화해야 한다. 노무현 전 대통령 당시 만들어진 실손보험은 비급여 진료에 따른 부담을 덜기 위해 추진됐다. 당시 (실손보험은) 교수 특진료, 상급병실료, 고가 장비, 신약 등이 (적용) 대상이었다. 비급여 진료가 어떤 진료과에 편중되진 않았다. 문재인 전 대통령 당시 소위 ‘문 케어’가 시행되면서 고가의 의료 장비를 사용한 많은 진단검사가 급여화되고 상급병실료와 교수 특진료가 대부분 없어졌다. 대신 1차 의료기관에서 비급여 진료가 보편화되기 시작했다. 비급여 진료가 가능한 과목에 개원의들이 몰렸다. 소위 피부과, 성형외과, 안과, 정형외과와 재활의학과, 통증의학과 등이다. 많은 전문의들이 전문과목을 포기하고 일반의로 개원하거나 병원에 취직했다(일반의는 의대를 졸업한 뒤 전공의 수련을 거치지 않아 세부 전공을 받지 않은 의사를 말한다). 환자가 병원을 찾으면 실손보험이 적용되는지 먼저 질문한다. 웃지 못할 일이다.” ―저수가와 저급여, 저부담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 “그렇다. 1인당 국민소득 300달러일 때 시작된 건강보험 제도는 3가지 특징을 가지고 있다. 이른바 3저 정책이다. 저수가(의료비), 저급여(보험공단이 지불하는 비용), 저부담(환자 지불 비용) 정책은 국민소득 3만5000달러인 현 상황에 맞게 적정하게 개선돼야 한다.” ―수련병원을 떠난 전공의가 아직 돌아오지 않고 있다. “전공의는 교육수련생으로 대접해야 하며 수련 비용은 정부, 건강보험공단이 지불해야 한다. 사실 많은 선진국은 이미 그렇게 하고 있다. 반면 한국은 전공의를 병원의 값싼 노동력 취급을 한 게 사실이다. 미국과 독일, 일본도 모두 의료 교육수련비는 정부가 부담한다.” ―의정 갈등으로 산부인과, 소아과 등이 어려워졌다. “위험 부담이 큰 의료행위에 대한 형사처벌은 제한적이어야 한다. 외과계 수술, 산부인과 출산, 심장내과 스텐트 삽입, 소화기내과 점막박리 절제술 등이 대표적이다. 물론 환자 단체와 협의를 해야 하고 대한의사협회도 자체적으로 윤리위원회, 자율징계권 등을 만들어 내부 자정을 해야 한다.” ―지방인구 감소와 수도권 편중 등으로 지방 의료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방의 3차 의료기관을 우선 이용하는 제도적 장치를 만들어야 한다. 또 지방에는 노인 인구 비율이 높다. 노인은 가난하고 질병도 많다. 노년기 우울증에 걸리는 사례도 많다. 미국의 메디케어와 메디케이드같이 정부가 세금으로 70세 이상과 저소득층 의료비를 보전한다면 명분도 실리도 다 얻을 수 있다. 세금이 지원되면 건강보험 재정으로 수가 현실화도 가능하다. 국내 의료는 초저수가의 원칙 아래 미봉책만을 해오다 오늘에 이르렀다. 이젠 변해야 한다.” ―앞으로 계획은 무엇인가. “보건소장을 끝으로 공공의료에 대한 헌신을 마무리할 예정으로 현재 강남구에 의료 돌봄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초고령사회에서 의료 돌봄은 필수이며 공공의료의 핵심이다. 한국은 의식주 돌봄은 비교적 잘돼 있으나 의료 돌봄은 아직 초보 단계다. 구립요양병원을 노인전문병원으로 재편해 치매와 재활 치료에 전념할 예정이다. 강남구 보건소에는 임상전문의 6명과 방문 담당 간호사 37명이 근무하고 있다. 방문 진료를 위해 설립한 2개 의원과 치매안심센터가 1차 진료를 담당한다. 입원 진료와 퇴원 후 재택 진료가 가능한 구조가 됐다. 잘 구축해서 통합돌봄의 좋은 모델을 만들 계획이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국내 주요 대형병원 원장을 지내고 서울과 지방에서 공공의료를 담당한 원로 의사가 있다. 바로 ‘이건희 주치의’로 잘 알려진 이종철 서울 강남구 보건소장이다. 그는 삼성서울병원장, 삼성의료원장을 지낸 뒤 2018~2022년 경남 창원시 보건소장을 맡았고 지난해 4월에는 강남구 보건소장에 임용됐다. 의료보험제도에도 관심이 많아 2012~2014년 미국 존스홉킨스대 보건대학원에 있을 때 각국 의료보험제도를 비교하는 논문을 썼다. 지난해 2월 정부의 의대 증원으로 의정 갈등이 시작됐고 이 문제는 아직까지도 해결되지 않았다. 민간의료와 공공의료를 두루 섭렵한 이 소장을 만나 의료 현안에 대한 의견을 들어봤다.―의대 증원 문제로 시작된 의정 갈등은 여전히 현재형이다.“(의정갈등은) 단순히 의대 증원의 문제가 아니라 지금까지 잘못된 의료정책의 결과물로 볼 수 있다. 오래전부터 이미 필수의료 붕괴, 지방의료 쇠락, 미흡한 응급의료 제도, 의료분쟁으로 인한 외과계 기피, 인구 노령화와 낙후한 지역사회 의료돌봄, 소득 양극화 심화, 빈약한 공공의료 등의 문제가 있었고 비로소 곪아 터진것이다.”―가장 중요하고 시급한 문제는 무엇인가.“무엇보다 실손보험 문제는 개선해야 하며 비급여 진료(건강보험 미적용)는 최소화해야 한다. 노무현 대통령 당시 만들어진 실손보험은 비급여로 진료에 따른 부담을 덜기 위해 만들었다. 당시 (실손보험은) 교수 특진료, 상급병실료, 고가 장비, 신약 등이 (적용) 대상이었다. 비급여진료가 어떤 진료과에 편중되진 않았다. 문재인 대통령 당시 소위 ‘문 케어’가 시행되면서 고가의 의료 장비를 사용한 많은 진단검사가 급여화되고 상급병실료와 교수 특진료가 대부분 없어졌다. 대신 1차 의료기관에서 비급여 진료가 보편화되기 시작했다. 비급여 진료가 가능한 과목에 개원의들이 몰렸다. 소위 피부과, 성형외과, 안과, 정형외과와 재활의학과, 통증의학과 등이다. 많은 전문의들이 전문과목을 포기하고 일반의로 개원하거나 병원에 취직했다. (일반의는 의대를 졸업한 뒤 전공의 수련을 거치지 않아 세부 전공을 받지 않은 의사다.) 환자가 병원을 찾으면 실손보험이 적용되는지 먼저 질문한다. 웃지 못할 일이다.”―저수가와 저급여, 저부담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그렇다. 1인당 국민소득 300달러일 때 시작된 의료보험제도는 3가지 특징을 가지고 있다. 이른바 3저 정책이다. 저수가(의료비), 저급여(보험공단이 지불하는 비용), 저부담(환자 지불 비용) 정책은 국민소득 3만 5000달러인 현 상황에 맞게 적정하게 개선돼야 한다.”―수련병원을 떠난 전공의가 아직 돌아오지 않고 있다.“전공의는 교육수련생으로 대접해야 하며 수련 비용은 정부, 건강보험공단이 지불해야 한다. 사실 많은 선진국은 이미 그렇게 하고 있다. 반면 한국은 전공의를 병원의 값싼 노동력 취급을 한 게 사실이다. 미국과 독일, 일본도 모두 의료 교육수련비는 정부가 부담한다.”―의정갈등으로 산부인과, 소아과 등이 어려워졌다.“위험 부담이 큰 의료행위에 대한 형사처벌은 제한적이어야 한다. 외과계 수술, 산부인과 출산, 심장내과 스텐트삽입, 소화기내과 점막박리 절제술 등이 대표적이다. 물론 환자 단체와 협의를 해야 하고 대한의사협회도 자체적으로 윤리위원회, 자율징계권 등을 만들어 내부 자정도 해야 한다.”―지방인구 감소와 수도권 편중 등으로 지방 의료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지방의 3차 의료기관을 우선 이용하는 제도적 장치를 만들어야 한다. 또 지방에는 노인 인구 비율이 높다. 노인은 가난하고 질병도 많다. 노년기 우울증에 걸리는 사례도 많다. 미국의 메디케어와 메디케이드와 같이 정부가 세금으로 70세 이상과 저소득층 의료비를 보전한다면 명분도 실리도 다 얻을 수 있다. 세금이 지원되면 건강보험 재정으로 수가 현실화도 가능하다. 국내 의료는 초저수가의 원칙 아래 미봉책 만을 해오다 오늘에 이르렀다. 이젠 변해야 한다.”―앞으로 계획은 무엇인가.“강남구 보건소장을 끝으로 공공의료에 대한 헌신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현재 강남구에서 의료돌봄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초고령사회에서 의료돌봄은 필수이며 공공의료의 핵심이다. 한국은 의식주 돌봄은 비교적 잘 돼 있으나 의료돌봄은 아직 초보 단계다. 다행히 강남구에는 구립요양병원이 있다. 구립요양병원을 노인전문병원으로 재편해 치매와 재활치료에 전념할 예정이다. 강남구 보건소에는 임상전문의 6명과 방문 담당 간호사 37명이 근무하고 있다. 방문진료만을 위해 설립한 2개 의원과 치매안심센터가 1차 진료를 담당한다. 자연히 입원진료와 퇴원후 재택진료가 가능한 구조가 된 셈이다. 잘 구축해서 통합돌봄의 좋은 모델을 만들 계획이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따뜻한 환자 이야기’에서 이번에 다룰 질환은 ‘이식편대숙주질환(GVHD)’이다. GVHD는 이식받은 사람 몸에 들어온 새로운 면역세포가 오히려 환자 신체를 공격하는 일종의 ‘아군 오인 사격’과 같은 현상이다. 대개 동종 조혈모세포를 이식한 뒤 발생하는 중증자가면역질환으로 이식 환자 생명을 위협하는 중증질환이다. GVHD와 싸워온 영화음악 작곡가 조시형 씨(유튜버 ‘초바이버’)와 국내 GVHD 전문가인 윤재호 서울성모병원 혈액내과 교수를 만났다. ―GVHD는 어떤 질환인가. 윤재호 교수=“Graft-Versus-Host Disease의 앞 글자를 따서 GVHD라고 부른다. 공여자 면역세포가 환자 몸에 들어와 면역 반응을 일으키는 과정에서 그 반응이 심한 경우를 말한다. 동종 조혈모세포 이식 환자의 50%에서 중증으로 발생한다. 동종 조혈모세포 이식을 하는 이유는 환자 면역세포가 암세포를 죽이지 못하는 상황이 됐기 때문이다. 그래서 남의 면역세포를 이식하면 그 면역세포가 환자의 암세포를 제어할 것으로 기대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공여자 면역세포가 환자 몸에 들어가서 암세포에도 작용하지만 원치 않게 정상세포에도 문제를 일으킨다는 것이다.” ―GVHD 진단은 언제 받았나. 조시형 환우=“2022년 2월에 T세포 림프모구 백혈병 진단을 받았다. 항암 치료를 마치고 자가 조혈모세포 이식을 받았다. 한두 달 뒤 재발하면서 다시 항암 치료를 받았다. 이후 동생에게 동종 조혈모세포 이식을 받았다. 처음 동종 조혈모세포 이식을 받았을 땐 별다른 증상이 없었지만 유전자 검사 중 특이점이 있어 냉동해 뒀던 세포를 다시 주입하는 림프구 주입술을 받았다. 이후 급성 GVHD가 발생하면서 고열과 붉은 반점, 부종, 진물 등 증상을 겪었다. 하루에 20회 가까이 설사도 했다. 침이 전혀 나오지 않아 입을 벌릴 때 점막이 벗겨지는 듯한 증상이 생겼다. 간 수치도 급증해 입원했고 4개월 정도 치료받았다.” ―GVHD는 어떻게 치료하나. 윤 교수=“1차 치료는 고용량 스테로이드 주사제다. 70∼80%에서 치료 반응을 보인다. 그러나 2주 이상 스테로이드를 사용해도 병이 호전되지 않거나 한 달 뒤 일시적으로 호전되는 듯하다가 용량을 줄이면 다시 증상이 악화되는 경우 스테로이드 불응성 숙주 반응으로 진단한다. 스테로이드 불응성인 경우 치료가 어렵고 스테로이드에 반응하지 않는 환자에게 사용할 수 있는 치료제도 매우 제한적이다. 현재는 룩소리티닙(자카비)이 2차 치료제로 사용되고 있으며 지난해 8월에는 3차 치료제인 벨루모수딜(레주록)이라는 신약도 국내에서 승인됐다.” ―신약은 효과가 좋지만 아직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다. 조 환우=“그렇다. 3차 치료제는 아직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아 실제 사용하기에 어려움이 있다. 지금은 2차 치료제로 어느 정도 증상을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언제든 만성 숙주병이 어느 곳에든 나타날 수 있어 항상 불안감을 안고 살고 있다. 3차 치료제는 건강보험이 적용돼 환자들이 필요할 때 언제든 치료받을 수 있는 환경이 됐으면 좋겠다.” ―다른 환우분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조 환우=“투병할 때 사실 매일 모든 순간이 어려웠다. GVHD는 증상을 자세히 설명해야만 이해할 수 있을 정도로 대중적 인식이 낮은 질환이다. 이번 기회에 이 질환이 많이 알려지고 신약도 빨리 건강보험이 적용되길 바란다. GVHD는 잘 치료받아 조절되면 3개월 또는 1년 뒤엔 저와 같이 좋아진다. 당장엔 많은 불편함이 있지만 희망을 가지고 하루하루 소중하게 보내길 바란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비타민은 누구나 챙겨 먹는 필수영양소다. 소비자는 브랜드에 익숙하지만 잘 알려지지 않은 의약품 및 건강기능식품 원료의 세계도 존재한다. 고려은단, 종근당건강, H.PIO, 대상웰라이프, 매일유업 등의 제품에는 전 세계에서 공급되는 비타민 및 영양 원료가 사용된다. 이러한 원료를 개발하고 공급하는 세계 최대 다국적 기업이 바로 ‘디에스엠퍼메니쉬’다. 150년 이상 과학 기술과 지속가능성의 철학을 바탕으로 2023년 세계 최대 비타민 원료 기업 DSM과 글로벌 향료·풍미 기업 퍼메니쉬가 합병해 새로운 도약을 시작했다. 최근 디에스엠퍼메니쉬의 최고경영자(CEO) 디미트리 드 브리즈가 한국을 찾았다. CEO 방문은 이번이 처음이다. 디에스엠퍼메니쉬의 글로벌 전략과 글로벌 건강 및 뷰티 산업 추세에 대해 들어봤다. ―디에스엠퍼메니쉬는 어떤 기업인가.“디에스엠퍼메니쉬는 영양, 건강, 뷰티 분야에 꼭 필요한 원료를 공급하는 글로벌 선도 기업이다. 100년 이상 역사를 지닌 DSM과 퍼메니쉬가 2023년 합병해 출범했다. 합병 이후 과학 혁신을 바탕으로 고객과 소비자에게 더 나은 솔루션(제품 및 서비스)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필수영양소와 지속가능성을 핵심 가치로 삼고 건강한 삶을 위한 과학적 접근과 책임 있는 원료 공급에 집중하고 있다.” ―방한 계기는 무엇인가. 한국에 대한 인상은.“과거에도 여러 차례 한국을 방문했다. 디에스엠퍼메니쉬 CEO로 한국을 찾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 시장의 전략적 중요성을 직접 확인하고 소비자가 실제 무엇을 원하는지 살펴보기 위해 방한했다. 전략은 항상 현장에서 시작된다. 한국은 과학적 사실과 투명성을 중시하며 새로운 기술과 트렌드에 대한 수용성과 반응 속도가 뛰어나다. 매우 역동적이고 매력적인 시장이다.” ―두 글로벌 기업 합병은 큰 주목을 받았다. 합병 배경과 시너지효과는.“합병은 전략적으로 명확한 배경 아래 추진됐다. DSM은 건강을 증진하는 필수영양소와 고기능 원료 분야에서, 퍼메니쉬는 향료·향미 및 감각적 경험 설계에 강점을 가진 기업이다. 각기 다른 전문성을 지닌 두 기업이 결합하면서 건강과 감각적 만족을 동시에 충족할 수 있는 제품 개발 역량이 생겼다. 과거 기능이 뛰어나도 향이나 풍미가 부족하면 소비자 수용도가 낮은 경우가 많았다. 이제 이런 한계를 극복할 수 있게 됐다. 디에스엠퍼메니쉬는 과학 기술 기반에 소비자 경험을 결합한 ‘웰빙 솔루션’을 개발할 수 있는 구조를 갖추게 됐다. 건강과 맛의 균형을 갖춘 제품을 더욱 안정적으로 시장에 제공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DSM은 석탄 산업에서 출발했다. 현재 생명과학 기업으로 탈바꿈했고 최근 퍼메니쉬와 합병했다. 혁신 역량은 어디에서 비롯됐나.“DSM은 한때 네덜란드 국영 석탄 기업으로 광산을 운영하던 기업이다. 이후 시대 변화에 맞춰 점진적으로 사업 방향을 전환하며 현재 생명과학 기반 원료 기업으로 자리를 잡았다. 이러한 변화는 시장과 사회의 흐름을 빠르게 읽고 유연하게 대응한 전략에서 비롯됐다. 특히 ‘사람들이 무엇을 필요로 하는가’라는 질문을 중심에 두고 제품과 포트폴리오를 재편해왔다. 최근 웰빙 트렌드는 단기 유행을 넘어 인류의 지속적인 관심사로 자리 잡고 있다. 세계 시장에서 K뷰티, K헬스 등이 부상하는 것도 같은 흐름이다. 기업 합병 역시 이런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적 결정 중 하나다.” ―한국 시장의 특징과 차별점은 무엇인가.“한국은 영양, 건강, 뷰티 등 다양한 분야에서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디에스엠퍼메니쉬는 한국을 전략적으로 중요하게 인식하고 있다. 한국에서 판매되는 제품 약 80%는 한국 소비자 니즈에 맞춰 설계된 제품이다. 한국 소비자는 기대 수준이 높고 새로운 기술이나 제품에 대한 수용성이 높으며 반응 속도도 빠르다. 혁신에 민감하고 품질에 대한 기준도 까다롭다. 이처럼 역동적인 특성 덕분에 한국은 단순한 소비 시장을 넘어 글로벌 출시 전 제품을 검증해 볼 수 있는 중요한 ‘테스트베드’ 역할을 한다. 한국에서 검증된 제품은 다른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가질 가능성이 높다.” ―이번 방한은 사업 확장 전략과 관련이 있나.“디에스엠퍼메니쉬는 현재 포트폴리오 전략 전환의 중요한 갈림길에 서 있다. 현재 동물 영양 및 건강 사업부 분리를 추진하고 있으며 완료되면 소비자 중심 솔루션 기업으로 본격적으로 전환할 예정이다. 앞으로 소비자 트렌드와 니즈에 더욱 집중할 것이다. 한국은 이런 전략을 실행할 수 있는 핵심적인 테스트베드이자 레퍼런스 마켓으로 꼽힌다. 이번 방한은 한국 시장의 전략적 중요성을 직접 확인하고 실행 기반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한국 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한국 소비자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한 로컬 팀의 주도적 역할이 중요하다. 본사는 이를 신뢰하며 글로벌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지원할 방침이다.” ―빠르게 변화하는 소비자 트렌드에서 향후 5∼10년간 영양·건강·뷰티 산업에서 주목해야 할 핵심 변화는 무엇인가.“산업 전반의 변화 속도가 그 어느 때보다 빠르다. 기업의 생존과 성장은 변화에 얼마나 민첩하게 대응하느냐에 달려 있다. 디에스엠퍼메니쉬 역시 세 가지 핵심 트렌드를 중심으로 전략을 고도화하고 있다. 첫째는 ‘예방 중심 헬스케어’다. 고령화와 만성질환 증가로 사후 치료보다 예방에 집중하는 흐름이 세계적으로 확산하고 있으며 한국과 일본 등 아시아 시장에서 특히 두드러진다. 의료비 부담 완화와 지속가능한 건강관리 생태계를 위해 고품질 영양소와 기능성 원료에 대한 수요는 계속 증가할 전망이다. 둘째는 ‘건강 효능과 감각적 즐거움의 완벽한 조화’다. 소비자들은 건강에 이로운 동시에 맛있고 즐거운 경험을 주는 제품을 기대한다. 팬데믹 이후 웰빙과 감각적 경험에 관한 관심은 더욱 높아졌고 특히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이런 트렌드는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셋째는 ‘개인 맞춤형 솔루션’이다. 소비자들은 모든 사람에게 똑같이 적용되는 제품이 아니라 자신의 라이프스타일과 건강 니즈에 맞춘 솔루션을 원한다. 이에 따라 과학적 근거에 기반한 맞춤형 영양 설계와 개인 삶에 공감할 수 있는 브랜드 전략이 더 중요해지고 있다. 세 가지 트렌드는 향후 산업 방향성을 결정하는 주요 축이 될 것이다. 단일한 기능이나 제품만으로는 충족시킬 수 없다. 복합적 수요에 균형 있게 대응하는 게 관건이다. 디에스엠퍼메니쉬는 이런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과학적 기반과 경험을 갖추고 있다.” ―한국 정부는 인공지능, 맞춤형 건강관리, 정보기술(IT) 기반 헬스케어 확산에 집중하고 있다. 디에스엠퍼메니쉬의 전략은 무엇이고, 어떤 접점이 있나.“디에스엠퍼메니쉬는 15년 전부터 개인 맞춤형 영양 분야에 주목해 왔다. 당시 약 5억 유로(약 8041억 원)를 투자해 관련 가능성을 탐색했다. 다만 당시에는 시장과 기술 인프라가 충분히 성숙하지 않아 본격적인 확장은 제한적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크게 달라졌다. 인공지능(AI) 기술의 발전과 함께 웨어러블 기기, 유전자 분석, 생활 패턴 기반 데이터 활용이 가능해지면서 진정한 ‘개인화된 영양’이 실현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고 있다. 이러한 전략을 고도화하는 데 한국이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 ―마지막으로 한국 소비자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한국은 정보 투명성과 과학에 기반한 선택을 중시하는 매우 성숙한 시장이다. 넘치는 정보에도 신중하고 현명한 소비문화를 지켜가는 모습은 매우 인상적이다. 혁신을 빠르게 수용하고 새로운 기술과 제품을 민첩하게 받아들이는 에너지는 한국 시장의 큰 강점이다. 글로벌 무대에서 한국이 주목받는 이유이기도 하다. 개인적으로는 ‘빨리빨리’ 문화에서 강한 실행력과 속도감을 느꼈다. 유럽에서는 보기 드문 추진력으로 한국이 글로벌 산업을 선도하는 데 중요한 자산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 앞으로 한국 소비자와 함께 건강하고 지속가능한 미래를 만들어 가겠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10년이나 기다렸는데…. 될 듯 말 듯 그게 더 사람을 힘들게 만드는 것 같다.” 지난달 27일 국회에서는 전문가와 환자 중심으로 중증 췌장질환을 장애로 인정해야 한다는 심도 있는 논의가 진행됐다. 이날 토론자로 나선 김대중 아주대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미국 영국 캐나다 등 선진국에서는 중증 췌장질환은 다 장애로 인정하는데 이제는 더 이상 미룰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췌장은 소화를 돕고 혈당을 조절하는 등 생명 유지에 필수적인 장기다. 따라서 췌장 기능을 상실하면 전신에 다양한 합병증이 발생해 삶의 질이 크게 떨어진다. 1형 당뇨병(소아 당뇨병)이 대표적인 중증 췌장질환이다. 필자가 이미 3년 전부터 수차례 당뇨병 관련 단체 및 전문가들과 함께 지면을 통해 다뤄 온 내용이다. 1형 당뇨병은 뜻하지 않게 불가역적으로 췌장 기능이 파괴돼 환자 생존을 위해 평생 인슐린 치료를 받아야 한다. 당사자는 학교나 직장에서 불편과 불이익을 경험해 오고 있다. 1형 당뇨병은 세계보건기구(WHO)가 정하는 장애 요건, 즉 △회복되지 않는 신체 손상 △이로 인한 기능 약화와 손실 △사회적 불리함 등에 다 해당되는 중증 췌장질환이다. 하지만 중증 췌장질환은 장애 인정 기준에서 제외돼 있어 환자들은 의료 지원 외에 질환 심각도에 걸맞은 법적 지원과 사회적 보호를 받지 못하는 실정이다. 예전엔 장애에 대해 편견, 낙인 때문에 장애 등록에 대해 꺼려 한 측면이 많았다. 김재현 분당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장애 등록 찬반에 대해 응답자(환자 및 보호자 900여 명)의 97.1%가 ‘치료비 부담 감소’를 이유로 장애 등록에 찬성했다. 중증 췌장질환 환자들은 다양한 합병증에 노출되면 의료비 부담이 가중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또 경제적 장애인 수당 지급 등 경제적 혜택과 취업 혜택을 이유로 꼽은 응답자도 많았다. 물론 장애 등록에 반대하는 2.9%의 응답자들은 스스로를 장애인으로 인식하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나 아르바이트 또는 취업 시 불이익, 사회적 편견을 우려했다. 대다수 환자가 찬성한 이유는 장애를 부정적인 낙인보다는 적절한 사회적 배려와 지원의 근거로 바라보는 시선이 이러한 현상을 이끄는 걸로 보인다. 이처럼 장애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점차 개선되면서, 중증 췌장질환 이외에도 장애로 인정해 달라는 중증 희귀질환 환자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단장증후군이 대표적이다. 단장증후군은 여러 이유로 작은창자의 길이가 비정상적으로 짧아져, 정상적인 소화가 불가능하고 간과 신장 등의 기능부전으로 이어진다. 국내에서는 1000명 정도 있는 극희귀 질환이다. 환자의 삶의 질을 크게 악화시키는 질환으로 환우회 중심으로 이 질환 역시 장애로 인정해 달라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문제는 장애로 인정되기 위해서는 거쳐야 될 난관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보건복지부 장애인정책과와 국민연금공단 장애인지원실 등 관련 부서의 적극적인 협조가 필요하다. 송재경 복지부 장애인정책과 과장은 “정부 차원에서 췌장질환 장애 인정에 대한 정책적 가능성을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다”며 “조속히 결과가 나올 수 있도록 앞으로도 많은 고민과 소통을 이어 나가겠다”고 원론적인 입장만 표명했다. 채우석 국민연금공단 장애지원실장은 국민연금공단의 장애인 등록 체계에 대한 과정을 설명하며 “새로운 질병의 확대는 새로운 제도를 위한 각종 서류 준비와 전문의 확보 등 난관이 있을 수 있어 준비 과정에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여전히 갈 길이 멀다는 입장이다. 질병에 따른 각기 다른 상황과 요구에 부합하는 세부 기준 마련과 행정적인 실행은 결코 간단한 문제가 아니라는 것엔 동의한다. 그런데 시대가 변하면서 장애를 바라보는 인식도 변하고 있고 장애의 조건에 해당되는 대다수 환자도 원하고 있다. 점점 커지는 장애 인정 요구와 달라진 눈높이 장애 행정에 분명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 likeday@donga.com}

“10년이나 기다렸는데⋯. 될 듯 말 듯 그게 더 사람을 힘들게 만드는 것 같다.”지난달 27일 국회에서는 전문가와 환자 중심으로 중증 췌장질환을 장애로 인정해야 한다는 심도 있는 논의가 진행됐다. 이날 토론자로 나선 김대중 아주대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미국 영국 캐나다 등 선진국에서는 중증 췌장질환은 다 장애로 인정하는데 이제는 더 이상 미룰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췌장은 소화를 돕고 혈당을 조절하는 등 생명유지에 필수적인 장기다. 따라서 췌장기능을 상실하면 전신에 다양한 합병증이 발생해 삶의 질이 크게 떨어진다. 1형 당뇨병(소아 당뇨병)이 대표적인 중증 췌장질환이다.필자가 이미 3년 전부터 수 차례 당뇨병 관련 단체 및 전문가들과 함께 지면을 통해 다뤄 온 내용이다. 1형 당뇨병은 뜻하지 않게 불가역적으로 췌장 기능이 파괴돼 환자 생존을 위해 평생 인슐린 치료를 받아야 한다. 당사자는 학교나 직장에서 불편과 불이익을 경험해 오고 있다. 1형 당뇨병은 세계보건기구(WHO)가 정하는 장애의 요건 즉 △회복되지 않는 신체 손상과 △이로 인한 기능 약화와 손실 △사회적 불리함 등에 다 해당되는 중증 췌장질환이다.하지만 중증 췌장질환은 장애 인정기준에서 제외돼 있어 환자들은 의료지원 외에 질환의 심각도에 걸맞는 법적지원과 사회적 보호를 받지 못하는 실정이다. 예전엔 장애에 대해 편견, 낙인 때문에 장애 등록에 대해 꺼려한 측면이 많았다.그런데 이날 김재현 분당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장애등록 찬반에 대해 응답자(환자 및 보호자 900여 명)의 97.1%가 ‘치료비 부담 감소’를 이유로 장애등록에 찬성했다. 중증 췌장질환 환자들은 다양한 합병증에 노출되면 의료비 부담이 가중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또 경제적 장애인 수당 지급 등 경제적 혜택과 취업 혜택을 이유로 꼽은 응답자도 많았다. 물론 장애 등록에 반대하는 2.9%의 응답자들은 스스로를 장애인으로 인식하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나 아르바이트 또는 취업 시 불이익, 사회적 편견을 우려했다.대다수 환자가 찬성한 이유는 장애를 부정적인 낙인보다는 적절한 사회적 배려와 지원의 근거로 바라보는 시선이 이러한 현상을 이끄는 걸로 보인다. 이처럼 장애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점차 개선되면서, 중증 췌장질환 이외에도 장애로 인정해 달라는 중증 희귀질환 환자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단장증후군이 대표적이다. 단장증후군은 여러 이유로 작은창자의 길이가 비정상적으로 짧아져, 정상적인 소화가 불가능하고 간과 신장 등의 기능부전으로 이어진다. 국내에서는 1000여명 정도 있는 극희질환이다. 환자의 삶의 질을 크게 악화시키는 질환으로 환우회 중심으로 이 질환 역시 장애로 인정해 달라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문제는 장애로 인정되기 위해서는 거쳐야 될 난관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보건복지부 장애인정책과와 국민연금공단 장애인지원실 등 관련 부서의 적극적인 협조가 필요하다.이날 송재경 보건복지부 장애인정책과 과장은 “정부 차원에서 췌장질환 장애 인정에 대한 정책적 가능성을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다”며 “조속히 결과가 나올 수 있도록 앞으로도 많은 고민과 소통을 이어 나가겠다”고 원론적인 입장만 표명했다. 채우석 국민연금공단 장애지원실장은 국민연금공단의 장애인등록체계에 대한 과정을 설명하며 “새로운 질병의 확대는 새로운 제도를 위한 각종 서류 준비와 전문의 확보 등 난관이 있을 수 있어 준비 과정에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여전히 갈 길이 멀다는 입장이다.질병에 따른 각기 다른 상황과 요구에 부합하는 세부 기준 마련과 행정적인 실행은 결코 간단한 문제가 아니라는 것엔 동의한다. 그런데 시대가 변하면서 장애를 바라보는 인식도 변하고 있고 장애의 조건에 해당되는 대다수 환자도 원하고 있다. 점점 커지는 장애 인정 요구와 달라진 눈높이 장애 행정에 분명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췌장암은 초기 증상이 없어 흔히 ‘침묵의 암’이라고 불린다. 국내 암 사망률 4위에 5년 상대생존율은 최하위다. 상대생존율은 암환자와 일반인을 비교할 때 5년간 생존할 확률을 뜻한다. 국립암센터 중앙암등록본부에 따르면 2022년 췌장암은 9780건이었다. 위암 간암 폐암 등 다른 암은 감소세인 반면 췌장암은 계속 늘어 조만간 췌장암 환자는 연간 1만 명이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70대 환자 비율이 전체 환자 중 28.9%로 가장 높았고 60대 28.4%, 80대 이상이 22.3%였다. 췌장암은 왜 항상 늦게 발견되는 것일까. 한성식 국립암센터 간담도췌장암센터 교수를 만나 췌장암에 대한 오해와 진실을 자세히 들어봤다. ―췌장은 어떤 장기인가. “췌장은 길이 약 15cm로 가늘고 길다. 위(胃) 뒤에 위치해 십이지장과 연결되고, 비장(지라)과 인접해 있다. 췌장은 췌관을 통해 십이지장으로 소화액을 보내는 외분비 기능과 혈당 조절 호르몬을 혈관 내로 투입하는 내분비 기능을 함께 한다. 따라서 췌장이 나빠지면 소화가 잘 안되거나 당뇨병 조절이 어려울 수 있다.” ―췌장암은 왜 발생하나. “췌장암 발생엔 환경적 요인과 유전적 요인이 함께 관여한다. 유전적 요인 중에는 ‘케이라스(K-Ras)’라는 유전자가 특히 중요하다. 췌장암 환자 90% 이상에서 케이라스의 변형이 발견돼 모든 암에서 나타나는 유전자 이상 가운데 가장 빈도가 높다. 케이라스를 포함한 유전자 이상을 혈액으로 찾아내는 시도는 여러 연구를 통해 지속되고 있으나, 아직 임상에 적용될 정도는 아니다. 환경적 요인으로는 흡연, 비만, 당뇨, 만성 췌장염, 가족성 췌장암, 연령, 음주, 식습관(고칼로리 고지방 섭취 등), 화학물질 등이 흔히 거론된다.” ―다른 암 치료 확률은 높아지는데, 유독 췌장암만 생존율이 낮다. “췌장은 몸속 깊은 곳에 있고 췌장암 초기엔 증상을 거의 보이지 않아 조기 발견이 쉽지 않다. 초음파 검사도 앞쪽에 공기가 들어간 위장에 가려 찾기가 힘들다. 피검사(CA19-9)도 하지만 정확도가 떨어져 조기 진단으로는 권장되지 않는다. 따라서 가족력이 있거나 만성 췌장염 등 암 발생 위험이 상대적으로 큰 사람은 평소 더욱 철저히 관리하는 게 유일한 예방법이다. 주치의와 함께 증상을 주의 깊게 관찰하면서 필요할 때 초음파 내시경검사, 복부 컴퓨터단층촬영(CT) 등을 해보는 게 좋다.” ―췌장암 치료는 어떻게 하나. “치료법은 암 크기와 위치, 병기(病期), 환자 나이, 건강 상태 등을 두루 고려해 수술, 항암화학요법, 방사선치료 중에서 선택한다. 여러 치료법을 함께 사용하기도 한다. 최근에는 수술 전 항암치료를 먼저 해 췌장암 크기를 줄이기도 한다. 완치를 기대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절제 수술이다. 진단 당시 수술이 가능한 환자는 전체 췌장암 환자의 20% 정도다. 최근 여러 암에서 표적항암제의 중요도가 높아지고 있지만, 췌장암에서는 표적 자체가 거의 발견되지 않고 있다. 면역항암제 효과도 미미하다. 췌장암은 제한적인 방법으로 치료하지만, 주변 정상 조직의 손상을 최소화하면서 종양에 정밀하게 에너지를 전달할 수 있는 최신 방사선 치료가 도움이 될 수 있다. 양성자 치료 혹은 중입자 치료는 방사선 치료의 일종으로 높은 에너지를 가진 입자를 가속시켜 암세포를 파괴하는 방식인데, 모든 췌장암 환자에게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국소 췌장암에서 고려할 수 있다.” ―췌장암 재발과 전이는 어느 정도인가. “췌장암은 수술 후 완전 절제가 된 상태에서도 75∼80% 정도 재발한다. 이를 줄이기 위해 수술 후 보조 항암화학요법이 필수다. 수술 후 1, 2년 정도 지나면 간, 복막, 수술 부위 부근 등에 흔히 재발한다. 근래엔 효과적인 항암제가 개발되면서 임상연구 참여가 우선적으로 추천되기도 한다. 하지만 항암치료는 환자 상태를 고려해 사용해야 하며 항암제마다 특징이 다양해 의사의 경험이 매우 중요하다.” ―췌장암 예방법은…. “일상에서 위험 요인을 피하는 게 최선이다. 담배는 췌장암에 부정적이라 금연해야 한다. 건강 기본 조건인 적정 체중을 유지하기 위해 고지방과 고칼로리 음식을 피하고 과일과 채소를 충분히 섭취하는 게 좋다. 췌장암 발생과 연관성이 있다고 알려진 당뇨나 만성 췌장염을 앓는 사람은 꾸준히 치료를 받아 위험 요소를 최대한 억제해야 한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방사선치료는 암세포만 1, 2mm 단위로 정밀하게 타격하는 ‘정밀치료의 결정체’다. 최근에는 인공지능 기반 치료 계획, 실시간 영상 유도, 양성자 및 중입자 치료까지 접목돼 숨 가쁘게 진화 중이다. 이처럼 고도화된 치료를 안전하게 하려면 물리, 공학, 임상을 아우르는 전문의 설계와 판단이 필수다. 그러나 정작 국내 의료 현장은 이런 첨단을 지킬 사람을 잃고 있다. 현재 전국 방사선종양학과 전공의는 불과 4명이고 상당수 수련병원은 지원자가 0명이다. 이미 대표적인 전공의 기피과로 굳어졌다. 곧 현역에서 일하는 전문의는 300명 이하로 떨어질 전망이다.그럼에도 필수의료 정책 논의에서 방사선종양학은 늘 수술과 응급의료 뒤에 가려진다. 매일 암 환자의 생명과 직결된 핵심 치료를 담당하지만, 필수의료 명단에서 빠져 정책적 지원은 거의 없다. 흔히 필수의료라고 하면 수술과 응급실을 떠올리지만, 암 치료도 예외가 될 수 없다. 방사선치료도 정밀도를 앞세워 수술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정밀 의료의 선두주자로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람이 없다면 아무리 좋은 기계와 기술도 무용지물이다. 환자는 더 정밀하고 안전하며 효과적인 치료를 원하고, 젊은 의사들은 미래가 보이는 근무 환경을 원한다.최근 언론에 보도된 한 조사에서 방사선종양학과는 건강보험 저수가 시대에 그나마 원가 보전율이 충분한 진료과로 언급됐다. 그러나 현재의 평가 및 보상체계는 한 대에 수십억 원을 넘는 장비를 적기에 교체하고, 필수 인력을 안정적으로 충원할 수 있는 자원 소요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이런 배경 때문에 병원은 결국 도입한지 10년이 넘는 노후 기계를 ‘연장 근무’시키고, 수지를 맞추려 야간 2부제 치료를 하는 등 운영 방식 변화로 대응한다. 이런 운영 방식 변화의 모든 부담은 고스란히 방사선종양학과 전문의 몫이다. 낮에는 외래 진료와 환자 치료를 위한 다학제 컨퍼런스, 밤에는 치료기 앞을 지키는 생활이 반복되니 젊은 의사가 이 분야에 매력을 느끼기 어렵다.지속 가능한 방사선치료를 위해 필요한 것은 필수의료 담론에서 함께 다루고자 하는 정부의 정책적 결단이다. 장비 투자비를 반영한 전향적 보상과 전공의 교육과 연구를 위한 정책적 지원이 함께 마련될 때 비로소 방사선종양학 미래를 지킬 수 있다. 이는 결국 암환자 생존율 향상과 삶의 질 개선을 위한 필요충분한 기반이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췌장암은 초기 증상이 없어 흔히 ‘침묵의 암’이라고 불린다. 국내 암 사망률 4위에 5년 상대생존율은 최하위다. 상대생존율은 암환자와 일반인을 비교할 때 5년간 생존할 확률을 뜻한다. 국립암센터 중앙암등록본부에 따르면 2022년 췌장암은 9780건이었다. 위암 간암 폐암 등 다른 암은 감소세인 반면 췌장암을 계속 늘어 조만간 췌장암 환자는 연간 1만 명이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70대 환자 비율이 전체 환자 중 28.9%로 가장 높았고 60대 28.4%, 80대 이상이 22.3%이었다. 췌장암은 왜 항상 늦게 발견되는 것일까. 한성식 국립암센터 간담도췌장암센터 교수를 만나 췌장암에 대한 오해와 진실을 자세히 들어봤다.―췌장은 어떤 장기인가.“췌장은 길이 약 15cm로 가늘고 길다. 위(胃) 뒤에 위치해 십이지장과 연결되고, 비장(지라)과 인접해 있다. 췌장은 췌관을 통해 십이지장으로 소화액을 보내는 외분비 기능과 혈당 조절 호르몬을 혈관 내로 투입하는 내분비 기능을 함께 한다. 따라서 췌장이 나빠지면 소화가 잘 안 되거나 당뇨병 조절이 어려울 수 있다.”―췌장암은 왜 발생하나.“췌장암 발생엔 환경적 요인과 유전적 요인이 함께 관여한다. 유전적 요인 중에는 ‘케이라스(K-Ras)’라는 유전자가 특히 중요하다. 췌장암 90% 이상에서 케이라스의 변형이 발견돼 모든 암에서 나타나는 유전자 이상 가운데 가장 빈도가 높다. 케이라스를 포함한 유전자 이상을 혈액으로 찾아내는 시도는 여러 연구를 통해 지속되고 있으나, 아직 임상에 적용될 정도는 아니다. 환경적 요인으로는 흡연, 비만, 당뇨, 만성 췌장염, 가족성 췌장암, 연령, 음주, 식습관(고칼로리 고지방 섭취 등), 화학물질 등이 흔히 거론된다.”―다른 암 치료 확률은 높아지는데, 유독 췌장암안 생존율이 낮다.“췌장은 몸 속 깊은 곳에 있고 췌장암 초기엔 증상을 거의 보이지 않아 조기 발견이 쉽지 않다. 초음파 검사도 앞쪽에 공기가 들어간 위장에 가려 찾기가 힘들다. 피검사(CA19-9)도 하지만 정확도가 떨어져 조기 진단으로는 권장되지 않는다. 따라서 가족력이 있거나 만성 췌장염 등 암 발생 위험이 상대적으로 큰 사람은 평소 더욱 철저히 관리하는 게 유일한 예방법이다. 주치의와 함께 증상을 주의 깊게 관찰하면서 필요할 때 초음파 내시경검사, 복부 컴퓨터단층촬영(CT) 등을 해보는 게 좋다.”―췌장암 치료는 어떻게 하나.“치료법은 암 크기와 위치, 병기(病期), 환자 나이, 건강 상태 등을 두루 고려해 수술, 항암화학요법, 방사선치료 중에서 선택한다. 여러 치료법을 함께 사용하기도 한다. 최근에는 수술 전 항암치료를 먼저 해 췌장암 크기를 줄이기도 한다. 완치를 기대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절제 수술이다. 진단 당시 수술이 가능한 환자는 전체 췌장암 환자의 20% 정도다. 최근 여러 암에서 표적항암제의 중요도가 높아지고 있지만, 췌장암에서는 표적 자체가 거의 발견되지 않고 있다. 면역항암제 효과도 미미하다. 췌장암은 제한적인 방법으로 치료하지만, 주변 정상 조직의 손상을 최소화하면서 종양에 정밀하게 에너지를 전달할 수 있는 최신 방사선 치료가 도움이 될 수 있다. 양성자 치료 혹은 중입자 치료는 방사선 치료의 일종으로 높은 에너지를 가진 입자를 가속시켜 암세포를 파괴하는 방식인데, 모든 췌장암 환자에게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국소 췌장암에서 고려할 수 있다.”―췌장암 재발과 전이는 어느 정도인가.“췌장암은 수술 후 완전 절제가 된 상태에서도 75∼80% 정도 재발한다. 이를 줄이기 위해 수술 후 보조 항암화학요법이 필수다. 수술 후 1, 2년 정도 지나면 간, 복막, 수술 부위 부근 등에 흔히 재발한다. 근래엔 효과적인 항암제가 개발되면서 임상연구 참여가 우선적으로 추천되기도 한다. 하지만 항암치료는 환자 상태를 고려해 사용해야 하며 항암제마다 특징이 다양해 의사 경험이 매우 중요하다.”―췌장암 예방법은.“일상에서 위험요인을 피하는 게 최선이다. 담배는 췌장암에 부정적이라 금연해야 한다. 건강 기본 조건인 적정 체중을 유지하기 위해 고지방과 고칼로리 음식을 피하고 과일과 채소를 충분히 섭취하는 게 좋다. 췌장암 발생과 연관성이 있다고 알려진 당뇨나 만성 췌장염을 앓는 사람은 꾸준히 치료를 받아 위험 요소를 최대한 억제해야 한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국내 대학병원 중 유일한 화상전문병원인 한림대 한강성심병원 로비 인근에는 고압산소치료센터가 설치돼 있다. 눈길을 끄는 건 25명이 동시에 들어가 고압산소 치료를 받을 수 있는 다인용 체임버다. 마치 잠수함처럼 생겼지만, 안에서는 환자가 편안하게 앉아 산소마스크를 쓰고 치료를 받을 수 있다. 국내 최대 규모다. 무엇보다 체임버 안에서 영상을 보거나 음악도 듣는 등 팔다리를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어 환자 편의에 맞춘 것이 눈에 띈다. 최근 일부 유명인들이 건강관리 목적으로 ‘고압산소 치료’를 받았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 치료법에 대한 대중의 관심과 오해가 동시에 커지고 있다. 고압산소 치료는 단순한 웰빙이나 피부 미용 목적을 넘어 생명과 직결된 중증 질환 치료에 활용되는 고도의 의료기술이다. 25일 허준 한림대 한강성심병원 병원장(화상외과 교수)을 만나 고압산소의 오해와 진실에 대해 자세히 들어봤다. ―고압산소 치료, 연예인들이 받는 미용 치료 아닌가.“그렇지 않다. 저스틴 비버, 손태영 권상 우 부부 등 유명인들이 건강관리 목적으로 고압산소 치료를 이용한다면서 주목을 받았지만, 병원에서 사용되는 고압산소 치료는 일시적 피부 개선이나 피로 해소를 위한 것이 아니다. 실제로는 중증 질환자의 조직 회복과 생존율을 향상시키기 위해 사용되는 고도의 의료기술이다.” ―고압산소 치료는 어떻게 진행되나.“마스크를 통해 100% 산소를 2∼4기압의 고압 환경에서 흡입하는 치료다. 이 과정에서 산소는 헤모글로빈뿐 아니라 혈장과 조직액에도 용해돼 손상된 조직으로 빠르게 전달된다. 이는 염증을 줄이고, 조직 회복과 혈관 생성을 촉진하는 데 매우 효과적이다. 이때 마스크를 착용하는 이유는 체임버 내부는 일반 공기로 가압하고 산소는 마스크를 통해서만 주입하는 공기 가압 방식이 치료에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마스크를 통한 산소 흡입은 화재 우려도 없다.” ―치료 전 어떤 준비가 필요한가.“기압 변화에 대한 적응 훈련, 즉 ‘이퀄라이징’(압력 평형)이 필요하다. 비행기나 잠수 환경처럼 귀가 먹먹해지는 느낌이 들 수 있어 기압 적응 교육을 필수로 시행한다. 시간은 30분 정도 영상 교육과 코디네이터 간호사 교육을 통해 진행된다. 고압산소 체임버에 들어가서도 치료 중 느낄 불편감을 최소화하기 위해 마이크로 소통을 하는 등 다양한 안전장치와 절차를 갖추고 있다. 치료 시 발화 위험이 있는 휴대전화 등 모든 전자기기와 액세서리는 반입이 금지된다. 정전기 발생을 방지하기 위해 면 소재 환자복으로 갈아입은 후 체임버에 입실한다.” ―어떤 질환에 사용되나.“단순한 상처 치료를 넘어 중증 질환에 폭넓게 활용된다. 화상 환자의 경우 피부 이식 후 생착률을 높이고 회복 속도를 향상시키는 목적으로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다. 또 당뇨발이나 욕창 등 난치성 상처 회복을 촉진하기 위해 사용된다. 방사선 괴사, 두개내 농양, 감압병, 일산화탄소 중독 등에 사용되며 건강보험도 적용된다. 특히 전신 70% 화상 환자가 급성기 치료 뒤 35회 고압산소 치료를 거쳐 보행이 가능해진 사례도 있다.” ―자택용 산소 캡슐로 대체할 수 없나.“자택용은 치료 효과가 제한적이다. 고압산소치료센터의 체임버는 대개 고압(최대 4기압) 공기 가압 방식, 100% 산소, 정밀한 안전 시스템을 갖추고 있지만, 자택용은 대부분 캡슐 형태로 1.3기압 이상 압력을 올리기 어렵기 때문에 가압보다는 산소만 공급하는 방식이다. 실제 치료 효과를 기대하기에는 의학적으로 어렵다고 본다. 그렇다고 의료용의 1인용 체임버를 집 안에 설치하기엔 안전장치와 비용, 무게도 만만치 않다. 고압과 순수 산소를 사용하는지는 체크해 봐야 할 것이다.” ―고압산소치료센터 특징과 앞으로 계획은….“국내 최초로 25명을 동시에 치료할 수 있는 다인용 체임버를 도입했다. 국내 최대 규모의 전문 치료 시설이다. 근골격계 질환, 만성피로, 흉터, 다이어트 등 다양한 이유로 내원하는 환자들이 늘면서 7월에 3호기 7인용 체임버를 추가로 도입한다. 3호기 체임버는 편안하게 누울 수 있는 리클라이너 체어를 갖췄다. 의료진 전용 공간도 별도로 마련해 안전성을 한층 강화한다. 앞으로 고압산소치료기 리더로서 치료 가이드라인 개발, 임상 연구, 적응증 확대 연구를 지속할 예정이다. 연간 100억 원 이상 적자를 감수하며 화상 전문병원을 운영하는 이유는 공익을 중심에 둔 중증 환자 치료가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이다. 고압산소 치료는 중증 환자 치료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는 만큼, 현재처럼 제한된 일부 질환에만 적용되는 건강보험 혜택이 암 치료 등 보다 다양한 질환으로 확대되기를 바란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국내 대학병원 유일 화상전문병원인 한림대한강성심병원 로비 인근에는 고압산소치료센터가 설치돼 있다. 눈길을 끄는 건 25명이 동시에 들어가 고압산소치료를 받을수 있는 다인용 챔버다. 마치 잠수함처럼 생겼지만 안엔 편안하게 앉아 산소 마스크를 쓰고 치료를 받을 수 있는데 이는 국내 최대 규모다. 무엇보다 챔버 안에서 영상을 보거나 음악도 듣는 등 팔다리를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어 환자 편의에 맞춘 것이 눈에 띈다. 최근 일부 유명인들이 건강관리 목적으로 ‘고압산소치료’를 받았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 치료법에 대한 대중의 관심과 오해가 동시에 커지고 있다. 고압산소치료는 단순한 웰빙이나 피부 미용 목적을 넘어 생명과 직결된 중증 질환 치료에 활용되는 고도의 의료기술이다. 25일 허준 한림대한강성심병원 병원장(화상외과 교수)을 만나 고압산소의 오해와 진실에 대해 자세히 들어봤다. ―고압산소치료, 연예인들이 받는 미용 치료 아닌가?“그렇지 않다. 저스틴 비버, 손태영·권상우 부부 등 유명인들이 건강관리 목적으로 고압산소치료를 이용한다면서 주목을 받았지만, 병원에서 사용되는 고압산소치료는 일시적 피부개선이나 피로회복을 위한 것이 아니다. 실제로는 중증 질환자의 조직회복과 생존율을 향상시키기 위해 사용되는 고도의 의료기술이다.”―고압산소치료는 어떻게 진행되나?“마스크를 통해 100% 산소를 2~4기압의 고압 환경에서 흡입하는 치료이다. 이 과정에서 산소는 헤모글로빈뿐 아니라 혈장과 조직액에도 용해되어 손상된 조직으로 빠르게 전달된다. 이는 염증을 줄이고, 조직 회복과 혈관 생성을 촉진하는 데 매우 효과적이다. 이때 마스크를 착용하는 이유는 챔버 내부는 일반 공기로 가압하고 산소는 마스크를 통해서만 주입하는 공기 가압 방식이 치료 효과에 더욱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또한 마스크를 통한 산소 흡입은 화재의 염려도 없다.”―치료 전 어떤 준비가 필요한가?“기압 변화에 대한 적응 훈련, 즉 ‘이퀄라이징(압력평형)’이 필요하다. 비행기나 잠수 환경처럼 귀가 먹먹해지는 느낌이 들 수 있어 기압 적응 교육을 필수로 시행한다. 시간은 30분 정도 영상 교육과 코디네이터 간호사 교육을 통해 진행된다. 고압산소 챔버에 들어가서도 치료 중 느낄 불편감을 최소화하기 위해 마이크로 소통을 하는 등 다양한 안전장치와 절차를 갖추고 있다. 치료 시 발화 위험이 있는 휴대폰 등 모든 전자기기와 액세서리는 반입이 금지된다. 정전기 발생을 방지하기 위해 면 소재의 환자복으로 갈아입은 후 챔버에 입실한다.”―어떤 질환에 사용되나?“단순한 상처 치료를 넘어 중증 질환에 폭넓게 활용된다. 화상 환자의 경우 피부 이식 후 생착률을 높이고 회복 속도를 향상시키는 목적으로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다. 또 당뇨발이나 욕창 등 난치성 상처 회복을 촉진시키기 위해 사용된다. 이외 방사선 괴사, 두개내 농양, 감압병, 일산화탄소 중독 등에는 사용되며 모두 건강보험도 적용된다. 특히 전신 70% 입은 화상 환자가 급성기 치료 뒤 35회 고압산소 치료를 거쳐 보행이 가능해진 사례도 있다.”―자택용 산소 캡슐로 대체할 수 없나?“자택용 산소 캡슐은 치료 효과가 제한적이다. 고압산소치료센터의 챔버는 대개 고압(최대 4기압) 공기 가압 방식, 100% 산소, 정밀한 안전 시스템을 갖추고 있지만, 자택용은 대부분 캡슐 형태로 1.3기압 이상 압력을 올리기 어렵기 때문에 가압보다는 산소만 공급하는 방식이다. 실제 치료 효과를 기대하기에는 의학적으로 어렵다고 본다. 그렇다고 의료용 1인용 챔버를 집안에 설치하기엔 안전장치와 비용, 무게도 만만치 않다. 고압과 순수 산소를 사용하는지 여부는 체크해봐야 할 것이다.”―이곳의 고압산소치료센터, 특징과 앞으로 계획은?“국내 최초로 25명 동시 치료 가능한 다인용 챔버를 도입했다. 이는 국내 최대 규모의 전문 치료 시설이다. 또한 근골격계 질환, 만성피로, 흉터, 다이어트 등 다양한 이유로 내원하는 환자들이 늘면서, 7월에 3호기 7인용 챔버를 추가로 도입한다. 3호기 챔버는 편안하게 누울 수 있는 리클라이너 체어를 갖췄다. 의료진 전용 공간도 별도로 마련해 안전성을 한층 강화한다. 앞으로 고압산소치료기 리더로서 치료 가이드라인 개발, 임상 연구, 적응증 확대 연구를 지속할 예정이다. 그런데 연간 100억 원 이상 적자를 감수하며 화상전문병원을 운영 하는 이유는 공익을 중심에 둔 중증 환자 치료가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이다. 고압산소치료는 중증 환자 치료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는 만큼, 현재처럼 제한된 일부 질환에만 적용되는 건강보험 혜택이 암 치료 등 보다 다양한 질환으로 확대되기를 바란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하루 종일 서서 일하거나 생리 전후에 다리가 퉁퉁 붓고 무겁다는 느낌을 받을 때가 있다. 단순히 일시적인 증상이 아닐 때는 하지정맥류를 의심해 볼 수 있다. 이때 병원에서는 의료용 압박스타킹을 권하는 경우가 많다. 의료용 압박스타킹은 어떤 효과가 있을까? 24년간 하지정맥류 치료를 해온 연세흉부외과의원 정원석 원장을 만나 의료용 압박스타킹을 잘 활용하는 방법에 대해 알아봤다. 발끝으로 내려간 피는 중력을 거슬러서 심장으로 돌아오는데 우리 몸엔 이를 도와주는 두 가지 보조장치가 있다. 첫 번째가 정맥 안에 있는 판막이다. 피가 거꾸로 흐르는 것을 방지한다. 두 번째는 종아리 근육 펌프다. 다리를 움직일 때마다 종아리 근육이 펌프 작용을 해서 심장 쪽으로 피를 뿜어준다. 그런데 판막이 망가지면 혈액이 역류하고, 종아리 근육을 잘 사용하지 못하면 정맥 순환에 지장을 받는다. 결국 정맥 안 혈액이 증가하면서 압력이 올라가고 부종이 발생한다. 결국 부종에 의해 다리가 붓고 묵직하고 뻐근한 증상이 나타난다. 의료용 압박스타킹은 정맥압보다 높은 압력으로 바깥쪽에서 정맥을 압박하므로 정맥압은 감소하고 조직에서 혈관으로 수분이 잘 유입되면서 부종은 감소한다. 특히 발목을 가장 강한 압력으로 압박하고 다리 위쪽으로 올라가면서 점차적으로 약하게 압박하도록 제작돼 있으므로 다리 아래쪽 혈액이 심장으로 잘 올라가도록 도와준다. 의료용 압박스타킹은 하지정맥에 문제가 발생한 환자에게 도움을 준다. 다리 근육 안 정맥에서 피가 굳어버린 심부정맥혈전증, 정맥압 상승으로 생긴 부종 때문에 피부궤양 등이 발생할 수 있는 만성정맥부전 환자에게는 압박스타킹이 필요하다. 하지 정맥에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환자도 신는 것이 좋다. 질병, 수술 등으로 다리를 제대로 움직이지 못하는 환자는 심부정맥혈전증 예방을 위해 반드시 착용해야 한다. 오래 서서 일하거나 하루 종일 앉아서 일하는 경우, 다리를 편하게 움직이지 못하는 기차나 영화관 안에 있을 때도 도움이 된다. 장거리 비행을 하는 승무원이나 승객이 신어도 좋다. 무엇보다도 부종이 잘 생길 수 있는 임신모에게도 의료용 압박스타킹은 도움을 준다. 압박스타킹 압력은 일반적으로 20∼30㎜Hg 정도를 권장한다. 발목부터 종아리만 감싸는 보호대 형태보다는 발등을 덮는 스타킹이 좋다. 발목에 밴드가 있으면 정맥이 부분적으로 강하게 눌리면서 발등이 퉁퉁 붓는 경우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재질이나 두께가 조금씩 다르므로 본인에게 가장 적합한 것을 고른다. 의료용 압박스타킹은 불편한 증상이 나타나기 전에 신는 것이 좋다. 정 원장은 “다리가 늘 붓고 무거운 사람은 출근할 때 신었다가 퇴근 후에 벗는 것이 좋다”면서 “야근이 예정돼 있는 날은 아침부터 신고, 출장을 간다면 비행기를 타기 전에 신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건강검진을 받을 때 대장에서 용종이 발견됐다면? 별일 아니겠지 하고 넘어가기도 하지만 사실 이 작은 용종 하나가 대장암의 씨앗이 될 수 있다. 대장 용종에도 크기나 모양에 따라 조심해야 하는 것이 있기 때문이다. 장과 위 치료를 중점적으로 하는 대장 치료 전문가인 장튼위튼병원 육의곤 원장을 만나 우리가 잘 몰랐던 대장 용종에 대해 자세히 알아봤다. ―대장 용종은 어느 정도 발생하나? “25년 전 대장 내시경을 시작할 때만 해도 20, 30대 용종 발견율은 5% 정도였다. 하지만 최근엔 20, 30대 용종 발견율이 20%로 높아졌다. 젊은 연령층의 식습관이 서구식으로 변화한 탓도 크다.” ―용종이 대장암으로 바뀔 수 있나? “식사하면 소화되는 과정에서 노폐물이 형성된다. 이런 노폐물은 대장을 통해서 변으로 배출되는데 이때 장내에 해로운 물질들이 장점막을 자극한다. 자극을 많이 받는 점막에서 주로 용종이 발생하는데 그것을 제거하지 않고 그대로 두면 선종성 용종의 경우 5∼10년 뒤 암으로 발전할 확률이 높아진다.” ―대장암 발병률 현황과 증상은? “2021년 암 통계자료를 보면 대장암이 국내 암 발생률 2위이다. 그리고 작은 용종은 전혀 증상이 없다. 조기 대장암 자체도 증상이 거의 없다. 아무런 증상이 없는 50대 성인 대상으로 대장내시경을 해보면 40% 정도에서 용종이 발견된다. 국가암검진 사업에서 50세 이상이면 대장암 검사를 적극 권유하고 있는 것도 그 나이에 접어들수록 용종이 많이 발견되기 때문이다.” ―대장암 고위험군은? “고위험군을 몇 가지 예를 들면 유전성 대장암이 대표적이다. 유전적 변형이 생겨서 일찍부터 대장암이 생기는 가족이 대장암 고위험군이라고 할 수 있다. 또 용종이 자주 생기는 경우다. 같은 음식을 먹어도 용종이 잘 생기거나 덜 생기는 사람이 있는데 대장 내시경을 해보지 않으면 미리 알 수 없다. 대장에 염증이 생기는 염증성 장질환 환자도 장기적으로 대장암 발생률이 높기 때문에 고위험군에 속한다.” ―대장암이 발생했을 때 위치별로 증상이 어떻게 다른가? “대장의 구조는 거꾸로 세워놓은 ㄷ자 형태다. 오른쪽에 상행결장, 횡행결장, 왼쪽에 하행결장, S상결장, 직장으로 구분된다. 우측 장에서는 변 자체가 무르게 지나가기 때문에 아무런 증상이 없다. 그나마 생길 수 있는 대장암 증상은 스며 나오는 피 때문에 빈혈 증상이 있을 수 있다. 좌측 장에는 어느 정도 변이 굳어진 상태이므로 대장암이 생기면 통로가 좁아져 심한 변비나 설사 또는 뱃속의 불편함 등의 배변 습관 변화가 나타날 수 있다.” ―용종을 발견했을 때 어떤 치료를 받나? “크기가 5㎜ 이하로 작을 때는 겸자(집게) 절제술을 사용한다. 용종을 잡아서 떼어내는 방식이다. 조금 더 크면 올가미 절제술이라고 해서 용종을 감싸서 전기적인 에너지로 절제하는 방법을 사용한다. 크기가 1㎝ 이상 넘어가면 점막 절제술이라고 해서 점막하층에 생리 식염수나 특수 용액을 주입한 다음 용종을 점막 바닥에서 떼서 올려 큰 올가미로 용종 절제를 한다. 2㎝ 이상이면 암이 동반돼 있을 가능성이 높아 내시경 점막하박리술(ESD)로 제거하는 고급 기법을 사용한다. ESD는 점막하층에 특수 용액을 주입한 뒤 장벽에 있는 근육층을 건드리지 않고 내시경용 칼을 이용해 전기에너지로 조금씩 벗겨내 종양을 절제하는 고난도 기법이다.” ―대장내시경을 할 때 용종이 여러 개면 고위험군인가? “용종이 많을수록 제거한 용종에 암세포가 있을 확률도 증가한다. 용종을 많이 제거한 환자의 경우 추적검사를 해보면 30∼40% 확률로 용종이 또 발견된다. 용종은 한 번에 많이 떼지는 않는다. 많이 뗄수록 내시경 후 합병증인 출혈이나 장천공으로 복통, 더 심하게는 복막염이 생길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용종이 보인다고 10개, 20개를 한꺼번에 제거하지 않고 순차적으로 제거한다. 암이 의심스러운 비교적 큰 용종 위주로 먼저 제거하고 작은 용종은 추후 6개월 후 제거하는 것이 안전하다.”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한 내시경도 있다고 하는데? “내시경 용종이나 대장암 발견을 의사 눈이 아닌 AI가 찾는 기능이다. 용종이 의심되면 AI가 신호음을 주며 찾아준다, 의사 두 사람이 동시에 찾는 효과를 노린다고 보면 된다. 우리 병원에서도 이러한 AI 시스템 총 3대를 이용해 용종 발견율을 더 높이고 혹시 의사로서 놓칠 수 있는 그런 가능성을 더 줄이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다.” ―실생활 속에서 실천할 수 있는 대장암 예방법은? “가공육을 줄이고 수분 섭취를 생활화해야 한다. 수월하게 변을 보면 장 점막 자극을 줄일 수 있기 때문에 채소, 과일, 통곡물 등 섬유질 섭취를 많이 하면 좋다. 규칙적인 운동을 하고 암 발생에 큰 영향을 주는 술, 담배를 끊어야 한다. 무엇보다 이러한 식습관 속에서도 대장 용종은 나이가 들면서 생기기 때문에 50세 이상에서는 대장내시경 검사를 정기적으로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국내 연구진이 기억력 회복과 치매 억제에 효과적인 새로운 물질을 찾아냈다. 고려대 의대 박길홍 명예교수 공동연구팀(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 바이오센터, 아산의료원, 충남대 신약전문대학원)은 ‘프테로신 D(pterosin D)’라는 성분이 뇌 속 신호 전달 단백질을 자극해, 기억력 향상과 알츠하이머병 진행 억제에 도움을 준다고 20일 밝혔다.프테로신 D는 기존 치매 치료제와 달리 뇌세포를 직접 자극하는 새로운 작용 방식으로, 뇌세포 안에서 기억과 학습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단백질(PKA, 단백질 키나아제 A)을 직접적으로 자극한다. 이 단백질이 활발해지면 신경세포 성장, 기억 형성에 중요한 단백질(BDNF, TrkB)이 활성화돼 기억력과 인지기능이 좋아진다. 실제로 알츠하이머 유전자를 가진 실험쥐에 프테로신 D를 3개월간 먹인 뒤 미로 실험을 한 결과, 공간학습과 기억 능력이 크게 향상됐다. 또 프테로신 D는 기존 치매 치료제처럼 뇌세포 내 신호 물질(cAMP) 수치를 증가시키지 않고, 단백질 키나아제를 직접 자극해 부작용이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 연구팀은 컴퓨터 시뮬레이션 분석을 통해 프테로신 D가 이 단백질의 활성 부위에 정확히 결합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뇌세포를 보호하는 주변 세포에는 영향을 주지 않아 염증 반응 같은 부작용도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안전성 측면에서도 뇌혈관 장벽을 잘 통과하고 간 대사 효소나 심장, 유전독성에 대한 부작용 위험도 낮아 안전한 신약 후보로 평가된다. 박 명예교수는 “프테로신 D는 알츠하이머병 핵심 원인을 직접 표적으로 삼아 인지기능과 기억력을 회복시키고 신경세포를 재생하는 효능을 보여줬다”면서 “이번 발견은 치매를 호전시킬 수 있는 새로운 치료 전략을 제시한 것으로, 향후 임상 연구로 이어질 중요한 기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이번 연구는 국제 학술지 알츠하이머병 저널(Journal of Alzheimer’s Disease)에 ‘프테로신 D 활성화 단백질 키나제 A, 치매 유전자 실험용 쥐(5xFAD) 알츠하이머병을 완화(Pterosin D-activated protein kinase A mitigates Alzheimer’s disease in 5xFAD mice)’라는 제목으로 게재됐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유방암은 여성에게 흔히 발생하는 비교적 예후가 좋은 암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4기 전이성 유방암으로 진행되면 생존율이 급격히 떨어진다. 40, 50대 여성 질병 사망 원인 1위이기도 하다. 유방암 치료법은 에스트로겐, 프로게스테론 등 호르몬 수용체와 세포 성장에 영향을 미치는 ‘인간 상피세포 성장인자 수용체 2형(HER2)’ 발현에 따라 달라진다. HER2는 유방암을 일으키는 유전자다. HER2 수용체가 있는 암은 진행 속도가 빠르고 재발과 전이가 흔해 치료가 어려운 암으로 꼽힌다.● HER2 전이성 유방암 겨냥한 표적 치료제 HER2 표적 치료제가 등장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1세대 표적항암제 허셉틴(트라스투주맙)이 출시돼 HER2 유방암은 ‘치료 가능한 암’이 됐고 최근에는 또 다른 표적항암제 엔허투(트라스투주맙데룩스테칸)가 등장해 기대여명이 크게 늘었다. 손주혁 연세암병원 종양내과 교수(대한항암요법연구회 유방암분과위원장)는 “엔허투는 HER2 전이성 유방암 2차 치료에서 기존 치료제보다 병의 진행과 사망 위험을 72% 줄였다”며 “무진행 생존 기간도 4배 이상 늘었다. 이제 엔허투는 2차 치료에서 표준 치료로 자리를 잡았다”고 말했다. 지난해부터 엔허투는 건강보험이 적용돼 HER2 양성 유방암 환자들은 대부분 엔허투 치료를 받고 있다. 엔허투는 HER2 전이성 유방암 환자에게 새로운 희망을 열어준 표적 치료제로 평가받고 있다. 올해 미국임상종양학회(ASCO)는 엔허투를 1차 항암 치료제에도 사용할 수 있는지와 관련해 임상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HER2 정도에 따른 유방암 환자 세분화 최근 전이성 유방암 환자들이 표적 치료를 받을 수 있는 기회가 많아졌다. 손 교수는 “유방암은 호르몬 수용체 양성 유방암, HER2 양성 유방암, 삼중 음성 유방암 등 3가지로 구분됐다. HER2 양성 유방암 환자에게만 HER2 표적 치료가 가능했다”며 “최근 엔허투가 HER2가 조금만 있는 환자에게도 효과를 보이면서 HER2 발현 정도에 따른 유방암 분류가 HER2 양성, HER2 저발현, HER2 음성으로 세분화됐다. HER2 유전자가 암세포 표면에서 조금이라도 확인되면 표적항암제로 치료할 수 있다”고 말했다.HER2 저발현 유방암은 전체 유방암 환자의 40%다. 기존 호르몬 양성 유방암으로 분류된 유방암 환자 약 60%와 삼중 음성 유방암 환자 절반이 ‘HER2 저발현’에 해당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HER2 저발현 환자는 먹는 호르몬제에 내성이 생기면 기존에는 세포독성항암제만 사용할 수 있어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엔허투는 무진행 생존 기간을 기존 5.4개월에서 10.1개월로 2배 가까이 늘리고 사망 위험도 36% 낮췄다. 손 교수는 “이전에는 선택지가 제한적이었지만 이제 엔허투로 치료가 가능해지면서 삶의 질과 생존 가능성까지 변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완치까지 기대할 수 있는 전이성 유방암 올해 4월 열린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제3차 중증암질환심의위원회 심의에서 엔허투는 HER2 저발현 전이성 유방암 2차 치료와 관련해 건강보험 적용 대상에 들어가지 않았다. 손 교수는 “충분한 임상 데이터를 확인해도 실제 건강보험 적용 대상에 포함되기까지는 수년이 걸린다”며 “엔허투는 유방암 분류를 바꾸고 획기적인 데이터가 도출된 만큼 빨리 건강보험 적용 대상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의학계에서는 엔허투를 사용해 HER2 양성 환자가 완치될 수 있으며 HER2 저발현 환자도 기존 치료제보다 더 좋은 치료를 받을 수 있게 됐다고 판단하고 있다. 손 교수는 “HER2 저발현 환자는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아 치료를 망설이는 경우도 많다”며 “환자와 가족이 끝까지 치료하려는 의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복막투석은 병원 외에서 자가치료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환자의 삶의 질을 높이고, 의료비 절감과 병상 자원의 효율적 활용에도 도움이 되는 치료법으로 주목받고 있다. 국내에서는 말기콩팥병 환자가 빠르게 증가하지만 복막투석 환자는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이는 복막투석을 담당할 전담 의료인력의 부족, 체계적인 교육 기반의 미비, 낮은 의료수가 등 복합적인 제도적 한계 때문인 것으로 지적된다. 이에 따라 복막투석 활성화를 위한 제도적 기반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의료계 안팎에서 높아지고 있다. 대한신장학회와 한국의학바이오기자협회는 19일 오전 10시 반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재택복막투석 활성화 정책 방안’을 주제로 공동 심포지엄을 개최한다. 이번 심포지엄은 급증하는 말기콩팥병 환자에 대한 효과적이고 지속 가능한 치료 대안으로 재택복막투석의 필요성과 정책적 지원 방향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날 개회식에서는 박형천 대한신장학회 이사장이 개회사를, 김길원 한국의학바이오기자협회 회장은 환영사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남인순 의원을 축사를 한다.1부에서는 복막투석 활성화를 위한 정책토론이 진행된다. 이정표 대한신장학회 총무이사가 ‘복막투석 활성화를 위한 다음 과제-사라질 위기 놓인 복막투석, 대책은 어디에’를 주제로 발표하고 황원민 대한신장학회 홍보이사 및 대한재택의료학회 기획이사는 ‘재택치료 활성화를 위한 우리의 노력’을, 서정윤 한국의학바이오기자협회 홍보이사는 ‘복막투석에 대한 국민 인식 설문조사 결과’를 각각 발표한다.2부 패널 종합토론에서는 김길원 회장과 박형천 이사장이 좌장을 맡아, 정은경 전 질병관리청장 등 전문가들이 패널로 참여해 토론을 이어갈 예정이다.이번 행사는 한국의학바이오기자협회 유튜브 채널과 톡투건강 TV 채널을 통해 실시간으로 중계될 예정이다. 주최 측은 “의료현장에서 복막투석의 활성화는 환자의 삶의 질 향상뿐 아니라, 국가 의료재정의 효율성을 높이는 중요한 전략”이라며 “이번 심포지엄을 계기로 실효성 있는 정책 대안이 마련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유방암은 여성에게 흔히 발생하는 비교적 예후가 좋은 암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4기 전이성 유방암으로 진행되면 생존율이 급격히 떨어진다. 40, 50대 여성 질병 사망 원인 1위이기도 하다. 유방암 치료법은 에스트로겐, 프로게스테론 등 호르몬 수용체와 세포 성장에 영향을 미치는 ‘인간 상피세포 성장인자 수용체 2형(HER2)’ 발현에 따라 달라진다. HER2는 유방암을 일으키는 유전자다. HER2 수용체가 있는 암은 진행 속도가 빠르고 재발과 전이가 흔해 치료가 어려운 암으로 꼽힌다.● HER2 전이성 유방암 겨냥한 표적치료제HER2 표적치료제가 등장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1세대 표적항암제 허셉틴(트라스투주맙)이 출시돼 HER2 유방암은 ‘치료 가능한 암’이 됐고 최근에는 또 다른 표적항암제 엔허투(트라스투주맙데룩스테칸)이 등장해 기대여명이 크게 늘었다. 손주혁 연세암병원 종양내과 교수(대한항암요법연구회 유방암분과위원장)는 “엔허투는 HER2 전이성 유방암 2차 치료에서 기존 치료제보다 병의 진행과 사망 위험을 72% 줄였다”며 “무진행 생존기간도 4배 이상 늘었다. 이제 엔허투는 2차 치료에서 표준 치료로 자리를 잡았다”고 말했다.지난해부터 엔허투는 건강보험이 적용돼 HER2 양성 유방암 환자들은 대부분 엔허투 치료를 받고 있다. 엔허투는 HER2 전이성 유방암 환자에게 새로운 희망을 열어준 표적치료제로 평가받고 있다. 올해 미국임상종양학회(ASCO)는 엔허투를 1차 항암 치료제에도 사용할 수 있는지 여부와 관련해 임상 결과를 발표될 예정이다.● HER2 정도에 따른 유방암 환자 세분화최근 전이성 유방암 환자들이 표적치료를 받을 수 있는 기회가 많아졌다. 손 교수는 “유방암은 호르몬 수용체 양성 유방암, HER2 양성 유방암, 삼중 음성 유방암 등 3가지로 구분됐다. HER2 양성 유방암 환자에게만 HER2 표적치료가 가능했다”며 “최근 엔허투가 HER2가 조금만 있는 환자에게도 효과를 보이면서 HER2 발현 정도에 따른 유방암 분류가 HER2 양성, HER2 저발현, HER2 음성으로 세분화됐다. HER2 유전자가 암세포 표면에서 조금이라도 확인되면 표적항암제로 치료할 수 있다”고 말했다.HER2 저발현 유방암은 전체 유방암 환자의 40%다. 기존 호르몬 양성 유방암으로 분류된 유방암 환자 약 60%와 삼중음성 유방암 환자 절반이 ‘HER2 저발현’에 해당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HER2 저발현 환자는 먹는 호르몬제에 내성이 생기면 기존에는 세포독성항암제만 사용할 수 있어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엔허투는 무진행 생존기간을 기존 5.4개월에서 10.1개월로 2배 가까이로 늘리고 사망 위험도 36% 낮췄다. 손 교수는 “이전에는 선택지가 제한적이었지만 이제 엔허투로 치료가 가능해지면서 삶의 질과 생존 가능성까지 변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완치까지 기대할 수 있는 전이성 유방암올해 4월 열린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제3차 중증암질환심의위원회 심의에서 엔허투는 HER2 저발현 전이성 유방암 2차 치료와 관련해 건강보험 적용 대상에 들어가지 않았다. 손 교수는 “충분한 임상 데이터를 확인해도 실제 건강보험 적용 대상에 포함되기까지는 수 년이 걸린다”며 “엔허투는 유방암 분류를 바꾸고 획기적인 데이터가 도출된 만큼 빨리 건강보험 적용 대상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의학계에서는 엔허투를 사용해 HER2 양성 환자가 완치될 수 있으며 HER2 저발현 환자도 기존 치료제보다 더 좋은 치료를 받을 수 있게 됐다고 판단하고 있다. 손 교수는 “HER2 저발현 환자는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아 치료를 망설이는 경우도 많다”며 “환자와 가족이 끝까지 치료하려는 의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폐암은 국내 암 사망률 1위 암이다. 발병률과 치명률 모두 높고 조기 진단은 어려우며 재발률도 높아 환자와 의료진 모두에게 어려움이 많다. 최근에는 비흡연 폐암 환자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비흡연 폐암(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은 여성이 많이 걸린다. 이세훈 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를 만나 폐암과 비흡연 폐암인 ‘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의 특징과 최신 치료 방법에 대해 들어봤다. ―폐암은 여전히 사망 원인 1위다. “폐암은 국내 암 사망 원인 1위 질환으로 발병률과 치명률이 모두 높다. 폐는 통증에 둔감한 장기이기 때문에 암이 발생해도 상당히 진행될 때까지 증상을 알아채기 어렵다. 조기 발견이 쉽지 않고 진단 시점에는 이미 병기가 상당히 진행된 경우가 많다. 또 폐암은 재발률도 높은 편이라 치료 성과를 장기적으로 유지하기 쉽지 않다. 이런 복합적인 요인들로 폐암은 가장 치명적인 암에 속한다.” ―흔히 알고 있는 것과 달리 비흡연자도 폐암에 걸리는 이유는. “흡연은 폐암의 대표적 원인이지만 최근에는 비흡연 폐암 환자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동아시아를 중심으로 비흡연자 폐암이 증가세다. 폐암에서 비흡연자 비율은 30∼40% 정도다. 특히 국내 여성 폐암 환자 약 88%가 비흡연자다. 담배를 피우지 않고 간접흡연도 하지 않았는데 암에 걸렸다며 억울해한다. 이들 중 절반 가까이는 EGFR 돌연변이를 보유하고 있다. EGFR 변이는 동아시아 여성 비흡연자에게 40∼50%의 높은 빈도로 나타나는 것으로 밝혀졌다.” ―EGFR 비소세포폐암이란 어떤 암인가. “EGFR 비소세포폐암은 상피세포 성장인자 수용체(EGFR) 유전자 돌연변이가 발생한 폐암이다. 이 변이는 표적 항암제 반응성과 밀접한 관련이 있어 폐암 진단과 치료 전략에 중요한 바이오마커로 작용한다. EGFR 변이에 대한 인식은 아시아 비흡연 여성에게 약효가 유독 잘 나타난다는 임상 관찰에서 출발했다. 특정 TKI(티로신 키나제 억제제) 표적 치료제가 아시아 환자에게 좋은 효과를 보였고 후속 분석을 통해 이들 환자군에서 EGFR 돌연변이 빈도가 높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한국을 포함한 동아시아권에서는 비흡연 여성 환자에게 EGFR 변이가 흔하게 발견된다는 초기 관찰과 경험에서 비롯된 것이다. 국내에서는 EGFR 변이에 대한 인지도가 매우 높다. 실제로 폐암 진단을 받으면 환자나 보호자 모두 EGFR 변이 여부를 먼저 묻는 경우가 많을 정도다.” ―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 치료 방법은. “비소세포폐암은 병기(진행 단계)에 따라 치료 전략이 다르다. 1기와 2기 초기 폐암에서는 수술이 가장 중요한 치료법이며 완치를 목표로 한다. 3기로 진행되면 암이 림프절이나 주변 조직까지 퍼져 수술만으로는 충분치 않아 방사선 치료와 항암 치료를 병행하는 다학제적 접근을 고려하게 된다. 4기 이상의 진행성 폐암에서는 전신 약물치료가 표준 치료가 된다. 특히 EGFR 돌연변이가 있는 경우 병기와 관계없이 표적 항암제 치료가 중요한 옵션이다. 국내에서 폐암을 진단받으면 EGFR 유전자 변이 검사를 하며 변이가 확인되면 표적 치료제를 사용할 수 있다. 현재 4기 환자에게는 오시머티닙이라는 표적치료제가 건강보험이 적용된다. 1∼3기 조기 병기 환자에게는 아직 급여가 적용되지 않아 치료 선택에 제약이 있다.” ―폐암은 자주 재발한다. “폐암은 유독 조기 단계에서도 재발률이 높은 암이다. 1기 환자 20∼30%, 2기 환자 40∼50%, 3기 환자 약 70%가 재발을 경험한다. 특히 EGFR 돌연변이를 가진 환자는 기존 항암 치료로 재발을 효과적으로 막기 어려웠다. 수술로 완치를 기대했던 환자들이 재발 소식을 접하며 큰 충격을 받는 경우가 많다. 다행히 EGFR 표적 치료제(오시머티닙)가 등장한 이후 재발 예방 가능성이 커졌다. 재발 위험을 73% 감소시키고 사망 위험을 51%로 떨어뜨렸다.” ―폐 건강을 지키기 위한 좋은 생활 습관은. “암 예방을 위한 건강 수칙은 일반적인 건강 수칙과 거의 동일하다. 폐라고 해서 특별히 다른 점이 있는 것은 아니다. 첫 번째는 스트레스를 적게 받아야 한다. 스트레스는 너무나 큰 요인이다. 과거에는 ‘최근 스트레스를 받아서 암이 생겼다’는 환자 말을 쉽게 믿지 않았는데 지금은 맞는다는 생각이 든다. 스트레스는 암의 발생과 진행, 치료 효과에도 영향을 미친다. 단순한 마음가짐으로는 부족하다. 본인이 어떤 부분에서 스트레스를 받는지 파악하고 계획을 세워야 한다. 체계적으로 스트레스를 관리해야 한다. 두 번째는 규칙적인 운동, 세 번째는 충분한 수분 섭취와 균형 잡힌 식사다. 평범해 보이지만 세 가지가 결국 핵심이다. 흡연은 폐암의 가장 주요한 원인 인자로 금연도 매우 중요하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